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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백신 산업]①‘바이러스·세균·항암’ 등 백신 3대 축의 강자들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백신 산업의 중요성을 인류에게 각인시킨 대사건으로 기록된다. 코로나19는 백신 산업을 크게 증폭시켰다. 백신 산업은 계절독감, 대상포진 등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나 폐렴구균과 파상풍균 등으로 인한 세균 감염 질환을 무대로 성장했다. 여기에 예방이나 치료용 항암백신 산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결국 바이러스와 세균, 암 등 크게 3개 축으로 백신 산업이 구분되는 셈이다. 이데일리는 미래 백신 산업 1편에서 세계 백신 산업의 현실과 전망을 다룬다. 이어지는 2, 3편에서는 글로벌 백신 산업의 대표 플레이어들을 집중 조명한다.[편집자주](제공=픽사베이)◇글로벌 백신 산업 100조원...코로나19 비중 60% 이상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해당 감염질환이 백신시장의 생태계를 송두리째 뒤흔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한국바이오협회 ‘글로벌 백신 시장 및 국내 백신 수출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글로벌 백신 시장은 330억 달러(당시 한화 약 38조9400억원) 규모였다. 당시 해당 시장을 이끄는 제품이 타깃하는 주요 질환은 폐렴구균과 계절독감, HPV, B형 간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대상포진, 수두, 홍역, 뎅기열, 기타 등이었다. 이중 HPV와 B형 간염은 각각 자궁경부암과 간암을 유발할 수 있어, 관련 백신이 예방용 항암백신으로 분류되는 상황이었다.2020년 폐렴구균 백신 산업은 약 70억 달러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했다. 디프테리아 및 파상풍 백신(43억 달러), HPV 등 자궁경부암 백신(41억 달러), 계절독감(40억 달러) 등이 주요 시장을 구성하는 상황이었다.하지만 2021년에는 코로나19 백신 시장이 656억 달러(당시 한화 약 75조원)로 급팽창하면서 기존 백신 시장 전체를 크게 압도했다. 이를 모두 합하면 지난해 백신 시장의 규모가 1000억 달러(100조원) 안팎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의약품 시장(약 1193조원)의 약 9% 수준이다.여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등이 예방용에서 치료용으로 항암백신의 개념을 확장하고 나섰다. 예방용 항암백신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감염을 차단하는 물질이다. 반면 치료용 항암백신은 암세포 표면에 나타나는 항원을 인체에 투입해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 의약품으로 정의되고 있다. 각국에서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 제도를 마련하는 중이다.김우주 대한백신학회 회장은 “바이러스, 세균 등 미생물에 저항하기 위해 예방용 백신이 개발돼 왔다”며 “면역력을 증강하는 방법으로 치료용 항암 및 항알레르기 백신의 개념이 등장했지만, 사실상 치료제 신약으로도 볼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등을 중심으로 이를 개발하려는 회사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GSK·사노피, 화이자·모더나 잡기 위해 연구 총력코로나19로 인해 백신 업계를 주름잡던 글로벌 제약사(빅파마)의 점유율 구도가 요동쳤다.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프랑스 사노피, 미국 머크(MSD) 및 화이자 등이 백신 시장의 빅4로 군림하며 전체 매출의 89%를 차지했다. GSK의 시장 점유율은 40%로 1위였다. 화이자와 머크가 각가 17%, 사노피가 15%로 그 뒤를 이었다.하지만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으로 전체 백신 산업 내 총매출에서 화이자가 1위 자리를 굳히게 됐다. 바이오벤처였던 미국 모더나는 백신 산업의 새로운 빅2로 자리매김했다.화이자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코미르나티’로 368억 달러를, 모더나는 ‘스파이크박스’로 177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올해 코로나19 시장이 전년 대비 29% 증가한 849억 달러에 이를 전망되면서 이들 매출 역시 20~30%이상씩 증가할 전망이다.한편 2021년 백신 관련 매출을 보면 GSK는 82억 달러(약 68억 파운드), 사노피는 약 63억 달러, 머크는 58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얀센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각각 코로나19 백신에서 24억과 37억 달러를 기록하며 새롭게 백신 업계 빅7으로 이름을 올렸다.김 회장은 “코로나19 관련 매출을 제외하면 백신 명가로 알려진 사노피와 스위스 노바티스의 백신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한 GSK, 폐렴구균 등 블록버스터를 갖춘 화이자 등이 전체 백신 시장에서 주요 품목을 두루 확보하고 있다”며 “이들의 추가 백신 후보물질 발굴 노력도 거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기준 백신 개발 건수는 사노피가 33건으로 가장 많으며, GSK(19건) 화이자(14건),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13건), 모더나(12건), 얀센(9건), MSD(8건) 등으로 집계된 바 있다..왼쪽부터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제공=SK바이오사이언스)◇“세계 무대에서 길 찾는 ‘SK바사’ 주목”한편 국내 백신 시장은 2020년 기준 4억5100만 달러(한화 약 5300억원)로 당시 전체의 2%를 차지하는 수준이었다. 당시 GC녹십자(006280)와 일양약품(00757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이 국내 백신 시장을 이끌었다. 각사가 모두 계절독감 백신을 생산해 판매했다. 특히 녹십자가 개발한 신증후출혈열 예방 백신 ‘한타박스’는 지난 1990년 국내 신약 1호로 허가된 바 있다.김 회장은 “코로나19 이전 한국에서 가장 널리 처방되는 제품은 계절독감 백신이었다”며 “수두 백신 등을 국내사가 개발해 판매한다. 하지만 이런 제품은 세계적으로 큰 매출을 일으키는 프리미엄 백신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가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주력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SK바사는 사노피-파스퇴르와 폐렴구균 다가백신 ‘GBP410’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중 임상 3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또 회사 측은 지난 6월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지난 16일에는 빌 게이츠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안재용 SK바사 사장 등이 만난 것 확인됐다. 김 회장은 “SK바사가 국내 업계 중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며 “폐렴구균 시장에 진입할 제품이 없는 사노피가 SK바사와 손을 잡고 화이자에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빌게이츠와 SK바사 측이 만났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백신 등을 생산해 개발도상국 등 일부 국가를 공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국내 백신개발 업계 관계자는 “바이러스는 단연 코로나19, 세균은 폐렴구균 등 세부 시장 규모가 큰 백신 분야에서 경쟁력있는 제품을 출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모더나가 단숨에 빅2로 올랐듯 강자가 없는 항암백신 분야에서 신시장 개척을 노리는 바이오벤처들이 늘어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 [마켓인]CAR-T 개발 큐로셀, 상장 위한 기술평가 재도전
-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기술성 평가(이하 기평)에서 탈락한 큐로셀이 이달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큐로셀은 국내 CAR-T 치료제 개발기업 중 임상 단계가 가장 빠른 기업으로 바이오 업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시장의 관심이 쏠린다.사진=큐로셀 누리집 갈무리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로셀은 8월 말 기평을 재신청할 계획이다. 기평이 IPO의 첫 관문인 만큼, 최근 임상 2상 단계에서 끌어낸 긍정적 결과를 토대로 상장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상장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초 신청 당시 임상1상 결과만 반영했다면, 이번엔 데이터 임상 데이터의 신뢰성 구축을 위해서 임상2상 대상자의 일부 결과를 포함해서 신청할 계획”이라며 “이달 신청하면 늦어도 10월 말에 결과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이르면 올해나 내년 초 상장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큐로셀은 국내 CAR-T 치료제 개발사 가운데 최초로 임상단계에 진입한 기업으로 지난 2016년 출범했다. CAR-T 치료제는 환자 혈액에서 얻은 면역 세포를 암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해 다시 환자 몸속에 집어넣는 치료법이다.신체 내 다양한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는 암세포의 특이 항원을 인식해 공격한다. 여기서 CAR-T 세포 치료제는 환자 몸에 있는 T-세포에 암세포를 잘 찾아내는 특수수용체(키메릭 항원 수용체)를 장착시킨 뒤 다시 환자 몸 안에 넣어주는 방식으로, 안전하고도 치료 효과가 높은 치료법이라는 점에서 ‘꿈의 항암제’라고 불린다.큐로셀은 국내 CAR-T 치료제 개발기업 중 가장 임상진행 단계가 빠르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회사는 국내 최초로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 치료제 후보물질 ‘CRC01’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임상 1상을 거쳤고,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신약인 만큼 당장은 매출이 나진 않지만, 곧 주력 신약후보물질 CRC01이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유의미한 지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평가다. CAR-T의 경우 기존 이미 허가를 받은 킴리아 등 시판된 해외 CAR-T 치료제들이 임상 2상 후 3상 없이 품목허가를 신청해 승인받았듯, 큐로셀의 CRC01도 같은 절차를 밟아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큐로셀 로고. 사진=큐로셀 누리집 갈무리그간의 임상 결과는 긍정적이다. 올 상반기 발표한 임상1상 결과에 따르면, 혈액 암환자 11명 중 9명이 완전관해(암세포 완전 소멸)에 도달했다. 현재 65명의 데이터 확보를 목표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으로, 임상1상 결과에서 도달한 완전관해율 82%가 이어지면 임상 2상 통과는 문제 없다는 것.삼성서울병원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놓은 점도 투자자들이 꼽은 기대 요인이다. CAR-T 치료제는 병원에 있는 환자들의 세포를 뽑아내야 하는 만큼, 병원과 긴밀하게 협력관계 구축하면 임상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내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에 따른 임상용 생산설비도 구축해놨다.다만 해당 GMP는 임상용으로 품목허가 이후에는 보다 규모 있는 상업용 GMP 설비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현재 대전 둔곡지구에 CAR-T 치료제 생산용 GMP 공장과 연구소를 신축하고 있다.큐로셀에 투자한 VC 한 관계자는 “국내 CAR-T 기업 가운데 전략적으로 준비해 임상 진행 과정이 빨랐고, 임상시료 생산용 시설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CRC01 파이프라인은 임상 2상만 통과하면 바로 매출이 날 수 있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머지 파이프라인도 2개 더 존재하는데 현재 전임상에 들어가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한편 큐로셀은 올해 1월 360억원의 프리IPO 펀딩을 마무리했다. 기투자자 중 스틱벤처스, DS자산운용, 서울투자파트너스, 유경PSG자산운용, JX파트너스, 쿼드자산운용이 참여했고, 문채이스자산운용, 위드윈인베스트먼트, 아드바이오테크투자조합이 신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SK디스커버리(006120) 자회사 SK플라즈마도 전략적 투자자로 투자에 나섰다. 이외 얼머스인베스트먼트와 이앤벤처파트너스, 제이엑스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IMM인베스트먼트 등도 기존 주주로 함께하고 있다. 누적 투자금은 총 975억원이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2분기 최초 매출 5000억원 돌파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190억원, 영업이익 741억원을 기록했다고 16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8% 감소했다.전 제품의 글로벌 처방이 고르게 확대된 가운데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의 미국 매출이 증가했다. 램시마SC 등 수익성 높은 제품군 처방 확대가 지속되면서 매출액은 증가했다. 또한 올해는 작년 2분기와는 달리 수익성 높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전년과 유사한 영업이익을 달성할 만큼 본업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자료=셀트리온헬스케어)실적 개선을 이끈 램시마(미국 제품명 ‘인플렉트라’)는 미국 주요 사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ited Healthcare), 시그나(Cigna) 등에 선호의약품(preferred drug)으로 등재된 이후 매분기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 6월에는 31%(심포니헬스 기준)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30%를 돌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유럽에서는 램시마SC 출시 이후 인플릭시맙 약물 치료 효능 및 질환의 재발률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듀얼포뮬레이션(Dual formulation)의 강점이 부각되면서 램시마, 램시마SC 두 제품의 점유율이 동반 상승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실제 2분기 램시마 유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고, 같은 기간 램시마SC 매출은 160% 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듀얼포뮬레이션의 경쟁력이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에서 확인된 만큼 다른 국가들에서도 두 제품의 점유율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 성장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먼저 유럽 시장에서 올 하반기부터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등 항암제의 직접판매를 시작했다. 탄력적인 가격 전랙 및 공격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처방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또한 지난 6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판매승인 권고 의견을 획득한 전이성 직결장암 및 비소세포폐암 치료용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의 올 하반기 유럽 출시를 앞두면서 항암제 포트폴리오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오리지널 개발사인 제넨텍(Genentech)과 특허 합의가 이뤄지면서 유럽, 미국에서 모든 적응증에 대해 오리지널과 동일한 처방이 가능한 만큼 제품 경쟁력 및 탄력적인 가격 전략 등을 바탕으로 베바시주맙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회사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2분기 최초로 매출액 5000억원을 돌파하며 유의미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아시아, 중남미 등 성장 시장 매출이 전체 27%를 차지할 만큼 크게 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 주요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항암제 유럽 직판 돌입, 신규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출시 등 실적 개선을 이끌 주요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한림 메디라마 대표 "임상 디자인이 신약 성패 좌우"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가장 성공적인 면역항암제로 꼽히는 미국 제약사 머크의 ‘키트루다’. 이 물질은 한 때 실패가 거의 확실시 되는 물질이었다. 몇 년 후 물질 경쟁력을 인정받기 시작했지만 이미 경쟁사였던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보다 개발이 수 년 가량 뒤처진 상태였다. 머크는 여기서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다른 치료 선택지가 없는 환자 그룹에 집중하기로 한 것. 이를 통해 비교임상이 아닌 단일군 실험만으로 빠르게 임상을 진행할 수 있었다. 미충족 의료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품목허가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임상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실패라 인식됐던 약물이 ‘부활’할 수도 있다. 문한림 대표가 이끄는 메디라마는 이처럼 전략적으로 임상 디자인을 설계해 약물에 ‘날개’를 달아주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문한림 메디라마 대표.(사진= 메디라마)메디라마 사업 모델은 임상 개발 계획, 임상 개발 관리, 사업개발(BD)로 정리할 수 있다. 신약 개발 임상 디자인 설계부터 사업개발, 품목허가(NDA)까지 지원한다.이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사업 모델과는 다르다. CRO는 임상시험을 수행하지만, 임상 과정에서 특정 사안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메디라마는 임상시험을 직접 하지는 않지만, 신약 개발사들에게 올바른 임상 개발 전략을 세워준다. 임상 시험 단계에서는 CRO 선정과 관리, 임상시험 전 과정을 지휘한다. CRO와는 협력 관계로 일하면서 개발사와의 가교 역할을 한다. 문 대표는 지난 3일 이데일리와 만나 “이런 사업 모델을 가진 회사는 국내에도 없고 전 세계에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약물이 어떤 적응증에 효과가 있을지, 얼마나 많은 환자들에게 쓰일지 전임상 단계에서부터 짜야 한다. 그러면 실제 임상 과정에서 변수들이 생겨도 조금씩만 임상 프로토콜을 수정하면 쉽게 임상 개발을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교수,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거쳐 사노피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서 항암제 임상을 총괄한 임상 전문가다. 사노피에서는 항암제 ‘엘록사틴’의 동북아 지역 임상을 통해 위암에 대한 적응증 확대를 이끌었다. 또 중국에서 간암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3상도 성공적으로 달성해 승인 받았다. 글로벌 제약사 약이 미국이나 유럽에 없던 적응증을 중국에서 허가받은 사례로는 최초다.문 대표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계속해서 변한다고 봤다. 이 때문에 임상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에서는 먼저 미충족 수요를 잘 이해하고 약의 작용 기전이 그에 잘 부합하는지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어제까지 없던 수요가 갑자기 생기도 하고 혁신 신약이 나와도 그 약이 안 드는 환자는 또 어떻게 치료할지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생긴다”며 “이러한 것들을 기반으로 임상 개발 계획을 짜고 그 다음 임상시험 디자인 단계로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임상 개발 계획이 다 세워지면 목표 기간 내 임상을 끝내는 것도 중요하다. 계획에 맞춰 임상을 마치도록 중재하는 일도 메디라마 역할 중 하나다. 문 대표는 “임상 비용의 경우 계획보다 많게는 4배, 임상 기간은 6개월 이상씩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러한 변수들을 통제하는 것도 메디라마 역할이다. 임상 과정에서 ‘히든 코스트(숨겨진 비용)’을 찾아 내고 임상이 일정에 맞춰 진행되도록 중재한다”고 했다. 메디라마는 최근 유한양행으로부터 전략적투자(SI)를 유치했으며 유한양행 본사 내 회사를 두고 있다. 현재 지아이이노베이션과 면역항암제 2건(전임상)을 공동 개발 중이며, 에이비온과는 ‘ABN401’ 후보물질에 대해 전임상과 초기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2상을 수행하는 계약을 맺었다. 수익은 고객사 신약이 상업화나 기술이전에 성공하면 권리 비율을 조정해 결정하는 데서 나온다.
- '꿈의 항암제' CAR-T 영역 넓히는 BMS...앱클론, 큐로셀 전략은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이 개발한 첫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아베크마(Abecma)가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냈다. 조기에 사용할 경우 이점이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아베크마는 존슨앤존슨(JNJ)과 중국 레전드 바이오텍이 공동으로 개발한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카빅티(Carvykti)와는 경쟁 관계여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CAR-T 치료제는 환자 혈액에서 얻은 면역 세포를 암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뒤 다시 환자의 몸속에 집어넣는 치료법이다. 한 번의 투약으로 높은 치료효과가 있고, 환자의 혈액에서 얻은 세포를 이용해 안전성이 높아 ‘꿈의 항암제’로 불린다. ◇BMS “아베크마 조기 사용 이점 확인”11일 업계에 따르면 BMS는 앞서 2~4개의 치료 요법에서 실패한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 CAR-T 치료제인 아베크마를 투약했을 때 표준 병용 요법과 비교해서 종양 진행이나 사망까지의 시간을 상당히 연장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BMS 아베크마 (사진=BMS)통계적으로 무진행 생존기간의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입증하는 1차 평가변수가 충족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BMS의 설명이다. 표준 병용요법에 비해 주요 2차 평가변수인 전체 반응률도 개선시킨 것으로 분석됐다.BMS는 “‘KarMMA-3’라고 불리는 연구 중간값으로 나온 이번 결과는 아베크마가 재발성이나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에 대한 표준 치료법을 능가하는 최초의 CAR-T 세포 치료제가 됐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로 아베크마가 3차 골수종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경쟁 제품인 카빅티와 아베크마는 현재 5차 치료제로 승인이 돼 있다. BMS는 “전체 데이터를 평가하고 약물 규제 기관과 결과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는 임상 1·2상 진입...투자금 유치도 활발 국내 개발사가 개발한 CAR-T 치료제는 아직 없다. 다만 임상 단계의 바이오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앱클론(174900)과 큐로셀, 박셀바이오(323990), 와이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개발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만큼 시장성이 있어서다.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인 ‘킴리아’가 이분야 대표 주자인데, 약가가 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4월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돼 환자 부담액이 약 600만원으로 감소하게 됐다. 다만 임상 단계에 진입한 곳은 큐로셀과 앱클론 두 곳이다. 큐로셀은 지난 5월에 ‘CRC01’ 임상 1상 결과를 내놨다. 임상 시험에 참여한 재발성,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 9명 중 7명이 완전관해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완전관해는 림프종이 완전히 소멸됐음을 의미한다.큐로셀의 경우 지난 1월에 11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SK디스커버리(006120) 자회사 SK플라즈마가 개발전문 사업방식(NRDO, No Research Development only)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낙점하고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섰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티움바이오(321550) 등이 참여했다.앱클론은 지난 5월 CAR-T 치료제 ‘AT101’의 국내 임상 1·2상 첫 투약을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얼어붙은 투자심리에도 기관 투자금 220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앱클론은 “AT101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져 여러 국내 임상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기존 치료제 대비 효능과 작용 기전 면에서 차별성 확보국내 개발사들이 후발주자임에도 투자자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기존에 승인 받은 치료제와 차별점이 있어서다. 앱클론의 ‘AT101’의 경우 기존 킴리아나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예스카타’등이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마우스 유래 ‘FMC63’항체가 아니라 새로운 에피토프(결합부위)인 ‘1218’ 인간화 항체를 사용하고 있다. 작용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보완할 수 있다. 앱클론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가 효과가 좋지만 불응 환자가 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인데, 불응 환자의 경우 (작용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개발사가 개발한 치료제를 적용할 수 있다”며 “또 기존 치료제로 치료가 됐다가 재발한 환자에게도 투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큐로셀의 경우에는 기술적인 차별점이 있다. 이를 위해 ‘OVIS’라는 자체 기술을 확보했다. 이 기술은 CAR-T와 면역관문억제제 기술을 결합해 지난 2018년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특허를 받았다. 치료 효과성에서 기존 치료제를 앞설 수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아직 국내 개발사의 치료제가 개발이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개발되고 생산되는 것이기 때문에 글로벌 개발사들의 약보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패혈성 쇼크 환자, 근감소증 동반 시 사망률 증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패혈성 쇼크 환자가 근감소증을 함께 앓으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구남수, 김정호 교수 연구팀은 패혈성 쇼크 환자를 1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근감소증 동반 시 사망률이 최대 26.5%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악액질·근감소·근육 저널’(JCSM·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최신호에 게재됐다.패혈성 쇼크는 인체에 침입한 세균이 독성 물질을 분비하며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뇌, 심장 등 거의 모든 신체 기관 기능이 급격히 악화돼 사망률이 60%에 이른다.치료법으로는 항생제 투약과 함께 혈압을 올려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승압제 투여와 호흡을 돕기 위해 인공호흡기를 다는 정도다. 최근 항암 치료와 장기 이식 등이 활발해지면서 면역저하자가 늘어남에 따라 패혈성 쇼크의 발생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체내 근육량, 근지구력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패혈성 쇼크 사망률에 악영향을 준다는 견해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장기 추적 관찰 연구는 없어 구체적인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연구팀은 2008년부터 11년간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에 방문한 패혈성 쇼크 환자 총 905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 유무에 따른 사망률에 관해 연구를 진행했다.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 407명과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 498명으로 구분해 단기(28일)와 중기(1년), 장기(11년) 사망률을 추적 관찰했다.연구 결과, 패혈성 쇼크 환자가 근감소증을 동반하면 사망률이 증가했다. 단기 사망률의 경우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는 13.8%로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6.4%)에 비해 7.4% 높았다. 중기 사망률에서도 근감소증을 동반한 환자(41.8%)는 동반하지 않는 환자(21.7%)보다 20.1% 높게 나타났으며, 장기 추적관찰 결과 역시 근감소증이 발생한 환자 사망률은 62.2%로 그렇지 않는 환자(35.7%)와 비교해 26.5% 차이 났다.근감소증이 있는 환자군(붉은색)과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군(파란색)의 누적 생존율. 우하향 기울기가 높아질수록 생존율이 낮아진다. (왼쪽부터 단기, 중기, 장기 결과) 근감소증 외에 사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나이, 동반 질환 등의 다른 요인들을 제외한 뒤에도 근감소증이 있으면 사망률이 1.7배 높았다.복부 컴퓨터 단층 촬영에서 세 번째 요추 높이에서 전체 복근 면접 측정 모습 이어서 근육량 증가 정도가 사망률을 낮추는 데 끼치는 효과도 연구했다. 키 대비 복부 근육의 면적이 증가한 경우(1㎠/㎡, 복근 면적/키의 제곱)에 단기, 중기, 장기 사망률은 각각 3.1%, 2.2%, 2.6% 감소했다. 구남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패혈성 쇼크 환자의 근육량과 사망률의 관계를 밝힌 첫 번째 장기연구”라며 “항암 치료 중이거나 장기 이식을 받은 수혜자 등 면역력이 낮아진 패혈성 쇼크 고위험군은 달걀‧우유‧생선 등 단백질을 섭취해 근감소증을 예방하는 것이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 샤페론, 증권신고서 제출… "내달 20일 수요 예측"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신약 개발 기업 샤페론이 12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기술특례 상장을 추진 중인 샤페론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임상 및 사업화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샤페론은 총 274만 7000주를 공모하며, 희망 공모가 밴드는 8200원~10200원으로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최대 28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회사는 오는 9월 20일~2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9월 26일~27일 청약을 거쳐 연내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며 구주매출 없이 공모주를 전량 신주로 발행한다. 기존 주주들이 보유주식 대다수에 자율적 락업을 걸어 상장 후 보호예수 물량이 70% 이상에 달한다.공모된 자금은 연구개발 및 시설자금, 운영자금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임상 개발을 통한 각 파이프라인의 경쟁력 강화,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 등의 연구개발, 우수 연구진 및 연구시설 확보와 글로벌 사업화 추진 등에 매진할 계획이다.지난 2008년에 설립된 샤페론은 면역학 기반의 혁신 신약개발 바이오기업으로 난치성 염증질환 신약인 GPCR19를 표적으로 하는 염증복합체 억제제 합성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NuGel®)’,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누세린(NuCerin®)’, 코로나19 치료제인 ‘누세핀(NuSepin®)’을 개발했다.또한 기존 항체 치료제를 1/10로 경량화해 다양한 제형 개발이 용이하고 높은 안정성으로 기존 항체 치료의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나노바디(Nanobody)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에 응용하고 있다.사페론은 지난해 3월 국전약품(307750)에 치매치료제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완료했고, 올해 4월에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와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성과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5억23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20억 원을 기록했다.성승용·이명세 샤페론 공동대표는 “이번 상장을 통해 파이프라인 개발에 몰두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신약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와 회사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 ‘흑자전환·사상 최대실적' 예고한 에이비엘바이오, 뭐가 달랐나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에이비엘바이오가 올해 기술수출 계약금과 마일스톤 등으로 약 1000억원의 실적을 낼 전망이다. 흑자전환이 유력해지면서 신약개발 기업의 성공 표본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타 기업들과는 격이 다른 기술수출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는 물론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298380)가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2016년 설립 이후 매년 적자에 시달렸다. 최근 3년간만 해도 2019년 매출액 40억, 영업적자 404억원, 2020년 매출액 81억원, 영업적자 596억원, 2021년 매출액 53억원, 영업적자 52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에이비엘바이오의 흑자전환 자신감은 기술수출에서 나온다. 올해 기술수출에 따른 계약금 및 마일스톤을 수령했거나 수령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올해 1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체결한 퇴행성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 기술이전 계약이다. 그 규모는 계약금 7500만 달러 및 마일스톤 4500만 달러를 포함한 총 10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실제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올해는 흑자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연초부터 흑자전환을 언급했다. 6월 미국에서 열렸던 바이오USA와 국내 바이오 행사에서도 연이어 흑자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미 지난 3월 22일 계약금 7500만 달러(약 910억원)를 수령했다.에이비엘바이오 연도별 실적. 2022년은 추정치.◇‘타 기업 압도’ 기술수출 퀄리티, 1000억 실적 예고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지난 3월 수령한 계약금 910억원은 2024년까지 분할돼 인식된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계약금 910억원은 1분기부터 반영이 됐다. 다만 임상 1상까지 하는 것이 의무이기 때문에 1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2024년까지 분할 인식하게 된다”며 “1분기에는 약 20억원 정도가 인식됐고, 2분기에는 최대 90억원 정도가 실적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기별 최대 90억원이 실적으로 인식되면 올해 인식되는 계약금 규모는 약 300억원에 육박한다.회사는 올해 안으로 추가 마일스톤도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ABL301 임상 1상을 계획하고 있는데, 임상 1상 진입시 약 540억원 규모 마일스톤을 수령하게 된다. 540억원은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인 523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해당 금액은 분할인식이 아닌 한꺼번에 실적에 인식된다. 또한 콤패스와 시스톤 등으로부터 기술수출에 따른 마일스톤을 추가로 수령할 계획이다. 그 규모는 약 1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할 수 없지만, 회사는 올해 하반기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임상 1상에 따른 마일스톤은 540억원 규모로 일시에 인식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에이비엘바이오의 흑자전환에 큰 역할을 하게 된 기술수출은 타 기업 기술수출과는 규모나 퀄리티가 다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비슷한 총규모의 기술수출 사례와 비교해도 그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2월 면역항암제 ‘GX-I7를 인도네시아 KG바이오에 기술수출한 제넥신(095700)의 경우 총규모는 11억 달러였다. KG바이오는 제넥신과 인도네시아 제약사 칼베 파르마가 합작 설립한 회사다.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은 2700만 달러(약 300억원), 임상단계와 허가, 상업화 등 단계별 마일스톤은 10억7300만 달러였다.반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와 총 10억6000만 달러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금이 7500만 달러(약 91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단기 마일스톤 540억원까지 포함하면 반환 의무 없이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이 약 1450억원에 이른다. 실제로 에이비엘바이오가 사노피와 기술수출 계약으로 받은 계약금 규모는 국내 바이오 벤처 기술수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전문가들은 계약금 규모와 기술수출 대상 기업 수준으로 기술수출의 질을 평가한다. 바이오 투자 벤처캐피털 대표는 “기술수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규모이다. 계약금을 대규모로 집행한다는 것은 기술을 사가려는 기업이 해당 물질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일반적으로 총규모의 10% 정도면 굉장히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계약금에 이만큼 투자했다는 것은 후속 개발을 통해 상업화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결국 에이비엘바이오는 독자적 이중항체 플랫폼을 확보해 기술수출로 적자 기업 꼬리표를 떼고 흑자전환 기업으로의 성장을 도모하게 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 대표도 메이저 기술수출과 높은 계약금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여왔고, 실제로 이뤄지면서 기업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으로 퇴행성뇌질환과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 사노피가 나설 정도로 기술력을 확보한 것이 기술수출로 이어졌고, 흑자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며 “다만 꾸준한 흑자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수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 티움바이오의 자신감, ‘쪼개기 기술수출’...올해 최대 실적 쏠까?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티움바이오가 지역별 기술수출이라는 이른바 ’쪼개기 기술수출‘ 전략으로 지속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3년전 국내 기업에 기술수출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시장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5년 뒤 연매출 7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티움바이오가 올해 최대 실적 가능성까지 활짝 열어놨다는 평가다.티움바이오(321550)는 지난 8일 중국 한소제약과 1억7000만달러(약 2200억원) 규모의 자궁내막증 신약후보물질 ’TU2670’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이번 기술수출 계약으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450만 달러(약 59억원) 및 공정개발 기술 이전으로 1년 이내 수령 할 단기 마일스톤 150만 달러(약 19억원)를 받게된다. 매출액에 따른 평균 두 자릿수의 경상기술료(로열티)도 별도로 지급받게 된다.한소제약은 중국 내 대표적인 항암 API 제조기업으로 중국 지역 및 아시아에서 가장 큰 제약회사 중 하나다. 1995년 설립된 한소제약은 1650여명의 R&D 전문 인력 등 1만2150명의 임직원이 중국 지역 내 종양, 감염성 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의 광범위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 내 두 번째로 승인된 혁신 신약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로, 2022년 8월 현재 한소제약의 시가총액은 약 16조원 수준이다. 중국 내 시가총액 1위인 항서제약 관계사이기도 하다.티움바이오 연구소 모습.(사진=티움바이오)◇쪼개기 기술수출...“파이프라인 가치 극대화 전략”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는 이데일리와 인터뷰 자리에서 5년 후 매출 7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는데, 올해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TU2670’ 기술이전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특히 한꺼번에 월드 와이드 판권을 넘기는 대신 지역별 기술수출 전략을 고수하는 이유는 파이프라인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티움바이오는 3년 전인 2019년 2월 대원제약(003220)에 ‘TU2670’을 기술수출 한 바 있다. 국내 판권에 한정됐으며,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포함 40억원 및 두자릿수 로열티 규모로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올해는 중국 시장에 기술수출을 했고, 가장 큰 시장인 유럽과 북미 지역 기술수출을 타진하고 있다.티움바이오 관계자는 “한꺼번에 핵심 파이프라인 권리를 전 지역에 넘기는 것보다 지역별로 쪼개서 기술이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자궁내막증 치료제의 경우 지역별로 주력하는 기업들이 대다수다. 세계 시장을 전체적으로 커버하는 기업들이 드물다. 유럽이나 북미에 주력하는 기업에 월드와이드 판권을 넘긴다면 중국이나 아시아 쪽 시장에 대한 가치를 받기힘들다”고 말했다.특히 그는 “자궁내막증 치료제의 경우 다른 기업들도 지역별 기술수출 전략을 사용한다. 그렇다보니 파이프라인 가치 극대화를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지역별 기술이전 전략이 필요했다”며 “중국의 경우 중국 시장 쪽에 마케팅 파워를 가진 제약사와 큰 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성사시켰다. 현재 TU2670이 유럽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만큼 내년 중반 정도에는 추가 기술이전이 구체화 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사진=티움바이오)◇사상 최대 매출 100억원 시대 열린다지역별 기술이전 전략 일환으로 이뤄진 중국 기술이전은 티움바이오 재무 건전성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 59억원을 60일 이내 수령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59억원이 일시에 실적에 인식될 경우 티움바이오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 여기에 신사업으로 진행 중인 의약품 위탁개발(CDO) 사업 매출이 합쳐질 경우 약 100억원의 매출 시대가 열릴 것으로 분석된다.티움바이오는 최근 3년간 영업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2019년 매출액 11억원, 영업적자 80억원, 2020년 매출액 10억원, 영업적자 133억원, 2021년 매출 억원 영업적자 327억원으로 신약 상업화까지 매출 확보가 어려운 신약개발 기업들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흑자전환까진 아니더라도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티움바이오 관계자는 “한소제약으로부터 기술이전에 따른 계약금을 계약 체결 이후 60일 이내 수령받게 된다. 회계 감사 기관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반환의무가 없고, 한꺼번에 수령한다는 점에서 전액 일시 인식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올해 CDO 예상 매출인 약 40억원 정도까지 포함하면 회사가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티움바이오는 내년에는 더욱 큰 기술이전을 통해 또다시 최대 매출을 기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자궁내막증 치료제 ‘TU2670’의 빅 마켓 기술이전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 임상 중인 TU2670과 관련해 이미 해외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임상 2a상 결과는 내년 중반 정도에 나올 예정인데, 예상한 만큼의 데이터가 나오게 되면 기술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중국과 한국이 자궁내막증 치료제 시장 중 약 10%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이나 북미 지역 기술이전은 훨씬 큰 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자 없는 차세대 항암 백신, 9조 시장 선점할 국내 기업은?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세계 백신 시장에서 뚜렷한 강자가 없는 청정지대가 항암 백신 분야다. 코로나19나 계절독감 등 각종 감염 질환 관련 백신과 달리 선두 기업이 없다. 암 종별로 특화된 백신을 개발하면 관련 시장의 개척자가 될 수도 있다. 애스톤사이언스, 셀리드(299660), 제넥신(095700) 등 K-바이오 기업들이 항암 백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다.(제공=픽사베이)◇항암 백신 단 3종...적응증별 시장 개척 가능성 ‘高’항암 백신은 크게 예방용과 치료용으로 나뉜다. 예방용 항암 백신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일부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반면 기술 발달로 비교적 뒤늦게 개발되기 시작한 치료용 항암 백신은 암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해당 암에 대한 항원을 투입해 면역시스템 활성화를 유도하는 의약품으로 정의되고 있다. 즉 암의 면역 항원을 직접 넣거나 해당 물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치료용 암 백신을 설계할 수 있다.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항암 백신 시장 규모는 2020년 33억4500만 달러(한화 약 4조원)에서 2027년경 73억 달러(약 8조85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7년 기준 전체 시장의 약 85%를 예방용 항암 백신이, 나머지를 치료용 항암 백신이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예방용 또는 치료용 목적으로 시판된 항암 백신은 단 3종이다. 미국 머크(MSD) ‘가다실 및 가다실9’ 제품군과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서바릭스’ 가 인유두바이러스(HPV)를 차단하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이다. 치료용 항암 백신은 캐나다 발리안트 파마슈트컬스(발리안트)의 말기 전립선 암 치료제 ‘프로벤지’(성분명 시푸류셀-T)가 유일하다.이중 가다실 제품군은 최근 2년간 4~7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으며, 항암 백신 중 유일한 블록버스터 약물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가다실9는 한번에 예방가능한 HPV가 종류가 많아 서바릭스를 압도하고 있다. 반면 201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프로벤지는 당시로선 생소한 세포치료제 방식의 약물로, 무엇보다 가격 대비 효능이 떨어져 흥행에 실패했다. 사실상 가다실을 제외하면 다양한 암 종별 예방 또는 치료용 백신 시장을 장악한 제품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4월 내놓은 ‘암 치료용 백신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이나 미국 등 주요국에서 임상에 진입한 차기 항암 백신 신약 연구는 33건이다. 해당 임상은 유전자재조합(16건), 수지상세포(8건), 바이러스벡터 및 디옥시리보핵산(DNA)(5건), 항원 보조 관련 기타(3건) 등의 기술을 활용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유전자 전달 기술 개발 업계 한 대표는 “기존 약물이 소용없고, 상태가 매우 안 좋은 말기 암 환자에게 치료용 항암 백신은 마지막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부작용이나 독성 등의 평가 관련 기준이 다소 유동적이거나 조건부 승인 관련 건수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말기 암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항암 백신의 치료 효과가 확실하다면, 의약 당국이 일부 부작용에 대한 기준을 낮춰 조건부 승인 등을 해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애스톤사이언스, 셀리드, 제넥신 등이 대표적인 국내 항암백신 신약 개발 기업이다.(제공=각 사)◇‘애스톤·셀리드·제넥신’는 국내외서 항암 백신 임상 中국내에서는 애스톤사이언스가 치료용 항암 백신 후보물질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애스톤사이언스는 ‘AST-3O1’에 대한 HER2 양성 삼중음성유방암(미국 임상 2상 진행) 및 HER2 양성 위암(미국 임상 1상 시험계획 신청) 등 2종의 적응증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워싱턴대와 공동으로 유방암 대상 ‘AST-302’의 임상 1상도 완료했다.반면 셀리드와 제넥신 등은 국내에서 다양한 항암백신 임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먼저 셀리드는 자궁경부암 백신 ‘BVAC-C’(임상 2a상 진행)과 위암 백신 ‘BVAC-B’(임상 1상 진행), 전립선암 백신 ‘BVAC-P’(임상 1상 진행), 흑색종 백신 ‘BVAC-M’(전임상) 등을 개발 중이다. 특히 셀리드는 NEO 항원이 발견된 모든 암에 대한 백신 ‘BVAC-NEO’(전임상)를 발굴해, 지난해 5월 LG화학(051910)에 세계 판권을 1825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바 있다.제넥신은 자궁경부전암 3기 대상 치료 백신으로 과거 ‘GX-188E’ 유럽 내 임상 2상을 진행한 바 있다. GX-188E는 자궁경부암 유발 단백질(E6, E7)과 조혈성장인자 등의 DNA 정보를 플라스미드 벡터(운반체)에 넣은 다음, 전기천공법과 함께 피하 주사로 근육 세포에 핵으로 전달하는 방식의 약물이다. 근육세포에서 생성된 자궁경부암 관련 단백질이 해당 암 부위로 이동하면, T세포 등 면역세포가 활성화돼 암을 공격하도록 설계됐다.현재 제넥신은 GX-188E에 대한 자궁경부암 대상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8월 기준 환자 모집까지 완료한 상황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GX-188E의 유럽 임상에서 일부 효능을 확인한 뒤, 더이상 해외에서 이와 관련해 진행하는 것은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오는 12월 GX-188E의 국내 임상 2상을 마무리하고 3상을 병행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 신청할 계획이다”며 “말기 암 환자 대상 약물로 효과만 확실히 나온다면, 관련 제품을 내년 중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 유니큐어, 헌팅턴병 임상 환자 입원…국내 개발 현황은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유니큐어(UQRE)가 헌팅턴병 유전자 치료제 임상에서 부작용이 발견돼 일부 임상을 중단했다. 부진한 2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과 겹쳐서 유니큐어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헌팅턴병은 희귀 유전성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무도병을 포함한 운동 증상, 행동 이상, 인지 저하로 이어지며 점진적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악화되는 질환이다. 신경세포 건강에 필수적인 헌팅틴(huntingtin)이라는 단백질의 비정상적 버전의 세포 생산으로 인해 일어난다.◇고용량 투여 환자에서 부작용 발견 9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큐어는 헌팅턴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AMT-130’의 고용량 투여 환자에서 부작용이 발생해 임상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량을 투여받은 환자 14명중 3명에서 발열과 심한 두통과 구토 증상이 발생해 입원했다. MRI에서 치료를 받은 뇌 일부가 부풀어오르는 것도 발견됐다. 치료를 받았지만,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고, 치료 전보다 언어와 주의력 등에 미묘한 결함이 있다는 게 유니큐어의 설명이다. 유니큐어가 헌팅턴병 치료제로 개발중인 ‘AMT-130’의 작용 기전 설명 영상 갈무리. 최근 유니큐어는 고용량 환자에서 일부 부작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진=유니큐어)AMT-130은 헌팅턴병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는 유전자 치료제다.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지정을 받기도 했다. 이 영향에 8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유니큐어는 27.02% 폭락한 18.64달러에 마감했다. 전 세계적으로 헌팅턴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은 많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중추신경계질환은 임상 단계에서 드는 비용이 크고, 개발이 어려운데 헌팅턴병은 상대적으로 환자수가 적다”며 “따라서 많은 개발사들이 중추신경계질환 중에서도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타겟으로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큐어는 지난 6월에 저용량에 대해서 안전성 데이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초기 환자 그룹 10명에서 AMT-130의 안전성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이 중 6명은 치료효과가 관측됐다. 유니큐어는 이번 부작용 원인을 조사함과 동시에 고용량 투여를 연기하기로 했다. 다음 분기까지는 연기될 것이라는게 현지 매체의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유니큐어의 4분기 보고서에 주목하게 됐다. 일단 독성 때문은 아니라는 게 유니큐어의 설명이다. 맷 카푸스타 유니큐어 대표(CEO)는 8일 실적 발표에서 “문제가 약물의 작용 기전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면역 반응이나 제품과 관련된 염증 등과 관련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번 부작용이 진행중인 임상 1/2상이나 데이터 분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국내선 iPS바이오 등이 개발 도전 헌팅턴병은 명확한 인과 관계가 있지만, 발병을 지연시키거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승인된 치료제는 없다. 기존의 헌팅턴병 치료제로는 글로벌 파마인 룬드백(Lundbeck)의 ‘제나진’(Xenazine)과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Teva)의 ‘오스테도’(Austedo)가 승인을 받았지만, 무도병만 개선시키는 한계가 있고 우울증 등 부작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국내에서는 일부 바이오테크들이 헌팅턴병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글로벌 헌팅턴병 시장 규모는 올해 3억8030만달러(약 5000억원)로 추산됐다. 항암제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등과 비교해봤을 때 상대적으로 큰 시장은 아니다. 다만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는 있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매년 평균 19.6%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국내 업계에 따르면 iPS바이오 등 초기 단계 바이오테크가 헌팅턴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아직 임상 단계로 진입한 곳은 없다. iPS바이오의 경우 내년에 임상시험계획서(IND)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iPS바이오는 지난 2020년 DSC인베스트먼트(241520) 자회사 슈미트로부터 시드(Seed)투자를 유치하고 지난해 △포스코기술투자 △코오롱인베스트먼트 △LSK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받았다. 이때 약 24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분야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iPS바이오의 경우 줄기세포 치료제 업체로, 1차 타깃으로 헌팅턴병 치료제를 정한 것은 일단 전문성이 있어 잘할수 있는 타깃을 잡은 것”이라며 “또 시장에서 경쟁자가 많지 않아 추후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 "바닥 다졌다"…고개 드는 제약·바이오株 '들썩'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제약·바이오주가 하반기 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는 데다 코로나 확산 둔화로 임상시험을 본격화하면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도 호실적을 거둔 바이오 종목을 중심으로 잇따라 목표주가 상향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株 호실적에…목표가 상향 릴레이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웅제약(069620) 주가는 7월1일 17만3000원에서 이날 17만9500원으로 3.76% 상승했다. 지난달 말(7월29일)에는 52주 최고가인 19만5500원까지 올랐다. 올 초(1월27일) 52주 최저가인 12만7000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상승세가 짙어지고 있다.대웅제약의 주가가 상승한 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별도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336억원을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 대비 11.2% 상회했다. 고마진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수출 확대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오는 9월 유럽을 비롯해 내년 중국, 호주 시장에 나보타가 진출을 앞두고 있어서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연이어 높게 잡고 있다. SK증권(20만→26만원), NH투자증권(23만→26만원), 신한금융투자(21만→23만원), 다올투자증권(22만→24만원), 현대차증권(23만→24만원) 등으로 상향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셀트리온(068270) 역시 바닥을 다지고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1일 17만9000원에서 이날 21만1500원으로 18.16% 올랐다. 종가 기준 21만원대를 돌파한 건 연중 처음이다. 셀트리온 역시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게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9% 증가한 1990억원을 기록했다. 진단키트 매출이 감소했지만,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IV(정맥주사형)’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베그젤마’ 매출 확대로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도 램시마SC(피하주사형)의 유럽 시장 내 점유율 확대 및 바이오시밀러 수율 개선 등을 이유로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SK증권은 목표가를 21만에서 30만원으로 대폭 높였다. 목표가가 30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신한금융투자(22만2000원→27만원), 다올투자증권(20만→24만원), 한화투자증권(23만→24만원) 등도 목표가를 올렸다. 이외에도 교보증권은 이달 HK이노엔(195940)의 목표가를 5만원에서 5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하반기부터 위식도 역류 치료제 ‘케이캡’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된다는 게 목표가 조정 근거다. 같은 달 한국투자증권은 종근당(185750)의 목표가를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조정했다. 목표가 상향 이유로 골다공증 치료제인 ‘프롤리아주’ 등 주요 품목 실적 추정치 상향, 고마진 품목 실적 개선 등을 제시했다. ◇임상 데이터 발표 바이오 기업도 ‘주목’코로나 확산 둔화로 임상 시험이 본격화하면서 임상 데이터를 발표하는 기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3일간 진행되는 세계폐암학회(IASLC)에 유한양행(000100), HLB(028300) 등이 참가했다. 유한양행은 학회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성분 ‘레이저티닙’ 관련 초록 데이터를. HLB은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에 대한 비소세포폐암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오는 9월 초에 개최되는 월드ADC 어워드(World ADC Award)에선 레고켐바이오(141080)가 복성제약에 기술 이전한 HER2 ADC(FS-1502)의 임상 1a상 결과를 최초 공개한다. 증권가에선 지난해부터 바이오주의 조정 기간이 지속돼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만큼 올 하반기에는 호실적 등 호재가 기대되는 업체를 중심으로 반등세가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금리 인상 사이클 정점이 가까워질수록 성장주로서 주가 상승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점쳤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역실적장세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구간에서도 대형 바이오주를 비롯해 제약사, 의약품위탁생산(CMO), 의료기기 기업들의 하반기 견조한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우호적 수급 환경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의 정점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4분기 말쯤에는 정점 근처로 접근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주가의 선행적 특성을 감안하면 그보다 좀 더 앞서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