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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 빠진 뮤지컬 봤어?…우리도 숨은 주인공"
  • "앙상블 빠진 뮤지컬 봤어?…우리도 숨은 주인공"
  •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앙상블 배우 김영호(오른쪽), 유낙원은 “앙상블이라고 하면 힘들다는 이미지가 고착화돼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게 앙상블을 더 힘들게 만든다”며 “다재다능한 앙상블을 힘들게만 보지 않고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사진=노진환 기자 shdmf@).[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 “넌 내가 무대 위에 세워놓은 먼지 한 점에 불과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한 장면. 프로듀서 줄리안 마쉬의 독설에 신출내기 코러스 페기 소여가 밝은 미소로 맞받아친다. “하지만 그런 먼지들이 모여 아름다운 무대로 많은 관객에게 감동을 주잖아요.” 무대 위에서는 누구나 빛나는 별이다.대작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여름 공연계에서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뮤지컬의 코러스와 춤을 담당하며 주·조연 배우들은 든든하게 받쳐주는 ‘앙상블’이다. 무대 위 먼지처럼 존재감은 작아보일지 몰라도 뜨거운 열정으로 작품을 빛내는 뮤지컬의 ‘숨은 주인공’이다.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앙상블 김영호(왼쪽), 유낙원(사진=노진환 기자 shdmf@).◇작품 든든히 채워주는 다재다능함‘브로드웨이 42번가’(8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앙상블로 활약 중인 배우 김영호(29), 유낙원(21)을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앙상블이 없는 뮤지컬은 말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작품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다재다능한 이들이 바로 앙상블이다”라고 입을 모았다.‘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하는 앙상블은 무려 25명. 이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춤과 노래로 무대를 꽉 채우며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다. 앙상블은 혼자서 매회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원 캐스트가 기본이라 체력이 중요하다.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2막 계단 탭댄스 장면을 연기하고 나면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유낙원은 “처음에는 정말 죽을 것 같은 순간에 계단 장면이 끝났는데 지금은 숨을 중간에 안 쉬고 할 정도로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뮤지컬 제작과정의 뒷이야기를 그린 작품은 앙상블의 애환을 잘 담고 있다. 코러스에서 당당히 주연 배우로 발돋움하는 주인공 페기 소여의 활약은 모든 앙상블의 꿈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브로드웨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앙상블이 단역·조연을 거쳐 주연으로 올라가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티켓 판매를 위한 스타 배우의 캐스팅, 주연과 앙상블 간의 지나친 출연료 격차도 앙상블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앙상블의 출연료는 작품마다 계약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업계에서는 회당 4만~10만 원 안팎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공연제작사 관계자는 “출연료는 예민한 계약 문제인데다 제작사 간에도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있지 않아 공개가 쉽지 않다”며 “앙상블의 출연료는 밝히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돼 있다”고 말했다.김영호는 “불안감을 못 이겨서 이 바닥에서 떠나는 사람도 많이 있다”며 “대학에서도 이런 불안을 가르쳐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공연을 하려면 티켓이 팔려야 하고 티켓이 팔리려면 일명 ‘스타’ 배우들이 출연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현실과 마주할 때마다 힘은 들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건강하게 이겨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래서 앙상블은 관객이 눈길을 줄 때 큰 힘을 얻는다. 유낙원은 “가끔 인스타그램에 앙상블의 커튼콜 사진을 올려준 분들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고 힘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김영호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관객이 앙상블도 많이 봐주는 편이지만 보통은 안 그런 경우가 많다”며 “앙상블은 힘들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보다 관심을 기울여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연습 장면(사진=CJ ENM).◇언젠가는 주인공…조력자 되고파빠른 1989년생인 김영호는 2012년 창작뮤지컬 ‘미스터 온조’로 데뷔해 ‘마리아 마리아’ ‘바람처럼 불꽃처럼’ 등에 출연하며 실력을 쌓았다. 2016년 ‘브로드웨이 42번가’와 인연을 맺은 뒤 3년 연속으로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하며 작품을 든든하게 이끌고 있다.고등학교 2학년 때 우연히 뮤지컬을 본 뒤 뮤지컬배우의 꿈을 갖게 됐다. 김영호는 “뮤지컬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탭댄스라 2015년부터 학원을 다니며 따로 배웠다”며 “학원 대표님이 ‘브로드웨이 42번가’의 권오환 안무감독이라 그 인연으로 오디션에 지원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유낙원은 이번이 첫 뮤지컬 무대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탭댄스를 배워온 실력자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지난해 한 차례 오디션에 지원해 합격했지만 학업 때문에 출연하지 못했다. 올해는 여름방학과 시기가 맞물려 데뷔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 유낙원은 “제일 하고 싶었던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데뷔를 하게 돼 더 신나게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유낙원은 페기 소여처럼 주인공이 되는 것이 꿈이다. 유낙원은 “언젠가는 ‘미스 사이공’의 킴이나 ‘번지점프를 하다’의 태희 같은 성숙한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호는 더 진중한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뮤지컬계로 많은 배우들이 쏟아져 들어올 텐데 그들의 꿈을 지켜주는 울타리이자 조력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한 장면(사진=CJ ENM).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앙상블 김영호(오른쪽), 유낙원(사진=노진환 기자 shdmf@).
2018.08.02 I 장병호 기자
현대오일뱅크 신입사원, 해외 오지 보낼 태양광 랜턴 조립
  • 현대오일뱅크 신입사원, 해외 오지 보낼 태양광 랜턴 조립
  • 현대오일뱅크 신입사원들이 1일 에너지 빈곤 국가에 보낼 태양광 랜턴을 조립하고 급여 1% 나눔 약정서에 사인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현대오일뱅크 제공[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현대오일뱅크는 자사 임직원들이 해외 오지 마을 아이들에게 보낼 태양광 랜턴 조립에 나섰다고 1일 밝혔다.이번 행사는 현대오일뱅크 1%나눔재단이 해외 에너지 빈곤 국가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마련했다. 상반기 신입사원 45명이 참여해 랜턴 키트 500개를 조립하고 희망 메시지를 담은 손 편지를 함께 동봉했다.이들이 손수 제작한 태양광 랜턴은 5시간 충전으로 12시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아이들의 야간 학습 및 가내 수공업, 밤길 이동 등 가족들의 생활 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신입사원 박현수 씨는 “형편이 어렵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꿈을 위해 나아가길 바란다”는 내용으로 편지를 썼다.이날 신입사원들은 급여 나눔 운동에도 참여하기로 하고 약정서에 사인했다. 앞으로 이들은 현대오일뱅크에 재직하는 동안 매달 월급의 1%를 1%나눔재단에 기부하게 된다. 1%나눔재단은 저소득 계층에 겨울 난방유를 지원하는 ‘사랑의 난방유’, 어려운 노인들에게 매일 따뜻한 점심을 제공하는 ‘1%나눔 진지방’, 저개발국가 교육지원 사업인 ‘희망지구마을’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 [스냅타임] 트렌드 넘어선 20대 '비혼'...'나 혼자 산다'
  • 지금의 청년들에게 결혼은 하나의 제도일 뿐 의무는 아니다. 연간 혼인건수만 봐도 2011년 이후 7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자료=통계청)20대는 결혼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경제적 부담감'을 꼽는다. 하지만 경제력을 갖춘 20대 취업자도 결혼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청년대상 연구는 미혼 남성의 38.2%와 미혼 여성의 57.4%가 '취업 상태'임에도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답을 내놨다고 밝혔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태라 해도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다는 거다.그렇다면 20대가 결혼을 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지=이미지투데이)내 삶은 내가 결정기성세대는 개인의 가치보다 공동체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문화를 강조한다. 반면에 청년들은 개인주의 가치를 인정받기 바란다.지금의 20대는 '자기결정권'이 보장된 삶을 추구하며 자기결정권을 존중 받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여긴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자 한다.호영성 대학내일20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밀레니얼 세대는 정답이 있는 사회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자기만의 기준에 따르고자 하는 욕구가 그 어느 세대보다 강하다"고 설명했다.20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삶이 타인과 타협하며 사는 삶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타인과 함께하기 위해 원하는 걸 포기하기 보다 혼자 하더라도 원하는 것을 하겠다'는 응답자가 47.1%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나 혼자 산다'20대는 꿈·목표·생활 등 자기 자신에게 더 집중하는 삶을 추구하므로 결혼으로 인해 자신만의 삶이 사라질 것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그래서 스스로 '비혼'(결혼을 하지 않음)을 결정한다.김아름(29·가명)씨는 명절 때마다 기성세대로부터 "진지하게 만나는 남자는 있니? 지금이 딱 결혼 적령기인데 빨리 결혼해야지"란 소리를 들어왔다. 김씨는 그때마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착각했었던 적도 있었다.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신에게 남편이나 결혼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비혼을 선택했다. 김씨는 "월급, 고양이, 맥주만 있으면 행복한 삶이 완성된다"며 "비혼을 선택한 후 인생의 과업을 하나 덜어냈다고 생각하니 홀가분하다"고 전했다.이제 20대에게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고 있다.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 응답자 10명 중 8명이 '한 번뿐인 인생,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으로 20대 이상 청년들의 비혼은 더욱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codes_iframe-->
2018.08.01 I 정다운 기자
“너무 그립습니다” 노회찬 떠난 뒤에도 식지 않는 추모열기
  • “너무 그립습니다” 노회찬 떠난 뒤에도 식지 않는 추모열기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아저씨 죄송합니다. 그렇게 힘드신 줄 몰랐습니다. 힘을 보태겠습니다.” “아직도 가슴이 미어지네요. 한동안 그럴 것 같습니다. 눈물로 보냅니다.”“잊지 않고, 오랫동안 기억하겠습니다. 우리가 잊지 않고 계속 꿈꿔가겠습다.”“마음속에서는 지워지지 않을 것 입니다! 사랑했습니다.”“평생 약자 편에 서서 노력하신 그 뜻을 잊지 않겠습니다.”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향한 추모열기가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27일 국회장으로 고인의 영결식이 엄수된 이후 노회찬 원내대표는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영원히 잠들었지만 수많은 시민들이 ‘지못미’를 외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정의당 홈페이지는 물론 고인의 페이스북에서는 진보정치의 상징으로 한평생 사회적 약자를 따뜻이 보듬었던 ‘인간 노회찬’을 향한 그리움을 쏟아내고 있다. 아울러 정의당 당원 가입 또는 후원을 통해 고인의 뜻을 받들겠다는 글들도 적지 않았다.◇정의당 추모게시판 “정의당 후원하겠다” 봇물…고인 페이스북에도 줄잇는 추모열기특히 정의당 홈페이지 추모게시판에는 고인을 애도하면서 정의당에 힘을 보태겠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배우 김희애의 남편인 이찬진 전 ‘한글과 컴퓨터’ 대표가 고인을 애도하면서 정의당 가입 및 후원 의사를 밝힌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닉네임 ‘토토사랑’은 “떠난 빈자리가 너무 커서 어쩌나 싶지만 또 다른 노회찬이 다시 나오리라 믿는다”며 “그러기 위해 정의당 가입해서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닉네임 ‘YOUNG’은 “보내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벌써 그리운 의원님, 당신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야할까요?”라면서 “심상정 의원님이, 침묵으로 위로하였던 것을 후회하던 것이 마음아파 정의당 가입합니다. 응원하는 사람, 같이 남아 마음아픈 사람 여기에도 있다고 표시해야 할 것 같아서 작게나마 소리내본다”고 적었다. 닉네임 ‘사나이’는 “제가 비록 보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현대 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기신 고인이 되신 고 노회찬 의원님 그리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오래 전부터 정의당에 가입을 하려고 했습니다. 이제야 합니다”고 응원했다.고인의 페이스북 또한 여전히 추모열기가 뜨겁다. 지난 25일 ‘정의당 원내대표 故 노회찬 국회의원 추도식 및 영결식 안내’ 게시물에는 무려 5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노회찬 원내대표를 애도하고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이것이 의원님께서 직접 농담으로 올리신 것이면 좋겠습니다” △“모든 짐 벗어놓고 이제 편히 쉬세요. 지켜드리지 못해 너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2009년 5월 23일도 거짓말 같았는데 2018년 7월 23일도 거짓말 같은 날이에요” 등등. 고인을 향한 추모메시지는 28일 오후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심상정 “노회찬과 세상을 바꿔낼 것”…”김부겸 “노회찬 못다이룬 꿈 우리의 숙제”무명의 시민들뿐만 아니라 여야 유력 정치인들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노회찬 원내대표의 부재를 그리워했다. 고인의 영원한 정치적 동지였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국회 영결식 당시 추도사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고인을 기렸다. 심 의원은 “당신을 잃은 오늘, 우리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며 “당신이 끝끝내 지켜내고자 했던 진보정치의 꿈, 정의로운 복지국가, 저와 우리 당원들이 국민들과 함께 기필코 이뤄낼 것이다. 정의당이 노회찬과 함께 세상을 바꿔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6411번 버스’ 사진을 올리고 “우리를 울게 만들었던 6년 전의 연설. 바로 그 버스”라면서 “더 멀리 눈물과 한숨이 없는 세상으로도 버스는 갈 것입니다. 어쩌면 노회찬은 그걸 꿈꾸며 저 버스를 응시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못다 이룬 꿈은 우리에게 숙제로 남겼다.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숙제”라면서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 많을수록, 현실이 된다고 한다. 우리 모두, 그 꿈 한 시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 고인의 후원회장을 지낸 친구이자 동지였던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는 “심노의 시대가 이렇게 끝이 났다. 이 시대가 이렇게 끝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라면서 “관 속에 누운 친구에게 심상정이 추도사를 읽는 것이 비극의 극단이라고 할 것이다. 자,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라고 애통해했다.
2018.07.28 I 김성곤 기자
'믹스나인' 출연 스펙트럼 김동윤, 오늘 사망
  • '믹스나인' 출연 스펙트럼 김동윤, 오늘 사망
  • 스펙트럼 김동윤 [‘믹스나인’ 홈페이지 캡처][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신인 보이그룹 스펙트럼의 멤버 김동윤(20)이 27일 세상을 떠났다. 소속사 윈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밤 10시 11분 공식 팬카페를 통해 “27일 스펙트럼 멤버 김동윤 군이 우리의 곁을 떠났다”고 알렸다. 소속사는 “너무나 갑작스러운 비보로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과 스펙트럼 멤버들, 전 직원 모두 비통한 심정으로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며 “동윤 군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시고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신 팬 여러분께 슬픈 소식을 전해 드리게 되어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장례는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조용히 치를 예정”이라며 “고인의 마지막 길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슬픔을 전했다.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소속사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날까지 소속사 공식 SNS에는 김동윤의 사진이 올라온 터라 갑작스러운 비보에 공식 홈페이지는 팬들의 접속이 몰리면서 마비됐다. 팬들은 데뷔 2개월 만에 김동윤이 세상을 떠나자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며 깊은 슬픔을 나타냈다. 김동윤은 JTBC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나인’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으며, 지난 5월 스펙트럼의 데뷔 앨범 ‘비 본’(Be Born)을 내고 타이틀곡 ‘불붙여’로 활동했다.
2018.07.28 I 임정우 기자
심상정, 오열 속 다짐 "노회찬 없는 정치 생각해본 적 없지만..."
  • 심상정, 오열 속 다짐 "노회찬 없는 정치 생각해본 적 없지만..."
  • 심상정 의원(사진=뉴시스)[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식에서 오열하며 심경을 전했다. 심 의원은 어제(2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전했다.심 의원은 추모식에 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한 후 “여러분께서 많이 사랑하시고 정말 멋진 정치 의회 지도자 노회찬을 지키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노 의원을 “시대의 부름에 망설이지 않고 달려가셨고 고된 진보정치의 길에 앞장서서 헤쳐오신 분”이라고 평했다.또 “저희는 늘 대화를 침묵으로 한다. 침묵이 믿음이고 위로고 이심전심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침묵하면서 기도하면 되는 줄 알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수많은 번뇌의 나날을, 날밤을 지새웠을 우리 대표님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눈물을 터뜨렸다.한참 말을 잇지 못하던 심 의원은 “돌이켜보니 대표님을 만난 지가 벌써 30년 됐다. 대표님 용접공하고 나는 구로동에서 미싱사하고, 그렇게 알게 돼 민주노동당에서 정의당까지 진보정치의 험한 능선을 함께 걸어왔다. 욕도 함께 먹고 칭찬도 같이 듣고 함께 좌절하고 함께 일어섰다”고 회고했다. “대표님이 나는 멈추지만 당은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했지만 저는 노회찬 없는 정치,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이어 “노회찬의 꿈이 내 꿈이다. 우리 정의당의 꿈이다.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라고 믿는다. 끝까지 대표님하고 함께 하겠다”라고 다짐하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이어 “대표님이 이루고자 했던 꿈 여러분들과 제가 꼭 이루겠다. 품격 있고 아름다운 정당 만들어서 국민께 큰 사랑 받겠다”라고 말하며 다시 한번 박수를 받았다.심 의원은 “여러분께서 우리 대표님 기억해주시고 영원히 사랑해달라. 깊은 감사를 올린다”라고 마무리했다.
2018.07.27 I 박한나 기자
노회찬 추도식서 처음으로 '형'이라 부른 유시민...눈물의 편지
  • 노회찬 추도식서 처음으로 '형'이라 부른 유시민...눈물의 편지
  • 유시민(오른쪽) 작가가 2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제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잘 가요, 회찬이 형. 아시죠? 형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좋았다는 것을요”유시민(58) 작가가 처음으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형’이라고 불렀다. 고인에게 전하는 편지에서다.유 작가는 26일 오후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노 의원의 추도식에서 “추도사가 아니고 노회찬 대표님께 짤막한 편지를 하나 써 왔다. 써온 대로 해보겠다”고 말하며 “다음 생에서 또 만나자”고 운을 띄웠다.“우리에게 다음 생이란 없다. 난 그렇게 생각하면 살아왔다. 지금도 그렇다고 믿는다”던 그는 “그렇지만 다음 생이 또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만나는 세상이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로운 곳이면 좋겠다. 그래서 누구나 온전하게 자기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아도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유 작가는 “회찬이 형. 늘 형으로 여겼지만 단 한 번도 형이라고 불러 보지는 못했다. 오늘 처음으로 불러본다”며 “다음 생에는 더 좋은 곳에서 태어나라. 더 자주 더 멋지게 첼로를 켜고 더 아름다운 글을 더 많이 쓰고 (부인) 김지선 님을 또 만나서 더 크고 더 깊은 사랑을 나눠라”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리고 가끔은 물 맑은 호수로 저와 단둘이 낚시를 가자”고 전했다.노 의원이 완벽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서 좋아했다는 유 작가는 울먹이며 “다음 생은 나도 좋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 그때는 만나는 첫 순간부터 형이라고 하겠다”고 인사했다.유시민 작가가 2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제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유 작가는 향년 62세로 별세한 노 의원과 지난 2012년 진보정의당(정의당 전신)을 창당하고, 함께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등 인연이 각별하다. 그는 노 의원의 빈소에서 상주 역할도 하는 등 공동장례위원장으로서 자리를 지켰다.배우 박중훈(오른쪽)이 2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제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날 추도식에는 유 작가를 비롯해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배우 박중훈, 김승하 전국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의 추모사가 전해졌으며, ‘내가 만난 노회찬’이라는 주제로 중학교·고등학교 동창, 지역구인 창원시 주민이 인간 노회찬을 말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제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또 노 의원의 평생 동지였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우리 대표님이 ‘나는 멈추지만 당은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하셨지만 저는 ‘노회찬이 없는 정치’ 생각해본 적 없다. 노회찬의 꿈이 제 꿈이고, 정의당의 꿈이고, 우리 국민이 바라는 정치라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이후 함께 민중가요 ‘그날이 오면’을 불렀다.노 의원의 영결식은 2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엄수된다.이날 오전 9시 발인에 이어 10시에 시작하는 영결식에서는 국회장(葬)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의 영결사 후 정의당의 이 대표와 심 의원, 금속노동자 김호규 씨가 조사를 낭독한다. 이후 노 의원의 생전 영상이 상영되고, 노 의원의 큰 조카 노선덕 씨가 유족을 대표해 인사한다. 영결식이 끝나면 고인은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된다.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일명 ‘드루킹’ 김모(49)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노 의원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2018.07.27 I 박지혜 기자
김설진 "무용계 후배들에 민들레 홀씨 같은 영감 되길"
  • 김설진 "무용계 후배들에 민들레 홀씨 같은 영감 되길"
  • 무용수 겸 안무가 김설진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의 집에서 열린 ‘제15회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참여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은 무용에 대한 꿈을 갖게 하는 민들레 홀씨 같은 공연이다. 나도 10여 년 전 이 공연을 본 뒤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벨기에 피핑톰무용단에서 활동 중인 무용수 겸 안무가 김설진(37)이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에 처음 출연한다. 26일 서울 중구 한국의 집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설진은 “출연하고 싶었던 공연에 초청 받아 떨린다”며 “참여하게 된 게 영광이고 재미있게 공연을 즐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설진은 국내에서 ‘댄싱9’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현대무용 스타다. 2008년 오디션을 통해 피핑톰무용단에 입단했다. 국내에서는 현대무용단 무버(MOVER)도 이끌면서 무용수 겸 안무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수 이문세 소속사 케이문에프엔디와 계약을 맺고 배우로도 활약 중이다.김설진은 “나는 ‘소울 트레인’을 보면서 스트릿 댄스를 시작했고 영화 ‘백야’를 본 뒤 무용을 하게 됐다”며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은 영화 ‘백야’처럼 지금 무용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좋은 영감이자 동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이번 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자신이 안무한 신작 ‘고막 속 난쟁이’로 직접 무대에 오른다. 올해 초 세상을 떠난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미궁’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사의 찬미’를 음악으로 사용한다. 김설진은 “‘미궁’과 ‘사의 찬미’ 모두 삶을 노래하고 있다”며 “나 역시 삶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무용의 즉흥성을 표현한 작품으로 공연의 큰 틀만 잡고 당일 무대에서 방향이 정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김설진은 앞으로도 무용과 배우를 병행하며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백야’에 출연했던 무용수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를 누군가는 ‘섹스 앤 더 시티’에 나온 배우로 생각한다”며 “그를 통해 무용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도 있는 만큼 나 역시 무용과 배우를 굳이 나눠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의 집에서 열린 제15회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김설진, 김용걸 예술감독, 최원준. 아랫줄 왼쪽부터 안무가 김유미, 정지연, 정재은, 김애리, 이승현, 알렉세이 오를렌코(사진=연합뉴스).‘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은 해외에서 활동해 국내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실력파 무용수의 갈라 무대를 선보이는 공연이다. 2001년 LG아트센터에서 처음 시작해 2년에 한 번씩 열리다 2007년부터 매회 열리고 있다. 그동안 강수진·하은지·한서혜·권세현·최영규 등 90여명이 무대를 빛냈다.올해는 김설진 외에도 김수정(이스라엘 키부츠무용단), 김애리(베를린국립발레단), 이승현(베를린국립발레단), 정재은(폴란드국립발레단), 정지연(헝가리국립발레단), 최원준(폴란드 브로츠와프오페라발레단) 등이 출연한다.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4년째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올해는 초청 안무가로 자신의 안무작도 함께 선보인다.김 예술감독은 “올해는 초청 무용수들이 창작 작품을 하고 싶어해 예년보다 창작 레퍼토리가 많다”며 “이들이 오랜만에 고국에서 공연을 하며 힘든 해외 활동에 대한 보상을 받고 용기를 얻어 돌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티켓 가격 4만~8만 원. 오는 28일과 29일 이틀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2018.07.26 I 장병호 기자
정재승 "인공지능 시대, 자신만의 창의적인 일 찾아라"
  • 정재승 "인공지능 시대, 자신만의 창의적인 일 찾아라"
  •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지난 24일 북잼콘서트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인터파크도서).[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어떻게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 또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일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뇌과학자’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해법을 모색했다. 정 교수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 한남동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열린 제20회 인터파크도서 북잼콘서트에서 ‘인간이라는 경이로운 숲을 탐험하다’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정 교수는 “뇌만 보면 영상을 재현할 수 있고, 우리가 꾼 꿈도 동영상으로 재생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이제 AI로봇이 뇌파를 감지해 인간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채웠다. 정 교수는 최근 지난 10년간의 강연 중 가장 호응이 좋았던 12편의 강연을 묶어 17년 만에 단독 저서 ‘열두 발자국’을 펴냈다. 인터파크도서와 출판사 어크로스가 공동 주최한 이번 강연에서 정 교수는 다가올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기 위한 지혜를 전했다. 정 교수는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면서 ‘열두 발자국’을 쓰게 됐다”며 “4차 산업혁명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일치하는 세상을 만든다. 이런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해주는 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이미 세계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정 교수는 “컴퓨터화가 가능한 일자리가 무려 47%로 700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며 “인간의 노동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미래에는 노동의 가치도 현저하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인공지능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중요한 질문이 됐다. 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 바로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전세계가 서서히 바뀌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 준비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 세대들이 격변의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는 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 정 교수는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세상에 나오지 않은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 수 있으며, 또 예술적으로 디자인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세상은 너무 빨리 바뀌고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실패를 위로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유연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책을 통한 어울림을 의미하는 ‘북잼(BOOK JAM)’은 저자와 독자의 소통을 돕고자 인터파크도서가 기획한 스페셜 문화공연이다. 콘서트·토크·플레이 등 다양한 형식으로 독자를 만나고 있다. 다음 북잼플레이는 하완의 ‘될 대로 돼라’(7월 31일), 박준 시인의 ‘여름의 뒤 안’(8월 2일)을 만나볼 수 있다.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지난 24일 북잼콘서트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인터파크도서).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지난 24일 북잼콘서트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인터파크도서).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지난 24일 북잼콘서트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인터파크도서).
2018.07.26 I 이윤정 기자
‘검법남녀’ 고규필 “낯선 의학 용어, 똑똑해진 기분”(인터뷰)
  • ‘검법남녀’ 고규필 “낯선 의학 용어, 똑똑해진 기분”(인터뷰)
  • 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시청률도,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틈만 나면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배우 고규필은 활짝 웃었다. 순한 인상이 보는 이도 미소 짓게 만들었다. 그만큼 지난 17일 종영한 MBC 월화 미니시리즈 ‘검법남녀’(극본 민지은, 연출 노도철)는 그에게 “기분 좋은 작업”으로 남아 있었다. 그는 극중 법의조사관 장성주 역을 맡았다. 주인공인 백범(정재영 분)의 파트너로 시종일관 깐깐한 백범에게 구박을 들었다. 백범이 뛰어난 능력으로 본질을 꿰뚫는다면, 장성주는 시청자에게 이를 설명하는 역할이었다. 낯선 의학 용어 암기는 난제였다. “본의 아니게 설명을 많이 했다.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았다. 고생한다 싶었는지 멀리서 박준규 선배와 정유미 씨가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더라. ‘검법남녀’로 똑똑해진 느낌이다.”대부분 시간을 함께 한 정재영은 ‘편안한 동네 형’이었다. 호흡을 맞추기 전에는 엄격한 선배는 아닐까 걱정도 있었다. 그는 “개그 코드가 잘 맞았다. 가끔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분위기를 전환시켜 줬다”고 정재영을 떠올렸다. ‘라이프 온 마스’ 방송화면, ‘검법남녀’ 스틸컷(사진=OCN, MBC)이처럼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는 고스란히 성과로 이어졌다. 4.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해 시청률 9.6%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승호 MBC 사장은 종방연에 직접 참석해 시즌2를 약속했다. 최 사장이 이끌던 ‘뉴스타파’ 팬이었다는 그는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 상반기 고규필은 생애 가장 바쁜 나날을 보냈다. 방영 중인 OCN 토일 미니시리즈 ‘라이프 온 마스’ 초반 식당 주인 양씨로 출연해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일조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중의적인 대사가 그의 특징이었다. 분량은 적었지만 인상은 강렬했다. 박성웅과 티격태격으로 웃음을 준 ‘삼산신’은 현장은 만들어진 애드리브였다. “이정효 감독님, (정)경호, (박)성웅 선배가 현장에서 짰다. 다들 연기를 잘해 그런 재미있는 장면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이밖에도 250억 원의 대작 드라마 ‘배가 본드’ 촬영을 앞두고 있다. ‘나를 기억해’, ‘메멘토모리’, ‘원더풀 고스트’, ‘삼촌’, ‘너의 결혼식’, ‘소공녀’ 등 영화도 올해 여섯 편이다.1993년 영화 ‘키드캅’로 연기를 시작했던 그는 중앙대 연영과를 거쳐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정식 데뷔했다. ‘키드캅’으로 잠시 연기를 체험했다면,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10대 후반이었다. “재미있다”는 기억이 그를 잡아끌었다. 어느새 평생의 업(業)이 됐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공채 발탁 이후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현역 입대를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했다. 1년 동안 치료에 집중한 후 공익으로 대체 복무했다. 이후 생각만큼 일이 풀리지 않았다. 그때 만난 작품이 하정우가 연출한 영화 ‘롤러 코스터’(2013)였다. 극중 정경호의 매니저로 출연한 그는 후반부 맛깔스러운 ‘욕 대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촬영 후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 카타르시스가 느껴진 순간이었다. 사진=영화 ‘베테랑’ 스틸컷영화 ‘베테랑’(2015)은 그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 후반부 순박한 순경으로 잠깐 등장한다. 분량을 다 합쳐도 5분이 채 되지 않는다. 그가 출연한 단편영화 ‘침입자’를 유심히 본 류승완 감독이 먼저 오디션을 제안했다는 전언을 듣고 기대가 컸던 작품이었다. 정작 받아본 대본에서 한참동안 자신이 나오지 않아 애꿎은 담배만 폈다. 기대 없이 시사회를 찾았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아트XX 주인’ 마동석처럼 짧지만 강렬한 웃음을 안겼다. 그는 “계속 연기를 해도 되겠구나 생각했다”며 “지금까지 일할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실제 ‘베테랑’ 이후 OCN ‘38사기동대’(2016)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자주 찾는 배우 중 한 명이 됐다. 그럼에도 그의 목표는 소박했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꿈 보다는 직업으로 접근해보자고 생각했다. 힘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카메라 앞에서 늘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사라지면서 더 멀리 내다보게 됐다. 지금은 그저 현장이 좋다. 식상하지 않은 배우로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 사진=노진환 기자
2018.07.25 I 김윤지 기자
영업으로 기반다져 제약사 인수…제품개발 주력
  • [성공異야기]영업으로 기반다져 제약사 인수…제품개발 주력
  • 백병하 한국유니온제약 대표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본사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한국유니온제약 제공)[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회사의 경영과 소유는 분리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래야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요.”백병하 한국유니온제약 대표의 경영 철학은 다소 낯설게 다가왔다. 자수성가형 경영인들은 으레 회사에 애착을 갖고 미련을 못 버리기 마련이다. 백 대표도 맨 손으로 제약 영업을 시작해 매출액 500억원이 넘는 회사를 일궜고, 코스닥시장 상장을 눈앞에 둔 대표적 자수성가형이다. 하지만 그는 이들과 조금 달랐다. 백 대표는 “회사 성장의 기틀을 잡아놓고 나면 전문경영인이 와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열린 생각을 갖고 있었다. 23일 백 대표를 경기도 성남에 있는 본사에서 만났다. ◇ 영업맨 마인드가 회사성공의 비결백 대표가 유니온제약을 인수한 것은 2001년이다. 제약 영업 업무를 해온 백 대표는 한국메디텍제약 영업이사로 일하던 시절 제약회사를 창업해야겠다는 꿈이 있었다. 창업이 아닌 인수였지만 꿈은 현실이 됐다. 한국유니온제약은 1985년 설립한 전문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체다. 항생제, 혈관 확장제, 위산분비 억제제,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백 대표가 유니온제약을 인수하기 직전 회사는 영업 부진으로 휴업중이었다. 창업을 꿈꾸던 백 대표는 유니온제약을 큰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각오로 회사를 인수했고, 지금의 한국유니온제약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당시 제약회사를 다니던 직원이 직접 제약회사를 사들였다는 것 자체가 업계에선 큰 이슈였다. 주변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회사 인수 후 6개월 혹은 1년 안에 부도가 날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거래처로부터 자금 압박을 많이 받아 상당히 힘들었어요. 우리 회사는 어음을 쓰지 않아 부도가 날 리는 만무하다고 거래처를 설득하고 다녔죠.”소문만 잠재워서 될 일은 아니었다. 매출신장으로 주변의 안좋은 시선을 없애야 했다. “당시 국내 영업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라 정제와 주사제 앰플을 주력으로 수출에 나섰어요. 이를 통한 매출 성장으로 거래처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죠.”멈춰 있던 회사를 키울 수 있었던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닥부터 시작한 백 대표의 영업마인드다. 백 대표는 1983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신풍제약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5년 넘게 제약 영업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 결과 한국유니온제약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6.9% 증가한 508억원, 영업이익은 25.4% 늘어난 7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6억원, 30억원으로 집계됐다. ◇ ‘직원복지가 최우선’ 경영마인드백 대표는 회사 인수 후 20~30개에 불과했던 품목 수를 늘리기 위한 제품 개발에 주력했다. 베트남 위주의 동남아시장, 중동 등으로 해외 영업을 나서기 위해서는 품목 다양화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2006년 외부자금을 수혈받아 원주에 공장을 짓고 항생제도 생산하면서 판매 품목수를 늘려 지금의 허가품목수 406개 중 대다수를 당시 확보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9년 수출 500만달러탑을 수상하는 등 회사 매출은 안정권에 진입했다.물론 위기도 있었다. 2000년대 중반 회사가 실적 부진과 심각한 자금난을 겪던 와중 한 상장사에서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당시 백 대표는 지점장을 모두 불러 회의를 열고 회사의 상황과 인수 제의에 대해 터놓고 얘기를 나눴다. “내 능력에 한계가 찾아와 회사를 넘기는 게 어떻겠냐고 회의에서 물어봤어요. 그런데 끝까지 우리 힘으로 가 봤으면 종겠다는 의견이 더 많은 겁니다. 죽던 살던 같이 가보자는 마음으로 인수 제의를 거절했고, 6개월 정도 지나 흑자 전환하면서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었죠.”백 대표의 또 다른 경영 신념 가운데 하나는 직원 복지다. 직원들에 대한 복지 혜택은 일류 기업 못지않게 제공하자는 것이 백 대표의 생각이다. 회사 인수 당시 강원도 원주 근처에는 제약회사가 없어 직원을 구하는 게 무엇보다 어려웠던 만큼 인력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직원 채용과 독려를 위해 일정기간 근무하면 해외여행을 보내주던 것이 자리잡아 매년 해외여행을 제공하고 있다. 2008년에는 제약회사 최초로 영업부 직원에 차량을 제공했으며, 모든 직원에 만기시 720만원을 탈 수 있는 적금을 들어주고 있다.벡 대표는 “회사의 대표는 방향만 잡아주는 것이지, 회사의 성장은 직원들이 시키는 것”이라며 “개발·생산·영업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회사가 돌아가는 것이기에 회사와 직원들은 동반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장 후에는 부서별로 복지 혜택에 대한 직원들의 건의를 직접 받아 시행할 계획이다. 이달 내로 직원들의 건의를 받아 바로 다음달부터 복지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 우수 직원 및 장기 근로자의 자녀들에 대한 해외유학 지원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오는 26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둔 회사는 개량신약 개발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신공장이 완공되면 중동,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으로의 수출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 한국유니온제약은 전문의약품에서 바이오 의약품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 시장 진입을 위해 인터올리고와 압타머를 활용한 공동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수탁사업(CMO)에서 위탁개발생산(CDMO)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신성장 동력을 위해 화장품 원료사업 영역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백 대표는 “바이오 사업은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개인적으로 호주에 인연이 있어 호주와 연계한 바이오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백병하 대표이사는 △경북 대구 출생 △영남대학교 기계학과 졸업 △신풍제약 근무 △한국메디텍제약 영업이사 △2001년 유니온제약 인수, 한국유니온제약 상호 변경 △2018년 7월 코스닥시장 상장
2018.07.24 I 이후섭 기자
"슬프다.." 노회찬 별세에 정치권 하루종일 패닉
  • "슬프다.." 노회찬 별세에 정치권 하루종일 패닉
  • ‘드루킹’ 김모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당사자인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이날 노 의원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여야 정치권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갑작스런 비보에 23일 충격에 휩싸였다. 여야에 관계없이 모든 정치권이 “진보진영의 큰 별이 졌다”며 애도했다. 전날 노 원내대표와 미국에서 함께 귀국한 여야 원내대표들은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접하고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미국을 방문해 ‘초당적 의원외교’에 나선 바 있다.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너무 충격을 받았다. 사실 말을 잇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방미 일정 중에 전혀 어떤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다. 너무나 아까운 분을 잃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마음이 아프고 충격적”이라고 비통함을 전했다. 이어 전날 가졌던 마지막 술자리를 회고하며 “옛날부터 노동운동 출신으로 나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전날 노 원내대표와 노동운동을 회고하며 즐거워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미국에서 전혀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았는데 굉장히 큰 충격”이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정치권의 추모가 이어졌다. 고인과 경기고 동창인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그 어렸던 시절 함께 꾸었던 꿈은 내 몫으로 남겨졌구려. 부디 평안하기를”이라는 추모글을 적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도 “슬프다. 노회찬”이라는 짧막한 문구로 침통한 마음을 전했다.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와 상임위에서 질의하던 의원들도 질의 도중 애도를 표했다. 민갑룡 경찰청장 청문회가 실시되는 행정안전위원회는 오후 14시30분 회의를 시작하기 앞서 소속 위원 전원이 묵념했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동료 의원의 한사람으로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마찬가지로 김선수 대법관 후보자의 청문회에 임하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노동전문변호사 김선수 대법관후보자 청문회 중 노동자를 위해 정치활동을 한 노 의원의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 가슴 아프다. 솔직히 청문회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태”라고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노 원내대표의 비보에 가장 큰 패닉에 빠진 것은 정의당이었다. 오전에 비보를 접하자마자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며 긴급 대책회의에 돌입한 뒤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무분별한 억측을 삼가달라”는 논평을 낸 채 침묵했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빈소가 차려진 후 오후 3시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에 나섰다. 고인의 장례는 정의당장의 형식으로 5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상임 장례위원장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맡기로 했다. 창당 이래 지지율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갑작스런 비보로 일단 당 안팎을 추스리는 데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이날 브리핑에서 “본질적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특검의 노회찬 표적수사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이번 특검 수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2018.07.23 I 임현영 기자
'분단 현실' 고찰한 韓 현대문학 거목 최인훈 별세(종합)
  • '분단 현실' 고찰한 韓 현대문학 거목 최인훈 별세(종합)
  • 소설 ‘광장’ 등으로 한국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작가 최인훈이 23일 오전 10시 46분 별세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분단시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최인훈이 23일 오전 10시 46분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 최인훈 작가는 4개월 전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대표작 ‘광장’…한국문학 새지평 열어1934년(공식 출생기록은 1936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등학교 재학 중 한국전쟁이 발발해 월남했다. 1952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6학기를 마쳤으나 전후 분단 현실에서 공부하는데 갈등을 느끼고 1956년 중퇴했다. 1959년 군 복무 중 쓴 단편소설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을 ‘자유문학’지에 발표하며 등단했다.이듬해 4·19혁명이 있었고 7개월 뒤인 1960년 11월 ‘새벽’지에 중편소설 ‘광장’을 발표했다. 이 소설은 발표 직후부터 문단 안팎에 적잖은 파장을 가져왔다. 전후 한국문학의 지평을 새롭게 연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되며 지금까지 널리 읽힌다. 출간 이후 현재까지 통쇄 204쇄를 찍었고,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최다 수록 작품이라는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고인은 자신의 대표작 ‘광장’에 대해 “4·19는 역사가 갑자기 큰 조명등 같은 것을 가지고 우리 생활을 비춰준 계기였기 때문에 덜 똑똑한 사람도 총명해질 수 있었고, 영감이나 재능이 부족했던 예술가들도 갑자기 일급 역사관이 머리에 떠오르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광장’은 내 문학적 능력보다는 시대의 ‘서기’로서 쓴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또한 저명한 문학평론가 김현(1942~1990)은 “정치사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1960년은 학생들의 해이었지만, 소설사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그것은 ‘광장’의 해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최인훈 전집’을 낸 문학과지성사 이광호 대표는 “‘광장’의 위대성은 그것이 단지 분단 현실에 대한 의미 있는 문학적 증언이기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광장’은 완료형으로서의 역사를 기술하기보다 역사의 고고학적 심층을 사유하고, ‘다른 역사’를 꿈꾸는 힘으로서의 정치적 상상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이데올로기 대립 ‘분단 현실’ 성찰‘광장’을 필두로 최 작가는 이데올로기가 대립하는 분단 현실을 문학적으로 치열하게 성찰했다. 전망이 닫힌 시대의 존재론적 고뇌를 그린 ‘회색인’(1963),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파격적인 서사 실험을 보인 ‘서유기’(1966), 신식민지적 현실의 위기의식을 풍자소설 기법으로 표현한 ‘총독의 소리’(1967~1968) 연작, 20세기를 전면적으로 문제 삼으며 동시대인의 운명을 조망한 대작 ‘화두’(1994)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밖에도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태풍’ 등의 소설과 희곡집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산문집 ‘유토피아의 꿈’, ‘길에 관한 명상’ 등을 냈다. 2003년 계간지에 발표한 단편 ‘바다의 편지’를 끝으로 새 작품을 내지 않았다.고인의 이름은 해외에도 잘 알려져있다. ‘광장’은 영어·일본어·프랑스어 등 6개 국어로, ‘회색인’과 ‘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이’는 영어와 러시아어로 번역·출간됐다. 동인문학상(1966),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1977), 중앙문화대상 예술 부문 장려상(1978), 서울극평가그룹상(1979), 이산문학상(1994), 박경리문학상(2011) 등을 받았다. 1977년부터 2001년 5월까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많은 문인 제자를 배출했으며 퇴임 이후에도 명예교수로 예우받았다. 대학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았음에도 정작 본인은 대학 졸업장을 받지 못한 데 대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상의 혜택을 줬는데도 누리지 못한 그때의 내가 너무 밉다.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크다”고 깊은 회한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얘기를 들은 서울대는 지난해 2월 그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다.유족으로는 부인 원영희 여사와 아들 윤구, 윤경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문학인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25일 오전 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내 강당에서 열린다. 발인은 영결식 이후, 장지는 ‘자하연 일산’(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지영동 456)이다.최인훈 작가(사진=연합뉴스).
2018.07.23 I 이윤정 기자
  • [스냅타임] 돈 내는 독서 모임 '트레바리' 들어봤니?
  • 트레바리 윤수영 대표(사진=스냅타임)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대기업에 들어갔다. 1년 만에 퇴사 후 대학 시절부터 해온 독서모임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돈 내는 독서모임 '트레바리' 대표 윤수영(29)씨다. 그는 "팔리면 팔릴수록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트레바리는 한 달에 한 번 비슷한 독서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모임이다. 처음엔 주변 지인들 10명 남짓으로 시작한 트레바리는 3년 만에 회원 수 3000명의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지금은 서울 압구정과 안국에 아지트가 하나씩 있고 다음 달에는 성수에 하나가 더 생긴다. 대기업에 들어갔는데 왜 나왔나?'다음'이라는 대기업에 들어갔던 이유는 큰 회사에 가야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때만 해도 작은 회사가 커진다는 건 한국에선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다. 성격 상 양복보다는 사복을 입고 싶었다. 덥고 비오는 날은 샌들을 신고 싶었기 때문에 당시 내게 선택지는 다음밖에 없었다. 그런 '다음'을 나온 이유는 두 가지다. 한 가지 이유는 '딱 봐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입사한 후 세월호가 침몰했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으로 수 많은 20~30대 희생자가 나왔다. 내 또래였던 가자지구 희생자들을 보며 정서적인 타격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사회인이 된 내 자신이 남들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없다는 걸 느꼈다. 남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려면 내 영역에서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딱 봐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결심이 굳었던 때였다. 두 번째 이유는 내가 다음에 입사한 지 9개월 만에 '다음카카오'로 합병됐다. PC에서 모바일로 중심이 바뀌는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지금 중심이라고 여기는 것을 계속 하고 있으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대응하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세상이라는 정글에서 많이 부딪혀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돈 내는 독서 모임, 성공할 거라 생각했나?일단 해보고 실패라도 해보자는 마인드였다. 시작할 당시 나이가 어린 편이라서 1년 정도 해보다가 안 되면 다시 대기업 공채를 지원할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그리고 트레바리는 아직 성공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회원 수 3000명은 절대 많은 숫자가 아니다. 대한민국에만 5000만명이 살고 서울에만 1000만명이 산다. 현실 명확히 직시하면 고작해야 3000명 짜리 커뮤니티일뿐이다. 그래서 트레바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물론 그렇지 않도록 만들어야겠지만 1년 후에 트레바리가 없어질 확률이 남아있을 확률보다 크다. 연 매출 수 십억원 회사가 성공했다고 하긴 어렵다. 없어지는 건 순식간이다. 청년 창업가라서 창업을 추천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추천하지 않는다. 미디어에서 청년 창업을 예찬하는데 망하면 거기에 대해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러나 경력과 경험이 부족한 청년이 성공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정말 뛰어난 케이스는 살아남는데 몇 없다. 청년이 창업했다고 하면 어른들이 창업한 것보다는 팬시(fancy)해 보이니까 주목하는 것일 뿐이라고 냉정하게 말하고 싶다. 트레바리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대학생이었던 23살부터 친구들과 독서 모임을 했다. 독서모임은 다들 한 번씩은 해 보는 것 아닌가. 독서모임이라는 게 책을 읽고 서로 진지한 얘기도 나누고 독후감도 쓰고 술도 마시는 하나의 패키지 상품이라고 느꼈다. 이 과정 자체에 대한 애정과 재미가 생겨서 꽤 열심히 했다. 대학 때 했던 독서모임을 5년간 했으니 독서모임에 관해서 다른 20대 창업자들과는 다르게 나는 경력자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 때 이것저것 실험도 해봐서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노하우가 생겼다. 게다가 독서모임은 재밌는데 독서모임 운영은 재미없기 때문에 재미없는 일을 돈을 받고 대신 해준다면 사람들이 돈을 낼 거라고 생각했다. '돈 내는 독서모임'이라는 창업의 시작은 '사람들이 돈 내고 독서모임을 하러 올까'하는 가설 검증부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 10명에 한해서 "3만원을 내고 독서모임하러 올래" 검증했는데 성공했다. 그 다음 10명을 더 모아봤다. 이 사람들이 다음 달에도 또 돈을 내고 하겠다고 하더라. 그 다음에는 '4개월씩 시즌제로 묶으면 할까?' 이런 식으로. 가설을 하나씩 세워서 '이게 되나'하고 시도해보면서 검증을 거쳐 지금까지 키워왔다. (사진=스냅타임)힘든 적은 없었나? 사실 트레바리를 하기 전 창업 아이템은 망했다. '착한 의류' 사업이었는데 내가 몰랐던 것도 너무 많았고 경솔했다. 하지만 곧바로 트레바리를 시작했다. 남들보다 용기가 있는 것도, 돈이 많았던 것도 아니다. 실패하더라도 아직 20대니 어려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내가 한 달에 쓰는 돈도 30만원 정도밖에 안 됐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구할 수 있는 돈이라서 당장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 정 안되면 다시 기업 공채에 지원하면 된다는 일종의 안전장치가 있었다. 트레바리는 처음엔 건너 건너 아는 분이 사무실을 공짜로 빌려줘서 거기서 시작했다. 친구의 친구, 지인의 지인 이런 식으로. 아니면 그냥 카페에서 두꺼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한테도 말을 막 걸었다. 처음 사람들 모는 과정에서 까인 적도 많았다. 대신 처음에는 친구들을 꼬드겨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독서 모임에 돈을 낼까'하는 생각부터 시작했다. (사진=트레바리) 앞으로의 목표는?'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은 더 친하게'가 트레바리의 모토다. 아무리 다른 취향이 있는 사람도 무조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토론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그 사람도 이전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가장 욕심나는 건 나의 스토리를 갖고 싶은 거다. 만화책을 매우 좋아하는데, 내가 마음에 드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트레바리를 하면서 욕심이 많다는 걸 점점 깨닫는다. 'Think Big, Start Small'이란 말을 좋아한다. 지금은 3000명에 불과하지만 전 국민이 트레바리라는 독서 모임으로 연결되고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꿈을 꾼다. (사진=트레바리)[한정선 기자, 박새롬 인턴기자]
2018.07.21 I 박새롬 기자
레게 강 같은 평화, 스컬과 하하의 7년 진심 (인터뷰)
  • 레게 강 같은 평화, 스컬과 하하의 7년 진심 (인터뷰)
  • 레게 강 같은 평화 (사진=콴 엔터 제공)[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신인답게 열심히 하겠습니다”팀명을 ‘레게 강 같은 평화’로 바꾼 스컬&하하의 우렁찬 인사말이다. 2012년 데뷔해 7년차를 맞이하는 베테랑 듀오가 스스로를 ‘신인’이라고 말한데는 바뀐 팀명과 함께 초심을 찾고 새출발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종교적 느낌도 들고, 장난기도 느껴지는 팀명이지만 평화를 지향하는 레게 음악의 정신이 잘 담긴 팀명이기도 하다.하하는 19일 오후 4시 서울 홍대에서 열린 레게 강 같은 평화 (스컬&하하)의 신곡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스컬&하하로 7년간 활동했는데도 대중들이 팀명을 잘 모르신다. 지방에 행사를 가면 하하&스컬로 쓰여져 있는 경우도 많았다”라며 “분위기 쇄신, 신곡 발매 기념 차원에서 라디오 ‘컬투쇼’에 출연해 상금을 걸고 새 팀명을 공모했는데, 오랜 회의 끝에 ‘레게 강 같은 평화’가 가장 좋은 이름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레게 강 같은 평화’라는 팀명을 먼저 제안한 것은 스컬이었다. 스컬은 “하하가 팀명을 바꾸는데 있어서 내 눈치를 보더라.아무래도 추천받은 ‘레게 강 같은 평화’나 ‘영덕 레게’ 같은 이름을 하고 싶었을텐데, 제 이미지를 염려해서 쉽게 제안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제가 먼저 ‘레게 강 같은 평화’로 바꾸자고 말했다”며 “수년간 팀명다운 팀명을 가지고 싶었는데, 그것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레게 강 같은 평화 (사진=콴 엔터 제공)레게 불모지 한국에서 1인자로 떠오른 스컬과 예능가를 누비는 하하의 음악적 만남은 늘 오해를 산다. 늘 장난기 넘치는 하하가 실력자 스컬에 ‘숫가락을 얹었다’는 평, 스컬은 ‘사장님’이자 더 인지도 높은 하하에 ‘기댔다’는 평이 데뷔 이후 줄곧 따라다녔다. 두 사람의 레게에 대한 애정과 공연에 대한 열정은 그런 ‘두 사람이 뭉쳤기에’ 손쉽게 폄하되곤 했다. 두 사람은 대중의 이러한 평을 굳이 반박하지 않았다. 하하는 “제가 사장님이지만 팀의 리더는 스컬이며, 항상 100% 의지하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라며 “레게라는 쉽지 않은 길을 걸으면서 빌보드에까지 이름을 올린 뮤지션을 어떻게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힙합에 빠져 있던 그가 레게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솔직했다. 그는 ”레게를 선택한 것은 전략적이었다.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장르다. 시작은 그랬지만 이후 내 목소리와도 잘 맞고, ‘키 작은 꼬마’ 등으로 칭찬도 받으면서 잘 맞는 옷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레게는‘게릴라 장르’라고 생각한다. 입구는 있지만 출구는 없다고 할만큼 빠져나오기가 힘든 매력이 있다. 과거 절박했던 상황에서 존경스러운 스컬을 만났고, 현재까지도 선생님으로 생각하며 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레게 강 같은 평화 (사진=콴 엔터 제공)이에 스컬은 “둘이서 최근 한 방송에 나갔는데, 어떤분이 하하에게 ‘사실 레게를 한 1~2년하고 말줄 알았는데 7년이나 하고 있다. 끈질기다’고 하더라”며 “곁에서 지켜 본 하하는 늘 자신의 예능적 모습을 극복하고 어떻게하면 (레게 음악에 대한)진정성을 보여줄지 고민하던 사람이다. 이제 1~2년도 아닌 7년이나 레게를 외치고 있는 그의 진심을 사람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레게 강 같은 평화는 24일 오후 6시 신곡 ‘당디기 방’을 발매한다. 댄스홀과 일렉을 적절하게 섞은 트랙으로 역동적이고 다이나믹한 곡이다.다양한 리듬으로 극적인 변화를 주는 편곡과 다소 단순하게 구성된 보컬 라인의 팽팽한 균형이 인상적이다. 가사는 ‘인생을 즐기자’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Kangaroo와 OVATON이 공동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자메이카 댄스홀의 왕 비니맨(BeenieMan)이 후렴에 참여해 곡에 완성도를 더했다. 레게 강 같은 평화 (사진=콴 엔터 제공)스컬은 “‘부산 바캉스’ 이후로 여름 히트곡이 없는데, ‘당디기 방’으로 전에 없던 여름송이 나온 것 같다”며 “특히 드레이크, 니키 미나즈, 자넷 잭슨의 피처링을 맡았던 비니맨이 피처링으로 참여해서 한국뿐 아니라 본토 자메이카에서도 많이 들어주실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니맨 섭외기에 대해 스컬은 “해외 아티스트 섭외는 내 담당이다. 자메이카에 예전부터 구축해 놓았던 인맥을 동원해서 섭외하고 있다”며 “비니맨은 과거에 파티에서 가볍게 만난적이 있었는데, 오랜시간이 지났음에도 나를 기억해주시더라. 음악을 보내드렸더니 ‘OK’ 답변이 왔고, 비디오에도 출연해 주셨다”고 말했다. 음원차트에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 하지만 연연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레게 강 같은 평화는 이번 앨범의 목표에 대해 “공연으로 성공하고 싶다. 우리를 원하는 곳이 있다면, 전국·전세계 어디라도 달려가 ‘모든것을 꺼내놓는’ 공연을 하고 싶다”며 “밥 말리 사단은 전용 버스를 만들어 가수와 댄서 등 모든 스태프들이 함께 곳곳을 다니며 공연하곤 했다. 그런 모습이 우리가 그리는 꿈”이라고 말했다.
2018.07.20 I 박현택 기자
데니스 텐 괴한 피습 사망 소식에 김연아 애도
  • 데니스 텐 괴한 피습 사망 소식에 김연아 애도
  • 한국계 카자흐스탄 피겨스케이팅 선수 데니스 텐. (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스포츠팀] ‘피겨 여왕’ 김연아가 괴한의 피습에 세상을 떠난 한국계 카자흐스탄 피겨스케이팅 선수 데니스 텐 추모행렬에 동참했다.김연아는 2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데니스 텐의 비극적인 소식을 들어 너무 충격적이고 아직 사실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네요”라며 애도를 표했다. 이어 “데니스는 정말 성실하고 피겨스케이팅을 너무 사랑했던 선수였다”면서 “가장 열정적이고 훌륭한 스케이터를 잃어 너무나 슬프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아울러 생전 데니스 텐과 나란히 찍은 사진을 함께 올렸다.데니스 텐은 2014년 5월 김연아의 현역 은퇴 아이스쇼에 참가했고, 그해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했다.한국 피겨 여자 싱글 간판 최다빈(고려대)도 텐의 사망 소식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SNS 계정에 영문으로 “데니스 텐의 사망 소식을 믿을 수 없다”며 “카자흐스탄에서 날 챙겨주고 힘이 돼 줬던 텐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라고 슬퍼했다. 이어 “텐이 내게 해준 마지막 말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많이 그립다”고 덧붙였다.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데니스 텐과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추모했다.데니스 텐은 19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괴한에 피습당해 세상을 떠났다. 텐은 구한말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민긍호 선생의 고손자로 잘 알려졌다. 민긍호 선생의 외손녀인 김 알렉산드라가 텐의 할머니다. ‘고려인’인 텐은 항상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ISU 선수 이력엔 ‘한국 민긍호 장군의 후손’이라고 표기했고, 한국 역사책을 읽으며 공부하기도 했다.텐은 카자흐스탄의 영웅이기도 했다. 다섯 살 때 어머니의 권유로 피겨를 시작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꿈을 키운 텐은 열 살 때 러시아로 떠나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2013년 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카자흐스탄 사상 첫 메이저 국제대회 피겨 메달을 획득했고,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2018.07.20 I 주영로 기자
'미스 함무라비'가 전한 사법부 독립의 가치
  • [목멱칼럼]'미스 함무라비'가 전한 사법부 독립의 가치
  • [김성수 시사문화평론가]드디어 ‘미스 함무라비’가 끝났다. 사상 유래 없는 사법 거래의 민낯이 드러난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가는 판사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이 생활밀착형 법정 드라마는, 초기엔 먼저 시작한 ‘무법변호사’의 화끈한 액션과 현실 대법원장과 겹쳐 보이는 악마적 판사에 눌려서 시선을 빼앗기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회에 이르러서는 법정 드라마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면서 스스로 전설이 되었다.‘미스 함무라비’는 현직 판사가 극본을 썼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판사들의 세상을 촘촘하고 세밀하게 그려냈다. 판사들의 자잘한 일상 업무에서부터 법원의 다양한 직업군과 판사끼리의 인간관계나 위계질서를 파악하는 데에도 꽤 시간이 걸렸다. 여기에 고등학교 시절서부터 시작된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을 쫒아가면서 판결에 관련된 사람들의 에피소드까지 꼼꼼히 따라가야 해서 시청자들이 부지런해야만 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법정에서 벌어지는 공방전도 화려한 무법 변호사의 장면과 비교하면 밋밋하고 너무 현실적이어서 입덕(팬으로 빠져드는 일)이 쉽지는 않은 드라마로 꼽혔다. 하지만 꾸준히 일관성 있게 쌓아 나간 박차오름, 임바른, 정보왕, 이도연, 한세상 등의 캐릭터는 뒤로 갈수록 큰 힘을 발휘했고, 각 판결 에피소드와 함께 등장인물이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설정은 판사라는 직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성차별을 비롯한 거의 모든 한국 사회의 모순을 극적 재료로 사용해 대립되는 입장차를 보여주고 또 자연스럽게 합리적인 결론을 찾아가는데 이는 오랜 판사 경력으로 쌓은 작가의 내공을 짐작케 했다. 특히 ‘미스 함무라비’가 이룬 성취는 이 비루한 현실을 타개할 방법을 끝까지 모색하면서 극중 인물들의 선택으로 일정한 제언을 해냈다는 점이다. 어쩌면 촌스럽다고 여겨질 수도 있고, 자칫 꼰대 질로 느껴질 수도 있는 이 낡지만 원칙적인 극작술은, 사법 거래 파동의 충격으로 배신감에 시달리던 시청자들을 위로하고 치유했다. 시청자들은 개인의 영전을 노리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내리며 출세한 뒤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끝까지 훼방하며 심지어 보복으로까지 느껴지는 파기 환송을 남발한 법원장에게 받은 상처를 오심으로 판명된 판결 때문에 평생 죄책감을 갖고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한세상을 통해서 치유했고, 약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강자의 호의를 쫒기에 바빠 유전무죄를 입증하고 있는 판사들로부터 받은 상처를 자신을 공격하기까지 하는 소송 꾼의 최초 패소 기록을 뒤져 그의 마음을 이해해 보려 하는 임바른 판사로부터 위로를 받았다. 더구나 여론 재판에 떠밀려 마땅히 해야 할 질문조차 못하는 변호사를 대신해서 피해자에게 질문을 하는 박차오름 판사를 통해 판사라는 직업의 신성함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웬만한 드라마가 주는 위로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미스 함무라비’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국민을 대신해서 나직이 묻는다. 당신들은 ‘권리’를 누구를 위해 쓰고 있습니까? 특히 질문할 권리와 들을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습니까? 어디에도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어디에나 있는 우리들의 영웅 이야기. ‘미스 함무라비’는 그 제목의 전근대성과는 어울리지 않게 현대 법치의 근본 원칙을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사법부의 독립과 법원의 역할을 재규정한다. 영화 ‘포스트’가 기자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꼭 보여줘야 할 작품이라면, ‘미스 함무라비’는 법조인의 꿈을 품고서 로스쿨에 입학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줘야 할 드라마이자 교재다. 하긴, 미래보다는 사법 거래를 일삼고도 아직 반성하지 않은 과거 인사들에게 먼저 시켜야 할 교육일지도 모르겠다. 전 대법원장은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뭐라고 말할 지 자못 궁금하다.
2018.07.20 I 최은영 기자
"학비 벌려다 불법체류자 전락"…산산조각난 코리안드림
  • "학비 벌려다 불법체류자 전락"…산산조각난 코리안드림
  • [이데일리 신상건 송승현 기자] 통역사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어학연수를 온 A양(20). D-4(어학연수) 비자를 받아 수도권의 한 대학 부설 어학당에 입학했다. A양은 어학당을 다니던 중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를 당했다. 치료비가 필요했던 A양은 어학당에서 만난 친구를 통해 고액 아르바이트가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A양은 치료와 생활비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친구를 따라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 하지만 A양의 생각과 달리 그곳은 일반 기업이 아닌 유흥업소였다. 돈 한 푼이 아쉬웠던 A양은 목표한 금액만 채우고 일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에 유흥업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의 단속에 적발돼 체류 자격을 잃어버려 불법체류자가 됐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 땅을 밟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유학 생활을 마치더라도 국내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다 언어능력이 부족해 발생하는 정보 소외 탓에 체류 자격을 잃고 불법적인 일자리를 전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대학들이 수익 창출을 주 목적으로 세운 어학당들이 불법 체류자 양산을 부추기고 있다. 어학당에 대한 당국의 좀 더 체계적인 관리·감독 강화와 함께 지방자치단체 등과 연계를 통한 유학생 취업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어학연수 자격 불법체류자 전체 90% 차지 외국인 유학생들은 법무부로부터 유학(D-2)과 어학연수(D-4)비자를 발급받는다. D-2비자는 국내 전문대 이상의 기관에서 교육을 받거나 연구활동을 하는 유학생에게 발급하는 비자다. D-4 비자는 전문대 이상 대학에서 운영 중인 부설 어학당에 등록한 어학연수생이 발급받는 비자다. D-2비자는 기본 유효기한이 1년이며 학업을 유지하고 있는 사실 증명하면 학업 종료때 까지 비자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학사는 수료 후 2년, 석사 3년, 박사는 5년까지 더 체류할 수 있다. D-4비자는 기본 유효기한이 6개월이며 최대 2년까지만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D-4비자는 장기 연수 비자인 D-2비자보다 제출해야하는 서류가 적고 발급이 훨씬 수월하다. 이주민지원센터 관계자는 “D-4비자를 받는 어학당 수강생은 등록 때 면접이나 서류심사 과정 등 별도의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며 “정원이 없는데다 일반 학원처럼 수강료만 내면 손쉽게 등록할 수 있다. 비자 만료일 등 비자 관리를 어학당에서 따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어학당들이 이를 악용해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어학당 평균 수강료는 3~6개월에 150만원 수준이다. 법무부 불법체류자 단속 모습 사진=연합뉴스◇ 등록금 인상 제한 없어 화수분 취급도 유학생들이 불법 체류자로 전락하는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유학생이 사고나 질병 등으로 부득이하게 휴학을 해야 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국내 학생들은 휴학을 하면 해당 기간만큼 추가로 교육을 이수하면 되지만 유학생은 비자 체류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이주민지원센터 관계자는 “유학생이 휴학을 할 경우 휴학계와 함께 해당 대학 외국인입학관리처에 비자 체류 기간 연장을 반드시 요청해야 한다”며 “특히 어학당은 따로 비자 관리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유학생 스스로 비자 체류 기간 연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어가 서툰 유학생들은 도움을 받을 곳이 딱히 없어서 비자 연장을 제때 하지 못해 불법체류자가 되는 경우가 꽤 많다”고 덧붙였다. 유학생들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할 때도 마찬가지다. 법무부 규정에 따르면 유학생들은 원칙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 다만 아르바이트와 같은 시간제 취업은 체류자격 외 활동으로 분류돼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유학생들은 학교 유학생 담당자의 확인을 받은 뒤 관할 출입국관리소에서 허가를 받아 시간제 취업을 할 수 있다. 허용 시간은 학부와 어학연수(6개월 이상 체류) 과정은 주당 20시간 이내며 석·박사과정은 주당 30시간 이내다. 허용 분야는 △통역 △번역 △ 일반 사무 보조 등이다. 유학생 대부분은 한국에서의 취업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것을 희망하지만 유학생 아르바이트를 주선해주는 곳이 따로 없어 유학생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주민지원센터 관계자는 “유학생들이 아르바이트 허용 시간을 넘기거나 고수익 아르바이트의 유혹에 빠져 불법 행위를 저질러 체류 자격을 잃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다”며 “유학생들은 등록금 상한선이 없어서 손쉽게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린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일부 대학들은 유학생 등록금을 큰 폭으로 올려 부담이 컸다는 유학생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사진은 건설현장 불법체류자 단속 당시 촬영화면 캡처 법무부 제공=연합뉴스
2018.07.13 I 신상건 기자
이태곤 소속사 1호 걸그룹, 리얼 웹예능 공개
  • 이태곤 소속사 1호 걸그룹, 리얼 웹예능 공개
  • [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이태곤의 소속사 라마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1호 걸그룹이 9월 데뷔를 앞두고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전격 공개한다.라마엔터테인먼트는 “평범한 소녀들이 걸그룹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웹예능 ‘자양동 하트뿅’을 통해 누구나 꿈을 가지고 노력하면 걸그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며 “옆집 언니, 누나, 여동생 같은 친구들이 어떻게 변신하고 성장하는지 가감없이 담아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라마엔터테인먼트는 박서준 이현우 등 한류스타들을 성장시킨 키이스트 본부장 출신 이재민 대표가 설립한 연예기획사로 현재 이태곤, 지소연, 김슬미, 최재이 등이 소속돼 있다. 18년차 매니저로서의 네트워크와 노하우, 대형 기획사에서 닦은 트레이닝 시스템 등을 집약해 1호 걸그룹을 9월 선보일 예정이다.현재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연습생들이 데뷔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의 리얼한 훈련 과정은 웹예능 ‘자양동 하트뿅’을 통해 오는 20일 처음으로 공개된다. 20일 낮 12시 V라이브 ‘유니콘TV‘를 필두로, 네이버TV 내 ’라마TV’, 유튜브 채널 ‘라마TV‘ 등을 통해 매주 금요일 만날 수 있다.이재민 대표는 “데뷔곡은 ‘하트뿅’이란 복고풍 댄스곡으로, 안무까지 모두 나와 있는 상태다. 걸그룹으로 데뷔하기 위해 연습하는 후보생들의 모습을 26일 V라이브 채널 ‘유니콘TV’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뛰어난 연습생에게는 응원을, 실력이 부족한 연습생에게는 날카로운 조언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라이브를 통해 수시로 팬들과 소통할 것이며 팀명도 팬들과 함께 지을 계획이다. 옆집 이웃 같은 소녀들의 걸그룹 데뷔기를 관심있게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2018.07.12 I 박현택 기자
'김비서' 원작자 정경윤 "매 순간 기립박수 치는 중"
  • '김비서' 원작자 정경윤 "매 순간 기립박수 치는 중"
  • 정경윤 작가(사진=가하출판사).[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웃으면 복이 온다’는데 요즘 이 사람처럼 많은 복을 받는 사람이 있을까싶다. 연일 화제를 낳고 있는 tvN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원작자 정경윤(40) 작가 얘기다. 2013년 출간한 동명의 소설은 국내 모든 서점에서 로맨스 장르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까지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한 웹소설은 누적 조회 수 5000만 건을 돌파했다. 배우 박서준과 박민영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는 케이블 드라마임에도 시청률 8.4%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원작 웹소설과 웹툰 그리고 드라마까지 연이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책으로 출간한 ‘김비서가 왜그럴까’는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자기애로 똘똘 뭉친 부회장 이영준(박서준)을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 김미소(박민영)가 퇴사를 선언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작품이다. 특히 정 작가는 약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대학 졸업 후 곧장 약국을 열었다가 답답한 생활의 탈출구로 로맨스 소설 커뮤니티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게 전업의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 쓴 로맨스 소설만 10편이 넘는다. 4년 전부터는 글쓰기와 육아를 위해 약국을 접고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정 작가는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쁘고 감사하다”며 “박서준·박민영은 워낙 연기파 배우들이고 내가 생각하던 주인공들의 흐릿한 이미지보다 더 선명하게 캐릭터를 잘 잡아줬다. 지금도 매 순간 기립박수를 치는 중”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톤으로 표현하려고 애썼는데 그런 점을 예쁘게 봐준 것 같다. 제목은 시놉시스 완성 단계에서야 정했다. 가장 기본이 됐던 장면은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던 이영준이 9년간 파트너로서 함께 일했던 미소의 퇴사 통보를 듣고 “아니, 도대체 김 비서가 왜 그럴까!” 하고 절규하는 장면이었다.-본업은 약사였는데 작가로 전업을 했다. 작가와 약사의 삶을 비교해보자면△약사도 작가도 둘 다 정말 소중한 커리어다. 10년 넘게 약국을 운영하면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었는데, 그때 글 작업이 숨구멍을 틔워주었다. 하지만 글을 업(業)으로 삼고 거기에만 매달렸다면 지금까지 오지는 못했을 것 같다. 말 그대로 약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이 있었기에 즐기면서 글을 쓸 수 있었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며 살아오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남들보다 두 배는 만족하며 살고있는 것 같아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작품을 쓰는 데 있어 영감은 어디서 받는지△내 경우엔 정말 생활밀착형, 체험 삶의현장인 것 같다. 평소 접하는 일상에서 문득 떠오르는 단상들을 노트나 휴대전화 메모장에 적어 활용하기도 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체험이나 활동을 많이 해두는 편이다.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며 시야를 넓히려고 노력도 한다. 뭐든지 배워두면 언젠가는 도움이 되더라.-육아와 글쓰기 작업을 어떻게 병행하고 있는지△약국을 정리한 후로 글 작업은 가족들이 자는 늦은 밤이나 새벽에 주로 하고 있다. 급한 마감이 없다면 웬만해선 낮 동안에는 일상생활과 아이들 케어에만 전념한다. 이렇게 시간대를 분리하면 잠이 줄어 몸은 힘들어도 스트레스는 덜 받더라. 내 일, 내 삶, 그리고 아이들이 모든 워킹맘들의 가장 어려운 숙제인 것 같다.-작품이 인기를 얻고 난 후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아무래도 드라마가 방영되니 더 피부로 느껴지는 모양이더라. 다들 신이 났다. 남편은 첫방송 날 밤잠을 못 자더니 그때부터 매 방영일마다 열심히 안방 1열을 차지하고 있고, 큰애는 학교에서 친구들이 종종 물어온다고 어색해한다. 어린 딸은 커서 박서준 아저씨랑 결혼하는 게 꿈이라고 하더라. 미안하지만 그건 절대 안 될 거라고 말해주었다. 아직 전혀 납득을 못 하는 것 같은데 더 크면 알아서 이해하게 될 거라 생각한다. 사실 가족들의 응원 덕에 계속 글을 쓸 수 있었기에 늘 감사히 여기고 있다.
2018.07.12 I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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