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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풍에 더 취약한 韓 증시…코스피만 더 하락한 이유는
-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사실 ‘오미크론’이든 ‘오메가’든 시장은 이미 엔데믹(주기적 유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태로 봐야 한다. 코스피 하락에 핵심은 변이가 아니다”코스피지수가 2% 넘게 급락하면서 ‘검은 화요일’을 연출했다. 전 세계 자본시장이 새롭게 출현한 변이 바이러스에 흔들렸지만 코스피는 유난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같은 신흥국 아시아 권역에서도 하락 폭이 도드라진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를 강타한 오미크론 쇼크가 국내 증시에는 하루 늦게 반영된 것은 오미크론에 대한 공포가 더 커진데다 월말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리밸런싱(편출입)에 따른 수급 변동성이 맞물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에선 변이 바이러스로 공급 병목 차질에 따른 물가 상승이 더 강화돼 미국 중앙은행이 예정대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 신흥국 증시가 타격을 입었단 평가도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외국인 선물 순매도 규모 비해 코스피 너무 많이 하락”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3.23포인트(2.52%) 내린 2835.94에 마감했다. 지난 10월 6일 올해 최저점(2908.31)을 하회한 건 물론,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수준(2873.47)도 밑돈 것이다. 오후 들어 파이낸셜 타임즈(FT) 등이 ‘오미크론에 대해선 기존 백신의 효능이 낮을 것’이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의 얘기를 전하자 패닉셀(투매현상)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신흥국 증시도 모두 약세를 보였으나, 코스피보단 선방했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는 각각 0.03%, 0.09% 상승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0.58% 올랐다. 오미크론 확진자가 초기에 나온 홍콩 항셍지수는 1.58% 하락하는데 그쳤다. 닛케이225지수도 1.63% 떨어지는 선에서 이날 거래를 마무리했다. 일각에선 수급적 요인을 지목했다. MSCI 지수 리밸런싱과 관련, 외국인 코스피200 지수 선물 매도와 이에 따른 기계적 매매인 금융투자(증권사)의 매도차익거래가 발생했단 것이다. 반면 수급 때문이 아니란 반론도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이날 약 코스피200 지수 선물을 약 1500억원, 한 5000계약쯤 팔았는데, 지난 9월 만기일 이후 누적으로 전날까지 7만 계약을 순매수한 상태다”라며 “금융투자의 기계적 매매가 동반된 점을 감안한다 해도 이날 순매도 규모에 비해 하락 폭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원인은 외부 요인에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 “경제재개 지연에도 연준 긴축 진행이 조정의 본질”코스피가 특히 취약한 이유는 거꾸로 오미크론이 조정을 촉발했을 뿐 주요 원인은 아니란 진단에서 찾을 수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최초 발견된 지역은 남아공아프리카이고, 확진자도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먼저 나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는 2명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감염 속도는 빠르지만, 치사율은 낮은 등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를 능가하진 않을 걸로 보고 있다. 빌 애크먼 퍼싱 스퀘어 회장은 “아직 확정적인 자료를 얻기엔 너무 이르지만, 초기 보고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증상이 가볍거나 보통으로 덜 심각하다”고 전했다. 조정의 본질은 자본시장으로선 성장과 유동성이 모두 악화한 최악의 국면을 맞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미크론은 단지 ‘울고 싶은 증시에 뺨을 때려준’ 핑계에 불과하단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인상) 우려가 극에 달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는 테이퍼링 스케줄을 현 150억달러씩 축소에서 300억달러씩 줄여야 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증언 사전 답변서를 보면 ‘(오미크론에 대해) 경제 하방 리스크와 물가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란 대목이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모더나 등 글로벌 백신 제조사들이 이미 패스트트랙에 돌입한데다 화이자 치료제가 유효할 가능성이 있어 변종 자체는 큰 리스크는 아니라고 본다”며 “그러나 경제재개 지연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위험 때문에 연준이 긴축을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번 조정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 동학개미 위축·다른 지역과 키맞추기·최근 홍콩 연동 등 설명 선진국인 미국 중앙은행이 긴축을 시작하면 피해를 보는 곳은 신흥국 증시다. 달러 강세에 따라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연준 정책에 미국은 큰 반응을 안 하는 경우가 많으며 주로 신흥국 증시가 큰 타격을 입는다”라고 말했다. 신흥국 중에서도 연준 긴축 우려에 이날 한국 증시가 유난히 큰 폭 내린 건, 그동안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며 지수 하락을 방어한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게 드러난 것이란 해석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코스피에서 개인의 거래 비중은 58.14%로 작년 2월 48.8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3월부터 9월까지 줄곧 60% 이상을 차지했던 것에 비해 둔화된 것이다. 대출 규제에다 한국은행이 다른 지역 대비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한 점 등 또한 개인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1%로 직전 대비 0.25%포인트 인상하며 제로(0) 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코스피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주식시장의 생리인 ‘키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코스피는 최저점인 작년 3월 19일부터 최고점인 지난 6월 25일(3302.84)까지 126.59% 올랐다. 2800선으로 하락한 이날 기준으로 해도 이날까지 94.77% 상승률로 약 2배가 올랐다. 이는 심천 지수가 53.8%, 상해가 33.97%, 가권이 99.6% 각각 지역별 작년 최저점 이후 이날까지 상승한 데 비해 높은 수준이다. 홍콩 H지수는 2.42% 하락했다.정인지 연구원은 “작년 말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코스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상대성과를 초과한 상태였다”며 “코스피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많은 것은 맞지만, 다른 종목 혹은 다른 지역과 반드시 키맞추기를 하는 과정을 거치며 오른단 점을 볼 때 올 초 3000을 넘었을 때 시장 분위기는 다소 과열된 게 맞는 듯하다”고 짚었다. 이어 “코스피 3000의 주역인 개인이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에 휘둘리며 더 이상 시장을 받치지 못한다는 점도 큰 폭 하락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최근 홍콩 증시와 국내 증시가 연동된 점도 코스피 하락 폭이 큰 이유로 꼽힌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MSCI 신흥국 지수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본 사우디, 러시아, 비메모리 반도체로 분류되는 대만과 달리 뚜렷한 호재가 없는 한국이 홍콩에 연동돼 외국인 매도의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 “섣부른 ‘바이더딥’ 경계”전문가들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가 2790선이라며 점진적 저가 매수를 추천하면서도, 당분간 주식시장을 관망하는 게 낫다는 조언을 병행하고 있다. 국제보건기구(WHO)에서 오미크론을 파악하는 데 약 2주가 소요된다고 한 데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국내 선물옵션 만기일,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 출회 등 변동성을 키울 요인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연준의 긴축 경로가 미지수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섣부른 바이더딥(저가 매수)를 경계한다”며 “오미크론에 의한 초기 변동성이 강하단 점에서 낙폭 과대 대응이 충분히 출현하겠지만,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증시의 환경은 여전히 중립 이하일 텐데, 변이와 관계없이 기대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접종완료 80% 이르렀지만…위중증 최다, 서울 병상 31개 남았다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율 80%선에 이르렀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다. 위중증 환자는 역대 최다, 서울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90%를 넘어 한계 상황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10대 미만 소아의 첫 감염 사망사례까지 나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32명 발생하며 사흘 연속 3000명대를 기록한 30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재원중 위중증 환자 수는 661명을 보여 앞선 역대 최다 기록(28일 647명)을 이틀 만에 갈아치웠다. 600명대 위중증 환자는 엿새째로 병상 여력은 포화상태를 향해 가고 있다.구체적으로 전국의 중증환자 전담 병상은 1154개 중 906개(78.5%)가 사용 중이다. 수도권은 병상 714개 중 632개(88.5%)가 들어 차있다. 이 중에서도 서울의 가동률은 91.0%(345개 중 314개)로 90%를 넘어섰다. 소위 ‘빅5’로 불리는 서울 대형병원에 남은 중환자 병상은 단 6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경기는 86.9%(290개 중 252개), 인천은 83.5%(79개 중 66개)만 남았다. 비수도권에서도 대전과 경북은 남은 중증환자 병상이 없고, 충북은 1개, 충남은 2개, 광주는 4개만 남았다.방역당국은 다급하다. 당국은 앞서 행정명령을 통해 중환자 병상은 현재 1154개에서 1233개로, 준중환자 병상은 485개에서 820개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이 또한 완료까지 2~3주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 아슬아슬한 병상 줄타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10대 미만 소아의 코로나19 감염 첫 사망사례도 나왔다. 해당 소아는 지난 28일, 119구급차 이송을 통해 의료기관 내원 후에 사망하고 사후 확진된 사례로 기저질환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지난 20일 발열·인후통 증상을 보인 내용이 있다”며 추후 의무기록 확보를 통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집단면역’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델타 변이가 우세종인 상황에서) 80% 달성은 끝이 아니다. 추가 접종도 이 정도 비율을 달성해야 델타 변이에 대한 방역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정부는 코로나19 확진 시 재택치료를 기본 원칙으로 정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환자의 요구로 생활치료센터에 입원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장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재택치료를 강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자산버블 붕괴 징조일까, 금리인상 일시적 영향일까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올해 6월 3316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하락세를 지속, 29일 2909.32로 장을 마쳤다. MZ세대(2030세대)의 투자가 쏠려 있는 가상자산 시장 역시 비트코인이 이달 초 8000만원 넘어 사상 최고점을 찍은 뒤 7000만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도 11월 넷째주 0.1%대로 축소됐다. 지난해 9월 이후 파죽지세 상승세 속 매주 꾸준히 0.2~0.3%대를 기록했지만 눈에 띄게 상승폭이 줄었다. 전고점 돌파 잔치를 벌이던 부동산·주식·가상자산시장이 하나같이 맥을 못추자 일각에선 자산거품 붕괴 징조란 해석을 내놓는다. 지난 주말께 시작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공포’도 풍선처럼 부푼 자산가격을 꺼뜨리는 바늘침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자산시장에 쏠렸던 유동자금이 안전자산인 은행 예금 통장으로 대거 이동한 것도 경기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반면 자산시장 위축은 금융통화 당국의 가계부채 옥죄기와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여파일 뿐, 위기 상황이 오진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정부 중심 위기감 고조…“자산시장, 고점 대비 30% 떨어질 것”거품 붕괴 징조로 보는 이들은 자산가격이 그간 과도하게 올랐다고 짚는다. 저금리시대가 막을 내리고 시중 유동성이 줄면서 자산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2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의 델타 변이 때와 달리 오미크론 출현에 세계 주가가 폭락한 건 그때보다 자산 가격이 굉장히 올라 불안, 공포감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오미크론은 기폭제일 뿐 이미 모든 자산가격은 하락으로 넘어간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도 내년엔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고 거품의 동력인 저금리, 유동성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며 “주식과 부동산 모두 고점 대비 30~40%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도 “자산이 거품 상태라 변이 바이러스라는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경기선행지수의 3개월 연속 하락에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이 겹치면서 모든 자산가격의 하락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정부 고위관계자들도 자산시장의 거품 붕괴를 경고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2006~2007년 집값 급등 후 2012~2013년에 나타난 집값 폭락을 언급, “당시 강남 아파트가 고점 대비 최대 40% 떨어졌다”고 추격매수 자제를 당부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월 취임 후 여러 차례 금융·자산시장의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 가능성을 제기했다.정부 정책도 자산시장을 ‘경색’시키는 방향으로 모아지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 강화에 총량 규제를 비롯한 대출 옥죄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더하면서 유동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다. 내년에도 이 기조는 이어진다. 한은은 이달 1.0%로 올린 기준금리를 내년에도 두세 차례 추가 인상해 최고 1.75%까지 올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부터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규제를 조기 시행하고, 은행권 가계부채 증가율을 올해 5~6%에서 내년 4~5%로 축소한다.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와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에 은행 예·적금과 같은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정기예금액은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 지난 25일 하루에만 6603억원 순증했다.◇“버블붕괴 징조 아닌 숨고르기…역머니무브 경향성 아직”그러나 최근 자산시장의 흐름을 거품 붕괴의 시작이라기보단 숨고르기, 정상화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계속된 곤두박질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기준금리 0%대 시대’가 끝났을 뿐 물가를 감안한 실질 기준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인데다, 재난지원금·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정부발 유동성 확대가 내년에도 예고돼 있어서다.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부동산시장은 대출규제, 금리인상에 공격적인 투자가 부담스러워 잠깐 쉬어가려는 분위기”라며 “시장이 꺾였다기보단 2~3년간 급격한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겹친 숨고르기”라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기준금리 5.25%와 비교하면 금리는 너무 낮고, 유동성 자금은 여전히 많다”며 “아파트값 상승폭이 줄었을 뿐 거래량, 급매는 적다고, 규제를 피해서 빌딩·상가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부진한 이유는 공매도와 해외주식 투자, 2023년부터 적용될 국내 주식 양도세 영향”이라며 “버블이 끼었다가 꺼진 게 아니다”고 했다.시중 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는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박사는 “부동산, 주식 등이 그간 많이 올랐다고 판단해 금리인상을 ‘트리거’(방아쇠)로 안전자산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이고 역머니무브로 볼 만한 탄탄한 증거나 경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오미크론'에 무너진 코스피서 솟아날 주식은?
-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스피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권에 든 첫날, 예상 외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오미크론을 파악하기 위해선 2주가 걸릴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안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서도, 업종별 등락률 등을 통해 향후 대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김정훈 기자)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12포인트(0.92%) 하락, 2909.32로 마감했다. 주말 오미크론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물론 유럽 일부 지역으로 확산됐다는 소식이 나온 후 첫 거래일인 만큼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2.27% 하락한 데 비하면 선방했단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는 이날 장시작과 동시에 1.55%까지 하락하며 2900선을 하회하자, 저가매수가 대거 유입되며 바로 원위치 되는 하방 경직성을 보이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5억원, 7142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는 2790선 전후다. 같은 아시아권의 중국 증시 역시 장 초반 하락을 대부분 만회했다. 심천종합지수의 경우 전 거래일보다 약 0.4% 상승 마감하기도 했다. 모더나의 최고 의료 책임자가 오미크론에 최적화된 코로나19 백신이 연초에 나올 것이란 보도가 장중 나온 점도 하락 폭을 축소한 배경으로 풀이된다.다만 안심하긴 이르단 관측이 나온다. 시장 참여자들이 본인의 의사를 드러내기보단 관망한 측면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거래대금은 전일 약 12조원에서 13조원으로 1조원 늘었으나 올해 평균 거래대금 약 16조원에 비해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오미크론에 대해 파악하는 데 약 2주가 걸린다고 전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2주간 오미크론 관련 보도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갯속이지만, 몇 가지 대책은 있다. 첫날임에도 과감한 베팅이 나온 곳에 힌트가 있었다. 이날 대부분 업종이 내린 가운데, 상승한 곳은 은행(2.0%)과 의약품(0.3%) 두 곳이다. 은행 상승이 카카오뱅크(323410)(3.08%)에 기댄 것을 감안하면, 의약품이 주목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그러지 않아도 바이오주는 과매도권에 진입한 상태에도, 여기에 계속되는 변이는 바이오 기술에 대한 투자로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003490)(-2.39%), 아시아나항공(020560)(-2.67%), 제주항공(089590)(-6.74%) 티웨이항공(091810)(-7.08%) 등이 하락하며 운수창고(-0.81%)는 내렸지만, ‘위드 코로나’ 기대가 컸기 때문 등에 과대낙폭으로 평가된다. 같은 업종임에도 HMM(011200)(1.23%), 팬오션(028670)(1.69%) 등 해운주는 강세를 보였다. 앞서 델타 변이에 따른 공급 병목을 겪은 학습효과로 풀이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항공사 주가는 위드 코로나 기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황이라 단기 패닉셀까지 이어질 경우 오히려 바닥을 잡을 기회”라며 “반대로 변이가 장기화된다면 항공화물과 컨테이너 해운의 반사이익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성장주에 대한 추천도 나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한발 물러설 가능성 때문이다. 유로달러시장을 참고하면 시장은 연준의 첫 기준금리 인상을 지난주 내년 6월에서 최근 9월 전후로 미뤘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주 1.6%대에서 1.5% 초반까지 하락했다. 오미크론으로 인해 예상되는 경기가 둔화가 긴축 우려를 누른 셈이다. 그간 강세를 보였던 성장주 업종인 코스닥 디지털컨텐츠는 이날 1.50% 상승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지더라도, 스타일 관점에선 금리 인하에 따라 성장주의 상대 성과가 가치주에 비해 우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오미크론에 멀어진 산타랠리…코스피 전망 줄하향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12월 기대했던 산타랠리는 물 건너간 것일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코스피는 1% 가까이 하락하며 2900선으로 주저앉았고 코스닥도 11거래일 만에 1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가 2% 넘게 급락한 것에 비하면 국내 증시는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이후 상황을 예단할 수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각국이 다시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어 회복세를 보였던 글로벌 경기가 다시 꽁꽁 얼어붙을 수 있어서다. 증권사들도 잇달아 내년 코스피 전망 하향조정에 나섰다. 내년 코스피 3700선을 제시했던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3350선으로 눈높이를 낮췄고 대신증권도 코스피 하단을 2610선으로 내렸다. 내년 1분기 글로벌 공급난 해소 이후 빠른 경기 회복 기대감이 감돌기도 했지만, 오미크론이라는 변수에 기대는 우려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오미크론 충격에 코스피지수가 0.92% 하락한 2909.32로 마감한 29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마감가가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악영향 학습효과에 단기 영향만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2%(27.12포인트) 내린 2909.32에 거래를 마쳤다. 오미크론 충격에 개장 직후 2890선까지 하락했지만, 낙폭을 축소, 확대를 거듭하며 2900선을 지켰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3.55포인트(1.35%) 내린 992.34에 거래를 마쳤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여전히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안심리, 공급망 병목현상 악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지속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오미크론의 출현에 12월 증시 전망도 밝지 않은 상태다. 신영증권은 12월 코스피 예상 밴드(범위)로 2770~3130선을, 신한금융투자는 2750∼3000선을 제시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주식시장이 델타 변이 확산 국면에서 조정을 보였으나 백신 효과성 입증 후 반등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백신 효과성 데이터 확인까지 걸릴 2주간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하나금융투자는 이보다 소폭 높은 2810~3080으로 제시했다. 이재만 하나금투 연구원은 “지난해 9월 영국, 10월 인도, 12월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등장 당시 코스피가 고점 대비 저점까지 -7%(9월)와 -6%(10월)씩 하락했고 12월엔 영향이 없었다”며 “주식시장에 주는 악영향이 학습효과로 인해 약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출현 이전부터 국내 증시의 내년 전망은 밝지 않았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예상 지수대로 2610~3330선을 제시했다. 10월 말까지만 해도 2700~3300선이었던 것을 소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는 현재까지 제시된 내년 전망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도 내년 코스피 적정 수준을 2800~3400선으로 제시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처럼 자체적인 내수의 힘이 세지 않은 국가일수록 오미크론 출현은 경기 정상화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궁극적으로 오미크론의 출현은 새로운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쇼크라기 보다, 국가 간 산업간 차별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하락하면 ‘줍줍’…반도체 자동차 비대면株 ‘관심’하지만 위기는 기회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주가하락이 저점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변이에 대한 시장 반응이 단기에 국한될 수 있다”며 “단기 투자자에겐 낙폭과대 시 매수(buy the dip)의 기회를 제공할 거다. 백신 무력화 우려에도 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신뢰성이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모더나는 내년 초 오미크론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화이자도 100일 내로 오미크론에 대응할 백신을 출하하겠다는 계획이다. mRNA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유전정보만 바꿔주면 실험용 백신을 생산하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런 시기엔 다음 사이클 주도주를 입도선매(立稻先賣)하는 것이 방법”이라며 “주식시장은 늘 시대정신을 반영해왔다. 반도체와 에너지(원전·수소·ESS)를 비롯해 실물경제의 재고 비축과 투자 확대가 다음 사이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고 앞으로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위드 코로나로 빠르게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바뀌었던 분위기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허재환 팀장은 “경기민감주의 경우 피해야겠지만, 제약 바이오주, 비대면 관련주나 콘텐츠 관련주는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며 “문 대통령도 추가 방역 완화가 어렵다고 한만큼 비대면 관련 강점을 보이는 업종이 상대적으로 괜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만 하나금투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과 서비스업 배송운송지수 반등 시 국내 증시에서 매출량 증가 확률과 효과가 컸던 업종 등에 주목해야 한다”며 “반도체, 자동차, 화학, IT하드웨어, 화장품·의류 업종 내에서 2022년 순이익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된 기아(000270), 삼성전기(009150), LG이노텍(011070), F&F(383220)나, 최근 저점을 형성하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 롯데케미칼(011170)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韓금융시장, `오미크론 쇼크` 피했지만…정부 "단기간 변동성 확대"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공포로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였다. 그나마 원화가 사흘 만에 달러화 대비 소폭 오르는 등 오미크론 공포감이 일부 완화되는 등 시장 발작에 대한 되돌림도 나타났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보합권 마감(출처: 마켓포인트)지난 주 전 세계 금융시장이 폭락하며 패닉에 빠진 것에 비해선 전반적으로 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듯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 강도, 백신 개발, 각국 대응에 따라 단기간 금융시장 변동성은 커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정부도 단기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오미크론 공포에 코스닥, 12거래일 만에 1000선 붕괴지난 주 후반부터 불어닥친 오미크론에 대한 공포감은 29일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계속됐다. 다만 시장별로 오미크론에 대한 반응은 조금씩 엇갈렸다. 가장 큰 타격은 위험자산인 증시에 불어닥쳤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12포인트, 0.92% 하락하는 등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사흘 만에 450억원 규모의 순매수로 전환되는 등 오미트론 공포감이 일부 완화되는 듯 했으나 개인투자자가 7600억원대 순매도세를 보이는 탓에 코스피 지수의 하락세를 되돌리진 못했다. 코스닥 지수는 13.55포인트, 1.35% 하락한 992.34에 거래를 마쳐 12거래일 만에 1000선이 붕괴됐다. 오미크론에 대한 정보 부족, 각국의 국경 봉쇄 조치 등은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지난 주 2.53%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1.63% 떨어졌다. 일본은 30일 오전 0시부터 전 세계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등 국경 봉쇄조치가 들어갔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약 1% 하락했다. 홍콩 접경지인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2거래일 연속 하락하더니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CSI300지수는 0.2% 하락하며 약보합에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93.30원)보다 0.30원 하락한 1193.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환율이 1196.1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13일(장중 최고치 1199.00원) 이후 한 달 여 만에 가장 높게 올랐으나 결국엔 사흘 만에 원화가 달러화 대비 소폭 상승,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미크론 관련해서 아직까지 중증 환자가 없는 데다 (모더나 등이) 내년 초 백신 개발 소식을 전하면서 시장 발작을 되돌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은 혼조세를 보였으나 지표 금리인 3년물은 소폭이나마 4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019%포인트 하락, 1.844%에 마감했다. 내달 마감하는 국고 3년 선물은 0.07틱 오른 108.95에 마감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0.011%포인트 오른 2.266% 올라, 나흘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 주 안전자산 상승에 대한 되돌림으로 풀이된다. ◇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커질 수도…“당분간 변동성 커져”세계보건기구(WHO)가 오미크론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하면서 각국은 오미크론 발생국에서의 입국 금지 및 국경 봉쇄 등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 공포가 금융, 경제에 미치는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오미크론 등 변이 확산에 따라 해상 물류 적체, 글로벌 병목 현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변이 확산은 각국의 봉쇄 조치 강화, 경기 둔화 우려로 번질 수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대 변수는 스태그플레이션 내러티브가 부상하는 것”이라며 “새 변이 확산에 따라 경제 정상화가 늦어지고 공급망 교란이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 회복세는 약해지는 반면 기대인플레이션 심리는 커질 수 있단 우려다. 한편에선 오미크론 확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 및 금리 인상 전망이 약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달러 강세를 약화시킬 요인이기도 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가 확산됐던 5~6월 상황을 되돌아보면 달러화 지수는 강세 흐름이 일단락되고 약세 흐름을 보인 바 있다”며 “경기 측면에서도 2~3분기를 되돌아보면 델타 확산이 공급망 차질로 이어지면서 3분기 글로벌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경기 회복 사이클에 치명타를 미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단 오미크론의 정체가 불분명함에 따라 확산 강도, 백신 효과 등에 따라 금융시장은 언제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 금융 점검회의를 열고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추이와 위험성 등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나오기 전까지는 정보부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오미크론이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