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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김동전’ 조세호·주우재, 냉온탕 넘나든 ‘심장 쫄깃’ 소개팅
- 사진=KBS2[이데일리 스타in 유준하 기자] KBS2 ‘홍김동전’에서 조세호, 주우재가 열탕과 냉탕을 넘나드는 역대급 소개팅으로 안방극장에 믿고 보는 빅웃음을 선사했다.지난 20일 방송된 ‘홍김동전’ 33회는 ‘소개팅’ 특집으로 멤버들의 리얼한 소개팅 모습이 그려졌다. 결혼 정보 회사를 운영하는 성지인 대표가 나서 멤버들에게 ‘소개팅’ 꿀팁을 전달했다. 조세호가 모든 항목에서 1등을 하는 뜻밖의 결과가 나온 반면 주우재는 모든 항목에서 부족한 반전의 평을 받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서 ‘두근두근 연애 퀴즈’가 펼쳐져 소개팅 금지 멘트, 행동, 썸을 깨는 멘트를 배웠다. 모든 멤버들이 고전했지만 김숙만이 정답을 쏙쏙 맞히며 소개팅 멘트에 단연 두각을 드러냈다.이어 본격적인 소개팅을 위해 주우재와 조세호가 나섰다. 소개팅을 앞둔 주우재는 “몸 상태가 이상해. 이가 간지러워”라며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긴장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조세호 역시 “떨려 미치겠어요”라며 심장이 두근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소개팅의 방법은 동전의 운명이 정했다. 동전 앞면이 나오면 ‘리얼’ 소개팅, 뒷면이 나오면 ‘아바타’ 소개팅인 것. 이에 주우재가 던진 동전에 의해 ‘아바타’ 소개팅이 시작됐다.조세호와 주우재의 소개팅 상대로 라이브 커머스 쇼호스트로 활동 중인 박향신과 배우 겸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김유림이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일 연애 코치가 된 홍진경-김숙-우영은 시작부터 조세호와 주우재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홍진경은 주우재에게 심장을 부여잡고 바닥에 떨어질 것을 지시했고 망설이던 주우재는 그대로 행동해 소개팅 상대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마라 맛 소개팅이 시작된 가운데 조세호 역시 김숙의 지시에 옆 구르기를 펼치며 ‘내꺼하자’ 노래를 부르는 등. 소개팅 애프터를 위한 열혈 투혼을 펼쳤다. 조세호의 투혼을 지켜보던 박향신이 “실제로 보니까 턱이 날렵하다”라며 호감을 표하자, 시선을 회피한 채 어쩔 줄 몰라 하며 미소 짓는 조세호의 모습이 포착되어 보는 이들에게 설렘을 자극시켰다.그런가 하면 박향신은 조세호와 주우재를 위해 엽서와 선물을 준비해 감동을 선사했다. 이에 조세호는 차고 있던 고가의 시계를 선물 해 점수를 땄지만 이는 홍진경의 지시였던 것. 주우재 역시 둘리 춤을 추며 하트를 날리는 보기 드문 광경을 펼쳐 보였다. 그런 중에 김숙이 요청한 대접에 담긴 물이 나왔고 잠시 망설이던 주우재는 얼굴을 박고 물을 마시기 시작해 박향신과 김유림을 초토화시켰다. 쉽게 얼굴을 들 수 없었던 주우재는 계속해서 물을 마셨고 나중에는 체념하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뒤이어 이상형을 물어보는 질문에 박향신은 “개그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이라며 조세호를 지칭하는 듯한 말을 했고, 김유림은 “키 큰 사람”으로 주우재를 지칭하는 듯한 말을 해 조세호와 주우재의 심장을 콩닥거리게 했다. 이에 조세호는 “평소에 저라는 사람 어떻게 생각하셨어요?”라며 돌직구를 날리며 마음을 표현했다.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동전 던지기가 돌아왔고 홍진경이 동전을 던져 ‘리얼’ 소개팅이 선택되면서, 조세호와 주우재의 찐 소개팅이 시작됐다. 주우재는 MBTI 질문으로 포문을 열고, 조세호는 “흔쾌히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로 시작해 진심 어린 마음을 드러냈지만 심심함을 참아내지 못한 나머지 멤버에 의해 소개팅 현장에 우영이 난입하며 다시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이어진 마지막 동전 타임에서는 김숙의 동전 던지기로 ‘아바타’ 소개팅이 다시 시작됐다. 몸이 근질거렸던 홍진경은 춤 지시를 조세호에게 내려 조세호는 난데없는 댄스 타임을 시작했다. 또한, 조세호는 자켓을 벗어서 박향신에게 덮어주는가 하면 애교 많은 남자가 좋다는 말에 볼 하트를 하더니 배를 보이며 배꼽 하트까지 하며 귀여움을 어필했다. 주우재는 마지막으로 이미지 회복을 위해 모델 워킹을 선보였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은 박향신과 김유림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이에 질 수 없는 조세호 역시 모델 워킹을 하며 마무리로 배꼽 하트를 선보이는 귀여운 매력으로 쉴 틈 없는 웃음을 선사했다.보는 이들마저 배꼽을 잡게 만드는 피땀 눈물의 역대급 소개팅 현장이 펼쳐진 가운데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조세호와 주우재는 떨리는 마음으로 동전의 앞, 뒤를 확인했고 박향신은 조세호를 선택했다. 박향신은 조세호의 행동, 특히 배꼽 하트가 귀여웠다고 언급하며 조세호를 뽑은 이유를 설명했다. 김유림은 주우재를 선택했다. 김유림은 주우재가 짓궂은 지시에도 빼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에 호감을 느꼈다며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세호와 주우재는 사이좋게 한 표씩 나눠 가지며 성공적으로 소개팅을 마무리했다. 다음 주 방송에는 모든 이들이 고대하던 설렘 가득한 김숙의 소개팅이 펼쳐진다고 해 기대하게 했다.한편 동전에 웃고 우는 KBS2 ‘홍김동전’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 권소현, ‘어쩌다 마주친, 그대’ 캐스팅… 4차원 꾸러기役
- 사진=매니지먼트 오름[이데일리 스타in 유준하 기자] 배우 권소현이 KBS2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 합류한다.KBS2 새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를 그린다. 과거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을 찾는 윤해준(김동욱 분)과 엄마 아빠의 결혼을 막고자 하는 백윤영(진기주)이 서로의 목표가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극중 권소현은 추억 가득한 레트로 감성의 우정 고등학교에서 4차원 꾸러기 ‘이은하’ 역을 맡아 톡톡 튀는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그동안 매 작품 속 감초 같은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권소현. 지난 영화 ‘그 겨울, 나는’에서도 취업준비생 ‘혜진’을 연기하며 첫 주연이지만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감을 한층 극대화 시킨 바가 있다.이처럼 코믹, 멜로, 스릴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매번 색다른 변신을 보여주고 있는 권소현이 이번 작품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통해 또 어떠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된다.한편, 권소현이 출연하는 KBS2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오는 5월 1일 첫 방송된다.
- 내년 5월 예식도 마감…‘봄바람’ 부는 호텔업계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내년 상반기 예약도 거의 마감이에요.”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이 최근 밀려드는 웨딩 등 연회 예약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급호텔 웨딩은 비용은 최대 수억원에 달하지만 팬데믹 기간 결혼식을 미뤘던 예비 신혼부부들이 몰리면서 예약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외국인 입국까지 늘어나면서 호텔 업계가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다.그랜드하얏트서울이 선뵌 스몰웨딩 콘셉트의 ‘트리아농 드 남산에서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 결혼식 하려면 1년 전 예약 필수”20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신라호텔, 그랜드하얏트서울, 웨스틴조선서울 등 시내 특급호텔의 웨딩 예약이 내년 상반기 분까지 마감에 임박했다.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결혼을 미루던 예비부부와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가 동시에 몰리면서 이미 내년 5월 웨딩 예약까지 마감했다”며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프리미엄 웨딩을 올리고자 하는 고객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그랜드하얏트서울은 올해 스몰웨딩 프로그램인 ‘트리아농 드남산’을 론칭했다. 가족과 가까운 지인만 초대하는 트렌드에 맞춰 선뵌 새로운 콘셉트로 70~120명의 하객만 초청한다. 쇼케이스 후에 예약 문의가 쏟아지면서 현재는 내년 6월 이후 예식만 접수받고 있다.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증가한 것도 호텔업계에 호재다. 외국인 방문이 증가하면서 평일 객실 투숙률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외국인은 47만9248명이 입국했다. 전년동월대비 약 379% 증가했다. 덕분에 명동과 홍대 등 주요 상권의 4성급 호텔의 외국인 투숙률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롯데호텔의 부띠그호텔인 ‘L7 명동’의 1분기 외국인 투숙률은 전년 대비 4배 늘었다. 포포인츠 조선 서울역의 이달 외국인 투숙 비율은 90%에 달한다.지난달 26일 서울 명동을 찾은 외국인이 관광을 즐기고 있다(사진=뉴시스)◇외국인 방문객 증가에 실적 개선세 ‘뚜렷’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프로모션도 인기를 얻고 있다.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더플라자는 ‘고궁투어’ 패지키를 선뵀다. 패키지는 디럭스 객실 1박, 시티투어버스 교환권 2매, 궁궐 통합 관람권 2매로 구성했다. 시티투어버스는 도심고궁남산코스로 N서울타워, 명동, 남산골 한옥마을, 창덕궁 등 서울 주요 관광지를 순환한다. 더플라자 관계자는 “컨시어지에서 외국인 투숙객들의 전통문화 체험 문의가 많았던 점과 서울 중심에 위치한 더 플라자의 지리적 이점을 고려해 고궁 패키지를 출시하게 됐다”고 전했다.객실, 식음, 연회(웨딩) 등 매출이 동반상승하면서 호텔 업계는 올해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GS리테일 자회사인 파르나스호텔은 작년 3694억원의 매출액과 70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70.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841% 성장했다. 파르나스 호텔은 최근 274실의 나인트리 로카우스 용산을 개관하며 자체 브랜드 호텔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홍대 라이즈호텔도 2023년 1분기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객실 매출은 2019년 대비 44.8% 증가했고, 객실 평균 요금도 32.4% 증가했다. 라이즈호텔의 1분기 웨딩을 포함한 연회 매출액은 2019년 대비 82% 증가했다.흥국증권은 호텔신라(008770) 호텔&레저 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1227억원과 62억원으로 각각 예상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6.0%, 159.3% 늘어난 수치다.호텔신라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미뤘던 웨딩은 물론 각종 모임과 호캉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비즈니스 미팅인 마이스(MICE) 예약 문의도 증가하고 있어 올해 좋은 실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정덕현의 끄덕끄덕]인생도 '리바운드'
- [정덕현 문화평론가]2012년 전국 고교 농구 대회에서 부산 중앙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 겨우 6명의 농구부원으로 이뤄진 팀으로 그것도 한 명이 부상당해 예선 이후에는 나머지 5명이 교체선수 없이 뛰어 결승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부산 중앙고는 결승에서 당대 최강팀이었던 용산고를 맞아 63대89로 져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놀라운 건 후반전엔 2명이 5반칙 퇴장을 당해 3명만으로 끝까지 뛰었다는 점이다. 장항준 감독은 이 감동적인 실화를 영화로 만들면서 <리바운드>라는 제목을 붙였다. 2012년에 있었던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기적 같은 이야기는 여러 가지 버전의 해석이 가능하다. 즉 <리바운드>에서는 극적 연출을 위해 6명의 중앙고 농구부원들을 오합지졸로 그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팀의 천기범 선수는 이 대회에서 우수선수상, 득점상, 어시스트상, 수비상까지 상을 휩쓸어가다시피 한 천재 농구선수였다. 즉 포커스를 이 선수에게 맞췄다면 이 이야기는 자신의 슬럼프를 극복하는 메시지로 그려질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는 서사는 바로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중요한 메시지였다. 하지만 장항준 감독은 이 실화에서 ‘리바운드’로 은유되는 ‘다시 도전할 기회’를 메시지로 읽어냈다. 영화 속 양현이 코치(안재홍)가 말하듯 농구를 하다 보면 슛을 쏴도 안 들어갈 때가 들어갈 때보다 더 많다. 하지만 그 순간에 노력에 따라 기회가 다시 생기는데 그것이 바로 리바운드다. 리바운드는 잡은 사람이 직접 슛을 할 수도 있지만, 그걸 다른 팀원들에게 패스해 슛할 기회를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좀더 ‘사회적인 의미’까지 담아낸다. 나와 더불어 같은 사회구성원들에게도 다시 한 번 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 장항준 감독이 굳이 이러한 메시지에 집중한 건 우리 사회의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다. <리바운드>에서 마지막에 붙은 용산고와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양극화된 모습은 현 우리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이른바 ‘수저 계급’의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선수층도 두껍고 지원도 빵빵한 용산고 농구부원들이 으리으리한 버스를 타고와 내릴 때, 선수가 달랑 6명인 부산 중앙고 농구부원들은 초라한 봉고차에서 내린다. 실제로 농구계의 현실이 그렇다. 용산고처럼 이른바 명문 농구부라면 전국의 좋은 선수들을 스카우트함으로써 계속 더 좋은 지원을 받고 매해 우승을 거머쥐지만, 부산 중앙고처럼 나름의 전통을 가진 농구부지만 선수 수급 문제를 겪는 농구부라면 존폐의 위기감마저 느끼는 게 현실이니 말이다. 이들에게 ‘다시 도전할 기회’를 이야기하는 건 배부른 소리다. 교체선수도 없는 상황에 결승까지 뛰고 또 뛰는 선수들에게 포기는 다시 도전할 기회가 아니라 끝이라는 절박감을 주기에 충분하니 말이다. <리바운드>는 그래서 최근 우리네 청춘들에게 자주 붙는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든다. 연애, 결혼, 출산은 물론이고 내 집 마련, 인간관계 등등을 포기하게 돼 N포세대라 불리게 된 청춘들의 초상. <리바운드>는 농구판에서 실제 벌어졌던 부산 중앙고의 기적 같은 실화를 극화함으로써, 취업난과 장기불황 게다가 첨예해진 양극화로 포기를 강요받는 현 청춘들에게 ‘다시 뛸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은 종영한 MBC 레전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과거 다양한 도전을 하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 바 있다. 초창기 <무한도전>의 출연자들은 저마다 뭐하나 잘 하는 것 없어 보이는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고 스스로를 밝혔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 도전은 대부분이 실패였지만, 당시 유재석과 출연자들은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외치며 매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런데 이를 통해 생겨난 변화는 실로 놀라웠다. 처음에는 뭘 해도 안 될 것 같던 이들이 실전 같은 프로레슬링 경기를 보여주고, 카레이싱을 하고 댄스스포츠나 조정은 물론이고 패션모델과 연기에도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평균 이하는 점점 성장했고, 유재석은 어느덧 ‘유느님’이 됐다. 이걸 가능하게 한 건 다름 아닌 ‘다시 도전할 기회’를 계속 부여했다는 점이다. 실로 프로그램 제목처럼 무한히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하는 사회라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티빙에서 방영하고 있는 <아워게임:LG트윈스(이하 아워게임)>는 2022년 28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LG트윈스의 1년을 담아낸 스포츠 다큐멘터리다. 그런데 프로야구 팬들이라면 이들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냈는가를 이미 다 알고 있다. 플레이오프전에서 1승3패로 ‘광탈’하는 아쉬운 결과를 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를 담아낸 <아워게임>에 팬들은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까지 열광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졌지만 그 지는 과정 속에서 얼마나 치열한 선택들이 있었고 그것이 좌절되면서 야기한 결과를 세세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선수들은 치열하게 노력했고, 그럼에도 한 순간의 선택으로 그 노력이 날아가는 좌절을 맛보고는 분노하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선수들과 감독, 코치, 스태프은 어떠한 결과와도 상관없이 주어진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어김없이 경기장에 나와 또 도전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기나긴 여정의 경기들을 치러야 하는 야구선수들이 매 경기마다 환희와 좌절을 오고가며 ‘다음 경기’를 계속 이야기하는 대목은 그래서 보는 이들에게 묘한 위로와 안도를 준다. 결과만이 아닌 과정을 봐주고 져도 또 뛸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건 스포츠에서나 실제 삶에서나 우리를 계속 앞으로 나가게 해주는 힘이 아닐까. 결과가 아닌 과정의 가치. ‘다시 뛸 기회’란 결국 결과에만 집착해 승자가 모든 걸 가져가고 패자는 사라져버리는 그런 사회에서는 결코 주어지지 않는 일일 게다. 건강한 사회는 실패에도 또 무한히 도전할 수 있는 ‘리바운드’가 가능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미래일 수밖에 없는 청춘들에게 절실한 이야기지만, 또한 경력단절 여성이나, 퇴직 후 인생2모작이 절실한 노년층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 살인범이 법정서 증인 살해..내연녀 가족 몰살 사건[그해 오늘]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1974년 4월20일. 폭행죄로 복역하던 임병석이 출소한 날은 비극의 시작이었다. 이틀이 지난 새벽에 내연녀 집을 찾아가 흉기로 내연녀 가족을 공격한 것이다. 평소 가족이 자신을 못마땅해한 데 대한 복수였다. 원래 출소 이튿날 찾아갔다가 가족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가, 다음날 파출소를 탈출해 이성을 잃고 내연녀 집을 찾아가 저지른 범행이었다.(사진=게티이미지)당시 서른넷이던 임의 내연녀는 동거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관계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임의 폭력에 시달린 탓이었다. 그러자 임은 내연녀 집을 쫓아가 결혼을 요구했다. 집에서 반길 리가 없었다. 폭력적인 성향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임은 절도 전과자였고, 이미 한 차례 이혼하고, 딸까지 가진 처지였다.그럼에도 임은 결혼을 요구하면서 집안과 충돌했다. 결국 임은 내연녀의 모친을 폭행하는 바람에 징역을 살게 됐다. 앞서 임이 폭행죄로 징역에 갔던 게 이런 이유에서였다. 출소한 임은 앙심을 품고 다시 내연녀의 집에 찾아가, 그날의 참극을 벌인 것이다. 이날 내연녀의 조모는 현장에서 숨졌다. 모친과 자매는 중상을 입었다. 범행 직후 붙잡힌 임은 다시 구속됐다. 출소한 지 사흘 만이었다. 이후 살인죄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복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감방에서 임은 내연녀의 집으로 협박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교도소 검열을 피하려고 감옥에서 사귄 범죄자가 출소하는 편에 편지를 들려 보냈다. 편지에는 “밖에 나가면 가족을 몰살할 것”이라는 내용 등이 쓰였다. 임은 협박죄로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무기징역이 확정된 기결수가 외부인을 상대로 하는 범죄를 저질러 재판을 받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이 모든 게 다 임의 계획이었다. 이로써 자신의 협박 혐의 재판에 내연녀의 부친 A씨가 출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은 맞았다. 1974년 10월17일 오후 2시 서울지방법원 영등포지원 1호 법정, 임과 A씨는 같은 재판에 출석했다. 임은 자신의 협박죄 당사자로서, A씨는 임의 협박죄 피해자이자 증인으로서였다. 그 법정에서 임은 미리 준비해간 흉기를 A씨에게 날렸다. 흉기는 교도소에서 숨겨왔고, 수갑은 점심에 나온 나무젓가락을 숨겨뒀다가 풀었다.범행이 벌어진 법정은 아수라장이 됐다. 애초 임은 흉기를 꺼내어 검사석으로 돌진했다. 검사가 몸을 피하자 법대 위의 판사에게 다가갔다. 판사는 법정 뒷문으로 피신했다. 법정 방호원은 검사와 판사를 보호하고 있었다. 교도관은 다른 재소자의 동요를 막기 위해 임을 제지할 여력이 없었다.임은 방청석으로 몸을 숨긴 A씨를 발견하고 달려갔다. A씨는 법정 밖으로 도망했고, 뒤쫓아온 임의 흉기에 급소를 찔려 숨졌다. 임은 A씨를 살해하고 그대로 법원 밖으로 도망했다. 왼손에는 반만 풀린 수갑을, 오른손에는 흉기를 든 채였다. 멀리 가지 못하고 경찰과 대치하던 임은 자수했다.임병석.(사진=나무위키)사법 사상 초유의 사건에 나라가 뒤집혔다. 증인이 신변을 우려하면 제대로 증언하지 못하고, 이래서는 진실을 가릴 수 없다. 사법 정의는 진실에 터를 잡아 구현된다. 그러므로 임의 법정 증인 살인은 사법 정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었다. 범행을 계획한 것 자체도 극악스러웠다. 무기수라서 출소하기 어렵자 범행을 실행할 방법으로서, 협박편지를 보내어 피해자와 재회를 꾸민 것이다.임은 재차 재판을 받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사형 판결은 확정됐다. 임은 1975년 8월2일 사형이 집행됐다.
- '표예림 학폭 가해자' 신상 공개, '더글로리'와 다르다?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현실판 ‘더 글로리’로 알려진 표예림(28) 씨 학교 폭력 가해자들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이 중 한 명이 직장을 잃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표예림 동창생’에는 ‘학교 폭력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폭로자 A씨는 “예림이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지속적으로 4명이 속한 일진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며 “예림이는 아직 고통받는데 가해자들은 잘 살고 있다. 더 이상 예림이의 아픔을 무시할 수 없어 익명의 힘을 빌려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학교 폭력을 고발한 표예림 씨의 동창생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유튜브에 학폭 가해자라며 여성 4명의 이름과 직업, 사진 등을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캡처)A씨는 “가해자들은 예림이 어깨를 일부러 부딪쳐 넘어뜨리고, 옷에 더러운 냄새가 뱄다며 욕설과 폭행을 했고, 머리채를 잡고 변기에 머리를 박게 했다. 예림이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더 괴롭혔다”며 “단순히 친구끼리의 장난이 아닌 뺨을 때리고 발로 차는 폭력을 행사했다”고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A씨가 공개한 이들은 총 4명이다. 학폭을 주도한 B씨는 현재 육군 군무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C씨는 미용사, D씨는 남자친구와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또 개명을 한 E씨의 현재 이름도 공개했다. 이후 표 씨와 같이 미용사로 근무 중인 B씨는 현재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신상이 알려진 후 미용실 측은 입장문을 통해 “학폭을 옹호하거나 감싸줄 생각은 전혀 없다. 사실 여부를 떠나 매장에 피해를 입은 부분에 대해 당혹스럽고 손이 떨린다. 사실을 알았더라면 채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B씨 학교 폭력) 사건을 인지한 뒤 바로 예약해지 조치해 현재 매장에 출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당 미용실은 B씨에 대한 별도의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표 씨는 해당 미용실에 별점 테러가 이어지자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용실은 이 일과 관련 없다. 매장에서 일하는 프리랜서일뿐 가해자의 매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미용실에 전화하시거나 별점 테러 행위는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표예림 씨가 지난 3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린 학교 폭력에 관한 청원. (사진=국회 국민동의청원 캡처)학폭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등 공익을 내세운 ‘사적 복수’에 대해 명예훼손 우려도 나오고 있다.드라마 ‘더 글로리’ 속 문동은(송혜교 분)처럼 실제로 사적 복수에 나설 경우 실정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소지가 크다는 게 법조계 전문가의 의견이다.장효강(법률사무소 이화) 변호사는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의 영향력은 상당하다”며 “이성적으로 실제 범죄의 가해자가 맞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자칫 잘못된 정보를 게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따르면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거짓의 사실을 드러낸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실제로 지난 2020년 한 여성이 자신과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를 나온 동창이 결혼 준비 중인 것을 알고 난 뒤, 예비 시댁 가족의 SNS에“왕따 가해자였다”는 글을 올렸다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된 바 있다.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남긴 글로 (동창생) 결혼 상대의 가족에게 해당 사실이 전파될 개연성이 충분히 있으므로, 전파가능성 이론에 따라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보았다.장 변호사는 “‘표예림 사건’ 또한 인터넷상에서 지속해서 이들의 신상이 재생산된다면 전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가해자 신상 공개에 얼마나 ‘공익적인 목적’이 있는 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예훼손이 인정되려면 ‘비방할 목적’이어야 하는데, 표 씨의 학폭 가해자 공개는 이미 MBC ‘실화탐사대’ 등을 통해 공익성을 띄게 된 상태다. 또 공감대가 이뤄진 사건에 대해 법원도 사회적인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 변호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먼저”라며 “학교 폭력 외에도 직장 내 괴롭힘 등 많은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일들을 막을 수 있도록 사회 인식의 성숙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킬링 로맨스', Y2K와 만난 B급 정서…도른자들을 깨울 치명작 [봤어영]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주연 배우 이하늬가 기자간담회 때 언급한 것처럼 ‘황당하지만 사랑스러운’ 어른 동화가 탄생했다. A급 배우들이 혼신의 힘으로 그린 B급 코미디를 느껴보고 싶다면? 스릴러 한두 스푼 얹은 Y2K 추억의 감성을 덤으로 되새기고 싶다면? 그렇다면 ‘킬링 로맨스’를 선택할 것, ‘It’s Good!‘.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 분)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 분)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다. 로맨스 코미디 장르의 편견을 깼던 ‘남자사용설명서’ 이원석 감독의 신작으로, ‘뷰티인사이드’의 박정예 작가와 손을 잡았다.영화는 광고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승승장구하지만, 한 영화에 출연했다가 ‘발연기’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진 톱스타 ‘여래’가 자신의 팬이었던 범우에게 용기를 얻어 연예계 복귀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다. 연예계를 은퇴한 여래는 도망치듯 떠난 남태평양 콸라섬에서 재벌이자 환경운동가, 동물권활동가인 ‘조나단 나’를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골인한다. 그렇게 보낸 결혼생활 7년, 여래는 ‘조나단’의 아내이자 그의 화려함을 장식해줄 인형처럼 수동적인 삶을 살고 있다. 남편이 매일같이 에르메스 가방을 안겨주는데다, 예쁜 드레스를 입고 으리으리한 성같은 집에 살지만 여래는 행복하지 않다. 조나단의 집착과 감시 아래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못 먹고, ‘미소를 지으라’는 강요로 표정조차 제 맘대로 지을 수 없는 일상. 여래의 삶은 제 것이 아니었다. 여래는 조나단의 테마파크 시공 준비를 위해 잠깐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후 옆집에 사는 자신의 오랜 팬이자 사수생인 범우를 만나면서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범우의 지지와 응원으로 용기를 얻고 제안받은 영화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복귀하기로 한 것. 하지만 남편 조나단은 이를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어렵게 성사된 감독과의 미팅과 논의 내용을 휴지조각처럼 만들어버릴 정도로 조나단의 권력과 재력은 막강했다. 남편의 벽을 넘기 위해선 남편을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여래는 범우와 공조해 조나단 제거 작전을 펼친다. 조나단을 ‘죽여주기’ 위해 여래와 범우가 고안한 기상천외한 작전들은 이원석 감독 특유의 익살스러운 B급 유머와 버무려져 웃음을 선사한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조나단의 감시와 마수, 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여래와 범우의 어설픈 행동들은 스릴러와 같은 서스펜스를 자아내기도. 아내를 향한 조나단의 폭력과 가스라이팅 등 불편한 장면들도 일부 있다. 다만 민감한 부분은 상당히 덜어낸 간접적인 묘사, 뮤지컬 요소를 덧입힌 동화적인 연출로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상쇄시킨다. H.O.T의 ‘행복’과 비 ‘레이니즘’ 등 대중가요를 활용한 OST, 병맛을 극대화하는 촌스러운 자막, 90년대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코믹한 장면들이 Y2K 감성을 일깨우기도 한다. 엇박자의 미학이랄까. 뮤지컬과 어울리지 않는 심각한 상황에 오히려 뮤지컬과 코미디를 넣고, 아내의 행복을 가로막는 조나단 나의 테마곡이 H.O.T의 ‘행복’인 점 등 아이러니한 시도들은 이 영화만의 독특한 색깔을 빚어낸다. 즉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힘든 영화지만, 전하려는 메시지만큼은 뚜렷하다. 오랫동안 정체된 삶을 살던 사람이라도 따뜻한 지지와 응원을 받는다면 변화할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선함은 악함을 결국 이기며, 나쁜 짓을 한 사람은 어떻게든 그 대가를 치른다는 것이다. ‘조나단 나’와 여러 부분에서 대척점에 서 있는 ‘범우’란 인물을 통해 이 메시지를 더욱 공고히했다. 범우는 조나단과 비교하면 한없이 초라한 위치에 서 있다. 보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들 정도로 미련한 면모도 있지만 특유의 ‘선함’으로 여래를 변화로 이끄는 인물이다. ‘극한직업’에 이어 이하늬와 재회한 공명은 특유의 선하고 큰 눈망울로 ‘범우’를 충실히 표현했다. 이하늬와 신명나는 연기 호흡으로 ‘맑은 눈의 광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큰 관전포인트를 꼽자면 이선균의 변신이다. ‘조나단’은 그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캐릭터성이 강한 배역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든 게 ‘투 머치’하며 은은히 돌아있는 이 영화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선균을 망가뜨려보고 싶었다’는 이원석 감독의 니즈를 이행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내려놓고 보란 듯이 망가졌다. 무엇보다 여래의 감정선과 상황을 좌지우지하며, 극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악역이라 연기의 톤을 잡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가벼움과 광기, 섬뜩함의 경계를 자연스레 오가는 이선균의 연기 변신에서 그의 깊은 내공과 치열한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이하늬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극을 안정감있게 이끈 일등공신이다. 드라마 ‘파스타’, 영화 ‘극한직업’으로 각각 호흡을 맞췄던 이선균, 공명과 능청스러운 연기 케미로 관객들을 웃음으로 이끈다. 코미디를 코미디라 의식하지 않고 쏟아내고 내려놓는 이하늬의 진정성있는 연기가 이 영화의 매력을 더욱 살린다. 하지만 투머치한 극적 상황, 투머치한 연출의 연속, 뜬금없이 등장하는 노래 장면들 때문에 관객들의 호불호는 확실히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사의 흐름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정제된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이라면 이 영화를 끝까지 보기 힘들 수도 있다. ‘남자사용설명서’를 재미있게 봤던 관객들은 이 영화에서 ‘남자사용설명서’의 반가운 흔적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제3의 인물이 영화 속 이야기를 전래동화처럼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부터 톱스타가 주인공이라는 점, ‘남자사용설명서’의 주인공이었던 오정세가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서 카메오로 등장하는 부분 등이 피식피식 웃음을 유발한다. 4월 14일 개봉.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