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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물 코스닥 상장사...IPO 난항 바이오텍과 짝짓기 봇물
-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어려운 곳과 어려운 곳이 만나는 것.” “증권사의 손을 떠난 소액 딜.” “금감원에서 적격성을 까다롭게 따지고 있어 쉽지만은 않을 것.”최근 바이오 업계에서 우회상장으로 비춰질 수 있는 잇단 인수합병(M&A)에 대한 증권업계의 시각이다.상장사, 비상장사할 것 없이 바이오 신약개발 회사들이 대거 매물로 나오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와 비상장사가 결합해 한쪽은 신규 성장동력을, 다른 한쪽은 자본시장 진입을 확보하는 ‘윈-윈’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회상장(Back-door listing)은 요건만 갖추면 상법상 불법이 아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굵직한 존재감을 가지는 셀트리온, HLB 등도 직상장이 아니었다. 셀트리온(068270)은 화학회사 오알캠, HLB(028300)는 구명정업체 현대선박을 각각 인수해 우회상장 했다. 다만 이들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케이스이다. 대부분 비상장 바이오텍은 우회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우회상장은 합병, 주식의 포괄적 교환, 중요한 자산양수, 현물출자 형태를 띌 수 있다. 우회상장 대상 법인에 요구되는 조건은 △자기자본 30억원 이상(벤처기업은 15억원 이상) △최근 사업연도말 기준 자본잠식이 없을 것 △당기순이익 20억원 이상(벤처기업은 10억원 이상) △자기자본이익률이 100분의 10 이상(벤처기업은 100분의 5 이상) △최근 사업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적정일 것 등이다.반대로 양수 대상이 되는 영업부문은 △최근 사업연도말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이 있을 것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지 않을 것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적정일 것 등이 요구된다.재무상태가 건실할 것이 요구되는 터라 업계에서 말하는 대로 ‘어려운 곳과 어려운 곳이 만나는’ 형태에선 우회상장이란 쉽지 않은 길이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분류되는 것은 올해 상장사 제넥신(095700)에 주식교환 형태로 인수된 타깃단백질분해(TPD) 회사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의 경우다. 제넥신은 신규 R&D 영역을 확보하고 이피디바이오는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갖추는 딜이었다. 우회상장에 해당하지 않았고, 이피디바이오에 투자한 벤처투자자(VC)들도 시장환경을 감안해 이 같은 엑싯에 동의했다.반면 올초 상장예심철회를 결정한 지피씨알은 CCTV 회사 하이트론(019490)씨스템즈에 흡수합병을 시도했지만, 거래소의 반대로 중도에 무산됐다. 지피씨알 또한 기존 VC 투자자들이 모두 인수합병에 동의했던 정황이지만 상장을 시도했다 철회했던터라 거래소 설득에 어려움이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다만 이 딜은 아직 끝난게 아니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미국 핵산치료제 신약개발사 엑시큐어(Exicure)를 인수한 후 지피씨알의 주요 자산을 합병, 관계사로 편입하려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엑시큐어 지분 60.5%를 137억원에 27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지피씨알 관계자는 “증자에 어려움을 겪던 중 코스닥 상장사 하이트론씨스템즈로부터 투자를 전제로 인수제안이 들어왔다. 전체주식을 매각하는 형태로 진행했고, 경영권을 넘겨 하이트론의 자회사로 남는 구조였기에 우회상장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그는 “엑시큐어와 진행하는 것은 주식을 넘기는 딜이 아니기에 기존 지피씨알 주주들이 엑싯하지 못한다. 관계회사로 분류된 후 다음 사업단계로 넘어갈 것이며 회사가 위험을 벗어나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세포치료제 회사 바이젠셀(308080)은 코스닥 상장 3년 만에 최대주주 손바뀜을 앞두고 있다. 보령(003850)의 지분과 풋옵션을 가은글로벌이 인수해 신규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가은글로벌은 기평석 대표의 자금력으로 바이젠셀 지분 11.36%를 80억원에 인수한다. 바이젠셀은 코스닥 상장 후 5년이 지난 2027년부터 연매출 30억원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가은글로벌의 제약 자회사 테라파마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년도까지 매출이 0원이던 바이젠셀은 올해 처음으로 3분기 누적 매출 5500만원을 기록했다. 혈액암에 대해 자가세포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가은글로벌이 바이젠셀 인수에 나선 배경은 세포치료제 자회사 테라베스트와의 기술적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테라베스트는 iPSC세포치료제 개발 전문업체다. 2019년부터 상장주관사를 대신증권으로 선정했지만 아직 상장은 감감무소식이다. 향후 바이젠셀과 테라베스트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가은글로벌 관계자는 “테라베스트는 우선적으로 직상장이 목표이며 바이젠셀 인수로 기술고도화를 이뤄 기술이전 등 성과를 만들고 늦어도 2026년까지는 상장에 도전하려 한다”며 “만약 양사를 합치는게 더 시너지가 난다고 한다면 이 또한 추후에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메드팩토(235980)도 모회사 테라젠이텍스의 14.6% 지분이 357억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메드팩토는 저분자화합물 항암제 파이프라인 ‘백토서팁’의 대장암 임상 2b/3상을 앞두고 있고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제약사 또는 사모펀드(PE)에 매각을 희망하고 있다. 자금력을 가진 비상장사가 있다면 그 또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드팩토는 상장 후 5년이 지나 매출 30억원의 요건 달성도 필요한터라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매각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메드팩토는 바이오인포매틱 사업, 건기식 사업을 추진해 매출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세번의 고배를 마신 아리바이오는 코스닥 상장사 소룩스(290690)와 주식교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 비율 등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합병 후 회사의 사명은 아리바이오로 바꿔 기존 소룩스의 사업영역인 조명기기와 시너지를 내는 인지기능 개선 및 치매치료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소룩스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갖추게 되고 비상장사인 아리바이오는 코스닥에 입성, 자금을 확보하는 채널을 확보하게 된다.한 비상장 바이오텍 대표는 “거래소의 상장 문턱이 점점 높아져 상장의 전제조건으로 임상 효능 입증 및 의미 있는 기술이전 계약 체결이 요구되고 있어 비상장 바이오텍은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해 개발속도를 올려야 한다. 하지만 높아진 상장 문턱 탓에 펀딩을 받기 어려운 시장이 되어 연구개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또 다른 바이오텍 대표는 “투자기관들이 아예 신약개발사를 검토하지 않는 혹한기 상황”이라며 “여러 형태의 증자를 시도했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인수제안이 들어오면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바이오텍 ‘옥석가리기’에서 ‘옥’이 투자를 받는게 아니라 투자를 받는 곳이 ‘옥’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최윤 회장, 대한럭비협회장 재선 도전 선언..."럭비인 위한 4년 만들겠다"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최윤 회장 OK금융그룹 회장이 대한민국 럭비 발전을 위해 대한럭비협회장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최윤 OK금융그룹 회장. 사진=OK금융그룹최윤 회장은 오는 1월 13일 열릴 제25대 대한럭비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고 1일 밝혔다. 지난 2021년 제24대 대한럭비협회장으로 취임한 뒤 첫 번째 연임 도전이다.최윤 회장은 “과거 1998, 2002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우승 이후 한국 럭비는 표류하는 20여년의 시간을 보냈지만, 다시 일어나 사상 첫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17년만의 아시안게임 은메달 획득’이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감동의 스토리로 ‘인지스포츠’를 향한 반석을 놓고 있다”고 밝혔다.아울러 “지난 4년 럭비협회장을 맡아 두 귀로 변화한 한국 럭비의 위상을 듣고, 인지스포츠로 거듭나는 한국 럭비를 두 눈으로 직접 바라보면서 ‘절대로 다시 옛날로 돌아가면 안된다’는 주변의 권유들이 다시금 출사표를 던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최윤 회장은 “옛날 럭비선수로서 ‘왜 더 치열하게 하지 않았을까’라는 회한이 마음속 짙게 남아있어, 우리 선수들만큼은 훗날 나처럼 후회하지 않도록 협회장으로 열심히 봉사하며 돕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오늘의 저를 있게 한 든든한 원동력이자 제 삶의 한 축으로 자리한 럭비를 위해, 한국 럭비의 새로운 100년 역사에 밀알이 되고 싶다”고 출마배경을 전했다.최윤 회장은 “작금의 순간에 돌이켜보면, 넷플릭스 ‘최강럭비’와 OK금융그룹이 후원하는 SBS 럭비드라마 ‘트라이’ 방영이야말로 24대 집행부의 노력의 결실이자, 지난 4년간 흔들림없이 추진해온 저변 확대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제서야, 항저우AG 결승전 KBS 생중계, 최강럭비와 공중파 드라마 방영으로 ‘인지스포츠’의 기반에 올라선 만큼, 우리 럭비인들이 ‘럭비를 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사회에서 당당히 인정받는 새 시대를 모든 럭비인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최윤 회장은 ‘과거와 단절하고 기본을 다잡는 4년에서 이제서야! 럭비인들을 위한 4년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5대 선거공약과 세부 실천전략을 발표했다.첫째, 지도자 역량 강화 및 중고교 지원을 확대한다. 올해 2회였던 대회참가비 지원횟수와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중고 지도자 장학금 및 럭비부 운영비 지원프로그램 확대, 중고 드림캠프 확대, 우수지도자 기술 전수를 통한 맞춤형 교육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둘째, 안정적인 리그 운영을 통한 훈련환경 지원 강화에 힘쓴다. 날씨를 고려한 대회일정 조율 등 선수 친화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전국체전 사전경기 추가 확대를 통한 선수 휴식 보장, 실업팀 연맹체 구성을 통한 코리아슈퍼리그 정례화, 예측 가능한 스케줄 구성으로 선수들의 시합수를 최우선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셋째, 심판 역량 향상 및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공정한 평가시스템 구축 통한 인센티브제 시행 및 대회별 우수심판 포상, 심판 인턴제 활성화를 통한 신입심판 양성, 국제심판 양성 위한 국내외 연수·교류 확대, 숙소환경 개선 및 여비 현실화 등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넷째, 국가대표 경쟁력 강화 및 지원체계를 보강한다. 15인제, 7인제 분리 운영 통한 전력 향상, 해외전지훈련 강화 및 국제대회 참가 확대, 숙원사업인 ‘꿈나무-청소년-상비군-국가대표’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육성체계 정착, 테스트매치 정례화 및 훈련환경 개선을 본격 추진한다.다섯째, 시도협회와 함께 생활체육 활성화 및 저변확대에도 앞장선다. 태그럭비 클럽 및 유소년 럭비교실 지원 확대, 사라진 지방대회 및 시군구 대항전 부활 등 지역대회 활성화, 애로사항 청취·소통 위한 전담부서 신설, 학교 럭비부·클럽 창단시 지원방안 마련, ’인지스포츠’를 넘어 ‘인기스포츠’로의 도약을 잇는 다양한 플랫폼 운영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최윤 회장은 “25대 집행부는 변화하고 있는 한국 럭비만을 생각하며 ‘인지 스포츠화’의 큰 흐름을 이어받아, 아직 잔존해 있는 ‘끼리끼리’문화를 혁파해 진정한 럭비선진국으로 한단계 더 도약시켜야 할 무거운 책임감을 반드시 갖춰야한다”면서, “뿌리깊게 고착화된 병폐에 당당히 맞서서 소수가 독점하던 ‘누군가의 리그’에서 모두에게 사랑받고 선택받는 ‘누구나의 리그’로 더욱 단단히 다져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또한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기본을 다잡는 일들에 생각지도 못했던 시간과 노력이 소비되면서, 당초 목표의 50% 밖에 이루지 못했지만, 지난 4년간 닦아온 기틀 위에서 미완의 50%를 앞으로의 4년동안 럭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들을 펼쳐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기적을 선사하겠다”며, “이제는 시도협회임원, 지도자, 심판, 선수 등 럭비인들의 생생한 현장목소리가 새로운 집행부에 온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끝으로 최윤 회장은 “만약 사회에 의미있는 무엇인가를 남겨야 한다면, ‘럭비’를 통해 하고 싶다”면서 “이제 막 정상궤도에 오른 한국 럭비를 ‘인지화’를 뛰어넘어, ‘인기스포츠’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싶고, ‘2027 호주 럭비월드컵’과 ‘2028 LA하계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고 포부도 잊지 않았다.지난 2021년 진행된 24대 대한럭비협회장 선거에서 당시 최윤 회장은 득표율 75%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해당 선거는 1946년 협회 창립 이후 처음 치러진 경선으로 사상 최대 투표율을 기록했다.
- “12월 금리인하 마지막이 될수도…금리인상 가능성 대비해야”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지난해 글로벌 경제는 미국만 유일하게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그야말로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를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를 바탕으로 인플레이션은 둔화했고, 적절한 시점에 ‘피벗’(긴축정책서 전환)이 단행되면서 고용시장은 심각한 침체를 피해 갔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새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다. 대규모 관세와 감세 등을 특징으로 한 트럼프 경제정책은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 경제 석학으로 꼽히는 배리 아이켄그린 미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경제학과 교수를 인터뷰하면서 불확실성이 큰 올해 경제전망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트럼프 경제정책은 미국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지난 12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마지막이 되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 다시 금리 인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배리 아이켄그린 미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경제학과 교수 (사진=UC버클리)다음은 일문일답.-미국 경제는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골디락스가 가능한가△미국 경제는 생산량과 고용 증가가 지속하면서 건전한 상태다. 고용증가가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였고,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지금까지는 ‘골디락스’였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멈추고 상황이 달라졌다그렇다. 이 행복한 시나리오가 계속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와 감세 정책은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을 것이다. 언젠가는 주식시장이 급격하게 조정될 것이다. 지금 이 시점부터는 더는 ‘골디락스’가 지속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에 진정 불확실성의 시대가 도래했다.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란, 시리아, 우크라이나, 남중국해 모두 발화점이 될 수 있다.-트럼프가 펼칠 정책의 리스크는 무엇이라고 보는가△관세정책은 가장 큰 리스크다. 그의 관세정책은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 생산자들에게 부정적인 공급충격을 가져올 것이다. 관세로 철강과 알루미늄의 가격이 오르면 수입 금속재 원가가 크게 오르고 특히 미국 자동차산업에 부정적이다.수입물가 상승은 소비자들에게도 불확실성을 유발하며,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다. 관세정책으로 인한 무역전쟁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보다 더 나쁜 것을 떠올리기가 어렵다. 관세는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 경제에 나쁜 소식이다. -불법 이민 추방 정책도 핵심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이민정책도 마찬가지다. 그간 이민은 미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 미국이 고용 성장을 견인하고 임금 상승을 억제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민 덕분이다. 이민자들은 실리콘밸리의 첨단기술분야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주의 농업, 중서부의 육류 포장, 기타 여러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트럼프가 제안한 수천명의 불법 체류 노동자를 추방하는 것은 미국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다.배리 아이켄그린 미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경제학과 교수 (사진=UC버클리)-연준의 스탠스도 이미 달라졌다.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힘들어질까△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는 계속 상승할 수 있다. 지난 12월 금리 인하가 마지막이 될지라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연준이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면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것이 관건이다. 앞으로 연준의 생각은 고용성장보다는 다시 인플레이션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관세·감세로 시중금리가 치솟을 수 있지만, 대규모 예산삭감으로 이를 제한할 수 있지 않을까△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4조 달러의 예산삭감을 언급했지만, 그가 큰 폭의 삭감을 찾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최근 수십 년간 우리가 배운 한 가지가 있다면, 세금 줄이기가 지출 줄이기보다 쉽다는 것이다.상당한 세금감면과 지출 삭감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적자와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무엇이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분명한 것은 재정 균형을 맞추려면 세금 감면이 아니라 증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미국은 다른 선진국 경제와 비교할 때 낮은 세율을 유지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정치권이 필요할 조치를 취할 의지나 통찰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본다. -트럼프는 저금리를 선호하는 편이다. 연준에 대한 압박이 이뤄질까△(인플레이션이 재발하면)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금리 인하에 대한 자신의 선호도를 (정중하게 말하면) 솔직하게 밝힐 것이다. 트럼프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 모두 연준에 비판적인 만큼 새 행정부와 긴장관계가 형성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중히 여긴다. 만약 백악관이 통화정책에 간섭한다면 시장은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다행히 (시장의 견제가) 트럼프 당선인의 행동을 적어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결국 강달러 현상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는가△단기적으로 관세, 감세 및 연준의 금리 상승은 모두 동일한 방향으로 작용해 계속해서 강달러를 만들 것으로 본다. 달러의 움직임은 투자자들이 재정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분명한 신호다.하지만 불확실성과 정책 혼란은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를 덜 매력적으로 만들며, 이는 결국 달러를 하락시킬 것이다. 언제 전환이 이뤄질지 특정하긴 어렵지만, 그 시점이 올 것이다. -인공지능(AI) 발전이 효율성을 키워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울 수 있지 않을까△모든 새로운 범용 기술은 생산성 통계에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경제학자 로버트 솔로는 1980년대에 “우리는 컴퓨터를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생산성 통계에서는 볼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기업은 AI를 활용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재조직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재조직에는 수년, 심지어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본다.-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잠시 주춤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거품이라고 생각한다. 내재적 가치가 없다.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완전히 담보화되지 않을 경우 불안정하다는 점이 우려된다. 정직한 사업가가 1달러 가치의 스테이블코인을 위해 1달러 이상을 지불하고 싶어하지 않을까. 21세기 네덜란드 튤립 거품을 생각해봐라. 이러한 거품은 명백히 터질 수 있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본다.◇배리 아이켄그린 교수는?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대 교수는 저명한 통화·금융 시스템 전문가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자문위원, 전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아이켄그린 교수의 연구는 대공황 시기의 교훈을 통해 비전통적 통화정책(Unconventional Monetary Policy)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는데, 이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1987년 이후 한국 경제의 변화를 다룬 책 ‘한국 경제: 기적의 역사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로’를 공동 집필하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식견도 높다.
- 김상욱 "국민의힘, 극우와 결별하고 가치 지향 정당으로 거듭나야"
- [이데일리 박민 기자] “보수 재건을 위해 가치 지향 정당으로 바꿔야 하고, 진영 논리도 타파해야 합니다. 현재 보수 진영에는 극우주의자들이 보수라는 이름으로 보수의 발전을 막고 있어, 극우와의 개념 구별과 이들과의 결별이 필요합니다.”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역설했다. 그는 보수 텃밭인 울산 지역구 의원임에도 국민의힘 당론을 거스르는 부담을 짊어지며 대통령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 여권에선 ‘눈총’을, 야권에선 ‘눈길’을 받은 화제의 초선의원이다.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김 의원은 “보수의 가치는 공정, 합리, 자율과 자유의 가치를 믿고 지향하며 헌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으로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함으로써, 또 보수를 갈라침으로써 보수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했다”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 또한 정치권의 진영 논리가 낳은 폐단으로 진단했다. 그는 “기존 정치인들이 기득권만 지키기 위해 변화와 쇄신을 외치기보다 진영 논리만 공고화했고, 그러다 보니 당의 진영에만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극좌, 극우가 나타났다”며 “이는 국민의힘 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진영 논리에 갇혀서 정치 구조를 취약한 구조로 만드는 바람에 민주주의가 깨 부서지고 전체주의 독재가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과연 보수주의자인가를 따져봤을 때 극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과 성향에 맞지 않는 사람은 배격하고, 오로지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 주변에 두고서 극우의 세력을 계속해서 키워왔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정치적 반대 세력 척결을 위해 비민주적·반헌법적 발상의 비상계엄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권이 진영 논리에만 갇혀 있을 경우 보수뿐 아니라 진보에서도 독재가 출몰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김 의원은 “만약 민주당이 다음 대선에서 집권을 하게 된다면 거대 집권여당이 된다. 의석수도 많고 행정부와 입법부를 다 장악하게 된다”며 “그러면 반드시 견제를 해야 하는데,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고 독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김 의원은 보수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는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고 진보는 진보의 가치를 추구하고,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들이 등장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정당의 기반은 민주주의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다만 ‘진영 정치’를 끝내는 것을 단순히 정치인의 손에만 맡겨 놓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보여줘야 한다.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을 지지해 주고, 가치를 지향하는 정치인을 기억하고 지켜주고, 선거로 판단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무소속이라도, 정치 신인이라도, 소신 있고 역량 있는 사람은 될 수 있다가 돼야 한다. 국민이 선택해 줘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내년 M&A 15% 성장"…트럼프귀환에 '기업 빅딜' 활력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귀환으로 세금 등 규제 완화, 주식 시장 상승 등이 주요 긍정적 요인으로 꼽히면서 월가에선 내년 기업간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트럼프 행정부 규제 완화 기대…“내년 M&A 10~15% 성장”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성공에 따라 내년 인수합병(M&A)을 포함한 투자, 파트너십 등 기업간 거래 전망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기록적인 거래량을 보인 2021년 이후 최근 몇 년간 기업 간 거래는 주춤한 상황이다. WSJ은 “시장 조사기관인 딜로직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2월 26일까지 전 세계 M&A 거래량은 전년 동기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2% 증가했지만, 거래 건수는 더 적고 거래량은 2021년 최고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다.올해 대표적 대규모 M&A는 지난 2월 미국 금융사 캐피털원의 신용카드 브랜드 ‘다이너스클럽’을 소유한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를 약 350억 달러에 인수한 것과 지난 8월 엠앤엠즈 모회사인 미국 대형 식품업체 마즈가 프링글스 모회사인 켈라노바를 약 30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WSJ은 내년 트럼프 행정부에선 이러한 대규모 기업 간 거래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기업 간 거래에 핵심인 규제 정책의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으로 공화당 소속의 앤드루 퍼거슨을 지명했다. 이는 전임자 리나 칸의 규제 강화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올해 기술과 헬스케어와 같은 분야에서도 거래가 이뤄지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진 상황이라 월가에선 내년 FTC의 변화로 기업의 M&A를 포함한 거래 활동이 촉진되고, 거래량 반등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가 확정된 후 최근 대규모 거래 계획 소식이 알려지자 월가에선 이미 M&A 활동이 가열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세계 3대 광고회사인 옴니컴 그룹은 지난 9일 세계 4대 광고회사 인터퍼블릭 그룹을 132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옴니콤은 주가가 상승한 시기를 이용해 주식만으로 인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S&P 500지수는 올 들어 현재까지 약 25% 상승했다. 마크 소렐 골드만삭스 글로벌 M&A 공동 책임자는 “전 세계 기업들과 대형 거래 가능성에 대한 대화가 의미 있게 증가하고 있다”며 “2025년에는 10~15%의 잠재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지난 11월 6일 새벽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선거의 밤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이 손을 잡고 지지자들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사진=AFP)◇美 금리 인하로 투자 활성화 기대…“사모펀드도 활발”금리 인하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인하 횟수는 줄어들겠지만, 인하 흐름은 이어지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부채로 거래 자금을 조달하는 게 더 쉬워지고, 주가가 상승하면 기업은 자사 주식을 거래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을 촉진하게 돼 기업간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세 차례 금리를 인하했으며, 내년에도 추가 인하를 예고했다. 도미닉 레스터 미국 투자 은행 제프리스의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책임자는 “금융 시장이 다시 대형 거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개방돼 있다”고 말했다. WSJ은 “금리 하락과 거품이 낀 시장은 합병 활동의 상당 부분을 주도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사모펀드를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사모펀드도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압박이 계속 커지면서 장기간 보유 자산을 매각하고 새로 조달한 자금을 재투자해 활발한 활동을 보일 전망이다. 마베시 쿠레시 로펌 호건 로벨스의 기업 금융 파트너는 “만약 사모펀드가 자산을 매각하고 기다릴 여유가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과거에는 자산을 팔 때 기다릴 수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제 그 역학 관계가 바뀌었다”고 자산을 매각하고 새로 모집한 자금을 재투자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화했다고 짚었다.WSJ은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으로 정책 변화와 금리 환경 개선은 거래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지만, 관세 및 규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 25%, 중국 제품에 추가 10%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취임 이후 관세 인상 카드는 최대 불안 요소로 꼽힌다. 차기 재무부 장관으로 낙점된 스콧 베센트 지명자는 지명되기 전 투자자들에게 “관세라는 총은 항상 장전돼 협상 테이블 위에 놓여 있지만 거의 발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세를 협상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WSJ은 “미국 내 생산 비용 상승으로 기업 이익률 하락 과 거래 매력 감소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관세 회피를 위한 외국 기업의 미국 내 기업 인수가 증가할 가능성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