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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둘 중 한명 "집 없어도 車는 꼭 산다"
  • 대학생 둘 중 한명 "집 없어도 車는 꼭 산다"
  •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대학생 둘 중 한 명은 집보다 차 구매를 우선순위에 뒀다. 현대모비스(012330)가 19일 전국의 남녀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 대학생 자동차 인식조사’ 결과 차를 집보다 먼저 사겠다고 답한 비중이 46.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34.3%)보다 12.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대학생 둘 가운데 한 명은 집은 없어도 차는 꼭 사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모비스 관계자는 “집값이 너무 뛰니까 현실적으로 주택구매는 포기하는 대신 자동차는 생활에 필수요소가 되면서 꼭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한 대학생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인 명의의 차량을 소유한 대학생은 5.5%로 나타났다. 2012년 9.6%였던 것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자료:현대모비스 제공.가장 선호하는 차종은 기아차 쏘울로 6.7%로 조사됐다. 이어 신형 제네시스(6.4%), 쏘울과 신형 제네시스에 이어 K5(6.3%), 레이(5.8%), 제네시스 쿠페(5.7%)가 뒤를 이었다. 수입차들 가운데는 BMW 미니쿠퍼(7.3%)가 1위에 올랐다. 폭스바겐 비틀(4.8%), 아우디 A7(4.7%), 아우디A3(3.8%)가 그 뒤를 이었다.전체 응답자의 23.5%가 차량 구매 시 ‘연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디자인(22.4%)과 가격(14.8%), 성능(13.0%)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같은 항목에 대한 조사에서 디자인(34.0%)이 연비(21.3%)를 크게 앞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기름값이 오르면서 경제적인 부분이 차량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결과로 해석된다. 여학생들은 차량 구매 시 여전히 ‘디자인’(29.3%)을 가장 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선호하는 차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단(31.4%),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29.3%, 쿠페 13.0% 순이었다. 남학생(35.0%)이 여학생(22.3%)보다 SUV를 선호하는 비중이 높았다.이번 조사는 현대모비스의 대학생 명예기자단인 모비스 통신원들이 전국 18개 대학교 1096명의 대학생들(남학생 605명, 여학생 491명)을 대상으로 5월 중순부터 한 달간 진행했다.
2014.06.19 I 장순원 기자
'푸른거탑' 사단, '황금거탑'으로 돌아온다
  • '푸른거탑' 사단, '황금거탑'으로 돌아온다
  • tvN ‘황금거탑’[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황금거탑’(연출 민진기·극본 정인환, 조승희)이 오는 7월 2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제작에 돌입했다.‘황금거탑’은 ‘푸른거탑’ 제작진이 케이블채널 tvN이 군(軍) 콘텐츠 신드롬을 선도했던 ‘푸른거탑’에 이어, 이번에는 농촌이라는 소재로 선보이는 드라마다. ‘일밤’의 정인환 작가와 ‘와이키키 브라더스’, ‘플란다스의 개’ 등 봉준호 사단의 조감독을 맡았던 조승희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푸른거탑’ 시리즈의 주역들도 다시 한번 뭉친다. 최종훈, 이용주, 김호창, 김재우, 정진욱, 백봉기, 황제성이 지난 시리즈에 이어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17일 강원도 평창에서 첫 촬영에 돌입했으며, 오랜 기간 함께 한 만큼 유쾌한 분위기에서 환상의 연기 호흡을 보였다는 전언이다.‘황금거탑’에서도 캐릭터 열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최종훈은 두메산골 거탑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원조 토박이이자 노총각으로, 이용주는 아버지가 거탑 마을에 남긴 땅을 담보로 국가가 지원하는 농촌 정착금을 받으려는 위장 귀농인으로 분한다. 김호창은 고시공부에 실패하고 귀농한 학구파 농업인 역을 맡아, 지난 시리즈에 이어 새로운 광기 캐릭터를 선보인다.CJ E&M 민진기 PD는 ”‘푸른거탑’이 추억의 군 에피소드로 공감을 샀다면, ‘황금거탑’은 농촌의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인 모습을 담으며 새로운 재미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민PD는 이어 “최근 귀농 가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농촌에 대한 막연한 환상으로 귀농에 뛰어들었다가 실패를 경험하는 사람이 많다. ‘황금거탑’은 많은 이들이 가진 농촌에 대한 아날로그적 환상을 비틀면서도, 그 속에 흐르는 끈끈한 사람의 정을 특유의 비장미로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이영표, 우리가 그의 해설에 매료되는 이유☞ 이영표 예언, 러시아戰도 '작두탔다'..꼭 맞았던 '소름 셋'☞ 이영표, 한국 vs 러시아 해설..'옐로카드 경계령'도 맞았다☞ '무한도전', 21일 방송서 월드컵 송 공개☞ 날이 밝자, '무한도전'이 떴다..2천명 붉은악마와 '대동단결'
2014.06.18 I 고규대 기자
명창의 판소리, 문학과 만나다
  • 명창의 판소리, 문학과 만나다
  • 올해 ‘득음지설’ 공연에선 김홍신(왼쪽) 건국대 언론정보대학원 석좌교수의 해학 넘치는 해설과 함께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홍보가’ 예능보유자인 박송희 등 명창 5인의 판소리 ‘눈대목’을 감상할 수 있다.[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득음? 끝이 어딨어. 그 길로 가다 생이 끝나는 거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 신영희(72) 명창은 목을 다스리기 위해 똥물까지 마셨다. 열네 살 때다. 굴에 들어가 하도 소리를 내지르다 보니 목과 배 등에 피가 맺혀 이를 풀기 위해서다. 약이 없을 때 소리꾼들 사이 전해져 내려오는 민간요법이었다. △신영희·성창순 등 5명 판소리 명창 총출연…‘400년’ 듣다“새소리, 물소리, 천둥소리, 귀신소리도 다 내야 하는 게 판소리니까.” 신 명창의 말처럼 자연을 담는 게 득음이다. 이동백(1867~1950) 명창이 ‘새타령’을 뽑으면 새들이 진짜 자기네 소리인 줄 알고 화답했다는 건 소리꾼들에게 전설 같은 일화. “소리를 얻는 건 득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신 명창도 60년 넘게 소리를 파고들었다. 길고 고된 길이다. “그래서 판소리는 옛날에 다 남자들이 했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 박송희(87) 명창이 말을 거들었다. 한평생을 소리에 바친 명창들이 모였다. 신 명창과 박 명창을 비롯해 ‘심청가’ 예능보유자인 성창순(80), ‘수궁가’ 예능보유자 남해성(78), ‘적벽가’ 예능보유자인 송순섭(77) 명창 등이다. 이들이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리는 ‘득음지설’을 위해서다. 판소리 다섯마당 인간문화재(예능보유자) 5명이 모두 모여 벌인 판이다. 다섯 명창의 나이 합이 394세. 400년 세월을 머금은 명창들이 차린 잔칫상이다. 길게는 10시간에 이르는 전통 공연과 다르다. 다섯 명창은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판소리 ‘눈대목’만 불러 쉽게 관객에게 다가갈 예정이다.판소리 다섯마당 인간문화재(예능보유자) 5명인 박송희, 성창순, 송순섭, 남해성, 신영희 명창(사진 왼쪽부터=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몽룡은 나쁜남자”…고전 비튼 해설가들의 해학 이번 공연에는 특별요리가 있다. 해설이 있는 판소리다. 고사성어나 한문이 많아 판소리의 이해가 어려웠던 게 사실. 명창들이 소리를 하고 나면 고전문학의 대가들이 쉬운 해설과 감상을 덧붙여 재미를 준다. ‘인간시장’으로 유명한 소설가 김홍신 건대 언론정보대학원 석좌교수가 ‘수궁가’(23일)와 ‘홍보가’(24일)를, 대학에서 ‘춘향전’만 20년 넘게 가르친 김현룡 건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춘향가’(25일)에 농익은 해설로 살을 입힌다. 이정원 경기대 국문학과 교수는 ‘심청가’(26일)를, 김기형 고대 국문과 교수는 ‘적벽가’(27일)에 해설로 힘을 보탠다. 판소리와 고전문학의 낯선 만남이다. 김홍신 교수가 주축이 됐다. 3년 동안 ‘득음지설’ 해설에 나선 김홍신 교수는 “한 사람 목소리 안에 역사와 영혼이 들어 있다는 건 인류의 찬란한 문화유산”이라며 “이 황홀하고 소중한 소리를 공부하고 더 많은 분과 듣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섯 해설가는 과거와 현대에 다리를 놔 고전을 비튼다. 새로운 해석이 흥미롭다. “대책 없이 아이만 10명 낳고 잘 살아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홍보는 현대적으로 보면 무능한 사내고 놀부는 적극적 경제인”이라는 식이다. ‘홍보가’ 해설을 맡은 김홍신 교수의 말이다. ‘춘향가’ 해설을 맡은 김현룡 교수는 “이몽룡이 과거에 급제했다 해도 내·외직을 다 거쳐야 해 바로 암행어사가 되는 건 천지가 개벽해도 안 되는 일”이라며 풍부한 역사지식을 바탕으로 고전 속 허점을 짚어 또 다른 재미를 줄 예정이다. “벼슬길에 올라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한 게 아니라 여자친구에게 먼저 달려간 것도 문제”란 지적엔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다. 어렵고 지루하게만 여겼던 판소리를 쉽고 재미있게 즐길 기회다.
2014.06.16 I 양승준 기자
신동엽, 이쯤되면 패러디의 제왕..19금부터 콩트까지
  • 신동엽, 이쯤되면 패러디의 제왕..19금부터 콩트까지
  • 신동엽이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에서 선보인 다양한 캐릭터의 모음.[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방송인 신동엽이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 시즌 5(이하 SNL 코리아)>를 통해 선보인 패러디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신동엽은 ‘SNL 코리아’에서 화려한 입담과 남다른 순발력으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패러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신동엽은 ‘콩트의 신’이라는 별명답게 패러디 상황 속 자신이 맡은 역할을 진지하면서도 능청스럽게 연기해냈다. 신동엽은 주어진 상황을 그대로 재연하는 것을 넘어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원작의 내용을 생각지도 못한 시점에서 비틀거나 풍자적 요소 혹은 아찔한 19금 코드를 상황 속에 자유자재로 가미해 패러디에 화룡점정을 찍고 있다.신동엽은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익살스럽게 적절한 완급 조절을 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방송인이다. 그 때문에 시청자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든 그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뜬금없지만 절묘하게 어울리는 ‘19금 코드’의 단발성 멘트 등이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관련기사 ◀☞ 차붐, 차두리와 브라질 월드컵 ''열공 모드'' 포착☞ 故 최진실 최진영 어머니 정옥숙, "아이 잃은 이들과 아픔 나누고 싶다"☞ 윤도현, JTBC 새 예능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출연☞ ''원조 섹시 디바'' 정훈희, "나의 섹시 비결은 야한 19금 소설?"☞ 박유천, 광저우 상륙..어딜 가나 인산인해
2014.06.15 I 고규대 기자
  • '취업 스트레스' 딸, 거동 불편한 父 때려 숨지게 해
  •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취업 준비로 스트레스를 받던 딸이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13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A(26·여)씨는 지난 4월 10일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60)를 폭행해 속발성 쇼크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A씨는 지난 1월 중순 취업 준비로 힘들어하던 중 아버지가 양 무릎에 인공관절수술을 받고 퇴원해 집에 함께 있자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됐다.직장을 다니고 있는 어머니를 대신 간병을 하게 된 A씨는 아버지가 “재활 운동을 제대로 하라”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무릎을 자주 비틀었다는 이유로 2월 초부터 팔과 등, 옆구리 등을 때리기 시작했다.A씨는 지난 4월 10일 새벽 2시께 잠에서 깬 아버지가 또다시 다리를 멋대로 움직였다는 이유로 격분, 아침까지 아버지를 폭행했다. 결국 A씨의 아버지는 온몸에 상처를 입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고, 같은 날 오전 10시께 속발성 쇼크로 사망했다.병원 측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순순히 범행을 인정하고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자 일반인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다음 달 3일 존속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재판 쟁점을 정리한 뒤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4.06.13 I 김민정 기자
조니 쿠에토, '제2의 페드로'라 불리는 이유
  • [집중해부]조니 쿠에토, '제2의 페드로'라 불리는 이유
  •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몇몇 스카우트들은 키가 너무 작다고 내게 대놓고 얘기했다. 다른 이들은 서류상에 적힌 나이보다 늙어 보인다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조니 쿠에토(28·신시내티 레즈)14년 전인 2000시즌 메이저리그 야구팬들은 진정한 외계인 투수를 경험했다.90마일 후반대의 꿈틀거리는 패스트볼(빠른공)에 타자 무릎 쪽에서 폭포수 같이 휘어지는 커브 볼, 역으로 꺾여 들어가는 슬라이더, 역대 최강급의 체인지업 등으로 무장한 그를 사람들은 외계인이라고 불렀다.그해 외계인은 7번의 완투와 4번의 완봉을 포함해 ‘18승6패 평균자책점(ERA) 1.74 284탈삼진(217이닝) 이닝당주자허용(WHIP) 0.737 9이닝당 피안타 5.3개’ 등의 경이적인 성적을 내며 생애 3번째 사이영상을 거머쥐게 된다.당시 스테로이드 정점의 시대에 서 있던 무시무시한 강타자들조차 거의 치기 힘든 공을 던진다고 혀를 내두르기 바빴던 그는 다름 아닌 페드로 마르티네스(42)다.‘작은 거인’을 동경하던 ‘작은 소년’‘5피트11인치(180cm)-170파운드(77kg)’의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로는 왜소한 체격 때문에 원 소속팀(LA 다저스)으로부터 버림받았던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작은 거인 앞에 숱한 홈런타자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던 모습에서 사람들은 통쾌함마저 느꼈다.그 모습을 저 멀리 도미니카의 산 페드로 데 마코리스에서 텔레비전(TV)을 통해 지켜보며 사무치도록 동경하던 한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페드로처럼 체구가 작다는 단 하나의 이유(미국야구의 스카우트 역사는 피지컬로 표현되는 선수의 신체·운동능력을 성공의 핵심 자질 중 하나로 평가하는 오랜 전통이 있다)로 수많은 난관에 봉착해야 했지만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조니 쿠에토가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미국으로 건너오기까지 순탄치 않은 여정이었다. 많은 팀들에서 92마일(148km)을 던지는 18살짜리 유망주를 보러 왔지만 하나같이 덩치가 너무 작다는 점 때문에 결국 돌아섰다.“몇몇 스카우트들은 키가 너무 작다고 내게 대놓고 얘기했다. 다른 이들은 서류상에 적힌 나이보다 늙어 보인다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고 스스로 당시를 회상한다.소년이 끝내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건 페드로의 존재가 컸다. 그는 “페드로는 내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었다. 그를 보면서 외야수를 그만 두고 투수가 되기로 결심했었다. 나의 가장 큰 꿈 중 하나는 페드로를 개인적으로 만나 악수를 나누고 당신이 바로 나의 롤모델이자 영웅이었다고 전해주는 것이다”고 말했다.‘제2의 외계인’으로 평가받기까지..소년은 더 이상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다. 3만5000달러라는 헐값에라도 그나마 관심을 가져주는 신시내티 레즈와 계약을 맺지 않을 수 없었다.남들보다 한참 늦은 출발이었지만 성공에 대한 집념이 남달랐고 자기 자신을 믿었다. 페드로처럼 오롯이 실력만으로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싶었다. 일단 미국으로 건너가 이를 악물고 경쟁한 결과 3년 만에 마이너리그 무대를 평정하고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페드로가 정점을 찍었던 때로부터 정확히 11년 뒤인 2011시즌 ‘제2의 페드로’가 나타났다는 평가를 이끌어내기에 이른다.3년이 더 지난 2014시즌 리그 최강의 선발투수로 발돋움하고 있는 그는 12일(한국시간) 류현진(27·LA다저스)과 리턴매치를 벌이는 쿠에토다.전성기 시절의 페드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쿠에토가 페드로와 종종 비교선상에 오르내리는 건 단지 태어난 나라가 같고 체구가 왜소하다는 동기부여 때문만은 아니다.쿠에토는 프로필상 ‘5피트10인치(178cm)-220파운드(100kg)’로 나와 있지만 그를 직접 본 스카우트들은 실제 키가 5피트8인치(173cm)에 불과한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어떤 의미에서 페드로보다 더 못한 체격이지만 결정적으로 둘은 던지는 주무기가 흡사하다.최고 90마일 후반대의 패스트볼(평균 93.2마일)에는 힘이 있고 평균 83.2마일(약 134km)이 나오는 체인지업은 패스트볼과 구분하기 힘들만큼 똑같은 각도에서 나온다. 여기에 예리하게 휘는 슬라이더와 공 끝의 움직임이 좋은 컷 패스트볼(커터), 70마일대의 커브도 간간이 구사한다.쿠에토는 본인이 말하기를 작은 키를 극복하고자 와인드업 시 몸을 2루 쪽으로 최대한 비틀며 어깨를 크게 돌리는 독특한 투구 폼을 채택했다. 와인드업에서 딜리버리(투구시 팔을 휘두르는 동작)까지 부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인해 어깨에 무리가 가고 부상위험이 높다는 지적에도 쿠에토는 이 투구 머커닉(전체 동작)의 덕을 쏠쏠히 보는 것으로 분석된다.폼은 특이하지만 일단 릴리스가 되면 굉장히 위협적인 공이 포수 미트로 대포알처럼 빨려 들어간다.진정한 ‘페드로 마르티네스’로 거듭나는 기록쿠에토는 다이내믹한 폼에서 나오는 패스트볼 계열의 구종 의존도가 높은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포심과 커터를 합한 패스트볼의 비율이 통산 62.7%이고 올 시즌에는 69.6%(포심 49.9%, 커터 19.7%)로 높아져 있다.패스트볼 하나만 가지고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올 시즌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불과 0.131로 메이저리그 최저를 마크하고 있다. 팀동료 마이크 리크(27)의 2위 기록(0.178)과 상당한 격차가 있을 정도로 독보적임을 알 수 있다.패스트볼에 약한 애드리언 곤살레스(31·LA다저스) 같은 타자들로서는 곤욕이다. 곤살레스는 올해 패스트볼 상대 타율이 0.216로 규정타석을 채운 171명 중 164위에 올라있을 만큼 약세다.슬라이더는 그동안 쿠에토의 주 변화구였으나 최근 들어 양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슬라이더 비율이 통산 23.9%인데 지난해 부상 등의 여파로 올해 그 비율을 10.7%로 뚝 떨어뜨렸다. 대신 체인지업 비중을 16.8%로 끌어올려 변화를 꾀하고 있다. 2011시즌 이후 거의 던지지 않던 커브가 올해 3.2%로 생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슬라이더의 비중이 줄고 체인지업과 커브가 늘어나는 흐름으로 진정한 페드로 마르티네스 투구 스타일을 닮아가고 있다. 결과도 대만족이어서 올 시즌 ‘13경기 5승5패 ERA 1.97 96이닝 97탈삼진 WHIP 0.792 9이닝당 피안타 5.1개’ 등으로 생애 최고의 스타트를 끊고 있다.이중 ‘이닝수와 WHIP, 9이닝당 피안타’는 빅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2000시즌 페드로의 성적과 거의 비슷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이런 쿠에토를 류현진이 퍼펙트게임 일보직전의 완벽투로 이미 홈에서 한 차례 꺾었고 12일에는 장소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로 옮겨 다저스-신시내티의 4연전 3차전을 치른다.류현진의 시즌 8승 및 5경기연속 승리에 도우미 역할을 할 다저스 타자들로서는 난공불락 같은 쿠에토의 피칭 스타일부터 잘 파악하고 들어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관련기사 ◀☞ 美언론 "윤석민 발전하는 게 보여, 미국타자 성향 파악했다"☞ '원정 비정상' 류현진 vs '안방무적' 쿠에토, 누가 깨질까☞ SI "추신수, '5안타-3홈런-9타점' 치슨홀에 앞자리 제공"☞ 신시내티가 지금 다저스는 '땡큐'라고 여기는 몇가지 배경☞ "추신수 슬럼프, 필사적인 단계..인터뷰도 사절" -TEX☞ 류현진·푸이그 성공이 부른 'ML 스카우트' 전략의 대변화☞ "추신수 방망이 회복, 6월 대반격의 열쇠" -美NBC 전망
2014.06.11 I 정재호 기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 [문화대상추천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한 장면(사진=충무아트홀)[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올 상반기에 큰 성공을 거둔 ‘프랑켄슈타인’(3월 11일~5월 18일 충무아트홀 대극장)은 ‘한국형 블록버스터 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무대 완성도가 영·미권에서 수입한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았다. 고전을 새롭게 푼 접근이 돋보였다. 원작은 영국작가 메리 셜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책에는 없는 앙리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였다. 이를 통해 극중 빅터 박사와 사람에서 괴물로 변하는 앙리 사이 비극은 도드라졌고 감정 몰입까지 쉽게 이끌어냈다. 40억원이 투입된 만큼 무대도 화려했다. 괴물이 태어난 실험실과 음산한 숲 등 스릴러란 장르적 특성이 시각적으로 잘 표현됐다. 사람과 괴물을 동시에 연기한 박은태와 한지상의 호연이 관객을 공연 내내 압도했다. 내용을 다듬고 개연성이 보완되면 더 빛날 수 있을 거란 평이다. △한줄평=“창작뮤지컬 흥행의 새로운 이정표”(고희경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교수), “비튼 결말과 상반된 캐릭터의 1인2역으로 형(원작)만한 아우를 만들다”(김일송 씬플레이빌 편집장), “한국뮤지컬 진화의 교두보적 작품”(유희성 청강문화산업대 뮤지컬스쿨 원장), “10여년간 달려온 한국뮤지컬의 하드웨어 성장을 증명”(지혜원 공연평론가).
2014.06.09 I 양승준 기자
  • 애플, 앱에서 가상통화 거래 다시 허용..비트코인 부활 신호탄?
  •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애플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서 가상 통화를 거래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비트코인 같은 새로운 형태의 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으로 비트코인이라는 특정 가상통화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애플은 개발자 계약에서 ‘승인된 가상통화들’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르면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는 앱들은 해당 주(州)와 연방법을 준수해야 한다.이는 앞서 애플이 지난 2월 비트코인 지갑 앱 ‘블록체인’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하면서 비트코인을 완전 퇴출시켰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비트코인 전자지갑 비트고의 투자자 빌 리는 “(비트코인) 생태계가 성숙하고 신뢰를 얻고 있다는 신호”라며 “비트코인은 기술적 측면에서 아직 초기 단계지만 그것을 수용하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설명했다.비트코인 투자자 애덤 드래퍼는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iOS 앱들이 많아지게 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며 “매우 흥미로운 소식”이라고 말했다.개발자 롭 바나갈레는 자신의 비트코인 거래 앱 그리프(Gliph)의 새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프는 인스턴트 메시지를 통해 이용자들간 비트코인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앱으로 지난해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한 바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말 개당 1000달러를 찍은 뒤 지난 4월 360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반등에 성공해 현재 개당 667달러(약 68만3000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관련기사 ◀☞ 美 "애플 iOS8 공개로 '타도 안드로이드' 박차, 경쟁범위 '심장'으로 확대&qu...☞ 애플의 '삼성 따라하기'..새 OS에 건강관리 기능 추가☞ 애플 iOS8 베타 공개, 쿡 CEO "새로운 가치 제공할 것"☞ 애플, 새 운영체제 '요세미티'·iOS8 공개☞ 이베이 "비트코인 결제수단 사용 추진중"
2014.06.03 I 성문재 기자
통진당 줄사퇴 막판쟁점 급부상‥판세 영향주나(종합)
  • 통진당 줄사퇴 막판쟁점 급부상‥판세 영향주나(종합)
  • [이데일리 김정남 정다슬 기자] 막판 통합진보당 후보들의 줄사퇴가 여야간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통진당을 국가전복세력이라고 규정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에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야권의 단일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다.이는 최근 통진당 소속 고창권 부산시장 후보와 이영순 울산시장 후보, 백현종 경기지사 후보 등이 후보직을 줄줄이 내려놓으면서 “새누리당의 당선은 재앙”이라고 주장한데 따른 것이다.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는 이날 경기 선대위회의에서 “어제 통진당 후보가 사퇴했다. 제2의 이정희 후보와 다름없다”면서 “새정치연합은 승리를 위해 절대 손잡아선 안 될 후보들과 연대하고 있다”고 맹비판했다.남경필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병국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백 후보의 사퇴를 두고 “야합”이라고 규정했다. 정 의원은 ‘새정치연합에서 통진당과 연대는 없다고 공표했다’는 질문에는 “연대는 없다지만 이것도 변형된 야합”이라고 주장했다.당내에서는 국민의 ‘혈세’로 6·4 지방선거 보조금을 받은 통진당이 정당으로서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통진당은 지난달 19일 중앙선관위로부터 28억여원의 선거보조금을 받았는데, 이를 특정정당 후보를 떨어뜨리는데 썼다는 것이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질타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보조금은 후보자를 한명이라도 내면 일괄 지급되는 것”이라면서 “후보직을 사퇴했다고 해서 보조금을 회수하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또 김한길·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를 겨냥해 “새정치연합은 이러한 도전에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새누리당 민현주·박대출·함진규 대변인과 김현숙·윤영석 원내대변인 등 당의 ‘입’들도 총출동해 새정치연합의 입장표명을 거듭 요구했다.새누리당의 이같은 총공세는 국가정체성 이슈를 더 부각해 보수층 표심을 단단히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새정치연합과 통진당을 야합이라고 칭하면서 하나로 묶어, 진보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면서다.이에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견강부회(牽强附會·억지로 끌어다가 자기주장에 맞도록 함)’라고 비판했다. 통진당 후보들의 사퇴는 새정치연합이 아니라 통진당에 물어보라고 주장하면서다. 김진표 새정치연합 경기지사 후보는 이날 공식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은 난독증이 있다. 사람의 말을 비틀어 새누리당의 말로 오역하는 뛰어난 능력이 있다”면서 “견강부회로 야합이니 흑색선전이니 하는 것은 청산해야 할 구태정치”라고 맹비판했다.다만 당내에서는 통진당 후보들의 사퇴가 판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반응과 함께 내심 선거막판 표심에 득이 되길 바라는 기류도 감지된다.줄사퇴의 당사자인 통진당은 여권의 공세를 ‘색깔론’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김재연 통진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무능독재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받들어 모든 것을 내려놓은 후보들의 진심을 새누리당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색깔공세를 위해 아무 말이나 내뱉고 있다”고 비판했다.2일 오전 경기 수원 지동시장 앞 광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현장회의에서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의 연설을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왼쪽)과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가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4.06.02 I 김정남 기자
올림푸스 의료기기, 美 에디슨 어워드 3개부문 수상
  • 올림푸스 의료기기, 美 에디슨 어워드 3개부문 수상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올림푸스는 자사의 의료 기기가 미국의 ‘에디슨 어워드 2014’에서 3개 부문을 수상했다고 28일 밝혔다.에디슨 어워드는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의 이름을 딴 시상 제도로, 새로운 제품 개발과 혁신적인 성과에 대해 수상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올림푸스의 세계 최초 기술을 집약한 3가지 제품 ‘썬더비트’, ‘엔도아이 플렉스 3D’, ‘BF-190’이 의학 및 과학 분야에서 각각 혁신 제품으로 인정받았다.썬더비트는 최소 침습 치료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받아 수술 기구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이 제품은 고주파 전류를 이용해 조직을 예리하게 절단하는 기존의 ‘전기 메스’와 초음파를 이용해 혈액을 응고시키면서 환부를 절개하는 ‘절개응고장치’를 하나로 통합한 세계 최초의 에너지 통합 수술 기구다.외과 제품 분야에서는 3D 복강경 엔도아이 플렉스 3D가 은상을, 기관지 비디오 내시경 ‘BF-190’가 동상을 받았다.타마이 타케시 올림푸스한국 의료사업본부장은 “이번 에디슨 어워드 수상은 이러한 올림푸스의 노력을 인정 받은 것으로 앞으로도 의료 기술 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올림푸스 기관지 내시경 BF-190.
2014.05.28 I 정병묵 기자
발칙하거나 진솔하거나…'창극'을 보는 두 시선
  • 발칙하거나 진솔하거나…'창극'을 보는 두 시선
  •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한 장면.[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 21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내 연습실. “우리가 꽤 모였으니 필경 옹녀가 나타날 거여.” “참말로 고것을 보믄 우덜이 활활 타오를 란가?” 노랫소리와 함께 옹녀가 등장하자 장승들이 하나둘 홀린 듯 산만해졌다. 그들을 향해 옷자락을 거칠게 벗어보이는 옹녀. “그거 안돼!”라며 연출이 만류하자 한바탕 웃음이 터져나왔다. 6월 11일부터 7월 6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창극단의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연습 장면. 고전 비틀기의 달인으로 알려진 스타 연출가 고선웅의 첫 창극 도전작이다. 판소리극 ‘변강쇠전’을 옹녀에 초점을 맞춰 각색했다. 각 도의 민요와 가곡, 왈츠 등 다채로운 소리를 배치했고 가요 ‘하숙생’도 나온다.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도 흥겨운 무대가 펼쳐졌다. 어떤 장치도 없는 단출한 무대에 7명의 배우는 10가지 배역을 소화해냈다. 전체를 이끄는 소리꾼은 안숙선 명창. 고수의 북장단을 중심으로 1인 4역을 맡았다. 음향기기는 없다. 오직 배우들의 목소리만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특징. “판을 벌이고 한번 놀아보는디.” “얼쑤~.” 흥겨운 가락에 객석에선 자연스레 추임새도 나온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공연된 창극 ‘토끼타령’의 한 장면. 1회 130명만 관람이 가능했던 총 3회의 공연은 전 회차가 매진됐다. 국립국악원 ‘토끼타령’의 한 장면.판소리를 무대화시킨 ‘창극’에 활기가 돌고 있다. 바람을 주도하는 이는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과 안숙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국악계를 이끄는 두 단체의 행보는 ‘극과 극’이다. 국립창극단이 내세운 ‘현대성’ 변화에 국립국악원은 ‘정통성’ 고수를 선언하고 나섰다. △김성녀_파격과 실험 겸비한 ‘신창극’2년 전 김 감독이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국립창극단은 ‘파격’의 옷을 입었다. ‘창극은 고루하다’는 편견을 이겨내기 위해 김 감독이 먼저 시도한 건 연극계 스타 연출가의 기용이었다. 시작은 2012년 11월 초연한 ‘장화홍련’. 한태숙 연출과 작업한 이 작품은 창극 역사상 유례없는 전석 매진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스릴러 창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객석을 무대로 끌어올린 과감한 설정과 함께 공포극을 창극의 소리와 연극적 대사로 풀어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이어 이병훈 연출의 ‘배비장전’(2012), 윤호진 연출의 ‘서편제’(2013)도 매진을 기록했다. 서재형 연출의 ‘메디아’(2013)는 전통 소재가 아닌 서양 고전을 창극의 소재로 가져온 케이스다. 김 감독은 “더 많은 관객과 호흡하기 위해서는 창극의 변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사진=이데일리 DB).△안숙선_원형 부활시킨 ‘정통창극’안 감독은 100년 전 초기 창극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작은 창극’을 만들었다. 창극이 점점 대형화하고 서구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적 본 모습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토끼타령’은 작은 창극의 일환으로 마련된 공연. 오는 10월에는 앙코르 무대를 올릴 예정이다. 안 감독은 한 소리꾼이 여러 배역을 맡는 ‘분창’(分唱)을 통해 초기 창극의 모습을 재현해냈다. 소재도 판소리 다섯 바탕(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에서 따왔다. 판소리의 본디 공연 모습인 고수의 북 장단을 중심에 놓고, 소리를 반주하는 선율악기의 음악은 장면 전환에만 드러나도록 최소화했다. 의상 역시 간소화했다. 창극 배우들은 한복에 부채 하나만 들고 노래로 극적 장면을 그려낸다. 안 감독의 무대가 ‘음악’에 방점을 뒀다면 김 감독의 공연은 ‘연기’에 초점을 맞춘다. 송현민 음악평론가는 “연극배우 출신의 김 감독과 정통 창극에서 잔뼈가 굵은 안 감독의 노선이 다른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국립기관의 양대 감독이 서로 다른 창극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안숙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사진=이데일리DB).
2014.05.26 I 이윤정 기자
비튼 '변강쇠전' 창극으로 태어나다
  • 비튼 '변강쇠전' 창극으로 태어나다
  •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 변강쇠 역을 맡은 배우 김학용(왼쪽)과 옹녀 역의 이소연(사진=국립극장).[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변강쇠 하면 외설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그 안의 캐릭터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사랑이 숨어 있다. 이걸 잘 표현하면 혼탁한 이 시대에 사랑과 욕망에 대한 거울을 보여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전 판소리 ‘변강쇠전’이 새로운 창극으로 탄생한다. 내달 11일부터 7월 6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통해서다. 원작 비틀기의 달인으로 알려진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연출을 맡아 처음 창극에 도전했다. 1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고 연출은 “원작이 지닌 해학성은 그대로 표현하면서 캐릭터는 오늘날의 시선으로 재창조했다”며 “이 작품의 섹시 코드는 노출이 아닌 걸쭉한 대사와 오디오에 있다”고 강조했다.‘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정력남 변강쇠’에만 맞춰져 있던 시선에 점을 찍고 새로운 ‘옹녀’ 이야기를 담았다. 변강쇠 못지않은 센 여자 옹녀를 음녀가 아닌 열녀로 설정하고 그녀가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원작의 후반부는 남자들이 계속 죽어나가는 ‘줄초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이번 작품에선 옹녀의 변화를 새롭게 넣었다. 선택권이 없던 그녀가 공격적인 인물로 바뀐다. 변강쇠에게 병을 준 장승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는 장면도 나온다.”작창과 작곡은 국악그룹 ‘푸리’의 멤버이자 안숙선 명창의 제자인 한승석 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판소리와 더불어 비나리, 가곡, 시조, 심지어 대중가요와 왈츠까지 활용한 다채로운 소리들을 배치했다”는 게 한 교수의 설명이다. 주인공 변강쇠 역은 국립창극단의 김학용·최호성, 옹녀 역은 김지숙·이소연이 맡았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통해 창극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보려고 한다. 처음으로 23회라는 장기 공연을 진행하는 만큼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가 크다. 창극이 뮤지컬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데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2014.05.20 I 이윤정 기자
  • 대형마트 '비틀'하는 동안 온라인마트는 '쑥쑥'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가족 구조 변화와 정부의 영업규제 등으로 대형마트 매출이 감소하는 사이 온라인 마트는 꾸준히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11번가에 따르면 생수, 쌀, 세제, 기저귀 등 생필품을 파는 마트 카테고리 매출은 올해들어 지난 15일까지 전년동기대비 28% 증가했고, 구매고객수도 40% 늘었다. 같은기간 G마켓 마트카테고리 매출도 14% 증가했다. 정규식 11번가 마트팀장은 “기저귀, 분유, 물티슈 등 반복구매형 육아용품이 이젠 온라인 마트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휴지, 생수, 쌀, 세제 등이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최근에는 생필품 뿐 아니라 신선식품으로까지 품목이 확대되고 있다. 통상 온라인몰에서는 부피가 크고 무거운 상품 위주로 판매가 됐으나 온라인 장보기가 보편화되면서 구매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오픈마켓도 직접 산지를 발굴하거나 매입에 나섰다. 직매입을 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장보기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의 선도 역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트 11번가는 오는 21일부터 50년 전통의 멸치선단인 ‘대영수산식품’과 공동으로 자체브랜드(PB) 멸치 제품 ‘바다천지 남해안 국물용 멸치’(1.5kg, 박스)를 판매한다. 유통단계를 기존 5단계에서 2단계로 줄여, 금어기로 연중 가장 멸치가 비싼 시기에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일수 있게 됐다.G마켓은 식품 담당 CM이 산지에 직접 방문해 생산부터 배송 작업까지 참여하는 ‘G마켓이 간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완도 활전복을 시작으로 고흥 햅쌀, 영광 굴비, 통영 멍게 등 각 지역 특산물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14.05.19 I 장영은 기자
  • 올림푸스 외과 의료기기 혁신 기술 인정
  •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올림푸스는 외과 의료기기 ‘썬더비트’와 3차원 복강경 ‘엔도아이 플렉스 3D’가 미국 테크 아메리카 재단이 주관하는 ‘2014 아메리칸 테크놀러지 어워드(ATA)’에서 건강·의료 기술 분야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ATA는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의 전문가 및 기술 산업 정보 제공 기관인 테크 아메리카 재단의 임원들이 IT 제품 및 서비스 중 뛰어난 제품을 선정하는 상으로, 고급 제조 기술, 통신 기술 등을 비롯한 총 15가지 기술 산업 분야의 100개 이상의 우수 후보 중 엄선된 40가지 제품만이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건강ㆍ의료 기술 분야의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된 올림푸스의 두 가지 제품은 모두 외과 시장에서 세계 유일의 혁신 기술을 담고 있다. 썬더비트는 고주파 전류를 이용해 조직을 예리하게 절단하는 기존의 전기 메스와 초음파를 이용해 혈액을 응고시키면서 환부를 절개하는 절개응고장치를 하나로 통합한 세계 최초의 에너지 통합 수술 기구다. 올림푸스 관계자는 “조직을 빠르게 절단하는 동시에 즉각적인 조직 응고와 혈관 봉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술 시간과 출혈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3D 복강경 엔도아이 플렉스 3D는 복강경 수술 시 입체감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는 이미징 시스템으로, 세계 최초로 상하좌우 네 방향으로 최대 100도까지 구부러져 장기 속을 더욱 선명하고 세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숀 오스본 테크 아메리카 재단 회장은 “ATA 후보들의 기술력이 매해 향상되고 있다”며, “최종 후보들의 놀라운 기술 혁신과 진보는 미국 산업의 기술력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타마이 타케시 올림푸스한국 의료사업본부장은 “전세계 소화기 내과 분야의 기술을 선도해 온 올림푸스의 기술력이 외과 분야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며 “ATA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된 두 제품은 의사와 환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로, 이를 통해 최소 침습 치료에 공헌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4.05.13 I 박철근 기자
폭스바겐, 더 비틀 익스클루시브 리미티드 모델 출시…4010만원
  • 폭스바겐, 더 비틀 익스클루시브 리미티드 모델 출시…4010만원
  •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폭스바겐코리아는 ‘더 비틀 익스클루시브’를 100대 한정판으로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더 비틀 익스클루시브는 고성능 인디비주얼 디비전인 폭스바겐 R GmbH가 제작을 맡아 탄생한 모델이다. 오리지널 비틀의 감성을 21세기 디자인 언어로 해석한 역동적인 디자인에 최상위 모델만의 고급스러운 감성품질이 추가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외관 컬러는 토피 브라운과 캔디 화이트, 딥 블랙 등 단 3가지로만 판매되며, 오리지널 비틀의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를 살린 18인치 ‘디스크(Disc)’ 알로이 휠이 적용된다. 실내는 솔리드 블랙으로 마감된 인테리어 트림과 더불어 다이아몬드 스티치가 새겨진 브라운·블랙 투톤의 나파 쿨 레더 스포츠 시트로 최상의 착좌감과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에 전세계 뮤지션들을 매료시켜온 기타 메이커 ‘펜더(Fender®)’사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총 출력 400w의 10채널 디지털 앰프와 서브 우퍼를 포함한 9개의 스피커로 구성돼 더욱 생동감 넘치는 드라이빙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이 밖에도 3가지 컬러로 선택 가능한 엠비언트 라이트와 익스클루시브 로고가 새겨진 도어 스커트 플레이트 등은 익스클루시브 모델만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판매 가격은 4010만원이다.폭스바겐코리아 토마스 쿨 사장은 “더 비틀 익스클루시브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활약해온 비틀의 컬처코드와 독일 장인정신으로 완성된 최상의 감성품질로 탄생한 모델”이라며 “국내에 오직 100대만을 선보이는 만큼 남과 다른 특별한 가치를 소유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고 소개했다.폭스바겐 ‘더 비틀 익스클루시브 리미티드 에디션’. 폭스바겐코리아 제공폭스바겐 ‘더 비틀 익스클루시브 리미티드 에디션’. 폭스바겐코리아 제공폭스바겐 ‘더 비틀 익스클루시브 리미티드 에디션’ 실내모습. 폭스바겐코리아 제공폭스바겐 ‘더 비틀 익스클루시브 리미티드 에디션’ 휠.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2014.04.30 I 김자영 기자
  • 야외 운동기구, 잘못 사용하면 부상 위험!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여름철 날씬한 몸매를 꿈꾸며 다이어트에 나선 이상은(여·36·경남 창원시)는 집 근처 공원에서 몸풀기 운동으로 트위스트 운동기구의 원판 위에서 허리를 돌리다 요통이 발생해 병원을 찾았다. 허리의 유연성이 부족했던 이 씨가 과도하게 허리를 비틀다 순간적으로 디스크에 충격이 가해져 통증이 심해진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운동능력을 과신해 무리하거나 올바른 운동기구 사용법을 몰라서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야외에서 하는 기구 운동은 선선한 공기를 마시며 다양한 운동기구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국민권익위원회 실태조사 결과 지난 2012년 말 기준, 야외 운동기구는 서울에 1만5,847대, 경기도에 1만1,560대, 경상남도에 1만881대, 부산에 9,300대 순으로 설치돼있다. 몸 상태에 맞는 운동법을 선택하고 정확한 사용방법을 숙지한 뒤 야외 운동기구를 활용하면 운동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운동법에 대해 알려줄 트레이너가 없는 상태에서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하거나 운동기구를 사용하면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김기원 창원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척추 질환을 앓고 있거나 척추가 퇴행하는 장년층이나 노년층은 작은 움직임에도 통증이나 부상의 위험이 큰 만큼 자신의 몸에 맞게 기구를 써야 한다”며, “사용법에 나온 대로 운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통증이 나타난다면 해당 부위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89% ‘기구 사용 경험’…84% ‘눈동냥으로 사용법 추측’창원 자생한방병원은 내원 환자 23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10일부터 4월12일까지 ‘봄철 운동법과 야외 운동기구 사용’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주로 어떤 운동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가까운 야외공원에서 걷기, 조깅, 줄넘기 등의 운동을 한다는 응답이 42%(97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헬스클럽, 수영장, 댄스학원 등록이 27%(62명), 집에서 할 수 있는 실내운동이 24%(55명), 기타 7%(16명)로 나타났다. 또한 가까운 야외 공원에서 운동한다고 답한 97명을 대상으로 야외 운동기구 이용 경험을 물어본 결과 89%(87명)가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야외 운동기구 이용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 87명을 대상으로 운동기구의 사용법을 어떻게 숙지하게 되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78%(68명)가 주변사람의 설명 및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따라 했다고 대답했고 6%(5명)는 운동기구의 생김새로 유추했다고 답했다. 기구에 부착된 사용설명을 봤다는 응답은 16%(14명)에 불과했다.야외 운동기구는 생김새만큼이나 사용법도 제 각각인데 기구에 적힌 사용법을 숙지한 뒤 정확한 방법으로 운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이렇게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대충 따라 하거나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사용하다가는 부상을 당하기 쉽다. 가령 허리에 통증이 있는 사람은 ‘트위스트’를, 어깨에 통증이 있는 사람은 ‘핸들돌리기’를 피해야 한다. 통증이 나타나는 것을 근육이 풀리는 것으로 잘못 알고 무리하게 운동을 계속 할 경우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야외 운동기구는 헬스클럽과는 달리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기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바른 자세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운동기구에는 그림과 함께 사용방법이 나와 있으므로 반드시 정확한 사용법을 익혀서 운동해야 한다.
2014.04.28 I 이순용 기자
배우와 음악이 살렸다, <풀하우스>
  • 배우와 음악이 살렸다, <풀하우스>
  • "/>이제 뮤지컬계에서 제대로 실력을 갖춘 아이돌 출신 배우를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이돌 1세대인 옥주현·이지훈에 이어 김준수가 큰 몫을 해내고 있고, 이제 막 걸음을 뗀 조권·지오의 행보도 기대를 모은다. 그리고 지난 22일, 뮤지컬 <풀 하우스> 무대에서는 주인공 ‘이영재’ 역을 맡은 양요섭이 객석을 쥐락펴락하며 장차 큰 활약을 기대케 했다.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풀 하우스>의 스토리는 2004년 방영된 비·송혜교 주연의 드라마로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시나리오작가 지망생 ‘한지은’이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집을 지키기 위해 톱스타 ‘이영재’와 계약결혼을 하기로 한 후 서로 아옹다옹 다투다 어느새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미남이시네요><해를 품은 달> 등 ‘드라마컬’의 계보를 잇는 이 작품이 어떻게 무대 위로 옮겨졌을지 궁금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뮤지컬 <풀 하우스>를 살린 것은 각색·연출의 묘미라기보다는 배우의 매력이었다. 특히 지난해 말 <요셉 어메이징>에서 순정한 청년 요셉으로 분해 안무와 노래를 모두 매끄럽게 소화했던 양요섭이 이번엔 전작과 전혀 다른 분위기로 ‘싸가지 없는’ 톱스타 이영재를 표현해냈다. 아직은 앳된 모습인데도 강단지게 무대를 이끌어가는 여유가 돋보였다. 한지은 역을 맡아 <리걸리 블론드>에 이어 두 번째 뮤지컬에 출연한 정은지도 마찬가지다. 이미 드라마 <응답하라 1997>로 인정받은 탄탄한 연기력과 안정된 노래 실력을 발휘했다. 이영재의 매니저 ‘정혜원’으로 분한 베스티의 유지 역시 거침없이 고음을 넘나드는 가창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음악도 상당부분 이 작품의 매력을 만드는데 기여했다. 어린 한지은이 부르는 ‘풀 하우스’를 비롯해 이영재와 한지은이 기자들 앞에서 약혼발표를 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 등이 감미로우면서도 친숙한 느낌으로 와 닿는다. 그러나 배우와 음악이 돋보인 만큼, 이를 탄탄히 받쳐주지 못하는 스토리가 더욱 아쉬웠다. 정혜원의 부탁을 받은 의사가 이영재에게 말기암 진단을 내린다거나, 도박 사기단에게 납치당한 한지은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게임을 제안한다거나 하는 설정은 너무 유치해서 헛웃음이 나온다. 특히 한지은과 도박 사기단 두목의 게임 장면은 조명·무대장치·안무 등 상당한 공이 들어간 것 같지만, 과욕으로 덧붙인 사족처럼 느껴졌다. 가볍고 유치한 것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유치함도 살짝 비틀면 매력이 된다. 한지은이 ‘병맛’ 나는 시나리오를 쓰는 장면이 충분히 웃음을 자아낸 것처럼. 다만 그러려면 뻔하지 않아야 하고, 개연성도 있어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21세기의 로맨틱코미디라면 좀 더 세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공연은 6월 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스토리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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