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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세·술값 아낀다"... 대학가로 돌아가는 직장인들
- (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김지혜 인턴 기자] ‘컴퍼스 캥거루족’ , 취업 후에도 대학가 인근에서 계속 거주하는 사회초년생들을 말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 현상으로 최근 사회초년생들 사이에선 이러한 '캠퍼스 캥거루족'이 증가하고 있다. 임대료가 비싼 직장가를 피해 비교적 저렴한 대학가에 거주하며 조금이라도 주거비용을 절약하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서울 관악구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박소민(25)씨는 “회사는 서초구 쪽에 있지만 비싼 보증금이 부담스러워서 비교적 저렴한 관악구 근처로 이사 왔다”고 말했다. 박 씨는 “회사까지 거리가 멀긴 하지만 주거비와 생활비를 아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래픽=김지혜 인턴 기자)스냅타임이 부동산 플랫폼 ‘직방’을 통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과 관안구 신림동의 원룸 가운데 면적, 준공 연도, 지하철역과의 거리 등이 비슷한 2곳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회사가 밀집돼 있는 서초구의 원룸 보증금은 2000만 원이였고, 대학가 주변인 관악구의 원룸 보증금 가격은 100만 원으로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월세 가격도 약 1.5배 정도였다.비슷한 조건이지만 직장가와 대학가의 원룸 임대료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회사들이 몰려있는 직장가 근처는 교통편이 편리하고 인프라가 좋아서 예전부터 임대료가 비싼 편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공무원을 준비하는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고시촌에 빈방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대학가 근처 원룸 방들이 싸게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지혜 인턴 기자)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9급 공무원 지원자 수는 지난해 16만 5524명에 비해 4만 3998명 감소했다. 최근 5년간 9급 국가공무원 공채 경쟁률은 2019년 39.2대 1에서 2020년 37.2대 1, 2021년 35대 1, 2022년 29.2대 1로 매년 떨어져 왔지만 전년 대비 올해처럼 큰 폭으로 낮아진 적은 없었다.문제는 사회초년생들이 대학가 주변으로 몰리면서 정작 인근 대학생들이 방을 구하지 못하는 ‘원룸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신촌역 근처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이 모씨(53)는 "2022년부터 대학가 근처에 방을 찾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아졌다"며 "올해 3월에 급하게 방을 구하려고 온 대학생들이 빈 방이 없어서 그대로 돌아간 경우도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전문가들은 대학가 주변의 '원룸 품귀현상’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선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 현상으로 사회초년생들이 대학가 인근에 거주하면서 정작 대학생들이 비싼 임대료로 남아있는 방을 구하거나, 혹은 아예 방을 구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유 교수는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 측에선 사회초년생들이 하루 빨리 자립할 수 있는 '청년월세지원금'과 같은 복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월급 빼고 다 오른 상황에서 지갑사정이 얇아진 건 사회초년생뿐만이 아니다. 30대 중반의 직장인들도 퇴근 후 술 한잔 하기가 무서워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주류가격은 1년 전에 비해 5.7%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크게 오른 수치다.강남의 한 IT기업 회사에 3년 째 재직 중인 오희석(35)씨는 “최근 술값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강남 근처에서 술 한번 먹기가 겁이 난다”며 “맥주 1병에 8000원 하는 곳도 있고 소주 평균가격이 6000원에서 7000원 사이라 저녁 약속 있을 때에는 무조건 대학가 근처에서 술을 마신다”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지혜 인턴 기자) (그래픽=김지혜 인턴 기자)스냅타임이 저녁시간 대학가 유동인구를 확인해 본 결과 지난해에 비해 서울 강남역 유동인구는 줄었지만 대학가의 유동인구는 늘어난 것을 볼 수있었다. 서울시 공공 데이터 포털에 따르면 1,2월 오후 6~8시 기준 강남역 승하차 인원은 지난해 139만 7293명에서 올해 114만 5870명으로 25만 1423명(17.99%) 감소했다.반면 같은 기간인 대학가 신촌역(2호선)은 40만 3397명에서 51만 8162명으로 28.44% 증가했고, 안암역은 10만 2647명에서 12만 5723명으로 22.48%, 회기역(중앙선)이 23만 6627명에서 28만 1246명으로 18.85% 증가했다.전문가들은 코로나 19 사태 이후 대학교들이 대면수업을 정상화하면서 대학생 유입이 증가한 것과 고물가 영향으로 비교적 저렴한 대학가 인근의 술집으로 가는 직장인들의 유입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저녁시간대 대학가 유동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신용점수 500점대·무직도 됐다"···'묻지마 카드 발급' 괜찮나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신용점수가 500점대이고 지금 일을 하지 않아 다른 카드사에서 발급이 불가했다. 그런데 이번에 OO카드에서 발급됐다” “연체가 있어 거절당하다가 이번에 카드 발급받았다” A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카드 발급 성공사례 소개 글이다. 이 커뮤니티에는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묻지마 신용카드 발급’에 성공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50여개 올라왔다. 올해 1월부터 ‘묻지마 발급’ 방법을 문의하거나 실제 경험담을 공유한 게시물은 300여개에 이른다. ◇“씬파일러 금융서비스 확대”기사내용과 사진은 무관. (사진=픽사베이)최근 신용카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묻지마 발급’에 성공했다는 사례가 다수 공유되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이 카카오·토스 등 빅테크와 제휴해 내놓은 신용카드의 발급 문턱을 일시적으로 낮추면서 저신용자·금융이력 부족 고객(씬파일러)들도 신용카드 발급이 한층 쉬워졌기 때문이다. 씬파일러의 금융 서비스 이용 확대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선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묻지마 발급이란 카드사들이 신용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거나 연체기록이 있는 고객들에게도 신용카드를 발급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의 신용 조건은 각각 다르지만 대부분 신용카드 발급을 거절당하다가, 특정 카드사에서 복잡한 절차 없이 카드 발급에 성공했을 때 사용하는 단어다.온라인상에선 ‘빅테크 제휴 카드’가 대표적인 묻지마 발급 카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위 ‘카카오 카드’, ‘토스 카드’ 등으로 불리는 빅테크 제휴 카드들의 경우 은행계좌 평균잔액 정보 등을 가져올 수 있어 추가적인 신용도 평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신용평가에서 정보는 다다익선인 만큼, 이른바 금융거래 이력이 없는 주부·사회초년생 등 씬파일러나 신용점수가 낮은 저신용자들이 카드를 신청하더라도 제휴처에서 긁어온 정보를 통해 신규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묻지마 발급 사례에서 많이 소개되는 토스의 신용카드 발급 조회·추천 서비스도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개별 카드사에 신용카드를 신청했을 때 거절당했지만 토스를 통한 신용카드 조회와 발급은 상대적으로 쉽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발급과 거절 사이 경계에 있는 고객들 중엔 정보가 부족해 거절당하는 사례도 다수”라며 “이런 사례는 정보만 더 있으면 심사가 고객 입장에서 유리하게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카드사들은 신용도 평가시점과 회사의 정책에 따라 신용점수, 등급, 대출잔액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규 카드 발급건에 대해선 동일한 심사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개인 신용도나 회사 내부 정책에 따라 발급 불가에서 발급 가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업계 일각에선 중저신용자나 씬파일러들의 불이익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금융시장 내에서 대출이나 신용카드와 같은 금융상품을 이용하지 못하는 씬파일러가 전체 국민의 4분의 1에 달한다. 온라인상에서 통용되는 묻지마 발급 역시 ‘신용카드 발급 모범규준’에 따라 발급되고 있는데, 금융·비금융정보만 더 있다면 이 씬파일러들에게도 충분히 카드발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신협회가 발표한 모범규준에서는 신용카드 발급을 위해 필요한 신용점수 상위 누적 구성비가 93% 이하거나, 장기연체가능성이 0.65% 이하일 때로 규정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리스크 관리를 조였다가 올해 완화하면서, 신용카드 발급 가능·불가능 경계에 있는 고객들이 늘었다”며 “신용평가고도화를 통해 가능으로 넘어간 사례들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건전성악화…리스크관리해야”반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부실화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최근과 같이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신규 고객 확대’보다 ‘건전성·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평가다. 일부 카드사가 발급을 쉽게 내주면 다른 카드사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발급 기준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대외비로 통하는 신용평가에 카드사가 본인들한테 유리한 정보만 가져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총채권 연체율은 1.2%로 전년 대비 0.11%포인트(p) 상승했다. 신용판매채권과 카드대출채권을 더한 카드채권 연체율 상승폭은 0.14%포인트로 더 가팔랐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마다 사정이 달라 묻지마 발급에 대한 정의도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일단 신용카드가 후불결제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발행 후 신용카드 사용액을 갚지 못하면 바로 연체가 되고 카드사 부실화, 사용자 신용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발급 기관이 제대로 된 평가를 해서 신용카드를 내 줄수 있다면 좋겠지만 신규 고객, 소비 늘리기 차원에서 행해지는 묻지마 발급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 "세계 금융계 누구든 다이먼 회장 전화는 받는다"[미국은 지금]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쓰리 J’(three J).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번 은행 줄도산 위기를 두고 명명한 ‘소방수들’이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의 이름(first name) 첫 글자를 딴 명칭이다. 정책당국 핵심 수장인 옐런 장관과 파월 의장은 그렇다 쳐도, 민간 금융사 수장인 다이먼 회장이 한 자리를 차지한 것은 다소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국으로 따지면 자산 1위의 특정 금융그룹 회장이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금융 시스템 리스크 방어에 나설 꼴이기 때문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사진=AFP 제공)◇은행마다 직접 전화 돌린 다이먼그러나 다이먼 회장의 지난 일주일을 돌아보면, 사실상 당국자 이상의 역할을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유동성 위기설이 처음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지난 8~9일(현지시간). 고객들의 예금 인출 요구에 대응하고자 매도가능증권(AFS·만기 전 팔 의도로 매수한 주식·채권)을 모두 팔았고, 이에 따라 18억달러 손실을 내면서다.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다이먼 회장은 이때부터 위기를 감지하고 최고위 당국자들과 물밑 논의를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SVB를 전격 폐쇄한 10일에는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과 만났다. 그 직후 주말 내내 이어진 비보험 예금 보호 조치 등 주요 대책들이 다이먼 회장과의 조율 끝에 나왔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의 존재감은 13일 또 다른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며 더 드러났다. 다이먼 회장은 다음날인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옐런 장관, 파월 의장과 통화하며 대응책을 강구했고, ‘민간 주도’ 구제 대책을 이끌어 나갔다. 한 소식통은 야후파이낸스에 “옐런 장관이 주요 은행들이 참여하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전했다.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사태에서 착안한 것이다. 당시 러시아 채권을 대거 보유했던 LTCM이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지불 유예)으로 파산설이 불거졌을 때, 연준은 14개 금융회사로부터 36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이끌어 냈다.문제는 다른 은행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었는데, 각 은행에 직접 전화를 돌리는 역할은 다이먼 회장이 했다. 그렇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같은 초대형 은행들이 참여하기로 했고, 결국 16일 오후 11개 주요 은행들은 300억달러를 끌어모아 퍼스트리퍼블릭 구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그 과정에서 연준 부의장 출신인 라엘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도 막후 조율을 했다고 한다. 미국 금융가에서는 그가 왜 ‘월가 황제’로 불리는지 여실히 보여줬다는 말이 나왔다.◇“누구든 다이먼 전화는 받는다”그렇다면 옐런 장관이 기댈 수밖에 없는 다이먼 회장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무엇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경륜에서 비롯했다는 관측이 많다. 월가 뮤추얼펀드의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결국 이번 사태는 1998년 LTCM처럼 끝날지, 아니면 2008년 베어스턴스처럼 끝날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LTCM은 대마불사(大馬不死) 논란에도 어쨌든 위기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2008년은 달랐다. 베어스턴스가 2008년 3월 파산한 뒤 그해 9월 리먼 브러더스가 무너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는 본격화했다. SVB 파산 이후 리먼 브러더스 같은 ‘더 큰 은행’이 무너진다면, 정말 위기가 올 수도 있는 셈이다. 이때 베어스턴스를 인수한 곳이 JP모건체이스였고, 다이먼 회장은 당시 JP모건체이스 회장을 맡고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살아남은 월가 최고경영자(CEO)는 그가 유일하다. 또 다른 월가 고위인사는 “다이먼 회장이 옐런, 파월, 브레이너드보다 사태를 보는 눈이 몇 수는 더 위일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기 당시 옐런 장관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파월 의장은 글로벌 인바이런먼트펀드 파트너를,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을 각각 맡고 있었다. 1981년생인 아데예모 부장관은 사회 초년생이었다.제프리 소넨펠드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세계 금융계에서는 모두 다이먼 회장의 전화는 받는다”며 “그는 전문성과 권위, 보기 드문 판단력으로 업계에서 오래 몸담아 왔다”고 전했다.◇“이상한 정책” 일각서 비판론도다만 이번 위기 국면은 막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다이먼 역할론’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11개 은행의 구제안 발표 직후인 18일 32.80% 폭락했다. 이번 사태의 파장과 규모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월가 일각에서는 민간 대형 은행들이 직접 지원하는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 역시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은 “이번 개입이 전이 위험을 확산했다”며 “잘못된 정책”이라고 경고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대형 은행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투자자문사 블리클리 파이낸셜그룹의 피터 부크바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옐런 장관이 월마트, 코스트코, 타깃, 아마존을 불러서 다른 소매체인의 상품을 사도록 했다고 상상해 보라”라며 “이번 구제는 매우 이상하다”고 했다.
- '더 글로리' 임지연 "진짜 일진이었냐고? NO…전 순수했어요" [인터뷰]
- 임지연(사진=넷플릭스)[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제 학창시절은 순수하고 평범했어요. 큰 기억이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꿈꿨고, 주변에 연기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배우 임지연이 자신의 학창시절을 이같이 말했다.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 임지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임지연은 부유한 환경에 뛰어난 미모, 해맑게 악랄한 성격까지. 태어난 순간부터 모든 것을 발아래에 두고 일평생 백야 속에서 살아온 과거 학교폭력의 주동자 연진 역을 연기했다. 임지연은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실제 일진이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질 정도로 차진 연기를 보여준 임지연. 욕설 장면과 담배를 피는 장면도 화제가 됐다.임지연은 “욕은 차지게 잘 나올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많은 캐릭터들이 하나 같이 욕도 많고 워낙 자극적인 말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보면서 ‘연진이의 욕이 많았구나’, ‘차지게 잘 살려주셨구나’ 느꼈다. 감독님의 영향도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담배를 피는 연기에 대해서도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 흡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며 “맛있어보이게 하려고 디테일하게 생각을 많이 하고 연습을 했다. 이왕 하는 것, 화가 났을 때와 통화하면서, 남편 앞에서 하는 것도 다르게 했다”고 전했다.‘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며, 경각심을 주기도 한 작품. 임지연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가해자가 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더 글로리’는 ‘임지연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연기 활약이 호평을 받았다. 임지연은 “학교 다닐 때부터 타고난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제 주변에 재능이 많고 끼가 다분한 친구가 많고 그렇게 가진 게 많지 않으니까 노력해야된다고 생각을 했다”며 “그러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어린 나이에 역할에 마스크가 맞다는 이유로 좋은 영화에 캐스팅이 됐다. 파격적인 신도 많아서 주목을 받았고 일찍 데뷔를 하게 됐다. 그때는 사회 초년생이었고 현장 경험이 전혀 없었다. 연기를 잘 하지도 않았다”고 데뷔 당시를 떠올렸다.임지연은 “그렇게 데뷔를 하다 보니까, 힘든 부분도 많았다. 노력에 대한 것은 하나 하나 더 혼자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나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자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현장에서 데뷔하고 나서 혼나기도 많이 혼났고, 많이 울기도 했고 그랬지만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캐스팅의 기회가 오지 않아서 힘들었던 적도 있고 하지만, 이렇게 젊은 데 아줌마, 할머니가 돼도 연기할 생각이라는 생각으로 조금씩 어떤 작품이든 할 수 있는 건 했다. 그러다 보니까 칭찬 받는 날이 온다”고 털어놨다.임지연은 캐스팅이 되지 않아 힘든 시간들도 있었다며 “그럴 때 영화를 많이 보고 다른 스타들의 성장 과정을 보거나 그랬다. 그런 순간이 또 찾아올 수 있고 또 연기력 논란이 올 수도 있다. 그걸 이겨내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사는 게, 제가 배우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유인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 경기도 '깡통전세' 피해자에 긴급주거지원 등 종합대책 수립
- 경기도청.(사진=경기도)[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도가 ‘깡통전세’ 피해자들에게 긴급주거지를 제공하는 등 종합대책을 실행할 ‘전세피해 지원센터’를 운영한다. 피해사실이 입증된 저소득층 피해자들에게는 무이자 또는 초저금리의 긴급 금융지원도 제공될 예정이다.15일 경기도는 이 같은 내용의 전세피해 대책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도는 우선 3월 말까지 경기도 주거복지센터 내에 ‘전세피해 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한다. 지원센터에는 현재 운영 중인 경기도주거복지센터 내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주거 분야 전문인력과 변호사, 공인중개사 등 ‘부동산 법률 전문인력’을 투입해 부동산 법률, 긴급 금융지원, 주거지원 등 종합적인 상담을 제공한다. ‘전세피해 지원센터’가 피해 사실을 접수하면 연소득 부부 합산 3000만 원 이하 사례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심사를 거쳐 ‘전세피해 확인서’를 발급받게 된다.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주거이전을 원할 경우 ‘신규 임차주택 전세금’을 1.2~2.1%의 저리로 지원받거나 최대 1억 원의 ‘무이자 대출 지원’ 등 금융지원도 받는다.전세피해로 인한 퇴거명령, 불가피한 이주 등으로 당장 거처할 곳이 없는 전세피해 대상자는 ‘긴급주거지원 대상자’로 분류돼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임대주택을 임시거처로 제공받을 수 있다. 도는 즉시 입주 가능한 경기주택도시공사(GH) 임대주택 309호를 긴급지원주택으로 확보했다. 임대조건은 보증금 없이 월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30% 수준으로 정했으며, 임대기간은 최소 6개월로 협의 시 연장이 가능하다. 원생활권 거주지원을 위해 공가가 없는 지역은 전세임대주택을 활용해 긴급지원주택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함께 운영 중인 ‘깡통전세 피해예방 상담센터’를 통해 상담 대상 부동산이 소재한 지역별 감정평가사를 배정해 임대차와 관련한 전·월세가격의 적정여부를 무료로 상담해 전세사기로부터 피해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경기부동산포털에서도 지난해 12월 ‘깡통전세 알아보기’ 서비스를 신설해 최근 1~2년 내 주택 매매 및 전세가격, 깡통전세 주의사항, 전세사기 유형 안내 등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전세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홍보도 강화한다. 부동산 계약 경험이 부족한 사회초년생 등에게 부동산 기초 상식, 계약 시 주의사항, 보증금 안전하게 지키기 등을 담은 온라인 교육콘텐츠를 올해 2월부터 경기도평생학습포털 지식(GSEEK)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G-버스 TV, 언론·중개업소·반상회 등을 통한 전세피해 예방 홍보도 이어가고 있다.마지막으로 전세비율이 높은 신축빌라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의심 중개업소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 공인중개사 등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엄정히 대응토록 할 계획이다.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과 협조해 3월부터 연말까지 전세사기에 가담하는 공인중개사의 불법 중개행위를 집중 수사한다.이계삼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체 보증사고액 1조1726억 원, 보증사고 5443건 중 경기도 보증사고액은 3554억 원, 보증사고 건수는 1505건일 정도로 전세피해 규모가 크다”며 “경기도는 상담에서 긴급 주거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전세피해 예방 교육·홍보 및 중개업소 불법행위 점검 등을 통해 무주택 서민의 주거 불안 해소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35세도 가입 가능해요"···연령·혜택 늘어난 '어른이보험'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성인도 가입할 수 있는 어린이보험과 자녀보험을 통칭하는 이른바 ‘어른이보험(어른+어린이보험)’의 가입 상한 연령이 35세 이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가성비 높은 보험상품을 원하는 젊은층의 수요와 고령화 속 장기보험 신계약을 늘려야 하는 보험사들의 필요가 잘 맞아떨어지면서다. 업계 일각에선 어린이보험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품의 본질을 벗어난 과열 마케팅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3월 신학기를 맞아 ‘KB금쪽같은 자녀보험’을 개정 출시했다. 가입 상한 연령은 기존 30세에서 35세로 높였으며, 보험료도 3.4%가량 저렴해졌다. 시장 금리가 계속 오른 영향을 반영해 예정이율을 2.75%에서 2.85%로 0.1%포인트(p) 조정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보험금이나 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예정이율이 상승하면 보험료는 반대로 내려간다. 이는 KB손보가 지난해 2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유명한 오은영 박사의 ‘오은영 아카데미’와 단독 제휴해 야심차게 내놓은 상품을 개정한 것이다. 앞서 보험료를 하향 조정했던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만 약 2만3000여건이 판매되며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어린이보험은 일반보험과 달리 보험 납입 기간이 길고 수수료도 높아 자동차보험에 비해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신 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보험계약마진(CSM)을 관리해야 하는 보험사들 입장에선 어린이보험과 같은 장기상품이 ‘효자 상품’인 셈이다.보험 소비자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 통상 성인용 건강보험보다 20%가량 저렴한 데다 성장기 어린이를 위한 상품인 만큼 보장이 탄탄하다는 특징이 있어, 사회 초년생이 몰려 있는 20·30대에선 ‘가성비 상품’으로 통한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지난 2018년 성인에게도 팔기 시작하면서 가입 상한 연령이 만 30세까지로 높아졌고, 최근엔 대상과 혜택 모두 확대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장을 넓게 받고 싶어하는 보험 소비자의 니즈와 신계약을 늘려야 하는 보험사들의 상황, 가입기간이 긴 장기상품으로의 장점 등이 맞물리면서 이를 겨냥한 상품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20대 사회초년생을 중심으로 어린이보험을 가입하는 ‘어린이보험’에 주목해, 지난달 30대용 건강보험을 내놓기도 했다. 롯데손해보험도 지난해부터 최대 35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자녀보험을 판매 중이다.다만 가입 연령 확대가 지나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손보사들도 점유율 확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상·혜택 확대’, ‘영업·마케팅 강화’ 전략을 택할 수도 있어서다. 현재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국내 주요 손보사들은 모두 어린이보험 시장 플레이어로 참여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영업 현장에서도 설계사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한 보험설계사는 “사회초년생 고객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상품이 바로 자녀·어린이보험”이라고 말했다.보험사 관계자는 “과거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가입 연령을 높이면서, 점유율 확대는 물론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순위 변동 조짐이 보이자, 다른 보험사들도 너도나도 연령대를 높였다”며 “저출산·취업 준비 장기화 등 사회적 변화와 겹쳐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가입연령이 높아지면서 ‘어린이보험’이라는 상품 특성이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자녀 성장과정에서 필요한 보장을 담는 게 자녀보험과 어린이보험의 콘셉트인데, 타겟층 대상 확대로 기존보험 상품의 특장점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린이와 30대 이상의 청년층을 한 집단으로 묶으면, 31~35세의 리스크가 진짜 자녀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대상이 계속 넓어지면 세분화된 리스크를 적용할 수 없고 현재 누리고 있는 어린이보험의 혜택이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