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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먹은 광동제약의 고민 “신약개발은 언제쯤…”
-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광동제약(009290)이 신흥 무기 삼다수를 앞세워 1분기 실적이 고공비행을 했다. 그러나 의약품 분야는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제약회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는 평가다. 31일 금융감독원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98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2%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제약업체들이 약가인하, 리베이트 규제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말부터 판매를 시작한 생수 삼다수가 매출 상승세를 이끌었다. 삼다수는 1분기에만 전체 매출의 24.0%에 해당하는 237억원의 매출을 회사에 가져왔다.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는 각각 182억원, 103억원의 매출로 간판 제품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지난 1분기에 삼다수,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 제품 3개만으로 전체 매출의 52.8%를 올린 셈이다. 이에 반해 의약품 분야에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간판 의약품 자리를 지켜온 쌍화탕과 우황청심원이 각각 46억원, 61억원의 매출로 선전하고 있을 뿐 두각을 나타내는 신제품은 찾기 힘든 실정이다.광동제약은 지난해 유명 기침약 ‘푸로스판’의 판권을 가져오면서 간판 제품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푸로스판이 보험급여 제한 등의 한계에 부딪혀 매출은 미미한 상황이다.지난 2011년말 필름형태 약물의 제조시설을 갖춘 씨엘팜에 지분투자를 통한 공동업무협약을 맺고 필름형 비아그라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제품 개발을 완료하지 못했다. 그 사이에 이미 씨티씨바이오, 서울제약 등 경쟁사들이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를 내놓고 시장에서 안착하고 있다.광동제약이 지난해 투입한 연구개발비는 54억원으로 매출 대비 1.6%에 불과하다. 이 회사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은 임상시험 계획은 단 1건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가 의약품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를 기준으로 광동제약을 혁신형제약사로 지정했지만 신약 개발 활동에 소홀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광동제약은 지난 2008년 신약·개량신약 등 장기진행과제 연구만을 담당하는 연구·개발(R&D)센터 ‘R&D I’를 설립했지만 아직 개발에 성공한 신약과 개량신약은 전무하다. 지난해 총 14개의 전문의약품을 허가받았지만 대부분 복제약 제품이다.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의약품 사업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발매한 비타민주사 비오엔이 선전하면서 처방의약품 매출이 전년대비 30% 가량 증가했다”면서 “음료사업에서 거둔 수익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면서 천연물 비만치료제 등 다양한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물 먹은 광동제약의 고민 “신약개발은 언제쯤…”☞ 광동제약, 제주삼다수 판매 순항 중☞ 광동제약, 1Q 영업익 79억..전년동기비 10.14% 증가☞ 농심, 삼다수 빈자리 크네☞ 제주삼다수 ‘차원이 다른 물’ 내세워 선두 지킨다☞ 가격 내린다던 제주 삼다수, 물류에 발목 잡혀 '고전'☞ CJ대한통운, '광동 삼다수' 물류 운영사로 선정
- '만년 내수주' 제약, 수출주로 변신한다
-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만년 내수주’로 꼽히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수출·성장주로 거듭나고 있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안정적인 내수시장 성장에다 수출 기대감이 더해지며 하반기에도 추가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3월 의약품 수출액은 1억280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증가했다. 반면 수입액은 6.6% 감소한 3억7362만달러를 기록했다. 실제로 최근 제약업체들의 해외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과 페루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84.4%, 187.1% 급증하며 수출 성장을 이끌었다. 현재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한 성과가 나오면서 수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유한양행 등 주요 제약사들은 10개 이상의 신약에 대한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녹십자와 한미약품, 동아제약, LG생명과학 등은 임상3상 단계를 진행하고 있어 상업화 가능성이 높다. LG생명과학은 개발 중인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의 해외 판권을 지난해 말 다국적 제약업체인 사노피-아벤티스에 매각했다. 사노피-아벤티스는 러시아, 중동, 인도, 아프리카 등 약 80개국에서 ‘제미글로’의 개발과 판매를 담당하는 조건으로 초기 계약금으로 약 100억원을 지불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인 에소메졸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잠정 허가(tentative approval)를 받았다. 바이오 업계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혈당측정기 제조업체인 아이센스는 유럽 30개국, 아프리카 11개국, 아시아 29개국, 북중미 5개국, 남미 6개국, 오세아니아 3개국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전세계 혈당 측정기 시장은 2010년 89억달러에서 오는 2017년 12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여 아이센스의 수출 규모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분자진단업체 씨젠과 보툴리늄 독소제품 ‘메디톡신’을 자체 개발한 메디톡스도 대표 수출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신약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의 수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종근당은 면역 억제제와 항암제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종근당의 수출 규모가 지난해 300억원에서 올해 369억원으로 2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11억원 어치를 수출한 대웅제약도 우루사와 보톡스 품목의 수출이 늘면서 내년엔 수출금액이 320억원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의 이익 안정성과 성장성이 다른 업종보다 뛰어나다”며 “투자 매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 잇단 대형 악재로 '휘청'..제약업계, 해외서 탈출구 찾나
-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지난 몇 년간 제약업체들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다. 지난 2000년 시행된 의약분업 이후 복제약(제네릭) 중심의 영업으로 고공비행을 거듭했지만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 약가인하 등으로 집단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최근 신약의 해외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생존을 위한 업체간 짝짓기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탈출구를 찾는 모양새다. 2000년대 들어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자의 증가로 의약품 소비가 급증하면서 국내제약사들의 실적은 고공비행을 거듭했다.제네릭 비중이 높은 국내 제약사들은 영업력이 실적을 좌우했다. 하지만 복제약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국내제약사들 입장에선 불안요소였다. 동일 성분에 많게는 100개 이상의 제품이 등장하면서 복제약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였다.제약사들이 저마다 똑같은 제품으로 영업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금품이나 물품으로 의사와 약사를 사로잡는 불법 리베이트 경쟁이 이어졌다. 결국 정부의 리베이트 감시 강화로 제약업계는 철퇴를 맞았다.공정거래위원회 리베이트 적발 제약사2007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리베이트 감시가 본격화했고 이때부터 정부는 리베이트 근절에 총력을 기울였다. 의약품 리베이트만을 수사하는 리베이트 전담반도 가동됐다. 정부의 감시 강화로 제약사들은 영업활동을 자제했고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이런 상황에서 유례없는 대형 악재가 제약업계를 강타했다.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종전보다 약가산정 기준을 대폭 낮춘 새 약가제도를 올해부터 도입했다. 지난해 4월부터 기존에 판매중인 제품에도 적용되면서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의약품의 약가가 평균 14% 인하됐다.소비자들에게는 처방받는 약값이 내려간다는 혜택이 제공됐지만 제약사 입장에서는 날벼락과 같은 소식이었다.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전문의약품의 비율은 85%에 달한다. 산술적으로 매출의 10% 이상이 한번에 날아가버린 셈이다.실제로 주요 제약사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반토막나면서 혹독한 약가인하의 후폭풍을 겪었다.올해도 악재 끊이지 않아제약사들은 올해도 나아진 게 없다. 우선 세무당국의 세무조사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2일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에 총 706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경동제약도 89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삼진제약은 지난달 132억원의 법인세 추징을 통보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광동제약, 일동제약 등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업계에서는 제약사들에 대한 전방위 세무조사가 불법 리베이트와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건강보험 약제 관리실태’ 감사를 통해 “최근 리베이트로 적발된 제약사 45곳에 대한 세무조사가 없어 리베이트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조만간 발표되는 새 약가제도도 제약사들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상반기내에 판매량이 급증한 의약품의 보험약가를 많이 깎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의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매출액이 전년대비 50억~70억원 이상 늘어난 제품은 약가를 낮추도록 하는 제도가 새롭게 도입될 예정이다. 이 제도에 따른 약가인하 폭도 종전 10%에서 20%로 확대될 전망이다. 제약사들이 많이 파는 제품은 매년 약가가 깎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해외에서 살 길 찾자악재가 거듭되고 있지만 제약사들이 해외시장 진출, 경쟁사들과의 제휴 등을 통해 생존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한미약품은 최근 개량신약 ‘에소메졸’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지난 2003년 LG생명과학이 항생제 신약 ‘팩티브’의 FDA 허가를 받은지 13년만에 국산 신약의 미국 입성이 성사됐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미국 머크사와 두 가지 고혈압약을 섞어 만든 복합 개량신약 ‘아모잘탄을 50개국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수출 규모는 총 20억달러로 이는 국내제약사가 체결한 가장 큰 규모다.동아에스티는 발기부전치료 신약 ‘자이데나’의 미국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현재 FDA 승인을 받고 진행한 임상3상시험을 완료했으며 조만간 최종 시판허가를 획득할 전망이다. 동아에스티는 자체개발한 슈퍼항생제 ‘DA-7218’의 상품화를 위해 다국적제약사와 손을 잡았다. 특히 미국 트리어스 테라퓨틱스에서 최근 독일제약사 바이엘로 이 제품의 판권이 이동하면서 시장 성공을 낙관하는 상황이다.녹십자는 FDA승인을 목표로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에 대한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 환자모집을 완료하고 투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임상시험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지난 1월 6848만달러 규모의 혈액분획제제 플랜트 수출 계약을 태국 적십자와 맺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국내 제약사가 생물학적제제 플랜트를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령제약은 자체개발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멕시코에 수출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일양약품은 백혈병치료 신약의 임상3상시험을 인도·태국 등 아시아권 6개국에서 진행중이다. SK케미칼은 항암제 개량신약의 유럽임상을 마무리했고 JW중외제약은 새로운 표적항암제의 임상시험을 미국에서 진행중이다.경쟁사도 괜찮아…짝짓기 활발생존을 위한 업체 간 제휴가 줄을 잇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우선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업체 간 공동 판촉은 그 어느때보다 활발해지는 추세다. 유한양행, 일동제약, 녹십자 등은 베링거인겔하임, 화이자, 노바티스 등 다국적제약사가 개발한 제품을 국내에서 공동으로 판매했다.최근에는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제품을 다국적 제약사가 판매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사노피아벤티스는 LG생명과학의 당뇨병치료 신약과 한미약품의 ‘고지혈증+고혈압’ 복합제에 대한 영업을 공동 진행키로 했다. 화이자는 서울제약이 개발한 필름형 비아그라 제네릭의 국내 영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업체들의 높아진 기술력이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국내업체와 바이오업체와의 제휴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한독약품-제넥신, 동아제약-마크로젠, 유한양행-테라젠이텍스, JW중외제약-파미셀 등 서로 다른 영역을 강점으로 갖고 있는 업체들이 손을 맞잡았다. 녹십자의 이노셀 인수, 유한양행의 한올바이오파마·테라젠이텍스 지분 투자, 한독약품의 제네신 지분 투자 등 제휴 관계를 뛰어넘은 적극적인 투자도 증가했다.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경쟁사간 제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LG생명과학은 임상3상시험 단계만을 남겨둔 B형 간염치료 신약 ‘베시포비어’의 판권을 일동제약에 넘겼다. 일양약품은 백혈병 치료 신약 ‘슈펙트’의 국내 영업을 대웅제약에 맡겼다. 보령제약은 현재 허가절차가 진행중인 고혈압 복합제의 판권을 동화약품에 이전했다. 업계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실리를 선택하는 협력관계가 많아지는 추세다.2012년 제약업계 주요 제휴 현황(자료: 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