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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크셔 주총]`오마하의 현인`, 5시간동안 어떤 얘기를
- [오마하(네브라스카주)=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4일(현지시간)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장장 5시간에 걸친 질의응답(Q&A) 세션을 소화하며 수많은 발언들을 쏟아냈다. 특히 과거 어느 때보다 광범위하고 구체적이었고 자신의 후계구도와 이후 회사의 비전, 향후 인수와 투자에 대한 생각들, 미국 경제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등에 관한 언급이 3만7000명에 가까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주요 현안별로 버핏 CEO가 내놓은 발언들을 정리해봤다. 버핏(화면 왼쪽) CEO와 멍거(오른쪽) 부회장◇ “美경제 내년엔 좋아..집값도 더 오를듯”버핏 CEO는 미국경제가 지금보다는 1년 뒤에 분명 좀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경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버핏의 핵심 참모중 하나로 차기 CEO 후보로도 거론되는 매튜 로즈 벌링턴노던산타페(BNSF) CEO는 “올해 미국 경제는 2%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누구나 3.5~4% 수준의 성장을 원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가 더 늘어나야할 것”이라며 다소 부정적으로 봤다. 다만 버핏은 “신규주택 착공이 좀더 늘어나야 하겠지만, 주택가격은 내년까지 더 오를 것이고 이는 심리적 효과가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집값이 올해보다 정체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크게 뛰지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민간부문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버핏은 “기업들이 세금부담에 대해 너무 많은 불평을 늘어놓고 있지만 대체로 경영을 잘 해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또 “은행들의 자본구조는 개선됐고 몇 년전에 비해 더 강해졌다”며 “과거에 비해 더 안전해졌고 경제주체들에 대한 대출도 더 늘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은행시스템이 다음번 버블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찰스 멍거 버크셔 부회장은 “은행들이 쌓고 있는 대규모 파생상품에 대해 다소 우려하고 있다”며 “은행업 본연의 임무 대신에 투자은행들과 같은 사업을 더 많이 영위하는 은행일수록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QE 종료, 쉽지 않아..오바마 재정정책 적절버핏은 연준의 통화정책을 묻는 첫 질문에 대뜸 “벤 버냉키 연준 의장에 대해 전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만 답해 참석자들을 의아하게 했다. 그러자 2차, 3차로 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 결국 버핏은 “우리 뿐만 아니라 미국 모두가 연준의 양적완화로부터 엄청난 수혜를 입은 것은 사실이었고 아주 현명한 정책이었지만 잠재적으로 이같은 경기 부양책은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플레가 현실화될 경우 최근까지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것을 종료하는 것은 매입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아울러 “연준이 양적완화를 줄이거나 종료할 것이라는 신호를 준다면 전세계적으로 여기저기서 총성이 울릴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다만 “그렇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며 시장 참가자들은 재빨리 자신의 보유 자산을 재평가할 것이고 시장은 결국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금리는 경제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힘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에게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우리는 H.J하인즈를 인수하면서 아주 낮은 금리에 자금을 차입했다”며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확대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재정적자를 연계한 주주의 질문에 대해서는 “엄청난 정부부채에 대해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탓으로 돌려야만 하며 이는 확실히 오바마 정부의 문제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사람들과 정치 얘기를 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고 운을 떼면서도 “오히려 지난 4년간에는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지면서 사용한 정부지출 규모는 경제 위협 정도를 감안할 때 아주 적절했다”고 칭찬했다. 다만 “남은 문제는 어떻게 여기서 벗어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유럽 위기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기업체들을 인수하는데 기회가 될 것이며 당장 내일이라도 유럽에서 대형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로존은 해체되지 않을 것이며 그 단일 통화시스템은 주요한 결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 결함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그들이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것으로 믿는다”고 낙관했다. ◇ “버크셔 시총, 세계 5위..덩치 커도 잘할 것”버핏 CEO는 주총 첫 머리에 지난해 회사의 주당 장부가치가 14.4% 상승했다고 소개하며 “버크셔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이제 전세계에서 5번째로 큰 회사가 됐다”고 선언했다. 이에 주주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러나 “지난 5년간을 기준으로 볼 때 회사의 장부가치 성장세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을 뛰어넘지 못했고 올해도 그럴 것으로 본다”며 “바로 이 때문에 작년말 장부가치 대비 120% 수준에서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자 멍거 부회장은 “5년이나 3년 단위로 보면 그렇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약간 성장세가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잘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이를 뛰어넘어 잘 해낼 것으로 자신한다”고 부연했다. 또 버크셔 주식을 공매도한 것으로 유명한 덕 카스 헤지펀드 매니저가 버크셔의 덩치가 커지면서 차츰 좋은 실적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하자 버핏 CEO는 “그런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맞받아쳤다.그는 “우리는 몇몇 아주 훌륭한 기업체들을 인수하고 있으며 다소 높은 가격을 지급하긴 했지만 기업 인수는 잘 통제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인수는 아주 성공적이었고, 이런 면에서 오히려 우리에게 덩치는 중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멍거 부회장 역시 ”회사 규모가 아주 커지긴 했지만 우리는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며 ”과거에 덩치 큰 회사들이 실패했던 경험들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그들보다는 더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보험시장 핵심기업 될것..항공업 관심없어”현재 내셔널인뎀니티와 가이코(GEICO), 재보험사인 제너럴콜론리(General Cologne Re) 등 무려 12개의 보험사를 소유하고 있는 버핏 CEO는 “올 1분기 실적은 보험 자회사들이 지배했다”고 평가했다. 또 “향후 몇년이 지나면 버크셔는 전세계 상업 보험시장에서도 아주 탁월한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가장 최근 20%의 추가 지분 인수를 마무리한 이스라엘 이스카에 대해 “그들의 최대 강점은 많은 두뇌(브레인)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스카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회사들 중 하나이며 그 회사를 소유하게 돼 행운”이라고 말했다.H.J하인즈를 인수한데 대해서는 “3G캐피탈의 호르헤 파울로 레만 CEO가 먼저 공동 인수를 제안했었다”며 “만약 3G가 없었더라면 지급해야할 것보다 조금 더 많은 돈을 썼지만 3G는 아주 훌륭한 매니저들이며 그들 때문에 인수 결정을 잠시도 지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실적 부진으로 고전중인 IBM에 대해서는 “충분히 편안하다”면서도 “엄청난 연금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다소 불안하긴 하다”고 토로했다.한편 ‘자회사인 상용 항공기 임대회사인 넷젯츠와 짝짓기 위해 미국내 항공사를 인수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항공산업은 아주 힘든 산업”이라며 “항공사들 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또 “이는 노동집약적이고 자본집약적인 산업이기도 하며 동시에 원자재와 관련된 사업으로, 투자자들에게 죽음의 덫이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SNS 공시허용, 결국 정책 실패될 것”기업들의 언론 발표를 대행하는 비즈니스 와이어라는 사업체를 소유하고 있는 버핏 CEO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도입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한 기업 공시 허용을 비판했다. 버핏 CEO는 “공시의 핵심은 정확성과 동시성”이라고 전제한 뒤 “이런 관점에서 SEC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기업들이 공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정책상 실책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그는 “기업들이 언론을 통해 사실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공시로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며 “우리는 정확한 정보를 얻기를 원하며, 또한 정확하게 같은 시점에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를 보려고 기업체들의 웹페이지를 계속 눌러대기를 원하지도 않고, 다른 투자자들보다 10초 이상 늦게 정보를 얻고 싶지도 않다”고 강조했다.한 주주가 그의 잇딴 신문사 인수를 거론하며 `더 나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다른 업종이나 기업들이 있다고 믿지 않는가`라고 질문하자 관객석에서 박수가 터졌다. 버핏은 지난 2년간 28개의 신문사를 3억4400만달러에 인수했다. 그러나 버핏은 “이들의 이익이 줄어들곤 있지만 여전히 세후 수익률이 10% 정도될 것”이라며 “세전이익은 총 1억달러 정도로 꽤 된다”고 말했다. 다만 “만약 다른 산업이었다면 그렇게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는 확실한 사실”이라고 말해 원칙을 깨면서도 언론사를 인수하고 있다는 애정을 과시했다.◇ “차기 CEO, 이사회 합의..큰아들 회장에 적임”역시 가장 큰 관심은 전립선암 치료를 받았고 80세가 훌쩍 넘은 고령인 버핏 CEO를 대신할 후계 구도였다. 버핏도 “나보다 더 많은 두뇌(브레인)들을 거느리고 더 많은 에너지와 열정을 가진 CEO를 후계자로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이는 현재 이사회에서 매번 회의 때마다 검토하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사안의 중대성을 인정했다. 후계자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내놓지 않았지만, “나 이후 CEO에 대해 이사회 내에서는 이미 확실하게 합의된 상태”라고 못박았다.특히 유력한 CEO 후보중 하나로 꼽히는 버크셔의 재보험 사업을 이끌고 있는 애지트 제인에 대해 “그는 여러 방면에서 탁월하며 일하는데 있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며 “당신이 ‘A’라는 단어로 말을 시작할 때 이미 후계자에 관한 질문이라는 걸 알아챘다”며 긍정적인 발언들을 내놓았다. 또한 CEO와 함께 후계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 이사회 회장에 대해 덕 카스 헤지펀드 매니저가 버핏의 큰 아들인 하워드 버핏의 자질을 문제삼자 버핏은 “그는 어떤 사업도 운영하지 않으며 경영에 대한 환상 따위도 없다”며 회장으로서 적임자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기업 문화를 유지하고 버크셔가 분리되지 않도록 하는 임무를 맡는 것 뿐”이라며 “만약 차기 CEO에 큰 문제가 생긴다면 경영에 관여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확률은 1%도 채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아울러 버핏 CEO는 “이미 여러 해동안 내가 물러난 뒤에도 쉽게 바뀌지 않을 버크셔의 기업문화를 구축하는데 주력해왔다”며 “일부 신문들은 종종 내가 없는 버크셔에 대해 우려하는 기사들을 쓰는데, 내가 없어도 회사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멍거 부회장은 “버핏이 떠난 후를 우려해 버크셔 주식을 팔려는 나같은 주주들이 있을지 모른다”며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해 주주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버핏은 특유의 비유법을 사용해 “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질 때 800 전화번호(미국의 수신자부담 전화)가 될 것”이라며 “만약 며칠간 다우지수가 하루에 1000포인트씩 하락하는 날이 온다면 그 파도가 지나간 뒤 벌거벗겨진 채 수영하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그동안 우리가 투자했던 골드만삭스나 제너럴 일렉트릭(GE),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모두 그런 위기 시절에 이뤄졌다”며 “이는 내가 없더라도 버크셔의 브랜드가 될 것이며 나의 후계자는 나보다 더 많은 자금을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버핏 "후계자 합의..나없어도 버크셔 변화없다"(재종합)☞ [버크셔 주총]"신문사를 왜 자꾸 사냐"…말말말☞ 버핏 "후계자 합의..나 없어도 버크셔 변화없다"(종합)☞ [버크셔 주총]버핏 "버냉키 신뢰하지만, QE는 인플레 야기"☞ [버크셔 주총]버핏 "후계자, 이사회내 확실한 합의 이뤄"☞ [버크셔 주총]버핏,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 `자본주의의 우드스톡` 버크셔 주총 개막..3만7000명 운집
- [오마하(네브라스카주)=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자본주의의 우드스톡`으로 불리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궂은 날씨와 항공기 결항 및 연착 사태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참석자들은 더 늘었고, 관심이 집중된 워렌 버핏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과의 4시간여의 마라톤 질의응답(Q&A) 세션도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버크셔 주총이 열리는 오마바 센추리링크센터버크셔 해서웨이는 4일(현지시간) 오전 약간의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가운데 본사가 있는 네브라스카주 오마하 시내의 센추리링크센터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버크셔측은 올해 주총에 참석하는 주주와 언론인 등이 작년보다 3% 늘어난 3만7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이고 독일, 에스토니아, 중국, 일본 등 전세계 46개국에서 참석자들이 모인다. 물론 전날 기상 악화와 재정지출 자동삭감 조치인 시퀘스터로 인한 항공 관제사 부족으로 오마하로 오는 항공기들이 결항되거나 연착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참석자들이 애를 먹긴 했지만, 참석 취소를 통보한 사례는 거의 없었고 전체의 60%는 버크셔 본사가 있는 네브라스카주에서 올 것으로 예상돼 참석자가 작년보다는 늘어나 사상 최대가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시카고 오헤어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독일 자산운용사인 아카티스의 헨드릭 레버 CEO는 “우리 회사에서 버크셔 주식을 100주 이상 보유하고 있어 18년째 버크셔 주총에 참가해왔다”며 버크셔 주총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예약한 항공기가 결항되자 5시간 이상을 기다려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이런 가운데서도 이번 버크셔 주총에서는 버핏의 차기 인수대상과 버크셔에 대한 전망, 후계자 문제 등의 이슈들이 관심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워렌 버핏(오른쪽) 회장과 찰리 멍거(왼쪽) 부회장늘어나는 현금 보유와 상대적으로 둔화된 자산가치 성장에 대한 대답으로 버핏이 또다른 코끼리(인수후보)에 대한 힌트를 주지 않을까 주목되는 가운데 최근 인수한 H.J하인즈에 대한 답변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자신의 투자원칙을 깨고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기업을, 3G캐피탈이라는 다른 기업과 공동으로 인수했고 인수후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날 한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후계자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라는 점을 공개한 버핏이 보다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을까 하는 점도 지켜볼 대목이다. 참석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버핏 CEO, 찰리 멍거 부회장과의 Q&A도 올해 변화를 줬다. 작년에는 보험업계 애널리스트 3명을 추가해 버크셔의 중요 사업부문인 보험관련 질문을 늘리고, 일반 관객석에서의 질문은 3분의 1로 제한하면서 불만이 다소 제기됐던 만큼 올해에는 보험업계 질문을 줄이고 질문도 공평하게 안배했다.보험업계에서는 노무라증권의 클리프 갤런트 보험담당 애널리스트 1명만 초청하고, 조너선 브랜트 루언, 컨니프앤골드파브 제너럴 애널리스트와 덕 카스 시브리즈 파트너스매니지먼트 매니저를 추가로 초청했다. 이들 애널리스트들이 각각 6개의 질문을 하고, 언론쪽에서 18개의 질문을, 추가로 관객석에서 나머지 18개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배정했다. 특히 카스 매니저는 버크셔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쏟아내며 공매도 대상에 올렸던 인물로 유명하다. 레버 CEO도 “올해 초청됐다는 헤지펀드 매니저와의 대담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갈지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보였다.버핏은 “우리는 어떤 질문을 받게 될지 전혀 힌트도 얻지 못한 상태”라며 “우리는 대답하기 힘들 질문일수록 더 좋다”고 말했다.
- 연준·ECB, 시장불안 잠재울까..美고용지표도 주목
-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지난주 반등세를 보인 뉴욕증시가 또 한 번 고비를 맞는다. 이번주중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판단과 미 고용지표 등 핫이슈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다음달 1일 열리는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최근 잇따른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인한 시장 불안을 잠재워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까지 양적완화 규모 축소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별다른 조치를 내놓진 않겠지만, 적어도 기존 양적완화와 부양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힌트를 강하게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특히 성명서 발표 이후 내놓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부양 기대를 살려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준에 이어 하루 뒤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는 ECB는 부진한 유로존 경제상황을 고려해 현재 사상 최저인 0.75%의 기준금리를 추가로 25bp(0.25%포인트) 더 인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는 이코노미스트 69명 가운데 43명이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다만 ECB의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ECB가 다른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또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추가 부양에 대해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미국 경제지표 발표도 중요하다. 제조업 경기지표와 주택경기 관련 지표가 특히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다음달 3일에 발표되는 노동부 고용보고서가 최근 봄철 경기 둔화를 가늠할 수 있는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4월 비농업 취업자수가 3월의 8만8800명보다 크게 늘어난 15만명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업률은 7.6%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외에는 29일에 개인 소비지출 및 소득, 잠정주택 판매가 발표되고, 30일에는 고용비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 시카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소비자 신뢰지수가, 다음달 1일에는 월간 자동차 판매실적과 ADP 민간고용, 마킷 제조업 PMI, 전미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건설지출이, 2일에는 국제수지와 노동 생산성, 3일에는 공장재 주문, ISM 서비스업지수가 각각 발표된다.기업 실적 발표는 막바지에 이른다. 이번주에는 페이스북의 1분기 실적이 가장 관심을 모은다. 주당 순이익이 12센트 수준이고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36% 성장한 14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페이스북의 1분기 실적은 다음달 1일에 발표된다. 또 주요 소매업체와 에너지, 제조업 관련 기업들의 실적에 관심이 쏠리며 2일 제너럴모터스(GM)와 AIG가 실적을 발표한다. 그 밖에 로우스와 AB인베브, 도이체방크, 브리티쉬 페트롤리엄(BP), UBS,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에이본, NYSE 유로넥스트, US스틸, 마스터카드, 타임워너, 머크, 시게이트, 메트라이프, 옐프, 시그나, CME그룹, 버크셔 해서웨이, 듀크에너지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한편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4일에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버핏이 주총에서 추가 인수합병(M&A) 대상에 대한 힌트를 줄지, 경제와 투자에 대해 어떤 전망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美증시, 2분새 152조원 증발"..SNS·초단타매매의 위력
-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트위터에 등장한 거짓 뉴스로 인해 뉴욕증시에서 단 2분여만에 1360억달러(원화 152조원)에 이르는 시가총액이 증발돼 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트위터와 컴퓨터의 힘으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기관들의 초단타매매가 현 뉴욕증시에서 얼마만큼의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잘 보여준 사건으로,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의 트위터를 통한 거짓뉴스로 인해 다우지수가 오후 1시 직후 1%나 급락한 모습을 나타낸 그래프23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오후 1시7분쯤 1% 가까이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3대지수가 1~2분만에 단번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뉴스 통신사인 AP뉴스의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에서 폭발이 있었고 이로 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상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이었다.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78선에서 맴돌다 1시10분에 하루중 최저치인 1563.03까지 내려갔고, 이로 인해 S&P500지수내 편입된 기업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1360억달러나 급감했다. 물론 곧바로 폴 콜포드 AP통신 대변인이 “트위터 계정에 해킹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백악관 폭발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해명했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그런 폭발은 없었고 오바마 대통령도 아무 일 없이 괜찮다”고 밝히면서 지수는 제 자리를 찾았지만, 그 충격은 오랫동안 남았다. 무엇보다 지수 급락을 유도한 초단타매매의 위력에 시장 참가자들도 새삼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현재 18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에 의한 초단타매매는 미국 규제당국의 집중적인 타깃이 되고 있다. 이는 일종의 알고리즘에 따라 주식과 선물을 사고 팔도록 프로그래밍된 컴퓨터가 헤드라인 뉴스에 반응해 주식을 내다 팔았고, 이로 인해 지수 하락이 다른 컴퓨터의 매도세를 유도하는 일종의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라고 할 수 있다. 릭 파이어 코니퍼증권 주식 트레이딩 이사는 “그 짧은 시간에 거짓 뉴스가 터져 나오고 곧바로 지수가 복원되면서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지만, 컴퓨터들만 진지하게 반응했다”며 “결국 사람이 컴퓨터에 승리한 것이지만, 그 만큼 컴퓨터에 의한 매매가 성행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 단기 차익을 노린 세력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에 대한 현재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나스닥OMX와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은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SNS의 증시 영향력과 그에 따른 위험성이 재확인됐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브루스 맥케인 키프라잇뱅크 스트래티지스트는 “오늘 발생한 일은 지수가 단기간에 급락과 급등을 반복한 하나의 해프닝일 수 있지만, 그만큼 트위터 피드가 가지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최근 월가와 규제 당국이 추진해온 임직원들의 SNS 사용규제와 그에 대한 모니터링에 대해 일부 주(州) 정부들이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투자자 보호’와 ‘개인의 자유’라는 두 가지 원칙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미 SEC가 최근 기업들에게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공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끄는 비즈니스 와이어의 캐시 배런 탐래즈 최고경영자(CEO)도 “이는 트위터와 같은 SNS가 왜 언론을 대신할 수 없는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교훈”이라며 “SEC의 방침은 투자자들에게 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즈니스 와이어는 버크셔의 기업 고객들에게 뉴스를 서비스해주는 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