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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불법투기 수사'에 식은땀 흘리는 혁신도시
  • 세종시 '불법투기 수사'에 식은땀 흘리는 혁신도시
  • 검찰이 세종시 공무원에 특별공급한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 수사에 나서면서 세종시를 겨눈 수사의 칼날이 혁신도시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않다. 부산 대연혁신도시에 들어선 대연힐스테이트푸르지오 아파트 전경 [사진=부산도시공사][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검찰이 세종시 공무원에 특별공급한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 수사에 나서면서 전국에 흩어진 10개 지방혁신도시가 긴장하고 있다. 검찰이 세종시에 겨눈 분양권 투기 수사의 칼날이 혁신 도시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아서다. 공기업 이전 호재로 혁신도시 내 아파트에 웃돈이 붙자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싸게 분양받은 특별 공급 물량을 되팔아 차익을 챙긴 전례도 있어 대대적인 불법전매 수사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전매 제한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는데다 분양권을 사고팔 때 이중 계약서를 따로 쓰는 ‘복등기’ 거래가 대부분이어서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계기로 성장 거점지역에 조성된 미래형 도시로 △강원 원주 △충북 진천·음성 △경남 진주 △경북 김천 △전남 나주 △전북 전주 △부산 △울산 △제주 △대구 등 10곳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전국 혁신도시에 공급된 아파트는 총 6만 4409가구로 공기업 이전기관 종사자에 특별공급된 물량은 8445가구(13.1%)에 이른다.일선 공인중개업소에서는 혁신도시 내 아파트 불법전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 후폭풍이 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부산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주거지로 조성된 대연혁신도시가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부산 대연 혁신도시에 분양한 대연힐스테이트푸르지오(전용 59~163㎡ 2304가구) 아파트 전용 59.99㎡형은 입주 직후인 2013년 10월 2억 5000만원에서 이달 현재 3억 8500만원으로 2년 반 만에 1억 3500만원 올랐다. 부산구 대연동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 호재에 아파트 값이 입주 시작 1년 만에 8000만원 가까이 올랐다”며 “시중보다 싸게 받은 특별공급 물량을 팔았다면 더 많은 돈을 챙긴 셈이다”고 말했다.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4년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 7666명의 11.3%인 863명이 특별 분양한 아파트를 당첨 받은 뒤 타인에게 명의를 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650명(75.3%)은 본사가 혁신도시로 이전도 하기 전에 아파트를 되판 것으로 드러났다. 공직사회의 아파트 불법 투기수사가 전국으로 퍼질 조짐을 보이자 국토부는 각 지방혁신도시 공공기관 종사자에 대한 공동주택 특별분양 계약 및 불법 전매 파악에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각 지방혁신도시에 불법전매 현황 파악을 위한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며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종사자에 대한 공동주택 특별공급 현황을 파악해 후속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혁신도시는 전매제한이 1년으로 세종시(3년)보다 짧은데다 이중 계약서를 작성하는 복등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던 분양권 불법 전매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분양권 전매 등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6.05.16 I 김성훈 기자
뉴스테이 2차지구…서울 독산동 '맑음' vs 김포 고촌 '흐림'
  • [주거비 경감방안]뉴스테이 2차지구…서울 독산동 '맑음' vs 김포 고촌 '흐림'
  • △ 뉴스테이 2차 공급촉진지구로 지정된 서울 금천 독산동 1005번지 일대 뉴스테이 단지 조감도.[자료=롯데건설][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정부가 중산층의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카드를 또한번 꺼내들었다. 올해 초 전국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로 선정하는 등 13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사업 부지를 발표한 데 이어 오는 2017년까지 2만 가구를 추가로 확보해 총 15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서울 독산동·김포 고촌읍·남양주 진건지역을 뉴스테이 2차 공급촉진지구로 선정하고 뉴스테이 1만여가구를 추가로 선보이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그러나 주변 지역에 들어선 분양 물량이 적지 않아 일부 지역에서 공급 과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2차 공급촉진지구에서 뉴스테이 1만여가구 추가 공급국토부는 올해 초 발표한 업무보고에서 뉴스테이 공급 물량을 작년의 두 배 수준인 5만 가구로 늘리고 내년까지 총 13만 가구를 지을 수 있는 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여기에 올해 5000가구, 내년에 1만 5000가구의 뉴스테이를 추가로 확보해 15만가구로 공급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서울 문래·과천 주암·대구 태평 등 전국 6곳의 그린벨트와 준공업지역 등 총 8곳의 뉴스테이 1차 공급촉진지구 지정에 이어 서울 독산동·김포 고촌·남양주 진건지역이 2차 공급촉진지구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 △서울 독산동 1500가구 △김포 고촌 2900가구 △남양주 진건 5700가구 등 총 1만 1000가구 규모다. 국토부 뉴스테이 정책과 관계자는 “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는 보전가치가 낮은 그린벨트와 기능을 상실한 공업지역에 뉴스테이를 공급하고 건폐율·용적률·층수 제한 완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말했다. 2차 사업지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1500가구 규모의 서울 독산동 뉴스테이다. 사업 시행자인 롯데그룹은 소유 중인 롯데 알미늄 부지를 활용해 뉴스테이 사업에 나선다. 사업 속도도 2차 공급촉진지구 가운데 가장 빠르다. 오는 10월 촉진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승인, 연말 입주자 모집을 거쳐 2019년 6월 입주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과 인접한 역세권 지역으로 부지 바로 옆에 총 4400가구 규모의 롯데캐슬 골드파크 아파트 단지가 오는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G-밸리(서울 구로·가산 디지털단지)와 광명역세권 등 기업 배후수요가 많아 뉴스테이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남양주 진건지구 뉴스테이 사업지인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일원 [자료=국토교통부]◇“성공 관건은 적정 임대료 책정 여부에 달렸다” 총 5700가구 규모로 2021년 입주할 예정인 남양주 진건지구 뉴스테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별내·다산신도시 등과 가까워 두 신도시의 인프라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2022년 지하철 8호선 연장선인 별내선이 개통되면 서울 잠실까지 30분대에 진입할 수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3만여 가구가 들어서는 신도시의 인프라가 속속 갖춰지고 있는데다 대중교통 개선까지 예정대로 이뤄진다면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포 고촌지구(2900가구·2021년 입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김포한강신도시와 비교해 도심 접근이 수월한데다 김포도시철도(2018년 개통 예정) 등이 들어선다면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여의도·광화문 등 서울 강북권 직장 수요자들이 노려보기에 괜찮은 입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들에서는 3000가구 수준의 뉴스테이가 들어오면 기존 단지와 뉴스테이 모두에게 악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포시 운양동 B공인 관계자는 “미분양 우려를 씻어내지 못한데다 임차 수요까지 줄면서 전셋값이 보합세를 유지하는 상황인데 매월 수십만원을 주고 임대주택에 들어갈 수요가 많을지 의문”이라며 “뉴스테이 분양을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투자 자문부 팀장은 “2차 공급촉진지구에 들어설 뉴스테이의 임대료가 실수요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을만한 수준에 책정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지역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높은 가격에 기존 단지들과 경쟁하게 된다면 입주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김포 고촌지구 뉴스테이 사업지인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일원[자료=국토교통부]
2016.04.28 I 김성훈 기자
전세대출·소득공제는 '그림의 떡'…월세족은 서럽다
  • 전세대출·소득공제는 '그림의 떡'…월세족은 서럽다
  • △집주인들이 전세자금대출이나 소득공제가 필요 없는 세입자를 골라 받으면서 전세대출·소득공제 등이 ‘그림의 떡’으로 전락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의 원룸촌 전경. [사진=이데일리 원다연 기자][이데일리 김성훈 원다연 기자] 지난 25일 찾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 소형 원룸(전용면적 23.1㎡).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55만원인 이곳은 서울지하철 9호선 증미역과 가깝고 주변에 대형 마트가 있어 1인 가구가 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보증금을 1000만원 올리면 월세를 5만원 깍아주겠다”며 계약을 권유했다.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 이용해 보증금을 내도 되냐고 묻자 그는 “집주인 대부분이 은행을 통해 보증금 받기를 꺼린다”며 “차라리 마이너스 통장을 하나 만들어라”고 말했다. 집주인들의 세입자 고르기가 심해지면서 월세족의 설움이 커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전세자금대출이나 소득공제가 필요 없는 사업자나 대학생만 세입자로 골라 받으면서 전세대출·소득공제 등 세입자들의 권리가 ‘그림의 떡’으로 전락해서다. 정부가 운용하는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은 임차보증금 3억원 이하에 전용면적 85㎡를 밑도는 주택의 임대차 계약에 대해 임차보증금의 최대 70%(1억원 이내)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보증금에 따라 연 2.5~3.1% 사이 금리에 중도상환 수수료도 면제된다. 보증금이 버거운 월세족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방법인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전세자금대출을 받아주는 집주인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찾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와 영등포구 당산동, 강서구 염창동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보증금 대출을 받으면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에서 집주인을 찾아가 임대차 계약 사실을 확인받는 등 절차가 번거로운데다 집주인이 임대 사실 자체를 노출하기 꺼려한다는 것이다.서대문구 대현동 A공인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을 거절하는 집주인들이 하도 많아 우리 선에서 아예 안된다고 이야기를 한다”며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집주인이 간혹 있지만 대부분 등록을 하지 않아 전입신고나 보증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임대소득세 지출을 막기 위해 집주인이 세입자의 소득공제 신청을 막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임모(여·26)씨는 “집주인이 입주 전부터 소득공제 신청은 안된다고 못을 박아 아예 신청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집주인이 전입신고나 전세자금대출을 사전에 차단해 수익률을 보전하려는 움직임이 일반화되고 있어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016.04.26 I 김성훈 기자
개포 분양 첫주자 '래미안 블레스티지' 8일만에 완판
  • 개포 분양 첫주자 '래미안 블레스티지' 8일만에 완판
  • △최근 분양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아파트(옛 개포주공2단지)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성훈 기자][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난달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에서 일반분양 첫 주자로 나선 삼성물산의 ‘래미안 블레스티지’ 아파트가 계약 시작 8일 만에 완판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래미안 블레스티지 계약에 들어간 지 8일째인 이날 계약을 100%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14일 정당 계약기간 동안 일부 가구를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 대부분이 계약을 마친 데 이어 이날까지 잔여 물량을 모두 판매한 것이다.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3.3㎡당 평균 3760만원, 최고 4495만원(전용면적 49㎡ 기준)의 분양가 책정에도 지난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강남권에서 1만 개를 웃도는 청약통장을 쓸어담으며 평균 33.6대 1(최고 78.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갈무리했다. 전용면적 59㎡A 주택형은 22가구 모집에 1719명을 끌어모으며 78.1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짜리 아파트 23개동에 총 1957가구(전용면적 49~182㎡)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분은 396가구(전용 49~126㎡)다. 개포지구 첫 분양이 수십 대 일의 경쟁률에 완판되면서 후발주자들의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다음달 개포동 일원현대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루체하임’(전용 59~158㎡ 850가구)을 분양할 예정이다. 현대건설도 오는 7월 개포주공3단지에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 에이치’(THE H)를 처음 적용한 ‘디 에이치 아너힐즈(THE-H Honor Hills)’를 시장에 내놓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뒤이어 분양하는 재건축 단지의 일반 분양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부담감에 계약이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며 “재건축 일반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열기가 확인된 상황에서 후발 분양 단지들의 분양가 책정 여부를 꼼꼼히 살피고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2016.04.18 I 김성훈 기자
"2억 신축빌라 6000만원에 입주"…솔깃함 유혹 뒤엔 이자 폭탄
  • "2억 신축빌라 6000만원에 입주"…솔깃함 유혹 뒤엔 이자 폭탄
  • ⓒ그래픽 이동훈[글·사진=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김동훈(69)씨. 노후 생활비를 고민해온 그는 몇달 전 집 근처 주택가에서 실입주금 6000만원으로 신축 빌라를 살 수 있다는 현수막을 보고 귀가 솔깃했다. 전체 분양대금 2억원 중 나머지 70%(1억 4000만원)는 전세나 일부 대출을 받은 후 월세를 두는 조건이었다. 대출이 다소 부담이었지만 김씨는 월세를 받아 노후 생활비를 충당할 목적으로 여윳돈 6000만원을 계약금으로 내고 이 빌라를 샀다.그런데 계약까지 끝낸 김씨는 새로 알게 된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일정한 소득이 없는 그에게 제1금융권은 빌라 담보만으로는 대출을 해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제2금융권을 이용할 경우 김씨가 내야 하는 이자는 매달 100만원 선(연 9%대)이다. 빌라 임대로 받을 수 있는 월세 수입(전·월세 전환율 6%)보다 내야 할 이자가 더 많은 셈이다. 억울한 김씨는 분양업자에게 계약 취소를 요구했지만, 계약을 해지하면 계약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신축 빌라가 늘면서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가운데 적은 실입주금만으로 분양을 받을 수 있다는 ‘미끼성 광고’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는 집값의 절반 이상을 대출로 메우는 구조로, 자칫 ‘깡통주택’(집값으로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주택)으로 전락할 소지가 커 계약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신축 빌라 실입주 3000만원”…미끼 광고 기승지난 16일 찾은 서울 중랑구 면목동 한 주택가. 좁은 골목에 다닥다닥 늘어선 전봇대마다 ‘실입주금 4000만~6000만원’, ‘건축주 특가 분양’ 등의 문구가 새겨진 족자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은평구 응암역 인근도 마찬가지다. 교통신호등 기둥에 ‘100% 실매물, 실입주금 3000만원’이라는 제목의 전단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다. 강서구 염창역 인근 건물 벽면에도 비슷한 내용의 전단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법 분양 홍보물은 전세난이 심화된 2~3년 전부터 간간이 볼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 대부분 빌라 공급 과잉을 빚고 있는 지역들이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준공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새 빌라 물량은 이달 15일 기준 은평(1408가구)·강서(1107가구)·동작(954가구)·구로(865가구)·중랑구(837가구) 순으로 많다. 중랑구 면목동 M공인 관계자는 “신축 빌라가 쏟아지고 있지만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며 “빌라 전세 문의만 가끔 들어온다”고 전했다.반면 분양업체 얘기는 다르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한 거래는 뜸하지만 판촉물을 보고 연락해 직거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은평구 응암동에 나온 신규 빌라 업체 관계자는 “현수막이 다른 매스컴보다 꽤나 효과적인데, 이를 보고 찾아와 계약하는 사람이 많다”며 “지자체에 과태료를 내고서라도 계속 판촉물을 내걸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출의 늪’…감정가 뻥튀기 편법 사례도 전문가들은 신축 빌라에 대해선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입주금이 적다고 해서 덥석 물었다간 김씨처럼 금전적 부담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서구 등촌동 한 빌라 분양 관계자는 “방 3개짜리 전용 50㎡형 빌라는 현재 분양가가 2억 1000만원인데 1억 5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6000만원만 준비해오면 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체 분양금액 중 67% 가량을 대출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보통 빌라 대출은 시중은행에서 총 거래금액의 70%까지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빌라 대출 대부분은 제1금융권보다 금리가 최대 두 배 이상 높은 제2금융권(6~9%대)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거래시 감정가를 부풀려 최대한 대출을 많이 받게 하는 편법 거래도 잦다. 예컨대 2억원짜리 빌라에 6000만원만 주고 들어가기 위해선 전체의 70%인 1억 4000만원을 대출받아야 하지만, 저축은행이 빌라 감정가의 60%(1억 2000만원)로 대출을 제한하면 실입주금은 8000만원이 된다. 이 때문에 수요자들의 실입주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양업자들은 법무사와 짜고 감정가를 부풀려 신고하는 것이다.늘어난 대출금은 고스란히 계약자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업자들이 실제 분양가는 2억원인데도, 감정가는 2억 5000만원이라며 대출 한도를 뻥튀기식으로 신고해 그만큼 실입주금을 적게 홍보하고 있다”며 “대출 은행도 이자율이 높은 제2금융권으로 돌리는 사례가 대부분이라 계약자는 하우스푸어로, 빌라는 깡통주택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04.18 I 박태진 기자
개포주공 한달새 1억 껑충..강남 재건축 '천장' 뚫렸다
  • 개포주공 한달새 1억 껑충..강남 재건축 '천장' 뚫렸다
  • △서울 강남 개포지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한달 새 1억원 넘게 치솟으면서 인근 지역 재건축 아파트값도 덩달아 상승세다. 지난달 분양한 ‘래미안 블레스티지’ 아파트(옛 개포주공2단지)가 고분양가에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해서다. 서울 개포동 주공1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개포지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한 달 새 최고 1억원 가까이 오르니까 집주인이 갑자기 아파트값을 3000만원 올려서 오늘 하려던 계약이 깨졌습니다. 재건축 단지 조합원들도 일반 분양하면 웃돈(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존에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겠다는 전화도 부쩍 늘었습니다.”(서울 개포동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에서 촉발된 재건축 훈풍이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달 강남구 개포지구에서 일반분양 첫 주자로 나선 ‘래미안 블레스티지’(옛 개포주공2단지) 아파트가 3.3㎡당 4000만원을 웃도는 분양가에도 수십 대 일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치면서 인근 지역 재건축 아파트값까지 덩달아 뛰고 있다. 강남 입성을 노리는 수요에 비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큰 변화가 없어 서울지역 전체의 주택 가격 오름세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반포·송파 재건축 아파트값도 들썩서울 강남구 개포동은 래미안 블레스티지 아파트(전용 49~182㎡ 1957가구)의 청약 성공으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개포주공4단지 전용 35.87㎡ 주택형 시세는 지난달 6억 8000만에서 이달 현재 7억 8000만원으로 한 달 새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1억원이나 뛰었다. 이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역대 최고가를 보였던 2009년 9월(7억 5000만원)가격을 3000만원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개포주공1단지 전용 35.64㎡형도 7억 1000만원에서 7억 6000만원으로 5000만원 올랐다. 개포동 D공인 관계자는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뜨거운 반응에 인근 단지를 선점하려는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아파트 호가가 많이 뛰었다”며 “뒤이어 분양할 단지들은 래미안 블레스티지를 웃도는 가격에 분양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오는 7월께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하는 ‘디 에이치(THE H) 아너힐즈’가 개포지구 내 최고 분양가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디 에이치는 현대건설의 새 주택 브랜드로 고급 아파트 단지에만 적용된다. 개포주공3단지는 개포공원을 끼고 있는 등 지구 내 최고 입지로 꼽히는데다 첫 디 에이치 단지로 시공에 공을 들일 것으로 알려져 분양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에 불기 시작한 재건축 봄바람은 지난해 재건축시장을 이끌었던 서초구 반포·잠원동과 송파구 잠실동으로 퍼지고 있다. 송파구 재건축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전용 76~82㎡ 3930가구)는 오는 12일 대의원 회의에 이어 내달 7일 조합원 총회 등이 차례로 예정되면서 아파트값이 한 달 동안 4000만∼5000만원 올랐다. 예컨대 이 아파트 전용 76.49㎡는 한 달 전 11억 7000만∼11억8000만원에서 이달 현재 12억 2000만원까지 올랐다. 이 아파트 전용 82.51㎡도 지난달 13억원에서 현재 13억 3000만원으로 3000만원 상승했다.지난해 10월 통합 재건축 사업 조합설립변경인가를 승인받아 3000가구 규모의 한강변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는 신반포3차·반포경남·신반포 23차 등 3개 단지 아파트값도 주택형별로 8000만~1억원 가까이 올랐다.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개포지구 일반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어서자 재건축 조합원들 사이에서 3.3㎡당 4000만원도 낮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분양하는 재건축 일반분양은 3.3㎡당 최소 4300만원에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일반 단지는 냉기 여전..‘반쪽 바람’ 가능성도반면 기존에 들어선 아파트는 재건축 봄바람이 비켜간 분위기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잠실동 리센츠(전용 27~124㎡ 5563가구) 전용 59.99㎡형은 이달 현재 8억 7500만원으로 넉달째 가격이 제자리 걸음이다. 신천동 파크리오(전용 35~144㎡ 6864가구) 아파트 전용 59.95㎡형도 매매가격이 7억 7500만원으로 두 달새 25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송파구 신천동 B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 투자 문의만 늘고 있지만 그외 아파트는 시세나 거래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 팀장은 “연초 주춤했던 주택시장이 재건축 일반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열기가 확인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강남지역에 공급하는 물량이 재건축으로 한정돼 있는데다 가구 수도 많지 않아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 일반 분양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기존 아파트 단지는 영향을 받지 않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서울 전지역으로 열기가 확산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2016.04.12 I 김성훈 기자
  • [경기 춘래불사춘]⑤'온기' 도는 부동산…총선후 살아날까
  •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청약률 최고 78대 1’(서울 강남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13주 만에 상승 반등’주택시장의 계절적 성수기인 봄이 시작되면서 주택시장에 희색이 돌고 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엔 인파가 몰리고, 긴 겨울잠을 자던 재건축 아파트시장도 꿈틀대면서 주택시장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올 들어 반포자이, 개포주공 2지구 일반분양 성공에 힘입어 기존 아파트 시세까지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 개포지구 내 첫 재건축 분양 아파트인 개포주공2단지 ‘래미안블레스티지’가 1만명 이상 몰리며 평균 33.6대 1로 일반분양에 성공한 결과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3월 26일~4월 1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맷값은 0.14%로 올 들어 주간 상승폭이 가장 크다. 이로 인해 서울 전역 아파트 매맷값도 0.05% 올랐다. 인근 J공인 관계자는 “개포2단지 분양 성공 후 개포동 주공3단지 아파트가 평균 3500만~5500만원, 주공4단지가 1500만~2500만원 가량 올랐다”며 “인근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거나 가격을 높여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강남 개포 재건축발 회복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곽창석 도시와 공간 대표는 “4·13 총선 이후 매매시장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호조세와 실수요자들의 전세 매물 부족에 따른 매매전환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팀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1~2월은 담보대출 심사강화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는 기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개포발 재건축 분양성공 물결효과가 어디까지 갈지가 관심사”라며 “다만 분양시장과 달리 주택시장은 대출심사강화 지속으로 거래는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기존 주택은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7028건으로 지난해 3월(1만2975건)보다 45.8% 줄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작년엔 집값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잇따른 규제 완화, 전셋값 급등이 집값을 떠받치는 형국이었지만, 올해는 오히려 대출규제 등 악재만 많은 상황”이라며 “서울 재건축 시장은 개포, 서초 등 일부지역만의 호재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2016.04.06 I 정수영 기자
첫 철도역사 행복주택 이달 30일 입주자 모집
  • 첫 철도역사 행복주택 이달 30일 입주자 모집
  •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과 마포구 성산동 일대에 짓고 있는 ‘행복주택 가좌역지구’가 이달 말 입주자 모집에 나선다. 서대문 가재울뉴타운에서 바라본 가좌 행복주택 단지 전경. [사진=국토부][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기피시설에서 지역 명소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11만 가구의 행복주택 부지가 확보돼 있는데 앞으로 국유지나 노후 산업단지 재생 용지를 확보해 당초 목표했던 14만 가구보다 확대·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지난 25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경의선 가좌역 인근에 있는 ‘행복주택 가좌역지구’(이하 가좌 행복주택) 건설 현장에서 만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의 말이다. 철도 위 행복주택인 가좌 행복주택은 362가구 규모로, 서대문구 남가좌동과 마포구 성산동 경계선인 경의중앙선 가좌역 부지에 들어선다. 행복주택이 철도 부지에 들어서는 것은 가좌역지구가 처음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복주택은 그동안 서울 천왕지구와 삼전지구 등 가존 주택 단지에서 공급됐지만, 가좌 행복주택은 당초 도입 취지대로 철도역사 인근 땅을 활용해 공급하는 첫 사례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61%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가좌 행복주택 5층에 올라가니 단지의 북쪽(서대문 방향)으로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원룸이, 남쪽(마포 방향)으로는 신혼부부를 위한 투룸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외관을 형성해가고 있는 가좌 행복주택을 비롯한 서울 상계 장암 등 행복주택 4곳이 이달 말부터 입주자 모집공고에 나선다.◇첫 철도부지 행복주택 ‘눈길’…임대료 주변보다 20~ 40% 저렴국토부는 올해 행복주택 공급 물량(1만 800가구) 중 1차로 서울 가좌, 서울 상계 장암, 인천 주안역, 대구혁신도시 등 4곳에 걸쳐 총 1638가구에 대한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공고가 오는 30일 시작된다고 밝혔다. 행복주택은 직장이나 학교가 가까운 도심이나 역세권 등에 주변 시세보다 20%가량 저렴한 임대료를 받고 전체 물량의 80%를 젊은층에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가좌 행복주택은 연세대·홍익대 등 대학과 접근성이 좋은 가좌역(경의·중앙선) 철도부지에 건설되며, 전체 주택의 50%를 대학생에게 제공한다. 단지에는 도서관과 게스트하우스, 피트니스실, 어린이집 등 12개의 편의시설도 함께 갖춰진다. 서대문구와 마포구의 경계가 되는 철로 위에 폭 47m, 길이 36m의 인공 데크가 설치돼 입주민들의 커뮤니티 광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내년 2월 준공 예정이다.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20~40% 저렴한 편이다. 가좌 행복주택 전용면적 16㎡형(대학생용) 임대료는 보증금 3400만원에 월세 7만원에서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18만원 수준이다. 신혼부부형인 전용 36㎡형은 보증금 7080만원에 월 임대료 28만 3000만원이다. 상계장암 행복주택(48가구)는 전용 31㎡ 기준 사회초년생용의 경우 월세는 11만원(보증금 6300만원)부터 29만원(보증금 2000만원) 사이다. 인천 상권의 중심지인 주안역(1호선)과 연접해 있는 인천 주안역지구(140가구)와 대구혁신지구(1088가구)도 전용 16~21㎡형의 대학생 주택의 월 임대료가 6~13만원 수준이다.입주 자격 기준은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의 경우 행복주택이 건설되는 시·군 또는 연접한 지역의 학교나 직장에 다녀야 하며, 각 10% 입주 물량을 배정받은 고령자 및 주거급여 수급자는 행복주택 건설 시·군에 거주해야 한다. 젊은층 거주기간은 기본 6년으로 대학생·사회초년생이 거주 중 취업·결혼으로 사회초년생·신혼부부 자격을 갖출 경우 최대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선정 방법은 공급 물량의 50%에 대해 우선공급 대상자를 선정하고 나머지 50%는 일반공급 대상자로 추첨을 통해 선정한다. 이들 4곳의 청약 접수기간은 다음달 21일부터 25일까지이며, 당첨자 발표는 오는 6월 15일이다. 서울 가좌역지구와 인천 주안역, 대구혁신도시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홈페이지(www.lh.or.kr)에서, 서울 상계장암지구는 SH공사 홈페이지(www.i-sh.co.kr)에서 청약 접수하면 된다. 입주는 올해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올해 전국 19곳에서 9000가구 입주자 모집 정부는 올해 전국 19곳에서 9000가구 규모의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달 입주자 모집에 나서는 4곳을 제외하고 오는 6월과 9월, 12월에도 지역별 행복주택 입주자를 모집한다. 6월에는 6곳에 걸쳐 2088가구에 대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서울·수도권에서는 서울 마천3(148가구)과 고양 삼송(834가구), 화성 동탄2(610가구), 포천 신읍(18가구)에서, 지방에서는 대전 도안(182가구), 충주 첨단산단(296가구)에서 각각 입주자 모집에 나선다. 9월에는 총 9곳(3282가구), 12월에는 4곳(3804가구)에서 행복주택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에 최장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행복주택이 확대·공급되면 청년층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체재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철도역사에 공급되는 만큼 소음 공해를 차단해야 행복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2016.03.29 I 박태진 기자
개포지구 첫 분양 '래미안 블레스티지'…"주변보다 싸다"vs"저층빼면 비싸&qu...
  • 개포지구 첫 분양 '래미안 블레스티지'…"주변보다 싸다"vs"저층빼면 비싸&qu...
  • △ 올 상반기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의 청약을 앞두고 업계와 수요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성훈 기자][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올봄 분양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의 청약을 앞두고 업계와 수요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로 지구 지정 35년째를 맞은 개포지구 첫 재건축단지인데다 3.3㎡당 4000만원에 육박할 것이란 우려를 잠재우며 평균 분양가 3760만원대에 안착해서다.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란 의견과 중대형 물량이 많고 전용 59·84㎡가 3.3㎡당 4000만원을 웃돌아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오는 6월 개포 3단지·일원현대 아파트가 일반 분양을 앞둔 상황에서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청약 성적이 개포지구의 초반 분위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1순위 청약 결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1957가구 중 396가구 일반분양…평균 분양가 3760만원 지난 1982년 1400가구 규모로 준공된 개포주공2단지는 지난 25일 ‘래미안 블레스티지’란 이름으로 일반 분양에 나섰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짜리 아파트 23개동에 총 1957가구(전용면적 49~182㎡)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분은 396가구(전용 49~126㎡)다. 주택형(전용면적)별로는 △49㎡ 32가구 △59㎡ 70가구 △84㎡ 105가구 △99㎡ 103가구 △113㎡ 39가구 △126㎡ 47가구로 구성됐다.관심을 끌었던 분양가는 3.3㎡당 평균 3760만원에 결정됐다. 2014년 11월 관리처분인가 당시 책정했던 3.3㎡당 3200만원과 비교하면 17.5%(560만원)가량 올랐다. 그러나 최근까지 거론됐던 평균 3800만원은 밑도는 가격이다. 분양가를 낮춰 미분양 리스크를 줄이고 웃돈(프리미엄)으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평균 분양가가 가장 비싼 주택형은 전용 49㎡로 3.3㎡당 4090만~4495만원이다. 층별로 8억 1800만~8억 9900만원에 이른다. 일반분양이 가장 많은 전용 84㎡(105가구)는 3.3㎡당 3633만~4239만원(11억 9900만~13억 9900만원), 전용 59㎡는 3.3㎡당 3716만~4196만원(9억 2900만~10억 4900만원)에 책정됐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강남지역 주요 재건축 단지의 평균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며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 에어컨 등을 무상으로 제공해 실제로는 3700만원대 초반에 분양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찾은 이주연(여·47)씨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59~84㎡ 주택형은 저층부를 빼고 4000만원을 훌쩍 웃돌아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래미안 블레스티지 조감도 [사진=삼성물산]◇청약 앞두고 입주권도 ‘저울질’…분양예정단지 청약 성적 ‘예의주시’래미안 블레스티지가 개포지구 첫 주자로 일반 분양에 나서면서 청약을 받을지, 인근단지 조합원 입주권을 매입할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개포동 G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일반 분양가 확정 이후 관련 문의가 평소보다 2~3배 가량 늘었다”며 “분양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되자 청약 경쟁이 높을 것에 대비해 기존 매물을 선점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개포지구 재건축 시세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어 조합원 입주권 매입이 아파트 분양보다 총 자금은 덜 든다”면서도 “조합원 입주권을 구입하면 적지 않은 자금을 한꺼번에 내야하는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청약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수십 대 일의 경쟁률로 조기 완판까지 이뤄진다면 차후 분양을 앞둔 개포 재건축 단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오는 6월 개포주공3단지에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란 이름을 달고 분양에 나서고 삼성물산도 같은달 일원현대 아파트를 분양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밖에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개포주공 4단지와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주공1단지, 이주가 진행 중인 개포시영, 현대건설·GS건설 컨소시엄이 1조 1908억원에 인수한 주공8단지 등이 속속 분양에 나설 전망이어서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청약 성적이 개포지구 분양 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실장은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청약 성적에 따라 이후 분양을 앞둔 단지들의 분양가도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전용 113·126㎡등 중형 물량이 실제 청약과 계약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2016.03.28 I 김성훈 기자
강남 요란하게 뛸때 강북 소리없이 날았다
  • [新강북시대]강남 요란하게 뛸때 강북 소리없이 날았다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의 중간 지점에 들어선 한강변 역세권 아파트. 그러나 강북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3.3㎡당 1900만원대 분양가. 2012년 3월 분양한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 마포 리버웰’ 아파트(59~114㎡ 563가구)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청약에서 평균 2.45대 1이라는 평범한 경쟁률을 남기더니 입주 전(2014년 7월)까지 잔여가구를 분양하는데 애를 먹었다.입주한 지 20개월이 지난 요즘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97㎡형은 매매 시세는 8억 3000만원으로 일 년 새 1억원 올랐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95㎡형이 지난 일년 동안 3500만원(8억 9000만→9억 2500만원)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운 상승률이다. 이로써 두 단지의 매매가 격차도 일년 전 1억 6000만원에서 9500만원으로 확 줄었다.서울 강북과 강남지역 집값 격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이데일리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10년 전인 2006년 3월부터 올해 3월 초까지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과 나머지 21개 자치구의 아파트 매매가를 비교한 결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3.3㎡당 1599만원(강남권 2879만원, 21개 자치구 1280만원)까지 벌어졌던 강남·강북 집값 차이가 이달 초 1172만원(강남권 2599만원, 21개 자치구 1427만원)으로 10년 새 26.7%(427만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만 해도 강남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쳐던 강북 집값이 이제는 강남의 5분 3 수준까지 좁혀진 것이다.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뉴타운·재개발사업이 활발히 이뤄진 데다 시장 침체기였던 2009~2013년 분양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던 강북의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값이 전세난을 틈타 가파르게 상승한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마포구와 성동구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거대 상업·업무지역인 종로·광화문에 가려졌던 마포구는 도심권 주거 재정비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강북 아파트시장의 신흥 강자로 등극했다. 마포구의 아파트값은 2006년 3.3㎡당 1156만원에서 이달 현재 1774만원으로 10년 새 36%(638만원) 뛰었다. 같은 기간 강남구의 아파트값 상승폭(490만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강남 이동이 쉽고 한강 조망권을 갖춘 성동구도 3.3㎡당 평균 4000만원을 웃도는 갤러리아 포레(성수동1가) 등 랜드마크 단지의 영향으로 부촌 지도를 다시 쓰고 있다.반면 강남지역은 지난해 주택 경기 호황으로 가격 반등에 성공했지만 강북지역보다는 상승 속도가 더딘 편이다. 개포동 G공인 관계자는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서 강남 아파트값은 워낙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추가 가격 상승에 대한 저항 심리가 워낙 강해 강남권 집값이 부동산 활황기였던 2006년 시세를 아직 회복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북지역에 생활 인프라가 속속 갖춰지면서 주요 수요층도 두터워지고 있다”며 “광역급행철도(GTX)사업 등 교통 개선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어 향후 강남과 강북 집값 격차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16.03.22 I 김성훈 기자
모델하우스 구름인파는 청약불패 '당신은 속았다'
  • 모델하우스 구름인파는 청약불패 '당신은 속았다'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난달 29일 경남 사천시 사남면 유천리에서 분양한 ‘흥한 에르가 사천’ 아파트(전용면적 59~142㎡ 635가구) 모델하우스는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천에서 5년 만에 공급되는 아파트로 관심을 끌면서 개관 첫날 7000명을 비롯해 나흘 동안 3만명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하지만 며칠 뒤 진행된 청약 결과는 초라했다. 1순위 접수에서 62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신청자는 252명. 평균 청약경쟁률 0.4대 1이란 저조한 성적을 냈다. 신구건설이 같은 달 26일 경주 천북면 동산리 일대에서 청약에 나섰던 ‘경주 휴엔하임 퍼스트’(전용 49~74㎡)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주 천북지구에서 올해 첫 분양에 나선 아파트로 3일간 1만 2000명이 모델 하우스를 찾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딴판이었다. 중소형 아파트 658가구를 공급했지만 1순위에서 125명이 청약해 0.1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2순위에서도 318명이 더해지는데 그쳐 0.67대 1로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방문 따로, 청약 따로’ 단지 잇달아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과 달리 요즘 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여전히 구름 인파가 몰린다. 모델하우스 개관 며칠 만에 방문객이 1만~2만명을 훌쩍 웃돌았다는 단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북적대는 모델하우스와 달리 실제 청약 성적은 기대를 밑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청약을 고려하는 수요자를 의식해 방문객 수를 부풀리는 관행이 여전해서다. 최근에는 경품 행사와 팬 사인회 등 이벤트도 다양해지면서 청약보다 사은품을 위해 모델하우스를 찾는 인원이 늘어난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분양업체들이 발표하는 모델하우스 방문자 수는 입구를 지키는 직원이 안내데스크 앞에서 방문객이 입장할 때마다 손바닥보다 작은 계수(計數)기를 이용해 모델하우스 개관 때부터 청약일 전까지 집계한 것이다. 이렇게 나온 내방객 수는 분양업체가 홍보 목적을 위해 자료로 만들어 외부에 알리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추정치가 더해지는 경우가 많아 업체 집계의 방문객 수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다수 업체가 일요일 오전에 홍보 자료를 만들어 언론사 등에 배포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요일 방문객 수를 부풀리는 관행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분양 홍보업체 관계자는 “일요일은 토요일만큼 방문객이 올 것으로 예상해 인원을 추정해 집계한다”면서도 “예상보다 내방객 수가 적을 때는 추정치를 다소 여유있게 적용한다”고 귀띔했다.◇‘모델하우스 방문=청약’ 공식 깨져…“분위기 휩쓸리지 말아야” 방문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행사가 다양해지면서 모델하우스를 찾는 발걸음도 부쩍 늘었다. 효성이 지난 18일 경기도 광주시에 문을 연 ‘태전IC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전용 73~84㎡ 720가구)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내방객에게 LED TV와 후라이팬, 밀폐용기 등을 증정했다. 다음날인 20일에는 ‘황금 열쇠를 찾아라’라는 현장 이벤트를 통해 금 한 돈으로 제작된 황금 열쇠를 지급하기도 했다. 흥한주택종합건설이 지난달 19일 개관한 ‘신진주역세권 센트럴 웰가’(전용 59~84㎡ 1152가구) 모델하우스는 홍보 모델인 야노시호와 딸 추사랑의 팬 사인회를 열고 지역 내 백화점에서 주방용품 세트를 나눠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처럼 이벤트로 사람들을 모으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모델하우스 방문객 수로 청약 성적을 가늠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경기도 광주시에 사는 곽모(여·46)씨는 “지금 사는 집과 비교해 볼 수 있는데다 사은품까지 받을 수 있어 주변에 문을 연 모델하우스는 대부분 방문하는 편”이라며 “주변에 같은 목적으로 모델하우스를 찾는 지인들이 많지만 실제로 청약에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모델하우스 방문객 중에는 허수도 꽤 많은 만큼 현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아파트 단지 주변 입지나 평면, 적정 분양가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청약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2016.03.21 I 김성훈 기자
손님 줄고 경쟁자 늘고..공인중개사는 '오늘도 야근중'
  • 손님 줄고 경쟁자 늘고..공인중개사는 '오늘도 야근중'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늦게 퇴근해도 어쩔 수 없죠. 집 보러 오는 사람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주는 수밖에요.”(서울 마포동 H공인 관계자)요즘 서울 곳곳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밤늦게까지 일하는 공인중개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저녁 7시만 되면 퇴근하던 예전과는 딴판이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사무실로 출근하는 중개사들도 적지 않다. 매매 거래시장 침체와 중개사들 간의 과당 경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중개업계가 마련한 자구책이다. ◇“한 건이라도 성사시켜야죠”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5만 9265건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5% 정도 줄었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된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총 499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8538건)의 58% 수준에 그쳤다. 이달 15일 기준 거래량도 2983건으로, 전년 동월(1만 2975건)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줄어들자 공인중개사들은 울상이다. 그렇다고 시장 탓만 하며 마냥 놀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인지 한 건이라고 부동산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늦게까지 퇴근하지 않은 채 사무실을 지키는 중개사들이 최근 들어 많아졌다.서울 노원구 월계동 S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매 거래는커녕 문의전화 한 통 없다”며 “작년 이맘때보다 거래가 70~80%가 줄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요즘엔 밤 9시까지 사무실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 공덕동 H공인 관계자는 “손님 배려 차원에서 퇴근 시간이 한참을 지난 시간대에도 사무실 문을 닫지 않고 있지만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속상하다”고 말했다.서울 강남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14일 저녁 9시가 다 돼 가는 시각임에도 강남구 역삼동과 대치동 일대 중개업소들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대치동 K공인 관계자는 “가뜩이나 거래가 없는 데 조금 전 매수자가 다녀갔다”며 “같이 일하는 실장이 함께 집을 보러 갔는데 거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공인중개사 36만명… “수급 조절 필요”일선 중개업소 사무실이 밤늦게까지 불을 밝히고 있는 데는 주택 거래 감소와 함께 공인중개사 과다 배출에 따른 과당 경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최근 6년 동안 공인중개사들은 매년 9000명~1만 5000여명씩 배출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도별 공인중개사 합격자 수는 △2010년 1만 5073명 △2011년 1만 2853명 △2012년 1만 1373명 △2013년 9846명 △2014년 8956명 △2015년 1만 4914명이다. 지난해 현재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는 36만명에 달한다. 이 중 개업 공인중개사는 9만명이며, 작년 4분기에 서울에서 개업한 공인중개사만 1만 9993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직거래 등 거래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중개업자들이 점차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며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들까지 공인중개사에 도전한다면 중개업계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외 새로 문을 여는 공인중개사무소는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D공인 관계자는 “이곳에서 현재 영업 중인 협회(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가입 중개업소만 260곳이 넘는다”며 “중개업만으로는 벌이가 시원찮아 대리운전 등 부업 전선에 뛰어드는 동료 중개사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이에 따라 공인중개사 배출 인원에 대한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가 너무 많다”며 “적정 비율로 합격자를 추리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책이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작년부터 공인중개사 배출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지만 딱히 마련한 대안은 없다”며 “자격증은 생계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인중개사 시험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중개업자들이 많이 뽑힌다고 해서 인원 제한을 둘 수 없기 때문에 매년 10월 치러지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의 변별력을 높여 경쟁력 있는 인력을 뽑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2016.03.17 I 박태진 기자
상반기 서울·수도권에 빌라 6만 가구 준공..전세난 완충재 될까
  • 상반기 서울·수도권에 빌라 6만 가구 준공..전세난 완충재 될까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올 상반기 서울·수도권에 신축빌라 6만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전세난 완충재 역할을 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토교통부 주택유형별 착공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 서울·수도권에서 착공한 다세대주택은 모두 5만 9112가구다. 이는 전년 동기(3만 5808가구) 대비 2만 3000가구 늘어난 수치다. 연립주택도 작년 하반기(2057가구)보다 2배 정도 증가한 4424가구가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다세대와 연립은 모두 4층 이하로 다세대주택은 연면적이 660㎡ 아하, 연립주택은 연면적 660㎡ 초과하는 주택 형태다. 빌라는 짓는 규모에 따라 다세대주택에 포함되기도 하고 연립주택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빌라는 착공부터 준공까지 통상 6개월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작년 하반기에 착공에 들어간 물량은 올 상반기에 준공된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다세대주택은 작년 △7월 1만 1803가구 △8월 1만 185가구 △9월 1만 221가구 △10월 1만 535가구 △11월 8781가구 △12월 7587가구 각각 착공했다. 연립주택은 지난해 △7월 432가구 △8월 740가구 △9월 489가구 △10월 680가구 △11월 1118가구 △12월 965가구가 공사를 시작했다.이처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빌라 가구는 입주물량이 대폭 줄어든 아파트의 대안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달 대비 81.4%(9463가구) 감소한 2157가구에 그쳤다. 아파트 입주물량 대체재가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달 서울 주택거래 현황을 보면 아파트 매매거래(4953건)는 전년 같은 달(8539건)보다 42% 줄어든 반면 연립·다세대 3256건으로 작년 2월(2998건)보다 증가해 빌라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경기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대폭 줄어들었지만, 신축 빌라가 상반기까지 꾸준하게 쏟아질 예정”이라며 “빌라는 앞으로 아파트 대체재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돼 전세난은 작년보다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는 대출심사 등의 영향으로 거래가 줄어든 반면 연립·다세대는 거래와 공급 모두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빌라가 아파트 대체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03.06 I 박태진 기자
크기 줄이고 가격 낮추고…실속형 타운하우스 "구미 당기네"
  • 크기 줄이고 가격 낮추고…실속형 타운하우스 "구미 당기네"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서울에서 가까운 타운하우스가 나왔다고 해서 달려왔어요. 지하철(분당선 청명역)과 가깝고 학군도 괜찮다고 하니 남편과 상의해본 뒤 매입을 결정할 생각이에요.”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에 있는 ‘영통 업타운코트 더 테라스’ 타운하우스 분양홍보관을 찾은 이모(34)씨. 인근 수원에 살고 있는 그는 당초 광교신도시 아파트 매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광교 아파트는 전용면적 84㎡짜리 시세가 7억원을 넘어 설 만큼 많이 가격이 올랐다. 이씨는 같은 값이면 연면적 포함한 전용 262㎡(79평) 짜리가 타운하우스가 낫다고 판단해 최근 이 쪽에 부쩍 관심을 쏟고 있다.서울·수도권에서 10억~20억원 선에 이르던 고가의 타운하우스가 최근 4억~7억원의 중·저가로 낮아져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 고소득층을 위한 고가 전략으로 타운하우스 분양이 잇따라 실패한 이후 주요 수요층을 중산층으로 조정한 결과다. 주택 규모도 중·대형에서 중·소형으로 줄고, 마감재도 고급 타일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목재로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실속형 타운하우스를 찾는 수요자가 점차 늘고 있다.◇5억원 이하 중소형이 대세…용인·동탄·파주에 몰려10년 전만해도 타운하우스는 고급형이 주를 이뤘다. SK건설이 용인시 동백지구에 지은 ‘동백 아펠바움’이 고급형의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이 타운하우스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1·2·3 단지에 걸쳐 총 166가구를 분양했다. 이 때부터 용인 동백·죽전지구와 화성 동탄신도시 등에 타운하우스가 잇따라 공급됐다. 당시 이들 지역에 들어선 타운하우스는 분양가가 10억원을 훌쩍 넘었다. 아펠바움 분양 관계자는 “당시 동백지구 인근 타운하우스들은 평균 분양가가 3.3㎡당 2300만~2500만원으로, 전용 257㎡형이 15억~17억원대였다”고 말했다. 아펠바움 2단지는 결국 미분양됐고, 할인분양을 거쳐 2014년 8월에야 겨우 완판했다.고분양가 전략이 시장에서 통하지 않자 최근에는 업체들이 저렴한 실속형 타운하우스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용인과 동탄, 파주 등 경기권에서 공급이 활발하다. 1차(25가구)를 마무리하고 2차(22가구)에 나선 용인 하길동 ‘청명 어반빌리지’의 분양가는 전용 150㎡ 기준 4억원 중반에서 5억원 초반대다. 화성시 반송동 파라곤 타운하우스(32가구) 전용 155㎡는 5억원에 분양 중이다. 파주시 월롱면 해스민 마을(51가구) 분양가는 전용 79~105㎡에 걸쳐 2억원 후반대부터 4억원 초반대까지 다양하다. 특히 이 단지는 전용 167㎡(50평)을 넘어가는 대형 타운하우스와는 달리 수요자가 선호하는 중소형 위주로 공급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고가에다 중대형 타운하우스는 미분양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요즘은 몸집을 줄이고 가격도 낮춰 내놓는 게 일반적”이라며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타운하우스도 전용면적 85㎡ 이하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전원주택 전문업체 대정하우징 박철민 대표는 “요즘 전용 68~84㎡짜리 타운하우스가 3억~5억원대에 분양되는 경우도 많은데, 내부 마감재 선택과 땅값에 따라 가격이 차이가 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상승 기대 ‘솔솔’… “입지도 잘 따져봐야”이른바 ‘실속형’ 타운하우스는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따온 게 특징이다. 우선 단지가 공동체를 형성해 아파 트 단지와 같은 방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 아파트식 설계와 텃밭, 정원 등 단독주택의 개인 공간도 연출할 수 있다. 발코니 등 서비스 면적도 제공된다. 여기에다 서울 접근성과 학군, 생활편의시설까지 갖출 경우 타운하우스 단지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실속형 단지의 경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실제로 중·저가로 공급된 타운하우스 매매가격이 최근 들어 오르는 추세다. 2012년 고양시 일산구에 공급된 성우오스타(124가구) 전용 154㎡형 매매 가격은 현재 4억 9000만원(부동산114 시세) 선으로 분양가 대비 3000만원 가량 오른 상태다. 반면 고가에 분양된 타운하우스 시세는 아직까지 분양가를 밑돌고 있다. 동백동 D공인 관계자는 “동백 아펠바움 2단지(82가구) 분양가는 전용 257㎡ 기준 15억원이 넘었지만 현재 12억원에 나온 매물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다만 대부분 타운하우스가 들어선 곳이 택지지구 언저리나 도시 외곽에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타운하우스 투자에 앞서 적정 가격 여부 뿐만 아니라 역세권 및 직주 근접성 등 입지도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16.03.03 I 박태진 기자
중도금 대출 죄기에 분양한파 오나
  • 중도금 대출 죄기에 분양한파 오나
  •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지난해 8월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짓는 ‘광교 중흥S클래스’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 예정자들은 얼마 전 시공사로부터 중도금 집단대출 금리가 연 3.45%로 결정될 것이라는 안내문을 받고 아연실색했다. 분양 계약 당시 안내받았던 금리(연 2.5%선)보다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정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발생하게 될 추가 이자만 가구당 630만~1710만원에 이른다. 입주 예정자 A씨는 “계약 후 몇 달간 아무런 얘기가 없다가 중도금 낼 때가 되니까 이자 올린다고 하니 분통이 터지지 않겠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금융권의 신규 분양아파트 집단대출 규제로 인한 주택 수요자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도금 대출 금리가 당초보다 높게 적용되면서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을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회원사가 집단대출을 거부당하거나 금리 인상 등 조건부로 대출을 승인받는 데 따른 피해 규모는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약 5조 2200억원에 이른다. 가구 수로는 3만 3970가구다. 대출 규제가 발표된 지난해 10월 2조 1000억원(1만 3000가구)에서 3개월 만에 두 배 이상 피해가 늘어난 것이다. 이 중 대출 취급은행이 시중은행에서 지방은행이나 제2금융권으로 변경되거나 금리 인상 및 연대보증 등 대출 조건이 강화된 곳은 14개 단지로 피해 규모만 2조 8400억원(1만 8600가구)이다.은행 변경에 따른 금리 인상 수준은 연 0.5%~1.0%포인트 선으로, 연 3% 초중반대의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이 같은 금리 인상 부담은 고스란히 분양 계약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을 다 했는데도 시중은행들이 중도금 대출을 내주지 않겠다고 해 어쩔 수 없이 제2금융권과 금리 인상을 전제로 대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양상이 지속되면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경기가 침체돼 집값이 폭락하면 입주 포기자가 늘면서 막대한 연체이자까지 물어야 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은행들이 대출 규제 분위기에 편승해 별다른 기준 없이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은행권이 내세우는 집단대출 금리 기준은 분양 가능성과 시공사의 신용도다. 하지만 최근에는 막무가내식으로 금리를 인상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게 건설업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논란이 된 광교 중흥S클래스의 경우 △평균 청약경쟁률이 39대 1로 조기 완판됐고 △지난해 발표된 한국기업평가에서 시공사인 중흥건설의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0로 상향 조정되는 등 분양성 가능성과 신용도 모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췄음에도 거꾸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단대출은 부실 우려가 적은 우량 대출인데도 금융권이 과민 반응하는 것 같다”며 “대출 규제가 금융권의 의도와 달리 대규모 연체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용어설명>중도금 집단대출은 아파트 분양 계약에 따른 중도금 납입 용도로 입주(예정)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을 말한다. 은행과 시공사가 별도의 대출 협약을 통해 시공사가 연대보증하고 아파트 준공 시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식으로 대출이 이뤄진다.
2016.03.01 I 이승현 기자
대학가 전세난에 빌라보다 비싼 2억짜리 원룸 등장
  • [르포]대학가 전세난에 빌라보다 비싼 2억짜리 원룸 등장
  • △최근 대학가에서 원룸 전세 품귀 현상이 짙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 보증금을 2억원까지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있는 원룸들.[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전세 있습니다. 그런데 호가가 2억원까지 치솟았네요. 원룸치곤 좀 비싸긴 하죠.”(서울 마포구 합정동 S공인 관계자)서울 대학가에서 원룸 전세가 종적을 감추면서 품귀현상을 보이자 보증금 2억원대 원룸들이 등장했다. 빌라와 맞먹는 가격의 원룸이 시중에 나온 것이다. 이는 대학가 원룸 전세난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월 임대 수익을 원하는 집주인들이 원룸을 월세로만 내놓고 있지만, 학생들은 임대료 부담이 없는 전세를 원하고 있다. 그렇다고 월세 거래도 활발하지 않아 거래가 끊길 지경이다. 일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전세 원룸이 없는데도 ‘다량 보유’라는 전단지를 내걸어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 이 점을 노린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놓되 거래 희망가격인 호가를 올리고 있다. 개강을 10여일 앞둔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와 마포구, 동대문구에 있는 대학 인근 원룸촌을 찾았다. ◇원룸 전세 품귀에 호가 최대 7000만원↑..가격 싸도 낙후지역 외면신촌과 합정동, 제기동, 상도동, 구의동 등 대학들이 몰려 있는 지역 전용면적 19~33㎡형(옛 6~10평) 기준 원룸 전세가격은 8000만~1억원대다. 하지만 지난달과 이달 들어 비슷한 면적과 유형의 주거용 오피스텔, 다가구주택 등 임대 물량들이 1억 3000만~1억 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면서 호가가 상승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구의동 J부동산 관계자는 “올해 들어 1억원이 넘는 전세 원룸들이 바로바로 소진되자 집주인들이 일제히 호가를 올리고 있다”며 “하지만 일반 주택이 아닌 원룸이라 수요층이 뛴 가격을 감당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홍익대 근처인 마포구 합정동 오피스텔 전용 25㎡형은 지난달 전세 1억 3000만원에 거래됐다. 건국대와 인접한 광진구 구의동 전용 43㎡ 다가구주택은 이달 초 1억 7000만원에 계약됐다. 실제로 해당 지역 원룸들 중 합정동 전용 26㎡형과 구의동 전용 43㎡이 현재 전세 2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특히 합정동 원룸 전셋값은 인근 전용 45㎡형 빌라(1억 6000만원)보다 비싸고 다른 다세대·연립주택 전세가격과도 맞먹는다. 홍익대와 연세대 근처인 상수동과 연남동, 서교동 등도 전용 19~42㎡형이 1억 7000만~1억 8000만원대의 전세가를 형성하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이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를 지나칠 때마다 발걸음을 멈추긴 했지만 문의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홍익대 재학 중인 박모(21)군은 “물어봤자 괜찮은 전세 원룸이 없을 것 같다”며 “학교와 좀 떨어져도 싸게 나온 원룸을 알아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성산동 전용 19㎡ 원룸은 전세 6500만원에 나와 있었다. 박군 같은 학생들의 문의가 늘자 상수동, 합정동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는 해당 동네가 아닌 마포구 내 싼 매물도 중개한다는 내용의 전단도 내걸었다.이밖에 고려대와 한국외대, 경희대가 몰려 있는 동대문구 제기동, 이문동은 면적에 관계없이 5000만원에서 9000만원 사이의 전셋값을 유지하고 있었다. 중앙대와 숭실대가 있는 상도동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지역 전세 원룸은 홍대 앞이나 건대 인근보다는 비교적 싼 편이지만 대부분 오래된 건물인데다 신축은 거의 월세만 있어서 수요자들이 쉽사리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동대문구 회기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찾은 정모(49)씨는 “딸과 함께 네 시간 째 중개업소들을 돌고 있지만 전세는 없다”며 “간혹 전세가 나와 있어도 괜찮은 물건 고르기가 쉽지 않다”고 푸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원룸은 태생 자체가 월 임대 수익형 상품이기 때문에 전세를 찾는 것은 천연기념물을 발견하는 것만큼 힘들다”며 “저렴한 전세 물건을 찾아도 대학가 주변은 낙후된 지역이 많아 학생들 눈높이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최근 대학가에서 원룸 전세 품귀 현상이 짙어지고 월세 물량만 나오면서 새 학기를 앞둔 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소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원룸 매물 정보.◇“둘이 뭉치자”..투룸 찾지만 월세부담 여전그나마 있던 전세물량이 자취를 감추고 월세물량 공급만 늘면서 서울지역 원룸 및 주거형 오피스텔 전·월세전환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피스텔 원룸 등 주택유형이 아닌 주거형 상품의 전·월세전환율은 작년 1분기 7.6%에서 2분기 7.3%, 3분기 7.0%, 4분기 6.5%로 조사됐다. 원룸은 아파트처럼 전세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신축은 거의 월세로만 나와 전·월세전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게 시 관계자 설명이다.이런 상황에 어쩔수 없이 월세로 살아야 하는 학생들은 친구나 선·후배, 형제 또는 자매끼리 뭉쳐 같이 살 곳을 찾고 있었다. 이들은 기본 원룸에서 방이 하나 딸린 투룸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제기동 원룸에 살았던 박모(22)양은 집주인이 작년 말부터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요구하자 결국 지난달 언니와 함께 서초동 오피스텔로 이사했다. 전용 28㎡형에 보증금 1000만원, 월세 80만원을 주고 들어갔다. 각자 월 50만원씩을 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제기동 일대 원룸들은 3.3㎡당 10만원의 월세를 형성하고 있다. 군 전역을 하고 올 봄 복학을 준비 중인 최모(23)군도 지난 20일 친구와 학교 인근 이문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들러 투룸을 알아봤지만 만만찮은 가격에 발길을 돌렸다. 40분이 넘도록 중개업자의 설명을 들었지만 월세 부담이 줄기 않았기 때문이다. 전용 28㎡형 투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이었다. 최군은 “비싸다”라는 말만 남긴채 집으로 돌아갔다. 원룸 전세난은 상품의 특수성 때문에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또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은행권 저금리가 지속되다 보니 집주인들이 월세를 놓으려고 하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에서 도입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신청절차도 간소화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들이 추가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02.27 I 박태진 기자
두 달째 전국 미분양 6만 가구..전월대비 1.5% 감소 그쳐
  • 두 달째 전국 미분양 6만 가구..전월대비 1.5% 감소 그쳐
  •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앞선 달보다 1.5% 감소했다. 올해 1월 미분양 주택 현황.[자료=국토부][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해 말부터 급증하던 미분양주택이 올해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공급 물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하지만 두 달 연속으로 6만 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 있고, 내달부터 본격적인 분양이 시작되면 미분양은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 606가구로 집계됐다. 전월(6만 1512가구)에 비해 1.5% 감소했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전달보다 96가구 줄어든 1만 422가구로 조사됐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작년 10월 3만 2221가구에서 그해 11월 4만 9724가구로 늘었고, 같은 해 12월 6만 가구를 돌파했다. 4개월 사이 미분양 물량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는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으로 공급량이 늘어난 데다 주택시장 위축으로 청약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올해 들어 미분양 증가세가 멈췄다.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공급량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지역별로 온도 차는 나타났다. 서울·수도권은 미분양이 줄어든 반면, 지방은 늘었다. 지난달 기준 서울·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전월 3만 637가구보다 5.2%(1588가구) 줄어든 2만 9049가구를 기록했다. 지방 미분양 주택은 전월(3만 875가구) 대비 2.2%(682가구) 늘어난 3만 1557가구로 조사됐다.규모별로는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의 미분양 물량이 8302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8486가구에 비해 184가구 줄었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의 미분양 물량도 같은 기간 722가구 감소한 5만 2304가구로 나타났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작년은 분양시장 호황으로 기존 공급 추세선을 벗어났지만 지난달부터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올해는 작년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시장 자율적 기능에 의해 미분양 물량이 소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봄 분양시장 다가옴에 따라 공급이 몰리면 미분양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건설사들이 총선 등 대·내외적 영향을 피해 오는 3~4월에 분양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면 미분양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6.02.25 I 박태진 기자
지난달 주택 인·허가 4.8만 가구로 전년대비 42.9%↑(종합)
  • 지난달 주택 인·허가 4.8만 가구로 전년대비 42.9%↑(종합)
  •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월별 주택 인·허가 실적 추이.[자료=국토부][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달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이 4만 7000여 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정도 늘었다. 또 월별 물량도 작년 1월부터 이달까지 13개월째 전년대비 증가하고 있다. 주택 공급량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인·허가 물량이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늘면서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인·허가 물량은 4만 7536가구로 작년 같은 달보다 42.9%(1만 4265가구) 증가했다. 최근 3년(2013∼2015년) 평균인 2만 7275가구와 비교해도 지난달 인허가물량은 74.3%(2만261가구) 많아졌다. 국토부는 지난달 정비사업지구 내 인·허가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올해 1월 인·허가 물량 중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지구 내 인·허가가 1만 4000가구로 작년 1월 2000가구 대비 5.5배 증가했다”며 “다만 정비사업지구 인·허가 물량을 제외하면 지난달은 3만 4000가구로 작년 1월(3만 1000가구)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의 경우 2만 3688가구, 지방은 2만 3848가구로 작년보다 각각 45.5%, 40.4%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3만 3360가구)가 54.0%, 나머지 주택(1만 4176가구)은 22.1% 늘었다.작년 한 해 인·허가물량은 76만 5000가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물량도 늘자 주택시장에 공급과잉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권 과장은 “건설사들이 시장 상황에 맞춰 공급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허가 절차는 한번 시작하면 건설사 마음대로 중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올해 물량은 상고하저 형태를 보이며 작년대비 70% 수준인 50만 가구 안팎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전국 착공 실적은 3만 1161가구로 지난해보다 4.5%가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1만 2699가구)이 14.5% 늘어난 반면, 지방(1만 8462가구)은 1.4% 줄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1만 8691가구)가 5.7% 감소했으나, 나머지 주택(1만 2470가구)은 24.8% 늘었다.지난달 준공(입주) 물량은 3만 8607가구로 전년 동월(3만 4053가구) 대비 13.4%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수도권(1만 7626가구)는 45.5% 증가한 반면, 지방(2만 981가구)은 4.4% 줄었다. 아파트(2만 3222가구)와 나머지 주택(1만 5385가구)은 각각 16.4%, 9.1% 늘었다.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분양(승인) 실적은 총 1만 116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1만 4727가구)보다 31.3% 줄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분양시장 호황과 이에 따른 공급과잉 영향 등으로 올해 물량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이 1092가구, 지방은 9024가구로 작년 같은 달보다 각각 75.3%, 12.4% 감소했다. 특히 서울·수도권은 전년 동월(4425가구)보다 4분의 1 가량 줄었다. 일반분양은 7986가구로 39.0% 감소했지만, 임대주택은 524가구로 0.8% 증가했다. 권 과장은 “올해 분양 물량은 35만 가구 내외로 예상하지만 미분양 증가를 고려해 상반기 공급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봄부터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택 인·허가 물량이 늘었다고 당장 공급이 많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달부터 분양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공급이 몰리면 속도 조절을 해야하는 데, 통상 봄에 분양을 많이 하기 때문에 상반기 중으로 공급과잉이 우려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6.02.24 I 박태진 기자
전세시장 ‘짝수해’와 ‘홀수해’ 법칙 아시나요
  • [좋아요!부동산]전세시장 ‘짝수해’와 ‘홀수해’ 법칙 아시나요
  • △부동산전문가들은 올해는 짝수의 해이기 때문에 작년보다 전셋값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바라본 도곡동 일대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국내 전세시장을 얘기할 때 흔히 ‘홀수 해’ 또는 ‘짝수 해’를 따져 구분한다. 연도의 끝자리가 홀수인지, 짝수인지에 따라 거래량이나 가격상승 폭이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도 그해 전세시장을 전망할 때 연도 끝자리를 참고해 왔다. 원래 전세시장은 끝자리가 짝수로 끝나는 짝수해의 법칙이 지배해왔다. 지난 1989년 주택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임대차 기간이 2년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후 1990년부터 짝수해에 주택 거래가 많이 이뤄졌다. 문제는 이때마다 전셋값이 급등했다는 점이다.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와 재계약을 하든, 새로운 임차인을 받든 간에 가격을 올려 계약을 했다. 이로 인해 전세시장에서 가격 변동 폭은 홀수 해보다 짝수 해가 더 컸다.하지만 짝수 해 법칙이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깨졌다. 연도와 관계없이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현상이 벌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년대비 전국 전세가격 변동률은 2005년 7.50%, 2006년 9.06%, 2007년 2.90%였다. 하지만 2008년 -0.55%를 기록한 후 △2009년 7.95% △2010년 8.27% △2011년 12.08% △2012년 2.46% △2013년 10.61% △2014년 6.44% △2015년 12.13% △올해 현재까지 0.28%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짝수의 법칙에서 홀수의 법칙으로 흐름이 바뀌었다.특히 홀수의 해 법칙은 서울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울의 전셋값 상승률을 보면 △2009년 11.96% △2010년 7.29% △2011년 10.49% △2012년 1.71% △2013년 11.58% △2014년 6.68% △2015년 15.60%를 기록했다. 어떤 해는 전년보다 배 이상 높을 때도 있다.이처럼 전세시장이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홀수의 해 법칙이 성립되자 전문가들은 이에 따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2016년)는 짝수 해이기 때문에 전세가격 변동률은 작년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전세난은 국지적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오는 3~6월 전국 입주아파트는 5만 5073가구이지만, 이중 서울·수도권 집들이 물량은 1만 5515가구로 전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입주 물량이 적은 경기도 등에서 전세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가 짝수 해인데다 최근 들어 서울·수도권에 신축빌라 등 연립·다세대 주택이 늘고 있는 만큼 아파트 외 주택형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전세난을 해결하는 한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역별로 전세난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신축 빌라들이 전세난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전셋값 상승폭은 작년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6.02.20 I 박태진 기자
“돈 없으면 부모님께 도움 청해라”..둥지 못트는 신혼부부
  • “돈 없으면 부모님께 도움 청해라”..둥지 못트는 신혼부부
  • △ 예비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수도권에서 저렴한 아파트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춘데다 오피스텔과 빌라(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 전셋값까지 치솟아 신접살림을 차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내 연립·다세대 주택 밀집지역 전경 [사진=김성훈 기자][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부모님께 1억원만 더 도와달라고 해보세요. 가격대가 올라가면 전셋집을 구하기가 수월해질지 몰라요.”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컴퓨터로 전세 매물을 검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는 6월 결혼을 앞둔 직장 5년차 정진석(33)씨에게 이제는 익숙한 광경이다. 지난해 말부터 열심히 발품을 팔면서 원하는 신혼 전셋집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계속된 헛걸음에 서서히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다. 정씨는 예단과 사진 촬영, 신혼여행 비용을 줄이고 여자 친구와 돈을 모아 7000만원을 마련했다. 부모님은 모아둔 돈 5000만원을 주시며 많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은행에서 받은 전세자금 대출 5000만원까지 합쳐 총 1억 7000만원을 마련했다. 정씨는 주말이 되면 서울시내 아파트·오피스텔·빌라 등을 가리지 않고 전셋집을 찾아다녔다. 하루 동안 10곳 넘게 방문한 적도 있다. 얼마 전 찾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전세는 씨가 말랐고 그나마 전세로 놓던 오피스텔도 모조리 월세로 돌아선 상황”이라며 “전세 대신 모아둔 돈을 보증금으로 걸고 매달 30~40만원 내는 월셋집을 알아보는 건 어떠냐”고 권유했다. ◇전세난에 예비부부 ‘내 집 찾아 삼만리’전세난에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수도권에서 저렴한 아파트 전세 물건은 자취를 감춘데다 오피스텔과 빌라(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 전셋값까지 덩달아 치솟아 신접살림을 차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중개업소 방문 전부터 전세 계약금을 거는 일은 흔한 풍경이 됐다. 더구나 전세자금 대출이나 입주 전 수리 등을 요구하면 계약하지 말자는 경우도 있어 신혼부부의 전셋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부동산114에 따르면 설 연휴 전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새 0.09% 올랐다. 서울의 경우 2012년 7월 첫째 주(-0.01%) 이후 3년 7개월 동안 아파트 전셋값이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KB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67.5%로 2009년 1월 이후 7년 넘게 연속 상승했다. 오피스텔도 전세가율이 76.5%로 역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 서울 시내 집값이 겨울철 비수기와 공급 과잉 우려감에 보합 상태이지만, 전셋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 전용면적 60㎡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이 올 들어 0.21%나 뛰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공인중개사는 “중소형 아파트 전세를 찾는 수요는 많은데 물량이 워낙 적다 보니 집세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상황이 이렇자 얼마 남지 않은 전셋집을 차지하려는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올 가을 결혼을 계획 중인 우모(32)씨는 최근 경기도 부천에 있는 1억 2000만원짜리 빌라 전셋집을 보기 위해 나서던 중 공인중개사로부터 이미 전세계약을 마쳤다는 연락을 받았다. 우씨는 “중개업소에서 선계약금을 걸지 않으면 집 구경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이번 기회에 7000만~8000만원을 더 투자해 빌라를 장만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집 수리 요구에 “싫으면 계약하지 마라” 엄포전셋집 찾기에 성공해도 계약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조모(여·30)씨는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있는 2억원짜리 빌라 전셋집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현관문이 잘 열리지 않아 집주인에게 고쳐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집주인은 “이전 세입자도 그 상태에서 잘 살다가 나갔다”며 “직접 고치던가 아니면 다른 집을 알아보라”고 말했다. 고양시 원당동 D공인 관계자는 “최근 집주인과 세입자가 계약하는 과정에서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전세자금 대출을 받는다고 하면 계약하지 않겠다는 집주인도 많다”며 “이 때문에 벽지 교체 요구도 제대로 못하고 집을 계약하는 신혼부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수도권 일대 전세난은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이주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도 빨라지면서 전셋집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신혼부부 등 젊은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6.02.15 I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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