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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작 없고 갤러리 줄어도…키아프·프리즈 '우아한 혈전' 개막
- 지난해 ‘프리즈서울’ 전경. 하우저앤워스 부스에 걸린 조지 콘도의 회화작품 ‘여자와 남자’(Women and Men·2017) 앞에는 관람객이 끊이질 않았다. 4일 ‘키아프서울’과 동시에 개막하는 ‘프리즈서울’은 이태전 첫 공동개최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대한민국 최대 미술판을 펼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우아한 혈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소문난 미술잔치’가 곧 개막한다. 큰 손님맞이를 앞둔 현장은 마지막 꽃단장, 아니 그림단장으로 한껏 예열 중이다. 세계 정상급 아트페어로 꼽히는 프리즈(Frieze)와 국내서 가장 큰 규모의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가 동시에 열리는, ‘키아프 서울 2024’ ‘프리즈 서울 2024’가 그거다. 대한민국에 최대 미술판을 몰고 온, 일명 ‘키아프리즈’로 불리는 미술장터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관을 사이좋게 나눠 함께 개막한다. 2022년 두 아트페어가 처음 공동개최한 데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키아프서울’은 8일까지 닷새간, ‘프리즈서울’은 7일까지 나흘간 그림장사를 이어간다. 횟수로 이미 3회째이나 열기도 식지 않고 기대도 꺾이지 않았다. ‘키아프서울’과 ‘프리즈서울’이 동원하는 국내외 갤러리는 318개. ‘키아프서울’은 22개국에서 206개(해외 74개) 갤러리가, ‘프리즈서울’은 32개국에서 112개(국내 31개) 갤러리가 출사표를 냈다. 다만 갤러리 수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330여개가, 2022년에는 350여개가 참여했더랬다. 개수보단 내실을 택하겠다는 공동의 전략이 읽히는 대목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키아프서울·프리즈서울 기자간담회’에서 패트릭 리(오른쪽) 프리즈 디렉터가 현장에서 나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으로 황달성(한국화랑협회장) 키아프 운영위원장이 나란히 앉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렇듯 ‘공동’을 품는 친화력은 도드라지지만 각각의 속사정은 좀 다르다. 저마다 장착한 ‘실탄’으로 한바탕 전쟁이 불가피하니 말이다. 엄연히 주인이 다른 ‘한 지붕 두 가게’ 형식도 달라지지 않았고, 비장의 무기로 얼마나 많은 컬렉터를 불러들이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방식도 비슷하다.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혈전’ ‘총성 없는 전쟁’이란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거다. 일단 공간 선점에선 ‘키아프서울’이 유리하다. 기존의 코엑스 1층 A·B홀과 그랜드볼룸 외에 2층 더 플라츠 공간까지 사용한다. ‘프리즈서울’은 나머지 3층 C·D홀을 쓴다. 하지만 이 구분이 강점·약점이 되지 못하는 건 지난 두 해에 걸쳐 봤던 터다. 개막 이후 일정 시간 동안 온도차가 확연했는데. ‘프리즈서울’은 발 디딜 틈 없이 복닥거렸고 ‘키아프서울’은 마치 그림이 걸린 산책로인 양 한산했던 거다. 지난해 ‘프리즈서울’ 전경. 한 관람객이 샤갈의 ‘마을 위 붉은 당나귀’(1978) 앞에 오래 머물렀다. ‘프리즈 마스터즈’ 세션 중 로빌란트보에나 부스에 건 샤갈의 이 작품은 200만유로(약 28억 5000만원)를 달고 나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올해 역시 공동개최의 의미를 다지는 ‘티켓 단일화’는 동일하게 가져간다. 첫날 VIP 프리뷰를 포함해 두 아트페어를 행사기간 내내 다 둘러볼 수 있는 관람권이 25만원(4일 오전 11시부터), 하루만 볼 수 있는 관람권은 4만∼8만원(5일 오후 3시부터)이다. ◇‘프리즈 벤치마킹’ 카드 꺼낸 키아프 성공할까 ‘확장’을 키워드로 삼겠다고 했다. 굳이 경계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렇게 키아프가 만든 구체적인 지침은 “참가국과 공간, 장르를 확장하는” 형태로 정리했다. 한마디로 해외 참여를 늘리고 관람 공간을 넓히고 미디어·디지털·퍼포먼스 등으로 영역을 깨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키아프서울’ 전경. 한 관람객이 화이트스톤 부수 앞을 지나며 세바스찬 쇼메톤의 ‘뭐가 포인트인가?’(What’s the Point?·2023)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그럼에도 국내외 대표 갤러리가 국내외 대표 작가들을 이끌고 총출동하는 장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갤러리현대는 김기린·김민정·김창열·이강소·유근택 등 추상·실험미술 군단을, 국제갤러리는 김윤신, 리안갤러리는 김택상 등의 ‘연륜’을 택했다. 대신 학고재는 지근욱·박광수, 조현화랑은 안지산 등 젊은 화단에 주목한다. 일본의 스탠딩 파인 갤러리는 압둘라예 코나테의 섬유작품을, 스페인의 알바란 부르다 갤러리는 덴마크 작가그룹 슈퍼플렉스 작품을 내놓는다. 독일 태생으로 서울에도 진출한 페레스프로젝트는 최근 유럽에 나선 이근민을 앞세워 슈앙 리, 오스틴 리, 에밀리 루트비히 샤퍼 등의 회화를 내놓는다. 김윤신의 ‘진동 2019-1’(2019).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개막하는 ‘2024 키아프서울’에서 국제갤러리가 내건 작품들 중 한 점이다(사진=국제갤러리).프로그램으로 구분하자면 165개 국내외 갤러리가 참여하는 ‘갤러리즈’, 운영기간 10년 미만의 27개 갤러리가 나서는 ‘플러스’, 14개의 갤러리가 한 작가의 작업세계에 집중하는 ‘솔로’ 세션 등이다. 여기에 올해부턴 “정통성을 자랑하는 국내외 모던명작을 집결”하는 ‘마스터피스’ 전이 처음 등장해 눈길을 끈다. 프리즈의 인기 세션인 ‘프리즈 마스터즈’를 벤치마킹한 형태로 그랜드볼룸에 세웠다. 이재현의 ‘방에 있는 사람들’(2024).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개막하는 ‘2024 키아프서울’에서 갤러리조은이 내건 작품들 중 한 점이다. 올해 그랜드볼룸에서 첫선을 보이는 ‘마스터피스’ 전에 나선다(사진=갤러리조은).황달성 키아프 운영위원장은 “아시아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싱가포르, 타이베이, 일본, 홍콩 등 중에서 규모를 키운 건 키아프가 유일하다”고 자부했다. “지난해보다 행사장은 넓히고 늘어난 해외신청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심사로 참가 갤러리 수를 되레 줄였다”는 얘기다. ·◇‘아시아시장 확장’…입성 목표에 방점 찍는 프리즈 지난해보다 10여개의 갤러리를 줄인 프리즈의 올해 전략은, 원체 ‘아시아’로 방향을 잡았던 목표에 성큼 다가선 듯하다. 여느 해보다 아시아 기반 갤러리를 대거 입성시켰다. “110여개 갤러리 중 63%가 아시아 갤러리로 그중 31개는 한국 갤러리”라고 프리즈서울을 총괄하는 패트릭 리 디렉터가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중 23개가 처음 참여한 갤러리”라며 “프리즈서울의 저변이 확대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지 콘도의 ‘자화상’(2024). 스푸르스 마거스 갤러리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개막하는 ‘2024 프리즈서울’에서 개막하는 메인세션에 건다(사진=프리즈).지난 두 해 동안 프리즈서울은 ‘초호화 갤러리군단이 들고 온 초호화 작품’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국내 아트페어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던 세계 최고 갤러리들이 유명작가를 안고 줄줄이 ‘프리즈’의 깃발 아래 모였다는 의의가 가장 컸던 거다. 하지만 올해 ‘아시아’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상대적으로 ‘대작’의 비중은 떨어지게 됐다. 흔히 말하는 ‘일생에 한번 볼까 말까 한’ 수백억원대의 간판명작도 쉬어가는 눈치다. 그럼에도 해외 대형 갤러러들의 러시는 이어진다. 가고시안,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스푸르스 마거스, 화이트큐브, 글래드스톤, 타데우스 로팍, 리만머핀, 리슨, 페이스 등 세계 정상급 갤러리들이 이름을 올렸다. 가고시안은 데릭 애덤스의 회화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을, 하우저앤워스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조각과 니콜라스 파티의 회화를, 화이트큐브는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회화를, 스푸르스 마거스는 조지 콘도의 회화 등을 각각 첫손에 들었다. 지난 두 해 동안 관람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집중적으로 받은 작가들이 거의 다시 찾은 셈이다. 데릭 애덤스의 ‘뭐든지(Whatever·2024). 가고시안개러리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개막하는 ‘2024 프리즈서울’에서 개막하는 메인세션에 건다(사진=프리즈).고대 거장부터 20세기 후반까지 말 그대로 ‘걸작’으로 꾸려 발길·눈길을 사로잡았던 ‘프리즈 마스터즈’ 세션도 올해는 변화를 맞는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아시아 갤러리”가 대거 자리를 잡은 건데. 덕분에 한국 갤러리도 늘어났다. 우손은 이영미의 개인전으로, 학고재는 변월룡·정창섭·김환기·백남준 등 근·현대미술 대표작가 7인전으로, 가나아트는 장욱진·최종태·오수환 3인 거장전으로 구성했다. 또 도쿄갤러리+BTAP는 박서보를, 갤러리미테랑은 니키 드 생팔을 대표작으로 걸고 세운다.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셔츠는 노란색이 아니다’(Das Hemd ist nicht gelb·2012). 화이트큐브갤러리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개막하는 ‘2024 프리즈서울’ 메인세션에 건다(사진=프리즈).◇‘결별 없다’…5년 끝나도 5년 지속 신호 ‘5년 동안 함께할 것’을 약속하고 시작한 ‘키아프리즈’의 한가운데 놓인 3년차는 의미가 적잖다. 첫해가 ‘시행착오’라면, 두 번째 해는 ‘수정·보완’이고, 세 번째 해에서야 비로소 ‘완벽추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나 더. 다시 협업 5년을 기약할 수 있는가를 가름할 변별력도 생긴다. 당장 코앞에 시장에 미칠 영향을 의식했던 건지 황 위원장과 리 디렉터는 일찌감치 두 페어의 연합관계에서 ‘결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혼을 준비하면서 결혼생활을 할 순 없지 않은가”라는 황 회장의 유머 섞인 전망에 “공동 개최는 양측에 모두 이익으로,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는 리 디렉터의 생각이 얹혔다. 지난해 ‘프리즈서울’ 전경. 데이비드 즈워너 부스에 걸린 캐서린 번하드의 회화 ‘박테리움 런’(Bacterium Run·2023) 앞에 관람객들이 오래 머물렀다. 작품은 개막 첫날 220만달러(약 30억원)에 팔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르포]'헬로키티'가 골프장에 뜬다..'왁' 팝업스토어 가보니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엉뚱한 발상으로 출발한 컨템포러리 골프웨어 브랜드 ‘왁(WAAC)’은 20~40대 젊은 골퍼들을 주 타깃으로 매년 브랜드 콜래보레이션을 시도하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왁X헬로키티’ 캡슐 컬렉션 역시 국내뿐 아니라 최근 진출한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며 시즌 내 판매율 70% 이상을 달성할 것입니다.”▲김윤경(왼쪽) 슈퍼트레인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헬로키티 바이 왁 (Hello Kitty by WAAC)’ 팝업스토어에서 열린 사전 오픈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김윤경(50·사진) 슈퍼트레인 대표이사는 1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헬로키티 바이 왁 (Hello Kitty by WAAC)’ 팝업스토어에서 열린 사전 오픈 미디어데이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달 1일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자회사로 출범한 슈퍼트레인은 골프웨어 브랜드 ‘왁(WAAC)’을 전개하고 있다. KLPGA 프로골퍼 출신인 김 대표는 코오롱FnC에서 골프웨어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하고 이번에 법인 분리한 슈퍼트레인 초대 대표를 맡았다.이번 팝업스토어는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 왁과 글로벌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의 콜래보레이션을 기념해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13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열린다. 방문객 누구나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구역 구성을 통해 인지도 확대와 협업 상품 판매를 활성화를 위해서다. 올 봄·여름(S/S) 시즌 한정으로 선보인 캡슐 컬렉션으로 팝업스토어 뿐만 아니라 주요 백화점과 공식 온라인몰 ‘코오롱몰’에서도 함께 선보이며 판매에 들어간다.▲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한 ‘헬로키티 by 왁’ 팝업 스토어 외관. 이달 13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열린다.(사진=코오롱FnC)이날 방문한 헬로키티 바이 왁 팝업스토어는 ‘젊음의 거리’로 통하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했다. 화이트와 핑크 컬러로 외관을 꾸민 건물이 눈에 띄자마자 마당에 서 있는 대형 헬로키티 오브제(조형물)가 시선을 사로잡으며 반겨줬다. 방문객들이 매장에 입장하는 동선부터 왁과 헬로키티의 콜래보를 알리기 위해서 설치했다. 또 야외에 ‘비어퐁’ 게임을 즐기는 공간을 비롯해 랩핑 카트를 활용한 포토존도 마련했다.매장 내부는 아담한 크기의 총 2개층으로 이뤄졌다. 반지하형 1층에는 블루 체크 톤으로, 2층은 핑크 체크 톤으로 꾸며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두 컬러와 패턴 모두 헬로키티 캐릭터를 상징한다. 블루 톤의 1층은 포토매틱 부스를 설치해 사진 촬영을 하고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한편에 마련한 카페에서는 브랜딩 한정 메뉴로 구성한 음료를 제공한다. 왁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추가 및 SNS 콘텐츠 업로드 시 카페 메뉴를 무료로 제공한다.핑크 톤으로 꾸며진 2층은 이번 왁과 헬로키티의 주력 협업 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컴 플라이 위드 와키 앤 헬로키티(Come fly with WAACKY and Hello Kitty)’를 테마로 탑승 수속 모니터와 수하물 벨트 디스플레이, 비행기 기내 등의 요소들을 곳곳에 연출해 마치 헬로키티와 함께 여행을 떠나러 공항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포토존 구성을 통해 SNS에 인증하고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고 유입을 확대시키기 위한 타깃 마케팅 전략에서다.▲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한 ‘헬로키티 by 왁’ 팝업 스토어 1층 내부 모습.(사진=코오롱FnC)▲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한 ‘헬로키티 by 왁’ 팝업 스토어 2층 내부 모습.(사진=김범준 기자)1~2층 공간 곳곳에는 특히 젊은 여성 골퍼들을 겨냥한 여름에 어울리는 스트라이프 니트 베스트, 시어서커 체크 팬츠, 모자, 신발, 양말 등을 전시한다. 웨어를 실제 착용해볼 수 있는 피팅룸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드라이버·우드 커버와 파우치, 스카프, 장갑, 볼마커 등 다양한 골프 용품 액세서리 상품들도 선보인다.지난 2016년 론칭한 왁의 캐릭터 ‘와키’와 일본 기업 산리오가 1974년 출시한 캐릭터 ‘헬로키티’를 적절히 활용해 골프웨어의 기능성뿐 아니라 디자인 등 패션 요소를 강조했다. 가격은 여성 반팔 스웨트 셔츠와 니트 베스트(조끼)가 각각 29만원, 남성 반팔 폴로셔츠 19만원, 드라이버 커버 13만원, 양피 골프장갑 1세트 9만원 등 일반 왁 브랜드 제품들과 비슷한 수준이다.김 대표는 “왁은 ‘반드시 승리하라(Win At All Costs)’는 브랜드 슬로건처럼 ‘색다른 라운딩 패션으로 상대방의 집중력을 흐리게 해 승리하겠다’는 엉뚱한 발상으로 골프에 대한 고정관념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즐겁고 건강한 스포츠를 추구하는 정체성을 론칭 때부터 유지 중”이라며 “성장하는 골프 시장에 발맞춰 국내뿐 아닌 해외 진출 가속화와 젊은층 소통을 위한 디지털 마케팅, R&D(연구·개발)와 협업을 넓혀가면서 왁이 가진 재미있는 스토리를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줌인]“언택트 세탁은 전체 1% 불과…세탁업계 쿠팡 꿈꾼다”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세탁기는 인간 노동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품이다. 1900년대 초반 세탁기가 대중화하면서 여성은 비로소 가사 노동의 짐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하지만 그후 100년 인류는 여전히 세탁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했다. 스타트업 세탁특공대(워시스왓)은 어떤 기업도 해내지 못한 ‘세탁에서 자유로운 인류’를 만들겠다는 비전으로 시작했다. 사명도 수많은 세탁의 과정을 고객을 대신해 특공대처럼 완벽하게 수행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남궁진아 세탁특공대 공동대표(사진=세탁특공대)세탁특공대는 부부인 예상욱·남궁진아 공동대표가 2015년 창업했다. 예 대표는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남궁 대표는 현재 프로덕트와 서비스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지난 27일 경기도 양주시 세탁특공대 제2 스마트팩토리에서 만난 남궁 대표는 “언택트로 세탁 주문을 하는 시장은 전체 시장의 1%에 불과해 잠재력이 크다”며 “쿠팡이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장악했던 것처럼 세탁특공대도 기존 패러다임을 깰 것”이라고 강조했다.세탁특공대는 앱을 통해 오늘 수거를 맡기면, 이틀 뒤에 세탁된 옷을 배송해준다. 고객으로부터 수거된 세탁물은 곧장 스마트팩토리로 이동해 5단계 검수, 26개 세탁공정, 2중 검품을 거쳐 출하된다. 세탁특공대를 이용하는 최대 장점은 시간·공간의 절약이다. 고객은 직접 빨래하거나 세탁소를 직접 찾아가는 등 세탁에 들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더불어 세탁기, 건조기, 건조대, 다리미 등이 차지하는 약 3.3㎡(1평)의 공간적인 여유도 생긴다.경기도 양주 세탁특공대 제2스마트팩토리 내 바지를 다림질하는 ‘팬츠 프레스’ 기계가 진열돼 있다.(사진=세탁특공대)남궁 대표는 “앞으로 세탁기는 속옷 빨래나 아기옷 빨래만 할 수 있는 미니 가전 형태로 갈 것”이라며 “세탁 노동에 들이는 시간과 공간을 고객이 더욱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세탁특공대는 기존 세탁소와 달리 합리적인 가격과 표준화된 품질로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현재 드라이클리닝 기준 가격은 와이셔츠는 1500원, 코트 9900원 등으로 일반세탁소 대비 저렴하다. 일반 세탁소는 와이셔츠는 장 당 2000원, 코트는 벌 당 1만 5000원을 받고 있다. 현금결제 비율이 80%에 달하던 기존 세탁 시장의 결제 문제도 모바일 앱을 통한 결제로 해결했다.세탁물 배송료는 1만9700원 이하 주문일 경우 3000원, 1만9700원이 넘으면 무료다. 월 4900원 내는 멤버십에 가입하면 가격과 상관없이 무료배송 된다. 작년 코로나에 세탁특공대는 쉴 틈 없이 일을 했다. 코로나 직전인 2월 대비 11월의 회원수는 3배 증가했고, 매출은 2배 늘었다. 이후에도 성장세가 계속돼 최근에는 세탁물 월 30만 장, 월 매출 약 15억 규모로 성장했다.남궁 대표는 “세탁특공대는 강남에서 시작해 현재는 서울 전역과 고양, 성남, 광명, 안양, 의왕, 수원 등 경기도권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세탁특공대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탁특공대는 현재 서울 금천구 독산에 제1 스마트팩토리와 내달부터 가동되는 경기도 양주 제2스마트팩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남궁 대표는 “세탁업은 동네 상권이 담당하고 있지만, 매우 노동집약적이고 이렇다 할 혁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IT기술 기반으로 개선할 부분이 많다”며 “도제식 기술 전수가 이뤄지는데다가 노동강도가 높아서 세대교체가 더디다. 이는 폐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1990년대 전국 7만개에 달했던 세탁소는 30년 만인 현재 2만 4000곳으로 감소했다. 매년 2000개가량 감소하는 추세다.세탁특공대 연혁(표=문승용 기자)국내 세탁시장 규모는 공식적으로 1조 5000억원이다. 실제 세탁 시장이 현금 결제 위주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 시장규모는 약 5조원으로 추산된다. 세탁특공대는 99% 오프라인 거래 중심의 이 시장을 향후 3년 내 1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다.남궁 대표는 “저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세탁 시장의 ‘쿠팡’과 같은 모델”이라며 “시작할 때부터 O2O(오프라인 투 온라인)가 안된 시장을 찾았고, 파편화된 세탁 시장과 비효율적인 운영방식을 보고 IT 기술을 접목했을 때 파괴적인 혁신이 가능하다 판단해 뛰어들었다”고 했다.시장 확대를 위한 가장 큰 숙제는 품질이다. 수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팩토리를 설립하고 공정 표준화에 집중했지만 여전히 사람의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영역이 있고 이는 ‘휴먼 에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남궁 대표는 “현재 휴먼 에러에 의한 컴플레인은 약 0.01% 수준이지만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라며 “휴먼 에러 0% 를 목표로 이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달부터 본격 가동하는 제2 스마트팩토리는 제1 팩토리에는 없었던 비전 AI(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다. 비전 AI는 사람이 눈으로 판단해야 하는 정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계속 학습해서 스스로 고도화한다. 제2 팩토리 론칭으로 처리 물량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월 90만~100만 장 수준으로 지금의 2.5배를 처리할 수 있다. 남궁 대표는 “모든 사람이 세탁 노동에서 해방되고, 장기적으로 옷장도 드레스룸도 없는 집을 꿈꾼다”며 “세탁을 시작으로 보관, 렌털 등 의류의 시작부터 끝까지 케어하는 원싸이클 서비스를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 클럽 찍고 누드쇼까지… 순진한 싱가포르는 잊어라!
- [조선일보 제공] ‘살균세척해 진공포장한 무균·무때의 도시’. 싱가포르는 이런 이미지가 강했다. 안전하고 깨끗하고 편리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뻔하고 지루한 느낌의 그 곳. 그랬던 싱가포르가 확 바뀌었다. 관광객을 유혹하려면 이미지 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2003년 새벽 1시로 제한되던 식당·술집 영업시간을 새벽 3시(일부 지역은 무제한)로 풀었다. 런던 레이브클럽의 원조격인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Ministry of Sound·MOS)를 유치, 지난 8월 문 열게 했다. MOS 바로 옆에는 ‘세계에서 가장 예술적인 누드쇼’라 불리는 파리의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가 들어왔다. 양념이 가미된 싱가포르를 주말 동안 살짝 맛봤다. Friday회사 일을 후다닥 정리하다 오후 1시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싱가포르행 비행기는 오후 4시 이륙했다. 6시간이 좀 지나지 않아 “싱가포르에 곧 도착한다”고 스튜어디스가 안내방송 했다. 오후 10시30분, 차이나타운에 있는 더 스칼렛 호텔(The Scarlet Hotel)에 체크인했다. 내일을 위해 바로 침대에 누웠다. 딸깍. Saturday ‘더 스칼렛’에서 눈을 뜨다 ▲ 더 스칼렛 호텔오전 8시 배고파 잠에서 깼다. 방문을 열었는데, 문 한가운데 붙은 원통 모양 가죽백에 동그랗게 말린 영어일간지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담겨있었다. 더 스칼렛은 이렇게 곳곳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중국계 상인들이 살던, 1920년대 주상복합 건물을 호텔로 개조했다. 1929년 지은 건물을 개조한 호텔 1929, 프랑스 디자이너 필립 스탁이 설계한 갤러리 호텔과 함께 요즘 잘 나간다는 부티크 호텔이다. ‘주홍색’ ‘진홍색’이란 의미의 이름처럼 1층 로비 커텐과 소파, 카펫은 온통 붉은색이다. 여기에 황금색 샹들리에와 거울로 화려한 관능을 더했다. 로비 옆 바 ‘볼드’(Bold)는 어디 앉을까 고민될만큼 의자 디자인이 제각각 독특하다. 객실은 세련된 어두움이 가득하다. 모든 사람을 위한 호텔은 아니다. 방은 대부분 침대만으로 꽉 찰만큼 좁다. 화장실에 욕조가 없는 방도 많다. 1층은 창문이 없는 객실도 있다. 싸지도 않다. 뻔한 호텔이 지겹다면,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 적극 추천한다. ▲ T2 티샘플‘비보 시티’에서 쇼핑하다 비보 시티(Vivo City)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따끈따끈한 쇼핑몰이다. 오는 12월 1일이 정식 개장. 세일기간이 아니면 옷값은 한국과 큰 차이 없다. 아직 한국에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 상품은 살 만했다. 예를 들면 자라(Zara). 한국 ‘타임’ 스타일 스커트 정장이 239달러(이하 모든 가격 싱가포르달러 기준). 100% 실크 표범 무늬 블라우스는 145달러. 남성라인 자라 맨(Zara Man)에서는 스웨이드 옥스포드 구두(145달러)와 흰색 캔버스 운동화(89.90달러)가 탐났다. 네이비블루 또는 크림색 티셔츠(19.90달러)는 어깨에 같은 색상의 실크천을 덧대 세련됐다. 백화점 탕스(Tangs)도 비보 시티에 들어왔다. 호주 T2사의 차 제품은 포장이 예뻐서 식탁이나 찬장에 놓아두기만 해도 인테리어 소품이다. ‘부처의 눈물’(buddhas tears) 등 독특한 이름을 가진 차 3가지가 3단 원통에 담겨 나오는 ‘스택’(Stack) 세트 53.60달러(150g), 푸른 꽃잎이 섞인 ‘블루마운틴’(blue mountain) 향차 16.60달러(100g). 뉴 헤리티지 매장에서는 모택동 흉상 저금통(사이즈에 따라 19.90, 39.90달러)을 판다. ‘스파 보타니카’에서 마사지 받다 ▲ 스파 보타니카오전 11시30분쯤 케이블카를 타고 센토사섬으로 넘어갔다. 하버프론트 케이블카 정거장은 비보 시티와 맞붙어 있다. 왕복요금 10.90달러. 시간이 없다면 택시가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버스를 1번 갈아타고 스파 보타니카에 도착했다. 버스는 공짜다. 점심을 스파 내 테라스(Terrace)에서 해결했다. 웨이터는 식전음료로 ‘민트치’(Mintchee·12달러)와 ‘디톡스’(Detox·12달러)를 추천했다. 그는 “레몬·민트·리치를 섞어 만든 민트치는 몸을 깨워주는 효과가, 디톡스는 몸을 정화시켜주니 마사지 전 최적”이라고 했다. ‘연어 스테이크’(21달러)만 먹었다. 마사지만 없었다면 ‘뷔페’(점심 32달러, 금~일요일 49달러)가 맛나 보였는데, 아쉬웠다. 주중에는 3일 전, 주말에는 일주일 전에는 예약해야 안전하다. 3시간짜리 ‘싱가포르 플라워 리추얼’(Singapore Flower Ritual·300달러)이 인기란다. 마사지에 이어 각종 허브와 꽃을 섞은 스크럽을 온몸에 발라준 다음, 꽃향기 그윽한 탕에서 마지막 남은 긴장까지도 녹여버리는 코스다. 시간적·금전적 여유가 없는지라 1시간30분짜리 ‘스웨덴식 마사지’(180달러)를 선택했다. ‘평소 통증 부위는?’ ‘마사지 강도는 어느 정도가 좋은가?’ 등 연말 세금정산서 수준으로 복잡한 문서를 작성하자 비로소 마사지 파빌리온으로 안내했다. 4가지 향유 중 하나를 고르란다. 마사지사가 로즈마리향 오일을 듬뿍 손에 발랐다. 그리곤 내 몸을 밀가루반죽처럼 밀고 당기고 쓸어내렸다. “허리 근육도 많이 뭉쳤네요.” 나도 몰랐다. 태국이나 중국과 달리 영어로 의사소통이 자유롭다. 호리호리한 몸에서 어찌 그런 악력을 발휘할까. 몸에서 서서히 열이 나는가 싶더니, 노골노골 녹아 내리는 기분. 무거운 몸은 남겨둔 채 영혼만이 아름다운 곳을 둥둥 떠다니는 느낌. 한참 좋은데 다 끝났다고 일어나라며 웃는다. 벌써? ▲ 베일린에서 판매하는 목걸이와 브로치싱가포르 디자이너 ‘베일린’ 매장에서 브로치를 사다 가볍고 상쾌해진 몸으로 스탬포드 하우스로 갔다. 현지 디자이너 매장이 차츰 들어서면서 패셔니스타들의 발길이 잦아진 곳이다. 패션디자이너 베일린 리의 베일린(Baylene) 매장에 들어갔다. 아방가르드하면서도 잘 재단된 옷이 인기다. 여성용 재킷이 280달러, 팬츠는 160달러 수준. 해외 수입 액세서리도 판매한다. 아크릴 소재 닭모양 펜던트와 실크 리본이 매달린 목걸이(105달러)가 시크했다. 여동생 생일선물로 샀다. 노란색 물방울이 검은 주전자에서 떨어지는, 역시 아크릴 소재 찻주전자 모양 펜던트(63달러)도 멋졌다. ‘마이 험블 하우스’에서 ‘화양연화’를 먹다 마이 험블 하우스(My Humble House·寒舍)를 번역하면 ‘누추한 나의 집’쯤 될까. 하지만 누추함이나 허름함과는 멀어도 한참 멀다. 분위기나 가격에서 싱가포르 최고다. 중국음식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재료와 요리법을 가미해 즐거움을 준다. 날씬한 여자 종업원들은 중국 무협영화에 나오는 천녀(天女) 의상이고, 의자는 예술품이다. 음식은 시적(詩的)이고, 메뉴판은 시첩(詩帖)이다. ‘화양연화’(花樣年華·In the Mood for Love·12달러)는 제철 과일에 주방장이 만든 식초드레싱을 뿌린다. 둘이서 저녁 먹으면 130달러쯤 나온다. 싸지 않지만 아깝지도 않다. 에스플러네이드 몰 2층에서 내려보는 야경이 기막히다. ▲ 마이 험블 하우스‘로체스터 파크’에서 칵테일을 홀짝이다 마이 험블 하우스에서 식사를 마치자 오후 9시. 나이트클럽 가기 좀 일러 로체스터 파크(Rochester Park)로 가서 칵테일을 마시기로 했다. 중심가에서 택시로 5분 거리. 싱가포르 기준으론 상당히 멀다. 단독주택을 개조한 고급 레스토랑과 바, 클럽이 줄지어 늘어선 길이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쯤 될까? 다 파올로 비스트로 바(da paolo Bistro Bar)를 찍었다. 야외 테라스 선베드에 누워서 떠들며 술 마시는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일행도 한 명씩 선베드에 드러누웠다. 11월에도 더운 싱가포르지만 밤바람은 신선했다. 이곳에서만 판다는 칵테일 ‘알바’(Alba) 15달러. ‘MOS’에서 클러빙 하다 오후 11시,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Ministry of Sound) 앞은 바글바글했다. 토요일 밤인데다, 영국의 인기 DJ 랭(Lange)이 음악을 맡은 밤이었다. 무려 3800평 규모로 음악 종류에 따라 5개 구역으로 나눠진다. 최첨단 음향효과와 조명이 대단하다. ‘워터커튼’이 압권. 분위기는 다소 썰렁하다. 서울 홍대 앞이나 강남역 ‘언니’, ‘오빠’들과 비교하면 의상이나 춤사위 등등이 퍽 얌전하다. ‘맥스웰 푸드센터’에서 야식을 먹다 새벽 1시30분, 호텔로 돌아오는데 출출했다. 더 스칼렛 옆 맥스웰 푸드센터(Maxwell Food Centre)로 갔다. 노점상이 모인, 이른바 ‘호커 센터’(hawker centre)는 싱가포르에 널렸지만, 그중에서도 맥스웰 푸드센터는 역사 길고 음식 맛있다고 인정받는다. 작은 식당 110여개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이중 3분의 1 정도가 아직 영업 중이었다. 말랑말랑한 어묵을 국수와 함께 맑은 국물에 말아주는 ‘Fishball soup with nood le’(魚圓麵)이 작은 것 2.50달러, 큰 것 3.00달러. 해장용으로 딱이었다. 호커 센터 음식은 3달러 정도로 저렴하다. 세금과 봉사료도 따로 붙지 않는다. Sunday 열대 숲 속 브런치 늦게 일어났다. 10시30분쯤 체크아웃. 가방은 호텔에 맡겨두고 보타닉 가든(Botanic Gardens)으로 갔다. 열대림 속에서 맛보는 브런치가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가든 안에 있는 레스토랑 헤일리아(Halia)에서 주말이면 브런치를 한다. 아뿔사. 브런치는 오전 11시15분까지였다. 대신 인도식 양고기 요리 ‘램 티카’(Lamb Tikka·19달러)를 주문했다. 매운 마살라 양념과 요구르트에 절여 구운 양고기가 볶음밥, 시금치, 인도식 크래커와 같이 나온다. 음료는 생강과 복숭아술, 파인애블 등을 섞은 ‘헤븐리 헤일리아’(15달러), 말린 생강에 꿀을 뜨거운 물에 타 마시는 ‘헤일리아 인퓨젼’(9달러)이 괜찮다. ‘하지 레인’에서 영국 그래픽디자이너 T셔츠를 사다 ▲ 하지 레인이슬람교도들이 몰려 사는 아랍 스트리트(Arab Street)에는 요즘 젊고 패션에 관심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좁은 골목이 있다. 하지 레인(Haji Lane)이다. 작고 개성 넘치는 옷가게 10여개가 길을 따라 늘어섰다. 하우스 오브 저팬(House of Japan)은 일본에서 수입한 헌옷을 판다. 청바지 10달러, 티셔츠 3·5·7달러, 가방 5~20달러, 스커트 5달러, 드레스 5~35달러. 3(Three)는 그래픽아티스트 티셔츠 시리즈로 유명한 영국 브랜드 ‘Scrawl Collective’, 그리고 영국 구두 브랜드 ‘Fly London’ 등을 판다. 영국 그래픽아트스트 대니 상그라가 디자인한 핸드프린트 티셔츠가 109달러, Fly London 스니커 249달러. ‘마칸수트라 글루톤스 베이’에서 굴 오믈렛을 먹다 호텔에 들러 짐을 챙겼다. 공항으로 직항? 그러기엔 아직 맛보지 못한 음식이 너무 많았다. 낑낑 가방을 들고 마칸수트라 글루톤스베이 푸드센터(Makansutra Gluttons Bay Food Centre)로 갔다. 에스플러네이드 몰 바로 옆에 있는 호커센터다. 레스토랑가이드 ‘마칸수트라’에서 인정한 노점상 10여곳이니 일단 맛은 보장된다. 다른 호커센터보다 깨끗하다. 대신 1~2달러 정도 더 비싸다. 뜨겁고 말랑말랑한 굴이 입에서 녹는 ‘굴 오믈렛’(4·6·8달러)과 새우 볶음국수 ‘차퀘이띠아우’(char kway teou, 4·6·8달러)는 꼭 맛보시라.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영업한다. 몇 가지 맛보지도 못했는데 오후 7시30분. 서둘러 택시 타고 공항으로 갔다. 서울행 비행기는 밤 10시30분 이륙, 월요일 오전 5시30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여행수첩 ● 돈: 1싱가포르달러=약 600원 ● 시차: 한국이 1시간 빠르다. ● 이것만은: 싱가포르관광청에서 만든 무료 가이드북이나 지도를 서울 사무소 혹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챙긴다. 웬만한 유료 가이드북보다 정확하고 알차다. 문의 (02) 399-5570, visitsingapore.or.kr 호텔·음식점·스파 리스트 ● 더 스칼렛: 스탠다드룸 200달러, 디럭스룸 220달러, 이그제큐티브룸 300달러/33 Erskine Road//65-6511-3333/www.thescarlet.com ● 호텔 1929: 싱글·트윈·더블 130~190달러, 스위트 200~230달러/50 Keong Saik Road/65-6347-1929/www.hotel1929.com ● 갤러리 호텔:싱글·트윈·더블 295~395달러, 스위트 470~570달러 /76 RobertsonRoad/65-6849-8686/www.galleryghotel.com.sg ● 스파 보타니카: The Sentosa Resort and Spa 2 Bukit Manis Road Sentosa/요금에 봉사료 10%와 세금 5% 붙는다. 65-6371-1278 /www.spabotanica.com ● 베일린: Stamford House 01-0439 Stamford Road/65-6336-9619 /www.baylene.com ● 마이 험블 하우스: 수프·애피타이저 12~18달러, 메인요리 22~44달러, 디저트 12~26달러/02-27/29 Esplanade Mall/드레스코드는 ‘스마트 캐주얼’/65-6423-1881/ww w.tunglok.com ● 파올로 비스트로 바: 3 Rochester Park/65-6774-5537/ www.dap aolo.com.sg ●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 수요일 여성 무료 입장, 남성 20달러/목요일 남녀 20달러(주류 2회 제공)/금·토요일 남성 15달러(주류 1회 제공), 여성 12달러(주류 1회 제공)/ 65-6235-2292/www.ministryofs ound.com.sg ● 맥스웰 푸드센터: 차이나타운 사우스 브릿지 로드(South Bridge Road)와 맥스웰 로드(Maxwell Ro ad)가 만나는 코너에 있다. ● 하우스 오브 저팬: 55 Haji Lane /65-6396-6657 ● 3: 47 Haji Lane/65-6396-7871 ● 레드 닷 뮤지엄: 28 Maxwell Road/65-6534-7194/red-dot.sg ● 매드 선데이: www.maad.sg
- 광화문, 서울의 `미니 월가(街)`로 부상
- [조선일보 제공] 서울 중심가에 내로라할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대거 진출, 미국 뉴욕 월가(街) 못지않은 금융타운이 움트고 있다. 이른바 ‘서울판 미니 월가’인 셈이다.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파이낸스빌딩과 서린동 영풍빌딩, 소공동 한화빌딩 등에는 외국계 은행이나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20여개나 입주, 국내 금융시장을 주무르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M&A(기업 인수·합병)시장과 25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이들 손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2000년 말 문을 연 서울 파이낸스빌딩에는 자금운용 규모가 1조달러(약 1000조원)를 웃도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를 비롯, 7개사에 달하는 외국계 금융회사가 자리잡고 있다. 피델리티 최기훈 부장은 “하루에도 수천억원의 돈이 파이낸스빌딩 안에서 오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린동에 있는 영풍빌딩에도, 작년 한 해 동안 33조원어치의 주식매매중개 실적으로 5년째 외국인 주식매매 중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UBS증권을 비롯한 8개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타운을 이루고 있다. 서울프라자호텔 뒤편 한화빌딩에도 호주계 매쿼리IMM자산운용을 비롯한 5개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이 밖에 메릴린치증권(광화문빌딩), 골드만삭스(흥국생명빌딩) 등도 광화문 인근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대부분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사무실 내부는 독립적인 근무환경에 알맞게 짜여있다. 팀워크나 신속한 의사교환이 중요한 일부 트레이딩룸(주식이나 채권을 사고파는 방)을 제외하고는, 개인적인 공간을 배려해서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공간 구성이 돼 있다.
여의도나 강남이 아닌 서울 도심으로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대거 몰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대기업 본사나 정부종합청사 등 비즈니스 대상들이 시내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는 1998년 IMF 외환위기를 전후해서 금융회사들이 대거 몰렸다. UBS증권 안승원 전무는 “기업 간 M&A 시장이 급팽창하고, 펀드 위주의 자산운용시장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파이낸스빌딩의 경우 공실률(空室率)이 크게 낮아졌다. 반면 임대료는 상향 조정되고 있다. 파이낸스빌딩 관계자는 “임대료는 회사별로 협상을 거쳐 결정된다”며 “임대료 수준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임대료 수준 자체가 한 단계 높아졌다”고 말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대거 몰리면서 일대 풍경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른 아침이면 샌드위치와 커피로 아침을 때우는 금융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4일 오전 7시30분 서울 서린동 샌드위치전문점 ‘오봉팽’에는 이른 아침부터 말쑥한 정장 스타일의 남녀 직장인들이 커피와 샌드위치를 사기 위해 줄지어 몰려들었다. 오봉팽 광화문점 이승현 점장은 “지난 2003년 1월 문을 연 이후 평일 아침마다 80석의 좌석이 거의 가득차곤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에 직장을 갖고 있는 구연경씨는 “자기 이름의 이니셜(머리글자)이 새겨져 있는 맞춤 와이셔츠를 즐겨 입는 등 외국계 금융회사 사람들의 독특한 패션 스타일도 광화문 일대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edaily리포트) "지점장님의 집은 어디에"
- [edaily 한상복기자]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신용불량자 영업제한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신용불량자가 돈을 만지는 일선 업무를 맡을 경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일 겁니다. 최근 불거졌던 몇몇 주가조작이나 고객 돈 횡령사건을 보면 그럴만도 합니다. 빚에 쫓긴 증권사 직원들이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방법이었습니다. 실제로 증권사 직원들 가운데 빚에 눌려 사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빚에 허덕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증권부 한상복 기자가 증권업계 종사자들의 "투자문화"에 대해 나름의 느낌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모 증권사 지점장은 최고급 승용차를 굴립니다. 그의 소득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외국산 명품으로 치장을 하고 있습니다. 아르마니 양복에 구찌 셔츠, 에르메스 넥타이, 페라가모 구두, 카티에 시계를 착용했습니다. 양말도 버버리입니다.
"고객들 눈 높이에 맞추려면 이 정도 투자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지점장이 번듯해야 고객들이 안심하고 계좌를 튼다는 설명입니다. 지점은 서울 강남지역에 있습니다. 부자들에게 기 죽지 않고, 영업을 하려면 스스로 "부자 무장"을 해야 한다는 얘기 같습니다.
그 지점장은 전세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자기 소유의 집이 필요없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럴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생활 안정이나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내 집 장만은 필요하다"고 그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월급을 받으면 빚을 갚기 바쁩니다. 인센티브로 목돈을 만지겠다 싶으면 사고(고객의 손실보전 요구)가 터져 메꾸는데 씁니다.
그는 "증권쟁이 생활 20년에 남은 것은 빚 밖에 없다"고 털어 놓습니다. 직원들에게는 "아파트가 두 채고 조그만 빌딩을 하나 가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사실대로 이야기한다면 그를 따를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란 두려움 때문입니다.
"지점장 중에서 자기 소유 집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 집 한두채 날려보지 않은 사람을 발견하기 어렵다." 한 증권사 임원의 말입니다.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규정을 위반하고 직접 투자를 하는 지점장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돈을 벌기도 하고 날리기도 합니다. 사설펀드를 함께 했던 고객 돈을 물어주느라 친인척에게 손을 벌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당수 증권사 직원들 역시 "폼생폼사" 입니다. 월세 살아도 자가용은 중형 이상으로 뽑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치장과 소비에 특별한 관심을 쏟습니다. 어쩌면 이런 문화가 증권업계의 전통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래서 "증권업계는 거품을 먹고 산다(H증권사 L상무)"는 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떤 증권사 임원이 지점장 시절, 직원들의 리베이트를 1년간 지급보류한 적이 있습니다. "리베이트를 줘봐야 룸살롱 매상만 높여줄 것 아니냐"며 그들 명의로 통장을 개설해 이체시켰습니다. 연말 부부동반 송년회에서 부인들에게 통장을 전달했습니다.
부인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합니다. 몇몇 직원의 경우, 1억원이 넘는 액수가 찍혀있었던 것이죠. 즉석에서 부부싸움이 일어났습니다. 한 부인 왈, "이 인간이 생활비만 빠듯하게 부치더니...그동안 수억원을 어디에 썼어?"
증권업계 종사자들의 "폼생폼사"는 특유의 투자문화 때문으로 보입니다. 일부인지도 모르겠으나, 증권사 사람들은 "한방"에 승부를 보려는 경향을 갖고 있습니다. 소득수준이 적은 업종에서 알부자가 많이 나오는 반면, 증권업계 출신들은 "모 아니면 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입니다.
투자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단기 수익만을 좇는 투자 마인드 때문에 우리 증시의 레벨업이 요원하다는 분석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를 바로잡기 위한 체계적인 투자자 교육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증권업계 일각에서 나옵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우리 투자문화 왜곡의 탓을 일반 투자자들에게만 돌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빚에 쫓겨 "한방"에 골몰하는 증권사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가치투자를 권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우리 증시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증권사 직원들이 먼저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측면에서 투자교육은 증권사 직원들에게 더욱 시급한 것이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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