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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에게나 순한 犬"…다시 불거진 입마개 논란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한 배우가 키우는 대형견이 80대 노인을 무는 사고가 났다. 이 대형견이 울타리를 탈출해 사고가 벌어졌으며 당시 대형견은 입마개와 목줄을 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맹견, 반려견 소유자는 외출 시 목줄과 입마개를 반드시 착용시켜야 하며 이러한 의무를 위반할 경우 각각 300만 원,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가된다. 그럼에도 반려견 안전조치 소홀로 개물림 사고는 매해 증가하고 있다. 배우 김민교.(사진=이데일리 DB)◇ 80대 여성 습격해 중상 입힌 ‘연예인 반려견’..견주는 배우 김민교 지난 4일 경기도 광주시 소재 텃밭에서 나물을 캐던 80대 여성 A씨가 이웃집 개 두 마리로부터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았으며, 허벅지를 비롯해 양팔 등 세 군데를 물리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상태 악화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현재 호전돼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해당 반려견들은 몸무게 20kg이 훌쩍 넘는 대형견으로 사고 당시 울타리 안에 있었기에 목줄과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특히 반려견들의 견주는 배우 김민교인 것으로 밝혀졌다.앞서 지난 2017년 10월 유명 음식점 대표가 가수 겸 배우 최시원의 가족이 키우던 개에 물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사진=유튜브 ‘강형욱의 보듬TV’ 방송 캡처, SBS ‘뉴스8’ 캡처)◇ “‘반려견 입마개 의무화’는 불필요한 제도..견주가 잘 파악해야”목줄이나 입마개를 안 한 반려견에 물리는 사고가 사회적인 경각심을 전하고 있다.동물훈련사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는 최근 이어지는 개 물림 사고에 대해 견주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폭스테리어가 3살배기 여자아이를 물어 끌고 가는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강 대표는 “견주는 개를 못 키우게 하고 개는 안락사 시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강 대표는 이 사고에 대해 “이 개가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물었다. 이번에도 보호자가 없었다면 아마 아이를 사냥한 것일 것”이라며 “‘안락사는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여러분의 부모님, 여러분의 자녀, 여러분의 친구, 여러분이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무방비 상태에서 개한테 물리면 아마 ‘너무 잔인하지 않느냐’는 말은 못할 거다. 강아지를 놓친 사람은 또 놓친다. 그래서 키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다만 강 대표는 반려견 입마개의 의무화에 대해서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러한 사고의 원인이 소수의 견주에게 있다는 것이다.강 대표는 지난해 7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입마개가 나쁜 건 아니다. 모든 강아지가 입마개 훈련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강제화는 너무 과한 제도고 너무 불필요한 제도”라면서 “우리에게 ‘내 반려견이 다른 반려견이나 누군가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라고 생각하면 스스로 입마개를 하고, 또 괜찮다면 입마개를 풀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견주들이 반려견이 어디까지 괜찮고 어디에 힘들어 하는지 잘 파악해서 권리를 잘 쓰셨으면 좋겠다”고 견주들에 당부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매해 증가하는 개물림 사고..확실한 관리 필요해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개 물림 사고로 인한 신고 접수는 2016년 1019건, 2017년 1046건, 2018년 1962건으로 집계됐다.지난해 3월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맹견 소유자는 맹견 소유자등 없이 맹견을 기르는 곳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외출할 때에는 맹견에게 목줄과 입마개를 반드시 착용시켜야 한다.또 모든 견주는 반련견 안전관리 위반으로 사람을 숨지게 했을 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다치게 했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반려견을 5년째 키우고 있는 이모(33)씨는 “집 밖을 나설경우 강아지들의 목줄은 꼭 채워서 나가지만 입마개 착용은 하지 않는다. 견주가 좀 더 신경쓰고 관리한다면 사고로 이어질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며 “가끔 공원에 산책을 가면 목줄을 풀어놓는 견주들이 있는데 같은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그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자칫하다 사고가 나는 건데 펫티켓은 꼭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여러 차례 사람을 공격했던 개에게는 안락사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계속해서 반려견의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이에 대한 확실한 관리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
- “노동·일자리 공약 잘 안 지켜”…시민단체, ‘취임 3년’ 文정부 쓴소리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문재인 대통령 취임 3년을 맞았지만,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내세운 노동 관련 공약 대다수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이들은 그동안 제시했던 직장인 보호 공약을 지킬 방법을 제시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일러스트=이미지투데이)◇“노동·일자리 공약 70개 중 50여개 미이행”…시민단체, 文정부에 쓴소리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0일 “문 정부가 3년 전 내건 직장인 공약은 70개에 달하지만 이중 직장인들의 삶에 영향이 적은 20여개 공약만 실현됐다”며 “문 대통령의 노동 존중 공약이 지켜졌다면 갑질에 고통받는 직장인들의 눈물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직장에서 고통을 겪는 직장인들의 사례를 공개하며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겪는 이른바 ‘직장 내 갑질’ 사례는 다양했다. 직장인 A씨는 “4년 동안 회사와 매년 계약을 해왔는데, 부서장으로부터 계약 종료 사실을 구두로 통보받았다”며 “상시 업무를 했는데도 회사에선 계약 기간이 정해진 계약직이므로 30일 전 미리 통보할 의무가 없다고만 했다”고 토로했다. 노조가 없는 중견회사에 다니는 B씨는 “회사 재무구조가 굉장히 탄탄한데도 대표가 마음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때문에 월급을 삭감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직원 대부분은 대표의 결정에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했지만, 대표는 누군지도 모르는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받았다고 통보하면서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고만 한다”고 단체에 사례를 보냈다. 이에 직장갑질119 측은 “노동·일자리 공약이 지켜지지 않아 일어나는 직장 내 갑질 사례”라며 “문 정부가 대선 공약집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 제도 도입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근로조건 승계 의무화 △근로자대표 제도 실질화·산별노조 강화 등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공약이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진=직장갑질119 제공)◇“미이행 공약, 이행 방안 살펴보고 국민 앞에 밝혀야”아울러 이들 단체는 취임 3년차를 맞는 문 정부에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들은 “그동안 보수 야당이 발목을 잡아 ‘직장인 보호법’을 통과시키기 어려웠을 수도 있고, 재벌과 보수언론 때문에 ‘노동존중법’을 처리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면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70%를 넘나들고,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180석을 얻었으니 이제 핑곗거리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장갑질119는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등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공약부터 해결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합리적 개선방안 마련 △포괄임금제 규제 △장시간 노동 사업장 특별근로감독 시행 △임금채권 소멸시효 연장 등은 국회 동의 없이도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문 대통령은 공약집에서 노동·일자리 공약 70개를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공약을 지키지 못한 이유를 분석하고, 이행되지 않은 공약을 시행규칙을 개정할 것인지, 시행령을 개정할 것인지,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인지 방안을 세워야 한다”면서 “국민, 직장인 앞에서 직장인 보호 공약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 [청와대로 1번지]도둑맞은 기부
-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주민센터에 걸린 긴급재난지원금 안내 현수막.(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가난을 하나의 체험 쯤으로 여기는 세태를 반영한 박완서 작가의 소설 ‘도둑맞은 가난’은 그로부터 사십오년이 지난 지금, ‘도둑맞은 아싸’로 변주됐다. 인싸(‘인사이더’라는 뜻으로,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용어)들이 아싸(‘아웃사이더’를 이르는 말. 인싸와 반대되는 의미)의 정체성을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가볍게 즐기며 소비한다는 지점에서, 논란이 됐다.‘도둑맞은 가난’은 가난한 봉제공장 여공인 ‘나’가 동거하던 남자친구가 사실은 부잣집 아들인데 아버지 명에 따라 방학 동안 가난을 체험하러 왔다는 것을 알고 참담함을 느낀다는 이야기다. 주변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싸’들이 스스로를 낮춰 부르는 이 말이, ‘인싸’들의 유희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점에서 소설 속 상황과 묘한 교집합을 이끌었다.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에서 보여준 재빠른 의사 결정 과정은 정치권이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전세계가 ‘전염병’에 신음하는 전대미문의 사태 속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발빠른 대응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내고 있다. 전세계 누구도 가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길을, 한국이 앞장 서서 성큼성큼 인도하고 있다.다만 그 지급 대상을 놓고 보여준 말바꾸기에는 여전한 의문이 남는다. 긴급재난지원금은 당초 소득 하위 50%를 지급대상으로 기획됐다가 70% 지급으로 처음 결정이 났고 4·15 총선을 거치면서 여야의 공약 남발 속에 100% 확대까지로 결론이 났다. 재원 마련에 대한 대책으로는? ‘자발적 기부’를 유도하자는 ‘신박한’ 발상이 나왔다. 기부마저도 정책의 수단이 되는 불쾌감이 뒤따른다.재난지원금 신청 개시일부터 3개월 안에 신청하지 않는 경우는 기부 의사가 있다고 간주한다는 대목에서는 아연실색하기까지 하다. 1~2만원을 기부하는 데도 밥을 굶는 주변 아이들을 챙길지, 이역만리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선행을 베풀지, 얼음이 녹아 생사가 위협 받는 북극곰에게 미안함을 전할지를 고민하는데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기부’도 아니고 ‘기부로 간주’한다니, 말 그대로 ‘도둑맞은 기부’다.복지의 대상을 정하는 데는 늘 갑론을박이 생긴다. 문 대통령도 보편적 복지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과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토론회에서 늘상 이재명 현 경기지사와 늘 맞붙었던 대목이다. 이 지사는 지난 3월 청와대를 방문해서도 100% 재난기본소득의 필요성에 대해 일장연설을 했다고 한다.문 대통령은 지난 3월말 긴급재난지원금 70% 지급을 알리면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많은 회의와 토론을 거쳤다”고 사족을 달았다. ‘70% 지급’ 결정으로 ‘불을 보듯 뻔할’ 논란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이 ‘많은 회의와 토론’을 거친 심사숙고의 과정이 총선 포퓰리즘 속에 무위로 돌아간 것이 일차적 문제다.그런데 그 실수를 덮기 위해 ‘자발적 기부’ 카드를 꺼냈다는 것은 더욱 고약하다. ‘많은 회의와 토론’을 거쳐 70% 지급을 결정했던 문 대통령은 “기부는 자발적 선택으로 강요할 수도 없고, 강요해서도 안 될 일”이라고 했다. 그리곤 본인과 김정숙 여사의 몫 60만원의 기부 의사를 밝혔다. ‘아무거나 다 시켜. 난 짜장면’을 외치던 부장님이 된 것이다.이미 여기저기서 볼멘 소리가 나온다. 정부 정책에 맞춰 몇몇 기업들이 자발적 기부에 나서기로 했는데 막상 해당 기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중에 자신의 긴급재난지원금이 기부된다는 것을 모르는 피해자들이 생겨났다. 그렇다고 ‘기부 못하겠다’는 소리도 할 수 없는 갑갑한 상태에 놓였다.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막아선 청와대의 대응도 수준 이하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관제 기부’ 비판 여론에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와 설전을 벌이면서 “존경스러운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전술한 피해자는 존경스럽지 않은 국민인 것인지 되묻고 싶다.정책에는 틈새가 생긴다. 이 틈새를 파고들면 편법이 횡행한다. 이 편법을 막기 위해 다시 정책은 촘촘해진다. 정책을 마련하는데 인간의 선의를 고려하는 것은 너무나도 아마추어적이다. 자본주의에서 개인의 선택,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은 인간의 도덕적 선의와는 거리가 있다. 나랏돈 수십조를 쓰는 이번 정책에, 기부로 회수될 재원을 정확하게 계산해낼 수 있는 정책권자가 있을지 의문이다.
- [윤경 변호사의 세상萬思]진정한 힘은 고귀한 내면으로부터 나온다
- [윤경 더리드(The Lead) 대표 변호사 겸 아하에셋 자산운용 대표이사] 인간의 진정한 힘은 사회적 지위나 넉넉한 은행잔고, 번듯한 직업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진실하고 강인한, 그리고 고귀한 내면으로부터 나온다. 사람들은 `부`와 `힘`을 동등한 것으로 여기고,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많은 돈을 갖게 되어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나면 크게 실망한다. 가난을 못 이겨 자살하는 사람들만큼 많은 수의 부자들이 자살을 한다,엄청난 부를 누렸다가 경제적으로 힘들어진 어떤 현명한 사람에게 `다시 가난해진 기분`이 어떤지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난 가난해진 것이 아니라, 재정적으로 파산한 겁니다. 가난이란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지요. 그러니 난 결코 가난하지 않아요.” 그의 말이 맞다. 부와 가난은 마음의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하는 가난한 이들이 있는 반면, 자신을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부자들도 있다. 가난하다는 것은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돈이 바닥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한 상태다. 돈이 호주머니를 드나드는 것과 상관 없이 자신이 언제나 고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망각함으로써 스스로를 무가치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부의 출발이다. 손에 넣는 어떤 물질보다 당신이 더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돈은 자연히 따라 온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때로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더 정확한 진실은,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은 집과 고급차를 가진 것보다 더 큰 삶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더 많은 돈을 소유하거나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외부 환경을 더 잘 통제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힘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육체, 직장, 돈, 아름다움 등 사람들이 잃을까 두려워 하는 것들은 외면적인 힘의 상징이다.죽음에 도달하는 순간 모두 제로(0)가 된다. 삶의 끝에서 아무도 당신에게 얼마나 많은 학위를 가졌으며, 얼마나 큰 집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좋은 고급차를 굴리고 있는지 묻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당신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당신 뿐이다. 가끔은 자신에게 선물을 주고, 호강을 시켜라. 당신을 여기까지 오게 한 것은 바로 당신 자신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대견한가. 언제나 당신 자신과 연애하듯 삶을 살아라.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부의 출발점이다. 이것이 죽어가는 사람들이 당신에게 가르치는 것이다.삶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꺾이지 않는 투지가 필요하지만, 그보다도 더욱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시련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위대한 기적은 언제나 자신감에서 비롯되었다. 성공한 사람을 보면 자신감이란 냄새가 난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 풍기는 향을 맡고 긍정적인 사람이 몰려들기 마련이다. 당신 스스로를 아끼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당신을 존중해 주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자존심과 자신감이 깔려 있고, 긍정적인 자아상이 형성되어 있다. 세상이 당신을 함부로 대하도록 허락하지 마라. 자신감이란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다. 한 건물을 떠받드는 기둥처럼 자신에 대한 믿음이 우리 삶을 지탱한다. 그 믿음이 우리의 내일을 있게 해 준다. 자신감을 갖게 되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면 당신에 대한 세상의 반응도 달라진다. 머리를 들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도도한 자세로 어깨를 펴자. 솔직하고, 당당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에 자부심을 가져보자.◆ 윤경 변호사는…△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파트너 변호사 △現 공동법률사무소 더리드(The Lead) 대표 변호사 겸 아하에셋 자산운용 대표이사
- 文대통령 “등교개학에 ‘따돌림’ 염려된다”..‘심리적 방역’ 당부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다음 주 등교 개학을 앞둔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방문, 급식실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등교개학을 준비하고 있는 일선 학교를 찾아 방역상황을 점검한 자리에서 “잘못하면 따돌림의 대상이 된다든지, 이럴 염려도 있지 않을까 한다”고 우려하면서 “‘심리적 방역’을 학교에서 잘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소재 중경고등학교를 찾아 마무리 발언에서 학생들에 대한 ‘심리적 방역’을 각별히 당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발열 증세가 있어 집에서 온라인 수업이라든지 가정학습 등을 하게 된다면, 또는 발열 관찰대상만 되더라도 본인들이 느끼는 부담감이나 고립감이 굉장할 것 같다”고 염려했다.그러면서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평소 지병이 있는 아이들, 가령 천식을 앓고 있으면 기침을 할 텐데, 그러면 주변에서 이상하게 본다든지 할 수가 있다”라며 “설령 확진되더라도 아이들에게 본인의 잘못이 아니며, 누구나 똑같이 겪을 수 있는 것이며,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임을, 그리고 함께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점을 잘 교육해 주셨으면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또 “많이 염려되는 것이, 혹시 방역 부담이 너무 커져서 학생 개개인에게 돌아가면 어떨까… 많은 걱정이 든다”라며 “실제로 확진자가 생기면, 본인 잘못과 무관한 것인데도 학교 전체가 온라인 속으로 돌아가게 된다든지 하면 심리적 부담이 막심할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문 대통령은 “(확진 시 학생)개개인의 정보가 (외부로)알려지지 않도록 잘 보호해 주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라고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도 다시금 강조했다.이날 간담회에서는 덴탈마스크 문제나 예체능계 실기 실습 문제 등 현장에서의 건의가 있었다. 문 대통령은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꼼꼼히 챙겨 주시길 바란다”라며 “(등교개학을) 마음을 모아서, 함께 잘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등교 개학을 앞두고 긴장되는 마음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사실 생활방역이라는 말이 애매하다고 그래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꿨는데, 조마조마하다”라며 “가장 조마조마한 곳이 학교라고 말할 수 있다. 등교개학을 가장 뒷순위로 미뤘던 이유도 그렇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도 “그러나 교육 당국, 방역 당국, 학교, 학부모도 그렇고 다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긴장해서 대비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잘 될 거라고 자신을 가지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 김희애X박해준X한소희 관계의 고리…'부부의 세계' 관전 포인트 셋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종영까지 4회만을 남겨둔 ‘부부의 세계’ 결말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부부의 세계’(사진=JTBC)JTBC스튜디오의 오리지널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연출 모완일, 극본 주현, 크리에이터 글Line&강은경, 제작 JTBC스튜디오)가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서로의 목을 조이기 위해 죽일 듯 달려들었던 지선우(김희애 분)와 이태오(박해준 분)의 관계는 절정을 넘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아들 이준영(전진서 분)을 위해 벼랑 끝에 몰린 이태오를 구해준 지선우의 선택은 관계가 끊어진 후에도 해소하지 못한 감정의 잔해에 불을 지피고 말았다. 분노와 후회, 증오와 연민, 아픔과 상처가 뒤섞인 감정을 쏟아낸 지선우와 이태오, 그리고 여다경(한소희 분)의 관계는 거침없이 흔들리며 기로에 서게 됐다. ‘부부의 세계’는 복잡하게 얽힌 인물 간의 심리 변화를 통해 사랑의 민낯과 관계의 이면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하나로 정의 내릴 수 없는 감정, 쉽게 끊어낼 수 없는 관계의 속성은 적나라하게 본질을 드러내고 있다. 지선우와 이태오 그리고 여다경의 행보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피할 수도 없이 어른들의 싸움을 고스란히 지켜본 이준영의 상처와 후유증도 곪을 대로 곪았다. 상실과 고통을 남긴 파국, 그 치열했던 싸움의 끝은 어디일까. 이에 종영을 4회 앞두고 제작진이 이들 관계를 중심으로 놓치면 안 될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 분노와 후회, 증오와 연민, 아픔과 상처까지, 김희애X박해준 감정의 고리 끊어낼까사랑이라는 감정을 믿고 선택한 결혼은 거짓과 배신으로 파국을 맞았다. 그러나 지독하게 서로를 도려내려 했던 몸부림은 관계와 감정을 완벽하게 종식하지는 못했다. “사랑은 착각의 시작이자 상처의 끝”이었노라 말하는 지선우 조차도 끝과 시작의 경계가 불분명한 지점에 서 있음을 알지 못했다. 끝이라 믿었지만 지선우와 이태오 사이에는 “온통 미워하는 마음뿐이어도, 다른 사람이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정체 모를 감정들이 빼곡하게 쌓여있었다. 그런 지선우, 이태오가 애써 외면했던 감정의 실체와 마주했다. “선생님도 나처럼 되지 말란 법 없다”라는 민현서(심은우 분)의 말을 부정했던 지선우와 이태오는 분노와 후회, 증오와 연민, 아픔과 상처로 들끓는 감정의 불길에 다시 내던져졌다. “나 돌아올까?”라는 이태오의 물음에 “아니, 그 결혼은 지켜”라는 대답을 내놓은 지선우. 막을 새도 없이 터져 나온 감정의 응어리 속에서 두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지, 이들의 복잡미묘한 관계가 궁금증을 고조시키고 있다. ◇ 한소희 신뢰마저 배신한 박해준, 균열이 시작된 세계 지켜낼 수 있을까?이태오와 여다경은 모두가 배신이라고 할 때, 스스로 ‘사랑’이라 이름 붙였다. 가장 밑바닥에서 서로의 손을 잡았고, 진실하고 굳건한 세계를 구축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고산으로 돌아온 후 완벽한 세계의 실체는 서서히 드러났다. 이태오는 끊어지지 않은 지선우와의 관계 속에 휘말려 들어갔고, 여다경은 불안과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이실장(이동하 분)을 통해 거듭 확인되는 이태오의 불안한 행동에도 관계를 붙들고 있던 여다경의 신뢰는 벼랑 끝에 섰다. 이태오는 끝내 다시 배신의 늪에 빠져버렸다. 사랑 하나로 맺어진 부부가 배신과 의심 앞에 얼마나 나약한 관계인지 지선우와 이태오의 파국이 증명했다. 이제 여다경은 과거 지선우가 그랬듯이 불안과 의심, 배신의 소용돌이 중심에 섰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된 배신의 끝에 또 다른 파국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선우와 다른 선택으로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려던 여다경은 끝까지 믿음을 지킬 수 있을까. 이태오와 여다경의 세계가 시험대에 오른다.◇ 파국이 남긴 후유증으로 위태로운 전진서, 애타는 김희애의 선택은?결혼이 지선우와 이태오만의 것이 아니었듯, 파국의 충격과 상처도 온전히 두 사람만의 것이 아니었다. 죄책감으로 힘들어했던 이준영은 견딜 수 없는 상처를 입고 흔들리고 있었다. 이준영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지선우와 이태오는 또다시 끊어내지 못하는 관계 속에 얽매였다. 자신을 핑계로 싸움을 멈추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도 괴롭기는 마찬가지. 싸움의 종식을 위해 여다경의 집에 들어갔지만, 그곳에서도 마냥 편할 수는 없었다. 어른들의 적나라한 싸움을 고스란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준영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렸고, 미처 알지 못했던 그의 상처는 부메랑이 되어 지선우와 이태오를 아프게 흔든다. 여기에 지선우와 이태오의 관계 변화는 그의 방황에 더 큰 촉매제가 될 전망. 어린 시절 아버지의 외도를 의심했던 어머니, 그리고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한꺼번에 잃은 트라우마가 있는 지선우는 이준영이 받았을 상처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 지선우에게 이준영은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존재이자 약점이기도 하다. 이준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선택의 기로에서 지선우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한편,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13회는 오늘(8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 '슬기로운 의사생활' 조정석→전미도, 진한 감동…시청률 12.1%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가족 그리고 친구가 있어 위로받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진한 감동을 선사, 전회 대비 상승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에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슬기로운 의사생활’(사진=tvN)지난 7일 목요일 방송된 tvN 2020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 (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 기획 tvN, 제작 에그이즈커밍) 9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가구 평균 12.1%, 최고 13.9%를,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에서는 평균 8.6%, 최고 9.8%로 지상파 포함 전 채널 가구, 타깃, 1050 전 연령대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닐슨코리아 제공)이날 방송에서는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익준(조정석 분), 정원(유연석 분), 준완(정경호 분), 석형(김대명 분), 송화(전미도 분)의 따뜻한 모습이 뭉클함을 안겨줬다. 또한 가족이라는 이름이 주는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먼저 지난 방송에서는 응급실로 실려 온 석형모(문희경 분)를 보고 오열하는 석형의 모습으로 끝이나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높였다. 다행히 석형모는 의식을 차렸고 병실로 옮긴 뒤로는 익준, 정원, 준완, 석형, 송화가 돌아가면서 당번을 서 훈훈함을 자아냈다. 송화는 다정한 말벗이 되어줬고, 익준은 웃음을 안겨주며 간호를 자처한 것이다. 여기에 병실에 가습기를 가져다 놓고 아침 점심으로 꼼꼼하게 물을 채우는 준완과 병원밥이 지겨울 석형모를 위해 곰탕을 몰래 가져오겠다고 말하는 다정한 정원까지. 알뜰살뜰하게 친구의 엄마를 간호하는 이들의 모습이 따뜻한 감동을 자아냈다. 그런 와중에 종수(김갑수 분)가 우울증 초기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5인방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 종수의 상황을 전해 들은 석형모 역시 본인 일처럼 걱정했고 로사(김해숙 분)는 상담을 받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종수 때문에 속상하고 답답해했다. 하지만 만사에 의욕을 잃은 듯 입맛도 없다는 종수를 챙기는 것은 60년 지기 로사 뿐. “우리 나이에 한 끼 빼 먹으면 평생 못 챙겨 먹어”라고 촌철살인 멘트로 종수를 설득하는 로사의 모습은 가족만큼 끈끈한 이들의 우정을 다시금 확인하며 여운을 남겼다. 우울증 초기라는 종수의 상태가 마음에 걸렸던 송화는 석형의 지하 연습실로 로사와 종수를 초대했다.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노래하는 5인방을 보며 로사는 아이처럼 신나게 즐겼지만 여전히 감흥 없는 무표정한 종수. 이내 표정은 무덤덤하지만 손가락을 까딱이며 리듬을 타고 있는 종수와 그들 앞에서 신나게 연주하는 5인방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어루만져 주며 힐링을 안겨줬다.한편 익순(곽선영 분)의 과거 상처가 밝혀졌다. 치홍(김준한 분)은 익순에게 과거 5년 정도 만난 남자가 있었고 결혼까지 약속 했었다는 사실을 익준에게 말했다. 하지만 우연히 간 점집에서 익순이 남자 앞길 막는 사주라는 얘기를 들은 남자가 자신의 엄마를 핑계로 익순에게 헤어지자고 한 것. 결혼까지 약속했던 남자의 거짓말에 상처받은 익순이 반년 넘게 불면증에 시달리며 힘들어했다는 얘기를 들은 익준은 가슴 아파했다. 익준은 “우리 동생 지금은 괜찮은 거지?”라고 물었고, 치홍은 요즘은 다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지만 그동안 동생을 신경 써 주지 못한 것 같아 익준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동생의 상처가 마음 쓰였던 익준은 연락 없이 익순의 부대를 찾아갔다. 잘생긴 남자가 찾아왔다는 얘기를 듣고 준완이라고 확신한 익순은 기분 좋게 부대 앞까지 뛰어나왔다. 하지만 눈앞의 익준을 발견하고는 걸음을 멈췄고, 익준은 그런 동생을 보고 손을 들어 반가워했다. 갑작스러운 익준의 방문에 당황한 익순은 심각한 얼굴로 “무슨 일 있어? 재혼해? 아파?” 등 쉬지 않고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냥 잠깐 얼굴 보러 온 거야. 자주 못 오고 못 챙겨줘서 미안해”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익준을 바라보던 익순은 결국 울컥했다. 익준은 눈물을 쏟는 익순의 모습에 “미쳤네, 미쳤어”라고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바로 “힘든 일 있음 바로 전화해”라고 오빠로서 든든함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눈물샘까지 자극했다. 익준, 익순 남매의 따뜻한 모습은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가족이라는 이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시청자들은 “익준, 익순 찐남매 모먼트 넘나 취저! 1인 1익준 시급”, “윈터가든 행복하게 해주세요”, “99즈 실력 진짜 일취월장! 5인방 앨범 기다려봅니다”, “로사종수 찐우정에 울컥”, “오늘도 힐링 받고 갑니다”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매주 목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되며, 오는 5월 14일 목요일 오후 9시에 10회가 방송된다.
- [인터뷰]`백신·비대면·디지털`…최재천 교수의 코로나 키워드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신종 감염병이 앞으로도 2~3년마다 반복될 수 있다. 수십년간 개선해도 효율성이 높지 않은 화학백신에 의존하기보다는 행동백신과 생태백신을 실천함으로써 이를 이겨낼 수밖에 없다.”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7일 신촌 이대 연구실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종 감염병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이었지만, 우리가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견해를 폈다. 그리곤 ”코로나19 이후에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는 비대면 사회로 가고 국수주의가 심화되거나 아예 세계화가 끝날 것처럼 얘기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지역공동체가 더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했다.최재천 교수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다음은 최 교수와의 일문일답 전문.-코로나19가 박쥐로부터 옮겨진 바이러스에서 유래했다고 보는가.△절대적으로 동의한다. 박쥐는 종수(種數)가 많다보니 이렇게 바이러스를 옮기기 쉽다. 지구상 포유류만 보면 종수 절반이 설치류다. 그리고 그 나머지의 절반, 즉 전체 포유류의 25% 정도가 박쥐다. 박쥐는 열대에 워낙 종수가 많다. 이 때문에 박쥐만 빼고 보면 열대와 온대지방 포유류의 생물 다양성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열대에 주로 사는 박쥐의 분포가 넓어지고 있다. 우한만 해도 아열대기후이고 박쥐가 많다. 우리나라에도 제법 많지만 건물 형태가 바뀌어서 우리 주변에서 찾기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일본이나 동남아시아만 가도 길에서 쉽게 박쥐를 볼 수 있다. 특별히 박쥐가 더러워서 바이러스를 옮기는 건 아니다. 인간과 달리 박쥐는 묘하게 밖에서 들어오는 바이러스에 신경 쓰지 않는 식으로 진화했다. 그래서 면역력이 강하지 않다. 바이러스가 박쥐에 들어오면 적당히 살다가 빠져 나간다. 이렇듯 종수도 많고 바이러스가 들락거리기 쉽다보니 박쥐는 바이러스를 이리저리 옮기는 역할을 많이 한다. -박쥐가 인간에게 직접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긴 것인가.△박쥐는 우리와 같은 포유류라 조류독감에 비해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기 쉽다. 그러나 대부분은 박쥐가 다른 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고 이를 통해 인간에게 옮겨오는 식이다. 중국에서는 천산갑을 얘기하는데,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다른 중간숙주들도 있을 것이다. -인간의 특이한 식습관 등에 따른 일종의 `자연의 역습`이라고 보나.△인간이 자연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옮겨올 일이 없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 컬럼에서 `숲으로 나는 길은 언제나 파멸로 이른다`고 쓴 적이 있다. 개발이란 이름으로 숲에 길을 내다보니 이런 일들이 쉽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포유류가 인간이고 살아가는 밀도가 높다보니 바이러스로부터 공격 받을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뚫리면 다른 사람에게 쉽게 옮겨 대유행을 만들 수밖에 없다. 다만 자연이나 환경의 역습이라고들 얘기하는데, 자연이 어떤 의도나 계획을 가지고 바이러스를 옮기진 않으니 이렇게 표현하는 건 적절치 않다. 그냥 확률상 인간에게 옮길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만약 숙주에 기생하는 바이러스 입장에서 누구에게 공격할지를 기획한다면 당연히 인간이 선택되지 않겠는가.-신종 감염병의 발병 주기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고들 한다. △코로나19 감염 원인이 이렇다면 결국 신종 감염병은 앞으로 계속 있을 것이고, 그 주기도 짧아질 것이다. 스페인독감 이후만 해도 신종 감염병은 20~30년에 한 번씩 터졌다. 그러다 21세기 들어와선 2002년 사스부터 신종플루,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진드기, 에볼라바이러스 등 대충 2~3년에 한 번씩 터졌다. 통계자료가 감염병 발병 주기가 짧아졌다는 걸 보여준다. 앞으로도 2~3년마다 이런 일이 터질 것이라고 봐야 한다. 물론 이번 코로나19 만큼 대유행으로 갈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떤 특이점이 있나.△의인화 해보면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무지하게 영리하다. 에볼라나 HIV는 독성이 너무 강해 바이러스에 걸리면 초기부터 통증이 심하고 치명률도 높다. 그에 비해 코로나 바이러스는 초반엔 거의 증상이 없다. 이 때 증상을 못 느낀다는 것이지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보니 코로나는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스텔스처럼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그러다 옮겨진 바이러스는 인체 내 기관지로 들어가면 급속도로 발전한다. 숙주를 찾았다 싶으면 공격해댄다. 그런 면에서 굉장히 약은 녀석이다.-그래도 우리나라는 이런 코로나 특성을 잘 간파해 초기부터 잘 대응했다.△우리 방역당국이 처음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의 속성을 잘 알고 대응한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과거 메르스로 인한 경험을 토대로 나름 준비해온 덕이었다. 메르스 때엔 병원이 뚫리면서 큰 낭패를 봤고 그 때문에 초기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진 방역부터 철저히 했다. 또 단계마다 방역당국이 결정을 잘 내렸고 지극히 운도 따랐다. 신천지라는 변수만 없었어도 국내에선 코로나19가 별 볼일 없이 지나갔을 것이다. 치명률 2%라는 게 이를 잘 보여준다. 반면 유럽이나 미국은 초기에 잘못 판단했다. 미국에선 작년에만 유행성 독감으로 1만8000명이 죽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 통계를 쥐고 초기에 코로나19를 평가절하했다. 다른 나라들도 초기 대응할 시기를 놓쳐서 치명률이 높아지고 중환자실로 갈수밖에 없다 보니 병상은 부족하고 의료체계가 붕괴됐다. 지금 일본이 그렇게 가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잦아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 대응을 전 세계가 벤치마킹하면서 배워나갈 것이다. 최근 해외 유명 저널에서 우리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글을 써달라고 해 쓰고 있다. 이 같은 우리와 다른 국가들의 초기 대응 차이가 결과적으로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었는지를 쓰고 있다. 4년 전쯤에 질병관리본부에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인간은 급해지면 몸이 반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화생물학에서 흔히 하는 얘기다. 숲에 서있는데 뒤에서 부시럭 소리가 나는데, 이성적으로 호랑이인지 고라니인지 판단해서 행동하려면 큰 일 난다. 다행히 인간은 부시럭 소리만 나도 일단 숨는 식으로 몸이 반응하도록 돼있다. 몸이 본능적으로 움직일 때까지 훈련하고 프로토콜을 만들고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정은경 본부장은 이미 바이러스 유행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이다는 것을 준비하고 예행연습까지 했다고 하더라. 그러다보니 동요없이 잘 대응한 것이다. 최재천 교수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가을, 겨울에 2차 대유행이 올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2차 대유행이 당연히 올 수 있다. 2차 대유행이 오면 자칫 지금보다 더 무서울 수 있다. 과거 스페인독감 때에도 2차 대유행에서 환자가 1차의 5배 이상이었다. 더 험악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다만 우리는 이미 잘 갖춰진 방역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본다. 신천지 수준으로 돌발변수만 아니라면 사회에서 확진자가 생겨도 금새 드러날 것이고 시스템 내에서 격리와 조사, 접촉자 추적 등을 통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미국 등에서는 코로나19를 치료하는 치료제, 예방하는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은데.△지금도 우리는 늘상 쌀쌀해지면 독감 예방접종 백신을 맞는데, 이 백신이 처음 만들어진 게 1940년대다. 그런데도 아직 효율이 60~70%다. 독감 백신 접종을 해도 독감에 절대 안 걸리는 게 아니라, 10명 중 3~4명은 독감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백신이 개발되고 지금까지 70년간 그 정도 효율밖에 높이지 못했다. 이런 화학백신에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선 안된다. 백신을 개발하는데만도 1~3년은 족히 걸리고 개발해도 그대로 쓸 수 없다. 효율성을 검증해야 한다. 사스나 메르스 백신이 개발되다가 멈췄는데, 이는 개발할 때쯤이면 환자가 없어 효율성 테스트를 못하기 때문이다. 또 만들어 봐야 팔 곳도 없다. 제약회사들이 개발하다가 대개 그만두는 이유다. 지금이야 급할 때라 모두가 백신과 치료제를 얘기하지만 이것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수십년간 해결책이 아니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나 역시 백신을 개발하지 말자는 건 아니다. 개발하되 거기에 목을 메고 있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집단면역 실험을 얘기하는데, 그처럼 정부가 손놓고 있어도 1~ 2년이면 코로나19 확산도 끝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고 그걸 막기 위해 국가가 나서서 방역하는 것이다. 백신이 정답이라고 기다리고 있으면 그 엄청난 피해를 다 겪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두 가지 다른 백신을 생각해 봤다. 하나는 행동백신이고, 다른 하나는 생태백신이다. 행동백신이 바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다. 우리의 행동으로 바이러스가 다른 숙주에게 옮겨가지 못하게 차단만 하면 된다. 우리 행동으로 막을 수 있다. 한국은 그걸 잘 한 나라다. 생태백신은 우리가 자연을 덜 건드리면 된다는 것이다. 우한에서도 박쥐나 천산갑을 안 건드렸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자연을 보호하는 게 우리에게 훨씬 좋은 보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백신과 생태백신이 화학백신보다 더 효율적인 백신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힘들어 하는 사람도 많다. 행동백신이 얼마나 현실적일까.△개인적으로 7~8년간 혐오의 진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 인간은 혐오를 하도록 진화한 동물이다. 일례로 타인이 뱉은 침이나 분변을 보면 인간은 건들지 않는다. 또 외지인을 보면 경계한다. 인간이 그런 행동을 하는 건 근원적으로는 질병 때문이다. 혐오의 근원은 바이러스나 세균이다. 그렇게 우리는 진화해왔다. 이 연구를 일본 교도대학과 함께 해왔다. 교도대학은 원숭이를 연구해서 그런 혐오의 진화를 입증했다. 일본 원숭이는 그런 혐오반응을 실제 보인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그런 본능적인 혐오의 경향성이 없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어렵다. 인간에겐 `당신의 주변사람이 바이러스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고 경고만 하면 된다. 그러면 인간은 거리를 둔다. 물론 이것이 더 심해지면 동양인이나 마스크 쓴 사람에 대한 차별적인 혐오로 나타나는 것이지 적당한 혐오는 좋은 진화의 산물이다. 반면 가족끼리는 코로나19에도 한집에 산다. 믿을 수 있는 사람들끼리는 가까이 있어도 된다. 못 믿는 사람과는 거리를 떼는 것이다. 우리 본능에 있는 것이라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코로나 이후 인간에게 타인과의 접촉을 회피하고 갈등하는 경향성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많이들 비관적으로 얘기하는데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게 단순하진 않을 것 같다. 코로나19를 겪었다고 인간이 너무 지나치게 접촉을 피하거나 비대면 세계로 완전히 바뀔 것 같진 않다. 국수주의가 심화한다거나 아예 세계화가 끝났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보긴 어렵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순 없을 것이다. 단서성 생물과 달리 인간이나 개미, 꿀벌 등은 여럿이 모여 사는 사회성 동물이다. 특히 인간은 그 많은 사회성 동물 중에서도 무지하게 독특하다. 다른 사회성 동물을 한 단계 더 넘어선 존재가 인간이다. 예를 들어 커피숍에 침팬지 20마리가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옆동네 침팬지가 들어왔다고 하자. 그러면 그 20마리 침팬지들이 그 하나를 가만 두지 않는다. 절대 영역을 침범 못하게 한다. 개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서울역 대합실에 200~300명 다녀도 다른 호모사피엔스들을 걱정하지 않고 다닌다. 우리는 그 단계의 진화를 한 유일한 동물이다. 특히 가족단위 유대가 더 강화될 수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사회적 거리도 믿을 수 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의미가 없다. 가족 외에 공동체가 더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급속한 근대화로 지역공동체가 사라진 나라인데, 서양에 가보면 많은 도시에서 소도시나 동네 단위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본다. 한국에선 `저는 서대문구 구민입니다`라고 하지 않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선 동네 출신을 유독 강조한다. 압축성장으로 인해 완전히 잃어버렸던 그런 지역공동체가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한다.-실제 비대면 거래가 굉장히 빠르게 늘고 있다는 수치도 있지 않나.△코로나19 때문에 바뀐 흐름이라고 보지 않는다. 원래 있던 현상이 코로나로 인해 더 가속화할 뿐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국내 모바일 뱅킹은 전 국민 중 이미 65%가 사용하고 있었다. 그 외 온라인 쇼핑이나 원격강의 등도 코로나로 인해 나타난 변화가 아니라 이미 바뀌고 있던 것들이 코로나로 인해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는 게 옳다.-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한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면서 우리는 `K방역`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정치에서도 총선을 치루면서 민주주의를 살려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이제는 `K경제`를 해야할 때다. 이동 봉쇄령이 내려진 인도 뉴델리에서 한 시민이 `이대로 굶어죽느니 배불리 먹고 코로나19에 걸려 죽는 게 낫겠다`고 인터뷰하더라. 과거 6.25 전쟁에서도 포탄이 떨어지는데 할 일은 하면서 살았다. 바이러스가 돈다고 아무 것도 못하고 굶어 죽는다면 그런 방역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이는 절대 훌륭한 방역이 아니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갈 때다. 조심스레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생활방역 지침을 모두가 잘 지켜가며 경제를 되살려 내는 것도 세계에 모범을 보일 수 있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너무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다른 나라들이 우리가 경제를 되살리는 걸 보고 따라오도록 해야 하며 충분히 그럴 수 있다. -`K경제`는 어떤 방향이어야 한다고 보나.△`패러다임 시프트`라는 표현을 본따 `센터 시프트`가 필요하다고 본다. 중심을 이동하자는 것인데, 이 참에 우리 정부의 중심을 디지털로 완벽하게 옮겨보자는 것이다. 우리가 코로나19 방역에서 성공한 비결도 조기 진단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찾아내고 그 환자의 이동접촉을 디지털로 완벽하게 추적했고, 자가격리자도 디지털로 관리한 덕이었다. 이를 토대로 세계 최고의 디지털 국가로 가겠다고 표방한 뒤 모든 기준을 다 바꿔야 한다. 세계가 우리를 벤치마킹하면서 따라오도록 만드는 일을 할 수 있다. 택시산업을 보호하고자 타다라는 혁신서비스를 막았는데, 모든 사람 하나하나를 챙기기 위해 새로운 걸 못하게 만드는 건 포용국가가 아니다. 혁신을 하면서 뒤쳐지는 사람들을 보듬는 게 포용국가다. -디지털 국가로의 전환을 위해 필요한 것은 또 무엇인가.△교육 혁신이다. 교육을 뿌리채 뽑아서 새롭게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 한 가정에 겨우 애가 둘인데도 어쩌면 이리 다를까 하듯이 아이들은 다 다르다. 이렇게 다른 아이들을 앉혀놓고 똑같이 만들려고 기를 쓰고 있는 게 우리 교육이다. 이번 온라인 강의나 원격수업을 봐도 그렇다. 동시 접속자가 몰리니 시스템이 불안하고 다운되는데 굳이 같은 시간대에 컴퓨터 앞에 앉혀놓는 이유를 모르겠다. 온라인으로 개학을 했는데 방식은 오프라인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우리나라 교육혁명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보는데 교육부는 걱정만 하고 있다. 너무 가르치려고 들면 안된다. 학교 선생님을 왜 1타 강사와 비교하나. 그러니 선생님들이 원격수업하기 어려워 하는 것이다. 원격수업이라면 교사는 사후에 아이들이 공부한 것을 챙겨보고 지도하면 된다. 기왕이면 평가제도도 바꿨으면 한다. 공무원들이 혁신을 하지 못하는 건 평가 한 번으로 고위직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19 방역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창의적인 국가로 떠올랐는데, 교육과 평가는 전근대적이다.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검사방식을 제안한 공무원도 평가를 안 받다 보니 창의적인 걸 편하게 제안한 것이다. 교육도, 평가도 풀어주면 창의적인 걸 해내는 게 우리 민족이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미친 긍정적 영향도 있을까.△이번에 우리 국민 모두가 느꼈을 것이다. 우리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그동안 `헬조선`이라며 자학하던 국민들이 이번 기회로 우리도 괜찮은 국민들이라는 걸 깨달았을 것이다. 이것이 앞으로의 대한민국에겐 굉장히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믿는다. 우리 젊은이들의 생각이 달라졌을 게다. 또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들이 달라질 것 같다. 그동안 앨 고어, 제인 구달 등과 함께 그렇게도 자연 보호를 외쳤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겪고, 앞으로 3~5년마다 이같은 일을 겪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긴 만큼 일반인들도 생태적인 면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근본적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환경친화적 기업들은 자연을 파괴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차원이었다면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 의미를 가질 것이다. 소비자들부터 지구나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기업 활동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가 가고 있던 파멸의 길에서 궤도 수정해주는 일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다. 실현될지는 모르겠지만 서서히 바뀔 것이다. 인간은 계산하는 동물인 만큼 이 참에 제대로 된 계산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 정성호 "야당과 신뢰 있는 협상" 원내대표 정견발표
-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7일 “야당과 신뢰관계가 있는 협상파트너”라며 한 표를 호소했다.정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제21대 국회 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인 총회에서 “국민이 주신 힘으로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원내리더십, 정성호가 바로 해답”이라며 이같이 정견을 발표했다.다음은 정 후보 정견발표문 전문이다.사랑하는 선배동료의원과 초선 당선인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기호3번 정성호입니다.영남 등 험지에서 생환하신 의원님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원외에서 계시다가 권토중래, 재입성하신 의원님들, 다시 함께 일하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그리고 사선을 뚫고 여의도에 첫발을 들여놓으신 68명 초선 당선인 여러분, 거듭 축하드립니다.원내대표 후보를 등록한 후, 여러 의원님들로부터 “왜 안 찾아 오냐, 선거운동은 안하냐?”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송구합니다. 제가 출마선언 때 드린 약속도 있고, 선거운동 방식을 시대흐름에 맞추고자 직접 찾아뵙는 것을 자제했습니다.답답하고 서운하셨더라도 원내 운영을 사심 없이 누구보다 공정하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널리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내일부터는 부담 없이 편한 마음으로 뵙겠습니다.존경하는 당선인 동지여러분, 민주당 180석 거대여당이 되었습니다. 국민들께서 87년 민주화 이후 최다의석을 만들어주셨습니다.총선의 민의는 무엇입니까?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수준 높고 위대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문재인 정부의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역행정,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높은 수준의 의료시스템이 국가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했고, 우리 당에 민생위기 극복을 잘 해 보라고 기회를 한 번 더 주셨습니다.국회를 내팽개치고 장외투쟁, 삭발, 단식, 급기야 코로나 방역까지 딴지를 거는 극단적이고, 퇴행적인 야당을 도저히 선택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이제 우리 당이 답해야 합니다.민생을 살리는 경제방역을 입법과 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무한책임만 남았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미증유의 위기입니다.어떻게 해야 합니까? 국회는 속도감 있게 예산을 처리하고, 기간산업을 일으켜 고용을 유지하며, 비대면 신산업 발굴과 유턴기업 유치 등 보완입법을 시급히 통과시켜야 합니다.민생과 산업 현장에 답이 있습니다.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기업의 어려움을 듣고 필요한 제도개혁을 해야 합니다. 노동·시민사회의 의견도 적극 반영해야 합니다.사회적 대타협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그러면 앞으로 원내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3주전 총선에서 심판받은 미래통합당이 갑자기 착한 야당으로 개과천선해서 정부여당에 협조할 것으로 보십니까?소수정당이 된 미래통합당은 온갖 이유로 강경투쟁의 유혹에 빠질 것입니다.180석으로 밀어붙이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패스트트랙은 최장 330일이 걸립니다.재선 이상 의원님들은 패스트트랙에 법안을 올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이미 경험하셨기에 잘 아실 겁니다.87년 개헌 이후로 30년 넘게 지켜온 국회의 관행을 깬다면, 단독 원구성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러면 또다시 최악의 국회가 재연될 것입니다.180석을 주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만 안길 것입니다. 2년 뒤에 민생회복 성과가 부족하다면 우리 당에 위기가 올 것입니다.강 대 강의 원내전략, 결코 해법이 아닙니다.그렇다면 거대 집권여당의 원내리더십은 어때야 합니까?우리 정부 출범 이후 당정청 관계가 문제된 적은 없었습니다. 항상 야당과의 관계가 문제였습니다.국민과 함께 가되, 야당을 협상테이블에 앉혀야 합니다. 포용과 실용의 리더십입니다.야당에 끌려가자는 게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에 제가 원내수석을 맡았을 때에도, 제가 끌고 갔습니다.매일 상대 당 원내대표실이나 수석부대표실로 출근해서 하루 종일, 열 번 스무 번 끈질기게 대화하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설득했습니다.박근혜 정권의 정통성을 흔들었던 국정원댓글 국정조사,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가 폐업한 진주의료원 국정조사, 개인정보유출 국정조사, 가계부채 청문회, 가습기살균제참사 청문회, 바로 제가 협상으로 다 받아냈습니다.21대 국회에서도 무조건 양보하고 타협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원칙 있는 타협을 하겠습니다.180석의 힘을 지렛대로 충분히 활용할 것입니다.필요하면 단독 개원도 불사하겠습니다. 필요하면 패스트트랙도 상정하겠습니다. 그러나 최후의 수단입니다. 칼은 칼집에 꽂아 둘 때가 가장 무서운 법입니다.야당과 신뢰관계가 있는 협상파트너, 국민이 주신 힘으로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원내리더십, 정성호가 바로 해답입니다!앞으로 1년이 코로나19 민생위기 극복의 골든타임입니다. 저는 내일 야당 원대대표가 선출되면 고통 받는 서민과 영세자영업자들을 위해서 1년 간 열심히 서로 경쟁적으로 일하자고 설득하겠습니다.180석 여당의 1기 원내대표,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이 자명합니다. 하지만 야당설득은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여러분을 대신해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가겠습니다.저는 감투 한번 써보겠다고, 힘자랑 하고 경력 쌓기 하려고 원내대표에 나온 게 아닙니다.사심 없는 정성호, 20년 민주당 하면서 스스로의 명예나 사적 이익을 탐하며 정치하지 않았습니다. 선당후사의 겸허한 자세로 어떤 일이 맡겨져도 헌신해왔습니다.의리의 정성호, 동료의원님들의 민원을 돕기 위해 기재부, 국토부, 법원, 검찰로 함께 뛰어다녔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손을 거부한 적 없습니다. 그래서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재명 지사를 도왔다가 지금까지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습니다.다들 ‘당정청 소통’,‘일하는 국회’를 말씀하십니다. 당연히 해야 합니다. 부처 공무원, 야당의원, 국회 간부, 출입기자들에게 정성호 의원이 어떻게 일하고 소통했는지 물어보십시오.당 안팎과의 소통, 야당과의 신뢰, 밥값 하는 국회, 저는 이미 실천해 왔습니다.공감하시면, 기호 3번 정성호를 선택해 주십시오!존경하는 당선인 여러분, 이제는 정말로 일을 해야 합니다. 일을 잘하기 위한 출발점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원내운영입니다.공정한 인사가 당의 화합과 통합의 지름길이고, 그 힘으로 대야 협상도 잘할 수 있고, 건강한 당정청 관계도 만들 수 있습니다.저 정성호, 국민이 만들어준 180석 원내 모든 역량이 치우침 없이 고루 발휘되도록 ‘섬김의 리더십’으로 원내를 이끌겠습니다.의원님들 각자의 전문성과 특기, 소질과 장점을 최대한 반영하여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원내대표가 되겠습니다.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는 위대한 길에 모든 당선인들이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더욱 겸허한 자세로 민생개혁에 몰두하고, 미래기획을 주도해야 합니다.새로운 길에는 새로운 얼굴이 필요합니다. 그렇습니다. 정성호, ‘혁신 원내대표’가 되겠습니다!사랑하는 초선당선인 여러분, 정치에 입문하시면서 이런저런 인연이 생겼고, 마음의 빚도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투표장에 들어가시면 싹 다 잊어버리십시오.누구 찍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오늘 원내대표 선거는 각자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첫 권한을 행사하는 의미 있는 순간입니다.초선당선인도 다선의 선배님도 똑같이 1표씩입니다.대한민국 헌법 제46조제2항은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되어 있습니다.사적인 인연은 잠시 놓아두시고 공적인 판단을 해 주십시오.선거기간 지역구의 주권자들에게 국리민복,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약속하셨듯이 오직 국민만 보고 판단해주십시오.여러분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열정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 당의 혁신이고 대선 승리의 길입니다.당선인 동지여러분, 변화의 21대 국회, 누가 여당의 1기 원내대표가 될지 국민들께서 지켜보고 계십니다.코로나19의 위기극복을 위해 국민과 함께 가야 합니다. 총선에서 중도층과 일부 개혁보수층까지도 우리를 지지했습니다.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60%가 넘었습니다.이제 무엇을 해야 합니까?스윙보터들을 확고한 지지기반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성호가 원내대표가 된다는 의미는 이 넓어진 정치공간을 민주당이 확실하게 확보해 가는 외연확장의 시그널입니다.우리 당이 변화와 혁신을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내일 미래통합당도 원내대표를 선출합니다.4선 아니면 5선의 원내대표가 선출될 것입니다.원내수석부대표, 국토위 간사와 위원장 직무대행, 기재위원장을 모두 경험한 관록 있는 4선의 원내대표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제 경험을 살려 오직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매진하겠습니다.존경하는 당선인 동지여러분!더불어민주당이 국민들께 사랑받는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다양성입니다.민주당에 정성호 같은 소신 있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합니다.제가 오늘 투표에서 너무 의미 없는 득표로 결선투표도 없이 싱겁게 끝나버리면 국민들께서 어떻게 보시겠습니까?결선투표는 자유롭게 하시더라도 1차 투표는 3번 정성호를 꼭 찍어서 국민여러분께 민주당의 힘을 보여주십시오.꼭 부탁드립니다. 도와주십시오! 전력을 다해 일하겠습니다.성과로 말하겠습니다.국민의 대표인 여러분들을 대표해 오직 국민에게 충성하는 원내대표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정성호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