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수요 치솟는 '전장용 MLCC' 집중

매출 비중 두 자릿수 확대 나서
자율주행차 한 대에 2만여개 탑재
가격도 IT용보다 3배 이상 비싸
  • 등록 2019-04-02 오후 8:11:53

    수정 2019-04-02 오후 8:11:53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캐피시터)전시 모형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기(009150)가 전장(전자장비)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비중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간 효자 노릇을 했던 모바일 등 IT용 MLCC가 최근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에 따라 부침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1분기 실적이 애초 전망치를 하회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수요가 급증하는 전장용 MLCC 비중을 빠르게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기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치로 매출 2조1809억원, 영업이익 2489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말 업계가 예상했던 실적 전망보다 8~15% 하회하는 실적이다. 특히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5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기는 모바일 등 IT용 MLCC 시장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8조1930억원, 영업이익 1조18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중국 등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둔화 영향에 따라 수요가 정체하면서 올 1분기 실적 전망이 기대보다 낮아졌다. 저사양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대만 제조사들의 재고가 쌓이면서 MLCC 가격이 지난해 9월부터 하락하며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기 전체 영업이익 1조원 재돌파에도 먹구름이 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최근 수요가 치솟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전장용 MLCC 비중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꾀하기로 했다.

전장용 MLCC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에 탑재되는 제품이다. 최근 전기차 보급 확대와 자율차 기술 향상에 따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업계가 개발 중인 자율차 한 대에는 약 1만6000~2만개 정도의 MLCC가 들어간다. 이는 스마트폰 한 대에 사용되는 MLCC(약 1000개)의 10~20배에 달하는 규모다. 가격도 일반 IT용 MLCC와 비교해 3배 이상 비싸다.

시장 상황은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IT용 MLCC와 정반대다. 수요가 급증하는 데도 공급 업체는 무라타와 삼성전기, TDK, 다이요유덴 등으로 제한적이다. 일부 차량 제조사가 전장용 MLCC를 구하기까지 3~4개월 이상 대기하는 사례가 속출한다. 일각에서는 전장용 MLCC 공급 부족 현상이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기는 전체 MLCC 매출에서 현재 8~9% 수준에 불과한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을 연내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후에도 비중 확대를 지속 추진해 IT용 MLCC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고사양 IT용 MLCC와 함께 고부가가치 사업 위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미 삼성전기는 부산사업장에 전장용 MLCC 생산 설비를 대폭 증설하고 개발 및 제조기술 인력을 지속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5700억원을 투입한 중국 톈진 공장에서도 전장용 MLCC를 생산해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톈진 공장은 올해 하반기 준공,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

앞서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IT용 MLCC 수요 감소에 대해 “아무래도 모바일 세트 쪽의 업황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전장용 MLCC 비중 확대 등) 과거와 다르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전장용 MLCC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지속하는 등 공급 부족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전기는 전장용 등 고사양 MLCC 제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사업 비중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크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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