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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대한항공·아시아나 ABS 2.8조…신용 위기 뇌관 터지나
-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다음은 19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대한항공·아시아나 ABS 2.8조…신용 위기 뇌관 터지나-美대사관, 신규 비자업무 중단…90일 내 방문은 가능-“중기 돈줄 위급, 대출 만기연장 절실” 재계, 靑원탁회의서 지원 호소△줌인&-“스포츠 중단에 복권매출 반토막…정부지원 못받아 먹고 살길 막막해”-서울시, 117만가구에 최대 50만원 지급…셋 중 한 명꼴 혜택△美 1200조원 파격 부양책-美, GDP는 한국 12배인데…지원액은 韓추경보다 100배 더 많아-‘비상용 카드’ 꺼내든 연준…기업어음 사들여 유동성 지원△文대통령, 경제주체 첫 원탁회의-절박한 文 “정부만으론 부족” 경제·노동·금융계 등에 SOS-文, 오늘 ‘비상경제대책회의’ 소집…재난기본소득 언급하나△항공사 코로나발 위기 가능성 고조-올해 갚을 돈, 대한 4.1조 아시아나 1.8조…비행기 띄울 돈까지 마를 판-“국적항공사 살려야” vs “대기업 지원할 필요있나”△끝 모를 코로나19 종식-대구 요양병원 74명 무더기 감염…해외유입도 늘며 유행 장기화 불가피-당국 휴원 권고에도…서울 학원 75%는 수업 중△선택 4·15 총선 D-27-더불어시민당 개문발차 속 잡음 만발…통합당 1당 저지 가능할까-공천 뚜껑 열어보니…21대도 ‘늙은 국회’-미래한국당 비례순번 5명 조정 가닥…갈등 불씨는 남아△정치-‘2차 추경’ 밀어붙이는 민주당…재난기본소득 지급도 일부 포함할 듯-김정은, 평양종합병원 착공식 등장…‘코로나 피신설’ 일축△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통합당은 과감한 공천 혁신 중…일부 모자란 부분 채우는 게 우리 책무-종로 출마 한달째 맞은 황 대표△경제-3~5월 비행기 정류료 안받는다…관광업체 무담보 대출은 2배로 확대-환율 오르자 ‘달러 팔자’…외화예금 한달새 64.7억달러↓△산업&기업-삼성전자 주총 ‘기승전 준법관리 강화’△산업·바이오-등급심의 자율로 전환…토종 OTT 역차별 없앤다-“6개월 쓸 수 있는 마스크 개발…대구·경북에 기부할 것”△소비자생활-유통가, 인사태풍 후 첫 주총 쟁점은 새 사내이사·먹거리-“너는 계획이 다 있었구나” 짜파게티, 해외매출 2배 껑충△증권&마켓-美선물 급락에 10년 전으로 돌아간 증시 대증요법 ‘백약이 무효’-부정적 여론에…거래소, 거래 흐름 돕는 ‘시장조성자 공매도’ 최소화△증권-다시 주목받는 ‘언택트 스타트업’…잇단 투자유치-로젠택배 인수전에…신세계 ‘쓱’ 등판△골프특집-주말골퍼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코로나發 공연 취소·연기-길어지는 ‘문화 공백’…깊어지는 한숨 소리-美 브로드웨이·英 웨스트엔드도 문 닫았다△피플-대한상의 제47회 상공의 날 기념식…236명 훈포장·표창-KB국민은행 ‘대한이 살았다’…제27회 올해의 광고상 ‘대상’△오피니언-재택 영업은 안 되나요-코로나19와 새로운 일상△부동산-강남권 올해도 ‘보유세 폭탄’…서초 아크로리버파크 1123만→1652만원-분양가 상한제 7월29일 시행…“조합 총회 5월 이후로 미뤄달라”△사회-인력거 승차 거부에, ‘돌아가라’ 협박…한국행 비행기 없어 발만 동동-조국·정경심, 부부재판 안 받는다
- "암호화폐 거래소 10곳 중 9곳은 문 닫는다"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많아야 열 곳 정도만 살아남을 겁니다. 지금부터 닫을 준비 하는 곳도 있어요.”‘비트코인’ 붐을 타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암호화폐 거래소 10곳 중 9군데는 폐업의 기로에 서게 됐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가 제도권 진입의 문이 열렸지만, 다른 한편으론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업체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활동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200여곳. 비트코인붐이 한창이던 지난해 500~600여 곳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한달에 한 두개의 거래소가 새로 문을 연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그런데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금법’ 이후 판도가 완전히 바뀔 전망이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특금법의 핵심은 암호화폐거래소의 ‘제도권 편입’이다. 일단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법 시행 이후 6개월 후인 내년 9월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반드시 신고를 해야 한다. 그냥 단순히 신고하는 게 아니라 이들 업체는 실명 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을 보유해야 하고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해야 하며 대표자 역시 범죄 경력이 없어야 한다. ‘신고 수리’라고 법안에는 표현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인·허가 제도인 셈이다. 신고가 수리돼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영업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그간 실체 없이 운영되던 거래소들이나 자금세탁으로 이용되던 암호화폐의 대규모 퇴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암호화폐 업계에서 실명계좌개설이나 ISMS 인증 등을 할 수 있는 중소형 업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 실명확인 거래계좌를 이용하는 업체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네 곳 뿐이다. 업비트는 기업은행,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의 실명확인 거래계좌 확인을 맺고 있다. ISMS 인증을 획득한 업체 역시 지난해 말 기준 7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내년 9월까지 시간이 있다고 해도 10개 가량의 업체를 제외하고 나머지 190여개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퇴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관계자는 “실명계좌 개설에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은행과 연결을 하는 만큼, 은행들이 유동성이 풍부하고 안정성이 있는지 실사 등을 거치고 6개월 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와서 점검을 한다”면서 “중소형 업체들로선 경제적 부담이나 시간적 압박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실질적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암호화폐가 자금세탁 등으로 악용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특금법이 마련된 만큼, 거래소들의 옥석가리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법이 마련되며 올해 6월 시작되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암호화폐 가이드라인 이행점검에도 대비, 국제적 기준에도 맞출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금융위 측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이 제고됐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소들이 한꺼번에 문을 닫게 되면서 투자자들 역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 측은 “아직 시행령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업계나 전문가의 이야기를 계속 청취하면서 암호화폐 거래를 제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도 불가피한 구조조정이라는 입장이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측은 “이번 개정안은 제도권 진입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관련 규정을 마련하는 작업에도 회원사를 비롯해 업계 입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제도권으로 들어오면 세금 문제도 본격적으로 불거질 전망이다. 업계는 암호화폐를 주식,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양도소득’으로 묶어 ‘양도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거래할 때마다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투자자산으로 봐야 한다는 게 암호화폐 업계의 입장이다. 반면 암호화폐를 자산이 아닌 ‘화폐’의 성격으로 두고 보면 복권처럼 ‘기타소득세’ 방식으로도 과세를 부과해야 한다. 보통 기타소득세는 60%를 필요경비로 공제하고 나머지 40%에 대해 20%의 세율로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암호화폐를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를 하고 있다.
- 케이토토,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청주서 '6차 도박중독 예방 캠페인' 전개
- 지난 6일 청주에서 도박중독 예방 캠페인을 펼친 국민체육진흥공단, 케이토토,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청주 센터 일동[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충북센터와 함께 지난 6일 청주 홍덕구와 청원구에 위치한 복권판매점 10곳의 판매점주와 고객들을 대상으로 ‘6차 도박중독 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인천과 광주, 부산, 서울, 전주 등지에서 캠페인을 진행한 케이토토에서는 이날 역시 청주 지역의 판매점주에게 스포츠토토 판매 규정을 준수하고 고객을 대상으로 과몰입 유도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건전운영서약서’에 서명을 받았으며, 판매점을 방문한 고객들에게는 소액으로 건전하게 투표권을 구매하겠다는 ‘건전구매서약서’ 에 약속을 받았다. 이날 캠페인에 동행한 국민체육진흥공단 공정문화팀에서는 건강한 스포츠레저문화를 위해 서약서에 서명을 한 점주와 고객들에게 소정의 사은품을 증정하고, 도박중독 예방 리플렛을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로 캠페인에 함께 했다. 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충북센터에서는 과몰입을 통한 중독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가진단테스트(CPGI)’를 실시했으며, 전문적인 상담으로 도박중독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함께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유용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케이토토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 역시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충북센터의 적극적인 도움 덕분에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며 “케이토토에서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함께 대한민국에 건강한 스포츠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 이라고 전했다.
- '조국대전'은 시작되었다, 인사청문회 핵심 쟁점 (영상)
- [이데일리 윤로빈 PD] 정부는 오늘 국회에 개각 후보자의 청문 요청안을 발송한다고 밝혔다. 청문회를 앞둔 7명의 장관급 후보자 중 특히 주목 받는 이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이다.조국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신임을 받는 인물로, 이번 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을 지낸 후 지난 달 퇴임했다. 국민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데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 인사로 손꼽히는 만큼, 이번 청문회는 ‘조국대전’으로 불리며 여야의 첨예한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만 16세의 나이로 서울대 법대에 최연소 입학, 만 26세에 교수가 되었다는 조 후보자의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놀라운 스펙에 준수한 외모까지 주목 받으면서, 그는 민정수석 초기 많은 국민들의 호감을 샀다. 그러나 재임기간동안 거침없는 발언과 몇몇 사건이 논란으로 떠오르면서 그에 대한 평가는 극명히 나뉘어 왔다. ‘조국대전’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사진출처 = 연합뉴스)첫째 서울대 폴리페서 논란폴리페서. 정치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수를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학자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연구에 힘쓰기보다 ‘교수’라는 직업을 통해 정치권력을 잡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들이 학교와 정계를 오가는 사이,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 받는다는 문제도 지적되어 왔다.조 후보자는 민정수석 재임 전,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며 법학자로 활동했다. 민정수석에 임명되면서 휴직계를 내고 정치활동에 참여했는데, 퇴임 후 복직계를 낸 것이 폴리페서 논란을 일으켰다.그가 법무부 장관의 유력 후보자로 언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 다시 교수 자리를 비우고 정계로 가야 하는데 이것이 학교측과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서울대 학칙에 따라 복직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김태우 전 특별감찰반 수사관둘째 민간인 사찰 의혹2018년, 청와대 특별감찰반에 속해있던 김태우 전 수사관의 폭로로 시작된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 당시 김 전 수사관은 ‘민정수석실에 속한 특별감찰반이 민간인을 불법사찰하고 우윤근 주러 대사의 비리를 묵인했다. 또 환경부에서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이는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고, 청와대는 사실무근임을 주장하며 적극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후 청와대는 ‘민간인 사찰은 정부가 주도한 게 아니라 김 전 수사관 개인의 잘못이며, 우윤근 주러 대사의 무죄가 밝혀졌다. 김 전 수사관은 자신의 비위 행위를 감추기 위해 일방적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결국 김 전 수사관의 비위 사실이 밝혀졌으나, 관련 수사가 아직도 진행중인 데다 야당 일부가 의혹을 계속 제기하는 바, 조 후보자 청문회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예상된다.젊은 시절의 조국 교수셋째 국가보안법 위반조 후보자는 1993년 남한 사회주의 노동자 동맹(사노맹)에 연루되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6개월의 수감생활을 한 바 있다. 이후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는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어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다”고 말했는데, 최근 이 발언이 다시 주목 받으며 논란을 일으켰다. 사노맹은 1990년대 초, 독재타도와 사회주의 제도로의 변혁 등을 목적으로 건설된 단체다.자유한국당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2일, 한국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국가 전복을 꿈꾸는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에 앉는 것이 도저히 말이 되는 얘기냐”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이에 여당은 당시 사건이 군사정권에 맞선 일로 민주주의 운동의 일환이었다고 맞받았으며, “한국당이 벌써 정상적인 검증 대신 몰이성적 색깔론을 들이대고 있다”덧붙였다. 조 후보자는 당시 세계 최대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에서 ‘올해의 양심수’로 선정되어 이듬해 사면 복권되었다.이외 논문표절 의혹, SNS 발언 논란, 민정수석 재임 당시 인사검증 부실 논란 등도 청문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한편 조국 후보자는 지난 9일부터 인사청문회 사무실을 출근하며 “서해맹산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인사청문회 일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여야 간 조율을 거쳐 정할 예정이다.
- "중독이 흐릅니다"…'넷플릭스 몰아보기'의 비밀
-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공포에 휩싸인다는 뜻의 신조어다. 저자 애덤 알터는 노모포비아에 빠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을 모아 나라를 만들면 중국과 인도, 미국 다음가는 인구규모 세계 4위(약 2억 8000만명)의 국가가 탄생할 거라고 경고한다(이미지=이데일리DB).[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12년 8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못 보던 단추가 하나 생겼다. 첫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저 그런 이벤트겠지. 그런데 다들 호기심에 한 번씩 눌러본 그 단추가 세상을 바꿔버렸다. 이름 하여 ‘포스트-플레이’. 넷플릭스가 처음 선보인 ‘몰아보기’ 기능이었다. 열세 개 에피소드가 한 시즌인 드라마를 13시간짜리 장편영화로 탈바꿈시키는 기능. 이 단추 하나는 단순한 편리를 뛰어넘은 거였다. 어째서? 패러다임을 뒤집었으니까. 이전까진 다음 에피소드를 볼까를 고민했다면, 이후부턴 다음 에피소드를 보지 말까를 결정해야 했으니까. 게다가 말이다. 한 번 발 들이면 다시 빼내는 데 가히 ‘혁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중독의 세계’, 그 문을 덜컥 열어버린 거였으니까. 맞다. 지금부터 중독에 관한 특별한 얘기를 들여다볼 참이다. 그동안 자주 화제가 됐던 약물중독과는 조금 다르다. 정보기술(IT)이 핵심인 기기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이 주제니까. 이른바 행위중독, 좀더 정교하게는 ‘디지털중독’이다. 디지털중독을 따질 때 피할 수 없는 용어가 하나 있다.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공포에 휩싸인다는 뜻의 신조어다. 듣기에 따라선 엄청나게 심각하다 싶지만 사실 내용은 별로 그렇지도 않다. 문자하고, 검색하고, 게임하고, 메일 확인하고, 은행 들렀다가 뉴스 보고, 대략 ‘이 정도’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 정도’에 걸리는 시간이었다. 어느 조사가 사용자 수천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평균은 하루 3.3시간. 여기까진 그러려니 하겠는데 한 주 23.3시간, 한 달 100시간, 80세까지 살 땐 11년이란 통계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래도 내 얘기는 아니라고? 과연 그럴까. 노모포비아를 빠진 세계인을 모아 나라를 만들면 중국과 인도, 미국 다음가는 인구규모 세계 4위(약 2억 8000만명·2015년)의 국가가 탄생한다는데. 이 모두는 미국 대학에서 심리학·마케팅을 가르치는 저자의 치밀하고 복합적인 연구결과에서 삐져나왔다. 어떤 돌림병보다도 빠르게 번져가는 행위중독의 전모, 그 뿌리부터 증세, 해결책까지 헤집었다. △또 확인하지 않고선 견딜 수 없는 집착디지털기기를 향한 집착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파급력이 더 크다. 18∼24세 중 77%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단다. 18∼64세 중 60%는 머리맡에 스마트폰을 둬야 잠들 수 있다 하고. 이렇게 살다보면 어찌 될까. 인간의 집중력 말이다. 2000년 12초에서 2013년 이미 8초로 떨어져 평균 9초의 금붕어보다 못한 수준이다. 기억력도 엉망이 됐다. 궁금한 게 생기면 머리가 아니라 손가락이 먼저 반응하니. 오죽하면 스마트폰을 ‘뇌의 연장’이라고 했을까. 그 뇌가 망가지느니 내 몸이 다치는 게 낫다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저자는 노모포비아를 포함한 이런 행위중독을 약물중독과 유사한 위치에 두고 접근한다. 대략 6가지쯤 된단다.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목표중독’, 뿌리치기 어렵고 예측은 더욱 어려운 ‘피드백중독’, 조금씩 나아질 거란 ‘향상중독’,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지는 ‘난이도중독’, 해결하고 싶지만 풀리지 않는 ‘미결중독’, 맺어야 산다고 느끼는 ‘관계중독’. 아무리 아니라고 버둥거려도 현대인이라면 이 중 한두 개에는 걸쳐 있단 뜻이다. 그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는 앞의 ‘단추’로 돌아가 살펴보자. ‘포스트-플레이’를 실행한 지 1년 몇 개월 뒤. 넷플릭스가 서비스 효율성을 점검해봤단다. 미국 성인 3000명 중 61%가 ‘몰아보기’를 즐긴다고 답했는데, “한자리에서 2~8편”이란 수치까지 귀띔한 거다. ‘엄청 재미있을’ 필요도 없었다. 몰아보기 덕에 시시한 드라마에까지 중독성이 생겼다고 했으니. 결국 ‘미결 중독’에 빠진 거다 “거의 당첨될 뻔했어”란 중독도 있다. 맞다. 복권을 사고 난 뒤 나오는 탄식. 알록달록한 숫자볼이 통에서 돌다가 떨어지는 것이든, 동전을 쥐고 하나씩 긁어대는 것이든 상관이 없다. 지난주에는 숫자 6개 중 4개를 맞췄고, 이번 주에는 그림 3개 중 2개를 맞췄다. 결코 ‘꽝’이 아니다. ‘거의 당첨될 뻔’했을 뿐. 그러니 다음 주에도 복권을 사는 게 당연하다. 바로 ‘피드백중독’이다. 사실 저자가 꼽은 ‘피드백중독’의 대표격은 ‘좋아요’다. 시작은 단순했다. 친구들이 어찌 사는지 슬쩍 엿보는 행위. 그런데 점점 ‘나 들렀다’는 공식방문기록이 되더니, 나중엔 ‘온라인 예절’로까지 확대변질되고, 종국엔 게시물의 성적표가 돼 버렸다. 게시자는 ‘좋아요’가 없는 게시물을 망신거리라 여겼으며, 안절부절·좌불안석 속앓이를 겪기도 했다. 이런 ‘좋아요’를 두고 저자는 ‘인류 최초의 디지털 마약’이라고 진단했다. △잡스가 자식에겐 아이패드 금지한 건그렇다면 도저히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책은 없는 건가. 있다. ‘두 살 전엔 화면에 노출시키지 말라’는 게 그중 하나. 생후 2년 동안 급속히 발달하는 어린아이의 뇌가 사람과 교류하는 법을 배울 기회를 놓친다는 거다. 그 심각성은 스티브 잡스가 먼저 알아챘다. 자신이 만든 아이패드를 자신의 아이들에겐 금지한 얄미운 행동도 마다하지 않았으니. ‘억누를수록 빠져드는’ 속성도 이해하란다. 중독을 의지력 부족으로 몰고 가는 덴 한계가 있단 얘기다. 스마트폰 너머 수많은 전문가가 사용자의 그 의지력을 무너뜨리려 고군분투하고 있으니. 차라리 내적 동기 부여나 자기주도성이 나을 거란다. 어차피 IT를 포기하란 따위의 극단적인 해결책은 낼 수 없다. 기술은 포기 못 할 인류의 무기가 아닌가. 대신 신중하란다. ‘좋아요’에 수치제거기를 달아 산술적인 피드백을 없앤다든지 아이가 디지털기기를 접하는 시기를 조절해준다든지. 쉽게 말해 ‘중독 이전에 예방’이다. 어쩔 수 없이 중독됐다면 두 가지. 중독행위를 제거하든가, 중독행위를 다른 행위의 동력으로 삼든가. 행위중독의 중차대한 경고에 붙인 해결책치곤 ‘약하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중독이 그렇지 않은가. 원인의 완전제거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가장 원초적인 단계로 되돌아갈밖에. 알코올이 됐든 스마트폰이 됐든 말이다. ‘좋은 습관’이 답이더란 참 순박한 결론도 무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