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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판결, 그리고 소통
  • [목멱칼럼]판사, 판결, 그리고 소통
  • 유영근 판사[유영근 서울남부지방법원 부장판사] 권력을 가진 자가 말을 하지 않는 것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 차라리 화를 내면 낫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 없고 표정까지 애매하면 상대방은 정말 애간장이 탄다. 세상의 많은 슈퍼 갑들이 이런 방식을 애용한다. 을(乙 )은 스스로 알아서 잘 되어가고 있는지 혹시 부족한 점이 없는지 찾아야 한다. 갑(甲)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온갖 라인을 가동한다. 갑은 참 편리한 방식으로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권력은 남을 내 뜻대로 할 수 있도록 공적으로 주어진 힘을 말한다. 그렇다면 법정에서는 판사가 권력을 가진 자가 맞다. 퇴직한 법관들은 이구동성으로 판사가 그렇게 높은 줄 현직에 있을 땐 몰랐다고 말한다. 판사생활을 처음 시작할 무렵 원로 선배님께 조언을 들었다. “모든 답은 기록을 샅샅이 뒤지면 나온다. 법정에서 말은 적게 할수록 좋다. 행동은 한없이 무겁게, 표정은 포커페이스가 좋다.” 진심어린 충고였고, 나도 그에 따르려고 무진 애를 썼다. 20 년 가까이 지난 지금, 나는 후배들에게 그런 충고를 하지 못한다. 기록을 아무리 뒤져도 답이 안 나오는 경우가 가끔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법정에서 차근차근 물어보면 의외로 사건의 본질이 딴 데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복잡하게 얽힌 일련의 사실 중에서 법률적으로 의미 있는 부분을 간추려 재구성하는 것은 재판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그 재구성 과정에서 온갖 착각과 오해와 의도적인 왜곡이 생기기 때문에 기록 안의 세상은 실제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카리스마 강하기로 유명한 부장님의 배석판사를 대직해 법정에 들어간 적이 있다. 부장님은 낮은 톤의 근엄한 목소리로 재판을 진행하셨고, 법정은 엄숙했다. 사건 당사자들은 구구절절 사연을 늘어놓지 않았고, 변호사들도 공손하기 그지없었다. 재판장이 화를 내거나 말을 자르지 않고 단지 포커페이스만 유지할 뿐인데도 증인마저 절도 있게 꼭 필요한 말만 했다. 정말 멋진 재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0여 년 흐른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다. 주장이 간결하고 긴장감이 있으니 판사들은 좋았겠지만, 당사자와 소송대리인, 증인들도 과연 그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했을까?조선시대의 재판은 아주 편리했다. 이미 끌려와 오금이 저려 있는 사람은 “네 죄를 네가 알렷다!”는 한마디에 자신의 잘못을 술술 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작은 폭행 사건 하나에서도 “조실부모(早失父母)하고 상경하여…”부터 사연을 펼치곤 한다. 사건과 관련되지 않은 사연은 접어두었으면 좋겠지만, 나름대로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유가 있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마저 법정에서 정작 필요한 말을 하지 못하는 때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건의 결과만 정리된 사실관계로는 진짜 억울함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건은 기록에서 답이 나올 리가 없다. 요즘에는 포커페이스와 카리스마를 고집하지 않는 판사들이 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증거에 의하면, 저는 …한 이유로 원고의 말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피고는 …증거를 면밀히 검토해보시고, …에 유의해서 다음 기일까지 반박하고 증거를 제출하시기 바랍니다.”판사가 자신의 심증을 공개해가면서 재판을 하는 방식이다. 당사자에게 말할 기회를 충분히 주고, 중요한 쟁점이 무엇인지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판사는 주장과 증거를 미리 꼼꼼히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재판이 판사가 의중을 알아볼 수 없는 재판을 하다가 어느 순간 한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보다 훨씬 사건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고, 당사자가 이기든 지든 수긍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이 결과에 승복하고 이유를 수긍하는 재판을 할 수는 없고, 그것이 꼭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내가 판사라고 해도 당신처럼 판단했을 것이라는 꿈같은 말을 진짜로 꿈꾼다. 대한민국에서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은 모든 사람들이 이런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포커페이스와 카리스마는 모두 한국말이 아니다. <우리는 왜 억울한가> 작가▶ 유영근 판사는...1969년생.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 제37회 사법시험(1995). 대전지방법원 판사(2001~2003).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2013~2015) / 현 서울남부지방법원 부장판사(2017.2~현재)
2017.06.28 I 이민주 기자
크리샤츄 "데뷔 가장 기뻐해줄 것 같은 사람은 양현석"
  • 크리샤츄 "데뷔 가장 기뻐해줄 것 같은 사람은 양현석"
  •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솔로 가수로 공식 데뷔한 크리샤츄와 bnt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스타일난다, KKXX, 룩옵티컬, 액세서리홀릭 등으로 구성된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에서 크리사츄는 청순함은 물론 발랄한 에너지가 돋보이는 의상으로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첫 번째 콘셉트에서 크리사츄는 체크 패턴의 원피스로 사랑스러운 무드를 자아냈다. 이어진 촬영에서는 그는 디테일이 돋보이는 셔츠와 스커트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지막 콘셉트에서 크리사츄는 웨어러블한 의상으로 발랄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세 가지 매력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촬영이 끝나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크리사츄는 데뷔 소감에 대해 실감이 안 나고 신기하다며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K팝스타’ 심사위원 중에 양현석 심사위원이 데뷔 소식을 가장 좋아해 줄 것 같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부모님과 떨어져 한국에서 가수의 꿈을 키워 온 크리샤츄는 홀로 한국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연습하면서 답답한 마음이 있을 때는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었어요. 시차 때문에 쉽게 연락은 못했지만 그때마다 연습생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풀었어요”라고 답했다. ‘K팝스타 시즌6’에서 준우승을 거머쥔 퀸즈, 생방송 무대에서 라이브를 잘 하기 위해 복근 운동을 하며 노래 연습을 했다는 그는 첫 생방송 무대가 가장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던 무대라며 기억에 남는 순간을 떠올리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걸그룹이 아닌 솔로로 데뷔를 한 그는 부담감이 없냐는 질문에 “막상 데뷔를 하니까 대중들의 기대치가 더 높아진 느낌이라 사실 부담감이 있어요. 혼자 무대를 채워야 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운 점도 있고요. 하지만 솔로여서 좋은 점도 많은 것 같아요. 저는 그룹이든 솔로든 제게 맞는 포지션을 찾고 싶었기 때문에 현재는 부족함이 없도록 더욱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아요”라고 전하기도 했다. 작은 체구에서 파워풀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는 자신의 강점은 감정 표현인 것 같다며 춤이나 노래를 할 때 감정 표현에 신경 쓰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첫 번째 앨범에 용준형의 지원사격으로 화제가 됐는데 어땠냐는 질문에는 “제가 미국에 살 때부터 하이라이트 선배님들 노래를 정말 좋아했어요. 또 제가 좋아했던 곡들이 선배님께서 만드신 곡이더라고요. 그래서 꼭 한번 작업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앨범에 프로듀싱을 맡아주셔서 너무 좋았죠. 팬이었는데 함께 작업을 하게 돼 영광이었어요”라고 답했다. 또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가수를 묻자 “제 롤모델이기도 한 씨스타 효린 선배님이요. 함께 무대에 서게 된다면 너무 설렐 것 같아요. 목소리부터 퍼포먼스까지 배울 점이 정말 많을 것 같아요. K-pop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도 씨스타 효린 선배님 덕분이에요”라며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리비아 핫세, 손연재 닮은 꼴로도 유명한 크리샤츄는 “두 분 모두 너무 예쁘셔서 감사하죠. 특히 손연재 씨는 연습생 하기 전부터 미국에서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도 좀 닮았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직접 만나게 된다면 정말 신기할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제가 잘할 수 있고 동시에 대중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음악이요. 어떤 음악을 하던 행복을 드릴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밝고 파워풀한 모습에 반전 있는 무대를 선보이고 싶어요”라며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 스무 살이 된 크리샤츄에게 가장 해보고 싶은 걸 묻자 “운전을 배우고 싶어요. 한국 오자마자 바로 연습생으로 들어가서 면허를 딸 시간이 없었거든요. 직접 운전해서 드라이브하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보여줄 무대도 많은 크리샤츄. 꿈을 꾸던 소녀는 주저 없이 도전했고 그 꿈은 차근차근 선명해지고 있었다. 밝은 에너지로 행복을 노래하고 싶다는 크리샤츄의 다음이 기다려진다.
2017.06.27 I 김민정 기자
 '엘르', 난교의 혼란속으로 그리고 세상 속으로
  • [오동진의 닥쳐라! 영화평론] '엘르', 난교의 혼란속으로 그리고 세상 속으로
  • 영화 '엘르'[오동진 영화평론가] 제74회 올해 골든 글로브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차지하고 89회였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았던 영화 '엘르'는 주인공 미셸(이자벨 위페르)이 주최한 디너 파티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미셸은 비교적 ‘잘 나가는’ 게임업체 사장이다. 친구 안나(앤 콘시니)와 동업을 하고 있다. 둘의 시작은 원래 출판사였다. 근데 게임 소프트를 개발해 대박을 쳤다. 미셸은 얼마 전에 복면을 쓴 괴한에게 강간을 당했다.디너 파티는 원래 화기애애할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미셸이 마련한 저녁 식사 자리는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다.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하나같이, 미셸을 (성)폭행한 용의자이거나 혹은 ‘할’ ‘잠재적’ 용의자 같은 느낌을 준다. 적어도 그런 비뚤어진 욕망과 증오로 가득 찬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어쨌든 바로 이중에 범인이 있다.미셸의 엄마 이렌느(주디스 마그르)는 노년이지만 늘 젊은 제비족을 꿰차고 산다. 미셸은 그런 그녀를 경멸한다. 엄마의 ‘호스트 바’ 남자는 자신이 돈 때문에 늙은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것을 미셸이 알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자기가 미셸을 증오하고 있다는 것을 그녀가 안다는 것을 안다. 유력한 용의자다. 한가지 더. 엄마와 미셸은 마을 사람들을 불태워 죽인 연쇄살인범을 각각 남편과 아버지로 두고 있는, 결코 세상에 내놓기 어려운 비밀을 간직하고 사는 모녀다. 아버지에 대한 미셸의 정신적 트라우마는 그걸 젊은 남자와 성형수술로 풀고 사는 엄마를, 평생을, 미워하며 살게 한 요인이다. 미셸은 또 죽마고우인 안나와는 레즈비언에 가까운 관계다. 둘은 선을 넘어설까 말까 머뭇거리며 지내 왔다. 하지만 미셸은 안나의 남편인 로베르트(크리스티안 베르켈)와 8개월 전부터 ‘섹파(섹스 파트너)’인 사이이기도 하다. 로베르트는 미셸과 ‘관계’를 더 나아가고 싶어 한다. ‘섹파’말고 ‘정기적’ 애인이 되고 싶어 한다. 미셸은 그걸 거부하고 있는 중이다. 고로 로베르트도 용의자다. 만약 안나가 둘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면 또 다른 용의자다. 청부 폭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미셸의 전 남편 리샤르(샤를르 베를링)와 그의 애인(비말라 폰즈)도 용의자다. 전 남편은 미셸의 게임 사업에 스토리를 팔고 싶어 한다. 미셸은 시덥지 않아 한다. 그도 그래서 가능한 용의자다. 여기에 조금 묘한 분위기의 옆집 부부, 파트릭(로랑 라피에)과 레베카(비르지니 에피에)까지 더해진다. 이들은 낯선 사람들이다. 당연히 용의자다. 모두들 미셸의 거만스러움과 표독스러운 말투를 싫어 한다. 그들 모두는 그녀를 한번쯤 ‘응징’하고 싶어 한다. 이들 중 범인은 누구인가. 모두인가. 아니면 아무도 아닌가. 그녀가 의문의 강간을 당했음에도 비교적 ‘잘 참아’ 넘기며 지내는 것은(그녀는 그후에도 몇 차례 더 폭행을 당한다.) 원래 그 같은 성적 판타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은 미셸의 환상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영화 '엘르'첫 장면부터 가학적인 섹스 장면, 성폭행 신으로 마음을 한껏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는 보통의 장르 영화, 미스터리 스릴러와는 달리 중간중간 한번도 꽉 막힌 감정을 풀어주지 않는다. 강간, 구속(bondage)에 대한 환상, 훔쳐보기(pipping)를 통한 자위 행위, 늙은 여자와 지나치게 어린 남자와의,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은 섹스 그리고 절친 남편과 치르는 남몰래 섹스, 그런 남자의 부인과의 동성애 등등 이른바 영화는 모든 일탈(逸脫)의 행위로 점철된다.&#160;이상한 것은 그게 점점 하나도 이상해지지 않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영화가 종종 가져다 주는 비현실의 현실성, 그러니까 보통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혹은 그 반대로 현실에서나 가능한 일이 영화에서 기록되 듯 펼쳐지는 것 같은 ‘이상한 역전(逆轉)의 정서’가 느껴진다. 기시감(旣視感)의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이건 우리 모두가 살면서 실제로 겪고 있는 일이 아니던가. 안 그런 척 하고 있을 뿐이 아니던가.'로보캅' '토탈 리콜' '원초적 본능' 등으로 1980년대 후반 가장 ‘파격적인’ 감독 소리를 들었던 폴 버호벤은 이후 오랫동안 자신의 연출력을 조금씩 소진하며 살아 왔다. 그가 네덜란드 시절에 만든 초기작 '사랑을 위한 죽음(1973·Turkish Delight, Turks fruits)'과 '아그네스의 피(1985·Flesh+Blood'에서 보여 준 열정은 다시 회복되지 않았다. 이번 '엘르'는 그래서 폴 버호벤의 ‘귀환같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는 그가 옛 연출력을 회복했음에 축하해 준 셈이다.&#160;소극적으로 보면 '엘르'는 버호벤의 ‘변칙적인(geek)’ 정서가 되살아 났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다분히 지나치게 ‘프랑스적’이거나 ‘유럽적’인 분위기(미국=프로테스탄트인 척하는 도덕적 관계를 보여주기 보다 그걸 다 해체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예컨대 마크 롱과 브리지트 트로뉘 프랑스 대통령 부부처럼.)이긴 하지만 적어도 폴 버호벤이 지닌 세상에 대한 시선, 그 날카로움(edge)이 아직 펄펄 살아있음을, 역시 남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영화를 보고 있으면 기이하게도 프랑스의 정치판이 느껴진다,고 하면 그건 지나친 확대 해석일 수 있겠다. 그래도 그렇게 보여지기도 한다. 프랑스는 현재 공화-사회의 양당 체제가 완전히 붕괴하고 정치 신인으로 돌풍을 일으킨 마크 롱 대통령의 ‘레퓌블리크 앙마루슈’를 비롯해 극우파인 ‘국민전선’과 급진좌파 정당 ‘포데모스’, 우파 정당 ‘내셔널 프론트’ 등등까지 모든 정파들이 난립돼 있는 상황이다. 누가 누구와 연정을 하고 손을 잡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그건 영화 속 주인공 미셸이 누구와 잠을 자고, 누구에게 성욕을 느끼며, 왜 성폭행의 환상까지를 지니고 사는 것처럼 보이는지,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점점 더 헷갈려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더 나아가 그게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세상은 그 자체가 혼돈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도 혼란스러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미셸과 그녀의 주변이 바로 그 같은 난교(亂交)의 혼탁을 대변한다. 그걸 정리하려는 순간 일상은 더욱 더 흩뜨려진다. 그 조류(潮流)에 의탁(依託)하게 되는 바로 그 순간, 삶과 세상의 진실이 찾아 온다. 그리고 평화가 다가 온다. 그런 법이다. 그것이 세상 이치일 수 있다. 그러니 공허한 논거(論據)를 만들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미셸이 자신이 당한 일을 경찰에 알리려 하지 않는 건 비단 아버지와 관련된 업보(業報)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 '엘르'는 바로 그 같은 시대정서를 탐미적으로 포착하고 있는 작품이다.영화 '엘르'미스터리 스릴러지만 미셸의 강간범은 중간에 그 정체를 드러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영화는 오히려 그때부터 더욱 더 미스터리하게 흘러 간다.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그간의 영화 어법을 다 비켜가고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캐릭터를 단 한 명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 '엘르'는 독특함의 정점을 찍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늘 새로워야 하고,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 내야 한다는 점에서 '엘르'는 성취의 지점이 꽤나 높은 작품이다. 낯선 세상을 꿈꾸는 가. 그런데 알고 보면 그게 현실이라는, 역설의 깨달음을 얻고 싶은 가. 당신은 지금의 세상에서 가해자인가 피해자인가. '엘르'는 해답 없는 질문을 해대고 있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정신적 만족감, 심지어 성적 쾌감 까지를 얻게 되는 작품이다. '베티 블루 37.2'의 원작을 쓴 필립 지앙의 소설 '오...'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언급할 필요도 없이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마치 미카엘 하네케와 함께 작업했던 '피아니스트' 때처럼, 그 전성기를 여전히 이어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60세가 넘은 여배우의 흩어진 옷가지와 그 틈으로 살짝 보이는 젖가슴이 이토록 섹시 하기는 쉽지가 않다. 이런 연기의 여신이 동시대에 함께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영화 마니아들에게는 행복한 일이다.&#160;◇[오동진의 닥쳐라! 영화평론]은 영화평론가 오동진과 함께합니다.영화평론가 오동진은 상세하다 못해 깨알같은 컨텍스트(context) 비평을 꿈꿉니다. 그의 영화 얘기가 너무 자세해서 읽는 이들이 듣다 듣다 외치는 말, ‘닥쳐라! 영화평론’. 그 말은 오동진에게 오히려 칭찬의 글입니다. 위 글에 대한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닥쳐라!’ 댓글을 붙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160;&#160;
2017.06.26 I 고규대 기자
손숙·임진모·김미경, 마지막 주 水 토크 콘서트 연다
  • 손숙·임진모·김미경, 마지막 주 水 토크 콘서트 연다
  • 음악평론가 임진모(왼쪽부터), 배우 손숙, 스타강사 김미경&#160;[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해피 토크 콘서트’가 6월 28일을 시작으로 8월과 9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경기도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린다.‘해피 토크 콘서트’는 ‘행복’이라는 메인 테마로 토크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접목시킨 의정부예술의전당의 프로그램이다. 각 분야 전문가 강연에 클래식, 밴드, 국악 연주가 어우러진 공연을 선보여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28일에는 스타강사 김미경이 ‘나를 지독히 사랑하는 법, 인생미(美)답’이라는 주제로 나를 온전히 사랑하는 법을 제시한다. '언니의 독설', '드림온' 등을 쓴 김미경 강사는 꿈과 희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시원한 화법을 통해 들려줘 꿈 전도사로 불린다.8월 30일에는 음악 평론가 임진모가 밴드 잔나비와 함께 ‘대중음악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라는 주제로 관객을 찾아간다. '가수를 말하다, 우리 대중음악의 큰 별들', '세계를 흔든 대중음악의 명반, 팝 경제를 노래하다' 등의 저서를 남긴 임진모는 현재 인문학과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160;이번 ‘해피 토크 콘서트’를 통해서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문화의 흐름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9월의 마지막 주 수요일인 27일에는 해피 토크 콘서트의 마지막 무대로 ‘연극, 인생을 노래하다’라는 타이틀로 대한민국 연극계의 대모 손숙이 국악 크로스 앙상블 베르디아니와 함께 연극인생의 삶을 들려준다.'해피 토크 콘서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의정부예술의전당이 공동주관하는 ‘문화가 있는 날 '작은음악회'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고 있다. 의정부예술의전당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관람 신청이 가능하다.&#160;
2017.06.25 I 김미경 기자
이수완·원종건, 유통계서 '꽃 피운' 제2의 인생
  • 이수완·원종건, 유통계서 '꽃 피운' 제2의 인생
  • (왼쪽부터) 원종건(24) 이베이코리아 사회공헌 담당매니저와 이수완(41) 공영홈쇼핑 쇼호스트가 지난 19일 서울 상암동 공영홈쇼핑 17층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데일리DB[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수많은 홈쇼핑 채널을 돌리다 보니 익숙한 얼굴이 나온다. 길을 걷다 마주친 앳된 얼굴이 낯설지 않다. 순간 멈칫하고 돌아보니 ‘그때 그 사람’이다. “연기 인생을 살았는데….” “도움을 받고 눈을 뜬 어머니….” 이수완(41·본명 이중성), 원종건(24)씨 이야기다. 이 둘은 유통계서 만났다. MBC 프로그램 ‘서프라이즈’ 속 재연배우에서 공영홈쇼핑 쇼호스트로, ‘느낌표-눈을떠요’에 출연하며 효자청년에서 이베이코리아 사회공헌 담당 매니저로 인생 제2의 막을 올린 이들은 서로 ‘팬’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공영홈쇼핑 17층. ‘무한긍정’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두 사람 모두 밝게 웃는 인상이 좋았다. 이 씨의 방송 일정상 원 씨가 공영홈쇼핑을 찾으면서 인터뷰는 성사됐다. (왼쪽부터) 원종건(24) 이베이코리아 사회공헌 담당매니저와 이수완(41) 공영홈쇼핑 쇼호스트가 지난 19일 서울 상암동 공영홈쇼핑 17층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데일리DB이 씨는 업을 바꾸면서 느꼈을 부담감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밝았던 얼굴이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바뀐다. “배우로서 사랑해준 팬들에게 미안하다.” 이 씨는 연기 경력만 십수 년의 배우였다. 뮤지컬, 재연배우, 가수활동 등을 하면서 팬층이 나름 두터웠지만 소리 소문 없이 쇼호스트로 전향했다. “기자회견을 할 만한 배우도 아니었고….”그런 그가 웃음을 지어 보였다. 120%의 판매율을 달성한 홈쇼핑 방송을 막 끝냈을 때였다. 방송 시작 전 한 중소기업 사장이 “이번에 안되면….”하고 뒷말을 잇지 못한 모습을 본 이씨가 상품 소개에 전력을 다해 목표치를 훌쩍 넘겼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대구로 내려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한참을 울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소개하며 배우로 받았던 사랑을 베풀고 싶다.”공영홈쇼핑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상품만 100% 소개하는 홈쇼핑이다. 이른바 ‘상생제품’을 방송할 땐 매출이 아닌 순수 제품소개에만 1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 씨는 “일주일에 몇 번 정도는 상생제품을 판매한다. 어려운 소기업들이 공영홈쇼핑을 통해 자신의 상품을 알리는 시간이어서 제가 좀 더 신경써서 상품을 소개하곤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수완(41) 공영홈쇼핑 쇼호스트와 원종건(24) 이베이코리아 사회공헌 담당매니저가 지난 19일 서울 상암동 공영홈쇼핑 17층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데일리DB원 씨는 질문마다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진정성’은 내가 살아왔던 삶을 통해 나오는 것 같다. 어릴 적 받았던 것들을 베풀 수 있는 직업을 원했고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지금의 일이 너무 즐겁다.” 원 씨는 시·청각 장애가 있는 홀어머니와 함께 산다. 그가 12살 되던 해 그의 어머니는 ‘눈을떠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각막이식 수술을 받았고 시력을 되찾았다.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든 벙어리장갑 대신 ‘엄지장갑’으로 부르는 캠페인을 벌이고 6시 퇴근 후엔 사내 봉사활동과 함께 아동복지센터에서 입양아를 돕는데 시간을 보낸다는 원 씨. “우리도 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자”던 어머니의 말을 항상 간직하며 실천하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그에게 ‘어머니도 일할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꿈이 생겼다. “장애인도 일할 수 있다. 옥션이 지난해 개관한 장애용품 쇼핑 전문관 케어플러스(CARE+)처럼 온라인 유통이 장애인의 경제활동이나 물건을 구매하는 데 불편함을 최소화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저희 어머니도 셀러로 데뷔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이 씨도 거들었다. 그는 “‘다른 생애는 꼭 공부 잘하는 아이로 태어날게요’라며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취업준비생의 이야기는 남 얘기가 아니다. 공영홈쇼핑과 이베이코리아가 중소기업과 농·수·축산업자들의 판로를 개척하고 이들이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과의 만남은 ‘서프라이즈’로 시작해 ‘느낌표’로 끝났다.
2017.06.22 I 강신우 기자
"마음 비우니 대세로, 희망 믿으니 챔프로"..김지현의 '메이저퀸 스토리'
  • "마음 비우니 대세로, 희망 믿으니 챔프로"..김지현의 '메이저퀸 스토리'
  • KLPGA 투어 3승을 거둔 김지현이 19일 경기 성남에 있는 KG이니시스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신태현 기자)[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첫 우승의 기쁨이 아직 남아 있는데 어느새 메이저대회 우승까지 찾아왔네요. 꿈 속을 걷는 거 같아요.” 유쾌한 웃음이다. 18일 끝난 한국여자오픈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환하게 웃었다. 2010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김지현은 지난 시즌까지 우승 없는 평범한 선수였다.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번번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좌절하지 않았다. 나폴레옹은 “내 비장의 무기는 아직 손안에 있다. 그것은 희망이다”고 말했다. 김지현 역시 희망을 잃지 않았다. 선물은 달콤했다. 그럴 법도 하다. 지난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with KFC 대회에서 기다리던 첫 우승을 따낸 김지현(26)은 S-OIL 챔피언십에서 다승자 반열에 오르더니 일주일 후 메이저대회 우승컵까지 품에 안았다. 어느새 그는 한국여자골프의 ‘대세’가 됐다. 3승을 하는 동안 숨겨진 ‘이야기 보따리’를 모두 풀어놨다. ‘불운의 골퍼’, ‘실물이 더 예쁜 골퍼’, ‘방송인 성유리 남편 안성현 코치’, ‘김송희 퍼터’까지 화젯거리가 많았다. 인터뷰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새로운 것은 없었다. 그때 김지현은 “일기를 써보고 싶다”고 제안했다. 고민은 말끔히 사라졌다. 다음은 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 기상 순간부터 우승 확정까지 10시간의 ‘메이저퀸 스토리’다. 구술 내용을 일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몸은 무거웠지만 샷 감은 최고~”아침 7시에 기상을 했다. 밤새 뒤척인 탓에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클럽하우스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친구들이 인사를 건넸다. 밝은 표정을 지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발목까지 좋지 않아 테이핑까지 했다. 선두 (이)정은이와는 3타 차다. 역전을 노려볼 수 있지만 컨디션이 제로다. “그래. 오늘은 무리하지 말고 톱10을 목표로 쉬엄쉬엄 가보자.”드라이빙 레인지로 이동했다. 연습 샷만으로도 그날의 성적을 가늠할 수 있다. 기대가 크지 않은 탓에 가볍게 힘을 빼고 스윙을 했다. 이게 웬걸. 샷 감이 너무 좋았다. 1~3라운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정타를 맞아 나갔다. 그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터치감이 환상이었다. “욕심을 한 번 내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톱10 목표는 그대로다. 욕심으로 경기를 망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나는 나를 잘 안다.◇구름 갤러리 응원…“아, 내가 지난주 우승자였구나”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섰다.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많은 갤러리가 모였다. 나를 응원해주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내가 지난주 우승자였구나’라는 것을 그제야 실감했다. 첫 티샷이 괜찮다. 긴장도, 떨리지도 않았다. 밤바다를 혼자 걷는 것처럼 모든게 평온했다. 연습장에서 느껴졌던 좋은 샷 감이 이어져 기분도 좋았다. 첫 버디는 2번홀에서 나왔다. 거리가 꽤 있었지만 퍼트감이 좋아 버디로 이어졌다. 4번홀에서는 2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파3인 7번홀에서는 티샷이 짧았다. 이미 2타를 줄여놨기에 1타 정도는 잃어도 된다는 마음으로 어프로치 샷을 했다. 볼은 홀 방향으로 잘 굴러갔다. ‘파는 잡겠구나’라고 생각한 순간 볼이 사라졌다. 행운의 버디. 함성이 들렸고,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출발할 때 뒤져 있던 격차를 모두 만회했다. 하지만 버디는 나만 잡는 게 아니다. 내가 쉬우면 남들도 쉽다. “다른 홀에서 꽤 큰 함성이 여러 차례 들려왔기에 다들 잘 치고 있을 거야.”◇“러프 드롭 전략, 들어맞았다”후반은 버디를 욕심 버려야 한다. 특히 12, 13, 14번홀은 파의 가치가 버디와 같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12번홀은 무사히 넘어갔다. 문제는 13번홀이었다. 두 번째 샷이 해저드에 빠졌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보기를 하면 다행이지만 그 이상은 하루를 망칠 수 있다. 2클럽 내에 드롭하지 않고 좀 더 멀리 드롭존을 설정했다. 사실 난 어프로치 샷이 약점이다. 따라서 잔디가 짧은 페어웨이보다 러프 프린지를 선택했다. 공략은 굴리기. 그린 뒤쪽에 해저드가 또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핀을 노리기보다는 그린 앞에 떨어뜨려 홀에 굴리는 작전을 세웠다. 다행히 볼은 계획대로 움직였다. 홀에 바짝 붙어 버디만큼 기분 좋은 보기로 홀을 벗어날 수 있었다. 14번홀과 1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행운이 따랐다. 14번홀에서는 피로감으로 티샷이 당겨졌다. 러프에 빠졌지만 파5라 버디 기회는 있었다. 다행히 세 번째 샷이 핀에 붙어 버디를 잡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15번홀도 러프를 잘 이겨내 1타를 더 줄였다. ‘승리의 여신’이 조심스럽게 내게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연장전 준비하라구요?”나는 원래 스코어를 확인하지 않는다. 우승 인터뷰마다 “1등인지 몰랐어요”라고 해 오해도 많이 샀다. 시력이 나쁘다고 알려졌지만 좌우 0.7이나 된다. 보고 싶은 건 다 볼 수 있다. 18홀 내내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스코어에 대한 관심을 끊는다. 그런데. 16번홀이 끝난 후 보고야 말았다. 2타 차 단독 선두였다. 2위는 친한 친구이자 같은 팀에서 운동하고 있는 (정)연주다. 오랜 기간 고생한 연주를 잘 알기에 마음이 잠깐 흔들렸다. 크게 숨을 내쉬었다. “내가 우승해도 진심으로 축하해줄 거야.” 다시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17번홀과 18번홀에서 타수를 잃지 않았다.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트가 홀을 길게 지나쳤지만 무난히 파로 막았다.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러 갔는데 관계자가 ‘연장전을 준비하라’고 했다. (정)연주가 1타 차로 따라붙었다. 연습장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기다렸다. 같은 조건으로 ‘승부’를 벌이고 싶었다. 지난주 연장전에서 이긴 경험도 있어 자신도 있었다. (정)연주가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그것으로 내 우승은 결정됐다. 페어웨이를 걸어오는 (정)연주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다.많은 분이 연승 비결을 묻는다. 작년보다 표정이 여유로워졌다고 칭찬한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특별하게 변한 것은 없다. 우승을 앞두고 무너진 수차례의 순간들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단단해졌다.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것이 비결이다.
2017.06.21 I 김인오 기자
대한항공, 제9회 ‘내가 그린 예쁜 비행기’ 사생대회 참가자 접수
  • 대한항공, 제9회 ‘내가 그린 예쁜 비행기’ 사생대회 참가자 접수
  • 대한항공 제공[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대한항공(003490)은 제9회 ‘내가 그린 예쁜 비행기’ 사생대회 참가자 접수를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오는 9월 23일 서울 공항동 본사 격납고에서 ‘내가 그린 예쁜 비행기’ 사생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9회째인 이번 대회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 머핀을 소개합니다’로 어린이들에게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반려동물을 주제로 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매년 사생대회를 열고 있다”며 “어린이들의 시각으로 반려동물을 그리며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밝고 행복한 세상에서 성장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올해 주제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대회부터 전국의 모든 내외국인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해외 주재 한인초등학교 학생으로 참가 대상을 넓혔다. 어린이 기자단을 추가로 모집해 어린이들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다. 이밖에 어린이들에게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삼성화재안내견학교의 안내견 체험 보행과 대한항공 반려동물 동반 여행 서비스 ‘스카이팻츠’ 이용하기 등 다향한 체험 이벤트를 마련했다.접수 기간은 이날부터 8월25일까지로 ‘내가 그린 예쁜 비행기’ 홈페이지 또는 이메일, 우편을 통해 가능하다. 참가자 선정은 내국인의 경우 학교장 추천 받은 접수 대상자 중 심사를 거쳐 300팀을 선정, 외국인과 해외 주재 한인초등학교 어린이의 경우 신청서와 원본 작품 제출 대상자 중 30팀을 선정하게 된다. 각 팀은 개인 또는 2인 이하의 단체로 구성된다. 참가 대상자는 오는 9월 6일 발표된다. 한편 이번 대회는 대한항공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미술협회, 보잉사가 후원한다. 대회 1등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실제 대한항공 항공기 동체에 래핑되는 영예를 안게 된다. 전년도 1등 수상작 ‘웃음꽃 생일 파티’는 대한항공 보잉777-300ER 항공기에 래핑돼 현재까지도 운항 중이다.
2017.06.19 I 신정은 기자
김영춘 장관 취임사.."관행·관망·관권 버려야"
  • [전문]김영춘 장관 취임사.."관행·관망·관권 버려야"
  •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3관’의 자세를 버릴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3관에 대해 “오직 관행대로만 일하는 자세”, “관망하며 눈치 보기”, “관권의 완장”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환골탈태한다는 자세로 해양수산부의 자기 혁신에 나서야 한다”며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이러한 3관의 자세를 보이는 직원들에게는 불이익을 주고, 탈(脫) 3관의 노력을 경주하는 직원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장관은 “지난 3년 동안 해수부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다”며 “미수습자 수습을 비롯한 후속조치를 잘 마무리하고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도 현장 점검에 솔선수범하는 등 해양안전을 확실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장관의 취임사 전문이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사진=연합뉴스]사랑하는 해양수산부 직원 여러분! 지난 5월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첫 해양수산부 장관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김영춘입니다. 지난 1년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으로 해양수산 분야 현안을 논의하다가 장관으로서 여러분을 만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한편으로는, 해양수산업이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제20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지난 몇 년 동안 해양수산부의 업무 영역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일들로 인해 우리 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많은 질타가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묵묵히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해온 해수부 직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표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저는 국회 활동과 인사청문회 준비과정에서 우리 해양수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해양수산부의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이제 저는 결연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도약시키는 항해를 여러분과 함께 시작하고자 합니다.주지하시다시피 지금 우리 해양수산 관련 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상황입니다. 장기 불황과 한진해운 파산으로 해운산업은 크게 위축되었고,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대폭 축소되었으며 바다의 생태환경은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서부터 최근의 스텔라 데이지호 침몰까지 해양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이제 우리는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얼마 전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재조해양(再造海洋)의 의미대로 바다의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는 결연한 각오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환골탈태한다는 자세로 해양수산부의 자기 혁신에 나서야 합니다.해양수산부 직원 여러분! 대한민국의 바다는 우리가 신명(身命)을 다해 책임진다는 자세를 가집시다. 그러기 위해서 저는 여러분께 “3관”의 자세를 버릴 것을 당부합니다. 첫째, 오직 “관행”대로만 일하는 자세를 버려야 합니다. 그것은 일이 잘 되고 있을 때나 통하는 마음가짐입니다. 지금처럼 위기 상황에서는 기존의 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개척해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저는 우리 부의 모든 직원들이 자기가 맡은 분야나 해수부 전체 업무에 대해 최소한 한 달에 1개 이상의 새로운 제안을 해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잘못된 일에 대한 시정의견도 좋고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도 좋습니다. 자기 부서 회의에서 제안과 토론을 해도 좋고 그러기 힘든 문제는 저에게 직접 제안해주셔도 좋습니다. 둘째, “관망”하며 눈치보기, 자기 앞길을 관리하는데만 급급한 보신주의를 버려야 합니다. 이것은 장관부터 현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통용되어야 하는 자세입니다. 위기의 시대에 해수부는 용기와 헌신성을 가진 일꾼들이 필요합니다. 현재 해수부의 약한 위상은 우리가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큽니다.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지 못하는 조직은 쇠퇴하거나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경험한 가까운 역사였습니다. 셋째, “관권”의 완장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는 바다의 질서를 지키고 불법을 규제하는 임무도 철저히 수행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들께, 해양수산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공복들입니다. 자기 임무에 따라 수산, 해양산업에 종사하는 국민들에게 최선으로 봉사하고 그들의 대변자가 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잘되는 조직은 신상필벌의 원칙이 분명한 조직입니다. 저는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이러한 3관의 자세를 보이는 직원들에게는 불이익을 주고, 탈(脫) 3관의 노력을 경주하는 직원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겠습니다. 우리 부는 지난 해 한진해운 파산과 바다모래 채취를 둘러싼 갈등에서 해양수산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였다고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과거의 위축된 모습에서 벗어나 우리의 신념과 정책 방향에 기초하여 바다의 사람들답게 제 목소리를 내는 해양수산부를 만들어 갑시다.아울러 국민들에게도우리 바다의 가치와 중요성 그리고, 연관 산업의 미래 발전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알려 우리 부가 추진하는 해양수산 정책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 속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해양수산 가족 여러분! 지금은 비록 어렵지만 꿈을 가지면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해양강국”을 꿈꾸고자 합니다. 해운산업을 재건하여 5대양 6대주에 가장 경쟁력 있는 우리의 선단이 가닿지 않는 곳이 없는 세계물류중심국가를 만들겠습니다.바다 및 연안의 생태환경과 자원을 회복시키고 그를 바탕으로 수산업은 고부가가치 식품산업, 수출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해양영토를 확실히 지켜 우리의 주권을 수호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겠습니다. 해양바이오, 관광레저, 친환경 선박·해양산업 등 신산업을 적극 육성하여 좋은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수산, 해양산업의 GDP 기여율을 10% 이상으로 끌어 올려 국가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제가 꿈꾸는 “글로벌 해양강국”의 구체적 목표입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해 주시면 가능한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난 3년 동안 해수부는 세월호참사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습니다. 이제 미수습자 수습을 비롯한 후속조치를 잘 마무리하고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저도 현장 점검에 솔선수범하는 등 해양안전을 확실히 챙기겠습니다. 해양수산가족 여러분! 저는 이제 해양수산호의 선장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 새로운 항해를 앞두고 있습니다.거친 파도가 우리 앞을 막을 수도 있고 세찬 비바람이 불어 닥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항구에 마냥 정박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서양 격언에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는 안전하다. 그러나 그것이 배가 만들어진 이유는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해양수산계도 거친 풍랑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힘과 노력, 정성이 모인다면 이 여정의 끝에는 “글로벌 해양강국 대한민국”이 있을 것입니다. 저와 함께 이 장정을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도 여러분이 계신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여러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여러분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2017년 6월 19일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춘
2017.06.19 I 최훈길 기자
24회:사면초가
  • [손상봉의 중국 비즈니스 도전기]24회:사면초가
  • 서울 대림동 일대 변화가납치 3일이 지났으니 앞으로 이틀 안에 거금을 만들어야 한다. 납치범들이 내게 돈을 요구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는다. 내가 그들에게 돈을 빌린 것도 아니고 납치된 영업이사가 호프집에 투자할 때도 전혀 그 같은 내용이 전혀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매월 급여를 받고 매년 수익에서 투자 비율에 따라 배당을 받기로 돼있다. 투자자인 나와 한국인 상무, 그리고 영업이사 3명 중 한 사람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을 때는 3명이 협의 한 후 2명 이상이 동의하면 투자금을 반환하도록 계약서를 작성했다.그렇지만 이것저것 따질 수 없는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영업이사의 신변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것도 치안 상태가 매우 불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중국 베이징에서 말이다. 적어도 당시 내 눈에는 그렇게 비쳐졌다. 당해본 사람만 아는 일이다. 밤에는 택시 타기도 겁이 났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장을 여러 차례 목격하지 않았는가? 차 길을 아예 막아 놓고 접촉사고를 낸 운전사들이 혈투를 벌이고 있는데도 아무도 말리지도 신고하지도 않는다. 언쟁 끝에 주먹 싸움이 벌이다 상대 주먹을 맞고 길가에 쓰러진 사람을 사정없이 발로 내리치는데도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 수호지 장면들이 연상되는 현장들.하여튼 돈을 만들어야 하는데 길이 보이지 않았다. 한국에서 온 몇몇 지인을 찾아가 사정 얘기를 해 봤으나 허사였다. 핀잔뿐이다. 빌려줄 돈도 없지만 설령 돈이 있다고 해도 빌려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호프집도 당장 문 닫아야 할 형편이면서 빌린 돈을 어떻게 갚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고민 고민 끝에 얼마 전 호프집을 인수하고 싶어 했던 중국인을 찾아 갔다. 그간에 사정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설명하고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액수에 조그만 더 생각해주면 호프집을 넘긴 후 한국으로 돌아 기겠으니 제발 호프집을 인수해 달라고 신신 당부했다. 가까스로 그가 이전에 제시한 가격의 절반도 되지 않는 액수에 호프집을 넘기기로 했다. 다음날 계약을 체결하고 돈을 받았다. 납치범들이 연락책으로 지정한 호프집 조선동포 직원에게 “돈을 준비했으니 만나자”고 전화했다. 밤 11시 주중 북한 대사관 근처 공원에서 공작원들이 하는 것처럼 비밀리에 돈이 든 손가방을 건네주고 영업이사를 만날 수 있었다. 영업이사는 말없이 술잔만 비웠다. 나와 한국인 상무가 아무리 질문해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어디 있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입을 닫았다. 그는 거나하게 취하자 “너무 피곤하니 내일 보자”며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아무리 기다려도 식사하러 오지 않아 숙소에 가보니 영업이사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편지 한 장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까지 연락이 없다. 지금도 조선동포들이 많이 모이는 대림동, 가리봉동 등지에 가면 영업이사 생각이 난다. 그곳에 가면 어쩌다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살아 있다면 그는 지금 틀림없이 중국 관련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한 사람이지만 사업 파트너이자 통역을 하는 조선동포와 어울릴 것이 틀림없으니 조선동포들이 모이는 곳에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자주 가는 곳은 서울 대림동 조선동포 촌이다. 주로 중국에서 알게 된 사람들을 만난다. 교통도 좋고 식사나 술값도 비교적 저렴하다. 그곳에 가면 초창기 중국에 가서 겪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그리고 하루 빨리 다시 중국에 가서 사업을 벌이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최소한 지난 시절 중국서 날린 돈의 10배는 벌어와야지 하고 주먹을 쥔다. 2호선 대림역 6, 7, 8, 9, 10, 11번 출구 근처 일대가 연변 시가지처럼 변하고 말았다. 음식점, 상점 간판이 간자(簡字)체 한자 일색이다. 주인이나 직원들도 대부분 조선동포들이다. 간혹 한국어를 제법 구사하는 한족도 있다. 주말에 이곳에 가면 한국에 ‘코리안 드림’이라는 꿈을 안고 온 우리 조선동포들의 삶이 보인다. 그들이 중국에서 어떻게 살다 왜 이곳에 왔으며 그들은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가름할 수 있다. 그래서 이곳에 갈 때마다 재기의 다짐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썩 마음이 편치 못하다. 그들의 마음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한(恨)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다음회 계속>-중국 전문가. 전직 언론인-맛집
2017.06.19 I 이민주 기자
獨 통일 일궈낸 헬무트 前 총리, 87세 나이로 타계
  • 獨 통일 일궈낸 헬무트 前 총리, 87세 나이로 타계
  • 87세로 타계한 ‘독일 통일의 아버지’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가 지난해 그의 부인 마이케 콜 리히터와 함께 자택 앞을 나서고 있다. AFP[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1990년 베를린 장벽을 허물면서 냉전 시대 종식에 큰 발자취를 남긴 ‘독일 통일의 아버지’ 헬무트 (요제프 미하엘) 콜 전(前) 총리가 16일(현지시간) 87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어린 시절 제2차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유럽 통합의 꿈을 키우고, 성인이 된 뒤엔 16년 동안 독일을 이끌면서 최장수 총리로 기록된 그는 고향인 독일 서남부 라인란트팔츠주(州) 루트비히스하펀 자택에서 아내 마이케 콜 리히터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숨졌다. 콜 전 총리는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과 유럽연합(EU) 초석을 다지면서 현 EU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키가 190㎝, 몸무게가 117㎏에 달하는 거구여서 머리가 작고 몸통이 큰 서양식 배를 뜻하는 ‘비르네(birne)’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현 독일 총리의 정치적 멘토로도 유명한 그는 1991년 통독 초대 내각 여성청소년부 장관으로 메르켈을 임명한 바 있다. 메르켈 총리는 당시 “그 덕분에 다른 수백만명처럼 독일민주공화국(옛 동덕)을 떠나 자유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내 인생을 결정적으로 바꿔놨다”고 말했다. 1930년 4월3일 보수적인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난 콜 전 총리는 2차대전 직후인 1946년 기독민주연합(CDU·현 기독민주당)에 입당, 1959년 라인란트팔츠주 최연소 주 의원, 1969년 역대 최연소 주 총리를 거쳐 1980년 CDU 대표가 된다. 불과 2년 뒤인 1982년엔 독일 지도자로 거듭나며 집권 후 1984년 독-프 간 전쟁 주 무대인 베르됭에서 미테랑 대통령과 만나 프랑스와 화해하고, 1987년 동독 지도자 에리히 호네커를 맞아 독일 통일의 초석을 닦는 등 세계사에 남을 만한 정치적 업적을 쌓아나간다. 그러다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를 계기로 통일 정책을 밀어붙여 1990년 통일 독일의 첫 수상으로 당선(4선), 독일 역대 최장기 총리에 이름을 올린다. 은퇴 이후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1998년 정치자금 스캔들로 총리직을 내려놓고 2002년 정계를 완전 은퇴했다. 이 과정에서 피부광선염으로 고생하던 전 부인 하넬로레가 2001년 7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콜 전 총리 역시 2008년 머리를 다쳐 부분 마비를 겪었으며 이후엔 휠체어에 의존하는 신세가 된다. 같은 해 당시 43세였던 현 부인 리히터와 재혼했으나 건강은 더욱 악화된다. 2010년대 들어서 유럽이 붕괴되는 것을 보면서 대내외적으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던 콜 전 총리는 지난 16일 노환과 병환이 겹치면서 끝내 숨을 거두게 된다. 콜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메르켈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물론 전 대통령인 조지 HW 부시와 빌 클린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등 세계 지도자들의 애도가 잇따르고 있으며, 세계 각지의 시민들도 소셜 미디어에서 그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다. 헬무트 콜(오른쪽) 전 독일 총리가 1990년 마거릿 대처 영국 수상을 만나 웃으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AFP헬무트 콜(왼쪽 2번째) 전 독일 총리가 재임 초기이던 1983년 로널드 레이건(왼쪽 3번째)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AFP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올 4월 베를린 인근 학교에서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초상화 앞에 서 있다. AFP
2017.06.18 I 방성훈 기자
④ 박수홍 “‘욜로’, 현실도피 아닌 스스로 선택하는 삶”(인터뷰)
  • [욜로 라이프]④ 박수홍 “‘욜로’, 현실도피 아닌 스스로 선택하는 삶”(인터뷰)
  • 박수홍[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욜로’는 도망치는 게 아니라 고정관념에 맞서 당당해지는 자세예요.”배우 박수홍이 정의한 ‘욜로’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는 1일 이데일리에 “주위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위한 삶을 꿈꿔야 한다”며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의 자세가 바로 ‘욜로’다”라고 말했다.박수홍은 ‘욜로’를 대표하는 유명인사다. 마흔이 훌쩍 넘은 노총각이지만 무리한 결혼보다 지인들과 함께 현재를 즐긴다. 출연하고 있는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머리카락을 놓게 물들이고 유명 클럽을 찾아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최근에는 클럽의 ‘성지’라 불리는 스페인의 이비자 섬도 다녀왔다. “예전에는 막연히 꿈만 꾸던 장소에 실제로 다녀오니 가슴에 뭉클함이 느껴졌다”고 여행담을 전했다. 박수홍은 ‘욜로’족으로 살게 된 이유에 “남의 눈치를 보며 살기 싫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연스레 ‘욜로’가 삶에 스며들었다”고 설명했다. “연예인은 평생 누군가에게 평가 받으며 살아야 한다”며 “활동이 뜸해지면 ‘왜 TV에 안 나오느냐’는 말을 듣는 게 괴로웠고 ‘인간 박수홍’이 아닌 ‘개그맨 박수홍’만 남은 것 같아 서글펐다”고 털어놨다.박수홍은 ‘철없이 산다’는 말에 “평생 철들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답했다. 타인이 정한 고정관념에 자신을 맞추느니 내 멋에 산다. 도덕과 규범, 질서를 흩트리는 게 아니다. 자기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게 진짜 ‘욜로’다.“‘욜로’는 외롭습니다. 정말 자유롭지만 혼자 버텨내야 한다는 뼈저린 각오도 해야죠. 혼자사는 사람이 괜히 ‘아플 때 제일 서럽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찾는 건 이기적이고 현실이 힘들다 해서 ‘욜로’를 외치는 건 도피예요. 한쪽이 채워지면 반대편은 비워지기 마련입니다.”박수홍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누군가가 써놓은 격언대로 살거나 트렌드라고 좇아가는 건 ‘욜로’가 아니다. “가슴이 말하는 말에 귀를 귀울여 보라”고 조언했다.박수홍은 “세계의 축제를 다니며 나를 던져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자신의 ‘욜로 라이프’가 주목받은 후 방송 출연이 잦아져 꿈을 이룰 시간이 부족해졌다며 웃었다. “‘욜로’는 포기가 아니라 의지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삶은 결국 자신을 위해 땀 흘릴 수 있는 이에게 선물을 주더라”고 말했다.
2017.06.16 I 이정현 기자
"사과는 어디에서 잘 자랄까요?" 한자교육의 대부 문규식 장원교육 회장
  • "사과는 어디에서 잘 자랄까요?" 한자교육의 대부 문규식 장원교육 회장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왜 ‘사과(沙果)’를 사과로 부르는지 아시나요. ‘모래 사(沙)’자 즉, 물이 잘 빠지는 토양에서 나는 열매(果)라는 뜻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 한자의 유래를 모르면 어느 곳에서 사과나무가 잘 자라는지 모를 수밖에 없죠.”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문규식(62) 장원교육 회장은 “한자 속에는 우주의 섭리가 들어 있다”며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연신 강조했다. 1987년 대구에서 시작한 장원교육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사이 ‘장원한자’는 한자교육의 국가대표 브랜드로 올라섰다.현재 장원교육은 한자를 비롯해 수학, 피아노 방문교육, 검인증 사업, 유치원·어린이집 콘텐츠 공급 사업, 학점은행제 원격교육 기관 운영 등 다양한 교육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성인 대상 중국어 시장’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진출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장원교육의 지난해 매출은 417억원(영업이익 20억원). 대부분 직영으로 운영되는 학습지 시장과 다르게 장원교육은 프랜차이즈 형태를 취하고 있다. 본사 매출에 직접적으로 잡히지 않는 140여개 프랜차이즈까지 포함하면 매출액은 약 800억원이다.문 회장은 “지역별로 프랜차이즈 지점이 있다며 소정의 사납금만 내면 나머지는 모두 각 지점 매출로 잡힌다”며 “140여개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장원교육 직원 출신들이 지점장으로 개업한 곳”이라고 설명했다.◇교육 업체 경험 통해 창업…‘만화’를 통한 학습지로 인기충남 부여 출신인 문 회장은 사실 한자와는 별다른 인연 없는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한약방을 운영했던 조부모의 가게를 들락 이며 한자를 본 것이 전부”라며 “남들보다 한자가 조금 친숙했을지는 몰라도 또래들보다 많이 아는 것은 아니였다”고 돌이켰다.그는 연탄공장을 하던 아버지를 보며 막연히 사업에 대한 꿈을 꿨다. 경영학을 전공한 문 회장은 제약 영업, 세일즈맨을 거쳐 대교(019680)에 입사한다. 그는 입사 7년8개월 만에 대구 지역 책임자 자리를 끝으로 퇴사를 결심했다. 창업은 쉽지 않았다. 사업에 서툴던 문 회장의 첫 학습지 사업은 제대로 시작도 못 한 채 실패로 끝났다. 기존 업체에서 이미 같은 브랜드를 등록해 인쇄했던 용지를 폐기처분하며 울분을 삭힐수 밖에 없었다.빈털터리였던 그는 1987년 5000만원이라는 당시로선 거금을 처가에서 빌린다. 문 회장은 “당시 경영사정이 어려웠던 학습지 업체를 인수하려 했으나 이 돈으로도 부족했다”며 “‘내 시신까지 맡길 각오가 돼 있다. 반드시 사업 성공을 하겠다’는 호기까지 부리며 모자란 대금은 추후 갚는 조건으로 인수했다”고 말했다.바로 그 업체가 현재 장원교육의 모체가 됐다. 장원교육의 시작은 사실 한자가 아닌 수학이다. 문 회장은 “고객들 사이에서 어떤 업체는 무슨 과목이 좋다는 게 회자했다”며 “장원교육은 한자에 대한 평이 좋았다”고 말했다. 장원한자의 가장 큰 힘은 ‘만화로 배우는 교육’이라는 것. 당시까지만 해도 한자교육은 말 그대로 ‘무식하게’ 외우는 방식이었다면 장원교육은 만화를 통해 자연스레 체득하게 됐던 것이 차별화 지점이었다.문규식 장원교육 회장은 “초등학교 3학년 까지만 나온 65세 할머니가 자기 주도학습을 통해 대학에 진학한 사례를 봤다”며 “뿌듯함과 동시에 이전에 보지 못한 시장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사진=장원교육)◇영남 찍고 서울입성…‘게릴라식 전략’ 펼쳐 콘텐츠에는 자신 있었지만 사업은 또 별개였다. 문 회장은 “대구에서 장원교육이 유명하다는 소문이 서울까지 나 기존 대형업체들이 이 지역을 광고로 휩쓸어버렸을 정도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장원교육은 구미, 포항, 창원, 부산 등 영역을 계속 넓혔다. 그는 “어찌나 종회무진 다녔던지 피골이 상접하고 광대뼈가 나올 정도였다”고 회고했다.1990년 초반 장원교육은 서울입성에 성공했다. 대교, 교원, 웅진(016880) 등 ‘골리앗’들이 자리 잡고 있는 서울에서 장원교육은 ‘게릴라 전략’을 펼쳤다. 서울 전체를 공략하지 않고 강남, 노원 등 특정지역에 선택과 집중을 했던 것. 문 회장은 “장원한자가 들어오지 않은 지역에서 ‘언제 이용할 수 있느냐’는 항의 전화까지 받았다”고 말했다.장원교육은 쉽게 배울 수 있는 ‘만화식 교육 콘텐츠’라는 역량을 기반으로 관련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나갔다. 앞으로는 중국 진출을 통해 유치원 시장에 수학 콘텐츠를 납품할 계획도 갖고 있다. 더불어 태국, 대만 등에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외국어 교육 사업도 추진 중이다.문 회장은 현재 한자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도 피력했다. 그는 “인제야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한자 병행표기가 이뤄지는 것에 때늦은 감을 느낀다”며 “한자를 배우지 않으면 자연스레 어휘량이 줄게 되고 당연히 ‘조어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한자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7.06.15 I 박경훈 기자
"차가운 시선이 제일 힘들더라"…빅이슈 판매원의 하루
  • [해봤습니다]"차가운 시선이 제일 힘들더라"…빅이슈 판매원의 하루
  • 5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1번 출구 인근에서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는 본지 김무연 기자이데일리에서는 ‘관찰자’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부 기자들이 다양한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보고 듣고 느낀 경험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드리는 ‘해봤습니다’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지난 5일 오전 11시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자리한 빅이슈 사무실. 7명의 빅이슈 판매원(빅판)들이 그날 판매할 빅이슈 포장에 여념이 없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판매원들이 자필로 적은 편지와 시 등을 잡지에 끼워놓는 작업을 거들었다. 그러나 꽂아 넣은 종이가 구겨져 도리어 방해만 됐다. 이날 동행하기로 한 문모(58)씨가 “쉬워 보이지만 다 요령이 필요하다”며 시범을 보여줘 따라해 보고 난 뒤에야 조금 수월해졌다. 1시간여의 포장 작업을 끝마치고 신도림역으로 향했다. 정오가 지난 무렵 신도림역 1번 출구에 판매대를 설치했다. 진열을 마치고 판매원들이 입는 붉은 조끼와 모자도 건네받았다. 판매 시간은 오후 2시부터 8시까지다. 그러나 문씨는 “정해진 시간에 할당량을 채우기 쉽지 않다”며 “한 시간 일찍 시작하고 한 시간 늦게 집에 갈 생각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자활을 꿈꾸는 그들의 선택…빅이슈빅이슈는 지난 1991년 영국에서 창간됐다. 영국 내 노숙자들의 자활을 돕기 위한 목적이 발단이었다. 한국에서는 2010년 7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한 부당 5000원인 잡지를 팔면 금액의 절반은 판매원들에게 돌아간다. 빅이슈는 사회 유명 인사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표지모델로 나선다. 지난해 12월에는 문재인 당시 민주당 전 대표가 빅이슈 판매를 도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빅이슈 코리아에 따르면 빅이슈를 판 돈을 모아 임대주택을 구한 판매원은 90명이다.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 사회로 돌아간 이들도 25명이나 된다. 현재도 전국 65곳에서 빅판들이 저마다의 꿈을 키우며 빅이슈 판매에 나서고 있다. “안녕하세요. 빅이슈입니다. 꽃길만 걸으세요.” 마음만 앞서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넸지만 받아주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판매 초반 얼굴에 베어 있던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한 30대 남성이 다가와 빅이슈 한 권을 사갔다. 첫 판매가 물꼬를 크니 이후 판매가 순조롭게 이뤄졌다. 한꺼번에 빅이슈를 세 권이나 구매한 김모(26·여)씨는 “학교 다닐 때 빅이슈를 자주 샀다”며 “오랜만에 빅이슈를 봐 반가운 마음에 한꺼번에 구입하게 됐다”고 했다. 문씨는 김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빅이슈가 어떤 취지로 판매되는지 알고 또 사주는 분들이라 감사한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이날 판매에 동행한 문모(58)씨는 “열심히 살려고 시작한 일인데 노숙자라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다”며 “어떨 때는 취객이나 노인들이 똑바로 살라며 시비를 걸어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가장 힘든 건 시민들의 차가운 시선판매에 나선지 3시간 정도 지나자 침이 말라왔다. 종아리도 뻐근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이마에 땀이 맺혔다. 문씨는 물을 건네며 “아직도 몇 시간 더 팔아야 하니 힘 빼지 마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래도 역사 안이라 다행이다”며 “지금 땡볕에서 파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냐”며 격려했다. 문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무더운 날씨도, 힘에 부치는 체력도 아니었다. 2015년 4월부터 빅이슈 판매를 시작해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든 문씨지만 아직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은 적응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열심히 살려고 시작한 일인데 노숙자라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다”며 “어떨 때는 취객이나 노인들이 똑바로 살라며 시비를 걸어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신은경 빅이슈 판매국 팀장은 “빅이슈의 문을 두드린 사람들 중에는 차가운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나가는 분들도 적지 않다”며 “자활하려는 마음을 품고 온 분들이니만큼 사회의 일원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약속된 판매 시간이 다되자 문씨가 악수를 건넸다. 이날 판매한 빅이슈는 총 18부. 문씨는 “보통 6시간 동안 평균 12부 정도를 파는데 덕분에 6부나 더 팔았다”며 “‘운수좋은 날’이었다”며 흡족해했다. 지하철역에서 무심코 지나치던 빅이슈 판매 현장은 자활을 위한 노력이 서린 ‘노동의 현장’이었다.
2017.06.09 I 김성훈 기자
“딸과 함께 살고파” 김승현, 딸바보 아빠 바람에 공감UP
  • “딸과 함께 살고파” 김승현, 딸바보 아빠 바람에 공감UP
  •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미혼부 배우 김승현이 사춘기를 겪고 있는 딸과의 일상을 공개해 화제에 올랐다.김승현은 7일 방송한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 출연해 고등학생 딸과 함께 등장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친구같이 친근한 일상부터 가까이 다가가려하면 할 수록 어색해지고 마는 현실부녀의 딜레마는 시청자들의 격한 공감과 응원을 불렀다.김승현은 숨겨둔 3살 딸이 있는 미혼부임을 고백하면서 당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미혼부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시절이었기에 회사가 해체되고, 팬들 마저 돌아서는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김승현은 “딸에게 떳떳하고 싶었기에 한 아이의 아빠로서 책임감 있는 결정과 선택에 후회는 없었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첫 선을 보인 두 사람의 모습은 오붓한 아빠와 딸보다는 매사에 투닥거리는 현실 남매에 가까운 친근한 모습이었다.김승현은 본가에서 자신의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딸을 찾아갔다. 딸 또래가 좋아하는 분식을 사들고 갔지만 딸은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김승현은 “수빈이 오면 같이 먹겠다”고 내내 기다리는가 하면 귀가하고 바로 문을 닫고 들어가는 딸을 살갑게 챙기며 음식을 덜어주는 등 오랜만에 만난 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다정한 노력을 보였다. 김승현은 “자식이 생기니까 자식밖에 안보이더라”며 ‘딸바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김승현은 방송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서울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딸의 사춘기를 가까이서 지켜보지 못한 탓에 어딘가 데면데면한 두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겨났다. 김승현은 관심을 갖고 딸과의 대화를 이어가려 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김승현은 ‘친구같은 아빠’가 되고 싶은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자꾸만 잔소리가 늘어갔고 딸이 아끼는 화장품을 떨어뜨려 깨뜨리는 실수를 하는가 하면, 늦은 시간까지 휴대전화만 본다며 급기야 이를 강제로 뺏어버리기까지 했다. 결국 딸에게 아빠이고 싶은 김승현과 사춘기 딸의 일촉즉발의 갈등 상황이 펼쳐져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김승현은 ‘살림남2’ 출연에 앞서 “내 꿈은 딸아이와 함께 사는 것”이라고 밝혔을 만큼 부녀 관계회복을 위한 남다른 노력과 각오를 밝혔다.&#160;
2017.06.08 I 이정현 기자
쇼핑검색·결제서비스 무기로···오픈마켓 흔드는 '녹색 공룡'
  • 쇼핑검색·결제서비스 무기로···오픈마켓 흔드는 '녹색 공룡'
  • (자료=네이버 스토어팜센터)[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온라인 쇼핑시장을 둘러싼 네이버(035420)와 이커머스의 ‘눈치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시장 규모가 날로 커지는 가운데 네이버가 쇼핑 서비스를 핵심 사업군으로 키우고 있어서다. 네이버는 오픈마켓 진출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쇼핑몰 검색과 네이버 페이 수수료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에 상품검색 데이터베이스(DB)를 전달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은 네이버의 ‘은밀한’ 쇼핑 확장에 맞서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소비자 유입에 주력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 ‘쇼핑 꿈’ 못 버린 네이버…‘스토어팜’으로 반격 준비네이버에 온라인 유통시장은 ‘이루지 못한 꿈’이다. 2013년 네이버가 오픈마켓 서비스인 샵N을 출시했지만 이베이·11번가 등 오픈마켓 업체들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네이버가 쇼핑부문에서 수익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쇼핑부문이 네이버의 떠오르는 수입원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오픈마켓이 중개 수수료로 돈을 번다면 네이버는 검색과 결제라는 판매 외 부문의 수익원을 극대화하고 있다.네이버는 입점 절차를 거치면 누구나 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 ‘스토어팜’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스토어팜은 오픈마켓처럼 직접적인 입점 수수료를 받지는 않는다. 다만 네이버 페이 수수료와 매출연동수수료가 부과된다. 판매자는 네이버쇼핑을 통해 발생한 매출의 2%를 네이버에 내야 한다. 또 네이버 페이로 결제 시 추가적인 수수료가 붙는다. 신용카드는 3.74%, 휴대폰 결제는 3.85%, 계좌이체 1.64% 등이다. 스토어팜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네이버 쇼핑 거래액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4%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검색광고 수익도 덩달아 늘었다. 네이버 ‘쇼핑검색광고’는 지난해 11월 도입된 서비스로, 상품 판매자가 쇼핑검색광고를 신청하면 네이버 통합검색의 쇼핑 영역과 쇼핑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노출된다. 스토어팜에 입점한 판매자들로서는 쇼핑검색광고가 하나의 ‘치트키’(게임에서 유리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특정문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쇼핑검색광고는 지난해 기준 1만 명이 넘는 판매자가 이용했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은 △2016년 1분기4498억 원원 △2016년 2분기 4622억 원 △2016년 3분기 4623억 원 △2016년 4분기 4913억 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31% 증가한 5097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전체 매출 중 쇼핑검색광고 매출이 차지하는 부분은 아직 미미하지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둥지’ 탈출 꿈꾸는 이커머스…‘앱’ 돌파구 될까(사진=미소)네이버가 온라인 쇼핑플랫폼을 통해 돈을 벌면서, 기존 오픈마켓 업체도 고민에 빠졌다. 네이버가 “쇼핑 플랫폼 확장은 검색기능의 강화일 뿐, 오픈마켓 진출 의지는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많은 판매자가 네이버에 몰리고 있다는 게 문제다. 여기에 네이버가 상대적으로 저(低) 수수료 정책을 내세운 탓에 오픈마켓은 향후 수수료 책정에도 애를 먹고 있다. 현재 국내 오픈마켓업체는 판매업자에게 평균 10% 내외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마켓 한 관계자는 “쇼핑서비스를 강화한 네이버가 오픈마켓 진출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 것은, 마치 자동차 부품생산부터 엔진설계, 고객사까지 확보해놓고 완성차업체로 변신할 일은 없다고 얘기하는 것과 같다”며 “네이버가 오픈마켓을 하고 안 하고는 사실상 시간문제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네이버가 유통사 출신 인재를 상시로 채용하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돌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쿠팡을 제외한 국내 오픈마켓 업체 대부분이 네이버 쇼핑 검색서비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상품검색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하고 있다. 즉, 오픈마켓 역시 매출연동수수료를 네이버에 내고 있는 상황이다. 오픈마켓이 ‘미래의 적(敵)’으로 네이버를 간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매출 중 일부를 네이버에 떼어주고 있는 셈이다. 이에 오픈마켓은 자사 앱 개편을 통해 ‘엄지족’을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앱을 통해 유입되는 소비자 비중이 커질수록 오픈마켓은 네이버 의존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부터 G마켓·옥션 앱 검색창 최상단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탐색 필터링’ 기능을 상시 제공하고 있다. 또 판매자 정보, 브랜드명 부가 설명 등을 혼잡하게 제공한 상품 정보 UI는 간소화했다. 온오프라인연계형(O2O) 서비스와의 제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홈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O2O 서비스 미소는 오픈마켓 11번가의 생활플러스에 올해 3월 입점했다. 생활플러스는 11번가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생활 서비스다. 그러나 이러한 오픈마켓의 노력에도 네이버 쇼핑을 거친 유입자 수는 줄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등에 따르면 전체 유입자 중 약 20~30%가 네이버 검색을 거쳐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후에도 이 같은 비율은 줄지 않고 있다.
2017.06.07 I 박성의 기자
'뮤지컬 대부' 윤호진 대표 "'고고80'으로 기운차게 달릴 것"
  • '뮤지컬 대부' 윤호진 대표 "'고고80'으로 기운차게 달릴 것"
  • 5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린 윤호진 에이콤 대표의 칠순 잔치 '고고70'에서 윤 대표(가운데)가 뮤지컬 '찌질의 역사' 출연진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장병호 기자 solanin@).[이데일리 장병호 기자]&#160;“어떻게 하면 관객이 지루하지 않을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 늘 고민했다. 시간의 개념을 바꾸면 되더라."오는 7일 칠순을 맞이하는&#160;윤호진(69) 에이콤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칠순 잔치 ‘고고80’을 열었다. 에이콤 직원들이 윤 대표의 칠순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이 자리에서 윤 대표는 연극과 뮤지컬을 위해 한평생을 바쳤던 인생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내 인생도 이렇게 바쁘게 지나갔음에도 시간의 흐름을 못 느낀 건 작품을 만드는 즐거움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을 잊었기 때문이다.”윤 대표는 한국 공연계에서 ‘뮤지컬의 대부’로 불린다. 1993년 설립한 공연기획사 에이콤을 통해 창작뮤지컬 제작으로 한국 뮤지컬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1995년에는 제작비 12억원을 투입한 대형 뮤지컬 ‘명성황후’로 창작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새겼다. 2009년 발표한 뮤지컬 ‘영웅’도 올해 초까지 꾸준히 무대에 올라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1948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윤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할리우드 키드’로 영화판을 꿈꿨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로 홍익대 정밀공학과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공연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했다. 1970년 극단 실험극장에 입단해 연극 연출가로 활동을 시작했다.가난했지만 꿈 하나만으로도 당당하던 시절이었다. “연극하다 망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선배 연출가 김의경의 물음에는 “망할 게 있어야 망하죠”라고 답했다. 하루 세 끼를 다 챙겨 먹지 못해 몸무게가 58㎏일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윤 대표는 “선배들이 소주 한 잔 사주면 그게 그렇게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윤 대표의 인생은 1982년 전환점을 맞았다. 문화예술진흥원(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연수를 떠났을 때였다. 당시 초연으로 올랐던 뮤지컬 ‘캣츠’를 봤다. 윤 대표는 “이거라면 손해는 안 보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뮤지컬 작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뉴욕대 대학원에서 공연학을 전공하고 돌아온 윤 대표는 자립을 목표로 한 뮤지컬 제작자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물론 과정은 험난했다. 빚을 갚으면 또 다시 빚을 지고는 했다. 윤 대표는 “사람들이 왜 번개탄을 사러 가는지 알 것 같았다. 공연으로 뉴욕에 갔을 때는 호텔에서 확 뛰어내려볼까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힘든 고비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극단적 낙관주의’였다. 윤 대표는 “지금 이 순간이 ‘바닥’이라면 더 떨어질 곳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일어났다”고 했다.에이콤은 그동안 뮤지컬 ‘스타가 될 거야’ ‘겨울나그네’ ‘페임’ ‘둘리’ ‘맘마미아!’ ‘라롱드’ ‘몽유도원도’ ‘보이첵’ ‘완득이’와 연극 ‘39계단’ 등을 제작했다. ‘명성황후’와 ‘영웅’은 에이콤의 대표 레퍼토리로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 3일부터는 수현재씨어터에서 웹툰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찌질의 역사’를 올리고 있다.이날 행사에는 공연계 유명 인사들도 대거 눈에 띄었다. 극단 미추의 손진책 대표와 국립창극단의 김성령 예술감독 부부,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 송승환 PMC프러덕션 회장, 박민선 CJ E&M 공연사업부문 본부장, 배우 정동환·서인석·안재욱·강필석 등이 참석했다. ‘영웅’의 배우 정성화, ‘명성황후’의 배우 김소향, ‘찌질의 역사’ 출연진은 작품 속 넘버를 패러디한 축하 무대도 선보였다.윤 대표와 함께 영국 연수를 다녀온 손 대표는 축사를 통해 “윤 대표는 내게는 없는 무던한 성격과 극단적 낙관주의가 있어서 좋았다”며 “돈키호테처럼 창작뮤지컬로 한국 공연계에 뛰어들어 많은 성과를 남긴 만큼 앞으로도 계속해서 돌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성화는 “대표님 덕분에 뮤지컬배우로 잘 성장할 수 있었다”며 작품 속 넘버인 ‘영웅’을 개사해 불렀다.윤 대표는 안톤 체홉의 연극 ‘바냐아저씨’의 대사로 끝인사를 전했다. 시종일관 웃음을 보였던 그는 끝인사를 하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160;“‘이제 우리 곧 영원히 쉴 때가 오는데 슬퍼하지 마세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 말처럼 영원히 쉬는 날이 올 때까지 기운차게 달려보겠다. 옛말에 ‘골골80’이라고 하지만 나는 ‘고고80’으로 열심히 달리겠다.”공연기획사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사진=연합뉴스).
2017.06.06 I 장병호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 위원회 포비아…떠는 기업들
  •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다음은 6월 5일자 이데일리신문 주요 내용이다.△1면-위원회 포비아…떠는 기업들-자유를(노동·질병·가난으로부터) 주다-장하성 “김영란법과 서울 집값 오름세 지켜보고 있다”-[사설]흔들리는 기후협약, 우리의 대응 태세는-[사설]조류인플루엔자에 또 속수무책 당할텐가△줌인&-땅 파보고, 기우제 지내고…갈라진 땅보다 더 타는 農心-두달 만에 또…AI 전국 확산 ‘비상’△민간기업 정규직화의 그림자-“결국 명퇴만 더 늘겠죠” 4050, 사오정·오륙도 신세 되나-[현장에서]“기업 못해먹겠네”…한국 뜨겠다는 中企 사장님들-“최저임금 1만원 인상땐 中企 부담 3년간 140조 늘어”△제8회 세계전략포럼 프로그램-첫째날 6월12일 월요일, 특별세션(1)제4의 길:새로운 미래를 찾다 등-둘째날 6월13일 화요일, 세션(1)시골학교의 기적은 소프트 파워 등-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AI 기술, 질병·가난 등 인류 난재 해결 도움”-투마스 핸드릭 일베스 에스토니아 전 대통령 “조기 IT교육 도입, 발트해 소국에서 IT강국으로”-케빈 에쉬튼 전 벨킨 청정사업기술 총책임자 “지식노동자 대체할 AI시대, 기본소득 도입 필요”△제8회 세계전략포럼…4차 산업혁명의 미래 밝혀줄 리더 3인-스튜어트 러셀 “일자리 뺏는 인공지능은 기우, 창의적 직업 늘어나”-투마스 핵드릭 일베스 “코딩 교육은 제2의 읽기·쓰기…e스토니아 비결”-케빈 에쉬튼 “자동화 다음단계 인공지능, 노동의 멍에 벗겨줄 것”△정치-장하성 “소득 양극화, 재난에 가까운 위기 상황”-文대통령 “일자리 늘리는 기업에 혜택 가도록 할 것”-한민구 “사드배치 결정 변함없어” 매티스 “한국 정부 이해하고 신뢰”-TK서도 밀리는 한국당…홍준표 ‘구원투수’ 될까-사조직 논란에…靑, 국방비서관에 육군 출신 배제-野 반발에도…文, 내각 인선 속도내나△경제-이주열, 임기 중 기준금리 올릴 수 있을까-“민간 소비 여전히 정체, 수출·투자도 안심못해”-김동연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D-2, 비리 없다는 與…정책검증 벼르는 野△금융-8월부터 가맹점 수수료 뚝…4000억 수익 감소에 카드사 ‘울상’-온라인 자동차보험 4년 만에 3배 성장-‘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하는 둥 마는 둥△산업&기업-돌아온 최재원 ‘전기차 배터리’ 드라이브 건다-대우조선 세계 첫 ‘해양 LNG선’…푸틴 ‘엄지 척’-손동연 “ICT 접목 100년 기업 도약”-더 많이 싣고, 더 멀리…LCC ‘큰 비행기’ 띄운다-올 하반기 120명 채용…르노삼성, 5년 만에 최대-도시바 주춤…삼성, 낸드플래시 독주-일자리 화수분인데…文정부서 홀대받는 IT-4.5G…SKT, 오늘 세계 첫 서비스-LGU+, 영국 보다폰과 전략적 파트너십-“통신비 40% 할인”…CJ헬로비전 ‘선택양정 추가할인’ 부활△소비자생활-미세먼지·황사 타고…세탁기·에어컨 ‘바람났네’-‘F.L.Y(Fast.Loss.Young)’ 올여름 헬스·뷰티 소비 키워드-‘가성비’ 벗고 ‘프리미엄’ 입는 남성복-롯데백화점, 플리츠·로브 아이템 특설매장 오픈△중소기업·벤처-디스플레이장비 ‘글로벌 톱’…이젠 ‘바이오 의료기’ 세계 공략-中企 해오전시판매장 입점기업 모집합니다-에너지 효율 높이는 건자재 ‘로이유리’ 인기-홈앤쇼핑, 홈쇼핑 첫 금융자회사 출범△증권&마켓-“저평가 구간 줄어…가치주보다 우량주 찾아라”-5조 환매에도…혼합·채권형펀드엔 뭉칫돈-미세먼지 불어 좋은 하이마트…4개월새 주가 70% 쑥-中투자에…베셀 “9월 민간항공기 양산 돌입”△마켓in-건설·해운·부동산…‘몸집 키우는’ SM그룹 매출 8조 넘본다-하이트진로 사옥 공모펀드 ‘3년 만기 단기 설정’, 왜-벌써 7건…EY한영, 거래자문 실적 대박 예고-이랜드 리테일 프리IPO, 동부증권·한투파 합류△에듀&잡-자율전공 한동대…자퇴생 100명중 1명꼴 ‘최저’-‘취업명가’에서 배우자/폴리텍△문화&스포츠-“대통령의 아들?…하루살이 걱정하는 예술가일 뿐”-“예술, 무조건 재미있고 볼 일”△스포츠-“지현아 나도 우승”…김지현2, 4년 만의 감격-류현진 내일 ‘선발 합류’ 마지막 수능-푸홀스 만루포로 600홈런…ML 역대 9번째-장이근, 생애 첫 우승 찍고 ‘꿈의 디오픈’ 간다-레알마드리드 12번째 우승-“딸 고교 졸업식 위해”…미컬슨, US오픈 출전 포기△사람&나눔-4차산업혁명 전도사…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포노사피엔스 시대…한국 상황은 구한말 같아”-비 “새로운 가족 생기는 건 기분좋은 일”-亞 건설인 모임 ‘이포카’ 한국대회 성공적 폐막-‘어깨’들 툭하면 장사 방해…한중 닮은꼴-권익현 자유한국당 고문, 노환으로 별세△오피니언-中企에 필요한 ‘지능정보’ 인력 키워야-[데스크칼럼]버핏이 말하는 주식투자-[기자수첩] ‘명분’ 놓고 또 쌈박질…추경 요건 바꿔라△부동산-서울 ‘도시재생 사업’ 속도…종로·창동 벌써부터 볕드네-서울 집값 상승세…분당 등 수도권으로 번져-전국 9472가구 청약접수…모델하우스 8곳 문열어-연남·면목·자양동 등 14곳 서울시, 도시재생지 추가 선정△사회-‘JY재판’ 잇단 진술 번복…수세 몰린 특검-돈봉투 檢 만찬‘ 뇌물죄보다 횡령죄 적용 유력-수사권 조정 앞두고…警 ’특사경‘ 확대 추진-한라산에만 나던 ’세바람꽃‘ 소백산서 활짝
2017.06.04 I 노재웅 기자
 지평선을 향해  달리다‘화옹방조제’
  • [주말드라이브②] 지평선을 향해 달리다‘화옹방조제’
  • 4일까지 열리는 경기도 화성 ‘2017 화성 뱃놀이 축제’(사진=경기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경기도 화성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자랑하는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매향리와 궁평항을 잇는 10km의 화옹방조제로 평택시흥고속도로 조암IC를 이용한 접근성이 좋아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드라이브코스로 뜨는 곳이다. 방조제 전체가 건물 하나 없는 직선도로인 만큼, 전방 먼 곳의 아른거리는 아지랑이를 보면 마치 지평선을 향해 달리는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들어 온 느낌이다.시작점인 매향리는 ‘쿠니사격장’으로 불리며 오랜 세월 주한미군의 사격장으로 사용된 곳이다. 마을 곳곳에서 아직도 미사일과 포탄 잔해를 흔히 볼 수 있는 곳으로, 우리 현대사의 어두운 일면에 마음이 아픈 곳이다. 주민들의 노력 끝에 미군에서 반환된 사격장 주변은 현재 리틀야구 단지로 개발되어 새로운 꿈을 꾸는 중이다. 화옹방조제의 끝은 낙조로 유명한 궁평항이지만 이왕이면 전곡항까지 달려도 좋다. 이국적인 마리나의 풍경과 함께 요트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특히 4일까지 ‘2017 화성 뱃놀이 축제’가 열리는데 요트, 범선, 유람선 등 승선체험과 카누, 펀보트, 물고기잡기, 머드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이 가능하다. 전곡항 주변 수산물판매장과 음식점에서 싱싱한 활어회와 새콤한 물회가 별미다.305번 지방도 뒤편, 송산버스터미널 부근에 형성된 사강시장은 2일과 7일에 닷새장이 서는 전통시장이다. 305번 지방도 대로변에 펼쳐진 사강시장은 횟집과 해산물 좌판이 늘어선 어시장이다. 굴밥 등 별미도 맛보고 수산물 쇼핑도 겸할 수 있는 곳이디.사강시장 횟집거리에는 굴밥 외에 활어회, 우럭매운탕, 조개구이, 바지락칼국수 등 별미가 푸짐하다. 어느 식당의 간판이건 여행자들의 식욕을 자극한다. 추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바다여행을 즐겼다면 사강시장 별미촌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 수 없다. 다양한 이름을 가진 조개류, 말린 박대나 장대 같은 건어물, 싱싱한 꼴뚜기나 낙지 같은 생물들은 귀갓길 쇼핑 품목으로 좋다.주머니가 가벼운 여행객들에게는 바지락칼국수를 추천한다. 바지락에서 우러난 감칠맛, 쫄깃한 면발, 시원한 국물이 조화롭다. 조개구이를 주문하면 큼직한 키조개를 중심으로 대합, 삐뚤이소라, 명주조개, 우럭조개 등 다양한 조개가 불판에 오른다. 조개의 종류는 그날그날 공급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대로변의 사강시장 뒤로 들어가면 곡물가게, 한약재상, 떡집, 분식집, 순대국밥집, 아귀탕집, 이불집 등이 몰려 있는 전통의 사강시장을 만날 수 있다. 1980년대 후반 마이카 붐으로 제부도 등지를 찾는 주말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활기를 띠었으나 지금은 어시장에 과거의 명성을 물려주고 뒷전으로 물러앉아 장이 서는 2일, 7일에나 잠깐 활기를 띨 뿐이다.◇여행메모△주소=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기아자동차로 199 매향리 역사관 예정지△먹거리: 어촌계직영 수산물판매장(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로14번길 1-10)
2017.06.03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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