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로 외국인이 100% 투자한 법인도 외국인으로 간주하지 않고 국내법인으로 보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미디어그룹이 국내에 100% 지분을 투자해 법인을 세운 뒤 이를 통해 국내 PP의 지분 100%를 가질 수 있어 사실상 외국에 100% 개방한 셈이다.
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타임워너 계열 터너엔터테인먼트네트웍스코리아는 최근 카툰네트워크라는 PP 지분을 100% 인수하고 미래부에 ‘방송채널사용사업 최다액출자자 변경신고’를 했다.
카툰네트워크는 중앙일보 계열의 중앙방송이 지분 51%를, 터너엔터테인먼트네트웍스코리아가 49%의 지분을 갖고 있었는데 한미FTA를 계기로 터너가 100% 인수한 것이다.
타임워너는 미국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 CNN과 미국 최대 프리미엄 유료 케이블 채널 HBO를 운영하는 글로벌 회사다. 최근 LG유플러스(032640)는 HBO와 제휴해 인기 미드 ‘왕좌의 게임’ 등을 유무선으로 독점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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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N은 헐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인 소니픽처스텔레비전 계열이고, NGC는 미디어 재벌 루퍼드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 계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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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제작 역량이 부족한 국내 PP들은 주로 미국에서 프로그램을 구매해 왔는데, 앞으로는 미국의 거대 미디어 기업들이 국내 PP들에 콘텐츠를 파는 대신 직접 채널형태로 국내 시장에 진출할 길이 열린 이유에서다.
한미FTA 시행으로 PP들이 국산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하는 비율이 영화는 현행 25%에서 20%로, 애니메이션은 35%에서 30%로 낮아진 점도 글로벌 거대 미디어그룹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방송계 관계자는 “한미FTA로 자체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국내PP들은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될 것”이라며 “국내 PP들도 자본력과 규모를 키우는 한편, 자체 제작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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