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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증권사 역대급 실적 달성…"올해는 쉽지 않네"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지난해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곳은 미래에셋증권(006800)·삼성증권(016360)·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005940) 4곳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증권사들이 받는 중개 수수료(브로커리지)가 크게 늘었다. 여기에 기업공개(IPO) 시장이 초호황을 맞이 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해 투자은행(IB) 수익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는 브로커리지 수입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증권사 농사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역기저효과에 더해 증시 부진에 따른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다. ◇‘영업이익 1조 클럽’ 증권사 4곳 이상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4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3.01% 증가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020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했으나, 2021년에는 영업이익 ‘1조 클럽’ 증권사가 더 늘어났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3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4%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브로커리지 매출 증가와 IB 및 운용 손익 안정화 등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7.2% 증가한 1조3166억원으로 집계됐다. 브로커리지, 금융상품 판매, IB 부문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직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조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1% 늘어났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489억원으로 집계, 최대 규모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 가까이 도달했고, 세전이익은 1조472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메리츠증권은 당기순이익, 영업이익, 세전이익 모두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원 가까이 도달한 증권사는 키움증권(039490), 대신증권(003540), KB증권 등이다. 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608억원에 달하고 △대신증권 8184억원 △KB증권은 7295억원이다.◇실적 개선에 주주환원 정책 잇따라실적 성장에 근거해 증권사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보통주 주당 3800원, 미래에셋증권은 보통주 주당 300원, 우선주 33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메리츠증권도 보통주 주당 100원, 우선주 283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은 1740억원 규모의 자사주 2000만주 소각을 결정하고, 추가적으로 자사주 1000만주 매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증권사의 역대급 실적 달성은 브로커리지 수입이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인한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풍에 따라 증권사의 투자 중개 수수료가 크게 늘었다. 다만 연초부터 코스피지수가 2600선까지 떨어지는 등 부침을 겪고 있어 올해에는 실적 둔화 가능성이 커졌다. 증시 부진이 연간 트레이딩, 상품손익 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638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42조1072억원) 대비 반 토막 났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에 연동될 수밖에 없는 주가 흐름으로 인해 올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증권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설명했다.
- 외국인 매도 폭탄에 SKIET 이어 LG엔솔도 무릎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시중 유동성 114조원을 빨아들였던 기업공개(IPO)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상장 후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달 27일 상장하며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형성 후 상한가)’ 기대를 모았지만, 오히려 첫날 15%, 둘째날 10%씩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118조원으로 단숨에 코스피 시총 2위에 올랐음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에 여기저기서 아쉬움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하락의 시작은 외국인이었다. 상장 직후 외국인들은 매도에 나섰고, 개인투자자까지 “더 떨어지기 전에 팔자”며 패닉셀(공포 투매)에 합류하면서 주가는 정신없이 하락했다. 이런 모습은 지난해 상장 후 부진을 거듭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SKIET 상장 데쟈뷰 왜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8일 10.89%(5만5000원) 하락한 45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첫날에도 15.41%(9만2000원) 하락하는 등 이틀연속 두자릿수 하락세다. 공모가(30만원)에 주식을 확보해 둘째날에 매도했다면 수익률은 50%(15만원)다. 여전히 수익권이지만, 그 이상을 기대했던 이들을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LG엔솔은 2차전지분야 글로벌 2위, 국내 1위 배터리 대장주다. 2차전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산업으로 꼽히며 LG엔솔은 따상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약간 못미쳤고, 주가는 아래로 향했다. 장이 열리자마자 외국계 증권사 크레디트스위스(CS)와 제이피모건, 스위스계 금융기관 UBS 등이 매도상위 증권사에 오르는 등 외국인들의 매도 행렬이 거셌다. 실제로 외국인투자자는 첫날 1조5007억원어치를 던진 데 이어 둘째날에도 3889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이틀간 내놓은 물량만 1조8896억원에 이른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지난해 5월에도 있었다. SKIET는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883대 1을 기록,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해 역대 최고 경쟁률을 쓴 이후 81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신기록을 세웠다. 시초가가 공모가(10만5000원)의 2배인 21만원에 형성하며 따상 가능성을 키웠지만, 장 시작과 함께 22만2500원 터치 후 내림세로 돌아서 26.66%까지 하락했다.당시에도 하락 원인으로 외국인이 지목됐다. 의무보유확약 없이도 전체 공모물량의 44%를 손쉽게 배정 받은 외국인은 첫날에만 361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후로도 내리 나흘간 매도에 나서며 총 46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상장 첫날 22만2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꾸준히 내려 한때 14만원을 밑돌기도 했다. SKIET의 상장 시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국내 기관이 96.4%였지만, 해외 기관은 36.6%를 기록해 3분의 1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확약을 한 해외 기관의 5.6%만 6개월 확약을 걸었다. 해외 기관의 대부분(91.8%)은 1개월 확약에 그쳤다. 국내 기관의 대부분이 6개월(52.6%), 3개월(37.6%) 확약을 건 것과는 차이가 확연한 셈이다.◇ 또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LG엔솔의 경우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받은 비율은 55%, 이 중 외국인이 받은 비중은 30.25%에 달한다. 이는 국내기관(24.75%)이나 일반청약자(25%) 보다 많은 규모다. 기관투자자들이 최소 15일에서 최대 6개월까지 확약을 건 비율은 77.38%로 집계됐다. 그런데 이를 국내와 국외로 구분해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국내 기관이 96.50%로 대부분 확약을 건 반면, 해외 기관은 27.06%만 확약을 걸었다. 해외기관 10곳 중 7곳 이상이 확약을 걸지 않은 셈이다. 이는 SKIET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내 기관을 확약 기간별로 보면 △6개월 이상 72.18% △3개월 이상 17.81% △1개월 이상 6.26% △15일 이상 0.25% 등이다. 확약을 걸지 않은 국내기관은 3.50%다. 반면 해외 기관은 △6개월 이상 18.42% △1개월 이상 8.49% △15일 이상 0.15% 등에 그쳤다. 외국인들은 국내 기관에 비해 의무확약의 부담을 거의 지지 않으면서 공모주 ‘단타’를 통해 수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공모주 시장도 외국인의 놀이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황세운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호예수를 걸지 않고도 외국인들이 대규모 물량을 배정받는 건 형평성 차원에서 볼 때 불합리할 수 있다”며 “외국인들에게도 국내 기관과 비슷한 수준의 보호예수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즈니스 관행을 바꿔야 하는데, 이를 기업 등에 맡겨 둔다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을 것”이라며 “제도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펀드와치]패닉장에 '코스닥 인버스 펀드' 홀로 웃었다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급락장에 베팅해 지수와 반대방향에 수익을 내는 인버스 펀드만 살아남은 한 주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가속화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변동성 등에 증시가 짓눌리면서, 상대적 약세가 두드러진 코스닥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치솟았다.(사진=한국거래소)2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클래스 합산)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주간 수익률(1월 21~27일) 1위를 차지한 상품은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인버스상장지수(주식-파생)’, ‘삼성KODEX코스닥150인버스상장지수[주식-파생]’이었다. 두 상품 모두 주간 수익률 12.97%를 기록했다. ‘삼성KODEX200롱코스닥150숏선물상장지수[주식-파생]’는 3.85%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8.67%, 코스닥은 11.42% 하락했다. 증시는 미 연준의 긴축 강화 시사와 글로벌 불확실성에 하락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강도 높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가 확인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덮치며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졌다. LG엔솔 수급 부담도 증시를 끌어내렸다. 의약품업, 화학업, 섬유의복업이 10~11%대 급락했다. 이에 국내 주식형 펀드는 한 주간 -9.40% 하락했다. 증권가는 연휴 이후엔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하방압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긴축기조에 심리적 공포가 극대화된 구간이라고 본다”며 “과거 ‘패닉 셀링’을 보였던 2018년 10월엔 기업들의 영엉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었지만, 현재 코스피 이익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점이 관찰된다”고 말했다.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주간 수익률은 -2.90%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러시아가 -5.79%로 가장 많이 내렸다. 섹터별 펀드에선 소비재섹터가 -3.51%로 가장 부진했다. 개별 상품 중에서는 ‘한국투자KINDEX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이 4.78%의 수익률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자료=KG제로인)한 주간 글로벌 주요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는 물론 넷플릭스를 비롯한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우려돼 하락했다. 니케이225 지수는 미국 연준의 긴축 공포로 급락했다. 유로스톡 50는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태세 강화를 한 데 영향을 받았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준의 긴축 부담과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역 강화로 경기 둔화 우려가 번졌다.한 주간 국내 채권금리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국채금리는 FOMC 경계감과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도에 상승했다. 여기에 국고채 입찰 일정 부담도 채권금리 상승에 영향을 줬다. 기재부와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을 위한 구두 개입성 발표가 있었으나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량 순매도에 약세가 지속됐다. 개별 상품 중에선 ‘삼성KODEX단기변동금리부채권액티브상장지수[채권]’가 0.04%로 국내 채권형 펀드 주간 수익률 상위를 기록했다.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국내공모 펀드 설정액은 한 주간 1591억원 감소한 216조5173억원, 순자산액은 6조4778억원 감소한 233조3379억원을 기록했다.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1조1389억원 감소한 19조1791억원, 순자산액은 3조6887억원 감소한 22조8603억원이다.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1조6771억원 감소한 20조447억원, 순자산액은 1조6825억원 감소한 20조1545억원이다. 부동산형 펀드의 설정액은 3억원 감소한 1조2448억원으로 집계됐다.해외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1조 8,109억원 감소한 19조1094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3424억원 감소했으며, 해외부동산형 펀드의 설정액은 579억원 감소했다. 해외주식혼합형 펀드 설정액은 938억원 줄었다.
- 경제 교육에 증여까지…“세뱃돈 재테크는 어린이 펀드”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전설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은 11세에 처음 114달러로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찌감치 투자에 뛰어든 결과 그는 현재 세계 10대 부호가 됐다. 장기 투자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투자 철학은 “되도록 빨리 ‘좋은 주식’에 투자하고, 되도록 늦게 팔라”는 것이다.투자할 수 있는 기간이 더 길다는 점에서 어린이 투자자는 성인 보다 유리하다.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 수준이란 점에서 펀드도 ‘내 아이’ 재테크 수단으로 고려할 만한 금융 상품이다. 특히 자녀 명의로 가입한 어린이 펀드는 세법에 따라 일정 한도까지 증여세가 면제되고, 경제캠프 등 각종 이벤트가 제공된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AFP)◇ 대형 우량주 중심, 3년 수익률 최고 83%까지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어린이 펀드’로 분류되는 운용 펀드는 22개다. 국내 주식형이 대부분이지만 주식혼합형, 인덱스형, 글로벌 주식형 등 여타 선택지도 있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들의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설정액 10억원 이상)은 44.26%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 45.83% 보다는 다소 하회하지만 상품에 따라 차이가 크다.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의 경우 해당 기간 83.70% 수익률을 올렸다.세부 상품별로 살펴보면 최근 1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펀드다. 저평가 돼있는 종목 및 성장잠재력이 있는 종목에 집중 투자해 장기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최근 1년 12.98%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어린이 펀드 평균 수익률 마이너스(-)8.60%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시가총액 상위주로 구성된 여타 국내 주식형 어린이 펀드와 달리 11월 말 기준 F&F(383220)(5.27%), S-Oil(5.21%), 만도(204320)(5.02%), 현대차(005380)(5.02%), 네패스아크(330860)(5.10%) 등을 보유 상위 종목으로 들고 있다. 우수한 수익률에 대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맞춰 보수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경기 민감주 보다는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개별 소비재 종목들에 대한 비중을 높게 가져간 점이 유효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어린이 펀드 중 운용설정액이 가장 높은 상품은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 펀드다.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장기적립식 펀드로, 지난달 말 기준 삼성전자(005930)(16.36%),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자1(주식)C-F’(8.32%), SK하이닉스(000660)(5.14%) 등을 담고 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11.78% 수준이다. 이밖에도 ‘신한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 ‘미래에셋우리아이세계로적립식’, ‘NH-Amundi아이사랑적립’, ‘키움쥬니어적립식’ 등이 있다. 국내 주식형에 속하는 어린이 펀드 대다수가 삼성전자를 가장 높은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다.◇ “종잣돈 마련에 경제 교육까지”어린이 펀드 등 펀드에 투자하면 예적금과 비교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여도 대비가 가능하다. 부모가 자녀에게 무상으로 재산을 이전하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미성년자인 자녀나 손자에게는 10년 단위로 2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태어나자마자 증여 계획을 세우면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4000만원을 세금 없이 이전할 수 있다. 해당 기간 동안 펀드 평가액이 상승해도 증여세는 증여일 현재 기준가격에 따른 평가에 따른다. 적립식 투자를 하면 ‘사전 증여 신고(정기금 증여)’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증여 목적으로 자녀 명의 금융상품에 가입해 일정금액을 매회 불입 약정하고 입금하는 경우 최초 불입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 신고하면, 정기금 평가 방법을 적용해 일시금 증여 보다 더 낮은 금액에 대한 증여세가 부과된다. 또 이미 증여돼 자녀의 돈에 대한 운용수익 부분은 증여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어린이 펀드 등 자녀 명의 투자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경제 자립심’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어린이 펀드의 경우 미래를 바꿀 기업에 투자한다는 차원에서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해 자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감각을 키울 수 있다”면서 “함께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종잣돈 마련 이상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 '공모가 5% 남은' 카뱅, 실적 모멘텀 찾을까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리 상승기에도 다른 은행주와 달리 추락하는 카카오뱅크(323410)에 날개가 있을까. 여러 악재로 고전하며 5%만 추가 하락하면 공모가마저 깨지게 될 카카오뱅크의 향후 실적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뱅 주가 흐름 (자료=대신증권 HTS)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8일 전일 대비 3.4%(1350원) 오른 4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종가 기준 최저가인 3만9650원까지 밀리면서 4만원대가 붕괴됐다가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하지만 카뱅은 종가 기준 최고가인 지난해 8월 19일 9만2000원보다 반토막 넘게(55%)하락한 상황이다. 자칫 공모가(3만9000원)까지 하회할 지 모르는 처지까지 몰리고 있다. 현 주가는 공모가보다 4.9% 높은 수준이라 5%만 하락하면 공모가가 깨진다.카뱅은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카카오 그룹 내 이슈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9월 카카오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에 휩싸인 데다 류영준 카카오페이(377300)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로 ‘먹튀 논란’에도 휘말리면서 악재를 만났다.류 대표는 지난해 11월 25일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됐다. 하지만 카페 상장(지난해 11월3일) 한 달 만 정도 만인 지난해 12월 10일 임원들과 카페 주식 900억원치를 블록딜(시간외 대량 매매)방식으로 처분해 개인적으로 469억원을 현금화해 먹튀 논란을 불렀다. 류 대표는 이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카카오는 또 재발방지 대책으로 계열사 상장 후 최고경영자(CEO)는 2년 간, 그 밖의 임원은 1년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도록 했지만, 소액 투자자들의 신뢰를 이미 잃은 뒤였다. 문제는 실적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이미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을 받고 있어 실적이 큰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기업 활동의 객관적 지표는 여전히 실적이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외국계 증권사에서 카뱅을 ‘팔아라’는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한 증권사까지 나온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11일 카뱅의 대출증가율이 둔화할 것이라며 연간 이익 추정치를 올해와 내년 각각 23%, 29% 하양 조정했다. 이에 맞춰 목표가 역시 기존 8만2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단번에 37%나 끌어내렸다. 국내 증권사의 실적 전망도 좋지는 않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강화된 정부 규제로 인한 이익 성장 둔화를 고려해 2022년과 2023년 순이익을 각각 27.8%, 23.6%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의견은 ‘마켓퍼폼(Marketperform, 시장수익률)을 유지했다. 시장대비 -10~10% 주가 변동이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당장 이달 9일 내놓을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는 않다.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분기 대비 4.4% 증가한 543억원 내외의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시장 기대치 647억 원 대비 부진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감소하는 데다 주가 상승으로 인한 스톡옵션 행사 증가와 광고비 추가 집행 등으로 판관비가 증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여기에 카뱅 주가 부진에는 금융주라기보다 ‘테크주’와 ‘기술주’ 성격이 부각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상승이 은행주처럼 실적을 끌어오리는 요인이 아니라 외려 실적을 크게 할인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미래 실적을 현재가치로 바꾸는 과정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고밸류 주식들의 주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카뱅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1분기 예상되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출시는 키뱅의 실적 부진 탈출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이병건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감독당국이 가계대출 증가 억제에 역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도 설정된 가계대출 증가 목표 범위 내에서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달부터는 수급이 더 꼬일 수 있다. 상장 6개월을 맞아 보호예수(의무보유) 물량이 일부 해제되면서 오버행(대량물량출회)이슈가 불거지기 때문이다. 최대주주 카카오(035720) 보유 지분 27.26%(1조2953만3725주), 한국금융지주 계열 지분 27.26%(한국밸류자산운용 1조1048만4081주+한국금융지주 1904만9643주), 국민은행 지분 8.02%(3809만7959주) 모두 보호예수 6개월짜리로 이달 6일 이후 매도가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다. 2020년 말 들어온 전략적 투자자 TPG캐피탈(지분 2.24%)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지분 2.24%)의 보유분도 2월 6일 이후 매도할 수 있다. 공모 당시 들어온 기관투자자들 중 지분 2.79%분도 6개월 보호예수를 걸어뒀다.
- 초등생 내 아이, 삼성전자·아마존·테슬라 주주입니다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초등생 자녀를 둔 한 직장인 A씨는 지난해부터 자녀의 주식계좌를 만들어 세뱃돈을 모아 투자를 하고 있다. 직접 증권사에 방문해 자년 계좌를 개설했다. 자녀 이름으로 된 주식계좌에는 삼성전자(005930) 등과 같은 국내 우량주를 비롯해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해외 주식도 담고 있다. 양육수당으로 받은 돈, 자녀가 받은 세뱃돈이나 용돈은 차곡차곡 주식 계좌에 넣고 틈날 때마다 주식을 사모으는 중이다. A씨는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아이와 의논해 관심 종목을 함께 찾고 투자할 계획이다. 단순히 투자를 위한 목적을 넘어 어릴 때부터 경제 관념을 키워주기 위한 목적에서다.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는 5002만6237개로 사상 최초 5000만 개를 넘어섰다. 주식 거래 활동 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위탁매매계좌 및 증권저축계좌를 뜻한다. 자녀 주식 계좌 증가에 불을 붙인 건 공모주 투자도 한 몫했다. 가족 계좌를 여러 개 개설해 한 주라도 받으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 최근 공모주 청약 흥행을 거둔 LG에너지솔루션(373220)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 신청 당시에도 자녀 계좌를 만들어 공모주를 신청한 경우도 있었다. 영업점을 방문해 자녀 계좌까지 만드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균등배분 방식에 따라 최소 증거금을 넣으면 공모주를 받을 수 있어 자녀 명의 계좌 개설도 이뤄진 셈이다. 한 투자자는 “지난해 공모주 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보면서 자녀 이름으로도 공모주 청약을 신청했다”며 “발품을 팔아 온 가족 계좌를 만들어뒀고, 이번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신청도 했다”고 말했다.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는 증여재산공제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증여재산공제는 10년 동안 미성년 자녀의 경우 2000만원, 성년 자녀(만 19세 이상)의 경우 5000만원이다. 사진=키움증권주식투자 열풍에 따라 증권사도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내놓기도 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플랫폼에 ‘해외주식상품권’(스탁콘)을 입점했다. 스탁콘은 소액으로도 미국 주요 주식 종목을 소수점 단위로 매매할 수 있는 해외주식 상품권이다.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신한금융투자 계좌 없이도 가족, 친구, 지인 등에게 해외주식을 선물할 수 있다.최근 키움증권도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키움증권 계좌에 본인이 보유한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는 기능으로, 선물 받는 사람의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만 알고 있으면 간편하게 주식을 선물할 수 있다.선물하기는 국내상장주식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도 가능하다. 한도는 1회 100만원 1일 최대 500만원까지다. 선물을 받은 후 5영업일 이내 등록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취소된다. 보내거나 받은 선물 내역은 서비스 내 선물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주식을 선물 받은 경우 금액에 따라 증여세가 발생할 수 있다.
- 바이오 투자 달인이 '한 우물만 파는 회사' 피하라는 이유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사명이 이상할 정도로 자주 바뀌는 바이오 기업, 갑자기 개발 분야가 확 바뀐 바이오 기업, 초대형 글로벌 제약사도 개발하지 못했던 분야의 약을 갑자기 개발해냈다는 기업, 실질적으로 딱 한 가지 신약 후보 물질만을 갖고 거기에 올인하고 있는 기업. 이런 곳은 아무리 매력적으로 보여도 투자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개인 투자자를 위한 제약·바이오 산업 개론서 ‘바이오 투자의 정석’을 쓴 박한슬 작가는 2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 작가는 바이오를 투자해 큰돈을 잃은 주변 투자자를 보고 ‘잃지 않는 법’에 집중한 투자 기본서다. 그는 약대 재학시절 글로벌 제약사 인턴을 거치고 졸업 후에는 대학병원 약제부에서 근무했다. 지금은 대학원에서 통계를 전공하고 있다. 임상시험 분야에서 통계의 중요성이 커서다. 박한슬 작가 (사진=박한슬 작가)그는 초기 투자금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투자해서 마련했다. 지난 2020년에는 국내와 해외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사의 기술을 분석해 큰 수익을 냈다. 박 작가는 “대학병원에 근무 할 때 국내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었다. 미국 쪽도 대유행의 기미가 보여 폭락에 배팅했었다”며 “덕분에 투자금 규모가 커졌다. 이후에는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 관련 주식들에 투자했는데 다행히 종목 선택이 적중한 덕분에 작년 상반기에는 초기 투자금 보다 약 10배 불어났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투자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종목선정이다. 바이오 벤처 특성상 매출과 영업이익이 유의미하게 발생하지 않아서다. 기술 또한 스스로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뜬 소문에 베팅해 손실을 내는 경우도 있다. 박 작가는 먼저 전체 시장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보고 그 이후 개별 기업과 기술을 보는 순서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더나(MRNA)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모더나 같은 기업은 백신이 승인될 즈음 주가가 주당 200달러 수준이었다”며 “지난해 모더나 주가는 계속 올랐다. 시장도 명확하고 기술도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은 데다, 매출을 발생시키는 상황이 변화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기업의 재정 상황에 관한 판단도 중요하겠지만, 해당 기업이 어떤 시장에서 어떤 질환을 목표로 기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는지를 거시적으로 명확히 파악하면 장기적으로는 그 큰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다음은 박한슬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처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투자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당시 그룹 차원에서의 승계라던가 회계 이슈 등 기업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주가가 매우 저평가돼 있었다. 그에 비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향하고 있는 미래는 사업 방향 면에서나 규모 면에서나 바람직했다. 삼바가 실제로 주력으로 삼는 건 바이오의약품의 하부 섹터 중 하나인 항체의약품 분야다. 항체의약품은 확실히 규모의 경제가 달성될 수 있고, 한 번 위탁생산을 시작하면 후발 주자가 따라가기도 힘든 측면이 있다. 삼성그룹이 가장 잘했고, 현재도 잘하는 반도체 분야랑 구조적으로 아주 유사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첫 갤럭시 휴대폰을 개발 중인 상황에서 기업 외적인 요인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면, 그때가 사실 투자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했다.-저서 ‘바이오 투자의 정석’시작과 끝에 ‘신라젠(215600)’에 대해 반복해 언급한 것도 눈에 띈다. 신라젠이 언제 이상하다고 느꼈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신라젠은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예전부터 꾸준히 경고를 내놓았던 종목이다. 진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 시점은 임상 2상 시험에 실패했음에도 임상3상에 도전하는 황당한 행보를 본 다음이었다. 정상적인 의약품 개발을 하는 회사라면, 그런 식의 임상 개발은 절대로 할 수가 없다. 2상 임상시험에서 1차 임상목표 충족에 실패했다는 건 그냥 그 약이 약효가 없다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은 충격적인 결과다. 1차 임상목표 충족에는 실패했으나, 생존기간 연장이 관찰됐다는 건 약효가 있는지는 전혀 입증을 못 했는데 우연히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가 오래 살아남았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러면서 임상 3상을 진행한다고 하면, 아파트 지으면서 2층은 안타깝게 무너졌지만, 3층 공사는 강행한다는 식의 얘기랑 다를 바가 없다. 바이오 투자를 하시는 분이라면 최소한 1차 임상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고 계셔야 하는데 그것조차도 잘 모르시니, 이런 사달이 난 것으로 생각한다.신라젠이 저런 황당한 행동을 벌였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본인들이 실질적으로 가진 신약후보 물질이 펙사벡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그거 하나로 일으킨 회사다 보니, 2상에서 실패했다고 깔끔하게 털어버릴 수가 없던 것이다. ‘못 먹어도 고’를 할 수밖에 없던 상황으로 판단된다.-개인투자자가 꼭 피해야하는 제약 바이오 기업의 유형이 있다면 알려달라.△사명이 이상할 정도로 자주 바뀌는 바이오 기업, 갑자기 개발하던 분야가 확 바뀐 바이오 기업, 여태 초대형 글로벌 제약사도 개발하지 못했던 분야의 약을 갑자기 개발해냈다는 기업, 실질적으로 딱 한 가지 신약후보 물질만을 갖고 거기에 올인하고 있는 기업. 이런 곳들은 아무리 매력적으로 보여도 혹하지 않는게 좋다. 꼭 개별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가 아니라도 산업 전체가 커지면 같이 이득을 보는 회사들도 있고, 아예 범용성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서 기술을 파는 회사도 있다. 신약개발 회사야 위험부담을 져야 성공할 수 있지만, 주주가 그 모든 위험을 같이 질 필요는 없다.-투자 실패 경험도 있는가.△나름대로는 정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데도,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은 항상 존재하다 보니 일정 비율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게 바이오 섹터 투자자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하한가를 맞은 적이 있는데 소아 심장기형 환자에게 사용하는 희귀의약품을 개발하는 메지온(140410)이 그 주인공이다. 3상 임상시험까지 다 마쳤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만 받으면 되는 상태였는데, 그 허가 타임라인에 맞춰서 들어갔더니 갑자기 승인이 불발됐었다. 소식이 나오자마자 하한가 직행했는데, 진짜 머리가 하얗게 빈다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돌발적인 자료 보완 요구를 받을 것이어서 예측도 안 되고 기존에 아는 지식도 도움이 안 됐다. 꽤 큰 손실로 며칠을 우울한 상태로 보냈다.-최근 국내외 증시 여건이 좋지 않다. 종목은 어떻게 고르면 좋은가. △현재의 시장 상황과 별개로 바이오 종목 선정 기준은 달라지지 않는다. 가장 먼저 봐야 할 건 전체 시장 규모이고 그다음이 개별 기업이 개발 중인 약이나 기술이다.예를 들자면 소아 심장기형 약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건 일반 투자자한테 굉장히 힘든 일이다. 그런데 소아 심장기형 약을 복용하는 환자 숫자가 어느 정도 될지, 즉 전체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가 있다. 구글에 심장기형 유병률, 아니면 영어로 ‘cogenital heart defect(선천성 심장기형)’, ‘prevalence(유병률)’ 검색해보면 된다. 생각보다 숫자가 적다. 그 말은 애초에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으니, 그 분야에서 신약 개발을 하더라도 큰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는 말과 같다.-국내 코로나 백신, 치료제 개발사들 앞으로 유효하다고 보나.△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추천하지 않는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을 통해서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 중인 기업들이 있는 건 맞지만, 지금은 코로나 백신도 넘쳐나고 치료제도 대규모로 공급되는 시기라 해당 기업들이 매출을 올리기 매우 힘든 상태다. 현재 국내 예방접종 상황만 봐도 그런데 이미 전 인구의 85%가 백신 2차 접종을 마쳤고, 청소년을 제외한 성인 인구에서는 95%가 2차 접종을 마쳤다. 아마도 매년 독감 예방접종처럼 코로나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이미 수많은 데이터를 쌓은 화이자(PFE), 모더나 백신을 제치고 국산 백신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낮다. 독자적인 기술 확보에 의의를 둔다면 몰라도 이를 바탕으로 수익 창출에 대해 기대하긴 힘들다. 치료제 쪽은 훨씬 더 상황이 심각하다.-신라젠과 오스템임플란트 등의 사태로 최근 제약 바이오 투자자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럼에도 제약·바이오에 투자해야 되는 이유가 있다면.△인구 노령화 때문이다. 선사 시대에 살던 사람들은 암 같은 질병을 앓지 않았다는 말 들어봤을 것이다. 이건 단지 그때 사람들이 암에 걸릴 정도로 오래 살지를 않아서 그랬던 것이다. 사람은 수명이 증가할수록 꼭 암이 아니라도 아픈 곳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주요 선진국에서도 노령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을 예로 들면, 바이오 섹터 주식들의 성장률은 S&P500 지수 성장률을 오랫동안 웃돌았다. 그 기저에 노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가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노령화가 사회적 문제인 것과 별개로 이들이 앓는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과 의료기술은 계속 개발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절대 사양산업이 될 수는 없는 섹터라는 뜻이다. 코로나 대유행을 계기로 유독 자금 유입이 많았으니 한동안은 상대적 소외를 당할 수는 있어도 인간이 노화를 막지 못하는 이상 섹터 자체는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수밖에 없다.-제약 바이오는 정보비대칭성이 가장 높은 섹터중 하나다.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정보 접근 방법이 있을까.△한 번 큰 틀에서 산업 구조를 파악하고 나면, 세부적인 정보 업데이트는 조금 늦어져도 괜찮다. 가령 미국 식약청 FDA에 신약후보 물질의 3상 임상시험까지를 모두 마치고, 신약 허가신청(NDA)을 했을 때 그 결과는 언제 나오는지 아는가. 일차적으로 ‘서류가 갖출 걸 모두 갖췄다’는 응답은 60영업일 내에 회신이 와야만 한다.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다면 실제로 심사에 돌입해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결과가 나온다. 이런 타임라인을 알고 투자를 진행하는 사람과 막연히 ‘카더라’를 듣고 행동하는 사람의 투자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바이오 투자의 정석’을 쓰게 된 계기도 이런 틀을 잡아주는 ‘정석’을 만들어보잔 생각이기도 했다. 개별 임상시험 단계에서의 성공률마저도 통계적으로 손에 잡히는 수치로 나와 있으니, 장기적 방향성을 잘 맞춰두고 느긋한 마음을 가진 분이 성공하기 가장 좋은 섹터인 셈이다. 국내에도 바이오 전문 매체들이 있고, 해외에도 그런 매체들이 있으니 이들 자료를 정기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앞으로 주목하면 좋을 만한 기술이나 분야가 있다면.△최근에 돼지 심장을 사람 몸에 이식한 사례가 있었다. 성공을 거두면서 이종 장기이식 관련 기업들의 성공 시계가 몇 년은 앞당겨졌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과정을 겪었던 게 바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 개발 업체들이다. 여기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정도에 머물러 있던 mRNA 백신을 코로나를 계기로 성공시키면서 관련 기술 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mRNA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매우 많다. 백신 분야로만 좁히더라도 모더나 같은 곳은 코로나를 포함해 세 종류의 호흡기 질환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이미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 종식으로 인한 실망감으로 mRNA 백신 관련주가 동시에 폭락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에 편입해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또 mRNA가 급작스럽게 치고 나오다 보니 먼저 각광 받던 올리고핵산 기술이 조금 묻혀버린 감도 있지만 주목할만하다고 생각한다.-끝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섹터 자체가 무너지며 마음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으로 짐작된다. 손실을 메꾸려 조바심을 내다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하지만 않으면 기회는 무조건 또 온다. ‘바이오 투자의 정석’의 개정판 낼 즈음에 여전히 바이오 섹터에 관심 가지고 같이 투자하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