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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살리기 네트워크, 휴가철 해양보호단체 연합 플로깅 개최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바다살리기 네트워크가 휴가철을 맞아 해양보호단체 연합 플로깅 행사 ‘동해번쩍 서해번쩍’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플로깅 행사는 바다살리기 네트워크 결성 이후 첫 연합 해변정화 활동이다. 이번 행사는 올해 청년 의제별 네트워크 지원사업인 ‘N개 연결’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동해 권역은 쓰담속초와 바다키퍼가 주관한다. 내달 2일 부터 10일까지 고성(2일), 속초(3일), 양양(9일), 강릉(10일) 일대에서 열린다. 서해 권역은 해양환경보호 단체 레디(Redi)와 소셜벤처 프로젝트퀘스천이 행사 주관에 참여한다. 내달 16일 인천 영종도에서 진행된다. 참가자 신청은 오는 20일부터 진행되며, 동해권역은 쓰담속초와 바다키퍼 인스타그램에서, 서해권역은 레디 인스타그램에서 문의하면 된다.오는 25일 오후 6시에 자원봉사자를 위한 온라인 사전 설명회가 개최된다. 사전 설명회에서는 이번 행사의 취지와 배경과 더불어 프로그램 안내 및 질의 시간 등의 시간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사전 온라인 설명회 신청은 24일 오후3시까지 바다살리기 네트워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이번 행사를 주최한 바다살리기 네트워크 사무국은 “서울시 지원으로 서울시 청년들과 지역 청년들이 힘을 모아 의미있는 네트워크 행사를 준비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바다살리기 네트워크에서 해양보호단체와 환경에 관심있는 청년들을 연결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제안하겠다”고 전했다.서해 권역 행사를 추진 단체 중 한 곳인 프로젝트퀘스천 최은원 대표는 “매년 휴가철이 되면 유명 해수욕장 일대에 쓰레기 문제가 불거진다”며 “이번 비치 플로깅을 통해 우리에게 쉼과 추억을 주는 바다의 소중함을 함께 알아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지난해 말 발족한 바다살리기 네트워크는 고스트다이빙, 디프다제주, 바다키퍼, 사단법인제주바당, 쓰줍인(쓰레기를 줍는 사람들), 오션케어, 작은 것이 아름답다, PESCE(페셰), 프로젝트퀘스천, 플로깅제주, 플로빙코리아, 해양환경보호단체 레디,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 각지에서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 중인 해양환경단체 13곳이 참여하고 있다.
- '하주석 9회 결승타' 한화, 392일 만에 3연전 시리즈 싹쓸이
- 한화이글스 하주석. 사진=한화이글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한화이글스가 KT위즈와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한화는 2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 원정경기에서 9회초 1사 만루에서 나온 대타 하주석의 결승타에 힘입어 12-4로 승리했다.이로써 최근 KT와 주말 원정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9위 한화는 3연승을 달리며 8위 KT와 격차를 2.5경기로 좁혔다. 한화가 시리즈 3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것은 지난해 5월 2일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 이후 392일 만이다.경기 막판까지 팽팽한 접전이 이어진 가운데 한화는 4-4로 맞선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인환, 노수광, 김태연의 볼넷 3개로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 대타 하주석이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우측 강습 안타를 때렸다. KT 1루수 오윤석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글러브를 맞고 굴절됐고 그 사이 주자 2명이 홈으로 들어왔다.한화는 이후 마이크 터크먼, 정은원, 노시환, 이도윤, 박정현의 적시타가 연이어 터지면서 9회초에만 8득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정은원은 5타수 3안타 1타점, 박정현은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두산베어스는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사 최하위 NC 다이노스를 1-0으로 누르고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한때 7위까지 떨어졌다가 5위로 복귀한 두산은 24승 23패 1무를 기록, 승률 5할에 복귀했다.두산은 선발 곽빈이 5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뒤 정철원이 2이닝 1안타 무실점, 김명신이 ⅔이닝 무안타 무실점, 홍건희가 1⅓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이어 던지며 영봉승을 합작했다.두산은 4회초에 터진 양석환의 좌전 적시타가 이날 유일한 득점이었지만 막강 투수진을 앞세워 승리를 지켰다. 반면 NC는 3안타 7볼넷을 얻었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무릎을 꿇었다.NC 선발 신민혁은 7회까지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키움히어로즈는 사직 원정경기에서 롯데자이언츠를 4-0으로 누르고 3연전을 싹쓸이했다. 키움은 최근 6연승을 달리며 단독 2위를 확고하게 지켰다. 지난해부터 키움 사령탑을 맡은 홍원기 감독은 역대 50번째로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키움 선발 한현희는 7회까지 삼진 5개를 곁들이며 6피안타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올 시즌 첫 승을 거둔 한현희는 롯데 상대로 2015년 6월 28일 이후 무려 7년 만에 선발승을 기록했다.
- 아이브, 독일서 첫 해외 공연…유럽 팬들 매료
- (사진=스타쉽)[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MZ세대 워너비 아이콘’ 아이브(IVE)가 꽉 찬 무대로 유럽 팬들을 매료시켰다.아이브(안유진, 가을, 레이, 장원영, 리즈, 이서)는 28일 방송된 SBS ‘KPOP.FLEX(케이팝 플렉스-독일)’에 등장해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KPOP. FLEX’는 지난 14일과 15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월드컵 경기장 도이체 방크 파크에서 열린 공연이다. 아이브의 데뷔 후 첫 해외 공연이기도 하다.이날 무대에서 아이브는 데뷔 후 첫 해외 대면 공연임에도 완성형 그룹답게 유창한 영어로 관객과 소통하며 무대를 이끌었다. 하이틴 감성에 어울리는 스쿨룩을 입고 ‘LOVE DIVE(러브 다이브)’를 열창, 파워풀하면서 부드러운 춤선으로 독일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포인트 안무인 ‘거울춤’과 ‘다이빙춤’으로 강렬한 카리스마와 고급스러운 아름다움을 동시에 발산하며 중독성을 선사했다.아이브는 또 방송에 나오지 않은 비방용 무대 ‘ROYAL(로열)’, ‘ELEVEN(일레븐)’으로 화려한 무대를 이어갔다. 현지 팬들은 한국어 노래에 ‘떼창’하며 아이브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특히 공연 이후 현재까지 15일 연속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비롯한 유튜브, 각종 커뮤니티에서 ‘아이브 독일 떼창’과 ‘아이브의 실물’가 인기 검색어로 올랐다.또 지난 26일과 28일 MTV 공식홈페이지와 공식 SNS에는 아이브에 대해 “떠오르는 걸그룹 아이브의 폭발적인 K팝 비하인드. K팝 플렉스 콘서트”, “데뷔 5개월차 여섯 명의 아이돌은 유럽 최초의 메가 K팝 페스티벌을 여는 임무를 맡았다. 이번 글로벌 데뷔 무대를 통해 그들의 지속력을 증명했다”라는 제목과 함께 “아이브의 뚜렷한 정체성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멤버들은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더 멋진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미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브가 펼친 ‘케이팝 플렉스’는 글로벌 행보를 위한 첫 발걸음”이라며 집중 조명했다. 아이브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기세를 확장해나갔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극찬 속에 지난해 12월 발표한 데뷔곡 ‘ELEVEN(일레븐)’은 지상파 트리플 크라운을 포함한 음악방송 13관왕을 기록했다. 최근 발표한 ‘러브 다이브’는 음악방송 8관왕과 함께 국내외 빌보드, 스포티파이, 유튜브뮤직, 아마존뮤직, 애플뮤직, 오리콘 차트, 라인뮤직, QQ뮤직 등 글로벌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대중성까지 입증했다.아이브는 활동 공백기에도 다채로운 콘텐츠로 팬들과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 캐리비안 베이 21일 개장..방수 마스크 무료 지급
- 이달 21일 오픈하는 메가스톰(사진=에버랜드)이달 21일 오픈하는 메가스톰(사진=에버랜드)내달 1일까지 운영되는 마르카리베 카페(사진=에버랜드)내달 1일까지 운영되는 마르카리베 카페(사진=에버랜드)[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초여름 더위가 찾아온 가운데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가 오는 21일 개장한다.아쿠아틱센터와 메가스톰, 유수풀 일부 구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물놀이 시설 운영에 돌입하며, 야외파도풀, 다이빙풀(이상 6월 4일), 아쿠아루프, 타워부메랑고(이상 6월 25일) 등 주요 시설들을 순차 오픈해 나갈 계획이다.21일 가장 먼저 오픈하는 메가스톰은 자기부상 워터코스터와 토네이도 형태가 합쳐진 복합형 워터슬라이드로, 지상 37미터 높이에서 출발해 약 1분간 급하강, 급상승, 상하좌우 회전, 무중력 체험까지 복합적인 스릴을 경험할 수 있다.아쿠아틱센터에서는 파도풀, 키디풀, 워터슬라이드, 스파 등 다양한 물놀이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캐리비안 베이는 고객들의 편리하고 안전한 물놀이를 위해 모든 입장 고객에게 물놀이 시 이용할 수 있는 방수 마스크를 무료로 지급한다.또한 3중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철저한 수질 관리는 물론 어트랙션, 튜브, 락커 등 고객 이용 시설에 대해 수시로 소독과 방역을 실시한다.샤워실, 파우더룸, 화장실, 신발 락커 등 주요 편의시설은 지난해 리뉴얼을 마쳐 더욱 깔끔하고 쾌적한 캐리비안 베이 이용이 가능하다.캐리비안 베이가 지난달 말부터 부캐(부캐릭터)로 선보이고 있는 해변 카페 ‘마르카리베’는 6월 1일까지 특별 운영될 예정이니 아직 못 가봤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야외 파도풀 지역에 해외 휴양지 해변 컨셉으로 조성된 마르카리베 카페는 누구나 별도 요금 없이 입장해 이용할 수 있다.이국적인 풍광의 마르카리베 카페를 배경으로 5월 말까지 SNS 인증샷 이벤트도 진행돼 음료 쿠폰을 선물로 증정한다.한편 캐리비안 베이는 정상가 대비 최대 56% 할인된 얼리버드 티켓을 오는 20일까지 에버랜드 홈페이지 스마트 예약에서 특별 판매한다. 얼리버드 티켓은 캐리비안 베이가 오픈하는 이달 21일부터 6월 24일까지 원하는 날짜에 이용할 수 있다.
- 세살에 데뷔, 21세에 베니스 여왕…강수연이 곧 한국영화였다
- 고 강수연(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한국영화가 세계에서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절에 한국에서도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고, 한국영화에 그 이상의 무엇이 담겨 있음을 몸소 보여줬던 배우다.”오동진 영화평론가는 55세를 일기로 지난 7일 타계한 배우 강수연에 대해 이 같이 평했다. 한국 영화사에서 고인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를 대변했다.‘한국 영화계의 대모’, ‘한국 영화의 페르소나’. 고 강수연에게 붙어 있던 수식어들이다. 고인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로 이 같은 수식어들이 부족함이 없었다.고인은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1987년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 한국배우 최초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이라는 역사를 쓴 주인공이었다. 배우로서뿐 아니라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 행정가로서도 영화계의 부흥 및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아역배우로 시작해 청춘스타, 월드스타로 떠올랐던 고인은 한국영화의 성장과 함께했다. 뛰어난 배우를 넘어 전 세계에 한국영화를 알린 스타였고, 강력한 리더이자 영화인의 롤모델이었다.3세였던 1969년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연기를 시작한 고인은 TBC 전속배우로 ‘똘똘이의 모험’(1971) ‘별 3형제’(1977)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 아역스타로 입지를 다졌다. ‘고래사냥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등에 출연하며 청춘스타로 떠올랐다.그는 역할에 따라 다양하게 자신의 색깔을 바꿀 줄 아는 팔색조였고 이를 통해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하는 배우였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의 발랄한 여대생, ‘됴화’(1987)의 한 많은 여인, ‘연산군’(1987)의 요부 장녹수,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1987)의 잡초 같은 접대부, ‘감자’(1987)의 가난한 농촌 아낙, ‘씨받이’의 남자들에 의해 운명이 휘둘리는 가냘픈 여인네 등 장르에 관계없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이데일리에 “19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십수년간 그녀 없는 한국 영화계는 상상할 수 없다. 그의 출연작은 한국영화와 사회의 변화를 반영했다”며 “한국영화 100년의 최고 여배우로 평할 수 있는 최은희나 동양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칭해졌던 김지미에 견줄 만한 배우였다”고 평했다.1989년, 베니스영화제 수상에 이어 임권택 감독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대한민국 첫 월드스타의 탄생이었다.고인은 이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장미의 나날’(1994)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송어’(1999) 등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에 두루 출연하며 대표작들을 남겼다. 각 영화들은 그 해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작품들로 이름을 올렸다. 그 만큼 작품을 선택하는 안목이 뛰어났고 그의 연기에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카리스마가 있었다.2001년에는 드라마 ‘여인천하’의 주인공 정난정 역할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여인천하’는 2001년 초부터 2002년 중반까지 무려 1년 반 이상 방송된 SBS의 대표 대하사극이다. 기획 및 방영 초기에는 50부작으로 편성됐으나 전국민적 인기에 힘입어 150부작으로 종영했다. ‘여인천하’는 당시 최고 시청률 3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강수연은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 경력 최초로 S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이후에도 고인은 꾸준히 연기활동을 이어왔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작품의 완성도에 기여를 했다. ‘달빛 길어 올리기’(2011), 단편 ‘주리’(2013)에서 주연을 맡았고 ‘한반도’(2006), ‘영화판’(2012)에서는 조연으로 이름을 올렸다.촬영 현장에서는 스태프와 무명 배우들까지 챙기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유명했다. ‘한반도’로 고인과 함께 작업한 강우석 감독은 “단 한 컷만으로 사람을 확 휘어잡는 놀라운 배우였고 좋은 사람이었다”며 “어려운 후배를 만나면 베풀 줄 알고 인기가 있든 없든, 친분이 있든 없든 격의 없이 대했다, 그에 대한 나쁜 얘기를 들어본 적 없다”고 회고했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015)에 나오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자존심)가 없냐”는 명대사는 평소 술자리에서 힘든 후배들을 다독이며 했던 고인의 말에서 나왔다. 고인의 성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고인은 미국의 통상압력에 맞서 한국영화를 지키기 위해 스크린쿼터 수호천사단을 맡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으로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가 논란에 휩싸이자 공동집행위원장으로 나섰다. 2017년까지 가장 어려운 시기에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제를 위해 헌신했다.올해 그는 넷플릭스 영화 ‘정이’로 상업영화로는 10년 만에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정이’는 영화 ‘부산행’(2016)과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2021) 등으로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높인 연상호 감독의 새 영화다. 기후변화로 더 이상 지구에서 살기 힘들어진 인류가 만든 피난처 쉘터에서 일어나는 내전을 그린다. 강수연은 극중 연합군 측 최정예 리더 출신으로 내전을 해결할 ‘전설의 용병’ 전투 로봇 정이의 뇌복제를 책임지는 연구소 팀장 서현 역으로 출연했다. K-콘텐츠 열풍과 원조 월드스타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쏠렸던 ‘정이’는 강수연의 유작이 됐다.
-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카리스마 넘치고 정 많던 강수연
- 고 강수연[이데일리 박미애 기자] ‘한국 영화계의 대모’, ‘한국 영화의 페르소나’. 7일 타계한 고 강수연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로 이 같은 수식어들이 부족함이 없었다.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 한국배우 최초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이라는 역사를 쓴 주역이었다. 배우로서뿐 아니라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활약하며 영화계의 부흥 및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인은 한국영화의 성장과 함께하며 장르, 매체에 관계없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많은 후배 연기자들에 귀감이 된 배우였다.3세였던 1969년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연기를 시작한 고인은 TBC 전속배우로 ‘똘똘이의 모험’(1971) ‘별 3형제’(1977)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 아역스타로 유명해졌고, 드라마 ‘고교생 일기’에 출연하며 하이틴 스타로 큰 인기를 누렸다.그 역시 하이틴 스타가 겪는 성장에 대한 고민과 방황을 하기도 했지만 연기에 진지해진 이후부터는 독보적인 행보를 펼쳤다. 역할에 따라 다양하게 자신의 색깔을 바꿀 줄 아는 팔색조였고 이를 통해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하는 배우였다. 베니스영화제에 이어 1989년 임권택 감독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그야말로 첫 월드스타의 탄생이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한국영화가 세계에서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절에 한국에서도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고, 한국영화에 그 이상의 무엇이 담겨져 있음을 몸소 보여줬던 배우”라고 고인을 말했다.고인은 이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장미의 나날’(1994),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송어’(1999) 등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에 두루 출연하며 대표작들을 남겼다. 각 영화들은 그 해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작품들로 이름을 남겼다. 그 만큼 작품을 선택하는 그의 안목은 뛰어났고 그의 연기에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카리스마가 있었다.‘씨받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 ‘여인천하’ 속 강수연2001년에는 드라마 ‘여인천하’의 주인공 정난정 역할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여인천하’는 2001년 초부터 2002년 중반까지 무려 1년 반 이상 방송된 SBS의 대표 대하사극이다. 기획 및 방영 초기에는 50부작으로 편성됐으나 전국민적 인기에 힘입어 150부작으로 종영했다. ‘여인천하’는 당시 최고 시청률 3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강수연은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 경력 최초로 S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이후에도 고인은 꾸준히 연기활동을 이어왔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작품의 완성도에 기여를 했다. ‘달빛 길어 올리기’(2011), ‘주리’(2013)에서 주연을 맡았고 ‘한반도’(2006), ‘영화판’(2012)에서는 조연으로 이름을 올렸다.촬영 현장에서는 스태프와 무명 배우들까지 챙기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유명했다. ‘한반도’로 고인과 함께 작업한 강우석 감독은 “어려운 후배를 만나면 베풀 줄 아는 좋은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015) 속에 나오는 명대사인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자존심)가 없냐”는 힘든 후배들을 다독이며 했던 고인의 말에서 나온 것이다.고인은 영화계 대소사에도 직접 나섰다. 1999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산업을 지키기 위한 스크린 쿼터 사수를 위한 백만인 서명운동 선포식에 강제규 감독, 배우 안성기, 박중훈 등과 함께 참여했다.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은 시기는 세월호 참사 당시 제기된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 논란으로 영화제가 존속 위기에 처했을 때였다.고인과 부녀 같은 관계를 이어온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은 “배우로서 카리스마뿐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과 단독 집행위원장을 지내며 조직을 이끌 정도로 리더십도 뛰어난 배우였다”고 회상했다.고 강수연과 김동호 이사장이 같은 존재감이 있던 고인이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것은 한국 영화계의 큰 손실이다. 고인의 장례가 영화인장으로 결정된 것도 한국영화 발전에 공헌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다.고인은 지난 5일 오후 6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가족의 신고로 출동한 119구급대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다.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의식이 없는 상태로 치료를 받다가 7일 오후 3시께 세상을 떠났다.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에 마련되며 8일부터 조문을 받는다. 장례위원장은 김동호, 장례고문은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이 맡는다. 발인은 오는 1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