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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사태' 구속된 김봉현, 세 번째 탈출 위해 손수 지도까지 그려"
  • "'라임사태' 구속된 김봉현, 세 번째 탈출 위해 손수 지도까지 그려"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수감 중인 김봉현(49)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치소 안에서 도주를 위해 무려 A4용지 27장에 달하는 지도와 메모 등을 손수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회장의 이와 같은 탈출 계획을 바탕으로 도주를 도우려고 한 친누나 김모(51)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6일 밤 결정된다.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주 계획을 도운 혐의를 받는 친누나 김모 씨가 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허 정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는 6일 남부지검 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김 전 회장이 직접 도주 계획을 수립하고, 같은 구치소 수감자 등을 통해 이를 추진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월 1심에서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아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김 전 회장은 2심 재판을 위해 출정하거나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달아나려고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위해 김 전 회장은 구치소 안에서 직접 구치소 내부 구조는 물론, 차량의 이동 경로와 차량 내 교도관이 앉는 위치 등을 손수 그려 ‘탈출 계획’을 만들었다. 총 27장에 달하는 이 문서는 김 전 회장이 연필로 직접 작성했다. 야간 시간 및 조사 중 식사 시간 등 경비가 허술해질 수 있는 경우는 물론, 비상문의 사용 여부 등도 적혀 있다. 해당 문서가 어떤 경위로 친누나 김씨 등 외부인에게 유출됐는지는 조사 중이다. 허 차장검사는 “일반적으로 수감자는 소지품 검사를 받지 않는 변호사의 접견 기회 등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해당 문서가 유출됐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 전 회장의 도주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9년 검찰의 첫 구속영장 청구 당시 영장심사를 앞두고 5개월간 도주를 했고,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받던 지난해 11월에도 차량을 타고 이동 중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2월 검찰에 붙잡혔다. 김씨의 친누나인 김모씨 역시 이번뿐만이 아니라 지난해 김씨의 두 번째 도주 당시에도 이를 도운 이력이 있다. 김씨는 미국에서 체류하며 텔레그램 등으로 연예기획사 관계자 홍모(48)씨와 자신의 애인 김모(46)씨를 김 전 회장과 연결해주며 도피를 도왔다. 김씨는 지난 3월 자진 귀국했고, 한 차례 체포됐다가 석방된 상태로 세 번째 도피까지 도왔다. 김씨는 김 전 회장과 같이 수감된 A씨를 포섭해 “탈옥에 성공하면 20억원을 주겠다”고 설득하며 그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그는 A씨의 외사촌인 B씨에게 착수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지급했고, B씨는 이를 검찰에 신고하며 계획이 실행 전 들통났다. 허 차장검사는 “1000만원은 검찰에 반납 조치됐으며, 이 돈의 출처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남부지법에서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았다. 김씨는 “다른 조력자가 있냐”. “계획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모두 대답하지 않았다.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중 판가름날 예정이다.
2023.07.06 I 권효중 기자
서울 수놓는 ‘갤Z폴드5’…‘사상 최초’ 韓언팩 26일 열린다(종합)
  • 서울 수놓는 ‘갤Z폴드5’…‘사상 최초’ 韓언팩 26일 열린다(종합)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오는 26일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에서 삼성전자(005930)의 새로운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이 첫선을 보인다. 삼성전자 역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하는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으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서울에 집중될 예정이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도 언팩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전망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언팩 초대장에 ‘한글’, 서울시청서 생중계도삼성전자는 6일 글로벌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갤럭시 언팩 2023:조인 더 플립 사이드(Join the flip side)’ 초대장을 발송했다. 일시는 오는 26일 오후 8시(한국시간)이며 장소는 삼성동 코엑스다. 초대장에는 ‘갤럭시Z 플립5’로 예상되는 폴더블폰의 옆면과 ‘조인 더 플립 사이드’란 글씨가 적혀있다. 이번 하반기 언팩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일 제품은 ‘갤럭시Z 폴드5·플립5’다.초대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한국적인 색채다. ‘언팩’이란 단어가 처음으로 한글로 표현됐고, 경복궁과 남산타워 등을 형상화한 글씨가 눈에 띈다. 최초의 한국 언팩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다. 그간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개최해왔던 언팩을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하는만큼 면면에서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언팩이 개최되는 당일 행사장인 코엑스는 물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도 ‘갤럭시 언팩 2023 라이브 뷰잉’ 이벤트를 연다. 언팩 행사장 장소가 제한된만큼,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한 행사다. 약 2시간 동안 언팩 생중계, 특별공연, 신제품 체험 등을 서울광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청과 삼성전자는 국내 유소년 과학 영재들도 초청해 행사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공개할 ‘갤럭시Z 폴드5·플립5’는 디스플레이와 힌지 부분에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갤럭시Z 플립5’는 외부 디스플레이가 전작(1.9인치)대비 큰 3.4인치로 커져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힌지(경첩)의 방식도 바뀐다. 전작의 ‘U자’ 힌지가 아닌 ‘물방울’ 모양의 힌지가 탑재돼 주름과 틈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폴더블폰=삼성=한국’ 상징성 각인시킬까 이번 한국 언팩 개최는 폴더블폰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의 자신감이기도 하다. 바(bar) 형태 제품 중심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를 ‘접는’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구축했다. 이전까지 없었던 스마트폰 폼팩터(외형)를 만들고 이를 하나의 시장으로 키워낸 데에는 삼성전자의 지분이 절대적이란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규모(출하량 기준)는 총 1420만대로 추산된다. 아직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2% 수준이지만, 향후 연평균 27.6% 성장, 오는 2027년까지 비중을 3.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80%(카날리스 조사)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하는 경쟁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구글이 올해 첫 폴더블폰 ‘픽셀 폴드’를 선보였고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후발 중국업체들도 공격적으로 폴더블폰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한국에서 폴더블폰 신제품을 공개, ‘폴더블=삼성=한국’이란 상징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의 성공 이후 이 시장에 대한 주도권과 상징성을 갖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 왔다”며 “매번 서구권 국가에서 했던 언팩 장소를 한국으로 바꿈으로서 터닝포인트를 가져가려고 했던 것 같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고민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더불어 이번 언팩은 단순 신제품 공개 행사를 넘어 한국이 공을 들이고 있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삼성닷컴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언팩은 온라인 시청자들만 최소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언팩을 통해 한국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언팩은 부산엑스포 개최지가 정해지는 오는 11월 이전에 한국서 열리는 사실상 가장 큰 이벤트”라며 “오래전부터 부산엑스포 유치에 많은 지원을 했던 삼성전자가 언팩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높다”고 밝혔다.
2023.07.06 I 김정유 기자
사우디 에너지 장관 "러 원유 감산, 양국 협력 보여줘"
  • 사우디 에너지 장관 "러 원유 감산, 양국 협력 보여줘"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을 두고 ‘공조’를 과시하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감산 문제로 엇박자를 내던 모습과 달라졌다.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사진=AFP)5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 세미나에서 “최근 러시아의 자발적 원유 감산은 거대 산유국이자 동맹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의 협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러시아는 다음 달부터 일일 원유 수출량을 50만배럴 감축한다고 3일 발표했다. 같은 날 사우디도 하루 10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 감산 조치를 다음 달에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장이 알려지자 국제유가는 공급 감소 우려에 소폭 상승하고 있다.지난달만 해도 두 나라는 감산을 두고 불협화음을 냈다. 지난달 OPEC+ 회의에서 사우디는 다 같이 원유를 감산하자고 주장했지만 석유 수출액 감소를 우려한 러시아는 이에 난색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는 결론 없이 끝났고 사우디만 단독으로 감산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사우디와 러시아 사이 공조에 틈이 벌어졌다는 관측이 나왔다.이날 압둘아지즈 장관은 이 같은 ‘관계 이상설’을 일축했다. 그는 “최근 우리가 러시아 친구들과 한 일(감산)은 사우디와 러시아 사이에 벌어진 일에 대한 세간의 냉소적 시각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일각에선 러시아가 감산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 관련 통계를 비공개하는 상황에서 재정난에서 시달리는 러시아가 뒤로는 원유 생산·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압둘아지즈 장관은 “이번 감산 조치는 (OPEC+ 결의가 아닌) 자율적 감산 조치”라며 감산의 자발성을 강조했다.
2023.07.06 I 박종화 기자
‘오픈 이어’로 착용감 극대화…틈새전략 내세운 무선이어폰
  • ‘오픈 이어’로 착용감 극대화…틈새전략 내세운 무선이어폰
  • 모델이 샥즈가 5일 공개한 ‘오픈핏’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샥즈)[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최근 ‘애플 천하’인 무선이어폰 시장에 ‘차별화 바람’이 불고 있다. 착용 방식을 바꾸거나 색다른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후발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무선이어폰 업체 샥즈는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신규 모델 ‘오픈핏’ 출시 행사를 열었다. 샥즈는 2011년 설립돼 골전도 헤드폰 영역을 구축한 업체로 이번에 선보인 ‘오픈핏’은 공기전도 기술이 적용된 ‘오픈 이어’(귀를 덮지 않는) 제품이다. 오는 6일 공식 출시로 가격은 24만9000원이다.진 양 샥즈 아시아 영업팀장은 “샥즈는 기존에 경쟁 우위를 가진 골전도 헤드폰 영역을 좀 더 확대하기 위해 ‘오픈핏’을 선보이게 됐다”며 “대다수가 커널형 제품인 일반 무선이어폰들과 달리 격한 운동 중에도,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이어 이어폰을 통해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오픈핏’은 이어버드 하나당 무게가 8.3g에 불과하고 귀를 막지 않아 답답함이 없다. 일반 무선이어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착용감은 중요한 요소다. 오픈 이어 이어폰의 경우 이 같은 착용감 측면에서 일반 무선이어폰 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다.프레야 창 샥즈 한국시장 마케팅 매니저는 “퀄컴에서 진행한 무선이어폰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제품 고려사항 중 2위가 착용감이었다”며 “보다 젊은 이용자 층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했다. 영국 소재 스타트업 낫싱도 독특한 디자인의 무선이어폰 제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속이 보이는’ 디자인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던 업체인데, 무선이어폰 시리즈도 비슷하게 디자인 했다. 애플, 삼성전자 등 선두업체들이 많은 상황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려는 시도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글로벌 웨어러블 기기 중 무선이어폰 비중은 61.1%로 가장 높았다. 2위 스마트워치(31.2%)와의 격차도 2배가 난다. 업체로는 애플이 압도적인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삼성전자가 뒤를 잇는다. 스마트폰 생태계와 연결되는만큼 대부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파워가 세다. 때문에 자체 스마트폰 생태계가 없는 일반 무선이어폰 업체들은 외형을 키우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시장 잠재성이 있어 샥즈, 낫싱 같은 업체들은 자체적인 차별화 전략을 통해 틈새시장을 찾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 등 음질에 초점을 맞춘 무선이어폰 제품들이 경쟁적으로 나왔지만 이제는 후발업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특화 요소들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각 국가마다의 특성도 조금씩 달라 틈새를 적극 공략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23.07.05 I 김정유 기자
검찰, '라임' 김봉현 탈주 계획 도왔던 친누나에 구속영장 청구
  • 검찰, '라임' 김봉현 탈주 계획 도왔던 친누나에 구속영장 청구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봉현(49)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주 계획을 도운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의 친누나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진=뉴시스)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5일 김 전 회장의 친누나인 김모(50)씨에 대해 피구금자 도주원조 미수죄, 범인도피교사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3일 체포됐다. 김씨는 김 전 회장이 지난달 도주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이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한 차례 도주한 전력이 있다. 그는 붙잡혀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30년과 추징금 769억354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김 전 회장은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 나가는 도중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다른 차량을 이용, 도주를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김 전 회장이 도주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돕고, 김 전 회장과 같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김 전 회장의 첫 번째 도피 당시에도 미국에 살며 자신의 지인들을 통해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았다. 김씨는 지인인 연예 기획사 관계자 홍모(48)씨, 자신의 애인 등과 김 전 회장을 연결해주며 도피를 도왔다. 검찰은 당시 김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의뢰하는 등 귀국을 유도했다. 지난 2~3월쯤 귀국한 김씨는 한 차례 체포됐다가 석방된 바 있다.
2023.07.05 I 권효중 기자
상금 1위 빠진 KLPGA..이소영 2연패냐, 새 우승자 탄생이냐
  • 상금 1위 빠진 KLPGA..이소영 2연패냐, 새 우승자 탄생이냐
  • (사진=KLPGA)[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상금 1위 빠진 대회 이번에도 새로운 우승자가 또 나올까. 7일부터 사흘 동안 경기도 포천시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 브렝땅·에떼 코스(파72)에서 열리는 KLPGA투어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에는 상금 1위 박민지가 나오지 않는다. 같은 기간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해 2주 연속 KLPGA 투어에 불참한다.박민지가 없었던 지난주 열린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선 ‘버디 폭격기’ 고지우가 프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이번 대회에선 이소영이 타이틀 방어에 도전하는 가운데 새로운 우승자가 또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이소영은 올해 상금랭킹 8위에 대상 포인트 8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13차례 대회에서 절반에 가까운 6번 톱10에 올랐다.기복 없는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이소영은 특이하게도 6번의 우승을 모두 짝수해에 기록해 ‘홀수해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징크스를 깨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지난주 끝난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공동 5위로 마친 이소영은 “너무 결과만 생각하기보단 과정에 집중하려고 한다”면서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부담감이 있지만 최대한 침착하고 차분하게 플레이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낸 ‘버디 폭격기’ 고지우는 내친김에 2주 연속 우승을 노린다.고지우는 장타력을 앞세워 많은 버디를 잡아내는 경기 스타일이다. 지금까지는 잠재력이 큰 선수로만 평가받았으나 지난주 우승으로 KLPGA 투어의 새로운 강자가 될 후보가 됐다.고지우는 “아직 우승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지금의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이번 대회도 우승이 목표”라고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다.신인상 포인트 1,2위 김민별과 황유민은 지난주 고지우처럼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한다.올해 13개 대회에 나와 5개 대회에서 톱10에 들며 신인상 포인트 1위에 올라 있는 김민별은 더 늦기 전에 상반기 우승 신고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시즌 개막에 앞서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평가받던 황유민은 5월까지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6월 들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공동 11위, 한국여자오픈 공동 9위, 맥콜 모나 용평오픈 공동 8위로 점점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박지영과 이예원은 시즌 2승과 함께 박민지가 없는 틈을 타 상금랭킹 1위 역전을 넘본다.상금랭킹 2위 박지영과 3위 이예원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박민지를 제치고 상금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다.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 끝에 이소영에게 우승을 내줬던 박현경은 시즌 첫 승에 도전하고, E1 채리티 오픈 우승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방신실은 최근 2개 대회 컷 탈락의 부진을 씻어내겠다는 각오다.
2023.07.05 I 주영로 기자
이지훈X한승연의 빈틈없는 케미
  • 이지훈X한승연의 빈틈없는 케미 [봤어영]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지금까지 이런 로맨스 영화는 없었다.”신박하다. 기발하다. 보는 내내 설렘으로 가득하다. 마치 오래전 사망선고를 받은 연애 세포가 기적처럼 되살아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썸’타고 싶은 감정을 몽글몽글 피어오르게 하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신박한 로맨스가 극장가 관객들을 찾아 나선다.5일 개봉하는 영화 ‘빈틈없는 사이’(감독 이우철)는 방음이 1도 안 되는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게 된 뮤지션 지망생 승진(이지훈)과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한승연)의 동거인 듯 동거 아닌 이야기를 그린 철벽 로맨스다. 벽 너머를 오가는 기상천외한 소음전쟁 끝에 시간을 나눠 쓰는 동거 아닌 동거가 시작되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점점 미묘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2016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최악의 이웃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감독 클로비스 코르니악)을 리메이크했다.이 영화는 일단 소재부터 신선하다. 벽을 사이에 두고 펼치는 두 남녀의 신경전이 시종일관 웃음을 터트린다. 승진을 내쫓기 위해 귀신 소리를 내는 라니, 이에 지지 않고 시끄럽게 노래를 부르는 승진의 모습 등 벽간소음(?) 퇴치를 위한 두 사람의 눈물겨운 혈투가 빵빵 터지는 웃음을 자아낸다. 다행스럽게도 두 사람은 극적 합의에 성공해 시간을 나눠쓰는 신박한 합의안을 도출하지만, 각기 다른 상황에서 오는 예측불허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하며 새로운 웃음을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콩트 혹은 명랑만화 같은 느낌이 드는 구간도 있지만, 그런 요소들을 촌스럽지 않게 잘 표현했다. 특히 층간소음 문제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란 점에서 특정 장면에선 묘하게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끄덕’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두 사람은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서 점차 사이가 가까워지고, 자연스레 관계를 확장해 나간다. 그 결과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그 누구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한다. 외모를 볼 수 없다 보니 서로에 대한 편견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사람 그 자체로만 바라보는 모습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온다.그 중심에는 두 주연 배우인 이지훈과 한승연이 있다. 두 사람의 케미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탁월했다. 마치 주거니 받거니 오랜 호흡을 맞춰온 콤비처럼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캐릭터 싱크로율도 대단하다. 100%, 아니 200% 그 이상의 싱크로율을 보여줘 극에 한껏 몰입할 수 있었다.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허당 캐릭터인 승진 역의 이지훈은 마치 실제 본인의 모습을 작품 속에 투영한 듯했다. 말투, 표정, 행동 하나하나가 승진 그 자체였다. 과거 DSP미디어에서 쌓은 연습생 경험 덕분인지 뮤지션 지망생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특히 오디션 장면에서 2% 부족한 보컬을 선보이는 장면은 현실감을 높였다. 더불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 시대 청춘의 모습도 공감되게 그려냈다. 그래서인지 더욱 승진의 삶을 이해하고 응원하게 됐다. 공감 가는 캐릭터를 완성한 이지훈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한승연은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라니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몸짓, 손짓, 시선 처리까지 디테일하게 표현,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승진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과정도 납득 가도록 현실감 있게 연기했다. 처음엔 무심했지만, 점점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라니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관객들의 공감을 한껏 자아냈다.깨알 조연군단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먼저 ‘범죄도시3’ 초롱이로 주목받은 ‘천만 요정’ 고규필이 과일가게 사장 지우 역으로 등장해 보기만 해도 웃게 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윤성 역의 김윤성 배우는 얼굴은 범죄형이지만 능력 있는 변호사로서 수상한 단서를 잡아내며 라니의 사건 해결을 주도하는 스마트한 면모를 뽐낸다. 이유준은 한의사 재영 역으로 본인의 병원에서 보약과 공진단을 훔치면서까지 승진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친근하고 정 많은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 일명 네 얼간이로 통하는 이지훈, 고규필, 김윤성, 이유준은 매 장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더불어 라니의 친언니 라경(정애연), 극의 유일한 빌런 동원창(임강성)도 웃음의 빈틈을 모두 다 메우며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영화는 두 인물을 둘러싼 다양한 에피소드를 끝없이 쏟아내며 지루할 틈 없는 112분을 완성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특성상 일부 장면에선 ‘유치뽕짝’한 요소도 있지만, 이지훈과 한승연 두 배우의 능청스러운 연기력이 이를 부담스럽지 않게 표현했다. 덕분에 두 시간 여 동안 기분 좋은 웃음으로 가득했다. 7월 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2023.07.04 I 윤기백 기자
"부친상 당했어요" 거짓말로 부의금 1400만원 챙겼다
  • "부친상 당했어요" 거짓말로 부의금 1400만원 챙겼다
  •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부친상을 당했다고 거짓말을 해 1400여만원의 부의금을 받아 선물 투자를 시도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강영기 판사)은 사기, 사전자기록등변작, 감사원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A씨(45)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A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모 공제회에 재직 중 상조회에 부친상 공지를 요청해 364명에게 부의금 명목 공제금 1410만원을 받았다. 그는 상조회 담당 직원에 “부친상을 당했다. 사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바로 화장했다. 가족이 모두 격리 대상자로 지정돼 장례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고 알렸다.하지만 A씨는 실제로 부친상을 당하지 않았고, 부의금 명목으로 받은 돈으로 해외 선물옵션에 투자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또 A씨는 공제회 대출 상한 액수를 높이기 위해 퇴직금을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회사에서 인사 급여와 회계정보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그는 2019년 1월 인사 급여 시스템 데이터 관리 직원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본인의 퇴직금 4746만원을 7701만원으로 조작했다.이에 감사원은 지난해 5월 해당 공제회 정기감사 기간 A씨에게 급여 시스템 조작 사실과 관련한 출석 조사를 요구했지만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재판부는 “사기 범행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크고, 피해 복구도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다”며 “각 범행이 적극적·계획적으로 이루어지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2023.07.04 I 이로원 기자
무더워 문 열어뒀더니 웬 남자가 불쑥..폭염 노리는 범죄
  • 무더워 문 열어뒀더니 웬 남자가 불쑥..폭염 노리는 범죄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 가정에서는 문을 열어 더위를 쫓다가 방비가 허술한 틈을 노린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시기인 만큼 몰래카메라 범죄도 기승을 부린다.지난 3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A씨는 지난해 8월 자정이 넘은 시각 집에서 수상한 인기척을 느꼈다.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상 25도를 넘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 밤이었다. A씨는 더위를 피하고자 현관문을 약간 열어두고 잠이 든 상태였다.절도범은 A씨네 집 출입문이 살짝 열린 틈을 열고서 집안에 침입했다. 안방까지 침입한 절도범에게 A씨는 현금 약 200만원과 귀중품을 털렸다.절도범의 덜미를 잡고 보니 이미 절도 전과 3범이었다. 게다가 절도죄로 징역을 산 지 한 달여 만에 A씨네 집을 상대로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었다. 법원에서 절도범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작년 여름 “너무 더워서 옆집에 들어갔다”는 주거침입 범죄가 발생하기도 했다. B씨는 새벽에 부엌으로 난 창문을 통해 이웃집을 무단으로 침입하다가 붙잡혔다. 이웃집에는 여성이 살고 있었다.재판을 받게 되자 “집에 에어컨이 없어서 시원한 곳을 찾다가 옆집에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법원은 B씨에게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B씨 말대로 그날 실제 더웠는지를 검증해봤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참고했다. 그러면서 체구가 100kg에 육박한 B씨가 좁은 창문을 통과한 것은 “상당한 수고를 들여야 하는 일”이라고 봤다. 범행이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 아니라 ‘계획적’이라고 본 것이다.두 사건은 피해자가 여름철 문단속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이 범죄에 노출된 사례로 꼽힌다. 후자의 사건은 주거침입으로 끝났지만, 남성이 여성 집에 무단 침입한 데 초점을 맞춰 볼 여지도 있다. 대검찰청 범죄 통계를 보면, 2017년 성폭력범죄 발생 시기를 사계절로 나눠보니 여름(6~8월)이 32%로 제일 많았다. 월별로는 8월이 가장 많았다.(사진=게티이미지)특히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시기라서 이를 노리는 범죄도 기승을 부릴 수 있다. 여성 몰래 신체를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C양은 작년 6월 버스 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후 수사기관에서 연락을 받고 나서야, 당시 몰래카메라 피해를 입은 사실을 알게 됐다.범인은 C양을 대상으로 한 범행으로 붙잡히기까지 2년 동안 몰래카메라로 40여 차례 여성을 촬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피서지나 번화가 등 공공장소에서 여성을 촬영하는 방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는 노출이 많은 여름철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범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몰래 카메라 촬영은 엄연한 성범죄이다. 성폭력처벌법은 ‘카메라 등으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람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 행여나 이 촬영물을 직접 촬영하지 않고, 구매하거나 소지만 해도 3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는 중범죄다.
2023.07.04 I 전재욱 기자
군대서 괴롭힘 못 견디다 19세 나이에 동료들에 총격
  • 군대서 괴롭힘 못 견디다 19세 나이에 동료들에 총격[그해 오늘]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해병대에서 근무하던 한 사병이 왕따 등 괴롭힘을 당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동료 사병들에게 조준 사격을 가해 4명이 숨졌다. 불과 19세 나이에 저지른 참혹한 이 범행으로 그는 이후 최연소 사형수가 됐다.지난 2011년 7월 동료들에게 총을 쏜 김민찬 상병이 현장 검증을 마치고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011년 7월 4일 오전 11시 40분께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해병대 2사단 해안 소초에서 총성이 울렸다. 당시 김민찬 상병이 동료들을 겨냥해 격발한 것이었다.김 상병은 사건 직전까지 부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선임병들은 물론 후임병들에게까지 대우를 못 받는 ‘기수 열외’ 등 왕따를 당해 왔다. 이에 그는 동료들을 죽이기로 결심했다.그는 사건 발생 당일 아침, 앞서 편의점에서 미리 구입해 숨겨 둔 소주를 한 병 마셨다. 그는 근무자들이 상황실을 비운 틈을 타 상황실 내 총기 보관함과 간이 탄약고에서 K-2 소총과 실탄, 수류탄을 탈취했다. 그러고선 오전 11시 40분부터 동료들이 자고 있던 생활관에 총을 발사해 순식간에 4명을 죽이고 2명(본인 포함)을 다치게 했다. 김 상병은 자신이 죽이고 싶은 동료들을 타깃으로 정해 조준 사격하는 잔인함을 보였다.김 상병의 갑작스러운 총격에 선임들이 겁에 질려 벌벌 떨고만 있던 사이 자대 배치된 지 보름밖에 안 된 권모 이병만이 김 상병의 총을 뺏기 위해 그와 몸싸움을 벌였다. 총을 뺏지는 못하고 가까스로 김 상병을 문밖으로 밀어내는데 성공했으나 권 이병은 이 과정에서 하체에 총을 수차례 맞아 큰 부상을 입었다.권 이병의 제지로 생활관에서 쫓겨난 김 상병은 생활관 옆 창고로 이동해 범행을 공모한 정준혁 이병을 만났다. 김 상병이 범행 계획을 실행에 옮기자 정작 그를 피해 다니기만 했던 정 이병은 김 상병이 동반 자폭을 위해 자신에게서 수류탄을 빼앗아 터트리자 곧바로 달아났다. 수류탄 폭발로 인해 파편상을 입고 그 자리에 쓰러졌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었던 김 상병은 곧이어 체포됐다.상관 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상병은 2013년 1월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김 상병이 범행 전날과 당일 술을 마시긴 했지만 증인 진술과 범행 과정 등으로 미뤄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수긍할 수 있다”며 “극형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판시했다.이어 “비록 일부 참작할 정상이 있고 사형 선고의 양형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해도 범행에 상응하는 책임의 정도, 범죄·형벌 사이의 균형, 응보, 일반 예방(형벌을 통한 일반인에 대한 예방 효과)과 사회 보호 등의 시각에서 보면 극형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다만 김 상병과 함께 범행을 공모한 혐의(상관 살해 방조 등)로 기소된 정 이병은 1심인 해병대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으나, 2심인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에서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어려웠던 점이 인정돼 징역 10년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이 같은 형량이 확정됐다. 당시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해병대 내 가혹 행위와 부실한 총기 관리 등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휘 책임을 물어 사건 발생 부대 연대장과 대대장은 보직 해임됐으며, 관리를 소홀히 한 소초장과 상황부사관은 구속됐다. 또 사건을 수사한 군 검찰은 해당 부대에서 김 상병과 정 이병을 상대로 한 가혹 행위가 실제로 있었다고 결론 내리고 가혹 행위를 한 선임병 2명도 구속했다. 해병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사병들의 인성 검사를 강화하고 가혹 행위 가담 해병에 대한 엄벌 방침을 천명하는 등 대대적인 병영 문화 혁신에 나서기도 했다.2013년 최연소 사형 확정 판결을 받았던 김 상병은 현재 경기도 이천의 국군교도소에서 여전히 사형수로 복역 중이다.
2023.07.04 I 이연호 기자
큐렉소, 선진시장 본격 진출...매출 ‘수직상승’
  • 큐렉소, 선진시장 본격 진출...매출 ‘수직상승’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큐렉소(060280)가 의료로봇의 미국, 일본 등 선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해외 매출의 수직 상승을 노린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28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큐렉소의 의료로봇 수출처가 인도에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으로 넓혀지고 있다. 최근 큐렉소는 척추수술로봇 ‘큐비스-스파인(CUVIS-spine(CS200))’ 리뉴얼 버전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Cuvis-joint)’로 FDA 승인을 획득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큐비스-조인트는 최근 일본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일본 시장 진출의 발판도 다졌다.◇4분기부터 인도 외 지역 수출 기대최근 3년간 큐렉소의 의료로봇 매출은 2020년 63억원→2021년 105억원→2022년 212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올해 1분기 매출은 84억원으로 지난해 연매출의 39.6%에 달한다. 특히 해외 공급은 2020년 5대→2021년 7대→2022년 33대로 급증하고, 올해 1분기에는 17대를 기록했다. 이는 메릴헬스케어를 통해 큐비스-조인트의 인도 지역 수출이 증가한 덕분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해외 공급된 큐비스-조인트는 2020년 3대→2021년 5대→2022년 29대에 이어 올해 1분기에는 16대로 집계됐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앞서 큐렉소는 2020년 6월 메릴헬스케어와 2025년까지 최소 의료로봇 53대를 공급한다는 내용의 수출 계약을 맺고 같은해 8월부터 큐비스-조인트를 공급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메릴헬스케어와 인도뿐 아니라 동유럽, 남아메리카, 중동아시아 등으로 공급하기 위한 추가 계약을 체결했다. 메릴헬스케어는 전 세계 100개국에 100개 이상의 제품을 수출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인도 임플란트 1위 업체다.개별 국가의 인허가를 완료 후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인도 외 지역으로 추가 수출이 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호주, 터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인허가를 획득한 상태이기 때문에 보다 빠르게 수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큐렉소 관계자는 “올해 4분기부터는 인도 이외의 나라에도 (큐비스-조인트를) 추가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美 FDA 승인 통해 미국 시장 공략 본격화특히 고무적인 점은 큐렉소의 미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큐렉소의 척추수술로봇 ‘큐비스-스파인(CUVIS-spine(CS200))’ (사진=큐렉소)큐렉소는 지난 23일 큐비스-스파인 리뉴얼 버전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큐비스-스파인의 신기능은 사전 수술 계획, 네비게이션 수술 도구, 다양한 자세에서의 수술 도구 가이드 등이다. 진단 CT 기반의 수술 계획을 2D-3D 영상 정합을 통해 수술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수술 시작부터 종료 시까지 수술 도구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또 환자가 엎드린 자세뿐 아니라 측면으로 누운 상태에서도 수술 도구를 가이드할 수 있어 환자의 자세 변경 없이 수술이 가능해졌다.큐렉소는 큐비스-스파인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 큐비스-조인트의 FDA 승인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8월에 FDA 승인 신청을 하고 빠르면 2024년 말부터 미국 시장에 진입해 2025년 초부터는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2021년 기준으로 글로벌 슬관절 인공관절 시장점유율 64.6%를 차지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미국 진출을 위해 큐렉소는 지난해 관계사 TSI(Think Surgical Inc.)와 큐비스-조인트를 기반으로 한 신제품 개발·출시, FDA 인허가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TSI에 큐비스-조인트 4대를 공급했다. TSI는 큐렉소가 2007년 11월 미국에 설립한 자회사로 의료장비 제조업체다.◇일본도 진출…빠르면 2025년부터 판매 전망큐비스-조인트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큐렉소는 이달 초 일본 교세라그룹과 큐비스-조인트 일본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인도 인공관절 기업 ‘메릴헬스케어’와 미국 관계사 TSI에 이어 해외 기업과 세 번째로 맺은 판매계약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교세라그룹은 큐비스-조인트의 일본 인허가, 판매를 책임지게 된다.일본에서 별도의 임상 진행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가정할 경우 내년에 인허가를 획득하고, 2025년부터 큐비스-조인트의 일본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일본 정형외과 기기 매출은 2020년 36억달러에서 2027년 56억달러로 연평균 약 6.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인도에 이어 미국과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선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글로벌 의료용 로봇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으며, 6개 주요 업체가 시장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큐렉소가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국가의 매출 증가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큐렉소는 올해 의료로봇으로만 연매출 300억원, 전체 매출은 7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큐렉소의 지난해 매출액은 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9% 성장했다. 큐렉소는 예상 연매출을 보수적으로 산정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큐렉소 관계자는 “1분기가 비수기인데도 분기 기준 최대 공급 대수를 기록했다”며 “올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글로벌 환경이 수술로봇 업체에 우호적인 분위기로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큐렉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의료 인력 부족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력 불균형 심화 △수술로봇의 장점과 소비자 인식 개선 효과 등이 맞물리며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의료·수술로봇의 경쟁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의료·수술 로봇은 값비싼 의료 장비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우리나라 의료·수술 로봇들은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올해 1분기에만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2022년 연간 수출 대수의 절반 이상을 수출한 바 있는 큐렉소는 하반기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맞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2023.07.03 I 김새미 기자
전 여친에 강제 성관계...검찰 “강간 아냐” vs 법원 “맞다”
  • 전 여친에 강제 성관계...검찰 “강간 아냐” vs 법원 “맞다”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잠자고 있는 전 여자친구를 강제 성관계한 남성에 대해 ‘준강간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놓고 검찰과 법원이 각기 다른 법적 판단을 내놨다.(그래픽= 뉴스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0부(부장판사 강민구)는 20대 여성 A씨가 전 남자친구인 30대 B씨에 대한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낸 재정신청을 지난 4월 인용했다.재정신청이란 고소·고발인이 수사기관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판단을 구하는 제도다.검찰이 지난해 8월 ‘연인관계에서 상대방이 자고 있을 때 성관계한다고 곧바로 준강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고 B씨에 대한 준강간치상 혐의를 불기소 처분한 것과 상반된 해석이다. 앞서 B씨는 2021년 1월 수면 상태 A씨를 강제 성관계하고 신체를 무단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두 사람은 헤어진 상태였지만 A씨의 경제·건강상 이유로 B씨 집에 잠시 머물고 있던 상태였다. 두 사람은 그 기간 동안 일체의 신체접촉을 하지 않는 것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몸살 기운에 약을 먹고 다리까지 다쳐 거동이 불편한 A씨가 잠든 틈을 타 성폭행하고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했다. A씨는 카메라 소리를 듣고 깨어났고 B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증거 동영상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송해 보관했다.(사진=이데일리 DB)A씨는 B씨를 준강간치상,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불법 촬영 혐의만 인정했다. 둘이 연인관계 였기 때문에 강제적 성관계가 가정적으로 승낙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A씨 측은 “부부간 강간죄도 인정되는 현 시대에, 연인 관계라는 이유만으로 자고 있을 때의 일방적 성관계에 대한 가정적 승낙이 있다는 판례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며 “이런 법리를 검찰의 공식적인 성(性)인식인 것처럼 공표하는 것은 너무나 부적절하다”고 거듭 주장했다.재판부는 A씨 측 주장이 타당하다고 보고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5월 B씨를 준강간치상 혐의로 뒤늦게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3.07.03 I 홍수현 기자
스트릭랜드, KO승 뒤 "아데산야는 중국 챔피언" 도발한 이유
  • 스트릭랜드, KO승 뒤 "아데산야는 중국 챔피언" 도발한 이유
  • UFC 미들급 랭킹 7위 션 스트릭랜드(왼쪽)가 아부스 마고메도프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 사진=UFC[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UFC 미들급 랭킹 7위 션 스트릭린드(32·미국)가 2연승을 기록하며 타이틀샷을 요구했다.스트릭랜드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스트릭랜드 vs 마고메도프’ 메인 이벤트에서 아부스 마고메도프(32·독일)에 2라운드 4분 20초 펀치 연타에 의한 TKO승을 거뒀다.스트릭랜드는 1라운드 시작 초반 눈 찌르기 반칙을 당하며 고전했다. 눈이 찔릴 경우 사물이 2개로 보이며 타격점을 잡기 어려워진다. 마고메도프는 프론트 보디킥과 레그킥 등 다양한 킥을 차며 스트릭랜드를 공격했다.하지만 마고메도프의 테이크다운 이후 급격하게 전황이 바뀌었다. 체력이 떨어진 마고메도프는 킥을 차는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스트릭랜드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특유의 전진 복싱으로 상대를 압박했다.2라운드 들어 스트릭랜드는 더욱 기어를 올렸다. 펀치 연타를 날리며 마고메도프프를 압박했다. 마고메도프는 뒤로 물러설 뿐 저항하지 못했다. 스트릭랜드는 오른손 스트레이트에 이은 왼손 잽으로 마고메도프를 녹다운시켰다. 이어 그라운드로 따라 들어가 펀치 연타로 경기를 끝냈다.역전승을 거둔 스트릭랜드는 “결국 경기는 5라운드다. 나는 느려지지 않고, 멈추지 않는다”며 “1라운드를 잘하고 싶다면, 레슬링을 하고, 피터팬 킥을 차고 어디 해봐라! 내겐 2, 3, 4, 5라운드가 있다!”고 큰소리쳤다.지난 나수르딘 이마보프(28·프랑스)전에 이어 다게스탄 파이터에 2연승을 거둔 스트릭랜드는 다시금 UFC 미들급 타이틀 전선에 합류했다.스트릭랜드는 “타이틀을 원한다”며 “최초이자 유일한 중국 챔피언을 달라. 한번 해보자”라고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33·뉴질랜드)를 도발해 눈길을 끌었다. 아데산야는 킥복싱 선수 시절 무림풍과 글로리 오브 히어로즈 등 중국 단체에서 활약하며 중국 국기를 들고 입장하기도 했다.스트릭랜드가 아데산야를 ‘중국 챔피언’이라고 지칭한 것은 이유가 있다. 최근 아데산야는 백인 파이터 드리퀴스 뒤 플레시(29·남아공)가 아프리카를 대표한다고 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 이민간 흑인 파이터 아데산야는 남아공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백인 파이터 뒤 플레시가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걸 못마땅해 한다. 이같은 아데산야의 행동을 스트릭랜드가 비꼰 것이다. 뒤 플레시는 오는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UFC 290에서 UFC 미들급 타이틀 도전권을 놓고 전 챔피언 로버트 휘태커(32·호주)와 겨룰 예정이다. 이 경기에서 이긴 선수는 9월 1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UFC 293에서 챔피언 아데산야와 맞붙을 전망이다.스트릭랜드는 뒤 플레시를 제외하면 UFC 미들급 톱8 중 유일하게 아데산야와 싸워보지 않은 파이터다. 1승만 더 추가한다면 새로운 타이틀 매치업을 원하는 아데산야와 UFC의 흥미를 끌 수 있다.
2023.07.02 I 이석무 기자
국내 최초 로봇 지휘자 만난 '썰' 풉니다
  • 국내 최초 로봇 지휘자 만난 '썰' 풉니다[알쓸공소]
  • ‘알쓸공소’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연 소식’의 줄임말입니다. 공연과 관련해 여러분들이 그동안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재밌는 소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간담회에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온 건 처음인 것 같네요.”지난 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Ⅳ ‘부재’ 연습 현장 공개. ‘부재’는 국내 최초 로봇이 지휘하는 공연이다. (사진=국립극장)지난 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Ⅳ ‘부재’ 연습 공개 현장에서 여미순 예술감독 직무대리가 기자들을 둘러보며 한 말입니다. 실제로 이날 현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국립극장을 여러 번 방문했지만, 이날처럼 기자가 많았던 날도 없었습니다.이처럼 많은 이들이 모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공연에 관심이 없더라도 누구나 호기심이 생길 내용이었거든요. 국내 최초로 로봇이 지휘하는 음악 공연의 연습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으니까요. 고백하면 저 역시 말로만 듣던 로봇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에 살짝 들떠 있었습니다.이번 공연에서 지휘를 하는 로봇의 이름은 ‘에버6’입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안드로이드 로봇인데요. 로봇도 많은 종류가 있지만,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사람과 비슷한 로봇을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에버6’ 또한 그 일환으로 개발됐습니다.지난 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Ⅳ ‘부재’ 연습 현장 공개. ‘부재’는 국내 최초 로봇이 지휘하는 공연이다. (사진=국립극장)‘에버6’의 첫인상은 조금 무서웠습니다. 사람처럼 눈, 코, 입이 얼굴에 달려 있지만, 표정이 없으니 살짝 오싹했습니다. 그런데 지휘를 시작하자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팔과 손의 움직임이 사람과 정말 흡사하더라고요. 지휘를 마칠 때 손을 휙 하고 흔드는 모습에선 저런 미세한 움직임까지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에버6’가 말까지 했다면 ‘터미네이터’의 한 장면을 보는 느낌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국립국악관현악단이 로봇 지휘자와 함께 공연한다는 소식은 사실 1년 전 언론을 통해 예고됐습니다. ‘2022~22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기자간담회’를 통해서였죠. 당시에도 기자들의 관심은 ‘도대체 어떻게 로봇이 지휘를 할 수 있을까’에 집중됐습니다. 이날 연습 공개를 통해 1년 만에 그 모습을 확인한 셈입니다.다만 아직 로봇 기술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에버6’ 또한 치명적인 한계가 있는데요. 음악을 들을 수 없고, 연주자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공연을 함께 하는 최수열 지휘자 또한 “‘에버6’는 지휘자보다 지휘 동작을 하는 ‘퍼포머’에 가깝다”고 하더군요.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대로 지휘 동작을 하는 것이죠. ‘로봇은 지휘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이번 공연은 어쩌면 ‘로봇은 지휘자를 대체할 수 없다’는 다소 뻔한 답으로 결론지어질지 모르겠습니다.지난 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Ⅳ ‘부재’ 연습 현장 공개. ‘부재’는 국내 최초 로봇이 지휘하는 공연이다. (사진=국립극장)해외에선 로봇이 지휘를 하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합니다. 2008년 일본 혼다사가 만든 아시모, 2017년 스위스의 협동 로봇 유미, 2018년 일본의 2세대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알터2’와 2020년 ‘알터3’ 등이 로봇 지휘자로 등장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이들 로봇과 ‘에버6’의 차별점은 ‘에버6’가 인간과 더 닮았다는 것입니다. 인간 신체를 담은 외형이 그렇고요. 목과 하박 구조 또한 실제 인간 같은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번 공연을 위해 정예지 지휘자를 로봇학습지휘자로 섭외했습니다. 모션 캡처(몸에 센서를 달아 인체 움직임을 디지털로 옮기는 일)는 물론, 모션 캡처로 수집한 데이터를 ‘에버6’의 관절 크기에 맞추기 위한 ‘모션 리타겟팅’(데이터 변환)까지 시도해 속도와 가속도가 매우 빠른 역동적인 지휘 동작을 구현했다고 합니다.사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로봇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9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어린이 공연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에서는 ‘에버6’의 전신인 ‘에버3’가 소리꾼으로 무대에 올랐다네요. 여미순 예술감독 직무대리는 “2009년 ‘에버3’를 만났을 땐 로봇과 다시 만나게 될 거라 생각 못했는데, 이번에 ‘에버6’를 만나보니 조금 더 애정이 생긴다”며 “다음에 또 로봇과 어떤 기회가 생길지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로봇과 공연예술의 만남은 이제 시작일지 모르겠습니다. 마침 오늘(30일) 본 공연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집니다. 실제 무대에서 만난 ‘에버6’는 어떤지, 주의 깊게 보고 오겠습니다.지난 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Ⅳ ‘부재’ 연습 현장 공개. ‘부재’는 국내 최초 로봇이 지휘하는 공연이다. (사진=국립극장)
2023.06.30 I 장병호 기자
"기업 R&D 키워 韓에 의존토록 만들어야"…김병준의 對中 묘책
  • "기업 R&D 키워 韓에 의존토록 만들어야"…김병준의 對中 묘책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중국을 산업적으로 한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첨단 산업 연구개발(R&D) 관련 세제 혜택을 늘려야 하는 이유입니다.”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지난 27일 진행한 이데일리TV와 인터뷰에서 주변 4강의 지정학적 갈등의 한복판에 놓인 우리나라가 도입할 묘책으로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를 분리, 관계를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27일 이데일리TV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TV)◇“韓美日, 글로벌 사회에 손잡고 나아가는 관계까지 가야” 우선 김병준 대행은 미국·일본에 대해 “우리 입장에선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자유 민주주의·시장경제라는 가치관을 공통으로 갖고 있으며 제도·안보상으로도 서로 중요한 국가들이기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자유 민주주의·시장경제를 확대하는 가치적 관계와 상호 의존적인 산업적 연관관계(기능적)를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김 대행은 “산업뿐만 아니라 한·미·일이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라는 가치를 위해 글로벌 사회로 함께 손잡고 나아가는 관계까지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 훈풍과 맞물려 전경련과 일본의 카운터파트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간 관계는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 양 단체는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 사업 운영위원회를 꾸리고 양국 인재 교류·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김 대행은 “기금 관련 등기가 막 마무리됐다”며 “소극적이던 일본 재계도 이제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언급했다.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27일 이데일리TV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TV)◇“中 하나의 가치 사슬로 묶어 의존관계로 만들어야”반면 긴장 관계에 놓인 중국·러시아와는 산업적 상호 의존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미 체제와 국가적 목표가 다른 만큼 이를 좁히기는 어렵지만, 경제·산업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파트너란 점에서다. 김 대행은 “서로가 필요해서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관계로 가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중국이다. 김 대행은 “우리나라가 R&D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여 중국이 우리 부품과 소재를 쓸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가야 한다”며 “하나의 가치 사슬로 묶어서 우리가 잘못되면 중국도 함께 잘못될 수밖에 없는 의존관계로 만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이를 위해 이차전지(배터리)·바이오·시스템반도체 등 기술력을 선점해야 하는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R&D 투자는 필수적이다. 김 대행은 “우리 경제는 기존 산업구조 속에서 갖고 있던 경쟁력이 내려가는 단계에 와 있다”며 “산업 경쟁력을 위해 첨단 산업으로 옮겨가야 하는 데, 이건 전부 R&D (의 몫)”이라고 말했다.더 나아가 김 대행은 “욕심 같아서는 법인세를 더 내리면 좋겠지만 원하는 만큼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그렇다면 R&D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좀 더 늘렸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설비투자도 설비투자지만 R&D에서 혜택을 주면 법인세를 덜 낮추더라도 기업이 숨 쉴 수 있는 틈이 생긴다”고 당부했다.우리 대기업에 대한 R&D 세액공제율은 최대 2.0%로, G5(미국·프랑스·독일·일본·영국, 평균 17.6%) 대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27일 이데일리TV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TV)◇“전경련, 자유시장경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는 데 주력”지난 2월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직에 오른 그는 경제단체로서 전경련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과거 국정농단 사태로 찍힌 ‘정경유착’ 낙인을 지우고 글로벌 싱크탱크형 단체로 나아갈 기반을 닦겠다는 것이다.김 대행은 앞선 과오에 대해 “전경련이 시대 변화, 흐름을 놓친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사회적 기여나 대국민 활동보다 정부에 집중한 활동을 펼치면서 신뢰를 잃었단 게 그의 분석이다.향후 전경련은 법인세 인하, R&D 세제혜택 확대 등 기업과 소비자에게 필요한 대책을 위해 정부에 강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김 대행은 “이제 전경련뿐만 아니라 한국 대기업은 시장과 우리나라 국민, 소비자를 보고 가야 한다”며 “앞으로 전경련은 연구뿐만 아니라 시장기능 활성화, 규제 완화 등을 위해 정부와 싸우고 자유시장경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는 일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6.29 I 이다원 기자
“돈 주고 개성사는 MZ”…니치향수 품는 글로벌 기업들
  • [마켓인]“돈 주고 개성사는 MZ”…니치향수 품는 글로벌 기업들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원료 한 방울에 감성 한가득’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확장하는 글로벌 뷰티 기업들이 최근 눈독을 들이는 ‘니치 향수’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위와 같을 것이다.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니키아’에 어원을 두는 니치 향수는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향수를 일컫는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글로벌 MZ 세대가 지갑을 열고 있는 몇 안 되는 소비 품목이기도 하다. 나만의 개성(個性)을 표출하는 것에 대한 MZ 세대 움직임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니치 향수 브랜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니치 향수가 매출 성장에 있어 효자 노릇이 톡톡히 하는데다가 대표적인 스몰 럭셔리(Small Luxury·명품 자동차와 의류, 가방 등을 구매하는 대신 식료품과 화장품 등 비교적 작은 제품에서 사치를 부리는 것) 제품군으로써 젊은 세대가 거리낌 없이 규모 있는 명품 시장에 입문할 수 있도록 돕는 매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크리드 품은 케링…효자 노릇하는 니치 향수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케링그룹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으로부터 명품 향수 업체 크리드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수가를 비롯한 세부적인 거래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외신들은 케링그룹이 크리드 지분 100%를 약 2조원 안팎에 인수하며, 거래는 올 하반기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케링그룹은 구찌와 생로랑, 발렌시아가, 알렉산더맥퀸, 부쉐론 등 명품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 명품그룹으로, 뷰티 사업 확장 차원에서 지난 2월 별도의 뷰티 법인을 설립하고 라파엘라 코나지아 에스티로더 전 임원을 영입했다. 이후 케링그룹은 향수 매출 비중이 높은 톰포드 인수전에 나서는 등 니치 향수를 중심으로 뷰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데 공을 들여왔다.니치 향수 브랜드 인수에 적극적인 곳은 케링그룹 뿐이 아니다. 조말론과 프레데릭 말 등 니치 향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에스티로더는 지난해 말 약 3조6900억원에 톰포드를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톰포드는 뷰티 중에서도 특히 향수 매출 비중이 높은 브랜드다. 이 밖에 펜할리곤스를 소유한 스페인 푸이그는 지난해 스웨덴 기반의 니치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주요 지분을 인수했다. 바이레도는 남녀 구분 없는 ‘젠더리스’ 컨셉을 내세운 브랜드로, 독특한 향과 스토리로 인기를 얻었다. ◇ “스몰 럭셔리가 큰 소비를”…잠재 고객 확보 매개글로벌 기업들은 스몰 럭셔리 제품군 중에서도 니치 향수가 △불경기에도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는 상품이고 △잠재적인 럭셔리 소비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매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해왔다. 우선 향수는 아무리 비싼 재료를 쓰더라도 원재료값만 놓고 보면 마진이 많이 남는 장사다. 여기에 니치 향수로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성까지 뒷받침해주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프레스티지 향수 시장 규모는 2021년부터 연평균 8%대의 성장세를 보이며 2025년에는 182억달러(약 2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일찍이 니치 향수 브랜드를 인수한 케링그룹의 주요 경쟁사들은 불경기 속 실적 선방에 함박웃음을 지어왔다. 우선 스페인 푸이그는 지난해 40억달러의 연간 순수익이 났다며 “향수 품목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1년 대비 40% 증가한 수준이다. 니치 향수 브랜드 불리와 아쿠아디파르마를 소유한 LVMH 또한 지난해 향수 품목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밝히기도 했다.이 밖에 MZ 세대가 명품시장에 입문하기에 향수만큼 접근성이 좋은 매개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의류와 가방, 자동차 등 명품 가격이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니치 향수가 명품시장 진입을 위한 관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니치 향수는 MZ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대표적인 스몰 럭셔리”라며 “명품 시장의 잠재적 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니치 향수는 뷰티 브랜드라면 공략해야 할 제품군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3.06.28 I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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