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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항암제 ‘TIGIT 억제제’ 로슈 난항…유한, 한올, 큐로셀은
-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글로벌 기업 로슈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TIGIT 억제제 개발에서 쓴맛을 보고 있다. 소세포폐암에 이어 비소세포폐암 3상 임상시험에서도 목표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표준치료제로 자리 잡은 키트루다 등 PD-(L)1 계열 대비 효과를 증명하지 못한 게 주된 이유다. 로슈처럼 PD-(L)1 약물과 병용으로 TIGIT 억제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의 전략도 주목된다.◇선두주자 로슈, 소세포폐암·비소세포폐암 임상 3상 실패지난 11일(현지시간) 로슈는 PD-(L)1 발현율이 높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5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TIGIT 억제제 후보물질 ‘티라골루맙’과 PD-(L)1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의 병용요법 3상 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 중 하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임상은 환자들의 1차 치료제로 티라골루맙, 티쎈트릭 병용요법과, 티쎈트릭 단독요법을 비교하는 방식이었는데, 티라골루맙을 추가해도 무진행 생존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로슈의 티라골루맙 임상 3상 실패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확장기 소세포폐암 대상 임상 3상에서도 무진행 생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슈 측은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가 기대한 결과는 아니지만, 다음 개발 계획을 결정하기 위해 나머지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OS) 데이터 분석은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티라골루맙 개발 프로그램은 비소세포폐암 및 다른 암에 대해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로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5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TIGIT 억제제 후보물질 ‘티라골루맙’과 PD-(L)1 약물 ‘티쎈트릭’의 병용요법 3상 임상에서, 1차 평가 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로슈 홈페이지)TIGIT 억제제는 면역반응을 방해하는 TIGIT이라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지금까지 허가된 면역항암제 반응률은 30% 내외다. 표준치료제로 부상한 PD-(L)1 억제제도 대장암과 췌장암에서 반응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TIGIT 억제제는 기존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투여를 통해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주목받는다. 현재 키트루다 등 PD-(L)1 억제제가 항암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MSD·길리어드·GSK 등 대다수 기업은 병용요법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로슈의 사례에서 보듯, 관건은 효과를 증명하는 것이다.TIGIT 억제제 병용 임상이 단독 임상보다 활발한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고형암은 혈액암과 달리 암세포마다 모양이 다르고 여러 표적이 있다. 그래서 하나의 약물로 표적해도 암세포 사멸 효과가 낮다. 이러한 이유로 병용 임상이 단독 임상보다 효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 (PD-(L)1 약물인) 키트루다에 대해서도 1년에 1500개 이상 병용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항체 Fc 부위 작용 기능 강화, 독자 플랫폼 기술 활용국내에서는 유한양행(000100), 한올바이오파마(009420), 큐로셀이 TIGIT 억제제를 개발 중인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아직 초기 단계 연구를 진행 중이다.유한양행은 TIGIT 저해제 후보물질 ‘YH29143’의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2020년 유한양행은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대장암 마우스 모델에서 이 후보물질이 T세포 활성을 강화하고 PD-(L)1과의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PD-(L)1 병용 임상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유한양행 측은 “아직 전임상 단계”라고만 답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HL187을 개발 중이다. 불응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한 TIGIT 후보물질에 대해 전임상 단계를 밟고 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해, 세포주와 생산공정 등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회사 관계자는 “전임상 진행 중으로,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치료제 반응률을 높이기 위해 항체 꼬리 부분에 속하는 Fc 부위의 작용 기능을 강화해 면역세포를 증강하고 조절 T세포의 작용을 억제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국내에서는 유한양행, 한올바이오파마, 큐로셀이 TIGIT 치료제 관련 기업으로 꼽힌다. (사진=큐로셀 홈페이지)큐로셀은 TIGIT을 타겟하지만 위의 기업들과는 다른 방식이다. 독자 플랫폼 기술인 ‘오비스(OVIS)’를 적용해 PD-1과 TIGIT 발현을 동시에 억제하는 CAR-T 치료제로 접근한다. shRNA를 통해 PD-1과 TIGIT을 만드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수를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큐로셀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CRC01에 대한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고,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적응증은 재발·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다. 지난해 7월 임상 1상 첫 번째 코호트 결과에서, 최저용량을 투여한 환자 3명 중 2명에게서 완전관해가 확인됐다. 완전관해는 암이 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큐로셀 관계자는 “현재 임상 2상은 4개 기관 개시 후 환자 모집 중이다. 3명이 투약 완료됐고 6명에 대해서는 (약물) 생산 후 출하 준비 중이다. 임상 2상에서 무진행생존이나 전체생존에 대해서 평가하지만, 1차 평가지표는 ORR(객관적 종양 반응)”이라며 “키트루다 등 PD-(L)1 억제제 제품은 CAR-T가 적응증으로 하는 비호지킨림프종,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같은 적응증으로는 허가되지 않아 서로 시장을 침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지난해 1870억달러(약 241조원)에서 2026년께 3060억달러(약 39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같은 기간 키트루다 등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은 367억달러(약 47조원)에서 712억달러(약 92조원)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 유투바이오, 일동홀딩스와 신규사업 구상...‘코스닥 상장은 완급 조절’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헬스케어 정보·생명 기술(IT&BT) 융합 기업 유투바이오가 코스닥 상장 계획의 완급 조절에 들어간다. 김진태 유투바이오 대표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제시했던 올해 기업공개(IPO) 목표에서 한발 물러서는 셈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국내 제약·바이오사 신뢰 하락 등 연이은 악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넥스 기업 유투바이오는 17일 온라인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최근 IPO 주간사를 신한금융(055550)투자로 변경했지만, 아직 그 이후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투바이오는 의료기기 업체인 삼성메디슨의 사내벤처 ‘유비케어’(헬스케어 솔루션 제공업체) 창업주 김 대표가 2009년 설립한 회사다. 일반진단검사서비스, 분자진단검사, 의료 정보기술(IT) 등을 주력으로 한다. 매출액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22.6%, 4.6%, 2.2%다. 차별화된 경쟁력으로는 전국 병·의원으로부터 질병의심군 검사를 의뢰받아 분자진단검사를 진행, 상세 분석결과를 통보해주는 바이오 테크놀로지(BT) 서비스 등이 꼽힌다. 이를 바탕으로 유투바이오는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처음으로 연매출액 500억원을 돌파했으며, 이는 전년(239억원) 대비 배 넘는 성장이다. 영업이익률도 20%에 육박하며, 안정적인 수익성도 확보했다. 김 대표가 올해 초 IPO를 자신했던 배경이다. 하지만 올해 대내외 악재로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진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했던 많은 제약·바이오사가 하반기 또는 내년 초로 계획을 연기했다. 제약·바이오업계뿐만 아니라 내로라하는 주요 기업들도 속속 상장 철회를 하고 있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 IPO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기업들이다. 전용재 유투바이오 경영지원실 실장은 “IPO에 관련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어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관련 제품의 판매 확대 등으로 의미 있는 실적 성장을 이룬 만큼 이를 바탕으로 신사업 확대와 신시장 진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유투바이오는 ‘장BTI’ 서비스를 이달 새롭게 선보였다. 설문을 통해 장 건강관리 유형을 알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인 ‘유투바이옴’과 연계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유투바이오는 회사의 주요 주주와 함께 신규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유투바이오의 최대 주주는 33.65%의 지분을 보유한 엔디에스다. 2대 주주는 김 대표(12.87%)이며, 휴맥스아이앤씨(10.56%), 일동홀딩스(000230)(7.35%) 등도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엔디에스는 농심(004370)그룹 계열사 메가마트의 IT서비스 자회사다. 앞서 엔디에스는 최근 운영하는 개인 건강관리 모바일 플랫폼 ‘라이프월릿’에 유투바이오와 손잡고 장내미생물 검사 서비스를 추가한 바 있다. 이용자가 의료기관 방문없이 집에서 진단키트를 사용한 뒤 유투바이오에 보내면 결과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다. 조 팀장은 “일동홀딩스 등 주요 주주와 함께하는 사업을 새롭게 구상하고 있다”며 “현실화되면 임상시험수탁(CRO)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투바이오는 올해 실적 전망과 관련해서는 공시사항 등을 이유로 말을 아꼈다.전 실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좋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올해 전체로 봤을 때는 코로나19 등 주요 이슈들의 불확실성이 커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 [류성의 제약국부론]제약강국 도약, 향후 5년에 달렸다
- [이데일리 류성 바이오플랫폼 센터장]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스카이코비원)의 상용화가 마침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현재 이 백신에 대한 품목허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늦어도 6월 안에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SK가 개발한 코로나백신의 상용화는 빠르면 7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열악한 국내 백신 생태계 환경에서도 백신주권을 실현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적 도전정신과 신약 기술력은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SK의 코로나백신이 상업화되면 한국은 영국, 미국과 더불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자체 개발, 상용화한 제약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된다. 지난해 말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렉키로나) 개발에 성공했다.코로나 대유행은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 악재로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에게는 기존과 차원이 다른 신세계를 열어줬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제약강국들을 제치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모두를 자체 개발, 한국이 ‘제약강국’으로 도약할 시기가 임박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더욱이 코로나 백신주권 실현의 주인공이 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금껏 백신개발에 있어 정부로부터 단 한푼의 자금도 지원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화이자, 모더나 등 앞서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선제적으로 지원 받았다. 신약개발에 있어 천문학적 자금확보는 필수조건이다. 자금력에 있어 글로벌 제약사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SK는 이런 약점에도 자력으로 연구개발비를 확보, 개발을 완수하는 저력을 보여줬다.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국내 산업계 가운데 100여년이라는 가장 오래된 업력을 쌓아왔다. 그럼에도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약을 판매 대행하거나, 복제약을 판매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삼아왔다. 글로벌 제약사가 아직 등장하지 못한 핵심 배경이다. 그러던 국내 제약업계가 최근 들어 바이오기업들을 중심으로 연간 십조원이 넘는 신약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면서 일취월장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요컨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코로나 백신주권을 가시화하고, 셀트리온(068270)이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자력 성공한 것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약 개발 경쟁력이 이미 글로벌 수준에 근접했음을 입증한다. 국내 제약업계가 이제 신약 기술수출 단계를 뛰어넘어 자력 상용화까지 이뤄내는 최고 경지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업계는 향후 5년이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에게는 글로벌 제약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신흥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마침 윤석열 정부는 국내 업계의 오랜 숙원인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를 설치, 제약강국 도약을 실현하겠다고 나서면서,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다.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서도 제약강국, 백신강국의 꿈은 조속하게 현실이 되어야 한다.
- 유한양행, 렉라자 가파른 침투 속도...올 1분기 작년 매출 넘어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국내 처방액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다.유한양행 렉라자. (사진=유한양행)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올해 1분기에 이미 작년 하반기 영업 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비소세포페암 치료제 렉라자는 지난해 7월 출시됐다. 이 치료제는 지난해 3분기 21억원, 4분기 43억원 등 총 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EGFR 유전자 변이는 비소세포페암에서 발견된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0%를 차지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10명중 3~4명은 EGFR 변이를 가지고 있다. 특이하게 비흡연자, 여성, 흡연량이 적은 사람들에게서 발견 확률이 높다. 렉라자는 현재 기존 EGFR 표적치료제로 치료하다가 내성이 생겼을 때 투여하는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종합병원 처방코드 등록 완료...매출 본격화현 매출 증가 속도면 렉라자는 올해 매출액 목표인 3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렉라자가 올해 3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렉라자가 올해 300~400억원의 매출액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유한양행 관계자는 “올해 초 렉라자가 전국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 처방코드를 확보했다”면서 “그 결과 올 1분기부터 처방이 본격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 하반기는 영업사원 마케팅을 통해 렉라자 처방코드를 확대했던 시기”라고 부연했다.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을 비롯 지역 거점병원 등은 1년에 1~2차례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tee)를 열어 신규 치료제에 대한 처방코드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렉라자는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새로운 처방 옵션으로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렉라자 선호 분위기 확산의료계 전반에 렉라자 선호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그리소와 렉라자가 경쟁 관계에 있지만, 임상에서 렉라자가 뇌전이 효과가 크고 심독성이 적었다”면서 “이런 이유로 뇌전이 환자와 심장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겐 타그리소보다 렉라자를 우선처방을 고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는 렉라자와 마찬가지로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다. 타그리소는 지난 2020년 원외처방액이 821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549억원으로 33.1% 감소했다. 렉라자가 빠르게 타그리소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셈이다.렉라자는 하루 약값은 20만6892원이고, 타그리소는 21만7782원이다. 한달로 환산하면 렉라자는 620만6760원이고 타그리소는 653만3460원이다. 환자는 ‘암 환자 본인부담금 5% 특례제도’로 실제 부담금은 치료비의 5%만 부담한다. 실제 환자 한달 치 약제비는 렉라자 31만323원, 타그리소 32만6673원으로 대동소이하다.◇ 2025년엔 국내 매출 1000억 넘고, 2027년엔 1조 달성 이대로면 렉라자는 3년 내 국내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고 5년 안엔 블록버스터(매출 1조원 이상) 항암제 반열에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다. 렉라자가 내수시장 흥행은 물론이고, 글로벌 침투도 가시권에 접어들었단 얘기다.신한금융투자는 렉라자의 국내 매출이 올해 346억원 → 2023년 509억원 → 2024년 749억원 → 2025년 1102억원 등 꾸준한 증가를 전망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5년 안에 블록버스터 항암 신약을 보유하게 될 제약사”라는 말로 렉라자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유한양행은 현재 렉라자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13개 국가에서 390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렉라자 임상 3상은 지난해 9월 환자 모집이 완료됐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 글로벌 임상 3상은 1차 치료제로 가기 위한 관문”이라며 “현재 투약이 이뤄지고 있고 올 연말 임상 3상 중간결과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 외에도 오는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얀센의 아미반타맙과 병용투약 임상 데이터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병용투여 임상 결과가 발 나오면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가속승인 신청을 기대하고 있다.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 매출이 기대 목표에 맞춰 순항하고 있다”면서 “렉라자는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내성이 생긴 환자만을 대상하는 약으로, 홍보한다고 매출이 늘어나는 약은 아니다. 의료진이 그만큼 렉라자 효능을 인정하기 때문에 따라오는 결과”라고 말했다.
- “자원 전쟁 시대…상설화된 경제 안보 조직 필요”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금은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니켈·팔라듐 등 원소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른바 ‘원소 전쟁의 시대’입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 오랜 기간 여러 분야에 걸쳐 국내 경제와 무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즉시 대응하려면 상시 기구화된 모니터링·컨트롤 거버넌스 등 상설화된 경제 안보 조직이 필요합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대외 원자재 의존도가 글로벌 최고 수준인데도 자원 확보·공급망 관리 등의 분야를 소홀히 다뤄왔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만큼 상설화된 기구로 공급망에 관한 관심과 집중의 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 (사진=한국무역협회)최근 국내 공급망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미·중 패권 경쟁 등을 거치며 심화해왔다. 특히, 지난해엔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국내 요소수 부족 사태가 일어나면서 국내 원자재 공급망 리스크가 전면에 드러나기도 했다. 이후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글로벌 공급망 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한국무역협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과 국내 첫 공급망 분석기관인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를 출범했다. 조 원장은 해당 센터의 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조 원장은 실질적인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분석센터 출범에 그쳐선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냈다. 조 원장은 “새 정부에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바이오·이차전지(배터리) 등을 내세우지만, 해당 산업에 들어가는 소재는 결국 해외에서 들여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은 물론, 물류와 인플레이션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대외 경제 리스크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공급망을 점검·관리하고 전략을 마련하는 실질적인 조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조 원장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만큼, 상시기구가 글로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의사결정까지 내릴 수 있는 ‘힘’을 갖춰야 한다고 봤다. 그는 “원자재 가격은 하루 사이에도 치솟을 수 있어 최근 중소기업 등은 비축분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막상 비축분을 늘리려고 해도 비축 시설 확대에 드는 예산 확보에만 수개월이 걸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원장은 “미국 등 해외에서는 긴급 명령 등을 활용해 대응하기도 한다”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포함해 정부가 공급망 이슈 대응책을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조 원장은 지난 11일 일본 상원에서 가결된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을 언급하며 공급망 강화를 위한 일본의 움직임을 참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은 공급망 강화·핵심 인프라 안전 확보 등을 축으로, 반도체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물자에 대한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긴 법안이다. 조 원장은 이어 “일본에선 민간 업계가 어떤 품목의 공급이 문제가 있다고 건의하면, 정부 부처인 경제산업성이 외교 채널을 동원해 해결하는 등 효율적인 민관 협업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며 “이처럼 상시 업계 의견을 주고받아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협업 채널이 있다고 하나 제대로 가동된 성과가 없다”고 민·관 협업 필요성도 언급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 (사진=한국무역협회)아울러 조 원장은 가치 중심의 신(新) 통상질서가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호주 등 다양한 나라와 공급망 리스크에 함께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단순히 시장 접근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 확보·안정적인 경제 운용 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접근해 원자재 공급 협력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조 원장은 앞으로 펀더멘털이 흔들릴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비, 공급망을 전략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간 우리가 신경쓰지 않았던 분야와 품목 등까지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조 원장은 “산업이 발전할수록 에너지와 광물, 곡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원자재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문제는 이 부족 현상이 해결되지 못하고 지속하면서 ‘펀더멘털 위기의 항상성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조상현 원장은…△1967년 부산 출생 △부산대 경영학 학사 △한국해양대 물류시스템공학 석사 △부산대 무역학 박사 △1990년 한국무역협회 입사 △무역정책본부 신성장산업실장 △혁신성장본부 스타트업글로벌지원실장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장 △2012년 국무총리 표창 △2019년 산업포장
- "실물경제 흔드는 '퍼펙트스톰'…新 통상질서에서 답 찾아야"
-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사진=국제무역통산연구원)[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2008년 리먼 사태와 같은 과거 경제 위기가 지표나 그래프 수치로 주로 나타났던 금융 위기였다면, 지금은 눈으로 뚜렷하게 확인하고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리스크가 현실화한 상황입니다. 경제·사회 주체 중 정부와 기업뿐만 아니라 가계 역시 실질 소득 감소를 겪고 이에 따른 저축 감소, 소비 위축이 일어나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현재 상황에 대해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어 상당기간 내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간 한국 경제의 경우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새로운 시장 수요를 창출하고, 수출과 일자리 확대 등의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왔지만 원자재와 곡물 등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힌 이상 지금까지의 방법이 통하지 않으리라는 지적이다. 조 원장은 “한국은 현재 글로벌화가 최고 지점까지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으로, 더는 세계 시장 진출을 통해 생산을 순환할 여지도 남아 있지 않다”며 “공급망과 물류, 인플레이션, 금리 등 모든 위기에 다 노출돼 있는데 이 같은 변수가 우리의 통제 불능 영역에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 원장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정부의 대응, 무역의 방향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상황을 수시로 살피는 것은 물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으로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의사결정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원장은 “또한 서로 뜻을 함께하는 국가가 모이는 새로운 통상질서가 생겨나고 있다”며 “우리는 그간 무조건 수출 실적에만 집중했던 전략을 바꿔 세계 시장에서 한국만이 할 수 있는 것, 한국만이 만들 수 있는 것을 찾아 우리만의 가치 무역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우리나라에는 ‘퍼펙트 스톰’(복합적인 위기)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지난해부터 국내 경제 상황이 ‘삼각파도’ 앞에 놓여 있다고 얘기해왔다. 원자잿값 상승, 지정학적 이슈와 물류난 등이 순차적으로 몰아치면서다. 코로나19라는 ‘외상’으로 국가 부채를 늘린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의 긴축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며 이제는 내상이 심해진 상황이다. 금융 수치가 약해진 것이 아니라 실물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경제 불안, 위기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는가.△이전에는 펀더멘털 위기라고 해도 오일쇼크 등과 같은 한 분야에 국한됐고 정치나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이 가능했으며 몇 개월 지속하면 어느 정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지금은 자연 발생하는 산불이라는 비교가 나온다. 특히 원자재나 곡물, 물류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땅한 카드가 없어 앞으로 상당기간 위기가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이번 경제 위기를 단기간 내 넘길 수 있는 가능성은.△지금도 무역수지 적자라고 하지만 수출만 보면 괜찮다. 환율 효과 때문이기도 하고 석유 정제 마진 등이 올라가다 보니 일부 지표에서는 그렇게 보인다. 그러나 과연 질적인 지표가 괜찮을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예를 들어 정부가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반도체와 바이오, 전기차 배터리 등을 내세우고 있는데, 모두 소재나 원료를 해외에서 들여와야 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위험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정부 차원에서 여러 협의체나 태스크포스(TF) 등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는데 더 필요한 것이 있는가. △자원이나 공급망 등 실시간으로 바뀌는 경제 상황이나 환경을 지켜보는 곳은 있으나 현재 의사결정까지 시간이 걸린다. 지금은 각국이 비밀스럽게 협약을 맺는 일도 많다. 대외 경제 리스크에 초점을 맞추고 모니터링부터 관리, 의사결정까지 패스트트랙 등이라도 동원해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상시기구가 필요하다. -소재나 원료 같은 경우 우리의 힘으로 풀기 어려운 숙제다. 신냉전 체제라고도 하는데.△새로운 통상질서의 콘셉트가 ‘가치’ 중심으로 모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마음이 맞는 국가끼리 뭉친다는 것이다. 통화 스와프처럼 경제 협력하는 국가끼리 원자재 스와프를 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에서 통상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 것으로 보는가. △마침 새 정부가 들어서며 통상 정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한일 관계 개선이 가장 필요할 것으로 본다. 새 정부가 미국과 공조를 강화할 계획인데,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한미일 공조’에 있다. 이 때문에 한일 관계 개선은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한다. 이와 함께 새로운 파트너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우리나라가 물꼬를 튼 국가인 호주 등이 대표적이다. 호주의 경우 중국과 갈등 이후 새로운 대상을 찾고 있고, 이 같은 상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산업계 등에서는 중국을 아예 배척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쉽지 않은 문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시적인 레이더를 작동해 균형을 맞춰가는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미국과 중국 등 지정학적 이슈에 흔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 때문에 한국 무역의 현재를 제대로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와의 협상 테이블에서도 첫 번째 자료는 지난 40년간 한국이 해당 나라로부터 얼마나 흑자를 거뒀는가를 기록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0여개 국가와 교역을 하고 있는데 중동 산유국과 일본 등을 제외하면 190여 국가에서 수십 년간 무역 흑자를 보고 있다. 자칫 한국이 일본에 이어 돈만 따르는 ‘이코노믹 애니멀’(경제적 동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개인적인 의견이나 한국이 무역, 경제 통상 측면에서 ‘중립국’의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국이 만들어서 전 세계인에게 공급하는 제품과 서비스, 콘텐츠가 70억 인구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공감대가 형성되면, 한국이 경제적으로 불안해지거나 문제가 생기면 세계인이 불편해지고 어려워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국을 보호하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지금 대만이 그렇다. 대만 기업인 TSMC가 국가를 지키는 경제·안보 등 보호막이 되고 있다. -우리도 반도체, 배터리 등 기술력에서는 앞서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족한 부분은.△통상질서를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최근 통상 테이블에서는 한국의 인권, 환경, 노동 등 이야기가 나오고 이젠 한국이 글로벌 경제의 주요한 일원으로 역할을 해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공적개발원조(ODA)를 하더라도 ODA를 현지 시장 진출의 지렛대로 삼겠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선 당장은 나누는 데 집중해야 한다.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그렇게 수십 년을 나누면서 결국 광대한 원자재를 선점해왔다. -가치를 공유하고 선점한다는 것이 추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원산지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그동안 우리는 ‘메이드 인 코리아’에 집중해왔는데 이걸 ‘코리아 메이드’로 바꿔보자는 거다. ‘한국에서 만든 제품’이 아니라 ‘한국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라면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사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 같은 가치를 꽤 구축해놓은 상황이지만, 개별 기업이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경제위기를 논하는 시점에 새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 무역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교롭게도 새 정부의 출범 시기와 신 통상질서라는 새로운 판이 함께 열렸다. 정부와 기업 모두 전략과 정책을 리셋해 대응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본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초기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놓치는 구멍이 생기지 않는다. ◇조상현 원장은…△1967년 부산 출생 △부산대 경영학 학사 △한국해양대 물류시스템공학 석사 △부산대 무역학 박사 △1990년 한국무역협회 입사 △무역정책본부 신성장산업실장 △혁신성장본부 스타트업글로벌지원실장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장 △2012년 국무총리 표창 △2019년 산업포장
- 윤상현 부회장 “美콜마 브랜드 인수…‘글로벌 콜마시대’ 연다”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윤상현 부회장 체제의 한국콜마(161890)가 모태인 미국 콜마(KOLMAR) 상표권을 완전 인수하고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 이번 상표권 인수를 통해 콜마는 북미, 동남아 시장 등 해외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콜마는 인수합병을 통한 밸류체인 확대와 선제적인 기술투자를 통해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사진=한국콜마)윤 부회장은 “K뷰티가 글로벌 화장품 시장을 리딩하는 주축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상징적인 일”이며 “한국 화장품 산업의 표준을 만들어 온 지난 32년을 바탕으로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글로벌 진출 발판 마련…기술 투자 가속화한국콜마는 이번 상표권 인수를 기반으로 글로벌 연구개발 전진기지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그동안 국내와 중국 중심이던 화장품 ODM 시장을 아시아·북미로 다변화한다는 포석이 담겨 있다.한국콜마는 지난 2016년 인수한 생산기지인 미국 PTP, 캐나다 CSR과 함께 현지 정책과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북미 전진기지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상표권 인수 시너지를 내기 위해 미국법인 PTP는 ‘콜마 USA’, 캐나다 법인 CSR은 ‘콜마 캐나다’로 법인명을 변경한다. 북미 지역 고객사 확대를 위해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콜마 브랜드를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미국 뉴저지에 비즈니스 허브 역할을 하는 ‘북미기술영업센터’도 만들고 있다.동남아와 중동 시장 개척을 위한 거점기지도 올해 법인 설립을 목표로 싱가포르에 준비중이다. 지난 2월에는 국제뷰티산업교역협회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수출 고객사의 화장품을 독점 개발·생산하는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중동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콜마는 글로벌 거점을 확보한 이후 현지 시장에 대한 연구를 통해 로컬 브랜드와 협업을 늘려갈 예정이다. 해외시장에서 K푸드와 K뷰티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만큼 콜마는 화장품뿐 아니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까지 사업 영역을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 ◇‘화장품·제약·건기식(건강기능식품)’ 삼각편대 앞세워 지속성장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출신의 윤 부회장이 콜마의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인수한 화장품 용기 제조사인 연우 인수도 윤 부회장의 작품이다.연우는 펌프형, 튜브형, 견본형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국내 펌프형 용기 1위에 해외 수출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이에 한국콜마는 화장품 생산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연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 2863억에 인수했다. 특히 연우는 자체 연구소를 두고 800건이 넘는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할만큼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한국콜마와 시너지가 기대된다.▲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전경윤 부회장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화장품·제약 분야의 스타트업 투자도 신경쓰고 있다. 콜마는 최근 1년간 뷰티 커뮤니티 파우더룸을 운영하는 파우컴퍼니, 젠더 뉴트럴 메이크업 브랜드 라카코스메틱, 헬스케어 스타트업 모노랩스, 바이오 플랫폼 기업 넥스트앤바이오 등 스타트업 투자·인수에도 수백억원을 썼다.2018년 인수한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도 윤 부회장이 주도했다. HK이노엔은 지난달 중국 파트너사인 뤄신과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정‘ 판매를 시작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건기식 ODM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는 작년 10월 세종시에 2공장을 건립했다. 2공장 증설로 연 4800t 생산능력을 확보한 콜마비앤에이치는 올해 호주, 유럽, 중앙아시아 등으로 건기식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한국콜마홀딩스 관계자는 “화장품·제약·건기식 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투자와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K뷰티를 이끌어온 지난 경험을 토대로 삼아 중국을 넘어 북미, 동남아, 중동에서도 건강한 아름다움을 전달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중기부, 유망 스타트업 기술개발 지원…기술창업생태계 고도화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상반기 디딤돌 과제에 스타트업 430개사(470억원)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중기부에 따르면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R&D(연구·개발)지원을 통해 기술창업 활성화 및 창업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이다.창업 7년 이하이면서 최근 매출액 20억원 미만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그 중 ‘디딤돌(첫걸음)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 R&D사업에 처음 참여한 기업에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R&D 초보 스타트업에 1년간 최대 1억 2천만원의 기술개발 비용을 지원한다.올해 상반기에 접수된 1943개 과제의 기술 분야별 특성에 따라 연구 개발평가단을 구성하고, 각 분야별 기술성·사업성 등을 엄격히 심사해 430개사를 최종 선정했다.선정된 430개사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기업이 절반 이상(58.8%)을 차지한다. 전년 상반기(59.2%)와 유사한 수준이었다.다음으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59개사(13.7%), 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 46개사(10.7%) 순으로 선정됐다.권역별 특징을 보면, 수도권의 경우 정보통신(41.1%), 전기·전자(15.4%) 분야 순으로 선정됐으며, 업력은 1년에서 3년 미만 기업이 121개사(47.8%)로 가장 많았다.다음으로 선정 비중이 높은 부·울·경의 경우, 기계·소재(32.2%), 바이오·의료(22.0%)분야 순이였으며,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1년에서 3년 미만 기업(55.9%)이 가장 많았다.충청권은 기계·소재(28.3%), 바이오·의료(19.6%) 분야 순이였으며, 영남권과 호남권은 기계·소재 분야, 기타권역은 정보통신 분야의 선정비중이 가장 높았다.선정 과제 중 ’지능형 건물 바닥 청소 로봇 플랫폼 개발‘은 기술성과 사업성에서 관심을 끌었다.또한, ’푸드 콘텐츠 인공지능 큐레이션 서비스 개발 과제‘의 경우 개인의 선호도 분석 알고리즘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원영준 중기부 기술혁신정책관은 “벤처·스타트업의 지난해 고용 증가율은 전체 기업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아 벤처·스타트업이 국내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의 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우리 경제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 세포치료제 없는 차바이오텍, CDMO 사업 성공할까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차바이오텍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미국 자회사가 대규모 생산시설을 완공했고, 국내에서는 2024년 세계 최대 공장 설립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차바이오텍이 강점으로 꼽는 세포치료제 연구개발(R&D) 능력에 후한 점수를 주긴 어렵다는 지적이다.6일 차바이오텍(085660)에 따르면 지난 3일 미국 자회사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시설을 완공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위치한 마티카 바이오의 CDMO 시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정하는 cGMP(우수의약품생산규격) 기준에 맞춰 설계, 시공됐다. 500리터 용량의 바이오리액터와 글로벌 수준의 제조설비를 갖추고 있다.차바이오텍은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2019년부터 움직였다.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를 그해 7월 설립했고, 지난해 2월 글로벌 수준의 cGMP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생산시설을 착공했다. 같은 해 5월에는 삼성종합기술원과 사노피 아태지역 조기임상 개발 리더 등을 역임한 송윤정 대표를 영입했다.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사진=차바이오텍)◇경쟁사는 있는데...차바이오텍은 없다차바이오텍 외에도 최근 다양한 기업들이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씨셀(GC셀)을 필두로 메디포스트, 테고사이언스 등이다. 지씨셀은 최근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 바이오센트릭을 인수했다. 또한 연면적 2만820㎡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 국내 최대 세포치료제 생산시설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씨셀은 이뮨셀엘씨라는 세포치료제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메디포스트도 골관절염 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을 상용화했고, 테고사이언스는 화상 및 당뇨성 족부궤양 세포치료제 칼로덤을 개발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은 세계적으로 시장성이 매우 높다. 최근 들어 국내 여러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것이 높은 시장성을 입증하는 사례”라면서 “국내외에서 다수 기업들이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시장을 주목하고 있어 시장에서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CMO에만 한정한다면 개발 능력이 크게 중요치는 않다. 하지만 CDMO는 위탁개발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고객사들은 세포치료제 및 유전자치료제 개발 이력이나 능력 등을 고려할 것”이라며 “차바이오텍 세포치료제 연구개발 능력의 장단점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세포치료제 개발기업 관계자는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에 있어서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상용화 해본 경험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이런 부분을 갖추지 못했다면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차바이오텍은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에 진출함에 있어 무엇보다 20년 넘게 쌓아온 세포치료제 연구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20년동안 세포치료제를 개발해 상용화 한 사례가 전무해 업계에서 의구심을 품고있다. 세포치료제와 관련된 매출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차바이오텍은 연결기준 매출 7275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매출 유형을 살펴보면 의료서비스 매출이 약 4551억원으로 62.57%를 차지했다. 그 뒤를 연구용역, 제대혈 보관 등 서비스 매출(약 717억원/17.39%), 화장품 및 화장품 원료 등 제품매출(약 733억원/10.08%), 의료기기 및 의료용품 등 상품매출(179억원/2.46%) 순이었다.◇마티카 바이오가 약점 상쇄할까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시장 규모는 2019년 15억2000만 달러(약 2조원)에서 연평균 31% 성장해 2026년 101억1000만 달러(약 12조8590억원)로 전망된다. 세계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리딩기업은 론자, 우시, 캐탤런트, 후지필름 등이 꼽힌다. 국내 기업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차바이오텍이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만성 요통 세포치료제 ‘CordSTEM-DD’ 임상 2a상을 최근 마쳤고, 빠른 시간안에 관련 성과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마티카 바이오에는 론자, 후지필름, 찰스리버 등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 출신의 미국 현지 최고 전문 인력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또한 “마티카 바이오가 미국 어느 지역의 클라이언트들과도 접근이 용이한 중남부 지역 텍사스에 생산기지를 마련해 지리적 여건에서도 강점을 확보했다. 싸토리우스와 의약품 개발·생산 일정을 단축하고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데 필요한 실시간 공정분석기술과 자동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바이오텍의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은 2024년 완성될 전망이다. 지난 1월 20일 판교에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생산시설 ‘CGB(Cell Gene Biobank)’를 구축 중이다. 투자금액만 552억원에 달한다. CGB는 지상 10층, 지하 4층, 연면적 6만 6115㎡(2만평)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단일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마티카 바이오와 함께 세포유전자치료제 글로벌 생산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차바이오텍은 마티카 바이오의 CDMO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CGB에 접목해 미국과 아시아 등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 [팜캐드 대해부]③"매출창출하는 AI 신약개발만 집중"
-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전 세계 AI 신약 개발사는 현재 약 395개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도 신테카바이오(226330)가 상장했고, 팜캐드를 비롯해 스탠다임, 파로스아이바이오, 온코크로스 등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팜캐드는 국내에서 AI로 도출한 후보물질을 유일하게 임상 2a상에 진입했으나, 다른 AI 신약 개발사와 비교하면 파이프라인 수가 적다. 가령 스탠다임은 자체 파이프라인 24개와 공동 연구 파이프라인 18개 등 총 42개의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대표 플랫폼인 랩터 AI 플랫폼으로만 14개 파이프라인을 연구하고 있다. 디어젠도 27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다.이에 비하면 팜캐드의 파이프라인은 4개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파이프라인 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권태형 대표와 우상욱 대표는 입을 모았다. 권 대표는 “전통적인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선급금(업프론트) 없이 일단 협력을 진행하는 AI 신약 개발사들도 많다. 우리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협력은 진행하지 않는다. AI 신약 분야가 주목받으면서 협력을 원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돈을 받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팜캐드 파이프라인. (사진=팜캐드 제공)회사는 올해 본격적으로 파이프라인 협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상반기에 큐노바, 레디팜 등과 협약을 체결했다. 권 대표는 “지난해까지는 매출이 1억원 정도였지만, 올해 현재(5월 초)까지는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이 발생하는 파이프라인 협업이 늘어나면서, 올해는 대략 40억~5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AI 신약 개발사 중에는 아직 매출을 기록하지 못하는 기업도 적잖다”고 덧붙였다. 아이진과 공동 개발 중인 mRNA 백신의 상용화 여부도 팜캐드 매출 증가에 크게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권 대표와 우 대표는 꾸준한 연구 결과 발표를 통한 기술력 입증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에는 AI 기반의 급성골수성백혈병 선택적치료제에 대한 시험관 실험인 인비트로(in-vitro)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 대표는 “세포생존 시험에서 기존 화합물은 여러 세포주에서 세포 생존을 억제하는 데 비해 신규 화합물은 급성골수성 백혈병 세포주에만 선택적으로 세포 생존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동물실험에서 효능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팜캐드는 중·장기적인 비즈니스 플랜으로 플랫폼 모듈 중 일부를 소프트웨어로 판매하는 방안을 꼽았다. 권 대표는 “파뮬레이터 플랫폼에서 독성 예측 모듈을 별도의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서 판매할 계획이다. 현재 연구용으로 만든 상태이기 때문에, 판매용 소프트웨어로 개발하기까지는 2년 정도 걸릴 듯하다”고 설명했다.팜캐드는 글로벌 법인을 통해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팜캐드 제공)한편, 회사는 외국 법인을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적극적으로 강화할 전망이다. 권 대표는 “인도 법인은 현재 15명인데 40명으로 늘릴 계획을 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 외에 올해 프랑스 리옹에 유럽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와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는데, 여기에는 연구자만 수십 명이 있다. 외국 법인을 통한 협력을 기반으로 기술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권 대표는 “파이프라인 입증이 회사 경쟁력”이라며 “현재 기술성평가 자료 작성을 완료했고, 시장 상황에 따라 IPO(기업공개) 시점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에이프릴바이오·디앤디파마텍, 거래소 미승인 이유 따로 있다
-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올해 IPO(기업공개) 기대감이 높았던 바이오회사들이 연이어 한국거래소 상장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심사기조가 강화됐다고 답답함을 토로하지만, 거래소는 “이전과 달라진 건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미승인 대표 사례인 에이프릴바이오와 디앤디파마텍을 통해 거래소의 핵심 심사 사항을 살펴봤다. 에이프릴바이오 파이프라인. (자료=에이프릴바이오 홈페이지)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입성에 도전하는 회사의 절차는 기술성평가부터 통과해야 한다. 거래소가 인증한 전문 평가기관 중 2곳을 임의로 지정받아 기술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 1개 기관에서 A, 또 다른 기관에서 BBB 등급 이상의 결과를 받아야만,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 개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1차 심사격인 상장위원회에서 의결이 나올 경우 본격적으로 상장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만약 상장위원회가 미승인으로 결론을 내리면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첫 번째는 상장 철회, 두 번째는 2차 심사격인 시장위원회 심사를 다시 한번 받아보는 절차다. 상장 철회를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시장위원회로 직행하며, 여기서 미승인이 나오면 최종 심사 탈락이 확정된다. 지난해 시장위원회까지 간 회사는 디앤디파마텍, 오상헬스케어, SM상선이 있다. 이들 3곳 기업은 시장위원회에서 모두 미승인이 나왔다. 현재 거래소는 바이오회사 특례상장 심사를 하면서 기술수출 회사와 신약개발 회사 평가를 다르게 두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신약개발 바이오회사는 메인 파이프라인의 유효성을 결과물로 보여줘야 한다. 임상 결과, 논문 등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며 “라이선스 아웃이 기본 비즈니스 모델인 바이오회사는 딜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계약 상대방이 어떤 기업인지, 계약 조건 등 딜의 퀄리티, 추가 딜의 발생 가능성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에이프릴바이오, 기술수출 1건 이외 성장성 의구심에이프릴바이오 사례는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이 비즈니스 모델인 바이오회사에 해당한다. 에이프릴바이오는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를 하면서 “플랫폼기술 기반으로 후보물질을 발굴해서 라이선스 아웃을 하겠다”를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 내용으로 담았다. 지난해 10월 에이프릴바이오는 덴마크 룬드벡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B-A1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선급금 1600만 달러(190억원)를 포함해 총 4억4800만 달러(약 5370억원) 규모다. 10% 이상의 로열티도 단계별로 지급받게 된다. 하지만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3월 31일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에이프릴바이오가 미승인 성적표를 받은 이유는 룬두벡 기술수출 성과 1개 이외에 성장성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APB-A1를 제외하고 전임상도 진입하지 못한 파이프라인이 대부분이다. APB-A1 역시 아직 임상 1상 환자투약조차 못했으며, 효능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상황이다. 기술반환이 될 경우 리스크가 크다는 의견이 심사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상장위원회의 ‘미승인’ 결과 이후 상장 철회를 하지 않았고, 시장위원회로 직행했다. 다만 시장위원회 위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면서 이례적으로 두 차례 속개된 상태다. 시장위원회가 고심하는 배경에는 룬두벡 기술수출 계약에 대한 검토 때문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룬두벡이란 회사도 좋은 회사고, 딜의 퀄리티도 선급금이 국내 기술수출 성과 중에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많이 받았다”며 “룬두벡 딜을 인정해줘서 상장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해 시장위원회가 여러 각도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프릴바이오 시장위원회 재개최 시기는 5월 넷째 주가 예상된다.디앤디파마텍 파이프라인 현황.(자료=디앤디파마텍)◇신약개발 회사 디앤디파마텍, 유효성 입증이 관건디앤디파마텍은 신약개발 비즈니스 모델로 IPO를 도전하는 대표 사례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달 21일 개최된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에서 상장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상장 철회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시장위원회로 올라가게 됐다. 디앤디파마텍의 시장위원회는 다음 주에 개최될 예정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해 상장위원회와 시장위원회에서 모두 미승인을 받은 바 있다. 디앤디파마텍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상장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이유는 핵심 파이프라인 NLY01의 유효성 입증과 관련이 있다. NLY01은 GLP-1 기반의 후보 물질이다. GLP-1은 이미 당뇨병과 비만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퇴행성 뇌질환에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논문이 나오면서 많은 회사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삭센다 원개발사 노보노디스크가 알츠하이머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며 가장 앞서고 있다. 거래소는 유효성 입증이 가능한 자료를 요구했으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아직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디앤디파마텍은 NLY01으로 파킨슨병 적응증 글로벌 임상 2상 중이다. 결과는 내년 상반기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알츠하이머 적응증은 임상 2상 IND 승인만 받았고, 아직 개시는 못한 상태다. 지난해 맺은 기술수출 계약의 퀄리티 역시 걸림돌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디앤디파마텍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D01’에 대해 중국 선전 살루브리스제약과 중국 지역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400만 달러(약 47억원)에 이외에 전체 계약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 시장 독점적 지위 싱그릭스 공포...대상포진 백신업계 ‘무료접종 돌파구(?)’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65세 이상 대상포진 예방접종 무료.’윤석열 대통령의 후보자 시절 공약으로 최근 국내 백신 업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특히 윤 정부의 출범으로 공약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이를 위한 업계의 준비도 분주한 분위기다. (이미지=이미나 이데일리 기자)11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 국내 주요 백신업체들은 대상포진 백신의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대한 정보전을 펼치는 한편, 현실화될 경우에 대비해 수급문제, 가격책정 등 전략 마련에도 한창이다. 국내 백신업계 한 관계자는 “관련된 주요 업체들이 대관업무 인력을 강화해 대상포진 백신의 NIP 포함에 대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며 “과거에도 NIP 후보 리스트에 올랐다가 빠졌으나, 이번에는 대통령의 공약인 만큼 다른 때보다 더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이를 둔 업계의 해석은 다양하다. 업계 측에서는 대통령의 공약인 만큼 측면 지원 차원에서 움직이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있을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사백신) 상륙의 충격완화책이라는 해석도 한다. 실제 싱그릭스의 시장 확장 속도는 무시무시하다. 한국GSK에 따르면 싱그릭스의 글로벌 시장 매출액은 출시 첫해인 2017년 350억원에서 지난해 2조 7000억원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 수치도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으로 감소한 수치로 2020년에는 3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선 바 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최대 기록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싱그릭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만 약 1조 11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속도로 2020년 실적만 회복해도 세계 대상포진 백신 시장의 70% 이상을 점하게 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브랜드에센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지난해 35억 8000만 달러(약 4조 5000억원)에서 2027년에는 67억 1000만 달러(약 8조 5000억원) 규모로 성장한다.업계 관계자는 “싱그릭스 출시 전 미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머크(MSD)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생백신)의 경우 2020년 미국질병관리본부(CDC)의 대상포진 가이드라인에서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며 “현재 싱그릭스는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싱그릭스의 국내 진출이 업계의 큰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배경이다. 800억원 규모의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조스타박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스카이조스터(사백신)가 양분하고 있다. 고령화 등으로 급성장을 예고한 상태다. 국내 대상포진 환자는 인구 1000명 당 10.4명(여성 12.6명, 남성 8.3명)으로 미국 등 주요 국가보다 배 이상 높다. 일단 시장에서는 제품의 장단점이 분명한 만큼 의료기관이나 소비자의 선택에 달렸다고 분석한다.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 제품은 1회 접종으로 예방효과가 50대에서 약 70%, 60대에서 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싱그릭스는 2회 접종해야 하고, 가격은 배 이상 비쌀 것으로 예상되지만, 50~60대에서 예방효과는 90% 이상이다.업계 관계자는 “싱그릭스의 출시는 기존 대상포진 업계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가격 등 문제로 싱그릭스가 대상포진 백신의 NIP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업계에서는 이를 활용해 차별화된 전략을 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급여건, 시장상황, 가격정책 등이 국가별로 달라 국내 업계가 선방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민간의료보험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 등과 국내 시장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GSK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비중이 작은 국내 시장에서 총력전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게다가 가격도 기존 제품에 비해 배 이상으로 비싸고, 공급량도 제한이 있어 국내 시장 확장에 제한이 따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심에 있는 한국GSK와 질병관리청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국GSK 관계자는 “싱그릭스를 늦어도 하반기에는 출시할 수 있도록 일정을 짜고 있다”면서도 “국내 가격과 판매 전략 등은 아직 정확히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대상포진 백신 NIP 도입을 위해서는 예산, 접종대상, 효과 등 고려해야 하는 게 많다”면서도 “다만 아직 관련해서 별도의 지침이 없어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대상포진은 어린 시절 잠복해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발현한다. 발병 시 심각한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통이 생기거나 심한 경우 시력 손실, 뇌염에까지 이를 수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