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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시각)주가는 펀더멘털의 미래다
  • [edaily 양미영기자] IT주들이 돌아왔다. 아주 오랜만의 귀환이다. 전기전자업종 지수가 오늘처럼 이틀 연속 긴 양봉을 그리며 반등한 것은 약세장 이후 손으로 꼽을 정도다. 낙관론자들은 득의양양했지만, 펀더멘털을 고집했던 비관론자들은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여전히 IT업황은 바닥을 기고 있는데 IT주들은 급격한 가격복원력을 보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3,4분기 실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여전하지만 이미 그 이후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이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지수 랠리에 따른 저평가 논리도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역할이 컸다. 미국 기술주 반등이라는 버팀목에 더해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설이 이틀째 촉매로 작용했다. 이날 장마감후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설을 공식화시켰고, 외국인은 예견이나 한듯 IT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콜금리 인하때 만큼이나 외국인은 여전히 민첩했다. 김학균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세도 강세에 크게 일조했다"며 "최근 이머징마켓에서 한국주식을 공격적으로 사고 있으며 최근 환율이 상대적으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료 노출과 가격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자사주 매입기간 동안 추가상승은 가능하겠지만 기대감은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다. 이틀간 적지않은 반등폭도 부담이다. 이날 반등의 단순히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 따른 기대감인지, IT주 전반적인 업황에 대한 믿음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 따른 상승이라면 거의 다 온 셈"이라며 "재료노출로 약발이 소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단순히 자사주 매입에 의존한 것은 아니다"며 "세계적으로 기술주들이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는 모습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노키아나 인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바닥을 강하게 찍은 모습이고, 전반적으로 IT주들이 할인거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김학균 연구원은 "수급 상황은 긍정적이고 밸류에이션상 삼성전자가 매력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IT주 강세의 연속성은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3,4분기의 부진한 IT 실적과 내년 1,2분기 바닥확인이 가능할 것이라는 펀더멘털은 여전히 똑같다. 그러나 시차를 두고 펀더멘털을 선행하는 시장의 시선은 좀더 먼 미래로 이동하고 있다. 재료가 변했다기보다는 시장을 바라보는 심리가 움직였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김세중 연구원은 "단기급등과 재료노출에 따른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지만 조정기에 어떤 전략을 가져가느냐가 중요해 보인다"며 "상승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4.09.13 I 양미영 기자
  • ‘냄새나는 굴비상자’ 2억원 주인을 찾아라
  • [조선일보 제공] 안상수(安相洙) 인천시장 앞으로 배달됐던 2억원이 담긴 굴비 상자의 ‘냄새’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해 제자리를 맴도는가 하면 지역 정가나 경제계에서는 갖가지 소문과 추리가 난무하는 실정이다. 경찰은 2일 현금 2억원을 묶었던 종이띠 170개를 조사한 결과 그 돈이 광주광역시와 경기도 일대 여러 은행에서 나온 사실을 확인하고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광주시에 있는 은행에서 종이띠가 나온 사실을 중시, 수사관을 광주로 급파해 조사 중이다. 반면 처음 굴비상자를 전달받은 안 시장의 여동생(51)에 대한 참고인 조사는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동생의 진술에 일관성과 신빙성이 없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동생이 굴비 상자를 받은 장소에 대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있는 자신의 집(3층)과 안 시장의 집(6층)을 혼동하기도 했고, 냉장 보관하는 것이 상식인 굴비상자를 얼음을 녹이기 위해 베란다에 내놓았다고 하는 등 몇 가지 문제점이 있어 보강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시장이 이 돈의 임자를 짐작하지 않겠느냐는 추리도 경찰에서 나온다. 물론 안 시장은 기자들에게 “돈을 보낸 사람을 알면 곧바로 돌려주면 되지, 왜 이 소동을 치르겠느냐”며 이 같은 심증의 싹을 잘라버렸었다. 경찰과 시청 주변에서는 2억원이라는 큰돈을 현찰로 건넸고, 인천에서 대형 사업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은 그 돈의 출처를 건설업체 쪽으로 보고 있다. 특정 건설업체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건설협회 인천시회 관계자는 “요즘 공사는 수의계약은 거의 없고 대부분 공개 경쟁 입찰을 하는데 누가 이런 일을 하겠느냐”며 “최근의 경기 형편으로는 로비할 여력도 없다는 게 업체들 입장”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다른 한편으로 최근 인천에서 사업을 확장하려는 다른 분야 업체의 일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도 보고 조사 중이다. 검찰은 수사를 지휘 중이지만 공격적 자세는 아니다. 안 시장이 한나라당 출신 광역단체장이어서 ‘정치적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2억원 굴비 상자’는 입에서 입으로 번지며 눈덩이처럼 커지는 모양이다. 음식점이나 술집에서도 이 이야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TV에서 이 뉴스가 나오면 모두들 귀를 쫑긋 세운다. 사람들이 모이면 “안 시장을 매장시키려는 음모”라는 쪽과 “뒤처리를 잘했다”는 쪽으로 나뉘어 논쟁을 벌인다. 시청 분위기도 상쾌하지만은 않다. 2일 오전 인천시청 3층 복도 구석에 잠시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던 2명의 공무원에게 “안 시장의 2억원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잠시 머뭇거리다가 한 사람은 빙긋 웃으며 “뭐, 일단 바로 신고를 했으니 된 것 아니냐”고 대답했다. 다른 한 사람도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밑바닥 정서는 전혀 딴판이다. 이날 시청 앞 길거리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시장이든 그 여동생이든 돈을 갖고 왔으면 ‘또 한번 이런 일을 하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 혼을 내 돌려보낼 일이지 그걸 받았다가 신고하는 건 무슨 다른 뜻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5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한 남자는 “신문에서 보니까 100만원짜리가 다발로 쌓여 있데요. 난 아직까지 그 한 다발(만큼)도 손에 쥐어보기는커녕 본 적도 없는데…”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이에 대해 안 시장측은 “무척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시장이 중국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누군가 갔다 놓은 돈을 출장 뒤에 바로 신고했으면 됐지, 거꾸로 의심을 사야 한다면 그 돈을 그냥 가지고 있었어야 하느냐는 반문이다. 안 시장 비서진은 “시장 취임 뒤 건설업자 등과는 될수록 일정을 잡지 않았고, 불가피할 경우는 꼭 국·실장을 대동하고 접견실의 문을 열어놓을 만큼 조심했다”며 ‘2억원 굴비상자’의 외연 확대를 경계했다. (
  • 9월증시 어디로..낙관·비관론 `팽팽`
  • [edaily 이진우기자] "지금이라도 살때다. 상승이 본격화됐다" "이제부터는 조심해야 한다. 조정 가능성이 크다" 의외의 반등을 보여준 8월 증시를 마감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9월 증시 전망은 완전히 반반으로 갈리고 있다. 9월의 종합주가지수 범위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하단을 750~770으로 보고 있고, 상단은 830~850으로 예상하고 있어 비관론과 낙관론의 차이가 크지 않다. 그러나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쪽은 일시적으로 조정을 보이더라도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고, 비관론 쪽은 반등이 지속될 수는 있지만 830내외가 한계라며 주식비중을 줄이라고 조언한다. 비관론과 낙관론의 차이는 내수 회복 가능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비롯된다. 내수지표들이 바닥권에 있고 콜금리 인하로 인해 본격적인 회복이 시작되는 시점이라는 게 낙관론의 요지라면, 7월의 산업생산 지표에서 보여주듯 내수경기의 회복은 아직 요원해보인다는 게 비관론의 주장이다. 기업이익 모멘텀의 약화 역시 비관론자들은 이를 두려운 악재로 본 반면 낙관론자들은 "이미 가격에 과도하게 반영된 요소"로 치부했다. 8월 증시가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경계론"을 주장할 때 기습적으로 반등했다면 9월 증시는 두갈래로 갈라진 증권사들중 어느 한쪽의 손을 확실히 들어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 "8월 상승은 하락추세속 기술적 반등일 뿐" 우선 비관론을 내놓고 있는 증권사는 LG, 한투, 미래, 한양 등이다. 대부분 수출둔화와 내수회복 난망, 실적둔화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LG증권은 "주가는 800선에 도달한 상황이지만 기대만큼 추세적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는 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하고 "오히려 내수 회복이 부진하다는 점과 기업 이익모멘텀 약화 등으로 인해 시장의 질적 악화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8월의 반등에 대해서는 "추세적 의미보다는 기대감에 근거한 기술적 반등의 개연성이 높다"의미를 깎아 내렸다. 한투증권도 추세전환에 대한 기대는 아직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IT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FOMC 금리인상 부담 등이 추가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820선을 고점으로 다시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820 이상에서는 점진적으로 비중축소에 나설 것을 권했다. 한양증권도 9월 국내 증시는 기업실적 둔화와 외국인 차익실현 가능성으로 인해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했다. 8월의 반등은 5개월 연속 하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와 콜금리 인하, 외국인 매수세 등이며 이는 약세장 속 일시적 반등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한양증권은 "지난 4월말 KOSPI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외국인은 780P 이상의 지수대에서 차익실현에 주력했다"며 외국인의 매수세 기대감도 일축했다. 교보증권은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비관론에 기울었다. 교보증권은 "오버 슈팅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조정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기대감보다는 경계감을 높일 시점이라고 밝혔다. 7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나타난 결과는 내수경기 회복이 조기화되기 힘든 상황임을 시사했고, 수출경기 둔화도 예상보다 조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IT 경기가 조만간 바닥을 지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하나증권도 역시 주가 반등폭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지만 지수상단은 850선으로 비교적 높게 잡았다. 다소 중립적인 입장이다. 하나증권은 9월은 8월 반등 장세의 연장국면이 될 것이라며 "콜금리 인하 이후 내수회복 및 유동성 유입 기대, 반도체 주식의 랠리 기대, 유가 안정 등 긍정적 변수의 영향력이 9월에도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상승이 대세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내수회복 지금부터..이익모멘텀 약화는 기반영" 반면 세종, 한화, 대신, 동원, 동양 등은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쪽에 한 표씩을 던졌다. 콜금리 인하로 내수회복 가능성이 크며 국제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서 증시 환경이 긍정적이라는 의견이다. 비관론자들이 제기하는 악재에 대한 해명보다는 새로운 재료를 찾아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대신증권은 9월 증시를 새로운 상승의 시작이라고 언급하고 "증시의 변화는 계속되는 비관론 속에서 조그만 변화에 의해 시작되며 내수지표가 바닥권을 벗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단행된 한국은행의 예상치 못한 콜금리 인하는 국내증시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양종금증권도 국내 증시가 추가적인 상승여력을 확보했다고 판단, 역사적 저평가 상태에 머물고 있는 국내증시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IT섹터의 증시 주도력이 회복되면서 850선 이상의 추가상승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그간 상승흐름이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 내수경기 회복기대, 외국인 매수세 등에 힘입었다면, 향후 국내증시는 글로벌 리스크 요인과 국내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완화로 재평가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제유가의 경우 이라크 전쟁 당시 이상과열을 보인데 따른 후유증과 개선 가능성이 높은 원유수급상황에 힘입어 당분간 안정적인 가격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업이익모멘텀 약화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주가반영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이익 모멘텀이 줄어들 가능성에는 동의하지만 이미 주가에 큰 폭으로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한화증권도 "9월 증시는 유가 진정과 경기부양 기대, 미국 가격관련 변수 호전으로 반등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770~85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증권은 과거 콜금리와 주식시장 관계는 강력한 정(+)의 상관관계를 가졌으며, 금리정책 외에 재정정책 시행 가능성이 높다는 부분을 부각시켰다. 또 "IT 기업에 대한 실적전망은 밝지 않지만 주가 하락폭이 컸던데다 가격관련 변수 개선으로 반등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삼성증권은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9월에도 최근 반등세가 일시적으로 연장된 후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본격적인 상승은 의심스럽지만 저점에 대한 신뢰는 상당히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극단적인 낙관과 비관 을 모두 경계한다는 식으로 판단의 어려움을 표출했다.
2004.09.01 I 이진우 기자
  • `파출부 실업`..중·상층 일거리 `뚝`
  • [조선일보 제공] ‘부자 경제권’엔 늘 ‘서민 경제권’이 공존한다. 부자들이 돈을 많이 쓸수록 서민들도 함께 바빠지고 형편도 펴진다. 부잣집 방바닥 닦아주고 자녀를 대학, 유학까지 보내는 ‘파출부 신화’는 얼마 전까지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그런데 불황이 깊어지고 부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이 역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파출부 신화’ 옛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상가군 ‘A부녀회’(파출부 소개소). 27일 오전 11시 기자가 소개소에 들어가자 소장(所長) 아줌마가 함께 있던 파출부 아줌마 5명을 이렇게 소개했다. “자식 농사 이분들처럼 잘 지은 사람들이 없어. 부잣집 청소, 빨래해 주고 (자식들) 대학원, 의대, 법대, 유학까지 다 보낸 장한 어머니들이야.” 하지만 파출부 ‘상도동 아줌마’는 “작년엔 소장님이 일하러 가라고 해도 뺀질거리며 도망다녔는데 요즘은 제발 보내달라고 목 빼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성수동 아줌마’는 “일이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거지. 지치면 가고…”라고 말했다. 이들 5명은 오전 내내 사무실에서 올림픽 TV중계만 바라봤다. A부녀회는 얼마 전 14평(월세 160만원) 공간에서 5평 공간(80만원)으로 옮겼다. 공치는 날이 많아 임대료 낼 벌이가 안 되기 때문이란다. 같은 상가 파출부 소개소 ‘B취업정보’. 이곳 장모(45) 소장은 “가정부는 끄떡없고 파출부는 (작년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알부자들은 하늘 두쪽 나도 일감을 주지만 중간 부자나 중상층 수요는 확 줄었어.” 한 집에 고정적으로 고용돼 월급을 받는 가정부는 알부자들이, 파트타임 파출부는 중상층이 중심 고객이라고 한다. 하지만 동네 나름이다. 논현동 C소개소 소장은 “가정부 하다가 쫓겨나오는 사람은 봤어도 가정부 하러 들어가는 사람은 못 봤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D소개소 소장은 파출부 시장의 단면을 이렇게 말했다. “강남구에 소개소로 등록된 곳이 70여곳 되는데 요즘 영업하는 곳이 20여곳에 불과해. 5월까지 직업소개소 강남지회 모임이 두 달에 한 번씩 있었어. 지난달(7월)에도 모여보려고 전화를 돌렸는데 전화 받는 곳이 10여곳밖에 안되더라. 모임이 무기 연기됐지.” 신용불량 대졸자들도 서초동 ‘E소개소’에서 대기 중이던 ‘신사동 아줌마’(47·파출부 경력 10년)는 “예전엔 30~40평대 사람들도 종종 파출부를 썼지만 이제는 50~60평은 넘어야 파출부를 쓴다”고 말했다. “그나마 파출부를 쓰는 사람들도 예전엔 하루종일 근무에 5만원이 기본이었는데 지금은 한나절 일하고 2만5000원…. 일거리는 줄어들었는데 일할 집은 더 커져 죽을 맛”이라고 했다. ‘금호동 아줌마’(44)는 “애들 학비가 문제가 아니라 진짜 빚 갚고 먹고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보통 세 번 나가서, 나갈 때마다 3만~5만원씩 한 달에 40만~50만원 정도 버는 것 같아. 아이가 고3인데 얼마 전 ‘알아서 대학 가라’고 말해놨어.” 이 아줌마는 남편과 남대문시장에서 옷장사를 하다가 두 달 전 가게를 접고 파출부시장에 진출했다. 경제가 힘들수록 ‘금호동 아줌마’처럼 강남에 신규 진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기자가 D소개소에 머문 30여분 동안 파출부를 하겠다는 전화가 4통 걸려왔다. “일해 보셨어요? 어디 가고 싶으세요? 일단 한 번 찾아오시죠. 가입비는 6만원입니다….” 소개소장은 “(파출부 지망자가) 여기저기서 막 쏟아지다시피 한다”며 “조선족, 중국 사람들에, 식당하다 망한 사람들, 심지어 대학 나온 여자들도 온다”고 말했다. 대졸자들은 대부분 신용불량자일 것이란 추측이다. 30~40대가 넘쳐나다보니 55세 넘은 아줌마는 아예 받아주는 곳이 없다고 한다. 50代 넘으면 안받아줘 압구정동 F소개소에서 일감을 기다리던 강북 아줌마(59)는 기자가 탄산음료 한 병을 권하자 “빈속이라 그것만 먹어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못 먹는다”며 손을 내저었다. 아침 9시부터 지금(오후 2시)까지 컵라면 하나 먹고 부잣집 호출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망설여지는 시점.."실적株에 관심을"
  • [edaily 이승우기자] 주식시장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지수가 810선까지 올라오면서 매수하려는 쪽은 선뜻 손이 나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실적`에 주목하라고 추천한다. 정공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주 증권사들은 `NF소나타` 신차를 발표하는 현대차를 대표적인 실적 호전주로 꼽고 있다. 지난주 `뉴 스포티지` 출시로 관심을 한몸에 받은 기아차와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는 SK증권와 굿모닝신한증권으로부터 복수추천을 받았다. TFT-LCD관련 주식도 관심을 끌고 있다. LCD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에이스디지텍과 세진티에스가 추천을 받았다. ◇현대차·TFT-LCD등 실적개선 `주목`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기아차에 이어 현대차도 신차에 대한 기대가 높다. 소나타 시리즈의 일환으로 내놓은 `NF 소나타`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주목할 만하다. SK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이 이번 주 추천종목으로 현대차를 동시에 추천했다. 또 TFT-LCD 생산량 확대로 수혜를 받을 종목들도 추천종목에 두개나 올랐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내수소비의 회복은 부정적이나 신차효과와 수출증가 등으로 하반가 전망이 밝다"며 현대자동차(005380)를 이번주 추천종목으로 선정했다. SK증권도 신차효과를 부각시키며 동시 추천했다. 굿모닝신한은 또 TFT-LCD 생산량 확대 수혜주로 세진티에스(067770)를 추천했다. SK증권은 TFT-LCD용 편광필름 생산 본격화가 기대된다며 에이스디지텍(036550)을 추천종목에 올렸다. 하반기 실적개선의 소재가 뚜렷이 보이는 종목들도 주목을 받았다. 일본열도를 휩쓸며 `욘사마`열풍으로 겨울연가 OST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업황 호조가 예상되는 다수 종목들이 이번 주 추천종목 리스트에 대거 포진됐다. 예당(049000)엔터테인먼트는 일본에서 겨울연가 OST 음반수출이 급증했고 온라인 음악 유료화의 대표적 수혜주라는 점이 부각됐다. GS(078930)는 정유업의 업황 호조와 LG칼텍스의 실적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 기대를 모았다. 금호석유(011780)화학은 수급개선과 천연고무 가격의 상승에 힘입어 내후년까지 호황을 보일것이라며 대우증권이 추천했다. 대우증권은 또 PDP 3기 라인 가동과 계절적 수요 회복으로 PRP 출하가 회복되고 있다며 LG마이크론(016990)을 지목했다. 한편 SK증권은 반도체장비 및 광디지털 사업부문 호조를 보이고 있는 삼성테크윈(012450)을 선정했다. SK증권은 "외국인 매물 출회가 일단락됐다"고 덧붙였다. ◇경쟁업체 대비 저평가 종목도 각광 이번주에도 빠지지 않는 테마는 `저평가주`다. 그만큼 상승 매력을 충분히 가진 종목이기 때문이다. 이번주에는 경쟁업체에 비해 50%나 저평가 돼있다고 대우증권이 추천한 하이닉스를 주목할 만하다. 대우증권은 예상보다 메모리 경기저점이 빨라질 전망이고 경쟁업체와 비교한 주가가 50% 수준에 불과하다며 하이닉스(000660)에 주목했다. 덧붙여 "비메모리 매각은 CVC와의 원만한 협상을 통해 일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잠재 손실규모는 미미할 것"이라 전망했다. 현대증권은 삼성전기(009150)을 핸드폰용 PCB 호조가 지속되고 있으며 실적대비 저평가됐다며 유망종목에 올렸다.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기대된다며 KH바텍(060720)도 추천했다. 태광(023160)도 주가 저평가로 주목받았다. SK증권은 태광이 상반기 실적호조에 따라 수익성대비 저평가된 면이 부각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외에 "3분기가 배당투자의 적기이며 하반기 천연가스 판매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현대증권이 한국가스공사(036460)를 지목했다. ◇증권사별 주간 추천종목
2004.08.29 I 이승우 기자
  • (월가시각)"단기바닥은 지났다"
  • [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20일 월가는 석유수급 차질 우려감을 불러 일으켰던 이라크 남부 나자프 지역의 상황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증시가 단기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는 낙관론을 조심스럽게 형성했다. 장초반 50달러선을 향해 치솟던 유가는 이라크 상황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47달러대로 급반락, 낙관론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강세론 리브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스티픈 리브는 "유가만 빼면 주식시장 주변여건은 매우 좋다"면서 "유가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 이전에 정점을 통과해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암스캐피탈의 수석 주식 트레이더인 스티픈 칼은 "지난 수주간 위축됐던 주식시장이 오늘 바닥을 마무리 지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클래이캐피탈의 수석 국채 트레이더는 20일 "주식과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모두 이라크 관련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RBS그리니치캐피탈의 수석 채권전략가인 케네스 해켈은 "채권시장은 여전히 연준에서 단서를 얻으려 하고 있으며, 연준은 계속해서 낙관론을 말하고 있다"고 밝히고 "연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미국 국채 가격의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언 벡 앤 컴퍼니의 수석 투자임원인 조셉 바티패글리아는 "경제와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만 놓고 볼 때는 오늘의 반등시도가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하고 "고유가와 테러 등 모든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지금 현 시점에서 바닥을 다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립 알라론 트레이딩의 석유 분석가 필 플린은 "이라크 상황 여하에 따라 유가는 50달러로 치솟거나 40달러로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나자프 상황 전개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쪽이든 저쪽이든 이라크의 석유수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약세론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30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 하반기 미국의 성장률이 당초 4.1%에서 3.8%로 하향전망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7%에서 3.3%로 0.4%p 하향조정한 리먼브라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선 해리스는 "고유가와 테러에 대한 우려, 대통령선거, 광범위한 경제불균형 등이 버무러져 경기와 주식시장, 기업심리간의 악순환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하며 "미국 경제는 이른바 `마법적 매력과 에너지`의 일부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스위스 자산운용의 부회장인 밥 파커는 "만약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으로 넘어간다면 미국 기업들에 대한 실적전망을 다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시장 분석 매체인 `아시아 앳 플래츠`의 편집 책임자 에사 라마사미는 "50달러의 유가는 과거의 결론이었다"면서 "이제 시장은 배럴당 60달러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 줄리어스 바에의 채권매매 헤드인 사다키치 로빈스는 "채권시장이 강세장에 진입했다고는 보지 않지만, 경기 전망이 약화되고 위험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현 상황에서 최소한 당분간은 최근에 사들인 채권을 안전하게 보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4.08.21 I 안근모 기자
  • (FX전망)예상웃돈 경제성장, 승부수될까
  • [edaily 최현석기자] 2분기 경제성장률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돌며 1년반만에 최고수준인 전년동기대비 5.5%를 기록했다. 내수가 설비투자 호조 뎡향으로 1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원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 지표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 원화의 상대적 강세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8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제조업지수가 28.5로 하락했고,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도 0.3% 떨어지며 두달째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엔은 미 지표부진에 화답하며 109엔대 초반까지 떨어지는 하락세를 보였다. 109엔대 중반으로 올라서기는 했으나, 달러매도세가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달러/원도 이달내내 박스권 바닥으로 작용한 1155원을 무난히 하향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차 지지선인 1150원을 놓고 공방을 벌여야 할 시점이다. 물론 유가 불안과 민간소비의 5분기 연속 감소세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1140원대 진입을 점치기는 쉽지 않은 시점이다. 그러나 고유가에 따른 물가부담 완화나 소비 부양 등을 고려해 당국이 환율 하락을 용인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중기적으로는 연저점을 향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이다. 환율이 2분기 경제성장률을 모멘텀으로 해 강한 하락세를 보일 지 주목된다. 선물사들은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나, 유가 부담과 당국의 정책 스탠스 유지 등 영향으로 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3년이상 바닥이 되고 있는 1140원에 대한 경계감이 강한 점도 하락시도를 자제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양선물 = 금일 달러/원 환율은 뉴욕 환시에서 달러/엔의 보합과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 달러/원 1개월물의 소폭 하락으로 약보합 출발 이후 지난 2003년 이래 최대폭 하락세를 기록한 7월 경기선행지수와 예상치를 하회하는 부진을 보인 8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 등의 미 경제지표가 도쿄증시의 견고한 상승과 맞물리며 달러/원 환율의 하락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동시에 이라크 발 악재로 유가가 배럴 당 49달러에 바싹 다가서고 있어 하락폭은 제한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금일도 여전히 불안요인으로 남아있는 유가 문제가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 일본의 경제 상승세와 상충하며 큰 추세를 형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예상범위: 1154.50~1161.50원. 삼성선물 = 금일 달러/원 환율은 재차 1150원 중반의 지지를 테스트하는 하락세가 예상되나 수급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있어 전반적인 박스권 구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50달러선에 육박하고 있는 국제유가는 그 자체로는 환율상승 요인이지만 현재 물가상승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정부의 입장을 고려하면 환율상승 시도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2분기 GDP가 예상보다 높은 5.5% 성장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내수의 성장기여율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출의존도를 고려할 때 외환당국의 "원화절상 추구"로의 스탠스 변화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예상범위: 1152~1158원. LG선물 = 2주째 같은 양상이 반복되면서 외환시장 전반이 지쳐가는 양상이다. 달러화 약세 속에 달러/원 1155원 지지선 아래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 수급 지표도 원화 강세에 우호적이고 매수쪽으로 기운듯한 시장 포지션도 상승을 힘들게 할 것이다. 하지만 올해 달러/원 1140원 테스트 이후의 강한 반등을 시도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손절장이 등장할 때 짧게 보고 매도를 시도할 수도 있겠으나 연저점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 여겨진다.
2004.08.20 I 최현석 기자
  • (여의도시각)IT株를 위한 변명
  • [edaily 양미영기자] `웰컴 IT, 굿바이 유가!` 19일 주식시장 급등세는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역시 IT주의 위력은 컸다. 전기전자 업종의 3% 안팎의 상승세로 지수는 두터운 매물대를 단번에 돌파했다. IT주 없이는 추가반등은 없다는 시장 컨센서스도 여지없이 증명됐다. IT주들이 들썩인 반면, 유가 영향력은 잠잠해졌다. 벌써 47달러선인데 시장은 거의 신경쓰지않는 분위기다. IT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나 고유가의 위협은 여전하다. 그러나 시장은 잠시 이들 악재에서 시선을 접고 있다. IT주는 너무 쌌고, 유가는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실장은 "여전히 하반기 IT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그간 너무 단기간에 급하게 반영됐다는 점에서 일부 낙폭이 복원된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 역시 불안하지만 단기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에 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도 "유가의 경우 최근 폭락 시나리오가 제기되는 등 단기간 고점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IT주 역시 대체로 바닥을 찍고 오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재료만 놓고 본다면 여전히 자신할 상황은 아니다. 유가와 IT주 가격이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심리적인 부분이며 그리 녹록치 않은 수요공급 논리를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정호 실장은 "추세적으로 전환신호를 보이거나 유가가 밀린 것은 아니다"며 "단순한 반등과 반락 형태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들 역시 사는 듯 하지만 싱가폴 쪽 자금이 많고 정통 뮤추얼 펀드 자금은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연구원도 "PDP를 제외하면 IT주는 여전히 자신이 없다"며 "삼성SDI 외에는 외국인 매수세의 연속성을 찾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아직 베팅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 결국 아직 오르지 못한 종목들을 위해 가격논리가 부활하며 IT주가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호재를 등에 업고 오른 내수주나 소재주의 반등과는 분명 다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럼에도 IT주 반등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여전히 내수주와 소재주에 대한 전망이 밝은 상황인 만큼 순환매를 이어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시장도 이 정도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정호 실장은 "투자심리는 아직 나쁘지 않다"며 "일본과 한국증시를 비교한다면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밀렸기 때문에 850선까지는 올라 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진작책이 가동되면서 선물시장의 베이시스가 개선되고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며 내수주에 대한 반등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학균 연구원도 "IT주 반등의 연속성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내수주나 소재주에 대한 모멘텀은 여전하다"며 "하반기 전망이 밝은 소재주와 후속적인 내수부양책 수혜가 기대되는 내수주들이 주가를 추가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IT주 반등과 유가 하락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무작정 손을 놓고 체념할 필요는 없다. IT주의 반등이 기술적 흐름에 불과할지라도 추가반등을 위한 디딤돌 역할은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2004.08.19 I 양미영 기자
  • 빗장수비형 재테크의 시대
  • [조선일보 제공] 국내 모 은행은 12일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한 뒤 이날중 투자신탁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일일이 손실 위험을 경고하고 다시 가입할 것을 통보했다. 이날 오전에 판 상품을 오후에 다시 거둬들인 셈이다. 이는 정부가 예상을 깨고 정책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기 때문. 신탁상품이 설정되자 마자 이날 1000만원 당 1만5000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돼 이를 막기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이 은행 관계자는 말했다. 돈을 어디다 맡길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괴로운 시대가 됐다.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하루가 멀다하고 경신하고 있고, 바닥이었던 줄 알았던 금리가 정부에 의해 다시 끌어내려졌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경우 정기 예금에 돈을 넣으면 손해가 나는 저금리 시대가 시작한지 2년이 지났지만,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고민하는 재테크 전문가들은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을까. 툭 터놓고 말하면, 전문가들도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 한국의 경제성장률(GDP 성장률)이 5% 언저리에서 움직이고 금리의 절대 수준이 낮아진 상황에서 금리를 뛰어넘는 부의 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나 이헌재 경제부총리 등은 부동산 시장에 일정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 같은 발언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온갖 세제 압박을 받고 있는 부동산에 기웃거리는 것은 거액 자산가가 아닌 보통 샐러리맨들에게는 너무 큰 도박이다. 과거 두번에 걸친 오일쇼크 때 국내에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부동산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거는 것도 성장 일변도였던 당시와 성장이 정체된 현재를 비교하면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역설적으로 현재 상황은 재테크는 거액 자산가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위험, 금리 하락, 부동산 정체 등은 거꾸로 자산의 가치가 떨어짐을 뜻하기 때문이다. 축구로 비유한다면, 공격에 올인하지 않더라도 자기 골문을 철저히 잠그는 빗장 수비를 위해서도 재테크가 필수적인 시점이 됐다. 은행권 재테크의 고수 5명에게 ‘방어를 위해서라도 재테크가 필요한 시대’의 재테크 전략을 물어봤다. 이들은 각각 다른 포트폴리오(자산 구성)를 내놓았지만, 공통적으로 ▲ 적극적으로 예금 이외의 상품을 발로 뛰어 찾는 것 ▲ ‘대박’의 환상을 버리고 적절한 수준으로 기대 수익률을 낮출 것 ▲ 비과세나 세금우대 혜택은 반드시 다 누릴 것 ▲ 부동산은 관심은 가져야 하지만 관망할 것 등을 필요 조건으로 꼽았다. 최근 해외 상품도 추천 재테크 상품 리스트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일단 한국 기업보다는 해외 기업의 경영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많은 셈이다. 취재가 이뤄진 순서대로 재테크 전문가 5명이 추천하는 포트폴리오와 그 이유를 소개한다. ◆“20%는 일본 주식 동유럽 채권 펀드로”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 팀장은 “자산 보호를 위해서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른바 자산의 디플레 현상에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확정금리 상품보다는 틈새를 찾기 위한 투자 상품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 팀장은 “주식, 채권, 부동산 중에서 투자자들에게 특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상품은 없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영악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팀장이 제안하는 포트폴리오는 20%는 일본의 주식시장이나 동유럽 시장의 채권에 투자하고, 30%는 매달 내는 적금처럼 조금씩 펀드에 가입하는 적립식 주식 펀드, 50%는 기업어음 CP 투자(은행에서 파는 상품이름은 주로 ‘단기 특정금리 신탁’). 한 팀장은 “이같은 포트폴리오도 길게 가져가지 말고 단기적으로 굴려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가지수 750이면 20~30%는 인덱스 펀드 가입해도” 한국투자증권 서울 여의도PB센터 박미경 지점장은 “GDP 성장률이 떨어지는데 독불장군처럼 혼자서만 자산을 늘리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박 지점장은 “거액 자산가들이야 최근 2~3년간 오른 부동산으로 많은 돈을 벌었고 금리 조금 더 내렸다고 해서 포트폴리오를 바꾸지는 않는다”며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물가도 비싸 살기 어려운 마당에 돈을 빌려 아파트에 몇 억씩 투자하라고 조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 지점장은 “최근 몇년 간 주가의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최근 몇 년간의 주가 흐름을 보면, 종합주가지수 750선에서 인덱스 펀드에 가입할 경우 빠르면 6개월, 늦어도 2년이면 20%의 상승률을 보였다는 것. 이에 따라, 박 지점장은 20~30%는 인덱스 펀드, 50%는 확정금리 상품, 나머지는 MMF로 단기적인 운용을 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적립식 펀드를 한다면 불입기간을 10년 이상은 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며 해외펀드는 과세가 많이 되는 단점이 있어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올라갈 가능성 없어 채권형 펀드에 30%” 우리은행 김인응 재테크 팀장은 “투자자들로서는 실적 배당형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금리를 내린 원인 중 하나가 고유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따라사 해외 시장 연계 펀드 등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약간 특이하게 국내 채권형 펀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얼핏 들으면 이해하기 힘든 얘기. 왜냐하면,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팀장은 “회사채 금리가 회사들의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고, 나중에 이게 제대로 평가되면 회사채 금리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김 팀장이 제시하는 포트폴리오는 30%는 채권형 펀드, 305는 일본의 우량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40%는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과 일본 주식시장의 상승을 조건으로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는 ELS(자산 연계증권)로 구성돼 있다. ◆“젊은층은 70~80%를 일본 및 국내 주식 펀드에” 하나은행 김근호 재테크팀장은 “나이가 든 분들은 안정성에 집중해서 채권형 펀드에 계속 투자하는 것이 좋지만, 젊은층은 발품을 발아 적극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노년층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채권형 펀드를 하는 것이 좋지만, 젊은층은 적극적으로 일본 등의 해외 시장과 국내 우량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물론 이같은 약간의 모험도 정기예금 금리보다 1.5~2%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 김 팀장의 말이다. 김 팀장이 젊은 층에게 제안하는 포트폴리오는 35%는 일본 주식 펀드, 20% 정도는 국내 주식시장의 우량주, 15% 정도는 일반 펀드, 30% 정도는 적립식 펀드에 넣는 것. 김 팀장은 “물론 모든 투자의 전제는 세금 우대나 비과세 상품을 이용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연계된 ELS에 30%” 국민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 심우성 팀장은 “재테크는 부자들보다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적은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전제를 내놨다. 일본과 관련된 ELS 같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가능한데도 일반 샐러리맨들은 생각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심 팀장은 “틈새 상품에 적은 비중을 넣어도 예금 금리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팀장은 50%는 정기예금, 20%는 일본 주식형 펀드, 환율이 일정한 박스권에서 움직이면 12%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환율 연계 ELS에 30%를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추천했다.
  • (edaily리포트)손발이 맞아야 한다
  • [edaily 강종구기자] 한국은행이 "놀랍게도" 콜금리 목표를 0.25%포인트 인하했습니다. 놀랍다고 표현한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상을 깬 결정이어서 그런지 걱정하는 소리도 많습니다.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과 함께 심지어 "한은이 물가를 포기하다니 간판 내려라"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걱정이 안될 리 없습니다. 경기만큼이나 물가도 걱정이구요. 경제문제도 콜금리 인하로 해결될 만큼 간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미 내려진 결정입니다. 이제 금리인하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로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은행에 출입하는 강종구 기자가 전합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결정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어쩌면 이길 가능성이 적은 게임에 돈을 건 것과 같은 도박일지도 모릅니다. 금리인하의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은도 그동안 금리인하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또한 최근 물가가 급등해 상황 자체도 금리를 내리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경제계는 "한은은 용감했다"며 칭찬했고 정부도 "두손 들어 환영한다"고 반색했습니다. 물론 부동산투기를 재연할 수 있다거나 국내 유입된 외국자본은 물론 국내자본마저 저금리를 피해 해외로 이탈할 것이란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걱정인 것은 콜금리를 내렸는데도 아무런 효과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박 승 한은 총재마저 "콜금리 0.25%포인트 내렸다고 해서 내수를 진작하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겠습니까.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근본 이유는 금리가 비싸서가 아니니까 말이지요. 아시다시피 기업 부채비율은 사상 최저수준이고 미국이나 일본 등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대기업들은 엄청난 현금을 쌓아두고도 투자를 하지 않구요. 부자들은 돈이 있어도 소비를 하지 않거나 소비를 하더라도 국내가 아니라 나라 밖에서 쓰고 있습니다. 시중에는 400조에 가까운 단기부동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갈 곳이 없다 보니 금융권에 몰리고 채권투자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결국 은행 금리와 채권금리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돈이 없고 금리가 비싸서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가계는 엄청난 부채부담 때문에 소득이 생기면 그대로 원리금을 갚는데 쓰거나 실업자 신세인 자식을 위해 저축을 합니다. 중소기업은 장사도 잘 되지 않는데다 은행에서 돈을 꾸기도 어려워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콜금리가 인하되면 원리금 부담이 많은 가계와 중소기업에는 다소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 예금이나 투신사 MMF같은 저금리 상품에 돈을 맡겨 두고 있는 기업들도 금리가 더 낮아질테니 "에라 투자나 하자"고 살 수도 있습니다. 부디 그러기를 바라지만 소폭 금리인하로 이런 문제들이 한꺼번에 해결되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기대입니다. 기본적으로 소득이 늘어야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고, 고용이 늘어야 소득이 늘어나는 것이지요. 또 투자가 늘어야 고용이 늘어나구요. 어느정도 확실한 수익이 보여야 투자가 늘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기가 살아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하구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불안요인들이 제거돼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세계 IT경기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환경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당장 하반기 경제성장세 둔화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고 물가는 걷잡을 수 없게 뛰고 있습니다. 나라밖이 그럴진대 나라안이 시끄러우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겠습니까. 여당과 야당은 "감세해야 한다" "아니다 재정지출이 낫다"고 싸우느라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있습니다. 중소기업 노조는 월급을 반납해야 할 지경인데 돈 많은 대기업 노조는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행정수도 이전은 마치 정부 여당과 야당이 서로 싸우기 위해 만들어낸 아이디어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박 총재 말을 하나만 더 인용해 보겠습니다. "고유가가 지속되는데도 정부와 한은이 별도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성장세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내려갈 것이다. 정부와 한은은 물론 기업과 노조가 모두 노력해야 하는 것이고, 금리인하는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별로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전격적인 금리인하. 그럴 수 밖에 없었던 한국은행의 선택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합니다. 수출증가율은 연말에 한자릿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수출이 둔화되는 빈 자리를 내수가 메워주지 못하면 성장률 급락은 불가피합니다. 박 총재의 "분위기론"은 "금리로 내수를 살리겠다"가 아니라 "우리가 작은 힘을 보탤테니 모두가 나서달라"는 뜻입니다. 정부는 기업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기업은 긴 안목으로 투자와 고용을 늘려달라는 겁니다. 가계에는 이자부담을 줄여줄테니 저축을 조금 덜하더라도 지갑을 열어달라는 뜻입니다. 거시적인 정책공조도 필요합니다. 콜금리를 내리면 물가불안은 더욱 커집니다. 다행히(?) 내수가 죽어서 물가가 덜 오르는 면이 있지만 금리인하는 아무래도 물가안정에는 악재입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해 서비스물가 상승을 억제해야 합니다. 수출만을 위한 고환율 정책에서 한발 물러나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이 국내 물가를 위협하는 강도를 줄여줘야 할 것입니다. 박수를 치려면 왼손과 오른손이 맞아야 합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콜금리를 내렸으니 경제가 조금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는 버려야 합니다. 정부와 정치권, 기업과 노조를 비롯해 국민 모두가 손발이 맞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콜금리 인하는 오히려 경제위기를 키우는 한국은행 최대의 "패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유가가 단기간에 급락할 것 같지 않답니다. 그럼 물가도 계속 오르겠군요. 그런데 정부와 한은의 정책이 따로 놀고, 정치권이 싸움만 하고 혼란만 일으키고, 정부와 기업이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한다면 어떻게 경제가 살겠습니까. 그렇게 내년초가 되고 수출은 더 이상 늘지 않고, 물가는 폭등하고, 내수는 여전히 마이너스라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말로만 듣던 그 엄청난 위기, 물가는 걷잡을 수 없이 오르고 경제는 바닥으로 추락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그때 우리는 "2004년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내려서 나라를 망하게 했다"고 욕하겠습니까. 누워서 침뱉기가 될 것입니다.
2004.08.13 I 강종구 기자
  • (여의도시각)유가, 싸워볼만한 악재?
  • [edaily 양미영기자] 유가에 혼을 뺀 한 주가 지나갔다. 오늘도 지수는 유가를 따라 롤러코스터를 탔고 다음주도 유가로부터 자유로워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결과만을 놓고 볼 때 730선을 일단 방어했으니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그나마 이날 흐름에 긍정적인 면을 부여한다면 몇가지 눈에 띄는 점도 있다.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유가 부담을 반영했지만 장중 지수흐름은 견조했다. 미국 시장 급락에도 불구하고, 한때 상승반전을 시도할 정도로 유가에 대한 내성을 보여줬다. 한투증권 김형렬 책임연구원은 "생각보다 유가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항공주들은 보합권에 머물렀고 화학주들에도 큰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장막판 약세는 내주 다양한 변수들에 대한 경계매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견조함이 두드러진 종목은 유가민감주만이 아니다. 이례적으로 IT주로는 매물이 크게 몰리지 않았다. LG전자가 강보합권에서 선전했고, 삼성전자나 삼성SDI도 보합세에 머물렀다. 오히려 최근 시장을 방어했던 POSCO나 현대차 등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실제로 이들 종목들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매수매도 창구를 골고루 나눠가지며 손바뀜이 활발했다. 나름대로 차익실현을 하면서 저가에 다시 물건을 담아간 흔적도 엿보인다. 하나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최근 선전하고 있는 남미시장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최근 아시아시장과 달리 신흥시장의 한 축인 남미시장은 견조하게 반등하고 있다"며 "이미 중국이나 미국 금리 인상이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적절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가에 더해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시 미국 FOMC 회의로 집중된다. 그러나 추가 금리인상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만큼 오히려 유가에 대한 시장의 시선을 흐리게한다면 하락세는 쉽게 제어될 수 있다. 김형렬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는 추가 금리인상이 있겠지만 고유가에 따른 향후 불투명한 경기 등을 감안한다면 연내 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FOMC 회의를 중심으로 하반기를 시작하는 변곡점이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반등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크지 않지만 유가가 등락하는 와중에 바닥심리는 더 강해지는 양상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 역시 유가가 오르면 즉각적으로 선물을 매도했고, 선물 순매도 포지션이 증가하면 보험성의 현물 매수가 감지됐다"며 "이 역시 바닥권을 인식하는 심리"라고 말했다. 조용현 연구원은 "다음주에도 유가 눈치를 보는 방향성 없는 장이 지속되겠지만 전저점의 지지력은 유효해 보인다"며 "유가 역시 진정될 기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지수는 위를 타진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2004.08.06 I 양미영 기자
  • (유가 44불 돌파)①수급 `악화일로`
  • [edaily 조용만기자] 불안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유가급등의 근본적인 배경은 수급불안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 생산여력이 바닥에 도달했다는 인식은 공급차질에 대한 불안을 증폭시키며 사재기와 투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의 상황이 1,2차 오일쇼크보다 더욱 위험스럽다거나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현재의 증산여력으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에 기인하고 있다. ◇증산여력 한계..공급불안 증폭 지난달 OPEC의 원유생산량은 1.4% 늘어난 2971만배럴로 2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우디를 제외한 OPEC의 추가 생산여력은 거의 바닥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OPEC이 지난 6월 200만배럴의 증산에 합의한 후에도 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했다는 것은 공급불안에 대한 우려를 반증하고 있다. 산유국들의 상황은 좋지 않다. 이라크의 경우 전쟁전 일일 248만배럴이던 생산량이 200만 배럴로 떨어졌고 세계 2위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의 유코스는 파산위기에 직면해있다. 원유수입국과 국제시장은 거의 유일한 해결책인 사우디에 손을 벌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필요한 만큼의 증산이 가능한지는 의문이다. 3일 잠시 고개를 숙이던 유가가 44달러를 돌파하며 급등한것도 사우디의 즉각적인 증산이 어려울 것이라는 OPEC의장의 발언에 영향받았다. 사우디의 7월 생산량은 936만배럴이며 모든 생산능력을 활용할 경우 생산능력은 1100~1200만배럴로 추산되고 있다. 다른 공급원이 막히면서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사우디"마저도 점점 한계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양상인 셈이다. 10년이상 원유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OPEC의 증산합의에도 불구하고 단기간내 실제 생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래도 부족하다..수요 압박 지속 생산여력이 한계치에 육박한 반면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중국의 고속성장과 회복기에 들어선 미국, 여기에 일본과 유럽까지 동참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하루 평균 석유소비는 2000만배럴에 달하고, 중국도 500만배럴 이상을 소비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원유 증산여력을 하루 250만배럴로 추정하고 있으며 2분기 세계 원유수요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하루 220만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산여력을 풀가동해 원유를 생산하더라도 늘어난 수요를 맞추는 것조차 빠듯하다는 얘기다. 여름철 가솔린 수요를 무사히 넘기더라도 4분기부터는 난방유 소비가 원유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난방유를 포함한 석유 제품의 수요는 미국에서 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4분기 석유 소비량은 30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하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인식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2004.08.04 I 조용만 기자
  • "정부, 총체적 경제난국 외면마라"
  • [edaily 경제부 증권부] 한국경제가 총체적인 난국으로 추락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내수 부진이 여전한 가운데 물가는 연일 고공비행을 하는 국제 유가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속 물가상승)을 우려할 정도로 살인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경제의 동력이랄 수 있는 기업들의 심리마저 바닥으로 떨어져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뚝 떨어졌다. 경제전문가들이 말하는 경제 현주소와 처방을 알아본다.(편집자 주) ◇ 정부는 낙관론만 되풀이..시각 바꿔야 그러나 경제정책당국은 ‘내수와 수출의 쌍끌이 성장이 가능하다’ ‘물가상승은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일 뿐 큰 문제가 없다’며 낙관론만을 내놓고 있어 정부의 경기 대응이 지나치게 안이한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승우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지난달 30일 "지난 6월 도소매업의 증가세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며, 앞으로는 내수와 수출이 보조를 맞춰 성장을 이끄는 `쌍끌이` 패턴으로 변하는 모멘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2일에는 물가전망에 대해서도 "올해 물가는 정부 목표치인 3%대 중반에 묶어둘 수 있을 것"이라며 3%대 방어를 자신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은 정부와 사뭇 다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기 대응의 시기를 놓칠 경우 최근 식약청의 감기약 논란처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대가를 톡톡히 치를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저성장-고물가’의 사슬에 걸려 장기불황의 고통을 겪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국내외 경기 상황이 손을 놓고 있을 만큼 여유롭지 못하며 종합적인 처방이 시급한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불안심리를 걷어내라 전홍택 한국개발연구원(KDI)부원장은 “6월 산업활동동향, 물가, 기업경기실사지수등 최근 집계되는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경기 회복시기가 지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최근 급등하는 국제 유가에 주목했다. 전 부원장은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여기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고 권고했다. 그는 그러나 “유가 상승은 수요측면이 아닌 비용측면에서 발생한 변수이기 때문에 정책당국으로서도 손을 쓰기가 어렵다”며 “결국은 내수쪽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부원장은 이에대한 대응책으로 “소비자들이나 기업들이 느끼고 있는 불안심리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불안심리를 걷어낼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정책의 투명성이라도 키우라`는 뜻이다. 그는 이와함께 “금리정책은 당분간 현재의 저금리 상태를 유지해 내수가 회복될 수 있도록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노사안정을 꾀하라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최근 경기위축은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며 증폭되는 불안심리를 달래주기 위한 정책 마련을 주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하반기 성장률이 낮아질 것 같다”며 그 근거로 “건설경기가 생각보다 많이 냉각되고 있고, 최근 고유가도 악재”라고 분석했다. 경기의 현주소가 예상보다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리정책에 대해서 권 수석연구위원의 진단은 색다르다. 금리를 올리고 내리고 해서 경기를 조절하는 효과는 거의 사라졌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권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이럴 때 일수록 노사안정과 규제완화, 외국인 자본우대정책에 대한 정책의 방향 전환을 모색해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환율 정책 완화하라 오상훈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의 환율 정책을 꼬집는다. 그는 물가대책과 관련해 “정부는 매크로적인 정책기조보다는 미시적인 정책기조 변화를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며 환율정책의 변화를 요구했다. 고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 등 물가불안 요인이 더 가중되면 고환율 정책기조에 대한 정책시정 요구가 높아질 것이란 주장이다. 오 팀장은 “물가상승의 상당부분이 고환율 정책에서 비롯됐다”며 “고환율 정책을 완화시키는 정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함께 수출전망에 대해 “일단 수출은 생각보다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긴 하지만 추세적으로 둔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지표경기 둔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 역시 “채권시장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경제가 나빠질 것이란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콜금리를 내리거나 재정정책 또는 환율정책으로 대응하거나 어떤 방법으로든 정책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2004.08.03 I 경제부 기자
  • (스톡이슈)`손님없는 바겐세일`
  • [edaily 이정훈기자] 연초만해도 오늘 내일하던 내수경기 회복은 이제 먼 훗날의 얘기가 돼 버린 듯하다. 백화점은 바겐세일 기간에도 한산한 편이고, 그 콧대 높다던 명품들도 앞다퉈 가격을 낮춰 보지만 찾는 손님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우리 주식시장의 모습도 그와 비슷한 것인지 모르겠다. 여기저기서 `주식값이 너무 싸다`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지만, 주식을 실제로 사주는 쪽은 냉담하다. 가격이 싸더라도 일단 돈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이치다. ◆한국 주식시장의 12개월 예상 PER (자료=우리증권) 위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우리 시장의 현재 12개월 예상 PER은 6.2배 수준으로, 지난 90년과 2003년에 보였던 바닥권에 거의 근접하는 수준이다. 모멘텀이나 수급을 차치하고 당분간 이같은 저평가 만으로도 시장은 어느 정도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을 듯하다. 실제 최근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조금씩 사들이고 있다. 이처럼 우리 시장의 PER이 낮아진데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날로 높아져만 가니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고 `오래 가지고 있을 종목`들을 조금씩 사들어가고 있다. ◆KOPSI지수와 지수대별 누적매물 분포 (자료=교보증권) 다만 아직은 바닥을 모색하는 과정 정도로 이해해야할 듯하다. 국내외 주변변수들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며 수급측면에서도 외국인이나 프로그램 매수 등 주도적인 세력이 나오길 기대하기 어렵다. 위 그래프처럼 현 지수는 주요 매물대에 걸쳐 있는 상황이다. ◆월별 거래소와 나스닥시장 거래대금 (자료=교보증권) 과거 8월에 나타났던 우리 시장과 미국 나스닥시장의 거래 부진 역시 여름철 무더위에 녹아들어버린 시장 양상이 적어도 일정 기간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특히 지난 주말 국제유가가 44달러선에 육박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갔고 미국 특정 금융기관 테러 경보까지 발동한 상황이라 첫 출발부터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을 것이다. 바겐세일로 가격이 떨어졌다고 궁색한 살림에 선듯 뭔가를 산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증권사 데일리] -우리: 반등의 계기를 찾고 있는 주식시장..계기 확인후 매수 가담 -동부: 반등 시도..트레이딩 관점하에 낙폭 과대주 중심 매매 -교보: 긍정적이지 못한 8월 증시..하향 리스크 점차 확대 -굿모닝신한: 외국인 매매의 파급효과..지수상승 필요조건일 뿐 -동양종금: 전통적 약세장 속 반등국면 전개될 듯 -대우: 어려운 대안찾기..제한적 선택 -현대: 시간을 사야할 때..720선 지지선으로 좁은 박스권 등락 -서울: 국제유가 사상 최고치 경신..720선 지지 신뢰 약화될 듯 ☞[뉴욕증시: 유가급등 선방..다우·나스닥 강보합] ☞[월가시각: 아전인수식 지표해석]
2004.08.02 I 이정훈 기자
  • (예상실적)레인콤 2Q수익성 모멘텀 약화
  • [edaily 황현이기자] MP3 플레이어 1위 업체인 레인콤(060570)은 2분기 이익 모멘텀이 약해졌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수의 상대적인 선전에 힘입어 비수기임에도 매출은 늘었으나 이익률이 낮아졌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경쟁 심화로 직간적접인 가격인하 압력에 놓인 가운데 지분법 평가손실이나 마켓팅에 대한 지출이 이익을 상당폭 까먹었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또 지난 19일 주력제품에 대한 가격인하를 공식 발표한 여파로 3분기에도 추가적인 수익성 저하를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2Q영업익 전분기 수준 전망..마진율 축소 30일 edaily가 5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레인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72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5%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가장 큰 예상치가 194억원, 가장 작은 예상치가 158억원이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예상치 평균이 경상이익은 4.4% 줄어든 149억원, 순이익은 7.0% 감소한 126억원이었다. 매출액에 대해서는 전문가 모두 100억원 이상의 증가를 예상했다. 매출평균은 15.0% 늘어난 969억원을 기록했다. 판매대수 확대로 인한 매출액의 신장폭을 이익이 따라가지 못해 수익성을 나타내는 마진율이 낮아졌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자회사 지분법 평가손 부담..마케팅비용도 고민 자회사인 유리온은 지분법 평가손실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동원증권 홍종길 연구원은 "최근 레인콤이 유리온에 대한 추가 출자를 결정한 것은 유리온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확인시켜 줬다"고 지적했다. 마켓팅 부문의 지출 또한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우증권 이진혁 연구원은 "TV광고 등을 실시하면서 당초 책정된 것보다는 많은 비용을 마켓팅에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3Q 수익성악화 심화우려..주가급락 `가격메리트` 가격인하가 공식화되는 3분기는 수익성 하락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주요 부품인 플래시메모리의 내림세가 제품단가 인하를 상쇄하기는 충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레인콤이 가지고 있는 한달반 분량의 재고에는 가격 하락이 반영돼 있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또 플래시메모리가 더욱 많이 들어가야 하는 고용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애플, 소니 등 해외업체들이 속속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단가를 더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크리마스마스 수요 등으로 업황이 좋아지는 4분기 전까지는 수익성 둔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다만 주가는 현재 바닥권에 이른 만큼 조만간 하락세가 진정되고 신제품 출시 등으로 모멘텀이 생기는 한편 단가 추가인하가 없다는 전제 하에 마진이 나아질 전망인 8월 즈음부터 차차 회복될 것으로 판단했다. 동부증권 노효종 연구원은 "시장이 실적 악화를 인지하고 있는 만큼 최근 급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이시훈 연구원은 "가격인하 발표 이후 무상신주 등록이라는 악재가 겹치며 주가가 30% 정도 떨어졌다"며 "추가적인 가격인하나 2,3분기 실적 저조 등 현재 대기중인 악재까지 이미 반영된 수준" 이라고 말했다.
2004.07.30 I 황현이 기자
  • 코스닥 `사상최저`..바닥이 어디냐
  • [edaily 권소현기자] 코스닥의 바닥은 어디일까. 연일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추락하던 코스닥지수가 26일에는 급기야 사상 최저치 기록마저 경신했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28조원대로 떨어져 거래소 시가총액인 334조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 삼성전자 한종목 시가총액인 61조원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거래소시장은 그나마 하방경직성을 보이며 730선에서 버티고 있는 반면 코스닥시장은 지지선이 무너지며 최저치까지 무너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이제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거래소의 틈새시장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기도 어렵고, 단기적으로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 사상 최저치 경신 26일 코스닥시장은 아예 출발부터 350선을 하회했다. 개장 30분을 넘기면서 낙폭을 꾸준히 확대하던 코스닥지수는 오후 2시에 근접하면서 345선을 하회했다. 작년 3월17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였던 346.40을 일찌감치 하회했으며 같은 날 기록한 장중 최저치 344.60도 뚫고 내려갔다. 이번달 들어 코스닥지수는 10% 넘게 하락했고, 이달초 30조원를 넘었던 시가총액도 28조원으로 떨어졌다. 종합주가지수가 6% 가량 빠진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 거래소 주변주 시장으로 이처럼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변화를 들고 있다. 즉, 벤처기업과 성장기업 중심의 독자적인 코스닥 시장이 아니라 이제는 거래소 대형 IT 기업들의 하청업체 중심으로 변화했다는 것.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2000년 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새롬기술이나 드림라인, 버추얼텍과 같은 대표적인 벤처기업이 차지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 시총 상위종목에서 인터넷과 통신주를 제외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납품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처럼 거래소의 주요 IT업체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주변주의 주가흐름은 더 나쁠뿐 좋을 수 없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신동민 애널리스트는 "작년 초에는 그나마 인터넷주가 코스닥 지수를 뒷받침해줬지만 최근 인터넷 업계 경쟁심화 우려에 외국인 매도세가 더해지면서 인터넷주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IT하드웨어와 LCD, 휴대폰 부품주가 모두 거래소 종목의 주변주였기 때문에 코스닥은 더이상 거래소 시장의 틈새시장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강원랜드, 엔씨소프트, 기업은행에 이어 최근 KTF까지 거래소로 이전하면서 코스닥지수의 안정성과 대표성이 상당히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 사건사고 빈발..신뢰 너무 낮다 코스닥시장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터지면서 여전히 신뢰를 회복하기가 요원하다는 점도 지수 지지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액면가나 시가총액 요건 미달에 따른 퇴출 가능성이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고 각종 횡령사건에 재무적 위기에 처한 기업들도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26일에도 텔슨전자에 대해 화의절차 개시 신청설이 나도는 등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코스닥기업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신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시장이 2차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001년말 IT 및 벤처 버블이 꺼지면서 1차 구조조정을 겪은 코스닥시장이 또 다시 재편과정을 겪으면서 이에 따른 고통도 수반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애널리스트는 "일례로 최근 세원텔레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데 이어 텔슨전자도 화의를 신청해 중저가 휴대폰 업계가 재편되고 있다"며 "인터넷 업계 역시 KTH의 파란닷컴 런칭으로 경쟁심화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네오위즈는 어닝 쇼크를 발표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이익이 정점을 기록하고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같은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이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개인의 시장..수급도 문제 코스닥이 개인투자자 시장이라는 점도 거래소에 비해 지지력이 낮은 이유로 들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자금 여력이라고 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은 지난 22일 7조7520억원으로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진 이후, 이렇다할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7조7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실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 애널리스트는 "개인들이 가계부채 문제에 시달리고 있고 부동산에 자금을 묶어둔 상태이기 때문에 코스닥시장에 투자할 자금이 여의치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손범규 애널리스트 역시 "코스닥은 장기 투자자가 아니라 단기 투자하는 개인 중심의 시장"이라며 "일단 수급기반은 일단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 개선 기대 어렵다 이같은 상황에서 당분간 코스닥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대우증권 신 애널리스트는 "장중 저점을 뚫고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며 "기술적 반등도 기대해볼 수는 있지만 이후 상승추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심스럽다"고 판단했다. 즉, 코스닥시장은 당분간 저점과 고점 사이에서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굿모닝신한 김 애널리스트는 "이제 코스닥 시장에서 어떤 투자전략을 취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너무 많이 빠졌기 때문에 저가에 매수한다는 접근 자체도 위험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증권 손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이 자체 동력을 갖고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다"고 판단하고 "일단 거래소 시장에 연동되는 경향이 높은 만큼 종합주가지수와 거래소의 주요 IT 기업들의 주가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004.07.26 I 권소현 기자
  • (여의도시각)구원투수와 병살타
  • [edaily 양미영기자] 지수가 징검다리 장세를 거스르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이날도 730선의 지지력은 재확인됐다. 한 주 흐름을 살펴본다면 박스권 흐름에는 한치의 틈도 없었다. 730선과 750선 사이에서의 제한된 움직임은 물론, 10포인트 안팎의 장중 변동성이 꾸준히 유지됐고, 거래량도 좀처럼 늘어나지 못했다. 이날은 주말을 앞둔 관망세까지 가세했다. 다음주도 큰 그림에는 변화가 없다.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시들해질 것이고, 미국시장도 눈에 들어오는 지표나 이벤트가 없다. 세종증권 서형석 애널리스트는 "내주 역시 시장에 `이팩트`를 가할 재료들이 거의 없다"며 "미국시장 흐름에 따라 박스권 하단부 테스트 과정 정도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다음주도 박스권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720선 부근의 지지선은 물론, 770선의 저항선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증시가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증시가 하락한 것은 미국장 마감 후 어닝 기대감이 불발된 영향이 크다"며 "우리시장이 이를 선반영한 것을 감안한다면 주말에 미 증시가 하락한다 해도 추가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스권 상하단의 상대적 강도에도 큰 이견이 없다. 하반기 이후의 펀더멘털 상황이나 잠잠해진 악재들을 감안할 경우 박스권 상단보다는 하단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거래가 늘어나는 시점"이라며 "거래가 증가하면 지수는 아래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중기적으로 760선 부근을 돌파하기에는 기업실적이나 펀더멘털 재료 모두 희망적이지 않다"며 "기술적으로도 하락 삼각형이 완성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체질도 허약해졌다. IT나 금융주들이 바닥다지기에 부심중인 반면 최근 강세를 이끈 소재주들의 상승탄력 역시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삼성전자가 강보합권에 머물며 낙폭을 제한했지만 생각지도 않은 SK텔레콤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기업 개별적인 지배구조 문제가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며 매도세를 불렀고, 결국 문제가 된 와이더댄닷컴 주식 인수를 포기했지만 SK텔레콤 주가는 큰 상처를 입었다. 지수 하락세도 이날 만큼은 SK텔레콤이 주도했다. 서형석 애널리스트는 "한 기업의 경영 투명성 악재가 생각보다 큰 위력을 발휘했다"며 "약세장에서는 생각보다 영향력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주도주가 없는 약세장에는 소재주와 같은 `구원투수`도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골을 깊게 팔 수 있는 `병살타자`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2004.07.23 I 양미영 기자
  • (edaily리포트)헛점 많은 전자공시
  • [edaily 김호준기자] "아무리 훌륭한 제도를 만들어도 악용하려고 덤비는 사람을 당해 낼 수는 없습니다." 전자공시제도를 운영하는 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4년 전에 도입된 전자공시는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동일한 정보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증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증권부 김호준 기자는 아직도 곳곳에서 허점이 발견되고 있어 제도 보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요즘 같아서는 한 종목을 5% 이상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취득 목적을 공시할 때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경영참여로 할까 아니면 투자목적으로 할까? 사실 대주주를 몰아 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적어도 뒷감당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얼마전 대동금속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L씨도 한때 비슷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는 투자목적으로 대동금속 지분 5.25%을 장내 매수했지만 주가는 바닥을 기었습니다. 그는 "지분을 좀더 사면서 `경영참여`로 하면 주가가 좀 오르지 않겠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몇몇 개인투자자는 `경영참여성` 공시로 주가를 띄워놓고 은근 슬쩍 팔아 수십억원대 수익을 챙겼습니다. 이들은 최대주주와 소송도 불사하며 회사 경영에 관심이 있는 척 했습니다. 작전의 냄새가 진하게 나지만 공지 규정을 지켰기 때문에 처벌하기는 어렵습니다. 지분 취득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손바닥 뒤집듯이 바꿔도 현재 공시제도에서는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죠. 심지어 지분을 팔 때도 결제일 기준 5거래일 이내에만 공시하면 되기 때문에 장기 11일까지 공시를 미룰 수 있습니다. 입 닦고 한숨 돌릴 시간까지 보장해주고 있는 셈이죠. 현행 전자공시제도의 허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할 때도 투자자들의 혼란을 겪게 됩니다. 예컨대 ㅅ전자가 자사주 10만주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주당 취득 예정금액은 이사회에서 결의한 날 종가 기준으로 4만원입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자사주를 취득하면서 주가가 올라 예정금액보다 비싼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취득 예정금액 기준으로 40억원 어치만 주식을 매입하면 공시 사항을 이행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자사주 취득 물량이 남아 있다는 생각에 추격 매수를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2002년 11월15일 `공시제도 선진화 방안에 관한 공청회` 자료를 보면 현행 공시제도의 문제점이 열거돼 있습니다. 보고서에선 수시공시의 경우 실질적인 운영자는 증권거래소지만 제도 운영권은 금융감독원이 보유하고 있고 업무 중복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공시의무 발생 뒤 의무 공시시한을 길게 잡아주고 있어 신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꼬집고 있습니다. 전자공시제도가 도입된 이후 몇차례 문제점이 제기됐지만 부분적인 보완만 이루어졌을 뿐 전반적인 개선은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도 전체를 수정하는 것은 장기적인 과제로 맡겨야 하겠지만 몇가지 규정은 시급히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우선 지분 취득목적을 변경할 때는 투자자들이 인지할 때까지 매매 제한기간을 두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지분을 5% 이상 취득할 때 보유목적뿐만 아니라 과거 5년 동안의 범죄사실 등 세세한 부분까지 기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증권거래소 담당자에 따르면 미국에선 취득목적을 변경하면 10일 동안 해당 투자자가 매매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지분변동과 공시의 시차를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금융감독원 담당자는 허풍 공시의 경우 부분적인 보완으로는 막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아무리 제도를 보완해도 악용하려는 사람을 당해낼 수는 없다는 논리입니다. 투자자들이 허풍 공시에 현혹되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당부입니다.
2004.07.20 I 김호준 기자
  • (edaily리포트)"억울하면 공무원 해"
  • [edaily 양효석기자]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카드대란`에 대한 감사원의 특감결과가 나왔습니다. 감사원은 500여쪽에 달하는 감사보고서를 심사해 결론을 내렸고, 이를 32페이지 분량의 보도자료로 요약해 16일 발표했습니다. 내용은 많지만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카드사용을 장려했던 재정경제부의 정책은 불가피했으며,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금융감독원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동감하시나요? 경제부 양효석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해 12월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김진표 재정경제부 장관은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해 그 동안 미래 소비를 앞당겨 지출한 것이 향후 문제점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정부의 카드정책 실패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지요. 결과적으로 현재 신용불량자는 400만명을 넘어섰고, 신용카드사 부실문제는 아직도 경제회복에 큰 부담요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미래소비를 앞당겨 써버리고 가계빚만 남은 까닭에 내수시장도 쉽게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는 지난 99년 IMF 경제위기를 맞아 내수진작을 통한 경제활성화와 상거래 투명성 제고를 통한 세원확보 차원에서 신용카드 관련 각종 규제를 풀면서 카드사용을 권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용카드가 남발됐고 카드사는 과도한 자금차입에 의한 현금대출 위주의 외형확장에 치중했습니다. 바로 카드부실의 "1차 원인" 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적 실패부분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감사원은 "내수진작 및 세원확보 등 거시적 국가경제 측면에서는 신용카드 규제완화와 사용촉진 정책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 과거 카드사용 장려정책을 옹호했습니다. 공무원들이 단기적인 내수진작을 위해 미래의 소비를 당겨쓰도록 한 결정은 문제삼기 어렵다는 논리입니다. 감사원은 대신 감독권한을 공무원들로부터 위임받아 집행하는 금융감독원은 문제를 조기에 인식하지 못했다며 담당 부원장에게 책임을 지웠습니다. "정책 부작용에 대비 사전예방 감독시스템과 효율적인 신용평가 및 리스크 관리시스템이 구축되고, 금감원이 독점하고 있는 금융정보를 유관기관이 상호 공유해 문제를 조기에 인식했다면 부실예방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감사원은 또 신용카드 부실초래의 원인으로 신용카드 이용자의 결제능력을 초과한 카드사용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신용카드 이용자가 소득한도를 초과해 무분별하게 물품을 구입하거나 여러개 신용카드사로부터 고금리 현금서비스를 받아 돌려막기식으로 사용, 신불자 전락을 자초했다는 설명입니다. 길거리에서 무분별하게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푼 정책이 원인을 제공한 측면은 고려하지 않은 채 소비자의 잘잘못만 따지고 있습니다. 마치 이명박 서울시장이 `교통대란`의 원인을 시스템 및 교통체계 준비 부족보다는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돌린 것과 비슷한 꼴입니다. 물론 정책 실패에 대해 계량적으로 책임을 재단할 수는 없습니다. 감사원 말대로 문책 구성여건을 철저히 따져 책임을 묻지 않고 결과만 따진다면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사람에게 굉장한 부담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400만명의 신불자를 양산하고 국가 경제를 바닥으로 추락시킨 "명백한" 정책실패 사안에 대해서조차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게 과연 옳바른 결정인지는 반문해 볼 일입니다. 당시 금감원 국장이었던 김중회 부원장을 인사조치시킨 것만으로 정책실패의 책임을 다 물은 것일까요? 김 부원장이 당시 금감원 국장으로서 얼마만큼 권한을 갖고 있었을까요? 감사원은 금감원이 2003년 `3.17`과 `4.3`대책을 수립하면서 검사도 안나가고 카드사 자료만 받아서 안이하게 대처해 신용카드사 위기를 키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3.17과 4.3 대책은 해당부처 차관들이 참석한 `금융정책협의회`를 통해 정부가 결정한 것입니다. 당시 회의자료는 물론 결과 브리핑도 공무원들이 주도적으로 맡았습니다. 회의 후 카드사 사장들이 금감원 기자실로 호출돼 확정되지도 않은 카드사별 증자규모를 일일이 밝히고,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강변한 것도 `관치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경제부총리를 지냈던 전윤철 감사원장은 금감원의 뒤에 재경부와 금감위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다는 사실을 과연 모르는 것일까요? 감사원은 또 말합니다. "금감위원장 책임이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러나 금감위원장은 자주 교체됐고, 당시 금감위원장은 모두 퇴직했다. 감사원이 책임을 묻는건 현직에 있을때 가능하다"고 말입니다. 이는 경제를 파탄내도 현직에서만 물너나면 모든 것이 끝이라는 해석도 가능하게 합니다. 물론 금감원은 카드사태에 책임이 있고, 이에 상응한 제재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금감원에만 책임을 지우고 공무원들은 면죄부를 주는 것은 공신력있는 정부 기관의 할일이 아닙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관료들과 정책담당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를 감사원은 다시 한 번 되새겨봐야 합니다. 감사결과 브리핑 과정에서 정책에 대한 책임은 왜 따지지 않았느냐고 추궁하던 기자들 사이에서는 "억울하면 공무원 하라는 얘기구만"이라는 자조가 쏟아졌습니다.
2004.07.16 I 양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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