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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 美 바이오벤처에 2천만달러 지분 투자
-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미국 바이오벤처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로운 신약 판권을 획득했다.13일 한미약품은 미국 안과전문 벤처기업인 알레그로(Allegro Ophthalmics,LLC)와 전략적 투자 및 루미네이트 공동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체결식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33차 제이피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행사장에서 열렸다. 이날 계약에는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과 이관순 사장, 햄파 카라지오지안 알레그로 사장, 마크 커쉬범 COO(최고운영책임자) 등 경영진들이 참석했다.이번 계약으로 한미약품은 알레그로에 2000만불을 투자해 지분을 획득한다. 또 새로운 기전의 망막질환 치료신약인 ‘루미네이트’에 대한 한국 및 중국에서의 공동개발 및 독점판매권도 갖게 됐다. 한미약품 측은 “전략적 투자에 따른 획득 지분율 및 루미네이트 도입과 관련한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 등에 대해서는 양사간 합의에 의해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루미네이트는 안구 내 이상혈관의 신생 및 증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인테그린 저해제로 현재 미국 등 글로벌 지역에서 유리체황반견인, 당뇨병성황반변성, 당뇨병성망막증, 노인성황반변성을 타깃으로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알레그로는 글로벌 제약회사인 미국 앨러간 출신 연구진이 2011년 공동 창업한 안과 전문 R&D 벤처다.미국 내 안과 분야 석학 6명이 과학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R&D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이번 계약이 당뇨 및 항암분야에 특화된 우리 파이프라인의 스펙트럼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루미네이트의 신속한 개발을 통해 한국과 중국에서 망막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햄파 카라지오지안 알레그로 사장은 “이번 계약은 임상 2상을 통해 확인된 루미네이트의잠재력과 우수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R&D를 통해 글로벌 신약개발 회사에 도전하고 있는 한미약품과의 협력으로 루미네이트의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한미약품, 사랑의 헌혈캠페인..'35년간 4883명'☞한미약품, 올해 실적 회복 기대감…투자의견↑-신한☞한미약품, 공정거래 자율준수 등급 상향 조정
- "새 먹거리 찾아라"…제약사들, 글로벌시장 '올인'
-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제약업체들이 공통적으로 올해 ‘글로벌 진출’과 ‘연구개발(R&D)’을 새해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 먹거리 발굴이 절실하다는 위기감에서다. 상당수 제약사들은 지속적인 R&D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가 임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제약 CEO들 “R&D 성과로 글로벌 시장 진출” 한 목소리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약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새 먹거리 발굴을 신년 화두로 던졌다.국내 제약업계 맏형격인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세계로 수출하는 수 밖에 없다”면서 “화제가 되는 신약을 개발하고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회장은 외국어에 능통한 실무자 500명을 양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했다. 첫 매출 1조원 돌파의 주역인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은 “꾸준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해야 한다”면서 “시장지향적인 R&D 활동을 통해 적기에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은 ‘지속적인 R&D 투자와 글로벌 시장 수출 활성화’를 올해 목표로 내걸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R&D 글로벌 성과를 바탕으로 한 국내외 동반성장’을 강조했고, 이종호 JW중외그룹 회장은 ‘글로벌 헬스케어그룹 도약’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약가인하, 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내수 시장에서 부진을 면지 못하자 복제약(제네릭) 중심의 기존 성장 전력을 버리고 해외 시장에서 장기 먹거리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지다.◇동아에스티·녹십자·한미약품·LG생과 등 해외성과 임박실제로 그동안 왕성한 R&D 투자를 벌인 업체들은 올해 해외시장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앞두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성과가 미미했던 미국·유럽 등 선진 의약품 시장에서 국산 의약품의 선전이 기대된다.동아에스티 ‘시벡스트로’동아에스티(170900)는 지난해 국산신약 중 두 번째로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은 수퍼박테리아 항생제 ‘시벡스트로’가 본격적인 데뷔전을 맞는다. 시벡스트로는 동아에스티가 자체 개발한 이후 2007년 미국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제품으로 지난해 미국 판매가 시작됐고 올해에는 유럽 허가가 예상된다. 최근에는 시벡스트로의 판권을 보유한 큐비스트가 글로벌제약사 머크에 인수되면서 시벡스트로의 판매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 ‘에소메졸’한미약품(128940)의 항궤양제 ‘에소메졸’의 미국 시장 성적표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2013년 국산 개량신약 중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입성한 ‘에소메졸’은 올해 본격적인 반등을 벼른다. 에소메졸은 글로벌 신약 ‘넥시움’의 부가성분을 바꿔 만든 약인데, 아직 넥시움의 제네릭이 발매되지 않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업체 중 가장 많은 R&D 비용을 쏟아붓는 한미약품은 현재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바이오당뇨신약, 차세대 표적항암제 등의 해외 임상시험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녹십자(006280)는 혈액제제, 백신 부문에서 해외 공략을 가속화한다. 지난해 설립 계약을 맺은 캐나다 혈액분획제제 공장은 올 상반가에 착공에 들어간다.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은 북미 임상 3상 시험을 완료하고 연내 FDA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도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이 임박했다. 이와 관련 녹십자는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급전문 기업 ASD 헬스케어와 총 4억8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LG생명과학 ‘제미글로’LG생명과학(068870)은 자체개발 당뇨치료제 ‘제미글로’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수출 성과가 예상된다. LG생명과학은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와의 제휴를 통해 인도,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79개국에 개발 및 판매계약을 체결했고 멕시코 스텐달과 중남미 23개국에 추가 판매계약을 맺었다.보령제약은 올해부터 고혈압신약 ‘카나브’가 본격적인 해외 판매에 돌입한다. 카나브는 지난해 9월 멕시코 판매를 시작했고 에콰도르 허가절차도 마쳤다. 현재 중남미 11개국에 대한 허가절차가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성적표도 업계 초미의 셀트리온 ‘램시마’관심이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유럽, 일본, 캐나다 등에 진출했고 올해는 미국 시장 허가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대웅제약(보툴리눔제제), 종근당(비만치료제) 등의 글로벌 임상도 올해 기대를 모으는 R&D 성과다.
- [비즈니스X파일]'유한양행 매출 1조' 누가 돌 던지나
- 유한양행 본사 사옥[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지난 19일 유한양행(000100)은 올해 누적 매출 1조1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례적으로 결산실적 공시가 아닌 올해 초 내놓은 영업실적 전망을 수정하는 형식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기록을 공개했다. 별도 법인으로는 117년 국내제약 역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 고지를 유한양행이 최초 정복한 것이다.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은 이날 “제약 역사상 첫 1조의 주역을 유한양행이 이룩한 것에 대해 큰 자부심과 감사함을 느낀다”고 자축했다.◇2011년부터 도입신약 판매 전략으로 매출 51%↑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유한양행의 매출 1조원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다국적제약사의 제품을 대신 팔면서 거둔 실적이기 때문에 ‘첫 1조원’의 의미가 퇴색됐다”라는 논리다. 지난 몇 년간 유한양행은 다국적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의 국내 판권을 따내 외형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지난 2011년부터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 당뇨약 ‘트라젠타’, 고혈압약 ‘미카르디스’, 페렴백신 ‘프리베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 등 굵직한 제품을 연이어 장착했다. 베링거인겔하임, 화이자, 길리어드 등 글로벌제약사들도 유한양행과의 제휴를 선호했다.도입신약 판매 전략은 즉각 반응을 보였다. 2011년 6677억원이었던 매출은 3년 만에 무려 51.3% 뛰었다. 유한양행이 파는 제품은 대부분 ‘히트 제품’의 반열에 올랐다. 주요제약사 상품매출 비중(단위: 억원, %, 자료: 금융감독원)도입신약의 판매가 성공하면서 유한양행의 상품매출 비중도 높아졌다. 지난 3분기 기준 유한양행의 상품매출 비중은 72.3%로 상장 제약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품매출로 집계되는 원료의약품 수출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높은 편이다. 유한양행은 자회사인 유한화학이 생산한 원료의약품을 미국, 유럽, 일본 등에 판매하는데, 지난해 업계 최초로 원료의약품 수출 실적이 1000억원을 넘어선 바 있다.유한양행의 낮은 연구개발(R&D) 비중도 도마 위에 오른다. 지난 3분기까지 유한양행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5.7%로 한미약품(22.4%), 동아에스티(10.9%) 등 경쟁사들에 크게 못 미친다. 신약 성과도 지난 2005년 항궤양제 ‘레바넥스’ 이후 소식이 끊겼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다국적제약사의 도매상 역할을 하면서 국내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효과적인 영업전략 성과..“경쟁사들도 도입신약 팔지만 성과 미미”유한양행의 실적 고공비행을 보는 따가로운 시선에도영업현장에서는 부러움을 표출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 상위제약사 영업본부장은 “유한양행이 영업을 잘해서 거둔 실적일 뿐, 다른 제약사들은 문제를 제기할 처지가 안된다”고 진단했다. 현재 제약 환경에 맞는 효율적인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유한양행 뿐만 아니라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대웅제약, 녹십자, 종근당, 일동제약 등 국내업체 대부분 다국적제약사의 신약 판권 도입 경쟁에 나섰다. 심지어 일부 업체들은 다국적제약사들이 만든 제네릭 제품도 대신 팔아주는 굴욕도 감수하는 실정이다. 심각한 먹거리 고민에 빠진 제약사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약가인하, 리베이트 규제 강화 등의 환경변화로 복제약(제네릭)으로 외형을 확대하는 기존 전략은 더 이상 시장에서 통하지 않을 뿐더러 굵직한 신약을 발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도입신약으로 외형을 키우면서 신약개발을 위한 자금도 확보하겠다는 게 제약사들의 공통된 전략이다. 제약사들이 건강기능식품이나 식품 영역에도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무엇보다 유한양행이 단지 좋은 제품을 많이 가져왔다는 이유로 매출이 급증한 것만은 아니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유한양행이 판매 중인 신약 제품의 특성을 따져보면 당초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성과라는 평가다. 의약품 조사 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주력 신약 3인방인 트윈스타(780억원), 트라젠타(810억원), 비리어드(670억원) 등 3개 품목은 지난달까지 총 2260억원을 합작했다. 내년에는 3개 제품 모두 1000억원을 내다볼 정도로 파죽지세다. 연 매출 1000억원은 전체 의약품 중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당초 트윈스타와 트라젠타는 기존에 발매된 다른 제품과 유사한 ‘후발주자’라는 이유로 시장성이 높게 평가되지 않았다. 2012년 발매된 트윈스타의 경우 두 가지 성분의 고혈압약이 결합한 복합제인데, 노바티스의 ‘엑스포지’, 한미약품의 ‘아모잘탄’ 등이 이미 시장을 선점한 이후 뒤늦게 발매됐다. 그럼에도 트윈스타는 현재 고혈압약 1위로 우뚝 섰다. 2012년 출시된 트라젠타는 같은 ‘DPP-4 억제 계열’ 당뇨치료제 중 4번째로 등장한 약물이다. 당시 MSD의 ‘자누비아’(2008년 발매), 노바티스의 ‘가브스’(2009년 발매), 아스트라제네카의 ‘온글라이자’(2011년 발매) 등이 대웅제약, 한독 등과 손 잡고 영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유한양행은 한발 늦게 시장에 진입하고도 역전에 성공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트라젠타가 발매될 당시 유사 제품이 많다는 이유로 도입 배경에 물음표를 제기하는 시선이 많았다”고 말했다.비리어드는 유한양행의 판권 도입 경쟁력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비리어드는 지난 2012년 말 유한양행이 판권을 가져갈 당시 ‘블록버스터 보증수표’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유명세를 탄 제품이었다. 국내 의약품 시장 1위를 기록중인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보다 우수한 약물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한 개발담당 임원은 “비리어드는 국내 도입 이전부터 연 매출 1000억원이 보장되는 제품으로 평가받으면서 업체간 판권 도입 경쟁이 치열했다”고 회상했다. 유한양행이 신약 판매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다국적제약사들도 유한양행을 제휴 파트너로 선호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연도별 유한양행 매출 추이(단위: 억원, 2014년은 12월19일까지 누계 매출)◇‘제네릭보다 신약 판매 전념’ 영업전략 주효신약 판매에 전념하는 영업전락도 주효했다. 최근 유한양행은 제네릭 영업 의존도를 낮추고 도입신약 판매에 집중했다. 올 상반기에는 영업사원의 동기부여를 위해 성과급을 예년보다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들은 신약을 발매하더라도 거래처를 많이 방문하지 않고 제품력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유한양행은 제품력도 우수한 신약을 제네릭 팔듯 자주 의료진을 찾아다니다보니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김윤섭 사장이 직접 영업사원과 함께 거래처를 뛰어다닐 정도로 열정을 보인 점도 유한양행 영업력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유한양행 관계자는 “영업사원들이 열심히 뛴 결과 성과가 좋았다”면서 “최근 허가받은 고혈압·고지혈증약 복합제를 중심으로 바이오신약, 천연물신약 등 자체개발 제품의 시장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유한양행, 외형확대로 수익성 개선..'매수'-신한☞유한양행, 유일한상에 김모임 前 장관 선정☞유한양행, 매출 1조 돌파..업계 최초
- "정부 R&D 비용 수천억 썼지만 글로벌신약은 0개"
-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국내제약업체들의 신약 성과는 아직 초라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허가받은 국산신약 21개 제품 대부분 내수용인데다 3개 제품을 제외하고는 매출이 100억원에도 못 미친다. 지난 2011년 이후 4개의 줄기세포치료제가 승인받았지만 아직까지 글로벌 제품과는 거리가 멀다.국산신약 생산실적 현황(단위: 억원, %,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그나마 국내업체가 개발한 의약품 중 글로벌 시장에 가장 근접한 제품으로 보령제약(003850)의 고혈압약 ‘카나브’와 셀트리온(068270)의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램시마’가 꼽힌다.국산신약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카나브’는 멕시코, 중국 등 총 16개국에서 약 2억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는 유럽, 일본, 캐나다 등에 발매됐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입성을 앞두고 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 개발에 총 282억원을 투입했는데 이중 정부 지원금은 32억원에 불과하다. 램시마는 연구개발에 2000억원 이상이 소요됐지만 정부로부터 단 1원도 지원받지 못했다. 정부 지원이 상업화로 이어진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얘기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 2013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산업과 연관이 깊은 생명과학과 보건의료 분야에 지원된 연구·개발(R&D)비용은 1조9324억원으로 2009년 1조3911억원에서 매년 증가추세다. 하지만 이중 직접적으로 의약품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2885억원에 그쳤다. 연도별 보건의료·생명과학 분야 정부 R&D 지원금(단위: 억원, 자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그나마 2011년 2994억원에서 2년새 3.8% 줄었다.업계에서는 글로벌 신약 1개 품목 개발을 위해 10~15년 동안 1000억~1조원 가량이 소요된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남윤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혁신형제약기업에 선정된 제약사 41곳에 직접 지원한 R&D 비용은 324억원이다. 업체당 불과 8억원 가량 지원받은 셈이다. R&D 지원 규모 확대와 함께 효율적인 투자 시스템 정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정부 한 관계자는 “매년 수많은 과제들이 R&D 지원을 받지만 정작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고 성과에 대한 추적 시스템도 없다”면서 “비전문가들이 지원 과제를 선정하는 경우도 많아 과연 제대로 평가가 이뤄지는지도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성과 추적 시스템의 부재로 업계 일각에서는 “프리젠테이션만 잘해서 지원만 받아내면 끝”이라는 도덕적 해이도 만연한 실정이다. 정부 지원금을 놓고 산·학간의 갈등도 노출되기도 한다.지난해에는 한 대학교 연구진이 대웅제약을 상대로 “소유권이 없는 특허기술로 정부 지원금을 따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2011년 대웅제약은 A 대학으로부터 넘겨받은 물질로 정부 지원금을 18억원을 따내고 연구를 진행했는데, 독성이 나왔다는 이유로 연구를 중도포기했다. 하지만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물질의 개발자에게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지원을 결정한 산업자원통상부(당시 지식경제부)가 성과관리를 제대로 않고 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업계에서는 범 정부 차원의 R&D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는 요구가 많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1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3개부처가 공동으로 진행 중인 범부처 신약개발사업단을 주목하고 있다. 3개 부처는 오는 2020년까지 총 53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한 신약 10개 이상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직 사업 시행 초기단계이지만 사업단의 성과는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다. 지난 9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미래부에 제출한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에 대한 특정평가 자료를 보면, 올해 2월까지 총 40개 과제에 정부 출연금이 627억원 투입됐는데 기술이전 실적은 총 4개 과제 72억원에 불과하다. 기술이전 4건 중 2건(제넥신 46억원, SK바이오팜 18억원)은 사실상 자회사간 기술이전이어서 실제 효과는 8억원인 셈이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기술이전 실적(2014년 2월 기준, 자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정부 부처가 손잡고 만들어도 R&D 지원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인데도, 지금은 각 부처간 아무런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중복투자도 많은 편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사업목표를 지난해 ‘신약 10개 이상 개발’에서 ‘신약 10개 이상 기술이전’으로 수정하는 시행착오도 겪었다. 정윤택 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지원실장은 “정부의 R&D 지원사업이 역사가 20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면서도 “앞으로는 글로벌 신약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중복투자를 방지할 수 있도록 범부처차원의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보령제약, 고혈압신약 '카나브' 에콰도르 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