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아들, 중증인 엄마·누나 부양했다”…사망한 청주 일가족 3명

7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3명
‘지적장애’ 아들이 아픈 엄마·누나 부양
  • 등록 2024-05-08 오후 9:20:42

    수정 2024-05-08 오후 9:20:42

지난 7일 오후 5시13분께 충북 청주시 청원구 한 주택에서 60대 모친과 40대 남매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충북 청주의 한 가정집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생전 힘든 생활을 유지했던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7일 오후 5시 13분쯤 청주시 청원구의 한 주택에서 60대 어머니와 40대인 남매가 나란히 누워 숨져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신고했다. 당시 시신은 부패가 진행 중이었으며,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뉴스1에 따르면 이 가정의 막내 아들인 A씨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아버지를 2009년 고엽제 후유증으로 떠나보내고 세 식구의 가장이 됐다.

중증 지적장애를 앓으며 거동까지 불편한 A씨였지만, 비교적 중증도가 심한 어머니와 누나의 수발을 들어왔다.

별다른 직업은 없었던 이들은 지자체로부터 매월 생계급여와 장애연금 등 220여 만원을 받으며 생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던 중 누나가 우울증을 앓게 돼 3년 전부터 청주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하게 됐고, 그 사이 어머니의 건강도 날이 갈수록 악화했다. 하지만 누나가 입원했던 청주병원이 퇴거 절차를 밟으면서 갈 곳을 잃은 누나는 다시 A씨와 어머니가 있는 집으로 돌아오게 됐다.

주민들은 A씨가 몇 년 새 건강 상태가 악화된 가족을 동시에 떠안게 된 것을 큰 부담으로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한 주민은 “A씨가 누나 퇴원 이후 가족을 보살펴 줄 기관을 찾고 다닌 것으로 안다”며 “장애까지 앓고 있는 A씨의 어깨가 무거워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는 “힘들다. 통장이 어디 어디에 있으니 잔금으로 장례를 치러달라” 등의 내용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집 안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에 미뤄 이들 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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