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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측근 반란에 통제력 잃은 푸틴…우크라, 전세 뒤집을 기회 엿본다
-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 진입을 앞두고 무장 반란을 멈추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년간 러시아를 통치한 이래 가장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 이번 반란으로 ‘스트롱맨’ 푸틴 대통령의 지도력에 흠집이 나서면서 정치적 불안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분을 기회 삼아 반격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과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사진=AFP)◇푸틴의 ‘완전한 통제력’ 무너져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서방언론들은 1999년 12월 31일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임명된 이후 푸틴 대통령이 가장 큰 위협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잠재적 라이벌을 견제하기 위해 엘리트 간 갈등을 부추기고 이를 중재하면서 자신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그간 러시아를 통치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게 됐다는 점이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에서 드러난 것이다. ‘푸틴의 요리사’로 불렸던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에서 싸운 인물로, 푸틴의 신임을 받던 최측근이었기에 그의 배신은 충격 그 자체였다. 특히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사령부를 접수한 후 하루 만에 800㎞를 진격해 모스크바 코앞까지 다다른 것은 러시아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완전한 통제력’이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여기에는 러시아군보다는 바그너 그룹과 같은 민간 용병의 급속한 성장을 허용하고 러시아를 대신해 싸우도록 죄수들을 석방했던 푸틴의 결정이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선임연구원인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WP에 “러시아 정부는 군 대신 용병을 통해 무력을 사용했고, 이 과정에서 법의 통치가 무력화되는 것을 허용했다”면서 “이번 프리고진의 반란은 국가 제도의 붕괴로 봐야한다”고 분석했다.10년간 투옥 후 망명한 전 러시아 석유 재벌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도 “최근 푸틴은 실수를 거듭하고 있고, 프리고진의 반란은 그에게 결정적 실수가 될 수 있다”면서 “현재의 위기가 어떻게 끝나든 궁극적으로 푸틴 정권은 더욱 약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이 무리하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해 인적·물적 피해와 내부 분열만 키웠다는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며칠 후에 승리할 것으로 자신했지만, 1년 4개월 넘게 전쟁이 지속되면서 푸틴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카고대 교수인 러시아 정치학자 콘스탄틴 소닌은 WSJ에 “푸틴의 가장 큰 오산은 그가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완전히 부적절한 이해에 근거해 전쟁을 시작했다는 점”이라며 “그는 전쟁을 계속 멈추지 않으면서 매일 계속 오판을 하고 있고, 정치 및 군사 지도부의 실패에 대한 분노가 러시아 정권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이번 상황 수습도 자신이 부하처럼 대하던 알렉산드르 쿠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손에 맡긴 셈이라 이래저래 체면을 구기게 됐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직후 급히 직접 TV 연설에 나서 프리고진의 반란은 “반역”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는데, 루카센토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결국 반역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고,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향했다. 크렘린궁이 벼랑에 몰릴 정도로 이번 반란이 상당한 위협이 됐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점령 중이던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하면서 주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내란에 집중력 떨어진 푸틴…우크라 반격에 이익되나이번 반란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서방국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의 내분으로 러시아군의 힘이 분산되고 푸틴 대통령의 전쟁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분석했다. 러시아의 내홍이 심각해지면 러시아의 군대가 푸틴 정권 수호를 위해 동부 전선에서 철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분 상황을 주시하며 전세를 뒤집을 기회를 엿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보좌관인 마이카일로 포돌랴크는 “러시아 엘리트들은 분열돼 있고, 푸틴은 무소불위의 아우라를 잃었다”면서 “앞으로 1~2일 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관건이지만 이번 반란은 러시아 정치 체제 붕괴의 명백한 증거이고, 전쟁에 관한 푸틴 대통령의 주의를 분산시킬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러시아의 반란 사태와 관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통제력 상실이 입증됐다며 서방의 무기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러시아가 군대와 용병을 우크라이나 땅에 더 오래 둘수록 나중에 더 많은 혼란과 고통,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방어에 필요한 F-16전투기 등 모든 무기를 제공할 때”라고 강조했다.
- 이재명 "노동탄압 현실로…집권세력 노동인식 되돌아봐야"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양대 노동조합총연맹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청년 노동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노동을 존중하지 않고 억압하며 어떻게 미래 사회를 준비하겠나”라며 ‘반노동’ 기조를 보이는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양대노총 청년노동자 타운홀미팅 노동정책간담회’에서 최지혜(왼쪽) 의료노련 세브란스노조 조합원과 제치성 건설노조 경기지부 청년위원장으로 부터 양대노총 청년노동자 노동정책 요구안을 전달 받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청년 노동자가 묻고, 민주당이 답하다’라는 제목의 타운홀미팅을 통해 청년 노동자들의 노동 현장의 실태 등을 청취했다.이 대표는 “얼마 전 양회동 열사의 분신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보여주는 상징성이 매우 특별하다”며 “‘노동탄압’이라는 단어가 국민의 머릿속에서 상당 기간 사라졌는데, 결국 사법 기관의 과도한 수사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그는 “노동자들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권리임에도 건설 노동자들이 조직을 결성하고, 집단적으로 요구하고, 노동조건에 대한 사용자들의 양보를 받아냈다는 것을 공갈죄로 처벌하고 있다”며 “(마치) 1980년대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을 소요죄, 내란죄로 처벌하는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질책했다.이 대표는 최근 포스코 광양제철소 ‘망루 농성’ 중 벌어진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노동자가) 저항을 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제압된 상태의 노동자에게 쇠파이프와 경찰봉을 휘둘러 심각한 부상을 입히는 사태는 진압 자체를 위한 것인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그는 이같은 사례를 종합하며 “노동 탄압이 눈앞의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며 “현 정부, 현 집권세력의 노동자에 대한 인식 자체를 되돌아봐야 할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아울러 그는 “양대 노총 소속의 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는 것도 매우 의미있고, 최근 벌어지는 정부의 노동탄압에 함께 그 현실을 얘기하고 대응책을 논의한다는 점도 각별하다”며 참석자들에게 기탄없이 얘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양대노총 청년노동자들은 이 대표에게 노동정책 요구안을 전달했다.이날 참석자들은 △산업재해 △노동권 교육 △정의로운 전환 △노동인권 법제화 등에 대해 발언했으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대해 답하고, 입법 의지도 거듭 밝히는 자리로 꾸려졌다.
- '계엄령 문건'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입장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전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의혹과 관련한 핵심 인물인 조현천(64·구속) 전 기무사령관이 첫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취지를 밝혔다.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 계엄령 문건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서부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재판장 김유미)은 8일 오후 조 전 사령관의 업무상 횡령, 정치 관여, 직권 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을 총 13개 죄목으로 구속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쌍방의 입증 계획을 듣고 필요한 증거와 증인을 추리는 사전 절차다.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어 이날 조 전 사령관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조 전 사령관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피고인 측에서) 혐의와 공소사실 전반에 대해 다툼의 소지가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자세한 답변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재판부가 검찰 측에 조 전 사령관이 수사 단계에서 밝힌 입장을 확인하자, 검찰은 “(피고인이) 혐의에 대해 대부분 부인하는 입장의 취지로 조사를 받았지만, 일부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인정한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조 전 사령관은 2016년 보수성향 단체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와 관련해 예비역지원과장 등 직원들에게 ‘현 시국 관련 안보·보수세 대응 방안’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그해 11월 기무사 요원들을 동원해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맞불 집회’를 열고 칼럼과 광고를 게재하는 등 여론을 형성해 정치에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또 조 전 사령관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앞둔 2017년 2월경 ‘계엄령 문건 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병력을 동원한 계엄군 구성과 언론 검열 등 구체적 계획이 담긴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해당 문건을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해당 계엄 문건 작성을 내란음모, 즉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한 군사 쿠데타 또는 내란을 준비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이 밖에도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이 계엄령 문건 작성 TF 설치 사실을 숨기기 위해 기무사 직원들에게 허위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TF와 무관한 허위 문건을 작성한 뒤 예산 신청 공문에 첨부해 기무사 예산 3000만원을 횡령했다는 것이다.검찰은 기무사가 2016년 사업 계획 없이 ‘예비역 대군 영향력 차단 사업’ 명목의 별도 예산을 마련하고 예비역 초청행사, 예비역 장성 생일 및 명절 선물, 예비역과 보수단체 세미나 지원 등을 위해 증빙자료 없이 건당 2000만~3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조 전 사령관은 2017년 12월 미국으로 도피한 지 약 5년3개월 만인 지난 3월29일 귀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검찰에 피의자로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이 범죄 혐의가 무겁고 해외로 도피한 전력이 있다며 지난 3월31일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해 구속했다.조 전 사령관에 대한 다음 재판(2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7일 오후 2시30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