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2,777건
- (게임CEO 릴레이 기고)④"한국 게임산업, 진정한 봄을 기다리며"
-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春來不似春. ‘봄은 왔으나 봄 같지가 않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한나라 때 흉노에게 시집간 중국 4대 미인 왕소군을 노래한 시에서 유래한 말이다. 한국 게임산업의 현재 상황을 생각하며 이 고사가 문득 떠오른 것은 무슨 이유일까. 견해의 차이는 있겠지만, 게임산업의 생명력을 100년 이상으로 본다면 분명 현재 한국의 게임산업은 양적, 질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따사로운 봄임이 틀림없다. 2007년 기준으로 넥슨, NHN, 엔씨소프트, CJ인터넷, 네오위즈게임즈 등 국내 메이저 온라인게임사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1조2600억 원 가량으로 전년보다 24.9% 성장해 전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 성장률 18%(85억 달러=약 8조원)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게임 산업이 봄은 커녕 여름, 가을을 모두 지나쳐 이미 추운 겨울로 접어든 게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우려의 이유로 치열한 국내 게임 시장 환경, 일부 게임 1세대 업체들의 실적 부진 및 피인수, 글로벌 게임 회사들의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 사행성 게임이 촉발한 게임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을 거론한다. 물론 이러한 한국 게임 산업의 위기 요소들 중에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분명 한국의 게임 산업이 여러 내·외부적인 요소들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필자는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해결책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내강외유’형 게임업체로의 변신 다소 식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한국 게임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내 게임업체들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 바로 ‘내강외유(內剛外柔)’형 기업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내강’이란 게임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개발력과 해당 게임을 서비스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의 수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게임 장르와 소재에 뒤따라가는 게임만을 제작하거나 게임 출시 이후 게임 이용자들과의 치열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한 서비스 질의 향상을 꾀하지 않는다면,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기존 게임 강국들과 중국과 같은 신흥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유’란 개발한 게임을 가지고 사업을 벌여나가는 데 있어 필요한 유연한 사고를 뜻한다. 지금과 같이 치열한 국내외 시장 상황에서 단순히 국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해 벌어들이는 수익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힘들 뿐 아니라 거대 자본을 확보한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방법이 없다. 제품 라이선스 사업, TCG(Trading Card Game), 애니메이션, 테마파크, IGA(In Game Ad) 등과 같이 게임이라는 IP(Intellectual Property)를 기반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꾸준히 개발해나감과 동시에 해외에서의 게임 서비스, 해외 업체와의 공동 개발, 해외 개발 스튜디오 인수,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이는 현재 한국 게임 업체들에게 있어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적인 문제다. 유연한 사고는 이러한 사업다각화와 해외 진출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게임 인식 제고..종합적 투자 이끌어 내야 그전에도 그리 좋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특히 지난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로 인해 게임 산업은 높은 부가가치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국가 전략산업으로서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인정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론도 육성보다는 규제 쪽에 힘이 실리게 되었고, 사회 전반적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적지 않다. 여러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현재, 한국 게임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게임 산업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투자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여기서 언급한 투자란 금전적인 투자만이 아닌, 우호적인 언론 환경, 우수 인재의 게임 업체 지원 등의 다양한 의미의 투자를 뜻한다. 그런데 이러한 종합적인 함의의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먼저 게임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 제고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인식 제고를 위해 정부, 언론, 기업, 시민단체, 게임 이용자 등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단위 조직들이 변화해야 하지만, 특히 한국 게임산업협회를 필두로 한 게임 업체들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 게임산업협회는 게임에 대한 인식 제고와 올바른 게임문화 보급을 위해 국산게임의 e스포츠화를 적극 추진해 건전한 생활 밀착형 e스포츠의 확산을 유도함은 물론, 조손세대가 함께 즐기는 게임 축제 “1080 게임한마당”을 지속적인 개최하고, 부모와 자녀가 게임이라는 공통 주제를 가지고 대화하며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녀게임이용 가이드북’을 발간하는 등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왔다. 또한 SIM(Social Interactive Media)로서의 게임이 갖는 순기능과 역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게임 인식 제고를 위한 이론적 기반도 마련해 나가고 있다. 게임업계가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결과 지금은 게임 산업의 이미지가 상당히 개선된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도 사회 전반의 종합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정도는 아닌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사회의 여러 구성원들이 게임과 게임 산업을 이해하려는 관심과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게임산업 활성화..정책적 지원 시급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 또한 국내 게임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게임 산업 중에서도 특히 온라인 게임 산업은 문화콘텐츠 전체 수출액의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문화 산업의 핵심분야로, 한류의 중심 지역인 아시아 대상 수출액의 경우 만화, 음악,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을 포함하는 5대 문화콘텐츠 중 82.7%를 차지했다. 또한 온라인 게임 산업은 영업이익률은 주요 제조업체의 4배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우리나라와 같은 자원 빈국에 있어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이끌 수 있는 차기 사업 분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산업적인 위상에 비해 지금까지 이뤄진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바다이야기 사태가 키워낸 게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인해 한동안 적극적인 육성보다는 규제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일정 부분 이해된다. 그러나 다양한 자국업체 보호 정책, 세금면제 제도 등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아 최근 몇 년간 눈부시게 성장한 중국 게임 업체들이 온라인 게임 태동기 때부터 지금까지 세계 시장을 이끌어 온 한국 온라인 게임 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현 상황을 봤을 때, 우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되는 시점이다. 우선, 국내 소규모 개발 스튜디오의 독자적인 해외 진출의 길을 열어준 GSP(Global Service Platform) 사업이나 서울시 디지털콘텐츠 펀드 결성과 같은 정부 차원의 직·간접적인 투자가 대폭 확대돼야만 한다. 또한 게임 산업 활성화를 가로 막고 있는 여러 규제 관련 법률들의 개정과 개발 관련 R&D 비용이 높은 산업 구조를 감안한 세제 지원 정책 등도 국내 게임 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절실히 필요한 지원책들이다. (권준모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겸 넥슨 CEO) 이 글을 쓴 권준모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1995년부터 경희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01년 모바일 게임업체인 엔텔리전트(현 넥슨모바일)를 설립했다. 넥슨과 합병한 이후 지금은 넥슨과 넥슨모바일 대표 및 한국게임산업협회장직을 맡고 있다. 조용하면서도 특유의 친화력과 추진력으로 직원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사내 뿐 아니라 게임업계에서도 `젠틀(Gentle)한 CEO`로 인기가 높다. 서울대를 나와 미국 콜롬비아 대학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난해 9월에 열린 국제게임개발자회의(ICON2007)에서 발표한 '한국 게임 파워25'에서 게임업계 최고의 파워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동안 `게임CEO 릴레이 기고`를 연재해 주신 분들과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 (프리즘)`6.10항쟁과 촛불`..국민은 무섭다
-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호헌철폐·독재타도'를 외쳤던 광장의 열기가 21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987년 6.10 항쟁이 화염병과 최루탄 속에서 민주주의로 가는 기폭제를 마련했다면 지금은 비폭력의 상징인 촛불을 앞세워 민의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정부에 국민의 무서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민의를 거스르면…1987년은 6.10 항쟁이 벌어진 날이지만, 동시에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여당인 민정당 노태우 대표위원이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날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직선제 개헌요구를 뿌리치고 또다시 체육관선거로 대통령을 뽑겠다는 집권세력에 국민들은 광장에 나와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시 경찰은 전국적으로 약 4만5000명이 모여 1만8550명이 시위에 직접 가담했다고 발표했다. 학계에선 대략 24만명이 6.10 항쟁에 참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계기로 민주주의에 대한 열의가 폭발하자 당시 노태우 후보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 시국사범 사면복권 등 8개 항목으로 이뤄진 6.29 선언을 발표했다. 그해 치러진 선거에서 야당의 분열로 또다시 권위주의 세력에 정권을 넘겨주고 말았지만, 6.10 항쟁은 국민들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를 새삼 깨닫게 한 일대 사건으로 기록된다. 21년이 지난 지금 국민들은 촛불을 들었다. 주최측 추산으론 50만명이 넘는다. 광우병 걸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한다는 소박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지만, 결론은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취임 초기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이명박 정부는 불과 3개월만에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는 등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날 한승수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쇠고기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전원 일괄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을 화나게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다.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는 수입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이를 믿지 못하는 것은 대운하 논란처럼 언제든 밀실추진이 가능하다는 뿌리깊은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소통하라" 게다가 이번 촛불집회는 참여층 자체가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 6.10 항쟁이 학생과 재야세력 등 사회운동조직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촛불집회는 가방 멘 중고생부터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대학생, 퇴근길 직장인들까지 각계각층 시민들이 참여의 주류를 이뤘다. 요구사항 자체도 미국산 쇠고기에 그치지 않고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교육문제 등 사회전반에 걸친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부로선 여러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난제'를 만난 셈이다. 집회현장의 분위기도 차이가 난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언제 날아들지 모를 최루탄을 걱정하며 긴장했던 시위대가 이제는 한바탕 축제를 즐기듯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대오도 없고, 그를 지휘하는 뚜렷한 지휘부도 존재하지 않는다. 소풍 나오듯 가족들과 돗자리를 펴고 쇠고기 문제를 얘기하는가 하면, 도로를 걷고 싶으면 걷고 힘들면 인도로 나와 쉬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강경대응 자체가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결국 1987년 6.29 선언을 내놓았듯 이명박 정부도 국민의 불만을 달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1987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민의를 거스르는 정부에 대해 국민들은 가만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선택이 주목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 (김서나의 올 댓 트렌드)변화의 중심, 뉴 제너레이션
- [이데일리 김서나 칼럼니스트] 촛불문화제를 이끌어낸 원동력으로 10대 청소년들의 역할이 집중조명 받으면서 한국 사회는 이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환영하고 있다. 촛불소녀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알파걸들을 비롯한 10대들은 '2.0세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고 다양한 정보를 얻는 2.0세대는 논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사에도 밝다. 따라서 이번 촛불 문화제를 주도한 이유를 단지 광우병 걸린 소고기를 먹기 싫어서, 좋아하는 스타가 광우병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고만 해석할 수는 없다. 영어 몰입 교육, 0교시 수업 등으로 쌓였던 불만이 광우병이라는 이슈를 만나 표출된 것. 눈치만 보며 늑장 부리는 어른들을 기다리다 못해 잠재적 유권자로서 직접 정치적인 목소리를 냈다. 2.0세대들의 촛불문화제는 다른 세대들의 각성을 촉구했고, 점차 폭넓은 참여를 만들어내고 있다.기성세대는 젊은 층이 튀는 행동을 할 때마다 새로운 이름을 붙여가며 호들갑을 떨어왔는데, 금방 기억에서 사라진 용어들도 많지만 그 가운데엔 당시의 시대문화를 대표하는 코드로 자리 잡은 것들도 있다. ▲ 너바나이젠 40대가 되었지만, 탄생 당시엔 30대의 나이였고, 80년대 학번에 60년대 생이었던 '386세대'는 학생운동을 통해 민주화를 이룬 의미를 가지며, 90년대에 20대를 보낸 'X세대'는 미국의 경우 베이비붐세대의 후손으로서 당시 미국 경제가 불황이었던 이유로 어둡고 반항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국내의 X세대는 어려운 시절을 겪은 부모님으로부터 아낌없는 지원을 받고 자라 소비 지향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을 가진다. 이후 인터넷 문화가 확산되면서 80년대 생들을 주축으로 한 'N세대'가 등장했다. 네트워크에서 따온 말. 하지만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N세대가 최근엔 다른 세대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민주화 운동을 대학생들이 이끌어왔다고 봤을 때,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소고기 반대 시위에서 어린 10대 동생들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 게다가 이 민감한 시기와 겹쳐서 열린 대학 축제 기간 중, 서울대 학생들이 게스트로 출연한 원더걸스를 가까이 보겠다고 아우성치다 넘어진 사건이 알려져 창피까지 당했다.대학생들을 비롯한 20대들이 사회적 문제에 둔감해진 건 물론 이유가 있다. '97년 말 터진 IMF사태로 어린 시절 경제적 어려움이란 것을 경험했고, 사회 진출을 앞둔 나이엔 극심한 취업난과 비정규직 확대로 인해 치열한 경쟁 속에 던져진 것. 이제 달갑지 않은 '88만원 세대'라는 이름도 붙었다.촛불문화제에 참가하는 중심 연령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격세유전 이론도 등장했다. 보수 성향을 띠는 88만원 세대는 청년 시절 새마을운동을 겪은 부모님을 두었고, 2.0세대의 경우 사회 참여 의식이 높은 386세대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다는 말. 하지만 이러한 이론이 결정적인 건 아니다. 20대들에겐 아직 시간이 많다. 현 상황에 체념하기보다 스스로 변화의 중심으로 나선다면 88만원세대라는 오명을 벗고, N세대보다도 멋진 이름으로 불리어질 수 있다. 김서나 비바트렌드(www.vivatrend.com) 기획팀장 및 패션 칼럼니스트
- (르포)`국민이 뿔났다`..도심 휩쓴 촛불 열기
- [이데일리 김보리기자] 한마디로 뜨거웠다. 서울 한복판은 쇠고기 장관고시 강행 소식을 듣고 거리로 몰려나온 시민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서울 도심을 달구던 뜨거움과는 분명히 달랐다. 축제를 위한 환호성이 아니라 결기 가득한 얼굴에는 분노섞인 구호가 터져나왔다. ◇정부 고시 강행..분노한 시민들 광장으로 몰려 29일 오후 7시. 어스름이 깔리는 서울시청 광장앞.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22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오후 정부가 논란 끝에 장관고시를 확정 발표한뒤 시민들은 삼삼오오 시청과 청계광장천으로 몰려들었다. 모여드는 시민들이나, 주위를 둘러싼 경찰이나 이날 행사가 어떤 사태로 번져나갈지 알 길이 없는 가운데 팽팽한 긴장감만 감돌았다. 긴장감은 분노한 시민들의 구호로 깨졌다. `고시 철폐, 협상 무효`, `함께 해요 민주시민` 등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전경들과 마주쳤을 땐 `함께 해요, 민주 경찰`이라는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시민들은 `촛불아 모여라, 될 때까지 모여라`, `연행자를 석방하라`, `이명박 대통령 OUT` 등이 적힌 유인물을 들고 있었다. 지난 2일 이후 이어진 집회중 최대 규모였다. 촛불을 들고 거리행진을 한 것도 처음이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과정을 지켜봐 온 국민들의 반발은 그만큼 컸고,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원망에는 날이 서 있었다. ◇촛불 들고 거리로..주도세력은 없어 오후 8시를 조금 넘어서자 시청 앞에 모인 사람들은 하나 둘 일어섰다. 평소 같으면 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문화제가 밤 10시 가깝도록 진행되지만, 이날은 가두행진이 빨라졌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알리려는 시민들의 마음이 다급했던 탓이다. 참석자들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일어서 차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프라자호텔에서 신세계백화점 본점까지 갔다 방향을 돌려 서울 시내 곳곳에서 거리 행진을 벌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다양했다. 손을 잡은 젊은 연인들, 나란히 걷는 노부부, 아이를 목마로 태운 가장, 교사와 함께 나온 학생들, 하이킹 차림으로 자전거를 끈 채 대열에 합류한 시민들. 같은 구호를 외치고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 공통점이 없는 이들이었다. 거리행진은 구심점 없이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의 일행과 혹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느슨한 형태를 보였고, 구호도 일관된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들렸다. 걷다 지치면 도로 가장자리로 빠져 한참을 쉬다 다시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거리 곳곳에선 마치 마라톤 대회에서 처럼 물을 준비해 거리행진을 하는 시민들에게 생수병을 나눠 주는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한 시민은 "매번 시위에 참가하는데 이렇게 누군가 중심 그룹이 없는 집회는 처음 본다"며 "그냥 산책하다가, 퇴근 중에 합류하는 분들도 많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몇 몇은 행진을 계속하면서 31일 `국민 촛불 대행진`을 알리는 전단지를 거리 곳곳에 붙였다. ◇장례 두건 쓰고 "대한민국 현실 슬프다"..충돌없이 마무리 가두행진 속에서 시민들의 분노를 쉽사리 확인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고시철폐와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구호를 끊임없이 외쳤다. 장례식때 쓰는 삼베 두건을 쓴 한 시민을 만났다. 재테크 카페의 시샵으로 활동한다는 그는 30여명의 카페 회원들과 두건을 맞춰쓰고 집회에 참석하게 됐단다. 이유를 묻자 "대한민국의 현실이 슬퍼서 두건을 쓸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행진 도중, 일부 시민들은 "청와대로 가자"며 청와대로 가는 길목인 동십자각까지 진출했다가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일부는 중국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한국에 돌아오지 말라"며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10시 20분이 되자 기자가 참가했던 행진은 광화문우체국 앞에 멈춰섰다. 경찰들이 진입을 막고 있는 상황. 참가자들은 경찰과 맞서서도 동요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최근 자진 연행까지 감수했던 사람들이었다. 시민들은 광우병 국민상황회의의가 마련한 상황 방송에 따라 11시가 가까이 되도록 광화문 네거리에서 계속 구호를 외쳤다. 11시가 다가오자 31일 집회에서 다시 만나자며 이들은 자진 해산했다. 12시가 넘어, 경찰이 시위 참가자들의 청와대 및 미국 대사관행을 막기 위해 광화문과 조계사 쪽 도로를 전경차를 비스듬히 주차해 봉쇄했다. 길이 막혀 귀가를 못하게 된 일부 시민들은 전경차에 시위 유인물을 붙이며 차를 빼 줄 것을 요구했다. 한 시민은 "전경 동생들아, 쇠고기가 수입되면 가장 먼저 먹는 게 너희들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분노했지만 큰 충돌이나 물리적 마찰없이 이날 집회는 마무리되는 분위기였다. 자정을 넘어 30일 새벽 1시가 조금 넘은 광화문. 남은 500여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남아있었다. 경찰은 집회 참석자들을 조금씩 인도로 밀어내 해산에 나섰다. 장관 고시 강행으로 불붙은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와 거리행진은 내일을 기약한채 또 그렇게 막을 내리고 있었다.
- KTF ''쇼도 하고 선물도 받고''
-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KTF(032390)는 '쇼킹스폰서' 출시를 기념해 전국 13개 주요 대학 캠퍼스에서 오는 29일까지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쇼킹스폰서는 지난 4월1일부터 휴대폰을 새로 구입하거나 교체하려는 고객을 위해 최대 2년동안 36만원을 할인해 주는 휴대폰 공식 구매프로그램이다. 이번 이벤트는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숙명여대, 한양대, 한양대(안산), 동국대, 아주대, 국민대, 충남대, 경북대, 원광대, 경성대 등 전국 13개 대학에서 진행된다. 축제기간중 쇼킹룰렛과 쇼킹펀치왕 게임을 통해 디지털카메라, 패밀리레스토랑 상품권, 문화상품권 등 다양한 경품을 증정한다. 특히, 행사중 쇼킹스폰서에 가입하는 고객은 7만원 상당의 패밀리레스토랑 2인 식사권 또는 9만원 상당의 MP3플레이어도 준다. ▶ 관련기사 ◀☞KTF, 마케팅비 회계처리 바꾼다..`고육지책`☞KTF, 김연아 피겨공연 휴대폰 생중계☞SKT·KTF '기업홍보·비즈니스홍보 따로따로∼'
- e몰과 대학생이 함께하는 쇼동 페스트벌
-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대학생들이 온라인몰의 쇼핑 동영상, 일명 ‘쇼동’을 제작해 주는 축제가 열린다. 인터넷 쇼핑몰 구축 업체 메이크샵(www.makeshop.co.kr)은 메이크샵 솔루션으로 제작된 쇼핑몰 100개와 함께 전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2008 전국 대학(원)생 디지털 올림피아드 – 쇼핑 UCC 대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학생 2인과 쇼핑몰이 하나의 팀으로 구성되며, 대학생 제작팀은 쇼핑몰을 방문하여 쇼핑몰 및 상품을 홍보하는 동영상 UCC를 제작하게 된다. 제작 완료된 쇼동은 쇼핑 UCC 플랫폼 몰티비닷컴(www.malltb.com)에 게시되며, 전문가 심사와 네티즌 평가를 통해 우열을 가리게 된다. 수상자 발표는 7월 30일경. 본 대회를 기획한 메이크샵 채성호 교육사업팀장은 “UCC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여 경영 성과를 향상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쇼핑몰들 사이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UCC 대전을 통해 참신한 영상들이 많이 제작돼 네티즌들의 인기를 얻음은 물론 이를 통해 쇼핑몰에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온라인몰에서도 상품홍보, 쇼핑몰 홍보 등의 목적으로 동영상을 제작해 수익 창출에 기여하고 있으나, 대다수의 쇼핑몰은 UCC를 기획, 제작하는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UCC 대전을 통해 쇼핑몰은 대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UCC 전문 기술력을 바탕으로 UCC를 적극 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대학생 또한 UCC를 체계적으로 배우는 등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가를 통해 대상(1팀)과 최우수상(2팀), 우수상(3팀)에게는 각각 장학금 500만원, 300만원, 100만원이 부상으로 제공되며, 대상과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메이크샵 인턴십 및 입사시 가산점 부여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학생들의 참가 신청은 5월 19일부터 6월 10일까지 대회홈페이지(www.diol.org)에서 접수하면 되고, 방학 기간을 이용해 쇼핑 동영상을 제작하게 된다. 메이크샵은 동영상 제작에 필요한 전문 교육은 물론 쇼핑몰 방문 출장비 등을 제공한다. 대회는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사업단이 주최하며, 메이크샵과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e비즈니스 경영학과가 주관한다. 메이크샵은 2004년 한양대학교와 산학협력을 맺고, 2005년부터 중소상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쇼핑몰 구축 지원 사업을 실시해 왔으며, 올해에는 쇼핑몰의 홍보 영상을 제작해 주는 경진대회를 개최한다.
- 대학축제는 ''연예인 축제''? 소녀시대·원더걸스 등 섭외 경쟁
- ▲ 소녀시대(왼쪽), 원더걸스(오른쪽)[조선일보 제공]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댄스그룹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만나고 싶다면, 대학가로 가면 된다. 원더걸스는 8일 성균관대, 15일에는 연세대(신촌)와 서울대 두 곳, 21일 단국대, 22일 연세대(원주)에서 무대에 오른다. 소녀시대는 9일 성균관대, 15일 연세대(신촌), 23일 서울대 의대에서 무대에 선다. 주요 대학 학생회에 따르면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축제에 초청하는 비용은 1000만~2000만원 선. 이 돈을 받고 노래 3~4곡을 부른다고 한다. 그래도 총학생회마다 이들을 섭외하지 못해 애태운다. 5월 대학축제 시즌을 앞두고, 주요 대학 총학생회마다 연예인 섭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예인 4~5개 팀을 초청하며 5000만원이 넘는 돈을 쓰는 곳도 있다. 총학생회는 "축제의 흥행과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스스로 축제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지 못하고 연예인의 공연을 보는 '구경꾼'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있다. ◆ 대학축제는 TV쇼의 '재탕' 대학축제를 전문으로 맡아온 J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학축제에 연예인이 출연하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됐다"며 "축제 시즌에는 각 대학으로부터 하루 10통 이상씩 문의전화를 받는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과 수도권 주요 대학 축제에 출연하기로 확정된 연예인 출연진 명단에는 빅뱅, 쥬얼리, 이승기, MC몽, 윤하, 브라운아이드걸스 등 최근 TV 쇼 프로그램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연예인들이 망라돼 있다. 섭외비는 각 팀당 보통 700만~800만원 선이지만, 비싼 팀은 20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대학 축제 비용 중 연예인 출연료가 가장 큰 덩치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6일부터 축제를 시작한 성균관대의 경우, 4일간의 축제기간에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비롯해 크라잉넛, 이적, 다이나믹듀오, 윤하 등을 초청한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이들 연예인을 초청하는 데 3500만원가량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돈은 성균관대 총학생회의 이번 학기 전체 예산(학생회비)인 2600여만원보다 많은 액수다. 학교로부터 축제 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모자라는 돈을 보충할 수 있다. 19일 축제를 시작하는 고려대 총학생회도 전체 축제비용 5000여만원 가운데 3000만원 정도를 연예인 출연료로 쓸 계획이다. 단국대는 댄스그룹 원더걸스와 가수 MC몽, 이승기 등을 축제 때 초청하기로 했다. 전체 축제비용 7000여만원 중 4000여만원을 초청비용으로 쓸 계획. 브라운아이드걸스 등을 초청하는 건국대 학생회는 3000여만원 축제비용 중 2500여만원을 연예인 출연료로 쓰기로 했다. 학생회는 이 돈을 학생들이 내는 학생회비(1만원 안팎)로 충당한다. 그러나 학생회에 배분되는 학생회비만으로는 연예인을 섭외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 보통 학교 본부의 지원금과 기업들의 스폰서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다. ◆ 대학축제, 재미가 전부인가 인기 연예인들의 공연이 대학축제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대학축제답지 못한 대학축제'에 대한 비판도 많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어설프더라도 아마추어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학생 문화의 특징인데, 지나치게 프로 연예인에게 의존하는 축제로 흐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대학생 스스로의 삶과 고민 등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축제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열 서울대 교수도 "대학생들의 축제라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창의적인 정신, 자발적인 참여, 이런 것들을 아우르는 대학문화를 담아야 한다"며 "기성품처럼 이미 만들어진 연예인의 공연에 중점을 두는 것은 알맹이를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축제를 주최하는 학생회 입장은 다르다. 한 사립대 학생회 관계자는 "학생회 입장에서는 연예인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싶다는 학생들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기 연예인의 출연이 확정된 서울대·연세대 등의 경우, 인터넷 게시판의 축제 관련 게시글이 조회수 1000건을 넘어서는 등 축제 시작 전부터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강대의 경우 지난해 유명 연예인 대신 '인디밴드'를 불러 공연했지만 학생들의 호응이 적었다. 최근 이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는 "우리는 왜 다른 학교처럼 '원더걸스' 안 부르냐"는 항의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성균관대 학생회도 지난해에는 연예인을 부르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초청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축제 때 연예인을 초청하지 않고 있는 이화여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이나 교내 상업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축제에 비싼 연예인을 부르는 것은 모순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