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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지각 변동]"삼성전자가 원래 1위 아닌가요?"
-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연구원이 제품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가 원래 반도체 1위 아니었나요?”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업계 1위에 올랐다는 뉴스에 혼란스러워 하는 독자들이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세계 1위 반도체기업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해 삼성전자(005930)는 메모리 반도체분야에서 세계 1위업체다. 비메모리까지 합친 종합 반도체기업 중에서는 인텔에 이어 줄곧 2위였다. 국내에서는 반도체를 흔히 ‘메모리(Memory)’와 ‘비(非)메모리’로 나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기업들이 메모리에 강점이 있다보니 나온 분류다. 메모리는 말 그대로 데이터를 기억(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불러오는 반도체다. 작업 시에만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시스템이 종료되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제품이 램(RAM)이고, 이중 D램은 전원 차단후에도 일정 시간 동안 기억을 유지한다. 전력 소모량과 성능에 따라 △모바일용 △PC용 △서버용 등으로 분류된다.낸드플래시는 전원 공급이 없이도 계속 데이터를 저장해주는 반도체다. 한 공간 안에서 더 많은 용량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미세공정의 한계에 이르자, 여기에 칩을 수직으로 쌓는(적층) 기술을 더한 것이 차세대 캐시카우로 각광받는 ‘3D 낸드플래시’다.비메모리 분야는 메모리 쪽보다 다양한 제품군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카드(GPU)로 나뉜다. CPU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인텔과 AMD이다. 인텔의 경우 CPU 분야에서 절대적인 점유율로 줄곧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영국의 ‘ARM’도 CPU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작은 기기용 프로세서의 설계 도면 자산(IP)을 보유하고 있다. 퀄컴과 삼성전자, 애플 등이 자체 개발했다는 프로세서는 ARM의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GPU 분야 대표 기업으로는 엔비디아와 AMD가 꼽힌다. 이외에 비메모리에는 LTE·와이파이 등 무선통신 모뎀칩, 전력 공급을 관리·조절하는 전력관리통합칩(PMIC),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 화면에 영상을 띄워주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C) 등이 있다. 이 같은 모뎀칩 분야에서는 퀄컴과 브로드컴이 주름잡고 있다. 유럽의 NXP반도체와 인피니언은 특히 PMIC와 센서 분야에 강점이 있다. DDIC 분야에서는 실리콘마이터스, 실리콘웍스, 티엘아이 등 국내 중소기업들이 활약하고 있다.제작과정 상의 분업화된 체계에 따라 반도체 업체를 분류하기도 한다. 반도체의 제작 과정은 크게 ‘설계’와 ‘생산’으로 구분된다. 이 두 가지를 모두 하면 ‘종합반도체제조사(IDM)’로 부르고 △설계만 하는 기업은 ‘팹리스(Fabless)’ △위탁생산만 하면 ‘파운드리(Foundry)’라고 부른다. 삼성전자나 인텔, SK하이닉스 등은 설계와 생산을 모두 하기에 IDM으로 분류된다. 설계만 하고 자체 공장(Fab)이 없는 퀄컴과 브로드컴, 애플은 팹리스 업체로 분류된다. 팹리스 업체들이 개발한 제품을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업체로는 대만의 TSMC와 한국의 동부하이텍(000990), 중국의 SMIC 등이 있다.
- 브로드컴이냐 폭스콘이냐…꼬이는 도시바 반도체 매각
- 도시바 낸드칩 제조공장출처:FT[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이달 2차 입찰 마감을 앞둔 도시바 반도체 사업 부문 매각이 극도로 꼬이고 있다. 도시바는 올 중순 반도체사업 인수대상자를 정해 내년 3월까지는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도시바와 채권자들, 일본 정부의 이해 관계가 엇갈리면서 도시바가 원하는 만큼 제 값을 받지 못하고 결국 반도체 사업을 팔아야 하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월, 2차 입찰 마감..1차 입찰에는 10여곳이 관심도시바 반도체 사업은 연구원 후지오 마수오카가 지난 1987년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한 것이 시발점이다. 그 때만해도 도시바 측은 낸드플래시의 시장 잠재성 등에 시큰둥 했었다. 얼마지 않아 370억달러에 달하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기전자 제품 데이터저장기술 시장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는 것을 당시는 예상하지 못했다. 도시바는 세계 2위 낸드칩 제조업체로 올라섰다. 마수오카가 개발한 메모리칩은 30년이 지난 지금 141년 역사의 도시바의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핵심이 됐다. 도시바는 반도체사업 부문을 팔아 미국 원자력발전 프로젝트 실패로 인한 지금난 극복을 꾀하고 있다. 도시바는 작년 1조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사상 최악의 실적이다. 도시바는 반도체사업을 시장에 내 놓으면서 2조엔 이하로는 팔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반도체업체, 기술기업, 사모펀드 등 적어도 일본 국내외 기업 10곳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3월 마감된 1차 입찰에는 미국 사모펀드 실버 레이크와 손잡은 반도체업체 보로드컴, 한국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했다. 미국 반도체 업체 웨스턴디지털은 사모펀드 KKR과 일본 정부 펀드인 이노베이션네트워크와 손잡고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만의 폭스콘은 3조엔까지 지불한 의사가 있다고 밝힌 상태고 현재 미국 애플과 일본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바, 채권자, 정부 목표 달라FT는 처음에는 인수가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잠재적인 인수자들이 반도체 사업 인수가 극도로 복잡하다고 여기기 시작했으며 상당한 지연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아시아 기업들에게 도시바 낸드사업을 팔기를 꺼려하면서 도시바가 자금난을 해결할 만큼 의도했던 높은 가격을 받고 낸드사업을 팔수 없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키오 사카모토 엘피다 메모리 전 최고경영자(CEO)는 “도시바의 목적과 채권자들, 정부의 목적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도시바가 매각을 통해 얻고자하는 것에 대해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으면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한때 일본 일류 기업이었던 도시바 반도체 사업 매각에 대해 일본 정부와 산업계는 물론, 국민들도 심하게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매각 건을 두고 일본 정부의 간섭이 심해지고 있다는 불만도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이번 매각 건에 정통한 한 인물은 “일본 경제산업무역성 관리들은 도시바 매각에 관여하고 싶어하지는 않지만 매각이 잘못됐을 경우 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만족스러운 매각 결과를 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보수적이기 때문에 미국 사모펀드를 끼더라도 만약 일본 기업이 인수하려고 하면, 그들로서는 안전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대형 은행 등이 포함된 도시바 채권자들은 그들이 도시바에 빌려준 자금을 안전하게 되돌려받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비싼 가격에 낸드사업이 팔리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널리스트들은 폭스콘이 1차 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폭스콘의 주요 제조공장 등이 있는 중국으로의 반도체 기술 유출을 우려한 일본 정부의 반대로 최종 인수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하고 있다. 도시바 경영진들도 반도체 기술과 일자리 유지 등이 인수자를 선정하는 핵심 조건 가운데 하나라고 종종 언급해왔다.궈타이밍 폭스콘 회장과 친분이 있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폭스콘의 낸드사업 인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폭스콘의 낸드사업 인수에 소프트뱅크 등이 조성한 1000억달러 기술펀드를 이용할 수있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폭스콘은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를 끼면 일본 정부와 민심을 달랠 수 있는 효과도 낼 수 있다. ◇폭스콘이냐 브로드컴이냐..또다른 유력 인수자 등장? 현재로서는 싱가포르 반도체업체 아바고가 소유한 브로드컴이 유력 인수 대상자로 꼽히고 있다. 브로드컴은 일본 대형 대출 기관 2곳에서 자금 조달 등을 완료했다. 다만 브로드컴이 미국 사모펀드 실버 레이크와 컨소시엄으로 인수에 뛰어들면서 결국 낸드사업을 인수 한뒤 아시아 기업에 팔아버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낸드사업 매각에 정통한 인물에 따르면 일본 정부 펀드인 이노베이션 네트워크와 일본산업은행이 미국인 웨스턴 디지털과 손잡고 2차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의 갈등으로 실제 입찰 참여와 인수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도시바는 이미 웨스턴 디지털과 반도체 사업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과의 합작 사업관 관련한 권리들을 반도체 사업 부문에 넘기면서 합작사업 관련 조항을 어겼으며, 낸드사업 매각에 웨스턴디지털의 승인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시바 측은 낸드사업에 웨스턴디지털의 승인은 필요없다고 반박하며 웨스턴디지털이 반도체 사업 부분 매각과 관련해 계속해서 방해한다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 하이닉스 성공신화 주역들, 도시바 인수전에 다시 뭉쳤다
- 박성욱(왼쪽) SK하이닉스 부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SK하이닉스 제공·이데일리 DB[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2011년 하이닉스 인수전의 주역들이 일본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다시 뭉쳤다. 예상 매매가가 20조원이 웃도는 도시바 반도체 를 삼키기 위해 세계 각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우군을 끌어들이며 추가 파트너 물색에 여념이 없다. 사실 이번 인수전은 모든면에서 SK로서는 불리한 싸움이다. 자금력이나 한국계 기업들에 대한 반감 정서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하이닉스 인수전에 탁월한 감각을 보여준 주역들이 다시 뭉쳐 불리한 여건을 뒤집고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현재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곳은 미국 브로드컴-실버레이크, 웨스턴디지털, 대만 훙하이그룹, SK하이닉스 등 ‘4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박정호가 판 짜고 박성욱-김준호 선봉에..조대식-박성하 측면지원 도시바 반도체 인수를 위한 ‘최태원 사단’의 중심은 역시 박정호 SK텔레콤(017670) 사장이다. 박 사장은 SK그룹의 역사를 바꾼 세 번의 인수합병(M&A) 작업에 모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유공(1980년, 현 SK이노베이션(096770)), 한국이동통신(1994년, 현 SK텔레콤) 인수작업에 참여했고, 이를 바탕으로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000660)) 인수를 주도하는 SK텔레콤 GMS(글로벌경영서비스) 부문 내 사업개발실을 이끌며 인수에 따른 시너지효과 모색과 전략 수립을 총괄 지휘했다.당시 그룹 내·외부에서는 9조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주인 없이 떠돌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대해 반대 의견이 강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최 회장과 뜻을 같이하며 이러한 불만을 뚫고 하이닉스 인수를 성사시켰다. 이번 도시바 반도체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박 사장과 당시 관련 인물들의 역할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인수금액을 1조엔대, 우리 돈으로 약 20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써내 경쟁자 대비 다소 낮은 수준을 제시한 것도 이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의 노하우에 따라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전언이다.박 사장과 함께 조력하는 주요 인물로는 당시 사업개발실의 상위 조직인 GMS부문장이었던 김준호 현 SK하이닉스 경영지원총괄 사장과, 사업개발실 소속이었던 박성하 현 SK수펙스추구위원회 전략지원팀장(부사장) 등이 알려졌다. 법조인 출신인 김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살림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 박성하 부문장은 지난해까지 SK㈜ PM(프로젝트관리)1부문장을 맡아 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포트폴리오를 관장하다 지난해 말 승진 이동해 이번 전략수립에 참여하고 있다.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총괄 사장여기에 하이닉스 내부 출신인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부회장)도 가세해 일본 기업인들 특유의 ‘장인정신(모노쯔쿠리)’에 직접 호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박 부회장은 2013년 2월 SK하이닉스 대표이사(당시 사장)로 취임한 이후 그룹 내 하이닉스 인수를 반대한 시선을 깔끔히 정리해 최 회장의 선택이 맞았다는 것을 보여준 인물이다. 해마다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최근에는 72단을 쌓은 3D 낸드플래시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삼성전자(005930)가 먼저 성공한 64단 적층을 건너뛰고 다음 단계로 직행하는 승부수 덕에 나온 결과였다.그룹 차원의 자금 조달은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맡아 조율에 나설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현금 보유량은 4조원 수준으로, 혼자서 10조원이 넘는 도시바 인수 대금을 대기에는 무리가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필요한 경우 관련성이 있는 계열사를 중심으로 자금 여력 등을 고려해 조율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모노쯔꾸리’에 진정성으로 호소..합작 파트너도 승패 좌우최태원 사단의 전략은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을 자극해 점령군이 아닌 동반자로서 기술 개발 부문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기업들은 단순히 매각 가격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매각되더라도 인력 구조조정을 최소화하면서 사업을 계속 성장시킬 수 있는 매각 상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김용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전략시장연구실장은 “정서적 유사성은 물론, 문제가 발생할 경우 (미국보다) 더 빨리와 문제 해결을 논의할 수 있는 부분에서 한국 기업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신의를 중시해 한 번 거래관계를 맺은 업체와 오랜 기간 협력을 유지하는 점도 들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반도체(STT-MRAM) 개발과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도시바와 협력해왔다.한편 일각에서는 SK그룹이 처음 시도하는 해외 대형 M&A다 보니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 인수 후 여파를 우려해 일본 내 파트너로 누굴 골라 손잡는지가 인수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운영에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위기다.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다음달 중 본입찰을 실시하고 오는 6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의 도시바 인수자문은 모간스탠리가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