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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조 "가계부채 총량관리제, 현수준 관리..절대규모 축소 아냐"
- 일러스트=문승용 기자[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문재인 캠프에 속한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3일 “문 후보의 공약인 가계부채 총량관리제는 절대규모를 바로 줄이기 시작한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라며 “가계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51% 수준정도 된다. 그것을 150%, 즉 현재 비율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가계부채 문제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소득을 끌어올리는 소득주도성장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철수 캠프의 최성호 경기대 교수는 “안철수 캠프쪽에서도 가계부채 증가가 하향 안정화하고 있지만,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본다”며 “가계부채발 위기국면은 가능하기 때문에 가계부채 연착륙과 경제불확실성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가처분소득 150% 범위내에서 하겠다는 것은 하드한 것이라고 보여진다”며 “직장인들 마이너스 대출통장이나 신용카드 잔액 있으면 신규자금 얻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서민아니 자영업자의 자금수요에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김상조 교수는 “절대규모를 줄이는 게 아니라,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GDP)이 2.8%, 물가가 1% 정도 상승한다면, 경상 GDP는 한 5%정도 증가한다. 총량을 5%이내정도로 증가율을 관리한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가계부채의 질로 가장 취약한 자영업자 대출부터 관리나 지원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캠프의 최 교수는 “비율이나 절대금액에 집착하면 결국 금융기관에 정부가 개입하게 된다”며 “문 캠프의 제이노믹스는 경제파탄의 3종세트를 가지고 있다. 관치경제, 채무국가, 성장동력 감퇴 등이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캠프의 김 교수는 “아마 관치경제, 관치금융 단어를 대한민국에서 제일 많이 사용한 사람은 저일 것”이라며 “관치금융의 핵심은 금융기관의 팔을 비틀며 개입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문재인 후보는 정부 할일을 엄격히 선별하되 투명하고 책임있는 방식으로 한다는 뜻으로 알아달라”고 했다. 홍준표 캠프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가계부채는 상위 소득 40%가 70%를 들고 있어 전체를 가지고 관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위 20% 소득에 해당하는 분이 가진 54조원에 집중적으로 봐야 한다”며 “워크아웃시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거나 재원 1조원을 추가해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고, 금융채무 불이행자 기준을 현행 50만원에서 100만원이하로 낮추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총량관리제의 문제다. 전세계적 금리를 낮추며 통화량이 늘어나며 가계부채도 증가한 것으로 완화적, 팽창적 통화정책의 결과물로 아이러니한 부분도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금리 문제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 모르겠지만, 양을 관리하는 것은 통화정책과 연결돼 부작용이 조금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캠프 김 교수는 “그런 것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하드랜딩하지 않도록 잘 관리할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정부의 경제정책의 방향성,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다. 과거처럼 줄인다고 했다가 늘렸다가 왔다갔다 하는 게 큰 문제가 된다. 총량관리제는 이방향으로 갈테니 맞춰서 조정해달라는 시그널링으로 이해해달라”고 답했다.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는 자동차 할부금, 마이너스카드 등이 다 합산돼 추가 대출이 어렵다는 최 교수의 지적에 김 교수는 “금융감독 당국에서 DSR을 운영하는 원칙이 숫자를 정해준 게 아니라 금융회사별 자율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운영하도록 돼있다”고 답했다.
- 피아트 500X 시승기 - SUV로 즐기는 500의 매력
-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피아트 500X는 무척 독특한 존재다. 세계의 수 많은 차량 속에서도 독특한 감각을 바탕으로 고유한 역사와 매력을 이어가고 있는 피아트 500을 기반으로 개발된 소형 SUV로 경쾌한 피아트의 감성과 지프에서 빌려온 AWD 시스템까지 더해 즐거운 폭 넓은 환경에서 그 가치를 드러낼 수 있도록 했다.하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성적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컨트리맨보다 좋다는 FCA 코리아의 자신감에도 가격 등이 문제로 지적되었고 실제 판매 실적도 저조했다. 그 때문에 FCA 코리아는 최근 500X의 할인 정책을 발표하며 ‘500과 할인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다시 한 번 아쉬움을 남긴 피아트 500X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간단하다. 피아트 500X는 말 그대로 500을 기반으로 개발된 SUV다. 때문에 차량의 크기는 단연 소형 SUV로 무척이나 콤팩트한 모습이다. 대신 시장성을 갖추기 위해 피아트 500보다는 소폭 큰, B-세그먼트 SUV라 할 수 있는 4,270mm의 전장을 품고 전폭과 전고 역시 1,795mm와 1,620mm다. 한편 휠 베이스는 2,570mm으로 전체적인 체형은 르노삼성 QM3와 비슷한 편이다.소형 SUV 담긴 피아트의 디자인피아트의 차량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아무래도 아이코닉 모델인 500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또 한편으로는 ‘500이야 말로 가장 피아트다운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다. 이러한 추세와 피아트 500의 후광 효과를 추구한 피아트 500X에 ‘500과 피아트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피아트 500X의 전면 디자인은 SUV의 감성을 강조하기 위한 검은색 클래딩 패널이 더해진 것 외에는 피아트 500 디자인을 고스란히 반영한 모습이다.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안개등을 비롯하여 보닛의 세로 라인은 물론 피아트 엠블럼과 주변 가니시는 피아트 500가 가진 이미지를 완벽하게 반영한 모습이다. 마치 물에 넣어 불린 500을 보는 것 같았다.측면 디자인의 경우에는 피아트 500의 이미지보다는 어딘가 클래식한 폭스바겐 비틀의 실루엣을 보는 것 같다. 물론 500의 감성도 느껴지기 때문에 ‘작고 귀여운 그리고 유니크한 존재’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드러낸다. 그리고 투-톤으로 디자인되어 스타일리시한 감성을 강조한 휠을 통해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였다.한편 피아트 500X의 후면 디자인은 SUV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클래딩 가드 위에 피아트 고유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이 보인다. 크기를 키워 시인성을 높인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하고 트렁크 게이트 하단에 4X4 레터링을 새겨 사륜구동, SUV의 감성을 강조했다. 덕분에 500의 감성을 살리면서 SUV의 정체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공간피아트 500X의 외형이 피아트 500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에 SUV의 감성을 강조한 것처럼 실내 디자인 역시 피아트 500 디자인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대신 기존의 500보다 커진 차체와 공간을 활용해 소형 SUV가 갖춰야 할 공간 활용성을 높이는 작업을 잊지 않았다.기본적인 구성을 살펴보면 500과 마찬가지로 투 톤으로 처리된 대시보드 중앙 상단에 유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된 디스플레이를 배치 했고, 그 아래는 원형의 다이얼을 적용했다. 센터페시아는 원형의 다이얼과 다이얼 안에 버튼을 배치했다. 한편 계기판은 3-서클 타입으로 싱글 서클의 500과는 차별화가 느껴진다.피아트 500 레터링이 새겨진 대시보드가 인상적이지만 전체적으로 건조한 플라스틱의 감성으로 고급스러운 감성은 떨어지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신 부츠 타입으로 처리된 기어 레버나 독특한 실루엣을 드러낸 도어 캐치 등이 시선을 집중시키는 다양한 요소를 통해 트렌디하면서도 세련된 감성을 더했다.피아트 500X의 실내 공간은 소형 SUV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시트의 크기 역시 성인 남성에게 사용하기엔 다소 작게 느껴지지만 질감이나 착좌감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이며 시트 양 옆을 살짝 부풀려 안정감을 강조했다. 레그룸과 헤드룸은 체격이 큰 운전자면 몰라도 일반적인 체형이라면 나쁘지 않아 보인다. 대신 시트 포지션을 670mm로 제법 낮게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에 승하차가 편한 점은 분명한 강점에 있다.다만 2열 공간은 나름대로 공간 확보에 공을 들이고 또 시트의 형태도 고급스럽게 구성하여 의미있는 공간을 확보했으나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피아트 500X를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 대신 싱글 혹은 신혼 부부가 트렌디한 소형 SUV를 찾는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았다.피아트 500X의 트렁크 공간은 시장에서 사용되는 소형 SUV들과 비슷한 수준인 350L를 갖췄다. 350L의 용량은 넉넉하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으나 60:40 비율로 폴딩이 가능한 2열 시트를 모두 접을 경우에는 최대 1,000L의 적재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또 차체에 비해 트렁크 게이트는 넓어 수하물 적재 등의 편의성이 좋은 편이다.FCA의 콤팩트 디젤을 품다피아트 500X의 보닛 아래에는 체급에 비해 다소 크게 느껴지는 2.0L 디젤 엔진이 자리한다. 경쟁 모델들이 1.6L 디젤 엔진을으 탑재하는 것에 비해 조금 큰 선택으로 보인다. 어쨌든 멀티젯2 2.0L 디젤 엔진은 최고 출력 140마력과 35.6kg.m의 토크를 낸다. 여기에 9단 자동 변속기와 온로드 드라이빙을 지향하는 사륜 구동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에 출력을 전달한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2.2km/L(도심 10.7km/L 고속 14.6km/L)이다.드라이빙의 즐거움을 품은 소형 SUV사실 피아트 500X의 첫 인상, 그리고 첫 기억은 썩 좋지 않았다. 체격이 큰 기자 입장에서 작은 차체에 몸을 우겨 넣은 것도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피아트의 아이코닉한 500의 후광 효과를 탐내며 개발된 것 같은 500X라는 존재 자체가 그렇게 만족스러운 존재로 느껴지지 않았다.어쨌든 시트에 몸을 맡겨 시동을 걸자 디젤 엔진의 정체성이 느껴진다. 지프 레니게이드에서도 느꼈지만 FCA의 소형 디젤 모델들이 디젤 엔진의 태생적인 진동이나 소음을 억제하는데 그리 능숙하지 않고, 실제 경쟁 혹은 국산 소형 디젤 SUV과 비교할 때에도 가장 진동이 크고 소음도 적지 않은 편에 속한다.기어 레버를 옮겨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넉넉한 배기량을 기반으로 한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경쟁 1.6L 디젤 모델 대비 출력이 아주 높은 것이 아니지만 400cc의 차이가 만드는 여유는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출력의 답답함’은 결코 느낄 수 없을 정도의 ‘급’을 만들었다.덕분에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에서도 출력의 갈증은 크게 느껴지지 않으며 소형 SUV들이 한계로 가지고 있는 고속 주행에서의 만족감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다만 차량의 형태 때문인지 고속에서의 풍절음이 제법 크게 들려와 고속으로 달릴 때에는 2열 탑승자와의 대화가 쉽지 않았다.2.0L 디젤 엔진과 조합을 이루는 9단 변속기의 경우 하나의 강점과 하나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 장점이라고 한다면 크라이슬러 200처럼 9단 변속기를 장착한 그룹 내 다른 차량들과 달리 피아트 500X는 실용 구간에서도 9단의 적용을 확인할 수 있어 정속 주행에서의 낮은 RPM과 우수한 효율성을 자랑한다.다만 아쉬운 점은 낮은 단수에서의 변속 반응이 매끄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주행을 하면서 ‘왜 아직도 변속이 되지 않는 거지?’라고 생각할 때가 제법 많았고, 덕분에 어느 순간부터 저단에서는 스티어링 휠 뒤의 패들 쉬프트를 당겨 수동 변속을 하는 스스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변속 속도나 변속 시의 느낌은 꽤 준수한 편이었다.피아트 500X가 가진 드라이빙의 감각은 달리면 달릴수록 경쾌한 드라이빙 감각이 돋보이는 타입이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은 평범한 편이지만 차체가 작고 휠 베이스가 짧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꽤 민첩한 반응이다. 덕분에 빠른 조향을 이어가면 기민하게 머리를 흔들며 방향을 바꿔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하체의 반응 역시 마찬가지. SUV라는 특성에 맞춰 비교적 긴 스트로크의 댐퍼 세팅을 가져가지만 노면에 부드럽게 반응하여 승차감을 강조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의 견고함을 더하며 유럽 풍의 드라이빙 감성을 강조했다. 차체가 높다는 점을 제외하면 피아트 500의 감각도 어슴푸레하게 느껴져 이탈리아 혈통의 DNA를 느낄 수 있다.한편 피아트 500X는 사륜 구동 시스템과 노면에 따라 보다 효과적인 주행이 가능한 드라이빙 셀렉트 기능을 탑재했는데 아트 무드 셀렉터로 명명된 이 기능을 통해 오토, 스포츠 그리고 트랙션+의 세가지 드라이빙 모드를 가능하게 했다. 덕분에 험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 ‘피아트 500의 활동 범위’를 보다 넓게 설정했다.시승을 하면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정차 중 시동을 꺼 연료를 아끼는 상황이 끝나고 시동이 걸릴 때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차량이 크게 비틀거리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점과 정속 주행 시 뛰어난 효율성을 자랑하지만 도심 주행에서는 유독 급격히 떨어지는 효율성은 소형 SUV에게 기대하는 바는 아닌 것 같았다.좋은 점: 감각적인 드라이빙과 매력적이 디자인안좋은 점: 시장에서의 인식과 다소 아쉬운 도심 연비인상적인 믹스매치, 피아트 500X피아트 500X는 피아트 500의 감성과 지프의 오프로더의 감성을 하나로 묶어낸 차량으로서 유니크한 아이덴티티를 뽐내고 있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매력적인 드라이빙 감성, 그리고 아트 무드 셀렉터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차량에 담긴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지 못하는 점은 분명 FCA 코리아가 깊이 고민할 일이라 느껴졌다.
- 그들은 왜 '최순실의 령'을 거역하지 못했나
-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지난달 8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문화 정책 진단’ 토론회. 전문가 토론 직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방청석에서 논쟁을 지켜보던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사무관이 신분을 밝히고 질문을 던진 것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문체부가 ‘최순실 게이트’로 발칵 뒤집히면서 앞으로 자신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무척 답답해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반대 사례도 있다. 나라 밖이다. 올해 1월 환율 조작 문제로 미국 워싱턴DC를 찾은 기획재정부 관료는 미국 재무부 과장에게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전후해 동료 과장 3명이 사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부당한 지시를 받고 일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라고 했다. 이 관료는 “미국은 앞으로도 옷 벗는 공무원이 계속 나올 것 같다더라”며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씁쓸해했다. △최순실 씨가 지난 17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정농단 사태로 발칵 뒤집혔던 관가가 요즘 다시 잠잠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조기 대선으로 관심이 급격히 옮겨가서다. ◇그 일을 겪고도…달라진 게 없다문제는 이 일을 겪고도 공직사회에 달라진 것은 없다는 점이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종덕·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등 고위 공무원이 게이트에 엮여 줄줄이 구속됐다. 검찰·특검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현직 고위 관료도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전 금융위 부위원장) 등 결코 적지 않다. 최순실 게이트는 대통령이나 상급자 지시에 누군가 “노(NO)”라고 했다면 최소한의 제동을 걸 수 있었다. 그러나 재단 설립도, 비선이 개입한 각종 정책도 일사천리였다. 고위 공무원부터 말단 사무관까지 손발이 맞은 결과다. 이런 폐단을 막자며 불붙는 듯했던 공직사회 개혁 논의는 대선 열풍에 밀려 없던 일이 될 판이다. △공무원들이 지난 10일 정부 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옥상을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다시 묻자. 한국의 공무원은 왜 미국 공무원처럼 소신 있게 행동하지 못했나. 왜 우리에게는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 명령에 반대한 샐리 예이츠 전 법무부 장관 대행, 재무부 과장들 같은 관료가 없을까. ◇韓 ‘폐쇄형 계급제’ 美 ‘개방형 직위분류제’ 원인은 두 가지다. 개인의 자질이거나 제도다. 논해야 하는 것은 후자다. 개인 책임으로 돌릴 경우 좋은 사람을 가려 뽑는 것 외에 대안이 없어서다. 미국의 선례가 가능했던 것도 근본적으로는 제도적 차이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컨대 미국 공무원이 상급자에게 치받을 수 있는 용기는 ‘여기 아니어도 갈 데가 많다’는 생각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직업의 이동성이 높은 사회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민·관 이동이 자유로운 개방형 관료제도다. 공직은 평생직장이 아니다. 기재부 대외경제국 관계자는 “미국은 사회 이동성이 높고 지식 산업이 발달해 민간 싱크탱크 등 공무원이 옮길 자리가 많다”며 “집권 세력이 자기 성향에 안 맞는다고 관두는 등 정권 교체 때마다 공무원이 몇만 명 단위로 물갈이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관료 개인의 정책 권한이 크다는 것도 제 목소리를 내는 힘이다. 미국 공직은 사람부터 뽑고 일을 맡기는 게 아니라, 특정 일을 잘할 사람을 자리에 앉히는 ‘직위 분류제’가 뼈대다.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일하기보다 자리마다 고유의 의사 결정 권한이 뚜렷하다는 이야기다. △미국 지역 일간지인 시카고 트리뷴 트위터에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는 무슬림 소녀와 유대인 소년 사진이 캡쳐돼 있다. [사진=연합뉴스]박중훈 한국행정연구원 행정관리연구부장은 “우리는 정치적으로 임용하는 정무직 공무원이 엄격한 의미로 중앙부처 장·차관 뿐이지만, 미국은 국·과장급까지 내려간다”며 “어차피 정권이 바뀌면 사람도 바뀌므로 승진이나 인사 평가 등을 위해 상관 지시대로 따를 유인도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다르다. 공직은 ‘폐쇄형 계급제’다. 5·7·9급 공개채용 시험에 합격한 순간 관은 평생직장이다. 밖으로 나가면 모든 걸 잃는다는 생각이 강하다. 민·관 이동의 벽이 높아서다. 한 경제부처 차관보급 관료는 “미국은 공무원 개인이 가진 정책 권한이 커서 공직에 있는 동안 자기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민간으로도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개인의 영향력이 매우 미미해 조직을 벗어나면 나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 조직 내부에서는 계급에 따라 직책과 대우가 달라지므로 상관 말에 순응하고 승진에 집착하는 경향이 생긴다. 특히 국·실장급 고위 공무원단은 압박감이 더하다. 승진에서 밀리면 정년 이전에도 옷을 벗어야 하기 때문이다. 복종을 내면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통령이 공무원 인사권 독점…복종은 의무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모든 부처 공무원이 장관을 보조하거나 보좌하게 돼 있고, 의사 결정을 하거나 입장을 내는 것도 장관만 가능하다”며 “이는 한국 공무원의 태도를 결정짓는 제도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복종의 의무(7장 57조)’를 아예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이 틀어쥔 인사권은 이런 상명하복 문화를 더 굳게 한다. 현재 5급 이상 공무원과 고위공무원단의 경우 장관 제청과 인사혁신처장 협의 등을 거쳐 대통령이 직접 임용한다.(국가공무원법 4장 32조) 박중훈 부장은 “미국은 공무원 채용과 임용 권한이 대부분 각 부처에 있지만, 우리는 대통령이 직접 임명권을 가지는 중앙집권화한 구조”라며 “대통령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개인이 지시를 거부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생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러나 미국적인 제도가 무조건 정답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각 제도가 가진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은 공무원 한 명이 장기간에 걸쳐 여러 직무를 담당하므로 시야가 상대적으로 넓고 길 수 있다. 정책의 안정성이 높다는 얘기다. 미국 공직사회의 잦은 물갈이는 뒤집어 말하면 정책의 부침이 그만큼 심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시, 반드시 문서로…상명하복 문화 깨야”대안은 결국 다시 제도다. 전문가들은 폐쇄형 계급제에서 개방형 직위 분류제로의 제도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본다. 이는 공직사회 반발에도 불구하고 역대 정권마다 추진한 정책 방향이기도 하다. 박진 교수는 이에 더해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가 수자원공사 팔을 비틀어 4대강 사업을 추진했지만, 어디에도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며 “기관 간 행정 행위는 전화나 비공식 경로가 아닌 공식 문서에 의하도록 명확히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이 부당한 압력을 받았을 때 대응할 구실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그는 “특히 있는 제도조차 무시하는 상명하복 문화는 반드시 깨야 한다”면서 “이걸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창의와 혁신, 미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중훈 부장은 “공무원 재취업 제한은 퇴직 관료가 정부 산하기관이나 관련 협회에 낙하산으로 가 실제 민·관 유착이 벌어진 사례 등으로만 국한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며 강화한 취업 제한의 사전 규제적 성격을 완화해 공무원의 퇴로를 열어주자는 이야기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이른바 ‘영혼 없는 공무원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국가공무원법에 ‘직무상 명령이 위법한 경우 복종에 거부해야 하고, 이로 인한 인사상 불이익 처분을 받지 않는다’는 조항을 새로 포함한 것이다. 공직사회의 자발적 변화가 불가피하리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누구보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렀기 때문이다. 이른바 ‘학습효과’다.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전 한국인사행정학회장)는 “우리 사회는 상명하복이 명확하고 조직 전체가 몰려다니는 가족주의 문화여서 개인이 ‘노’라고 얘기하는 게 어려운 여건”이라면서도 “공직사회가 이번 일을 계기로 무엇이 잘못인지 학습하는 등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우리 사회에서 많이 회자된 개념이 있다. ‘악의 평범성’이다. 독일 태생의 유대계 미국 정치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이 저지른 유대인 학살을 이렇게 정의했다. 아이히만은 명령에 순종한 ‘전형적인 공무원’이었다. 악의 평범함이라는 말은 사람은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악은 무시무시하거나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다. 단지 다른 사람 처지를 생각하지 못하는 무능력이다. 행위의 정도는 분명 다르다. 그러나 이 개념이 한국에서도 거듭 사람들 입과 글에 올랐다는 것은 두 사회가 닮은 구석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닮음을 다름으로 바꾸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가 대통령을 파면하는 초유의 일을 겪고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으리라는 것은 명확하다.
- LG ‘G6’ 이틀간 3만대…번호이동 과열은 없었다(종합)
- [이데일리 김현아 정병묵 기자] LG전자(066570)의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G6’가 출시 이틀 만에 개통 3만 건을 넘어 산뜻하게 출발했다.하지만 신제품 출시 난 속에서 가뭄의 단비 같았던 ‘G6’ 출시를 계기로 이동통신 번호이동 시장의 과열은 없었다..12일 남대문에 위치한 한 이동통신사 매장 방문객들이 LG G6를 체험하고 있다. LG전자 제공12일 LG전자와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G6’는 국내 출시 첫날 2만 대, 이틀 동안 3만 대가 팔렸다.이는 전작 ‘G4’(5000~6000여 대), ‘G5’(1만5000여 대)의 첫날 판매량을 웃도는 것이다. 작년 출시된 G5는 세계 최초 모듈형 스마트폰으로 출시 초반 반응이 상당히 뜨거웠다. 그러나 판매가 진행되면서 수율 문제가 불거지며 유통점에 제때 공급되지 못해 쓴맛을 봤다.G6 초기 반응이 쏠쏠한 것은 보다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18:9 화면비의 풀비전 디스플레이, 더 넓은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전 후면 광각 카메라, 동영상 촬영 중 생생한 24bit 고음질 하이파이(Hi-Fi) 음질 녹음 기능, IP68 최고 등급의 방수 기능 등 일상생활 속에서 도움이 되는 편의기능 덕분이다.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 이상규 전무는 “손안에 쏙 들어오는 풀비전과 차별화된 편의기능들로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스마트폰의 가치를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G6’발 과열 없어…봄 바람 정도, 탄핵이후 다소 개선하지만 10일과 11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봄바람이 부는 정도였다.이통3사는 ‘G6’를 계기로 국내 번호이동 시장이 2만5000건~3만 건 정도로 과열될 것으로 봤지만, 실제는 판매 첫날인 ▲10일 전체 번호이동(MNP)은 1만8252건 ▲11일 번호이동은 2만 214건이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일 번호이동 규모는 1만4000건 정도다.통신사 관계자는 “탄핵 정국 속에서 소비 심리가 다소 가라앉았다가 탄핵 이후 약간 회복된 것 같다”고 말했다.‘G6’ 출시를 계기로 지난 이틀 동안 이동통신 3사의 희비도 갈렸다.출시 첫날은 KT(030200)가, 둘째 날은 LG유플러스(032640)와 SK텔레콤(017670)이 웃었다. 10일 번호이동은 ▲SK텔레콤 397건 감소▲KT 470건 증가▲LG유플러스 73건 감소였고, 11일 번호이동은 ▲SK텔레콤 77건 증가 ▲KT 394건 감소 ▲LG유플러스 317건 증가였다.첫날 KT가 번호이동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LG폰의 강자 LG유플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갤럭시S6엣지플러스의 공시지원금을 크게 올리는 등 대응 단말기 마케팅에 집중했기 때문이다.SK텔레콤 역시 갤S6엣지플러스의 공시지원금을 올리고 아이폰7 출고가를 인하했지만 KT보다 하루 늦었으며 일선 대리점·판매점의 물량 수급도 KT가 준비를 더 잘했다는 평가다.하지만 11일에는 ‘G6’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LG유플러스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통신사 관계자는 “G6 판매 첫날 유통점 장려금(리베이트)은 40만원 대까지 올라갔지만 어제는 오늘 전산휴무를 앞두고 50만원 가까이 올렸다”면서 “G6외에도 다른 단말기들에 대해 통신3사가 리베이트를 크게 올렸다”고 말했다. 12일(오늘)은 이통3사가 골목상권 대리점들과의 상생을 위해 약속한 전산 휴무일이어서 전산이 집계되지 않는다. 모델이 G6 그립감 비교 체험 부스에서 휴대폰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LG유플러스 제공◇LG전자와 유플러스 추가 이벤트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G6’ 초반 흥행몰이를 위해 추가 이벤트를 연다.LG전자는 3월 31일까지 G6를 구매하고 스마트폰에 탑재된 ‘기프트팩앱’을 통해 경품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선정된 70명에게는 ‘LG 올레드 TV’(10명), ‘트롬 세탁기’(20명), ‘트롬 스타일러’(20명), 공기청정기(20명)를 준다. 또, 4월 30일까지 G6를 신한카드 모바일 앱으로 결제하고 개통한 고객에게는 블루투스 이어폰 ‘LG 톤플러스’, 스마트폰 보조 기기인 ‘롤리키보드2 & 비틀마우스’, 커피머신 ‘돌체구스토’ 등 최고 22만원 상당의 상품 중 하나를 5000원에 구매 기회를 준다.LG유플러스는 GG6 출시기념 이벤트 페이지(http://event.upluslte.co.kr/g6)에서 OX 퀴즈를 풀고 가까운 U+스퀘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 중 선착순 3만 5000명에게 4천원 상당의 커피 교환권, 아이스크림 교환권 등을 준다.전국 700여개 매장의 체험존에서 G6의 고음질 음악, 광각카메라, 그립감 등을 경험하고 찍은 인증샷을 공유한 고객 중 131명을 추첨해 출고가 89만 9800원의 G6(1명), 45만원 상당의 스마트 워치 ‘LG Watch Sport’(30명), 영화예매권 2매(100명)를 지급하는 이벤트도 한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G6의 예상 판매량이 500만대로, 이를 달성할 시 LG 모바일 사업의 연간 적자폭이 약 8000억원가량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6는 지난달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에서 업계 최다인 36개 어워드를 수상한 데 이어 IT 전문매체들의 연이은 호평을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