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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브리오 패혈증, 상처 통해 감염돼 치사율 40~50% 달해 조심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경기도에 거주하는 30대 박모씨는 친구들과 남해로 휴가를 갔다가 회와 조개 등 해산물과 어패류를 먹었다. 그런데 음식을 먹고 난 후 이상하게 배가 아프고, 오한,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 응급실에 가보니, ‘비브리오 불니피쿠스’에 감염됐다고 한다.찌는 더위가 한 풀 꺾이고 가을이 한발자국 다가왔지만, 해안지역에서는 비브리오 균으로 인한 감염병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양식 어류가 폐사 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고, 비브리오균은 일반적으로 해수 온도가 15℃ 이상이 되는 5월부터 생기기 시작해 수온이 높은 8월부터 10월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Vibrio vulnificus;비브리오 패혈증균)에 감염되는 것으로, 이 균을 가지고 있는 어패류를 날 것 혹은 덜 익혀서 먹거나 어패류나 바닷물, 갯벌에 들어있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이 피부 상처에 접촉되었을 때 감염된다. 주로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잘 감염되며, 만성 간질환을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치사율이 4~50%에 이른다.비브리오균에 감염된 경우, 증상은 2가지로 나뉜다. 피부상처에 감염된 창상감염형은 해안에서 조개껍질이나 생선 지느러미에 긁혀서 생긴 상처를 통해 바닷물에 있던 균이 침입해 상처 부위에 부종과 홍반(붉은 반점)이 발생하는 것으로 증상이 급격히 진행되며 대부분의 경우 수포(물집)성 괴사(세포가 죽는 것)가 생긴다. 잠복기는 12시간이며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이 없는 성인의 경우에는 항생제 투여와 외과적 치료에 의해 대부분 회복된다.기존에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오염된 해산균을 익히지 않고, 날 것으로 먹었을 경우에 생기는 원발성 패혈증(일차적인 패혈증, 즉 다른 질환에 의해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패혈증이 아니라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 그 자체가 패혈증의 1차적인 원인이 됨)으로 급작스런 발열, 오한, 전신 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구토와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잠복기는 16~24시간이며, 증상이 발생한 뒤 30여 시간 이내에 대부분의 환자에서 피부에 병적인 변화가 나타나는데 사지, 특히 하지에서 부종, 발적, 반상 출혈(피부에 검보랏빛 얼룩점이 생기는 피하출혈, 멍), 수포형성, 궤양, 괴사(세포나 조직의 일부가 죽는 것)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김선빈 교수는 “비브리오 패혈증의 증상이 심해지면 쇼크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 경우 회복이 매우 힘들며, 발병 후 48시간이내에 사망하기도 한다” 며 “최근 1주일 이내에 제대로 익히지 않은 해산물이나 어패류를 먹었거나, 바닷물에 접촉하였거나, 해안가에서 낚시를 하거나 어패류를 손질하는 중 상처가 난 후에 이상 증세가 발생했다면 당장 병원에 와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치료는 페니실린, 암피실린, 세팔로틴, 테트라사이클린 등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에 효과가 있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병적인 변화가 나타난 피부 부위에 괴사된 조직이 있는 경우, 절개 등의 외과적 치료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올해의 경우 신고된 8명의 확진신고자중 3명이 사망했으며, 질병관리본부의 연도별 비브리오패혈증 환자 발생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2012년 64건(사망자수 37명), 2013년 56건(사망자수 31명), 2014년 61건(사망자수 40명), 2015년 37건(사망자수 13명), 2016년 42건(사망자수 14명)이었다. 또한 월별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5월부터 환자가 발생하여 8월부터 10월까지에 집중되어 있다. 최근에는 해수 온도 상승으로 더욱 주의를 요하고 있는데,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대략 3도 정도 웃돌아 비브리오 패혈증의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김선빈 교수는 “간 질환자, 알콜중독자,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부신피질호르몬제나 항암제 복용 중인 자, 악성종양, 재생불량성 빈혈, 백혈병환자, 장기이식 환자, 면역결핍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은 발병하면 치사율이 50%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예방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브리오패혈증 예방수칙 5가지△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패류는 5도 이하로 저온 보관하고 85도 이상 가열처리한다.△ 조개껍질이 열린 뒤 5분 간 더 끓인다.△ 날생선 및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 칼 등은 반드시 소독 후 사용한다. △ 어패류를 장만할 때 조리장갑을 착용하고, 조리 시에는 해수를 사용하지 말고, 꼭 흐르는 수돗물을 사용한다.
- 암 치료, 면역력에서 답을 찾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병원장 김상일)이 개인종합병원으로는 유일하게 면역항암제 급여 투약 기관(총92개 의료기관)에 선정됐다. 이번 면역항암제 급여 투약 기관은 차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면역항암제의 국민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되는 기관으로 기존 1억 원 이상의 약값을 부담해야 했던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부담을 연간 5% 이하로 낮출 수 있게 됐다. 양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선혜 과장은 “면역항암제는 기존 치료제 대비 부작용이 적고 효과 지속 기간도 긴 치료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고가여서 환자들의 접근성이 낮았던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보다 큰 치료효과를 보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면역항암제, 체내 면역체계 활용해 기존 항암제 대비 부작용 적고 효과 지속기간이 길어그 동안 암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크게 외과적 수술, 방사선 치료, 약물 치료 등이 활용되었다. 그 중 약물치료는 전이 등으로 인해 외과적 수술로 제거가 어렵거나, 수술 전 종양 크기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돼 왔다.그러나 약물치료는 부작용이 심해 환자 부담이 컸다. 1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화학항암제가 대표적으로, 암 세포가 다른 세포보다 빨리 자란다는 점을 이용해 정상 세포보다 성장이 빠른 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경우 암세포는 물론 모발, 백혈구, 생식세포 등 성장이 빠른 정상세포도 공격해 탈모나 구토, 피로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2세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의 특정 유전자만 공격, 화학항암제보다 부작용은 적지만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들에게만 적용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반면 면역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처럼 약물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대신, 환자의 왜곡된 면역체계를 복원해 면역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방식이다. 암세포는 끊임없이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체내 면역체계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게 면역세포를 왜곡하고, 이로 인해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면역항암제는 이러한 암세포의 면역회피기능을 제거,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든다. 결국 화학항암제보다 부작용은 적으면서도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와 관계없이 항암효과를 나타내며, 1,2세대 항암제에서 보여주지 못한 지속 가능한 항암효과를 보여주기도 한다.다만 면역항암제는 항암제에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아직 완전하지 않고, 치료 초기 질병이 진행하는 양상을 띄는 경우도 있어 경험 있는 의료진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다른 단점은 부작용이다. 면역항암제는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다고 하지만, 약의 특성 상 독특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면역항암제는 체내 면역체계를 정상화,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기 때문에 이 때 면역세포의 과잉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이 경우 갑상선염, 당뇨, 폐렴, 간염, 장염 등 다양한 면역 관련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혈액종양내과를 비롯해 감염내과 혹은 내분비내과, 병리과, 응급의료센터 등이 갖춰진 병원에서만 면역항암제 처방이 가능하다. ◇올 8월부터 92개 병원 통해 보험급여 적용, 점차 활용 범위 넓어질 것지난 8월 정부에서 면역항암제 국민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시작됨에 따라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가격에 대한 환자들의 부담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문재인 케어’에 의하면 약에 따라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350만원~ 490만원 선으로 이전 대비 5%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다만 급여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 지정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면역항암제에 대한 사용경험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만큼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을 제외한 암의 오프라벨(허가외 사용) 처방을 받기 위해서는 다학제 심사위원회가 갖춰진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다만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보다 넓은 암 질환에서 효과를 보이고 있어, 보건당국의 허가가 떨어질 경우 더 많은 암 환자들이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실제 최근 1개 약물에 대한 적응증이 추가되었고 다른 1개 약물 또한 적응증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인데,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암 환자들이 면역항암제를 통한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김선혜 과장은 “면역항암제는 암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나 어떤 환자들이 효과를 볼 지에 대해 판별하여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향후 수 년 내 많은 암환자들의 치료효과를 확신하기 위한 임상연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절실하다” 고 말했다.
- 삼성서울병원, 부인암 환자 1만명 돌파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삼성서울병원 부인암센터(센터장 이정원)가 부인암 등록건수 1만명을 돌파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94년 개원과 함께 부인암 환자를 치료한 지 23년만이다. 2016년 말 기준 자궁경부암 환자 4,380명을 비롯해 난소암 3,444명, 자궁내막암 1,946명, 기타암 513명 등 총 1만 283명의 부인암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연 평균 428명꼴이다. 이들 부인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연간 등록환자 수가 700명을 넘어섰고 2016년에는 736명의 부인암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특히 난소암 환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져 5년 전인 2012년에 비해 23.2% 늘어 지난해에는 307명을 기록, 300명대에 첫 진입했다. 국가암정보센터가 발표한 2014년 신규 난소암 환자 2,413명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난소암 환자 100명 중 12명은 삼성서울병원(당시 293명 등록)에서 치료받는 셈이다.본원에서 초기부터 치료를 시행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5년 생존율은 국내 평균을 상회한다. 이들 부인암 환자의 2010년부터 2014년 사이 5년 상대 생존율을 확인한 결과 자궁경부암 환자의 경우 85.9%, 난소암은 65.9%, 자궁내막암은 90.1%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생존율은 자궁경부암 79.7%, 난소암 64.1%, 자궁내막암 87.9%였다. 삼성서울병원 부인암센터는 이번 1만명 등록을 계기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부인암 특성상 가임력 보존과 동시에 수술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최소침습수술 개발에 힘쓰기로 하는 한편, 생존율을 높이고 재발률을 낮추기 위한 연구에도 투자와 지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 개원 이후 시행된 부인암 수술 7800여건 중 26%가 복강경으로 진행됐다. 또 최근에는 자궁경부암 재발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치료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임상연구도 한창이다. 특히 오는 9월에는 4세대 로봇수술 장비 ‘다빈치 Xi’를 도입해 부인암 수술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정원 센터장은 “본원에서 치료받은 부인암 환자가 1만명을 넘어섰고, 이들이 높은 생존율을 보인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 더욱 더 부인암 환자들의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바이오에피스, 자가면역질환 시밀러 3종으로 시너지 극대화
-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문 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의약품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 최종 판매허가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베네팔리(미국명 브렌시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미국명 렌플렉시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바이오의약품 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모두 개발한 유일한 회사가 됐다. 휴미라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160억8000만달러(약 18조원)의 매출로 가장 많이 팔리는 약 1위에 오른 약이다. 엔브렐은 88억7000만달러(약 10조원)으로 3위, 레미케이드는 86억9800만달러(약 9조8000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이들 약은 모두 류마티스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치료용 바이오의약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류마티스관절염, 염증성대장염, 건선, 강직성척추염을 비롯해 100가지가 넘으며 미국에서만 환자 수가 5000만명이 넘을 만큼 환자 수가 많다.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이 검사장비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일각에서는 세 종류의 자가면역질환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모두 개발해 서로의 시장을 잠식하는 소위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모두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 쓰긴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약의 특징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휴미라는 류마티스관절염, 염증성장질환, 크론병 등 허가받은 질병 종류가 가장 많다. 하지만 엔브렐은 반감기가 짧아 체내에 남는 약 성분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래서 고령환자나 신장이나 간기능이 떨어진 환자 같이 고위험 환자가 쓸 수 있다. 레미케이드는 다른 약보다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치료효과가 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환자의 증상 및 특성에 따라 선택 가능한 옵션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바이오시밀러의 경쟁자는 오리지널약이지 다른 바이오시밀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 5년차라는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초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바이오의약품 세 종류를 모두 개발하게 된 원동력은 ‘될성 싶은 떡잎’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삼성그룹이 지금까지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등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투자를 한 금액이 2조~3조원대로 알려져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출범 당시 신약보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결정했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이다. 분자구조가 동일한 화학의약품의 복제약과 달리 단백질이나 세포를 이용해 만드는 바이오의약품은 분자구조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복제약을 비슷하다는 뜻의 ‘시밀러’라고 부른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이름에 걸맞게 신약을 개발해야지 무슨 복제약이냐”고 비아냥댔지만 제약업 경험이 전무한 삼성으로서는 성공 가능성이 신약보다 높은 복제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 투자로 후발주자가 추격하지 못하게 차이를 벌리고 규모의 경제를 만든 반도체 산업에서의 경험을 의약품 산업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라며 “이 정도의 대규모 투자는 글로벌 제약사들도 쉽게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효율적인 프로세스 관리로 연구개발부터 임상시험을 거쳐 실제 제품을 상용화하는데 통상적으로 걸리는 7년 정도의 기간을 4~5년으로 단축했다. 임상시험은 CRO(임상시험수탁기관)에 맡기는 대신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나라에 직접 인력을 파견해 환자 모집을 직접 챙겼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의약품 인허가 절차는 나라마다 모두 다르지만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각 나라별 맞춤형 답변과 자료를 미리 준비해 시간을 줄였다”고 말했다. 이번 유럽 허가도 유럽의약품청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긍정의견을 받은지 2개월만에 완료됐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베네팔리를 호주, 캐나다, 한국, 유럽에, 플릭사비를 미국, 유럽, 호주, 한국에 출시했다. 지난해 2월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베네팔리는 지난해 유럽에서 1억60만달러(약 117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7배 늘어난 6530만달러(약 73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급성장세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임랄디는 빨라야 2019년에 판매가 가능하다. 휴미라의 특허가 내년 10월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휴미라의 특허만료로 바이오시밀러가 처음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하는 2020년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3가지 바이오시밀러는 19억달러(2조14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경쟁이 본격화되는 2022년에는 32억36000만달러(3조 6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바이오시밀러는 환자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오리지널 약과 동등한 효과를 인정받아야 한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고가의 치료제에 대한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외에 항암제, 당뇨병치료제 등의 바이오시밀러도 개발 중에 있다.삼성바이오에피스 주요 파이프라인
- 시선바이오, 면역항암제 맞춤치료에 필수적 ‘MSI 유전자 진단키트’ 품목 허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유전체 분석 및 진단키트 전문기업인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대표 박희경)는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 microsatellite instability)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U-TOP MSI 진단키트’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체외진단용 의료기기(3등급) 제조허가를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현미부수체(microsatellite, 미세부수체)는 1~6개 염기쌍으로 이뤄진 짧은 염기서열이 반복되는 유전체(DNA)의 일부로 사람 전체 DNA의 5% 정도를 차지한다. DNA를 복제할 때 이 구간에서 실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불일치 오류를 복구하는 단백질이 없거나 복제 오류를 바로잡는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짧은 염기서열의 반복횟수가 정상보다 많아져 돌연변이가 초래될 수 있다. 현미부수체불안정은 현미부수체의 반복서열의 길이가 일관되지 않고 다양하게 나타나는 상태를 뜻하는데 5개 관련 표지자(Bat25, Bat26, D2S123, D5S346, D17S250) 중 2개 이상이 양성이면 고도 현미부수체불안정(MSI-H), 1개면 저도 현미부수체불안정(MSI-L), 음성이면 현미부수체안정(MSS)이라 한다.MSI는 현재 비용종증 대장암의 보조진단에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MSI-H이면 종양의 위치(암종)와 상관없이 이 약을 급여 범위에서 처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아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부상하고 있다. 키트루다는 암종에 관계 없이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에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항암제다. MSI는 대장암 외에 위암·자궁내막암·췌장암·악성흑색종·폐암 등에서 발생해 치료제에 반응을 보일 환자를 선별하는 데 활용된다. 시선바이오는 DNA 염기서열의 길이 변화를 온도 변화로 감지하는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real-time PCR)로 MSI 불안정성을 판정하는 진단시약을 개발했다. 기존 MSI 검사법이 고가의 자동염기서열분석 장비를 이용해 복잡한 절차의 분석을 거치는 단점을 개선했다. U-TOP MSI 진단키트는 염기 1개가 반복되는 현미부수체를 검출할 수 있을 정도로 민감도가 높다. 이번 국내 식약처 허가는 대장암 분류진단을 보조하는 시약으로 승인됐다. 대장암 외의 다른 적응증은 연구용 시약(Research use only)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 진단키트는 그동안 국내나 유럽에서 품질인증을 받은 제품이 없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실시간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로는 세계 최초로서 검사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다른 방식을 채택한 미국 등의 기존 검사법보다 높은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시선바이오는 유럽에 진출하기 위해 유럽품질인증(CE) 승인 절차를 밟고 있으며,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 관련 동반진단(치료제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진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U-TOP MSI 진단키트는 지난해 식약처가 도입한 ‘의료기기 허가·신의료기술 평가 통합심사제도’에 따라 요양급여 대상으로 신속하게 결정났으며, 출시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박희경 대표는 “U-TOP MSI 진단키트는 식약처 허가를 받아 판매되는 첫번째 현미부수체불안정성 진단키트이자, 실시간 PCR검사를 채택한 세계 최초의 제품”이라며 “이번 신제품 허가로 의료계의 난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사업화 역량을 입증했으며, 식약처의 통합허가심사를 거쳐 시장에 조기 진출하게 된 정책 수혜 유전자진단키트의 모범이 됐다”고 말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의 현미부수체불안정성(MSI) 유전자 진단키트인 ‘U-TOP MSI 진단키트’.
- 대상포진, 피부 병변 아닌 신경계 질환... 고령층 특히 조심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여름이 지나면서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處暑)’가 코 앞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 시기는 큰 일교차로 신체의 면역력이 저하되기 쉽다. 우리 몸의 최대 방어선인 면역력이 무너지면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수 있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해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대상포진’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령층에 위험한 ‘대상포진’ 통증에 합병증 동반대상포진은 어릴 적 수두를 앓았던 사람의 몸 안에 잠재돼 있는 바이러스가 성인이 된 후 뇌, 척추 신경 등 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발현돼 신경이 있는 몸 어디에도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바이러스가 우리 몸의 신경을 따라 증식하여 신경분절에 따라 피부의 편측으로 발진이 나타나고 수포화되며, 결국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따라서 대상포진은 표면적으로 봤을 때 피부 병변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으나, 신경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신경계 질환이다.대상포진의 발병은 우리 몸의 면역학적 기능을 담당하는 T-세포(T-Cell)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T-세포는 노화, 만성질환, 항암치료 등을 받는 경우 기능이 떨어진다. 40대부터 T-세포의 면역학적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는데, 이에 따라 50~60대 이상부터는 대상포진의 발병률도 급격하게 증가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 진료 인원 중 50대 이상 환자 수는 최근 3년 동안(2014년~2016년) 전체 환자의 약 72.6%를 차지 해, 면역력이 약해진 고령층에서 대상포진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대상포진은 수포가 나타나기 전 생기는 통증이 근골격계 통증으로 오인하기 쉬운데,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극심한 통증 및 합병증을 겪게 될 수 있다. 대상포진은 흉추, 뇌 신경, 경추, 요추 등의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뇌 신경에 신경통이 발생하면 합병증을 병행할 가능성이 큰데, 특히 안면(顔面) 신경, 삼차신경 등에 발생 시 각막 손상 혹은 청각 손상, 안면 마비 등이 올 수 있다. 또한, 합병증으로 뇌수막염이 발생하면 치사율이 15%까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안면 마비, 시력 및 청각 저하, 뇌수막염 증상을 항상 체크해야 한다. 부평힘찬병원 대상포진 클리닉 이성중 원장은 “대상포진 환자는 적절한 항바이러스제 및 신경치료를 병행하지 않을 경우 바이러스가 신경 및 신경절을 파괴하면서 통증이 발생되고, 그 과정에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및 여러 합병증이 발생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노년층 대상포진 환자는 노화 및 면역력 감소로 신경절 파괴가 더욱 심하게 일어날 수 있어 노년층 환자의 30~40%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다는 통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신경 치료는 발진 후 72시간이 ‘골든타임’급성 대상포진의 신경 치료는 신경 내 염증을 가라앉히고, 신경 주위에 혈류량을 증가시켜 신경 변성 악화를 막아 통증 감소 및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방지 효과가 크다. 특히 발진 후 72시간 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고 신경 치료를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대상포진은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충분한 수면과 꾸준한 운동을 하고, 과음 및 스트레스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주사다. 우리나라는 노화로 인해 T-세포 면역력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는 50대 이후 예방주사를 맞길 권고하고 있다. 다만, 항암치료를 받고 있거나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 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이성중 원장은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맞으면 50% 이상 대상포진 예방이 가능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을 60% 이상 감소시킬 수 있어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며,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 및 합병증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므로 철저한 예방 및 발병 시 조기에 항바이러스 약제 및 신경 치료를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 난치성 유방암에 새로운 표적치료제 효과 첫 입증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항암치료 외에는 달리 뾰족한 치료방법이 없었던 삼중음성유방암에 새로 개발된 표적치료제의 효과가 입증, 유방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삼중음성유방암은 호르몬이나 유전자(HER2)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유방암의 한 종류로 항암제에 일부 반응하더라도 재발이 많고 암의 진행이 빨라,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에서의 무진행 생존기간이 평균 6개월 미만일 정도로 치료가 어려운 암이다.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성배 교수는 한국, 미국, 프랑스 등 8개국 44개 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국제 연구를 통해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에서 AKT 표적치료제의 효과를 연구한 결과, 기존 항암제로만 치료한 환자보다 무진행 생존기간이 2배 증가해 획기적인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항암치료 외에는 표적치료 방법이 없었던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AKT 표적치료의 효용성을 처음으로 입증하여 세계 3대 임상 암 연구 관련 의학저널 ‘란셋 온콜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유방암은 여성 호르몬과 관련이 있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이 전체 유방암의 약 60-70%를 차지하고 있으며, HER2 특이 유전자 증폭과 관련된 HER2 유방암이 20%, 호르몬이나 HER2 유전자 증폭과 관계없이 유방암이 발생한 삼중음성유방암이 그 나머지 15-20%를 차지한다.지금까지 삼중음성유방암 치료를 위해 암 성장에 중요한 신호경로를 차단하는 약제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있었으나 효과가 좋지 않았고, 최근 면역치료제, DNA 손상시 복구와 관련된 PARP 억제제가 일부 제한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나 아직도 치료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이에 김성배 교수팀은 항암치료 후 1년 이내에 재발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에게 암 세포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신호경로 중 하나인 AKT를 억제하는 약제(이파타설팁, Ipatasertib)를 이용한 무작위 임상 2상 연구에 참여했다, 지난 2014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 8개국 44개병원에서 124명의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 중 62명에게는 표적치료제(AKT 억제제)와 항암치료제(paclitaxel)를 함께 병합해서 치료했고, 대조군인 62명의 환자들에게는 항암치료제만으로 치료를 시행했다. 먼저 병합치료를 시행한 군에서는 평균 무진행 생존기간이 6.2개월이었고, 항암제 치료만 받은 군에서는 4.9개월이었다. 또한 연구팀은 전체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 124명 중 차세대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PI3K-AKT-mTOR 신호경로의 이상이 있는 환자들만 선별하였는데, 병합치료를 받은 군에서는 26명, 항암치료만 받은 군에서는 16명으로 총 42명이었다.42명 중 항암치료제로만 치료받은 환자 16명의 평균 무진행 생존기간은 4.9개월이었지만, 표적치료제와 항암치료제를 병합한 환자 26명에서는 평균 9개월로 나타나 표적치료제를 투여한 환자에서 무진행 생존기간이 2배 정도 길어 획기적인 치료효과를 나타냈다.표적치료제를 투여한 환자들에서 치료 약제로 인한 대표적인 부작용은 설사였고, 사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총 8개국 44개 병원에서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 국가별로는 아시아인이 58명, 백인이 54명, 흑인 등 그 외 인종이 12명이었다. 연구팀은 향후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삼중음성유방암 뿐만 아니라 전체 유방암 환자의 60-70%를 차지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서도 AKT 억제제의 효과에 대해 추가 3상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김성배 교수는 “우수한 치료약제가 부족한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에서 AKT 표적치료제의 효용성을 세계 처음으로 입증한 연구”라며 “특히 치료 전에 차세대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PI3K-AKT-mTOR 신호경로의 이상이 있는 유방암 환자를 선별할 수 있고, 이러한 환자 군에서 AKT 표적치료의 효과가 탁월하여 무엇보다 적합한 환자를 선별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과기여성새일센터, 이공계 경력단절 여성 교육 활발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주)녹십자셀현장견학모습서울과학기술여성새로일하기센터(센터장 최문용, 이하 과기여성새일센터)가 미취업·경력단절 이공계 여성들을 대상으로 지난 7월 3일부터 8월 18일까지 실시한 <제약·바이오 분자진단 전문 인력 양성과정> 교육 과정에 총 24명이 수료했다.총 200시간 동안 분자진단 전문인력으로서 갖춰야 할 △세포주 배양 관리 △분자진단소재개발 △분자진단기기분석 △진단용 샘플처리 △NGS를 활용한 분자진단 등 실무중심의 실습교육을 한국폴리텍 대학(성남캠퍼스, 융합기술교육원)에서 교육하고 있다.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실무 중심 전문 교육 외에도 관련 분야 CEO 특강((주)베트올 김정미대표), 이력서 및 자소서 클리닉, 취업처 탐방, 모의 면접 등도 함께 진행했다.㈜녹십자셀 현장견학을 통해 앞으로 분자진단 전문인력으로 거듭날 본인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다. 과기여성새일센터는 2014년부터 여성가족부와 서울시의 지정을 받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소장 한화진, WISET)에 설치되어 운영해오고 있다. 미취업, 경력단절 이공계 여성의 (재)취업을 돕기 위해 품질관리 전문인력 양성과정, 분자진단 전문인력 양성 과정, 지식재산중심(IP R&D)분석 실무과정 등 취업교육과 구직자 취업지원, 구인자 채용지원 업무를 한다.새일센터는 11월에는 제약·바이오 분야 일자리 포럼도 계획하고 있어 관련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미취업·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취업시장 동향, QC·QA 등 직무 안내, 2018년 채용 정보 등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녹십자셀은 2007년 세계 최초로 간암에 대한 항암면역세포치료제 품목허가를 획득하였으며, 세계적인 수준의 세포배양 기술과 설비를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 신약개발 '니치버스터' 시대 개막…국내 바이오벤처에 기회
- 1신규 투자 대상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인터베스트 이태용(오른쪽) 대표와 임정희 전무.(사진=강경훈 기자)[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앞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은 더 이상 나오기 힘들 겁니다. 대신 의료와 IT가 접목된 맞춤의료, 디지털헬스케어, 인공지능과 새로운 진단법 등을 기반으로 하는 니치버스터(niche buster)의 시대가 올 겁니다. 국내 바이오벤처의 기술수준은 세계 무대에 내놓아도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창업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뀐 만큼 이런 기회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만하다고 봅니다.”이태용(58) 인터베스트 대표는 현 시점을 “제약업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중대한 시점”이라고 정의했다. 그가 제시한 근거는 이렇다. 화이자, GSK,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최근 연평균 성장률은 1~3%대에 머물고 있다. 환자 보호와 안전이 강조되면서 임상시험은 더 어려워지고, 시간은 더 오래 걸리면서 비용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허가에 성공하는 약은 매년 20개 안팎에 불과하다. 1990년대에는 많게는 1년에 60개의 신약이 쏟아져나오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그동안 연간 수조원의 매출을 안겨줬던 블록버스터 약물은 지속적으로 특허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바깥 사정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세계 각국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위해 약가인하나 제너릭·바이오시밀러 같은 대체제 우대정책을 펼침에 따라 제약사들이 ‘돈 벌기 어려운 세상’이 오고 있다. 인터베스트는 국내 최대 바이오벤처 투자 캐피털 중 하나로 전체 운용자산이 4360억원에 이르며, 이중 30여개 바이오벤처에 13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대부분이 니치버스터 관련 기업들이다. 신약개발은 성공률은 1% 미만이지만 성공하면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투자를 총괄하는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유전자분석, 마이크로비옴(인체공생 미생물), 세포 내 치료기술, 줄기세포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유전체 분석을 통한 개인별 맞춤의료 같은 새로운 진단법이나 유전자 편집·마이크로비옴 같은 기존에 없던 치료법, 희귀질환 치료제 ‘니치버스터’ 분야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눈독을 들이는 분야”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개발 과정에서 독성이나 효과 미비 등으로 탈락하는 수백 수천개의 후보물질 중 일부는 특정한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유전자 분석을 통해 효과를 볼 사람을 미리 알 수 있으면 신약 개발이 훨씬 쉬워진다”고 말했다.최근 제약업계의 화두는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자체적으로 연구를 하기 보다는 외부에서 유망한 기술을 조달하는 게 오픈 이노베이션의 특징이다. 미국 버텍스는 유전자가위치료법 바이오벤처인 크리스퍼 테라퓨틱스에 2조6000억원을, 암젠은 이중표적항체치료제 바이오벤처인 젠코어에 1조7000억원을 각각 투자하는 등 이미 오픈 이노베이션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그동안 남을 따라하는 ‘미투(too me)’ 전략에 의존했던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혁신기술을 가진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이 대표는 “자본이 있는 대형 제약사나 기술이 있는 바이오벤처나 모두 각자의 힘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워 오픈 이노베이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생존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국내 바이오벤처의 경쟁력은 오픈 이노베이션에 상당히 유리하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국내 대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형 바이오벤처인 툴젠은 전세계에 3곳에 불과한 유전자가위 개발 기업 중 한 곳이고, 천랩은 마이크로비옴 후보균 데이터베이스가 탄탄하다. 또 오름테라퓨틱은 암세포 안으로 항체치료제를 전달하는 원천기술을, 싸이퍼롬은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약물 부작용을 예측하는 솔류션을 개발했다.이런 바이오벤처가 연구개발을 특화시키고 대형 제약사가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이를 상용화하는 생태계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벤처캐피탈, 정부, 재무적 투자자(LP)의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판단이다. 이 대표는 “바이오기술은 개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바이오벤처를 지원하는 벤처캐피탈이나 LP가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인 성과에 신경쓰면 생태계가 풍성해지지 못한다”고 말했다.◇니치버스터: ‘커다란 틈새시장’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표적항암제, 자가면역치료제 같은 수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던 블록버스터와 달리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맞는 맞춤의학을 기본적인 접근법으로 한다.
- 방광암 치료하는 BCG백신, 항암효과 높이는 법 찾았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방광암은 방광에 생기는 악성종양인데 대부분은 암의 진행 단계가 방광 점막이나 점막 하층에만 국한된 ‘표재성 방광암(비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종양세포가 근육까지 침투하지 않아 ‘경요도 방광암 절제술’로 초기 치료가 가능하고 예후 가 좋다. 하지만 ‘표재성 방광암’은 한 번의 방광암 수술로 완치되는 경우가 적고, 약 70%의 높은 재발률이 문제돼 이러한 재발을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결핵 예방 백신인 ‘BCG(Bacillus Calmette-Gu?rin) 항암치료요법’이 표준항암면역요법으로 시행돼왔다.‘BCG 방광암 항암치료요법’은 결핵균을 자연감염 효과를 모방해 만든 약독화(弱毒化)한 생백신인 BCG 백신을 방광 내 주입하는 방법으로, 방광암 재발률을 70%에서 20%로 낮출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BCG 백신이 ‘표재성 방광암’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백신의 방광 내 주입으로 인해 결핵균에 대한 자연적인 인체의 면역기전이 작용해 방광염, 혈뇨 등의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서 BCG 백신을 거부해 방광암 재발을 낮추기 위한 효과 또한 경감시키는 것으로 확인돼, BCG 치료에 따른 부작용 및 내성 등의 문제가 극복해야 될 과제로 남아있었다.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장인호·황영미 교수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방광암 치료에 있어 BCG 백신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BCG 항암치료의 효율을 증대할 수 있는 BCG 내성 관련 기전을 밝히는데 성공했다.장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BCG의 방광 내 주입 시 선천면역 반응에 의한 항생물질 중 하나인 ‘항균펩타이드(Antimicrobial Peptides; AMPs)’의 분비 작용으로, 주입된 BCG의 효능이 저하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BCG로 유도된 ‘항균펩타이드’는 세포내 신호 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단백질 키나아제(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 MAPK)’ 경로를 통해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진은 BCG 주입에 따른 세포내 신호 전달을 위한 수용체로서 병원체를 인지하는 단백질인 ‘톨유사수용체(Toll-like receptors, TLRs)’가 관여하며, 이중 ‘톨유사수용체2(TLR2)를 통해 ‘MAPK’ 경로 활성화 중 단백질 ‘세포외신호조절인산화효소(Extracellular signal-Regulated Kinase, ERK1/2 또는 MEK)‘가 중간 매개체로 작용함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TLR2 수용체를 차단하여 MAPK 경로를 비활성화함으로써, BCG의 세포내 내재화를 막는 항균펩타이드의 발현을 억제하고, 중간 매개체인 ERK 단백질에 억제제를 사용하여 TLR2-MAPK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BCG 항암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장인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방광암 환자에서 BCG에 의해 유도된 방광암 세포에서의 ‘항균펩타이드’의 억제가 방광암에 있어 BCG 항암치료 효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중요한 표적 물질임을 확인했다”고 말하며, “이번 연구는 방광암 치료에 효능을 가진 BCG의 치료 효율 증대를 도모하는 임상적 의미를 가짐은 물론 새로운 시도를 통한 방광암 환자에서 면역치료 효율을 높이는 타깃 경로의 발굴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미국의 국제암학술지인 ‘Oncotarget’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