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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액성 위암 환자, 일반항암제 효과 떨어지고 면역항암제 효과 높아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차 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원장 강중구) 상부위장관외과 최윤영 교수팀은 위암의 희귀한 타입인 점액성 위암의 임상적·분자적 특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최윤영 교수는 위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 5,089명을 분석한 결과, 환자의 3%를 (158명)을 차지한 점액성 위암 환자들이 현미부수체불안정성과 연관성이 높으며 다른 타입의 위암에 비해 예후가 좋고 일반적인 항암치료에는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현미부수체불안정성 위암은 린치증후군으로 알려진 위, 대장, 자궁내막암과 연관된 유전성·가족성암에서 나타나는 위암 형태이다. 동일한 병기 대비 예후가 좋으며 세포독성 항암치료가 효과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의 면역항암치료(면역관문억제재)에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윤영 교수팀은 700 여 명의 위암 유전체 특징을 분석해 GPR120, B3GNT6라는 유전자의 발현이 점액성 위암에서 유의하게 높으며 이러한 특징이 좋은 예후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일산차병원 상부위장관외과 최윤영 교수는 “점액성 위암 환자는 현미부수체불안정성과의 연관성이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만일 점액성 위암 환자가 현미부수체불안정성 타입으로 밝혀진다면 암의 가족력, 발병 나이 등을 고려해 유전성 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와 함께 면역항암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세브란스병원 정재호, 삼성서울병원 안지영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 되었으며, 세계위암학회 공식 논문인 위암 (Gastric Cancer) 5월호에 게재됐다.
- [전문의 칼럼] 암 통증 조절에 ‘하이푸’가 도움
- [김태희 서울하이케어의원 대표원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간암 환자는 2016년 ~2020년까지 약 2.2%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2021년 기준으로 국내 암 발생 7위인 간암은 연령별로 보면 주로 30대부터 발생하고 60대가 가장 많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 불려 초기일 때는 거의 증상이 없다가 진행김태희 서울하이케어의원 대표원장이 될수록 오른쪽 상복부에 통증, 혹이 만져지거나 소화불량, 복부팽만, 체중감소, 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따라서 정기적인 간 검사 등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특히 간암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肝炎)으로부터 보호가 중요하다.간암은 개인위생과 연관이 있는 B형과 C형 간염바이러스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밖에도 땅콩이나 옥수수 등에서 생기는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 B(aflatoxin B)에 의해 발생 될 수도 있다.대한간암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72%가 B형 간염바이러스(HBV), 12%가 C형 간염바이러스(HCV)의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9%가 알코올, 4%가 기타 원인과 연관이 있었다.간암의 치료법은 고주파 열치료, 간동맥화학색전술, 항암요법, 하이푸 등 비수술 치료부터 간 절제와 이식술 등 수술적 방법이 있다.간암 역시 말기로 진행되면 암세포가 간을 둘러싸고 있는 막을 자극해 통증이 발생한다. 암성 통증은 대부분 마약성 진통제 등으로 조절하지만 국내에 최근 간암치료 신의료기술로 도입된 ‘하이푸(HIFU)’가 도움을 주고 있다.‘하이푸’는 고강도 초음파를 간암세포에 쏘여 괴사시키는데 인체의 정상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환자에게 신체적 부담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하이푸’에서 나오는 섭씨 70도 이상의 강한 초음파열이 열에 약한 암세포에만 집속시켜 통증을 일으키는 암 조직을 줄이거나 사멸시켜 통증조절에 상당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때 암 주변에 열충격 단백질(HSP)을 생성하여 면역세포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하이푸’치료의 부작용으로는 경미한 화상과 부종, 시술부위의 일시적 통증 등이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하고 있다.
- 유씨아이테라퓨틱스, 42억원 규모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CAR-NK 기반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업체인 유씨아이테라퓨틱스가 42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고 25일 밝혔다. CAR-NK는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CAR)와 자연살해(Natural Killer, NK)세포를 결합한 차세대 면역 항암 세포치료제다.유씨아이테라퓨틱스는 2020년 8월 설립 이후 초기 씨드머니와 프리시리즈A를 포함해 총 6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다.이번 프리 시리즈A에는 서울산업진흥원(SBA), 포스코기술투자-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Co-GP, 공동운용), 패스파인더에이치, 디티앤인베스트먼트-일본 코로프라넥스트(Co-GP, 공동운용), 경남벤처투자, 세마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서울특별시 산하 중소기업 지원 공공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SBA)과 정부출연 연구기관 및 대학 등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사업화하는 기업에 투자중인 과학기술인공제회의 자회사 세마인베스트먼트도 참여했다.유씨아이테라퓨틱스는 지난해 2월 포항공대기술지주(포스텍홀딩스)로부터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된 바 있다. 대웅제약과 면역세포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대외적으로 CAR-NK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고난도의 유전자 조작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유씨아이테라퓨틱스는 세포치료제와 항암제를 함께 투여하는 기존 병용요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CellTaCT’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단일투여를 통한 병용치료 효과 및 종양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 TME) 조절을 통한 고형암 치료를 목표로 하고있다.
- [주목! e기술]면역항암제에 꽃힌 세포유전자치료제 투자, 1년 새 27.7% 급증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은 면역항암제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바이오협회 ‘세포유전자 기반 면역항암제 투자 및 임상동향’ 리포트를 통해 자세히 알아본다.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인테 면역체계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욱 잘 인식해 공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정 표적이 없어도 사용 가능하고, 면역 체계를 통해 작용해 상대적으로 낮은 부작용이 장점으로 꼽힌다.세포유전자치료제 투자동향.(자료=한국바이오협회)TBRC 글로벌 시장 보고서는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2021년 603억2000만 달러에서 2022년 705억9000만 달러로 18% 성잘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지난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전체 투자 금액은 24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2020년 188억 달러 대비 27.7% 증가한 수치다. 투자 방법으로는 인수합병(M&A)에 대한 투자가 123억 달러로 가장 컸으며, 벤처캐피탈 67억 달러, 기업공개(IPO) 25억 달러, 라이선싱 16억 달러 순이었다. 라이센싱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유전자치료제는 49건, 총 168억 달러 규모, 세포치료제는 50건, 총 133억 달러 규모였다.특히 세포기반 면역항암제는 암 치료 임상시험의 약 60%를 차지했다. 미국 임상시험정보사이트 크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1200개 이상의 세포 기반 면역항암제 임상이 진행 중이다. 많은 임상이 CAR-T 대상이지만, 감마델타 T세포, NK세포, 마크로파지, TIL 세포치료제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많은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들은 고형암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1세대 CAR-T 세포치료제 상용화가 성공했지만, 상대적으로 유병률이 낮은 환자 집단 내 혈액 악성종양에서 입증됐다. 따라서 시장 수요를 고려할 때 면역항암제는 고형 종양 환자 치료 목적으로 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세포유전자치료제의 경우 상용화 장벽이 높은 만큼 신속한 개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리포트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예상되는 승인보다 훨씬 일찍 개발을 시작해야 한다”며 “시장을 준비하려면 단순 임상 제조에서 상용화로의 세포 치료제 제품을 전환하는 워크플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의약품 다운스트림 단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 [한주의 제약바이오]셀트리온,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특허 합의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이 주(5월16일~5월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이슈를 모았다. 셀트리온(068270)이 항암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CT-P16에 대해 글로벌 특허에 합의했다. 롯데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인수했다.◇셀트리온,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특허 합의…연내 출시셀트리온은 블록버스터 항암제 아바스틴(Avastin 베바시주맙) 개발사인 제넨테크와 글로벌 특허 합의를 마치고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T-P16의 출시를 앞뒀다. CT-P16은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해 전이성 직결장암, 난소암, 전이성 유방암, 교모세포종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은 지난해부터 CT-P16의 글로벌 허가 승인 즉시 조기 판매가 가능하도록 오리지널의약품 개발사와 글로벌 특허 합의를 진행해 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 따라 특허 분쟁 없이 안정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셀트리온은 지난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미국 FDA, 유럽 EMA에 CT-P16의 판매 허가 신청을 진행했으며 연내 판매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CT-P16이 출시되면 셀트리온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치료제 ‘허쥬마’에 이어 세번째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확보한다.◇롯데, BMS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롯데는 BMS제조시설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바이오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는 뉴욕 이스트 시러큐스(East Syracuse)에 있는 제조시설을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인수금액은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 규모이며, 앞으로 추가적인 투자가 계획돼 있다.롯데는 이를 CDMO 북미산업 비즈니스를 위한 거점으로서 활용할 전망이다. BMS의 시러큐스 제조시설은 지난 1943년 미국정부의 페니실린 대량생산을 위해 설립됐다. 현재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개발과 상업화 제조 사이트로 이용되고 있다.시러큐스 공장에서는 총 3만5000ℓ 항체 의약품 원액(DS) 생산이 가능하다. 해당 시설에서는 BMS의 주력 의약품인 면역항암제 옵디보, 여보이 등이 생산되고 있다. 롯데는 BMS와 2억20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도 체결했다.◇보로노이, 코스닥 재상장 도전보로노이가 공모 가격을 낮춰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나선다. 보로노이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한 차례 상장 절차를 중단한 보로노이는 공모 주식수 130만주, 공모예정가 4만원으로 낮춰 재도전에 나선다. 총 공모금액은 520억 원(공모가액 밴드 하단 기준)이다.보로노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악화되던 지난 3월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을 실시한 후 투자자 보호 등을 고려해 상장 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
- ‘티쎈트릭+아바스틴’ 간암 병용요법, 로슈 매출 승부수 될까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자사의 대표적인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의 간세포암(간암) 대상 병용요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두 약물의 병용요법이 간세포암 초기 치료 옵션 중 가장 효과가 뛰어나다고 인정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등장으로 매출 하락 곡면에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병용요법이 회사의 매출 승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스위스 로슈가 개발한 두 면역항암제, ‘티센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왼쪽)과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이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제공=로슈)◇티쎈트릭+아바스틴 요법...간세포암 1차 최우선 옵션 등극 지난 3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자국 내 국립종합암센터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간암 1차 치료 옵션에 티센트릭과 아바스틴의 병용요법을 최우선 순위로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두 약물의 병용요법이 간암 환자 대상 1차 치료제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보다 우수한 효능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넥사바는 독일 바이엘이 개발해 2007년 세계 최초로 FDA의 승인을 획득한 간암 치료제다.지난해 ASCO에서 티센트릭과 아바스틴의 병용요법으로 치료한 환자군의 생존 기간은 넥사바보다 34% 가량 긴 19.2개월로 나타났다. 완전관해(완치율) 역시 7.7%로 넥사바의 완전관해율(0.6%)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연구 결과가 확인됐다. 절제 불가능한 중증 간암 환자 79명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진행된 한 임상 연구에서도 두 약물 병용요법의 6개월 차 생존률이 80.7%로 높게 집계됐다.사실상 티세트릭과 아바스틴 등 병용요법이 간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 이유다. 유럽종양학회(ESMO)도 이 치료법을 1차 치료 시 표준 옵션으로 지정한 바 있다.17일 업계에서는 두 약물의 간암 병용요법이 세계적으로 각광받게 되면서 아바스틴의 매출 하락세를 다소 진정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6년부터 각국에서 승인받기 시작한 티쎈트릭과 달리, 아바스틴의 미국 물질 특허는 2019년, 유럽 특허는 올해 만료된다. 로슈의 아바스틴은 결장직장암 치료제로 2004년 FDA와 2005년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은 단일클론항체다. 이후 각국에서 신세포암, 폐암, 신장암, 난소암 및 나팔관암, 다형성 교모세포종 등의 치료에 두루 쓰였다. 난소암 및 나팔관암 관련 용도 특허을 제외하고 초창기에 획득한 아바스틴 적응증 관련 용도 특허는 모두 만료된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국내외에서 약가 인하 움직임이 일면서 오리지널의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일례로 국내 아바스틴 100㎎ 기준 1바이알(vial) 가격은 기존 약 33만원에서 약 23만원으로 30% 가량 떨어진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아바스틴의 세계 매출은 27억9440만 달러(한화 약 3조5630억원)로 2020년(53억 2000만 달러) 보다 대폭 감소했다.◇“간암 병용요법이 두 약물 판매량 올릴 수 있어”이에 대비하기 위해 로슈는 2020년 5월 FDA와 EMA,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등으로부터 간세포암 1차 치료 대상 티센트릭과 아바스틴의 병용요법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회사가 해당 적응증을 발굴해 FDA로부터 혁신 치료법으로 인정받은 것은 비교적 최근인 2018년이며, 이와 관련한 용도 특허 관련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로슈가 간세포암 대상 용도에 대해 특허법상 적응증 확장 관련 의약품 용도 발명 절차를 밟았을 수 있다”며 “이를 적법하게 인정받았을 경우 로슈가 개척한 아바스틴의 새로운 판매 경로가 한동안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아바스틴의 ‘난소암치료를 위한 항혈관 신생 요법 관련 특허’ 관련 3건의 용도 특허가 국내에서 아직까지 효력을 발휘하는 상황이다. 로슈가 FDA로부터 3~4기 난소암 환자에게 아바스틴과 화학요법을 병용하는 적응증을 획득한 건 2018년이다.지난달 29일 알보젠코리아가 아바스틴의 남은 용도 특허 중 2031년 만료되는 1건의 특허를 무력화할 가능성을 열었다. 특허심판원이 알보젠코리아가 제기한 해당 특허의 무효심판에서 ‘일부성립. 일부 각히’ 심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슈가 이에 항소할 가능성이 높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난소암 적응증을 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앞선 관계자는 “물질 특허와 달리 용도 특허의 경우 소송을 통해 극복하는 사례가 간혹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한동안 로슈가 난소암, 간세포암 관련 병용요법 적응증으로 아바스틴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미 미국 암젠 ‘엠바시’, 화이자 ‘지라베브’, 알보젠의 ‘아람시스’ 등의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가 2017년부터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서 승인됐다. 국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베브지’도 지난해 유럽과 한국 등에서 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068270)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도 각각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R-P16’과 ‘HD204’를 개발하는 중이다.
- 리보세라닙 날개 단 에이치엘비, 1조 美 시장서 잭팟 예감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에이치엘비(HLB)가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 3상에 성공했다. 이번 임상 3상 성공으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미국 시장 허가 승인을 받게 되면 효능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간암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HLB(028300)(에이치엘비)는 지난 13일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 병용 간암 1차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1차 유효성 지표를 만족하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2019년 4월 시작된 간암 임상 3상은 한국과 미국, 중국을 비롯 전 세계 13개 국가에서 54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암 신생혈관생성을 억제하는(VEFGR-2 저해)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PD-1 저해) 병용투여 임상은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1차 유효성 지표로 설정했다. 간암 1차 표준치료제인 ‘소라페닙’(제품명 넥사바)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 3상에서 간암 1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는 넥사바보다 전체생존기간, 무진행생존기간에서 월등한 효과를 입증했다”며 “전체 데이터는 규정에 따라 세계적 권위의 암학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약가는 싸고, 효능은 월등...미국 시장 접수 기대감간암은 다양한 암 중 6번째로 많이 발병하는 질환이다. 특히 평균 생존율이 35%에 불과해 혁신신약에 대한 니즈가 큰 분야다.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지에 따르면 글로벌 간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7억3090만 달러(약 2조2109억원)에 달한다. 특히 미국의 경우 매년 4만1260명이 간암을 앓고, 약 3만520명이 사망한다. 미국 간암 치료제 시장은 약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에이치엘비와 업계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간암 1차 치료제 시장은 넥사바가 약 1조원 규모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장악하고 있다”며 “하지만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효능이 넥사바보다 우월한 것으로 발표가 됐고, 최근 승인을 받은 다른 병용요법 치료제들 대비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넥사바 외에도 아바스틴과 티센트릭 병용요법이 1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고, 최근 임핀지와 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이 FDA 허가를 승인받았다. 하지만 이들 치료제는 모두 면역항암제로 연간 1억원이 넘는 치료비용이 걸림돌이다. 실제로 중국 중신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간암 환자가 지불해야 하는 연간 치료비용이 약 1억6000만원에 달한다.반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은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중국에서 처방되고 있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은 연간 처방 비용이 각각 8810달러(약 1124만원), 7370달러(약 940만원)로 두 약을 합쳐도 약 2000만원 수준”이라며 “미국에서는 중국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되겠지만,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허가받은 단계가 아니라 시장점유율을 특정해서 공개할 순 없지만, 넥사바보다 월등한 효능을 확인했다. 또한 면역항암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현저히 높기 때문에 시판허가를 받는다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한국 등 아시아 허가 추진...선양낭성암 허가도 기대에이치엘비는 미국 FDA 허가를 받으면 곧바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 유럽 허가도 추진한다. 회사는 허가 후 국가별로 다양한 유통판매 전략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미국에서 허가받으면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큰 문제없이 허가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국가별 판매전략이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시장 권역별로 다른 전략을 적용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직접 판매, 유럽은 유통사를 활용한 방안을 포함해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에이치엘비는 다음달 또 한번의 낭보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리보세라닙을 간암 외에도 선양낭성암(침샘암), 대장암 등 다양한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다음달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학회(ASCO)에서 또 다른 암종인 선양낭성암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선양낭성암 치료제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상태다. 따라서 임상 2상 결과가 좋으면 바로 신약허가신청(NDA)이 가능한 상황이다.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시험 승인 및 허가기간 단축, 전문의약품 허가 신청비용 면제, 세금 감면, 허가 취득 후 7년간 시장 독점권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일반 신약허가신청(NDA)은 승인까지 약 6~8개월 정도가 걸리지만,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약물은 빠르면 한두 달만으로도 승인여부가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매년 1200명 정도의 선양낭성암 환자가 발생한다.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어 임상 2상 결과가 좋을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HLB, 리보세라닙 임상 ‘리얼월드 데이터’ 논문 발표…"병용요법 확장성 재확인"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HLB(028300)는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중국명 아파티닙)의 진행성 간암에 대한 임상 ‘리얼월드데이터’가 17일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Frontiers in Pharmacology)를 통해 공개됐다고 19일 밝혔다.리보세라닙을 간암 1, 2, 3차 치료제로 단독 또는 면역항암제, 화학색전술과 병용해 진행한 이번 임상은 다양한 징후의 17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리보세라닙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3년 여간 진행됐다. 임상 결과 전체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는 16개월, 무진행생존기간(PFS)는 7개월로 집계됐다.세부적으로 OS의 경우 1차 치료제로 16개월, 2차 치료제로 17개월로 매우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됐으며, PFS에서는 1차 치료제로 8.2개월, 2차 치료제로 7개월로 집계돼 1, 2차 치료제로 환자의 중증도에 상관없이 높은 생존기간을 보이며 폭넓은 효능을 확인시켰다. 부작용으로는 관리가능한 1, 2등급 수준의 손발증후군, 구토, 피로감 등이 나타났다.특히 이번 임상 결과값은 기존 표준치료제인 소라페닙(상품명 넥사바) 대비 현저히 높은 결과로, HLB의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을 병용투여해 13개국에서 진행한 글로벌 간암 1차 임상 3상 결과값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는 설명이다.HLB는 최근 간암 임상 결과 1차 유효성지표인 OS, PFS를 모두 충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데이터는 9월 열리는 유럽암학회(ESMO)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은 중국에서 각각 간암치료제로 허가 받아 판매 중이다.리보세라닙 간암 2차 임상 3상 결과는 작년 5월에 ‘란셋(The 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에 실린 바 있다.
- 리보세라닙, 간암 연구자 임상 논문 발표… 병용요법 확장성 재확인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HLB(028300)의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중국명 아파티닙)의 진행성 간암에 대한 임상 ‘리얼월드데이터’가 17일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Frontiers in Pharmacology)를 통해 공개됐다. 리보세라닙을 간암 1,2,3차 치료제로 단독 또는 면역항암제, 화학색전술과 병용해 진행한 이번 임상은 다양한 징후의 17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리보세라닙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3년 여간 진행됐다.임상 결과 전체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는 16개월, 무진행생존기간(PFS)는 7개월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OS의 경우 1차 치료제로 16개월, 2차 치료제로 17개월로 매우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됐으며, PFS에서는 1차 치료제로 8.2개월, 2차 치료제로 7개월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1,2차 치료제로 환자의 중증도에 상관없이 높은 생존기간을 보이며 폭넓은 효능을 확인시켰다”고 설명했다.부작용으로는 관리가능한 1,2등급 수준의 손발증후군, 구토, 피로감 등이 나타났다.회사 측은 “특히 이번 임상 결과값은 기존 표준치료제인 소라페닙(상품명 넥사바) 대비 현저히 높은 결과”라며 “HLB의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을 병용투여해 13개국에서 진행한 글로벌 간암 1차 임상 3상 결과값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밝혔다.HLB는 최근 간암 임상 결과 1차 유효성지표인 OS, PFS를 모두 충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데이터는 9월 열리는 유럽암학회(ESMO)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은 중국에서 각각 간암치료제로 허가 받아 판매 중이다.리보세라닙의 간암 2차 임상 3상 결과는 작년 5월에 ‘란셋(The 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에 실린 바 있다.
- 바이오 CDMO 뛰어든 롯데...기대보다 걱정 앞서는 이유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롯데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을 통해 바이오 기업으로 첫발을 내디딘다. 하지만 단순 위탁생산(CMO)이 아닌 위탁개발(CDO)까지 영위한다는 측면에서 일각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을 위해서는 치료제 개발 역량이 중요한데, 롯데는 개발 경험이 일천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투자를 통해 위탁개발 사업 역량을 확충해나간다는 계획이다.롯데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 규모는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원)다. 시러큐스 공장에서는 총 3만5000ℓ 항체 의약품 원액(DS) 생산이 가능하다. 해당 시설에서는 BMS의 주력 의약품인 면역항암제 옵디보, 여보이 등이 생산되고 있다. 롯데는 BMS와 2억20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롯데 바이오 사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5월 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신규 설립되고, 올해 하반기 미국 자회사가 설립된다”며 “미국 자회사까지 설립되는 시점에 BMS 생산시설 인수가 완료되고, 항체의약품 CDMO 사업이 본격화 될 것이다. 내년부터는 바이오 사업에서 매출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시러큐스 공장 전경.(사진=롯데)◇기대반 걱정반...글로벌 CDMO 도약 가능할까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굴지의 대기업인 롯데의 바이오 사업 진출을 반기는 모양새다. 롯데는 바이오 CDMO 사업에 10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규모의 경제가 절실한 K-바이오에 조단위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SK(034730), 셀트리온(068270) 정도에 불과하다.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롯데가 단순 위탁생산(CMO) 사업이 아닌 치료제 개발 노하우가 필요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진출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CDMO 업계 관계자는 “위탁생산의 경우 고객사가 제공한 레시피대로 생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면 큰 문제 없이 가능하다”며 “이에 비해 위탁개발의 경우 개발 노하우가 필요하다. 세포주부터 규제기관 허가 문제까지 고려하면 치료제 개발 상업화 이력은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고 강조했다.특히 롯데는 항체치료제 CDMO에 이어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으로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치료제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관련 사업의 성공여부를 좌우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케미칼 CDMO에서 바이오 CDMO까지 영역을 넓힌 SK는 SK바이오팜 등을 통해 치료제 상업화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에 뛰어든 메디포스트(078160), 테고사이언스(191420) 등도 자체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기업들이다.CDMO 사업과 관련해 외부에서 제기되는 일부 우려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위탁개발(CDO)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BMS 생산시설에 포진된 인력들은 생산인력과 함께 BMS 신약들을 개발했던 인력들도 포함돼 있다. 이런 경험에 시설투자 등을 통해 CDO 분야 이력을 차근차근 쌓아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CDO 사업 강화, 신약개발기업 인수가 해법롯데는 10년간 2조5000억원의 투자를 통해 2030년 글로벌 톱10 CDMO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CDMO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생산시설(CAPA)과 바이오의약품 규제기관 승인 사례, 생산 및 개발 속도 등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글로벌 CDMO 기업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까다로운 만큼 고객사들은 규제기관 승인 기관 및 건수 등 품질 측면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대규모 생산능력, 기술이전 및 규제기관 허가를 위한 신속한 생산과 개발 능력을 고려해 CDMO 기업을 선택한다”고 말했다.롯데는 CMO 시설 확장과 CDO 분야 약점을 빠르게 커버하기 위해 대규모 시설 확보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우리가 CDMO 사업에 다른 기업들보다 늦게 뛰어들었다. 따라서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BMS 생산시설을 인수키로 한 것”이라며 “CMO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10만 리터 생산공장을 건립할 것이다. 건립 장소는 미국이 아닌 국내 또는 해외 지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특히 CDO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M&A도 논의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치료제 개발 경험을 확보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CDO 경쟁력을 가장 빨리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다”고 했다. 롯데 관계자도 “당장은 CMO 중심의 사업 비중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CDO 사업을 위한 시설투자와 인수합병을 단행할 것”이라며 “그 대상은 신약개발 기업을 포함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2020년 3400억 달러에서 2026년 6220억 달러로 연 12%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중 롯데가 진출하는 항체의약품 시장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 차세대 항암제 ‘TIGIT 억제제’ 로슈 난항…유한, 한올, 큐로셀은
-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글로벌 기업 로슈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TIGIT 억제제 개발에서 쓴맛을 보고 있다. 소세포폐암에 이어 비소세포폐암 3상 임상시험에서도 목표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표준치료제로 자리 잡은 키트루다 등 PD-(L)1 계열 대비 효과를 증명하지 못한 게 주된 이유다. 로슈처럼 PD-(L)1 약물과 병용으로 TIGIT 억제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의 전략도 주목된다.◇선두주자 로슈, 소세포폐암·비소세포폐암 임상 3상 실패지난 11일(현지시간) 로슈는 PD-(L)1 발현율이 높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5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TIGIT 억제제 후보물질 ‘티라골루맙’과 PD-(L)1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의 병용요법 3상 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 중 하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임상은 환자들의 1차 치료제로 티라골루맙, 티쎈트릭 병용요법과, 티쎈트릭 단독요법을 비교하는 방식이었는데, 티라골루맙을 추가해도 무진행 생존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로슈의 티라골루맙 임상 3상 실패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확장기 소세포폐암 대상 임상 3상에서도 무진행 생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슈 측은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가 기대한 결과는 아니지만, 다음 개발 계획을 결정하기 위해 나머지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OS) 데이터 분석은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티라골루맙 개발 프로그램은 비소세포폐암 및 다른 암에 대해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로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5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TIGIT 억제제 후보물질 ‘티라골루맙’과 PD-(L)1 약물 ‘티쎈트릭’의 병용요법 3상 임상에서, 1차 평가 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로슈 홈페이지)TIGIT 억제제는 면역반응을 방해하는 TIGIT이라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지금까지 허가된 면역항암제 반응률은 30% 내외다. 표준치료제로 부상한 PD-(L)1 억제제도 대장암과 췌장암에서 반응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TIGIT 억제제는 기존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투여를 통해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주목받는다. 현재 키트루다 등 PD-(L)1 억제제가 항암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MSD·길리어드·GSK 등 대다수 기업은 병용요법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로슈의 사례에서 보듯, 관건은 효과를 증명하는 것이다.TIGIT 억제제 병용 임상이 단독 임상보다 활발한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고형암은 혈액암과 달리 암세포마다 모양이 다르고 여러 표적이 있다. 그래서 하나의 약물로 표적해도 암세포 사멸 효과가 낮다. 이러한 이유로 병용 임상이 단독 임상보다 효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 (PD-(L)1 약물인) 키트루다에 대해서도 1년에 1500개 이상 병용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항체 Fc 부위 작용 기능 강화, 독자 플랫폼 기술 활용국내에서는 유한양행(000100), 한올바이오파마(009420), 큐로셀이 TIGIT 억제제를 개발 중인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아직 초기 단계 연구를 진행 중이다.유한양행은 TIGIT 저해제 후보물질 ‘YH29143’의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2020년 유한양행은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대장암 마우스 모델에서 이 후보물질이 T세포 활성을 강화하고 PD-(L)1과의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PD-(L)1 병용 임상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유한양행 측은 “아직 전임상 단계”라고만 답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HL187을 개발 중이다. 불응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한 TIGIT 후보물질에 대해 전임상 단계를 밟고 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해, 세포주와 생산공정 등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회사 관계자는 “전임상 진행 중으로,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치료제 반응률을 높이기 위해 항체 꼬리 부분에 속하는 Fc 부위의 작용 기능을 강화해 면역세포를 증강하고 조절 T세포의 작용을 억제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국내에서는 유한양행, 한올바이오파마, 큐로셀이 TIGIT 치료제 관련 기업으로 꼽힌다. (사진=큐로셀 홈페이지)큐로셀은 TIGIT을 타겟하지만 위의 기업들과는 다른 방식이다. 독자 플랫폼 기술인 ‘오비스(OVIS)’를 적용해 PD-1과 TIGIT 발현을 동시에 억제하는 CAR-T 치료제로 접근한다. shRNA를 통해 PD-1과 TIGIT을 만드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수를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큐로셀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CRC01에 대한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고,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적응증은 재발·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다. 지난해 7월 임상 1상 첫 번째 코호트 결과에서, 최저용량을 투여한 환자 3명 중 2명에게서 완전관해가 확인됐다. 완전관해는 암이 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큐로셀 관계자는 “현재 임상 2상은 4개 기관 개시 후 환자 모집 중이다. 3명이 투약 완료됐고 6명에 대해서는 (약물) 생산 후 출하 준비 중이다. 임상 2상에서 무진행생존이나 전체생존에 대해서 평가하지만, 1차 평가지표는 ORR(객관적 종양 반응)”이라며 “키트루다 등 PD-(L)1 억제제 제품은 CAR-T가 적응증으로 하는 비호지킨림프종,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같은 적응증으로는 허가되지 않아 서로 시장을 침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지난해 1870억달러(약 241조원)에서 2026년께 3060억달러(약 39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같은 기간 키트루다 등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은 367억달러(약 47조원)에서 712억달러(약 92조원)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 빅파마들, JAK 억제 약물 개발 러시...부작용 극복 신약후보는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글로벌 제약사(빅파마)들이 올해 ‘야누스키나아제(JAK)’ 계열의 경구용 약물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심혈관 질환이나 암 등 JAK 관련 약물의 부작용 이슈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JW중외제약(001060)은 JAK 함께 여러 생체 기전에 관여하는 ‘신호변환 및 전사활성인자(STAT)’ 계열의 약물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스위스 노바티스가 개발한 야누스키나아제(JAK) 억제제 ‘자카비’(성분명 룩솔리티닙). 자카비는 최근 유럽에서 급성 및 만성 이식편대 숙주병에 쓸 수 있는 최초의 약물로 허가됐다.(제공=한국노바티스)◇적응증 확대, 신약 승인 등... 종횡무진하는 JAK 억제제 우리 몸속에는 면역과 세포분열 및 사멸, 암 생성 등 여러 생체 기전에는 공통으로 존재하는 단백질 신호전달 경로가 있다. 바로 ‘JAK-STAT’ 경로다. 이 경로를 작동하게 만드는 최상위 단계의 단백질인 JAK을 억제하는 약물이 다양하게 개발된 이유다.11일 업계에 따르면 JAK 억제제가 새로 등장하거나 적응증을 확대하는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은 스위스 노바티스가 개발한 JAK 억제제 ‘자카비’(성분명 룩솔리티닙)를 급성 및 만성 이식편대 숙주병에 쓸 수 있도록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다고 밝혔다. JAK1 및 JAK2 억제제인 자카비는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서 골수섬유화증 및 진성 적혈구 증가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번 승인을 통해 자카비는 이식편대 숙주병에 쓸 수 있는 유럽 최초의 약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질병은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 후 공여받은 세포가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또 EMA는 지난 2월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개발한 선택적 JAK2 억제제 ‘인레빅’(성분명 페드라티닙)을 자카비에 이은 두 번째 골수섬유화증 신약으로 승인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해당 적응증으로 이 약물을 승인한 지 3년 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지난 4월 인레빅을 같은 적응증으로 승인했다.이처럼 적응증 확대를 노리 거나 새로 개발 중인 JAK 억제제도 다양하다. FDA가 지난 2월 일라이릴리(릴리)의 JAK1 및 JAK2 억제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를 중증 원형 탈모증 1차 치료 적응증 추가 건을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올루미언트는 이미 류머티스관절염 및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널리 쓰이고 있다. 릴리는 연내 이 약물에 대한 원형 탈모증 관련 적응증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HK이노엔(195940)이 유일하게 JAK1 억제제 신약 후보물질 ‘IN-A002’를 확보해 임상 1상을 완료했다. 회사 측은 류머티스 관절염 또는 아토피 피부염 등을 대상으로 IN-A002의 임상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제공=JW중외제약)◇부작용 많은 JAK의 대안?...JW중외제약, “STAT 연구 총력”점점 확대되고 있는 JAK 억제 약물 시장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중증 부작용 발생 이슈다. FDA는 지난해 9월 올루미언트와 미국 화이자의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 애브비의 ‘린버크’(성분명 우파다시티닙) 등 3종의 JAK 억제제가 심혈관 및 암 질환, 혈전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경고문을 추가하도록 지시했다. 젤잔즈는 류머티스 관절염 및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린버크는 건선 관절염 및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등으로 국내외에서 상용화돼 쓰이는 약물이다. EMA도 지난 2월 골수섬유화증 치료제인 자카비와 인레빅을 제외한 모든 JAK 억제 약물에 대해 안전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 같은 JAK 억제제의 부작용을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JAK-STAT 경로에서 JAK 보다 하위 단계에서 작용하는 STAT을 차단하는 약물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JW중외제약은 암 세포주 및 조직, 유전정보 등을 담은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를 통해 STAT 계열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JAK 계열 약물이 부작용 문제가 있어 비슷한 경로에 있는 STAT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됐다”며 “하지만 JAK 보다 하위 단계에서 여러 생체 기전에 관여하는 STAT은 개발 난이도가 높아, 이를 완수한 회사가 아직 없다”고 운을 뗐다.JW중외제약은 STAT3 타깃 표적항암제 ‘JW2286’을 발굴해 삼중음성유방암 및 위암 등 적응증으로 지난 2016년부터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중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이 회사는 최근 STAT3을 타깃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추가로 발굴해 경구용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비임상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지난해 11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 과제로 선정됐다. 향후 2년간 정부로부터 관련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이 관계자는 “클로버를 통해 발굴한 히스타민4 수용체 타깃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JW1601’을 덴마크 제약사 레오파마 기술수출했고 최근 글로벌 임상 2상까지 진입했다”며 “같은 경로로 발굴한 STAT 관련 후보물질의 가능성도 충분히 따져보고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혈액암 대상 STAT5 타깃 물질을 탐색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JAK 관련 약물을 뛰어넘을 STAT 약물 개발에 자사의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