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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화웨이 반도체 조달 완전 봉쇄…미·중 기술전쟁 악화일로
- 중국 선전에 위치한 화웨이 플래그십스토어. 사진=신정은 특파원[베이징·뉴욕=이데일리 신정은 김정남 특파원]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에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중국 통신기술의 선두에 서 있는 화웨이의 반도체 조달을 완전히 차단해버리겠다는 기세다. 미국 정부의 중국 제재는 화웨이와 틱톡을 정조준한데 이어 중국 IT 공룡으로 불리는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기술 기업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 상무부 “화웨이, 제 3자 거래도 안돼”…완전 차단미국 상무부는 17일(현지시간) 중국 화웨이와 화웨이의 21개국 38개 자회사들이 미국 소프트웨어·기술을 이용해 생산된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제재안을 발표했다. 조치는 즉각 효력을 발휘한다. 이로써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 계열사는 152개로 늘었다. 이는 지난 5월 내놓은 화웨이 제재안을 더 확대한 것이다. 상무부는 당시 화웨이가 미국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가했다.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화웨이와 그 자회사들은 미국 국가 안보와 외교 이익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미국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미국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3자 거래(through third parties)를 통해 노력해 왔다”며 “이를 막기 위해 다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 규제를 우회하고자 제3의 제조업체를 통해 구매하려는 시도를 막겠다는 게 상무부의 의도다. 로스 장관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기술에 악의적으로 접근하려는 허점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트위터에 “오늘 우리는 화웨이가 미국 기술을 획득하는 능력을 제한해 화웨이와 억압적인 중국 공산당에 직접적인 타격(direct blow)을 날렸다”는 글을 남겼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 수위를 극단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의미다.중국에서는 화웨이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 거래가 중단된 이후 대안으로 찾은 대만 미디어텍과도 거래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 제재가 화웨이가 제3의 업체에서 구매하려는 기성품까지 포괄한다는 것이 명확하다”며 이를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화웨이를 비롯한 자국의 선도 기술기업을 향한 미국의 공세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요시하는 1단계 무역 합의와 연동하는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미중 디커플링…美 산업계, 제재 부작용 우려기술전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 갈등 양상은 더욱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의 미국 내 사업체 자산을 90일 안에 모두 매각하라고 바이트댄스에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더 많은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시사하기도 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MCP)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중국 IT 공룡으로 불리는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그 대상일 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알렉스 카프리 하인리히재단 연구원은 “중국의 소셜 미디어와 전자 상거래 플랫폼 회사들은 물리적 인프라에 있어 미국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화웨이와 비슷한 취약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록 이들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내는 매출은 극소수지만 이런 기술이 중단된다면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중 디커플링은 비단 중국 기업에만 상처를 주는 건이 아니다. 미국 기술 업계가 공급 측면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장가치가 1000억달러 이상인 엔비디아, 텍사스인스트루먼트, 퀄컴, 인텔, 브로드컴 등 미국 5대 반도체칩 기업들은 매출의 25%에서 50%까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이날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발표된 후 가장 먼저 반발한 측도 화웨이가 아닌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성명을 내고 “현재 규제안을 검토 중이지만 반도체 거래에 대한 이와 같은 광범위한 규제는 미국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국가 안보를 달성하려는 기존의 부분적인 제한 입장에서 갑자기 선회한 것에 매우 유감스럽고 당황스럽다”고 밝혔다.이어 “중국에 민감하지 않은 상용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반도체 연구와 혁신을 촉진하고, 이것이 미국의 경제력과 국가 안보에 핵심이라는 견해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고도 덧붙였다.
- 美 반도체 업계, 화웨이 제재로 산업 악영향 우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미국 반도체 업계와 IT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거래 승인을 잇따라 요청하고 있다. 美 반도체산업협회, 화웨이 제재 강화안에 입장문 발표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미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화웨이에 대한 제재 강화안을 발표하자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현재 규제안을 검토중이지만 반도체 거래에 대한 이와 같은 광범위한 규제는 미국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국가 안보를 달성하려는 기존의 부분적인 제한 입장에서 갑자기 선회한 것에 매우 유감스럽고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민감하지 않은 상용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반도체 연구와 혁신을 촉진하고, 이것이 미국의 경제력과 국가 안보에 핵심이라는 견해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미국의 제재가 목전을 앞두자 가장 다급해진 것은 미국 현지 반도체 기업들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무부 고위관리자 3명이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대정부 로비 업무를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트릭 윌슨 전 상무부 비즈니스 연락 담당 이사가 미디어텍의 대관부서 부사장으로, 존 쿠니 국제무역국 부차관보는 스카이 워터 대관업무를, 리치 애쉬우 전 산업보안국 차관보가 반도체 공급 업체 램 리서치의 글로벌 대관업무 부문 부사장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제재 실현으로 입을 회사와 반도체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로비 활동에 적극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한 반도체 회사의 임원은 ”중국이나 심지어 아시아에서도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앞으로 더 어려울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2019년 세계 반도체 소비량의 60% 이상을 중국 시장이 차지했다. 그래서, 미국 공급자들로부터의 중국 제품 제거는 잠재적으로 미국의 국내 사업들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챗 금지령에 애플, 52조 중국시장 잃을 수도최근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챗 금지령’에 대해, 미국 기업 애플이 몇 년 동안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온 440억 달러(한화 약 52조원) 규모의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애플의 가장 중요한 해외 시장이다. 아이폰SE 같은 저렴한 단말기로 중국 소비자를 유인하려는 애플의 전략은 위챗을 제공할 수 없게 되면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경쟁자인 화웨이 단말기에서는 위챗을 자유롭게 직접 제공하거나 사용자들에게 다운로드를 허용하기 때문이다. TF 국제 증권의 궈밍치(Kuo Ming-chi)는 “만일 애플이 글로벌 앱스토어에서 위챗 제거를 강요당하면 아이폰 연간 출하가 25~30% 감소하고 에어팟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다른 하드웨어 출하는 15~25%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퀄컴, 화웨이와 거래 위해 美 행정부 설득 나서 이밖에 지난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통신용 칩 제조사 퀄컴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 설득에 나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퀄컴은 제재 탓에 매년 80억 달러(한화 약 9조5천억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을 삼성과 대만의 미디어텍과 같은 외국 경쟁업체들에 내주게 됐다는 논리로 美정부를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5G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기술과 주도권이 위협을 받게 됐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국가 이익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미국 기술 업계, 중국 의존도 높아미국 기술 업계가 공급망 측면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英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미국과 중국, 두 ”테크 월드(Tech world)“ 의 분리는 수백 개의 미국 기술 기업들에게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시장가치가 1000억 달러 이상인 엔비디아, 텍사스인스트루먼트, 퀄컴, 인텔, 브로드컴 등 5개 미국 칩 기업들은 매출의 25%에서 50%까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美 반도체 회사 스카이웍스(Skyworks) 최고재무책임자 크리스 세네사엘(Kris Sennesael)은 ”중국에서 5G가 정말 시작되고 있다. 우리는 이 고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중국에서의 비즈니스 강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 [마켓인]글로벌社 'ARM·필립스' 매물로…삼성·SK·LG 움직이나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IP)기업 ‘ARM홀딩스’(ARM)와 네덜란드 가전 기업 필립스의 소형가전사업부 등이 글로벌 인수합병(M&A)시장에서 매물로 부상한 가운데 삼성과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의 인수전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2016년 일본 M&A 역사상 최고액인 234억 파운드(약 35조원)에 인수한 ARM은 50조원에 가까운 매각예상가 탓에 자금력이 풍부한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등을 제외하면 인수 추진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필립스는 소형가전사업부를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 SK매직 등 한국 기업에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데일리 이동훈 기자]◇삼성 등 ARM 기술 안정적 사용 위한 지분 투자 나설수도…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해 ARM을 매각 또는 기업공개(IPO)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매각 목표가격은 410억 달러(약 49조원)로 추정되고 있다.업계에선 ARM이 실제 매각 절차에 돌입할 경우 삼성전자와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방관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RM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기초 설계도인 ‘명령어집합체(ISA)’를 반도체 제조사에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ARM의 ISA가 없으면 모바일AP나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만들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미·중 무역 갈등으로 ARM이 중국 화웨이에 기술 공급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을 때, 화웨이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한 칩 생산이 중단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애플은 지난달 맥북 시리즈에 탑재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코어를 인텔이 아닌 ARM 기반으로 내놓겠다고 발표하며, 인수 가능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도 올 1분기 말 기준 현금 보유액이 113조 1964억원에 달해 인수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ARM 인수는 천문학적 몸값 뿐 아니라 미·중 무역갈등으로 문턱이 높아진 ‘독과점 이슈’까지 걸림돌이 많다. 앞서 2018년 통신용 반도체업체인 브로드컴이 세계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회사) 퀄컴 인수를 추진했다가 ‘국가 안보’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됐고, 같은 해 퀄컴은 세계 1위 자동차용 반도체업체인 NXP 인수를 시도했지만 중국 당국의 불허로 좌절됐었다.업계에선 SK하이닉스(000660)가 베인캐피탈, 애플 등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통해 일본 도시바 메모리사업부(현 키옥시아) 지분 49.9%를 2조엔(SK하이닉스 3950억엔)에 인수한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메모리사업부의 경영권을 얻지는 못했지만 중국의 낸드플래시 시장 진입을 막고 경쟁자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독주도 견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RM도 ISA를 제공받는 기업들이 연합체를 구성해 지분 참여에 나서면, 기술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면서 특정 업체의 기술 독점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손정의 회장과 직접 만나 4차 산업 관련 투자 논의를 나누는 등 오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노광기 독점 공급업체인 ASML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사인 샤프, 특허권 분쟁을 벌였던 반도체 설계업체 램버스 등에 지분 투자한 전례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RM을 삼성전자가 직접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ISA 등의 안정적 사용을 위해 여러 업체들과 지분 투자에 나설 여지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해 7월 서울에서 회동했던 모습. (사진=연합뉴스)◇필립스 소형가전사업부…韓보다는 中기업이 관심 가능성필립스 소형가전사업부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SK매직 등 국내 기업들이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소형가전사업부의 주력 제품은 에어프라이어 등 주방가전과 커피머신, 다리미, 청소기 등으로 지난해 매출은 약 23억 유로(3조 1680억원) 수준이다.IB업계에선 필립스의 매각희망가격이 3조~4조원으로 추정돼 국내 기업들이 쉽게 인수에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은 냉장고와 TV, 세탁기 등 대형 가전 중심이고 2016년 9월 미국 럭셔리 빌트인 가전업체 데이코(Dacor)를 인수하는 등 사업 방향이 소형가전과는 거리가 있다. 반면 LG전자의 경우 H&A(생활가전)사업본부에서 캡슐 맥주제조기를 선보이는 등 소형·주방 가전에 관심이 높고, 필립스와는 LG디스플레이(034220)의 전신인 LG필립스를 통해 합작 경험도 있다. 또 SK매직은 주방가전이 주력이라 필립스 소형가전사업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건이다.하지만 LG그룹은 2018년 4월 오스트리아 헤드램프 전문 제조사인 ZWK를 1조 4400억원에 인수한 이후에는 대형 M&A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또 SK그룹은 SK머티리얼즈(036490)와 SK실트론, 매그나칩 등 반도체 관련 기업 인수에 집중하고 있어, 주력이 아닌 가전 분야에 3조원 이상을 쓸 가능성은 낮다.가전업계 관계자는 “필립스 소형가전사업부 인수는 사실상 브랜드를 사는 셈인데 우리 기업에게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며 “중국 하이얼이 2016년 백색 가전의 대명사로 불렸던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부문을 북미시장을 겨냥해 인수했던 것처럼 유럽 시장을 노리는 중국 업체가 관심을 보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美 시장조사 업체 “화웨이 제재로 반도체 70억 달러 손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화웨이 제재가 결국 미국 반도체 업계에 심각한 피해를 줄 뿐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최근 ‘화웨이 제재: 통신, 글로벌 반도체 및 미국경제에 미칠 악영향’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며, 미국 반도체 업계가 화웨이 제재로 인해 약 70억 달러의 사업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반도체 업체에 화웨이는 큰 손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브로드컴의 연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8.7%(20억 달러)이며, 인텔은 최소 15억 달러의 데이터센터 칩을 매년 화웨이에 판매하는 것으로 추산했다.화웨이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화웨이는 매년 200억 달러 이상의 반도체를 구매하는 데 이는 전체의 약 5%(4000억원)에 이른다. 화웨이의 구매 감소는 곧 미국을 포함한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 확대로 세계 반도체 수요가 약 40% 쪼그라들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화웨이 제재에 따른 나비효과는 5G 시장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전 세계 5G 표준을 정립하는 3GPP의 핵심 회원인 화웨이가 장비를 제공할 수 없으면 5G 인프라를 구축해야 되는 통신사들이 계획에 차질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술조사업체 그레이비서비스와 데이터조사업체 앰플리파이드가 최근 5G 관련 표준기술특허(SEP)에 관해 공동 진행한 결과 화웨이가 302건(19%)으로 가장 많은 SEP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SEP란 특정 사업에 채택된 표준기술을 구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기술 특허다. 미국이 글로벌 5G 공급망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려고 해도 화웨이에 특허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화웨이 제재 실효성 의문 지적도이런 이유로 미국 기업들은 화웨이 제재에 대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몇 달 간, 록히드 마틴, 아마존, 애플, 3M, 포드자동차 등의 기업을 대표하는 무역 단체는 미국의 광범위한 규정을 수정하라는 요구를 트럼프 정부에 제기했다. 미국 법률가들은 만약 미 정부의 제재 규정이 집행된다면, 기업의 공급 및 서비스 제공업체 또는 국제 생산 및 유통 시설들 중 그 어떤 곳도 규정을 엄격히 준수한 업체가 생산한 라우터, 스위치, 인터넷 서비스,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로얄메일서비스를 이용해 제품을 운송하는 미국 기업의 런던 지사는 영국 우체국의 통신 설비를 담당하는 기업이 시스템 내부에 화웨이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의 대형 로펌 중 한 곳인 코빙턴앤벌링의 사만다 클라크 변호사는 “화웨이 시스템은 중국과 유럽, 아프리카 일대에서 매우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미국 정부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미 정부의 조달망에 얼마나 관여돼 있는지 알 지 못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사용하는 여러 부품 중 일부 구성이 화웨이 장비이더라도 이를 쉽게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 제2회 한국코드페어 추진…SW·AI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초·중등 학생들의 소프트웨어 융합역량 강화와 소프트웨어 교육의 저변 확대를 위해 `제2회 한국코드페어`를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한국코드페어는 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수화에 따라 소수의 영재 발굴을 지양하고, 보다 많은 초·중등 학생들이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가지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전국 단위의 소프트웨어 대회다. 지난해 개최된 제1회 대회에서는 약 35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소프트웨어를 통해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올해 열리는 제2회 한국코드페어는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으로 그리는 더 나은 세상`을 주제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총 3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우선 `소프트웨어를 통한 착한상상`은 초·중·고등부 3개 부문으로 진행되며, 참가자가 생각하는 우리 주변의 사회 현안, 생활 및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소프트웨어 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작품을 공모한다. 오는 31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하며, 서면심사를 통해 210개 팀(초·중·고 각 70개 팀)을 선발해 1차 전시·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1차 전시·심사를 통과한 90개 팀(초·중·고 각 30개 팀)은 10월에 개최하는 2차(최종) 전시·심사에 진출하게 되며, 2차 전시·심사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된 팀은 내년도 브로드컴 마스터즈 인터내셔널 연수프로그램에 참가(초등부)하거나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중·고등부)하는 기회가 주어진다.`알고리즘 히어로즈`는 초·중·고 학생에게 온라인을 통해 알고리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교육 및 실력검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부터 6월 12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하며, 참가자에게 온라인 강의 및 연습문제를 제공하고 특정 일시에 온라인 실력검증(총 2회)을 실시해 결과에 따라 해당하는 등급(1~10등급)의 인증서를 발급한다.`소프트웨어 빌더스 챌린지`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일상 속 문제를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주어진 주제를 해결하기 위한 팀 단위의 아이디어 구상, 소프트웨어 기획 및 구현 능력, 팀원 간 협업 능력 등을 평가하는 해커톤 대회다. 참가 희망자는 먼저 알고리즘 히어로즈에 참가신청을 해 온라인 교육을 이수한 후 참가자 선발과정(7월초)과 팀 편성을 거쳐야 한다. 선발된 팀은 온라인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한 후 소프트웨어 기획력을 평가하는 아이디어톤(8월)을 통과해야 10월에 개최하는 해커톤에 참가할 수 있다.한편 소프트웨어를 통한 착한상상 성적 우수자에게는 국무총리상 1점, 과기정통부장관상 11점(지도교사상 3점 포함)을, 소프트웨어 빌더스 챌린지 성적 우수자에게는 국무총리상 1점, 과기정통부장관상 5점을 시상해 총 국무총리상 2점, 과기정통부 장관상 16점을 수여할 계획이다.송경희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최근 한국코드페어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직접 만든 `신종 코로나 지도 사이트`가 주목을 받았듯이 소프트웨어 역량은 세대를 불문하고 국가적 현안 해결의 핵심동력으로 작용한다”며 “올해도 한국코드페어에 많은 청소년들이 참가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소프트웨어로 함께 그려가며 성장할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TSMC, 퀄컴·브로드컴 맞손..5나노 파운드리 경쟁 본격화
- 삼성전자가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한 EUV 전용 ‘V1 라인’. (사진=삼성전자)[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삼성전자(005930)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대만 TSMC의 5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 양산 경쟁이 이달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화성에서 극자외선(EUV) 전용 ‘V1 라인’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회사) 최강자인 퀄컴과 손잡고 5나노 공정 기반으로 올 1분기 중 5세대 이동통신(5G) 모뎀칩 양산에 돌입한다. TSMC도 세계 5위 반도체 회사(매출 기준) 브로드컴과 협력해 차세대 패키지 기술 협력에 맞춰 5나노 공정 생산 추진에 나섰다. 두 회사는 모두 올해 미국과 중국 등 전 세계 5G 본격 상용화에 맞춰 EUV 5나노 공정에서 우위를 점해 파운드리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TSMC, 차세대 패키징 기술 앞세워 美 브로드컴과 5나노 맞손8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이달부터 미국 통신용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에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칩 포장) 기술인 ‘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CoWoS·Chip-on-Wafer-on-Substrate)’를 제공, 협업에 나서기로 했다. CoWoS는 IC칩과 PCB(인쇄회로 기판) 상호 간의 회로 폭 차이를 완충시키는 역할을 하는 ‘인터포저(Interposer)’란 판을 사용, 기존보다 면적을 줄이면서도 칩 간 연결은 빠르게 할 수 있는 패키징 기술이다.TSMC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의 연결성을 극대화한 이 패키징 기술을 바탕으로 딥러닝(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과 5G, 데이터센터, 고성능컴퓨팅(HPC) 등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통신용 반도체가 주력인 브로드컴과 협업해 이 기술을 5나노 공정에 접목, 관련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업계에선 TSMC가 독자적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앞세워 삼성전자와의 5나노 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초미세 공정 기술력 자체는 두 회사가 대등한 수준이지만, 패키징 등 양산 측면에선 세계 1위인 TSMC가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도 올해부터 중국의 대형 인터넷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Baidu)와 ‘아이-큐브’(I-Cube)라는 인터포저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 인공지능(AI)칩 ‘쿤룬(KUNLUN)’을 양산하고 있지만 EUV가 아닌 14나노 공정 기반이다.대만 TSMC와 미국 브로드컴이 차세대 CoWoS 패키징 기술을 통한 5나노 협업에 나선다.◇삼성전자,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서 TSMC와 ‘시장 양분’ 전략삼성전자는 초미세공정 기술에서 TSMC를 한발 앞서나가는 동시에 EUV 전용 V1 라인을 통한 양산 능력 확대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 초 3나노 공정 개발도 TSMC보다 먼저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또 퀄컴의 5G모뎀칩 ‘스냅드래곤 X60’을 올 1분기 중 V1 라인에서 업계 첫 5나노 공정 기반으로 양산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까지 7나노 이하 제품 생산 규모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삼성전자와 TSMC가 7나노 이하 공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이들 두 곳만 기술을 갖고 있는 사실상의 독점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7나노 이하 제품의 웨이퍼 당 매출 증가세도 뚜렷하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성능 마이크로프로세서 △모바일 AP △기타 로직 제품 등에서 7나노 이하 초미세화 공정 수요가 늘며 TSMC의 지난해 웨이퍼당 수익은 5년 전에 비해 13%가 증가했다.삼성전자 입장에선 파운드리 후발업체로서 5G, AI, 사물인터넷(IoT)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인 7나노 이하 공정에 집중, 이 시장을 TSMC와 양분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D램 메모리 반도체에선 ‘초(超)격차’ 기술을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시장의 전체 절반을 차지한 가운데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빅(BIG)3’ 가 전체 95%를 과점하고 있다.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지속 투자 의지도 밝혔다.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김기남 부회장은 오는 18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메시지에서 “지금 우리는 데이터, 5G, AI 기술이 주도하는 지능화 혁신기에 진입하고 있다. 파괴적 기술 혁신은 더욱 심화되고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미래 성장 기반인 시스템반도체에 2030년까지 연구개발(R&D)과 생산설비 등에 133조원의 중장기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공정위 타깃 '갑을·재벌'→'구글·브로드컴'으로…조성욱식 혁신경제 지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공정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공정위 제공[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갑을관계, 대기업 경제력집중 남용 문제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행위 해소에 무게 중심을 옮긴다. 건강기능식품, 반려동물 시장처럼 국민생활과 밀접한 독과점 시장에 대해서도 감시를 강화한다.특정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의 경쟁을 제한하고, 혁신을 막으면서 결과적으로 소비자 이익을 저해하는 문제를 해소하는 게 현 시점에서 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시스템 반도체·플랫폼 독과점 남용 감시 강화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골자의 2020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내 삶속의 공정경제’라는 표제 아래 갑을관계 및 재벌의 경제력 집중 및 남용 해소에 나섰다. 반면 올해에는 ‘공정하고 활기찬 시장 생태계’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재벌 개혁과 을의 눈물 닦기에서 혁신 생태계 조성 쪽으로 정책 방향을 일부 튼 셈이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보다 중요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타깃은 ICT분야 독과점 남용 및 불공정거래행위다. 4차산업 시대는 ‘승자독식’ 구조다.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등 특정플랫폼이 데이터 등을 독점하면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기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 해당 서비스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결국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 이용자를 흡수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기 때문이다.공정위는 우선 ICT, 반도체 분야에서 기존 독과점사업자들이 배타조건부거래 및 끼워팔기 행위에 적극 칼을 대기로 했다. 이를테면 통신칩 판매사가 휴대폰단말기 제조사에 경쟁업체 통신칩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계약을 맺거나 특정칩을 함게 끼워파는 식으로 경쟁사를 배제하는 방식에 제동을 걸 방침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ICT기업인 퀄컴에 이어 브로드컴에도 칼을 들이댈지 주목된다.공정위는 특히 ‘ICT특별전담팀’을 가동해 플랫폼분야 시장 지배적지위 남용 등을 제재하기 위한 틀인 심사지침도 내년까지 만든다. 심사지침은 공정위가 조사한 사건을 제재하기 위한 지침으로, 일종의 공정위 법 집행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심사지침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기 때문에 시장에 예측가능성을 줄 수 있다.넷플릭스나 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킥보드 등 마이크로모빌리티 시장에서 계약해지, 환불 등 소비자 대상 불공정약관도 시정한다. 이외 건강기능식품, 반려동물 시장처럼 국민생활에 가까이 숨어 있는 독과점 시장에 대해 보다 감시를 강화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지만 일부 기업들이 독점, 과점을 하고 있어 부당한 가격인상 우려 등이 나오고 있다. 개, 고양이가 먹는 심장사상충약은 동물병원에서 개당 1만5000원~2만원에 판매되는데 일부 소수기업이 제조를 독점하고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재벌규제·갑을관계 개선은 시장 기능 강화물론 재벌규제와 갑을 관계 개선에 대해 공정위가 아예 손을 놓는 것은 아니다. 제재 방식과 강도가 달라졌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집중했던 총수일가 사익편취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로 조사를 확대하기보다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일감을 나눌 경우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식에 보다 방점을 찍었다. 일감 나누기에 나선 대기업에게는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에 높은 점수를 줘서 최대 직권조사 면제라는 ‘당근’을 제공한다. 내부거래 문제가 많은 물류업종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추가 인센티브도 부여할 계획이다.아울러 산업재산권, 영업권, 라이센스 등 무형자산을 총수일가 회사에 밀어줘 사익편취하는 행위에는 공정위가 아닌 시장에 의한 통제를 강화한다. 현재는 무형자산으로 한데 묶어 공시하고 있지만 세부영역별로 공시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고, 대규모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비상장사 중요사항 공시도 보다 세부화한다.갑을 관계 개선분야는 공정위가 과거처럼 일일이 칼날을 휘두르기보다는 ‘을’의 협상력을 키워 ‘갑’과 대등하게 거래 및 계약하는 구조로 바꾼다. 조 위원장은 “혁신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창출될 수 있도록 ICT분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면서도 “재벌개혁, 갑을 관계도 똑같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공정위, '갑을문제·재벌→ICT독과점 제재'로 과녁 옮긴다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연합뉴스)[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과거 정책역량을 집중했던 갑을관계 해소, 재벌 경제력집중 남용 문제보다는 4차산업 혁명시대에 나타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행위 해소에 보다 칼을 댈 전망이다.디지털 경제 시대에 특정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의 경쟁을 제한하고, 혁신을 막으면서 결과적으로 소비자 이익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시스템 반도체·플랫폼 독과점 남용 감시 강화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골자의 2020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내 삶속의 공정경제’라는 타이틀을 걸고 갑을관계 및 재벌의 경제력 집중 및 남용 해소에 나섰다. 반면 올해에는 ‘공정하고 활기찬 시장 생태계’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이 보다 활성화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후생 증대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타깃은 ICT분야 독과점 남용 및 불공정거래행위다. 4차산업시대는 ‘승자독식’ 구조를 띄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등 특정플랫폼이 데이터 등을 독점하면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기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 해당 서비스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결국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 이용자를 흡수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기 때문이다.ICT, 반도체 분야에서 기존 독과점사업자들이 배타조건부거래 및 끼워팔기 등으로 진입장벽을 치는 행위에 적극 칼을 대기로 했다. 이를테면 통신칩 판매사가 휴대폰단말기 제조사에 경쟁업체 통신칩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계약을 맺거나 특정칩을 끼워파는 식으로 경쟁사를 배제하는 방식에 제동을 걸 방침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ICT기업인 퀄컴에 이어 브로드컴에도 칼을 들이댈지 주목된다.공정위는 특히 ‘ICT특별전담팀’을 가동해 플랫폼분야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등을 제재하기 위한 틀인 심사지침도 내년까지 만든다. 심사지침은 공정위가 조사한 사건을 제재하기 위한 지침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공정위 법집행 방향의 가이드라인역할을 한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심사지침에 따라 사업모델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정위 법집행 예측가능성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바이오헬스산업에서 불공정한 계약조항으로 강소기업의 시장진입 및 성장을 방해하는 행위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아울러 공공기관이 소프트웨어사업자를 대상으로 게약변경시 이의제기 금지, 계약 이견이 있을 때 공공기관의 해석을 우선하는 불공정 계약조항도 칼을 댄다. 소프트웨어사업자가 하도급을 줄 경우 부당하게 하도급대가를 줄이는 관행도 손을 볼 예정이다.넷플릭스나 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킥보드 등 마이크로모빌리티 시장에서 계약해지, 환불 등 소비자 대상 불공정약관도 시정한다. 이외 모바일상품권 유효기관, 드론 안전사고 등 신유형 상품·서비스 분야의 피해 예방을 위해 표준약관과 중요정보 고시 등도 개정한다.공정위는 ICT분야 시장 변화가 빠른 만큼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는 동의의결제도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동의의결은 공정위가 과징금, 고발 처분을 내리기 전에 불공정행위를 한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피해구제안을 마련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정위가 동의의결을 인정한 것은 단 한 건도 없다. ◇재벌규제·갑을관계 개선은 시장 역할 강화재벌규제와 갑을 관계 개선에 대해 공정위가 아예 손을 놓는 것은 아니지만 제재 방식과 강도는 달라졌다.문 정부 초기에 집중했던 총수일가 사익편취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확대보다는 일감나누기 등으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식에 보다 방점을 찍었다. 우수기업(80점) 이상 점수를 받으면 직권조사를 면제받는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에 비계열 중소기업으로 내부거래를 전환하거나 거래 비중을 늘리는지 여부 등을 반영할 예정이다. 물류, SI(시스템통합) 등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에 대해서는 ‘일감나누기 자율준수 기준’을 마련해 일감 개방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아울러 유형자산이 아닌 산업재산권, 영업권, 라이센스를 통한 총수일가 사익편취에 대해서는 공시를 보다 강화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의한 통제를 강화한다. 현재는 무형자산으로 통채로 공시하고 있지만 세부영역별로 공시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고, 대규모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비상장사 중요사항 공시도 보다 구체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갑을 관계 개선분야는 공정위가 과거처럼 일일이 칼날을 휘두르기보다는 ‘을’의 협상력을 키워 ‘갑’과 대등하게 거래 및 계약할 수 있도록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일에 집중한다. 아울러 가맹희망자에게 가맹본부가 평균 가맹점 운영기간, 매출부진시 지원 내역 등을 계약체결전에 의무적으로 제공하면서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안도 추진한다.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기업 경제력집중과 갑을관계 개선에 성과를 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동시에 혁신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창출될 수 있도록 ICT분야에 대한 감시도 똑같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韓은 반도체소재 공급 잃고 日은 구매 큰 손 잃어…美·中만 어부지리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이 부회장 일본행은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강화에 따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데일리 정다슬 신정은 기자]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외교적 갈등으로 일본기업으로부터 성능이 좋은 소재·부품을 공급받아 한국기업이 첨단제품인 반도체를 만들어 판매하는 효율적인 분업 체제가 무너지면서 미국과 중국기업이 어부지리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공정마다 일본산 제품 의존 절대적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 충돌 흔들리는 반도체 연합’이라는 기사에서 반도체 공정에 따른 한국의 일본산 제품 의존도를 상세히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실리콘 웨이퍼에 박막을 증착하며 회로를 전사, 불필요한 막을 제거해 완성된 반도체를 패키징하기까지 반도체 전 공정에서 일본산 제품이 사용된다.실리콘 웨이퍼는 실리콘(규소)을 슬라이스한 것으로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반도체의 핵심 소재이다. 실리콘 웨이퍼의 순도는 99.999999999%이상이며 실리콘 웨이퍼를 잠실야구장 정도의 크기로 확대하더라도 고저 차가 머리카락 한 올 차이에 그칠 정도로 높이가 균일해야 한다. 실리콘 웨이퍼는 일본의 신에츠화학공업과 섬코(SUMCO)가 세계 점유율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 우리나라가 수입한 실리콘 웨이퍼에서 일본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2.8%이다. 절연성의 박막을 겹쳐 도포할 때 쓰이는 레지스트(감광제) 역시 JSR이나 도쿄오우카공업, 스미토모화학 등 일본 기업 제품이 2018년 기준 93.2%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레지스트를 웨이퍼에 균등하게 도포하는 장치 역시 일본 의존율이 98.7%이다. 레지스트 도포장치는 도쿄일렉트론이 세계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의 설계도’인 포토마스크는 블랭크 마스크(석영유리기판)에 크롬 등 차광막을 도포해 만든다. 포토마스크과 블랭크 마스크의 일본산 의존율은 2018년 기준 74.6%, 6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때 빛을 조사하는 스테퍼(노광장치)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장치다. 스테퍼는 네덜란드계 기업인 ASML이 세계 최대 기업이지만 일본산 비율 역시 20.1%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 4일부터 일본의 수출 심사 강화 대상에 오른 고순도 불화수소는 회로의 패턴 중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만 깎아내는 식각공정에 쓰인다. 불산 액체를 사용하는 습식 식각(웨트에칭)과 4불화 메탄가스를 사용하는 건식 식각(드라이에칭)이 있는데 웨트에칭 쪽은 일본의 스텔라케미파와 모리타화학공업이 큰 손이다.드라이에칭 장치에서는 미국기업인 램 리서치와 일본의 도쿄 일렉트론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드라이에칭 장치의 일본 의존율은 38.0%에 불과하지만, 수입액은 30억 1623만달러로 규모가 큰 편이다.질화막을 제거하는데 쓰이는 안산은 일본의 라사공업과 일본화학공업, 린카화학공업 등 일본 기업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우리나라의 인산에 대한 일본산 의존율은 95.9%에 달한다. 스프레이식 세정장치 역시 93.0%를 차지했다.반도체칩을 습도나 먼지로부터 보호하는 패키징 공정에 쓰이는 에폭시수지 역시 일본산 의존율이 87.4%에 달한다. 스미토모 베이클라이트, 히타치 화성 등이 취급하고 있다. 웨이퍼에서 칩을 분리하는 다이싱 장치는 디스코나 도쿄 정밀 등 일본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자랑한다. 다이싱 장치가 2018년 기준 한국의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7%였다.◇脫일본화 진행될 것…반도체 강국 위기에 파고드는 경쟁사 닛케이는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연합을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 2000년 일본이 반도체 산업 경쟁에서 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IHS마크잇에 따르면 2001년만 하더라도 매출 기준 세계 8위였던 삼성전자는 1위로 올라왔다. 순위권 조차 아니었던 SK하이닉스는 3위로 올라섰다. 반면 2위였던 도시바는 경영난에 빠졌고 반도체 사업부가 도시바메모리로 분리돼 8위권에 머물렀다. 2001년까지만 하더라도 10위권에 들었던 NEC(6위), 히타치제작소(10위)는 아예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반도체 산업이 무너진 가운데 갈 곳을 잃은 일본 반도체 소재·장치를 받아준 것이 한국기업이다. 닛케이는 “새로운 탑러너(Top runner)가 이웃나라에 나타나면서 일본 영업맨들의 ‘한국 참배’가 이어졌다”고 표현했다. 그 뒤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그 수혜를 입어온 것이 일본 반도체 소재·장치 산업이다. 2017년 기준 전체 반도체 장치 수출액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차지한다. 소재산업에서도 한국은 대만에 이어 제2위(16.8%)의 큰 손이다.이런 상황에서 닛케이는 큰 손을 놓치지 않기 위한 일본 반도체 소재·장치 기업이 생산거점을 한국이나 제3국으로 이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고품질 첨단 제품으로 경쟁력을 키워온 한국은 일본산 제품이 다른 나라 제품보다 비싸더라도 기꺼이 값을 지불하는 큰 손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정치적 리스크가 공급사슬망을 흔드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은 일본 의존도를 낮추려고 하는 상황이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중국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중국이 만든 대체품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물론 중국의 반도체 소재는 일본산 제품에 비하면 수율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기간에 일본산 제품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굴기를 앞세우며 반도체 생산능력을 전 공정에서 육성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가 되는 광물자원 등도 풍부하며 특히 불화수소의 원재료인 형석은 세계 생산의 60%이 중국산이다. 한번 공급망이 자리잡으면 좀처럼 파고들기 어려운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의 분열은 중국기업에게는 틈을 파고 들 호재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반도체 산업 분석가인 마크 뉴먼은 “반도체 공급망 전체를 개발하려고 하는 중국에만 이득이 되는 것”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미 리튬 이온 전지에 활용되는 음극(흑연)은 2008년 90.8%였던 일본산 제품 비중이 2018년 12.8%까지 떨어졌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8.9%에서 79.8%로 올라갔다. 반도체산업의 절대 강자로서 또 한 번의 도약을 하려고 했던 우리나라 기업 역시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먹거리로서 비메모리과 파운드리(위탁생산)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한 각종 자원을 집약해도 모자를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다니엘 킴 맥쿼리 분석가는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는 수율이 가장 중요하기에 소재 공급업체를 바꾸는 걸 꺼려한다”며 “소재의 미세한 변화도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쟁사들은 맹공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일본이 극자외선(EUV) 공정용 포토레지스트를 수출 규제 대상에 올린 직후, EUV 공정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신입·경력 사원 3000명 이상 채용한다. 1987년 창사 이후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격차를 벌리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점유율을 차지하는 인텔은 올해 인공지능(AI), 칩 디자인 관련 분야에 1억 17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인텔은 물론 마이크론, 브로드컴, 퀄컴 미국 반도체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꼽히며 주가가 급등했다.
- 흔들리는 韓日 반도체 연합…美·中 웃는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이 부회장 일본행은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강화에 따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한·일 갈등으로 반도체 연합이 흔들리며 한국과 일본 모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기업으로부터 성능이 좋은 소재·부품을 공급받아 한국기업이 첨단제품인 반도체를 만들어 판매하는 효율적인 분업체제가 무너진 틈을 타 새로운 경쟁자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반도체 공정마다 일본산 제품 의존 절대적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 충돌 흔들리는 반도체 연합’이라는 기사에서 반도체 공정에 따른 한국의 일본산 제품 의존도를 상세히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조달하고 박막 증착하며 회로를 전사, 불필요한 막을 제거한 후 완성된 반도체를 패키징하기까지 반도체 제조공정 곳곳에서 일본산 제품이 사용된다.2018년 기준 한국이 수입한 실리콘 웨이퍼에서 일본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2.8%이다. 실리콘 웨이퍼는 일본의 신에츠화학공업과 SUMCO가 세계 점유율의 60%를 차지하고 있다절연성의 박막을 겹쳐 도포할 때 쓰이는 리지스트(감광제)는 온도 변화 등에 민감해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JSR이나 도쿄오우카공업, 스미토모화학 등이 2018년 기준 93.2%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리지스트를 웨이퍼에 균등하게 도포하는 장치 역시 일본 의존율이 98.7%이다. 리지스트 도포장치는 도쿄일렉트론이 세계 점유율 80%를 차지한다. .‘반도체의 설계도’인 포토마스크는 블랭크 마스크(석영유리기판)에 크로뮴 등 도광막을 도포해 만든다. 이때 빛을 조사하는 스테퍼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장치다. 포토마스크과 블랭크 마스크의 일본산 의존율은 2018년 기준 74.6%, 6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닛케이는 “포토마스크는 반도체기업 내에서 생산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으나 돗판인쇄(TOPPAN)나 대일본 인쇄 없이는 소비량을 따라잡을 수 없다”며 “블랭크 마스크 역시 HOYA, 신에츠화학공업이 탑메이커로 최근에는 AGC(옛 아사히글라스)가 시장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스테퍼는 네덜란드계 기업인 ASML이 세계 최대 기업이지만 일본산 비율 역시 20.1%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캐논과 니콘 등이 힘을 기울이고 있다.지난 4일부터 일본의 수출 심사 강화 대상에 이미 적용된 고순도 불화수소는 회로의 패턴 중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만 깎아내는 식각공정에 쓰인다. 불산 액체를 사용하는 습식 식각(웨트에칭)과 4불화 메탄가스를 사용하는 건식 식각(드라이에칭)이 있는데 웨트에칭 쪽은 일본의 스텔라케미파와 모리타화학공업이 큰 손이다.드라이에칭 장치에서는 미국기업인 램 리서치와 일본의 도쿄 일렉트론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드라이에칭 장치의 일본 의존율은 38.0%에 불과하지만, 수입액은 30억 1623만달러로 규모가 큰 편이다.질화막을 제거하는데 쓰이는 안산은 일본의 라사공업과 일본화학공업, 린카화학공업 등 일본 기업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우리나라의 인산에 대한 일본산 의존율은 95.9%에 달한다. 스프레이식 세정장치 역시 93.0%를 차지했다.반도체칩을 습도나 먼지로부터 보호하는 에폭시수지 역시 일본산 의존율이 87.4%에 달한다. 스미토모 베이클라이트, 히타치 화성 등이 취급하고 있다. 웨이퍼에서 칩을 분리하는 다이싱 장치는 디스코나 도쿄 정밀 등 일본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자랑한다. 다이싱 장치가 2018년 기준 한국의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7%였다.◇脫일본화 진행될 것…반도체 강국 위기에 파고드는 경쟁사 닛케이는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연합을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 2000년 일본이 반도체 산업 경쟁에서 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IHS마크잇에 따르면 매출 기준 세계 반도체 기업 순위는 2001년까지만 하더라도 인텔이 1위, 도시바가 2위,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3위, 삼성전자가 4위였다. 그러나 2018년 삼성전자는 1위로 올라왔고 SK하이닉스는 3위로 올라섰다. 반면 도시바메모리는 8위로 추락했다. 2001년까지만 하더라도 10위권에 들었던 NEC(6위), 히타치제작소(10위)는 아예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 사라진 가운데, 갈 곳을 잃은 일본 반도체 소재·장치를 받아준 것이 한국기업이다. 닛케이는 “새로운 탑러너(Top runner)가 이웃나라에 나타면서 일본 영업맨들의 ‘한국 참배’가 이어졌다”고 표현했다. 그 뒤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그 수혜를 입어온 것이 일본 반도체 소재·장치 산업이다. 2017년 기준 전체 반도체 장치 수출액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차지한다. 소재산업에서도 한국은 대만에 이어 제2위(16.8%)의 큰 손이다.이런 상황에서 닛케이는 큰 손을 놓치지 않기 위한 일본 반도체 소재·장치 기업이 생산거점을 한국이나 제3국으로 이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고품질 첨단 제품으로 경쟁력을 키워온 한국은 일본산 제품이 중국산 제품보다 비싸더라도 구매를 하는 소중한 고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 리스크가 공급사슬망을 흔드는 상황에서 대안 조달처로서 중국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리튬 이온 전지에 활용된 음극(흑연)은 2008년 90.8%였던 일본산 제품 비중이 2018년 12.8%까지 떨어졌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8.9%에서 79.8%로 올라갔다. 한국 반도체 산업 역시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또 한 번의 도약이 필요한 상황에서 암초를 만난 때문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국, 대만, 일본 업체의 공격이 매섭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일본이 EUV 공정용 포토리지스트를 수출 규제 대상에 올린 직후, 단 극자외선(EUV) 공정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격차를 벌리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점유율을 차지하는 일본 도시바메모리 역시 최근 이름을 ‘키옥시아’로 바꾸고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자금을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인텔과 마이크론, 브로드컴, 퀄컴 등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악재에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꼽히는 기업들이다. 미국 증권가에서 이들 기업의 주가는 무역분쟁과 과잉생산으로 씨름하고 있는 반도체 업계에서는 한·일 갈등으로 한국의 반도체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경우,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대폭 상승했다.
- `눈치보기 장세`에도 美 훈풍 받을 수혜주 누구?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오는 30~3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이번주 국내 증시는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가운데 미국 기업들의 매출과 주당순이익 가이던스 상향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국내 기업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금융투자는 28일 “미국 반도체 장비 업종의 매출은 국내 전체 매출과 연관성이 가장 높다”며 관련 기업들에 관심을 갖는 게 유효하다고 밝혔다. 미국 소프트웨어, 자본재, 미디어 업종의 경우 12개월 예상 매출액과 캐펙스(CAPEX)가 6월말대비 현재 동반 상승했고, 최근 미국의 반도체/장비업종의 12개월 예상 매출액이 소폭 증가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을 선별할 경우 △미국 반도체/장비 업종중 12개월 예상 매출액이 최근 증가한 기업내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국내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미국 인텔, 브로드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램리서치가 대표적으로 매출액이 증가한 기업으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외에 삼성전기(009150), 에스에프에이(056190), 한솔케미칼(014680), 원익QnC(074600) 등이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월트디즈니와 디시 네트워크가 대표적으로 미국 미디어 기업 중 12개월 예상 캐펙스가 최근 증가한 기업”이라며 “CJ(001040) EnM(월트디즈니)과 이노션(214320)(디시 네트워크)가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도 LG(003550)와 삼성SDI(006400)가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기업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