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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리치' 70% 해외 주식 투자, 20%는 가상자산 보유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우리나라 40대 이하의 ‘영리치’는 부동산보다 금융 자산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 이상이 해외 주식에 투자했으며, 20%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보유했다.10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부자보고서’ 단행본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2012년부터 외부에 공개하기 시작한 부자보고서 10년치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영리치’의 20%는 가상 자산을 보유했다. 이들은 투자 스터디 그룹에서 활동하며 외화 자산 투자, 현물 투자, 프로젝트 펀드 등 새로운 투자를 주저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영리치의 영향으로 전체 부자의 투자 포트폴리오도 확장됐다.부자들의 부동산 선호는 여전했다. 해외 부자의 부동산 자산 비중이 15%인 반면, 우리나라 부자의 부동산 비중은 3배 가량 높았다. 부자의 95%가 자가를 보유했으며, 추가 부동산을 보유한 비율도 절반이 훌쩍 넘었다.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서 아파트로 관심이 옮겨가거나 해외 부동산 투자 의향이 높아지는 등 부동산 정책이나 금리 등에 따라 선호하는 부동산 유형은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부자들은 높은 수익률보다 ‘잃지 않는 투자’를 중요시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10% 이상의 수익을 낸 부자는 10명 중 3명꼴로 일반인의 2.4배에 달했다. 부자는 팬데믹 초기 유동 자금을 확보하고, 주가가 상승하면서 간접 투자를 줄이는 대신 주식 비중을 확대했다. 또한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경기 침체 등 불안이 지속되자 예금, 채권 등 안전 자산과 외화자산(달러)으로 관심을 돌렸다.연구소는 “부자는 수익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투자를 결정하기 위한 근거 수집에 더 적극적이었다”며 “투자를 결심하면 주저없이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고 했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 내 적극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변경한 부자가 그렇지 않은 부자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였다.지난 10년간 부자의 소득 원천을 보면 근로 소득 비중은 점차 증가하는 대신 재산 소득 비중은 감소했다. 그렇다고 스스로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부자가 더 많아진 것은 아니었다. 10년째 부자 10명 중 6명은 상속형 부자였다.상속·증여 규모는 과거보다 양극화됐다. 수령 시점은 2018년까진 40대 이후로 늦어지는 추세였으나 팬데믹 이후 미성년자 주식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등 일부 변화를 보였다. 과거 대표적인 상속·증여 자산 유형은 부동산이었지만 최근엔 현금·예금, 신탁 상품을 활용한 증여도 확산 추세였다. 가족 간 분쟁없이 상속 재산을 가족에 물려줄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 수요도 늘었다.스스로를 부자라고 인식하는 부자는 10명 2~3명 정도였다. 부자의 기준은 2012년 평균 114억 원에서 2021년 187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매년 변동폭은 컸다. 부자의 자산 기준을 100억원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2020년 28%에서 2022년 46%까지 상승했다. 지난해부터는 부자의 기준을 300억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0%를 넘기 시작했다.이번 단행본 발간에 참여한 저자들은 “부자들은 적은 돈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생활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삶의 철학이 부자가 된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부자를 이해하고 작은 팁을 얻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위믹스 재상장 빗썸, 점유율 껑충…업비트도 마음 바꿀까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국산 코인 대표주자로 꼽히는 위믹스를 다시 상장한 후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1위 업체 업비트가 점유율 복구를 위해 위믹스 재상장을 검토할지도 관심이다.15일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빗썸의 점유율은 27.4%로, 위믹스를 재상장하기 전인 지난 11일(17.3%)과 비교하면 10% 포인트 늘었다. 업비트 점유율은 70%로 11일(80%)과 비교해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코인원 고팍스 코빗은 변동 없이 각각 2%, 0.3, 0.2%로 수준을 유지했다. 이 기간 빗썸이 업비트의 점유율 10%가량을 뺏어온 것이다. 위믹스 재상장이 유효한 전략이었다. 현재 빗썸의 일 거래량 중 위믹스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거래량(17%)보다 높다.(이미지=위메이드)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던 차에 전략적으로 위믹스를 재상장한 것이 먹혀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빗썸은 지난 10월 모든 코인의 수수료를 무료화하면서까지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주 수익원인 거래 수수료를 모두 포기한 강수를 두면서, 한때 점유율이 30%까지 올랐으나 다시 15~17%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였다. 빗썸은 지난 12일부터 위믹스를 원화마켓에 다시 추가해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빗썸이 소속된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 ‘DAXA(닥사)’가 지난 11월 24일 위믹스 공동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회원사들이 일제 위믹스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빗썸은 재상장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DAXA 회원사로서 자율규제안 및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 사유가 해소되었다고 판단해 재거래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DAXA 규정상 공동상폐한 코인은 1년이 지나야 재상장할 수 있는데 이 기간이 지난 8일로 지났고, 공동 상장폐지 사유가 된 유통량 허위 공시 문제도 위믹스 재단이 초가 유통된 물량을 회수하고 정보 공개를 강화하면서 해소됐다고 본 것이다.앞서 코인원, 고팍스, 코빗도 위믹스를 상장하면서 거래지원 종료 사유가 해소됐다고 판단해, 빗썸은 재상장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점유율 확대라는 실리도 챙길 수 있게 됐다.이제 점유율을 10%나 뺏기게 된 업비트의 다음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업비트가 위믹스를 재상장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장폐지 과정에서 위메이드와 격하게 대립해 감정의 골이 아직 깊기 때문이다. 당시 위믹스에 유통량 문제를 처음 제기한 거래소도 업비트였다. 당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믹스 상장폐지는 업비트의 슈퍼 갑질에 따른 결과“라며 업비트를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한 업계 관계자는 ”위믹스가 업비트를 포함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모두 상장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나머지 거래소와 달리 업비트는 아직까지 위믹스 재상장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내부적으로 재상장 불가로 입장을 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 신성환 금통위원 "비트코인·스테이블코인, 화폐로 보기 어렵다"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화폐들은 화폐라기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높고 결제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이유에서다.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사진 왼쪽)이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디지털화폐: 변화하는 금융환경 탐색’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국제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하상렬 기자)신 위원은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디지털화폐: 변화하는 금융환경 탐색’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국제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IMF가 공동 주최했다.이날 첫 번째 패널토론의 좌장(모더레이터)을 맡은 신 위원은 “자산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촉진되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디지털시대 변화에 발맞춰 적응하지 않는다면, 사적 디지털화폐가 발전하면서 금융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토론자로 참석한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다양한 암호화폐들이 보편적인 통화로 자리를 잡지 못했는데, 이는 가격 변동성이 워낙 크고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디지털화폐의 미래는 여러 주체들이 참여하는 시스템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근간이 되고 그 위에 은행들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고 그 위에 사적발행이 올라가는 형태로 본다”고 설명했다.신 위원은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 혁신에 발맞춰가며 안정성을 어떻게 도모할 것인지, CBDC 같은 법정 화폐를 만들어야 하는지, 사적 디지털화폐와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토론에선 미국과 유럽 간 CBDC 도입에 대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데이비드 안돌파토 미 마이애미대 교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른 중앙은행에 비해 CBDC에 신중한 입장”이라며 “미국 같은 경우 민간 부문에서 상품과 용역을 전달하고, 시장의 실패가 있을 때에만 정부가 개입하는 정서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정보와 자금에 대한 정부 통제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이것이 옳던, 옳지 않던 정치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CBDC 도입에 긍정적이다. 프랭크 스메츠 ECB 자문위원은 “CBDC를 2년 동안 검토해서 범용 디지털유로를 발행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며 “유로지역은 단일 통화를 사용하고 있지만 은행제도와 지불제도는 파편화 돼 있다. 디지털유로가 사용되면 유로지역 전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소매 지불제도를 통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알렉산드라 실로 방글라데시 치타공대 교수는 “금융시장에서 디지털화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CBDC가 등장하게 되면 효율적으로 통화정책을 뒷받침하게 될 것이고, 금융시장 안정성, 안전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동전의 양면처럼 사이버 공격으로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다”며 “뱅크런이 빨리지는 문제도 있다”고 부연했다.
- 비트코인 ETF 임박? 美 SEC·CFTC 물어보니[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오늘은 ‘비트코인 들썩, 자산시장 훈풍 부나’ 키워드로 준비했습니다. 영화 ‘신과 함께’를 보면 마동석이 펀드 투자한 게 반토막 났는데 “비트코인이나 살걸”이라며 후회하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최근 가상자산 시장을 보면 ‘크립토 윈터는 가고 크립토 스프링이 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주에 워싱턴 D.C 출장을 갔다 왔는데요, 미국의 가상자산 주무부처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취재했습니다. 비트코인이 훈풍이 부는 건 미국의 시장 그리고 금융당국의 정책 여파가 함께 맞물려 있는데요, 오늘 뒷담화에서는 미국 현지 분위기도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우리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광화문에서 가상자산 관련 컨퍼런스를 열 예정입니다. 가상자산 관련 정부 논의도 탄력을 받을 듯한데요.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다뤄 보겠습니다. (사진=이데일리DB)-우선 가상자산 시장 상황부터 다뤄보죠. 비트코인 가격이 꽤 많이 올랐습니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 시세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지난 5일 4만2000달러를 넘으며 연고점을 경신했습니다. 이는 24시간 전 대비 5%, 일주일 전 대비 13%가량 오른 가격입니다. 비트코인은 지난 4일 오전 테라·루나 사태 이후 20개월 만에 4만달러를 돌파한 뒤 강세를 보였습니다. 올해 초에는 비트코인이 1만6000달러 수준이었는데요, 연초와 비교해 2.5배가량 올랐습니다. 국내거래소 업비트에서도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5600만원을 웃돌며 18개월 만에 50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놓고 최근엔 관망세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비트코인이 최근 들어 들썩이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비트코인이 이렇게 상승하자 국내 증시에서 관련주도 술렁이고 있네요. △이달 초 한화투자증권우(003535)가 29% 넘게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기술투자(041190)도 장중에 5% 넘게 올랐는데요. 우리기술투자는 두나무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위지트(036090)도 장중에 9% 넘게 상승했는데, 위지트는 자회사 티사이언티픽이 빗썸코리아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가상자산 관련주로 분류됩니다. 빗썸코리아는 올해 10월말 삼성증권(016360)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잖아요. 상장 목표 시점은 2025년 하반기인데, 시장 상황의 영향을 받을 듯합니다. 이외에도 갤럭시아머니트리(094480)도 장중에 15% 넘게 오르기도 했는데요. 갤럭시아머니트리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전자결제사업 등을 하는 기업이라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비트코인이 우상향 시세를 보였다. (사진=코인마켓캡)-이렇게 비트코인이 오르는 것은 현물 ETF 승인 전망 등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지요..△원인을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우선, 현물 ETF 승인 전망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했는데요.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블랙록은 최근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으로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의 증권식별코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인 SEC는 그간 비트코인 현물 ETF를 반려해 왔는데요. 시장에서는 10여개 자산운용사가 신청한 현물 비트코인 ETF 중 1개 이상이 다음달 10일까지 승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물 ETF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되면 기관 등의 대규모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선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현물 ETF 이외에 나머지 두 가지 요인은 무엇인가요.△두 번째는 비트코인 반감기인데요, 비트코인 반감기는 약 4년을 주기로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비트코인 양이 그만큼 줄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합니다. 1차 반감기가 시작된 2012년 11월부터 다음 반감기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92배 올랐구요, 2차와 3차 반감기에는 각각 30배, 8배 상승했습니다. 시장에서는 4년 주기로 보면 내년 4월께 반감기가 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 번째 요인은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인데요.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상반기에 피벗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잖아요. 물론 파월 의장의 발언을 끝까지 봐야 하겠지만, 이대로라면 내년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내년 기준금리 인하, 내년 4월 비트코인 반감기로 호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포브스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애널리스트들은 ‘2024 암호자산과 비트코인 전망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 비트코인 시세가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AFP)-이렇게 호재가 이어지면 좋을 텐데, 실제로 미국 현지 분위기도 그럴까요.△지난 주에 워싱턴 D.C 취재를 갔다 왔는데요. 거시경제 측면과 금융당국 입장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거시경제를 보면, 우리나라 증시를 보면 미국의 시장이나 경제, 정치 상황이 우리나라 증시에 곧바로 영향을 끼치잖아요. 연준도 그렇지만 지난 번 예산안 셧다운 위기도 그렇구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미국의 스탠스 등 지정학적, 정치적 불확실성도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특히 내년 11월에는 대선이 있잖아요. 미국 현지에 가서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더라구요. 바이든에 대해서는 만 81세 나이의 ‘에이지 리스크(age risk)’에 대한 우려가 높았구요. 2016년에는 트럼프 당선이 예기치 않게 온 충격이었는데 지금은 예견된 리스크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내년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사실 경제는 시장이 움직이고 환율, 금리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내년에는 정책 변수도 크게 작용합니다. 미국이 어떤 경제정책을 사용하는지, 어떻게 해서 경제관리를 할지도 중요하게 봐야 하는데요. 미국 현지에 가서 보니 바이든 정부에서도 내년 대선에 대해 공을 쏟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코로나 전에 비해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더라요. 빅맥(Big Mac)지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맥도날드 햄버거로 각국 물가, 통화가치를 비교하잖아요. 코로나 전보다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어요. 우리나라 빅맥 세트가 6100원인데, 제가 워싱턴 D.C에서 똑같은 걸 먹으니 1만5000원 정도 됐습니다. 약 2.5배 수준인데요. 관련해 미국 의회 관계자와 얘기해보니 이런 얘기도 하더라구요. 바이든정부가 내년 경제관리를 꼼꼼하게 할 것이라구요. 예를 들면 국제유가의 경우에도 유가가 오르면 결국 물가가 오르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유가 관리부터 해나가고 있다고 하네요. 따라서 비트코인이 심각한 문제가 돼 경제 리스크가 되면 안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자산시장을 붐업하는데 미국 정부도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캐롤라인 팸(Caroline Pham) 미국 상품선물거래 위원회(CFTC) 위원은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금 ETF가 승인된 것처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현물 ETF도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캐롤라인 팸 제공)-미국의 가상자산 관계부처인 SEC와 CFTC 취재를 하고 왔는데 미 금융당국 입장은 어떤가요.△미국에서는 SEC와 CFTC가 동시에 가상자산 관련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캐롤라인 팸(Caroline Pham) CFTC 위원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지명해 선임된 팸 위원은 위원장 포함 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고위급 위원(commissioner)입니다.팸 위원은 ‘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으로 보는지’ 묻는 질문에 “금 ETF가 승인된 것처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현물 ETF도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낙관적으로 전망한 것입니다. -SEC 입장은 어떤가요.△헤스터 피어스(Hester Pierce) SEC 위원을 SEC 집무실에서 만났습니다. 피어스 위원은 위원장 포함 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고위급 위원(commissioner)입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것으로 전망되나’는 이데일리 질문을 받자 “백만달러짜리 질문”이라며 웃으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SEC는 승인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최종 발표 확정 전에는 신중한 분위기였습니다. 다만 피어스 위원은 2021년 7월 미국 경제매체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는 “‘대체 언제쯤 SEC는 비트코인 ETF를 승인해줄 것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자주 듣곤 한다”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른 상품에 들이댔던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더라면 적어도 하나 이상의 비트코인 ETF는 승인 받았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시간이 점점 더 흐를수록 과거에 SEC가 비트코인 ETF 승인을 불허하면서 들이댔던 근거도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SEC와 CFTC 중에서 가상자산 주무부처는 어디인가요.△저도 그 질문을 했는데요. CFTC와 SEC가 가상자산 관할·증권 여부를 놓고 이견이 있는 가운데, 팸 위원은 “앞으로도 미국의 가상자산 관리·감독은 CFTC와 SEC 양대축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기관의 향후 행보는 5만달러를 앞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세, 내년 7월 시행되는 한국의 가상자산법 이후 규제 동향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입니다.그는 “CFTC는 ‘가상자산 기술 변화에 맞춰 융통성 있게 규제에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런 CFTC의 융통성 있는 접근 방식이 SEC와 다를 것이다. CFTC는 가상자산 전담 책임자를 두고 국내외 가상자산 사업자와 소통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팸 위원은 “‘규제에 앞서 명확한 룰부터 먼저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미국은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명확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구요. CFTC에 가상자산의 관리·감독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현재 미 의회에 계류 중입니다. 그는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는 여론 수렴에 따른 규제나 법 제정이나 법원 판례에 따라 가닥이 잡힐 것”이라며 가상자산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장기간 계속될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관련해 피어스 위원은 “국회에서는 가상자산 관련된 새로운 법이 필요할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만약 새로운 법이 제정되면 이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 이용자 보호, 주무부처, 감독 체계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내년에 가상자산법이 시행되기 때문에 미국보다 가상자산 법제가 빨리 도입된 상황입니다. 헤스터 피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Hester Pierce SEC commissioner)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SEC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했다. 피어스 위원이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최훈길 기자)-미국 정부 상황을 들었는데, 우리나라 정부도 가상자산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시장 흐름에 주목하고 있지요.△금감원은 지난달 조직개편을 하면서 전략감독 부원장보 산하에 가상자산감독국과 가상자산조사국을 신설했습니다. 금감원은 그동안 가상자산과 관련해서는 디지털자산연구팀 수준에서 다뤄왔는데 국 단위 조직을 2개나 신설한 것입니다. 이렇게 조직을 신설한 배경으로 금감원은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점, 내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대비가 필요한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가상자산감독국은 가상자산 관련 총괄부서로서 가상자산사업자 감독·검사, 시장 모니터링 및 제도개선 등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가상자산조사국은 불공정거래 조사 등을 통해 시장 교란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입니다. 따라서 내년에는 가상자산 관련 금감원 조사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주목해서 볼만한 포인트나 일정이 있을까요.△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의 행보도 주목되는데요. 기재부, 금융위, 한은은 오늘(14일)과 내일(15일) IMF와 함께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가상자산 컨퍼런스를 엽니다. 컨퍼런스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디지털 머니, 변화하는 금융환경을 탐색하기(Digital Money: Navigating a Changing Financial Landscape)’입니다. 돈의 미래에 대한 대주제로,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가 향후에 어떻게 될 것인지,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인 CBDC는 어떻게 흘러갈지 등을 다룰 예정이거든요. 특히 우리나라가 가상자산 이용자 법을 내년 7월에 시행하는 건 미국보다도 빨리 시행하는 것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제도, 감독, 감독체계, 이용자 보호 정책이 어떻게 추진되는지는 세계적으로 큰 관심사라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IMF에서도 우리나라 정부와 함께 이같은 국제컨퍼런스를 열고 제도 관련 여론수렴에 나서는 것인데요. SEC, CFTC 등 미국 흐름도 주목되지만 가상자산 제도 관련해 선제적으로 정비해나가는 우리나라 상황도 함께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앞으로 가상자산이나 가상자산 관련주 투자하실 때 리스크도 함께 고려할 수 있어서 컨퍼런스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중계도 한다고 하니까요, 멀리 계신 분은 온라인으로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