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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뜰파의 군살제거 프로젝트
- [이데일리 SPN 기획취재팀] 5월의 신부를 준비하는 A양은 바쁜 직장생활과 더불어 자기 몸을 챙길 시간조차 없다. 결혼컨설팅업체를 통해 결혼준비를 하는 A양은 그래도 한결 수월하다. 그리고 5월의 신부가 되기 위해서 올 해초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해 오랜 직장생활로 인해 누적된 살들을 조금씩 제거하고 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3개월 정도에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다름 아닌 다이어트운동으로 확실한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절대 없어지지 않는 군살들이 문제였다. 즉 겨드랑이 안쪽살, 어깨 바로 밑에 있는 등살, 옆구리살, 아래뱃살, 허벅지 바깥쪽과 안쪽살, 엉덩이 아래살 등은 바쁜 시간을 쪼개서 운동도 하고 다이어트 식단을 통해 하고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야외촬영을 할 때까지는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서 해결방법을 인터넷의 다이어트까페에서 문의 해본 결과, 미니지방흡입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미니지방흡입이라는 것이 부분비만을 위해 군살을 제거하는 정도에는 아주 적합한 지방흡입으로 무리하게 많은 지방량을 뽑을 필요가 없어 회복에도 며칠 밖에 걸리지 않고, 차츰 더워지는 날씨에 압박복을 입을 필요도 없고, 이모저모 따져 봐도 매력 있는 군살제거법이라는 판단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A양의 연봉도 적은 편은 아니지만 결혼 준비로 돈 쓸 곳은 빠듯한데 A양은 웨딩드레스를 위해 상체쪽만 미니지방흡입으로 해결을 해도 근 1천만원 가까이 드는 비용에 아쉬움만 더해 가고 있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직장여성이나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최근 국소비만 전문 미니지방흡입 성형외과가 있어 인기라고 한다. 서울 강남에서 개원하고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 서성익원장은 미니지방흡입에 대해 환자들의 요구는 가격도 저렴하면서 효과적인 군살제거를 원할 뿐만 아니라 무리한 지방흡입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가 상호간에 만족할 만한 시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한다. 환자가 교정을 원하는 부위의 군살들을 아주 세부적으로 나누고 시술시간까지 고려하여 비용을 최소화 시켜주는 것이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시술 시간과 부작용의 가능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어 좋고, 환자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비용과 회복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지방흡입의 시술가이드라인은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최종 결과에 대해 환자가 99% 이상 만족을 할 수 있는 군살빼기 포인트를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환자가 만족할 만한 미니지방흡입의 많은 시술 경험을 가진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니면 환자들에게 최종 결과에 대해 만족을 주는 것이 쉽지 않다라는 것이다. 서성익원장은 그래서 이런 미니지방흡입 방법을 환자들에게 3,6,9 미니지방흡입술 이라고 설명하고 있단다. 즉 30% 정도의 비용으로 대량지방흡입 결과의 60% 정도를 목표치로 설정하고 시술할 경우 99% 만족을 주는 지방흡입술이라는 것이다. 비록 정확히 30%, 60%, 99%로 지켜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룰을 조심스럽게 환자들에게 적용하여 환자와 의사가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시술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V라인, S라인 열풍으로 다이어트나 지방흡입을 누구나 한번쯤은 심각하게 고려해 보게 되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과 회복기간, 시술 후 발생될 수 있는 부작용 등의 이유로 번번히 주저하게 되는 여성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비용대비 효과”라는 경제 원칙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병원들이 많이 생기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일 것이다. (도움말:성형외과 전문의 서성익)
- 김한석 이수근 박명수 이어 김시덕까지...2008년 개그맨 결혼 러시
- ▲ 시계방향으로 김한석, 박명수, 김시덕, 이수근[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2008년 무자년을 맞아 개그맨들의 결혼 소식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노총각 김한석, 이수근이 결혼에 골인한 데 이어 박명수, 김수용 등이 올 봄 개그맨 결혼대열에 합류했으며, 지난 19일에는 개그맨 김시덕이 결혼 소식을 알려 화제를 모았다. 지난 달 2일 김한석은 동갑내기 첫사랑과 결혼했다. 김한석은 지난 2006년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중학교 동창이자 첫사랑인 박선영씨를 찾았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연인 사이로 발전, 결혼에 골인했다. 이수근의 결혼소식은 자신이 출연 중인 프로그램을 통해서 밝혀졌다. 이수근은 지난 2일 열한 살 연하의 신부를 맞고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다. 아내 박지연씨가 개그맨 박준형의 스타일리스트였던 터라 오가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었고 1년6개월간 교제 끝에 웨딩마치를 울렸다. 뿐만 아니라 이수근은 오는 8월 아빠가 될 예정으로 있다. 박명수의 결혼소식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올해 안에 박명수와 피부과 의사 여자친구가 결혼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으나 이렇게 갑작스럽게 터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결혼 보도가 있기 이틀 전 박명수 커플이 박수홍이 대표로 있는 라엘웨딩을 방문한 사실이 목격되면서 결혼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당시 박명수는 사업차 들른 것일 뿐이라고 부인했으나 결국 여자친구와 4월6일로 결혼 날짜를 확정짓고 결혼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수용은 5월31일 일곱 살 연하의 여자친구 김모씨와 결혼한다. 김수용은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예비신부를 만났으며 지난해 가을부터 교제를 시작해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김수용은 결혼을 앞두고 2세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아들, 딸 구분 없이 빨리 낳을 생각”이라며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의 설렘을 전했다. ‘내 아를 낳아도’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개콘스타’ 김시덕도 5월 말 또는 6월 초 결혼을 계획하고 있다. 김시덕은 얼마 전 이수근의 결혼식에서 “몇 달 후 결혼합니다”라고 밝혀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시덕과 여자친구 임모씨는 지인의 소개로 6년간 사랑을 키워왔으며 최근에 결혼 날짜를 받고 식장 예약 등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김완기 "9월에 아빠돼요~"...아내 허니문 베이비 임신 14주째☞개그맨 김시덕 빠르면 5월 결혼...6년 사랑 결실☞[포토]이수근 결혼식 참석한 변기수-김시덕, '행복하게 사세요~'☞개그맨 김완기 웨딩사진 공개 "제 신부 예쁘죠?"☞개그맨 김완기, 동갑내기 첫사랑과 12월9일 결혼
- [SPN 주간 연예 캘린더] 전도연-김윤진 '아시안필름어워즈'(3월17일~23일)
- ▲ 제2회 '아시안필름어워즈'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전도연과 김윤진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한주간의 연예가 소식을 미리 만나보는 주간 연예 캘린더. 17일에는 제2회 아시안 필름 어워즈(Asian Film Awards)가 열린다. 이날 시상식에는 ‘칸의 여왕’ 전도연이 영화 ‘밀양’으로, 한류스타 김윤진이 ‘세븐데이즈’로 각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수상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도연 주연의 ‘밀양’은 이번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외에도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등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18일에는 한류가수 장나라가 아시아 통합 음반 발매를 앞두고 기자회견과 팬미팅을 연다. 장나라의 6집인 이번 새 앨범은 총 24곡이 수록됐으며 한국어 곡 12곡과 중화권을 아우르는 중국 보통화 9곡, 광동화 1곡, 일본어 3곡, 영어 1곡 등 각 나라별 언어로 녹음된다. 21일에는 배우 이한위(47)가 17세 연하의 최모(30)씨와 화촉을 밝힌다. 이한위는 지난 2006년부터 교제해 온 최씨와 2년 간의 열애 끝에 웨딩마치를 울리게 됐다. 최씨는 한국방송예술아카데미 교수로 재직 중이고 현재 임신 5개월 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에는 영화 ‘삼국지: 용의 부활’ 홍보 차 주연 배우인 유덕화와 홍금보가 내한한다. ◇3월17일 - 가수 채연, 스타화보 현장 공개 및 단체 인터뷰(오후 2시/논현동 TEO M 스튜디오) - 영화 '동거동락' 시사( 오후 2시30분/용산CGV) - '쩐의 전쟁 디 오리지널' 현장공개(오후 2시/안국역 락고재) - 제2회 '아시안필름 어워즈' 시상식 개최 ◇3월18일 - 외화 '어웨이크' 시사(오후2시/용산CGV) - SBS '우리집에 왜 왔니' 제작발표회(오후2시30분/목동SBS) - 영화 '크로싱' 제작보고회 (오전11시/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 - 장나라 아시아 통합앨범 한국6집 음반발표 기자회견 및 팬미팅(오후3시/서울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 - 엄기영 MBC 사장 간담회 (낮12시/ 63빌딩 별관 4층 루프가든) ◇3월19일 - OCN 뮤직 '유혹의 기술' 제작보고회 (오후2시/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라운지) ◇3월21일 -이한위 결혼 -영화 '경축!우리사랑' 시사(오후2시/스폰지하우스 중앙) ◇3월22일 - 외화 ‘삼국지:용의 눈물’ 주연 유덕화, 홍금보 내한 ▶ 관련기사 ◀☞전도연 '아시안필름 어워즈' 참석차 홍콩행☞장나라 '베이징 올림픽' D-100 전야제 공식 초청☞장나라, 직접 프로듀싱한 아시아 통합음반 25일 발매...18일 쇼케이스☞[포토]이한위, '저도 결혼 준비 잘하고 있어요'☞탤런트 이한위, 3월 21일로 결혼 날짜 확정
- 신해철 "내가 진보로 분류될 때마다 좌절 느낀다"
- [조선일보 제공] 마왕(魔王)은 어두운 조명 아래 앉아있었다.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사무실을 성벽처럼 두르고 있는 책장에는 수백 권 가량의 책이 빽빽이 꽂혀있다. 7차례의 인터뷰를 모은 책 '쾌변독설'을 낸 가수 신해철(40). 7년간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을 진행하며 화끈한 말투와 남다른 카리스마로 '마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정작 "독설이나 달변이라는 말을 듣기 싫다"고 했다. 인수위원회의 영어 몰입교육에 대한 직설적 비판, 악플 네티즌에 악플로 대처한 일화 등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그는 어떤 질문을 해도 거침이 없었다. 책에서도 못다한 마왕의 생생한 '독설'을 옮겨본다. ―말만 모아서 책을 낼 정도로 말에 자신이 있나. "유달리 내 구라에 자신 있었던 건 아니다. 내가 한 말이 단편화되고 조각조각 잘라져서 배설의 찌꺼기만 남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게 책을 펴낸 가장 큰 이유다. 내 의견에 공감을 해줄 것 같은 사람도 헷갈려 하니까 분명히 밝혀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대중에게 힘을 행사하는 권력자라는 것을 의식하고 하는 말인가. "내가 권력이 있어서 말하는 게 아니고, 사람들이 들어주니까 권력이 되는 거다. 내 말은 보편타당한 상식적인 얘기다. 인터넷 회원제 라디오 공간에서 나누던 사적인 얘기가 자극적인 추임새하고 제일 못된 표현들만 남아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거지." ―"인수위의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은 반민주적 작태"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말에 대한 두려움이 없나. "상당히 말을 아끼는 게 이 정도다. 대중 예술인들의 임무 중 하나가 대중들의 입이 돼주고 손발이 돼주고 눈이 돼주는 거다. 여론 형성이 안 돼 있는데 내가 나서서 설치는 게 아니다. 오히려 폭발하기 직전의 사람들을 터뜨려주는 역할만 할 뿐이다. '속 시원하다'는 리플을 보면 알지 않나."―가사 70%를 영어로 한 앨범도 낸 당신이 영어 몰입교육을 비판하니 의외다."영어를 잘하도록 노력해야 된다는 국민적 합의는 지나칠 정도로 돼 있다. 실천적 방법에서 잘못 가고 있다는 거다. 공포로 영어를 가르치려 드는 건 최악의 수다. 애들이 편하게 대하게 만들어줘야 되는데, 영어가 아니고는 빠져나갈 길이 없도록 봉쇄해버리고 '너는 영어 아니면 죽었어'라고 해서야 되나. 폭력적으로 강요하는 건 말이 안 된다."―왜 가수가 말이 그렇게 많나. 라디오 방송에서는 음악만 틀면 될 거 아닌가. "음악만 트는 건 내 삶의 방식과 어긋난다. 나는 세상과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서 방송을 한다. 방송을 통해 대화하면서, 내 입장과 나이를 건너뛰어 세상과 사람에 접근할 수 있다. 아직도 내게 10대 팬들이 있는 것도 그래서다. 내 반대자들 중에서는 '공인은 중립을 지켜야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동의할 수 없다. 첫째,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고, 둘째, 나는 누군가의 편을 든 적이 없다."―(2003년 대선 때) 편 든 적 있다."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견을 표시한 건 의무이자 권리다. 핑크 플로이드, 존 레논 등 내게 음악을 가르쳐준 아티스트들은 음악을 통해서 표현하고 거리에 나가서 행동하라고 가르쳤다."―당신의 말은 배설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음악에만 충실하기를 바라는 팬들도 많은데. "나도 매번 사회적이고 싶지는 않다. 나 자신도 피로하니까. 하지만 한 앨범이 1번부터 15번까지 전부 사랑 노래면 그게 변태 아니냐. 사람이 어떻게 사랑만 하고 사나. 사랑 얘기도 넣고 자기 성찰도 넣고 사회에 대한 의견도 개진할 수 있는 거 아닌가."마왕을 대노케 한 악플 사건은 지난달 벌어졌다. 그의 미니 홈피에 올라와 있는 딸 사진에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 생겼네'라는 댓글이 오르자, 신해철은 해당 네티즌의 미니홈피에 '××같은 인간쓰레기 두고 보자'는 악플을 직접 달았다. ― 달아놓은 악플을 보니 쓰다가 말았던데. "악플을 악플로 대처한 한국 최초의 연예인으로 남게 됐지. 쪽팔린다. 나에 대한 악플이 아니고 내 딸에 대해서 악플을 달았기 때문에 그런 거다. 어떻게 애한테 그럴 수가 있나 싶었다. 그래선지 네티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딸 욕하는데 '뚜껑' 안 열릴 사람 누가 있는가. 그때만큼은 네티즌들이 고맙더라. 그렇지만 내가 가서 욕설 단 것도 잘한 일은 아니다. 범죄를 범죄로 대응한 것 아닌가. 악플 몇 자 쓰다가 이성이 돌아왔다. '이게 무슨 짓인가' 싶어 그만 썼다."―또 아이에 대해 악플이 달리면 똑같이 반응할 건가. "철없는 짓은 한번 했으면 그만해야지."―대한민국은 현세지옥이라고 말했는데, 왜 떠나지 않고 계속 지옥에서 살고 있나. "이 지옥에서 내 부모님이 사시고, 내 친구가 살고 있다. 내 딸도 이 지옥에서 엄마 아빠가 살고 있지 않나. 여기를 천당으로 바꾸려는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건 용납이 되지만, 여기서 도망 나가는 짓은 하면 안 된다."―비속어는 일부러 쓰는 건가. "나는 강북구 미아 4동, 집 바로 옆이 배추밭인 곳에서 태어났다. 친구들끼리 욕하면서 자랐고, 그때 기억이 내 인생 전부를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한다. 옛날에 비해 지금 소득이 올라갔다고 갑자기 우아를 떠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 고의적인 세팅이기도 하다. 내 쪽에서 먼저 비속어를 쓰고 분위기를 열어놓으면 상대편도 마음을 연다." ―기성세대 가치관이 싫다고 했는데, 당신이 기성세대가 됐다. "내가 기성세대가 됐기 때문에 더 발언권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기성세대 아니었을 때는 '네가 아직 어리니까 그래'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나는 이제 마누라도 있고 자식도 있다. 기성 세대니까 이제는 '당신들 기성세대 때문에' 라고 하지 않고 '우리 기성세대가 이러면 안 돼'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기성세대면, 당신은 보수인가. "난 보수도 진보도 아닌 원칙론자다. 나는 내가 우리나라에서 진보로 분류될 때 좌절을 느낀다. 내가 다른 나라에서 진보로 불리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내가 주장하는 얘기는 전부 원칙과 기준에 대한 얘기다. 우리보다 앞서 실험을 했던 다른 국가들에서 검증이 된 만국 공통의 스탠더드라는 거지, 내가 옳으니 나를 따르라는 것이 아니다."―한국 사람은 공포가 많다고 책에 썼다. 당신은 무엇이 가장 무섭나. "보통 사람들하고 똑같다.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무섭지. 보통 사람들하고 다른 공포를 지니는 게 예술가가 아니고 똑같은 공포를 갖고 있지만 그걸 표현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이 예술가다."―간통제 폐지나 체벌 금지를 다룬 100분 토론에 나갔다. 민감한 주제에 왜 나서나. "국가권력이 비대해지도록 방치해두면 언제든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내리칠 수 있다. 간통은 어차피 폐지되는 걸로 가게 돼 있다. 시간문제에 불과한데, 내가 먼저 얘기해서 돌을 맞은 거다."―아프간 피랍사태 때 "고개 숙이고 들어오라"라는 등 강경한 발언을 했다. 기독교 단체가 집에 쳐들어온 적도 있다면서, 겁나지 않았나."그들이 나를 테러하면 내가 순교자가 되는 거다. 세상에 내가 어떤 쓰임새로 태어났느냐에 따라서 운명이든 신이든 그런 존재가 결정할 문제지. 나 개인 한 사람의 그릇으로 측정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까지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가수가 TV 오락 프로그램에는 왜 자꾸 나가나. "가끔씩 오락 프로그램에 들이밀어서 이미지를 중화시켜줘야 대중들이 내가 할 다음번 얘기를 들어줄 준비를 한다. 우리 대중들은 기본적으로 단순하고 착하다. 내가 100분 토론에 나가서 얘기한 건 고깝게 여기고 온갖 시비를 걸지만, 오락 프로그램에서 '질 줄 뻔히 아는 싸움이다. 지는 싸움 누가 하고 싶겠냐'라고 한마디 하면 '그랬구나, 그래 너 착한 애야'라고 반응한다." ―'서태지는 1인자, 신해철은 2인자'라는 평도 있고, 양대 산맥이라는 평도 있다. 서태지를 라이벌로 인식하나. "서태지는 동시대에 비슷한 생각을 갖고 음악을 했던 동료다. 지금도 친하게 지낸다. 나보다 나이나 데뷔는 4~5년 후배지만. 서태지도 좀 있으면 40 아닌가. 나도 40이고. 어차피 양로원 들어가면 같은 반이다."―자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렸는데, 록계의 이수만이 돼서 록계의 소녀시대를 키우려는 건가? "정반대다. 구조적으로 취약하고 형편없는 시장인 우리 대중음악 시장에 제대로 된 수비를 해보자는 거다. 골문 앞에만 몰려서 골만 넣겠다고 하고, 수비는 아무도 안 하면 어떻게 하나. 한류로 몇 개의 콘텐츠가 물 밖으로 나가는 일이 생겼다고 해서 지나치게 흥분하면 곤란하다. 자체적인 콘텐츠가 발생하고 순환해서 상업적인 콘텐츠가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마치 우리 역량이 대단한 것처럼 허상에 사로잡혀 버리면 미래가 없다."―시트콤에 나가서 많이 망가졌다. 후회하지 않나. "어머니께서 내가 '안녕, 프란체스카'에 나온 모습을 보고 평소 모습하고 똑같다고 하셨다. 가식적으로 살고 싶지 않아서 내 나머지 모습을 다 방출해버린 죄밖에 없다. 내 팬들이 소녀이고 중학생이었을 적에 나는 아이돌 스타로서 도리를 다했다. 내 팬들이 다 어른이 된 다음에 정체를 드러낸 거지."―남들 공부할 때 놀아야 한다고 말하는 바보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당신은 당신 자식에게 그런 바보가 될 수 있나. "공부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말할 거다. 학교 가는 게 싫다고 하면 학교도 안 보낼 거다. 본인이 공부가 정말 필요한 거라고 생각하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줄 거다."―아내와 아이가 생기고 세상에 뿌리를 내리게 됐는데. 과연 아티스트로서 비통한 고뇌를 노래할 수 있나. "그런 생각 때문에 결혼이 늦었다. 나를 사로잡은 두려움 중에서 큰 거였지.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면 약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해보니까 오히려 강해졌다. 아이는 결혼 생활의 부산물일 뿐 가정의 중심이 아니다. 아이가 있다고 해서 균형을 잃는 사람이라면 총각일 때도 균형을 잃을 수 있다."―가슴 아픈 이별 노래도 쓸 수 있다는 얘긴가. "물론이다. 20대에는 실제 경험이 주는 아우라가 강렬하기 때문에 그 영향 아래서 곡을 쓸 수가 있다. 실제 경험하고 멀어지는 나이가 되면, 경험이 끌어당기는 향수가 강해서 느낌이 오히려 생생해진다. 40대가 되니까 내가 청소년 시절에 첫 미팅 하던 거리에서 두근두근하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해진다."―나이가 들면서 감수성이 풍부해진 건가. "아이를 낳으면서 많이 배웠다. 아침에 눈을 뜨면 내 딸이 어저께 몰랐던 단어를 옹알옹알하고 있다는 것, 매일 아침 기저귀 축포가 터지고 있는 것이 종교의 신비처럼 느껴진다."
- '15일 결혼' 송일국 강수정...닮은 듯 다른 새출발 시선집중
- ▲ 송일국과 예비신부 정모씨(사진=아이웨딩네트웍스)[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송일국과 강수정이 15일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나란히 결혼식을 올리는 가운데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의 새 출발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례적으로 홍콩에서 결혼하는 강수정은 현지시간으로 15일 오후 6시 홍콩 포시즌 호텔에서 네 살 연상의 재미동포 펀드매니저 매트 김씨와 결혼식을 올리고 송일국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다섯 살 연하의 정모씨와 혼례를 치른다. ◇같은 날, 같은 시각 비공개 결혼 택한 두 톱스타 송일국과 강수정은 비록 활동 분야는 다르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날, 같은 시각, 그것도 비공개로 결혼식을 치룬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비교가 되고 있다. 송일국은 여기자 폭행시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예비신부가 관직에 몸담고 있어 얼굴을 노출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 비공개로 식을 진행한다. 강수정은 예비신랑의 뜻을 존중해 가족, 친지들과 조용한 분위기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송일국과 강수정의 결혼 상대자 모두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눈길을 끈다. 강수정의 예비신랑 매트 김씨는 하버드대학교 출신의 재미교포 펀드매니저로 현재 홍콩에서 활동 중이다. 송일국의 예비신부인 정씨는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최근 부산지법 판사로 임명받았다. ▲ 강수정(사진=타라스튜디오) ◇송일국 '한국서 전통혼례'vs강수정 '홍콩서 서양식 웨딩마치' 언뜻 보면 두 사람의 결혼은 여러 측면에서 닮아 있다.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적잖은 차이도 지닌다. 가장 큰 차이는 같은 날 결혼하는 두 톱스타가 전통식과 서양식의 혼례로 팬들에게 새 출발을 알린다는 사실이다. 송일국은 이례적으로 전통혼례를 택했다. 송일국은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을 살려보고 싶어서 턱시도 대신 한복을 택했다"고 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강수정은 홍콩의 최고급 호텔에서 웨딩마치를 울린다. 이를 위해 강수정은 결혼식 전날인 14일 홍콩으로 출국했다. 송일국과 강수정은 하객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강수정은 결혼식 때 가족, 친지 등 총40명만을 초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반면 송일국은 자신과 어머니 김을동의 인맥으로 김혜수, 신동엽 등 톱스타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수정은 2005년 김씨와 처음 만난 후 몰래 사랑을 키워왔다. 2006년 12월 크리스마스 때 서울 압구정동에서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는 장면이 목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수정은 결혼식 후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4월 초 귀국해 방송 활동을 이어간다. 송일국은 2006년 말 지인의 소개로 사법고시를 준비 중이던 정씨와 처음 만났다. 송일국은 당시 드라마 촬영으로 잦은 만남을 갖진 못했지만 전화통화를 통해 사랑을 키워왔으며 여자친구가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송일국은 정씨가 최근 부산지법 판사로 임명됨에 따라 부산에 신접살림을 차리게 됐다. ▶ 관련기사 ◀☞[포토]'3월의 신부' 강수정...'신랑 얼굴은 저만 볼래요'☞[포토]강수정 웨딩사진 공개...'저도 쇄골 미인이에요'☞송일국 결혼 D-1, “멋진 전통 알리고파 턱시도 대신 한복 택해”☞[VOD]송일국-강수정 15일 나란히 결혼☞'주몽' 송일국, 3월15일 '전통혼례' 결혼식 치른다
- ''네 모녀 살인사건''의 재구성
- [조선일보 제공] 일가족의 실종. 전직 프로야구 선수의 연루.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세 딸과 어머니. 끝내 한강에서 변사체로 모습을 드러낸 유력 용의자.지난 며칠간 숨가쁘게 진행되던 ‘네 모녀 피살사건’이 10일 일단락됐다. 사건의 중심인 네 모녀와 유력한 용의자가 모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 그러나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사건을 재구성하고 풀리지 않는 의혹을 정리했다.◆범죄의 재구성지난 3일,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여·47)씨와 세 딸이 연락이 끊겼다는 김씨 오빠의 제보였다. 김씨의 오빠는 실종 신고를 하기 일주일 전쯤인 2월 26일 전화를 받지 않는 동생이 걱정돼 집을 찾았다. 그러나 집안은 깨끗이 정돈돼 있었다. 딸들 방엔 컴퓨터도 켜져 있었다. ‘잠깐 나간 모양이구나.’ 그는 불안한 마음을 지웠다.그렇게 일주일. 그러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오빠는 동생이 운영하는 서울 갈현동 참치횟집을 찾았다. 그가 종업원에게 들을 수 있었던 말은 “사장님이 출근하고 있지 않다”는 말뿐이었다. 오빠는 바로 마포 경찰서에 ‘가출 신고’를 했다.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수사 결과 경찰은 몇 가지를 밝혀낼 수 있었다. 첫째, 김씨의 둘째 딸(19)과 셋째 딸(13)이 지난 2월17일 오후 5~6시쯤 마포구 창전동에 있는 집으로 귀가했다. 김씨 역시 이날 자정 무렵 식당 직원들에게 “3~4일간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말을 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이를 통해 실종 시점을 2월18일로 잡았다.)둘째, 김씨 집에서 김씨의 혈흔을 발견했다. 더욱 경찰의 주목을 끈 것은 아파트 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장면. 지난 2월18일 밤 9시50분에서 10시30분 사이 아파트 1층 현관에 설치된 CCTV에는 검은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성인 한 명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여행가방 4개와 이불보, 여행용 손가방 등을 5차례에 걸쳐 카트에 싣고 나가는 장면이 찍혔다. 이 남자가 처음 카트를 들고 들어간 시각은 밤 9시50분, 그리고 6분 뒤 여행가방을 들고 나왔다. 이 남자는 이후 들어갔다 나오기를 4번 더 반복했다. 김씨 집은 7층이었다.두 번째 사실로 경찰은 단순 가출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경찰은 김씨 모녀의 위치 추적에 더 힘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이웃 주민의 중요한 진술을 확보했다. “(CCTV가 찍힌 다음날) 한 남자가 아파트 앞에 흰색 SM5 차량을 세워두고 커다란 여행가방들을 싣는 모습을 봤다"는 것. 확인 결과 그 차는 실종된 김씨 소유였다. 이 승용차는 이웃 주민이 진술한 때와 같은 날인 19일 오후 3시쯤 전남 장성 구간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CCTV에 포착됐다. 그리고 바로 하루 뒤인 20일 오후 8시쯤. 다시 김씨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한 남자가 이 차를 세워놓고 황급히 자리를 뜨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 휴대전화 위치추적 역시 네 모녀의 위치를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됐다. 확인 결과 이들의 휴대폰이 18일 밤늦게, 서로 다른 시간에 전원이 꺼진 것으로 밝혀졌다. CCTV에 한 남성이 처음으로 등장한 날이다. 유일하게 첫째 딸의 휴대폰만 19일에 꺼졌고, 위치는 전남 화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아울러 김씨의 주변 인물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김씨가 전직 프로야구 선수인 이호성(41)씨와 각별한 사이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찰은 이씨가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식당에 거의 매일같이 들렀으며, 김씨도 "이씨와 재혼하겠다"는 말을 주변에 공공연히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식당 종업원들 역시 "CCTV에 찍힌 남자와 이씨의 걸음걸이와 인상 착의 등이 비슷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첫째 딸 친구들의 진술은 이씨가 ‘네 모녀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명백히 드러냈다. 이들이 실종한 것으로 알려진 18일 오후 첫째 딸이 친구들에게 “엄마가 결혼할 아저씨랑 여행 가기로 했다”고 말한 것을 확인한 것.경찰은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지난 7일,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씨는 90년대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하면서 여러 차례 골든 글러브상을 수상하는 등 야구 스타로 인기를 누렸지만, 은퇴 후 사업에 실패해 사기 혐의로 수배된 상태였다.8일 이씨가 일산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토대로 수사망을 좁혔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출국금지 조치한지 3일이 지난 10일, 끝내 경찰은 이씨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오전 10시 이씨에 대해 수배전단을 뿌렸다. 이씨를 공개수배한 것. 경찰은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라고 판단해 용의자를 최대한 빨리 검거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면서도 “아직 실종자들이 사망했다는 증거가 없어 ‘실종사건 용의자’로 수배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서울지방경찰청 1개 팀과 광역수사대 1개 팀 등을 포함한 66명의 수사팀을 꾸리는 등 수사팀을 확대했다.사건은 급진전했다. 같은 날 오후 3시8분쯤 한강 반포대교 북단(한남대교 방향으로 400m 떨어진 지점)에서 친구 3명과 함께 고무보트를 타고 있던 신모(36)씨가 시신 한 구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5분 뒤 경찰이 출동했다. 지문 감식 결과, 시신이 이호성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 당시 시신에서는 공중전화카드 3장과 휴대폰 배터리, 마스크가 같이 발견됐다.같은 날 밤 김씨 모녀 4명 역시 전남 화순의 한 공동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곳은 이호성 부친 묘소가 있는 공동묘지였다. 김씨 모녀 시신은 큰 가방 4개에 각각 담긴 채 땅 속에 묻혀 있었으며 부패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치밀한 계획경찰 수사는 이호성씨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치밀한 범행 계획을 세웠던 것을 밝혀냈다.경찰 수사에 따르면 이씨는 김씨 모녀가 오랫동안 없어져도 주변의 의심을 받지 않게 함께 여행을 떠나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 김씨나 큰딸 등은 사건 발생일인 18일 식당 종업원이나 친구들에게 “사나흘 정도 여행을 다녀온다”고 말했다.범행 이틀 뒤인 20일 오후 4시쯤, 이씨는 김씨의 휴대전화를 사용, 식당 직원 휴대전화에 ‘주말에 식당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이 때문에 김씨 가족과 식당종업원들은 실종 신고를 뒤늦게 했다.범행 현장인 김씨의 마포 아파트에서도 이씨가 치밀한 수법을 동원한 것이 드러난다. 김씨 집 방에 있던 침대의 시트 커버가 벗겨진 채 사라지고 매트리스 위에는 잉크 자국이 어지럽게 묻어 있었다. 경찰은 이를 용의자 이씨가 김씨 집에서 피해자들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침대 시트커버에 묻은 피가 스며들어 침대 매트리스에 묻자 이를 감추기 위해 시트커버를 걷어내고 잉크를 뿌린 것으로 추정했다..김씨 모녀 4명의 시신 암매장도 사전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범행 바로 다음날은 2월 19일 새벽 인력시장에 전화를 걸어 인부들을 모집했다. “아버지 묘의 비석을 옮겨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들은 이날 전남 화순군 동면 청궁리의 교회 공원묘지에 구덩이를 팠다. 네 모녀의 시신이 발견된 곳이다.◆풀리지 않는 의혹들▲돈 때문에 모녀 4명 살해?경찰이 범행 이유로 꼽는 것은 금전 문제다. 사기 혐으로 수배돼 신용불량자 신세였던 용의자 이씨가 금전 문제를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11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사건 발생 전 김씨와 함께 은행으로 가 김씨의 예금 1억7000만원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하게 한 뒤 이 돈을 빌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1억7000만원은 김씨가 사는 서울 마포구 창전동 아파트의 전세금 중 아직 치르지 않은 잔금의 액수와 정확히 일치한다.김씨는 지난해 10월 말 이씨로 추정되는 40대 남성과 함께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전세 2억원에 아파트를 계약했다가 이 아파트가 가처분 신청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중 3000만원만 우선 집주인에게 건넨 뒤 나머지 1억7000만원은 올해 2월20일까지 지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바로 이 돈을 이씨가 김씨를 설득해 빌린 것. 이씨는 범행 전후로 지인과 형, 또 다른 내연녀로 추정되는 여성 등에게 최대 몇 천 만원에 이르는 돈을 각각 보냈다. 지난달 18~19일 평소 가까이 지내던 지인에게 현금 5000만원을 비닐봉지에 담아 주며 “A씨 법인 통장에 임금해 달라”고 요청했고 2월 8일엔 5000만원이 담긴 통장을 건네며 송금을 부탁한 것. 이에 대해 경찰은 이씨가 여러 군데서 빚을 지고 있다가 김씨에게서 빌린 돈으로 우선 `돌려막기'를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금 지급일이 다가오면서 김씨로부터 "잔금을 지불해야 하니 빌린 돈을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리게 된 이씨는 결국 김씨를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해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다른 돈 문제 등도 많이 얽혀있는 이씨가 이 돈만을 문제로 김씨 일가족 모두를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것은 범행 동기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아직 김씨가 인출한 1억7000만원의 행방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이해할 수 없는 잔혹성 경찰 수사결과 속속 드러나는 정황에 따르면 이씨는 실종사건 당일 김씨의 집에 찾아가 김씨와 두 딸을 살해하고 뒤이어 큰 딸까지 찾아가 만나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경찰은 시신발굴 결과 김씨와 두 딸은 실내복 차림에 신발도 신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이들이 집안에서 한꺼번에 변을 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집안에 있던 컴퓨터조차 끌 새가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는 것. 그러나 이씨가 '빚 독촉'을 하던 김씨에게 앙심을 품었다고 해서 굳이 어린 자녀까지 한꺼번에 살해했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또 이씨는 범행 뒤 시신을 차량에 실은 채 대담하게 서울 도심으로 진입해 당시 외출했던 큰 딸까지 찾아나서는 집요함을 보였다. 그러나 경찰은 이와 같은 범인의 집요함과 잔혹성을 설명할 근거를 마땅히 대지 못하고 있다.경찰은 이씨가 김씨를 살해하는 장면을 자녀들에게 들키자 이들도 함께 살해했거나 또는 김씨에게 돈을 빌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일가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CCTV 화면 분석, 공범가능성 남아 공범 여부도 풀리지 않는 의혹 중 하나다. 경찰은 김씨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통해 실종 당일인 지난달 18일 밤 김씨의 집에서 대형 여행가방을 실어내는 남성과 이틀 뒤인 20일 오후 김씨 아파트 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우고 달아난 남성 등을 확인했지만 이들이 동일인물인지는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약간 뚱뚱하고 체격이 큰 편인데 20일 주차장에서 달아난 남성은 호리호리한 체격"이라며 "두 사람이 동일인물인지 계속 분석 중이다"고 말했다. 실종사건 당일 밤 30대 남성이 김씨 아파트 앞에 승합차를 세워두고 주변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봤다는 주민 진술도 있다. 이 목격자는 "아파트 앞에 흰색 승합차가 주차된 것을 봤는데 운전자는 30대 남성이었고 차량 트렁크에는 이민용 여행가방이 놓여 있었다"고 말해 이 남성의 정체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씨의 '허술한' 알리바이 치밀한 범행 계획만큼 허술한 점도 있다. 이씨는 범행에 앞서 시신을 넣을 비닐과 성인이 들어갈 만한 대형 가방을 미리 준비했을 만큼 치밀한 범행을 계획했다. 그러나 김씨 일가족이 실종될 경우 가장 먼저 의심 받을 사람이 자신임에도 정작 자신의 알리바이는 만들지 않았다. 이씨는 이미 지난해 김씨와 함께 인근 부동산을 찾아가 부부행세를 하며 아파트 전세계약을 맺으면서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 번호도 남겼다. 또 김씨가 운영하는 식당에도 자주 찾아가면서 종업원들과도 알고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씨의 딸들은 이씨가 자신의 어머니와 재혼할 것이라고 주변에 알리기까지 했다.이처럼 이미 김씨 주변에서는 이씨의 존재를 알만큼 아는데도 불구하고 이씨가 별다른 알리바이를 마련하지 않고 무작정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도 역시 풀리지 않는 의문 가운데 하나다.▲이씨, 왜 자살했나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도 쉬이 납득되지 않는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공개 수배에 나서자 이씨가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사건 20일이 넘도록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던 점, 오랜 수배 생활로 도피 생활로 익숙했던 점으로 미뤄볼 때 이씨가 왜 갑작스레 자살을 선택했는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