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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께 알려주세요, '마늘주사에 마늘 안 들어가요'
-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라 정치판 얘기가 대화에서 빠질 수 없는 상황이다. 부모님들께 그간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요약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한가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게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맞았다는 마늘주사에는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태반주사에는 태반이 들어간다. 국정농단 사태에 등장한 주사제에 대해 설명한다.먼저, 마늘주사에는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다. 마늘 추출물이나 성분도 쓰지 않는다. 그래서 마늘주사로 마늘의 면역력 강화효과를 기대하면 안 된다. 마늘주사의 주성분은 비타민 B1인 푸르설티아민이다. 이 물질은 피로물질인 젖산의 생성을 막고 신경과 조직, 근육의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푸르설티아민을 보충하면 피로가 쌓여 생기는 눈뻐근, 어깨뭉침 등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푸르설티아민은 제조 과정에서 유황성분이 들어가는데, 이를 정맥주사로 맞으면 마늘냄새가 난다. 그래서 ‘마늘주사’라고 불리는 것이다. 비타민B1은 꼭 마늘주사로 보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아로나민, 비맥스, 임팩타민, 메가트루 같은 약들이 모두 비타민B를 강화한 약들이다.피부를 백옥 같이 만들어 준다는 백옥주사는 글루타치온이 주 성분이다. 글루타치온은 세포가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합성하는 물질인데,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성분의 활성을 억제해 피부 톤을 개선해 준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이 약은 원래 시스플라틴이라는 항암제의 부작용인 신경성 질환을 줄이기 위해 쓰는 약인데, 잘못하면 피부가 백옥같이 하얘지다 못해 너무 하얘져 백화현상이 생기거나 체모가 탈색된다는 부작용 보고사례도 있다.간에서 노폐물을 제거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감초주사는 감초의 ‘글리시리진’ 성분으로 만든다. 이 주사는 두드러기, 습진 같은 피부질화이나 만성 간질환자의 간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주 쓰면 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엽기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태반주사는 태반으로 만든다. 태반은 한방에서 ‘자하거’라는 재료로 썼다. 일부 클리닉에서 태반주사가 피로회복, 피부재생 등에 효과적이라고 홍보하지만 식약처에서 인정한 태반주사의 효능은 간기능 개선과 갱년기 증상 완화이다. 태반주사는 떨어진 간기능을 회복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는 있겠으나 간기능이 멀쩡한 사람이 쓰면 두드러기나 메스꺼움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국정농단 사태 이후 일부 개원가에서 ‘길라임 주사’ ‘박근혜 주사’ 등으로 근거가 명확하지도 않은 각종 미용주사치료를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면서 오남용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다양한 정맥주사요법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분석을 진행 중이다. 관련된 학회도 정맥주사요법에 대한 진료지침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 부모님 설 선물, 맞춤형 ‘건강즙’은 어떨까?
- [이데일리 e뉴스 유수정 기자] 정유년의 첫 명절인 설날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오랜만에 부모님과 친지를 만나러 고향으로 내려갈 생각에 설레는 한편으로 감사의 마음을 무엇으로 전할지 신경이 쓰이는 상황.매년 부모님 명절선물로 드린 현금과 홍삼이 식상하다면 이번 설에는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건강즙’을 설날 선물로 준비해보면 어떨까.◇ 튼튼한 심혈관을 만들어 주는 ‘양파’혈압이 높거나 고지혈증, 당뇨 등의 성인병을 앓고 있다면 양파즙을 추천한다. 양파는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뛰어나 심혈관계 질환 환자에게 특히 좋은 음식이다.설 명절 선물로 양파즙을 선택할 때는 원물 가공 시 어떤 건조방식을 적용하였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일반적인 건조 방법을 사용하면 열로 인해 양파의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으며, 조직의 변형이 일어나 양파의 우수한 효능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기 때문.그러나 양파를 영하 40도 이하로 급속 동결시키는 동결건조 방식으로 가공하면 열에 약한 효소나 엽록소, 비타민을 비롯한 양파의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떨어진 기력 높여주는 ‘흑마늘’마늘은 면역력 증진을 비롯, 피로 회복뿐 아니라 항산화·항균·항암 작용이 탁월하다. 또한 마늘 속에 포함되어 있는 단백질은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 정력 증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타임지가 이 같은 마늘의 효능을 인정해 마늘을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했을 정도니 말이다.다만 마늘은 맛과 향이 독해 위장에 자극적일 수 있는 특성상 통마늘을 숙성시킨 달짝지근한 흑마늘이 각광받는 추세다.흑마늘은 숙성과정에서 통마늘에 존재하지 않는 항산화물질을 생성하며, 폴리페놀류 함량이 증가해 통마늘보다 항산화 효과가 10배가량 더 높다.흑마늘즙을 부모님 설 선물로 결정했다면 원재료인 마늘이 어떤 방식으로 재배됐는지를 확인한 후 제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은 땅에서 재배된 유기농 작물은 농약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고, 농약을 사용한 작물보다 항산화 작용을 돕는 ‘파이토케미컬’을 풍부하게 함유하기 때문.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이 유기농 흑마늘을 사용한 흑마늘진액인지 원재료의 재배 농법을 꼼꼼히 따져본다면 더욱 좋은 선물이 될 전망이다.◇ 위장 기능 보호하는 ‘양배추’천연 소화제로 알려진 양배추는 소화성궤양을 치유하는 비타민U가 풍부하다. 위염·속쓰림·변비·역류성식도염 등 저하된 위장기능을 개선하는 데도 유익할 뿐 아니라 식이섬유와 비타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여드름 개선과 다이어트에도 적절한 음식이기 때문. 부모님 명절 선물로 양배추즙을 고려할 경우, 양배추의 겉잎까지 통째로 갈아 넣은 ‘전체식 양배추즙’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채소나 과일의 껍질에 알맹이보다 많은 영양분이 들어 있듯이 양배추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인데, 학술지 ‘Options Mediterranennes’(1992)에 따르면 양배추의 겉잎은 속잎보다 비타민 A, 칼슘, 철분 함량이 더 높다.한국기능식품연구원 역시 겉잎까지 통째 갈아 만든 양배추 분말에 식이섬유, 플라보노이드, 비타민E, 칼슘, 등의 함량이 물에 달인 양배추즙보다 4.37배 이상 많다고 밝힌 바 있다.위장 및 소화기가 좋지 않은 부모님께 양배추즙을 선물할 계획이라면 양배추의 약리성분을 최대한 담아낸 전체식 양배추즙을 추천한다.
- 동원F&B, ‘천지인 보력 홍삼’ 출시
-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동원F&B의 홍삼 브랜드 천지인이 6년근 홍삼 농축액의 함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인 프리미엄 홍삼액 ‘천지인 보력 홍삼’을 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천지인 보력 홍삼’은 6년근 홍삼 농축액 함량 비율이 6.6%에 달한다. 홍삼의 사포닌인 진세노사이드 Rg1, Rb1, Rg3의 합은 11.5mg에 이른다.‘천지인 보력 홍삼’은 면역력 증진, 피로 회복 등에 도움을 주는 홍삼 농축액에 국산 영지버섯 추출물과 시베리아에서 자란 차가버섯 농축액을 더했다. 영지버섯 추출물은 혈행 개선에 탁월하며, 차가버섯 농축액은 항암 작용과 성인병 예방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한 ‘천지인 보력 홍삼’은 천궁, 당귀, 용안육, 진피, 육계, 감초, 오미자, 산수유 등 8가지의 한약재를 함께 담았으며, 파우치 형태로 휴대가 간편해 바쁜 일상 중에도 하루 1포로 건강하게 홍삼을 섭취할 수 있다.동원F&B 관계자는 “‘천지인 보력 홍삼’은 피로 회복과 활력 증진이 필요한 중년층에게 알맞은 제품으로, 설 명절 선물로도 제격”이라고 전했다.‘천지인 보력 홍삼’의 가격은 50ml 30포에 13만 원으로 전국 천지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다.
- MSD가 1.5% 시장인 한국에 공을 들이는 이유
-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MSD는 매년 약 400억 달러(약 47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제약 공룡이다. 2015년 기준 노바티스, 화이자, 사노피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세계 14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MSD는 이 중 10개국을 ‘Top 10 우선순위 시장’으로 정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 10개국에서 올리는 순이익이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많이 팔고 많은 이익을 내는 나라에 공을 들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 톱10에 든 나라의 면면을 살펴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일본, 러시아, 브라질에 이어 우리나라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MSD의 2015년 매출은 5691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395억 달러. 약 46조7800억원)의 1.2%에 불과하다. 고작 1% 내외의 매출밖에 올리지 못하는 나라에 글로벌 제약사가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MSD는 한국의 현재 상황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한다.◇제약사 임상시험 2011년 298건에서 2015년 541건으로 증가MSD에 따르면 우선순위 시장에 들면 본사 차원에서 신약허가를 우선 지원한다. 정부에서 제출하라는 수많은 자료를 우선 지원하기 때문에 국내 신약허가 승인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한국MDS 관계자는 “한국지사에서 허가 요건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본사에 지원을 요청하면 글로벌 차원에서 동시개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말했다.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전세계 3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은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출시됐다. 통상적으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신약이 국내 승인을 받기까지 평균 1년이 걸리지만 키트루다의 경우 FDA 승인 후 6개월만에 국내 승인을 받았다.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흑생종 환자와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전세계 어느 환자들보다 빨리 치료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임상시험도 활발하다. MSD의 국내 신규 임상유치 건수 순위는 2009년 10위에서 2015년 3위로 늘었고, MSD의 전세계 국가별 임상시험 배정율 역시 2011년 27위에서 2015년 9위로 성장했다. 2016년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는 MSD의 글로벌 임상시험은 62개로 여기에 전국 224개(중복 포함)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MSD 관계자는 “한국은 정부차원에서 세계 제약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아젠다를 설정해 제약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대다수의 외국계 기업이 북핵 문제 등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인 반면 MSD는 한국 제약업의 성장세에 주목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0년 세계 7대 제약강국을 목표로 하는 ‘PHARMA KOREA 2020’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임상시험 수준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2006년부터 아시아 지역에서 다국가 임상시험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2013년에는 전체 임상 규모에서 전 세계 상위 10위 안에 들기도 했다. 또 제약사의 임상시험은 2011년 298건에서 2015년 541건으로 연평균 8%씩 성장했다.MSD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항암제 대상 ‘공동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MSD는 신약 후보물질 탐색 단계부터 국내 연구기관을 지원해 한국의 항암 신약후보물질을 글로벌 신약으로 성공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한국MSD 관계자는 “국내에 진출한 대부분의 외국계 제약사들이 본사의 약을 들여오는 업무에 치중하는데 비해 MSD는 국내에서 신약후보물질을 찾고 라이센싱 업부만 담당하는 ‘한국 담당 전문가’가 따로 있을 정도로 한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한미·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기업과 협력MSD의 약 중에 ‘코자XQ’라는 고혈압 복합제가 있다. MSD는 2009년부터 전세계 50여개 국에서 이 약을 팔고 있는데 직접 만드는 게 아니라 한미약품(128940)에서 생산한다. 한미약품의 아모잘탄이 바로 코자XQ이다.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도 아모잘탄과 마찬가지로 한미약품이 만들어서 MSD를 통해 세계 23개국에 수출된다. 한미약품이 MSD와 협력할 수 있었던 비결은 MSD의 까다로운 품질관리 요구를 충족했기 때문이다. 한국MSD 관계자는 “MSD가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MSD의 이름을 달고 나가기 때문에 협력 초기부터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춰줄 것을 요구했고 다행히도 한미약품이 이를 지켜줬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도 “MSD와의 협력이 한미약품의 시스템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됐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MSD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도 진출해 있다. 하지만 직접 제품을 개발하지 않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파트너로 정해 진출했다. MSD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인 브렌시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렌플렉시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SB4, SB2라는 프로젝트명으로 개발부터 임상시험, 해외 허가까지 마친 약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허가를 끝내면 MSD가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하게 된다. 이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중인 휴미라, 허셉틴(유방암 표적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도 MSD가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게 된다. 테오도라 비빌라 머크(MSD의 미국 및 캐나다 사명) 바이오시밀러사업부 총책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업력은 길지 않지만 개발 및 연구부분의 역량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협력을 통해 양질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MSD의 파이프라인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MSD 한국 관련 기여 성과▶ 관련기사 ◀☞최초 40조 매출예상! 전 세계 자동차시장 독점할 국내기업은?!☞[특징주]한미약품, 반등…랩스커버리 신약 증설 '자신감'☞한미약품, 평택공단에 1133억원 설비투자 결정
- 제약사 '완제품'에서 '기술'로…확바뀐 수출전략
-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지난 연말 한미약품(128940), 유한양행(000100) 등의 임상시험 중단과 기술수출 계약해지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면서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 수준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일들이고 오히려 그만큼 신약개발에 공을 들였다는 반증으로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탐낼만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할 정도로 국내 제약업계의 연구개발 역량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판단에서다.◇1999년 첫 기술수출 이후 누적 건수 62건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약업계의 기술수출은 1999년 동아제약이 비마약성 진통제 기술을 미국 스티펠社에 175억원에 이전하면서 시작됐다. 2016년 말 현재 누적기준으로 외국 제약사에 수출한 신약이나 후보물질 건수는 모두 62건이다. 기술수출이 본격화된 것은 2010년 이후이다. 실제 전체 기술수출의 75%(48건)가 2011년 이후에 체결됐다. 국내 제약사들이 복제약 출혈경쟁, 리베이트 등으로는 더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연구·개발(R&D)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시점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한 제약사 간부는 “약가인하, 리베이트 쌍벌제, 투아웃제 등 각종 규제책이 나오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더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우리가 과연 할 수 있겠어?’라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7~8년 동안 R&D에 꾸준히 투자해 하나 둘 결실을 맺기 시작하면서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헐값 매각 VS 최선의 방법기술수출은 말 그대로 연구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권리를 파는 것이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제약사의 원료의약품, 완제의약품, 의약외품 등 제약관련 수출액은 32억3163만 달러(약 3조8650억원)로 같은 기간 기술수출 계약액(8조3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공장설비가 필요 없으니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후보물질을 시작으로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을 거쳐 신약을 만들어 수출하면 훨씬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 길리어드는 C형간염치료제 하보니·소발디만으로 2015년 전세계에서 191억4000만 달러(약22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수조원의 연구개발비와 10여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다 임상시험에서 뜻하지 않은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만다. 이런 높은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직 자본력이 약한 국내 제약업계로서는 기술수출에 주력할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의 전 과정을 국내 제약사가 맡기에는 성공에 대한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후보물질 단계에서 수출을 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길리어드의 경우도 초기에는 신약 후모불질을 기술이전하면서 올린 이익을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역량을 키웠다.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의 경우 다국적 제약사인 로슈가 길리어드로부터 개발단계에서 판권을 사들여 세계적인 약으로 개발했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기술 수출을 통해서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한국의 기술수준을 알리고, 이를 통해 축적한 이익금을 다시 연구개발에 재투자해 규모의 경제를 키울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숨어 있는 1인치 ‘마일스톤’기술수출 계약은 보통 초기 계약금과 임상시험이 진행됨에 따라 발생하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최종 상용화 이후 발생하는 판매 로열티로 구성된다. 계약 체결 때 공개되는 것은 대부분 계약금과 마일스톤으로 판매 로열티는 비밀로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연말 동아에스티(170900)가 애브비에 기술수출한 면역항암제 MerTK저해제의 경우 계약금이 4000만 달러(약 480억원)에 마일스톤이 5억2500만 달러(약 6340억원) 규모다. 계약금은 당장 매출로 잡히지만 마일스톤은 임상시험 종료 시점까지 10여년에 걸쳐 매출이 발생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임상시험에 실패한다면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는, 엄밀히 말하면 ‘성공에 대한 희망 보수’인 셈이다. 지난해 임상시험 중단, 기술수출 계약해지 등을 경험했던 한미약품은 임성기 회장 스스로가 신뢰 훼손의 원인 중 하나로 마일스톤에 대한 명확한 의미전달 실패를 꼽기도 했다.이에 대해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기술수출 금액은 최종 상용화까지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 제약사가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이라며 “맹목적인 기대감보다는 신약개발과 계약을 둘러싼 특징들을 냉정하고 명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IR라운지]동아ST, 글로벌 잭팟 성큼 다가서다
-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지난 연말 동아에스티는 세상에서 가장 기쁜 종무식을 맞았다. 후보물질 단계에 불과한 초기 신약 기술을 6000억원이 넘는 돈에 팔았기 때문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두 건의 굵직한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기업분할로 그동안 빼앗겼던 ‘연구·개발(R&D) 강자’의 자리를 다시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초기 단계 후보물질 6000억원 대에 기술수출지난달 28일 동아에스티는 미국계 제약사인 애브비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DA-4501’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암세포는 살아남기 위해 정상적인 면역시스템을 억제하는 MerTK라는 단백질을 분비하는데, DA-4501은 MerTK 단백질을 억제해 면역시스템이 활성화되도록 하는 약이다. 이번 계약의 전체 규모는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합쳐 5억2500만 달러(약 6250억원)로, 두 회사는 공동으로 전임상시험을 진행하게 된다. 전임상 완료 후 글로벌 임상시험과 허가는 애브비가 담당한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끝나 상용화되면 한국의 독점권은 동아에스티가,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매권은 애브비가 각각 갖게 되며 동아에스티는 제품 판매에 따른 10%의 로열티를 받게 된다.최근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의 기술수출계약이 파기되면서 동아에스티의 기술수출에 대해서도 ‘실현이 불확실한 마일스톤이 대부분이니 미리 김칫국 마실 필요가 없다’, ‘동물실험도 시작하지 않은 단계인데 언제 상용화되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해마다 두자릿 수의 매출 증가율로 세계 10위의 제약사로 자리잡은 면역질환 전문 회사가 한 번도 항암제를 개발해 본 적이 없는 제약사가 만든 물질 탐색이라는 초기 단계에, 그것도 먼저 접촉을 해서 입도선매했다는 것은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MerTK 억제제의 기술수출 발표로 시장은 동아에스티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예측하고 있다. 2016년 3분기 동아에스티의 영업이익은 17억원, 영업이익률 1.2%에 불과해 2013년 기업 분할 이후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번 기술수출로 시장의 우려를 단번에 씻게 됐다. 시장에서는 동아에스티의 4분기 실적을 매출 1400억원대, 영업이익 50억원 대로 예상했지만 계약 발표 이후 각 증권사의 예상은 1500억원대 매출에 영업이익은 170억원대로 수직상승했다.◇자체 개발한 당뇨병 신약 美서 지방간 치료제로 연구 중동아에스티는 지난해 4월 국산신약 26호 ‘슈가논’을 미국 중소 바이오제약사 토비라社에 6150만 달러(약 686억원)에 기술수출했다. 이 약은 우리나라에서 당뇨병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인슐린 분비를 늘리면서도 신장에 미치는 영향이나 약물상호작용이 적어 신장기능이 떨어진 환자나 고혈압·고지혈증 등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가 안심하고 쓸 수 있다.토비라의 관심은 다른 데에 있었다. 슈가논은 동물실험에서 혈당치 감소 뿐만 아니라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는 부수적인 효과가 나왔다. 토비라는 자체 개발 중인 지방간치료제와 슈가논을 함께 쓰면 비알코올성지방간 치료에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 약의 개발권을 사들였다. 슈가논은 개발 단계부터 해외진출을 염두에 둔 약이다. 전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가 많고 당뇨병치료제 중 가장 많이 쓰는 DPP4억제제 계열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해 브라질, 인도, 중국, 러시아 등 슈가논이 기술수출된 나라가 57개국에 이른다.◇R&D 집중…국내 최다 신약 보유 역량2013년 이전까지 동아제약은 국내 최대 제약사로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 27개 중 가장 많은 4개를 개발했을 정도로 연구개발(R&D)에 강점을 가진 회사였다. 동아에스티가 지난해 체결한 기술수출이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미래가치라면 항생제인 시벡스트로는 글로벌 잭팟에 성큼 다가섰다는 평가를 듣는 약이다. ‘인류 최후의 항생제’를 목표로 1996년부터 연구가 시작된 시벡스트로는 지난해 국산 신약 24(알약)·25호(주사제)로 승인받았다. 이 약은 2007년 미국 트리어스社에 1720만 달러(약 192억원)에 기술이전됐다. 이후 진행된 글로벌 임상시험을 거쳐 시벡스트로는 피부감염증 치료제로 2014년 미 식품의약국(FDA), 올해 초 유럽 인증을 받았고 현재 폐렴 치료제로 쓰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시벡스트로의 글로벌 판권을 가지고 있는 MSD는 “경쟁약 대비 항균효과가 우수하고 약을 쓰는 기간도 짧아 글로벌 무대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세계 항생제 시장 규모는 13억 달러(약 1조4000억원) 정도 되는데, MSD는 시벡스트로가 기존 시장의 절반 정도는 충분히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판매액의 5~7%를 로열티로 받게 되는 계약조건에 따라 동아ST는 매년 300억~4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게 될 전망이다.2013년 동아제약은 일반의약품 중심의 동아제약, 전문의약품중심의 동아에스티,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등으로 분할됐다. 동아에스티는 기업 분리 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금액은 줄어들었지만 비중은 기업분할 후 매출의 10% 이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민장성 사장은 “전체 R&D 인련 300여 명 중 상당수가 10년 이상 신약 R&D에 매달리고 있다”며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IR라운지]의약품 제조사에서 연구개발 전문기업으로 환골탈태
- 김주용 키움증권 애널리스트[이데일리 강경훈 기자]동아에스티(170900)는 2013년 국내 1위 제약사 동아제약의 기업분할로 탄생한 동아쏘시오그룹의 ETC(전문의약품) 업체로 기업분할 이후 주력품목이던 위염치료제 스티렌의 약가인하, 제너릭의 경쟁 심화 등으로 3년간의 ‘고난의 행군’ 시기를 지냈다.동아에스티는 전문의약품시장에서는 고전했지만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하며 매출을 다변화시켰다. 동아에스티의 해외부문 매출 비중은 20% 수준에 이른다. 이는 기업분할 이전인 2010년 5%에 비해 괄목하게 성장한 것으로 동남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결핵치료제 원료 및 완제의약품, 바이오의약품, 박카스 등을 공급하고 있다.동아에스티는 동아제약의 R&D DNA를 고스란히 계승했다. 동아에스티의 R&D 분야 장점은 파이프라인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임상2상시험이 진행중인 기능성소화불량 치료제 DA-9701(모티리톤), 임상3상이 준비 중인 당뇨병성 신경증 치료제 DA-9801, 임상 2상이 준비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DA-9805 등은 식물에서 원료성분을 추출한 천연물신약이고,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제품도 현재 유럽과 일본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지난해 동아에스티는 3분기까지 매출은 4360억원, 영업이익 21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에 불과해 올해에도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연말에 깜짝 놀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인 DA-4501을 글로벌 제약사인 애브비에 5억2500만 달러에 기술수출한 것이다. 확정된 금액은 전체 계약의 7.6%인 계약금 400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기술수출한 신약 후모불질이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면역항암제라는 점, 세계에서 기술력이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대규모 딜을 이끌어냈다는 점은 동아에스티의 기술력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경쟁이 치열한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 환경상 동아에스티의 국내 전문의약품 사업부의 성장은 담보하기 어렵다. 하지만 동아에스티는 수출확대를 통해 내수의 저성장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 동아에스티는 의약품 판매전문 기업에서 R&D 중심의 혁신 신약 개발업체로 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에스티가 집중적으로 연구 중인 신약후보물질의 기술이전, 공동개발 같은 글로벌 진출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동아에스티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다.▶ 관련기사 ◀☞동아에스티, R&D 역량 인정…투자의견·목표가↑-신한☞제약업계 인사…3세 경영 본격화·R&D 전문가 전진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