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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CC 오해와 진실]뭉쳐야 산다?…통합 앞둔 LCC 3社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통합 LCC 3사 경영 현황[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아시아나항공(020560)을 인수하기로 했다. 국내 민간 항공 시장을 이끌어온 양대 대형항공사(FSC)가 합병해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하기로 한 것이다.항공 빅딜에 따라 양사의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도 ‘대형 LCC’ 탄생이라는 절차를 밟게 됐다. 대한항공의 진에어(272450),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298690)과 에어서울이 합쳐진 통합 LCC가 출범하는 것이다. 사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가 없었다면 독점을 제한하고 경쟁을 유도했던 국내 항공 시장에서 이러한 일을 시도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지만,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가 이번 빅딜의 결정적인 트리거(방아쇠)가 된 것은 분명하다.그동안 LCC 업계에서는 항공 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LCC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항공 시장은 활발해졌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객이 늘어 항공 여행의 대중화를 일으켰다. 그러는 동안 소비자는 이득이었지만, 업체 간 경쟁은 치열해졌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출혈경쟁이 빈번히 발생했다. 이미 인기 노선은 항공운임이 아메리카노 한잔보다 저렴할 정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항공운임 500원이라는 초특가 항공권 마케팅도 출혈경쟁의 일환이다. LCC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가다간 다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그러던 참에 지난해 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포부였다. 이는 국내 항공업계 구조개편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코로나19 등 여파로 인수·합병(M&A)은 결국 무산됐다. LCC업계가 원했던 항공산업 구조개편은 양사의 합병이라는 아름다운 모습 대신 이스타항공의 운항중단과 구조조정으로 귀결됐다.국내 저비용항공사 항공기(사진=각 사)국내에 현재 국제항공운송면허를 취득한 LCC는 9개다. 지난 3월부터 운항을 중단한 이스타항공과 아직 운항증명(AOC) 발급을 받지 못한 에어로케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를 제외하면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091810),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 총 6개의 LCC가 경쟁 중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실상 국제선 운항이 불가능한 가운데 LCC는 제주노선을 중심으로 국내선 파이를 나누고 임직원들은 유무급 휴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힘겹게 연명하고 있다.◇통합 LCC 출범은 언제쯤…시너지 효과는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계획안은 내년 3월 17일까지 나온다. 그런데 아직 통합 LCC의 출범 예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 항공사 빅딜에 이슈가 집중된 나머지 LCC 3사 통합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통합 LCC에 대한 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통합 이후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원(One) 브랜드’로 운영한다는 기조다.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있기에 제3의 신규 브랜드를 만들기에는 시간과 투자비용상 적절하지 않다고 대한항공 측은 보고 있다. 사용하지 않은 다른 브랜드, 즉 합병되는 아시아나항공의 브랜드를 활용할지는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통합 LCC도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브랜드를 활용할 방안을 고민하는 등 비슷한 수순을 밟아 나갈지 주목된다.분명한 것은 통합 LCC는 자회사이지만, 현재처럼 별도의 법인과 경영진으로 운영한다는 점이다. LCC 특성에 맞는 경영진 아래서 별도의 경영의 통해 외국 항공사와 경쟁하는 글로벌 통합 LCC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통합 LC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과 유사하게 스케줄 다양화, 규모의 경제에 의한 비용 효율 증대 등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진에어(위쪽부터 시계방향), 에어서울, 에어부산 항공기(사진=각 사)다만 진에어는 보잉,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에어버스로 보유하고 있는 기재가 다르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에는 한계점이 엿보인다. LCC는 기종의 단일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한다. 단일 기종 위주로 운영하면 항공기 구매와 임대가 수월하고 조종사와 정비사, 승무원 훈련비용과 정비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항공기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는 진에어 28대(대형기 4대 포함), 에어부산 25대, 에어서울 7대 등 총 60대다. 결국, 현재 국내 LCC 1위인 제주항공(44대)을 넘어서는 통합 LCC 탄생으로 덩치는 커지지만, 효율적인 운용이 어렵다는 얘기다. 기종별로 조종사, 정비사, 승무원 훈련 등을 각자 따로 해야 해 비용 지출은 많아질 수밖에 없고 수익성은 떨어지게 된다. 운수권과 스케줄 효율화 이상의 사업적인 시너지를 내려면 기재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통합 LCC의 거점 지역이 어디가 될지도 관심사다. 진에어와 에어서울은 인천공항이 중심이며,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이 베이스다. 이에 대해 우 사장은 “세 회사가 통합됐을 때는 어느 한 곳이 아닌 인천과 부산이 동시에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지방공항에도 지금처럼 에어부산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운영해 인천과 부산을 균형적으로 잘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본사를 부산에 유치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그는 “부산에 LCC 본사를 두는 여부는 통합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지역 주민과 관련 기관, 직원과 협의해서 풀어나갈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와 견줄 수 있는 ‘울트라 LCC’ 탄생이 예고되면서 더욱 눈길이 가는 것은 나머지 국내 LCC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을 비롯해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과 AOC 발급을 준비 중인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코로나19가 종식될 그날을 기다리며,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국적 LCC 브랜드가 살아남았으면 하지만, LCC업계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화물로 흑자를 내고 있고 조만간 빅딜을 앞둔 두 항공사와 달리 LCC 업계의 통합 일정은 미정이고 조만간 곳간은 바닥을 드러낼 모양새라 끝까지 버티고 살아남는 LCC가 승리하게 되는 셈이 될 전망이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항공사 점유율 현황
- [LCC 오해와 진실]캐시카우도 옛말…‘투잡’ 뛰는 항공사들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과거 항공사는 현금 수익을 꾸준히 기록하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항공사가 경영난을 겪어 구조조정을 하거나 국유화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은 항공업계는 항공운송 이외 사업영역을 확대해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대표적인 곳인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아시아다. 에어아시아는 지난 9월 항공사 외 디지털 사업부를 확장하는 계획으로 ‘에어아시아 디지털’을 출범했다. 에어아시아 디지털의 세 가지 중점 분야는 △에어아시아닷컴 플랫폼 △물류 및 전자 상거래 △금융 서비스다.아시아 최대 LCC 에어아시아가 디지털 사업을 출범했다. 메라눈 카머루딘(왼쪽부터) 에어아시아 공동설립자,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CEO, 아이린 오마 에어아시아 디지털 사장.(사진=에어아시아)아시아 최대 LCC도 코로나19 위기에 전 세계 국제선 수요가 줄어들자 고육지책을 강구한 것이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에어아시아는 더 이상 단순한 항공사가 아니다”며 “항공사 외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이제 에어아시아의 핵심 성장 영역”이라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닷컴’은 아세안 지역을 선도하는 여행 및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에어아시아닷컴은 하루 100만명 이상, 매월 4000만명 이상의 방문객으로부터 축적된 풍부한 데이터를 활용해 정확한 고객 프로파일링을 수행하고 구매 출발지와 목적지, 구매 시점, 체류 기간 및 제품 선호도 등의 데이터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서비스와 타겟팅 프로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화물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텔레포트’는 화물, 배송, 전자 상거래를 아우르는 국경 간 물류 운영을 한다. 여객보다 화물 항공운송에서 수익이 높아지자 코로나19 대유행 무렵 시작해 라스트 마일 배송 서비스까지 구현한다는 계획이다.핀테크 사업도 강화한다. 결제 솔루션, 송금, 대출에 주력하는 핀테크 기업인 ‘빅페이’와 포괄적 인 여행 및 라이프 스타일 생태계를 갖춘 아세안에서 가장 큰 로열티 프로그램 중 하나인 ‘빅라이프’는 전자지갑 기업을 뛰어넘는 가상 은행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게 목표다.기내식도 지상에서 판다. 에어아시아 기내식 및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제공하는 아세안 패스트 푸드의 팜투 테이블(farm-to-table) 콘셉트의 ‘산탄’은 ‘지상에서 먹는 기내식’으로 유명하다. 현재 쿠알라룸푸르 2개의 매장 외에 내년 2분기 뉴욕과 런던 및 방콕으로 확장할 계획이다.타이항공 본사 카페테리아를 기내좌석 등으로 인테리어해 식당을 열었다.(사진=타이항공 SNS)태국 항공사 타이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타개하고자 요식업에 뛰어들었다.타이항공은 방콕 본사의 카페테리아에 항공기 내부 객실을 그대로 재연해 레스토랑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실제 항공기에 있던 비즈니스석, 이코노미석을 가져와 배치했으며, 보잉 747 항공기 창문과 엔진으로 테이블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항공기 부품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식당 출입문에는 타이항공 엠블럼이 새겨진 항공기 출입용 계단을 설치했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음식도 항공기 기내식을 만들었던 셰프가 직접 요리하고, 타이항공의 기존 대표 기내식 메뉴인 양식·일식·중식 등을 판매하고 있다.타이항공 식당 출입문에 항공기를 오르내리는 계단을 설치했다.(사진=타이항공 SNS)또 타이항공은 길거리 음식으로 튀김 도넛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방콕 시내 본사 건물 앞을 비롯해 5곳에서 파통고(pa tong go)라고 불리는 튀김 도넛 판매를 하고 있다. 튀김 도넛은 태국인들이 아침 대용으로 즐겨 먹는 음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이항공은 튀김 도넛 판매로 하루 약 1400만~1800만원, 한 달에 약 3억7000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찬신 타이항공 회장 대행은 “더 많은 고객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타이항공이 튀김 도넛인 ‘파통고(pa tong go)’를 판매하고 있다.(사진=타이케이터링)싱가포르항공은 초대형 여객기 A380(최대 853석)을 임시 식당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오는 24일과 25일 창이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A380을 임시 식당으로 개방해 손님들은 점심 전에 기내를 둘러볼 수 있고, 식사할 좌석 등급을 선택할 수 있다. 또 기내식을 즐기며 영화 등 오락 프로그램을 관람할 수 있다. 11월 말에는 승무원 훈련 시설과 비행 시뮬레이터(모의 비행 장치)를 체험하는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기내식 배달 사업을 구상한 항공사도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일등석과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자택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캐나다 유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어노스 항공도 최근 캐나다 유콘주를 대상으로 냉동식으로 된 간편 기내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 [LCC 오해와 진실]날개도 못 펴보고 파산 수순…‘사각지대’ 신생 LCC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중 ‘사각지대’에 놓인 곳이 있다. 바로 지난해 3월 면허를 받은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다. 날개도 조차도 펴보지 못하고 있어 파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신생 LCC는 내년 3월이면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받은 지 2년이 된다. 2년 내에 취항하지 못하면 항공운송사업면허는 취소된다. 플라이강원은 신생 LCC 중 가장 먼저 AOC를 발급받아 현재 양양~제주 등에 취항했다. 나머지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는 운항증명(AOC)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청주공항에 거점을 둔 에어로케이의 AOC 심사는 11개월째다. 다음 달 7일이면 AOC를 신청한 지 꼭 1년이 된다. 인천에 거점을 둔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월 AOC를 신청했다. AOC는 국토교통부가 항공사의 안전운항 능력에 대해 검증을 하는 일종의 안전면허다. AOC를 발급받아야 항공기를 띄울 수 있다. AOC 신청 후 통상 6개월 정도 걸리지만, AOC 발급이 이례적으로 장기화하고 있다. 같은 시기 면허를 받은 플라이강원은 6개월 정도가 걸렸다. 2016년 에어서울의 AOC 발급은 약 5개월에 걸쳐 진행했다.국토부는 AOC 발급의 종합심사단계로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은 신생 LCC뿐이다. 에어로케이는 주기료와 정비료, 인건비 등으로 매달 20억가량, 에어프레미아는 매달 15억원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다. 비행기를 못 띄우니 수익은 제로다. 실적이 없어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도 못 받고 있다. 신생 LCC업계는 이렇게 가다가는 연말이면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에어로케이는 480억원, 에어프레미아는 470억원 규모의 자본금이 소진된 상태다. 유상증자를 추진해 추가 자본 확충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AOC 발급조차 안 된 항공사라 추가 투자를 받기가 어렵다. 대주주의 희생과 의지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다.신생 LCC업계 관계자는 “정부에게 자금 지원을 바라는 게 아니다. AOC 발급을 통해 영업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에는 기간산업안정자금 2조4000억원 등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으면서 신생 LCC에게는 항공기를 띄울 기회, 시장에 진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지난해 11월 운항을 시작한 또 다른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은 세 곳 중에 가장 먼저 운항을 시작했지만, 최근 전체 직원 3분의 2가 무급휴직을 결정할 만큼 자금난에 직면했다. 플라이강원은 10월부터 전체 직원 240명 중 필수인력 80명을 제외하고 160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양양발 제주, 김포, 대구 노선에 취항했지만, 지난 8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기존 예매가 대부분 취소된 영향이 크다. 강원도의회가 지난 4일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운항장려금 항목으로 편성된 30억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추가 자금 유입도 어려워졌다.혹자는 얘기한다. 이 좁은 땅에 항공사가 너무 많다고. 현재 항공기 운항을 하는 국적 항공사는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제주항공(089590), 진에어(272450), 티웨이항공(091810),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 8개다. 제주항공과 인수합병(M&A)이 좌절된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운항 중단했다. AOC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까지 포함하면 10개가 된다. 국토부의 고민도 크다. 신생 LCC 3곳에 면허를 내줬을 때는 면허를 남발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엔 면허를 발급해준 신생 LCC의 AOC 발급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생 LCC가 AOC를 받아도 문제다. 국내선 공급과잉으로 기존 항공사와 출혈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운항 중인 LCC는 국제선 운항을 사실상 중단하고 국내선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일례로 에어로케이의 거점공항인 청주공항에서 청주~제주 노선을 띄우는 항공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까지 총 6곳이다.항공운송협회(IATA)는 2024년은 돼야 글로벌 항공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CC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공급과잉으로 출혈경쟁이 예견됐다”며 “코로나19 위기가 기초체력이 튼튼하고 경쟁력 있는 항공사와 부실한 항공사를 나누는 촉매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 [LCC 오해와 진실]주기장에 놀고 있는 여객기로 화물사업 가능할까
- 진에어는 LCC 중 유일하게 보유한 중대형 B777-200ER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고 있다.(사진=진에어)[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지난 2분기 국적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흑자 비행’을 했다. 화물사업의 호황 덕분이다.반면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는 지난 2분기 ‘적자 비행’을 이어갔다. 지난 1분기 1~2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 국제선 운항을 일부 진행한 지난 1분기보다 적자폭이 늘었다. 화물과 여객 사업을 모두 하는 FSC와 달리 LCC는 여객 사업 중심이라 코로나19 장기화에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사실상 국제선 운항이 중단된 상황에 3분기 실적도 우울한 전망인 가운데 LCC도 화물 사업에 뛰어들면 어떻게 될까. 주기장에 항공기를 놀리느니 화물이라도 실으면 낫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LCC가 화물사업을 시도하는 데는 의미가 있다고 보지만, 많은 이익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리라고 내다봤다.LCC가 화물사업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보유하고 있는 기재가 작기 때문이다. LCC가 주로 보유하고 있는 기종은 B737-800과 A320으로 180여석에서 190여석 규모의 소형기로 분류한다. 현재 국적 LCC 중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플라이강원은 보잉,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에어버스의 소형기를 운항 중이다. 국적 LCC 중 유일하게 진에어만 중대형기로 분류되는 B777-200ER를 4대 보유하고 있다. 인천∼타이베이 노선에서 여객과 함께 원단, 의류, 전기·전자 부품류 등의 화물 수요를 유치해 운영 중이다.대한항공 화물기 앞부분인 노즈도어(Nose Door)를 개방해 화물을 싣고 있다.(사진=대한항공)전용 화물기는 앞부분인 노즈도어(Nose Door)를 개방해 대용량 화물을 싣는다.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보잉 747 화물 도어 사이즈는 높이 3.1m, 폭 3.4m다. 이 때문에 대형 특수 산업기재, 고가의 특수화물(자동차) 등 대형 사이즈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반면 소형 여객기는 기계로 컨테이너째 실을 수 없어 화물사업에 뚜렷한 한계를 드러낸다. 벨리카고(화물칸)을 활용할 수 있지만, 화물칸의 용적과 구조상 중량 한계에 부딪힌다. B737-800는 화물공간이 5톤 안팎에 불과하다. 진에어가 보유하고 있는 B777-200ER 중대형기는 15톤가량 화물적재를 할 수 있다. 여객기 좌석에 항공화물을 싣는 카고 시트백(Cargo Seat Bag)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사람이 직접 수작업으로 화물을 실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전용 화물기가 아니고, 기재 사이즈도 작기 때문에 화물수송 실적은 FSC의 1~2%에 불과하다.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에 따르면 LCC의 1~7월 화물 수송량은 제주항공 2만891톤, 진에어 1만7072톤, 티웨이항공 1만5015톤, 에어부산 1만2951톤, 에어서울 3481톤 등으로 대한항공(81만7054톤), 아시아나항공(43만7951톤)의 1~2%에 수준에 불과하다.무엇보다 노하우와 네트워크도 FSC에 비해 약하다. LCC는 여객 위주의 사업을 해 온 만큼 화물 운송에서 경험이 부족하다. 화물 사업 네트워크도 열악해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계란 등 신선식품을 비롯한 특수화물은 수익성이 좋은데 규모가 크고 경험이 있는 회사에 집중되기 마련”이라며 “LCC가 화물사업에 뛰어들더라도 소형 여객기의 한계가 명확해 수익성을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 [LCC 오해와 진실]코로나가 불러온 마이너스 성적표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지난 1분기에 이어 지난 2분기도 모두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서 지난 1분기보다 적자 폭은 더욱 확대했다. 국제선을 일부 운항하던 1분기와 달리 2분기부터 국제선 노선이 전면 중단되는 등 코로나19 ‘셧다운’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기 때문이다. 매출액도 작년 2분기 대비 80% 이상 감소했다.LCC 2분기 경영실적 현황◇LCC, 1분기 이어 2분기도 적자…적자폭 확대제주항공(089590)은 매출액이 36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8.5%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854억원으로 작년 동기(-274억원)보다 적자 폭이 늘어났다.국내 LCC 중에서 제주항공의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이는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가 45대로 LCC 중 1위다. 2019년 2분기(44대)보다 1대 늘었지만, 국제선 운항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항공기 가동률이 낮아졌다. 회사 덩치가 경쟁 LCC와 비교해 커서 항공기와 인력 등을 유지하는데 드는 고정비는 크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항공기가 뜰 곳이 없어서 수익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라 손실 규모도 덩달아 커진 것이다.LCC 중 가장 선방한 곳은 티웨이항공이다. 티웨이항공의 2분기 매출액은 24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6.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85억으로 LCC 중에서 가장 적었다. 그러나 역시 작년 동기(-265억) 대비 적자가 늘었다. 진에어는 2분기 매출액이 23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596억원으로 작년 동기(-266억)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진에어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사업량 급감으로 사업 실적이 부진했다”며 “유급 순환 휴직 실시, 임원진 급여 반납 등 비용 절감 노력과 국내선 노선 확대, 국제선 부정기편 운영, 중대형 B777 항공기를 활용한 화물 사업 등 수입 보전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지 방어를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에어부산은 2분기 매출액이 23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4.8% 감소했다. 영업손실 514억원으로 1분기보다 적자가 늘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심화하며 2분기 국제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었고 국내선은 공급 과다로 수익성이 나빠지며 실적도 악화했다”고 말했다.에어서울은 비상장사이지만, 아시아나항공 100% 자회사로 아시아나항공 반기보고서를 통해 공시한 내용을 보면 상반기 매출 453억원이며, 순손실은 3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매출 390억원, 순손실 257억원인 점을 고려했을 때 지난 2분기 매출은 63억원, 순손실은 118억원을 기록했다.지난 4월부터 셧다운 상태인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으로 벼랑 끝에 놓였지만, 사측은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등 재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회생보다는 청산 절차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LCC 국내선 점유율 현황(자료=제주항공 IR)◇LCC 국내선 점유율 60% 넘겨…출혈경쟁 우려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대형항공사(FSC)는 화물 부문의 활약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그러나 FSC와 달리 LCC는 여객 수요가 중심이다 보니 적자 행진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LCC는 국내선 확대로 활로를 찾았다. 제주항공 IR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선 탑승객 기준으로 국내 LCC의 점유율은 지난 2분기 63.9%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6.9%)과 비교해 무려 7%포인트 늘었으며, 지난 1분기(59.2%)와 비교해도 4.7%포인트 증가했다. 이스타항공은 셧다운으로 운항을 중단했지만, 나머지 LCC 6곳이 국내선 신규 노선 확장에 집중한 결과다.LCC의 국내선 점유율이 60%를 넘어섰지만, 국내선 신규 취항은 5~6월 이후 본격화돼 2분기 실적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실제 제주항공은 지난 5월 김포~여수, 여수~제주 등 새로운 국내선에 취항했지만, 국내선 매출은 2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9억원)과 비교해 58.9%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당 노선에 진에어가 취항하는 등 국내선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며 항공권 가격도 하락해 ‘출혈경쟁’이 이어졌다.LCC 업계는 하반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경영 환경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내실 위주의 경영 전략 운영과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대비한 신중한 재무 정책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하반기 실탄 마련에 나선다. 제주항공이 15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며 진에어도 10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자금 조달에 나선 상태다. 티웨이항공도 최근 5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최대주주의 청약 참여율 저조로 인해 무산됐다. 회사 측은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라 추가적인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이밖에 임직원 역량 집중을 통해 외부 변수에 선제로 대응하고 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 만료가 임박함에 따라 티웨이항공에 이어 제주항공도 무급휴직에 돌입하며 운영 비용 절감에 힘쓰고 있다.
- [LCC 오해와 진실]짐에 갈린 성적표…대한항공은 되고 제주항공은 안되는 이유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2분기 별도기준 경영실적 현황[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대마불사(大馬不死)’ 쫓기는 대마가 위태롭게 보여도 필경 살 길이 생겨 죽지 않는다는 바둑용어다. 지난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항공사(FSC)의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표현일 듯하다.글로벌 항공 화물 수요가 급증하고 항공운임 단가가 오르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흑자전환이 점쳐질 때만 해도 설마 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객 수요가 90%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대한항공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485억원으로 작년 2분기(-1015억원)에 비해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1624억원으로 작년 2분기(-3808억원)에 비해 흑자 전환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1조6909억원에 그친 것에 비교하면 깜짝 성과다. 아시아나항공도 선방했다. 아시아나항공 2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81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5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을 보면 대한항공은 8.8%, 아시아나항공은 14.1%다.코로나19 사태에도 국제선 하늘길이 90%가량 줄어든 상황에서도 흑자를 낼 수 있던 것은 화물 수송실적의 공이 절대적으로 크다. 대한항공 화물 수송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고, 화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에 달하는 1조2259억원을 달성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매출은 63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 증가했다.◇ 글로벌 항공사 죽 쑤는데 국적 대형항공사 ‘흑자비행’항공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그럼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재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항공사 중에 흑자경영을 한 유일한 항공사가 됐다. 역성장에 머물러 있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국적항공사의 활약은 단연 눈에 띈다.대한항공과 유사한 노선과 화물기단을 운영 중인 캐세이퍼시픽의 올해 상반기 화물운송 실적은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28%, 루프트한자는 35%까지 하락했다. 여객기 하부 화물칸을 이용하는 벨리(Belly) 수송이 어려워지자 여객기 위주로 운항하는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영국항공의 지난 5~6월 화물 수송실적은 전년대비 30~45%까지 떨어졌다.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미국의 델타항공도 지난 2분기 6조74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대한항공 2분기 영업비용 절감 현황(자료=대한항공 IR보고서)◇인건비 등 고정비 절감 노력…‘불황형 흑자’화물에 이어 흑자비행을 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뼈를 깎는 고정비 절감 노력이다. 항공업에서 고정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유류비와 인건비다. 여객 사업이 줄다 보니 유류비는 자연스럽게 절감이 됐고, 인건비는 전임직원이 무급과 유급휴가에 돌입하면서 비용 절감했다.실제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연료비·인건비 등 영업비용은 1조5424억원으로 전년 대비 50.4% 줄였다. 지난 4월부터 전 직원 중 70%가량의 직원들이 휴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회사의 비용절감 노력에 힘을 보탰다. 세부적으로 보면 유류비는 유가 하락과 소모량 감소로 2000억원, 인건비는 코로나로 인한 휴업과 휴가 소진, 비행 감소로 수당 감소 등으로 5000억원, 공항관련비는 여객 운항 감소로 시설이용료, 공항조업비, 화객비 등 동반감소하면서 2000억원을 줄였다.화물이 선방하기도 했지만, 이처럼 임직원의 임금 반납과 유·무급휴직 등 비용절감이 뒷받침된 점을 고려하면 ‘불황형 흑자’라 마냥 기뻐할 수만 없을 것 같다는 얘기도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에미레이트항공 등 글로벌 항공사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수십만명이 일자리를 잃는 와중에도 국적항공사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면서 버티고 있다.◇중소형 여객기 보유한 LCC, 화물 수익성↓…제주항공 상반기 -1500억대형항공사와 달리 저비용항공사(LCC)는 지난 2분기 모두 적자다.LCC는 화물 사업을 하지 않는다. 여객에만 집중하고 있다.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중대형 항공기를 보유한 진에어만 하고 있다. 거의 모든 LCC는 보잉 737-800 항공기와 같은 항공기종의 단일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구조다. 또 보유하고 있는 여객기가 모두 중소형이라 이를 화물기로 전용해 사용한다고 해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제주항공 2분기 연결기준 경영실적 현황여객 중심인 LCC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로 그나마 화물 영업이 가능한 대형항공사와 달리 적자 폭을 상쇄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 2분기 대형항공사가 흑자비행을 했지만, 국내 LCC 1위인 제주항공마저도 상반기 1500억원가량 적자를 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제주항공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8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74억원)와 비교해 적자 폭이 증가했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지난해 1분기 5년 연속 흑자를 끝으로 5분기 연속 적자 경영을 이어갔다.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하기 전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274억원 실적과 비교하면 적자폭은 208.8% 늘었다.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이 657억원임을 고려하면 지난 2분기 적자는 28.9% 더 늘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이전 한 달 넘게 국제선 운항을 했던 1분기(1~3월)와 달리 2분기는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셧다운’ 되면서 적자 폭을 확대한 것. 매출은 36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8.5% 감소했다. 순손실은 832억원으로 적자 폭이 182.1% 확대됐다.제주항공은 사활을 걸고 김포~여수 등 국내선 확대에 나섰지만,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중단된 터라 이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제주항공은 현재 국제선 76개 중 4개 노선만 운항하고 있으며, 국내선은 부정기편을 제외하고 8개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항공업은 유류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많이 들어서 이를 고려하면 운항거리가 짧은 국내선에서 큰 이익을 거둘 수 없는 구조다. 게다가 국제선 운항이 원활하지 못해 모든 LCC가 국내선 운항에 집중하면서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출혈 경쟁이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LCC 오해와 진실]날개 꺾인 항공기, 땅에서도 쉴 틈이 없다
- 돈므앙 공항에 주기되어 있는 에어아시아 항공기 (사진=에어아시아)[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인천국제공항은 물론 전 세계 각 공항이 붐빈다. 예년처럼 여행객이 아닌 날개를 펴지 못한 항공기들로 빽빽하다. 지난 달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1만6000여대의 여객기가 이륙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코로나19 여파로 항공기 날개는 꺾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항공기는 쉴 틈이 없다. 멈춰 있는 와중에도 언제라도 날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수백만 개의 부품으로 이뤄져 있어 계속 돌려줘야 한다.멈춰선 항공기 보관은 엄격한 제조사 유지보수 매뉴얼에 따라 외부 환경으로부터 항공기를 보호하는 작업과 항공기가 언제든 운항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기계·시스템 점검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짧은 기간 보관 중인 항공기라도 7일, 14일, 30일 주기로 계속 체크하고 점검해야 한다.반사체로 덮인 대한항공 B747-8i 항공기 조종석 앞유리(사진=대한항공)우선 햇빛 때문인 내부 손상을 막기 위해 항공기 조종석 앞유리에는 반사체를 놓아 막고, 객실 창문 덮개도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 종종 항공기 날개 아래에서 새 둥지를 발견하는 예도 있다고 한다. 항공기 동체 외부에 불필요한 잔여물이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인 청소도 진행해야 한다. 날개의 움직이는 모든 구조 부분에는 윤활유를 구석구석 발라 놓아야 한다. 언제라도 문제없이 움직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외부 이물질로 손상된 곳은 없는지, 덮개 상태는 온전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항공기 외부, 타이어나 랜딩 기어, 전기 장비, 엔진 등 점검도 필수다.견인기기로 에어아시아 항공기를 움직이고 있다,(사진=에어아시아)항공기 바퀴 상태 점검도 이뤄져야 한다. 주기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항공기를 견인해 타이어를 회전하게 하여 압력은 괜찮은지 검사한다. 항공기 타이어가 평평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견인기기를 활용해 임의로 항공기를 앞뒤로 움직이거나, 항공기를 잭으로 고정해 타이어에 가해지는 압력을 해제하는 작업 등을 한다. 정비사가 항공기 조종석에서 비행통제장치 등을 작동시켜보고 있다.(사진=대한항공)전자장비도 충전하고 엔진이나 에어컨, 비행통제장치 작동 여부도 확인한다. 주기적으로 항공기 엔진과 보조 동력장치에 전원을 공급하고, 장기 주차에 대비해 항공기 설정을 바꾸는 작업도 필요하다. 공기 밸브를 비롯해 동체 곳곳에 있는 공기 유입구를 닫아두기 위해 기내로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해주는 디치모드(ditching mode)를 활성화해야 한다. 탐침과 창문 난방 시스템 연결을 해제해 비행 데이터 탐침 덮개가 녹슬지 않도록 하는 작업 등이 이뤄진다.에어아시아 항공기 기내를 청소하고 있다.(사진=에어아시아)항공기 실내도 관리해야 한다. 객실 벽과 객실 승무원이 음식을 준비하는 장소인 갤리(galley), 화장실, 조종석 머리 위 패널을 포함해 객실 내 모든 탈착 가능한 패널을 개방해 청소한다. 카펫과 커튼을 세탁하고, 좌석의 팔걸이와 테이블 등 객실 내 모든 표면을 소독제를 사용해 닦아내는 작업도 진행한다.결국 항공기 단기 보관에도 총체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항공기 내부 청소→항공기 외부 검사→외부 손상이나 부식 여부 점검 및 정비→모든 배수구 청소→기존에 개방되어 있던 센서, 엔진 흡입구, 배기구 등에 덮개 장착 등이 차례대로 이뤄진다.엔진 정비 중인 대한항공 B747-400 항공기(사진=대한항공)대한항공에 따르면 현재 80%가량 급감한 국제선 항공 여객 수요 탓에 항공기 30% 이상이 단기 보관 중이다. 대한항공 보잉747-400 기종의 경우 이 같은 관리에만 약 270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5명의 정비사가 작업한다고 가정하면 약 7일이 걸린다.그동안 쉴 틈 없이 비행했던 항공기들은 코로나19여파로 이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하늘 길이 다시 열리는 날 항공기가 최상의 상태로 이륙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 하늘에서 쉴 틈 없이 안전한 비행을 하는 그날까지 전 세계 항공기들은 땅에서도 쉴 틈 없이 관리 받을 예정이다.
- [LCC 오해와 진실]고사 직전 항공업계 더이상 못버틴다…국제선 채비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항공업계가 고사 직전이다. 1분기에 이어 항공업계 성수기인 2분기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날개가 꺾인 탓이다.특히 저비용항공사(LCC)업계는 국내선을 확대하며 활로를 찾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매출 90%가량은 국제선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에 꽉 막혔던 전 세계 하늘길이 조금씩 열릴 기미가 보이고 있다. 빗장을 풀지 않은 국가가 대부분이지만, LCC업계는 다음 달부터 국제선 운항에 나선다. 아직 여행 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관광 수요는 기대할 수 없지만, 교민과 유학생, 비즈니스맨의 출장 등 상용수요가 많은 노선이 주된 타깃으로 화물 비중이 큰 노선을 중심으로 차츰 정상화 단계를 밟아가겠다는 복안이다.항공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관광 수요 확대보다는 교민 수송 등 대부분 현지발 수요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탑승률도 높지 않을 것으로 보여 주 1~2회 내외로 최소한으로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제주항공 B737-800 항공기(사진=제주항공)국적 LCC 1위 제주항공은 현재 LCC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국제선을 띄우고 있다. 중국 웨이하이와 일본 나리타, 일본 오사카 등 3개 노선이다. 다음 달부터는 인천~마닐라 노선(주 1회)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LCC 가운데 첫 국제선 재취항이다.진에어도 6월부터 국제선 운항을 재개한다. 지난 4월부터 국제선 정기편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해외 교민 등 수송을 위한 임시편과 화물기만 운영했었는데 2개월 만에 5개 노선에 한해 운항을 재개하기로 한 것. 해당 노선은 인천~방콕(주 2회), 인천~하노이(주 1회), 인천~타이베이(주 1회), 인천~나리타(주 1회), 인천~오사카(주 1회)다.특히 진에어는 국내 LCC 중 유일하게 355석의 중대형기(B777-200ER)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LCC와 달리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증가하는 화물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현지 여객 수요까지 확보할 수 있다. B777-200ER 항공기가 운반할 수 있는 화물 규모는 15톤(t)가량이다.진에어 중대형기 B777-200ER (사진=진에어)에어부산은 7월부터 부산∼홍콩, 부산∼마카오 노선에 비행기를 띄운다. 이를 시작으로 중국과 일본, 동남아 노선을 차례로 재개할 방침이다. 하계 운항계획 기준으로 총 31개 국제선 운항을 순차적으로 띄운다는 계획이다.신규 LCC 플라이강원은 최근 베트남 다낭과 하노이, 호치민을 비롯해 중국 베이징과 장춘, 필리핀 마닐라와 클락, 대만 타이베이 등 4개국 8개 도시 운수권을 확보했다. 이에 8월부터 베트남 3대 도시에 차례대로 취항하고, 연말에는 중국의 베이징과 장춘 및 산둥성에 취항한다는 계획이다.에어부산 신형 항공기 A321LR(Long Range)(사진=에어부산)LCC업계가 국제선 재개 움직임을 보인 것은 유럽 일부 국가를 비롯한 해외 각국이 코로나19로 걸어둔 빗장을 조금씩 푸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다. 또 베트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한국을 비롯한 80개국 국민에게 전자비자 발급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인근 동남아 주요 관광국도 문을 열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LCC뿐만 아니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도 채비를 마쳤다. 대한항공은 6월부터 13개 노선의 운항을 추가로 재개해 총 110개 국제선 노선 중 25개 노선(주간 운항 횟수 115회)을 운항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17개 노선(주 61회)을 운항한다.나머지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은 국제선 운항 재개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대신 티웨이항공은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 에어서울은 베트남 다낭에 전세기를 띄우며 국제선 운항을 간간히 지속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4월부터 국내선을 비롯해 국제선까지 운항 중단해 휴업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이달에도 국내선은 회복세에 접어든 반면, 국제선은 여전히 암울하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어포탈)에 따르면 5월 국내선 운항편은 24만542편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 감소했으며, 여객은 346만674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2% 줄었다. 국제선 운항편은 6150편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4% 감소했으며, 여객은 12만604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3% 급감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나 지역이 늘어난 가운데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 [LCC 오해와 진실]코로나19에 국제선 대신 국내선 뜬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부처님 오신날이자 황금연휴 시작 첫날인 30일 오전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내 항공시장에 한 축으로 성장한 저비용항공사(LCC)는 그동안 국제선 신규 취항에 열을 올렸다. 운항거리가 짧은 국내선보다 국제선에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서다. 실제 국내 9곳 LCC가 제주행 노선에는 모두 비행기를 띄웠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다른 지방공항을 연결하는 국내선 확대에는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그러다 최근 상황이 역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해외로 비행기를 띄울 수 없게 되자 국내선의 몸값이 국제선보다 높아졌다.1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선 운항편은 1만8712편으로 국제선(5954편)보다 3배가량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국제선(4만3164편)이 국내선(3만2039편)보다 1만여편 더 많았다. 공급에 따라 수요가 결정되는 항공업계 특성상 여객 비중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국내선 여객은 234만7965명인 반면 국제선 여객은 15만1601명으로 국내선의 15분의 1에 그쳤다.현재 제주항공(089590)을 제외한 나머지 진에어(272450), 티웨이항공(091810),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 플라이강원은 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등 일부 LCC만 국제선에 부정기편을 띄우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전 노선을 ‘셧다운’ 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이스타항공이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 운항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악의 경영 위기에 빠진 국내 LCC업계는 국제선 대신 국내선 운항 확대에 발 벗고 나섰다.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5일까지 이어지는 최장 6일의 황금연휴를 맞아 항공수요가 살아나는 것도 한몫했다.LCC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불가피하게 국내선으로 운항을 확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LCC업계는 유·무급 휴직에 돌입하는 등 몸집을 줄이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비행기를 마냥 놀릴 수 없기 때문이다.에어부산은 부산, 김포, 제주 노선에 이어 지난달 25일부터 울산발(發) 제주·김포 노선을 매일 왕복 2회 운항하기로 했다. 울산 노선은 코로나 여파로 지난달 1일부터 운항을 중단했으나 55일 만에 운항을 재개했다.제주항공도 지난달 29일 여수발(發) 제주·김포 노선에 매일 왕복 1회 신규 취항했다. 제주항공 측은 “업무와 비즈니스를 위해 국내 이동을 해야 하는 승객들의 항공 편의를 제공하고자 신규 취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지난달 3일부터 부산∼김포 노선을 하루 왕복 2회에서 4회로 증편 운항에 들어갔다.국토교통부의 제재에서 1년8개월 만에 해제된 진에어는 공격적으로 국내선 3곳 취항에 나섰다. 진에어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5일까지 제주∼대구 노선에 매일 왕복 4회 부정기편으로 운행하다가 15일부터 31일까지 임시 운항한다. 또 2008년 운항하다가 단항했던 김포~부산 노선도 오는 14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왕복 4회 운항한다. 김포~광주 노선도 오는 16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왕복 2회 운항한다. 이달 동안 수익성을 검토한 후 정기편으로 편성할 것으로 보인다.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5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청주~제주 부정기 노선 취항에 이어 다음 달 1일부터는 김포~부산 노선을 운항한다. 5월 한 달에만 모두 248편, 5만석에 가까운 좌석을 새로 공급할 예정이다.아울러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며 이달 유류할증료는 ‘0’ 원이다. 유류할증료가 0원인 것은 국제선은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이며, 국내선은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항공 여객의 부담은 적어지면서 여객 수요가 급감한 만큼 항공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LCC 오해와 진실]작아서 불안?…하이에어 프로펠러기 타봤어요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첫 시작은 ‘프로펠러 비행기’라고 불리는 터보프롭 항공기였다.국내 최초의 LCC인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091810))이 2005년, 이듬해 제주항공(089590)이 처음 취항할 때 프로펠러가 외부에 장착된 터보프롭기를 띄웠다. 각각 프랑스 ATR의 ‘ATR 72-200’과 캐나다 봄바디어의 ‘Q400’ 기종이었다.제주항공 2006년 띄운 터보프롭기 ‘Q400’(사진=이데일리 DB)불과 15년 전만 해도 국적 항공사는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양강 체제였다. 지금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을 비롯해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과 신규 취항을 준비 중인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총 9개의 LCC가 생길정도로 국내 항공 시장은 급성장했지만, 당시 LCC는 비주류였다.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운항하는 보잉과 에어버스가 만든 180여석 이상의 제트기와 달리 국내 LCC가 운항한 80석 미만의 터보프롭기는 ‘작아서 불안하다’는 오해를 낳았다. 또 시각적으로도 낯설어 오해를 샀다. 제트기와 달리 프로펠러가 외부에 드러나 있는 것 자체가 일반인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진 것. 게다가 프로펠러기는 조종사 기초훈련기, 군수송기 등에 사용될 정도로 검증받은 모델이지만, 소비자들은 안전성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었다. 기름값이 적게 들어 운항 요금이 싼 강점이 있지만, 국내에 취항 후 사고가 발생하기도해 승객들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졌다.국내 항공 시장에서 안전성에 대한 편견을 이기지 못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프로펠러기는 자취를 감췄다. 한성항공은 경영난으로 파산하고, 제주항공은 2010년 기종 변경 계획에 따라 터보프롭기 Q400 5대를 모두 매각하고 제트기인 B737-800으로 단일화했다.소형항공사 하이에어 1호기(위)와 2호기(사진=하이에어)◇프로펠러기의 컴백…소형항공사 하이에어그러다 국내 항공 시장에 프로펠러기가 다시 등장했다. 작년 말부터 운항을 시작한 소형항공사 하이에어의 ‘ATR 72-500’ 터보프롭기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항공운송사업자는 운항하는 항공기의 규모(50인승)를 기준으로 나눈다. 50인승 초과는 일반항공 운송사업자이며, 50인승 이하는 소형항공 운송사업자다. 국내 LCC는 주로 보잉과 에어버스의 180여석 이상 규모의 기종을 운항해 일반항공 운송사업자에 해당한다. 하이에어는 50인승 이하 항공기를 운항하는 소형항공 운송사업자다.하이에어의 ATR 72500 항공기는 본래 72석 규모이지만, 국내 소형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기준에 따라 50석으로 고쳐 운항 중이다. 하이에어는 김포~울산, 김포~여수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항공기는 파란색 도장의 1호기와 분홍색 도장의 2호기까지 도입했다.12일 여수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인 하이에어 ATR 72-500(사진=이소현 기자)◇탑승부터 색다른 경험…KTX·버스보다 ‘가성비 甲’지난주 개인 사정으로 여수를 방문했는데 교통편으로 항공편을 택했다. 일반 항공기와 프로펠러기의 차이를 느껴볼 겸 김포~여수 노선은 아시아나를, 여수~김포 노선은 하이에어를 이용했다.무엇보다 가격이 착했다. 코로나19 충격 탓인지 여수행 항공권 가격은 KTX(4만7200원)와 고속버스(4만7400원)보다 저렴했다. 아시아나의 평일(9일 기준) 항공권은 유류할증료와 세금을 포함한 편도 총액 최저가가 3만2200원부터였고, 주말(12일 기준) 항공권은 최저가 4만1200원부터였다. 하이에어는 특가 항공권 이벤트 중으로 최저가 2만200원부터였다. 아시아나는 평일에 이용해 3만2200원에, 하이에어는 주말에 이용해 3만8200원에 탑승했다.시작부터 색달랐다. 아시아나를 이용했을 때는 게이트와 항공기 출입구가 연결된 탑승교를 이용해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하이에어는 소형항공기라 그런지 여수공항 밖 활주로 부근으로 직접 걸어나가서 탑승했다. 김포에 도착해서는 항공기에서 내려 버스에 탑승해 공항 안으로 이동했다.항공기도 색달랐다. 하이에어는 분홍색의 기체 도장이 눈에 확 띄었으며, 기체 양쪽의 중앙에 달린 큰 프로펠러도 인상적이었다. 공개된 프로펠러기의 제원상 전체 길이는 27.2m이며, 날개폭은 27.1m, 꼬리날개 높이는 7.7m이다.탑승도 색달랐다. 하이에어는 프로펠러기는 뒷문으로 탑승했다. 보통 일반 항공기는 앞문에 있는 좌석을 택해야 빨리 내릴 수 있는데 정반대 구조였다. 모바일로 예매한다면 미리 좌석을 선택할 수 있는데 뒷좌석을 먼저 선점하는 게 좋을 듯하다.만약 무거운 짐이 있다면 위탁수하물(15㎏) 서비스를 활용하자. 캐리어는 기내로 갖고 가는 것보다 위탁수하물로 부치는 것을 추천한다. 허용 무게는 아시아나항공(20㎏)보다 적었지만, 다른 LCC와 비슷한 수준이다. 캐리어를 기내로 가져가면 직접 끌고 들고 이동해야 하고 또 기내에 짐을 싣는 공간이 일반 항공기보다 비좁아 꺼낼 때 불편했다.하이에어 ATR 72-500은 복도가 1개인 단일 통로 구조인 50석 규모로 작지만, 개인 좌석은 발을 뻗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사진=이소현 기자)◇소형기이지만 넓은 좌석…소음·진동은 NG기체는 작지만, 개인 좌석은 넓다. 하이에어 기내는 복도가 1개인 단일통로 구조다. 좌석은 애초 76석 규모를 50석으로 고친 덕분인지 좌석의 무릎공간이 아시아나보다 넓었다. 일반석 기준으로 38인치(약 97㎝)로 국내 최대다. 다른 LCC를 타면 무릎이 앞좌석과 맞닿아 있어 불편하기도 한데 하이에어를 타면 다리를 쭉 뻗어도 편하다.특별한 기내 서비스는 없다. 다른 LCC와 달리 기내식과 음료 등을 판매하진 않지만, 물을 요청하면 승무원이 가져다주기도 한다. 하이에어 기내 승무원은 총 2명이 탑승해 승객에 대한 서비스 집중도는 일반 항공기(1인당 50명)에 비해 높다고 한다.소음과 진동은 옥의 티다. 이륙이 시작되자 확실히 일반 항공기에 비해 크게 소음과 진동이 느껴졌다. 숙면은 불가능했다. 소음과 진동을 덜 느끼고 싶다면 프로펠러가 붙어 있는 3~7번 좌석은 피하고 창가석 대신 복도석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이날 앉은 좌석은 중간인 7번 창가 자리여서 바로 옆에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아가는 모습을 창밖으로 볼 수도 느낄 수도 있었다. 날개가 동체 위에 있고 비행 고도가 일반 항공기보다 낮아 창밖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어 눈은 즐거웠다.승차감도 살짝 아쉽다. 운항 시 바람이 세차게 불 땐 기체가 흔들리기도 했고, 기체가 기울어질 땐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 때문에 소형항공기라 강풍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 바람과 기상악화에는 취약하지 않을까 우려도 들었다. 비유하자면 아시아나와 같은 일반 항공기가 고속도로에서 세단을 타는 느낌이라면, 하이에어는 오프로드에서 소형 트럭으로 질주하는 느낌이랄까.하이에어 ATR 72-500의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모습(왼쪽)과 창밖의 경치(사진=이소현 기자)비행시간은 1시간 안팎이다. 하이에어는 1시간20여분, 아시아나는 50여분이었다. 프로펠러기의 순항속도는 시속 510㎞이며, 엔진 크기가 작은 소형기라서 운항시간이 더 걸렸다. 그래도 KTX(3시간)와 버스(4시간)보다 절반 이상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니 공항으로 접근이 쉽다면 이용 매력도는 올라갈 수 있다.게다가 특가 항공권 등을 잘 이용한다면 2만원대에도 국내 항공편을 이용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른 교통편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으니 가성비로만 따지면 최상급이다.하이에어가 고공비행하려면 앞으로 갈 길이 멀다. 그동안 국내 항공업계에서 대부분의 소형항공사가 적자누적으로 포기한 전례가 있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게 관건이다. 또 국내 LCC와 경쟁은 물론 코로나19 등 대외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것도 남겨진 숙제다. 현재 김포~여수 노선에 취항 중인 국내 항공사는 아시아나와 하이에어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한항공은 운항을 중단했으며, 제주항공은 국제선이 막히자 국내선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오는 29일부터 해당 노선에서 운항을 시작한다.무엇보다 프로펠러기가 낯선 승객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안전운항을 최우선으로 해야한다. 하이에어는 항공기 제조사는 ATR은 프랑스 에어버스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합작법인으로 ATR 72-500 기종은 세계 100여개국 200여개 지역항공사에서 운항 중임을 강조했다. 또 평균 15년 이상의 베테랑 정비팀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강조했다. 국내 LCC도 초기에 안전운항에 대한 오해를 극복하고 숱한 시행착오를 통해 대규모 안전투자로 시장에 안착한 경험이 있다. 하이에어도 지방공항의 활성화를 비롯해 고객의 항공 경험과 선택지 확대 차원에서 국내 대표 소형항공사로 발돋움해 순항하길 기대해본다.하이에어 2호기(사진=하이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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