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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훈풍에 웃은 반도체주…미·중 정상회담 힘받나
  • 엔비디아 훈풍에 웃은 반도체주…미·중 정상회담 힘받나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엔비디아의 새 인공지능(AI) 칩 공개로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미·중 정상회담을 발판 삼아 주가 상승이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에 대한 완화 시그널이 나올 경우 국내 반도체 업체에도 수혜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증권가에선 미·중 정상회담이 1년 만에 전격 성사된 만큼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의견과 대만 독립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하고 있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엇갈린다.◇엔비디아·美 긴축완화 호재에…삼전·하이닉스 ‘방긋’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전날 대비 1.98% 오른 7만2200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7만2000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9월15일 이래로 두 달 만이다.SK하이닉스(000660)도 전날 대비 3.15% 상승한 13만41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13만42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날 반도체주는 간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를 필두로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인 영향에 동반 상승했다. 14일(미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 대비 3.62% 오른 3685.57로 집계됐다. 엔비디아는 2.13% 상승한 496.56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10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016년 이후 최장 상승 랠리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도 0.98% 상승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엔비디아가 최신 AI 칩을 공개하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자 국내외 반도체주가 동반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규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은 기존 H100의 후속 모델로 데이터 처리 속도가 2배가량 빠른 게 특징이다. 고도의 성능을 내기 위해 H200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가 탑재됐다. 엔비디아가 신규 AI 칩을 내년 2분기 본격 출시하면서 HBM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가 기대된다.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에 힘이 실리는 것도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2% 상승해 예상치(3.3%)를 하회했다. 근원 CPI도 전년 대비 4% 상승해 시장 예상치(4.1%)를 밑돌았다. 이에 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에 달했다는 판단이 나왔고 기술주인 반도체주에 호재로 인식됐다. ◇미·중 정상회담 개최…반도체주 전망은시장의 시선은 이제 미·중 정상회담에 쏠렸다. 15일(현지시간)부터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열린다. 미·중 정상회담이 1년 만에 개최되는 가운데, 대중국 수출통제 이슈가 안건에 오를지가 관건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첨단 반도체 장비와 AI 칩 등의 수출을 제한했다. 지난달에는 저사양 AI 칩까지 수출 제한 범위를 확대하고 노광, 식각, 증착 등 12개 범위의 장비 수출을 추가 통제하기로 했다.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지위를 부여받아 기존 반도체 장비의 수출 통제 제도 적용이 유예됐지만, 새로운 추가 통제 방안에는 해당돼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시 주석은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증권가에선 이 같은 국면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긍정적으로 전개될 경우 반도체주의 서프라이즈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년 만에 미·중 정상회담이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6년 만으로 미국은 군사 대화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언급하고 있고 중국은 수출통제 완화, 투자 확대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양국의 모든 조건이 수용되기는 어렵지만 정상 간 만남이 결정된 만큼 일정 부분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대만 독립과 관련해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분위기를 크게 반전하는 성과를 도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군사 대화 창구의 일부 재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한 만큼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2023.11.16 I 김응태 기자
코픽스 연중 최고치…"주담대 금리 또 뜁니다"
  • 코픽스 연중 최고치…"주담대 금리 또 뜁니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조달자금비용지수)가 두 달째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예금과 은행채 등의 금리가 계속 올랐기 때문이다. 하단이 4.5%대를 뛰어넘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가 더 뛸 것으로 보인다.1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기준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는 3.97%로 전월 대비 0.15%포인트 올랐다. 지난 9월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한 후 두 달째 오름세다. 지난 1월과 9월 기록한 3.82%를 뛰어넘으며 올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잔액 기준 코픽스는 3.90%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으며, 신잔액 기준은 3.33%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하여 상승 또는 하락한다.신규취급액기준 및 잔액기준 코픽스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가 포함된다.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기타 예수금, 기타 차입금 및 결제성 자금 등이 추가된다.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된다.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추가 상승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6일 코픽스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6개월)는 4.73~6.13%다. 15일 기준 4.58%~5.98%보다 0.15%포인트가량 오른 수치다. 실제 주담대 변동 금리는 이달 들어 하단 4.5%에서 상단 7%까지 치솟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뛸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의 16일 기준 코픽스 신규취급액 기준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4.43~5.83%로 15일 대비 0.15%포인트가량 뛰었다.은행연합회는 “코픽스 연동 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이러한 코픽스의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후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2023.11.16 I 정병묵 기자
"중신용대출 특판 오픈"…인뱅, 대출 목표 맞추기 안간힘
  • "중신용대출 특판 오픈"…인뱅, 대출 목표 맞추기 안간힘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연말을 앞두고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신용점수 평점 하위 50%) 신용대출 목표 비율을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취약 계층 대출 확대를 조건으로 출범한 인터넷은행은 연도별로 목표치를 설정해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고 있는데, 올해 목표치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그래픽=김일환 기자)◇“중신용 대출 받으세요”…급해진 ‘인뱅’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달 들어 ‘중신용 대출 특판’을 시작했다. 최저금리를 0.6%포인트 인하하고, 연말까지 한도도 확대하기로 했다. 특판 마감은 연말까지다. 이날 기준 카뱅의 중신용 대출 금리는 연 4.09~15%다.케이뱅크도 이날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상품 3종의 금리를 모두 내렸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대출 갈아타기 상품인 ‘신용대출로 갈아타기’ 금리는 연 3.3%포인트 인하해 최저 연 4.26%, ‘마이너스통장 대출로 갈아타기’ 금리는 연 1.87%포인트 낮춰 최저 연 5.99%가 됐다. 중·저신용 고객 전용 상품인 ‘신용대출 플러스’ 금리도 연 0.14%포인트 내린 최저 연 4.25%로 제공된다.케이뱅크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저신용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금리를 대폭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3분기에만 두 차례에 걸쳐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를 최대 1%포인트 낮춘 바 있다.하지만 대출 목표를 맞추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고신용자보다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무턱대고 늘리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현재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분기 기준 28.7%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목표치(30%)엔 미달하고 있다. 3분기 중·저신용대출 잔액은 약 4조1000억원으로 1년 전(약 3조원)보다 1조원 넘게 늘었다. 케이뱅크도 전날 실적을 발표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지난달 말 기준 27.4%라고 밝혔으나 목표치(32%)에 아직 못 미친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도 8월말 기준 35.6%로 3사 중 가장 높지만 목표치인 44%까지 8.4%포인트가 남았다.◇“연체율 더 뛰면 어쩌나”…인뱅들 울상그러는 사이 연체율도 올랐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연체율은 8월말 기준 카카오뱅크가 1.68%, 케이뱅크 4.13%, 토스뱅크 3.4%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에 인터넷은행들도 대손충당금을 늘리며 연체율 증가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충당금 잔액은 3662억원으로 작년 3분기(2207억원)보다 65.9% 늘었다. 케이뱅크는 3분기 역대 최대인 약 6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작년 동기(321억원)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토스뱅크도 충당금을 늘렸을 것으로 예상된다.일각에선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과 연체율을 동시에 관리하는 근본적인 ‘딜레마’를 겪고 있는 만큼 대출 비중이나 산정 방식 등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산정 방식을 ‘잔액’ 기준에서 ‘신규 취급액’으로 변경하는 안 등이 주로 거론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지금 같은 고금리 상황에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0~40%에 달할 경우 건전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3.11.16 I 김국배 기자
  • "상생금융·부채축소 상충 아냐" 해명했지만···"두더지 잡기식 한계"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연일 은행권에 ‘상생 메시지’를 쏟아내면서 대출 금리 압박에 나섰다. 소상공인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 확대와 금리 인하 등 지원책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면서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이 가계대출 관리 정책과 상충하면서 되레 ‘금리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민간 영역에 있는 은행을 동원할수록 이 같은 기현상이 대출시장 전체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도 “대출 규모 증가 막기 위해선 금리 문턱을 높여야 하는데 소상공인·서민층 지원을 위한 금리를 낮추라고 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볼멘 소리가 나온다. 결국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부채’와 ‘정책 엇박자’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전 금융권 대출 규모가 큰 폭 증가한 데다,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금융당국은 이날 “가계대출 규모가 이전보다 잘 관리되고 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 10월 한달만에 6조3000억원 증가했다. 소상공인 지원 강화와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 엇박자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방어했다. 금융위는 “취약계층에 꼭 필요한 자금 지원을 하더라도 가계부채 총량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해명에도 “정책 일관성이 떨어지면서 금리 왜곡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금리 개입 과정에서 묘하게 엇갈리는 정책들이 차주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석병훈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고소득자건 서민이건 부채를 모두 줄여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그런데 올 초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했을 때, 정부가 서민 보호 명분으로 시중금리를 통제해 가계부채 잡기를 제대로 못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부채 위에 새로운 부채가 얹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석 교수는 또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으로만 우대금리 등을 추가로 제시할 경우, 신용도가 낮은 사람이 신용도가 높은 사람보다 금리가 더 좋아지는 왜곡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간 당국의 ‘두더지 잡기’식 개입이 지속되면 모럴헤저드뿐 아니라 시장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려워진 차주를 지원하는 방향성은 맞지만, 지원책 제공 대상이 ‘정부’가 아닌 ‘은행’이 되면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정부 입장에서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 지원 과정에서 민간 영역에 있는 은행을 과도하게 동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은행에 위험한 대출 건을 감수하고 대출을 내주거나 금리를 깎아주라고 하는 등 금리 수준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은 대출 부실화, 차주 역차별 등 이상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3.11.16 I 유은실 기자
고신용자 금리 올라 속앓이할 때…저신용자 이자 오히려 줄었다
  • 고신용자 금리 올라 속앓이할 때…저신용자 이자 오히려 줄었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난해 시중은행에서 5% 초반대로 신용대출을 받은 박모씨는 최근 금리가 5% 중반대로 올라 이자 부담이 늘어났다. 그나마 신용점수가 900점대로 높은 편이라 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 ‘선방’하고 있다고 여겼지만, 최근 저신용자인 한 지인은 오히려 금리가 낮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정씨는 “신용등급이 600점 이하인 저신용자보다 고신용자인 금리가 더 높게 오른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지난 1년간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 인상 폭이 확대될 동안 저신용자는 오히려 금리가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금리 인상기 취약 차주를 보호하는 한편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당국의 정책 기조가 신용점수별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12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금리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기준 일반신용대출 금리 평균(신규 취급액 기준)은 5.940%로 지난해 동기(5.852%) 대비 0.088%포인트(p) 올랐다. 신용점수 구간별 평균 금리를 살펴보면 △1000~951점 5.356% △950~901점 5.70% △900~851점 6.226% △850~801점 6.768% △800~751점 7.374% △750~701점 7.882% △700~651점 8.456% △650~601점 9.03% △600점 이하 9.27% 등으로 나타났다. 신용점수별 금리는 신용점수가 높을수록 금리가 낮아지는 구조다. 하지만 이 기간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 인상폭이 확대될 동안 저신용자는 오히려 금리가 낮아졌다. 950~901점대는 0.132%포인트, 900~851점대는 0.192%포인트, 850~801점대는 0.272%포인트, 800~751점대는 0.278%포인트 씩 상승했다. 반면 600점대 이하는 0.47%포인트 하락했다. 실제 최근 1년간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고신용자가 집중적으로 더 매겨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5대 시중은행의 일반신용대출 가산금리는 3.62%로, 전년 동기 대비 0.008%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이 기간 800~1000점대는 가산금리가 오른 반면 그 이하인 저신용대 구간은 650~601점대를 제외하곤 전부 가산금리가 낮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상품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고 했다.담보물이 있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신용대출은 신용도만을 평가해 대출을 내준다. 신용점수가 신용도 평가에 절대적 기준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이 때문에 통상 ‘신용점수가 높으면 금리 상승폭도 낮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금리 인상기 취약 차주를 보호하겠다는 당국의 정책 기조가 은행 금리 체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고신용자의 역차별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금융연구기관 한 연구원은 “당국이 가계대출 확대를 자제하는 한편 중저신용자에 대한 보호는 늘리는 기조가 겹치다 보니 고신용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대출을 제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더 붙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최근 가계대출 동향을 보더라도 대출은 여전히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더라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는 기본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2023.11.16 I 정두리 기자
오락가락 당국 압박에…금리 체계 혼란
  • 오락가락 당국 압박에…금리 체계 혼란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기준금리 무력화’ ‘담보 가치 무력화’ ‘신용점수 무력화’ 올해 가계대출시장의 대표적 특징을 꼽으라면 ‘무력화’라고 답하는 시장 참여자가 상당수다. 당국의 입김에 맞춰 은행권이 금리를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면서 시중금리를 결정하는 요소인 기준금리, 신용점수, 담보물의 가치가 무력화됐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는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고, 금리 왜곡을 불러왔다는 업계와 시장 참여자들의 시각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기준금리 무력화한 ‘정부의 입’한국은행은 지난 1월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시중은행들의 대출 금리는 오르지 않았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변동 금리는 1월 첫째 주(2일)만 해도 연 5.27~8.12%로 상단이 8%를 넘겼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된 지 일주일 뒤엔 연 4.60~7.02%(20일 기준)로 오히려 떨어졌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올라야 하지만 되레 떨어진 것이다. 한은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으나, 금감원의 개입으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내리는 바람에 긴축정책 효과가 반감된 셈이다. 즉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갉아먹는다는 뜻이다.당시에도 금융권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대출 금리 인하를 압박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임원 회의(1월 10일)에서 “금리 상승기에 은행이 시장 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 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모니터링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일부 은행은 이후 가산금리 인하에 나섰다. 반면 지금은 반대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19일 기준금리를 9개월째 연 3.5%로 동결했지만, 주담대 금리는 변동 금리 상단이 7%대로 치솟는 등 최근까지 계속 올랐다. 전 세계 금리의 벤치마크(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고공 행진을 벌인 탓도 있으나 당국이 가계 빚 증가세의 주범으로 주담대를 지목하자, 은행들이 앞다퉈 금리 인상을 유도한 영향이 적지 않다.당국의 말 한마디면 은행들이 가산금리, 우대금리 등을 조절하면서 담보가 있는 주택담보대출 보다 신용대출 금리가 더 낮아지거나, 저신용자보다 고신용자의 대출금리가 더 오르는 등의 비정상적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금리 가격 결정 주체는 1990년대에 정부에서 시장으로 바뀌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 “금리 가격이 시장 매커니즘보다 정부 규제 영향을 더 받는 상황”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들도 ‘갈팡질팡’‘대출 부담 완화’와 ‘가계 빚 억제’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금융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크다. 당국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소상공인이) 은행 종노릇’ 발언 이후 금융권에 상생금융을 압박하고 있다.얼마전 까지만 해도 당국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계부채를 잡겠다”며 50년 주담대 취급을 늘려온 은행들을 압박했다. 결국 50년 주담대 취급을 줄이는 은행이 나오는가 하면, 대출 가산금리를 높이는 은행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대출 금리를 다시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은행들은 혼란에 빠져 있다. 대출 금리를 다시 낮추면 가계 부채는 다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서민대출 확대시 연체율, 부실 채권 확대로 건전성 지수가 악화되는 상황이다. 은행 입장에선 ‘이래도 고민, 저래도 고민’인 상황에 봉착한 셈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갑질·횡포’라는 비판과 ‘가계빚 주범’이라는 낙인 사이에서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특히 상생금융 압박에 대출 금리는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커 주담대를 받으려던 서민들이 대기모드로 돌아섰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작년에도 정부는 서민을 위한다며 예금 금리를 올리라고 했다가 반 년도 되지 않아 은행에 예금이 쏠린다며 금리 인하를 주문하는 등 갈지(之)자 행보를 한 바 있다. 주주가 있는 민간 회사를 압박하는 식으로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과도한 개입과 오락가락하는 방침에 은행 뿐 아니라 금융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3.11.16 I 김국배 기자
청약불패 제동·PF 부실에 휘청…건설株 봄은 언제 오나
  • 청약불패 제동·PF 부실에 휘청…건설株 봄은 언제 오나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건설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청약불패’로 불렸던 수도권 지역에서 미계약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시황이 단기간에 호전되기 어려운 만큼 주가 회복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73.29로 연초보다 0.4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11.19%)과 견줘 부진하다. 코스피 건설업 지수에는 현대건설(000720)과 대우건설(047040), GS건설(006360), HDC현대산업개발(294870) 등이 포함돼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건설업 지수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도 다소 낮아졌다. 연초 0.82%를 기록했던 외국인 비중은 이날 0.75%로 0.07%포인트(p) 하락했다.증권가에서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냉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철근 누락으로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를 낸 GS건설이 10개월 영업정지 처분 추진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되며 회복세를 보였던 건설주가 다시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최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미계약이 쏟아지면서 업황에 대한 전망이 다시 어두워지고 있는 영향이 크다. 업황을 회복하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다.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분양한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현재 수백 가구를 대상으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구로와 동대문, 광명과 수원 등에서도 미계약자가 속출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며 청약 열기가 급속히 냉각됐다는 게 부동산 업계와 증권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부동산 PF 부실화 위험에 대한 우려도 투심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17%로 석 달 전보다 0.16%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잔액도 131조6000억원에서 133조1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늘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고금리 기조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들의 PF 이자 부담도 그만큼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자금난 해소 차원에서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서면서 부동산 경기가 지금보다 더 위축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세 상승세 둔화, 매매 정체, 분양 증가 속에서 미달이 발생하고 있어 주택 업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분양가를 올리기 어려운 환경에서 공사비 협상에서 지지부진해질 가능성도 커 수익을 목적으로 매수를 추천할 종목은 없다”고 말했다.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저평가 구간인 만큼 실적과 재무 상태가 양호한 건설사를 선별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지방 미분양 등 주택 부문의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대형 건설사의 재무 현황을 고려하면 대응력은 갖추고 있다”며 “실제 수주 성과와 안정적인 실적, 재무 현황 등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을 감안한 투자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2023.11.16 I 양지윤 기자
신용대출보다 주담대가 더 높네…당국 개입에 꼬여버린 금리
  • 신용대출보다 주담대가 더 높네…당국 개입에 꼬여버린 금리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금리보다 높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에 주담대 취급 비중을 줄여야 하는 은행들이 빠르게 주담대 금리를 올린 것이 결정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사진=연합뉴스)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주담대 변동 금리(6개월 신규 코픽스 기준)는 이날 기준 연 4.94~6.14%로 신용대출 금리(4.71~6.71)보다 하단이 0.23%포인트 높다. 지난달 16일만 해도 신용대출 금리(4.58~6.58)가 주담대 변동 금리(4.53~5.73%)보다 높았지만, 다음날부터 금리 역전이 일어난 후 한달 가까이 유지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주담대 변동 금리도 15일 연 5.707~7.207%로 신용대출 금리(5.392~5.992)보다 상·하단 모두 높다.통상 주택을 담보로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주담대는 신용으로만 돈을 빌려주는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은데, 최근 반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고정금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3일 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4.75~5.95%로 신용대출 금리(4.68~6.68)보다 하단이 0.07%포인트 높았다. 지난 2일에는 주담대 고정 금리가 연 4.59~5.79%로 신용대출 금리(4.68~6.68)보다 낮았는데, 상·하단이 0.16%포인트 뛰며 뒤집혔다. 주담대 고정 금리가 신용대출 금리보다 높은 현상은 6일까지 이어지다가 현 시점인 15일에는 주담대 고정 금리(4.51~5.71)가 다시 신용대출 금리(4.71~6.71)보다 낮아지는 등 들쑥날쑥하고 있다.금융권은 이러한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가계 빚 증가세를 잡아야 하는 당국의 주문에 은행들이 주담대를 줄이려 일부러 ‘디마케팅(Demarketing)’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앞다퉈 가산 금리를 높이거나 우대 금리를 깎는 식으로 줄줄이 주담대 대출 문턱을 높였다. 우리은행에서 주담대와 신용대출 역전현상이 일어난 지난 3일은 우리은행이 우대 금리를 축소해 주담대 고정형, 변동형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한 날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3일 주담대 변동 금리를 0.2%포인트, 고정 금리는 0.1%포인트 올린 데 이어 20일 만에 또다시 금리를 인상했다.앞서 KB국민은행도 지난달 11일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올렸으며, 신한은행 역시 이달부터 변동 금리를 0.05%포인트 인상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장기 대출이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장기 프리미엄’이 금리값에 포함된다”면서도 “최근 가계부채 관리 때문에 금리를 조정한 것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가계 빚 증가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9월보다 6조8000억원 늘었다.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세다.
2023.11.16 I 김국배 기자
美소비 줄고 생산자물가도 하락…연착륙 시나리오 현실로
  • 美소비 줄고 생산자물가도 하락…연착륙 시나리오 현실로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경제가 점진적으로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뜨거웠던 소비가 한풀 꺾인데다 소비자물가(CPI) 둔화에 이어 생산자물가(PPI)지수가 하락하는 등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바라는 연착륙 궤도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1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7050억달러로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미국 경제를 탄탄하게 뒷받침하던 소비가 식어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월가 추정치(-0.3%)보다는 감소폭이 적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2.5% 늘었다. 소매판매가 역성장한 것은 가격하락에 따라 휘발유 판매가 줄고, 자동차대리점, 백화점, 가구점 판매액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음식점과 술집, 식료품점, 온라인 매출은 소폭 늘었다.소매판매는 전월대비 4월(0.4%), 5월(0.7%), 6월(0.2%), 7월(0.6%), 8월(0.8%), 9월(0.9%) 등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미국 경제를 뒷받침해왔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으로,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소매판매는 소비의 변화를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연준의 강한 긴축에도 소비가 탄탄하자 지난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연율기준 4.9%에 달하기도 했다.10월 소매판매 감소는 미국 소비자들이 더 높은 대출 비용으로 압박을 받고 신용카드 부채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잠재적으로 경기둔화가 올 수 있다는 초기 신호로 볼 수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소비자들이 지난 여름 엄청난 속도로 지출을 늘린 이후 4분기 들어 급격하게 소비를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장기간 고금리 정책으로 모기지, 자동차대출, 신용카드 등에서 차입비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때 저축액 상당부분을 소진하면서 소비여력이 떨어진 것도 있다.내셔널와이드 뮤추얼 인슈어런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캐시 보스트얀치는 “여름 이후 소비지출이 감소함에 따라 연준이 오랜 기간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감소시키고 있다는 위안을 얻게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여기에 PPI도 깜짝 하락하면서 최악의 인플레이션 시기가 지났다는 징후를 보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월가에서는 0.1% 상승할 것으로 봤지만, 이보다 훨씬 하락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1.3%를 기록했다.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7월(0.6%), 8월(0.8%), 9월(0.4%) 등 최근 몇달간 높은 상승세를 이어오다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5월(-0.3%) 이후 5개월 만에 하락이고, 지난 2020년 4월(-1.2%)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하락폭이다.생산자물가가 하락한 것은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면서다. 휘발유가격이 15.3%하락하며 에너지물가지수는 6.5% 하락했다. 생산자물가하락의 80% 이상은 휘발유 가격 하락이 기여했다.에너지와 식품, 무역서비스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2.9% 각각 올랐다.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 이 때문에 소비자물가 둔화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ING 파이낸셜 마켓의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나이틀리는 “가격 하락 압력은 미 경제 연착륙 스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23.11.16 I 김상윤 기자
  • 美 3대 지수 상승 출발…CPI 이어 PPI도 ‘2년만 최저’
  • [이데일리 장예진 기자] 뉴욕증시가 15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오전 9시 45분 기준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0.24% 오른 34910선에, S&P500지수는 0.29% 상승한 4508선에, 나스닥지수는 0.40% 오른 1415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발표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마찬가지로 시장 예상보다 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장의 금리 인상 종료 관측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 10월 PPI가 전월 대비 0.5% 하락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또한 전월 대비로 PPI는 지난 2020년 4월 이후 월간 기준 약 2년 반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한편 시장에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7일까지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이날 개최될 미·중 정상회담에 주목하고 있다. 특징적인 종목으로는 대형 유통업체 타겟(TGT)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이다.또한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이커머스 기업 제이디닷컴도 공급망 차질 해소에 따른 실적 개선을 보고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3.11.15 I 장예진 기자
美10월 소매판매 전월대비 0.1%↓…7개월 만에 역성장
  • 美10월 소매판매 전월대비 0.1%↓…7개월 만에 역성장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경제를 탄탄하게 뒷받침하던 소비가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1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7050억달러로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다만 월가 추정치(-0.3%)보다는 감소폭이 적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2.5% 늘었다.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주유소 소비가 줄고, 자동차대리점, 백화점, 가구점 판매도 줄었다. 반면 음식점과, 술집, 식료품점, 온라인 매출은 늘었다. 소매판매는 지난 3월(-0.9%) 이후 4월(0.4%), 5월(0.7%), 6월(0.2%), 7월(0.6%), 8월(0.8%), 9월(0.9%) 등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미국 경제를 뒷받침해왔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에도 소비가 탄탄하자 지난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연율기준 4.9%에 달하기도 했다. 10월 소매판매 감소는 미국 소비자들이 더 높은 대출 비용으로 압박을 받고 신용카드 부채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잠재적으로 경기둔화가 올 수 있다는 초기 신호로 볼 수 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으로, 소매판매는 전체 소비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소비자들이 지난 여름 엄청난 속도로 지출을 늘린 이후 4분기 들어 급격하게 소비를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장기간 고금리 정책으로 모기지, 자동차대출, 신용카드 등에서 차입비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때 저축액 상당부분을 소진하면서 소비여력이 떨어진 것도 있다.
2023.11.15 I 김상윤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美 공급망 동맹 수혜···외국기업 한국 러시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다음은 16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美 공급망 동맹 수혜···외국기업 한국 러시-구리·오산 등 5곳에 8만가구 공급-당국 개입에 꼬인 금리···신용대출보다 비싸진 주담대 이자-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첫삽’-오늘 수능···“수험생 여러분 힘내세요”-벼랑 끝 내몰리는 노년층, 노인 파산 줄일 대책 세워야-산업스파이 6개월 이상 징역 ‘0명’···이래선 못 막는다△2면 종합-‘안전진단 완화·용적률 상향’ 얼마나 풀지 관건-46년전 조부 정주영처럼···정의선, 대영제국훈장 수훈△3면 외국인 직접투자 역대 최대-‘공급망 탈중국’ 거점 떠오른 韓, 경직된 노동법 고쳐 투자 매력 더 높여야-바람 많은 한국, 풍력발전 최적지···우수한 ESS·원전과 시너지 기대△4면 종합-‘쉬었음’ 청년 41만명···정부, 1조원 투입해 취업 돕는다-강남 비아파트 거래 풀고 신규택지 조성···시장안정·균형개발 기대-소주·와인 온라인 판매 검토···국세청, 해외 사례 연구 착수-美 인플레 둔화에···시장 “금리인하, 내년 5월로 당겨질 것”△5면 당국 압박에 금리 혼란-‘갑질’ 비판에 내리고, ‘가계빚’ 엄포에 올려···기준금리와 따로 논 대출금리-고신용자 이자 늘 때 저신용자는 줄어···역차별 논란-“두더지 잡기식 개입 한계···대출시장 전체 왜곡 이어질 것”△6면 이데일리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부동산 경기 침체 직격탄···“건설·제2금융으로 부실 전이 우려”-철근누락 부메랑 “GS건설, 신용등급 더 내려야”-“차입금 불어난 SK, 고금리에 리스크 부각”△8면 특별 인터뷰-“中은 북핵 억제에 도움 안돼···美 전술핵 현대화해 한반도 배치해야”△9면 정치-여야 ‘과학계 표심잡기’ 경쟁···앞다퉈 R&D 예산 복원 한목소리-尹, 기후위기·다자무역 등 논의···한중 정상회담 성사 주목-주식·골프·딸 학폭논란 김명수 “제 불찰, 기회 준다면 업무 매진”-與 혁신위·친윤 신경전 지속···이준석 “한동훈 비대위 가능성”△10면 경제-취업자 34.6만명 늘었는데···청년만 또 내리막-위례복정 역세권 입찰 담합 의혹···공정위, 현대건설 현장조사 착수-22대 국회서도 법인세 인하 멀어진 까닭-韓·美 정책금융 ‘북미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머리 맞댔다△12면 금융-중신용대출 특판 오픈했지만···연체율은 어쩌나-카드사 실적 악화에도···현대카드만 선방-오늘부터 주담대 변동금리 또 오른다-소멸시효 지난 빚 불법추심 적발···이자 한도 초과하는 추심도 신고해야△13면 글로벌-“시진핑 만나야”···머스크 등 美 재계 거물들 집결-美中, 기후변화 공동대응 합의···“워킹그룹 재가동”-美 하원, 임시 예산안 통과···‘셧다운’ 면할 듯-中 10월 산업생산·소매판매 ‘반짝 개선’-英 CPI 2년 만에 최저···긴축 마무리할지 주목-日 3분기 성장률 -0.5%···3개 분기 만에 ‘역성장’△14면 산업-SK판 도시유전 첫 삽 “K석화 르네상스 이끈다”-제철소 간 LG로봇, 초고압 전기실 누비며 안전관리 ‘척척’-EV6 끌고 EV9 밀고···시장 둔화에도 글로벌 월 1만대 출하행진-포스코인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진출-UHD영화 160편 한손에 들고 다닌다···삼성, 업계 최대 ‘8TB 포터블 SSD’-애경캐미발, 생분해성 우수한 ‘친환경 비료’ 만든다△15면 ICT-“생성형AI 우후죽순, 서비스 특화에 성패 달려”-자율주행차, 영상데이터 원본 활용 가능-6관왕 석권 ‘P의 거짓’···올해 최고의 K게임-OTT에 밀려···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고작 0.27% 늘어△16면 AUTO&LIFE-E클래스, 클래스의 차이-운전자도 승객도 행복한 이동···‘내유외강’ 알파드, 시종일관 편안△18면 증권-제철 맞은 배당주···‘횡재세’에 산통 깨지나-역대급 실적에도 투심 냉랭···엔터주가 믿을 건 글로벌 팬덤뿐-전기차 전환 속도에 팔라듐 인버스 쏠쏠△19면 증권-엔비디아 훈풍 탄 반도에···미·중 정상회담 주목-부진 끝났나···미디어·콘텐츠株 기지개-청약불패 제동·PF부실 우려 겹악재···건설주 춥다-금감원, 공매도 관련 루머·불공재거래 엄정 대응△20면 부동산-매물 쌓이고 노원·강북 하락 거래···서울 외곽부터 집값 냉기류-“SH공사가 3기 신도시 시행 적임자”-‘유럽의 성’ 옮겨놓은 듯···리조트특별시 인천 ‘왕길역 로열파크씨티’△22면 문화-음악은 여러 장르의 파트너···통역사 역활 충실했죠-영웅 이전에 ‘인간 이순신’의 고뇌···몸짓으로 펼치다-‘언어 불통’의 원인 쉬운 우리말이 답△24면 피플-골든 캡슐이 재난 구호 돕고, 일상서 충분히 활용되길-“경영지표보다 윤리성과 작동할 수 있게 제안할 것”-암참 CEO 서버스 나이트 자선 행사-이창용 한은 총재, BIS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 의장 선임-ETRI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에 황수훈 전 전문위원-초대 한국항만장비산업협회장에 홍문기 HJ중공업 대표-현대건설, 독일 RWE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협력△25면 오피니언-정신병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무역거래 악용 주가 조작, 정보 공조로 막는다-최우영 ‘이유 없는 대화’△26면 전국-곳곳에 암초···‘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난항-서희건설 “공사비 안 올려주면 공사 중단” 지역주택조합에 엄포-대전·세종·충남 글로컬대학 ‘0곳’···교육부, 충청패싱 논란 다시 도마△27면 사회-오세훈 “메가 서울, 6~10년 유예기간 두고 단계적 편입해야”-오늘 50만명 ‘결전의 날’···“종료 10분 전 답안 작성하세요”-지방세 고액·상습체납 9728명 공개···125억 미납자도-종이빨대 수백개, 또 쓰레기로···정부 방침 따랐는데 다 헛수고-“노조 회계공시 강제는 위헌”···한국노총 헌법소원 청구
2023.11.15 I 유은실 기자
패러다임 선도 1위 SK...불어난 차입금은 부담
  • 패러다임 선도 1위 SK...불어난 차입금은 부담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국내 주요 그룹사 중 SK그룹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K그룹이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투자에 나서면서 산업구조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자금조달로 부채부담도 과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건전성 훼손과 구조적인 신용도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34회 SRE에서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그룹을 꼽는 질문에 SK그룹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총응답자 176명 가운데 122명(복수응답·69.3%)이 선택했다.SK그룹은 혁신성을 묻는 질문에서 지난 32회 SRE부터 3년 연속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33회 SRE에서도 M&A와 분할, 기업공개(IPO),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영역까지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총응답자 203명 중 133명(65.5%)의 표를 받은 바 있다.역설적으로 SK그룹은 금리 인상 타격과 재무부담 누적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그룹을 묻는 질문에서도 많은 표를 받았다. 금리 인상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판단하는 그룹을 묻는 질문에서는 SK그룹이 2위(79표·44.9%), 재무부담 누적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는 그룹을 묻는 질문에서는 3위(50표·28.4%)로 꼽혔다.한 SRE 자문위원은 “작년, 재작년만 해도 SK그룹의 M&A에 대해서 사람들이 좋은 도전이라고 평가했다”면서 “그러나 성과가 바로 안 나오고 금리가 너무 높아지면서 SK그룹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SRE 자문위원은 “신평사들의 리포트 발간 기조를 보면 작년, 재작년까지는 롯데그룹의 등급 하향을 암시하는 리포트가 많이 나왔고, 그다음에는 SK그룹을 찍었다는 느낌을 주는 리포트가 많다”고 답했다.[그래프=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올해 상반기 기준 SK그룹의 총차입금 규모는 119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 2019년 말(61조원)과 비교했을 때 95% 넘게 증가했다. 그룹 계열사별로는 반도체와 정유화학 부문에서 가장 증가가 컸다. 같은 기간 반도체(SK하이닉스) 부문은 26조740억원, 정유화학(배터리 포함) 부문은 31조3120억원으로 집계됐다.이는 SK그룹의 사업 대전환에 따른 자본적 지출(CAPEX) 확대와도 연관된다. 지난 2018~2021년 연간 20조원대를 유지해 오던 SK그룹의 자본적 지출(CAPEX) 규모는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와 배터리 부문의 투자 급증에 35조원으로 확대됐다. 신호용 NICE신평 책임연구원은 “SK그룹은 배터리·소재·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으로, 당분간 차입금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늘어난 채무부담, 주요 사업부문의 실적둔화, 대규모 투자계획 등을 고려할 때, 그룹의 신용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이어 “반도체 부문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거나, 대규모 투자 지속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부문의 사업안정화 지연 등으로 그룹의 채무상환능력 저하가 심화될 경우 SK그룹 전반의 신용도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 SRE 자문위원은 “SK그룹이 잘 버텨왔던 이유는 반도체·친환경·수소·이차전지·소재 등 미래와 관련된 것이기에 투자금이 들어왔기 때문”이라며 “방향은 맞지만 이제는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2023.11.15 I 박미경 기자
삼성생명 '웃음' 한화·교보 '울상'…3분기 실적, 금리가 갈랐다
  • 삼성생명 '웃음' 한화·교보 '울상'…3분기 실적, 금리가 갈랐다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올해 나란히 호실적을 이어가던 대형 생명보험사의 올 3분기 누적 순익이 1년 만에 10% 이상 빠졌다. 이번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다름 아닌 ‘금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신 금융자산 회계기준(IFRS9)이 도입되면서 어떤 자산을 들고 있느냐에 따라 금리 변동에 따른 ‘순익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다. 왼쪽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본사. (사진=각 사)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이른바 생명보험사 ‘빅3’의 3분기 누적 순익 총합은 2조89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2조5816억) 대비 10.89% 감소한 수치다. 순익은 연결 지배주주지분으로 집계했다.회사별로 보면 한화생명(8448억원)과 교보생명(6029억원)은 각각 전년 대비 39.6%, 14.15% 감소했다. 특히 한화생명의 경우 고금리 상황에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FVPL)로 분류되는 채권 비중이 큰 만큼, 순익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생명(1조4497억원)은 전년 대비 72.7% 급증했다. 지난해 생보사 ‘빅3’를 포함한 모든 생보사들이 금리상승발(發) 증시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는 주식시장 부진으로 인해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 부담감이 커지면서 생보업계 모두 실적 감소를 감내해야 했다. 지난해는 변액보험이 상품 판매 시점의 보험료 산출 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낮아지면 차액만큼 보증준비금을 적립해야 했었다. 따라서 주식이나 채권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전입액도 덩달아 커졌었다. 실제 금리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지난해 1분기 삼성생명(-72.9%), 한화생명(-73.8%), 교보생명(-44.0%) 순익은 모두 1년 전 대비 줄어든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새 회계기준인 IFRS17과 함께 금융자산 회계기준(IFRS9)이 도입되면서, 변액보험이 실적이 미치는 영향은 10%가량으로 줄었다. 대신 FVPL 분류 자산 비중의 영향이 더 커졌다. 금융자산 회계기준이 IFRS4에서 IFRS9으로 바뀌면서 계약상 현금흐름 특성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자산은 모두 FVPL로 분류해야 해서다.문제는 IFRS9는 실제 손실이 발생하지 않아도 자산 평가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익’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즉 고금리 상황이라면 운용자산에서 FVPL 비중이 큰 보험사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반대로 채권금리가 약 0.5%포인트 하락했던 지난 1분기의 경우 FVPL 비중이 높은 한화생명의 당기순익(3569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600% 이상 증가했다. 금리 하락에 따라 투자순익이 증가한 덕분이다.한화생명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타사에 비해 FVPL 자산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3분기 실적에도 고금리 등에 영향을 받아 유가증권에서 약 400억원, 대체투자 평가손실 금액이 약 600억원이 발생했다. 또 해외 부동산 손실 선반영 금액이 400억원 등 총 1400억원의 손실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관계자 역시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주가 하락,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 확대로 투자이익 감소세가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실제 올 3분기 교보생명의 누적 투자손익은 8703억원으로 1년 만에 16.7% 줄었다.이에 생명보험업계에선 보험손익과 무관하게 금리 변동에 따라 순익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FRS9 아래에선 금융자산 이전이 쉽지 않아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9은 금융자산 이전에 대해 과거보다 엄격한 편”이라며 “FVPL 자산 분류 기준이 사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한번 분류한 뒤 이를 쉽게 바꿀 수 잇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FVPL 자산 비중이 크면 금리 변동에 따른 순익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2023.11.15 I 유은실 기자
부동산 침체 긴 터널…건설·제2금융 강타
  • 부동산 침체 긴 터널…건설·제2금융 강타
  •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회사채 시장에 몸담고 있는 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 내 업황이 가장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 단연 건설업종을 꼽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건설업종이 1위에 오른 것이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부동산 경기침체, 원자재가격 급등 여파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전망도 더 부정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동산금융 노출 비중이 높은 증권과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부동산 사업장 중 부실화되는 물건이 속속 나오면서 해당 거래에 투입됐던 제2금융권 자금이 고스란히 손실처리 돼 재무건전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황 개선 기대 산업으로는 전기전자 업종이 1위를 차지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건설·증권·캐피탈...부동산 침체 충격 삼각지대34회 이데일리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에서 응답자들은 향후 1년 내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산업으로 건설업에 몰표를 던졌다. 총 18개 업종 중 2개를 선택하는 설문에서 총 176명 가운데 132명(75.0%)이 건설업을 골랐다. 지난해 진행된 33회 SRE에서 127명(62.6%)의 지목을 받아 업황 악화 예상 1위에 오른데 이어 2년 연속 높은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2위인 캐피탈(71명·40.3%)과의 격차는 34.7%포인트다. 건설업이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캐피탈에 이어 3위 화학(41명·23.3%), 4위 증권(32명·18.2%), 5위 공기업발전(20명·11.4%) 등이 업황 악화 예상 산업 상위권을 차지했다. 캐피탈과 증권은 33회 SRE에서도 각각 2위, 3위를 기록했다. 건설업과 제2금융권인 증권, 캐피탈이 상위권을 차지한 배경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 경영 환경은 이미 최악으로 치달은 상태다. 고금리로 주택 미분양 증가와 사업 중단이 늘고,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비용 부담까지 건설사들의 목을 조여오고 있어서다. 부담을 견디지 못한 건설사들은 이미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폐업한 종합건설사가 450곳을 넘어서며 지난해 대비 두 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부동산 관련 익스포저 부담이 높은 증권과 캐피탈업종도 덩달아 부실화에 따른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따른다. 수익성 강화를 노리고 공격적으로 확대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서 부실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제2금융권 자산건전성 지표도 악화일로여서다. 리스크 대응을 위해 회사별로 충당금을 쌓고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 속에 이 부담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물음표가 찍히는 모양새다.한 SRE 자문위원은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시스템 리스크를 막기 위해 시장 전체에 유동성을 불어넣어주는 건데 단체전이 끝나면 이제 개인전이 시작될 것”이라며 “모든 기업을 다 살려줄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망하는 곳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화학업종은 전체에서 41명(23.3%)의 표를 받으며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업종 3위를 기록했다. 33회 SRE에서도 4위(26표·12.8%)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차지한 데에 이어 올해는 우려 수위가 더욱 높아졌다. 국내 화학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상당한 상황에서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지난 2019년 이후 중국 내 업스트림 화학설비 대규모 증설됐고 중국산 범용 제품이 시장에 유입되며 역내 경쟁이 심화됐다”며 “중국 자급률이 크게 상승하고 있고, 특히 폴리프로필렌(PP)의 경우 중국의 로판탈수소공장(PDH) 설비위주 증설을 감안하면 자급률이 10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우려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메모리 겨울 끝이 오나...전기전자 업황 개선 기대 1위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 1위는 86명(48.9%)의 선택을 받은 전기전자가 차지했다. 33회 SRE에서는 41표(20.2%)를 얻으며 4위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기대감이 크게 오른 모습이다. 반도체 업황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반도체업종은 수요예측과 공급조절에 따른 업황 등락이 반복되는 특성을 가진다. 코로나19 시기에는 IT 전반 수요가 급증해 호황을 누렸지만 지난해부터는 가파른 금리 인상 및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이에 공급과잉으로 국내 메모리반도체 주요 회사들도 대응 실패에 따라 대규모 영업적자를 볼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2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오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듯한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 시선에도 온기가 도는 모습이다. D램 및 낸드플래시 고정 거래 가격은 지난 10월부터 하락을 멈추고 꾸준히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2위는 총 50표(28.4%)를 받은 조선업이 차지했다. 33회 SRE에서는 38표(18.7%)를 받으며 5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조선업은 오랜 침체기 끝에 선가 상승을 타고 황금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 상승과 함께 가격도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 HD한국조선해양(009540)·삼성중공업(010140)·한화오션(042660)도 지난 3분기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 3사가 동반 흑자를 낸 것은 11년 만의 일이다. 한 SRE 자문위원은 “조선업 불황이 길어지면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투자업계에 트라우마를 남기며 망할 위기까지 갔던 시기도 있었다. 이를 감안하면 개선 기대감 2위에 오른 것은 크게 주목할 만한 점”이라고 평가했다.
2023.11.15 I 지영의 기자
‘실적 악화’ 카드사, 현대카드만 방긋…4분기도 ‘찬바람’
  • ‘실적 악화’ 카드사, 현대카드만 방긋…4분기도 ‘찬바람’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고금리 리스크 등으로 올 3분기 실적이 고꾸라진 가운데 현대카드만 나홀로 선방을 거뒀다. 현대카드는 업황 악화 속에도 신규 회원수 확대와 연체율 개선 등으로 실적을 끌어 올렸으나 나머지 카드사들의 성적은 전부 후퇴했다. 고금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카드사들은 4분기에도 기지개를 켜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손비용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각 카드사의 실적 공시를 종합하면 3분기 전업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들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530억원) 대비 11.7% 감소했다.현대카드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2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078억원) 대비 8.6% 증가했다. 카드사 중 유일한 순이익 증가다. 롯데카드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657억원으로 전년 동기(2695억원) 대비 35.7% 증가했으나 이는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매각 효과를 제외한 순이익은 1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 감소했다.같은 기간 신한카드(5877억원→4691억원, 20,2%↓), 삼성카드(4565억원→4301억원, 5.8%↓), KB국민카드(3523억원→2724억원, 22.7%↓), 하나카드(1656억원→1274억원, 23.1%↓), 우리카드(1792억원→1181억원, 34.1%↓), BC카드(1344억원→696억원, 48.2%↓) 등은 모두 순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실적 상승의 배경을 두고 “업황 악화 속에서도 신규 회원수 성장으로 취급액이 늘었다”며 “선제적으로 진행한 자산 건전성 중심 경영으로 0%대 연체율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카드의 3분기 기준 신용카드 회원 수는 1192만4000명으로, 작년 동기(1111만3000명) 대비 약 7.3% 증가하며 타 사 대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월 도입한 애플페이 효과가 컸다. 지난 2월만 하더라도 8개 카드사 가운데 회원 수 기준 4위에 머물렀지만 애플페이 출시를 기점으로 지난 6월부터는 국민카드를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연체율 관리도 눈에 띈다. 현대카드의 3분기 기준 총 연체율은 0.85%로 지난 연말(1.00%) 대비 0.15%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63%로 0.26%포인트 개선됐다. 그 영향으로 충당금 적립액은 54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2% 줄어들었다.올 4분기에도 카드업계 업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자금 조달 여건이 여전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높아진 금리로 인해 카드 대금이나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고객이 늘어나게 되면 연체율은 올라가고,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어나면서 카드사 수익성이 빠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금융권 전반에 ‘상생금융’ 압박이 또 다시 이어지면서 카드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는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외적 악재도 존재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경우 채권시장에서 조달금리가 오르면 금융비용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카드론 등으로 무리한 고금리 운용을 하게 되면 연체가 발생해 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고, 이는 충당금 적립으로 이어져 위험 관리 비용까지 늘어나게 되는 셈”이라면서 “하반기에도 수익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이 지속할 것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2023.11.15 I 정두리 기자
美 물가둔화=금리인상 종료? 아시아 증시 일제히 '강세'
  • 美 물가둔화=금리인상 종료? 아시아 증시 일제히 '강세'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둔화했다는 소식에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물가가 잡힌다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끝날 수 있음을 기대한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홍콩 항셍종합지수와 홍콩H지수는 전거래일대비 각각 3.66%, 3.71%의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항셍종합·H 선물 역시 3.8~3.9%대 강세다.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는 전거래일보다 각각 0.55%, 0.68% 상승 마감했다. 중국 대표 벤치마크 지수인 CSI 300 지수도 3607.25로 같은기간 0.70% 올랐다.일본의 니케이 225 지수 역시 전날보다 2.52% 상승했다. 베트남 호치민 VN 지수도 0.97%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대만 가권 지수(1.26%), 인도네시아 IDX 지수(1.75%), 인도 SENSEX 지수(0.93%), 말레이시아 KLCI 지수(0.75%) 등도 모두 상승 마감했거나 오른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우리나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각각 2.20%, 1.91% 오른 2486.67, 809.36에 거래를 마쳤다.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오른 이유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 종료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3.2% 올라 시장 예상치(3.3%)를 밑돌았음은 물론 전월 상승폭(3.7%)보다 크게 낮아졌다.긴축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연준의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다.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면 조만간 2%대 진입도 예상된다. 미국 물가가 잡혀갈수록 연준은 높은 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마무리 또는 인하 신호로 본다.HSBC 은행의 제임스 처 동남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통신에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연준은 실제로 12월 회의를 잠시 중단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며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시장에서는 아마도 지금부터 12월까지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을 시행하면서 6000억위안(약 171조원)을 순공급하기로 한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번 유동성 공급 규모는 2016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중국 거시 전략 책임자인 베키 리우는 “10월 데이터에 나타난 새로운 하향 압력을 고려하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여전히 연말 이전에 지급준비율(RRR)이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23.11.15 I 이명철 기자
英 10월 CPI 전년比 4.6%↑…2년 만에 최저
  • 英 10월 CPI 전년比 4.6%↑…2년 만에 최저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식으면서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파)적 기조를 이어간 영국 중앙은행(BOE)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마무리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솔린다.(사진=AFP)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로 전달(6.7%)과 비교하면 2.1%포인트(p) 오름폭이 줄었다. 영란은행의 전망치(4.8%)보다도 0.2%p 낮다. 에너지와 식품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9월 6.1%에서 지난달 5.7%로 낮아졌다.두자릿수를 넘나들던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식은 건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이 크다. 전기·천연가스 등 영국의 에너지 가격은 지난해보다 7% 하락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한제가 에너지 가격 하락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0월 12.3%에 달했던 식품 가격 상승률도 지난달엔 10.1%로 낮아졌다. 영국 통계청은 주거비와 외식비 등도 인플레이션 하향에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물가가 더 이상 급등하지 않는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많은 사람이 여전히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을 2%로 낮추어야 한다”고 말했다.인플레이션 둔화는 영란은행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영란은행이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이란 기대감을 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란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2021년 12월부터 지난 8월까지 14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결과 현재 영국의 기준금리는 5.25%에 이른다. 다만 영란은행은 당장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보단 동결을 통해 물가 안정 추이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물가 상승률이 정책 목표인 연 2%를 웃돌기 때문이다. 야엘 셀핀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물가지수가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오늘 나온 데이터론 영란은행은 정책 방향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는 내년 하반기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3.11.15 I 박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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