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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보배의 로스팅 탐방기] 와인에 빠졌던 나를 `커피가 살렸다`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제주 공항에서 출발할 때는 이슬비가 내리더니 신비의 도로에 도착할 즈음 소나기처럼 빗방울이 굵어졌다. 제주시에서 4km 떨어진 노형동 1100로, 일명 도깨비 도로는 오르막길이 내리막길로 보이고, 내리막길이 오르막길로 보이는 착시현상으로 이색적인 관광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주변에는 도깨비 조각상과 산책로, 휴게실 등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 제주도 카페 신비의 사랑이 있다.신비의 도로 옆 신비의 사랑신비의 사랑은 지중해풍 독채 건물, 넓은 주차장, 야외 정원으로 여행자가 들리기 좋은 곳이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오른쪽 진열대 원두커피들이 반짝이며 나를 반겼다.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케냐 등 세계 커피가 열렬히 나를 환영하듯 향기로운 인사를 건넨다. 널찍한 소파에 앉아 카페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핸드드립, 로스터리 전문 카페라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대형 로스터기 2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커피잔, 여러 대의 그라인더, 다양한 드립퍼, 진열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원두커피들.커피를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다들 커피를 시작할 때 특별한 계기가 있다는데 정말 우연이었다. 15년 전부터 와인을 업으로 삼으려 공부를 해왔지만 깊이 파고들수록 점점 어려워졌다. 그러다 와인 이외 다른 분야인 초콜릿, 커피, 제과제빵 분야를 배우면 도움이 된다고 해 하나씩 배워나가고 있었다. 제과제빵, 초콜릿을 조금 접하고 다음으로 차를 시도했는데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았기도 했도 이해하기에 참으로 어려운 분야였다. 그러던 중에 당시 서울에서 열린 와인 메이커스 디너에 참여하게 되었다. 남는 시간에 우연히 삼청동 카페를 가게 되었는데 커피를 마시면서 카페 사장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날 와인 행사에 참여하면서 머릿속에는 커피에 대한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날 바로 남대문 시장을 가 생두, 드립 도구, 통돌이 로스터 등 커피 관련 제품을 사 제주도로 내려왔다.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로스팅을 제일 먼저 시작했다. 스스로 공부하면서 로스팅 기법을 배우고 로스팅 한 원두를 운영하던 와인숍에서 손님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이후 핸드드립, 원산지 공부, 커핑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나만의 기술을 익혀나갔다. 와인을 공부했던 지식 때문인지 커피는 내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와인의 세계’에서 ‘나’는 ‘중간자‘의 역할이었지만 ’커피의 세계’에서 ‘나’는 로스팅을 통해 마치 ‘창조자’의 역할을 맡은 것만 같았다.커피를 처음 접한 게 2008년인데 겁도 없이 2009년 이 자리에 커피숍을 열어 와인숍과 3년 정도 겸업을 했다 어느 날 특별한 고민 없이 와인 일을 접고 2012년부터 커피에만 집중하였다. 이때 용기를 내게 된 터닝 포인트가 된 계기가 있었다. 커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책의 한 문구였다. 제일 처음 산 커피 관련 책. 카페를 소개하는 책이었다.‘Coffeest가 죽어가던 나를 살렸다’ 이 글을 ‘Coffee가 죽어가던 나를 살렸다’라고 보였다. 와인을 계속해야 하나 하는 기로에 서 있던 나에게 이 책의 문구는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다. 와인과 커피 사이 방황하는 내가 커피인으로 살아야겠다 결심하게 되었다.카페의 주 수익은?매일 아침 카페에서 로스팅을 한다. 그만큼 원두를 사 가시는 손님들이 많다. 매출의 90%는 원두 판매다. 현재는 커피밥 로스터기를 사용한다. 많은 이들이 국산 로스터에 대한 의구심들을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한 현존하는 로스터기 중 가장 강력한 옵션을 자랑한다. 카본프리 메탈화이바 버너, 드럼 속도 조절, 배기량 조절. 게다가 버너에 유입되는 외기를 막아주는 특별한 기능까지. 물론 가격이 저렴한 건 덤이다.처음 카페를 오픈할 때 수망 로스팅을 했다. 1주일 만에 이따로 로스터로 바꿔 직화식 로스팅을 했다. 그 이후 10년 정도 후지로얄, 본막 등 직화식 로스터기를 사용하다 새로운 도전이었던 반열풍식 커피 밥 로스터기를 사용 중이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적응되고 보니 예전에 비하면 너무 편하고 신박해 어벤저스 같다.신비의 사랑 장점은 무엇일까?단연 원두가 장점이다. 원두 종류는 상시 30가지로 로스팅 후 1주일 기점으로 원두를 판매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50% 할인해 공급한다. 그때만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다. 카페에서 판매되는 원두는 스타일에 따라 여러 기법을 쓴다. 스페셜티 원두는 높은 온도로 익힘에 집중하는 노르딕 로스팅을 한다. 맛보다 향에 중점을 둔다. 최대한 빠른 시간에 생두를 익혀내어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다.하지만 판매량이 높은 대부분의 커머셜 원두들은 전통적인 로스팅을 한다. 커피밥 로스터만의 무산소 옵션 덕분에 원두의 맛이 오래도록 유지되는 게 그 특별함이다. 가격에 비해 맛이 좋아 매일 커피를 집에서 마시는 분들이 즐겨 찾는다.커피는 어디서 배웠나?커피는 독학으로 시작했다. 어떤 사람이나 책을 통해 배우게 되면 그 사람을 따라 하게 되어 스스로 찾고 싶었다. 와인을 배울 때 다른 사람을 답습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고 힘들었었다. 그래서 실패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나만의 방식으로 커피를 알고 싶었다. 내가 느낀 맛과 향을 그대로 전하고 싶었다. 어찌 보면 미련한 방법이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런 날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나만의 커피를 할 수 있을 것 같다.카페를 찾는 손님은 어떤 분들인가?제주도에 놀러 온 여행자도 많지만, 매일매일 커피를 마시는 현지인들이 대부분의 단골이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에는 우리 카페에는 손님이 정작 없다. 한적한 평일 단골들이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거나, 원두를 주로 사 간다. 밥은 집 밥이 최고인 것처럼 매일 마시기 좋은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집 밥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으니까. 연휴의 늦은 오후 교외에 나가 예쁜 카페에 들려 커피를 마시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 카페에 들려 원두를 사들고 가는 뒷모습을 보면 너무 행복하다. 커피 맛을 탐미하는 자라면 핸드드립으로 내린 강배전 커피 맛도 권하고 싶다. 나처럼 새로운 (이제는 새로운 맛이 되어버린) 쓰디쓴 커피 맛에 빠져들지도 모르니. 이미 그런 분들은 다시 늘어나고 있다.앞으로의 신비의 사랑큰 욕심은 없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알콩달콩,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하면서, 매일 마시고 싶은 커피를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로스터 기법도 좋지만 내가 하는 방식의 고전 로스팅 기법을 살려 신비의 사랑을 이어갈 생각이다.윤승섭 대표는 옛날 방식으로 로스팅 해 강한 쓴맛이 느껴지는 강배전을 선호한다. 물 온도 82도, 물 빠짐이 느린 원추형 드립퍼를 사용해 거친 쓴맛은 더욱 진했다. 쓴맛 뒤에 오는 단맛을 느낄 수 있는 커피 맛, 묵직한 그날의 커피 맛은 특별한 경험으로 기억된다.특별한 날이 아닌 늘 마시는 커피가 신비의 사랑 커피였으면 좋겠다는 윤승섭 대표는 바람은 이미 이루어진 듯하다. 1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그의 눈동자는 아이처럼 반짝였다.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세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는 사람. 어릴 때 많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 일과 가정의 균형을 깨트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원대한 꿈을 꾸지는 않는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릴 뿐이다. 커피로 인해 인생이 변하고 새로운 삶을 찾게 되었다는 그의 삶이 영화처럼 느껴진다. 드라마틱 한 그의 인생에서 남의 시선도, 최첨단 시설도, 멋진 인테리어도 큰 의미가 되지 못한다.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있는 그의 삶 논 픽션! 단지 지금 행복한 일을 하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매일 아침 향긋한 커피를 마실 때 인사를 건네는 것처럼 그의 일상도 굿모닝이기를.
- 아이에스동서, '수성 범어 W' 23일 모델하우스 오픈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아이에스동서가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수성 범어’의 분양을 앞두고 있고 20일 밝혔다.5월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는 ‘수성 범어 W’ 관계자는 “5월 중 일반분양에 들어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뜻밖에 오피스텔에 관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이 단지는 지하 4층에서 지상 59층, 아파트 1340세대(전용 84㎡A 104세대, 84㎡B 540세대, 84㎡C 540세대, 102㎡ 156세대) 및 오피스텔 528실(84㎡OA 264실, 78㎡OB 264실), 총 1868세대로 조성된다. 범어네거리 최중심에 자리한 ‘수성 범어 W’는 2호선 범어역 초역세권에 단지 앞 주도로인 달구벌대로 및 동대구로와 인접했다. 관공서, 금융기관 등의 중심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이 풍부하며 범어공원, 시민체육공원이 인접해 도심에서 만나기 어려운 쾌적한 자연도 누린다.무엇보다 주목받는 입지적 장점은 누구나 선망하는 최강 수성학군이다. 범어초등학교와 경신중고, 대륜중고, 오성중고를 비롯해 동도중, 대구동중, 소선여중, 대구여고, 정화여고, 혜화여고 등 누구나 선망하는 학교들로 둘러싸였으며 집 앞에 명문학원가가 즐비하다.분양전문가는 “일반적으로 대단지 아파트에 속해 있는 오피스텔은 아파트중심설계로 부대시설 등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은데, ‘수성 범어 W’의 경우 오피스텔 528실을 위한 별도의 커뮤니티시설을 시공하는 등 23평형, 25평형 아파트 528세대 분양과 다를 바가 없다”며 “전용 84㎡아파트 일반분양분이 237세대에 불과하고 1순위 청약자격도 까다로워 수성구 입성을 노리는 실수요자가 상대적으로 청약자격에 부담 없는 주거형 오피스텔로 많이 몰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수성 범어 W’는 아파트 1340세대 중 조합원이 947명에 이르러, 일반분양분은 아파트 393세대(84㎡B 133세대, 84㎡C 104세대, 102㎡ 156세대)와 주거용 오피스텔 528실, 총 921세대를 오는 23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분양할 예정이다.`
- "막차 끊기면 손님도 끊겨"...번화가 술집도 잠 줄여 낮 장사
- 서울 시청역 인근에 위치한 A호프집은 최근 밤에 장사가 잘 되지 않자 낮 시간을 활용해 즉석떡볶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사진=스냅타임)[이데일리 김보영 기자·정성광 인턴기자]"자는 시간을 쪼개 낮 장사라도 하지 않으면 버텨낼 수가 없습니다. 연초 술자리가 몰린 1월 빼고는 2월부터 5월 현재까지 줄곧 보릿고개니까요."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최근 점심 시간에도 문을 열어 즉석떡볶이 장사를 시작했다. 당초 김씨 가게의 영업 시간은 오후 6시~새벽 3시. 수면을 위해 낮 시간대를 비워두곤 했으나 최근 몇 달 새 호프집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탓에 내린 결정이다. 김씨는 "회사가 밀집된 지역이다 보니 점심 시간 직장인 유동 인구가 많은 만큼 낮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가게를 홍보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최저임금이 올라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도 부담스러우니 혼자 영업해도 지장이 없을 정도로 손이 덜 가는 식사 메뉴가 없을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게 즉석떡볶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최근 서울 용산구, 중구 등 직장인 밀집 지역과 젊은이들의 번화가가 몰린 곳들을 중심으로 낮 시간대에도 가게 문을 열어 즉석떡볶이나 커피 등 음료라도 판매해 폐업을 면하려는 술집 자영업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늦은 밤까지 술자리를 가지는 손님들이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대리운전, 새벽배송 업무 등 가게 외 투잡을 뛰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다. 최저임금 상승과 물가 인상, 경기 침체 등 3중고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타개할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12시 넘으면 텅 빈 거리...잠 줄여 낮 장사라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자영업자들의 체감경기와 재무상태는 줄곧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자영업자 수는 점점 줄어들지만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나날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자영업자 수는 568만 7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 감소했다. 반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일 금융감독원의 발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협과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권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58조 2000억원으로 전년(44조 1000억원)보다 31.9%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110%나 늘었다.대출 연체율도 증가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84%로 전년보다 0.75%나 올랐다. 특히 개인사업자 부채는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섰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0.75%로 전년말(0.63%)보다 늘었다.그럼에도 2017년 기준 창업 후 5년 이상 살아남는 경우는 27.9%. 10곳 중 7곳은 5년도 채 못 가 문을 닫는 셈이다.자기 시간이 보장된다는 자영업의 유일한 장점은 옛말이 됐다. 최근 유동인구가 많은 직장인 밀집지역과 번화가에서조차 '마의 5년'을 버티려 수면과 휴식을 반납한 채 낮밤 풀타임 장사에 뛰어드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택시 심야 할증 요금 및 소주값 인상 등으로 저녁·새벽 시간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줄어 술집 장사가 타격을 받은 뒤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아내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근에서 포장마차 술집을 운영 중인 업주 강홍락(가명·35)씨는 "포장마차는 심야 장사가 생명인데 택시 심야 할증 요금이 오른 뒤 밤 12시를 기점으로 거리에 넘쳐나던 사람들이 싹 사라졌다"며 "당초 오후 8시쯤 가게 문을 열어 새벽 5시까지 영업했지만 요즘 평일은 한 테이블도 손님이 없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 새벽 2~3시로 마감 시간을 당기는 대신 낮에 즉석떡볶이, 순대 등 분식 메뉴를 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이어 "떡볶이는 호불호가 없는 메뉴인데다 저녁 안주로도 활용할 수 있고 재료만 조합해 넣으면 나머지는 손님들이 조리해먹을 수 있으니 인건비를 들이지 않고 매출을 보탤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수면 시간이 줄어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 떡볶이 등 분식 메뉴가 단가가 낮다 보니 다른 가격대가 나가면서 맛도 있는 좋은 안주들이 많은데도 손님들이 분식 메뉴만 시켜 한 번에 높은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고도 토로했다.서울 서대문구 인근에서 맥주 펍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임승철(가명·30)씨는 지난달부터 가게를 낮 동안 카페로 운영 중이다. 임씨는 "경기는 안 좋은데 소주와 맥주 등 술 값이 오름세인데다가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도 인상한다니 사람들이 외출 자체를 잘 안하는 것 같다"며 "주변 친구들만 해도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 집에서 마신다고 한다. 밤 장사에 주력해야 하는데 손님이 없으니 사람들이 일하는 낮 시간에라도 바짝 벌어야 하지 않겠나. 최저임금이 올라 아르바이트 고용도 어렵고 내 몸을 갈아 가게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지출 많은 5월 '보릿고개'...생활물가 올라 설상가상실제로 '가정의 달'인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날 등 각종 기념일에 결혼 등 경조사 등으로 시민들의 지출 부담이 특히 크다. 실제로 취업포털 인크루트에서 성인남녀 3680명에게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가정의 달인 5월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비율이 70%나 됐다.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로는 '지출 증가'가 44%로 절반에 가까웠다.설상가상으로 민생과 직결된 주요 대중교통 요금과 식료품, 주류, 유류 등 생활물가까지 크게 올랐다. 지난 2월 서울 택시 요금이 기본 3000원→3800원, 심야 할증이 3600원→4600원으로 오른 데 이어 충남, 경남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택시요금을 잇따라 인상하는 추세다. 또 최근 전국 버스 노조 파업을 막기 위한 협상 결과 경기도, 인천, 서울 등 주요 버스 요금도 100원~200원 인상될 전망이다.하이트진로에서는 지난 1일부터 소주 참이슬의 공장 출고가격을 6.45% 인상해 유통업체의 소주 소매가격도 올랐다. 유류세 인하 폭도 지난 7일부터 현행 15%에서 7%로 축소돼 가격이 오른다.이에 대해 회사원 유지훈(가명·33)씨는 "돈 쓸 일은 늘어만 가는데 주요 물가가 오르고 불가피하게 지출할 수밖에 없는 대중교통 요금까지 올라 소비 자체가 부담스럽다"며 "요 몇 달 새는 그 좋아하던 친구, 직장동료와의 가벼운 술자리까지 멀리하게 됐다. 술자리라도 줄여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쿠팡플렉스, 마켓컬리 등 소셜커머스 업체의 새벽배송 업무나 대리운전 등 투잡을 뛰는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 신용회복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요식업, 주류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운영비를 감당해내기 위해 새벽 배송 업무나 대리운전, 카페 아르바이트 등 부업에 뛰어드는 사례들도 많아지고 있다"며 "빚을 떠안고 장사를 시작했는데 장사가 안되니 빚을 갚아내려면 생계형 'N잡러'라도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에 정부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으로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등 여러 카드를 꺼내 침체된 자영업을 되살리려는 노력에 착수했지만 당분간 경기침체로 인한 자영업 리스크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김상봉 한성대 교누는 "카드수수료 인하가 일단 급한 불을 꺼 자영업자들에게 일시적인 '가뭄의 단비'가 된 것은 사실이나 기본적인 자영업 구조 개선, 자체 경쟁력 강화, 내수경기 회복 등 근본 문제 해소 없이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출, 임금 정책 등 경제 정책 방향 개선 없이 실물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것이고 경기침체에 따른 자영업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스냅타임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재건축 꽉 막고선 서울 집값 못 잡는다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다음은 20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 △1면-재건축 꽉 막고선 서울 집값 못 잡는다-장관들, 직원을 적폐·학생 취급…관료와 협업 않고 불신만 키워-韓 1분기 성장률, OECD 21개국 중 ‘꼴찌’-文 대통령, 23일 부시 전 대통령 만난다-[사설]자동차 고율관세 연기됐지만 최악 대비해야-[사설]병원 수술실에 CCTV 설치 필요한 까닭△줌인&-故 조양호 회장의 복심…경영권 승계·방어 키맨으로 부상-담배 판촉 안되는데…궈련형 기기는 OK?△꽉 막힌 재건축·재개발-보이지 않는 규제에 은마·잠실주공 표류…서울 집값 2년 뒤 들썩이나-“공급 늘면 시장 안정되는데”…재건축 옥죄는 정부-“서울 집값 잡겠다면서…왜 경기도에 신도시 짓나”△美 ‘수입車 관세 결정’ 6개월 연기-EU·日과 무역협상서 압박카드로 쓸 듯…‘무역전쟁 中에 집중’ 의도도-“언제든 관세폭탄 가능…안심하긴 일러” 현지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기 ‘안간힘’△공무원 복지부동 누구 탓인가-부신주의 국장, 적폐 취급 당할라 몸 사리고…워라밸 사무관, 야근 안하려 핵심 부처 기피-관료보다 민생 팽개친 국회가 더 문제-인사혁신처, 특수소방차 도입 등 ‘적극행정’ 제안한 소방관 포상△정부, 대북 공여·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승인-‘마중물’ 기대하는 한·미, 시큰둥한 北…꽉 막힌 대화 풀 수 있을까-北서 거부하지 않을 것…남북 교착국면 타개 ‘지렛대’ 되겠다-개성공단 수난史△정치-5·18 진실규명委 출범지연 네탓 공방에…국회정상화 다시 ‘먹구름’-文정부 2년…10점 만점에 4.5점, 한국당은 대안없이 대여투쟁 벌여-실업률 최악인데…靑 “고용상황 희망적, 하반기 20만명 증가 예상”△경제-원·달러 환율 1200선 뚫리나…미·중 무역협상이 최대 변수-“車·전자 침체…설비투자 부진 장기화할 듯”-‘㎏의 정의’ 130년 만에 바뀐다△금융-규제 심할 땐 쉬는 것도 투자…부동산 신탁 ‘리츠’ 대안 투자처로 딱-“유니콘기업 키우자”…4차산업 전문가 모시는 산은-부동산 PF 위험노출액 90조 육박…리스크 관리실태 점검 나선 당국△산업&기업-초도물량 완판…LG폰 기 살린 ‘V50 씽큐’-日 양대 이통사 찾아간 이재용, 삼성전자 ‘5G 초격차’ 자신감-올해 실적 악화에도 채용 늘린 대기업들-LPG 원가 뛰는데…SK가스·E1 공급가 인상 고심, 왜-한화토탈 “공장가동 중단, 원인규명 총력”△산업-정부심의 통과한 앱, 멋대로 삭제→승인→삭제…오락가락 구글-러 최대 통신사 MTS 경영진, KT ‘5G 기반 미래산업’ 체험-치킨게임 치닫는 ‘타다’ 갈등…국회는 강 건너 불구경-‘애니 천국’ 일본…국내 게임사들 日애니 캐릭터로 공략 나서△소비자생활-‘BTS 운동화’ 주세요…유통업계 ‘아미 특수’에 웃다-이마트 ‘5월 더위’에 신바람, 에너컨 매출 전년比 62%↑-블루보틀, 드립커피 대충 만든다?-“미세먼지 주의보 발령땐 야외 풋살장 예약금 환불”△중소기업·바이오-‘실적 빨간불’ 주방용품업계…불황 타개 묘수 찾기 안간힘-건자재 기업 현대L&C, 미국 하넥스 공장 준공-중국發 LCD 장비 발주에…국내 업체들 ‘때 아닌 호재’-혁신신약 특허 심사 기간 16→5개월 확 줄어든다△증권&마켓-신차 끌고 환율 밀고…하반기 코스피 車가 이끈다-정부 지원·통큰 투자에도 셀트리온 주가 ‘시큰둥’-짙은 안갯속 미·중 무역분쟁…코스피 2020~2100선 횡보할 듯△증권-때이른 차기 대선 테마주 열기 “펀더멘털과 무관…투자 요주의”-현대차證, 660억 규모 부산 쇼핑몰 PF 완료-기관 모집 난항에…중남미 펀드 결성 반년째 하세월△문화-런던 초상화갤러리서 보는 ‘관상’…英관객의 호기심 반영-‘관광 유공자’ 뽑는다-‘전국노예자랑’이 따로 없네…시류 반영 못한 ‘전참시’△스포츠-김지현 “3년 전 놓쳐 ‘매치 퀸’ 더 간절했어요”-샷 이글…함정우 ‘생애 첫 우승’-골프장 이용료 8년 동안 무려 17.4% 올랐다-맹동섭 “퍼트 잘하고 싶다고요? 원하는 방향으로 쭉~ 밀어보세요”△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해상 안전 컨트롤타워 출범…노후어선 현대화로 ‘안전화 바다’ 만들 것△피플-보험 가입 전 쓴 편지…고객 가족에 큰 힘 됐죠-동해 지키는 해군 대위 부부 “필승!”-LS니꼬동제련 ‘해비타트’ 봉사 4000시간 달성-기아車, 요르단 난민 어린이에게 축구화 선물-하나금융, 노후 장애인시설 고쳐주고 차량 지원-차문현 알파에셋운용 대표 선임-홀트 ‘홀트하동복지회’ 이사장 별세-유진證, 그룹 계열사와 사회공헌…강원 산불 피해지역에 물품 나눔△오피니언-[목멱칼럼]묘수·꼼수·자충수-[생생확대경]세종대왕도 통곡할 정치권 막말-[기자수첩]식약처 ‘인보사’ 美 실사단의 과제-[e갤러리]카를로스 크루즈디에즈 ‘인덕션 데니스 차카오 11’△부동산-‘강동구 너 빠져’…집값 급등 동작구 ‘강남4구’ 입성 넘봐-30대 ‘무주택 실수요자’ 서울 아파트 매매 주도-‘3.3㎡=2290만원’ 길음뉴타운 마지막 단지…실수요층 북적-인천 ‘검단 파라곤’ 분양가 3.3㎡=1100만원대…“인근 단지보다 저렴”△사회-인증 없이 가입…접속하자마자 “조건만남 어때”-“윤중천 안다” 태도 바꾼 김학의, 성범죄 혐의도 인정할까 주목-서울시 ‘미세먼지 통합연구소’ 출범-“형식적 인권위 아닌…사회약자·소수자 존중 앞장설 것”-미묘당·만가옥…상표도 복고가 대세-올해도 작년만큼 덥다…‘폭염 대응체계’ 가동
- 이상미가 전하는 ‘4차 산업과 예술’
- [이상미 이상아트 대표] 미술 시장은 오래전부터 작품에 대한 증명서 위조와 위작 시비가 골칫거리였다. 4차 산업의 주요 기술인 블록체인과 예술이 만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익명성, 비가역성, 투명성이라는 속성이 미술 시장을 혁신하기 때문이다. 이상미 이상아트 대표블록체인은 탈중앙화, 분산형 구조가 특징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콘텐츠 저작권 보호가 수월해지고 불법 콘텐츠 복제 및 유통, 저작권 권리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현대미술에서 떠오르는 장르는 미디어 아트이다. 디지털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작품이 불법 복제된다는 점이다. 또한 미디어 아트가 상품성을 가지려면 작품을 물리적인 형태로 출력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블록체인은 이런 문제를 디지털 희소성이라는 개념으로 해결한다. 제한된 수의 사본을 발행하고 이 소유권을 증명하는 고유 블록에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블록체인으로 암호화한 사진작가 케빈 아보쉬의 디지털 사진작품 포에버 로즈(Forever Rose)가 10억 원에 팔렸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수정은 물론 위변조도 불가능하도록 했다. 무한복제가 가능했던 일반 디지털 사진과는 달리 세상에서 하나뿐인 예술품이 된 것이다. 미술 분야에서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중개자의 역할을 축소시켜 기존 유통구조를 바꾸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시나스(Maecenas)는 세계 최초 미술품 블록체인 경매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부정 조작이 불가능한 고유 디지털 서명을 만든다. 베리스아트(VerisArt)는 블록체인과 이미지 인식 기술을 이용해 미술작품이나 수집품의 인증서를 발급해주고 진위를 확인해준다. 아틀러리(Artlery)는 블록체인으로 예술가와 투자자를 연결하고 정해진 수만큼 작품을 디지털 복제해 분할 판매한다. 어스크라이브(Ascribe)는 작가가 올린 예술품마다 디지털 꼬리표를 달아 소유, 판매, 복제 등이 진행될 때마다 모두 기록해 진품임을 실시간으로 증명한다. 이외에도 미술작품 고유의 원본성과 유일성을 디지털 아트에서 구현하는 크립토펑크(Cryptopunk), 누구나 온라인상에서 작품을 전시할 수 있고,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암호화폐를 이용해 거래가 가능한 다다(DADA), 예술가와 예술 작품을 위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오리온 볼트(Orion Vault) 등이 있다.저작권 보호를 위한 블록체인도 여럿이다. 코닥이 발표한 코닥 원(Kodak One)은 사진 콘텐츠의 관리, 유통, 정산 구조를 구현한 플랫폼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바이두가 공개한 토템(Totem)은 사진을 찍은 사람, 혹은 저작권자가 원본 사진을 제출하면 저작권자의 이름과 함께 제출 시각 등 해당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해둔다. 모네그래프(Monegraph) 역시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웹에 등록하고 이미지 사용 기록을 추적해 저작권료를 블록체인 내에서 거래 가능하도록 한다. 전통적으로 미술 시장은 아주 부유한 소수가 지배해왔다. 현재에도 크리스티와 소더비 같은 경매회사의 절대 독점으로 세계 미술 시장은 운영된다. 하지만 블록체인과 예술의 융합으로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다. 과거 미술계에 존재하지 않던 공동 소유, 공동 분배의 개념을 만들기 때문이다. 만약 모나리자가 블록체인으로 판매된다면 한 명이 구매하는 게 아니라 여러 다수가 조금씩 쪼개 지분을 나눠 갖는 식이다. 주식 같은 방식이다. 예술가들 또한 블록체인을 활용해 작품을 공유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 물론 아직 한계는 있다. 블록체인은 작품의 진위 여부를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집에 작품을 걸어둘 수는 없다. 비트코인으로 대두되는 암호화폐 과열 투기 현상도 있었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안정화에 접어든 것처럼 블록체인도 비슷한 과정을 거칠 것이다. 블록체인이 불러올 미술 시장의 변화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이상미 대표는 프랑스 정부 산하 문화 통신부로부터 ‘프랑스 문화 자산 및 문화 서비스 전문가’ 자격증을 외국인 최초로 수석으로 2010년에 취득했다. 파리 현대 미술 갤러리 및 드루오 경매회사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서래마을에 있는 이상아트 스페이스에서 회화, 설치, 조각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전시와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 [홈스쿨대디 김용성 교수] 너는 자연인처럼 살지 말거라
- [홈스쿨대디 김용성 교수] 비즈니스 컨설턴트가 휴가차 해변에 왔다가 하루 일을 마치고 그물을 정리하는 어부에게 다가갑니다. 홈스쿨대디 김용성 교수“선생님, 오늘 하루 어떠셨어요? 고기 많이 잡으셨나요?”“평소랑 비슷하네요. 이 정도면 네 식구가 먹고 살만 합니다.”“선생님, 조금만 더 욕심을 내보시면 어떨까요? 제가 컨설팅 일을 하는데요. 선생님이 대출을 받아 배와 어구를 바꾸면 더 많은 고기를 잡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뭘 하게요?” “뭘 하다니요? 일단 대출금을 갚고나서 조금 더 큰 배를 사거나 배 한 척을 더 사는 거지요.” “그래서요?“ ”그렇게 사업을 키우다보면 은퇴 후 노후 걱정 없이 사실 수 있잖아요. 이런 멋진 해변가에 아늑한 집을 짓고 식탁에 아이들과 둘러앉아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대화도 하고요.“ “그렇다면 나는 사업 안할랍니다. 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 걸요. 자, 나는 아이들과 대화하며 맛있는 밥 먹으려고 아늑한 집으로 돌아갑니다. 선생님도 안녕히 가세요.”우리 삶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걸 봅니다. 중년 남성 상당수가 ‘나는 자연인이다’ 방송을 즐겨봅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월별 선호방송을 조사한 결과, 이 방송이 3월 이후 줄곧 10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2년 방송이 시작된 이래 시청률 5%대를 유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지요. 그만큼 많은 도시인들이 각박한 도시의 삶 대신 여유있는 전원생활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어른이라도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힘들더라도 참고 견디며 대도시에서 공부하라고 권합니다. 그래서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 후에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요. 그 후에는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아이들의 교육비를 대준 후 노후에 여유롭게 살라고 말합니다. 아마도 어른들이 말하는 여유로운 삶 중에는 자연인의 삶도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만약 청소년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목수일을 배워서 집과 가구를 만들면서 살겠다, 시골에 내 집을 지어 농사짓고 살겠다’고 하면 부모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조금 전까지 ‘나는 자연인이다’ 방송을 보면서 출연자를 부러워하던 부모라도 곧바로 정색한 얼굴로 말할 겁니다. 그건 30년 후에 생각해보라고 말이지요. 혹시 우리가 뭔가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우리 부모들은 어쩌면 어부를 설득하려는 비즈니스 컨설턴트인지도 모릅니다. 우리 자녀는 소박한 삶으로도 만족스러운, 굳이 우리가 나서서 더 열심히 일하라, 더 욕심을 내보라고 하는 거지요.2013년 한 동요제의 참가곡 ‘여덟살의 꿈’이 화제를 모았지요. 어느 초등 1학년생의 이야기를 들은 음악교사가 만들었는데 가사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나는 영훈초등학교를 나와서 국제중학교를 나와서 민사고를 나와서 하버드대를 갈 거다. 그래, 그래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정말 하고 싶은 미용사가 될 거다.” 미용사가 될 아이가 국제중학교와 민사고 그리고 하버드대학에 갈 필요가 있을까요? 그건 아이의 꿈이 아니라, 부모의 꿈이지 않을까요? 혹시 우리도 아이들에게 과잉공부를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초등생 아들이 종이접기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고 할 때에 저는 잠시 머뭇거렸습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이거였지요. 그 일 해서 먹고 살 수 있을까? 곧이어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활동하는 헤어 디자이너, 네일 아티스트들이 처음 그 길을 가겠다고 했을 때에 그들의 부모들도 같은 질문을 하지 않았을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여러가지 입니다. 모두가 고시공부를 하고 공무원이 된다면 소는 누가 먹일까요? 머리는 누가 다듬어주고 종이접기는 누가 가르칠까요? 사무직, 관리직이 직업세계의 정도인양 자녀를 지도하는 것은 부모의 욕심이거나 어리석음일 겁니다. 이 세상이 움직이도록 뒷받침하는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노력으로 이 세상은 굴러갑니다. 제 아이도 여러분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아이를 보시거든 환영해 주십시오.
- 문가영 “아역시절 대표작 없어, 오히려 장점”(인터뷰)
- 문가영(사진=키이스트)[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첫사랑은 꼭 얌전해야 하나요. ‘와이키키’니까 다르다고 생각했어요.”어떤 질문이든 곱씹어 생각한 후 명쾌하게 답했다. 애교 많고 명랑한 말투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사랑스러움과 건강함이 캐릭터와 꼭 닮아 있단 생각이 들었다. 지난 14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극본 김기호 외·연출 이창민)의 문가영(23)이었다. 문가영이 연기한 한수연은 첫사랑의 아이콘이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로,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홀로서기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 과정은 ‘만취불곰녀’, 음치 에피소드 등 특유의 유쾌한 코미디로 표현됐다. 이번에 제대로 코미디를 경험한 문가영은 “보는 것과 달리 누군가를 웃기기 위해 많이 계산해야한다”며 “고민도 부담도 있었지만, 이창민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눠 완성해갔다”고 말했다. 상대역은 학창시절 첫사랑인 차우식 역의 김선호였다. 실제 10세 차이지만, 극중에선 또래 설정이었다. 그로인한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호흡이 잘 맞았어요. 코믹신이 많다보니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 회의나 리허설도 많이 했죠. 코미디는 (이)이경 오빠를 따라갈 수 없었어요. 시즌1 경험자이기도 하고, 워낙 잘 해서 ‘와이키키’ 팀의 기둥이었어요.”학습지 등 아역모델로 활동하던 문가영은 열 살이었던 2006년 영화 ‘스승의 은혜’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궁S’(2007), ‘넌 내게 반했어’(2010), ‘후아유’(2013), ‘후아유’(2016) 등 다수 작품에 꾸준히 출연했다. ‘성장통’ 없이 성인 연기자로 안착한 성공 사례이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아역시절 강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가 없는 게 장점이 된 것 같아요. 물론 저도 다른 아역배우 출신처럼 ‘언제까지 교복을 입어야 하나’에 신경 썼던 시기가 있어요. 그때 우연히 만난 표민수 감독님이 해주신 말이 있어요. ‘연기의 질감’이 아역과 어른의 차이라고요. 딱 하고 와 닿았죠. 외양이나 스타일링이 아니라 연기의 본질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건 몰라도 연기로 지적 받는 건 스스로 용납이 안돼요.”정체기도 있었다. 일찌감치 일을 시작한 문가영은 한 해도 쉰 적이 없었다. 그는 “중학교 시절 갑자기 키가 10cm 이상 자라면서 원치 않게 일을 쉰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역치곤 키가 너무 크다는 이유였다. 오디션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일상인 줄 알았던 촬영 현장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됐다. 그는 “앞으로 직업으로 배우를 삼고 싶다고 확신한 계기”라고 표현했다. 숱한 작품 중 ‘인생작’을 물으니 ‘빨강이’로 사랑 받은 SBS ‘질투의 화신’(2016)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KBS2 ‘왕가네 식구들’(2013)도 아니었다. MBC ‘위대한 유혹자’(2018)였다. 수치나 성적을 뛰어넘는 의미가 그에게 있었다. ‘아픈 손가락’과 같은 작품이었다.“배역이 저에게 오기까지 과정이 험난했어요. 최수지란 역을 맡았는데 대본을 보면서 ‘정말 매력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었어요. 그전까지 교복을 입거나 누군가의 아역이었다면, 그동안 아껴왔던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역할이기도 했고요.”문가영은 연예계 소문난 ‘책 덕후’다. 책 이야기가 나오자 눈빛부터 달라졌다. ‘와이키키’ 촬영이 끝난 후 가장 먼저 한 일도 서점 방문이었다. 대형 서점을 찾아 인문과 철학 코너를 기웃거리기가 그의 취미였다. 많게는 20~30만원씩 ‘지르는’ 큰 손이기도 했다. 전자책보단 출판물을, 온라인 쇼핑보단 서점 구입을 좋아하고, 행여 책이 망가질까봐 90도로 읽고 메모나 밑줄을 절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책에 대한 애정은 집안 분위기”라면서 “그래서인지 대본 암기가 빠른 편”이라고 웃었다. “배우 문가영, 또 인간 문가영으로 존경 받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가수는 노래로 기억되잖아요. 저도 많은 분들의 추억 사이사이에 있는 드라마와 영화로 각인되는 배우였으면 해요. 액션물도 해보고 싶고, 더 나이가 들면 드라마 ‘비밀’(2013)이나 ‘스카이캐슬’처럼 격정적인 감정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문가영(사진=키이스트)
- [갑자기 배낭여행] 고생샷? 인생샷! '팬 마운틴' 정복기
- '인생샷'을 찍는 건 모든 여행자가 가진 작은 소망 아닐까. (사진=이미지투데이)여행을 떠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생샷’을 찍고 싶어 한다. 분위기 있는 곳, 나만 보기 아까운 곳,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은 곳에서 찍은 인생샷은 개인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올라가서 수많은 지인들의 ‘좋아요’를 받는다. 또 누군가는 그 인생샷을 보고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개인적으로 인생샷 하면 타지키스탄(Tajikistan)의 ’팬 마운틴(Fann Mountains)'에서 찍은 사진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꿈에서나 나올 법한 에메랄드빛 호수와 설산의 풍경, 발목을 붙잡는 산골 호수의 푸르고 투명한 모습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때 찍은 사진들은 말 그대로 인생샷으로 남았다.그런데 팬 마운틴에서의 인생샷은 사실 ‘고생샷’이었다. 남의 말만 듣고 별 준비 없이 불쑥 찾아간 팬 마운틴에서는 한 달 치 고생을 압축해서 경험했다. 거기서 좌충우돌 하면서 만났던 보석 같은 장소의 사진들이 지금의 인생샷으로 남은 것이다. 그때의 고생 없이 지금의 인생샷이 이렇게 소중할 수 있을까. 고생 없는 인생은 없다는 가르침을 인생샷에서 배우면서 팬 마운틴에서의 2박3일을 추억해본다.세상 착한 아저씨 샤잇과 인생 호수 쿨리칼론팬 마운틴으로 떠난 계기는 사실 단순했다. '파미르 하이웨이(Pamir Highway)'에서 히치하이킹 하면서 만난 이스라엘인 여행자 '노아(Noa)'와 '랜(Ran)'이 자신들의 친구가 그곳으로 1주일 정도 트레킹을 떠났다면서 생각 있으면 한 번 가보라고 추천했다. 마침 파미르의 종착지인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Dushanbe)'에 도착해서 다음 여행지를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잘 됐다 싶어 지체 없이 팬 마운틴의 시작점이 있는 타지키스탄 북서부의 도시 ‘판자켄트(Panjakent)'로 합승 택시를 타고 떠났다.그런데 시작부터 문제가 생겼다. 판자켄트에서 히치하이킹을 통해 팬 마운틴 트레킹 시작점 중 하나인 '아르투쉬(Artuch)'로 오긴 했는데 가이드북에 나온 숙소들이 모두 폐쇄돼 있었다.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트레킹 시즌이 끝나니까 문을 열지 않은 것 같았다. 날이 빠르게 어두워지는데 그나마 천만다행으로 며칠 간의 트레킹을 대비해서 가져온 캠핑 텐트가 가방에 있었다.착잡한 마음으로 텐트를 칠 만한 자리를 찾고 있는데 인기척을 들었는지 작은 건물에서 한 남자가 나왔다. 그러더니 손에 들려 있는 텐트를 보고는 ‘숙소는 열지 않는다’, ‘내 집으로 들어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날이 빠르게 저물고 있어서 별말 없이 그의 집으로 따라 들어갔다. 위기의 순간 나타난 구세주 샤잇.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그는 자신의 집과 음식을 거저 제공해줬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자신을 ‘샤잇’이라고 소개한 남자의 집은 작지만 따뜻한 곳이었다. 그는 석유난로 위에 올려놓은 주전자에서 직접 차를 따라주고, 빵과 밥까지 대접해줬다. 음식을 먹으며 샤잇에게 팬 마운틴을 가로질러 ‘이스칸더쿨 호수(Iskanderkul Lake)'로 간다고 했더니 거기로 넘어가는 해발 4000m의 고갯길이 눈과 얼음으로 막혀서 갈 수 없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원래 가려던 길 대신 아르투쉬 위쪽에 있는 ’쿨리칼론 호수(Kulikalon Lakes)'를 거쳐 ’알라우딘 호수(Alaudin Lakes)‘ 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가기로 했다. 샤잇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생고생하면서 그 고개를 어떻게든 오르려고 애썼을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하고 그의 집에서 따뜻한 밤을 보냈다.이튿날 아침 샤잇이 준비한 레몬차와 빵으로 식사를 마친 후 샤잇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전하고는 쿨리칼론 호수로 올라갔다. 애초에 목표로 했던 이스칸더쿨 호수를 못 보게 돼서 김도 상당히 빠지고 쿨리칼론 호수에 대한 기대감도 별로 없었다. 거기에 호수로 가는 길도 계속 오르막이어서 딴생각할 틈도 없이 고개를 넘고 쉬기를 반복했다. 고개를 하나 넘을 때마다 그 전과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게 소소한 즐거움이긴 했지만 몸은 조금씩 지쳐갔다. 몸이 힘드니 ‘고작 호수 하나 보려고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 하는 불평도 생겨났다. 그렇게 투덜대며 몇 시간을 오르막을 따라 걷다가 정오가 됐을 때쯤, 뾰족한 산봉우리들에 둘러싸인 꽤 넓은 지역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 쿨리칼론 호수가 있었다. ‘파라다이스’를 연상시키는 쿨리칼론 호수의 모습. 카메라를 꺼내지 않을 수 없는 풍경이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쿨리칼론 호수를 처음 본 소감은 ‘이게 말이 돼?’였다. 팬마운틴 최고봉인 ‘침타르가 봉우리(Chimtarga Peak)’에서 녹아내린 물이 모여서 만든 에메랄드 빛 호수 뒤로 눈 덮인 산들이 병풍처럼 서서 하나의 완결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말문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이런 산골짜기에서 만날 거라곤 솔직히 상상도 못했다. 오면서 '어디 얼마나 멋진 호수가 나오나 보자'하는 독한 맘을 먹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눈앞에 나타난 눈부시게 아름다운 호수의 모습은 절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배낭을 내팽개친 채 카메라를 들고 호수의 모습을 담는 동안 이곳에 오느라 오전 내내 땀 흘린 고생이 거짓말처럼 잊혔다.고생 끝에 인생샷이 찾아온다, 알라우딘 호수그렇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이 날의 목적지인 알라우딘 호수로 가기 위해 해발 3860m의 알라우딘 패스를 넘는 일이 남아 있었다. 쿨리칼론 호수가 해발 2800m에 위치했으니 약 1000m의 고도를 올라가야 했다. 때마침 알라우딘 패스에서 다른 여행자가 내려오고 있었는데, 그는 패스의 꼭대기가 눈으로 덮여 있어서 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아르투쉬로 내려갈 것을 추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올라온 게 아까웠고 무엇보다 왔던 길보단 새로운 길을 가보고 싶은 생각에 그대로 패스를 향해 올라갔다.처음 패스로 올라가기 시작할 때만 해도 정상은 별로 안 멀어 보이고 눈 쌓인 부분도 일부라서 금방 넘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꽤 큰 착각이었다. 분명 한 1시간 정도면 도착할 것만 같았던 정상은 아무리 걸어도 가까워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정상 500m 전부터 나타난 하얀 눈은 정상까지의 길을 모두 지워버렸다. 게다가 생각보다 꽤 많이 쌓인 눈에 한 걸음 디딜 때마다 발이 푹푹 빠지기 일쑤였다. 허벅지까지 빠지는 곳도 있었다. 운동화는 금새 다 젖었고 바지도 안팎이 모두 눈범벅이 됐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죽을 맛이었다. 다시 돌아서 내려갈까 생각도 해봤지만 이미 많이 올라와서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게 멀었고, 계속 올라가자니 당최 정상까지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눈 딱 감고 '100걸음만 더', '100걸음만 더' 하면서 걷고 헥헥대면서 쉬고를 4~5번 정도 반복하고 나니 점차 경사가 완만해지더니 더 이상의 오르막은 눈앞에 보이지 않았고, 대신 그토록 보고 싶었던 알라우딘 호수가 내려다보였다. 알라우딘 패스 정상에서 내려다본 모습. 멀리 아래쪽에 보이는 푸른 부분이 알라우딘 호수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알라우딘 패스를 겨우 넘어 알라우딘 호수로 내려왔을 때는 이미 해가 져서 주위가 어둑어둑했다. 서둘러서 호숫가에 텐트를 치고 미리 챙겨온 빵으로 급하게 배를 채운 후 침낭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피곤함에 잠이 좀 드는가 싶더니 새벽 2~3시쯤 추위에 눈이 번쩍 떠졌다. 분명 방한 내복부터 두꺼운 패딩까지 껴입고 침낭에 들어가 있었는데도 어느새 온몸에서 한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다시 잠들려고 노력을 해봤지만 상상 이상의 추위에 선잠에 들었다 깨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눈을 감았다가 떠보니 날이 조금 밝아 있었다. 시간은 오전 6시34분. 아무도 없는 곳인 줄 알았는데 텐트 밖에서 목동의 휘파람 소리와 양, 염소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더 이상 가만히 누워서 추위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에 잽싸게 일어나서 텐트를 정리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뒤 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가만히 있어봤자 추울 뿐이니 걸어서 얼른 몸에 열을 내려는 선택이었다. 알라우딘 호수도 제대로 못 보고 부지런히 걸어 내려가는 와중에 산골짜기에 해가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호수에서 내려오는 물이 내려가는 길 옆을 지나고 있었는데 거기에 햇빛이 비치니 물 빛깔이 환상적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바로 사진을 찍었겠지만 오늘 걸어가야 할 길은 구만리고, 어제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는 배낭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넣었다 하는 게 꽤나 힘든 일이라서 고민하다가 그냥 내려가기로 했다. 알라우딘 호수에서 내려오는 물빛은 투명한 청록색인데, 너무 맑고 선명해서 비현실적이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그렇게 내려가는데 얼마 안 지나서 또 다른 풍경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청록색의 물이 햇살에 반짝이는데 그 위로 설산의 풍경이 투명하게 비치고 있었다. 이번엔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결국 한숨을 쉬면서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이런 곳에서 인생샷 건지는 게 여기에 온 목적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힘들다고 투덜대는 마음을 달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후로도 몇 번이나 그런 멋진 풍경이 눈앞에 나타났고, 그때마다 멈춰서 사진을 찍을지 말지 고민하느라 꽤나 애를 먹었다. 물론 대부분 풍경에 혹해서 사진을 찍은 건 비밀이다.그렇게 멋진 풍경과의 실랑이(?)로 시작한 하루는 발이 부르트도록 24km를 내리 걸은 뒤 두 번의 히치하이킹을 성공함으로써 결국은 산 아래에서 끝이 났다. 이로써 인생샷은 조금, 고생은 가득 남긴 2박3일 간의 팬 마운틴 일정은 비로소 막을 내렸다.돌이켜보면 팬 마운틴은 두 번 다시 경험 못할 고생으로 가득 찬 곳이 분명하다. 시작부터 끝까지 예상대로 흘러간 일이 하나도 없었고, 하산 후에 숙소로 돌아가서 피로에 취해 열두 시간 이상을 잤을 만큼 피곤한 일정이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여행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 어떤 여행이든 예상치 못한 고생을 잔뜩 하기 마련이었는데, 결국은 다시 여행을 가게 된다. ?까. 그건 아마도 어떤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여행지에서 나를 기다릴 어떤 사람, 어떤 사건, 혹은 어떤 ‘인생사진’을 만나고 싶은 욕심./스냅타임
- 최종삼 전 태릉선수촌장, 광주세계수영 선수촌장 임명
- 최종삼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장. 사진=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최종삼(71) 전 태릉선수촌장이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장으로 위촉됐다.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인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16일 오후 시청 3층 접견실에서 최종삼 선수촌장에게 위촉장을 전달했다.최 선수촌장은 전남 장성 출신으로 1971년 열린 유도 세계선수권대회 63㎏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유도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용인대 유도학과 교수, 국가대표 유도 총감독, 태릉선수촌장, 리우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총감독을 역임하는 등 엘리트 체육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동아시아유도연맹 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체육행정에 밝은 것이 특징이다. 또 체육훈장을 두 번이나 수상하는 등 체육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용섭 시장은 “최 신임 선수촌장은 선수, 감독, 선수촌장, 선수단장을 모두 경험한 만큼 선수들의 애로를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며 “광주수영대회 선수촌 운영이 어느 대회보다도 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어 “선수촌에 기거할 선수와 임원, 미디어진이 광주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선수촌 내에서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맛깔스런 광주의 음식을 대접할 계획이다”며 “200여 개 나라에서 먼 길을 오신 손님들이 자기 집처럼 안락하고 호텔처럼 편리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각종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선수촌장은 선수촌의 공식 대표자로 선수촌 운영과 관련한 주요회의를 주재하고 의사결정을 하며, 선수촌 내에서 개최되는 공식행사를 총괄한다. 또한 각국 선수단 및 선수촌을 방문하는 국가별 VIP 등 주요 인사를 영접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선수촌장 임기는 6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3개월이다.한편,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은 노후된 광산구 송정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해 건립했다. 동시 수용규모는 6000여 명으로, 5월 말까지 부대시설 설치를 마무리한다. 광주시는 7월2일 선수촌 사전공개, 5일 개촌식 개최, 개막 전날인 11일까지 각국 선수단 선수촌 입촌 등의 일정으로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