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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장고 이불 정체가 우주복이었다고? [생활속산업이야기]
- ※‘생활속산업이야기’가 하반기를 맞아 섹터를 일부 교체합니다. 상반기 좋은 글을 보여준 가구와 시멘트를 대신에 침구(수면산업)와 유리(건자재)가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아 그랬구나!” 일상 곳곳에서 우리 삶을 지탱해 주지만 무심코 지나쳐 잘 모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침구, 종이, 페인트, 유리, 농기계(농업) 등등 얼핏 나와 무관해 보이지만 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곁에 스며 있지만 숨겨진 ‘생활 속 산업 이야기’(생산이)를 전합니다. 각 섹터별 전문가가 매주 토요일 ‘생산이’를 들려줍니다. <편집자주>[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조은자 부소장] 식어가는 태양을 되살리기 위해 이를 다시 불타오르게 만들 핵폭탄을 싣고 태양으로 향하는 우주비행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본적 있다. 이 영화에는 우주복을 입은 대원들이 우주선 밖을 나가 태양의 극한의 열기를 직접 맞닥뜨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다소 비현실적인 연출이라 평을 하고 있다가, 침구를 만드는 회사에 몸 담은 필자는 우주복에 쓰이는 한가지 과학적 소재를 떠올렸다.이브자리 ‘쿨링미’ (사진=이브자리)우주복에는 PCM(상변화물질, Phase Change Material)이라는 소재가 쓰인다. 자동 온도 조절이 가능한 이 소재는 지정된 고온에서 열을 흡수하고 지정된 저온에서는 저장된 열을 방출하는 점이 특징이다. 원래 PCM은 우주인을 우주의 극심한 온도 변화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개발됐다. 그런데 PCM 소재의 이런 특징에 착안해 침구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더운 여름철 주위의 열을 흡수해 시원한 수면환경을 만들어주는 냉감 침구가 출시됐다.이 외에도 여러 방법으로 냉감 침구가 만들어지고 있다. 또 다른 하나가 땀 흡수가 잘 되도록 표면에 미세 굴곡이 많은 섬유를 사용하는 것이다. 땀방울이 섬유골 사이로 쉽게 흡수되고 배출될 수 있도록 섬유의 단면을 십자 모양, 직사각형 등의 형태로 구성한다. 최근 많이 사용되는 방법으로 열전도성이 우수한 소재를 사용하는 방식도 있다. 순간적으로 열을 빼앗아가 닿자마자 시원함을 바로 느낄 수 있는 열전도성이 우수한 폴리에틸렌 기반의 냉감소재들이 요즘 인기이다.천연 소재 중에서는 열전도성, 통기성과 흡수성이 우수한 마 소재나 레이온 소재가 여름철에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되어 왔었다. 여기에 입안이 시원해지는 껌으로 유명세를 탄 자일리톨과 같은 열을 흡수하는 특성의 원료를 원단 표면에 코팅하는 방식도 냉감 침구를 만드는 데 자주 활용한다.고온 다습한 여름철 건강한 수면을 취하기 위해선 몸 밖으로 땀과 열을 잘 방출해 몸 속 체온인 심부체온을 충분히 내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 점에서 땀과 열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냉감 침구가 피부에 닿았을 때 시원함을 느끼게 하고 숙면을 돕는 것이다. 과거 지혜로운 우리 선조들이 죽부인을 끌어안고 잤던 것도 몸과 죽부인 사이에 공기를 순환시켜 열을 효과적으로 내보내려는 이유다.이브자리 ‘쿨파스’ (사진=이브자리)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질 높은 수면을 이루기 위해 관심과 노력을 쏟는 이들이 많아졌다. 여기에 전례 없는 폭염이 몇 년째 기승을 부리면서 냉감 침구에 대한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글로벌 냉감소재 시장은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17.3% 증가해 36억달러 규모로 커지고 있다. 침구업계에서도 기존 침구 패드나 베개에 한정해 사용되던 냉감 소재가 이제는 이불, 소파 패드, 방석 등 다양한 상품군에 사용되면서 냉감 침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필자가 몸담은 이브자리의 경우도 올해 5월부터 6월까지 냉감 침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이브자리는 뜨거워진 냉감 침구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기 위해 냉감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올여름 어린이도 사용할 수 있는 크기의 제품을 출시하는 등 사이즈를 세분화하고 소파 패드, 카페트 등 침실 이외 거실에서 쓸 수 있는 냉감 아이템을 새롭게 선보였다.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폭염과 폭우, 홍수, 폭설, 한파, 가뭄 등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자연재해급의 기후 환경에 대비해야 하고, 특히나 잠 못 드는 여름은 점점 더 잠들기 어려운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그러나 무더운 여름 밤을 이겨내기 위해 과도하게 에어컨을 사용하면 지구의 환경오염을 가중하고 소중한 잠 또한 영향을 받아 결국은 악순환이 심화되는 형국이다. 환경을 생각해서 냉방기 사용을 전혀 하지 않을 수는 없기에 적당한 냉방 온도를 유지하면서 함께 사용하면 냉감소재가 도움이 된다.수면환경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올여름에도 예보된 폭염과 호우로 인해 걱정이 앞선다. 한여름 열대야가 불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면환경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기를 당부한다. 필자 역시 뜨거워지는 여름만큼 커져가는 냉감 침구에 대한 필요성과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고민을 이어갈 것이다.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조은자 부소장 (그래픽=김정훈 기자)
- '법적 울타리' 생기는 가상자산…제2 테라사태 막을까
-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2022년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 충격을 줬던 ‘테라-루나’ 사태의 재발 방지책이 2년 만에 시행된다. 달러와 연동해 안전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불렸던 테라의 실체는 ‘폰지 사기’에 불과했는데 그 뒤 피해자 구제부터 가해자 처벌까지 제대로 이뤄진 게 하나도 없어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분통을 터지게 했다. 당시 국내 피해자만 약 20만명, 피해 규모는 3000억원대로 달한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이 19일부터 시행되면서 가상자산 시세 조종을 비롯한 각종 불공정거래 행위, 해킹 등으로 인한 피해 구제 등에 대한 규정이 명확해진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가상자산 상장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불공정거래 등 감시를 강화해야 할 뿐 아니라 고객 예탁금, 가상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조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파산하더라도 고객 자산은 보호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업계 또한 가상자산법을 통해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 중이다. 다만 기관투자가 투자 확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 가상자산 시장을 위한 유동성 지원책이 보완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거래소 망해도 고객 자산은 보호”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상자산을 직접 규제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이 19일부터 시행된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의 가상화폐 시세 전광판에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는 모습.(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가상자산법은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고객을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로 △가상자산 투자자에 대한 보호 의무 부과 △불공정거래 방지 △금융당국의 감독 및 제재 권한 부여 등이 골자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가상자산 상장 심사부터 결정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불법거래를 감시해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즉각적으로 거래 중지 및 상장 폐지를 하는 일련의 기준을 마련했다. 앞으로 가상자산 발행기업이 시세 조정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을 경우 최대 무기징역에 달하는 형사처벌이나 부당이득의 두 배를 벌금으로 받게 된다. 부당이득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손상액의 2배 이하 또는 40억원 이하 과징금 중 큰 액수가 부과된다. 기존에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재심사도 이뤄진다. 6개월간의 재심사 과정에서 신뢰성, 고객 보호 장치, 기술·보안 위험 등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다. 가상자산 발행기업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상장 폐지된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는 고객 예치금을 별도의 수탁은행에 맡기고 고객이 투자한 가상자산은 해킹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콜드월렛(Cold wallet)에 80%를 보관해야 한다. 온라인 방식으로 작동되는 ‘핫 월렛(Hot wallet)’에 보관된 가상자산의 5% 이상에 해당하는 현금은 유사시 고객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적립해야 한다. 가상자산법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부터 불법 감시까지 의무를 부과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만큼 거래소별로 ‘신뢰성’을 담보로 고객 유치전도 치열해질 수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관계자는 “가상자산법이 본격 시행되면 거래소들이 규제 준수 역량을 갖추고 있는 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법 테두리에서 어느 거래소가 불법 감시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지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금융당국 2차 입법 추진에 업계 “시기상조”(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가상자산법이 담지 못한 내용을 2차 입법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이용자보호법 제정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에 부대의견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여기에는 가상자산거래소의 상장·매매·결제·보관 등 업무를 기능별로 분리하는 방안이 골자다. 현재 주식 등 증권 시장에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 상장과 매매는 한국거래소, 증권 집중 예탁과 결제는 한국예탁결제원, 증권 금융회사는 투자자 거래 중개와 매매로 역할이 구분돼 있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업무 분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업권 분리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만약 업권 분리가 이뤄질 경우 거래 기능만 남게 되고, 결국 특징없이 모든 거래소가 동일해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가상자산의 시장 규모를 더 키울 수 있도록 활로를 열어주는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법인과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유동성을 확보해 시장 자체가 커진 후에 업권 분리를 논해야 한다는 것이다.현재 국내에서는 기관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없다. 2017년 금융당국이 기관의 가상자산 투자가 투기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융기관 등의 가상자산 보유와 매입, 지분 투자 등을 금지했다. 현재 거래소들은 법인의 원화 입출금과 거래가 모두 금지돼 있다. 해외에서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것과 상반된다. 국내 한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사업범위가 국내 개인의 현물거래에 국한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거래소의 기능, 역할 분리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법인투자 허용 등으로 유동성 확보와 수익모델이 다변화된 후 기능 분권화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통근·통학 ‘생활인구’ 파악…인구소멸지역 맞춤 전략 짠다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통계청이 올해부터 작성을 시작한 ‘생활인구’ 통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 생활인구는 정주인구뿐만이 아니라 통근과 통학, 관광 등으로 체류하는 인구까지 넓힌 개념으로, 향후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맞춤형 전략을 설계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통계청은 전날 ‘생활인구 작성을 위한 연구 사업’ 입찰 신청을 마감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빠르면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 연말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생활인구 통계를 활용하고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생활인구 통계 작성 과정의 고도화와 더불어 그 결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통계청은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지역지원 특별법에 따라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생활인구를 산출해 분기별로 공표한다. 통계청은 7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지난해 4~6월 기준 생활인구를 시범 산출했고, 올해부터는 89개 전체에 대해 통계를 산출해 분기별로 공표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오는 25일 올해 1분기(1~3월) 기준 생활인구 통계가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생활인구는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 외에도 통근과 통학 등으로 해당 지역을 왕래하며 지역 활력을 높이는 사람까지 인구로 정의한 개념이다. 인구감소지역법에 따르면 한 달에 1번, 하루 3시간 이상 해당 지역에 머문다면 생활인구로 분류되며, 법률상 등록된 외국인, 한국에서 거주하는 재외동포들도 포함된다. 생활인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행안부의 주민등록정보뿐만이 아니라 통신3사로부터 취합하는 모바일 이동정보,카드사들의 카드 사용정보도 사용된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동과 체류, 소비 등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신 데이터와 행정안전부, 법무부의 데이터를 각 기관으로부터 받은 후 가명 처리, 1차적인 가공 등이 이뤄진다”고 산정 과정을 설명했다. 통계청은 이번 연구에서 체류인구의 특성과 표본을 바탕으로 도출하는 전수화 방안, 데이터 품질관리 방안 등을 다룰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향후 구체적으로 지자체 특성에 맞는 생활인구 데이터 활용 방안 등이 나올 수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12월 발표되는 3분기 데이터부터는 연구 결과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생활인구 자료는 지역 특성에 따라 교통 정책, 관광상품 개발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지자체도 정주인구가 아닌 생활인구 확대를 위한 조례 제정, 관련 정책 수립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발표된 7개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시범산정 결과에 따르면 모든 곳에서 등록인구보다 체류인구의 수가 많았다. 특히 관광지(충북 단양)는 체류인구가 등록인구의 8.6배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러한 확장적 인구 개념을 활용하면 보다 많은 인구 유치는 물론 관광이나 통근, 외국인 거주 등 지역 유형별 맞춤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전문가들 역시 생활인구 개념이 지방 정책에 필요하다고 봤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연구원의 안소현 부연구위원은 “방문의 경우 재방문·체류로 전환하고, 체류 단계에서는 인프라가 부족한 농어촌지역의 공간을 늘리는 등 생활인구를 바탕으로 활성화해야 하는 과제가 많다”며 “인구감소지역 외에도 각 지역과 부처별 사업 등을 고려해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 美 중소형주 랠리에 한발 늦은 韓…"아직은 회복 과정"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당선 가능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미국 시장에서는 중소형주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은 아직 중소형주가 회복 과정에 있어, 전문가들은 중소형주 랠리 지속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美 러셀2000지수 급등…“대선까지 시장 색깔 유지”1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러셀2000 지수는 2264.95로 또다시 연고점을 갱신했다. 이날 하루 상승 폭만 3.5%에 달하고 6월 말과 비교하면 10% 급등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러셀2000 지수가 지난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연속 랠리 중”이라며 “반등의 계기는 금리 하락 궤적에 대한 확신”이라고 설명했다. 현금이 풍부한 대형 기술주보다 차입 비용에 의존하는 중소형주는 금리 향방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 지난 11일 둔화된 6월 CPI 발표 이후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웠고, 이후 러셀2000 지수는 10% 뛰었다. 같은 기간 S&P500은 0.6% 상승하는데 그쳤다. 특히 미국 연준이 주시하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3.3% 올라 둘 다 약 3년 만에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더구나 지난 주말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총격 사건 이후, 트럼프 재선 가능성을 시장이 반영하면서 성장주 반대편에 있는 중소형주가 부각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당시 보호무역주의, 감세, 볼커룰 폐지, 에너지 자립으로 요약되는 트럼프 정책 공약으로 중소형주와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선거일 이후 한 달 동안 러셀2000이 16% 올라 대형주 러셀1000 상승률 5.4%를 10%포인트 이상 상회했다.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총격 사건으로 트럼프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라며 “트럼프 당선확률이 55%를 넘어선 이후부터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2016년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정책 공약이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11월 대선까지 큰 이변이 없다면 시장 색깔은 유지될 것이라 생각한다. 2016년 때 대선 이후 나타난 변화가 한 박자 먼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 국내도 중소형주 회복 조짐…산업재 주목 국내 시장은 여전히 중소형주가 회복 과정에 있다. 미국 러셀2000 지수 급등하기 시작한 기간(10~16일)과 맞물려 보면 코스피 대형주는 2878.23에서 2873.43으로 0.2% 하락했지만, 중형주(3072.79→3090.81)와 소형주(2379.16→2382.96)는 각각 0.6%, 0.2% 상승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즈별 강세를 보면 코스피는 중형주, 코스닥은 소형주가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며 “직관적으로 이런 강세가 확인되려면 1주에서 2주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나 연구원은 “현재 국내에서 트럼프와 금리 인하 모멘텀으로 시장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섹터는 금융·산업재(트럼프 당선 가능성)와 의료(금리 인하 기대감)라고 본다”며 “특히 금융·산업재의 상승으로의 태세 전환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산업재 최근 1주일 수익률 상위 기준으로 보면 기계와 건설주가 상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과 임대2법 폐지 논의 속에서 상승하고 있는 종목들이다.김수연 연구원도 “국내 시장과 연관해 생각해보면 미국의 주택건설 인프라는 국내 기계와 컨테이너 운송 수요를 일으킬 수 있다”며 “최근 며칠 건설이 반등하기 시작했고 건설기계도 상승 탄력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보호무역주의는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있는 자동차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며 “낮은 금리는 바이오에 우호적인데, 올해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전도 활발하다”고 전했다.
- '청년·지역·테크'에서 마이스 활성화 해법 찾는다 [MICE]
-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수원 마이스 위크’가 이달 29일과 30일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3층)에서 열린다. 수원특례시, 수원컨벤션센터가 기존 마이스 정책 포럼의 범위와 대상을 ‘기술’(테크)과 ‘청년’으로 확대해 여는 행사다. 한국마이스협회와 한국관광정책연구학회, 마이스테크 얼라이언스(MITA)는 주관기관, 한국관광공사는 후원기관으로 참여한다.수원 마이스 위크 주제는 ‘청년과 지역, 테크를 마이스로 말하다’이다. 행사는 29일 ‘코리아 영(Young)마이스 앰배서더 총회’로 시작해 30일 ‘수원 마이스 포럼’과 ‘마이스 테크 포럼’으로 이어진다.코리아 영마이스 앰배서더 총회에는 마이스 분야 취업을 목표로 지역에서 서포터즈로 활동 중인 서울·인천·대전·강원·경남·경주·제주 지역 대학생 150여 명이 참여한다. 전국 대학생 연합 마이스 동아리 ‘쏨’(S.O.M), 경희컨벤션학회 소속 30여 명도 앰배서더 자격으로 참여한다. 마이스협회가 운영하는 영마이스 리더 프로그램 참가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기는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수원 마이스 위크의 메인 프로그램은 30일 열리는 ‘수원 마이스 포럼’과 ‘마이스 테크 포럼’이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마이스’, ‘글로벌 마이스, 디지털 전환(DX) 넘어 인공지능 전환(AX)으로 길을 찾다’를 주제로 열리는 두 포럼은 모두 별도 등록비 없이 무료 행사로 진행된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수원 마이스 포럼’은 이연택 한국관광정책연구학회장(한양대 명예교수)의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마이스’ 기조강연에 이어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윤지민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 이사가 주제발표를 맡는다. 지역 마이스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과 과제를 짚어보는 전문가 토론은 김봉석 경희대 교수가 진행하고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김경희 로컬임팩트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박래춘 수원컨벤션센터 본부장이 무대에 오른다.30일 오후 ‘마이스 테크 포럼’은 윤영혜 동덕여대 교수의 ‘마이스와 인공지능(AI)’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4시간 동안 3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첫 세션 주제발표를 맡은 글로벌 복합리조트 회사 엠지엠 리조트 인터내셔널 최유정 이사와 이종서 하와이 관광·컨벤션뷰로 부장은 마카오와 미국의 최신 마이스 마케팅 트렌드를 소개한다. 이어지는 두 번째 세션에선 오투미트, 그라운드케이, 마이스링크, 루북, 블루오리진 등 마이스테크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서비스 론칭 과정에서 겪은 경험담을 들려준다. 마지막 ‘테크 토크’ 세션은 야놀자와 파파야, 트래포트, 래티스, 엑스엘에이트(XL8) 등 트래블·마이스 테크 기업 대표들이 무대에 올라 ‘마이스와 DX’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 IMF, 韓 성장률 전망치 2.3→2.5% 상향…"무역 회복세 긍정적"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직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높은 2.5%로 상향했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세계 무역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IMF는 16일 ‘7월 세계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2.5%로 상향 조정하고,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 4월과 동일한 3.2%로 제시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에는 전체 회원국을 대상으로, 1월과 7월에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30개국을 대상으로 수정 전망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이날 수정된 IMF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 2.5%는 하반기 들어 새롭게 수정된 우리 정부(2.6%)와 한국은행(2.5%), KDI(2.6%) 등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2.6%)와 유사한 수준이다. IMF는 “아시아 지역의 수출 증가 등 세계 무역 회복으로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국만 놓고 보면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반도체 업황 호조로 인해 수출이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3348억 달러로 지난 2022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높아 올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영국, 독일, 한국과 일본 등이 포함된 선진국 그룹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전망치와 같은 1.7%을 유지했다. 프랑스(0.9%), 영국(0.7%) 등 유로존 국가들은 1% 미만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고, 지난 1분기 일부 자동차 업체 출하 정지를 겪었던 일본도 올해 0.7%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확정치)이 1.4%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전망치 대비 0.1%포인트 낮은 2.6%로 수정했다. IMF는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이 포함된 신흥개도국 그룹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전망치 대비 0.1%포인트 높은 4.3%로 예상했다. 중국(5.0%)은 민간소비 및 수출 반등을, 인도(7.0%)는 지난해 양호한 성장에 따른 이월효과, 소비 회복을 반영해 직전 전망치 대비 각각 0.4%포인트, 0.2%포인트씩 올려잡았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에서는 상·하방 요인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방 요인으로는 생산성 증가와 다자간 무역 확대를 제시했다. 다만 중동 등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물가상승과 고금리 지속, 미국 대선 등 선거결과에 따른 정책 급변 등은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 저전력 칩 중요성 커진다…삼성·SK, AI 메모리 전선 확대
- [이데일리 김응열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온디바이스 AI 기기용 메모리 리더십 확보에 나선다. 대만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미디어텍과 스마트폰 ‘두뇌’ 반도체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탑재할 메모리 호환성 테스트를 마치면서 최신 저전력 D램 공급을 눈앞에 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기회를 놓친 실수를 만회하려는 삼성전자에 맞서 SK하이닉스 역시 이 시장에서 보폭을 키우면서 두 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삼성전자, 미디어텍과 최고속 LPDDR 동작 검증삼성전자는 미디어텍과 업계 최고 속도인 10.7Gbps LPDDR5X D램 동작 검증을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LPDDR5X 기반 16GB 패키지 제품으로 협업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이번에 동작 검증을 마친 미디어텍 제품은 ‘디멘시티 9400’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최신 플래그십 모바일 AP다. AP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등 여러 반도체를 한데 모은 시스템온칩(SoC)이다. 동작 검증은 AP 양산 전 내부의 각 칩이 잘 호환되고 정상 작동하는지 테스트하는 과정이다. 삼성전자는 이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디멘시티 9400에 탑재할 LPDDR5X 납품에 한발 다가섰다.삼성전자가 기존에 밝힌 양산 시점은 올해 하반기다. 다만 아직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유창식 삼성전자 D램선행개발팀장 부사장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반도체공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단 검증만 마친 것”이라며 “양산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AI폰부터 데이터센터까지 LPDDR 응용처 확장LPDDR D램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에 주로 탑재되는 메모리다. 전력 효율을 높인 제품으로 배터리를 충전 후 사용하는 휴대용 기기에 주로 쓰인다.최근에는 AI 스마트폰, AI PC 등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열리며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기기는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 모델에 필요한 연산을 수행하는데 높은 보안성과 빠른 속도, 낮은 전력 소모 등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력 효율이라는 온디바이스 AI 장점을 살리려면 이를 지원할 D램이 필요한 것이다.온디바이스 AI 시장은 성장성이 크다. 시장분석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시장은 지난 2022년 185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 1739억달러로 연평균 37%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그중에서도 AI 스마트폰 시장은 빠르게 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결과, 올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중 AI폰 비중은 11%로 추정되는데, 2027년에는 43%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AI 스마트폰향 LPDDR D램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최근 들어 데이터센터까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모가 많은데,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 전력 효율을 높이려는 것이다. AI 시대가 열리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어, LPDDR D램은 온디바이스 AI 기기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에서 시장성이 작지 않다.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연구부원장은 “데이터센터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려면 여전히 HBM이 필요하지만 HBM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LPDDR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쪽 수혜도 있겠지만 AI폰과 AI PC 등 소비자 기기 쪽에서 LPDDR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불붙는 LPDDR 전쟁…“범용 메모리는 삼성 우위”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보다 성능을 높인 LPDDR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 제품의 가장 큰 경쟁력은 속도다. 초당 10.7기가비트(Gb) 전송 속도로 현존 LPDDR 중 가장 빠르다. 온디바이스 AI는 사용자 요청에 빠르게 답을 연산해 내놓아야 하는 만큼 메모리 속도가 중요하다. 이전 세대 제품과 비교하면 동작 속도가 25% 이상 개선됐다. 소비 전력도 같은 수준으로 좋아져 LPDDR의 저전력 강점을 강화했다.(그래픽=김정훈 기자)SK하이닉스는 LPDDR5X 성능을 높인 LPDDR5T를 지난해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비보에 납품하고 있다. 이 제품은 초당 9.6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1월 LPDDR5T D램의 공급 소식을 공개할 때만 해도 이 제품의 속도가 가장 빨랐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4월 LPDDR5X 개발 소식을 알리며 반격했다.업계에선 HBM에 밀린 삼성전자가 LPDDR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 지위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그간 쌓은 기술력과 고객사들과의 협업 경험 등에서 삼성전자가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모바일 D램 시장에서 54.8% 점유율로 시장을 과반 이상 차지하는 중이다. 옴디아가 관련 통계를 내놓기 시작한 2012년부터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HBM에 많은 시선이 쏠려 있지만 역시 메모리 시장은 범용 제품이 이끌고 있다”며 “범용 메모리를 비롯한 종합적인 관점에서 보면 삼성이 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탄탄한 스토리·철저한 현지화의 힘…뮤지컬 본고장이 열광했다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와 ‘마리 퀴리’가 ‘K뮤지컬’의 신기원을 열었다. 두 작품은 뮤지컬 본고장으로 불리는 미국과 영국에서 정식 공연으로 당당히 현지 관객과 만나고 있다. 해외에서 수입해온 라이선스 뮤지컬을 중심으로 2000년대부터 시장을 키워온 한국 뮤지컬이 이제는 해외에 뮤지컬을 수출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으로 당당하게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위대한 개츠비’ 현지 관객 반응 긍정적미국 브로드웨이 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 (사진=오디컴퍼니)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로 제작 전반을 총괄한 ‘위대한 개츠비’는 지난 4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시어터(Broadway Theatre)에서 막을 올린 뒤 연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15일 브로드웨이 공연 정보를 제공하는 플레이빌에 따르면 ‘위대한 개츠비’는 총매출 1641만 9736달러(한화 약 226억 997만원, 7월 7일 기준), 객석 점유율 94.55%를 기록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흥행 기준으로 여겨지는 ‘원 밀리언 클럽’(주당 매출액 100만 달러)도 개막 이후 계속 유지하고 있다.현지 반응도 긍정적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관객이 선정하는 제21회 시어터 팬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는 최우수작품상 등 9개 부문을 휩쓸었고, 제77회 토니상 뮤지컬부문 의상상, 제68회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무대디자인상 등도 수상했다.신 대표는 2014년 래퍼 투팍의 이야기를 그린 ‘할러 이프 야 히어 미’, 2015년 러시아 대하소설 원작의 ‘닥터 지바고’로 브로드웨이 진출을 시도했지만 흥행 실패로 조기 폐막이라는 뼈저린 아픔을 겪었다. 두 번의 실패를 바탕으로 신 대표는 자신이 공연 제작 전반을 총괄하는 ‘단독 리드 프로듀서’로 ‘위대한 개츠비’를 기획, 개발했다.‘위대한 개츠비’는 최근 브로드웨이 작품 경향과 다르게 화려한 무대와 의상, 19인조 라이브 오케스트라 등을 갖춘 작품. 신 대표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제작 방식 중 하나인 ‘트라이아웃 공연’(시범공연)으로 ‘위대한 개츠비’의 브로드웨이 진출을 시도했다. 유서 깊은 트라이아웃 전문 공연장 뉴저지 플레이밀하우스에서 먼저 공연을 선보였고, 현지 관계자들의 반응을 통해 작품을 수정·보완하며 브로드웨이 공연을 추진했다. 현지 언론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지만, 뮤지컬 특유의 볼거리를 고루 갖춰 현지 관객은 열광하고 있다.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채링 크로스 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마리 퀴리’의 한 장면. (사진=라이브)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K뮤지컬이 공연하고 있다. 공연제작사 라이브의 창작뮤지컬 ‘마리 퀴리’가 지난달 8일(현지시간)부터 영국 런던 채링 크로스 시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265석 규모의 소극장에 오른 ‘마리 퀴리’는 K뮤지컬의 웨스트엔드 진출이 불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현지 언론의 관심도 높다. 개막 전날 진행한 ‘프레스 나이트’ 행사에는 67개 매체가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마리 퀴리’는 2022년 하이라이트 쇼케이스, 2023년 전막 쇼케이스를 통해 현지 공연화 가능성을 차근차근 타진하며 웨스트엔드 개막을 성사시켰다.이 작품들 외에도 ‘어쩌면 해피엔딩’, ‘유앤잇’, ‘인사이드 윌리엄’ 등의 뮤지컬이 현재 미국과 영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서울, 제주 등이 등장하는 원작 그대로 오는 10월 미국 브로드웨이 벨라스코 극장에서 개막한다. ‘위대한 개츠비’가 기획 단계부터 브로드웨이를 겨냥한 작품이라면,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 창작진(박천휴 작가)이 만든 작품을 브로드웨이에서 정식으로 소개하는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EG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한 ‘유앤잇’의 해외 진출 사례도 눈길을 끈다. EG뮤지컬컴퍼니는 2023년부터 5년간 4단계 로드맵(현지화-공연 브랜딩 및 지역 투어-웨스트엔드 진입-오프런 공연 진행)을 세우고 영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2년간 영어 버전으로 현지화를 마친 ‘유앤잇’은 영국의 CDM 프로덕션과의 협업을 통해 오는 8월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며 지역 투어를 모색한다. 이응규 EG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에든버러에서 작품을 검증받고 본격적으로 영국 시장에 진입해 한국 뮤지컬의 영미권 진출의 좋은 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K뮤지컬 글로벌 진출에 날개 달아줄 때”미국·영국 진출 나선 K뮤지컬 주요 성과. (디자인=김정훈 기자)미국과 영국의 장벽을 넘어선 K뮤지컬은 이제 세계 공연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대학로에서 열린 ‘K뮤지컬국제마켓’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미국, 영국 등 해외 8개국 총 45명의 해외 인사가 참가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처음 공식 초청한 해외 인사는 25명이었으나, 행사 진행 과정에서 참가자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정은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유통팀장은 “그동안 마켓에 참여했던 해외 인사들이 주변 관계자들에게 한국을 주목하라고 추천하고 있다”며 “K뮤지컬에 대한 세계 공연계의 기대가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K뮤지컬국제마켓’은 국내 및 해외 뮤지컬 전문가, 투자자 등이 모이는 뮤지컬 장르 전문 마켓이다. 올해 4회째를 맞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마리 퀴리’의 경우 2021년 마켓 피칭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후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후속 지원을 받으며 웨스트엔드 쇼케이스 등을 개최할 수 있었다. 2023년 마켓 착용에 참여한 작품 ‘서천담화’는 영국 현지 워크숍을 위해 영국 디아더팰리스 극장, 플레상스 극장 등과 업무협약(MOU) 체결을 준비 중이다. 올해도 30편의 K뮤지컬이 쇼케이스 및 피칭으로 해외 관계자들과 만났고, 국내외 42개사 285회의 비즈니스 미팅도 이뤄졌다.‘2024 K뮤지컬국제마켓’ 비즈니스 미팅 현장.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이제는 K뮤지컬이 세계 무대로 더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줄 때다. 세계 공연계가 언제든 K뮤지컬에 대해 접근할 플랫폼이 필요하다. 지혜원 경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은 아직 우리 작품을 해외에 소개하는 해외 라이선싱 에이전시가 없다”며 “마켓이 열리지 않을 때도 온라인을 통해 K뮤지컬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플랫폼, 그리고 K뮤지컬에 대한 체계적인 아카이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지 시장을 잘 알고 있는 해외 프로듀서, 창작진과 파트너십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홍정민 동국대 영문학부 교수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경쟁력은 스펙터클보다는 정교한 스토리 구성이나 섬세한 감정 전달에 있는 만큼 대사와 가사를 현지 관객의 눈높이와 정서에 가급적 가깝게 옮기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공연제작사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뮤지컬 번역에 대한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마켓인]의료파업·부동산PF 여파에…‘알짜’ 한양증권 매각, 예견된 수순?
-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한양증권(001750)의 매각이 공식화된 가운데 시장에선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양대학교 소속 한양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필두로 투자은행(IB)과 채권 부문에서 강소 증권사로 꼽히던 곳이다. 하지만 의료파업과 고금리 여파에 재단 산하 의료원과 건설사 부실이 가속화되면서 알짜 한양증권을 매물로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모처럼 나온 증권사 매물에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양증권은 국내 30위권 증권사라는 점에서 그동안 매물로 나온 증권사 중에서 체급이 큰 편이다. 현재까지 원매자로 거론된 우리금융과 LX 등은 인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모펀드(PEF)와 증권업 진출을 노리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년만에 매각 공식화한 한양학원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매각 추진을 공식화했다. 한양증권은 이날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한양학원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매각 대상자, 매각 금액, 매각 방식 및 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한양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기준 26위의 중소 증권사다. 지난 3월말 기준 자기자본은 4964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63억원, 당기순이익은 3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엔 영업이익 1162억원, 당기순이익 79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한양증권의 매각설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다. 고금리에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이 경영난 끝에 지분을 매각한다는 설이 끊이지 않으면서다. 한양증권은 지난 2022년 매각 루머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금융감독원 합동단속반에 해당 내용을 직접 신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2년 만에 입장을 선회해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 ◇ 한양산업개발·한양대의료원 유동성 절실시장에서는 한양증권 매각이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매각 루머가 퍼진 2022년 이후 한양증권을 포함한 한양대 재단 소속 계열사들의 부실이 악화되면서다. 한양대 재단 산하 건설사인 한양산업개발이 보유 중인 PF거래 관련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4009억원으로 전년(3124억원) 대비 28.3%(885억원) 급증했다. 한양산업개발 최대주주인 에이치비디씨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27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지만, 부채비율은 800%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의료파업 장기화로 한양대의료원의 부실도 커지기 시작했다. 한양학원은 서울병원과 구리병원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 4월 금융기관에서 500억원을 대출받았고, 지난달에는 이들 의료원 장비 등의 리스자금으로 310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한양증권 역시 부동산PF가 주력 분야였던 만큼 실적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한양증권 영업이익은 2021년 사상 최대를 찍은 뒤 2022년 372억원으로 4분의1 토막이 났고, 지난해에도 463억원에 그치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 했다. 부채비율은 2021년 277.8%, 2022년 227.2%, 지난해 256.9%로 200%대를 유지했으나 올해 1분기 756.4%로 폭증했다.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나오면서 한양증권 주가도 크게 요동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양증권 주가는 전일대비 7.53% 뛰었고, 지난 12(9.07%)과 11일(9.32%)에도 9% 넘게 급등해 마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최대주주 측 지분 40%…매각가 1000억원 추정한양증권 최대주주는 지분 16.29%(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한양학원으로 △백남관광(10.85%) △에이치비디씨(7.45%)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4.05%) △김종식(0.67%) △김명서(0.57%) △김명희(0.57%)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0.54%) 등 특수관계자 합산 지분은 40.99%다. 최근 한양증권 시가총액(1800억원)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매자로 거론된 우리금융과 LX 측은 한양증권 인수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강성부 KCGI 대표 역시 “사모펀드(PEF)로서 당연히 모든 M&A에 관심이 있는 것일 뿐 (원매자로 거론된 것은) 당혹스럽다”며 우회적 부인에 나섰다. 다만 한양증권은 지금까지 매물로 나온 증권사 가운데 체급이 큰 편이기에 잠재적 인수 후보들의 물밑 작업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 중에선 △2018년 J&W파트너스의 SK증권 인수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인수 △우리금융의 한국포스증권(현 우리투자증권) 인수 등이 있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양증권의 매각 추진에 대해 “즉각적으로 회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도 “한양증권이 지원 능력이 우수한 계열에 편입되고, 계열의 지원 의지가 인정될 경우 신용등급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며 긍정 평가를 내놨다. 지난달 말 기준 한양증권의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은 ‘A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