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멜로보다 스릴러가 더 사랑받은 가을
- [조선일보 제공]가을은 멜로의 계절? 2006년 11월 흥행 수치만 놓고 보면, 이 주장은 ‘거짓 명제’라는 평가를 받을 것 같다. 스릴러가 득세하고 멜로는 의기소침한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CGV가 발표한 2006년 11월 영화산업 분석에 따르면, 이 달의 관객은 멜로보다 스릴러를 더 사랑했다. 관객수로 봤을 때 멜로의 점유율은 13.5%, 스릴러는 15.5%. 작년 11월에는 멜로가 20.3% 였지만 그 수치가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반면 스릴러는 2005년 11월에도 17.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을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올해 11월 사랑 받은 스릴러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살인게임 ‘데스노트’와 마술을 소재로 한 스릴러 ‘프레스티지’. 11월의 흥행 2위(78만 명)와 3위(64만 명)를 기록하며, 예상외의 관객 동원을 기록했다. 멜로가 추락한 가장 큰 이유는 문근영, 김주혁 주연의 ‘사랑따윈 필요없어’가 6위(55만 명)에 그쳤기 때문. 10월 25일에 개봉한 유지태, 김지수 주연의 ‘가을로’는 첫 주에는 흥행 1위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11월에 들어서는 약 28만여 관객에 그치며 부진했다. 11월 30일에 개봉한 ‘그해 여름’과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은 12월 개봉작 수치에 집계된다. ▲ 데스노트11월의 최고 강자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메릴 스트립의 편집장 연기가 압권인 이 유쾌한 드라마는 11월에만 120만 관객을 모으며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이 달에 극장을 찾은 관객은 953만 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작은 월별 관객 수를 기록했다. 특히 상영작 편수는 10월의 21편에 비해 무려 19편이나 증가한 40편이었지만, 관객 수는 전달 보다 460만 명 줄었다. 1년 중 가장 비수기에 속하는데다, 대형 화제작이 거의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월 한국영화 점유율은 46.6%(서울). 전달인 10월은 83.1%였으며, 2006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영화 평균 점유율은 60.8%다.
- (CEO 칼럼)"콘텐트 유통에 룰이 필요하다"
- [iMBC 하동근 대표]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콘텐트의 쓰임새가 넓어졌다. 원본과 사본의 구별이 필요 없고, 복사하는데 거의 비용이 들지 않으며, 한번 만들어진 디지털 콘텐트는 거의 영구히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수십 년 전의 가수가 생생한 목소리로 영원히 노래할 수 있고, 이미 사망한 배우가 새로운 영화에 출연까지 가능한 세상이다. 이소룡도 엘비스 프레슬리도 끊임없이 새로운 버전으로 태어날 것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이른바 원소스 멀티유스라는 말이 트렌드가 되었다. 극장에 걸린 영화는 인터넷으로, 휴대폰으로, DVD로 다양한 윈도에서 판매될 수 있고, 예전의 매출에 비해 훨씬 많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콘텐트 자체의 재활용뿐만 아니라, 콘텐트의 매체 역시 재활용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콘텐트의 생명력이 더 길어지고 다양해지면서 세계적으로도 저작권을 둘러싼 논란의 확대와 함께 저작권법에서 저작권 인정기간을 더 늘리려는 추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FTA 협상에서도 저작권 인정기간을 둘러싸고 서로간에 신경전이 치열하다. 콘텐트의 다양한 활용과 가치의 재발견은 문화의 발전과 산업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참 반가운 일이다. 또 다양한 콘텐트 서비스로 우리 생활은 더 풍족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사이버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새로운 디지털문화시대는 우리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해주고 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디지털 콘텐트 문화의 번영을 만끽하고 있으니 이 시대는 축복받은 시대이다. 그러나, 이 시대에도 그늘은 있다. 콘텐트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준거의 틀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처음 컴퓨터기술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다. 콘텐트의 손쉬운 복사기능은 불법복제의 유혹을 낳았고, 이런 불법행위를 악용한 일부 사업들도 번창하고 있다. 그대신 정상적인 콘텐트 제작자들은 당연히 어려 움에 처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심각한 문제들이 아직도 해법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논란 속에 있다. 미국에서 냅스터가 사업을 중단하고 애플이 아이튠 사업을 하게 되기까지 오랫동안 음악사업은 새로운 룰을 만들지 못하고 침체를 겪어야 했다. 국내에서도 소리바다와 벅스 등, 디지털 시대 음악사업이 겪은 혼란은 대동소이했다. 다행히 음악사업은 유료모델이 제시되어 업계의 요구사항들이 수렴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 등 중요 문화 콘텐트 들이 여전히 사회적 가이드 라인을 명확히 갖고 있지 못하다. 모든 비즈니스의 룰이 법의 규제와 판례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의 디지털시대의 시민정신은 이를 사전에 충분히 조정하고 협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회적 합의를 위한 토론기회가 더 많이 있어야 한다. 그 안에서 업계 전체의 공동번영을 위한 디지털콘텐트 사용에 대한 룰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사이버 르네상스의 디딤돌이다. 법이란 규제가 가장 마지막에 들이대는 잣대가 되기를 희망한다. 하동근 대표 <약력>81년 외대 영어과 졸업90년 동경특파원2000년 보도국 국제부장2001년 보도제작부장2003년 ㈜iMBC 대표이사 사장(현)㈜ iMBC2000년 3월 회사 설립2002년 2월 벤처기업 등록2003년 4월 방송콘텐츠 유료화 2005년 1월 코스닥 상장
- 팬택계열, 아르헨에 `디카룩 200만화소폰` 공급
-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팬택(025930)계열은 아르헨티나 2위 사업자 CTI모빌에 초소형 디지털 카메라처럼 생긴 디카룩 200만화소폰 ‘팬택 PG-6100’(사진)을 공급한다고 6일 밝혔다. 팬택계열은 이번 공급을 통해 중고가 제품의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선도업체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CTI 모빌에 자체브랜드로 슬림폰 ‘팬택 PG-3210’을 공급하며 아르헨티나에 진출한 팬택계열은 현재 CTI 모빌 중가(Mid-Tier)이상 제품군에서 판매량 2위를 차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휴대폰 수요가 연간 1000만대에 달하는 중남미 3대 휴대폰 시장 아르헨티나에서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 등과 경쟁하며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시장 점유율 6%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에 공급되는 제품은 디지털카메라 형태의 디자인으로 4배 디지털 줌과 플래시를 지원하는 200만화소 카메라, 내장 메모리, IrDA, 블루투스, FM라디오, 스피커폰 등의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김건창 팬택계열 해외마케팅본부장 상무는 "지난 1년간 아르헨티나 시장에서 정말 열심히 뛰었고 그 결과 많은 가시적 성과를 이루어냈다"며 "초기 시장 진출의 어려움을 딛고 빠른 성장세 속에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팬택’ 브랜드로 메이저 휴대폰 기업 이미지를 확고히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계열은 올해 8월 아르헨티나 지사를 설립하고, 미니폰 ‘PG-3810’, 컴팩트 슬라이드폰 ‘PG-1610’ 등 현재까지 총 6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팬택계열은 내년에도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우리 엄마 책바다 빠졌네
- ▲ 파주 헤이리 아티누스 안에 있는 레스토랑‘파머스 테이블’에서 차 한잔 앞에 두고 책을 읽고 있는 여성[조선일보 제공] 낙엽 흩날리고, 찬 비라도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면 따끈한 차 한 잔에 소설 한 자락 읽으며 뒹굴고 싶은 게 여자 마음이다. 친구 두셋이 모처럼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면….문제는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아이들이다.어디 맡길 데도 마땅치 않고, 두고 가자니 마음이 불편하고. 날이 추워지니 아이들도 실내에 오래 있으면 좀이 쑤시는 눈치다.이럴 땐 ‘북 카페’만큼 좋은 아이디어도 없다.마침 최근 들어 책을 주제로 한 복합문화공간이 서울 안팎에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한잔의 차는 입안을 적시고 한권의 책은 마음을 적시고… 도서관 싫어하던 우리 개구쟁이도 여기선 책벌레 가을 여행, 잘 왔다. ◆카페 위 어린이도서관, ‘꿈과 쉼’ 삼청감리교회에서 운영하는 서울 삼청동 북까페 ‘엔’(02-733-1054)은 전문 바리스타가 끓여내는 달마이어 커피를 마시면서 최신간 양서들을 읽을 수 있는 공간. 넉넉한 크기의 수제 의자들 덕에 책을 오래 앉아 읽어도 피곤하지 않다. 까페라떼 4000원, 아이스크림 3000원, 샌드위치는 3500원인데, 참치 와사비호밀 샌드위치에 아메리카노 커피를 곁들인 세트 메뉴(6000원)가 간단히 요기하기에 좋다.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위층에 ‘엔’의 수익금으로 운영하는 어린이도서관 ‘꿈과 쉼’(02-734-1054)이 있다는 것. 신내동에서 초등 3학년 아들과 일부러 이 곳을 찾은 권수경(38)씨는 “큰 도서관에 가면 책이 너무 많아 오히려 골라 읽기가 어려운데 여기는 수필·소설·만화 등 베스트셀러가 선별돼 있고, 월별 코너에 신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 좋다”고 말한다. 도서관에서는 매달 ‘생물화석 표본 만들기’ ‘그림동화 읽기’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미리 체크해볼 것. 나온 김에 경복궁이나 근처 부엉이박물관(02-3210-2902)에 들러도 훌륭한 나들이가 된다. 삼청교회의 넓은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 단, 어린이도서관 이용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다. ◆그림책의 천국, ‘초방’ 이화여대 후문 건너편 골목에 자리한 북 카페 ‘초방’(02-392-0277, www.chobang.com)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갤러리와 서점을 한데 겸한 45평 가량의 공간이다. 길가에 면한 창가 쪽에는 그림책부터 초등학생 동화책 2000여 권이 구비된 어린이 서가와 어린이용 책걸상들이 놓여 있고, 안쪽에는 벽면을 따라 책과 미술작품이, 중앙에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 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볼로냐어린이국제도서전’ 심사위원을 맡았던 신경숙씨가 주인장. 그래서인지 볼로냐도서전에서 수상한 우리 창작 그림책들이 비중 있게 전시돼 있다. 정기적으로 그림책 작가들을 위한 워크숍이 열리는 ‘사랑방’. 매주 수요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일본 그림책 읽기 모임’에서는 일본 그림책을 통해 일본 문화를 탐구한다.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 엄마들을 따라 나들이에 나선 아홉 살 단짝 친구 인화와 윤빈이가 장난을 치며 책을 읽고 있다.◆책이랑 놀아요, ‘헤이리 아티누스’ 12월1일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들어서는 어린이 책 복합문화공간.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이 온통 어린이 책으로 장식된다. 온라인 서점 리브로(www.libro.co.kr)가 오프라인에 여는 ‘어린이 리브로’(031-948-0740)가 메인 공간. 2만 권에 달하는 어린이·청소년 책과 부모를 위한 자녀교육서가 구비된 2층 서점 안에는 책 모양의 거대 조형물을 비롯해 ‘괴물들이 사는 나라’(모리스 센닥) 주인공들이 꼬마손님들을 반긴다. 15일에 문 여는 네버랜드 피처북 갤러리(031-948-6685)는 국내외 그림책 작가들의 원화를 전시하는 공간. 갤러리 안에는 3000여 권의 그림책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책 놀이터’가 따로 마련된다. 1층에 자리한 레스토랑 ‘파머스 테이블’(031-948-6225)에선 스파게티, 피자 등 이탈리아 음식을 15일부터 판매한다. 화덕에서 막 구워낸 피자(1만1000~1만8000원)는 이 집의 자랑거리. 허브와 빵 굽는 가게, 티 하우스도 들러볼 만하다. 아티누스 말고도 예술마을 안에는 북하우스, 반디 북카페, 동화나라 등 책을 테마로 한 문화 공간이 많으니 산책 겸 둘러보자. ◆오래 되어서 정겨운, ‘진선북카페’ 삼청동 초입의 갈림길 사이 삼각형 땅에 세워진 2층짜리 통나무 카페. 멋진 나무들 아래 야외 테이블을 놓은 정원이 운치 있다. 다양한 분야의 책들과 백과사전, 어학사전류를 합해 3000여 권의 책이 구비돼 있고, 어린이 책도 200여 권 가량 있다. 차 종류는 4000원선, 스테이크는 1만5000원~2만원, 스파게티는 8000원~1만원, 샌드위치는 5000원이다. 주말에는 빈 자리가 거의 없으므로, 아이를 데려가기에는 평일 오후가 조용하고 좋다. 모(母)회사인 진선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은 20%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밖에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북 카페로 광화문 성곡미술관 맞은 편에 자리한 ‘커피스트’(02-725-5557)와 홍대 앞 ‘다방(D’AVANT)’(02-325-5510)이 있다. ‘커피스트’는 생두를 직접 볶아 우려낸 커피와 직접 만든 쿠키, 빠니니를 맛보면서 카페 주인장이 모아둔 커피·와인·음식 관련 책과 만화, 잡지들을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방’은 맛있는 와플, 팬케이크, 에스프레소 커피로 유명하며, 책은 물론 클래식·재즈CD들까지 구비돼 있어 듣고 싶은 곡을 골라 신청할 수 있다.
- 파산 판사가 소개한 해외 유명인의 재기사례
- [이데일리 조용철기자] 파산사건 담당 부장판사가 `면책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파산한 뒤 재기한 해외 유명인들의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임치용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부장판사는 23일 `위대한 파산자들`이라는 글에서 "밀튼 허쉬, 헨리 존 하인츠, 킴 베이싱어, 래리 킹, 헨리 포드, 월트 디즈니, 도날드 트럼프 등은 모두 파산했다 재기해 인류에게 부와 문화유산을 남긴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임 부장판사는 "만약 면책제도가 없었다면 포드자동차도, 디즈니월드도, 만화영화 허클베리핀도 없었다"며 "면책제도는 성실하지만 불운한 채무자로서 면책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행동을 한 채무자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임 부장판사에 따르면 허쉬는 자신이 운영하던 사탕제조회사가 두번이나 파산했지만 1903년 펜실베이니아에서 허쉬 밀크 초콜릿바를 생산해 재기에 성공했다. 하인츠도 오이 피클, 식초 등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다가 1875년 파산신청을 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케첩이라는 신제품을 만들어내 지금까지도 우리의 식탁에 오르게 했다.킴 베이싱어는 영화에 출연해 번 2000만달러를 조지아주 토지사업에 투자했다가 날려 파산신청을 했지만 지난 97년 영화 `LA컨피덴셜`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재기했다.심야토크쇼 사회자로 널리 알려진 래리킹도 지난 78년 35만달러의 빚을 갚지 못해 파산신청을 한 후 방송사에 고용돼 라디요 심야토크쇼 사회를 맡아 재기하면서 현재 유명한 래리킹 라이브 프로그램 진행자가 됐다.트럼프 역시 1992년 카지노 사업에 실패해 파산신청을 한 뒤 2004년 두번째 파산신청을 했었다. 그는 2005년 봄 사업을 재건해 재기의 명수라는 칭호를 얻었다. 이에 비해 면책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부모 또는 자신의 가난으로 빚에 쫓겨 옥바라지를 하거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빚을 갚기 위해 글을 쓰다가 생을 마감한 소설가 다니엘 데포우, 찰스 디킨스, 율리시스 그랜트도 소개했다.임 부장판사는 "먼 훗날 우리나라의 파산 신청자 가운데서도 재기에 성공해 가난의 고통을 잊지 않고 그 아픔을 함께 나누는 사업가 또는 예술가 등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 ‘사무실 혁명’ 이룬 어제의 백수들
- [조선일보 제공] IMF 위기때 바늘구멍 취업문을 뚫은 ‘IMF세대’(1998~2000년 대학 졸업세대)는 이제 한국 경제의 ‘허리’가 됐다. 취재팀이 대우건설·삼성SDI·하나은행·한진해운·㈜한화의 5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1998~2000년 입사한 IMF세대는 1215명으로, 이 중 714명(59%)이 대리·과장이었다(대리 501명, 과장 213명). IMF 세대가 중간 관리자층의 주력 부대로 등장한 것이다. 이념에서 결별한 ‘포스트386’의 첫 세대. 이들이 진입하면서 기업 문화는 확 바뀌었다. 상명하복의 업무 방식이 쌍방향·수평형으로 바뀌었고, ‘취할 때까지 마신다’던 음주 문화는 뒤로 밀려났다. 이들 세대는 치열한 경쟁의식을 확산시키면서 자기 계발과 재테크를 기업내 최대의 화두로 끌어올렸다. 상명하복·회식강요 등 직장 문화도 바꿔 “선배들처럼 잘리지 말자” 경쟁력 키워 “정치엔 관심 없지만 부동산 失政 불만” ◆술자리 대신 게임과 영화 ㈜한화 천안공장 생산부에 근무하는 정기철(32) 대리는 후배사원 5~6명과 함께 한 달에 3~4번 퇴근 후 들르는 곳이 있다. 회사 근처 PC방이다. 팀을 짜 2시간 동안 맥주 내기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벌인다. 선배 세대는 회식과 ‘술자리 군기(軍紀)’로 부하 직원을 다잡았지만, 정 대리는 게임을 통해 팀워크를 다지고 대화한다. 점심 시간도 바쁘다. 일주일에 3~4번은 후배들을 이끌고 다른 부서와 음료수 내기 농구시합을 하기 때문이다. 정 대리는 “우리 세대가 중간관리자가 되면서 조직내 의사결정 과정이 과거의 하향전달식에서 쌍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강렬한 경쟁의식과 적극성으로 무장한 IMF세대는 연공서열과 상명하복의 한국형 기업문화를 뒤바꿔 놓았다. 종이 서류로 진행되던 회의 방식도 인터넷 첫 세대인 IMF세대가 들어오면서 파워포인트 등을 활용한 화상(畵像) 회의로 바뀌었다. 1998년 대우건설에 입사한 손영진(34) 대리는 “입사하자마자 40~50대 대선배들이 줄줄이 정리해고 당하는 것을 보면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같은 해 입사한 신연선(36) 대리는 “우리 입사 기수부터 영어공부며 각종 자격증 취득 등 자기계발을 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됐고, 그런 위기감이 선배들에게도 강하게 전달된 것 같다”고 했다. IMF 당시 정리해고로 인력공백이 생긴 데다 2~3년간 신입사원 채용도 급감하면서 이들 세대는 주말 가릴 것 없이 일주일에 3~4번은 야근을 하며 실무를 익혔다. 회식 자리에선 침체된 회사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이 맡겨져 온갖 장기로 선배들을 위로했으며, 3년 가까이 후배 없는 막내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가 회사를 바꿨다” 취재팀은 1998~2000년 대우건설·삼성SDI·하나은행·한진해운·㈜한화 등 5개 대기업에 입사한 대리·과장 94명을 대상으로 IMF 취업세대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본인이 소속된 입사 기수들이 들어와 바뀐 사내 분위기가 뭐냐’고 묻자, 응답자의 16%가 “자기계발 및 경쟁 의식이 확산됐다”고 답했다. 개인존중(15%), 강요하지 않는 회식문화(7%), 합리적인 일처리(4%) 등도 꼽혔다. ㈜한화 손모(33) 대리는 “회식도 윗세대들처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사원의 스케줄을 모두 고려해 짠다”며 “입사 초만 해도 ‘죽을 때까지 마시자’는 분위기였는데, 요즘은 피자를 먹거나 영화를 보기도 한다”고 했다. 94명 중 51%는 스스로 회사의 ‘중요 인력’이라고 답할 만큼 자신감에 차 있었다. 회계법인에 다니는 최모(33) 과장은 “기업인수합병(M&A) 실무에서는 내가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간다”며 자신있게 답했다. ◆이념보다는 재테크 IMF세대에게 정치는 관심 밖이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자(46.8%)가 ‘관심이 많다’는 사람(10.6%)의 4배에 달했다. 이들의 주요 관심사는 재테크와 자녀 교육, 내집 마련 등 현실적인 생활이슈들이었다. 86%가 “현재 재테크를 하고 있다”고 답했고, 재태크 수단은 예금·주식·부동산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37%는 부동산 거품, 내수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제2의 IMF’가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설혹 ‘제2의 IMF’가 와도 “새로운 기회”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진해운에 다니는 김모 대리는 “동산과 부동산에 대한 분산 투자를 통해 제2의 재산증식 기회로 삼는 동시에 새로운 산업에 대한 기회를 포착해 제2의 인생 도약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9년 전 경험을 교훈 삼아 재테크 전략을 세우겠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부동산 정책이 가장 큰 문제” IMF세대는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서민들 잘 살게 해주겠다고 해놓고 세금·공공요금 모두 끌어올리기만 했어요. 부동산값 잡는다고 큰소리 쳤지만, 주변 시세까지 끌어올렸고 점점 살기 힘들어집니다.” 대우건설 신모(36) 대리는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매우 잘못하고 있다”며 최악의 점수를 줬다. 같은 회사 김모(35) 대리는 “샐러리맨은 아무리 열심히 저축해도 10년 안에 집 한 채 사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부동산 값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94명의 대리·과장 중 67%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정부 정책의 문제점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35%)를 꼽았고,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30%), 과도한 세금정책(12%)이 뒤를 이었다. ◆전투력을 키워라 20대 초반 취업난을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이들의 공통된 대답은 “최대한 전투력을 키우라”는 것이었다. 삼성SDI의 김모(34) 대리는 “끊임없이 자기 스스로를 계발하고 값어치를 올리는 방법만이 ‘제2의 IMF’가 와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한화 황모(35) 대리는 “취업 문제로 마음 고생만 하지 말고 기업이 자신을 모셔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단련시켜야 한다”며 “궂은일이나 하찮은 일도 앞으로 큰 일을 하기 위한 연단이라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직장 동료들이 본 ‘IMF 세대’ 선배의 평가 “생존본능 강하나 아이디어 약해” 후배의 평가 “잘 뭉치지만 너무 일에 매달려” IMF 세대는 스스로가 경쟁력 있다고 여긴다. 그렇다면 다른 세대의 평가는 어떨까? 자산운용회사인 ㈜한국운용 김범석(49·76학번) 사장과 1998년 입사한 여준호(34·92학번) 과장, 올해 회사에 들어온 모세영(25·01학번)씨가 IMF 세대의 강점과 약점을 놓고 얘기 보따리를 풀었다. ▲ 여준호(왼쪽) 과장의 영어식 이름은 제리(Jerry)다. 만화‘톰과 제리’의 생쥐 제리처럼,IMF세대는 근성으로 힘든 시기를 버텼다. 여 과장과 김범석(가운데) 사장, 모세영(오른쪽)씨가 대담 도중 활짝 웃었다.▲김 사장(IMF 이전세대)=IMF 세대는 근성이 있어요. 못하면 못하는 대로,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해도 근성 있다는 것은 최소한 같은 실패를 두 번 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살아남기 위한 의지가 강해요. ▲여 과장(IMF 세대)=제 입사동기가 9명인데 현재 6명 남아있으니 많이 나가지도 않은 편이죠. 우리끼리 잘 뭉치고. 그래서 일이 겹칠 때 업무조정도 잘 되는 편이에요.▲모세영씨(IMF 이후세대)=과장님 연배의 선배들을 보면 우리보다 더 잘 뭉치는 것 같아요. 회식 자리에도 함께 잘 가세요. ▲김 사장=이 친구들은 능력을 인정받았다고도 할 수 있죠. 본점에도 많이 와 있거든요. 출근도 아침 7시30분~8시에 해서 빨리하는 편이고. ▲여 과장=저희들끼리 모이면 경쟁력을 갖춰야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저도 저녁에 영어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김 사장=그런데 이 친구들은 생존본능은 강하지만 그 다음을 내다보는 능력은 부족해요. 영업은 잘하는데 아이디어가 좀 약하다는 얘기죠.▲모세영씨=개성과 특징이 모자라는 것 같아요. 일에 대한 열정 때문이겠지만 주말에도 나와서 일을 많이 하는데, 자신만의 취미나 여가생활을 하는 분은 많이 보질 못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