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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th SRE][Cover]"부동산PF 부실, 향후 1~3년 내 현실화”
-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침체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크레딧 전문가들은 지난해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이후 가속화 한 PF 부실화 리스크가 향후 1~3년 내에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고금리 긴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금융 부담에 대한 리스크도 커진 상황이다. 부동산 PF 문제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크레딧 시장의 약세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따른다. 34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는 총 176명의 응답자 중 80명(45.5%)이 향후 국내 크레딧 잠재 이벤트 요인으로 ‘부동산 PF 익스포저 문제’를 꼽았다. 지난 33회에 이어 2회 연속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49명(27.8%)은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 리스크’를 택했다. 32회 때 1위를 기록하고 지난해 3위로 내려온 ‘가계부채 문제’는 올해 역시 3위를 유지했다. 이 밖에도 12명(6.8%)은 ‘해외 대체투자 관련 리스크’, 11명(6.3%)은 ‘중국 저성장 장기화에 따른 국내 기업 실적 부진 리스크’를, 9명(5.1%)은 ‘정치적·지정학적 위기’를 뽑았다.담당 업무별로 살펴보면 크레딧 애널리스트(CA) 72명 가운데 34명(47.2%)이, 비CA 104명 가운데 46명(44.2%)이 ‘부동산 PF 익스포저 문제’를 고르며 전체 응답자 중 절반 가량의 표를 받았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 리스크’ 응답에는 CA 15명(20.8%), 비CA 34명(32.7%)이 답했고, ‘가계부채 문제’ 응답에는 CA 7명(9.7%), 비CA 8명(7.7%)이 투표했다.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부동산 PF를 지목하며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금융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부동산 PF를 꼽았다. 그는 “주택가격 하락률이 고점 대비 30%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면서도 “그 이상으로 떨어지면 금융기관이나 PF에 여러 어려움이 나타난다”고 말했다.크레딧 업계에선 내년에는 PF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까지는 금융당국이 각종 부동산 PF 지원책을 쏟아내며 부실화를 막고 있다. 당국은 금융권과 PF 대주단 협약을 통해 전국 PF 사업장에 대한 채권 재조정을 추진했고, PF 대출 보증 확대, 정상화 펀드 등 21조원 규모의 자금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지원책이 그저 부실화를 지연시키는 것에 불과하단 지적이 나오는 등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SRE자문위원은 “부동산 PF가 향후 1~3년 이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정부에 의해서 내년 총선까지는 견딜 것으로 보이나 총선 이후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역대 최고수준 가계 부채 문제로 인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유가 상승, 중동 문제 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국내 부동산 PF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부분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신용평가사의 보고서가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4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34th SRE][Issue]중국, 리스크 맞지만…"영향 제한적"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중국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체)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여전하다. 중국 내 기업 부채가 늘어난 가운데 과도한 레버리지로 부동산개발업체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서다. 중국 정부의 금리 인하 및 부동산 부양으로 봉합될 것으로 보이지만, 만기 도래 부채가 늘어나는 가운데 수익성 저하 등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크레딧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34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Rating by edaily)에서 중국 부동산 시장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 및 시스템에 미칠 위기 정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5점 척도)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3.15점으로 답했다. 직군별로는 채권매니저(MG)가 3.2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매겼다. 크레딧 애널리스트(CA)는 3.03점, 비CA는 3.24점, 연기금 담당자 및 금융투자업계 리스크 담당자, 심사부 등이 포함된 기타 응답자 점수는 3.17점으로 나타났다.중국은 지난 10여 년간 부동산을 통해 성장을 추구해 왔으며 높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사례들은 중국의 경기 침체를 시사하는 것으로,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중국 부동산 시장 리스크 수준 및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는 ‘중국 금융시장에 일부 타격은 있을 수 있으나 국외 영향은 제한적이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 176명 중 120명으로 절반 이상인 68.2%에 달했다. 전체 응답자 중 CA는 52명, 비CA는 68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중국 금융시장 붕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요인으로, 글로벌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에는 38명(21.6%), ‘중국 정부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에는 18명(10.2%)이 답했다.SRE자문위원은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라며 “중국의 구조적 저성장에 기인한 국내 신용 흐름 변화를 지켜봐야 하지만 국외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중국을 우리 기준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지난 2021년 말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은 해외채 디폴트에 빠지면서 중국 내 부동산 시장 위기를 초래했다. 현재 헝다의 부채는 약 3270억 달러(약 443조 원)로 총자산 규모(2400억 달러)를 뛰어넘었다. 헝다는 지난 8월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마쳤다. ‘챕터 15’는 외국계 기업이 다른 나라에서 구조조정을 하는 동안 미국 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진행하는 국제적인 지급 불능상태를 다루는 파산 절차다.이어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도 위기를 겪고 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10월 25일(현지시간) 달러 표시 회사채에 대한 이자를 내지 못해 디폴트에 빠졌다. 비구이위안 측은 부채 상환이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공식적으로 디폴트에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비구이위안은 최근 수년간 계약 매출 기준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으나 현재는 7위로 떨어진 상태다. 현재 중국에서 아파트 건설 등 3000여 개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직원 수는 7만 명에 이른다.중국 당국은 부동산 시장 디폴트 사태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종 대비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SRE자문위원은 “비구이위안, 헝다 모두 공기업으로 공산당 정부가 도와주느냐 마느냐 정도의 수준 차이”라면서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면 국가 위기, 금융 시스템 및 경제 위기로 옮겨가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도와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4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34th SRE][Issue]긴축 완화 기대 커졌어도…'고환율' 이어진다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견됐던 올해 환율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동결을 미뤄두고 ‘하이어 포 롱거(Higer for Longer)’를 천명하며 고금리 장기화 시대를 예고했다. 여기에 미 국채 금리 상승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중국 디플레이션(장기간 물가 하락) 등에 하반기 환율은 재차 연고점(1363.5원)을 갈아치우며 고공행진했다.내년에도 미국 성장은 생산기지 이전으로 인한 투자 수요, 안정적인 고용여건에 기반한 가계 지출 확대에 힘입어 유럽, 중국 등 주요국보다 견조한 성장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내년에도 주요국 대비 미국의 경제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달러 강세’와 ‘고금리’에 기반해 고환율 기조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긴축 장기화·아시아통화 약세 등에 연고점 경신34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결과 최근 환율 상승의 가장 큰 이유로 147명(83.5%)이 연준의 긴축 장기화 및 추가 긴축 가능성을 꼽았다. 미 연준은 40년 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했다가 지난 6월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어 7월에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9월에 이어 11월에 다시 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연준이 금리인하를 하려면 미국 경제가 둔화해야 하는데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 고용, 물가 등 경제 지표가 호조를 나타내면서 추가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지난달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두고 여전히 높다고 평가하면서 현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강화했다.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으며 최근 몇 달간의 좋은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일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게 2% 수준으로 낮아지려면 일정 기간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와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또한 13명(7.4%)이 위안화, 엔화 등 아시아권 통화의 약세를 환율 상승 이유로 지목했다. 우리나라는 주변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원화도 통화 동조화도 높다. 지난 10월 31일 기준 1달러 대비 엔화는 151엔을 넘어서며 엔화 가치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990년 이후 최약세를 보인 것이다. 나홀로 ‘돈 풀기’ 기조를 고집해온 일본의 통화정책이 엔화를 급격히 끌어내리고 있다. 엔화 가치 급락은 일본과 미국·유럽의 통화정책 ‘디커플링(탈동조화)’ 영향 탓이다. 미국·유럽 등과 달리 일본중앙은행(BOJ)은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며 디플레이션 탈출을 꾀하고 있다. 중국 경기가 부동산시장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1달러당 위안화는 7.3위안으로 올라선 채 요지부동이다.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약세 방어에도 불구하고 가치 하락을 막지 못하는 모습이다. 또 다른 환율 상승 요인으로 11명(6.3%)이 국내 무역수지의 더딘 회복세를 꼽았다. 지난 9월까지 수출은 12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하지만 10월 수출액은 551억달러로(약 71조원) 작년 같은 달보다 5.1%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첫 플러스 전환이다. 수입액은 9.7% 줄어든 534억6000만달러(약 70조원)였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6억4000만달러(약 2조15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난 것이다.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자동차, 선박, 기계 등 주요 품목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데다 반도체 수출도 회복 조짐을 보인 덕분이다. 3명(1.7%)의 전문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환율 상승 이유로 들었다. 1개월째 이어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인도적 일시 전쟁 중단을 요구한 미국의 제안을 거부한 만큼 당분간 가자지구 공습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팔 전쟁이 이란 등 중동 산유국으로 확전된다면 국제유가 상승,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며 환율 상승은 불가피하다. 이밖에 2명(1.1%)은 미 경기 둔화 시점 지연에 따른 달러 강세, 대내외 금리 역전폭 확대를 꼽았다. ◇‘금리인상 종료’ 신호, 환율 하락 기대사진=AFP이번 11월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융 여건이 크게 긴축됐다고 언급했으며, 이는 그동안 국채 수익률의 상승이 연준의 일을 대신 해주고 있다는 당국자들의 발언을 뒷받침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췄다.이에 지난 11월3일 환율은 1322.4원으로 내려오며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은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5.2%까지 높아졌다.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4.8%에 그쳤다.11월 FOMC 이후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긴축’에서 ‘완화’로 확실히 전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은행 딜러는 “수급보다도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3개월 동안 상승 추세선 하단이 1340원 정도였는데, 하단이 깨지면서 역외에서 손절성 매도가 나왔다”고 말했다.◇내년 환율 ‘고-고-중-저’ 전망사진=AFP환율은 내년 말에도 1300원 중후반대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응답자 102명(58.0%)은 응답 시점(10월 4일 기준 환율 1363.5원)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41명(23.3%)은 내년 말까지 환율이 1200원대로 내려가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4명(13.6%)은 1400원대 상승 후 박스권을 나타낼 것으로, 9명(5.1%)은 환율이 1400원 이상으로 올라 원화 약세를 전망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는 내년 상반기까지 원화가 약세를 보이며 환율이 1400원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3분기 1300원대에서 안정세를 찾고 4분기에는 1200원대로 내려올 것이란 분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내년 환율은 중국발 대외수요 부진과 가계부채 문제가 촉발한 내수 악화에 경기 불황 국면에 진입하며 상승압력을 키워갈 것”이라며 “수출 경기 회복 불확실성, 적은 내수 회복 여력, 한국은행의 낮은 금리인하 가능성 등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민 연구원은 “내년 환율 관전포인트는 대내외 악재가 상승 재료로 소화되는 과정에서 기업 외화예금, 외환보유고 등 가용 자원으로 1400원 빅피겨 방어 여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달러 약세에 연동해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면서 “부진했던 IT 중심의 수출 회복과 경상 흑자 개선 등 펀더멘탈 회복이 동반돼 원화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내년 평균 환율을 1280원으로 제시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4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34th SRE][Cover]안일했던 부동산 투자, 국내외로 터진다
-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국내 부동산이든, 해외 부동산이든 왜 당연히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이나 연장이 될 거라고 생각했나. 금융시장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자금을 쏟아부은 안일함에 대한 수업료를 치르게 됐다”부동산 침체로 매월 위기설이 제기되는 불안한 정국에 한 SRE자문위원은 이같이 일침을 가했다. 곧 내리길 기대했던 금리는 계속 오르고 부동산 가격과 함께 사업성이 꺾이기 시작했다. 부동산 대출을 보유한 금융사와 투자기관은 너나 할 것 없이 리스크 대응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시장 불안도, 인내심도 한계치에 달하면서 수도권의 ‘노른자 땅’으로 불리던 강남권 사업장마저 만기연장에 실패하는 사례가 터졌다. 국내 부동산 투자만 문제가 아니다. 대체투자 유행 속에 국내 투자은행(IB)이 끌어오고, 기관투자자들이 자금을 쏟아부은 76조 해외부동산 투자 부실화 우려도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해외 부동산은 만기 시 국내 기관들에게 협상의 여지도 없이 경매장으로 끌려가는 위험 물건도 적지 않다.내년 상반기라도 금리가 내려만 준다면 시장 모두의 바램 대로 연착륙이 가능할 수도 있다. 기대가 빗나가고 고금리 기조가 더 장기화되면 쓰디쓴 교훈의 비용을 대규모 손실로 치르게 될지 모른다. 대다수의 금리 예측이 무용했던 올해, 위기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는 시장 참여자들은 금리의 꼬리만 쳐다보고 있다. 위기감 속에 진행된 34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결과에서는 대체투자 리스크를 바라보는 시장의 불안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PF 비상 걸린 자본시장…부실화 우려 팽배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9%에서 지난 1분기 말 2.01%로 상승했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2.17%를 기록했다. 정부가 상반기부터 지원책을 펴고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연체율이 치솟는 속도는 줄었지만, 건전성 부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34회 SRE에서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부동산금융 건전성 부담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하는지를 묻는 질문(매우 그렇다 5점~전혀 그렇지 않다 1점)에 4.24점을 줬다. 크레딧 애널리스트(CA)는 4.38점을, 비CA는 4.14점을 매겼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강원도의 채무불이행으로 불거진 수준의 시장 위기는 터지지 않을 거라고 보는 시각이 더 높았다.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어느 정도로 크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서는 응답자들이 2.88점을 매겼다. 응답 점수를 직군별로 살펴보면 CA는 2.61점, 비CA가 3.07점을 줬다.SRE자문위원은 “제2금융권 쪽에 치중된 분리된 리스크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몇몇 쓰러지면 정부가 바로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가 보인다”고 지적했다.부동산 PF 우발채무로 인한 신용 리스크가 가장 높은 업종을 묻는 질문에는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이 전체 응답자 176명 중 총 104명(59.1%)에게 몰표를 받았다. 이어 건설사(36명·20.5%), 증권사(23명·13.1%), 부동산신탁사(13명·7.4%)의 순이었다. ◇ “정부 대응, 문제 덮어두는 미봉책”금융당국은 PF 대주단 협약을 중심으로 PF 사업 정상화 프로그램을 지난 8월 말 기준 총 187개 사업장에 적용, 152개 사업장에서 기한이익 부활, 신규자금 지원, 이자유예, 만기연장 등의 지원책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뚜렷한 유인책 제시 없이는 협약이 원활히 흘러가지도 않을 모양새다. 바닥나기 시작한 투자기관의 인내심은 서울 강남구에서 먼저 터졌다.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을 최고 49층의 고급 주상복합으로 개발하는 ‘르피에드 청담’ 사업은 브릿지론(단기 차입금) 만기 연장에 실패했다. 총 464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받았는데, 이 중 1800억원(39%) 자금을 댄 선순위 채권자인 새마을금고가 만기 연장을 거절했다. 이 같은 사례의 경우 조율이 최종 부결되면 담보 토지를 경공매로 넘겨 자금을 회수해야 하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을 감안하면 후순위 채권자들은 원금 회수가 요원해진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유사사례가 더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시장에서는 단순히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라는 회의감이 번지고 있다. 34회 SRE 설문 참여자들은 당국의 PF 대주단 협약 프로그램을 통한 PF 시장 지원 방식이 적정했다고 판단하는지 묻는 질문에 3.41점을 줬다. CA는 3.29점, 비CA는 3.49점을 매겼다. SRE 설문 참여자는 주관식 응답에 “적절하게 발생했어야 하는 부실을 이연시키고, 시장 원리를 무시했다”는 답변을 남겼다.또 다른 SRE 설문 참여자는 “근본 원인인 부동산 경기 침체 및 양극화가 장기간 소요되면서 PF사업성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유동성 지원만으로 리스크 해소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사업성 평가에 따른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안방 호랑이가 물어온 리스크 덩어리속속 부실이 발생하고 있는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해외 부동산투자펀드들의 만기가 금리인상 시기와 맞물리면서 속속 기한이익상실(EOD)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해외 부실이 늘어날수록 국내 부동산PF 손실 문제와 중첩되면서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34회 SRE응답자들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조정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 익스포저에서 디폴트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3.69점을 줬다. CA는 3.78점을 줬고, 비CA는 3.63점을 줬다. 해외부동산 투자 리스크가 국내 금융사 및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판단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3.32점을 줬다. CA는 3.26점, 비CA는 3.37점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엿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해외부동산 펀드 설정잔액은 공모·사모 합산 기준으로 76조4861억원 규모다. 지난 2013년 말 불과 5조원이 채 안 됐던 해외부동산 펀드 설정잔액은 지난 2015년 들어 10조원대로 진입한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금융위기 이후 장기화된 저금리에 대체투자가 대안이라는 인식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해외 선진국 부동산 투자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생긴 ‘수요 부족’에 비우량 자산까지 국내에 들여와 팔리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 등 해외 부동산 가격을 올려놓고 있다는 웃지 못할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SRE자문위원은 “(해외 자산을 끌어온)국내 금융사들이 사실상 안방 호랑이나 다름없었던 셈”이라며 “기초자산에 대한 고민도 부족했고, 잘 모르기까지 했다. 당연히 해외 기관들이 만기 연장이나 자금재조달을 지원해 줄 것이라는 기대까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해외부동산 문제는 국내 사업장 대비 리스크 관리가 쉽지 않아 더 심각하다. 한국금융연구원 해외대체투자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해외부동산펀드 대부분이 변제 순위가 낮은 지분투자, 메자닌 대출 형태의 고위험 익스포저로 구성돼 있다. 선순위 채권자인 해외 기관이 만기 연장을 거절해 버리면 대안이 없다. 해외 채권자들이 원금을 빼고 나면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그대로 확정되는 불리한 구조가 적지 않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4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34th SRE][Worst]CJ ENM, 해외 M&A 재무부담 가중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콘텐츠 명가 CJ ENM(035760)이 실적 부진 장기화를 겪고 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일산 CJ라이브시티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아픈 손가락’으로 등극한 데다 2021년 미국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인 피프스시즌(옛 엔데버콘텐트) 인수 부담으로 재무지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자체적인 영업현금흐름에 기반한 큰 폭의 재무구조 개선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라라랜드 제작사 피프스시즌 인수 부담↑34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채권시장 전문가 176명 중 59명(33.5%)이 CJ ENM의 현재 등급이 적절치 않다고 응답해 워스트레이팅 3위로 선정됐다. CJ ENM은 34회 SRE 워스트레이팅에 신규 포함된 기업으로 한기평과 NICE신평은 ‘AA-(안정적)’를 부여했다.CJ ENM을 고른 59명 중 57명이 현재 신용등급 대비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직군별로 크레딧 애널리스트(CA)는 34명 모두가, 비CA는 25명 중 23명이 등급 하향에 표를 던졌다. 등급을 올려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비CA 2명에 불과했다.CJ ENM은 지난 2021년 11월 영화 ‘라라랜드’ 제작사인 피프스시즌 인수를 발표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K콘텐츠 글로벌화를 가속화하고,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인수 자금으로 약 9300억원을 투자했는데 CJ ENM의 역대 M&A 중 가장 큰 규모다.하지만 63년 만에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작가·배우 노조들이 동반 파업하면서 수익에 직격탄을 맞았다. 피프스시즌은 지난해 연간 692억원의 적자를 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93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에만 24~28편의 작품을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올해 상반기 피프스시즌이 납품한 콘텐츠는 3편에 그쳤다.SRE자문위원은 “결국 신평사들이 CJ ENM을 지켜보고 있는 건 미디어 쪽 투자 상황 때문”이라며 “미국 피프스시즌이 잘 안되고 있다. (CJ ENM은)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확실하게 세우겠다고 공표를 한 상황이라 일단 (신평사들이) 지켜보겠다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송영진 NICE신평 책임연구원은 “2022년 이후 피프스시즌 인수자금 조달을 위한 차입금 증가와 피프스 시즌 자체 차입금 등이 반영되며 연결기준 차입규모가 크게 증가하는 등 재무적 여력이 축소됐다”며 “최근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동산 및 투자지분 등 유휴자산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전자본잠식 CJ라이브시티, 골칫거리 등극CJ ENM이 지난 2015년 한류사업을 목적으로 설립한 CJ라이브시티도 골칫거리 중 하나다. CJ라이브시티는 경기 고양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에 설립 예정인 K팝 전문 돔 공연장, 상업시설, 호텔 등 복합문화시설을 말한다. 최초 사업계획 수립 6년 만인 지난 2021년 10월 착공에 들어갔으나, 지난 4월 공사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용이 올라간 데다 원활한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지면서다.현재 CJ라이브시티는 국토교통부 민관 합동 건설투자사업 조정위원회의 검토를 받게 됐다. 사업 기간 연장과 지체상금 면제, 부지 용적률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정성 훼손을 우려해 사업 조건 변경에 난색을 보이는 등 갈등이 빚어졌기 때문이다.CJ라이브시티는 설립 이후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채무보증이 쌓여가고 있다. 지난 5월 CJ ENM은 CJ라이브시티에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이유로 티빙으로부터 599억원을 단기 차입 형태로 조달했다. 통상적으로 자회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면 신속한 의사결정과 비교적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이자율을 연 4.6%로 책정됐으며, 차입 잔액은 899억원에 달한다.문제는 티빙 역시 적자라는 점이다. 티빙은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회사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485억원, 영업이익은 44억원의 적자로 집계됐다. 출범 이후 티빙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0년 61억원, 2021년 762억원, 2022년 1192억원으로 매년 손실 폭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국내외 OTT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텐츠 투자 부담이 커진 탓이다.편해창 한기평 연구원은 “비우호적 경영여건과 영업상황을 감안해 보수적인 재무정책을 견지할 예정”이라면서도 “티빙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부문 경쟁력 강화에 수반되는 투자부담이 존재하고 있으며, 복합 문화테마파크사업(CJ라이브시티) 추진에 따른 자금 소요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입부담 축소 여부 모니터링 필요”신평사들은 당장의 수익성 개선 여부보다는 향후 차입부담 축소 여부 등 재무여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프스시즌 인수를 위한 자금유출과 차입금 증가 등으로 CJ ENM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조2535억원으로 전년 동기(6606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부채비율도 88.9%에서 137.8%로 높아졌다.편 연구원은 “중단기간 제한적인 이익창출력 개선 여력과 투자부담 등을 감안할 때 자체적인 영업현금흐름에 기반한 큰 폭의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며 “향후 영업현금창출력 및 투자규모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계획 실행에 따른 차입금 감축 수준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하지만 CJ ENM의 올해 하반기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다.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피프스시즌의 작품 공급이 예정대로 이뤄져야 하고, 티빙의 유료 가입자 수가 확대돼야 한다. OTT 경기 악화, 할리우드 작가 파업 사태 등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상태다.SRE자문위원은 “티빙, 영화관, 케이블TV 등 모든 것이 넷플릭스에 밀리는 상황”이라면서 “한국 콘텐츠 산업이 많이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느는데 이익이 계속 빠지는 상황”이라고 답했다.이어 NICE신평은 CJ ENM의 신용등급 하향 조건으로 사업실적 저하 혹은 대규모 투자부담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4% 미만이면서 순차입금의존도가 15% 초과하는 경우를 제시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CJ ENM의 영업이익률은 -5.3%, 순차입금의존도는 24.5%로 이미 하향 트리거를 충족한 상태다.다만 CJ ENM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1108억원, 영업이익 74억500만원을 기록해 상반기 내내 이어져오던 적자 흐름을 끊어냈다. 그간 부진했던 티빙과 미국 콘텐츠 자회사 피프스시즌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광고 매출과 시청 트래픽 유입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4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34th SRE][Worst]여전한 부동산PF 우려…건설사 대거 포진
-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 예기치 못한 사고 등이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이름을 대거 올렸다. 업황에 대한 우려가 높은 화학 업체들도 상당수 눈에 띈다. 한 차례 신용등급 강등 폭풍을 겪었던 롯데그룹을 비롯해 CJ 그룹 계열사가 상위 3위 안에 두 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또 크레딧 시장에서 전통적인 빅 이슈어(Big issuer)로 꼽히는 SK그룹 계열사도 워스트레이팅에 다수 포함됐다.워스트레이팅 1위는 GS건설이 차지했다. GS건설은 지난해 부동산 PF 관련 우려로 건설사들이 워스트레이팅에 대거 이름을 올릴 당시 25위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는 빗겨나있었다. 하지만 올해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2위는 수년 째 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CJ CGV다. 3위는 CJ 계열사 중 하나인 CJ ENM이다. 올해 처음으로 설문에 등장했지만 등장과 함께 3위 자리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워스트레이팅이란 기업별 신용등급 수준 적정성을 묻는 항목으로 회사채를 분석하고 운용하는 시장전문가들이 기업 펀더멘털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이 어디인지 응답하는 것이다. 2005년 시작한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은 그동안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신용등급 거품(등급 쇼핑)을 지적했고 STX, 동양, 금호, 웅진, 대한전선, 한진해운, 현대상선(HMM) 등 많은 기업 신용위험을 선제적으로 경고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당기간 워스트레이팅 기업은 신용등급 고평가 기업으로 여겨졌지만 2016년 24회 SRE부터는 등급 적정성과 함게 등급 방향성도 함께 묻고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신용평가 3사 평균 등급상하향배율(업다운레이쇼)은 2.13배였지만 지난 9월 말 0.53배로 낮아진 상태다.◇ 건설사 상위권에 이름 올려GS건설은 34회 SRE에서 총 176명 가운데 68명(38.6%)의 선택을 받으면서 현재 신용등급이 가장 적절하지 않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68명 중 두 명을 제외한 68명이 현재 등급 대비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하향 조정 응답자는 직군별로 크레딧 애널리스트(CA)가 28명을 차지했으며, 비CA가 38명으로 집계됐다. 등급 상향이 필요하다는 두 명은 비CA였다.GS건설은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붕괴사고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월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철근 누락과 콘크리트 강도 부족으로 붕괴되면서 GS건설은 ‘순살 자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현재 신용등급은 A+이지만, 사고 이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10개월간의 영업정지와 사고 사업장 재시공에 따른 실적 악화, 평판 저하까지 등으로 신용도 개선은 커녕 추가 악화 가능성이 더 높은 상태다. 게다가 사고 발생 초기만해도 GS건설은 설계 문제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사 결과 기둥 32개 중 15개 기둥에 철근이 누락됐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뒤늦게 시공 상의 잘못을 인정했다. 정부는 지난 7월 전국 GS건설 현장을 전수조사했는데 조사 대상 83곳 중 총 48건이 시정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이에 GS건설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장남이자 GS그룹 4세인 허윤홍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면서 이미지 쇄신을 꾀하고 있다. 오너가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사태 수습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미 땅에 떨어진 브랜드 이미지르 다시 끌어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SRE자문위원은 “GS건설이 건설사 중 1등한 건 ‘순살 자이’ 영향이 강했기 때문같다”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리스트 안에 상당수 들어와 있는데 이중 1등을 차지한 것인만큼 시장에서 우발채무가 얼마나 나올 것인지에 대한 걱정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2위는 CJ CGV다. 지난 30회 워스트레이팅 7위에 자리를 했던 CJ CGV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당시 대표적인 코로나 피해 업종으로 분류되면서 31회와 32회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3회에서는 3위로 주춤하긴 했지만 이번 34회에서도 2위에 오르면서 시장의 우려가 여전함을 보여줬다.눈에 띄는 부분은 득표율이다. 1위 GS건설이 68표를 받았는데 CJ CGV는 이 보다 한 표 적은 67표(38.1%)를 받았다. 명백한 리스크가 눈에 보이는 GS건설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 만큼 시장에 CJ CGV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태라는 해석이 가능한 득표율이다. 등급 하향이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61표였고, 등급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은 6표에 불과했다.CA중 20명이 등급 하향에, 단 두 명만이 등급 상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비CA는 41명이 등급 하향이 필요하다고 봤고 4명이 등급을 상향해야한다고 투표했다.CJ CGV 실적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첫 반기 흑자를 기록한 뒤 3분기에도 흑자를 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076억원, 영업이익은 305억원이다. 다만 이런 실적 개선과 다르게 시장에서는 여전히 영화관에 대한 인기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흥미로운 점은 3위에 CJ그룹 계열사가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CJ ENM이 그주인공인데, 올해 새롭게 리스트에 포함됐지만 포함과 함께 3위에 자리매김하는 기염을 토했다. 59표(33.5%) 선택을 받았다. 등급을 상향해야한다는 의견은 두 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57명은 모두 등급 하향에 표를 던졌다.CA는 CJ ENM을 선택한 34명 모두가 등급을 하향해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비CA 중에는 두 명을 제외한 23명이 등급 하향이 필요하다고 봤다.일단 실적부터 우울하다. 미디어와 엔터 사업 부진으로 CJ E&M은 올 들어서만 두 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304억원이다. CJ ENM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건 지난 2018년 CJ오쇼핑·CJ ENM의 합병법인 출범 후 처음있는 일이다.무엇보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에 밀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적자가 뼈아프다. 티빙은 올해 2분기 매출 767억원, 영업손실 479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 스튜디오인 피프스시즌 역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피프스시즌은 2분기 32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문제는 미국 작가·배우 노조 파업으로 작품 제작이 지연되면서 앞으로 실적 개선 여부조차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SRE자문위원은 “굉장히 많은 돈을 주고 미국 회사를 인수하자마자 부실채권(NPL)으로 전락했다”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사기위한 투자금만 조단위로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다소 어려운 상황인만큼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34회 SRE에서는 워스트레이팅 40개 기업 가운데 12개사가 신규로 편입됐다. 32회에 5개사, 33회에 8개가 새로 편입된 것과 비교하면 늘어난 수치다. 33회에서는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은 건설과 화학 기업들이 새롭게 등장했다면, 올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사와 캐피탈사가 주로 이름을 올렸다.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부터 금리 상승으로 PF 대출 비중을 늘린 캐피탈사들과 부동산 시장과 직접적인 관련도가 높은 건설사에 대한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과 태영건설,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이 4위와 5위, 6위를 나란치 차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롯데건설과 태영건설 등 두 건설사는 올해 처음 신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는데 포함되자마자 4, 5위 상위권에 랭크됐다. 롯데건설은 42표(23.9%), 태영건설은 38표(21.6%)를 각각 받았다. 롯데건설은 등급을 내려야한다는 응답이 40표였고, 올려야한다는 응답은 두 표에 불과했다.태영건설은 37표가 등급을 내려야한다고 봤으며, 단 한 명만이 등급을 올려야 한다고 답했다. SRE자문위원은 “굉장히 큰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면서 “등급전망이 ‘안정적’인데도 불구하고 조달 실패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팽배해있다”고 말했다.건설사들이 대거 상위권에 포진한 가운데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건설업종임에도 불구 상향과 하향 모두 단 한표도 받지 않으면서 건설사 중 상대적으로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효성화학 등장과 함께 관심…SK 계열사 대거 포진응답자 모두가 등급을 하향해야한다고 표를 던진 곳은 효성화학, 한국토지신탁, 펄어비스, 메가박스중앙, 엔씨소프트 등이다. 특히 효성화학의 경우 올해 첫 리스트 진입과 함께 7위에 올랐다. SRE자문위원은 “효성화학은 재무제표 상 자본 잠식 상태에 거의 있다”면서 “이런 상태에 있는 회사가 A 등급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그룹사 별로는 한 차례 등급 강등이 이뤄졌던 롯데그룹 계열사가 여전히 6개사로 가장 많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SK 계열사가 5곳, CJ 계열사 역시 5곳이 순위에 들었다.특히 SK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리스트에 편입된 SK하이닉스, SK온, SK가 모두 20위권 안에 들었다. SK하이닉스는 18표(10.2%)로 12위, SK온은 16표(9.1%)로 13위, SK는 11표(6.3%)로 20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SK실트론(10표, 5.7%)과 SK이노베이션(4표, 2.3%)도 각각 25위와 36위에 자리했다.워스트레이팅 기업 어떻게 선정하나워스트레이팅 후보군은 ‘AAA~BBB-’ 사이 투자적격등급을 보유한 기업 가운데 40개사를 선정한다. 후보군 선정은 직전 설문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한 기업(계열)은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유지한다. 자문위원단 의견을 취합해 △발행규모가 일정수준 이상이거나 △시장의 관심이 큰 기업 △최근 등급 변동이 있었거나 평가사간 등급이 다른 기업 △채권 수익률(MIR)과 신용등급간 괴리가 있는 기업 위주로 추린다.SRE 설문에서는 40개 후보군 가운데 응답자별로 5개 이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한 기업에 한해 등급 방향을 추가로 표기한다.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 하향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에 각각 표기하는 방식이다. 평가사별 등급이 다른 스플릿 기업의 경우 높은 등급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면 ▲, 낮은 등급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면 ▼를 선택하면 된다.이번 설문에 새롭게 포함된 후보군은 CJ ENM, 롯데건설, 태영건설 등 14개사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4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34th SRE][Issue]메리츠, 부동산PF 우려 1위
-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34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참여자들은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전성이 악화될 금융그룹 1위로 메리츠금융그룹을 뽑았다. 한국투자금융그룹과 미래에셋금융그룹도 나란히 2위, 3위로 꼽히며 우려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관련 사업에 공격적으로 자금을 댔던 금융사들을 보는 우려의 시선이 깊어지고 있다.◇ 메리츠, 건전성 악화 부담 1위 사업 극 초기단계에서 본사업으로 넘어가지 못한 채 기한이익상실(EOD)에 빠지거나, 끝내 사업이 망가져 담보물이 공매로 넘어가는 등 부실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금융권 부동산PF 연체율도 지난해 말 1.19%에서 지난 상반기 말 기준 2.17%로 급등했다. 반면 최근 변동성이 높아진 금융시장에서 대응력이 우수한 금융그룹 1위로는 KB금융그룹이 뽑혔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부동산금융 관련 우려 부문에서 최다 득표했지만, 시장 변동성 대응역량 우수성 측면에서는 2위로 꼽혔다.34회 SRE에서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로 인한 건전성 악화 부담이 가장 클 것으로 판단하는 금융그룹을 묻는 질문에 메리츠금융그룹이 56표(31.8%)를 받아 압도적인 1위로 꼽혔다. 직군별로 보면 크레딧 애널리스트(CA)가 25표를, 채권매니저 등이 포함된 비CA가 31표를 던졌다. 메리츠금융그룹에 이어 한국투자금융그룹(40표·22.7%), 미래에셋금융그룹(27표·15.3%), BNK금융그룹(19표·10.8%), DGB금융그룹(15표·8.5%) 등이 상위권에 올라 우려표를 받았다.SRE자문위원은 “최근 수년간 금융사들이 이익 창출에 몰두해 시장 변동성을 고려하지 않고 부동산 시장에 자금을 쏟아온 경향이 강했다”며 “상위 3개 그룹을 감안하면 특히 비은행 계열 금융그룹의 안정성에 의구심이 담긴 표가 몰린 것”이라고 풀이했다.메리츠금융그룹은 메리츠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산하에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 3개사가 주요 축을 이루고 있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약 9조원 규모다. 메리츠금융그룹이 몰표를 받은 이유는 그룹 계열사 전반에서 부동산PF 익스포저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그룹의 부동산 관련 총 익스포저는 약 30조1000억원으로, 연결자본 대비 333.9%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룹 전반의 수익구조에 부동산금융 이익기여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여기에 계열사간 공동대출이 상당해 부실화 및 손실이 발생할 경우 함께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구조라는 평가다.기존에 보유한 부동산금융 부담이 높은 만큼 부동산PF 영업자산 부실화에 따른 타격이 건전성 지표를 서서히 갉아먹는 모양새다. 지난해 메리츠금융그룹의 연결 기준 요주의이하여신 금액은 6243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 상반기 말 기준으로 반기 만에 2969억원 급증한 921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요주의이하여신 비율도 2.5%에서 3.5%로 훌쩍 올라섰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1.2%에서 2.1%로 올랐다.다만 신용도 및 실적 측면의 전망평가는 아직까지 긍정적인 편이다. 시장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어서다. 메리츠금융그룹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조200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3%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그룹의 핵심 이익창출 부문인 부동산금융의 영업환경이 저하되긴 했다”면서도 “시장 내 상대적으로 양질의 딜을 우선적으로 흡수한 편이고 리스크관리에도 구조적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고 분석했다.이어 “자회사 관련 재무부담이 있지만 아직까지 개별 회사별 감독기준도 모두 충족 중”이라며 “향후 부동산금융 건전성 관리, 금리 및 실물경기 상황, 해외대체투자 리스크 통제 여부 등이 주요 변수”라고 평가했다.부동산금융 익스포저로 인한 건전성 악화 부담이 큰 금융그룹 2위·3위에 오른 한국투자금융그룹과 미래에셋금융그룹 역시 비은행계로 두 그룹 모두 주요 계열사인 증권사가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기본적으로 증권업황이 크게 악화한 데다 부동산 익스포저 보유 비중이 상당한 점이 우려를 끌어모았다는 평가다.◇ 대응력 1위 KB금융, 2위 메리츠금융금융시장 변동성 대응력이 우수한 금융그룹을 묻는 항목에서는 전체에서 61표(34.7%)를 얻은 KB금융그룹이 1위를 차지했다. 직군별로는 CA 그룹에서 27표를, 비CA 그룹에서 34표를 기록했다. 2위는 총 44표(25.0%)를 받은 메리츠금융그룹에게 돌아갔다. 직군별로는 CA에게 18표를, 비CA에게 26표를 받았다. 앞서 메리츠금융그룹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로 인한 건전성 악화 부담이 가장 큰 금융그룹 1위로 뽑힌 점을 감안하면 양면적인 결과다.SRE자문위원은 “메리츠금융그룹의 경우 불안한 측면이 있지만 항상 (위기를) 잘 헤쳐나가는 역량이 있다고 판단한듯 하다”고 풀이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과거에 금융당국이 부동산PF 규제를 강화했을 때 관리 대상 1호로 우려를 높게 샀다가도 단기간 내에 체질개선에 성공했던 점이 그룹 이미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한편 부동산금융 관련 건전성 악화 부담이 큰 금융그룹 2위로 뽑힌 한국투자금융그룹은 금융시장 변동성 대응력 항목에서는 3표(1.7%)를 얻는 데 그쳤다. 또 JB금융그룹은 1표(0.6%)에 그쳤고, BNK금융그룹과 DGB금융그룹은 한 표도 얻지 못했다.◇ <발언대>이데일리는 설문 분석의 공정성을 위해 부동산금융 우려가 높은 금융그룹 1위로 꼽힌 금융그룹에 반론보도문을 요청했다. 다음은 34회 SRE 메리츠금융그룹의 발언대 전문이다.메리츠금융그룹 “자산건전성 확보, 유동성도 충분하다”부동산PF 대출의 자산건전성은 대출 순위와 LTV 수준에 좌우됩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국내 부동산 PF는 지난 상반기 기준 97%가 선순위이며, PF 대출의 LTV는 42.0%입니다. 부동산 PF의 연체율 또한 낮은 상황이며, 연체 자산의 대부분이 담보가 충분한 상태로 연체이자까지 회수되기 때문에 실제 손실로 이어지는 금액은 미미합니다. 더불어 메리츠금융그룹은 자체 스트레스 테스트의 강도를 높여 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나가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유사시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습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4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한숨 돌린 유가…정유·석유주는 내리막길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정유·석유주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중동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옅어진 가운데,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의 원유 생산 확대로 국제유가 하락에 속도가 붙으면서다. 증권가에선 유가 하락으로 정제마진이 줄어들고, 래깅(Lagging·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사라지면서 정유·석유 업체들의 감익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정유업체 S-Oil(010950)은 6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10월16일) 7만3600원과 비교하면 6.3% 하락했다. 정유 사업을 전개하는 SK이노베이션(096770)도 이날 13만8800원으로 장을 마쳤으며, 한 달 전 14만9000원 대비 6.8% 떨어졌다.석유 업체들도 주가가 큰 폭 내렸다. 석유 도·소매업체인 흥구석유(024060)는 이날 88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한 달 전 1만6700원 대비 47.1% 하락한 수준이다. 이외에 중앙에너비스(000440)(23.5%), 극동유화(014530)(8.7%), 대성산업(128820)(7.5%) 등도 큰 폭 하락했다. 정유·석유주의 주가가 하락한 건 지난달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10월만 해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하며 산유국들의 생산 차질이 우려되자 유가가 상승했고, 그 여파에 정유·석유 업체의 주가도 급등했다. 유가 상승 시 정제 마진이 상승하고, 재고평가이익이 늘어나 실적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가가 다시 하락 반전하면서 정유·석유주의 주가도 하향 안정화하는 양상이다. 실제 지난 15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서부텍산스산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은 76.6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10월13일) 87.69달러 대비 12.6% 하락한 수치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지난 81.18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 달 전 90.89달러 대비 10.7% 떨어졌다.재고평가이익과 래깅 효과가 소멸하면서 정유사의 올 4분기 실적은 3분기 대비 감익이 예상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Oil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4742억원으로 3분기(8589억원) 대비 44.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SK이노베이션도 4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7509억원으로 3분기(1조5630억원) 대비 52.0% 줄어들 전망이다. 비OPEC 국가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원유 공급 확대에 나서는 등 당분간 유가 약세가 지속하면서 정유 및 석유 업체들이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공급 스트레스와 유가 영향력이 정점을 통과하고 있을 수 있다”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튈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이란만 개입하지 않는다면 유가는 70~80달러 수준에서 안정화할 공산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의 부동산 부양 정책 효과 본격화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내년에 유가가 다시 점진적으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후행적으로 반영될 중국의 부양책 효과, 철회하기 어려운 오펙플러스(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의 자발적 감산, 가시화할 대이란 제재, 미온적일 미 석유개발(E&P) 기업들의 생산 활동 등은 내년 유가를 U자형 방향으로 유도할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롯데건설 신용보강' 홈플러스 인수 유동화증권, 줄줄이 만기
-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롯데건설이 신용보강을 제공한 홈플러스 4개점(영등포점, 금천점, 동수원점, 센텀시티점) 인수 관련 유동화증권 총 3610억원이 줄줄이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달 말에서 내년 1월까지 유동화증권 만기가 다수 포진한 상태다.홈플러스 4개점 인수를 마무리할 때까지 이들 유동화증권의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이 무사히 될지 주목된다. 만약 유동화증권 원리금을 상환할 자금이 부족해질 경우 롯데건설이 ‘지원사격’에 나선다. 홈플러스 전경 (사진=홈플러스)◇ 총 3610억 유동화증권…이달 말 1035억 ABSTB 만기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4개점(영등포점, 금천점, 동수원점, 센텀시티점) 인수 관련 유동화증권이 이달 말에서 내년 1월까지 만기를 앞두고 있다.세콘도는 홈플러스 4개점 인수와 관련해서 작년 8월 체결한 대출약정에 따라 특수목적회사(SPC)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로부터 총 3610억원 대출을 조달했다. 세콘도가 대출로 조달한 자금은 홈플러스 4개 지점 운영사업 관련 펀드가 발행한 수익증권 취득 대금으로 사용된다.트랜치별 대출원금은 △트랜치A-1 1035억원 △트랜치A-2-1 400억원 △트랜치A-2-2 1105억원 △트랜치A-3-1 370억원 △트랜치A-3-2 700억원으로 구분된다. 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가 발행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는 총 3가지다. △트랜치A-1가 기초자산인 1035억원 규모 ABSTB △트랜치A-2-2(1105억원) 및 트랜치A-3-2(700억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805억원 규모 ABSTB △트랜치A-2-1(400억원) 및 트랜치A-3-1(370억원)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770억원 규모 ABSTB다.1035억원 규모로 발행된 제11회차 ABSTB는 오는 30일 만기가 돌아온다. 또한 발행금액 1805억원인 제12회차 ABSTB는 다음달 5일, 발행금액 770억원인 제13회차 ABSTB는 내년 1월 12일 만기 예정이다. 이 유동화거래의 주관회사 및 자산관리자는 에프엘자산운용, 업무수탁자는 BNK투자증권이다. 유동화증권의 상환재원은 세콘도가 상환의무를 부담하는 대출원리금이며, 세콘도의 신용도 및 사업 현금흐름 등에 따라 상환가능성이 달라진다. 다만 세콘도의 신용도 등을 고려할 때 채무불이행 위험이 존재한다. 이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롯데건설이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에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가 유동화증권 원리금 등을 지급할 자금이 부족하다고 예상해 롯데건설에 자금보충을 요청하는 경우 그 부족자금을 빌려줘야 한다. 만약 롯데건설이 자금보충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가 세콘도에 대해 부담하는 대출약정상 피담보채무의 전부(인수대상채무)를 중첩적으로 인수해야 한다. 또한 채무인수 당시 잔존하는 인수대상채무를 대출약정에서 정한 상환기일(기한이익상실일 포함)에 변제해야 한다.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건설 홈페이지)◇ 국민은행, 홈플러스 4곳 임대·운용…이지스운용 지시현재 홈플러스 영등포점, 금천점, 동수원점, 센텀시티점을 운용 중인 회사는 이지스자산운용이다. 이지스KORIF사모부동산투자신탁13호(이하 펀드)는 국민은행에 홈플러스 영등포점, 금천점, 동수원점, 센텀시티점에 대한 보관 및 관리 업무를 위탁했다. 국민은행은 이지스자산운용의 운용지시에 따라 이 투자신탁재산을 임대·운용하고 있다.또한 국민은행은 기존 차입금 및 신탁원본(최초 투자원금 또는 위탁받은 재산) 상환을 위해 SPC 지아이비홈플러스를 포함한 대주단과 총 5800억원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금천점, 동수원점, 센텀시티점이 담보자산이다.대출실행일은 작년 8월 5일, 만기일은 오는 2025년 8월 5일이다. 대출원금은 만기일시상환 조건이며, 대출이자는 변동금리(양도성예금증서 91일물 수익률에 연동)로 3개월마다 선급한다. 트랜치별 대출원금은 △트랜치A-1 3640억원 △트랜치A-2 2160억원이며, 대주 간 담보·상환순위는 동일하다. SPC 지아이비홈플러스는 대출원금 440억원의 트랜치A-1 대주 중 하나로 참여해서 대출실행일(작년 8월 5일)에 원금 440억원 대출을 전액 실행했다.또한 지아이비홈플러스는 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440억원 규모 ABSTB를 차환발행 중이다. 제6회 ABSTB는 내년 2월 5일 만기며, 제12회차까지 차환발행되면 오는 2025년 8월 5일 만기다. 신한은행은 이 유동화거래의 주관회사, 업무수탁자, 자산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다. 기초자산의 상환 가능성은 해당 부동산(홈플러스)의 임대 등을 통한 운용성과와, 부동산을 통한 자금재조달 등에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지아이비홈플러스는 유동화증권의 원활한 차환발행을 위해 신한은행과 신용공여성 유동화증권 매입약정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신한은행은 △유동화증권 중 각 발행일에 매각되지 않아 대금이 납입되지 않은 잔여 유동화증권이 있는 경우 액면금액으로 해당 유동화증권을 매입하고 △기초자산 기한이익상실(EOD) 등 유동화증권 발행중단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지아이비홈플러스가 기존 발행한 유동화증권을 상환하기 위해 발행하는 신용공여어음을 440억원 한도에서 매입할 의무를 부담한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충돌 피하자”는 美中…대만·무역은 평행선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다음은 17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충돌 피하자”는 美中…대만·무역은 평행선-더 팔았지만 손에 쥔 돈 줄었다…고금리에 발목 잡힌 실적-수출 발판 고용 창출…KAI 종합대상-킬러문항 사라진 수학…변별력 확보는 성공-[사설]반기업법 밀어붙인 민주, 엉터리 선거제 왜 안 바꾸나-[사설]역대급 세수 부족…대주주 양도세 완화, 명분 옳은가△2면 종합-킬러 없이도 국·영 ‘불수능’…‘재수생 강세’ 변수-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내정 “국민과의 상생, 신뢰 회복할 것”△3면 미·중 정상회담-정상 간 핫라인은 열었지만…“대화 계속하겠다는 약속 얻은 것에 불과”-美 기업인들 만난 시진핑 “친구가 될 준비 됐다”-APEC 참석한 尹…공급망 강화 위한 아·태 국가 간 연대 강조△4면 종합-“글로벌 불황에 인사폭 최소화”…‘파격보다 안정’에 방점-구체적인 숫자 담긴 국민연금 개혁안에…정부 “생각 다르다” 시각차-개인·기관 공매도 상환기간·담보비율 통일한다-2차전지가 못받쳐줘…내년 상장사 실적 흐림△5면 이데일리 IT컨버전스포럼-생성형 AI성능, ‘데이터’에 달려 참고서 바꾸니 정확도 37% 올라-그럴싸하게 거짓말하는 AI…환각 문제 풀 ‘신뢰 학습’ 창시△6면 돈창콘서트-“불확실성 속 안전투자처 찾는다면…채권·수도권 아파트 주목하라”-“투자하려면 2년 정도는 준비하시라”-“부동산·주식·코인 당분간 리스크 커”-“경제 상황 무작정 따라가지 말아야”-“주택시장 양극화, 신축으로 옮겨라”△8면 2023 이데일리 좋은 일자리대상-수출 성과 바탕으로 인재양성 ‘KAI’…5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현대차’-“노사정 함께 노동개혁하면 더 좋은 일자리 생겨”-“일자리가 많아질수록 내일은 더 아름다울 것”△9면 정치-與최고위 “청년 할당 등 추후 논의후 결정”…3호 혁신안도 제동-비명계 4인방 ‘원칙과 상식’출범…“강성 팬덤과 결별해야”-與, 김포·서울 통합특별법 발의 농어촌특별전형 폐지는 유예-이동관 탄핵은 마땅한데 검사 탄핵은 다소 무리-국방장관 보좌관, 해병대에 수사축소 지침 의혹△10면 경제·금융-코인 시세조종 잡는다…금감원 가상자산국 신설-고액 기부자 지갑 닫혔다 현금 기부액 사상 첫 감소-정황근 “먹거리 물가 꼭짓점 지나 떨어질 것”-우리카드, 호텔체인 그룹 아코르와 맞손…카드 2종 론칭△12면 글로벌-“이·하마스, 인질 50명 맞교환 합의 임박”…전쟁 긴자 누그러질까-이·팔 전쟁 참전 선그은 이란…하마스에 “직접 개입 않겠다” 통보-美 소비 줄고 생산자 물가도 하락…연착륙 궤도 진입-MS, 자체 AI칩 공개 엔비디아에 도전장-밥상물가 부담 좀 더나 “내년 인플레 완화 전망”△13면 산업-‘꿈의 배터리 소재’ 탄소나노튜브 24시간 쉴새없이 쏟아져 나왔다-교차로 신호정보 내비에 띄운다…현대차·기아 자율주행 고도화-中서 원유 생산 2개월 만에…베트남 해상유전 발견한 SK어스온-LG전자, 美 전기차 충전기 시장 진출-차세대 TV부터 자율운항선박까지 이번에도 CES 혁신상 휩쓴 韓 기업-HL홀딩스, 국내 최대 중고차 재상품화 단지 오픈△16면 산업-사피온 ‘4배 빠른’ AI 반도체 내놨다-“가짜뉴스 보도행위 엄격 심사해야”-에이프릴바이오, 플랫폼 사업 청신호-‘메가카티’수술 가능 병원 확대…매출 증대 기대감 솔솔△17면 소비자생활-“K술 위해 종량세 필요”한목소리…소주만 반대-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내년까지 30호점 목표-29년 기다림 보답…LG그룹 통큰 우승턱-“가맹계약에 필수품목 모두 기재 불가능”△18면 혁신 나선 ‘1세대 SW 기업’-SaaS 통합 플랫폼 기업 변신 아마존웹서비스와 글로벌 진출-알약 깨고 나온 ‘AI 휴먼’ MS 클라우드 플랫폼 승차-생산성 ‘업’ 협업툴 ‘플로우’ 55개국 48만개팀에서 도입-구독형 오피스 SW에 AI탑재 이력서·공문서·기획서 자동생성-안티 바이러스 솔루션 30여종 국내 유일 ‘통합 보안 기업’ 성장-로봇·디지털트윈·메타버스 산업현장 디지털 전환 주도△19면 증권-안정 대신 변화 바람불까…증권사 ‘빅5’ 수장 절반 이상 물갈이 조짐-국제유가 하락 속도붙자…내리막길 접어든 정유·석유 株-“신산업 성장기 땐 중소형주가 유리 생성형 AI유니콘 찾아 수익 극대화”-주인 못 찾은 배당금 420억원 ‘훌쩍’-코리아에셋투자증권, 민간·軍과 함께 ‘김장 나눔’△20면 부동산“총선용 카드? 국회 통과만 해다오”…분당·일산 주민들 ‘들썩’-갭투자 길 열렸지만…빌라 전셋값 하락에 문의 잠잠-재매각 족쇄 풀려…잠실·삼성 오피스 거래 ‘숨통’-78대 1 청약 경쟁률에도…“너무 비싸” 계약 포기 속속-시장 한파에도…200만원 넘는 월세는 늘어△23면 관광비즈·MICE-AI로 만든 한국관광 홍보영상 ‘반 고흐가 한국을 방문했다면’ 조회수 4000만회 훌쩍-전시산업발전·마이스대상 수원컨벤션센터 잇단 수상-스타면세점, 국내 첫 몽골점 운영△24면 스포츠-스토브리그 활짝…최대어는 임찬규·양석환-김효주 ‘베어 트로피’ 도전장-‘역대 韓축구 대표팀 최장수 캡틴’ 손흥민 “과거보다 더 좋은 모습 보일 것”-최원준, 1538일 만에 프로당구 감격 우승△25면 오피니언-경제 질곡된 실물·금융 불균형-인·태 전략의 또 다른 핵심축 칠레-식품업계 ‘꼼수 가격인상’ 이제 그만△26면 피플-새벽부터 직접 챙겼다…엔씨만의 장르 선보일 것-범죄도시 초롱이, 공인중개사협 ‘뉴 한방앱’ 얼굴로-‘올해 최고경영변호사’에 2년연속 오종한-김영기·이차우 휴롬 연구원, 세종대왕상 쾌거-신세계그룹 8년 만에 새바람…전략실장에 임영록 대표-르노코리아 영업사원 최초 누적판매 4000대 기록△27면 사회-교문 앞 까치발로 기다린 가족들…“수고했어, 사랑해” 눈물의 포옹-‘불법 대부 온상’ 중개 플랫폼, 전문성 없는 지자체가 관리-나이스가 가맹점 모집비 대신 내줬나 카카오페이, ‘여전법 위반’ 검찰 송치-통장 잔고 증명서 위조 혐의 尹대통령 장모 징역 1년 확정-채용공고 화면 캡처해 보관하고 출퇴근·추가근무 시간 기록해야-새 헌법재판관에 정형식 대전고법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