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미식가의 세계] 미식학의 개척자, 다이어트를 말하다
- [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 겸 음식문화평론가] 인류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밥상은 이미 과거의 밥상이 아니다. 조선 후기의 기록에 성인 남자는 7홉(약 420g)의 쌀로 한 끼 밥을 지어먹었다고 한다. 요즘 공깃밥의 두 배 규모다. 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예부터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최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집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요즘 사람들은 한 끼에 평균 밥 반 공기 정도로 버티고 있다. 반면 돼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1인당 60.6㎏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우리 경제의 산업화는 외식 산업의 발달과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왔다. 20년 전만 해도 식탁에서 볼 수 없었던 브로콜리, 셀러리, 파프리카가 등장하고 식당에선 부대찌개, LA갈비와 같은 정체가 모호한 음식들이 팔리고 있다. 인스턴트 식품과 배달 음식의 소비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한 시대의 음식문화 발전에는 항상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것을 즐기며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식기와 식탁예절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만든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때다.‘미각의 생리학’에 들어간 장 앙텔므 브리야-사바랭의 초상 (사진=켈빈 스미스 도서관)◇금수저로 태어난 ‘브리야-사바랭’인간이 글귀 하나로 유명해지기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을 본인은 알지도 못하는 가운데 수월하게 이루어낸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장 앙텔므 브리야-사바랭(Jean Anthelme Brillat-Savarin, 1755년~1826년)이다. 그는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라는 글귀로 세상에 이름을 떨쳤다. 그의 명언은 200년이 지난 지금도 빈번하게 인용되며 때로는 그 의미가 본인이 의도한 바와는 상당히 다르게 왜곡되기도 한다. 여러 분야의 필자들이 용도에 따라 나름의 해석을 붙여 끌어다 쓰기 때문이다. 브리야-사바랭은 이 문구가 들어 있는 책 ‘미각의 생리학’이 세상에 나오고 두 달 뒤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이 책에 상당한 애착심을 가졌고, 그 가치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지금도 이 책이 미식 담론의 경전으로 세계의 독자들이 애독하고 있는 걸 보면 그의 기대는 실현되었다 할 수 있겠다.브리야-사바랭은 프랑스 남동부, 뷔제 지방의 벨레에서 태어났다. 벨레는 알프스산맥에 위치한 마을로 스위스와도 가까운 곳이다. 그 지역은 다양한 민물 생선, 가재, 사슴, 멧돼지, 들새와 버섯 같은 식재료가 풍성하고, 부르고뉴와 가까워 와인도 풍부했다. 그는 명망 있는 법률가 집안 출신으로 자신도 디종대에서 법학을 공부하면서 화학, 약학 등에도 관심을 가졌다. 1778년에 이르러선 벨레 재판소 판사로 임명돼 법조인의 인생을 시작했다. ‘브리야-사바랭 치즈’ (사진=프랑스 그로노블의 프레데리크 보아생-드메리)그의 아버지도 지역의 법률가이자 유지로 음식을 즐기는 빼어난 미식가였다. 어머니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으로 자식 교육에는 매우 엄했지 요리 솜씨가 뛰어났다. 브리야-사바랭가의 연회에는 그곳의 주교와 의사 등 명사들이 줄이어 참석했다. 그의 형제자매들도 뛰어난 미각의 소유자였다. 그 누이 피에레트는 100살까지 살았는데 침대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디저트를 빨리 가져오라고 소리치다가 사망했다고 한다. 그 집안의 성은 원래 브리야였는데 재산가인 친척 할머니의 성, 사바랭을 잇는 조건으로 큰 부를 물려받으면서 두 성을 붙여 브리야-사바랭이 됐다.브리야-사바랭은 1789년 34세의 나이로 삼부회에 성직자, 귀족 외의 제3신분인 평민 대표 의원으로 선발됐고 이어 국민의회 의원이 됐다. 그 후 고향 벨레로 돌아가 시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나 프랑스 혁명 와중에 공포정치가 시작되자 생명의 위협을 느껴 1794년 스위스와 네덜란드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 브리야-사바랭은 인품도 훌륭하고 겸손했으며 어려서부터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라틴어 외에도 그리스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할 줄 알았으며, 바이올린 연주는 전문가의 솜씨였고, 노래도 잘 불렀다. 그러한 재주가 그의 2년에 걸친 미국 생활을 견디게 해주었다. 그는 프랑스어와 바이올린 교습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극장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미국에서의 생활이 안락했던 것은 아니지만, 나름 잘 적응했고 망명 생활을 하는 프랑스인들을 격려하며 지냈다.페테르 클라스, 칠면조 파이가 있는 정물 (사진=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미식 담론의 경전 ‘미각의 생리학’1796년 9월 브리야-사바랭은 고국인 프랑스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후 최고 법원인 파기원의 판사가 돼 여생 동안 그 자리를 지켰다. 그 무렵부터 그는 직무를 수행하는 시간 외에는 친구들과 미식 모임을 즐겼고, 젊은 시절부터 오랫동안 염원해 왔던 ‘미각의 생리학’ 집필을 시작했다. 사바랭은 미식학을 하나의 학문으로 간주하고 그 이론적 기초를 확립하여 위상을 세우고자 했다. 그는 책의 저술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책의 구성은 지금의 안목으로는 짜임새가 부족하지만, 그 내용은 특이하고 방대하다. 책은 서문 앞에 배치한 20개의 잠언으로 시작된다. “치즈 없는 디저트는 마치 애꾸눈의 미녀와도 같다”와 같이 그를 논할 때면 빠짐없이 거론되는 명구들은 그 안에 다 들어 있다. 서두에 소개한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는 구절도 당연히 그중 하나다. 책은 감각과 미각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해서 미식법, 식욕, 음식물 일반은 물론 미식가, 식사의 쾌락, 소화, 잠과 꿈, 레스토랑 경영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먹는다’는 행위에 관련된 시각, 청각, 미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의 작용을 생리학적으로 설명한 것은 전례가 없는 시도였다. 그는 심지어 비만의 원인에 대해 논하면서 밀가루와 전분을 주범으로 지적했고, 탄수화물 대신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권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논의는 훗날 그를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계기가 된다. 그는 “미식법의 목적은 가능한 가장 좋은 음식을 수단으로 인간의 보존에 주의하는 것이다. 미식법은 음식물로 전환될 수 있는 사물들을 찾고 공급하고 요리하는 모든 사람을 지도함으로써 그 목적에 도달한다”고 정의했다. ‘미각의 생리학’은 1825년 12월에 발간됐다. 반향은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평가는 엇갈렸다. 소설가 발자크는 “16세기 이래 그 어떤 작가도 브리야-사바랭만큼 문장에 넘치는 활력과 생명력을 불어넣지는 못했다.”고 극찬했다. 작가 오라스 레송은 “그의 책은 많은 뛰어난 지식을 바탕으로 최대한의 논술을 전개하고 있으며 존경받을 만하다”라고 했다. 의사이자 작가였던 하인리히 호프만은 “천재의 빛으로 먹는 일의 기술을 조명한 신적인 책”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샤를르 몽슬레는 “브리야-사바랭의 생각은 무엇 하나 믿을 만한 것이 없다. 그는 식욕과 마찬가지로 정신의 반짝임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작은 사람이다”라고 혹평했다. 시인 보들레르는 더 공격적이다. 그는 “여러분, 브리야-사바랭의 책을 읽지 말기를. 신은 사랑하는 자를 쓸데없는 독서로부터 지킨다”고 했다. ‘요리의 왕’ 카렘은 “그는 가스트로놈이 아니라 단지 대식가였다”라며 폄훼했다.페테르 클라스, ‘정물화’ (사진=시카고 미술관)◇한 권의 책으로 칭송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이렇게 칭송과 비판이 교차하는 상황은 이유가 있다. 당시 미식 문화가 꽃을 피우는 시점에 과학으로 포장된 그의 저작은 지식인, 문화인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지만, 그들의 지적 허영에 편승했다는 비난도 받는다. 브리야-사바랭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식통연감’의 발행인 그리모 드 라 레니에르와 자주 비교된다. 그리모는 사바랭보다 나이는 세 살이 어렸지만, 미식가로서의 활동은 훨씬 빨랐다. 그리모는 상업적이고 사바랭은 학술적이었다. 그리모는 성격이 기묘했고, 사바랭은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연주하는 고상한 취향의 소유자였다. 그리모는 1780년에 미식모임인 ‘수요클럽’의 회원이 됐고, 1803년 ‘식통연감’을 간행하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 브리야-사바랭이 혜성같이 나타나서 주목을 받자 미식계는 양분된 양상을 보인 것이었다. 사바랭은 그의 책에서 그리모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리모는 ‘미각의 생리학’을 비꼬는 심정으로 격찬했다. 일본의 식문화 연구자 야기 나오코는 그리모의 미묘한 반응은 브리야-사바랭 콤플렉스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또 그녀는 그리모가 ‘식탁’을 지배하는 가스트로놈이었다면 사바랭은 ‘서재’의 가스트로놈이라고 했다. 1845년 파리의 유명 파티시에 오귀스트 줄리앙은 바바 반죽으로 만드는 케이크에 ‘사바랭’이라는 이름을 붙여 그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1930년대 치즈 전문가 앙리 앙드루에 역시 트리플 크림치즈를 ‘브리야-사바랭 치즈’라고 명명하여 그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1931년 미식가 한림원 회장 퀴르농스키는 브리야-사바랭이라 이름 붙인 좌석을 차지하고 그를 송찬하는 연설을 했다. “문명의 진보가 모름지기 우리의 욕구를 쾌락으로 바꾸는 것에서 비롯된다면, 브리야-사바랭은 새로운 쾌락을 낳고 그것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인류의 은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책 한 권으로 이런 찬사를 받는 인물이 역사에 몇이나 될까.
- 삼성이 픽한 만두 맛집.."100년치 흡입하고 찾았어요"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김 팀장은 ‘만두 피로증’에서 회복 중이다. 만두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지난해 평생에 걸쳐 먹을 만두 200kg을 6개월 만에 먹어치워서다. 국내 1인당 연간 만두 소비량이 2.2kg(‘23년)인 것을 고려하면 100년에 먹을 만두를 180일 만에 흡입한 셈이다. 이렇게 밤낮으로 입에 밀어넣은 냉동만두만 110여종, 방문한 만두집도 서울에서 제주까지는 물론 홍콩과 상하이의 노포부터 프랜차이즈까지 100여곳에 달한다. 밤마다 호텔에서는 냉동만두를 종류별로 쪄먹기 위해 캐리어 하나를 전기 찜기로 꽉 채워 가져갈 정도였다. 이 모두가 만두 맛집을 엄선하는 동시에 누구에게나 친숙하지만 실은 잘 모르는 ‘만두의 모든 것’을 한 권의 책으로 빚어내기 위해서다. 국내 급식 1위 업체 삼성웰스토리가 업계 최초로 펴낸 본격 음식탐구서(푸드디깅북) ‘만두원정대’ 탄생 스토리다. 좋은 먹거리 발굴의 도사 5명이 뭉친 만두원정대의 김진현 팀장(가공MD1그룹 프로)을 지난 7일 강남구 한 찻집에서 만났다.왼쪽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웰스토리 서나윤 프로, 조은혜 프로(디자인), 최혜원 프로(출간), 원철수 프로, 조아현 프로, 김진현 프로, 임현아 프로 (사진=삼성웰스토리)“좋은 음식을 발굴(MD)·구매하고 판매촉진(마케팅)을 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다 보니 품목에 대한 지식은 많은데 정작 지식이 흩어져 있어 한곳에 모아 정리하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삼성웰스토리는 깊이와 재미를 담은 음식 전문 서적을 통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꾀한다는 취지에서 푸드디깅북 시리즈를 시작했다. 사내 공모전에 총 99명, 23개팀이 지원했다. 심사와 투표를 거쳐 만두원정대 등 5개 팀이 최종 선발됐다. 김 팀장이 이끈 만두원정대는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올드보이의 대수처럼 만두에만 미쳐 살았다.왜 만두였을까? 그는 “만두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고 국내 유통 중인 냉동식품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대중적”이라며 “세계 어디에나 만두로 분류될 수 있는 음식이 있고 각 나라 문화와 식습관에 따라 다른 재료와 방식으로 변형돼 흥미롭다”고 했다. ‘전분 피에 고기나 야채 소를 넣어 빚은 음식’으로 정의되는 만두는 자오쯔(중국), 만트(튀르키예), 펠메니(러시아) 등 지역에 따라 명칭과 맛은 다르지만 보편적이다. 동시에 만두에 김치를 넣는 국내와 달리 바다와 인접한 상해는 특산품 게살을 가득 채운다거나, 베트남은 라이스페이퍼를, 유럽은 듀럼밀로 만든 피를 사용하는 등 조리법도 다양하다. 국내 냉동 만두시장(소매기준)은 5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냉동식품의 25%(1위)를 차지해 산업적으로도 중요하다. 외식 소비를 뺀 순수 소매 기준 국내 1인당 연 만두 소비량은 2.2kg으로 중국(1.2kg)의 2배, 일본(4.4kg)의 50% 수준이다. 통상 600~800g의 냉동만두 1봉지를 기준으로 전국민이 분기당 만두 1봉지를 먹는 셈이다.(사진=삼성웰스토리)만두는 이만큼 대중적이나 모르는 부분도 많다. 그는 “우리는 모든 만두를 만두라고 하지만 중국에서 만두의 사전적 의미는 만두소가 들어가 있지 않은 찐빵을 의미한다”며 “우리가 즐겨 먹는 반달 모양 만두는 중국에선 교자(자오쯔) 라고 부르고 큰 찐빵 안에 고기와 야채가 들어 있는 만두는 포자(빠오즈)라고 하며 만두소가 없는 것을 만두(만토우)라고 칭한다”고 했다.김 팀장은 기억에 남는 만두 맛집으로 경기도 양평의 ‘밀곳’을 픽했다. 그는 “수제 만둣집으로 밀가루와 전분을 적절하게 섞은 만두피가 굉장히 얇아 만두소 식감과 맛을 충분히 살렸다”며 “덩어리째로 썬 아주 많은 고기가 후추, 마늘, 야채 육수와 만나 알싸하면서도 육즙이 풍부하다”고 했다. 다른 팀원 4명은 대구 ‘미성당’의 납작만두, 부산 ‘신발원’의 군만두, 천안 ‘이고집만두’의 굴림만두, 익산 ‘고려당’의 찐빵만두를 꼽았다.“국내에 만두 맛집 책은 있을지언정 제조 관점에서 역사, 기원, 생산방법, 인프라, 시장규모 등을 담은 책은 단 한 권도 없습니다. 만두 맛집을 가볍게 찾아보고 싶은 분에게나 식품에 종사하는 이들이나, 만두를 깊게 알고 싶은 사람에게 자신 있게 권합니다.” 만두원정대는 지난해 10월말 출간 돼 1달 만에 1쇄(1000권)가 다 팔리고 2쇄가 찍혔다.(사진=삼성웰스토리)
- LG전자, MS와 전격 파트너십…'AI홈 허브' Q9 연내 출시(종합)[CES2025]
-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더 진화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퓨론(FURON)’을 공개했다. 이는 LG AI홈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소프트웨어다. LG전자는 퓨론을 탑재한 이동형 AI홈 허브 ‘Q9’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전격 발표한 것은 이같은 AI 전략과 직결돼 있다.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LG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기술을 넘어, 사람과 더 가까이(Less Artificial, More Human)’를 주제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LG 월드 프리미어는 CES 개막에 앞서 글로벌 미디어, 파트너를 대상으로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행사다. 이번에는 1000여명이 현장에 참석했다.조 CEO는 “고객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공감지능(AI)은 이젠 여러 물리적 공간과 가상환경까지 서로 매끄럽게 이어지며 총체적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총체적인 경험이야말로 공감지능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적 고객 가치이자 다른 AI 기술과 구별되는 점”이라고 했다.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기술을 넘어, 사람과 더 가까이(Less Artificial, More Human)’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가상환경까지 AI로 통합…총체적 경험조 CEO는 총체적 경험을 구현하는 필수 요소로 △유능한 AI 에이전트(Capable AI Agent) △통합 서비스(Integrated Services) △커넥티드 디바이스(Connected Devices) 등을 꼽았다.AI 에이전트의 경우 LG AI홈의 두뇌 역할을 하는 퓨론을 진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퓨론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에 실시간 공간 센싱과 고객별 생활 패턴 데이터를 결합한 소프트웨어다. 고객의 상황과 맥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기와 서비스를 제어한다.조 CEO는 통합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전격 발표했다. LG전자가 집, 차량, 상업용 공간 등 다양한 공간에서 보유한 제품과 얻게 되는 고객 인사이트에 MS의 AI 기술을 결합해 공감지능 통합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저드슨 알소프 MS 수석부사장 겸 최고사업책임자(CCO)는 “단순한 기술 협업을 넘어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적인 경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두 회사는 집, 차량, 호텔, 사무실 등의 공간에 활용되는 AI 에이전트 개발·고도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이동형 AI홈 허브인 Q9이 고객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MS의 음성인식·합성 기술을 적용해 왔다. LG전자가 이날 보여준 Q9은 더 업그레이드된 퓨론을 탑재한 AI홈의 핵심이다. 예컨대 집안 가전들의 상태를 점검하며 주인이 집에 돌아오기 전 건조기 속 옷 상태, 공기질 등을 파악해주고, 비가 올 것 같으니 가습공청기인 하이드로타워를 끄라는 주인의 명령을 이행한다. LG전자는 Q9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Q9이 다양한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개방형 생태계를 키울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덴마크에서 열린 세계 최대 로봇 콘퍼런스 ‘로스콘’에서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Q9을 선보이며 앱 개발을 위한 오픈 API(응용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샘플 코드 등을 포함한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공개했다. SDK는 관련 앱을 만들 수 있는 기본 도구다. 이를 활용하면 누구나 다양한 맞춤 앱을 만들 수 있다 알소프 수석부사장은 이외에 ‘AI 데이터센터’ 협업 계획도 밝혔다. LG전자의 초대형 냉방 기술인 칠러(Chiller)와 AI 데이터센터용 솔루션이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두 회사는 MS가 구축하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에 필수 기술인 열관리, 칠러 등에서 협업한다.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기술을 넘어, 사람과 더 가까이(Less Artificial, More Human)’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B2B도 AI 중심…주거·차량 개념 재정의조 CEO가 또 거론한, AI의 고객 접점인 커넥티드 디바이스는 LG전자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다. LG전자는 전 세계 수억대에 달하는 스마트 기기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을 인수하며 170개 이상 사물인터넷(IoT) 브랜드들과 연결성을 확대하고 있다.조 CEO는 기조연설을 마무리하며 LG전자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뿐 아니라 B2B(기업간 거래) 영역에서 AI를 접목하는 모습을 소개했다.AI 가전, 냉난방공조(HVAC) 등이 집결된 소형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로 새로운 주거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그 예다. 자동차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솔루션 기반의 ‘바퀴 달린 생활공간’으로 정의하고 AI 기술을 적용한 것도 이에 해당한다. 조 CEO는 “언제 어디서나 공감지능을 통해 총체적인 고객 경험을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 가천대길병원 신경외과 박광우 교수, 에세이 '죽음 공부'출간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20여 년간 말기암 환자를 치료한 의사가 웰 다잉(well-dying)에 대한 경험적 철학을 엮어 책으로 펴냈다.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박광우 교수는 말기암,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의사이자 인간으로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관찰하며 생각한 철학을 ‘죽음 공부’, (흐름출판, 252쪽)라는 제목의 에세이집으로 출간했다.박 교수는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신경외과와 방사선종양학과 모두 전문의를 획득한 ‘더블보드’ 의사로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에서 말기암과 파킨슨병 환자를 주요 분야로 진료하고 있는 명의다.책은 총 3개 파트로 나뉘어 1부 오직 죽은 이만이 죽음을 안다, 2부 살아 있는 날의 죽음 준비, 3부 죽음을 똑바로 바라볼수록 삶은 더 선명해진다로 내용을 구성됐다. 각 파트에서는 말기암 환자,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인 파킨슨병 및 치매 환자 등 박 교수가 치료한 여명을 얼마 남기지 못한 환자들과 가족들이 겪은 다양한 사연들을 담담하게 기술했다. 박 교수는 저서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잘 죽는 것’, 웰 다잉을 생각하고,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해 의사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암, 파킨슨, 치매와 같은 질환에 대해 의학적 상식과 정보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박 교수는 “더 의미 깊은 오늘을 위해 우리가 죽음을 더 많이 생각하고, 상상하고, 고민해야 할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이 책을 통해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무지에서 벗어나 현재의 삶에 집중하고 곁에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며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사는 일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 맛과 정이 가득한 경기도 전통시장, 경기관광공사 추천 6選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전통시장의 매력은 끝이 없다. 우선 인근에서 재배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구입할 수 있고, 반대로 살 물건이 없어도 그냥 구경만으로 재미있다. 맛있는 먹거리도 풍성하다. 겨울의 대표 간식인 따뜻한 어묵, 추억의 떡볶이, 든든한 국밥은 물론, 요즘 이색적인 해외 별미까지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인심은 즐거운 덤이다. 경기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정이 흐르는 경기도의 전통시장을 찾아본다.◇100년 역사의 경기도 3대 장 ‘양평물맑은전통시장’양평은 예로부터 한강을 이용한 물류의 중심지였다. 전국구 보부상들의 왕래가 활발하고 대규모 상단이 한양으로 물건을 공급하던 곳으로 1770년 무렵부터 시장이 시작되었다. 특히 3일과 8일에 서는 양평읍 오일장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며 경기도 3대 장으로 손꼽힌다. 지금은 약 400여 개 점포가 상설시장 형태로 운영되고 장날에는 200여 개 노점이 더 들어서면서 양평물맑은전통시장이 완성된다.양평물맑은시장.(사진=경기관광공사)양평에서 생산한 과일과 채소 등 친환경농산물은 물론, 수수부꾸미와 다양한 전 등 먹거리가 풍성하기로 소문난 장이다. 특히 깨와 콩을 활용한 고소한 강정과 추억의 전통 과자를 직접 만드는 과자점에는 늘 긴 줄이 설 만큼 인기가 좋다. 맛보기 인심도 후해서 서너 가지 먹어보고 마음에 드는 과자를 고르면 한 봉지 푸짐하게 담아준다. 양평이 워낙 사통팔달 교통이 좋은 곳이고 경의중앙선 양평역과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하기도 좋은 곳이다. 아이와 함께라면 장에 가면서 경기이야기골목으로 지정된 청개구리이야기거리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우리 모두 아는 청개구리 이야기를 귀여운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경기도 국제시장, 해외 별미 기행 ‘안산 다문화특구’안산역 맞은편 원곡동에는 해외 여러 나라의 이주민이 모이면서 외국인 거리가 형성됐다. 2024년 6월 기준으로 이곳에 거주하는 등록 외국인 및 외국 국적의 동포는 약 90%인 1만 8천여 명이다. ‘국경 없는 마을’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던 중 2009년 ‘안산다문화특구’로 지정되었다. 아울러 음식 재료와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외국인들이 몰리면서 독특한 거리 풍경이 만들어졌다. 거리 전체가 커다란 국제시장으로 발전한 것은 물론,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서 주말에도 은행이 문을 열고 병원이 진료하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되었다.안산 다문화특구.(사진=경기관광공사)다양한 외국 음식점도 성업 중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네팔 등, 조금만 발품을 팔면 여러 나라의 별미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주 음식 재료와 향신료를 본국에서 들여와 현지 본연의 맛을 낸다. 그중 ‘후르세다사마르칸트’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 고기 꼬치 ‘샤슬릭’ 고기 빵 ‘쌈사’ 당근 김치 ‘마르코프차’ 등 모두 맛도 좋고 한국사람 입에도 잘 맞는다. 특히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안산으로 미리 떠나는 해외 별미 기행은 어떨까?◇전통시장 발전의 모범 답안 ‘가평 잣고을시장’잣고을시장은 올해로 개장 101주년을 맞이한 가평 최대의 시장이다. 1923년 보납산 앞 개천 변에 상인들이 모인 것이 시장 역사의 시작인데, 단순 거래를 넘어서 이곳저곳에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모여 희로애락을 공유하는 소통과 상생 공간이었다. 이후 터미널 주변과 가평역 앞 등 여러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현재의 장터로 자리를 잡았다.가평 잣고을시장.(사진=경기관광공사)잣고을시장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 첫 번째는 역시 오일장이다. 5일과 10일에 열리는 잣고을시장은 규모가 크고 취급하는 상품도 다양해서 둘러보는 데 한참 걸릴 정도다. 추운 겨울에는 우선 뜨끈한 어묵 국물로 몸을 덥히고 장 구경에 나서야 한다. 싱싱한 과일과 채소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두툼한 겨울옷도 마음껏 고를 수 있다. 두 번째는 전통시장 육성사업의 하나로 건립한 잣고을시장 가평창업경제타운이다. 1층에는 식당, 과일, 장식품 등 소상공인 점포가 입주해있고 2층에는 시장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할 수 있는 카페와 노브랜드 매장이 시장과 상생을 도모한다. 특히 기업에서 만들고 가평군에서 운영하는 어린이도서관이 인상적이다. 세 번째는 장 주변의 다양한 조형물과 포토존으로 잣고을시장 방문객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물한다.◇골목마다 즐거움이 가득 ‘용인중앙시장’오랜 세월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용인시의 대표 시장이다. 시장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공영주차장을 늘리고 점포 이미지와 시설을 개선하는 등 여전히 진화 중인 시장이다. 시장을 만두 떡골목, 순대골목, 통닭골목 등 상권별 골목으로 나눈 점이 재미있다. 특히 떡골목 가게마다 방금 찐 시루떡에서 모락모락 하얀 김이 피어오르는 장면은 언제 봐도 입안에 침이 고일 지경이다. 가게마다 특색 있고 떡 종류도 다양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용인 중앙시장 순댓국.(사진=경기관광공사)시장의 골목 중에서 가장 인기 좋은 곳은 순대 골목이다. 약 20곳의 순댓국집이 모여있는데 업주들 모두 친절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순대는 잡내 없이 깔끔하고 곱창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푸짐한 양에 노포 감성까지 더해져, 세대 구분 없이 많은 식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5일과 10일에는 에버라인 용인시장역에서 김량장역까지 하천을 따라 오일장이 선다. 장이 크고 점포도 많으니 일정을 여유 있게 잡고 천천히 구경하는 것이 좋다. 도래창, 호떡, 꽈배기 등 용인장의 명물도 꼭 즐겨보자.◇찾아라. 맛있는 시장! ‘오산 오색시장’오산장은 택리지와 화성궐리지 등 조선시대 기록에 등장할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시장의 명칭을 한때 오산중앙전통시장으로 변경했었지만 2013년 시민 설문조사를 거쳐 지금의 ‘오산 오색시장’ 이름을 찾았다. 오색시장은 인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언제라도 이용 가능한 상설시장으로 운영되지만, 장이 서는 3일과 8일에는 오산 일대가 시끌벅적 들썩일 만큼 활기차다. 시장 길을 취급 품목에 따라 미소거리, 아름거리, 맘스거리, 빨강길, 녹색길 등 5가지로 분류하고 점포의 간판에 고유번호를 부여해서 누구라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오산 오색시장.(사진=경기관광공사)길마다 인근 농가에서 재배한 농산물과 싱싱한 과일, 맛깔난 반찬과 다양한 음식 재료가 푸짐하니 욕심내서 모두 돌아봐야 할 시장이다. 쑥호떡, 꽈배기, 국밥, 칼국수 등 맛있는 먹거리가 유난히 많은 곳이니 하나씩 찾아 맛 탐험을 즐겨도 좋다. 최근에는 매콤한 곱창볶음이 인기인데, 맛도 좋고 푸짐해서 안주로 좋고 밥을 볶아도 좋다. 교통망이 발달한 지리적 특성과 수도권 전철을 이용한 접근성도 좋은 편이라 오산뿐 아니라 용인, 수원, 화성 등 인근 지역에서도 많이 찾는 시장이다.◇도심 속 추억 한 스푼 ‘과천 굴다리시장’굴다리시장은 과천의 유일한 전통시장이다. 중앙공원 분수대에서 문원동으로 가는 길, 주공아파트 4단지와 5단지 사이 굴다리 인근의 작은 시장이다. 시장의 모습은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임시 건물 형태로 언뜻 보면 무허가 노점을 연상시키지만, 엄연히 과천시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점포 수는 약 40여 개 정도로 보이는데 그나마 문을 닫은 곳이 더 많다. 판매하는 품목도 단출해서 과일, 채소, 생선이 전부다.과천 굴다리시장.(사진=경기관광공사)하나둘 가게들을 살피다 보면 굴다리시장 유일의 음식점 ‘형태네’가 보인다. 가게 전면의 ‘추억의 맛집’이란 문구처럼 오래전 추억이 떠오르는 분위기다. 7~8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에서 예전 학교 앞 스타일의 떡볶이, 순대, 튀김만두 등을 판매하는데 하나같이 익숙한 맛이다. 떡볶이집 형태네의 업주는 이 자리에서만 40년째 영업 중이다. 근방에서 노점을 하던 중, 합법적인 시장을 조성한다기에 서둘러 자리를 잡았다. 굴다리시장의 터줏대감인 셈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사람들의 입맛도 달라졌으니, 장사는 예전만 못하지만, 가끔 찾아오는 오랜 단골손님을 맞이하는 것이 큰 기쁨이다.
- '검은 수녀들' 디테일로 완성한 몰입감…프로덕션 비하인드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송혜교, 전여빈의 신선한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는 오컬트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프로덕션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사진=NEW)‘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검은 사제들’의 두 번째 이야기로, 다가오는 새해 극장가를 사로잡을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검은 수녀들’은 특히 극에 몰입감을 더하는 미술, 음악 프로덕션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사진=NEW)첫 번째 프로덕션 포인트는 캐릭터의 상황과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낸 미술이다. 오효진 영화사 집 제작이사가 “현실에 발 디디고 있는 이야기와 인물이라는 점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오늘 내가 카페에서 스쳤던 수녀님이나 신부님이 누군가를 구하는 중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한 만큼, 제작진은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일상성을 화면에 자연스럽게 담아내기 위해 디테일한 노력을 기울였다. 수많은 인파로 붐비는 도심 한복판을 거침없이 누비는 수녀들의 모습을 비롯, 구마가 이뤄지는 장소나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 ‘희준’(문우진 분)의 공간은 치료를 위해 동원된 각종 물건들로 빈틈없이 채워 극에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이에 대비되는 ‘유니아’ 수녀(송혜교 분)와 ‘미카엘라’ 수녀(전여빈 분)의 공간은 비움의 공간, 절제된 수도자의 삶이 엿보이는 공간인 동시에 두 인물의 성격과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관객들에게 보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두 번째 프로덕션 포인트는 오감을 사로잡는 체험형 음악이다. ‘검은 수녀들’의 음악은 ‘검은 사제들’을 작업한 김태성 음악감독이 맡아 전작과의 연결과 확장에 집중했다. 전작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6000여 개 파이프로 구성된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OST에 삽입해 화제를 모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성당에서 녹음한 여성 합창단의 소리를 접목해 한층 새로운 ‘검은 수녀들’만의 분위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김태성 음악감독이 “관객들이 ‘그 공간 안에 있다’고 느끼길 원했다. 인물들의 여정에 실제로 동참하는 것처럼 몰입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 광경을 체험하길 바란다”고 전한 만큼, 영화 속 인물들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 쉬고 있는 듯한 음악으로 관객들의 오감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높인다. 이처럼 현실감이 돋보이는 디테일한 프로덕션으로 눈길을 끄는 영화 ‘검은 수녀들’은 차별화된 설정과 현실적이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다.새로운 변신이 기대되는 배우들의 조합, 신선한 소재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할 영화 ‘검은 수녀들’은 2025년 1월 24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