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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강원혁신센터, 스타트업 크라우드 펀딩 진행
  • 네이버-강원혁신센터, 스타트업 크라우드 펀딩 진행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네이버(035420)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다.네이버㈜(대표 김상헌)는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한종호)와 벤처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 K-CROWD와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에서 한다.그간 네이버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는 입주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스스로 사업화 기반을 마련해갈 수 있도록 인프라 및 기술, 홍보 등 다양한 방면을 지원해왔다. 이번 크라우드 펀딩 역시, 네이버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스타트업들이 자생할 수 있는 역량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펀딩 지원 대상에는 자전거 안전용품 제작 스타트업 ‘더빔(대표 성민현)’과 글로벌 소셜벤처 ‘네이처앤드피플(대표 김찬중)’이 선정됐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 ‘더빔’은 가속도센서를 장착한 야간 자전거 후미등과 같은 다양한 자전거 안전용품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품을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네이처앤드피플’은 폐목재를 이용해 상품을 제조 판매하고 수익금으로 환경보호 활동을 하는 글로벌 소셜 벤처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최한 창농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입상한 바 있다.양사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은 28일까지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 ‘K-CROWD’와 네이버의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모금된 금액은 ‘더빔’과 ‘네이처앤드피플’의 판로 개척 등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네이버 윤영찬 부사장은 “이번 크라우드 펀딩은 그간 네이버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통해 기반을 다진 벤처 스타트업들이 하나의 독립된 기업으로 시장에 도전하게 되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네이버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는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 K-CROWD는 친환경 소셜벤처 ‘비틀에코’, 장애인 소셜벤처 ‘모두다’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 기업들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바 있다. ▶ 관련기사 ◀☞NAVER,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 자사주 3만4064주 매수☞네이버 투자한 공간공유 스페이스클라우드, 리뉴얼 오픈☞네이버·NIA, '널리 접근성 세미나' 개최
2016.04.08 I 김현아 기자
흔한 ‘막장’일줄 알았지
  • [반환점 돈 결혼계약①]흔한 ‘막장’일줄 알았지
  • ‘결혼계약’ 포스터(사진=MBC)[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장기이식이 필요해서 결혼하는 두 남녀. MBC 주말미니시리즈 ‘결혼계약’(연출 김진민·극본 정유경)의 줄거리다. ‘막장’ 드라마라는 편견을 유도하는 강한 설정이다. 그렇지만 지난달 5일 첫 방송된 ‘결혼계약’은 세련된 연출과 클리셰 비틀기 등을 통해 ‘빤하지만 빤하지 않은’ 통속멜로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 3일 방송된 10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 22.0%(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종영까지 6회를 남긴 ‘결혼계약’의 성공 비결을 짚어봤다. ◇주말극 편견 깨부신 김진민PD ‘결혼계약’의 미덕은 세련된 연출이다. 시한부, 싱글맘 등 소재만 놓고 보면 다소 무겁다. 그럼에도 따뜻한 멜로의 감성이 느껴지는 데는 연출의 힘이 크다. 주말극은 고루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결혼계약’의 고급스러운 화면은 오히려 트렌디하게 다가온다. 특히 지훈(이서진 분)과 혜수(유이 분), 은성(신린아 분)이 함께 찾은 놀이공원이나 지훈의 어머니 미란(이휘향 분)의 고향섬에서 촬영된 신들은 로맨틱 코미디의 한 장면과 같다. 특히 유채꽃이 만발한 시골길, 탁 트인 바닷가 등 아름다운 풍광이 담긴 9회는 명장면이 모인 ‘레전드’ 회로 꼽힌다. 애청자들은 한 장면, 한 장면 뜯어보는 재미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김진민PD는 B팀 촬영 없이 대부분 혼자 빨리 찍는 PD로 유명하다. ◇이런 재벌2세는 처음이야 전체적인 설정은 진부하지만, 디테일은 신선하다. ‘결혼계약’의 특징이다. 지훈은 재벌2세다. 대부분 재벌2세 캐릭터들은 그들의 사랑에 반대하는 가족에게 반항하지만, 지훈은 적당히 순종한다. 그러면서 “경찰서에 가려고요”라며 삐딱하게 군다. 투덜거리는 모습이 실제 이서진의 이미지와 겹쳐져 웃음을 자아낸다. 혜수를 위해 가진 물건을 파는 안타까운 모습도 보여주기도 한다. 쇼파 위에서 방방 뛰거나, 혜수와의 만남을 기다리며 실없이 웃는 등 인간적인 면모가 지훈이란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한다.이는 키스신에서도 마찬가지다. 9회에서 혜수와 지훈은 뜨거운 키스로 마음을 확인했다. 먼저 다가간 쪽은 지훈이 아닌 혜수였다. 지훈은 혜수에게 아쉬움이 담긴 악수를 청했고, 혜수는 그 손을 당겨 지훈의 볼에 입을 맞췄다. 이후 지훈은 혜수의 멱살(?)을 잡아 키스했다. 색다른 전개와 디테일이 돋보였다는 평가다.‘결혼계약’ 방송화면 캡처.◇콘텐츠의 힘으로 승부하다 ‘결혼계약’은 기대작이 아니었다. 당초 올 상반기 방송 예정이었던 ‘옥중화’ 제작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급히 편성됐다. 회당 기본 제작비는 2억4,000만 원으로 넉넉한 편이 아니다. “재미없을 가능성은 0%”라는 김진민PD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시청률이 그의 말을 입증했다. 홍보나 마케팅에 힘을 실은 작품은 아니었지만, 방영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볼만한 드라마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이는 시청률로 연결됐다. 지난달 5일 방송된 1회는 시청률 17.2%를 기록했다. 점진적인 상승세를 그리다 10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 열린 세계 영상콘텐츠 마켓 ‘MIPTV(밉티비) 2016’에서는 일본과 대만에 판매되기도 했다. ▶ 관련기사 ◀☞ [반환점 돈 결혼계약②]물오른 이서진, 다시 본 유이☞ [반환점 돈 결혼계약③]김영필·이현걸·김소진, 깨알조연 3인방☞ 서강준, 日中서 단독 팬미팅…新한류스타☞ ‘굿미블’, 3.4%로 자체 최저 시청률☞ 안재현·구혜선 5월 21일 결혼.. 예식비용 기부
2016.04.08 I 김윤지 기자
  • [데스크칼럼]금융 포퓰리즘
  • [이데일리 송길호 금융부장] 포퓰리즘을 표방한 정당의 원조는 미국 인민당(Populist Party)이다. 1891년 저소득 영세농민과 노조를 기반으로 민주· 공화 양당 체제에서 제3의 정당으로 우뚝 섰다.경제적 합리성과는 동 떨어진 환심성 정책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한때 기존 정치지형을 흔들었다. 1916년 노스다코타 주지사 선거전은 그 분기점.이 선거에서의 승리로 주(州)를 장악한 인민당은 곧바로 은행을 설립한다. 미국 최초의 국영은행 노스다코타은행(Bank of North Dakota)의 탄생이다. 인민당은 대출확대에 전력을 다했다. 급격한 산업화 속에서 공장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활이 열악한 영세 농민이나 자영업자가 대상이었다. 그 결과 저소득 계층은 흥청망청 손쉽게 돈을 끌어다 쓸 수 있었다. 하지만 무차별적 대출 확대의 후유증은 참혹했다. 훗날 경제공황기 은행권 위기의 불씨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다.총선이 다가오면서 예외없이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린다. 퍼주기식 복지공약은 물론 선심성 금융정책이 난무한다. 여야 정치권을 넘어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는 금융당국까지 열을 올리는 모습. 금융권의 팔목을 비틀어 대출규정을 완화하고 화끈하게 빚탕감을 공언하고 있다. 흘러간 레코드판의 유행가처럼 들린다. 대표적인 예는 국민행복기금을 통한 저소득계층 채무조정. 금융기관과 대출자의 모럴해저드, 성실 상환자들과의 형평성 등 그동안 논란이 많았는데 최근 금융위는 한발 더 나아갔다.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취약계층에 대해 원금의 90%까지 빚을 털어주겠다는 거다. 더불어민주당은 한술 더 떠 저소득·저신용 41만명의 부실채무를 아예 탕감해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대출이자율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방안은 선거판 단골메뉴다. 새누리당은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를 하향조정하겠다고 공언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우체국예금을 통해 중·저 신용자를 대상으로 10%대의 신용대출을 일으켜주겠다고 장담한다. 금융을 통해 구현되는 선심성 복지공약, 바로 금융 포퓰리즘의 전형이다. 미국 최초의 국영은행이 포퓰리즘 정당에 의해 설립됐듯 금융은 언제든 포퓰리즘 정책의 기본채널로 전락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저소득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대중영합적 금융정책의 유혹에 노출돼 있는 법이다. 단기적인 재정부담 없이도 금융기관만 배후에서 옥죄면 마치 이들 계층의 살림살이가 나아진 것처럼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시적인 혜택은 즉각적, 비용은 미래에 교묘히 분산되니 근시안적 정치인들에겐 참 매력적인 카드다.금융을 통한 선심성 복지는 그러나 일시적인 진통제는 될 수 있어도 근본적인 처방전은 될 수 없다. 농어촌 부채탕감의 실패사례에서 엿볼 수 있듯 무분별한 부채조정은 채무자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과도한 이자율 개입은 저신용 서민들을 제도권 밖으로 내모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초래한다. 대출자에게는 선거를 앞두고 버티면 된다는 식의 도덕적 해이를, 선한 채무자에겐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 경제적 효율성과 형평성, 금융의 자기책임성과 신뢰성을 저해할 뿐이다. 복지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정책은 결국 재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극히 제한적으로만 활용할 일이다. 자원배분상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시장실패를 보정하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 무차별적 신용확대는 자금흐름을 왜곡하고 생산적인 부문으로의 자금유입을 막아 경제의 좀비화만 가속화하는 법. 관치에 짓눌려 자생력을 잃어버린 금융이 무책임한 포퓰리즘과 만날때 가뜩이나 허약한 경제의 펀더멘탈은 그 밑바닥에서부터 균열을 일으킨다.
2016.04.07 I 송길호 기자
'보도지침' 첫 호흡 변정주·오세혁 "말의 힘 믿는다"
  • '보도지침' 첫 호흡 변정주·오세혁 "말의 힘 믿는다"
  •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난 변정주(41·오른쪽) 연출과 오세혁(35) 극작가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두 사람은 2년여간의 기획기간을 거쳐 제작에 돌입한 연극 ‘보도지침’에서 처음 호흡을 맞췄다. “이 연극을 통해 나를 움직이게 하는 지침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페이스북 친구였을 뿐 교류는 없었다. 가끔 SNS에 올라오는 변정주 연출의 글이 좋아 챙겨 읽은 게 전부다”(오세혁). “오세혁 작가에 대한 소문만 듣다가 작업한 연극 두 편을 봤다. 표현이 기발하더라. 작품 제안을 받고 바로 그가 떠올랐다”(변정주). 최근 공연계서 주목받는 ‘핫’한 두 남자가 만났다. 연출가 변정주(41)와 연출 겸 극작가 오세혁(35·극단 걸판 대표)이다. 두 사람은 오는 2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초연하는 연극 ‘보도지침’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췄다. 연극 ‘보도지침’은 내용만 보면 민감하다. 1986년 제5공화국 시절 매일 아침 언론사에 은밀하게 전달된 언론통제 ‘보도지침’의 실제 사건을 법정드라마로 재구성했다. 당시 정권은 언론사에 ‘어떤 내용을 어느 면 어느 위치에 몇단으로 실을지’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는데 김주언 전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지 ‘말’에 문건을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자칫 지난해 공연계 불었던 ‘검열논란’과 겹쳐지면서 무거운 ‘정치연극’으로 오해할 수 있다. 변 연출은 그래서 오 작가에게 러브콜을 보냈다고 했다. “지난해 여름이었다. 사회고발이든 역사극이든 평범하지 않은 극이 나왔으면 했다. 함께 작업한다면 가능할 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술김에 ‘오케이’ 했다더라. 하하.” 듣고 있던 오 작가는 “이런 사건인 줄은 다음날 술 깨고 검색한 뒤에 알았다. 인연이지 싶더라”며 웃었다. 연출 겸 극작가 오세혁◇이명행·에녹 등 핫한 배우도 합류오 작가는 요즘 가장 바쁜 극작가다. 기발한 소재와 유려한 대사, 따뜻한 웃음이 장기인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불린다. 이달에만 ‘보도지침’을 포함해 연희단거리패 게릴라극장의 ‘늙은 소년들의 왕국’, 서울시극단의 ‘헨리 4세: 왕자와 폴스타프’ 등 그가 쓰거나 각색한 작품 3편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변 연출도 유쾌하고 날선 연출력으로 배우들 사이에선 함께 작업하고 싶어 하는 연출 1순위에 꼽힌다. 올초에만 뮤지컬 ‘아랑가’와 ‘넥스트 투 노멀’, 연극 ‘날보러와요’ 등을 작업했다. 변 연출은 여기에 “지성미를 갖춘 배우들이 뭉쳤다”고 했다.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만큼 캐스팅은 지성미를 갖춘 배우로 추렸다”며 “이 시대에 필요한 연극이라고 생각해 먼저 일정을 빼놓고 기다린 배우도 있는 반면 소재만 보고 못하겠다는 친구도 더러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연습을 수십번 반복하고 안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작품을 놓고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느냐에 있다. 그 고민이 분명히 무대 위에 드러날 것이란 데에 어떤 의심도 없다”고 했다. 작품에는 실존인물인 김주언 기자 역에 송용진·김준원, 검사 역에 최대훈·에녹, 변호사 역에 이명행·김주완 등이 번갈아 연기를 한다. 오 작가도 “연극만 해온 장용철·김주완 같은 배우부터 이명행·송용진 등 흥행 배우들의 시너지가 더해져 균형이 잘 잡힌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보도지침 ‘말’에 주목하다연출 변정주오 작가는 대본 작업 당시 ‘말’에 주목했다고 했다. “처음 사건만 접했을 때는 웃기게 비틀어서 재미있게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실제 재판기록과 자료를 보니 접근이 다르더라. 피고가 검사보다 더 당당했다. 죄가 없으니까. 실제 독백도 훌륭하더라. 재판기록의 말을 반드시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나아가서 연극을 하는 우리는 말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면의 독백은 아닌가. 두 축의 말을 잘 다듬어 구성하고자 했다.” 웃기기 위한 코미디극도 심각한 정치극도 아니다. 말과 말이 팽팽히 맞서는 치열한 재판 과정을 그린다. 연출은 “보도지침 사건이 폭로된 후 폭로한 자가 구속된 자체가 이미 코미디다. 누구는 옛날 얘기로만 느낄 거고 누구는 지금 우리 모습과 닮았다고 할 거다.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다만 무겁지 않게 가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오 작가는 “대사 한줄 때문에 하루종일 토론하고 싸운다. 셰익스피어 연극이 무수한 세월을 넘어 왜 아직까지 강력한지 더듬어보니 결국 ‘말’이더라. 배우의 말, 우리의 말이 고루 섞여 말이 단단한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확실한 건 배우가 무대 위에서 너무 멋지다는 거다. 그냥 서서 자신의 말을 하는데 빛이 난다. 많은 관객이 배우들을 보러 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변 연출도 “연습실을 들여다보니 모두 치열하게 말에 대한 철학을 내뱉고 있더라. 하고 싶은 날 선 말이 오가는 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거들었다. “장소는 법정이 되기도 하고, 말과 말이 오가는 광장, 연극 무대가 되기도 한다”고 오 작가가 말하자 변 연출도 “어떤 재판이나 토론은 굉장히 연극적이고, 또 어떤 연극은 굉장히 치열한 토론장이 되어야 하는데 연습실을 들여다보니 치열하게 말에 대한 철학을 내뱉고 있더라. 하고 싶은 날선 말들이 오가는 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말했다.◇예매 상위권 랭크…공연계 황금 콤비 예고 초연에도 불구하고 ‘보도지침’은 지난 9일 티켓예매를 시작하며 주요 예매사이트에서 1~3위에 랭크돼 주목받았다. 변 연출은 “배우의 티켓파워에다가 역사적 사건을 다루다 보니 연극 마니아는 아니지만 사회정치에 관심 있는 이들이 표를 사더라. 그런 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목표는 흥행”이라고 웃으며 “다음에도 함께 작업하려고 한다”며 입을 모았다.“내가 어느 지점까지 스토리를 끌고 가면 연출이 잘 다듬어준다. 협업의 시너지가 생긴다”(오세혁). “작업하면서 굉장히 좋았다. 비슷한 가치관을 그리는 작가더라. 특히 작품의 완성을 텍스트가 아닌 공연으로 본다는 면에서 다른 극작가와는 다르다. 함께 작업하기에 좋은 희곡작가라기보다 연극작가다”(변정주). 오 작가가 마음속에 둔 작품의 부제는 ‘나를 움직이는 지침은 어디에서 오는가’다. 오 작가는 “지금도 외부지침에 따르거나 거스르는 사람, 또 균형을 세우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를 움직이는 지침이 어디서 나오는가다. 내 안의 목소리와 자신의 지침을 따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 연출도 “연극을 보고 난뒤 관객 스스로 나를 움직이는 지침은 무언인지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이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2016.03.24 I 김미경 기자
'효녀' 심청은 없다 '반항' 심청이 있을 뿐
  • '효녀' 심청은 없다 '반항' 심청이 있을 뿐
  •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마음씨 착한 딸은 눈먼 아버지가 동냥젖으로 자신을 키운 것을 알고 있다. 어느 날 공양미 300석을 시주하면 아버지가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기회가 생겼다. 대신 자신은 바다에 몸을 던져야 한다. 결단을 내렸다. 다행히 용왕의 도움으로 살아나고 왕후가 돼 아버지와 재회한다. 순간 아버지는 ‘내 딸을 보자’며 눈을 떴다. 조선의 고전소설인 ‘심청전’을 모르는 한국사람이 있을까. ‘심청전’의 주제는 심청의 지극한 ‘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눈먼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리는 심청은 조선시대 윤리의 근간이었던 충효 중 효의 대표적인 표상으로 꼽혔다. 하지만 심청이 과연 효녀였던가. 한번 뒤집어 생각해보자. ‘심청전’은 자식이 저지를 수 있는 불효의 가장 극단적인 모습을 보인다. 홀로 있는 아버지를 두고 자식이 먼저 죽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심지어 ‘심청전’에서 심청은 장승상 댁 부인에게서 공양미 300석을 받아 목숨을 잃지 않을 수 있었음에도 굳이 인당수에 뛰어들기를 자처한다. ‘반항’이었던 것이다. ‘철학과 굴뚝 청소부’ ‘노마디즘’ 등으로 유명한 저자가 한국의 고전소설 비틀기에 나섰다. 그간의 관점과는 다른 방향에서 시도한 해석이다. ‘숙영낭자전’ ’흥부전’ ‘허생전’ ‘전우치전’ 등을 고전 전반을 망라했다. 조선 중기 허균의 한글소설인 ‘홍길동전’은 서자로 태어난 홍길동이 활빈당을 만들어 조정을 농락하다가 스스로 왕이 되기 위해 율도국을 건설한다는 줄거리다. 조정의 권위를 무시한 데다 왕이 된다는 내용은 혁명의 도모로 읽혔다. 그렇지만 저자는 ‘홍길동전’도 뜯어보면 모두가 아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했다. ‘호부호형’을 못해 괴로워하던 홍길동은 정작 그 본질인 신분제 철폐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거다. 오직 아버지와 왕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었을 뿐. 저자가 볼 때 ‘심청전’은 도덕적 명령에 대한 지나친 복종으로 그 명령 자체가 당혹스럽게 된 역설적 비판의 텍스트다. 또 ‘홍길동전’은 다른 세상을 꿈꾼 것이 아니라 기존 세계질서 속에 편입하려 한 갈망이었다. 촘촘한 문장 뒤에 국문학 연구의 성과를 탄탄하게 덧댔다. 제목은 ‘파격’이지만 훗날 ‘정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2016.03.23 I 김용운 기자
  • 검찰, 폴크스바겐 신차도 배출가스 조작 여부 수사
  • (서울=연합뉴스)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구형 모델 외에 최근에 출시된 신형 차량도 혐의 선상에 올려놓고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기식 부장검사)는 유럽의 강화된 환경 규제 기준인 ‘유로6’를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진 2016년형 신차도 배출가스 조작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작년에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인 차량은 ‘유로5’ 기준이 적용된 골프·제타·비틀·아우디 A3 등 4개 모델 디젤승용차다. 국내 12만대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1천100만대가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검찰이 올 초부터 시판된 유로6 차량도 수사 대상에 포함함에 따라 사건의 여파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이달 18일 폴크스바겐 한국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평택 PDI(Pre-Delivery Inspection. 출고전 차량 점검) 센터의 압수수색을 하고 유로6가 적용된 4개 모델 차량 10여대를 압수했다.검찰은 해당 차량을 환경부 산하 교통환경연구소에 맡겨 배출가스를 조작한 흔적을 찾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유로6 적용 차량도 문제가 있다고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어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은 작년 11월 신모델도 배출가스 조작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와 자체 검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무리하는 대로 관련자 소환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사건에 연루된 독일 본사 임원을 불러들이기 위해 독일 정부와의 국제사법공조 채널도 가동할 예정이다.
나이키, 최상 스피드 위한 축구화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발표
  • 나이키, 최상 스피드 위한 축구화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발표
  • 나이키 축구화 ‘머큐리얼 슈퍼플라이’[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나이키가 최상의 스피드를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축구화 머큐리얼 슈퍼플라이(Mercurial Superfly)를 발표했다.나이키는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스피드 극대화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으며, 이번에 선보인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역시 보다 진일보한 디자인과 혁신기술의 결합을 통해 궁극적으로 스피드 극대화를 이끌어 내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또한 나이키는 “진화된 스피드를 완성하기 위해 나이키 풋볼 디자인 팀과 나이키 이노베이션 키친(Nike Innovation Kitchen), 나이키 스포츠 리서치 랩(Nike Sports Research Lab, 이하 NSRL), 육상 분야의 나이키 전문가들과 긴밀한 협업의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특히 이번 새로운 머큐리얼 슈퍼플라이는 나이키 풋볼의 한국인 수석디자니어 이정우 씨가 참여했다. 이정우 디자이너는 “진보를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주목한 부분은 바로 발의 모양과 축구화 간의 완벽한 일체감을 위한 통합 작업이었다”며 “지금까지는 평평한 밑창을 중점적으로 연구했지만, 사람의 발은 평평하지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번 혁신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그는 “실제 사람의 발과 매우 흡사한 윤곽을 가진 밑창이 통해 선수에게 더욱 편안해진 착용감을 제공해 발이 더욱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아울러 나이키는 새로운 머큐리얼의 솔 플레이트를 단층 섀시로 구조화했다. 이로써 기존의 탄소 섬유 밑창보다 내구성, 반응성은 향상시키면서 무게는 40%나 가볍게 만들었다.스피드 극대화를 위해 나이키가 다음으로 주목한 부분은 바로 제동력이었다. 나이키 디자인 팀은 다양한 마찰 상황에서 각종 스파이크와 블레이드 스터드, 역 V자형 스터드 등을 시험했다. 어떤 패턴이 최상의 제동력을 발휘하는지 과학적 데이터를 찾았고 그라운드에서 직접 테스트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완성된 머큐리얼 슈퍼플라이의 스터드 패턴은 가속 시 마치 발톱과 같은 효과를 내는 동시에 최대한 신속한 제동에 필요한 표면을 갖추게 됐다.스터드는 모두 동일한 모양이지만 뒤꿈치 쪽 스터드는 정방향으로 배치해 제동력을 갖췄다. 앞쪽 스터드는 방향을 살짝 비틀어 추진력을 끌어올리도록 설계되는 등 스터드의 방향을 각각 다른 곳을 향하도록 디자인했다.머큐리얼 슈퍼플라이의 갑피에는 플라이니트가 적용돼 빠른 움직임에서도 축구화와 공 사이에 상호작용을 향상시켰다. 색상은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상으로 보여지도록 만들었다.머큐리얼 슈퍼플라이는 오는 5월 28일 나이키 풋볼 앱, 5월 31일 Nike.com에 출시되며, 6월 2일부터 나이키 축구 전문 매장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2016.03.18 I 이석무 기자
 역시 이세돌, 기계 눌렀다
  • [세기의 대국] 역시 이세돌, 기계 눌렀다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기계가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의 직관이 결국 인공지능의 벽을 넘어섰다. 3연패를 당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던 인간 바둑 최고수 이세돌 9단이 13일 알파고를 이겼다. 인간의 창의성과 적응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세돌 9단반대로 기계는 과거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혼돈을 일으켰다. 인간의 승리였다. 이날 대국은 접전이었다. 5시간 가량 이어진 4번째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어렵게 알파고의 기권을 받아냈다. 이 9단은 뚫리지 않을 것 같은 알파고의 약점을 찾아냈다. 알파고가 과거 학습하지 않은 수에 대해서는 오류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이에 이 9단은 중반 묘수를 던졌다. 알파고가 바둑판 중앙에 구축한 집을 공격하면서 의표를 찌른 것. 이 9단이 놓은 의외의 수에 알파고는 실수를 연발했다. 현장 해설자는 “알파고에 버그가 난 것 같다”며 “인간인 이세돌 9단이 내민 ‘비틀기’, ‘의외의 수’에 기계인 알파고가 당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국후 기자 회견에서 이 9단도 “알파고가 의외의 수에 대해서는 약점을 보인다”며 “예상치 못한 수에 대해서는 버그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류에 대해서 딥마인드 측도 인정했다. 아직까지는 알파고, 즉 인공지능의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초반 형세까지는 알파고가 유리하다고 계산됐으나 이 9단의 묘수에 상황이 바뀌었고 실수를 연발했다”며 “알파고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 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알파고는 이제 프로토타입이다”며 “프로그램이 어떤 단점이 있는지 소프트웨어 테스팅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알파고는 오늘 실수했다”고 인정했다. IT 업계에서는 이날 알파고의 실수가 너무 열심히 학습해서 불필요한 것까지 배운 오버피팅(Overfitting, 과적합)에서 나온 것이라고 추정했다. 오버피팅이란 데이터 집합에 담겨진 패턴이나 관계를 찾는 인공지능(기계학습)이 훈련 하면서 전체 모집단은 가지고 있지 않은 훈련 데이터 집합의 특징을 과도하게 해석해 발생하는 문제다.이세돌 9단의 연패에 침울했던 바둑계도 환호했다. 바둑계 관계자는 “인간 직관의 승리”라며 “알파고에 적응한 이 9단의 다음 승부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4차 대국이 이 9단의 승리로 끝나자 현장은 잔칫집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세돌 9단도 이번 세기의 대결이 시작된 후 처음 웃었다. 현장의 기자들도 TV로 대국을 시청하던 국민들도 이 9단의 승리에 기뻐했다. 한편 알파고는 승패가 기운 상태에서도 이 9단을 추격하며 괴롭혔다. 인간이라면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겠지만 감성 없는 기계는 승자에 대한 배려를 몰랐다. 4시간 45분만에야 알파고는 흑돌을 던졌다. 승리확률 10% 미만이라는 자체 계산이 나온 직후였다. 기자회견중 활짝 웃는 이세돌(맨 왼쪽) 9단.
2016.03.13 I 김유성 기자
 중반 팽팽..이세돌 수 '고민'(LIVE)
  • [세기의 대국] 중반 팽팽..이세돌 수 '고민'(LIVE)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이세돌 9단과 알파고 간 세기의 바둑 대결 4차 대국이 중반에 접어들었다. 양측 합 70수를 넘긴 상태에서 이 9단과 알파고의 형세는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 9단이 시간이 알파고보다 시간 소비가 많아 막판 초읽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9단과 알파고는 초반 대국에서 2국과 동일한 포석을 뒀다. 2국 당시 이 9단은 백돌, 알파고는 흑돌로 4국과 동일했다. 판은 전체 12수째 전환됐다. 이 9단이 백돌 6수째 2차 대국과 다른 수를 놓으며 ‘비틀기’에 놓고 들어간 것. 현장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이세돌 9단이 이제 자신만의 바둑을 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외의 수는 알파고가 냈다. 흑돌 12수째에 의외의 수를 좌측 하단에 뒀다. 송 9단은 “사실상 금기된 수”라며 “알파고의 생각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힐히 깜짝 놀랄만한 수”라며 “학생이 뒀다면 분명 혼냈을 것”이라고 전했다. 초반 이후에는 흑인 알파고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바둑판 왼쪽과 윗쪽을 알파고가 두텁게 세력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상부 흑돌과 이어질 뻔 했다. 이에 이 9단은 국면전환을 위해 중앙쪽 흑돌 세력 속에 깊숙이 침입하면서 전투가 벌어졌다. 그러나 이 9단은 우세한 상황을 이끌고 오지 못했다. 한편 이 9단은 이전 알파고와의 대국과 달리 시간 소진이 많은 편이다. 백 36수를 앞둔 상태에서 이 9단의 남은 시간은 16분이다. 기본 2시간중 1시간45분을 사용한 셈이다. 이 9단은 백 35수 이후 20분을 소진했다. 현장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상대방의 경계를 어떻게까지 인정해줄까 등을 놓고 고민한 것 같다”며 “이전에 둔 수(백 34수)를 놓고 고민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알파고는 1분에서 1분 30초 사이에서 바둑돌을 놓고 있다. 알파고의 남은 시간은 1시간 16분 가량이다. 현장 해설을 맡은 하호정(왼쪽) 4단과 송태곤(오른쪽) 9단
2016.03.13 I 김유성 기자
허리보다 다리가 저리고 아픈 ‘척추 협착증’
  • 허리보다 다리가 저리고 아픈 ‘척추 협착증’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지속적으로 허리통증을 느껴온 환자들은 대개 허리디스크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허리디스크만큼이나 발병률이 높은 질환 중 하나가 ‘척추관 협착증’이다. 협착증은 이름만 들었을 땐 생소할 수 있으나, 중년에서 고령까지 척추통증을 느끼는 많은 환자들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협착증은 말 그대로, 척추가 지나가는 관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여러 문제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허리보다, 걸을 때 다리 저림으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척추관 협착증’ 척추는 ‘척추관’이라는 척추뼈 뒤로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있다.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여 엉치 통증은 물론 다리, 발까지 저리고 아픈 통증이 느껴진다. 척추관이 좁아지는 원인으로는 퇴행성변화를 꼽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척추관 주변의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압박되기 때문에 엉치나 다리통증이 심하고, 누워서 다리 올리기가 쉽지만 걸을 때 허리보다 다리에 통증이 심하다. 반면, 디스크는 누워서 다리를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한 특징이 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손준석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 자체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허리를 펼 때 통증을 느끼고 허리보다 다리에 통증이 더 심하다”며 “디스크는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 수핵이 튀어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허리와 엉치통증을 주로 호소하고 허리를 숙이면 아프다”고 설명했다. ◇좁아진 척추관 안에 풍선 삽입, 신경압박 해소협착증과 디스크는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경우에 따라서 두가지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척추 질환은 초기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호전이 없다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큰 수술이나 절개없이도 협착증의 근본원인을 찾아 치료하면서, 통증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회복을 앞당겨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풍선확장술’은 꼬리뼈를 통해 풍선이 내장된 가느다란 관 형태의 카테터를 삽입해 풍선을 부풀려 좁아진 신경통로를 넓혀주는 비수술적 치료방법이다. 큰 절개가 필요하지 않고 카테터가 삽입될 만큼의 최소한의 절개를 통해 척추관 안으로 풍선을 삽입하여 신경압박을 해소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손준석 원장이 척추관협착증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풍선확장술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손준석 원장은 “풍선확장술은 꼬리뼈 내에 풍선을 삽입해 협착부위를 직접적으로 해소하기 때문에 통증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근본원인을 치료할 수 있다”며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수술에 부담을 느끼는 고령의 환자들이 시행해도 무리없이 효과적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치료와 함께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척추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자에 앉을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어 허리와 등을 등받이에 대 체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는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거나 젖히는 행동은 삼가고, 최대한 눈높이에 맞춰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은 평지걷기 운동이 좋으며, 틈틈이 몸통 비틀기나 허리를 좌우로 흔드는 동작을 통해 허리가 받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도록 한다.
2016.03.09 I 이순용 기자
  • ‘SNL코리아7’, 첫방 2.1%…백수 자격증 최고 시청률
  •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SNL코리아 시즌7’가 첫 방송됐다.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 시즌7’이 케이블, 위성, IPTV가 통합된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 2.1%, 최고 시청률 2.7%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의 주요 타깃인 남녀 2049의 시청률 또한 평균 1.2%, 최고 1.4%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달성했다. (닐슨코리아/전국기준)이날 방송은 ‘새파랗게 젊은 감성으로 2030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겠다’던 포부에 걸맞게 젊은이들의 현실을 반영한 코너들로 구성됐다. 젊은층의 취업 고충을 반영한 현실 풍자가 돋보인 ‘페이크 뉴스’ 코너의 백수 자격증 부분이 가구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오랜만에 컴백한 GTA시리즈인 ‘GTA 헬조선’은 ‘흙수저’, ‘취업난’ 등으로 청춘의 삶을 리얼하게 보여줬다. 노비라도 임신하면 100일간의 휴가를 주고 100세가 되면 면천이 되어 관직까지 받게 되었다는 조선시대가 오히려 현재보다도 낫다는 멘트가 씁쓸한 웃음을 안겼다. 각종 패러디도 눈길을 끌었다. tvN 드라마 ‘시그널’을 패러디한 코너에서 각각 조진웅, 이제훈, 김혜수로 분한 신동엽, 유세윤, 안영미가 원작과 달리 잇속을 철저히 챙기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을 패러디한 ‘고기인더트랩’은 원작의 미스터리한 유정선배를 교묘하게 비틀어 먹을 것에 집착하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특히 김민교는 이성경이 맡은 백인하 역을 능청스럽게 묘사했다. 김풍 작가와 이원석 감독이 진행자로 나선 ‘위켄드 업데이트’는 닷새 넘게 계속되고 있는 필리버스터,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한 마지막 사법시험 등 최근 핫한 사회이슈를 유쾌한 방식으로 재치있게 풀어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중국 전문가 양꼬치엔 칭따오로 등장한 정상훈은 이날 엉터리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새로운 캐릭터 몽마르땐 에비앙을 선보였다. ‘SNL코리아’는 42년 전통의 미국 코미디쇼 ‘SNL(Saturday Night Live)’의 오리지널 한국 버전. 지난 2011년 첫 선을 보였다. 매 주 토요일 오후 9시 45분 생방송된다.
2016.02.28 I 김윤지 기자
  • 美·中, 안보리 결의는 일단락…남은 문제는 사드 배치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국제사회의 제재 방안을 놓고 핵심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이 그동안의 입장 차이를 극복하고 접점을 찾아가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채택이 가시화 되고 있다.◇ 미중, 안보리 결의 ‘적절한 대응’으로 뜻 모아안보리 결의와 관련해서는 미중간에 상당한 수준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부장이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처음 만났을 때는 4시간여에 걸친 긴 협의에도 불구하고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당시 양측은 대북제재의 필요성에만 뜻을 같이 했을 뿐, 구체적인 방법과 제재 수위 등에 대해서는 전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대북제재에 있어 강경론과 온건론을 대변하며 대립각을 세웠던 양측은 지난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입장 좁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측의 설득에도 북한이 국제사회가 금지하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자 중국으로서도 더는 북한을 방어할 명분이 없었던 것이다. 안보리 결의안 전체 문안을 두고 미중간의 막바지 조율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국 외교 수장이 신속한 결의 채택에 힘을 실어주면서 이번주 안에 새로운 안보리 결의가 채택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 ‘사드 배치’ 대북제재 막판 변수로…美 “北 비핵화 이루면 사드 필요없다”반면 양국은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케리 장관은 “사드 배치를 고려하지 않을 조건들을 공개적으로 분명히 밝혀왔고, 그것은 비핵화”라며 이번 회담에서 사드 배치 관련 논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지난달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후 한미간 논의와 우리 정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우려 표명 등은 있었지만 미중 간에 직접적으로 이 문제가 언급된 건 처음이다. 케리 장관은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가 미국에 대한 북한의 드러난 위협에 대한 방어적인 성격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왕 부장은 한반도의 긴장을 높일 수 있는 어떠한 행위에도 반대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다만 케리 장관이 “우리는 사드 배치에 급급하거나 초조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한 점이나, 왕 부장이 “다양한 당사자들이 긴장 고조를 막는 대화를 더 많이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은 향후 사드 배치를 놓고 미중 간 추가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된 韓…한중관계도 ‘비틀’북한 핵문제가 미국과 중국의 손에 넘어가면서 대북제재와 사드 관련 논의에서 우리 정부의 존재감은 점차 약해지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됐을 때도 미중이 깊숙이 개입하면서 미중간 협의로 남북관계가 결론이 났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 사드를 언급했을 때는 중국의 대북 제재를 이끌어내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었을 텐데 결국 사드배치나 대북제재 모두 미중간 타협의 문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 핵실험 직후에 한중 간 비공식 채널을 통해 대북제재를 논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한중 관계가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정말 긴급한 상황에서 소통할 채널이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중 관계는 북한 핵실험과 사드 배치 공론화 이후 점차 소원해지고 있다. 추궈홍 주한중국대사는 23일 국회를 찾아 “양국(한중) 관계를 오늘날처럼 발전시키는데 많은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은 순식간에 한 가지 문제 때문에 파괴될 수 있다”고 언급,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실장은 “이미 추 대사의 발언도 수위가 굉장히 높지만 갈수록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결국은 우리가 우려하는 경제 제재 조치까지 취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봤다.
2016.02.24 I 장영은 기자
 미래부 거창한 계획보단 규제철폐가 먼저
  • [생생확대경] 미래부 거창한 계획보단 규제철폐가 먼저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단말기유통법으로 청년 일자리가 줄었고, 제4이동통신 정책은 우왕좌왕이라 한다. 창조경제 역시 대기업 팔 비틀기로 전국에 혁신센터만 지었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미래부가 욕먹는 이유는 기대만큼 성과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술융합’과 ‘창업’이란 창조경제를 화두로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 살림살이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한국 경제는 낮은 성장률과 높은 청년실업률, 수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경제의 구조가 조선이나 철강, 석유화학 같은 기존 산업만으로는 지속가능하기 어려워진 탓도 있지만, 미래부 역시 창조경제 아이콘 부처로서 경제혁신을 이뤄내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수 없다.국민의 창의성과 앞선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T)를 접목해 융합 산업을 발전시키고 창업 열기를 북돋아 없어지는 일자리를 방어해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은 정부 내부에 여전한 ‘각자도생’ 분위기와 일부 공무원들의 여전한 ‘규제 마인드’로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출범한 지 3년을 넘긴 미래부에 가장 아쉬운 점은 자신감 부족이다. 당장 연구개발(R&D)과 창조경제를 숫자중심으로 가시화하려는데 온 신경을 집중해서 인지, 신산업·신성장 동력을 제시하고 투자와 내수 활성화에 장애가 되는 규제 리스크를 앞장서 없애는 데는 소극적이다.기업이 주도해야 하는데 책상 위에서 무슨 무슨 종합대책을 만드는데만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기업의 창의성이 살아움직이는데 장애가 되는 각종 규제는 옛 정보통신부나 옛 방송통신위원회 시절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의문이다. 어쩌면 미래 세대를 위한 규제가 아니라 공무원으로서의 권한유지나, 경쟁 기업 간 갈등조정자로서의 권한 행사에 더 관심을 두진 않았는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물론 잘한 정책도 있다. 일부 논란은 있지만,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널뛰기 지원금 지급 관행이 줄었고, 지원금에 상응하는 20% 요금할인과 알뜰폰 대중화, 중저가 단말기 출시유도 덕분에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다소 줄었다. 단통법이 휴대폰 유통점을 줄여 여기서 일하는 청년 일자리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나, 여관만큼 많은 이동전화 유통점의 공급 과잉은 몇 년 전부터 유통업계의 골칫거리로 자체적인 개선대책 필요성까지 대두돼왔던 터 였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의 전략부처인 미래부가 시대적 사명을 다하고 존재가치를 더욱 더 높히려면 규제 철폐와 정책 수립의 예측 가능성을 높혀야한다. 지난해 700MHz 주파수를 두고 방송계와 통신계가 싸울 때 정부는 국회의 정무적 판단을 고려해 국제표준도 없는 상황에서 지상파에 UHD 주파수를 무료로 줬다. 뭔가 센 권력들이 개입되는 정황이면 정책 잣대가 흔들리는 모습이었다.최양희 장관은 신년에 기자들과 만나 전국에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민간 주도형으로 바꾸고, 정부는 지원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창업 한 번 안 해본 공무원들이 예산을 쥐고 ‘교육 수료자 몇 명, 위원회 개최 몇 번’ 같은 획일적인 지표로 전국 센터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혁신센터 스스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그래서 차기 정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이와함께 최근 미래부가 구글이나 IBM의 ‘인공지능’을 넘어서기 위한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만들기로 하면서 출연연구기관에 맡기는 게 아니라 민간기업 협업모델을 제시했다. 이처럼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규제혁파와 다음 세대를 위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미래부의 갈 길임을 명심해야한다.
2016.02.16 I 김현아 기자
설 앞둔 공기업, 요즘 애창곡은 '아~옛날이여'
  • [공기업열전②]설 앞둔 공기업, 요즘 애창곡은 '아~옛날이여'
  • 지난해 2월12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은행직원들이 시중은행에 제공할 설 자금을 방출했다.(사진=김정욱 기자)[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설 성과급 받냐구요? 안 깎으면 다행이죠.”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에 근무 중인 40대 차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항변이었다. 명절을 앞두고 성과급이나 상품권을 펑펑 나눠줬던 시절은 지나갔다는 얘기다. 그동안 국정감사 ‘단골메뉴’로 오를 정도로 공기업의 복지비 지출은 상당했다. 2010년 국감 당시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사내복지기금을 이용해 전년도 한해에만 직원 1인당 577만원의 복지카드를 지급했다. 설과 추석 등 명절에는 직원 1인당 176만원 어치의 상품권을 지급하기도 했다. 장영희 미래희망연대 의원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2009년 기준 1인당 급여성 복리후생비를 620여만원 지급했다. 2009년 기준 가스공사의 부채는 17조8000억원, 부채비율은 344%로 당시 국내 자원개발 기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부채가 많아도 복지 비용에는 아끼지 않고 펑펑 썼던 셈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뀐 요즘 공기업 분위기는 예전과 같지는 않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성과연봉제를 공기업 간부에서 직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적용대상 규모가 현행 7%에서 70%까지 대폭 늘어난다. 성과급 격차도 최대 1800만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경영평가에서 페널티가 부과돼 성과급이 깎이고 임원들은 물러나야 한다. 특히 산업부 산하 공기업 상황은 더 심각하다. 기재부는 에너지 분야 공기업(동서·남부·남동·서부·중부발전, 수력원자력, 석유공사·가스공사·광물자원공사)에 대한 기능조정을 검토 중이다. 산업부는 ‘해외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 관련 연구용역을 이르면 이달 마무리하고 에너지 공기업 3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한다.최근 취임한 공기업 사장들도 비장한 분위기다. 남부발전 윤종근 사장은 지난 1일 취임식 직후 ‘비상경영 선포식’을 열고 재무건전성 강화 등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석유공사 사장에는 민간 CEO 출신인 김정래 전 현대중공업 사장이, 동서발전에는 기재부 출신 김용진 사장이 취임했다.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은 신년사에서 “강력한 혁신”을 강조했다. 한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는 “요즘은 공기업 분위기는 한전과 비(非) 한전으로 나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한국전력(015760)공사는 작년 연간 매출액(연결기준, 58조9577억원)과 영업이익(11조3467억원)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유가 시대에 한전에는 웃음꽃이 만발하지만 해외자원개발 에너지 공기업은 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저성장, 경기 둔화로 30대 명예퇴직자까지 나오는 민간기업보다는 공기업 사정이 낫기 때문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아무리 과거와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하지만 요즘에 공기업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부발전 공채 경쟁률은 128.4 대 1(2014년)에 달했고, 가스공사 이직률은 0.8%(2013년)에 불과했다. 고액 연봉도 여전했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분석한 기재부 ‘2015년 공공기관 현황 편람’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대 공공기관장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올해 연봉 2억1210만원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았다. 직원 1인당 연봉은 한국투자공사가 1억384만원으로, 신입사원 초임 연봉은 항공안전기술원이 442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요즘 공기업들의 분위기를 보면 애창곡으로 ‘아! 옛날이여’를 열창할 것 같은 모양새다. 하지만 공기업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묻지마·무조건 인기’를 보면 박상철의 트로트 ‘무조건’이 애창곡으로 어울리는 게 아닌지 생각해 본다. ▶ 관련기사 ◀☞ [공기업열전①]'지뢰밭' 석유공사 사장 공모에 22명 몰린 까닭☞ 성과연봉제 불똥 맞은 공기업 "공무원부터 왜 안하나"☞ "비리 뿌리 뽑겠다" 정부 발표에 놀란 공기업들☞ 공기업 비틀어 2조 에너지펀드? 산업부 관치 논란☞ 칼자루 쥔 주형환, 이르면 내달 에너지공기업 '구조조정'
2016.02.08 I 최훈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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