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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구의 PD열전] 라디오 PD의 시트콤 도전기...'하이킥'의 김병욱
- ▲ 김병욱 PD(사진=김정욱 기자)[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이제 일일시트콤은 더 이상 연출하지 못할 것 같아요.” 김병욱 PD(46)는 MBC 인기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마지막 촬영을 마친 다음 날인 13일 오전 [PD열전]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행보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김병욱 PD는 ‘거침없이 하이킥’ 외에도 SBS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등 그동안 여러 일일 시트콤을 연출했던 전문 PD이다. 그런데 이제 더 이상 못하겠다니, 은퇴선언? 인터뷰 초반부터 당황스러운데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체력이 너무 달려요. 전에는 일일 시트콤 하나를 1년 넘게 연출했는데 이번에는 9개월밖에 못했잖아요.” 은퇴가 아니라 체력에 맞춰 기간이 짧은 차기작을 찾아보겠다는 것이었다. 긴장이 풀어지며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그러고 보니 이런 문답이 시트콤 식 웃음의 한 방법인 듯 느껴졌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김병욱 PD는 인터뷰도 시트콤 식으로 하나?’ ◇ 라디오 PD로 시작. 시트콤 연출 계기는 입이 짧아서? 김병욱 PD는 1986년 MBC 라디오 PD로 입사했다. 예능이나 드라마 부서도 아니고, 더구나 라디오에서 방송생활을 시작한 그는 어떻게 시트콤과 인연을 맺었을까.“일이든 공부든 혼자 하는 것을 좋아해 라디오 PD가 됐어요. 그러다 1991년 개국을 앞둔 SBS로 옮겼는데, 당시 SBS 라디오국은 PD가 아마존 취재를 하는 등의 창사 특집을 준비하지 뭐예요. 도저히 자신이 없었는데 예능국에서 불러줬죠.” 아마존 취재가 자신 없었던 이유는 “입이 짧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예능국에 와서는 출연자 섭외를 위해 사람들과 어울리고 부딪치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 더구나 자신은 판만 벌려주고 진행은 연예인들이 알아서 하는 게 예능프로그램의 주류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랑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그런 그를 SBS ‘오박사네 사람들’ 등을 연출한 시트콤의 개척자 주병대 PD가 1995년 ‘LA아리랑’을 새로 만들면서 불렀다. 내성적이지만 재미있는 면이 있어 시트콤 연출에 적합하다는 게 주병대 PD의 판단이었다. 덕분에 김병욱 PD는 ‘LA아리랑’ 방송 중에 투입됐고 주병대 PD가 연출을 떠난 뒤 8개월여 간 이 시트콤을 혼자 연출하며 자신의 새로운 적성을 발견했다. 김병욱 PD는 ‘LA아리랑’ 종영 후 시트콤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2개월간 연수를 하며 시트콤에 제대로 눈을 떴다. 김병욱 PD는 “한국 사회는 육두문자와 폭행이 남발하는 조폭코미디와 군대코미디에 익숙해 웃음에 거친 면이 있어요”라며 “시트콤은 그런 시청자들을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웃게 만들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 김병욱 PD가 연출한 SBS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대가족 주인공, 시트콤 흥행 요소지만 '양날의 칼' 김병욱 PD가 연출한 작품들은 ‘거침없이 하이킥’을 비롯해 대부분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함께 사는 대가족이 주인공이다. 김병욱 PD는 이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요즘 3대가 같이 사는 가족은 비현실적인 설정일 수 있지만 그 안에 많은 에피소드를 담기 쉽죠. 특히 가족은 사회의 축소판인 만큼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만들기에도 적합하고요”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병욱 PD는 시트콤에서 성장한 자신이 생각하는 가족의 이상적 형태를 작품에 담기도 한다. ‘거침없이 하이킥’ 후반부에 시어머니 나문희와 며느리 박해미의 고부간 갈등이 사라지고, 가부장적이었던 할아버지 이순재가 가족적으로 변한 것 등이 그 예다. 하지만 대가족 구성원 전체를 주인공으로 하는 것은 초반에 극중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끊임없이 주지시키는 김병욱 PD의 연출 스타일에 큰 부담도 된다. 시청자가 캐릭터에 익숙해져야 시청률이 상승하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김병욱 PD는 “‘순풍산부인과’는 6개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는 4개월이 지난 후에야 시청률이 안정권에 올라섰어요”라며 “방송사에서 기다려줬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조기종영됐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초반부터 이순재에게 ‘야동’을 보게 하는 등 강한 에피소드를 집어넣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 결과 ‘거침없이 하이킥’은 1개월 만에 인기를 얻었다. ▲ 김병욱 PD가 연출한 MBC '거침없이 하이킥'◇ ‘거침없이 하이킥’은 시트콤이 아니다 “‘거침없이 하이킥’을 하면서 방송사에 ‘시트콤’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말라는 요청을 했어요.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가 시트콤보다 더 코믹한 경우가 많을 정도로 장르 구분이 사라졌는데 굳이 분류를 하겠다니 웃기는 일이죠.” 김병욱 PD는 ‘거침없이 하이킥’이 정통 시트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시트콤과 드라마 기법을 혼용해 멜로는 드라마와 다를 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병욱 PD는 “한국 시청자들은 시트콤보다 드라마를 더 좋아해요”라며 “‘거침없이 하이킥’이 조기종영되는 일이 없도록 두 장르의 특성을 모두 살리려고 했죠”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병욱 PD는 한 작품에서 시청자들이 다양한 장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욕심에 유미(박민영 분)의 가족을 미스터리하게 설정하고 민호(김혜성 분)와 범(김범 분)의 우정을 동성애로 착각하게 하는 등 여러 장치를 했다. 김병욱 PD는 이렇게 다양한 시도를 했음에도 ‘거침없이 하이킥’을 시트콤으로만 분류하는 세간의 시각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내가 연출하면 슬퍼도 시트콤이고 드라마 PD가 연출하면 웃겨도 드라마인가요?”▶ 관련기사 ◀☞[PD열전] 김병욱 PD "'하이킥' 영화 고려. 시즌2는 없다"☞[PD열전] 정일우, 송혜교, 천정명...김병욱 PD가 발굴한 스타☞[PD열전] 이순재, 김 PD에 한마디 "'야동순재' 너무 했어" ▶ 주요기사 ◀☞'백발'의 배용준...日 발매 '태사기' 메이킹북서 첫 공개☞팬들 약속을 지켰다...슈주 영화 시사회의 의미있는 '침묵' ☞[VOD]인기 스타들의 박경림 결혼 축하 메세지☞마법사와 로봇에 점령 당한 한국 극장가...스크린 85% 점유
- 거침없이 하이킥 아쉬움 속에 종방
- ▲ 거침없이 하이킥[이데일리 김은구기자]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출연진 및 제작진이 13일 마지막 방송과 함께 종방연을 갖고 9개월 대 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거침없이 하이킥’ 종방연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이순재, 나문희, 박해미, 정준하, 서민정, 최민용, 신지, 정일우, 김혜성, 김범 등 출연진과 김병욱 PD, 송재정 작가 등 제작진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지난해 10월 19일 첫 촬영, 11월6일 첫 방송을 했던 ‘거침없이 하이킥’은 이날 167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그동안 동고동락했던 ‘거침없이 하이킥’ 출연진과 제작진은 포옹과 악수로 종영의 아쉬움을 달래며 마지막회 방송을 함께 지켜봤다. 서민정은 “초반에 역할이 작았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칭찬을 해주신 것 같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정준하는 “김병욱 PD가 결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거침없이 하이킥’ 극장판, 시즌2에도 출연하고 싶다”며 이 시트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신지는 무대에서 인사말을 하며 “화장을 안한 생얼로 참석해 죄송하다”고 말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문순 MBC 사장과 최영근 MBC 예능국장, 제작사 초록뱀미디어 김기범 대표 등도 참석해 출연진과 제작진의 노고를 치하했다. 최문순 사장은 “‘거침없이 하이킥’은 시트콤 장르를 부활시키고 젊은이들을 다시 TV 앞으로 불러 모았으며 캐릭터가 스토리를 이끄는 새 시도를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거침없이 하이킥’ 출연진과 제작진은 14일 하루를 쉰 뒤 15일 일본으로 3박4일간의 포상 휴가를 떠난다. ▶ 주요기사 ◀ ☞[차이나 Now!]여자스타와 재벌 '조건만남' 폭로에 떠들썩☞[차이나 Now!]"얼마면 돼?"...남자 스타 유혹 중화권 女재벌
- '거침없이 하이킥' 성대한 종방연으로 9개월 대장정 마침표
- ▲ MBC '거침없이 하이킥' 출연진 및 제작진이 13일 종방연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굿바이, ‘거침없이 하이킥’.”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출연진 및 제작진이 13일 마지막 방송과 함께 종방연을 갖고 9개월 대 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거침없이 하이킥’ 종방연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이순재, 나문희, 박해미, 정준하, 서민정, 최민용, 신지, 정일우, 김혜성, 김범 등 출연진과 김병욱 PD, 송재정 작가 등 제작진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지난해 10월 19일 첫 촬영, 11월6일 첫 방송을 했던 ‘거침없이 하이킥’은 이날 167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그동안 동고동락했던 ‘거침없이 하이킥’ 출연진과 제작진은 포옹과 악수로 종영의 아쉬움을 달래며 마지막회 방송을 함께 지켜봤다. 서민정은 “초반에 역할이 작았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칭찬을 해주신 것 같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정준하는 “김병욱 PD가 결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거침없이 하이킥’ 극장판, 시즌2에도 출연하고 싶다”며 이 시트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신지는 무대에서 인사말을 하며 “화장을 안한 생얼로 참석해 죄송하다”고 말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문순 MBC 사장과 최영근 MBC 예능국장, 제작사 초록뱀미디어 김기범 대표 등도 참석해 출연진과 제작진의 노고를 치하했다. 최문순 사장은 “‘거침없이 하이킥’은 시트콤 장르를 부활시키고 젊은이들을 다시 TV 앞으로 불러 모았으며 캐릭터가 스토리를 이끄는 새 시도를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거침없이 하이킥’ 출연진과 제작진은 14일 하루를 쉰 뒤 15일 일본으로 3박4일간의 포상 휴가를 떠난다. ▲ MBC '거침없이 하이킥'▶ 주요기사 ◀☞[차이나 Now!]여자스타와 재벌 '조건만남' 폭로에 떠들썩☞'...하이킥'의 히어로 정일우 "사인 요청, 아직도 어색해요"☞정일우 "진짜 이상형, 나를 휘어잡을 수 있는 여자"
- '더 이상 하이킥 그만', '거침없이...' 시즌2 없을듯
- ▲ MBC '거침없이 하이킥' [이데일리 김은구기자]‘‘거침없이 하이킥’ 시즌2는 없다.’ MBC 인기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속편이 제작되지 않을 전망이다. 20%에 가까운 시청률로 인기를 끌고 있는 ‘거침없이 하이킥’은 7월13일 종영이 다가오면서 시즌2의 제작 여부에 많은 관심을 모아 왔다. 하지만 ‘거침없이 하이킥’ 제작사 초록뱀미디어는 시즌2를 제작하지 않기로 했다. 초록뱀미디어 김기범 대표는 21일 이데일리SPN과의 전화통화에서 “‘거침없이 하이킥’과 같은 가족 시트콤을 내년에도 제작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다른 구성원들로 가족들이 바뀌는 만큼 ‘거침없이 하이킥’ 시즌2는 아니다. ‘거침없이 하이킥’ 시즌2는 없다”고 못박았다. ‘거침없이 하이킥’ 연출자인 김병욱 PD도 이에 대해 “한때 시즌2 제작 얘기가 나왔지만 좋을 때 막을 내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으로 만들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침없이 하이킥’의 영화화는 여전히 추진 중이다. ‘거침없이 하이킥’ 극장판은 현재 연출을 맡고 있는 김병욱 PD가 메가폰을 잡고, 출연진도 현재 캐릭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해 11월6일 첫 방송을 시작한 ‘거침없이 하이킥’은 그동안 이순재, 나문희, 정준하, 박해미, 김혜성, 정일우, 최민용 등 주인공 가족과 서민정, 신지, ▶ 관련기사 ◀☞[분석! '거침없이 하이킥'] 국민 할아버지 거듭난 야동순재☞[분석! '거침없이 하이킥'] 정일우, '무식한 꽃미남'의 오묘한 매력☞[분석! '거침없이 하이킥'] 서민정, 정일우와 멜로로 최대 수혜☞[분석! '거침없이 하이킥'] 최민용, 까칠과 자상 두 얼굴로 재기☞[분석! '거침없이 하이킥'] 박해미, 가정 평화의 숨은 공로자
- '더 이상의 하이킥은 그만', '거침없이...' 시즌2 없다
- ▲ MBC '거침없이 하이킥'[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거침없이 하이킥’ 시즌2는 없다.’ MBC 인기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속편이 제작되지 않을 전망이다. 20%에 가까운 시청률로 인기를 끌고 있는 ‘거침없이 하이킥’은 7월13일 종영이 다가오면서 시즌2의 제작 여부에 많은 관심을 모아 왔다. 하지만 ‘거침없이 하이킥’ 제작사 초록뱀미디어는 시즌2를 제작하지 않기로 했다. 초록뱀미디어 김기범 대표는 21일 이데일리SPN과의 전화통화에서 “‘거침없이 하이킥’과 같은 가족 시트콤을 내년에도 제작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다른 구성원들로 가족들이 바뀌는 만큼 ‘거침없이 하이킥’ 시즌2는 아니다. ‘거침없이 하이킥’ 시즌2는 없다”고 못박았다. ‘거침없이 하이킥’ 연출자인 김병욱 PD도 이에 대해 “한때 시즌2 제작 얘기가 나왔지만 좋을 때 막을 내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으로 만들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침없이 하이킥’의 영화화는 여전히 추진 중이다. ‘거침없이 하이킥’ 극장판은 현재 연출을 맡고 있는 김병욱 PD가 메가폰을 잡고, 출연진도 현재 캐릭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해 11월6일 첫 방송을 시작한 ‘거침없이 하이킥’은 그동안 이순재, 나문희, 정준하, 박해미, 김혜성, 정일우, 최민용 등 주인공 가족과 서민정, 신지, 김범, 강유미 등 개성 강한 캐릭터를 내세워 제목처럼 거침없는 인기를 누려왔다.▶ 관련기사 ◀☞[분석! '거침없이 하이킥'] 국민 할아버지 거듭난 야동순재☞[분석! '거침없이 하이킥'] 정일우, '무식한 꽃미남'의 오묘한 매력☞[분석! '거침없이 하이킥'] 서민정, 정일우와 멜로로 최대 수혜☞[분석! '거침없이 하이킥'] 최민용, 까칠과 자상 두 얼굴로 재기☞[분석! '거침없이 하이킥'] 박해미, 가정 평화의 숨은 공로자
- 거침없이 파헤쳤다, '하이킥'의 비밀
- [오마이뉴스 제공] ▲ 5일 여의도 한 오피스텔에서 작업중인 MBC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당신은 누구 편인가? 벌거벗은 임금님 '야동순재' 만세? 민용이와 서민정의 결혼을 허하라? 꽃미남 윤호만이 내 세상? 굳세어라, 신지야? '오케이 여사' 해미 파이팅? 문희 할머니의 재기를 꿈꾼다? 아니면, 식신 준하여 깨어나라? 지난 5일 여의도 작업실에서 만난 '명랑 우(&29276;)'작가, 아니 송재정 작가에게 물었다. "어떤 고뇌로 집필하시죠?"가 아니라, "민정이는 과연 누구랑 엮이나요? 윤호인가요? 민용인가요?" 송재정 작가, 지금껏 김병욱 PD와 <순풍산부인과>부터 <귀엽거나 미치거나>까지 오랜 단짝을 이룬 작가다. 그가 과연 뻔한 이야기를 그리겠나 싶지만, 그래도 물었다. 물론 흥분을 가라앉히고 가만 생각해보면, 서민정 참 안 됐다. 민용과 엮이든 윤호와 엮이든, 둘 다 갑갑하다. 하나는 갓난쟁이 딸린 이혼남이요, 하나는 크려면 족히 10년은 기다려야 하는 열여섯살짜리다. [궁금증 ① 윤호-민정 러브라인] 알쏭달쏭 속터진다면? 작가에게 제대로 걸렸네~ '영업용 비밀'의 노출이 염려되는지, 송재정 작가는 극구 '네 멋대로 보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그의 말에 따르면, 윤호가 서민정을 좋아하는지는 명확하게 안 나온다고 한다. 이럴 수가. 그럼 지금껏 내가 본 건 뭐였나? 내가 보고 싶어서 그렇게 보인 거였나? "깔아주는 거죠. 저는 그게 더 매력 있다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도 뭐 윤호가 어떻게 대단히 노골적으로 대시하는 걸 방송으로 보긴 어려울 거 같구요." 그는 ' X파일'의 멀더와 스컬리 이야기를 했다. 당최 둘이 좋아하는 건지 안 좋아하는 건지 영 헛갈리게 만들며, 보는 이 애간장 터지게 만들던 그들. 윤호-민정의 미래가 이들과 같다면, 앞으로 찐한 러브라인 보기는 그른 셈이다. ▲ 5일 여의도 한 오피스텔에서 작업중인 MBC시트콤"미국 드라마 보면, 러브라인 같은 경우 굉장히 상징적으로 가잖아요. 좋아하는 건지 안 좋아하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려고 그래요. 우리나라 드라마는 사랑을 하면 둘이 난리치는 게 식상한 거 같아서요. 시트콤은 특히 스토리를 한 번 만들어놓으면 그 커플이 투닥거리다 결혼까지 가는 그 과정을 항상 보는 게 싫고…." 그럼 윤호가 자신을 좋아하는 누나(김미려)에 대해서 민정에게 한 말 "열살 많은 게 싫은 게 아니라 그냥 그 누나가 싫을 뿐이에요", 이런 속 보이는 멘트들이 고백이 아니었다고? "그건 해석하기 나름이죠. 그렇게 받아들이면 그런 거고 아니게 받아들이면 아닌 거죠. 그건 말씀드릴 수 없어요. 왜냐면 저도 정확히 모르니까요.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거 같아요. 윤호가 선생님하고 되기를 너무나 바라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석하죠. 신지랑 민용이가 되는 게 너무나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은 신지한테 민용이가 자꾸 미련갖는 것에 화를 내더라고요." 그럼 나는 윤호한테 '필' 꽂혀서 감정이입을 심하게 한 건가? 그는 그게 의도한 거라고 했다. 예를 들어 윤호·민정·민용·신지 이 네 명에게 어떤 상황이 시작될 때, 의견이 4분에 1로 나눠졌으면 좋겠다나? "지금까진 그게 아직 효과적이진 않은데, 저희 의도는 그래요. 모두가 다 주인공이기 때문에. 논란거리가 많은 관계들이죠." [궁금증② 민호-범 러브라인] 코믹 버전 <브로크백마운틴>? 그럴 수도 아닐 수도 하지만 이 시트콤, 논란거리가 많은 정도가 아니다. 내 눈이 이상한가? 심지어 이 집을 옆집 방앗간 드나들 듯 하는 범이와 민호, 이 둘도 수상하다. 얘네들, 왜 이리 자꾸 껴안지? 윤호도 이들을 놀린다. "너네 신혼여행 왔냐?" 혹시 이들 역시 '깔아놓은' 커플? 지상파 홈 시트콤에서 커밍아웃을? "동성애를 용납하는 사람들이 보기엔 그런 거죠. 우리 엄마 같은 사람은 걔네들이 아무리 열번 포옹을 해도 아무 느낌이 없어요. 그걸 의심을 하는 세대가 아니니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범이는 민호와 친해요. 굉장히 친한 친구라는 설정까진 해뒀어요. 그 전에도 껴안은 건 몇 번 있었는데요. 그 뒤로 갑자기 그걸 그런 식으로 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지더라고요. 그러니까 그건, 시청자와 저희들의 게임이죠. 저희는 저희 그냥 밝히지 않고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렇게 받아들이면 좋은 거죠." 이럴 수가. 이거 완전 코믹 버전 <브로크백 마운틴>이라고 생각했는데? "하하. 그럴 수도 있지만, 전혀 아닐 수도 있는 거죠. 노골적으로 보여지는 게 없으니까."[궁금증③ 미스터리가 너무 많아] 콩가루 집안과 판타스틱 학교 노골적으로 보여지는 게 없는 정도가 아니라, 이 시트콤엔 정말 비밀도 많다. 집 마룻바닥에서 시체가 나오질 않나, 옆집 할머니 개성댁이 살인범으로 잡혀갔다가 탈옥하질 않나. 민호가 좋아하는 유미네 집안도 미스터리의 최고봉이다. 어째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이 떠오르지 않나? 주부용 리얼한 아침드라마인가 싶던 이 드라마가 그랬다. 살인 사건이 있고, 누구에게나 비밀이 있었다. 파헤칠수록 숨겨진 비밀이 하나씩 드러났다. 송재정 작가는 아예 대놓고 "<위기의 주부들>을 패러디를 한 거"라고 했다. 드라마도 멜로도, 반전이 안 나오면 흥이 안 나니까. <귀엽거나 미치거나>를 하면서 그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했다. 시트콤 장르가 우리나라에서 아예 없어질지 모른단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다. 고민이 많은 듯 했다. "이번에 가장 많이 달라진 게 판타지가 많아졌어요. 보시는 분이 느낄지 모르겠지만, 학교랑 집이 완전 다른 공간이거든요. 학교는 판타지를 위한 공간이죠. 실제 윤호가 일진이면서 선생님만 도와주고, 삥도 안 뜯고 그러잖아요. 이상하잖아요. 그런 건 만화에나 존재하는 인물이잖아요. 그런 인물들이 존재하는 공간이죠. 학교가. 또 민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애랑 사귀잖아요. 거의 만화에 가까운 공간이죠. 그전까진 그런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어요. 리얼한 인물들이었는데. 그 전과 확 달라졌죠. <순풍산부인과> 같은 때와 달리, 이번엔 공간을 좀 넓혀서 다르게 했죠." 그래도 여전한 건 있다. 콩가루 집안이다. 아예 처음부터 콩가루임을 밝힌다. 1회때다. 이 학교 일진인 윤호랑 맞짱 뜨려다 실패한 남학생이 말했다. "쟤네 집안도 아주 콩가루구나?" 하지만 그냥 콩가루는 아닌 것 같다. 유전자 변형 콩으로 만든 콩가루가 아니고야, 어쩜 이렇게 다들 특이하고 이상하고 재미날 수가? "콩가루죠. 대표적인 콩가루 집안이죠. 아버지(순재)는 가식 덩어리잖아요. 아들들은 엄마 무시하고, 며느리는… 콩가루집안 안에서도 인간미는 있다. 이런 거 보여주려는 거죠." [궁금증④ 캐릭터의 구축] 박해미와 준하와 민정은 원래 똑같다 ▲ ⓒ iMBC 하지만 너무 재밌다. 초반 한 자리로 시작한 시트콤은 최근 시청률 20%를 넘기며 순풍 돛단배를 달고 순항중이다. 그는 캐릭터 구축이 잘 됐고, 더구나 캐스팅이 너무 잘된 거 같아서 만족한다고 했다. 그럼 연기력이다 뭐다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는 신지는? 불만 없다. 사람들이 신지를 너무 미워해서 마음이 아프지. 사실 민정이가 친구의 전남편이랑 연애를 하려면, 신지가 악역을 할 수 밖에 없을 뿐이어서 그런 거라나? 이젠 달라질 거란다. 이혼 같은 큰일을 겪은 이들이 안 달라지는 게 이상하지. 그런데 이런 갖가지 이야기들은 어디서 나오나? 야동에 올인하다 한 방에 '야동순재'란 별명을 얻어버린 야동순재 이야기는, 작가 한 명의 '야동을 보던 아버지' 일화에서 나왔다던데? "저희들 경험도 있고, 연기자들 자체에서 나오는 게 있어요. 박해미씨 같은 경우도 실제 나오는 거 그대로 그 이미지 차용한 거거든요? 캐스팅하기 전에 쇼프로를 몇 번 봤는데요. 박해미씨가 지금 우리가 보는 그 모습 그대로더라구요. <하늘이시여>에서 본 거랑 틀리게. '오케이!'를 날리면서, 너무나 화끈하게. 사실 그거 보고 매료가 돼서, 저분의 저런 점만 딱 살리고 싶어서 캐스팅한 거거든요. 준하도 마찬가지고. 준하는 <무한도전> 보면서 식신 그 이미지를 그대로 갖고 온 거죠. 민정이도 <똑바로 살아라> 때 해봤는데, 지금 이미지가 거의 실제 모습이거든요. 물론 이순재씨 같은 아버지 같은 경우는 워낙 연기 공력이 있으니까, 또 워낙 표현을 잘 하시니까, 조금 뒤집어서 꼬아줘도 되구요. 민정이 같은 어린 캐릭터는 웬만하면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주는 거죠." 그런데 박해미 캐릭터는 특이하다. 지금껏 드라마에서 나온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절절 매고, 시어머니 때문에 속 많이 상했다. 잘난 며느리? 잠깐 잘난 척하다 코 깨졌다. 곧 회개하고 착하게 살거나 집 나갔다. 하지만? 이 사육해미, 너무 다르잖아? "제 나이 또래 친구들 대부분 결혼했는데, 전문직 가진 친구도 많은데, 실제로는 박해미씨 같이 사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우리가 일반 드라마에서 본 거 같은 시어머니, 고부 관계는 별로 없고요. 보통 드라마에서 보면, 시어머니가 큰 소릴 치면 뭐 절절 기잖아요. 하지만 시어머니와 20~30대 며느리가 만났을 때 요즘 그런 경우 별로 없고요. 며느리들이 시어머니를 되게 잘 이용하는 경우가 많죠. 양육이나 이런 문제 때문에. 현실을 반영한 거거든요. 잘 나가는 여자들은 요즘 그렇게 안 산다. 그것도 보여주고 싶었고." ▲ ⓒ iMBC 하지만 해미도 나름대로 고군분투하잖나? 시동생 이민용 시집살이도 하고. 나름대로 힘들다. 시댁에서 같이 살자니. "나쁜 여자가 아닌 거죠. 좋은 여자죠. 자기 기준이 윗세대들하고 지금 안 맞기 때문에 시어머니를 욕하는 거지만 나름대로 굉장히 좋은 여자죠. 바르게 사는 여자고. 좀 일하는 여성들에 대한 왜곡된 시선 같은 걸 조금 바꾸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요. 개인적으로 제일 애정 어린 캐릭터가 뭐냐면, 박해미씨예요. 조금 다른 며느리상도 보여주고 싶었고요." 그렇다면 그도 며느리? 천만에다. 그는 현재 싱글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방송작가들 대부분 결혼할 수가 없다. "결혼한 작가들은 이런 빡센 일을 못 해요. 사실 밤새면서 회의할 순 없잖아요. 애를 키우면서. 그래서 자꾸 케이블이나 이런 데로 빠지게 되죠. 성취도가 낮아지고. 해미씨 입장이 이해가 가는 게, 우리 같은 사람이 만약 결혼을 한다면, 저런 식으로 시어머니 집에 들어가서, 애를 키우는 수밖에 없어요. 돈은 많이 버니까, 이렇게 돈을 막 갖다드리면서. 하하하. 실제로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내 주변에." [궁금증⑤ 금기를 깬다] "작정하면 '윤호 왕자님' 쉽게 만들지만..." <거침없이 하이킥>엔 사실 '금기'로 보이는 게 많다. 신지만 해도 그렇다. 이 여자, 갓난쟁이를 두고 이혼했다. 자기 일을 하고 싶어서. 민정과 윤호도 그렇다. 남학생과 여교사의 러브라인이라니? 물론 작가는 그런 일 없다고 말로는 우기지만. 그뿐 아니다. 신지, 이혼한 거 맞나? "너무 노멀한 관계는 재미가 없잖아요. 어떻게 노멀하지 않은 관계를 설득력 있게 가느냔 문젠데, 일단 윤호랑 민정 같은 관계는 이성간에 어떤 걸 준 적이 없어요. 저희는. 그리고 신지랑 민용이 같은 관계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말이 안 되는 관계죠. 현실적이지 않죠. 미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그런 관계죠. 남녀관계도 좀 새롭게 그리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지금까진 아직 거기에 대한 반응이 없지만." ▲ ⓒ iMBC 욕심이 이것 뿐일까? <거침없이 하이킥>이 특이한 건, 이들이 생각이 특이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관습적인 게 싫어요. 예를 들면 관습적으로 결혼하고, 관습적으로 사랑하거나, 예를 들어 옆 드라마 같은 경우도 재벌이 가난한 여자 좋아하고, 순정을 다해서 좋아하지. 앞뒤 가리지 않아요. 하하하. 좋아서, 그 다음에 시청자들이 원하는 게 쟤들이 언제 결혼에 골인하나 밖엔 관심이 안 가죠. 저는… 그게 싫어요. 그냥 싫어요. 사실 왕자님을 만날 수 있어요. 저희들이 작정을 하면, 왜 윤호 왕자님 못 만들겠어요. 윤호 같은 애도 민정이와 사귀기 시작하면 아주 불꽃같이 사귀면, 좋아하는 거 다 해주고 얼마나 마음이 좋겠어요. 사람들이 열광하겠죠? 그런데 그렇게 하긴 싫어요. 그게 현실이 아니니까. 그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렇게 해서 한두 달, 시청자들이 원하는 거 다 보여주고, 막 뛰어다니고…. 수순이 이제 결혼하는 수밖에 없어요. 결혼하는 게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해피엔딩 생각했으면 이혼한 부부부터 시작하진 않겠죠?" 그는 이 말을 꼭 써달라고 했다. "누구랑 커플이 되느냐가 저희들의 목표는 아니거든요? 각기 다른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이 사람하고 만났을 때 사랑 방식이 무엇이냐에 저희 관심이 있지. 윤호와 민정이 사제관계에서 만약에 애정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걸 어떻게 보여줄지, 만약 이혼남하고 처녀가 사랑을 하면 어떻게 볼 것인가. 그런 것들을 보여주고 싶죠. '야동순재'도 그래요. 현실에선 할아버지가 야한 동영상을 보고 그러지만 드라마에선 그렇지 않잖아요? 사람들이 실제보단 TV에 나오는 걸 현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요. '저게 사실인가봐' 자꾸 그러는데, 그거 아니거든요? 실제로는? 진짜 현실이 뭔지 보여주고 싶죠. 실제로 우리집 가족간에 일어나는 일들이 저건데, 대체로 우리 아버지가 야동 보고, 갑자기 문희 이렇게 누워있는 거 보고 순재가 에스라인이 살아있다 생각하는 게 우리 어머니 아버지이잖아요." 성인버전 '거침없이 하이킥'도 만들어질까 그는 다음엔 지금 못하는 얘기들을 하고 싶다. 지금은 가족 전체를 시청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못 하는 얘기들이 많아서다. 원래 <거침없이 하이킥>을 하기 전에 김병욱 PD와 영화를 준비 중이었다. 그러다 시간이 돼서 <거침없이 하이킥>을 하게 됐다. 어떤 영화? "'거침없이 하이킥'인데 좀 성인 버전이겠죠? 사실 이혼한 부부가 다시 되려면, 어떻게 다시 되냐? 사실 말로 되는 건 아니죠. 사실 어느 순간 꽂혀서 잠자리를 하는 게 더 자연스럽죠. 하지만 할 수가 없어요. 그렇게 했다간 매장당할 거예요. 저희도 하고 싶은데 못하는 것들이 있으니까.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가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