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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바위서 시작됐네…사명대사의 역사" [여행]
-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의 무용담을 그린 사명각 외부의 벽화.[김천(경북)=글·사진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풍요로운 자연, 깊은 역사와 전통이 어우러진 경북 김천이 최근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천년고찰 ‘직지사’와 그 인근에 자리한 ‘사명대사공원’이 각종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일부러 찾아가 볼만한 곳’으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정통성과 역사’라는 독특한 매력 덕분에 유명인들과 미디어의 관심을 받은 김천은, 지역의 관광 활성화 노력이 더해지면서 나날이 새로운 느낌을 전하는 여행지로 거듭나고 있다. 직지사 대웅전 전경◇MZ세대에 ‘힙한 여행지’로 뜬 직지사 신라시대(서기 418년)에 창건해 16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직지사’는 고루하고 낡았을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는 사찰이다. 2022년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이 이곳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후, BTS 팬클럽인 ‘아미’들 사이에서 성지로 떠오른 것과 무관하지 않다.RM처럼 세계적인 스타가 직지사를 선택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직지사는 ‘대한민국 템플스테이 1호’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주한 외교관과 그 가족들을 초청하면서 한국의 템플스테이가 시작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150여 개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지만, ‘원조’를 경험하고 싶다면 직지사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다.직지사 주변에는 등산복을 입고 오가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띈다. 주위를 보면 사찰을 품은 높은 산이 보이는데, 소백산맥의 중앙에 자리한 ‘황악산’이다. 동행하던 김영박 문화관광해설사가 경내를 안내하며 구수한 입담을 풀어놓았다.“직지사를 품은 황악산은 최고 높이가 1111m인데 1이 4개가 들어가서 ‘일사천리’ 산으로도 불립니다. 정상을 밟으면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잘 풀린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등산객이 끊이지 않죠.”직지사와 황악산 풍경◇해마다 가을이면 단풍 명소로 변신일주문과 대양문을 지나 세 번째로 나타난 천왕문 앞에는 평평한 바위 하나가 놓여 있다. 김 해설사는 특별할 것 없는 돌 앞에서 사명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직지사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을 지낸 호국영웅 사명대사가 출가한 사찰입니다. 바로 이 돌이 사명대사와 스승 신묵화상이 처음 만난 곳이라고 전해지고 있죠. ” 조선 명종 때 직지사의 주지였던 신묵 스님은 어느 날 참선하던 중 천왕문 옆에 서 있는 은행나무를 황룡이 휘감고 있는 환영을 봤다. 기이하게 여겨 밖으로 나가 보니, 천왕문 앞 돌 위에서 한 소년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신묵 스님은 소년이 장차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예감하고 제자로 받아들였는데, 그가 바로 사명대사다.사명대사의 영정출가한 사명대사는 직지사에서 수행을 시작했고 31세에 주지가 됐다. 49세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승병을 모은 사명대사는 7년의 왜란 동안 평양성 전투와 한양(서울) 탈환 작전 등에서 큰 공적을 쌓았고, 전쟁 후에는 강화 사절단에 합류해 일본에 잡혀간 3000여 명의 동포를 데리고 조선으로 귀환하기도 했다. 사명대사는 전쟁 중 적장 가토 기요마사와의 담판 과정에서 “조선의 보배가 무엇이냐”라고 물은 가토에게 “그대의 목이 우리의 보배”라고 답한 일화로도 유명하다.직지사에는 사명대사의 깊은 관계를 보여주듯 대사의 초상을 봉안한 ‘사명각’이 있다. 전각 외벽에는 사명대사의 다양한 영웅담을 담은 벽화가 그려져 있어 그의 애국심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해마다 가을이면 직지사는 단풍 명소로 바뀐다. 대웅전에서 비로전으로 가는 길에 늘어선 단풍나무는 유난히 강렬한 붉은빛을 띠는 것으로 유명해 가을의 절정을 보여주는 김천의 대표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사명대사공원을 알리는 간판◇셀럽과 미디어가 주목한 사명대사공원2020년 개장한 직지사 인근의 ‘사명대사공원’은 최근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과 축제의 주요 무대로 떠오른 곳이다. 직지사와 황악산을 잇는 사명대사공원 내부에는 평화의 탑, 김천시립박물관, 건강문화원, 솔향다원, 여행자센터 등의 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건강문화원에서는 전통 한옥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한옥 스테이가 가능하다. 이곳에는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도경완 아나운서와 그의 아이들이 방문했으며, 최근 ‘나는 솔로’ 출연진들이 머물며 사랑의 전쟁을 펼친 곳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인기가 높아 예약이 어려운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곧 해결될 전망이다.사명대사공원 내에 있는 높이 41.5m의 평화의 탑사명대사공원의 카페 솔향다원의 관계자는 “숙박동은 늘 예약이 꽉 차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면서 “현재의 3배 규모에 달하는 숙박시설을 건설 중이며 곧 완공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사명대사공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시설은 5층 목탑인 ‘평화의 탑’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이 탑은 높이가 41.5m로 공원 어디에서나 그 웅장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사라져 버린 신라시대의 황룡사 9층 목탑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위용이 가히 인상적이다. 탑 1층에는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고, 평화의 탑 제작 과정과 사명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특히 탑 외관에는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 더 찬란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공원 내부의 또 다른 명물인 ‘화합의 물레방아’는 높이 11.11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황악산과 평화의 탑과 조화를 이룬 화합의 물레방아는 마치 합성한 듯한 독특한 사진을 연출하는 명소로도 사랑받고 있다.세계도자기박물관독특한 디자인의 외관이 돋보이는 ‘세계도자기박물관’도 사명대사공원을 찾은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이 박물관에선 한국 전통 도자기는 물론 독일, 덴마크, 헝가리, 프랑스 등 세계 각국 1019점의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평소에 보기 어려운 다채로운 자기와 크리스털 작품을 보유한 알찬 구성으로 자녀를 동반한 관광객의 추천 방문지로 통한다.
- 중동 확전 우려 고조…"최악 시나리오는 이란 핵시설 타격"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이란의 주요 군사 시설 또는 핵 시설을 타격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어느 수준으로 보복할 것인지에 따라 확전 가능성이 있어서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는 확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미국의 의견을 무시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던 만큼 앞으로 중동 정세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AFP)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리들은 지난 수개월 동안 이스라엘과 이란이 미사일 등을 통해 어떻게 공방을 전개할 것인지 평가해 왔다”며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이 지난 4월과 비슷한 방식으로 보복하는 것이고,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4월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대규모 미사일을 발사했다. 1979년 혁명으로 이란에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선 이후 이스라엘을 향한 전면 공격은 처음이어서 우려를 키웠다. 이 공격 이후 중동 전역에서 이스라엘과 친(親)이란 진영 간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솟았다.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란의 공격이 99% 요격당해 실패했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이미 승리한 것이라며 “승리를 가져가라”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향후 이란에 대한 어떤 공격 작전에도 미국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그러한 작전을 지원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확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힌 것이다.결국 이스라엘은 이란의 주요 핵 시설로 둘러싸인 도시인 이스파한의 공군 기지를 공격하면서도, 시설 자체는 공격하지 않았다. 미국의 입장과 압박을 반영한 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한편으론 다음엔 직접적인 타격이 가능하다는 경고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다시 한 번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것이다. 문제는 지난 4월과 비교해 미국의 정치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사라져 그의 발언이 과거와 달리 힘을 잃었다. 이스라엘이 대(對)이란 보복 강도를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NYT는 지난 4월에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네타냐후 총리의 반응이 미온적이었다고 짚었다. 이스라엘은 이미 이란을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듯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이스라엘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란의 심장인 수도 테헤란에서 테러를 단행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하기도 했다. 최근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비롯해 최고위 사령관들을 대거 암살했다. 이란은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맏형’ 격이어서 두 단체의 피해를 이란 역시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란 스스로도 이번 공격이 헤즈볼라 및 하마스 지도자 암살에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다만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을 향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자기 방어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스라엘 정권이 추가 보복을 자초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보복 조치는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는다면 추가 대응이나 확전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미 보복을 천명했으며,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도 지속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오늘 밤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도 “우리에게는 (보복) 계획이 있으며 시간과 장소를 결정해 행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그동안 이란은 주로 팔레스타인, 레바논, 예멘, 이라크 및 시리아에 있는 대리 세력을 통해 (이스라엘과) 간접적으로 싸웠지만, 이젠 전면전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이 이란 프로그램의 심장부인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직 미 국방부 관리이자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그랜트 럼리는 “이란의 4월 공격은 며칠 동안 경고가 있었지만 이번엔 공격 감행 불과 몇시간 전에 예고가 이뤄졌다”며 “이 새로운 공격을 (이란의 주장처럼) 단순히 상징적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확실히 이란의 (전쟁 참여 가능성을) 가속화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 근거로 “이란은 이번에도 드론,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을 조합해 공격했지만, 4월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주로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며 “이 미사일은 훨씬 빠르게 날아가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을 빠르게 무력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 김지민, 김준호와 결혼 임박… "아마도 내년?"
- (사진=tvN STORY)[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오늘(1일) 오후 8시 tvN STORY에서 방송되는 ‘김창옥쇼3’ 3화에서는 ‘헤어져?! 말아?! 결혼전쟁’을 주제로 해마다 끊이지 않는 결혼에 대한 갈등 종결 이야기가 펼쳐진다.결혼은 용감한 자들이 하는 것이라며 오늘의 주제를 암시하는 황제성은 김지민에게 용자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냐며 “김준호와 결혼 임박설이 작년부터 소문만 무성하다”라고 묻자, 김지민은 “심지어 주변에서 축의금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한다. 이어 김지민은 “내년…”이라며 결혼 시기를 언급하고, “결혼은 혼자 하냐, 프러포즈를 받아야 하는 것”이라며 모두를 놀라게 하는 소식을 전하며 전쟁 같은 결혼에 대한 토론장의 포문을 연다.먼저 이혼을 입에 달고 사는 아내가 고민인 남편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신혼여행 직후부터 결혼 7년 차인 지금까지 쉴 새 없이 이혼 소리를 듣는다고. 아내의 직업이 바로 이혼 전문 변호사라고 밝혀져 장내를 술렁이게 한다. 이혼을 이야기하는 아내는 신혼여행 가서 처음 보는 남편의 모습에 충격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바로 재산 분할 정리를 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또한 집에서도 상냥한 말 대신, 설거지만 하는 남편에게 화가 난다며 이혼 언급을 하는 이유를 고백한다. 이에 김창옥은 인간에게 있는 4개의 언어에 대해 알려주며 특히 감수성과 영혼의 언어를 구분해야 함을 전해 모두의 공감을 자아낸다.모두를 어질어질하게 만든 남편의 문제도 공개된다. 연애 시절부터 차 문을 먼저 열어주던 스윗한 남편의 행동이 사실은 차를 사랑해서라는 것. 혹시라도 차에 흠집이 생길까 봐 직접 문을 여닫아주고, 심지어는 비가 오거나 낙엽이 불면 운전도 하지 않는다고 전한다. 남편은 차는 도파민의 원천이라고 하지만, 아내는 남편의 지나친 자동차 사랑과는 반대로 운전 미숙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 등을 폭로해 폭소를 유발한다. 이를 듣던 김창옥은 차가 문제가 아닌 “개인의 컬러감의 문제일 것”이라며 생각지도 못한 솔루션을 전해 궁금증을 일으킨다.김창옥 때문에 파혼 위기라는 예비부부의 이야기도 전파를 탄다. 프러포즈를 앞두고 여자 친구가 좋아하는 김창옥 토크 콘서트에 함께 갔는데, 강연을 듣다가 잠들어 버려 여자 친구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언을 해버렸다는 것. 이에 잠든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주인공이 솔직한 돌직구 답변을 날려 김창옥을 충격에 빠트린다. 이어 김창옥은 “더 이상 제가 비참해지는 질문을 하지 맙시다”라며 ‘현타’를 맞은 심경을 내비쳐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여성분들에게 추천하는 꿀팁이 있다”라며 모두의 박수갈채를 불러일으킨 부부, 연인 간 현명한 소통법을 전해 그 방법이 무엇일지 관심을 증폭시킨다.또한 1년 중 300일은 싸우는 신혼부부, 술만 마시면 감당하기 힘든 금쪽이로 변하는 남편, 경제력의 차이로 결혼 난관이 예상되는 커플, 이혼한 시댁 가정으로 인해 갈등이 생긴 예비부부 등 결혼과 관련된 현실적이고 다양한 고민들과 함께 김창옥만의 진심 어린 조언이 이어진다. 특히 예비부부라면 놓쳐선 안 될 김창옥의 경고까지 전해질 예정으로, 결혼 전쟁에 관한 모든 이야기는 바로 오늘 3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결혼에 뛰어든 용자들의 폭발하는 갈등에 대해 현명한 갈등 종결 방법을 전할 ‘김창옥쇼3’ 3화는 오늘(1일) 오후 8시 tvN STORY에서, 3일 밤 11시 tvN에서 방영된다.
- ‘통제불능’ 이스라엘에 중동 긴장 최고조…그래도 미국은 “정의의 조치”
- 2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델라웨어 도버 공군기지에 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사살하면서 중동 정세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격랑에 휩싸였다. ‘저항의 축’의 맏형 격인 헤즈볼라의 궤멸에 가까운 타격에 이란이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의 나스랄라 사살에 대해 “정의의 조치”(measure of justice)라고 부르며 옹호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 다수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나스랄라 사살 작전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네타냐후, 이란 겨냥 “우리 공격하면 공격할 것”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베냐민 나타냐후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위군(IDF) 본부에서 가진 연설에서 “이란이나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긴 팔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며 “우리를 공격하는 자들은 우리도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나스랄라가 제거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나온 네타냐후 총리의 첫 공개 발언으로, 이란을 비롯해 친이란 세력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예멘 후티 반군 등이 ‘나스랄라의 복수’를 거론한 데 대해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네타냐후 총리는 나스랄라가 제거된 것에 대해 “역사적 전환점”, “위대한 날”이라고 표현하면서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날까지 헤즈볼라와 하마스와의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직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향해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33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알자지라는 “이는 금요일 밤(27일) 시작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베이루트 공습을 고려하지 않은 숫자”라고 부연했다. 나세르 야신 레바논 장관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00만명의 레바논 국민이 피난을 떠났으며, 이 중 수십만명은 금요일 공습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스라엘 함정’ 경계하던 이란, 헤즈볼라 타격에 딜레마이스라엘이 수주일 만에 헤즈볼라 지도부 상당수를 와해시키면서 이란은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미국의 싱크탱크 퀀시 연구소의 트리파 파르시 부소장은 미국 CNN 방송에서 “나스랄라 사망 이후 헤즈볼라가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 분명하다면 이란의 불개입 원칙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만약 이란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나머지 대리 세력들의 이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2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사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빗속에서도 시위자들이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FP)이란은 온건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연이은 이스라엘의 도발에도 보복을 자제하며 서방과의 관계 회복을 모색하고 있었다. 지난 24일 자바드 자리프 이란 부통령은 “이란이 이스라엘-헤즈볼라 갈등에 개입할 생각이냐”라는 질문에 “이스라엘은 미국을 포함한 다른 당사자들을 끌어들여 적대행위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이란은 이스라엘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 역시 최근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평화를 원하고, 누구와도 전쟁이나 다툼이 벌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탈퇴로 폐기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나스랄라의 사망이 확인되자 이란은 나스랄라에 대한 5일간의 애도기간을 발표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미네이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앞으로 파괴적인 타격에 직면할 것”이라며 “모든 무슬림은 레바논과 헤즈볼라 국민과 함께 자랑스럽게 서서 잔인하며 사악하고 강탈적인 정권에 맞서는 데 도움을 줄 의무가 있다”고 공동전선을 촉구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하메네이가 ‘보복’, ‘복수’를 맹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이란 유엔 특사는 이날 유엔 안보리 이사회에 “이스라엘의 비겁한 침략행위를 가능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한다며 긴급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美, 이스라엘 작전 알지 못해…“정의의 조치지만 휴전 촉구”이란이 이스라엘과 하마스·헤즈볼라 전쟁에 직접 뛰어들 경우, 미국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측면 지원에 머물러있기는 어려운 상황이 된다. 이란은 추축국 중 유일한 “실제 국가”이기 때문이다. 헤즈볼라 전문가이자 웨일즈 카드 대학교 정치국제관계 강사인 아말사드는 이를 지적하며 “이란은 이번 전쟁으로 잃을 게 가장 많은 ‘가장 약한 고리’”라고 말했다. 미국은 일단 이스라엘에 옹호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공습으로 그를 죽인 것은 수천 명의 미국인, 이스라엘인, 레바논 시민을 포함한 수많은 희생자들에 대한 정의의 조치”이라며 “미국은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 반군에 맞서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완전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는 협상을 마무리할 때”라며 가자지구 전쟁 및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의 휴전을 촉구했다.NYT나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이 나스랄라를 사살하기 위해 공습을 감행할 것이란 정보를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달 초 헤즈볼라 요원들을 겨냥한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사건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이후,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에 21일간 즉각 휴전을 하는 합의안에 동의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스라엘은 일거에 거부했다. 이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21일 휴전안’에 대해 이스라엘측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당혹스러워했다고 미 다수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 두달 만에 또 트럼프 암살시도… 용의자는 왜 골프장을 노렸나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본인 소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두 번째 암살 시도로 보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곳은 비밀경호국(SS)에서 가장 경호를 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혔던 곳이다.라이언 웨슬리 라우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용의자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야외 유세 중에 총격을 당한 이후 트럼프 주변의 보안은 최고 경계 태세로 전환됐다. 특히 유세장은 군중이 밀집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된 경호가 이뤄졌다.문제는 골프장이었다.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미국 전역에 골프장을 갖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일정을 소화하면서 주말엔 주로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 머문다. 골프장의 페어웨이와 그린은 대통령이 방문할 수 있는 가장 큰 야외 공간 중 하나다.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회원제 골프장이긴 하지만, 공공도로가 접해 있고, 암살자가 은폐할 수 있는 나무와 언덕 등이 많아 비밀경호국에서는 경호하기 매우 까다로운 지역이었다. 이날 사건이 발생한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의 경우 교통량이 많은 커크로드, 서밋대로, 콩그레스 애비뉴 등 3개의 큰 도로에 접해 있었다. 트럼프가 이곳에서 골프치는 모습은 커크 로드 건너편에서도 종종 목격되기도 했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AFP)트럼프 전 대통령이 골프장을 방문한다고 해서 웨스트밤비치는 문을 닫거나 인근 도로를 폐쇄하지는 않는다. 그가 현직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골프 복장을 한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레이를 하는 동안 골프카트를 타고 앞뒤로 이동하며 그의 주변을 경비한다. 팜비치 카운티 보안관은 “트럼프는 현직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비밀경호국이 경호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구역은 제한적이다”며 “만약 현직 대통령이었다면 골프장 전체를 포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격이 발생했던 오후 1시30분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체 18홀 가운데 5번 홀을 마무리하고 6번째 홀로 이동하고 있었다. 뉴욕의 부동산 투자자인 친구 스티브 위트코프가 동행했다. 대선후보를 경호하는 비밀경호국과 총기로 교전한 암살 시도범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몇 홀 앞서 있었다. 용의자는 골프장을 둘러싼 울타리와 덤불을 통해 AK-47 유형 소총의 총구를 들이댔고, 경호를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한, 두 홀 앞서가고 있던 경호국 요원이 이를 포착해 대응했다.경호국 요원의 사격에 용의자는 소총을 떨어뜨리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달아났고, 이후 팜비치카운티 북쪽에 있는 마틴카운티의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피의자가 있던 덤불 근처에서 ‘망원조준경이 달린 AK-47 스타일 소총’과 울타리에 걸려 있던 배낭 두 개도 발견됐다. 배낭 안에는 세라믹 벽돌, 영상을 찍기 위해 사용하려던 ‘고프로’(GoPro) 카메라가 발견됐다.용의자는 하와이에 거주하는 라이언 웨슬리 루스(58)로 확인됐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오랜기간 펼친 인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죽고 싶다는 글을 올렸고, 메시징 애플리케이션 ‘시그널’의 자신의 프로필엔 ‘민간인들이 이 전쟁을 바꾸고 미래의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적었다.팜비치 카운티 보안관이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로 보이는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 중 용의자가 발견된 곳에서 발견한 소총과 기타 물품의 사진을 들고 있다. FBI와 미국 비밀경호국은 팜비치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과 함께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FBI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암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AFP)
- 유엔직원도 미국인도 사망한 가자전쟁…다음주 '철군결의안' 투표
- 한 시위자가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이스라엘방위군청사 앞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전쟁 종식을 호소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AFP)[이데일리 정다슬 기자]가자지구 전쟁으로 수많은 인도적 지원 종사자와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오는 18일 유엔 총회에는 6개월 이내에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을 철군시키는 결의안 초안이 상정된다.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국제 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으며 민간인 보호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전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유엔에 따르면 지난 11개월간 인도적 지원 종사자 약 30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3분의 2가 유엔 직원이었다. 구테흐스는 “법원이 있지만, 법원의 결정이 존중되지 않는 것을 보고 있다”며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 최고 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 7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와 정착촌을 점령한 것은 불법이며 철회돼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18일 유엔 총회는 이스라엘군이 6개월 이내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불법적 존재를 종식시킬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결의안 초안은 ICJ의 자문 의견을 반영해 팔레스타인 정부가 작성했으며, 아랍그룹, 이슬람협력기구, 비동맹운동 등이 상정을 요청했다.이스라엘 유엔 대사인 다니 다논은 “이 수치스러운 결의안을 전면 거부하고, 대신 하마스를 비난하며 모든 인질을 즉시 석방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라”고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은 ICJ의 자문 의견과 유엔 총회의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국제법적 효력을 지니며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가자지구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1200명을 살해하고 약 250명을 납치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즉각 군을 투입해 반격을 시작했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에 따르면, 230 명의 주민들이 피난 상태에 놓였으며, 최소 4만명이 사망했다.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누세이라트 난민촌에 위치한 유엔의 알자우니 예비 소년 학교와 그 인근 지역에 두 차례 공습을 가했다. 이번 공습으로 최소 18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6명이 유엔 직원이었다. 유엔은 이번 사건이 단일 사건으로는 유엔 직원이 가장 많이 사망한 사건이라고 밝혔다.이 학교는 2023년 10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수업을 중단하고 피난민들의 대피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휘관들이 이곳에 숨어 있었다고 주장했다.밤사이 가자지구 남부와 북부에서도 공습이 이어졌다.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인근에서 한 주택이 공습을 받아 생후 21개월 된 아기를 포함해 11명이 사망했다고 가자지구 병원 관계자가 밝혔다.워싱턴포스트(WP)는 아이세누르 아이기라는 26세 터키계 미국인이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경위를 보도했다. 당시 서안지구 나블루스 근처 베이터 마을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군에 항의하며 기도를 하고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폭동을 진압하던 중” 아이기가 “의도치 않게” 총에 맞았다고 주장했지만, WP는 13명의 목격자와 50개 이상의 사진과 영상을 분석한 결과, 아이기가 시위대가 주요 도로를 따라 이동한 지 약 20분 후 총에 맞았다고 보도했다.뉴저지 출신의 32세 교사인 미국인 대니얼 산티아고 역시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허벅지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공중에 실탄을 발사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산티아고가 다쳤다고 밝혔다.하마스는 이날 미국이 제안했던 가자지구 휴전 합의안을 조건부로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추가 협상은 거부했다. 이번 성명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나왔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휴전안은 △최소 6주간의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인구 밀집 지역 철수, 노인과 여성 인질 석방 △휴전의 영구적 연장과 모든 인질 석방 및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 △가자지구 재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가자 국경을 따라 폭 100m, 길이 14km의 완충 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을 주둔시키겠다고 주장해왔다.
- 트럼프 "이민자, 고양이 먹어"vs 해리스 "트럼프는 美의 수치"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카멀라 해리스입니다. 좋은 토론 합시다.” 세기의 맞대결이라고 불릴만큼 관심이 집중됐던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후보)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이 열린 10일(현지시간) 밤 9시, 긴장감이 감돌던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의 국립 헌법센터 무대의 적막한 공기를 깬 것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었다. 그는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토론 당시 서로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시작했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TV토론은 두 사람의 악수로 시작됐지만, 한치 양보도 없는 치열한 ‘90분 혈투’로 마무리됐다.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시민들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TV토론을 지켜보고 있다.(사진=AFP)◇ “해리스, 마르크스주의자” TV토론 초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마르크스주의자’라고 공격했다. 첫 질문으로 최대 현안인 경제와 물가가 나오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은 가장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감세”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와튼 스쿨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와튼 스쿨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이 재정적자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발끈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두 해리스 부통령이 마르크스주의자라는 걸 알고 있다”면서 “경제학자인 부친이 그를 잘 가르쳤다”고 비꼬았다. 해리스 부통령의 부친은 경제학자 도널드 해리스로, 자메이카 출신인 그는 1972년 스탠퍼드대 경제학과의 첫 흑인 종신교수가 됐다. 주류 경제 이론을 비판한 이단 경제학자로 평가받는다. ◇ 트럼프 “이민자들, 개·고양이 먹어”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 문제를 반복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공세를 퍼부었다. 심지어 그는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로 유입된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 등 주민들의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주장했다. 사회자가 개입해 증거가 부족하다가 지적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에서 사람들이 ‘내 개가 식용으로 사용됐다’고 말했다”고 응수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황당하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극단적인 이야기”라면서 “딕 체니 전 부통령 등 공화당 인사들이 저를 지지하는 이유”라고 대응했다. 이와 관련해 오하이오주 관계자는 “반려동물이 다치거나 학대 당했다는 신뢰할 수 있는 보고나 구체적인 주장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오하이오 주 관계자 역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독재자 선망’ 트럼프. 미국의 수치” 두 후보는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 등 외교 문제로도 맞붙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시절엔 아무런 위협이 없었다면서 모든 것은 ‘나약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실책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북한, 중국, 러시아가 자신을 두려워한다고 주장하면서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당선인 신분으로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재자들을 선망하고 독재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의 친분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 참모들이 ‘트럼프는 미국의 수치’라고 말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답변을 피하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미국인) 8100만명으로부터 해고를 당했다”고 되짚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가 지루하고 자기중심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니발 렉터 같은 가상 인물을 이야기하거나 풍차가 암을 유발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유세에서 불법 이민자를 영화 속 식인종 범죄자인 한니발 렉터에 비유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 엔비디아 급락에 전선·전력株도 출렁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전선·전력 기업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관련 수혜주로 상승세를 탔지만, 최근 AI 관련 미국 빅테크 종목의 변동성이 커진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AI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도 정작 성장성이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자 전선·전력 기업의 주가도 줄줄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2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대표 전력기기 업체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전 거래일보다 6.99%(2만 2500원) 내린 29만 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낙폭은 10%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코스피에 상장한 전력기기 제조업체 산일전기(062040)는 이날 5% 이상 밀리면서 처음으로 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산일전기는 상장 첫날 4만 4900원(공모가 3만 5000원)에 시초가를 형성, 이달 초까지만 해도 5만 2800원(8월 2일)까지 상승했다. 이외 세명전기(-6.45%), 제룡전기(-5.66%), 제룡산업(-4.33%) 등 전력설비 종목이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전선·중전기 제조업체 일진전기도 이날 5% 이상 밀렸고 대원전선(-4.01%), 가온전선(-3.29%), LS(-3.13%), 대한전선(-2.42%)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간밤에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이전보다 ‘서프라이즈 폭’이 줄었다는 평가에 주가가 급락하자 AI 대표 수혜주로 손꼽히는 전선·전력주가 직격타를 맞았다는 평가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AI 버블 등으로 인해 현재 전력수요의 증가를 이끌고 있는 AI 관련 수요가 위축되는 것도 전력기기 시장의 성장세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이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커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빅테크 업체들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2024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플랫폼 등 미국 빅테크 업체들의 설비투자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영향으로 2018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올해 미국 빅테크들의 설비투자는 2060억 달러(231조원, 전년 대비 40% 증가)로 2018년 668억 달러(92조원) 이후 최대치가 예상되고, 2025년에도 두자릿수 설비투자 증가율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력 수요 급증에도 전 세계 시장에서 초고압 변압기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HD현대일렉트릭을 포함한 5개사 수준에 불과하다”며 “AI 데이터센터 구축 확대에 필수인 반도체, 전력기기 수요 증가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력기기는 전쟁 종료 후 우크라이나 재건을 비롯한 유럽의 전력 인프라 구축 수혜도 기대돼 슈퍼사이클 장기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파친코' 작가→싸이까지…'음주운전' BTS 슈가 공개 응원
- 왼쪽부터 이민진 작가, 슈가, 싸이(사진=SNS, 이데일리 DB)[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가 음주운전 혐의를 인정한 가운데 ‘파친코’ 작가와 가수 싸이가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응원의 뜻을 전했다.애플TV+ 시리즈 ‘파친코’의 원작 소설 ‘파친코’를 집필한 이민진 작가는 지난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슈가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보라색 하트 이모티콘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보라색은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를 상징하는 색으로 ‘보라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이 작가의 공개 지지에 방탄소년단 팬덤은 “우리는 늘 함께 있다”, “지지 감사합니다” 등의 반응으로 화답했다.이 작가는 ‘파친코’의 원작 소설 작가로 이목을 모았다.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배우 윤여정, 김민하, 이민호, 정은채, 김성규 등이 출연했다.소수자와 약자의 삶을 다룬 ‘파친코’ 작가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슈가를 공개 지지했다는 점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싸이 또한 25일 수원월드컴경기장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2024’ 수원 공연에서 슈가를 공개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 곡인 ‘댓 댓’(That That)을 부르기 전 “이 노래를 같이 만들고 함께해준 슈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슈가는 2022년 발매된 싸이의 곡 ‘댓 댓’에 공동 프로듀싱으로 참여했으며 작사, 작곡, 편곡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곡 공개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 영상에서 슈가는 “어릴 적 친구와 작업을 하는 느낌으로 되게 즐겁게 작업했다. 절친 아닌 절친이 되어버렸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슈가는 지난 6일 밤 용산구 한남동 소재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타다가 적발됐다. 당시 슈가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227%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슈가는 음주운전 적발 17일 만인 23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슈가는 25일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8월 6일 밤 저는 음주 후 전동 스쿠터를 타고 인도로 주행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음주 혐의를 인정하며 “다시는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뉘우치며 살아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