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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혼잡으로 인해 `지옥철`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지하철 9호선이 내후년인 2021년부터 이어질 연계노선 개통과 맞물려 더 늘어날 승객 수요에 맞춰 열차를 기존 6량에서 8량으로 늘리기 위해 연구용역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2015년 감사원 지적으로 인해 승강장과 스크린도어 등 설비와 시스템이 6량 열차에 최적화돼 있어 8량으로 늘릴 경우 인프라 개선에 추가 재원이 들어가야할 판이다. 이 때문에 연구용역에서 8량화(化)가 경제성과 사업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서울시메트로9호선(주)과 서울시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개화~신논현역) 시행사인 서울메트로9호선은 이달 중순 9호선 증차를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현행 6량 열차를 8량화 할 것인지, 8량화가 어려울 경우 6량 열차 수와 편성을 늘릴지를 놓고 경제성과 타당성을 따져 보겠다는 것. 1량은 열차 1칸, 1편성은 여러 칸을 묶어 한 번에 다니는 열차를 말한다. 연구용역 결과는 내년 상반기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연계노선 개통 일정과 열차 제작 기간 등을 감안하면 이 시기에 방향이 정해져야 향후 가중되는 혼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9호선이 지옥철이라는 꼬리표를 뗄 마지막 골든타임인 셈이다.
연계노선 속속 개통…내년 상반기가 8량화 확정 `골든타임`
문제는 2022년 전후를 기점으로 9호선과 연계하는 노선 개통이 몰려 있다는 점이다. 2021년 대곡소사선, 2022년 신림경전철과 신분당선 연장, 2023년 공항철도 직결, 2024년 신안산선, 2027년 위례신사선 등 9호선과 연계되는 노선이 줄줄이 운행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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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헛발질에 제동…8량화 땐 설비·시스템 추가 투자해야
다만 8량열차 도입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9호선은 인천국제공항철도와 직접 연결을 염두에 두고 승강장을 8량 기준으로 지었지만 스크린도어와 전기·통신설비, 신호기, 차량기지 등 설비·시스템은 6량 열차에 최적화된 구조다. 또다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경제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이 지난 2015년 9호선 인프라 구축사업에 제동을 건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당시 감사원은 “공항철도주식회사에서 6량 편성을 한 후 8량 편성으로 운영할 계획이 없다”면서 “서울시가 인천국제공항철도의 수송 수요를 파악하지 않고 승강장 건축마감 및 설비를 8량 규모로 시공하는 것으로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공사를 설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9호선 승강장을 6량에 맞게 축소하고 향후 필요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서울시에 통보했다.
그러나 이는 9호선이 서울 강남의 동서를 잇는 유일한 노선이라는 특징을 파악하지 못하고 공항철도의 지선 정도로만 여기고 헛다리를 짚은 판단이었다. 그 결과 9호선 1~2단계 구간은 시스템·설비가 일부 갖춰진 반면 3단계(종합운동장~중앙보훈병원)는 전무하다. 이번 연구용역에서 8량 승강장에 대한 추가 투자가 경제성이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진 이유다.
서울시 관계자는 “8량화 추진과 6량 열차 확대 중 향후 수요 증가에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운영 효율 관점에서 연구용역에 나선 것”이라며 “투자 시기와 추가 접속라인이 들어오는 점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에는 방향을 확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