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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대통령 ‘도어스테핑’ 대신 ‘출근길 문답’ [반갑다 우리말⑥]
- 한류 열풍이 ‘한글’로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한국 가요(K팝)를 듣는 것을 넘어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이 늘고 있는 것이다. 고무적인 현실에도 외국어 홍수와 온갖 줄임말, 혐오 표현으로 우리 국어 환경은 몹시 어지럽다. 무슨 뜻인지 모를 외국어의 범람은 세대 갈등을 부추기고 알 권리를 막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말을 얼마나 알고, 잘 쓰고 있을까. 이데일리의 연재 기획 ‘반갑다 우리말’은 이런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국어문화원연합회·세종국어문화원과 함께 외국어 남용 실태를 짚고, 이를 쉬운 우리말로 개선하기 위한 기획 기사를 총 1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5월10일) 후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옮겨가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생경한 풍경 하나가 생겼다. 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을 늘리겠다며 1분 남짓한 출근길 문답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매일 아침 기자들이 용산 집무실 복도 앞에서 진을 치고 있다가 출근하는 대통령을 향해 주요 현안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면 답을 하는 식이다. 취임 이튿날부터 시작된 이러한 출근길 모습과 함께 등장한 용어가 바로 ‘도어스테핑’(doorstepping)이다. 도어스테핑은 문을 뜻하는 ‘도어’(door)와 걸음을 일컫는 ‘스테핑’(stepping)의 합성어로, 집 밖이나 건물 입구 등 주로 공개 장소에서 특정 인물을 기다렸다가 약식으로 하는 기자회견을 뜻한다. 영어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선뜻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자칫 소통은커녕 단절과 정보 소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최근 자주 사용하는 ‘도어스테핑’을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출근길 문답’, ‘약식 문답’을 제시했다. 문체부가 지난 8~14일 국민 2000여명을 대상으로 국민 수용도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74.2%가 ‘도어스테핑’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대체할 우리말로 ‘출근길 문답’을 쓰는 데 응답자 75.8%가 동의했고, ‘약식 문답’에도 72.5%가 적절하다고 답했다.대통령의 말과 함께 공공언어는 그 나라의 첫인상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 특히 공적 정보를 다루는 공공언어는 알아듣기 쉬워야 한다. 세종국어문화원 측은 “공공언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 재산과 복지, 권리와 의무, 기회와 분배 등을 좌우하는 공적 정보를 다루는 언어”라며 “수많은 정책 가운데 본인이 수혜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알게 하기 위해서는 정책이나 제도를 쉬운 언어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공공언어가 어려우면 정책 집행의 효율도 떨어진다. 국어문화원연합회가 2021년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공공언어 개선 정책효과’를 분석한 결과, 민원 서식의 어려운 용어 때문에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는 시간 비용은 약 195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2010년 연구에서보다 11.5배 늘어난 수치다. 공공언어 범위가 확대하고 디지털 매체 보급의 보편화로 국민이 공공언어에 접근할 기회가 많아진 언어환경이 시간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어려운 공공언어 때문에 발생하는 국민의 심리적 스트레스도 만만찮다. 답답하고 불편함, 무시하는 기분, 피로감, 위축됨, 당혹스러움, 불안감과 상실감 등으로 요약된다.국어문화원연합회 관계자는 “어려운 공공언어를 개선하면 연간 3375억 원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공익적 효과가 나타난다”며 “공문서, 언론 용어, 민원 서식 등 공공언어를 꾸준히 개선한다면 공익적 가치는 물론 국민의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공공기관이 자주 사용하는 순화 대상 용어를 꼽으면 ‘통보’와 ‘로드맵’, ‘MOU’, ‘몇 개소’ 등으로, 각각 ‘알림’, ‘이행안’, ‘업무협약’, ‘몇 곳’으로 순화할 수 있다. 국어 전문가들은 “공문서에 쓰인 단어들은 순식간에 공식 용어의 지위를 얻는 경우가 많다”면서 “용어를 선택하는 공무원과 이를 보도하는 언론인은 공공언어의 생산자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공무원 개인에게 용어 번역의 책임을 맡길 수 없는 만큼, 정부는 공공언어의 정비에 소홀해선 안된다”고 했다.
- “금리 매력 없네...”시중은행에 뒤쳐진 인터넷뱅크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인터넷은행 금리가 높다’는 말도 이제 옛말이 됐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인터넷뱅크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은행들은 비용부담이 적은 파킹통장 등 저원가성 수신상품에 치중하며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 마진) 확보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25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1년 정기예금 중에서 최고금리가 가장 높은 10개 상품 중 인터넷은행이 취급하는 것은 전무했다.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은 3.6% 금리의 KDB산업은행 ‘KDB Hi 정기예금’이었다. 이어 DGB대구은행의 ‘DGB주거래우대예금(첫만남고객형)’이 3.56%, KDB산업은행의 ‘KDBdream 정기예금’이 3.5%, SH수협은행이 ‘Sh평생주거래우대예금’이 3.4%를 지급했다.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의 ‘아름다운 용기 정기예금’이 3.4%로 가장 많이 지급했고,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이 3.3%, NH농협은행이 3.25%, KB국민은행의 ‘KB Star정기예금’이 3.2%로 상위 10개 상품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인터넷은행 상품들은 3% 이하의 금리를 주며 경쟁력이 다소 떨어졌다. 케이뱅크 ‘코드K정기예금’이 3%,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은 2.5%를 줬다. 토스뱅크는 예금상품이 아예 없다. 1년만기 적금 상품(자유적립)에서도 기업은행 ‘IBK썸통장’이 5.05%를 지급하며 가장 높은 금리를 자랑했고, 이어 제주은행이 JBANK저금통적금이 4.80%, 기업은행 IBK D-day적금 이 4.6%를 줬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은 4.60%, KB국민은행의 ‘KB마이핏적금’은 4.40%의 금리를 지급했다. 반면 케이뱅크의 코드K자유적금은 3.6%, 카카오뱅크의 자유적금은 2.9%의 금리를 줬다. 인터넷은행들의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뒤처지면서 수신금 증가속도도 느려졌다.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의 6월말 기준 수신총액은 1821조6160억원으로 3월말과 비교해 1.9%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6월말 수신총액은 66조360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3월말 보다 1.18% 증가한 수치다. 각사별로는 카카오뱅크는 6월말 33조1808억원으로 3월말보다 0.42%가 증가했고, 케이뱅크는 12조1800억원으로 5.54%가 늘었다. 토스뱅크는 6월말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 3월말 21조45억원과 비슷한 수준의 수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인터넷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건 예대마진 압박 때문으로 보인다. 기업금융(IB) 등을 하지 못하는 인터넷은행들의 경우 순수하게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수신금리는 최대한 낮게, 대출금리는 높게 유지해야 한다. 수신금리를 낮게 유지하려면 저원가성 예금, 다시 말해 금리가 없는 입출금식 통장이나 파킹통장 등을 많이 운영해 이윤을 남겨야 한다. 실제 1분기 기준 인터넷은행들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을 살펴보면 카카오뱅크가 59.7%, 케이뱅크는 70%대, 토스뱅크는 수신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시중은행이 40~50%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대출뿐 아니라 IB(기업금융)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인터넷은행은 태생적 한계로 자금활용이 한정돼 있다”며 “특히 지난해는 대출규제 강화로 일부 회사는 대출도 제대로 하지 못해 수신금을 확대할 명분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4조원대 매물' LG엔솔 보호예수 해제…코스피 2400 흔들까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단군 이래 최대 기업공개(IPO)’로 주목받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7월 증시 마지막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27일이면 상장 6개월을 맞아 일부 주식이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시가총액 2위로 등극할 만큼 덩치도 큰데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며 코스피의 거래도 뜸해진 만큼 이번 보호예수 해제가 코스피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최대 3조9000억원 매물폭탄 떨어진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상장 주식 중 86.09%에 달하는 2억146만365주의 물량이 보호예수 해제된다. 이 중 최대주주인 LG화학이 보유한 지분 1억9150만주(81.84%)는 당장 시장에 출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기관이 보유한 996만365주(4.26%)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 기관들은 LG에너지솔루션을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대부분 6개월 보호예수를 설정해 물량을 받았다. 게다가 손해도 보지 않은 상태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종가는 39만1000원으로 공모가(30만원)를 30.33% 웃돌고 있다. 이 물량이 모두 출회한다면 총 3조8945억원이 된다.보호예수는 IPO나 유상증자, 인수합병 때 주식을 다량 보유하게 된 투자자에게 일정 기간(3~12개월)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보호예수가 해제될 때마다 약세를 보이곤 했다. 지난 4월 27일 상장 3개월을 맞아 전체 주식의 4.4%에 달하는 187만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리자 당일 주가는 1.30% 하락했다.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에 따른 우려로 보호예수 해제 3거래일 전부터 개미들의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4월 27일 이후에도 기관들의 매도가 이어지며 LG에너지솔루션은 9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이 기간 주가는 8.12% 빠졌다. 유통가능한 물량이 상장 주식의 10% 미만 수준인 만큼, 작은 수급 변화에도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호예수 물량이 대규모로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면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장 매도 물량이 나오지 않아도 오버행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미 공매도도 쌓이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대차잔고는 2조9959억원 규모다. 지난달 말(2조5510억원)보다 17.4% 급증했다. 대차잔고가 무조건 공매도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행 금융법상 차입 없는 공매도는 금지돼 있기 때문에 대차잔고는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불린다. 대차잔고가 증가했다는 것은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얘기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무관한 수급적 우려가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거래대금 2년 5개월만의 최저치…수급 충격 우려도 가뜩이나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5조9598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20년 2월 17일(5조6392억원) 이후 2년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뉴욕증시가 2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긴장감은 여전한데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1310원선에서 장을 마쳤다. 여기에 4조원 어치에 육박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보호예수 해제는 시장 전체의 변동성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번 보호예수 해제 이후 IPO 시장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대규모 기관 자금이 움직이면 시장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는 회수한 투자자금을 다시 공모주에 투자하기 때문에 하반기 대어들에 대한 후속 투자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상장 계획을 철회하긴 했지만 여전히 하반기에는 기관이 주목하고 있는 대어들이 대기 중이다. 쏘카, WCP 등 시가총액 1조원대의 대형주 상장이 예정돼 있고, 컬리,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SSG닷컴, CJ올리브영 등도 하반기 상장이 예상된다. 오광영 신한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에 이 정도 수준의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 적이 없다”면서도 “정상적으로 기관 자금이 현금화되면 IPO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현재로서는 경과를 예측하기 어려워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