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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는 줄 알았지?' 그 동안 열일하던 아우디의 신차는?
-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2016년 8월, 아우디는 디젤 게이트 이슈로 인해 일부 차종에 대한 판매 중단 명령을 받았고, 이듬해 3월에는 대부분의 차량을 판매 중단하여 국내 수입차 시장의 큰 공백을 남겼다. 그리고 2017년 7월이 됐다. 첫 번째 판매 중단 이슈가 발생한지 어느새 2년이 가까워진 지금 국내 시장에 신차를 선보이지 않고 있던 아우디는 해외 시장에서는 참 다양한 차량들을 선보이고 있었다.한국 시장 밖에서 열일 하던 아우디, 과연 어떤 차량들을 새로 선보였을까?콤팩트 크로스오버, 아우디 Q2국내 시장에도 콘셉 모델 및 양산 모델이 알려진 Q2는 말 그대로 콤팩트 크로스오버의 전형적인 구성을 갖췄다. 명료한 실루엣, 그래픽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더한 4,190mm의 전장과 1,795mm 전폭의 작은 차체를 앞세우고 국내 시장에서는 ‘신뢰도 제로’가 되어 버린 TDI 엔진을 조합한 Q2는 프리미엄 콤팩트 크로스오버 시장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참고로 유럽 내 판매 가격은 23,740유로(한화 약 3,130만원)부터 시작된다.우리는 성능을 갈망한다. 아우디 S디젤게이트의 여파인지 모르겠지만 지난 2년 동안 아우디의 신차 트렌드는 고성능 모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시기적으로 디젤게이트 사태 발발 전후로 개발된 모델들의 파생형(고성능) 모델이 데뷔할 시점이기 때문에 꼭 디젤게이트 때문이 아니라 개발 상황 상 당연하다는 정황적인 배경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콤팩트 해치백, 세단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진 못했지만 장내에 입지를 만들어준 A3의 고성능 모델 S3(해치백, 세단, 스포트백, 카브리올레)와 주력 세단 중 하나인 A4의 고성능 모델 S4(세단, 아반트) 그리고 유려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A5를 기반으로 하는 S5(쿠페, 스포트백, 카브리올레) 등이 연이어 선보였다.콤팩트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S3의 경우에는 최고 출력 310마력을 자랑하는 2.0L TFSI 엔진을 탑재하고 D 세그먼트 시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S4와 S5는 보닛 아래 V6 3.0L TFSI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354마력을 자랑한다.한편 고성능 크로스오버도 있다. 미들급 크로스오버 Q5를 기반으로 개발된 SQ5 3.0 TFSI가 그 주인공이다. 네이밍에서 알 수 있듯, S4, S5 계열과 같이 354마력을 내는 V6 3.0L TFSI 엔진을 탑재해 뛰어난 주행 성능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스포츠 모델의 바리에이션 강화아우디의 최신 개발 트렌드를 살펴보면 스포츠 모델의 바리에이션을 강화하고 상품성을 강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아우디의 대표적인 스포츠 모델인 TT와 R8을 보다 독특한 존재로 발전시키고 있다.먼저 TT의 경우 TT 쿠페 및 로드스터에 스타일과 주행 성능을 개선한 S 라인 컴페티션을 선보이고 400마력을 자랑하는 5기통 엔진을 탑재한 아우디 TT RS를 선보였다. 참고로 아우디 TT RS는 정지 상태에서 단 3.7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뛰어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바리에이션의 다양화는 브랜드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R8에도 이어진다. 아우디는 2017년 한 해에만 R8 스파이더 V10과 아우디 스포트 에디션, R8 스파이더 V10 플러스 등을 선보이며 파격적인 행보를 선보인다. R8 V10 플러스를 기다리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이외에도포르쉐 파나메라 등에서 선보였던 2.9L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450마력을 자랑하는 RS5 쿠페와 아우디 TT RS와 같이 최고 출력 400마력을 자랑하는 5기통 2.5L TFSI 엔진을 탑재한 RS3 스포트백 역시 함께 공개하며 RS 라인업을 더욱 견고하게 다듬었다.연이은 레이스카의 데뷔국내 시장에서 몸을 움츠리고 있는 아우디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아우디의 행보가 엄청나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아우디의 모터스포츠 활동이 유독 눈길을 끈다.2016년 가을, 아우디는 시대적 트렌드가 되어버린 투어링 카 레이스,‘TCR’을 위한 RS3 LMS TCR를 선보였다. RS3 LMS TCR은 2.0L 터보 엔진과 시퀀셜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330~350마력을 내는 투어링 레이스카로 당시 ‘가장 완성도 높은 TCR 레이스카’라는 평가를 받았다.한편 R8을 기반으로 한 레이스카들도 연이어 데뷔했다. FIA GT3 및 글로벌 GT 레이스를 위한 2세대 R8 GT3 레이스카와 LMS 레이스카를 연이어 선보였다. 특히 R8 GT3 레이스카는 글로벌 모터스포츠 시장에서 200대가 판매되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레이스카’로 떠올랐다.레이스카의 데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우디는 최근 GT 레이스의 엔트리 클래스로 떠오르고 있는 GT4 레이스를 위한 R8 LMS GT4 역시 새롭게 선보였다. 기존의 출력을 488마력까지 낮춘 R8 LMS GT4 레이스카는 글로벌 및 각 지역, 국가별 GT4 레이스에 투입될 예정이다.브랜드의 플래그십 A8의 귀환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CF가 하나 있다. 바로 새로운 스파이더맨으로 낙점된, 톰 홀랜드의 운전면허 시험 에피소드를 담은 CF다. 이 CF 속에서는 첨단 주행 보조 장치가 탑재된 신형 A8을 탄 톰 홀랜드가 첨단 기술 덕에 손 쉽게 면허 시험에 합격한다는 이야기다.아우디 A8은 알루미늄 및 첨단 소재를 조합한 차체에 뛰어난 파워트레인 그리고 아우디의 첨단 기술이 담긴 실내 공간을 적용해 플래그십 세단 시장 경쟁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기다리는 고객이 상당히 많다는데 과연 언제 출시하게 될지 많은 기대와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다.
- ‘1박2일’→‘강식당’, 나PD 버라이어티 유니버스
- 사진=tvN[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이정도면 마블 뺨친다. KBS 재직 시절 ‘1박2일’로 시작한 나영석 CJ E&M PD의 ‘예능 세계관’은 현재 ‘꽃보다’, ‘삼시세끼’, ‘신서유기’, ‘신혼일기’, ‘윤식당’, ‘알쓸신잡’으로 뻗어나갔다. 최근엔 ‘신서유기’에서 파생된, 강호동의 ‘강식당’와 위너가 출연하는 ‘꽃청춘’까지 논의되고 있다. 이제 하나의 브랜드가 된 나PD의 세계관은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주목된다.◇나PD-마블, 묘한 평행이론마블은 2008년 영화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수편의 히어로물을 선보이고 있다. 특징은 방대한 캐릭터와 서사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스타로드(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닥터 스트레인저, 스파이더맨, 블랙펜서 등 각기 다른 주인공을 내세우지만 이들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세계관으로 연결된다. ‘따로, 또 같이’ 덕분에 끊임없는 이야기가 파생된다. 나PD의 예능도 마찬가지다. ‘꽃할배’·‘삼시세끼’·‘윤식당’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이서진이 대표적이다. ‘1박2일’ 시절 1회 게스트로 출연했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서진은 내달 첫 방송하는 ‘삼시세끼-어촌편4’에도 출연한다. ‘1박2일’ 시절 함께 한 강호동·이수근·은지원·이승기와 ‘신서유기’를 만들었고, ‘신서유기2’로 인연을 맺은 안재현과 인연은 ‘신혼일기’로 확장했다. ‘꽃누나’·‘윤식당’의 윤여정, ‘꽃청춘’·‘알쓸신잡’의 유희열 등 한 번 맺은 인연은 계속된다. 사진=이데일리DB◇우연과 인연이 만든 결과 마블과 나PD의 차이점은 사전 기획 여부다. 마블은 2020년까지 장기 계획을 그려놓고 출발했다. 나 PD는 인연과 우연이 쌓이면서 지금의 결과가 만들어졌다. 안재현과 구혜선 부부의 훈훈한 모습을 보며 ‘신혼일기’를 기획했고, “시골집에 누워 가만히 쉬어 보고 싶다”는 한탄(?)에서 ‘삼시세끼’가 출발했다. 그럼에도 그 안의 본질은 변함없다. 여행과 음식이다. ‘1박2일’은 전국 각지를 여행하며 제작진과 출연진이 음식을 두고 내기를 했다. ‘신서유기’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B급 유머를 강화한 프로그램이다. 세부적인 포맷이나 콘셉트는 차이가 있지만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새로운 시도인 ‘알쓸신잡’ 역시 여행이란 테두리에 있다. ◇나PD 유니버스의 힘은?…‘사람’ 무려 22개다. 2013년 7월 첫 방송한 ‘꽃보다 할배-유럽 편’을 시작으로 방영 중인 ‘알쓸신잡’까지. 나 PD가 2013년 1월 KBS에서 CJ E&M으로 이적해 지금까지 4년 동안 제작한 프로그램의 수다. 여기에 다음달엔 ‘삼시세끼-어촌편4’를 선보이고, 조만간 ‘신혼일기2’ 촬영에 돌입한다. ‘신서유기4’가 종영한 후에는 ‘강식당’과 ‘꽃청춘’ 기획에 돌입한다. 시즌제라는 점을 감안해도 놀라운 결과다. 나 PD 혼자의 힘은 아니다. 4년 동안 쉼 없이 혼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섭외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나영석 사단’이라 불리는 동료들이 있어 가능했다. ‘1박2일’부터 함께 한 신효정 PD·이우정·최재영·김대주 작가 등을 비롯해 CJ E&M 공채 1기인 양정우·이우형·이진주 PD 등이 그들이다. 이들의 협업이 성공을 이끌었다. 특히 나 PD는 막내 작가까지 구성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서유기’(신효정PD) ‘신혼일기’(이우형PD), 윤식당‘(이진주PD), ’알쓸신잡‘(양정우PD)은 후배PD들이 공동연출을 맡으며 주도적으로 끌고 가고 있다.
- 夏 극장대전 ‘대작 vs 강소’…외화 가세로 ‘치열’
- ‘군함도’ ‘택시운전사’(위) ‘청년경찰’ ‘장산범’(아래)[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스파이더맨:홈커밍’을 시작으로 여름 극장 대전의 불붙기 시작했다. 100억~200억원 대작에 ‘가성비’를 노리는 중급 규모의 영화도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해마다 개봉편수가 늘고 있고, 올해 상반기 개봉작만 지난해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올 여름에는 외화 대작까지 가세, 더 치열하다. ‘덩케르크‘(7월20일) ’군함도‘(7월26일) ’택시운전사‘(8월2일) ’청년경찰‘(8월9일) ‘혹성탈출:종의 전쟁’(8월15일) ’장산범‘(8월17일) 등(개봉일 순)이다.△5천만명 몰리는 최성수기여름은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중시하는 시즌이다. 1년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려서다. 지난해 1570편(한국영화+외국영화)이 개봉했고 2억 1700만명이 극장을 찾았다. 여름 시즌인 지난해 7~8월에는 251편이 개봉했고 5618만명이 극장을 찾았다. 전체 관객의 25%가 여름에 집중된 셈이다. 특히 NEW ‘부산행’(7월20일) 1157만명, CJ E&M ‘인천상륙작전’(7월27일) 705만명, 롯데엔터테인먼트 ‘덕혜옹주’(8월3일) 560만명, 쇼박스 ‘터널’(8월10일) 712만명으로, 제작비 1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4대 투자배급사의 작품 네 편이 3134만명을 동원했다. 네 작품은 1주일의 시간차를 두고 편성됐고, 골고루 흥행에 성공했다. 여름은 5000만명이 영화를 보는 1년 중 가장 큰 시장으로 투자배급사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시기다. 특히 올 여름은 상반기 계속된 한국영화 부진으로 투자배급사들의 사활이 걸렸다.△4대 배급사…대작 vs 강소올 여름 4대 배급사의 작품은 대작 대 강소 영화의 경쟁이다. 한국영화는 CJ E&M ‘군함도’가 열고 쇼박스 ‘택시운전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청년경찰’ NEW ‘장산범’이 닫는다. ‘군함도’와 ‘택시운전사’는 각각 250억, 150억원의 대작이고 ‘청년경찰’과 ‘장산범’은 70억, 60억원의 중급 규모의 영화다. CJ E&M과 쇼박스는 대작을 내세운데 비해 롯데엔터테인먼트와 NEW는 규모를 낮췄다. 비용 대비 효과를 노린 모습이다. CJ E&M은 ‘인천상륙작전’에 이어 ‘군함도’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창작극을, NEW는 사이즈는 다르지만 ‘부산행’에 이어 ‘장산범’으로 공포스릴러를 내세운 공통된 특징을 보인다. ‘군함도’는 일제시대 조선인이 강제징용된 하시마섬의 비극적 역사에서 출발했고,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내는 전설 속의 괴수 장산범의 이야기에서 출발한 독특한 소재의 영화다. 1인 재난극 ‘터널’을 선보였던 쇼박스는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택시운전사’로 실화가 강세인 경향을 좇았고, 실존했던 조선의 마지막 옹주 덕혜의 비극적 삶을 그린 ‘덕혜옹주’를 선보였던 롯데시네마는 유쾌한 수사물인 ‘청년경찰’로 ‘럭키’ ‘공조’의 바통을 이어갈 참이다.△외화도 가세할리우드 대작의 공습은 계속된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의 성적은 외화에 밀려 부진했다. 10위권에 든 한국영화는 ‘공조’ ‘더킹’ ‘프리즌’ 세 편뿐이다. 관객 점유율에서도 1~2월에만 50%를 넘겼을 뿐 3~5월에는 30%대에 불과했다. 여름 시장에서도 외화의 기세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 5일 개봉한 ‘스파이더맨:홈커밍’은 7일 만에 400만명을 넘어서며 올해 외화 중에 최고의 흥행영화 등극을 앞뒀다. ‘스파이더맨:홈커밍’에 이어 국내에도 팬이 많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 리부트 시리즈의 마지막인 ‘혹성탈출:종의 전쟁’이 8월에 관객을 만난다. 소니픽쳐스와 마블스튜디오의 합작으로 탄생한 스파이더맨:홈커밍’은 틴에이저 히어로를 내세워 어벤져스와 차별화된 매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했다. ‘덩케르크’는 세계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다크나이트’ 시리즈, ‘인터스텔라’ 등을 연출한 놀란 감독의 첫 실화 연출작이라는 것만으로도 관심이 높다. ‘혹성탈출:종의 전쟁’은 2011년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2014년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으로 세계에서 12억 달러(약 1조3813억원)의 흥행 수익을 거둔 3부작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지난 달 해외에서 첫 공개된 후 “3부작의 완벽한 마무리”라는 평가를 들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스파이더맨:홈커밍’ ‘덩케르크’ ‘혹성탈출:종의 전쟁’
- [목멱칼럼]옥자가 묻는다, 영화 예매율은 '헐리웃 액션'?
- [김동하 한성대 상상력교양교육원 교수] 평일 오전 8시부터 9시 직전까지. 주식시장은 ‘동시호가’라는 제도를 통해 그날 거래되는 주식의 가격을 형성한다. 자유롭게 매도와 매수호가가 접수되고, 9시 정각이 되면 가격, 시간, 수량, 위탁 등의 우선 원칙을 통해 그날의 첫 주가가 결정된다. 주식을 사려는 수요와 팔려는 공급의 가격을 맞춰 거래를 체결하는 시장원리에 따른 제도다. 영화도 개봉 전 예매를 통해 흥행의 첫 스코어가 결정된다. 이변이 없는 한 개봉 전날 예매율 1위는 개봉 날 박스오피스 1위로 직행한다. 영화의 흥행과 극장매출, 관객의 선택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예매율을 영화진흥위원회는 통합전산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영화 예매율은 증시의 동시호가처럼 시장원리에 따른 제도라고 할 수 있을까? 최근 한국 극장가는 그야말로 헐리웃의 독무대다. 최근 개봉한 미이라, 트랜스포머, 스파이더맨은 모두 국내 1위 영화체인 CGV에서 개봉 전 예매율이 80%를 훌쩍 넘었다. 지난해말 기준 전체 한국 스크린수는 2575개인데 스파이더맨은 개봉 첫날인 5일 1703개, 트랜스포머는 1739개, 미이라는 1257개 스크린에 걸렸다. 미국에서 형편없는 평점으로 비판을 받은 미이라는 한국에서 개봉일 87만3079명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의 영화사를 바꿨다. 이쯤 되면 영화 예매율이 과연 관객들의 수요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헐리웃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은 길게는 20여일 전후부터 예매관이 열리고, 어지간한 중소 한국영화들은 개봉을 코앞에 두고 순차적으로 열린다. 예매율이 관객의 수요를 반영한다기보다는, 극장이 열어놓은 예매창구에 관객이 쏠리는 식이다. 예매를 하고 싶어도 오픈이 안 돼 못하는 관객들, 개봉해도 조조나 심야에 ‘퐁당퐁당’식으로 걸려 못 보는 관객들의 수요는 어디에 반영돼 있을까. 스크린독과점의 원인이 시장에 있다고 한다면, 관객의 수요는 상당부분 배제된 시각이다. 스크린독과점이 초래하는 문제는 결국 한국 영화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2004년 이후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평균 52.6%인데 올해 현재 한국영화 점유율은 41.7%로 연간기준 최저수준이다. 헐리웃 영화에 스크린을 몰아줬지만, 증권가는 CGV가 2분기 2004년 상장이후 처음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제작사도, 배급사도, 극장도 돈을 못 벌고 결국엔 헐리웃 자본만 돈을 버는 ‘마이너스섬’ 게임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달 말 문화체육관광부는 수직계열화와 스크린독과점 개선을 위해 ‘영화산업 독과점 개선방안 간담회’를 열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도 영화산업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현재의 스크린독과점이 시장원리에 의한 것이 아닌 것처럼, 스크린독과점을 해소하자는 움직임을 멀쩡한 시장에 개입하자는 식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 이미 공급자의 입김이 좌우하는 시장에 수요자인 관객의 선택폭을 늘려주는 방향으로 개입한다면 훨씬 시장주의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 역사는 가진 자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라면, 문학은 못 가진 자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란 말이 있다. 자본에 의해 유명 배우, 검증된 감독이 모여 짜깁기 오락영화를 양산하는 한국영화의 경쟁력에 대한 문제제기도 계속되고 있다.과연 영화가 제조업처럼 전문가들이 수직계열화를 통해 관리 감독한다고 될 일일까. 지금의 한국영화를 산업으로 일군 건 지금 거장으로 불리는 창작자들의 도발적인 상상력 때문 아닐까. 물론 극장이 이윤추구를 위해 상영관을 편성하는 건 자유로운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개봉일 예매율과 박스오피스를 영화와 관객의 ‘시장원리’라는 식의 접근만큼은 사양하고 싶다. 미국 넷플릭스의 자본으로 제작된 옥자의 개봉일 스크린 수는 94개. 실시간 예매율은 2위까지 올랐지만, 스크린은 트랜스포머의 5.4%에 불과했다. 옥자는 한국 영화시장에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관객들의 선택권은 어디로 갔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