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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탄 차' 바다에 추락...뒤바뀐 남편의 운명
  • '아내 탄 차' 바다에 추락...뒤바뀐 남편의 운명 [그해 오늘]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5년 전 아내가 탄 자동차를 바다에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남성의 운명이 뒤바뀌었다.사진=‘금오도 아내 추락사’를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2018년 12월 31일 오후 10시께 결혼 3주차였던 박모(당시 50세) 씨와 아내 김모(당시 47) 씨는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전남 여수시 금오도를 찾았다.선착장에 차를 대고 서 있던 부부 중 남편 박 씨는 민박집으로 돌아가자며 후진하다가 추락 방지용 난간을 들이받았다.박 씨는 차 상태를 확인한다며 혼자 내렸는데, 당시 기어가 중립(N) 상태에 있던 차는 선착장 방파제의 경사면을 따라 내려가다 결국 바다에 빠졌다. 차 안에 타고 있던 김 씨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해경과 검찰은 차량 기어가 중립이었던 점과 뒷좌석 창문이 7cm가량 내려진 점, 억대 채무를 지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박 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특히 박 씨는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결혼 전후 김 씨가 수령금 17억 원 상당의 보험 6개에 가입했고 혼인신고 후 수익자 명의를 박 씨로 바꾼 점이 의문을 갖게 했다.검찰은 박 씨가 아무런 구조를 하지 않아 김 씨를 익사시켰다며 사형을 구형했다.반면 박 씨 측은 “사고 뒤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쳐갔지만, 승용차가 앞으로 떠밀려가는 바람에 구조에 실패했다”고 반박했다.1심 재판부는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재판부는 “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소중한 생명을 보험금 수령의 도구로 사용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현장 검증을 통해 박 씨가 차를 밀지 않더라도 차량 내부의 움직임 등으로 차가 굴러갈 가능성이 발견됐다”며 살인 혐의로 무죄로 판단했다.재판부는 “조수석에 있던 아내가 상황을 확인하려고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때 차량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이동하면서 차가 움직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그러면서 “1억2500만 원 상당의 채무 등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지만 2017년 개인회생 결정을 받아 매달 30만 원을 납부해왔고 소득도 일정하게 있어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타개책을 모색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만 인정해 금고 3년을 선고했다. 박 씨와 김 씨는 재혼 부부였는데, 김 씨가 전 남편과 낳은 자녀는 이 같은 판결에 국민청원을 제기하고 “누가 봐도 살인”이라며 엄벌을 촉구했다.이후 판결은 2020년 9월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고, 박 씨는 2022년 만기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살인 혐의를 벗은 박 씨는 보험사들을 상대로 12억 원의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1심은 여전히 고의성이 있다며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에서 뒤집혔고, 2023년 11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보험금 지급이 결정됐다.판결이 뒤집힌 결정적 증거는 박 씨와 김 씨가 함께 촬영한 동영상이었다.김 씨의 휴대전화는 사고 당시 바다에 빠져 복구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 박 씨 측이 클라우드 계정으로 평소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가 담긴 영상을 확보해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박 씨는 보험금 12억 원과 약 2억4000만 원 가량의 지연이자까지 받게 됐다.이 과정에서 김 씨의 자녀들이 박 씨를 상대로 4억 5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살인이 아니더라도 어머니를 과실로 사망에 이르게 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취지다.2023년 8월 1심은 자녀들 손을 들어줬는데, 여기에 박 씨가 불복해 항소심이 이어졌다.
2025.04.22 I 박지혜 기자
檢 수사 앞…피해자 애태우는 MBK의 침묵
  • 檢 수사 앞…피해자 애태우는 MBK의 침묵[기자수첩]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이른바 ‘홈플러스 사태’를 두고 홈플러스와 그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향한 검찰 수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여전히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사재를 일부 출연하기도 했으나 그 방식과 규모는 여전히 논란이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청진공원에 홈플러스 기업회생 관련해 MBK의 책임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의 천막농성장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이 사건의 핵심의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알고도 수백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전단채)를 발행,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손실을 투자자들에게 전가시키고 갑자기 기업회생 신청을 해 전단채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전단채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간절한 마음에 김 회장의 자택 앞까지 찾아가 시위에 나섰으나 김 회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김 회장이 사재출연의 뜻을 밝혔지만 실제 출연 규모를 비밀로 하고 있고 일부는 지급보증을 서는 방식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전단채 투자 피해자에게 돌아간 보상액은 한푼도 없다. 김 회장의 침묵은 전략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는 6월 중순 홈플러스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전단채를 포함한 무담보 금융채권은 공익채권, 상거래채권보다 뒷순위로 변제된다. 전단채 투자자들이 우선 변제받을 가능성은 매우 줄어든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그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계산 아래 김 회장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회장은 더는 침묵으로 시간을 벌어선 안 된다. 단기적으로 책임을 피하려는 움직임은 오히려 MBK파트너스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사모펀드 업계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뿐이다. 피해자들이 분노하는 건 누군가 이 구조를 설계하고도 끝까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제 검찰의 시간이다.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그 책임을 명명백백히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융기술자들에 의해 자본시장 생태계가 무너지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2025.04.20 I 박순엽 기자
금융당국, 이번 주 ‘홈플러스 사태’ 관련자 검찰에 통보…檢 수사 본격화
  • 금융당국, 이번 주 ‘홈플러스 사태’ 관련자 검찰에 통보…檢 수사 본격화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금융당국이 이번 주 ‘홈플러스 사태’ 관련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 관계자들을 검찰에 넘긴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준비하면서 단기 채권을 발행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검찰 수사도 조만간 본격화하리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20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초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 경영진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증권선물위원장 긴급조치(패스트트랙)로 검찰에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시기는 증선위 정례 회의가 예정된 23일 이전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통보 대상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포함해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가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숨긴 채 단기 채권을 발행했다는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신용등급이 강등된 지난 2월 28일부터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준비했다고 주장했으나 금융당국은 이를 거짓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 경영진들이 신용등급 강등 이전부터 하방 가능성에 관해 대화를 나누거나 관련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회생 신청 시 금융 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에 회생 신청이 예정된 상태에서 채권 등을 발행하는 것은 투자자를 기만하는 사기 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 발행 기업어음(CP)·단기사채·카드 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 등 판매 규모는 지난달 3일 기준 5899억원이다. 이 중 개인과 일반법인에 판매된 금액은 각각 1970억원, 3119억원이다. 특히 신용등급 강등 직전인 지난달 25일 하루 ABSTB 발행액만 820억원에 달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2025.04.20 I 박순엽 기자
“홈플러스 채권 사기발행” 피해자들, 김병주·김광일·조주연 집단고소
  • “홈플러스 채권 사기발행” 피해자들, 김병주·김광일·조주연 집단고소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홈플러스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투자 피해자들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광일·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을 집단 고소했다.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1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홈플러스의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과 관련해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 등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에 앞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홈플러스 유동화증권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1일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조주연 공동대표, 이성진 홈플러스 재무관리본부장 등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등이다.이번 집단 고소에 참여한 피해자들은 개인 및 법인을 포함해 약 120여명이다. 피해금액은 총 900억원으로 추정된다. 고소에 참여한 피해자들의 80%가 1억~3억원의 피해를 봤다는 게 비대위 측의 설명이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10일까지 김병주 회장의 구체적인 사재 출연을 비롯해 홈플러스 정상화 방안 및 피해자 구제 대책을 요구했다. 피해자들과 정치권에서 요구했던 2조원 규모의 사재출연에 한참 못 미치는 수백억원의 사재를 증여하는데 그치면서 이번 고소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한 상황에서 유동화증권을 발행한 뒤 기습 회생신청을 실시해 상환 책임을 고의적으로 회피했다고 지적하고 있다.비대위 측은 “MBK파트너스, 홈플러스의 핵심 임직원은 홈플러스가 ABSTB에 대한 상환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통해 후순위 채권으로 분류되게 한 다음 사실상 변제하지 않을 생각이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이 유동화증권을 매수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카드대금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와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를 통해 총 4019억원이 발행됐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기업회생에 돌입하면서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도래했지만 채무불이행을 통보했다.비대위는 앞으로 2차, 3차로 피해자 접수를 추가로 받아 고소장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한편 홈플러스는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채권자목록을 제출했다. 회생담보건이 269억원, 회생채권이 2조669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5.04.11 I 김응태 기자
'홈플러스 변제안 제출' 디데이…김병주 사재 출연 규모 촉각
  • '홈플러스 변제안 제출' 디데이…김병주 사재 출연 규모 촉각
  •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국회가 MBK파트너스에 요구한 홈플러스 투자 피해자 변제안 제출 시한인 10일이 도래하면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출연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은 사재 출연을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해왔지만, 대주주인 MBK 측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사진=연합뉴스)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ABSTB) 투자 피해자들은 MBK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까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홈플러스가 피해 구제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11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홈플러스는 신용등급이 강등되기 직전인 2월 25일까지도 820억원 규모의 ABSTB를 발행했다. 이후 2월 28일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홈플러스는 삼일절 연휴 직후 첫 영업일인 3월 4일 기습적인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홈플러스의 유동화증권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는 물론 관련 업체 종사자 및 협력사들의 피해까지 예상되며 사회적 파장이 커진 가운데, MBK가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홈플러스 구조조정 사태와 관련해 김 회장의 사재 출연을 포함한 실질적인 구제 방안을 오는 10일까지 제출할 것을 공식 요구한 바 있다.그러나 정해진 기한까지도 MBK 측이 침묵을 지키면서 노동계와 입점업체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 노동자와 입점업체들은 지난 8일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발족하고 “생존권 보장을 위한 기업회생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홈플러스에는 현재 직영직원 2만명과 협력업체 직원 등 총 10만명이 근무하고 8000여개의 임대매장이 있다.금융당국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전방위적인 검사·조사·회계심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가 신용등급 강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전단채를 발행한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MBK에 대해 “ABSTB 단기 투자자들에게 4000억원을 보장한다는 건 거짓말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회장에 대해서는 “대기업 회장 못지 않은 이익을 누리면서도 손실은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하는 방식에 불신을 갖고 있다”고도 지적했다.앞서 MBK와 홈플러스 측은 관련 여론이 악화하자 지난달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카드 물품대금 기초자산 단기전자유동화증권(ABSTB) 잔액 4618억원 전액 변제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다만 지급 시기나 사재출연 규모 등을 밝히지는 않았다.MBK가 이날까지 구체적인 사재출연 및 변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18일 정무위 현안질의 당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회장은 대한민국에서 돈이 1, 2위로 많은 사람”이라며 “사재 출연을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정도 하지 않으면 국민적 분노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미국 경제매체 포브스가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부자 순위에서 김병주 회장은 자산 규모 98억달러(약 14조원)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을 제치고 한국계와 한국 국적 자산가 중 1위에 올랐다.
2025.04.10 I 신하연 기자
민주당 '초단기 채무조정' 민생의제 포함…은행 부담 가중
  • [단독]민주당 '초단기 채무조정' 민생의제 포함…은행 부담 가중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선고 이후 ‘6월 대선’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초단기 채무조정안’을 두고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민생의제 20개를 발표한 가운데 경제·금융 분야의 최우선 과제로 초단기 채무조정안을 꼽았기 때문이다. 이는 대선공약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추후 금융권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겠다고 우려한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6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20대 민생의제를 발표하고 경제·금융 분야 최우선 해결과제로 ‘한계가구 등 과중 채무자 재기지원 제도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민주당은 저소득층을 위한 간이 채무구조조정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채무구조조정이란 기존 채무의 상환 조건을 변경하거나 조정해 채무자의 경제적 회생을 지원하는 과정이다. 이자율 인하, 상환 기간 연장, 원금 감면 등을 포함한다. 민주당은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파산 절차 대신 ‘간이 채무구조조정’을 도입해 서민층의 신속한 채무조정을 지원할 방침이다. 신청자격은 총 채무액이 1억원 미만, 필수지출을 제외한 가용소득이 월 10만원 미만, 자동차를 뺀 보유자산은 300만원 미만·보유 자동차는 500만원 미만, 소유 주택 없음, 파산·개인회생·회생절차를 진행 중이지 않은 사람이다. 청년, 자영업자, 창업자를 위한 ‘초단기 개인회생제도’를 도입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2030 청년층과 자영업 폐업자, 창업 실패자 등 신속한 회생과 재기가 필요한 계층에 대해 변제기간 1년 정도의 초단기 개인회생제도를 도입한다.현행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개인회생 절차에서 변제계획 기본 기간은 3년(36개월)로 설정돼 있고 특정 경우에만 변제 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 이에 민주당은 청년층, 자영업자, 창업자를 대상으로 변제기간을 1년으로 설정하는 초단기 채무조정제도를 구상 중이다. 구체적인 연령 기준이나 채무액 수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로선 만 35세 미만 또는 만 40세 미만을 고려 중이다. 채무 금액 역시 20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 수준을 논의하고 있다.지난 1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법률사무소 앞에 파산 관련 문구가 안내되고 있다.(사진=뉴시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민생의제를 발표하면서 “(대선)공약으로 오해하시는 사람이 안 생기면 좋겠다”며 “이건 집행할 과제가 아니라 논의해서 해결해야 할 의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조기 대선이 확정된 만큼 이 의제를 바탕으로 대선공약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위기다.금융권에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무조정제도가 금융권의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채무조정을 확대하면 은행은 상환 능력이 낮은 채무자를 더 많이 수용해야 하고 이에 따라 부실채권이 증가해 은행의 건전성 저하가 불가피하다. 또 채무조정에 따른 연체이자와 추심으로 얻는 수익도 감소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채무조정을 쉽게 허용하면 채무자가 이를 악용하는 ‘도덕적 해이’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박현근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은 “당연히 금융기관이나 채권자 입장에선 손실이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매년 조 단위의 이자수익을 올리는 은행권도 사회적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어 “금융기관이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인지 논의가 이어져 왔던 터라 초단기 개인회생제도 같이 개인 파산·회생 제도의 문을 넓혀서 (은행이) 간접적으로 채무자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5.04.06 I 이수빈 기자
미국 23앤드미 파산, 국내 유전체분석 업계에 끼칠 영향은
  • 미국 23앤드미 파산, 국내 유전체분석 업계에 끼칠 영향은
  •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한때 나스닥 시가총액 60억 달러(약 9조원)를 기록했던 미국 유전체분석 회사 23앤드미(23andme)가 상장 4년만에 파산했다. 유전체분석 시장에 대한 담론에서 늘 주요회사로 언급되던 곳의 파산에 국내 시장도 동요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국내는 유전체분석 산업의 규제환경과 서비스 내용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국내에서는 미국의 ‘조상찾기’ 서비스처럼 단발성 매출이 아닌 정기적인 질병 검사를 제공하는 점, 규제 덕에 역설적으로 보호받는 점 등이 지적된다. 국내 유전체분석 산업의 한계와 기회를 이데일리가 들여다봤다.◇23앤드미, 왜 파산했나23앤드미는 앤세스트리DNA, 마이헤리티지 등과 함께 미국 유전체 데이터 기업 선봉장이었지만 영업적자를 벗어난 적이 없다. 여기에 지난 2023년 10월 발생한 사이버해킹 사건으로 약 700만명 고객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고 피해고객들에게 총 3750만 달러(약 550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던 회사가 일시에 큰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것이 이번 파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회사의 작년 매출은 직전연도 대비 34.6% 늘어난 6000만 달러, 영업적자는 전년도 2억6293만달러에서 개선된 3587만 달러, 순손실은 2억7787만 달러에서 개선된 5300만 달러였다. 현금성 자산은 1163억원이었다. 적자 개선은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23앤드미는 작년 말 전체 직원의 40%가량인 약 20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하는 등 위태로운 조짐은 산적했다. 결국 23일(현지시간) 미국 회생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 미국 연방파산법 ‘챕터11’ 제도의 ‘퍼스트 데이 오더’(first day order) 개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기업이 정상영업을 계속하게끔 하는 제도이며, 23앤드미는 이를 통해 기업가치 훼손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자산 매각대상자를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회생법원이 23앤드미의 파산보호 신청을 인가하면 이어지는 45일 동안 법원 감찰하에 원매자를 받게 된다.(사진=23앤드미 웹사이트 캡쳐)업계에서는 23앤드미 파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수익성 문제를 지적한다. 23앤드미의 주력상품은 DNA로 조상을 찾는 것이었는데, 이는 인생에 한번만 검사받으면 되는 내용이라 단발성 매출로 그친다는 문제가 있었다. 해당 분야에서는 앤세스트리DNA가 더 큰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앤세스트리DNA를 필두로 23앤드미, 마이헤리티지 3개 회사가 진행한 조상 찾기 검사는 3500만명 정도로, 이는 미국 인구의 10분의 1을 이미 검사했다는 말이 된다. 성장이 제한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조상찾기 검사에서 나아가 질병, 운동, 피부미용 등 종합적인 유전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비록 당장의 매출은 23앤드미 보다 작더라도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3앤드미는 신규 서비스 발굴이 필요했지만, 시장조사·신제품개발 인력은 내보내고 데이터분석 인력만 유지한 것이 패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금, 주가, 대외신용도, 핵심인력이 모두 줄어든 상황이었다. 더불어 핵심파트너였던 분석장비업체 일루미나가 앤세스트리DNA 등과도 손을 잡게 되면서 23앤드미 싱황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교류협력본부장은 “미국 23앤드미의 파산이 국내에 전혀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만, 미국과 국내 유전체분석 시장은 성격이 상이하다. 미국 기업들의 유전자검사 1차 목적은 ‘조상 찾기’였고 2차 목적이 DTC(direct-to-consumer) 암 검사 등 질병 사전점검이었다. 반면 국내에선 조상의 원천이 한 뿌리이고, DTC 질병검사가 규제로 가로막혀 있었기 때문에 일반인들 대상으로는 유의미한 수준의 검사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 국내 업체는 DTC 사업을 일찌감치 중단하고 병원연계 유전체분석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미국과 생태계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국내 기업 숙제는 ‘장비 국산화·해외 활로 개척’국내에는 약 30여개의 유전체 관련 단체가 한국바이오협회 산하 유전체기업협의회(Korea Genome Industry Council)에 소속된 것으로 확인된다.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가 협의회 회장,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가 부회장이며 마크로젠, 테라젠바이오 등 7개사가 운영위원사를 맡고 있다.국내 유전체분석 기업들은 환자와 직접 거래하지 않고 반드시 병원을 거치는 점이 미국 기업들과 다른 점이다. 데이터 보안 안전성 등은 미국 대비 강화되어 있는 셈이다. 수익성 개선은 고민이 필요하다. 차세대염기서열(NGS) 형태의 유전체분석은 일회성 매출에 그치는 문제가 있다. 나아가 국산 분석장비가 없기 때문에 환율에 따른 원가 변동 이슈가 크다. 국내 유전체분석 기업들이 적지 않은 매출을 내고 있음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배경이다.일례로 국내 대장기업인 마크로젠(038290)은 최근 3년 연속 1300억원대의 연매출을 기록했지만, 지난 2023년 4억원 영업적자를 내며 적자전환했다. 작년에는 영업적자가 65억원으로 심화됐다. 회사는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매출원가의 증가를 지적했다.대부분의 국내 기업은 미국 일루미나의 분석장비를 사용해 유전체를 분석한다. 일루미나 장비는 가장 저렴한 것이 3억8000만원이고 기본 10억원을 호가한다. 장비마다 맞춤형 시약과 칩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루미나와 꾸준히 거래할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4~5년 주기로 기존 장비가 단종되기 때문에 부속품을 구할 수 없게된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신종 장비로 교체해 추가적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신동직 유전체기업협의회 부회장은 “달러가 강세이면 유전체분석기업의 원가가 올라가게 된다. 반면 소비자가는 계속 낮춰야하는 추세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분석 장비의 국산화, 그리고 한류가 통하는 해외시장으로의 활로 개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신 부회장은 “국내에서는 검사항목, 검사에서 사용될 수 있는 유전자 등 모든 것을 국가에서 규제한다. 검체를 받을 때에도 병원을 통하고,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는 모두 코딩으로 가려진다. 개인정보 유출 염려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미국의 조상찾기같은 일회성 서비스와 달리 질병 가능성 등에 대한 검사는 반복적으로 받는 것에 의미가 있다. 유전체의 염기서열은 변하지 않지만, 후성유전체, 텔로미어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으면 질병 가능성을 꾸준히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4.04 I 임정요 기자
尹운명 결정할 8인…평균 59세, 진보3·중도3·보수2
  • 尹운명 결정할 8인…평균 59세, 진보3·중도3·보수2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헌법재판관 8명의 손에 놓였다. 재판관들은 탄핵심판 사건을 접수한 작년 12월 14일부터 숙의를 거듭한 끝에 111일 만인 오늘(4일) 오전 11시 최종 결정을 선고한다.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한다. 윤 대통령을 파면하거나 직무에 복귀시키는 헌재 결정의 효력은 재판장이 주문을 읽는 즉시 발생한다.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은 정계선, 문형배,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정미 헌법재판관, 윤 대통령, 이미선, 김형두 헌법재판관. (사진=공동취재단)◇‘8인 체제’로 선고…진보 3, 중도 3, 보수 2헌법에 따른 재판관 정원은 9인이지만 현직은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김복형·조한창·정계선 재판관으로 총 8명이다.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는 여야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임명되지 못했다.4일 법조계에 따르면 우리법·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연이 깊은 문형배·이미선·정계선 재판관은 진보,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정정미·김복형·김형두 재판관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데, 상대적으로 정정미 재판관은 진보에 가깝고 김복형 재판관은 보수 쪽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문형배, 진보 성향 판사 출신 재판장…“편견·독선 경계”현직 중 최선임이자 헌재소장 권한대행인 문형배(59·사법연수원 18기) 재판관은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내는 등 부산·창원에서 근무한 ‘향판’(지역법관) 출신이다. 진보 성향 판사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으며 소신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 재판장으로서 속도감 있는 재판 진행을 보였다.문 권한대행은 지난 2019년 4월 취임사에서 “부단한 소통과 성찰의 과정을 통해 제 견해에 어떠한 편견이나 독선이 자리 잡을 수 없도록 늘 경계하고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론 요지에 벗어난 양측의 주장은 단호하게 제지하는 등 엄정하고 단호한 재판 진행으로 주목받았다.◇정형식 주심, 윤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성향…“국민 기본권 판단 중심에”정형식(64·17기) 재판관은 대전고등법원장,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장을 지낸 고위 법관 출신으로 법리 판단이 세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으로 사건 진행 중 ‘송곳 질문’을 여러 차례 던져 주목받았다. 정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직접 지명했다.2018년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정 재판관은 지난 2023년 12월 취임사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판단의 중심에 두겠다”며 “현실과 이상 사이의 균형점을 찾겠다”고 밝혔다.◇김형두, ‘융통성 있는 중도파’…“오로지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김형두(60·19기) 재판관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을 거쳐 차장까지 올랐고,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형사합의부장·민사2수석부장 등 재판과 사법행정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 정통 법관이다. 엘리트 법조인모임인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으로 법리에 밝고 균형감이 있으며 정무적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의 주심이었고, 윤 대통령 사건 변론마다 두꺼운 서류 더미를 들고 와 자료를 바탕으로 꼼꼼히 질문하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 김 재판관은 지난 2023년 3월 취임사에서 “이편도 저편도 아닌 객관적이고 공정한 자세에서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하겠다”고 강조했다.◇이미선, 역대 최연소 여성 재판관…“중립성과 균형감 유지”이미선(55·26기) 재판관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노동법 전문가로 2019년 4월 취임 당시 역대 최연소 헌법재판관 기록을 경신해 주목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장 이력도 있으며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사건의 쟁점정리를 담당한 수명 재판관이다. 국제인권법연구회 창립 발기인으로 참여했다.이 재판관은 지난 2019년 4월 취임사에서 “정치적, 이념적 갈등이 첨예한 분야에서 중립성과 균형감을 잃지 않고 오로지 헌법에 따라 재판함으로써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정정미, 충청 지역 근무 중도 성향…“소수자와 약자 인권 보호”정정미(56·25기) 재판관은 주로 대전과 충남 지역에서 재판을 해온 고법판사 출신이다. 사법연수원 교수와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냈으며 대전지방변호사회로부터 두 차례 우수 법관으로 선정됐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에서 다른 재판관 3인과 함께 인용 의견을 냈다.정 재판관은 2023년 4월 취임사에서 “절차적, 실질적 민주주의가 구현되고, 소수자와 약자의 인권이 보호되는 사회,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는 사회, 젊은이들이 미래를 꿈꾸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김복형, 중도 보수 성향…“정치적 갈등 해결기관 됐다”김복형(57·24기) 재판관은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재판 업무에만 매진했다. 여성 법관 중 최초로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 대법관의 전속 연구관을 지냈다. 최근 한 총리 탄핵심판에서 소추 사유 가운데 위헌·위법이 전혀 없다는 의견을 홀로 밝혀 이목을 끌었다.김 재판관은 지난해 9월 취임식에서 “헌재가 과거 위헌법률심판, 헌법소원 등 기본권 보장기관으로서의 역할이 많이 요구됐지만 지금은 정치적 갈등 해결기관이 됐다”고 언급했다.◇조한창, 국민의힘 추천 보수 성향…“법치주의로 기본권 보장”조한창(66·18기) 재판관은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직무대리, 서울고법 행정·조세 전담부 등을 거쳤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을 떠나 법무법인 도울 대표 변호사로 일했다. 한 총리 사건에서 절차를 엄격히 판단해 정형식 재판관과 함께 각하 의견을 냈다.조 재판관은 올해 1월 취임사에서 “법치주의를 통해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헌법적 가치”라고 강조했다.◇정계선, 여성 최초 부패전담 재판장…“격랑 속 편향 없이 양심에 따라”정계선(56·27기) 재판관은 여성 최초로 서울중앙지법 부패전담부 재판장을 맡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의 실형을 선고한 판결로 유명하다. 우리법연구회를 거쳐 우리법 해체 이후 외연을 넓혀 결성된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한 총리 사건에서는 위헌·위법이 중대해 파면해야 한다는 ‘강성’ 인용 의견을 유일하게 냈다.정 재판관은 지난 1월 2일 “우리는 지금 격랑 한 가운데 떠 있다”며 “편향되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하겠다”고 했다.◇외풍 속에서도 ‘헌법과 양심’으로 결론재판관들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신변 위협이나 가짜뉴스 피해를 받기도 했다. 특히 재판장인 문 대행이 집중적으로 공격받았다. 동창 카페와 관련한 허위 사실이 유포돼 여당이 이를 근거로 논평했다가 사과했으며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집 앞에 찾아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이 밖에 재판관의 발음을 문제 삼아 중국인으로 의심된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과거 이력을 뒤져 신상을 터는 이른바 ‘온라인 파묘’ 행위도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헌재는 재판관 경호를 강화하고 올해 1월부터는 언론에 출근길 문답과 사진 촬영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헌재가 이 같은 ‘외풍’에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헌재 측은 “개인적 사정은 헌재 재판 심리에 결코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재판관들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한다”고 강조했다.윤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재판관 8인은 지난 2월 25일 변론을 종결한 뒤 한 달 넘게 평의를 열어 사건을 심리해왔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전체 심리 기간과 변론종결 후 평의 기간 모두 대통령 사건 중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2025.04.04 I 성주원 기자
"취향데이터가 패션부터 여행까지 콕 집어 추천…해외서도 성공 자신"
  • "취향데이터가 패션부터 여행까지 콕 집어 추천…해외서도 성공 자신"
  •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셀러(판매자)입니다. 에이블리는 경쟁사 대비 10배 더 많은 판매자들이 있기 때문에 인기순위로 보여주기 보다는 개인화 추천이 필수입니다. 쿠팡이 생활필수품(생필품) 중심의 슈퍼 애플리케이션(앱)이라면 에이블리는 패션에서 화장품, 인테리어, 식품, 콘텐츠 등을 망라해 개인취향을 기반으로 한 스타일 커머스의 슈퍼 앱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만난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회사의 궁극적인 지향점을 이같이 전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신규 투자를 유치하면서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사실상 지난해 유일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기업이다. 지난해 말 알리바바 그룹의 1000억원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올해도 일본, 미국 등 글로벌 투자사들과 추가 투자를 논의 중이다.◇“K스타일의 선두주자로 기대”에이블리가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배경은 ‘K스타일을 가장 잘 다룰 것 같은 기업’이라는 점이다.강 대표는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이어 K식품, K뷰티가 크게 흥행하면서 후속 주자로 K패션과 K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마치 유럽의 프랑스처럼 한국이 향후 패션 문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에이블리는 2019년부터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커머스 앱 가운데 쿠팡 다음으로 많은 이용자 수를 확보했다. 이 점이 투자자들에게 기술력과 가능성에 대한 강한 신뢰를 심어줬다. 거래액과 매출, 영업이익 등 각종 지표들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왔음은 물론이다.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1일 서울 서초구 에이블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개인 취향기반의 스타일 커머스를 구축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 방인권 기자)강 대표는 “이용자와 매출 등 지표상으로 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술 경쟁력을 갖춘 점이 에이블리를 버티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에이블리가 강력한 개인화를 통한 ‘스타일 커머스’ 대표주자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셀러의 확보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해 가장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려면 판매자와 브랜드가 많을수록 좋아서다. 현재 에이블리의 판매자 수는 9만명에 이른다. 경쟁사들이 평균 8000~9000명 정도의 판매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10배 많다. 에이블리는 판매자 수를 더 늘리기 위해 창업을 도와주는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강 대표는 “판매자가 1만명 이하라면 인기순위 정도를 보여줄 수 밖에 없다”며 “방대한 판매자들의 제품을 기반으로 개인에게 맞는 스타일을 추천해야 소비자들이 에이블리 내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보다 판매자 수가 최소 5배는 더 늘어나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재미있는 잡지같은 앱을 만들고파”강 대표는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과 에이블리로 양분하는 시대를 예상하고 있다.쿠팡이 생필품을 최대한 빨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생필품 중심의 커머스라면 에이블리는 패션부터 인테리어, 콘텐츠까지 취향에 맞게 구매하는 스타일 커머스라는 것이다. 그는 “에이블리는 패션으로 시작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했다”며 “웹툰, 웹소설, 여행·문화 상품 등 취향 분야는 지속 확장하고 있다. 고객들이 매일매일 들어와서 구경하는 재미있는 잡지 같은 앱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K스타일에 대한 관심은 얼마나 더 이어질까. 강 대표는 한국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의 브이로그 활동이 기폭제가 됐다고 보고 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유지되는 한 K스타일의 인기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다만 K스타일의 인기를 이어가려면 한국인들이 애용하는 아이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대표적인 K푸드인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닭볶음면을 즐겨 먹었기 때문”이라며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라탕이 유행인데 해외에서도 마라탕을 찾는다면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사그러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인들의 의식주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지속적인 ‘K~’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일본 이어 대만 진출 검토에이블리는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2020년 일본에서 선보인 패션 플랫폼 ‘아무드’는 2월 거래액이 전년동기대비 2배 성장한 데 이어 3월 말에는 누적 앱 다운로드 수가 500만회를 돌파했다. 아무드 역시 에이블리의 AI 개인화 추천 기술과 현지 고객 취향 데이터를 연계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설명이다. 에이블리는 국내 판매자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상세 페이지 번역 등 ‘원스톱’ 글로벌 진출 서비스도 시작했다.강 대표는 한국 판매자들의 스타일과 감각이 세계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해외에 나가보면 한국 제품의 스타일과 가격이 매우 훌륭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며 “판매자들이 많아지면 경쟁도 치열해지기 때문에 함께 성장하려면 해외 진출이 필수”라고 설명했다.에이블리는 일본에 이어 대만 진출을 검토 중이다. 강 대표는 “한국과 일본, 대만은 취향과 성향이 비슷하고 비즈니스 상으로 묶일 수 있는 지역”이라면서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 시장 진출도 중장기적으로 검토중”이라고 전했다.최근 명품 플랫폼 발란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불거지고 있는 커머스 플랫폼 위기론에 대해 그는 “2~3년 전부터 계속 문제가 거론됐던 플랫폼들이 결국 터지고 있다“며 “플랫폼 회사의 건전성을 살펴볼 수 있는 각종 지표를 보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유동부채나 유동자산, 현금성 자산 등 각종 지표를 살펴보면 문제를 미리 발견할 수 있는 신호가 있다”고 설명했다.
2025.04.03 I 김혜미 기자
삼영이엔씨, 회생절차 속 상폐 심의 돌입…여전한 내부 갈등이 '발목'
  • 삼영이엔씨, 회생절차 속 상폐 심의 돌입…여전한 내부 갈등이 '발목'
  •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삼영이엔씨(065570)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서 기업의 존속 여부를 가를 중대한 분기점에 놓이게 됐다. 회사는 회생절차를 신청, 재무구조 개선과 유출 자금 회수를 통한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일부 이사진의 반발로 이사회가 마비되고 법정 다툼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조지수)30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한국거래소는 삼영이엔씨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거래소는 4월 23일까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회사가 4월 16일까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면, 그 기준으로 20영업일 이내 결론이 내려진다.27일에는 부산회생법원이 삼영이엔씨에 대해 재산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일정 규모 이상 자산 처분, 자금 차입, 채권자 강제집행 등을 제한하며, 회사는 사실상 법원의 보호 아래에 놓이게 됐다.회사 관계자는 “김중철 대표가 내달 4일 예정된 대표자 심문에 출석해 수익구조 개선, 투자 유치 계획, 유출 자금 회수 방안 등을 설명할 예정”이라며 “횡령·배임으로 인한 내부통제 미비와 감사의견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회생을 계기로 회사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김중철 대표는 지난해 10월 사내이사 선임 후 올해 2월 대표이사로 취임해 전 경영진과 김원근 사내이사를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인물이다. 현재 방산 특수사업부 정상화와 기술개발 재개, 외주생산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그간 지연됐던 해상통신기기 및 선박 전자장비 관련 기술개발도 하반기 내 가시화하겠다는 방침이다.하지만 내부 갈등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사내이사이자 경영지배인인 김원근 이사는 김중철 대표를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현재 그는 이사회에 불참하고 있으며, 지난 2월 말 정기주주총회 안건 상정을 위한 이사회에도 불참해 정기주주총회도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 이사는 유상증자 대금 유용 등 여러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회사는 그를 횡령으로 고발한 상태다.당초 김원근 이사의 투자 제안에 따라 지난해 10월 15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삼영이엔씨 지분 7.26%를 확보한 골드스톤1호조합 측은 이후 5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70억원을 추가 납입키로 했다.하지만 15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로 함께 지분을 취득한 빅브라더스1호조합과 김원근 이사 측은 김 대표의 각자대표 선임과 이사회 구성 등 사전 합의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고, 빅브라더스 측이 납입키로 했던 70억 규모의 4회차 CB도 전액 미납되며 발행이 철회됐다는 게 골드스톤 측 설명이다. 이후 내부 자료 접근조차 제한되면서 경영 전반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게 골드스톤 측 주장이다. 이 사이 김원근 이사 측이 회사 자금 10억원을 외부로 대여한 사실이 확인, 이후 일부 금액(5억원)은 상환됐지만, 나머지에 대한 반환은 지연되면서 자금 유용 논란이 본격화됐다. 또 전환사채 상환 및 운전자금 용도로 확보된 5억원 상당의 수표를 회사 자금 계좌에서 인출한 뒤 현재까지 반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회사 측은 이와 별개로 기업심사위원회에 제출할 경영개선계획서 역시 준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누가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지가 거래소 실질심사의 핵심”이라며 “경영권 매각 계획 등을 포함한 경영개선계획서를 4월 16일까지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5.03.30 I 신하연 기자
'MBK 버티기 꼼수'에 홈플러스 전단채 10년간 묶인다
  • [단독]'MBK 버티기 꼼수'에 홈플러스 전단채 10년간 묶인다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홈플러스가 카드대금 기초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의 조기변제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최악의 경우 ABSTB 상환이 10년가량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6월 법원의 회생 계획 인가가 이뤄진 뒤에는 상거래채권과 금융채권을 구분 없이 ‘회생채권’으로 묶어 분류함에 따라 ABSTB의 변제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김병주 MBK 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의 사진을 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7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홈플러스가 4019억원 규모의 ABSTB의 조기 변제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증권가에 비상이 걸렸다.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가 ABSTB의 구체적인 변제 시점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ABSTB를 판매한 증권사의 책임이 부각할 수 있어서다.증권가에선 홈플러스와 MBK가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초 홈플러스가 ABSTB를 금융채권보다 변제 여력이 큰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해 원금을 전액 변제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실제로는 변제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병주 MBK 회장 역시 지난 16일 사재출연 약속을 했지만 열흘이 넘게 이날까지도 구체적인 출연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증권사들은 홈플러스 측이 “오는 6월 법원의 회생 계획안 승인이 이뤄진 뒤 ABSTB를 상환하겠다”고 밝힌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법원으로부터 회생 계획 인가 뒤 ABSTB의 상환이 결정되면, 앞서 홈플러스가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 우선 변제하겠다는 말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회생 절차 개시에 따른 변제 순서는 △공익채권(임금·임대료) △회생담보권(담보 설정 채권) △회생채권(상거래채권·금융채권) 순인데, 법원의 회생 계획 인가 이후에는 상거래채권과 금융채권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ABSTB의 상환 순위가 후순위로 밀리고 채무가 조정되면서 전액 변제도 어려워질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홈플러스의 ABSTB 상환이 후순위로 밀릴 경우 최장 10년간 분할 상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최효종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회생계획안 승인 뒤 금융채권과 상거래채권이 회생채권으로 묶일 경우 10년간 분할 변제가 가능하다”며 “앞으로 홈플러스의 회생 계획이 어떻게 규정되고, 실제 현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변제 과정에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이것이 김 회장이 사재출연 계획을 내놓지 않고 버티는 이유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의 ABSTB 대금 상환이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의 비판이 증권사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영증권,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리테일 창구를 통해 약 3000억원의 ABSTB를 개인투자자와 법인에 판매했는데, 일부 투자자들은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며 불완전판매를 주장, 배상 등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정부 역시 MBK와 홈플러스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MBK가 빠른 시일 안에 ABSTB 변제를 할지 말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 약속할 수 없으면 사실상 거짓말에 가까운 것”이라며 “MBK가 손실은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하는 것에 대해 감독 당국에서도 불신하고 있기 때문에 검사와 조사를 더 강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27 I 김응태 기자
계열사 50곳...M&A로 덩치불린 HLB의 목적지는
  • 계열사 50곳...M&A로 덩치불린 HLB의 목적지는
  •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현대라이프보트(Hyundai Life Boat)에서 휴먼라이프베터(Human Life Better)까지. 지난 17년 HLB(028300)가 걸어온 발자취는 진양곤 회장의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되짚어 볼 수 있다. 잇단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명이 ‘HLB’로 시작하는 곳이 어느새 무려 23곳, HLB를 달지 않은 계열사들까지 합하면 50곳에 달한다.언뜻 무차별적 외형성장처럼 보이지만 어느 하나의 자산에 기업 존폐가 달리지 않게끔 치밀한 M&A 전략이 뒷받침하고 있다. 진단·치료·예방 세가지 영역을 아울러 헬스케어 전주기를 커버하는 밸류체인을 갖추는게 목표다. 직면한 과제는 영업실적 개선이다. 적자를 벗어난 적이 없어 유상증자 및 메자닌 발행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해오고 있다. 재무적 선순환 사이클을 갖추고 앞서 공표한대로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구명정 회사에서 코스닥 시총 11조 바이오 회사로HLB는 한때 껍데기만 남았던 구명정 회사가 최대주주 손바뀜을 거쳐 기사회생, K바이오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24일 기준 시총은 11조 6000억원 수준이다. 전체주주의 99.99%가 소액주주로, 총발행주식수의 90.2%를 개미투자자가 들고 있다. 최대주주인 진양곤 HLB 회장은 949만7926주(7.26%)를 보유 중이다.HLB가 가지는 시사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전공자가 아닌 경영인이 덩치 큰 바이오 회사를 일구었다는 점에서 셀트리온(068270)과 닮았다. 이종산업간 눈에 띄는 결합사례로도 언급된다. 회사의 신약개발 성공여부가 시장에 끼칠 반향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HLB는 리보세라닙(Rivoceranib)이라는 저분자 표적항암제를 중국 항서제약의 항체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Camrelizumab)과 병용요법으로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1차 치료제란 간암 환자가 가장 먼저 사용하는 치료제다. 세계 암 연구 기금(World Cancer Research Fund)에 따르면 간암은 전세계에서 6번째로 빈번히 발생하는 암종이며 남성에게선 5번째로, 여성에게선 9번째로 흔한 암이다. 매년 80만명의 환자가 간암을 진단받는다.HLB는 지난 2023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의 신약허가를 신청했고 2024년 5월 보완요구(CRL)를 받았다. 같은 해 9월 20일 재심사 서류를 제출했고 오는 3월 20일까지 결과를 수령하게 된다.HLB그룹 바이오 밸류체인(사진=에이치엘비)◇CGT에 집중된 신약 M&A…‘진단·치료·예방’ 밸류체인HLB는 리보세라닙 한가지의 성패에 기업활동이 좌우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HLB그룹의 차세대 신약개발을 책임지는 계열사는 크게 엘레바·이뮤노믹·베리스모·뉴로토브다. 리보세라닙 R&D를 펼치는 엘레바 외에도 계열사를 확장해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엘레바(Elevar Therapeutics)는 옛 LSK바이오파트너스로, 리보세라닙의 미국 R&D 법인이다. 연구개발 인력은 38명으로 운용하고 있다. 꾸준히 HLB가 자금을 지원해, 작년 3분기말 기준 99.97%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지난 4년간 HLB가 엘레바에 임상자금 목적으로 투입한 돈만 2738억원에 달한다.여기서 나아가 2020년 356억원을 들여 이뮤노믹(Immunomic Therapeutics) 지분 38.16%를 인수했다. 이뮤노믹은 미국 메릴랜드주에 소재한 항암 유전자치료제 개발사다. 최초 인수 후에도 추가로 132억원을 투자했고 작년 반기 기준 지분은 41.14%까지 커졌다. 이뮤노믹의 교모세포종 세포유전자치료제 연구 단계는 임상 2상이고, 회사의 연구인력은 12명이다.작년에는 CAR-T 치료제 개발사 베리스모(Verismo Therapeutics)를 HLB이노베이션(옛 피에스엠씨)의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베리스모는 신호전달 단백질인 ‘메소텔린’을 타깃하는 고형암 CAR-T 치료제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HLB는 2021년 베리스모 지분 10% 취득에 56억원을 들여 첫 투자를 집행했다. 이어 2023년 임상자금 지원 목적으로 65억원을 추가투입했고, 작년 반기 기준 13% 지분을 보유했다. 그러던 중 작년 9월 반도체 부품사업을 하던 HLB이노베이션이 베리스모를 완전자회사로 삼각합병했다. HLB이노베이션은 HLB와 계열사들이 31.79% 지분을 가졌고 진양곤 회장의 딸 진인혜(1996년생)씨가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점에서 핵심 계열사로 꼽히고 있다.가장 최근 사들인 신약개발사는 김대수 카이스트 교수가 창업한 뉴로토브다. 작년 9월 159억원을 들여 73% 지분을 인수했다. 더불어 김대수 대표에게 42억원 가치의 HLB 주식 4645주를 제공했다. HLB뉴로토브는 난치성 뇌질환에 대한 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파킨슨병, 근긴장이상증 등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연내 근긴장이상증 국내 임상 1상 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HLB는 치료제 외에도 의료소모품 등 사업을 펼치는 HLB생명과학(옛 에너지솔루션즈), 유전자 진단 영역의 HLB파나진(옛 파나진), 비임상 CRO HLB바이오스텝(옛 노터스), 바이오소재 기업 HLB제넥스(옛 제노포커스), 의약품 도소매업 HLB제약(옛 씨트리), 각막염 치료제 개발사 HLB테라퓨틱스(옛 지트리비앤티), 식음료 사업을 영위하는 HLB글로벌(옛 넥스트사이언스), 시니어 케어사업 HLB라이프케어(옛 바라바이오) 등 계열사를 두고 있다.HLB 본체 뿐 아니라 각 계열사들도 인수합병을 통해 신사업 역량을 추가해나가고 있어 그룹계도는 거미줄처럼 복잡하다.HLB 관계자는 “(HLB그룹의)기저에는 ‘사람의 삶을 이롭게 한다(Human Life Better)’이라는 경영이념이 깔려 있다. ‘진단-치료-예방’의 3개 성장 축을 중심으로 M&A를 진행하며 독자적으로 사업을 구성해왔다. 바이오헬스분야의 전주기를 진단, 치료, 예방으로 단순화하고, 각 분야별로 중요한 점을 몇 개 찍는 형태로 기업을 인수한 후 그 점들을 이어 선으로 확장하고, 궁극적으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라는 면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고 말했다..진양곤 회장(사진=에이치엘비)◇연쇄 M&AHLB는 시작부터 끝까지 M&A로 이뤄진 기업이다. 코스닥에 상장한 해는 1996년이다. 당시 ‘국제정공’이란 이름으로 대구광역시에 본점을 두고 스텐레스 사업을 하다가 2년간 시가총액이 50억원을 밑돌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회사 정리절차에 들어갔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수의향자를 물색했다. 회생 과정에서 회사는 여러 손바뀜을 거쳤고 정관과 사명도 변화를 거듭했다.구체적으로는 국제스텐레스밸브공업(1985)→국제정공(1990)→라이프코드인터내셔날(2005)→이노지디엔(2007)→HLB(2009)로 사명변경을 거쳤다. 라이프코드인터내셔날은 제대혈·줄기세포 사업을 펼쳤고 이는 이노지디엔까지 이어졌다.HLB 공시에서 진양곤이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9년이다. 진양곤 HLB 회장은 당시 이노지디엔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200만주(2.21%)를 10억원에 인수한 것에서 시작해 현재의 HLB를 만들었다.진 회장 개인으로만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앞서 2008년 3월 진 회장의 동생인 진양우 씨가 최대주주로 있던 전자부품회사 하이쎌(현 한성크린텍)이 현대라이프보트 지분 100%를 400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현대라이프보트 주식 375만주(300억원 가치)를 현물출자해 이노지디엔 주식 6000만주를 취득했고, HLB로 사명을 바꿔 하이쎌의 계열회사로 분류했다. 이후 2013년 1월 1일 HLB가 현대라이프보트를 1:0 비율로 흡수합병했고, 당해 4월 HLB 교환사채권(EB)를 행사한 진양곤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등극했다.2008년 하이쎌은 진양곤 회장과 배우자 이현아 씨의 도합 지분이 8.9%로, 동생 진양우 씨와 그의 배우자 이영미 씨의 도합 지분 8.99%와 비등한 수준이었다. 나아가 진양곤 회장이 하이쎌 이사를 맡고 있던 점에서 일련의 M&A에는 동생보다 형의 의사가 컸을 것으로 파악된다.한편, 진양곤 회장은 전라고등학교, 원광대학교 법학과 학사,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평화은행 국제부, 제이앤리컨설팅 대표, KD Oil(USA) 이사, 하이쎌 이사를 지냈다. 2017년부터 HLB 대표를 맡고 있다.◇4년간 외부조달 8000억원HLB는 M&A에 주식교환 방식을 다수 활용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마중물로 쓰고 있다. 가장 최근 4년만 보면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유상증자로 5800억원을 조달했고 같은 기간 2150억원을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마련했다. 도합 8000억원을 외부에서 끌어온 것이다. 이 중 4756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썼다고 명시했다. 작년 3분기말 기준 657억원이 남아있으며 이를 기타금융상품 및 예·적금으로 운용하고 있다.HLB는 아직 재무적 선순환 사이클을 갖추기 전이다. 연결실적에 반영하는 계열사만 14곳인 HLB가 최근 10년새 영업흑자를 기록한건 무려 10년전인 2014년 한해에 그친다. 가장 최근엔 2022년에 반짝 매출이 늘고 별도기준 흑자전환했는데, 이는 코로나 진단키트 업체 에프에이를 인수한 효과였다. 이듬해 곧바로 다시 적자전환했다.HLB 관계자는 “올해 신약허가를 받은 이후에 매출이 나기 시작하면 실적개선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진출 자체가 처음이기 때문에 마케팅 등을 새롭게 시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별개로 HLB내 헬스케어 사업부에서 면봉, 알콜스왑 및 채혈침 판매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신약개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025.03.27 I 임정요 기자
'티메프 다음은 머트발?'…명품 플랫폼이 위험하다
  • '티메프 다음은 머트발?'…명품 플랫폼이 위험하다
  •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1세대 명품 커머스로 꼽히는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발란에서 정산금 지연 사태가 발생하면서 업계 전반이 위기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실제 경기 침체로 명품 소비가 예전 같지 않은데다 고금리로 몸값을 낮추지 않으면 투자 유치도 어려운 상황이다. 쿠팡 등 플랫폼의 침투도 심화하고 있어 미래마저 불투명하다. 발란이 지난 2024년 서울 여의도 IFC몰 내 열었던 ‘커넥티드 스토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발란 “오류”라고 했지만…스치는 ‘티메프’ 그림자27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의 누적 카드 결제 금액은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375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9245억원) 대비 59% 급감한 수치다. 코로나19 특수로 덩치는 키웠지만 이후 투자 시장이 얼어붙고 경기 침체에 명품 소비까지 감소한 영향이다.3사 실적도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영업손실은 머스트잇 79억원, 트렌비 32억원, 발란 100억원에 이른다. 이들의 지난해 실적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적자 상태가 지속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발란에서는 정산금 지연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발란은 입점 파트너사들을 대상으로 “재무 검증 과정에서 과거 거래와 정산 내용에 확인할 사항이 발생했다”며 정산 지연을 공지했다. 발란 측은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정산 절차상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과거 티메프(티몬·위메프)사태를 경험한 업계는 이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본사를 찾은 셀러들에게 기업 회생절차 준비 파일이 노출됐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중이다.실제로 지난해 7월 티메프의 모회사 큐텐그룹은 미정산 사태가 불거지자 “플랫폼 고도화 과정에서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대금 정산이 연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이자 지급을 더한 보상안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대금 정산이 계속 미뤄지며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최근 1년 새 문을 닫은 명품 플랫폼은 무려 4곳에 달한다. 지난해 3월 캐치패션이 신규 투자금 유치에 실패해 문을 닫았고, 1세대 명품 편집숍 한스타일도 비상경영에 돌입해 버터 왔지만 결국 8월 사업을 종료했다. 12월에는 이랜드글로벌이 운영하던 명품 플랫폼 ‘럭셔리 갤러리’가 운영을 중단했고 올해 초에도 명품 프리 오더(선주문) 플랫폼 ‘디코드’가 사업을 접었다. ◇쿠팡에 롯데 신세계까지…갈수록 어려워지는 업황 이 때문에 머트발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주력 사업인 명품 시장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개인 명품 시장 규모는 3630억유로(약 538조원)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대비 2% 감소한 수치다. 과거 보복소비 열풍으로 명품에 열광했던 MZ세대의 관심은 이제 경기 침체에 ‘스몰 럭셔리’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기성 유통 공룡들이 자사 이커머스에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 롯데온의 ‘온앤더럭셔리’, SSG닷컴 ‘SSG럭셔리’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그동안 백화점과 면세점을 운영해온 노하우로 철저한 검증은 물론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특히 국내 이커머스 1위 쿠팡도 최근 럭셔리 뷰티 서비스 ‘알럭스’를 론칭해 명품 플랫폼의 기능 역시 강화 중이다. 생존의 기로에 놓인 머트발도 탈출구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발란은 올해 럭셔리 뷰티와 리빙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올해 초 ‘발란 뷰티’를 론칭하고 샤넬·디올·에르메스 등 브랜드를 포함해 총 100여개 브랜드 상품을 내놨다. 입점 가구 브랜드도 덴마크 ‘일바’ 등 하이엔드(초고가)로 확대했다. 트렌비도 글로벌 플랫폼 확대 중고 명품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투자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발란은 뷰티 유통기업 실리콘투로부터 총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1차로 75억원을 우선 투자받고, 조건을 충족하면 2차로 75억원을 받는 조건이다. 트렌비는 지난해 7월 전환사채(CB)를 발행해 55억원을 조달했다. IMM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투자자들이 인수했다. 단 기업가치는 1070억원 수준으로 2년전 보다 3분의 1수준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 침체 등 전반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명품 플랫폼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쿠팡 등 기존 유통 플레이어들도 명품군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한차례 더 옥석 가리기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업계가 티메프 사태를 경험한 만큼 이들이 과거와 같은 벨류에이션(기업가치)을 받을 수 없는 것도 큰 악재”라고 분석했다.
2025.03.27 I 한전진 기자
서울 파산신청자 10명 중 8명 ‘50대 이상’…1인 가구 68%
  • 서울 파산신청자 10명 중 8명 ‘50대 이상’…1인 가구 68%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해 서울 개인파산 신청자 10명 중 8명은 50대 이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산신청자 중 1인 가구는 70%에 육박했다.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지난해 들어온 개인파산 신청 1314건 중 유효한 데이터 1302건을 분석한 ‘2024년 파산면책 지원 실태’를 26일 발표했다.2024년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8728건 중 15.0%인 1314건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로 들어왔다. 분석 결과 신청자의 86%가 50대 이상이었다. 세부적으로는 △50대가 22.7% △60대 39.6% △70대 19.0% △80대 4.9%였다. 50대 이상은 통상 경제 활동이 축소되는 시기로, 이 시기에 생활비 부족과 상환능력 저하로 개인파산 신청이 발생했던 것으로 풀이된다.파산 신청자 중 남성은 61.8%, 여성은 38.2%였다. 또 기초생활수급자는 83.9%였다. 가구 유형으로 분석하면 1인 가구가 68.4%로 가장 많았다. 10명 중 7명 꼴이다. 1인 가구 비율은 2022년 57.3%에서 2023년 63.5%, 지난해 68.4%로 뛰는 등 상승세다. 채무 발생 원인을 복수 응답으로 물은 결과 ‘생활비 부족’이 74.5%로 가장 많았다. ‘사업 경영파탄’은 27.9%였다. 타인에 대한 채무보증과 사기 피해도 15.5%를 차지했다. 파산신청자 중 직업이 없는 경우는 85.6%였고 채권자가 4명 이상인 다중채무자는 62.7%였다. 아울러 신청인 82.0%(1068명)는 임대주택에 거주한다고 밝혔고, 이 중 69.2%가 임대보증금 ‘600만원 미만’ 주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산신청 당시 예금, 임차보증금, 부동산, 차량, 보험 등 자산총액 1200만원 미만 보유자는 90%로,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자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총 채무액은 신청자의 과반 이상인 60.1%가 1억원 미만이었다. 평균 구간인 ‘5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은 25.2%로 자산에 비해 과중한 채무를 보유하고 있었다.지난 2013년 7월 개소 한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가계 빚으로 고통받는 서울시민 1만3478명의 악성부채 3조6118억원에 대한 법률적 면책을 지원했다. 또한 악성부채 확대 예방을 위한 금융복지 종합상담과 교육을 비롯해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채무조정(개인파산·면책, 개인회생, 워크아웃) 상담, 복지서비스 연계 등 다양한 금융복지서비스도 제공 중이다.정은정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장은 “빚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금융교육과 함께 주거, 일자리, 의료 등 복지 서비스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2025.03.26 I 박태진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 정의선 31조 베팅, 트럼프 관세 뚫었다
  •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다음은 26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정의선 31조 베팅, 트럼프 관세 뚫었다 -넘쳐나는 지식산업센터, 서울 더블역세권도 절반 공실 -기재부, 中企 일·가정 양립 지원 중단했다 -깎아준 세금만 78조…지출 관리 나선 정부 -[사설] 트럼프 지켜본 현대차 31조 투자…민관 공조도 빛났다 -[사설] 서울시, 불법 천막 강력 대응…현수막 공해도 근절해야 △종합 -청년 착취?…길게 보면 받는 돈 늘어 이익-‘삼성 TV 1등’ 신화 남기고…국내 전자산업 거목 떠나다 -참여기업 만족도 높았는데…물거품 된 저출생 대책 △트럼프 리스크 뚫은 현대차 그룹 -관세 위기 정면 돌파…현지 120만대 생산체제 구축해 美시장 공략 가속도 -현대제철도 발맞춰 투자…美에 8.5조 제철소 건설 -트럼프 “일부 국가 상호 관세 면제 가능”…韓도 칼날 피해 가나 △종합 -기업銀 부부직원·임원 짜고 882억 부당대출…자료 삭제해 검사 방해 -알래스카 주지사 “LGN 개발, 한국 참여 기대” -손재일 “유상증자는 최선의 선택”…주주들 “돈 빼앗는 행위” 반발 -서울-부산 KTX 7만원 되나…한문희 사장 “운임 17% 인상 필요”△출구없는 지식산업센터 -안 그래도 남아도는데…첨단산업 육성 내세워 더 짓겠다는 지자체들 -8.3억짜리가 5.5억으로 뚝…경매서도 ‘찬밥’ -“마이너스피로 내놔도 안 팔려요” △정치-“尹파면시 與후보 대선출마 금지”…탄핵 9전 9패 민주당 ‘입법폭주’ -‘방통위 2인 체제, 판단 사안 아냐’…감사원, 巨野 감사 요구에 ‘제동’ -“지인·친척에 투표 독려”…다급한 민주, 당원에 호소 -“미래세대에 경단위 빚폭탄, 이건 연금개혁 아닌 개악”△경제 -나라빚내서 지원할판…결국 ‘복지비’ 손댄다 -환율, 한달 만에 1470원 재돌파 -“트럼프 리스크·中저가 공세 대응”…공급망 기금 5조→10조 확대-“韓농업 미래, K푸드 수출에 달려”△금융-‘경기침체 직격탄’ 국책銀, 9000억 부실채권 매각 -막 오른 ‘함영주 2기’…“비은행 수익 30% 목표”-지난해 말 부실채권 15조 육박…대손충당금 적립률 ‘뚝’ -지난해 14조원 순익 낸 보험사…부채도 급증해 건전성 빨간불△글로벌 -4월 2일 전에 美 문턱 밟는 국가들…막판 관세 협상 활기 -“베네수엘라 원유 사면 관세”…중국·인도 숨통죄는 트럼프 -하마스 궤멸→강제 이주…이스라엘 ‘가자 점령’ 계획 나왔다 -주식 팔아 8조원 조달…샤오미, 전기차 사업 가속 -日법원 “막대한 피해”…통일교에 해산 명령 △산업-조주완 “질적성장 확대하고 신흥시장 발굴할 것”-LG전자 올 전장사업에 1조 공격투자 -1·2월 전기차 판매 1.5만대…1년 새 3배 이상 쑥 -에티오피아 굴착기 100대…HD현대인프라코어 수주 -1·2월 전기차 판매 1.5만대…1년대 3배 이상 쑥 -“고급화 승부”…지커, 韓진출전략 통할까 -구자균 “5대 핵심사업 중심으로 성장 이어갈 것” △산업 -‘기판·광학’ 힘준 LG이노텍, 구미공장에 6000억 추가 투자 -“중소상공인 전용 ‘T커머스’ 채널 만들어야” -‘외환위기 때보다 나쁘다’…수요절벽 몰린 시멘트 업계 -LGD OLED 패널 ‘아이세이프 3.0’ 인증 △ICT-‘라인’ 잘 탄 덕에…블록체인 앱, 대중화 성큼 -“클라우드·AI 기반 B2B로 성장성 강화” -방통융합시대, 법제도 개선 급한데…손 놓은 野-개인정보 위 “유통 분야, 마이데이터 적용 재추진”-“클라우드·AI기반 B2B 성장성 강화” △생활경제 -“맛집 찾아왔다가 쇼핑까지 즐긴다”…백화점 새 흥행 공식 -강신호 대표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 도약”-롯데웰푸드, 백년소상공인 육성 뜻모아 -초코에몽 1400→1600원…남양유업도 가격인상 동참 △증권 -가격 올린 음식료주 군침 도네 -롯데글로벌로지스, 눈물의 반값 상장 -경영권 분쟁 이후 내리막…삼영이엔씨 회생절차 돌입 -삼성운용, 아시아 첫 버퍼형 ETF 상장 -에프앤가이드, 이기태 대표이사 선임 △부동산 -재건축 방식 갈등, 분담금 잡음…분당 양지마을 내홍 격화 -국토부 “공공기여 한도, 토지가치 상승분 70% 이내로” -풍무역 롯데캐슬 시그니처…28일 견본주택 개관·분양 △Book-봄바람 몰고 온 두 신간 -경제전문가 9명이 본 ‘잘사니즘’ -승패만 있는 이분법 사고 버려라 -200자 책꽂이△의료·헬스 -간호학과 정원 급증에…실습병원 찾아 ‘삼만리’ -남성에 많이 발생하는 ‘설암’…“입속 궤양 방치하면 안 돼”-혈전 적지만 출혈 위험 높은 한국인 -인천성모병원, AI기반 CT로 진단 정확도 높여 △MICE-역대 최다 中관광객 몰려오나…정세 불안·반한 정서는 변수 -녹색성장·로봇…토종 국제회의 ‘글로벌 K-컨벤션’ 키운다 -EU, 디지털 입출국 시스템 도입…10월부터 지문·안면 등록해야 -마이스 브리프△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 -“오죽하면 ‘기분상해죄’로 불려…법에 정서적 아동학대 기준 구체화해야” -조사는 경찰, 학교는 갈등조정…학교폭력 업무 이원화 필요 △오피니언 -[목멱칼럼] US스틸과 고려아연 -[e갤러리] 안윤모 ‘목단꽃과 부엉이’-[기자수첩] 앞에선 총수와 인증샷, 뒤에선 기업 옥죄기 -[데스크의 눈] 한종희 부회장을 떠나보내며 △피플-‘장 건강’ 기본에 충실…유산균 전도사 될 것-한화비전 대표이사에 김기철 전략기획실장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에 이은천·박용순 대표 -미래에셋생명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 조직문화 조성” -손보사회공헌協, 산불피해 5000만원 성금 -KAIST, 작년 美 특허 176건 ‘세계 10위’ -“영동세계국악엑스포 성공 개최 응원해요” -서울대 공대, UAE와 우주연구 협력 논의 △사회 -1심 집행유예→2심 무죄 나올 확률은 ‘1.7%’ -커지는 尹탄핵 요구…대학생·노동자·농민 릴레이 시위 -올해 수능 11월 13일…“EBS 연계 체감도 높일 것”△진화하는 로봇산업…휴머노이드, 일상 속으로 -머리 쓸 일도 몸 쓸 일도 사람처럼…새로운 인류가 온다 -가전 제어·아이 돌봄 척척…삼성 집사로봇 구독해 볼까 -산업 자동화 선도한 HID현대…다음은 ‘협동로봇’ -무인로봇이 운반·분류…‘로켓배송’ 숨은 일꾼 -비보잉까지 추는 ‘아틀라스’…연내 생산 시설에 투입한다 -“표정 보고 칵테일 추천”…식음료 로봇 주문 -사진 보고 사용의도 파악해 물체 잡는다 -사투리 알아듣는 반려로봇…냉장고 문 1초면 조립하는 로봇팔 -車 번쩍 들어 발레 파킹…글로벌 시장 공략 본격화 -강남 누비는 배달로봇 ‘딜리’…비용절감·라이더 부족 해소-4cm 문턱도 가뿐히 올라…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 1위 -차세대 통신·AI·로봇 융합…복잡한 공사장·병원서도 척척 -180회 회전 물걸레질 기술로 더 청결하게 -주문부터 운반까지 알아서…디지털 물류 속도 -보이스피싱·딥페이크 목소리…‘안심 지능’이 잡아냅니다 -햄버거 패티 양면 굽는 데 1분…작업자 화상 방지도 -1.6kg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글로벌 진출 박차 -로봇의 A부터 Z까지 다 한다…‘피지컬 AI’ 글로벌 리더 우뚝 -도입부터 관리까지 원스톱…‘로봇 구독 시대’ 연다 -브링온 플랫폼, 기종·용도 달라도 척척 조종
2025.03.25 I 이민하 기자
서울시, 개인회생 청년에게 금융교육·자립토대지원금 지원
  • 서울시, 개인회생 청년에게 금융교육·자립토대지원금 지원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서울시가 개인회생에 성공한 청년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 금융 교육을 제공하고, 성실하게 이수한 청년에게 자립토대지원금 총 1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한다.서울시복지재단은 24일부터 개인회생 완주한 청년들의 경제적 재기와 재도산 예방을 위한 ‘서울시 청년자립토대지원사업’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사업에 선정된 참가자에게는 재무설계, 신용관리 방안, 금융사기 피해 예방 등 금융교육이 제공되고, 1대1 맞춤형 재무 상담을 통해 재무 현황을 파악하고 대안도 제시해준다.또 지원금 사용계획과 실행과제 이행 점검 확인을 통해 자립토대지원금 100만원을 2회에 나눠 지급한다.올해 모집인원은 1·2차 각 50명씩, 총 100명이다. 신청 자격요건은 개인회생 중으로 3개월 이내 변제 완료 예정이거나 1년 이내 면책 결정을 받은 근로 중인 청년(기준중위소득 140% 이하)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신청 서류 발급 시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신청서류 간소화를 통한 사업 신청 편의를 증진하고, 의무복무 제대군인(1982~1984년생)의 경우 복무기간을 고려해 연령 상한을 최대 42세까지 높일 계획이다.신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다음달 18일 오후 6시까지 서울복지포털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선정 결과는 서울복지포털을 통해 개별 확인할 수 있다.선정자는 기본 자격조건 충족한 자를 참가자로 선정하되, 모집인원을 초과한 경우, 별도의 선정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정은정 서울시복지재단 금융복지센터장은 “서울시 청년자립토대지원사업은 개인회생을 성실히 완료한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재무상담과 지원을 제공해 경제적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라며 “올해도 해당 청년들이 참여해 경제적 자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2025.03.24 I 박태진 기자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홈플러스 회생신청, 전례 없는 일”
  •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홈플러스 회생신청, 전례 없는 일”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은 18일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직후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에 대해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왼쪽)이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묻는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캡처)금 사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등급 A3에서 A3-로 하락하는 기업 중 자구책 마련 없이 영업일 하루 만에 회생신청한 경우가 있는지 묻자 “그런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책임회피성 기습 회생신청이라고 판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본시장에 있는 분들은 그렇게 판단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금 사장은 홈플러스 회생신청으로 단기자금 조달 시장에 미친 파급력에 대해선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떨어졌다고 했지만 A3-도 투자적격 등급”이라며 “이런 회사들이 갑자기 기업회생 신청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어느 누가 투자를 하겠나”라고 말했다.신영증권의 홈플러스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단독 발행 주관사로서, ABSTB를 개인 및 법인에 판매했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서도 ABSTB를 발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2025.03.18 I 김응태 기자
사재출연 결정에도 '싸늘'…김병주 회장 얼마나 내놓을까
  • 사재출연 결정에도 '싸늘'…김병주 회장 얼마나 내놓을까[마켓인]
  •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지영의 기자] MBK파트너스가 사모펀드 역사상 전례없는 대주주 ‘사재출연’을 결정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을 두고 MBK 책임론이 거세지자 사모펀드 역사상 전례 없었던 사재 출연 카드까지 꺼내면서 비난 잠재우기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수백억원, 많아야 수천억원대 정도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김병주 MBK 회장이 십수조(兆)원을 보유한 자산가로 알려진 만큼 1조원 이상은 내놓아야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 사모펀드 초유의 ‘사재 출연’ 결정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홈플러스 대주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사재출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재출연 규모는 밝히지 않고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 결제 대금’이라고만 언급했다.이에 따라 예상보다 사재출연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홈플러스가 매달 정산해야 하는 규모는 납품대금, 임직원 월급 등을 포함해 약 5000억원 수준이다. 서울회생법원이 자금을 집행하라고 승인한 작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물품·용역대금은 3457억원이며, 임대점주 정산대금은 1127억원 수준이다.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MBK파트너스]홈플러스는 이날 오전 기준 총 상거래채권 지급액이 3510억원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밀린 대금과 공익 채권, 회생개시 후 상거래채권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따라서 12월부터 2월까지 밀려 있는 자금은 일정 부분 지급이 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MBK 측이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실질적인 사재 출연 규모가 작게는 수백억, 많아도 수천억에 그칠 수도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MBK의 이번 사재출연 결정은 이례적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당시 태영그룹 대주주 일가가 484억원의 사재를 출연하는 등 그간 기업이 어려울 때 그룹의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은 있었다. 그러나 사모펀드가 인수기업을 위해 사재를 출연한 경우는 전무했다. 인수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다고 사모펀드가 이를 구제해야 할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MBK가 이번 사태를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 MBK 입장에서는 사재 출연밖에는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상당 규모를 내놓아야 할 텐데 시장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규모에 쏠린 관심…“1조원은 돼야”문제는 MBK를 향한 비난 여론이 예상보다 거세다는 점이다. 따라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김 회장이 예상보다 큰 규모의 사재를 내놓아야할 것으로 보인다.무엇보다 김 회장은 상당한 자산가로 알려져있다. 지난 2023년 포브스 선정 한국 최고 부자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 추정된 김 회장의 자산은 97억달러(약 14조원) 수준이다.그동안 자선사업으로 서울 ‘김병주 도서관’ 건립을 위해 300억원을 출연했고, 지난 2022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1000만달러(약 145억), 작년에는 모교인 미국 하버포드대학교에 2500만달러(약 362억원)를 기부한 바 있다.이번 사재출연 규모가 최소 이 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1조원은 돼야 거센 비난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광일(왼쪽) 홈플러스 부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기업회생절차와 관련,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특히 출연한 사재로 소상공인 거래처 결제대금 뿐만 아니라 신영증권을 통해 매각한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홈플러스 회생개시 전인 지난 3일 기준 CP·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단채)·단기사채 등 단기채권 판매잔액은 5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규모는 절반에 가까운 2075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상공인 결제대금에 이 금액까지 더하면 최소 1조원의 자금은 내놓아야 어느 정도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 결제대금을 제외한 전단채 등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자금만 5000억원 가량”이라면서 “사재출연도 전단채 등 문제에 있어서 형사사건까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 역시 “시장 최대 관심사는 사재 출연 규모”라면서 “최종 결정을 봐야하겠지만 전단채를 문제 해결하는 정도 수준으로 내놓아서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한편 이날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홈플러스 물품구매 유동화 전단채 피해자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상거래채권, 전단채 문제 해결, 경영정상화를 위한 투자 등을 생각하면 2조원 정도의 (김 회장)사재 출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25.03.17 I 안혜신 기자
홈플, 개인에 2천억대 채권 팔아…“일반법인도 상당 규모”
  • 홈플, 개인에 2천억대 채권 팔아…“일반법인도 상당 규모”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홈플러스 단기채권 규모가 2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법인 판매분까지 더한 소매(리테일) 판매액이 5400억원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홈플러스 채권 판매 잔액 6000억원 중 대다수가 개인·일반법인에 떠넘겨진 셈이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 기업어음(CP)·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단기사채 등 단기채권 판매 잔액은 총 5949억원이다. 이 중 증권사 일선 지점 등에서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규모는 2075억원(676건)으로 파악됐다. 또 일반법인에 판매된 규모는 3327억원(192건)으로, 기술·전자·해운업 등을 영위하는 중소기업들이 주로 홈플러스 단기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채권 대부분이 대형 기관 투자자가 아닌 개인·일반법인에 판매된 것으로 드러난 만큼 불완전판매 의혹 등이 제기되리란 관측이 나온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준비하고 있었으면서도 채권을 발행해 개인에게 손실을 떠넘겼을 시엔 대형 형사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이 이뤄진 지난달에만 총 11차례에 걸쳐 1807억원의 단기채권을 발행했다. ABSTB 발행이 1517억원(4회)으로 가장 많았고, 단기사채 160억원(4회), CP 130억원(3회) 등 순이었다. 여기에 홈플러스 매장을 자산으로 편입한 부동산투자회사(리츠)나 부동산 펀드에서도 대규모 개인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홈플러스는 우량 점포를 팔아 현금화하고, 이를 다시 빌려 영업하는 ‘매각 후 재임차’(세일 앤드 리스백) 전략을 써왔다. 이와 관련한 리츠는 홈플러스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배당해 왔는데, 홈플러스가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하면 투자자 손실은 본격화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 점포를 기초 자산으로 둔 리츠와 펀드 규모를 1조원대 수준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단기채권을 발행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홈플러스 유동화증권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 등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바 있다. 강 의원은 “신용등급 하향 이후 자금조달 경색 우려로 단 5일 만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최소 2월엔 회생 절차 신청을 준비했으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 피해는 무시한 채 단기물을 2000억원 가까이 발행한 것은 사기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2025.03.16 I 박순엽 기자
고려아연에서 홈플러스까지…MBK는 왜 ‘공공의 적’이 됐나
  • 고려아연에서 홈플러스까지…MBK는 왜 ‘공공의 적’이 됐나
  •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년 넘게 이어진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지난한 여론전이 지속 중인 가운데 MBK파트너스가 10년 전 인수한 홈플러스의 기습적인 회생 신청으로 또 한 번 비판의 중심에 섰다. 인수합병(M&A) 당사자인 산업계는 물론 정계와 금융당국, 자금 조달 파트너인 금융투자업계까지 MBK파트너스를 향한 집중포화에 나서면서 신뢰와 평판이 중요한 사모펀드 시장 전반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세무조사·형사고발, 국회 출석까지…평판 금가는 MBK14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홈플러스 기업 회생 절차를 기습 신청한 이후 MBK파트너스를 향한 각 계의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세청은 2020년 이후 5년 만에 MBK파트너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8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긴급 현안 질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김 회장에 대한 역외 탈세 의혹도 재차 불거진 상황이다. MBK파트너스가 세무조사를 받는 건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이 아닌 특별 세무조사나 비정기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사4국이 나서면서 세무 당국이 홈플러스 회생 신청,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등 MBK파트너스의 투자 과정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역외 탈세 정황을 염두에 둔 조사라는 추측도 있다. 실제 MBK파트너스는 2020년에도 1000억원 규모 역외 탈세 혐의로 세무 당국과 공방을 벌이다 420억원을 추징당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회 정무위는 오는 18일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 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 대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강경모 홈플러스입점협회 부회장 등 5인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무위는 홈플러스 사태 관련 김 회장의 배임 혐의 등을 집중 질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와 개인 투자자들도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신영증권 등 증권사 연대는 홈플러스를 사기 등의 혐의로 형사 고발하고, MBK파트너스에 대한 고발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전날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의 기습 회생 신청은) 최소 몇 주 전부터 사전 모의한 고의성 부도덕한 행각”이라며 “재산 14조원이 넘는 김병주 회장은 사재 한 푼 안 내며 먹튀 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 “MBK와 엮일라”…몸 사리는 사모펀드들투자은행(IB) 업계에선 MBK파트너스의 현 상황을 두고 ‘올 것이 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간 MBK파트너스가 공격적인 M&A와 성공적인 펀드 레이징, 엑시트(투자금 회수) 등을 통해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로 성장했지만, 최근 수년간 투자 과정에서 부정적 이슈가 쌓이고 쌓이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로 정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사모펀드들이 대표적으로 꼽은 MBK파트너스의 부정적 이슈는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무산(2023년 12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2024년 9월~) △홈플러스 회생 신청(2025년 3월~) 등이다. 한국앤컴퍼니 건에선 MBK파트너스가 당위성이나 명분을 확보하지 못 했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고려아연과 홈플러스 건이 동시에 겹치면서 MBK파트너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더욱 확대·재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건의 경우 ‘제2의 홈플러스’가 될 수 있단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에 선진 지배구조 확립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정작 MBK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보면 법률·정책 분야 전문가로 기존 이사회보다 편중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향후 자금 회수(엑시트)를 대비해 법률 전문가 추천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형적인 사모펀드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와 같은 GP는 연금·공제회 등 출자자(LP)로부터 출자받아 조성한 펀드로 투자를 집행한다. 더 많은 출자를 따내기 위해선 ‘평판 장사’가 필수적인 구조다. 실제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과학기술인공제회에 이어 노란우산공제회 출자사업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로 국민연금마저 적으로 돌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와 비슷한 바이아웃 전략을 펼치는 사모펀드일수록 (MBK와 비슷한 곳으로) 엮일까봐 부담이 상당할 것”큰돈이“큰 돈이 오고 가고, 평판과 신뢰가 중요한 업계이기 때문에 모두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025.03.14 I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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