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과기부, 내년 예산 19조로 6%↑…"생성형AI 넘는 기술 개발"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선도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내년 예산안이 총 19조원으로 편성됐다. 1년 전보다 5.9% 증액된 역대 최대 규모다. 과기정통부는 생성형 인공지능(AI)를 돌파할 차세대 AI기술을 개발하는 등 선도형 연구개발(R&D)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출처: 과기정통부◇ 과기부 R&D예산 44%는 ‘3대 게임체인저’ 등 선도형에 투자과기정통부는 2025년도 과기정통부 예산안을 총 19조원으로 올해(17조 9000억원)대비 5.9%(1조 1000억원) 증가한 규모로 편성했다고 28일 밝혔다. 과기정통부 예산 중 연구개발(R&D) 예산 규모는 9조 7000억원으로 올해(8조 4000억원)보다 16.1% 증액됐다. 이는 R&D 예산이 감액되기 전인 2023년(9조 1000억원)보다 6.5% 늘어난 규모다. 과기정통부는 “예산 증가는 단순한 예년 수준의 예산 복원이 아닌 선도형 R&D로의 전환을 통한 국가의 미래도약을 가속화한다는 정책 방향하에 전략적으로 투자를 확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과기정통부 R&D 예산의 절반 가까운 44%, 4조 3200억원을 선도형 R&D에 투입한다.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에 대해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관련 분야에 예산을 강화한다. 이는 올해(3조 6400억원)보다 18.7% 늘어난 규모다. AI반도체 기반 데이터센터 고도화 선도기술개발에 100억원(올해 대비 33.3%↑)을 투자하고 AI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개발에 370억원 신규 편성했다. 바이오·의료기술개발에 3684억원(21.1%↑) 투자한다. 양자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에 252억원을 신규로 넣는다. 과기정통부는 “AI분야는 생성형AI의 한계를 돌파할 차세대 AI기술을 개발하고 AI-반도체 가치사슬 전 영역의 기술 혁신을 지원한다”며 “바이오는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 유전자 조절·편집, 신약개발, 난치암 진단 등의 기술혁신을 지원하고 양자 분야는 임무지향 플래그십 프로젝트, 글로벌 협력기반 선도기술 확보, 양자센서 상용화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혁신·도전형 R&D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책임 프로젝트매니저(PM) 주도 하에 실패 가능성이 높더라도 도전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을 강화키로 했다. 한계도전 R&D 프로젝트에 117억원(17%↑)을,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에 530억원(93.4%↑)을 쏟아붓는다. 초고집적반도체용 극한박막소재(vdW소재) 및 공정기술개발에 40억원을 신규로 투자한다. 무탄소에너지 핵심기술 개발에도 57억원이 신규 편성된다. 그린수소 기술자립 프로젝트에 103억원(203%↑)이 투자된다. ‘글로벌 탑(TOP) 전략연구단’ 지원 사업에는 1833억원(83%↑)이 투입된다. 글로벌 탑 전략연구단은 과기정통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국가 전략적으로 확보가 필요한 미래 선도 기술 분야에서 출연연구기관 차원에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출연연간 벽을 허물고 선도형 R&D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도시 집중호우 대응기술, 건물·교각 등 시설물 안전점검 디지털화에 각각 84억원, 68억원이 신규 투입된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술을 두 개 이상의 출연연이 공동 연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신변종 감염병 대응 백신·치료제 개발, 반도체 초밀착 적층 고성능화에도 각각 80억원, 64억원이 신규 투입된다. 제조·금융·물류 등 전산업에 AI를 적용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한다. 이에 따라 AI반도체 실증 지원에 244억원(29.8%↑)이 투입되고 AI 혁신펀드,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 산업 발전 지원에 각각 450억원, 95억원이 신규 편성된다. AI안전연구소 설립도 추진한다.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암호이용 활성화에 39억원(457.1%↑), 소프트웨어 공급망 보안 관리체계 적용·확산에 60억원이 신규로 투입된다. ◇ 이공계 대학원생 연구생활장려금 600억 예산 편성핵심인재 양성 및 기초연구에 3조 5700억원(11.2%↑)이 투입된다.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지원하는 연구생활장려금이 600억원 신규 편성된다. AI스타펠로우십 지원도 60억원, 미래 글로벌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에 20억원이 신규 투입된다. 혁신의 씨앗으로 불리는 기초연구 투자에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이 편성됐다. 개인기초연구에 1조 9108억원(12.5%↑)이 투입된다. 집단연구지원에도 4304억원(2.5%↑)이 지원된다. 새로운 분야에 과감한 연구를 지원하는 개척형 연구를 신설하고 우수성과자의 후속 연구를 지원할 방침이다. 과학기술 국제협력 관련 투자도 강화한다. 반도체·소재 및 탄소중립 분야에 국제공동연구사업을 확대, 신설한다. 올해 3월 준회원국으로 가입된 세계 최대 규모 다자간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에 연구자 참여를 독려키로 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국제공동연구에 74억원(117.6%↑)이 투입된다. AI연구거점 구축에는 100억원(150%↑)이 편성된다. 이밖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과학자 교류 확대 사업, 글로벌 부스트업 프로젝트에 각각 26억원, 50억원이 신규 편성된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민간이 개발하기 어려운 유망 기술에 과감히 투자하고 국가 경쟁력의 원천인 핵심인재를 육성해 내년을 대한민국 미래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한편 내년 정부 전체 R&D 예산은 올해(26조 5000억원) 대비 11.8% 증가한 29조 7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의 총지출 증가율이 3.2%인 점을 고려하면 타 분야 대비 큰 폭으로 증액됐다. 3대 게임체인저 분야에 3조 5000억원이 투입되고 혁신·도전형 R&D에 1조원이 투입된다. 기초연구, 인재확보에 2조 9000억원, 1조원, 글로벌 연구개발에 2조 2000억원이 편성된다. 기술주권·신성장에 3조 3000억원, 첨단기술 초격차에 2조 4000억원이 투자된다.
- 전기차 화재 잡아라…스마트 충전기 3배 늘리고, 예방 R&D 실시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정부가 올해 잦았던 전기차·배터리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과충전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충전기 보급을 3배 늘리고, 화재대응을 위한 연구개발(R&D)도 추진한다.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대응을 위해 관계부처 협업으로 국가하천정비, 배수개선 등 정비사업도 확대한다. (사진=연합뉴스)기획재정부는 27일 ‘2025년 예산안’을 통해 신유형·고강도 재해에 대한 예방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장비 확충 예산으로 올해(3275억원) 대비 90%(2955억원) 늘어난 6230억원을 편성했고, 올해 39억원이었던 화재예방 기술개발 예산도 129억원으로 3배 가량 늘렸다. 스마트 제어 충전기는 화재의 원인이 되는 배터리 과충전을 제어할 수 있고, 이상징후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정부는 예산을 들여 현재 2만3000대 수준인 스마트 제어 충전기를 내년 9만5000대까지 보급을 확대한다. 이외에도 질식소화덮개(41개), 이동식 조립수조(11개), 관통형 방사장치(11개) 등 전기차 화재 진압용 장비를 신규 도입한다. 이외에도 원격 조종을 통해 건물 내 진입, 화재 진압이 가능한 특수장비인 무인파괴방수차도 6대 늘리고, 대형 복합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대용량포 방사시스템도 92억원을 들여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전기차 및 배터리를 배에 실어 운송하는 경우를 대비해서는 국고여객선 29척에 전기차 화재 전용 진압장비를 두기로 했다. 아울러 화성 아리셀 참사로 불거진 리튬 배터리 관련 화재대응 기술 개발도 강화한다. 리튬 금속에 적용할 수 있는 전용 소화약제 개발과 더불어 중소사업장 화재예방지도를 늘리고, 고위험 사업장 500곳에는 12억원을 들여 새롭게 화학물질 관리 컨설팅을 진행한다.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대응, 관제시스템 기술도 표준화해 대형 화재가 발생할 경우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폭염, 폭우 등 잦았던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풍수해 종합정비를 실시한다. 지역 단위로 운영되는 풍수해 예방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관계부처 협업으로 18곳인 풍수해 생활권 종합정비 사업을 35곳까지 늘린다. 이를 위해 예산도 총 2858억원을 편성, 올해 대비 680억원 늘린다. 또 홍수 및 산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 각 부처별 관련 예산도 총 764억원 증액했다. 환경부는 국가하천으로 지정된 하천의 정비와 유지보수를 맡고, 농림축산식품부는 농경지 침수 예방을 위한 배수로 개선을 실시한다. 또 산림청은 산사태 방지를 위한 사방댐 구축 등 각 부처는 지역별 맞춤형으로 풍수해 예방에 중점을 두게 된다. 한편 여름철 폭염 대비 건설노동자 등 취약한 노동자들을 위해서는 올해 대비 100억원을 추가 편성해 총 4818억원을 들여 클린사업장 조성 지원 사업을 강화한다. 이동식 에어컨, 그늘막 등 폭염예방설비를 확대하고, 안전동행지원 대상 사업장도 늘릴 계획이다.
- 전기차 화재 사고 논란…태평양 "중대재해법 위반될 수도"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최근 몇년새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화재 사고도 늘어나고 있어 관련 업계 및 소비자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법무법인 태평양은 제조사, 시설 관리자, 차량 소유주 등이 형사 책임을 질 수 있다며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방안들을 제시했다.국내 전기자동차 화재 건수 추이(단위: 건, 자료: 소방청, 법무법인 태평양)25일 소방청 통계 및 법무법인 태평양에 따르면 국내 전기자동차 화재 건수는 2020년 11건,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최근 3년간 6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달 들어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충남 금산군의 주차타워에서 잇따라 전기차 화재가 발생해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법무법인 태평양의 박지영·박성범·최병화 변호사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화재 발생 빈도가 높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차 화재의 특성상 높은 발화 온도와 진화의 어려움으로 인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으로 인해 발화 온도가 높고, 배터리팩 실링으로 인해 소화용수가 발화지점에 닿지 않아 화재 진압이 어렵다는 것이다.형사 책임 측면에서 살펴보면 태평양 변호사들은 전기차 화재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 발생 시, 차량 또는 배터리 제조사, 차량 소유주, 건물이나 주차장 관리책임자 등이 ‘업무상과실치사상죄’와 ‘업무상실화죄’ 등의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이다.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사망자 1명 이상 또는 부상자 10명 이상 발생 등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는 결과가 발생한 경우, 제조사의 경영책임자나 건물 관리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태평양 변호사들은 설명했다.태평양 측은 제조사, 시설 관리자, 차량 소유주별로 각각 선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제조사의 경우 전기차 및 배터리의 개발, 생산, 품질검사 전 단계에 걸쳐 안전성 확보 절차를 마련하고, 결함 발견 시 즉각적인 리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건물·주차장 관리책임자는 소방시설의 정기적 점검과 대피로 확보 등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차량 소유주 역시 정기 안전진단, 리콜 조치 협조, 불법 개조 금지 등 화재 위험 최소화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태평양 변호사들은 “평소 사업장의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잘 구축하고 의무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며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충실하게 구축하고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법률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지난 2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량들이 전소돼 있다. 지난 1일 오전 6시 15분께 아파트 지하 1층에서 벤츠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해 8시간 20분만에 진화됐다. (사진=연합뉴스)
- "37초간 누구도 대피하란 말 없었다" 아리셀 피해 커진 이유는(종합)
- [화성=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2024년 6월 24일 오전 10시 30분 3초께.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 적재된 리튬배터리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상을 발견한 근로자 몇 명이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해봤지만, 역부족. 점점 커져 가는 불과 연기는 최초 발화 37초가 지난 10시 30분 40초께 2층 전체를 집어삼켰다. 현장에서 작업하던 비정규직 근로자 21명에게는 누구도 대피하란 말이 없었고, 그들은 탈출 시도도 못한 채 참변을 당했다.23일 화성서부경찰서에서 김종민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아리셀공장 화재사고 수사본부장이 화재 발생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황영민 기자23명의 사상자를 낸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가 지연된 납품 일정을 맞추기 위한 업체 측의 무리한 제조공정 가동에 따른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생산량 증가를 위해 새롭게 투입된 비정규직들에게는 안전 및 소방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참사 원인이 된 공장 2층에 적재됐던 전지들은 이틀 전 폭발했던 전지와 동일한 시점에서 생산된 제품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유해화학물질 관리 기준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23일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아리셀공장 화재사고 수사본부는 화성서부경찰서에 이 같은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지난 6월 24일 아리셀 화재 이후 60일에 걸친 수사 끝에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18명을 입건, 아리셀 박중언(35) 운영총괄본부장과 안전보건관리 담당 A(48)씨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용노동부 경기지청 또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산업안전보건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아리셀 박순관 대표와 박중언 본부장, 인력파견업체 메이셀 대표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사고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인원은 총 4명이다.◇납기 지연에 ‘日5000개 생산’ 강행, 불량률 급증경찰 수사결과 아리셀은 올해 1월 방위사업청과 34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하고 리튬전지를 납품했으나, 지난 4월 납품분이 국방기술품질원 품질검사에서 국방규격 미달 판정을 받아 납품을 중단하고 재생산에 착수했다.이후 아리셀은 지연된 납품일정을 맞추기 위해 5월 10일부터 ‘1일 5000개 생산’ 목표를 설정하고 공장이 보유한 기존 자원으로는 감당하지 못할 무리한 제조공정 가동을 결정했다. 납품이 지연되면서 매일 70만7169원의 지체상금이 부과됐기 때문이다. 화재 발생일 기준 아리셀이 지급해야 할 지체상금은 3800여만원이었다.아리셀은 목표 달성을 위해 5월부터 인력파견업체인 메이셀로부터 근로자 53명을 신규 공급받아 충분한 교육 없이 메쉬 절단·라미네이션·와인딩·시팅 등 리튬전지 내·외부 단락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주요 공정에 투입했다. 경찰은 아리셀 제조 리튬전지 불량률이 3~4월 평균 2.2%에서 신규 인력이 투입된 5월 3.3%, 6월 6.5%로 늘어난 점을 바탕으로 비숙련공 투입으로 인한 불량률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처럼 리튬전지 불량률이 늘었음에도 아리셀은 근본적 문제 해결 없이 공정을 강행했다. 실제 아리셀은 시팅 공정 중 케이스가 찌그러지거나 핀홀(실구멍)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불량이 발생했음에도 찌그러진 헤더와 케이스를 우레탄 망치로 억지로 결합하거나, 핀홀을 재용접해 양품화한 것으로 확인됐다.지난 6월 24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난 모습.(사진=연합뉴스)아리셀은 5월 16일께 미세단락에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지 발열현상을 최초로 발견하고 초기에는 정상품과 분리했지만, 6월 8일 이후부터는 별도 안전성 검증 없이 발열전지 선별작업을 중단했을 뿐만 아니라 분리 보관하던 발연전지도 양품화하기까지 했다.특히 참사 이틀 전 전해액 주입이 완료된 발연전지 1개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원인 분석이나 조치 없이 생산라인은 계속 가동됐다. 화재 발생 당일 최초 발화점으로 지목된 공장 2층에 적재돼 있다가 폭발한 전지들도 이틀 전 폭발한 전지와 동일한 시점에 전해액이 주입됐던 제품들이었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이번 리튬전지 폭발은 메쉬 절단면에서 확인된 끝단 뾰족한 형태의 버(Burr, 크기 100㎛)와 젤리롤에서 확인된 금속 이물질(크기 140㎛)이, 분리막 등의 전지 구조물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다만 국과수는 “전지의 발열은 미세단락 과정에서 발한 전기적 발열에 기인한 것으로 화재와 관련이 있을 수 있고, 미세단락의 크기나 지속 조건에 따라 발열 시점과 폭발 시점은 다를 수 있다”고 부연했다.◇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벽, 인명피해 키웠다아리셀 화재로 인한 사망자 대다수는 최초 발화지점인 공장 2층에서 작업을 하다 변을 당했다. 리튬 및 염화티오닐 등 위해·위험물질을 취급하는 아리셀은 관계 법령에 정한 기준의 비상구가 설치돼야 하고,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과 소방교육이 필수다. 하지만 경찰과 노동부 조사결과 아리셀은 어느 하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화재가 발생한 공장 2층은 총 3개의 출입문을 거쳐야 비상구를 빠져나갈 수 있다. 하지만 그중 2개는 정규직에게만 지급되는 ID카드나 지문으로만 열리도록 보안장치가 돼 있었다. 생산량 증가를 위해 파견된 비정규직 직원들은 비상구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지난 6월 25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아리셀은 인력파견업체 메이셀(옛 한신다이아)로부터 지속적으로 신규 근로자를 공급 받았다. 근로자 신규 채용과 작업 내용 변경 때마다 해야 할 사고발생 시 긴급조치 및 대피요령 등에 대한 교육은 이뤄지지 않았다.화재가 발생한 3동 건물은 2급 소방안전관리대상물임에도 피난계획 등이 포함된 소방계획서 작성은커녕 피난훈련을 포함한 소방훈련 및 교육도 실시하지 않았다. 화재 당시 2층에는 정규직 20명, 비정규직 23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이중 정규직원을 따라 피난한 2명을 제외한 비정규직 21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김종민 수사본부장은 “최초 발화 이후 37초라는 골든타임 동안 누군가가 대피하라는 유도만 했더라도 한 자리에서 21명이 숨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통상 화재 현장에서는 탈출시도 등이 발견돼야 하나 21명이 사망한 곳에서는 그런 흔적이 없었다”고 말했다.◇국방기술품질원 검사 시료 바꿔치기까지경찰이 아리셀에 적용한 업무방해 혐의의 구체적 범죄사실은 ‘군납비리’다. 아리셀은 올해 4월 17일 국방기술품질원 검사자가 미리 선정해 봉인한 ‘샘플 시료전지’를 별도 제작한 ‘수검용 전지’로 몰래 바꿔치기했다. 아리셀은 지난 2021년 최초 군납 때부터 수검용 전지를 별도 제작, 용량검사 통과를 위해 시료 바꿔치기 및 조작된 데이터를 활용해 국방기술품질원 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리셀은 2021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47억원 상당의 전지를 군에 납품했다. 이 같은 행위는 모두 박중언 본부장의 지시 하에 장기간 다수 관계자들이 공모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김종민 수사본부장은 “화재사고에 대한 보강수사와 함께, 장기간 조직적으로 이뤄진 군납전지 납품 관련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수사를 추가로 진행하겠다”며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군납전지 납품 과정 문제점과 리튬전지 관련 규정 미비 등은 해당 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편,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0분께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불로 23명이 숨지고, 8명의 중경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화재원인 규명·현장감식·피해자보호팀 등으로 구성된 123명 규모 수사본부를 구성해 3개 13개소 압수수색과 합동감식 4회 및 관련자 103명 조사를 진행했다.
- 캠코, 2293억 규모 압류재산 공매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온비드를 통해 2293억 원 규모의 압류재산 1258건을 공매한다고 23일 밝혔다.압류재산 공매는 세무서 및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국세, 지방세 등의 체납세액 징수를 위해 압류한 재산을 캠코를 통해 매각하는 행정절차다. 공매는 토지, 주택 등 부동산과 자동차, 귀금속, 유가증권 등 압류 가능한 모든 물품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회차별 공매 물건은 온비드 홈페이지 내 ‘부동산 또는 동산 > 공고 > 캠코 압류재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공매에는 부동산 1180건, 동산 78건이 매각되며, 그 중 임야 등 토지가 747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아파트, 주택 등 주거용 건물도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소재 물건 155건을 포함해 총 237건이 공매되고, 특허권, 출자증권 등 동산도 매각된다. 특히, 전체 물건 중 감정가의 70% 이하인 물건도 827건이나 포함돼 있어 실수요자들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공매 입찰시에는 권리분석에 유의해야 하고, 임차인에 대한 명도책임은 매수자에게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세금납부, 송달불능 등의 사유로 입찰 전에 해당 물건 공매가 취소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입찰 전 공부 열람,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입찰을 희망하는 물건에 대해 상세히 확인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캠코의 압류재산 공매는 온비드 또는 스마트온비드 앱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편리하게 입찰 가능하며 공매 진행 현황, 입찰 결과 등 전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또한, 각 차수별 1주 간격으로 입찰이 진행되고, 유찰될 경우 공매예정가격이 10% 차감된다. 압류재산 공매와 별도로, 캠코는 정부의 혁신가이드라인에 따라 ‘콘도회원권’(용평리조트)을 온비드를 통해 매각하고 있다. 해당 물건은 캠코 소유로 권리분석, 명도책임 등 부담이 없으므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 무위(無爲)의 산에서 겸손과 조화를 배운다
- 산과 숲의 의미와 가치가 변화하고 있다. 가치와 의미의 변화는 역사에 기인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황폐화한 산을 다시 푸르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렵고 힘든 50년이라는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산림청으로 일원화된 정부의 국토녹화 정책은 영민하게 집행됐고 불과 반세기 만에 전 세계 유일무이한 국토녹화를 달성했다. 이제 진정한 산림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산림을 자연인 동시에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본보는 지난해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 숲을 탐방, 숲을 플랫폼으로 지역 관광자원, 산림문화자원, 레포츠까지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100회에 걸쳐 기획 보도하고 지역주민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경북 봉화의 청옥산 전경. (사진=영주국유림관리소 제공)[봉화=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경북 봉화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물리·심리적으로 먼 지역이다. 서울에서도 광주에서도 심지어 국토의 중심인 대전에서도 멀다. 4시간에 걸쳐 도착한 곳은 경북 봉화의 청옥산(해발 1277m). 강원도 태백시와 경북도 봉화군에 걸쳐있는 청옥산은 백두대간의 태백산에서 갈라져 나온 결코 낮지 않은 산으로 지금은 거의 사라진 산나물 ‘청옥’에서 이름을 따왔다고도 하고 산 아래 옥(玉)광산에서 푸른 옥이 많이 나 청옥산으로 불린다고도 한다.백두대간은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구체화된 산맥체계 중 한반도 등뼈이자 핵심 산줄기다. 백두산에서 시작해 금강산과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 속리산, 덕유산, 지리산까지 총길이가 1400㎞에 달한다. 경북지역의 백두대간은 봉화를 시작으로 영주, 예천, 문경, 상주, 김천 등 6개 시·군 315㎞ 구간이다. 백두대간은 대륙의 야생 동식물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이동통로로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전체 식물종 33%인 1326종이 분포하고 이 중 109종이 한국 고유수종으로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이다.경북 봉화 청옥산 생태경영림 전경. (사진=영주국유림관리소 제공)◇백두대간의 줄기 청옥산, 1970~1988년 177㏊ 면적에 금강송 등 13종 나무 조림백두대간의 한 줄기인 청옥산에는 1970년대 조성한 생태경영림이 자리잡고 있다. 1970년부터 1988년까지 177㏊에 이르는 면적에 금강송, 낙엽송, 전나무 등 침엽수 6종과 가래나무, 물푸레나무, 들메나무 등 모두 13종의 다양한 나무가 조림돼 있었다. 청옥산에는 생태경영림을 비롯해 자연휴양림이 있고 인근 태백산국립공원과도 인접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장소이다.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뜨거운 날씨를 뚫고 도착한 청옥산 생태경영림의 숲길은 도시의 여름 날씨가 아니었다. 해발 800m에서 시작되는 숲길은 우거진 나무들과 숲길 옆의 계곡으로 폭염을 잊기에 적당한 온도를 기록하고 있었다. 3.5㎞의 부드러운 산길은 한낮에도 상쾌한 피톤치드를 뿜어내고 있었고 계곡을 따라 우거진 숲 사이로 초록빛 햇살이 비추고 있었다.청옥산 가을 풍경. (사진=한희숙 숲해설가 제공)청옥산은 정상을 기준으로 절반은 경북에 속해 있고 절반은 강원도에 속해 있다. 산 북쪽으로는 세계 최남단의 열목어 서식지인 백천동 계곡이, 동쪽으로는 수령이 100년 넘은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선 청옥산자연휴양림이 있다. 결코 낮은 산이 아니지만 의외로 숲길은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을 정도로 편했다. 특히 숲길 내내 마주치는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는 방문객들에게 환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노루귀와 바람꽃, 처녀치마, 얼레지 등 희귀 식물이 곳곳에 숨어 있었고 금강송, 단풍나무, 가래나무, 자작나무, 잣나무 등 다양한 식생은 청옥산 생태경영림 숲길의 최대 강점이었다.김종근 산림청 대변인이 9일 청옥산 생태경영림 내 명상쉼터에서 명상을 하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해발 800m서 시작한 숲길, 단풍나무·자작나무·잣나무 등 다양한 식생은 최대 강점완만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지나 정상 부근 쉼터에 다다르면 급격히 경사가 펼쳐지고 있었다. 나무 사이로 푸른 하늘이 펼쳐지더니 뜨거운 햇볕이 내리쬔다. 이 구간은 청옥산 탐방로에서 가장 힘든 코스로 400m 정도 거친 오르막이 이어졌다. 정상에서 반대편 능선을 타고 걸으면 태백산까지 이어진다. 정상부에는 신갈나무 순림이 자리잡고 있었다. 참나무류인 신갈나무는 안정적인 숲 단계에서 서식하는 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대략 60~70년생들의 신갈나무가 인위·자연적 훼손없이 원형 그대로 보전돼 있어 최상의 명품숲으로 평가받는다. 청옥산 정상에서 본 월암봉. (사진=한희숙 숲해설가 제공)금강송과 신갈나무, 산벚나무, 물박달나무 등의 천연혼효림이 인공림과 어우러져 사시사철 다양한 숲속 풍경을 뽐내는 청옥산 생태경영숲은 2014년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돼 제1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숲의 경관과 생태적 가치가 우수해 산림청이 선정한 경영·경관형 명품숲에 지정됐고 지난해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내려오는 길에 마주한 명상쉼터는 명상하는 이들을 위한 개인용 매트가 비치돼 있었다. 피톤치드 향이 그윽한 잣나무숲 아래에서 선선한 산바람을 맞으며 편안히 누워 명상도 하고 땀을 식히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내려오는 길에는 활엽수숲길, 단풍나무숲길, 가래나무숲길, 자작나무숲길, 잣나무숲길 등 여러 숲길을 만날 수 있었고 구역별로 식재한 다양한 나무들로 다채롭게 변하는 숲은 청옥산만의 최대 강점이었다. 숲에서 만난 조영래 숲해설가는 “청옥산 생태경영림 숲길은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면서도 햇빛을 한번도 받지 않고 걸을 수 있어 여름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청옥산 숲길은 인위적인 요소가 하나도 없는 무위(無爲)의 산으로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이 내려갈 때면 하나같이 다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간다”고 전했다.조영래 숲해설가가 청옥산 생태경영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인근 청옥산휴양림 내 ‘무림당’은 국가산림문화자산 지정…춘양목의 본산지숲에서 나와 차를 타고 10여분을 이동하니 청옥산자연휴양림을 만날 수 있었다. 휴양림 안에는 수령이 100년 이상 된 울창한 잣나무와 소나무 등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이 중 ‘춘양목’으로 불리는 금강소나무는 봉화의 자랑이다. 옛부터 봉화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금강송 자생지로 봉화군 춘양면에서 나는 금강송을 으뜸가는 목재로 쳤다. 이때부터 봉화군 춘양면의 금강소나무를 춘양목이라 불렀다.청옥산휴양림 내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선정된 ‘무림당(撫林堂)’ 입구. (사진=박진환 기자)청옥산휴양림에는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선정된 ‘무림당(撫林堂)’도 있었다. 무림당은 1986년 지어진 목조건물로 산림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이 숙식하며 머물렀던 장소이다. 무림당 안에는 1986~1988년(제10·11대) 산림청장을 지낸 정채진씨의 친필 현판과 최초 무림당 사진, ‘나무 가꾸는 마음’이라는 글씨가 보존돼 있었다. 청옥산에서 보낸 뜨거운 여름은 숲과 나무를 어루만지는 집이라는 무림당의 의미처럼 자연을 통해 마음과 몸이 정화되는 순간을 느낄 수 있었다.청옥산 내 철쭉길에서 만개한 철쭉 전경. (사진=한희숙 숲해설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