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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기업도 반대하는데…플랫폼법 강행에 업계 '허탈·반발'
- (그래픽=이미나 기자)[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정부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강한 사전규제를 내용으로 하는 ‘플랫폼 경쟁촉진법’ 추진을 공식화하자 IT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정부는 해외기업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나, 기업들은 ‘결국 국내 기업용 규제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1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플랫폼의 독점력 남용행위를 규율하는 내용의 플랫폼 경쟁촉진법(이하 플랫폼) 제정 방침을 실제 공식화하자, 학계와 IT업계에선 허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성엽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 회장(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은 “왜 갑자기 자율규제 기조를 바꿨는지에 대한 설명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자율규제가 아닌 법적 규제가 필요한 상황으로 바뀌었다는 것인데. 좀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직격했다.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플랫폼법 추진 가능성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지만, 실제 공정위 발표를 보니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IT업계는 공정위의 플랫폼 제정 추진 움직임이 알려지자 공동 입장문을 내고 강력히 반발했다. IT 업계 5개 단체(벤처기업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한국디지털광고협회·한국온라인쇼핑협회·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사전규제는 대한민국 디지털경제를 초토화할 법으로서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 사약을 내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정부, ‘구글 반칙행위’ 예시들었지만 사전규제 가능할까정부는 플랫폼법이 국내 플랫폼 기업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역차별 규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공정위는 플랫폼법 추진 배경으로 꼽은 ‘독과점 플랫폼 반칙행위 사례’로 △카카오T의 배차 알고리즘 조작과 함께 △구글의 원스토어 앱 출시 방해 행위를 지목하며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규제 의지도 드러냈다.하지만 국내 IT업계는 실현 가능성에 회의감을 보인다. 앞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정부의 플랫폼법 추진에 대해 지난 18일 이례적으로 ‘깊은 우려’를 표명한 상황에서, 정부가 미국 등 글로벌 기업에게 국내기업과 동일한 사전규제를 적용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다른 역차별 규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하디만, 법안 논의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IT업계는 ICT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법안 필요성을 언급한 마당에 크게 달라지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정기조, (IT) 생태계, 플랫폼 기업들의 발전, 외국 기업들과의 관계 등 여러 관점에서 검토하고 고려할 점이 많이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고,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내정자는 청문회 준비로 바쁘다.◇野박주민 “尹정부 온플법 제정 뜻, 환영”게다가 야당과 국회 협의 과정에서 정부·여당 안보다 더 강력한 법안이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이하 온플법)’을 정기국회 내 조속처리할 10대 법안으로 제안할 정도로 플랫폼 사전규제 법안 추진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온플법’ 대표 발의자이자 원내 협상을 이끌고 있는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은 공정위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즉각 환영입장을 나타냈다. 박 수석은 “자율규제만 외치던 윤석열 정부가 온플법 제정에 뜻을 함께 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지금이 온플법 제정 논의의 적기다. 정부·여당과 민주당이 한마음인 만큼 온플법 제정 논의에 박차를 가하자”고 밝혔다.여야가 플랫폼 사전규제 필요성에 대해 뜻을 같이 하고 있는 만큼, 논의는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통과를 위해선 한쪽의 일방적 양보가 없는 한, 양측이 절충안을 마련해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야당 안 보다는 약하지만, 정부·여당 안보다는 강력한 타협안이 나올 것”이라며 “플랫폼 기업들로선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작년 국내기업 순이익 2년 만에 줄어…제조업 실적 부진 주효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 순이익이 전년대비 25조원 줄어 2년 만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고금리, 고유가 등 대외 이슈에 직격탄을 맞은 제조업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1일 오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가 분주한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액은 558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7.8%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기업활동조사 잠정결과’를 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가 50인 이상이면서 자본금이 3억원 이상인 국내 기업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금융보험업 제외)은 197조3000억원으로 전년(222조4000억원)보다 11.2% 줄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던 2020년 기업 순이익은 91조4000억원으로 6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충격에서 경기가 반등하면서 기업들의 순이익도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지난해는 국내외 복합위기 속 기저효과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3328조원에서 2760조원으로 1년 전보다 17.4% 증가했다. 매출액 1000원 당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60.9원으로 전년(80.6원) 대비 19.7원 감소했다.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순이익은 121조4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조600억원 감소했다. 정보통신업은 12조6220억원으로 12조5350억원 감소했다.통계청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원재료값과 유류비가 많이 오르면서 제조업의 경우 생산비용이 많이 증가했다”면서 “지난해 워낙 순이익이 많이 올라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든 것 처럼 보이기도 하고, 금리 인상 부분도 있어 여러 복합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국내외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은 전년(6006개)보다 2.6% 증가한 6164개였다. 조사대상 전체 기업(1만3448개)의 44.6% 비중으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국내 자회사 보유 기업은 4747개, 국외 자회사 보유 기업은 3394개로 전년 대비 각각 3.2%, 2.0% 증가했다. 국외 자회사가 진출한 지역을 보면 중국 2420개(24.7%), 미국 1516개(15.4%), 베트남 1174개(11.9%) 순으로 많았다. 2021년과 비교하면 중국은 75개 감소한 반면 미국(140개)은 늘었다. 중국에 진출한 자회사 수는 2018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73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8% 증가했다. 최근 17년간 지속해서 연구개발에 투자한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조사대상 전체 기업당 매출액의 3.2배 수준이었다.업무수행의 효율화를 위해 일부 업무를 국내 또는 국외 전문업체에 위탁한 기업수는 9467개로 전년(9822개) 대비 3.6% 감소했다. 외부위탁한 기업 비중은 전체 기업 대비 68.5%로 전년(73.0%) 대비 4.5%포인트 줄었다.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개발 또는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1961개로 전년(1924개)보다 1.9% 늘었다. 비중은 클라우드(23.4%)가 가장 컸고 빅데이터(18.8%), 인공지능(16.2%), 사물인터넷(13.2%) 순이었다. 작년 한해 신규사업에 진출한 기업은 340개고, 이중 제조업이 51.5%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주력사업 운영에 변동이 있는 기업은 640개로로 전년(806개)보다 20.5% 줄었다. 주력 사업장을 이전한 기업은 149곳으로 동일했고, 축소(-26.5%)와 확장(-24.6%)은 각각 감소했다. 기업간 전략적 제휴를 맺은 기업은 1017개로 전년(942개)보다 8.0% 늘었다. 연봉제, 성과급 지급, 스톡옵션 제도, 우리사주제도 등 성과보상 관리제도를 도입·운영한 기업은 전체 기업의 85.8%인 1만1866개였다.
- "일자리 150만개 더 생긴다" 비대면의료 서비스 확산..고용유발 효과 커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정부가 비대면의료 서비스를 확대하면 디지털 의료기기 제조산업 등 보건의료기기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최대 150만명 일자리가 더 생겨날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전후방연관산업의 취업유발효과도 최대 32만명에 달한다는 평가다.다음 달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전환을 앞두고 30일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과 관련해 비대면 진료 과정이 취재진에 시연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고용노동부는 18일 서울 여의도 루나미엘레에서 고용영향평가 결과발표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고용영향평가는 정부의 주요 정책이 일자리의 양과 질에 미치는 경로와 영향을 분석하고, 고용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정책제언을 제공해 고용친화적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이날 결과발표회에서는 △비대면의료서비스 확산의 고용영향 △반도체산업 성장전략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배터리 산업 활성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 △기업의 지방이전 및 투자 촉진정책의 고용영향 △산학협력사업의 고용효과: LINC사업을 중심으로 등 5개 과제의 평가 결과가 발표됐다.비대면의료서비스 확산의 고용영향 발표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허용범위가 1차 의료기관 초진 수준으로 제도화되면 의료인력 규모나 고용여건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은 낮지만,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반적으로 의료 전문인력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예상된다.또 비대면 의료서비스 확대는 디지털 의료기기 제조산업, 그 중에서도 ICT 융합 원격의료기기 산업 활성화에 기여해 해당 분야 종사자 규모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5년간 비대면진료 허용범위 확대, 원격모니터링 수가 부여, 통합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등 정부지원을 확대할 경우 보건의료기기제조·서비스업에서 최대 150만명 고용이 증가하고, 전후방연관산업의 취업유발효과는 최대 32만명 증가할 것이란 평가다.노동연은 “기존 전문의료인력의 ICT 기술 적응을 위한 교육훈련 및 의료분야 도메인지식을 갖춘 ICT기술인력을 양성하는 융합형 인력양성 정책이 필요하다”며 “디지털 헬스케어와 원격의료산업분야는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로 정부의 정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고용유발 효과가 크므로 관련 규제 등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이어 반도체산업 성장전략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평가에 따르면, 노동연은 반도체산업의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은 전산업의 산업기술인력 부족률 대비 양호한 수준을 이지만, 수도권 인력집중 및 지역간 임금 격차의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또 정부의 반도체산업 성장전략으로 학사인력 1민4400명, 전문인력 7000명, 실무인력 1만3400명 증가가 전망된다고 봤다. 실태조사 결과 반도체 기업들은 ‘실무인력 1만3400명 배출’ 전략이 국내 반도체산업 인력의 질적 향상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배터리산업 활성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 평가에서는, 이차전지 기업의 정부지원에 따른 고용효과가 500인 이상 기업에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의 성공적 추진 여부에 따라 향후 5년간 고용자 수는 약 10만 명 이상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아울러, 기업의 지방이전 및 투자 촉진정책의 고용영향 평가에서는, 지방에 생산시설을 신설한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보다 지방으로 이전한 기업에 대한 지원의 신규 고용창출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각 부처의 전년도 고용영향평가의 정책 수용률은 85.6%로, 고용영향평가 결과가 정부 정책과 제도로 반영되었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급격한 산업구조 전환이 이루어지는 정책 환경에서, 고용영향평가를 통해 정부 정책이 고용친화적으로 운영되어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 5.3억건의 특허 빅데이터로 연구개발 효율 끌어올린다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특허청은 18일 서울 서초의 엘타워에서 제1회 특허 기반 연구개발(IP-R&D)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컨퍼런스는 연구개발(R&D) 효율화를 위한 특허 빅데이터 활용 방법론과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특허 기반 연구개발(IP-R&D)의 민간 확산을 도모하기 위해 최초로 마련됐다. 특허 기반 연구개발은 5억 3000만건의 특허 빅데이터를 R&D에 활용해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개발 방법을 말한다. 행사에는 이인실 특허청장, 이재우 한국특허전략개발원장,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김영신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강병삼 연구개발특구재단 이사장, 김영주 IP-R&D 협의회 신임 회장과 IP-R&D에 관심이 있는 산·학·연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다.기조연설을 맡은 정은승 삼성전자 고문은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반도체 기술개발 전략을 수립한 경험을 공유, IP-R&D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개별 세션에서는 각계의 전문가를 초빙해 △국가전략기술 분야 IP 정책 △특허 빅데이터 분석 방법론 △인공지능(AI)·탄소소재·도심항공교통 재난안전 등 다양한 분야의 특허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청취하고, R&D에서의 특허 빅데이터 활용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12대 국가전략기술별 특허 동향, 특허 조사·분석 유형, IP-R&D 우선지원분야가 제시된 국가전략기술 IP-R&D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배포될 예정이다. 또 민간 IP-R&D 활성화를 위해 IP-R&D 협의회 신임 회장단 위촉과 함께 IP-R&D로 성과를 창출한 우수기관 등에 대한 시상도 진행된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5억 3000만건의 특허 빅데이터는 연구개발 흐름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R&D 효율화 수단”이라며 “이번 컨퍼런스가 특허 기반 연구개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R&D 전반에 특허 빅데이터 활용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젠큐릭스·딥바이오, ‘암 극복’ 공동목표로 분자진단에 AI 더한다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지금은 젠큐릭스의 제품으로 (암 재발확률에 대해) 로우 리스크 환자라고 판별하면 97~98%는 실제로 1년 내 암이 재발하지 않습니다. 유전자 레벨에서 재발확률을 크게 걸러내는 것이죠. 헌데 이 2~3%의 예외 사례도 인공지능(AI) 이미지 바이오마커를 사용하면 섬세하게 걸러낼 수가 있습니다. 이 경계선에 있는 환자들의 암 재발확률을 선명하게 하는 작업을 딥바이오와 함께하려고 합니다. 유럽에서는 아젠디아가 미국 AI 기업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우리가 최초인 셈이죠.”암 진단 전문기업과 의료AI 기업이 더 정밀한 암 진단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암 분자진단 전문기업 젠큐릭스(229000)와 최근 암 진단 의료AI 분야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딥바이오의 얘기다. 젠큐릭스는 최근 딥바이오에 15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2.24%를 확보하며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게 됐다. “10년, 20년 뒤에는 종합선물세트처럼, 국가별·인종별 빅데이터가 구현된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 암진단, 암 예후예측 분야에서 맞춤형 진단·처방·관리를 하겠다”는 것이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의 목표다. 최근 서울 구로구 젠큐릭스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이사, 김선우 딥바이오 대표이사는 “양사가 공조해 국내·외 의료AI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기술적 시너지를 내기 위한 공동 연구와 사업협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젠큐릭스와 딥바이오는 사무실 간 도보거리 10분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지리적으로도 가까이 있다. 조 대표와 김 대표에게 국내 다양한 분자진단회사, 의료AI 회사들 가운데 서로를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를 묻자 “이 분야에서는 서로의 회사가 ‘국내 최초’ 타이틀을 가진 선두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로슈를 롤모델로…“韓 최초 체외진단-의료AI 협업 사례”젠큐릭스는 국내 최초로 유방암 예후진단 및 암 동반진단 기술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딥바이오 역시 전립선암 병리 이미지 분석 AI(‘딥디엑스-프로스테이트’)로는 국내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3등급 체외진단 의료기기허가를 받은 회사다. 조 대표는 “암 조직병리 분야에서 딥바이오 경영진의 능력과 AI 기술력이라면 젠큐릭스가 확보한 유방암 병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너지를 내는 유방암 AI 진단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판단, 딥바이오에 협업을 적극 제안했다”고 귀띔했다.젠큐릭스와 딥바이오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공식적인 협업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 9월의 일이지만, 양사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딥바이오가 젠큐릭스가 확보한 확보한 유방암 병리 슬라이드에서 이미지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기 위해 프로젝트 파트너로 참여하던 때다. 딥바이오는 젠큐릭스의 동반진단검사 ‘드롭플렉스’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국내에서는 진단회사와 의료AI 기업이 협업하는 첫 사례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두 분야의 협업이 자연스럽다. 지난 2020년에는 의료AI 기업인 ‘페이지’와 진단기업 ‘아젠디아’가 손을 잡았고, 올해도 의료AI 기업 ‘마인드픽’과 디지털 병리학 솔루션 회사인 ‘프로시아’가 파트너십을 맺었다. 체외진단 분야에서 글로벌 리딩기업인 스위스의 ‘로슈’ 역시 ‘패스에이아이’라는 AI 병리 진단 기술 회사와 AI 및 클라우드 플랫폼 기술 제휴를 맺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GlobalData)가 보고서를 발표해 “향후 10년 내 더 많은 체외진단(IVD) 제조업체가 AI 기술을 진단기기에 채택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그만큼 체외진단 회사와 의료AI 회사간 협업은 암 진단 영역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젠큐릭스가 국내 판매 돕고…전립선암 분자진단 공동 개발[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왼쪽부터 젠큐릭스 조상래 대표, 딥바이오 김선우 대표당장은 딥바이오 주력제품의 국내 판매를 젠큐릭스가 도울 예정이다. 김 대표는 “전립선암 중증도 분석 소프트웨어인 ‘딥디엑스-프로스테이트 프로’(DeepDx®-Prostate Pro)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평가유예 신의료기술로 선정돼 본격적인 병원판매가 가능해진 상황”이라며 “암 진단 분야에서 시장 경험이 있는 젠큐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공동 시장조사,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딥바이오가 개발 중인 제품들도 추후 젠큐릭스와 함께 국내외 상용화를 추진한다. 표적치료제 선택을 위한 유방암, 폐암의 면역조직화학 AI 동반진단 제품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유방암 예후진단 제품에서 주로 매출을 내온 젠큐릭스 역시 딥바이오의 기술을 접목해 전립선암 분자진단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딥바이오와 젠큐릭스가 가진 AI 병리 이미지 분석기술과 분자유전학적 검사 제품 및 영업력을 바탕으로 전립선암, 유방암, 폐암 등 주요 암 진단에 대한 통합솔루션을 사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젠큐릭스의 주력 제품은 유방암 예후진단키트이고 딥바이오의 주력 제품은 전립선암 진단 솔루션이다. 타깃 암종이 다를 뿐 아니라 발병하는 주 성별도 다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연구해본 결과 병리 분야에서 암을 찾고, 암의 중증도를 구별하는 데는 (전립선암에 쓰이던) 기존 알고리즘이 다른 암종에도 잘 적용되더라”며 “우리가 가진 병리 제품에 대한 노하우가 다른 암종으로 확장한 후속제품 개발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딥바이오는 패스에이아이에서 최고사업책임자(CCO)를 지낸 그랜트 칼슨을 자사 CCO로 선임하기도 했다. 프로시아 전 의학총괄책임자(CMO)인 마이클 본햄 박사, AI 기반 정밀의학 컨설팅 업체 ‘헬스 콜라보레이션’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카말라 마달리 박사도 딥바이오의 자문위원이다.젠큐릭스는 딥바이오에 대한 추가투자에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조 대표는 “딥바이오처럼 암의 중증도를 명확하고 세부적으로 잘 나눠주는 AI 진단 기업은 세계적으로 봐도 그렇게 많지 않다”며 “딥바이오는 젠큐릭스의 전략적 핵심 사업 파트너로, 양사 추진 사업과 공동연구개발 속도에 맞춰 적절한 시점에 추가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구글, 차세대 AI모델 '제미나이' 공개…오픈AI 혼란 틈타 추격전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시연자가 손으로 주먹, 가위, 보자기 모양을 순차적으로 보여주자 “가위, 바위, 보 놀이”라고 답한다. 오리 인형을 보여준 뒤 눌러서 신축성이 있는 점을 알려주자 “그 오리는 고무로 만들어졌네요. 물에 뜰 수 있겠어요”라고 언급한다. 고양이가 나오는 영상의 정지 화면을 보여주며 “다음 장면은 어떻게 될까?”라고 묻자 “벽을 뛰어넘어 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화면에서 고양이가 탁상 밑으로 떨어지자 예측이 틀렸다고 인정한 뒤 “고양이는 뛰어난 신체 능력이 있어 떨어져도 다치지 않는다”고 부연 설명하기도 한다. 얼핏 사람 간 대화처럼 느껴지지만, 이는 인공지능(AI)이 내놓은 답변이다.◇챗GPT-4보다 뛰어난 능력…구글 바드에 탑재구글이 AI 선두주자인 오픈AI의 대규모 언어모델(LLM) GPT-4를 추격하기 위한 ‘제미나이(Gemini) 1.0’을 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GPT-4를 능가하는 현존 최고 수준 성능을 갖춘 AI 모델이라고 자랑할 만큼 야심 차게 내놓은 구글의 차세대 AI 모델이다. AI 주도권을 쥐기 위한 빅테크 간 치열한 쟁탈전이 펼쳐지고 있다. 제미나이는 오픈AI의 GPT와 달리 개발단계부터 이미지를 인식하고 음성으로 말하거나 들을 수 있으며 코딩을 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 ‘멀티모달 AI’로 구축됐다. 텍스트 데이터만 학습한 AI모델과 다른 방식이다. 텍스트, 코드, 오디오, 이미지, 동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구글에 따르면 제미나이 울트라는 32개의 학술 벤치마크(benchmark·성능 지표) 중 30개에서 GPT-4를 앞섰다. 특히 수학, 물리학, 역사, 법률, 의학, 윤리 등 57개 과목을 조합해 지식, 문제 해결 능력을 테스트하는 ‘MMLU’(대규모 다중 작업 언어 이해)에서 90.0%의 점수를 획득, 최초로 인간 전문가를 능가했다. GPT-4의 MMLU 점수는 86.4%였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첫 번째 버전인 제미나이 1.0은 구글 딥마인드의 비전을 처음으로 실현했다”며 “앞으로 펼쳐질 일과 제미나이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열어줄 기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범용으로 쓰이는 ‘제미나이 프로’는 이날부터 구글의 AI 챗봇 서비스인 ‘바드’에 바로 탑재된다. 바드에는 지금까지 팜2(PaLM2)가 탑재됐다. ‘제미나이 울트라’는 내년 초 ‘바드 어드밴스트’라는 이름으로 바드에 장착된다. ‘제미나이 나노’는 구글이 지난 10월 공개한 최신 스마트폰인 ‘픽셀8 프로’에 탑재될 예정이다.제미나이(Gemini) 1.0 시연 장면. 오리 인형을 보여준 뒤 눌러서 신축성이 있는 점을 알려주자 “그 오리는 고무로 만들어졌네요. 물에 뜰 수 있겠어요”라고 언급한다. (사진=구글 동영상 캡처)◇오픈AI 혼란 틈타 후발주자 추격전지난해 말 오픈AI가 AI 챗봇인 챗GPT를 공개했을 때만 해도 구글은 무방비 상태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거액을 투자까지 하자 수년간 지배해왔던 검색시장의 주도권을 뺏길 우려까지 커졌다. 하지만 구글의 저력은 무서웠다. 지난 3월 즉각 자체 챗봇인 바드를 출시했고, 챗GPT의 중간 정도의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구글은 지난 4월 AI 조직인 구글브레인과 딥마인드를 구글 딥마인드로 통합한 뒤 2000명 이상의 AI 연구원과 엔지니어를 끌어모아 자원을 집중 투입했고, 9개월여 만에 GPT-4를 능가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AI 모델을 출시한 것이다. AI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오픈AI가 지난달 샘 올트먼 CEO 축출 사태로 혼란에 빠진 틈을 노려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와 IBM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도 도전장을 던졌다. 메타와 IBM을 비롯해 50개 이상 AI 관련 기업과 기관은 AI 동맹(Alliance)을 결성해 개방형 AI 모델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 아마존 역시 자체 AI 모델인 ‘올림푸스’에 투자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달 내놓을 예정이었던 ‘GPT스토어’를 몇 가지 예상치 못한 일로 우리는 바빠졌다며 내년 초로 출시를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오픈 AI의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 (사진=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