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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줌인]'6000조 굴리는 美IT업계 빅4'…삼성·LG 끌어들여 '힘겨운 경쟁' 호소
- (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알파벳) CEO, 팀 쿡 애플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사진=AFP)[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리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 LG(003550), 화웨이, 구글 등과 매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 어떤 시장이나 어떤 사업 범주에서도 지배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지 않다.”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29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출석해 이같이 항변했다. 이날 미 하원 법사위원회 반(反)독점 청문회에 참석한 그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과 함께 “시장을 독점할 만큼 크지 않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시가총액만 약 5조달러(한화 약 6000조원)에 달하는 4개 기업 CEO가 동시에 증언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팀 쿡·마크 저커버그 “공정 경쟁 지지한다”29일 청문회는 미 하원 법사위가 지난해 6월부터 IT 공룡들의 시장 지배력에 대해 벌여 온 조사의 일환이다. 법사위는 4개 업체가 독점적 시장점유율을 남용해 경쟁사들에겐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고, 협력업체들에겐 기술·인력·정보 탈취, 가격 인하 압박, 마케팅·광고 비용 지출 강요 등을 일삼아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청문회는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화상으로 진행됐다.청문회에서 팀 쿡 애플 CEO는 “우리의 목표는 최고이지 최대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앱스토어 독점을 통한 과도한 수수료 수취와 관련해 “500개 앱으로 시작한 애플의 앱스토어엔 현재 170만개의 앱이 있고, 60개 앱만이 애플이 만든 것”이라며 “앱스토어는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공정한 플랫폼이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앱을 수용하고 싶다”고 강조했다.저커버그 CEO는 중국 IT기업에 맞서 싸우는 ‘자랑스러운 미국 기업’임을 주지시켰다. 그는 “우리는 미국 경제의 근간인 민주주의, 경쟁, 언론자유 같은 가치를 신뢰한다. 중국이 다른 가치에 초점을 맞춘 자신들만의 인터넷을 만들려 하는 상황에서 ‘운동장을 평평하게 해 줄’ 강력하고 일관성 있는 경쟁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그러면서 아이메시지, 틱톡, 유튜브 등 다양한 기업들과 “극심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항변하고 광고 시장에서는 아마존, 구글과 경쟁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스타그램 등 경쟁업체 인수 관행과 관련해선 “인스타그램의 성공은 결과론적인 것이며 인스타그램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해당 서비스를 폐쇄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아메리칸 드림’ 부각시킨 아마존베이조스 CEO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 자신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는 “26년 전 지구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아마존을 설립했다. 초기 투자자는 아버지였다”라고 운을 뗀 뒤 “1964년 어머니는 17세 나이로 나를 임신했고, 4살 때 쿠바 이민자 출신 양아버지에게 입양됐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고 강조했다. 베이조스 CEO는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의 월마트와 코스트코, 타깃, 중국의 알리바바 등을 언급하며 “전자상거래는 무한 경쟁 시장으로 아마존은 그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이라고 했다. 아울러 “아마존은 현재 100만명의 미국인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의 어떤 회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2700억달러를 투자했다”며 애국심과 헌신을 강조했다. CNN은 “청문회가 열리기 전 뜨거웠던 관심과는 달리 다른 3명의 CEO에게 집중 포화가 이뤄지면서 베이조스 CEO에겐 발언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며 “심지어 그는 청문회 도중 간식을 먹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구글 , EU이어 美서도 집중난타의원들은 구글의 검색 광고 시장 관행도 문제삼았다. 구글이 검색 광고 시장에서 가격 인하 압박, 마케팅·광고 비용 지출 강요 등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시실린 위원장은 “구글이 인터넷 (진입) 관문이 되면서 권력을 남용하고, 경쟁 기업을 짓밟기 위해 이를 이용하고 있다”며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가 기업과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준다며 독점과는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음성검색 서비스 알렉사 등과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 IT 기업뿐 아니라 월마트 등과도 온라인 쇼핑에서 경쟁하고 있음을 덧붙였다. ◇역대 최대 규모 反독점 조사…과징금·강제해체 우려4명의 CEO들이 진땀을 빼며 적극 항변·해명했지만, 미 정치권의 부정적인 시각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반독점법은 매우 엄격해 위반시 막대한 과징금을 물 수 있고, 최악의 경우 기업이 강제 분할될 수도 있다. 실제로 석유회사 스탠더드오일이나 통신사 AT&T 등 많은 독과점 기업들이 강제 분할된 선례도 있다. 시실린 위원장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이들 기업은 모두 독점기업임이 드러났다. 일부 기업은 분할돼야 한다”고 정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청문회를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만약 의회가 빅테크에게 공정함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면 내가 행정명령을 내려서라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
- [천정부지 金]금펀드 올해 수익률 29%…뭘로 투자할까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국제 금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 관련 금융 상품의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금 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구체적인 기초자산과 환헤지 여부 등에 따라 수익률도 엇갈린다. 그만큼 금 투자를 고려한다면 자신의 투자 성향과 포트폴리오에 적합한 ‘금테크’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28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 기준 연초 이후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12개 금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8.93%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연초 온스당 1524.5달러였던 국제 금 가격은 현지시간 27일 기준 1931달러로 치솟았다. 금 가격 상승률(26.66%)과 큰 차이가 없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주식형 or 파생형, 수익률 최대 2배까지세부 상품별로 살펴보면 수익률은 최대 2배 이상 난다. 연초 이후 수익률 50.96%를 달성한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UH)(A)’은 금광업 관련 국내외 주식을 담은 모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광업체인 배릭골드, 뉴몬트 등을 담고 있다. 둘 상품 모두 금 가격 상승에 풍부한 유동성까지 만나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61.76%, 59.74%에 달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 30%대를 기록한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 등도 금광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파생형 금 펀드의 수익률은 금 시세를 쫓아갔지만 주식형 금 펀드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C’은 21.58%,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클래스A’은 21.40%의 성적표를 받았다. KB스타골드특별자산펀드는 금 선물과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특별자산펀드는 금 현물거래 시 기준가격으로 사용되는 런던 금값(London Gold PM Fix Price)의 성과를 추종하는 파생상품에 주로 투자한다. 금 선물 가격에 연동되는 ‘S&P GSCI Gold Index Total Return’를 추종하는 ETF인 ‘KODEX 골드선물(H)’도 연초 이후 24.53% 상승률을 기록했다.환헤지 여부도 영향을 줬다. 동일한 모펀드에 투자하는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A)’는 최대 100%까지 환헤지 상품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 43.73%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달러 강세로 환을 노출시킨 상품이 7.23%포인트 높게 나온 것이다. 다만 수익률 대비 자금 유입은 약한 편이다. 올 한해 전체 금 펀드로 399억원이 유입되는 데 그쳤다. 7개의 금 펀드(ETF 제외) 중 설정액이 가장 높은 ‘블랙록월드골드펀드(H)’는 차익 실현 등을 이유로 최근 석달 사이 11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 골드바·KRX 금시장 등 ‘절세 효과’도 금 펀드 외에도 골드바나 골드 뱅킹도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다. 금 실물은 쉽게 현금화할 수 있어 환금성이 좋고, 금 값이 올라 이익이 발생해도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어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구입시 부가가치세 10%, 거래 수수료 등이 발생한다. 보관의 번거로움 등도 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을 통한 골드뱅킹은 예금액 만큼 금을 적립하는 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 0.01g 단위로 시작할 수 있어 소액으로도 가능하다. 매매차익에 대한 15.4%의 배당소득세와 거래 수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 증권사 계좌로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한국거래소(KRX)의 금시장도 있다. 절세 등의 장점이 있지만 실물 인출시 비용이 발생한다. 증권가는 당분간 금 값의 추가 가능성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높고 달러화 약세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금 가격에 긍정적”이라면서 “현재 중앙은행들은 물가안정보다는 경기회복에 초점을 두고 경기회복을 위해 전세계 국가들이 재정지출을 늘려나가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유입 증가 가능성도 높다”면서 올해 금 가격 범위를 온스당 1640달러에서 2100달러로 전망했다.
- [이정훈의 마켓워치]<19>金선물 산 뒤 금괴 챙겨가는 투자자들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금(金)값이 그야말로 `금값`이 되고 있습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금 선물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1.8% 올라 온스당 1931달러에 마감되며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유로존 재정위기가 고조되고 있던 지난 2011년 9월에 세웠던 종전 역대 최고가를 근 9년만에 경신한 겁니다. 물론 글로벌 벤치마크로 쓰이는 건 아니지만, 28일 오전 싱가포르상품거래소에선 금 선물 12월물 가격이 역사상 처음으로 장중 한때 트로이온스(31.1035g)당 2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로써 뉴욕 금 선물 가격이 2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투자은행(IB)들의 전망도 매우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금값 상승랠리는 세 박자, 아니 네 박자가 딱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종전 최고가가 나왔던 2011년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 경제에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전례 없는 돈 풀기에 나서고 있는 게 금값 상승의 원동력입니다. 더구나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까지 고조되면서 최근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미국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내려갔고 달러화도 연일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 금값이 위로 치고 올라가는데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금값 2000달러를 넘어 3000달러 전망까지 나오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이처럼 금값이 올라가기 너무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긴 해도 개인적으로는 지금 금값 상승세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봅니다. 엄청나게 불어난 유동성 덕에 투기적인 수요가 개입되고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위험자산인 주식과 금값이 함께 올라가는 이런 불편한 상황이 마냥 이어지리라 보긴 어려울 것입니다. 금 ETF가 보유한 금 현물 포지션 추이시장에서는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워낙 늘어나다보니 이들이 보유한 금 현물 포지션이 작년말 이후 8~9개월째 월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또 올들어 금 ETF에 순유입된 자금 규모도 지난 2009년에 기록한 역대 최대치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의 실수요가 줄어드는 와중에서도 이런 투자수요 덕에 금값은 안정적인 오름세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이에 기댄 헤지펀드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주 금 선물의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은 최근 5개월여만에 최대인 14만계약을 훌쩍 넘겼습니다.그러나 개인적으로 금값 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통상 금값이 대세 상승을 보이던 시기와 달리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만 특수하게 연출되고 있는 현상들 때문인데요. 이런 특이상황이 `금값 과속(過速)`을 부추기고 있다고 여겨지는 만큼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금값을 매기는 국제지표는 대개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런던금시장연합회(LBMA)가 집계하는 런던 장외시장(OTC)에서의 금 현물 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뉴욕 COMEX에서 거래하는 금 선물 가격입니다. 일반적으로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높습니다. 이는 선물을 거래할 때엔 이자와 창고료, 보험료 등 현물 보유비용을 포함하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선물이 현물 가격보다 높은 상황을 `콘탱고(Contango)`라 부릅니다. 또 같은 선물이라도 만기가 길수록 선물 가격이 높으니 이 역시 콘탱고입니다. 반대로 현물이 선물보다 비싸거나 만기가 가까운 선물(=근월물)이 원월물보다 비싼 경우를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이라 부릅니다. 지금은 금값이 오르는 걸 점치는 사람이 많으니 자연스레 콘탱고 상황인 것이죠. 문제는 계속된 금값 상승으로 인해 현재의 콘탱고가 과하다는 겁니다. 이른바 `딥 콘탱고(Deep Contango)`라는 건데요. 쉽게 말해, 선물이 현물보다 비싸고, 8월물보다 12월물 선물이 비싼 게 당연한데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겁니다. 사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된 지난 3월 이후 뉴욕에서의 금 선물 가격은 런던 금 현물보다 온스당 최대 70달러 이상 비싼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습니다. 앞으로도 금값이 뛸 것으로 믿으니 다들 금을 사두려고 했고, 현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좋고 거래비용도 싼 선물을 선호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일부 금광이나 금 제련공장이 조업 차질을 빚으면서 현물 공급물량도 줄었으니 선물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금값이 오를만큼 오른 듯하자 상대적으로 값이 싼 금 현물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생겨났습니다. 세계 경제가 불안하다고들 하니 눈에 보이는 금 현물을 쌓아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테구요. 재미있는 건, COMEX 금 선물은 만기일에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지 않고 실제 금 현물(골드바)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정산한다는 점입니다. 원유선물과 마찬가지로 실물인수도(Physical Delivery) 방식인 것이죠. 그렇다해도 정상적인 상황엔 금 선물이 만기가 되더라도 실제 금을 주고 받는 일을 걱정하는 투자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금 선물 매수포지션을 들고 있는 투자자는 만기일 전에 이를 매도해 차익을 실현합니다.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 본다면 기존 매수를 매도하면서 차월물을 매수해 만기이월(롤오버) 시키는 것이죠. COMEX 금 선물의 실물인수도 규모 추이그러나 현물인 골드바를 갖고 싶은 투자자는 매수해 둔 금 선물이 만기가 될 때까지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았습니다. 매도한 쪽은 골드바를 사서 매수자에게 건네줘야 했죠. 이 때문에 올들어 COMEX 금 선물의 만기시 실물인수도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찍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엔 그 규모가 무려 170톤(550만온스)을 넘어섰습니다. 뉴욕 COMEX는 이렇듯 만기일에 실물인수도로 정산되는 금 현물을 스위스와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금 현물시장에서 수입해 옵니다. (COMEX는 스위스 100온스와 1킬로그램 골드바만을 적격 실물로 인정하는데, 런던 현물시장에서는 주로 400온스 골드바를 거래하기 때문입니다.)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간 이동이 막히면서 골드바를 들여오기 힘들고 물류비용 자체도 크게 올라갔다는 겁니다. 골드바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탑승하는 여객기를 통해 운반되는데, 여객기 노선이 줄어들면서 물류에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이 때문에 금 선물 매도자는 만기가 다가오면서 불안해지게 됐습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다시 문을 닫는 금 제련소들이 생겨나면서 금 선물 매도 측은 만기 이전에 서둘러 포지션을 청산하길 원했고, 이는 뉴욕 금 선물 가격 상승을 부추겼습니다.아울러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주로 은행과 같은 차익거래자가 나서서 런던에서 상대적으로 싼 현물을 매수하고 뉴욕에서 선물을 매도하는 차익거래에 가담해 이 스프레드를 좁히곤 했을텐데요, 한동안 달러화 조달이 원활치 않으면서 이런 차익거래가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스프레드를 쉽게 먹으려고 차익거래를 했다가 선물 매도포지션을 가질 경우 만기에 골드바를 비싸게 사야하는 위험이 생길 수도 있었구요. 이런 가운데 뉴욕 금 선물을 늘상 매도하면서 가격을 낮춰주던 은행들도 제 역할을 못했습니다. 대개 은행들은 금시장에서 현물교환(EFP)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들 은행은 스위스 등지에서 골드바를 대거 사들인 뒤 이를 만기일에 실물인수도 하는 기관에 빌려 줘 쉽게 돈을 법니다. 이 때 금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있다보니 보유한 골드바 현물을 헤지하기 위해 뉴욕에서 선물을 매도합니다. 그런데 금 선물이 상대적으로 너무 비싸지니 헤지에 따른 손실이 생기게 됐고, 이를 메우기 위해 오히려 따로 금 선물을 매수하는 은행들까지 생겨나게 됐습니다. 결국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금 제련시설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골드바를 실어 나르는 항공편이 복구되고 물류비용이 내려간다면 금 현물 가격이 내려가고, 이보다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선물 가격은 더 크게 내려가는 조정이 나타날 수 있을 겁니다. 이 과정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다소 약화되거나 달러화가 반등하는 모습까지 나타난다면 조정이 더 이어질 수도 있겠구요. 아울러 선물 롤오버 과정에서도 금값이 다소 진정될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8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930달러 수준인 반면 12월물은 이보다 30달러 이상 높은 1960달러대입니다. 내년 12월물 가격은 이미 2000달러를 넘어섰구요. 투기적 매수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부담스러워진 선물 롤오버 비용으로 인해 ETF로부터의 매수세도 주춤거릴 수 있습니다. 일단 29일(현지시간)에 있을 8월물 금 선물 만기가 1차 시험대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